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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등과 비리로 먹칠 된 대한민국의 ‘병신년’…노동개악부터 ‘박근혜 게이트’까지

    갈등과 비리로 먹칠 된 대한민국의 ‘병신년’…노동개악부터 ‘박근혜 게이트’까지

    어느덧 12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세계에서 가장 성실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올해도 저마다 치열하고 숨 가쁘게, 또는 절절하게 2016년을 살아왔다. 하지만 권력을 쥔 누군가들은 올해도 음지에서 부지런히 비리를 저지르며 자신의 뱃속만을 챙겨왔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이 포문을 열고 헌정 사상 첫 ‘피의자 대통령’이 민심의 횃불을 당긴 대한민국의 2016년을 돌아봤다. ● 추진력 잃은 박근혜 정부 ‘노동개악’ 지난 1월 22일 박근혜 정부는 ‘노동개혁’이라고 주장하며 노동계 핵심 양대 지침을 발표했다. 일반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라는 이 지침은 당장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평소 정부 노동 정책의 대척점에 있던 민주노총은 물론, 정부 노동정책에 힘을 실어줬던 한국노총까지 “쉬운 해고” “노동 개악”이라며 반대 움직임에 동참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법률과 판례에 의해 확립된 내용”이라며 “일부 노동계의 쉬운 해고와 일방적 임금 삭감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아 노정 갈등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양대 지침’을 포함한 박근혜 정부의 노동법 개정은 국정농단 사태로 좌초될 상황이다. 국정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대기업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헌납한 대가로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노동법 개정을 요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국회는 관련 법안을 심사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4일 국회는 ‘양대 지침’과 관련된 예산 17억 원을 전액 삭감했으며, 지난 21일 시작된 20대 국회 첫 법안심사에서 노동법 관련 4개 법안(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용보험법, 파견법) 역시 모두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 ‘남북 협력 상징’ 개성공단 폐쇄 정부는 지난 2월 10일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제재를 이유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에 북한은 다음날인 11일 개성공단에 있던 우리 국민을 전원 추방하고 개성공단 지역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했다. 결국 정부로부터 어떠한 사전통지도 받지 못했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모든 설비와 상품을 놔둔 채 빈손으로 생존터전에서 쫓겨났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61개 업체가 신고한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피해액은 9446억원이다. 하지만 정부는 회계기관 검증을 통해 입주기업 피해금액을 7779억원으로 확인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5200억원 규모의 지원을 결정했다. 이에 기업들은 최소한 정부가 피해금액으로 확인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액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 보험 제도를 통한 지원이라는 원칙과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 문제, 향후 남북경협 시 무분별한 투자유발 우려 등 전액지원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 실효성 논란과 국론 분열 속 강행된 사드배치 지난 7월 8일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기로 한미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드 배치 지역을 놓고 여론의 눈치를 봐왔던 국방부는 지난 9월 30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현재 한·미 군 당국은 사드 배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국방부는 경북 성주군의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땅을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군 소유 부지와 맞바꾸기로 롯데 측과 합의했다. 주요 절차 중 하나인 부지 협상을 마무리한 국방부는 이르면 내년 7월 사드 포대 실전 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드 배치를 완료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성주군·김천시 지역주민 등을 포함한 국내 반대 여론을 설득해야하며, 야당은 예산 심의 없이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와 함께 한미 사드배치 결정에 거세게 반발해 온 중국이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을 규제하는 이른바 ‘금한령’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사드배치를 둘러싼 잡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현직 부장판사와 검사장의 뇌물 구속…대형 법조비리 법조계는 법원과 검찰 가릴 것 없이 모두 명예와 신뢰가 역대 최악으로 오염된 한 해가 됐다. 과거의 구호로만 그쳤을 것 같았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법조계의 추악한 민낯이 국민의 눈앞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은 결국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했다. 2016년 법조계를 강타한 대규모 비리는 ‘정운호 게이트’에서 시작됐다. 화장품 회사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정운호(51·구속기소)씨의 국외 불법 도박 사건 재판을 진행 중이던 검찰은 지난 4월 정 전 대표가 법조계 전반에 거액의 금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 수사에 착수했다. 이 수사로 현직 부장판사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검사장 출신 거물 변호사 등이 줄줄이 구속기소됐다. 특히 이때 구속된 법조인 가운데 정 전 대표 측으로부터 수사 관련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홍만표(57·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출신으로 고(故) 노무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인물이다. 검찰에서는 68년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사장이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7월 29일 진경준(49·21기) 검사장을 뇌물, 제3자 뇌물수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진 전 검사장은 2006년 11월 당시 가격 8억 5370만원 상당의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넥슨 측으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넥슨 명의의 법인 리스 차량이던 제네시스를 넘겨받고 가족여행 경비로 5000여 만원을 제공받은 혐의도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 25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구형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해 달라”고 밝히며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징역 13년과 벌금 2억원, 추징금 130억 7900만원을 구형했다. 현직 검사장 구속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현직 부장검사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올해 발생한 2번째 대형 법조 비리로, 일명 ‘스폰서 검사’ 사건이다. 검찰은 지난 9월 29일 고교동창 김모(46)씨 등으로부터 수년간 5000만원 상당의 금품·향응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김형준(46) 부장검사를 구속했다. 김 부장검사는 동창 김모 씨로부터 5000여 만원과 수차례 값비싼 술 접대를 받고 김씨의 사기와 횡령 사건을 무마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 부장검사는 동창 김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지우거나 휴대전화를 없애라고 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킨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받고 있다. 이에 지난 11월 4일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고 김 부장검사를 검사직에서 해임했다. ● 사망부터 장례까지… 긴 시간 끝에 영면한 故 백남기 농민 지난 6일 고(故) 백남기(사망 당시 69세)씨가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장됐다. 숨진 지 42일 만이다. 고인은 지난해 11월 14일 제1차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결국 지난 9월 25일 숨을 거뒀다. 백씨가 중태에 빠진 이후 유족과 시민단체는 경찰과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백남기 대책위는 백씨의 부상 원인이 경찰의 과잉진압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백씨가 끝내 사망하자, 검찰과 경찰은 고인의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시신 부검이 필요하다며 압수수색검증영장(부검영장)을 청구해 논란이 벌어졌다. 대책위는 고인이 물대포에 맞아 사망에 이른 것이 명백하므로 부검이 필요없다고 완강하게 거부했다. 경찰은 지난 10월 23일과 25일 경찰병력 800~1000여명을 투입해 영장 강제 집행을 시도했지만, 유족과 시민단체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결국 유족과 협의 등 조건부로 발부된 부검영장은 집행 시한인 25일까지 집행되지 못하고 종료됐다. 검경은 영장을 재청구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비로소 고인의 장례 절차가 진행됐다. ● 헌정 첫 피의자 된 현직 대통령…박근혜 게이트와 200만 촛불집회 어쩌면 앞서 소개한 사안들은 결국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됐거나 ‘한 사람’에게 귀결될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 한 사람이 ‘비선실세’ 혹은 ‘상왕’ 최순실(구속기소·60)씨인지 범죄 핵심 피의자로 몰락한 박근혜 대통령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 전부터는 물론 최근까지도 공직자나 정치인이 아닌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실질적 ‘컨트롤 타워’ 였다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면서 국민은 허탈감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 이라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단 4%를 기록하고 있으며, 1980년대 민주항쟁 이후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대규모 민중 집회는 전국 200만명이 넘는 국민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 참여하며 대한민국 집회사를 새로 썼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민의 수용이 아닌 검찰 수사 절대 불가 카드를 꺼내며 사실상 국민과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다. 대국민 사과를 통해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던 박 대통령은 검찰이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기소하면서 “박 대통령도 공범”이라고 발표하자 돌연 태도를 바꿔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美국무부 “촛불집회 평화적 시위 지지”

    미국 국무부가 28일(현지시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대해 “평화적 시위와 집회의 권리를 계속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촛불집회와 관련해) 한·미 관계 및 한반도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몇 가지 우려가 있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한국은 변함없는 동맹이자 친구, 파트너라는 점”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미 동맹과 한반도 안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한국의) 정치적 시위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봤다”며 “그것에 대해서는 시위 참가자와 한국 정부가 말하도록 놔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은 정부에 대한 우려를 밖으로 나가 말할 권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커비 대변인은 “국무부가 촛불집회와 그와 관련한 우려를 한국 정부 측에 이야기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그들의 카운터파트와 매일 지속해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트럼프는 협상의 명수… 굳건한 한·미 동맹 속 북핵 문제 풀 것”

    “트럼프는 협상의 명수… 굳건한 한·미 동맹 속 북핵 문제 풀 것”

    미국 대선이 지난 8일(현지시간) 파란만장했던 597일간의 레이스를 마감하고 미 역사상 첫 부동산재벌 출신 ‘아웃사이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70)를 대통령으로 탄생시켰다. 트럼프의 승리 이후 미국은 공화당원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기쁨과, 민주당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반(反)트럼프 시위’ 등으로 표출되는 분노가 충돌하며 ‘트럼프호’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공화당 텃밭인 유타주에서 공화당 대의원으로 활동한 미국 육군 출신 허용환(미국명 허버트 허) 원모바일 지사장과 오랜 민주당 지지자로 한인 풀뿌리 유권자 운동의 개척자 김동석 시민참여센터(KACE) 상임이사로부터 미 대선에 대한 평가와 한·미 관계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한인들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美육군 출신 허용환 공화 대의원 “미국인들은 변화를 원했습니다. 대통령이 바뀌어도 한·미 동맹은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지난 3월 공화당 경선에서 유타주 대의원으로 활동했던 허용환 원모바일 지사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캠페인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표심에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트럼프가 승리했나. -미국 시민 상당수가 변화를 바랐던 것이다. 트럼프가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이 보통 시민이 살아가는 모습 아니겠나. 그의 솔직한 인간미에 기꺼이 한 표를 던진 사람이 많다. 또 트럼프의 구호 ‘미국이여 다시 한 번’(Make America Great Again)도 서민의 마음을 얻는 데 유효했다. ‘다시’라는 표현은 현재가 ‘위대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잘나가던 미국’을 그리워하던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국정 경험은 트럼프와 비교가 안 될 만큼 풍부하지만 유세 내내 보여 준 ‘너무 정리된 이미지’가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게 했다.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한 것도 작용했다. →유타에서는 모르몬교도인 무소속 후보 에번 맥멀린이 선전했는데. -맥멀린은 (유타가 본산지인) 모르몬교도이지만 인지도가 낮았다. 트럼프를 싫어하는 유권자도 ‘될 사람을 찍자’는 분위기가 상당히 작용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충실했다. 동향이라고, 종교가 같다고 무조건 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아시다시피 유타는 공화당 텃밭이고 공화당 소속으로 나오면 당선이 보장된다. 그러나 주지사와 상원의원이 잇따라 트럼프의 언행을 문제 삼아 후보 사퇴를 공개 촉구하는 일까지 생겼다. 그럼에도 공화당 지도부는 흔들림이 없었다. 제임스 에번스 당의장은 ‘우리가 남이가’의 접근법으로 당원을 설득했다. 흑인 의장이 백인 일색인 유타에서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의 신(新)고립주의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우려의 목소리가 있고, 초기에는 어느 정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미국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모든 정책이 결정되는 나라가 아니다. 또 세계 질서도 미국 단독으로 이뤄지는 시대가 아니다. 트럼프는 후보와 대통령의 역할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대통령 혼자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이 더 분열되는 모습인데.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지만 새 정부가 현명하게 잘할 것으로 기대하고 낙관한다. 어느 나라, 어느 후보나 선거 기간 많은 공약을 낸다. 그러나 취임 후에는 모든 것을 지키지 못하게 됨을 알게 된다. 트럼프는 최근 당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취임 후 100일이 고비다. 세계가 우리를 지켜볼 것이다. 취임 후 우선 추진할 과제를 인수팀에서 알고 싶어 하니 의견을 달라”고 밝혔다. 여론을 수렴해 국정과제 우선순위를 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는 앞으로 화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과 패배한 민주당의 앞날은. -양당 모두 당분간 혼란스럽겠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은 쉽게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본다. 한편 민주당의 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하루속히 충격을 흡수하고 2년 뒤 중간선거와 4년 뒤 대선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트럼프 정부에서의 한·미 관계에 대한 전망은. -서울에서 걱정을 하는 시각이 많다고 듣고 있고, 그 같은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외교와 국방, 경제 협력은 대통령이 바뀐다 할지라도 한·미 양국이 그동안 쌓아 온 오랜 신뢰와 한·미 동맹의 굳건한 기초 위에 흔들리지 않아야 서로에게 좋다. 또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트럼프 인수팀과 계속 만나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이해를 높여 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국방 분야는 트럼프 정부에서 주한미군 및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장성을 참모로 등용해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親민주’ 김동석 KACE 상임이사 “미국의 분열이 가장 걱정됩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의 새로운 권력은 한국에 기회일 수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이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점쳐 주목받았던 김동석 시민참여센터(KACE) 상임이사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북핵 문제에 전향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힐러리 클린턴이 패했나. -2015년 초부터 선거판에 불어온 새로운 흐름을 눈치채지 못해 캠페인에 실패했다. 민심·표심을 무시한 것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돌풍에 그렇게 혼났는데도 대선 후보가 된 뒤에도 캠페인에서 그것을 놓치고 말았다. 클린턴은 일관된 메시지 없이 트럼프만 상대했고 트럼프는 유권자를 상대로 캠페인을 했다. 클린턴은 특히 경합주의 표심에 긴장하지 않았다. 흑인 투표율이 최저치이고, 트럼프가 히스패닉 표를 가져가는 것도 몰랐다.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은 결국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미 언론과 여론조사기관 대다수의 예측은 왜 틀렸나. -미디어를 비롯한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영역 안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결집력이 도저히 보일 수가 없다. 경합주의 시골지역은 여론조사기관의 영역 밖이다. 시골의 저학력·저소득 백인의 ‘침묵하는 다수’나 도시의 ‘샤이 트럼피안’은 여론조사 질문에 응할 가능성이 없다. 미디어를 중심으로 ‘클린턴 대세론’을 형성한 오피니언 리더들 그리고 일반 지식인의 오만이 기층 시민사회의 요구와 민심을 제대로 알지 못하게 했다. 결국 미디어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집계를 내서 발표를 했다고 봐야 할 측면이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은 신고립주의 노선으로 가나. -우리가 아는 고립주의와 다르다. 미국 제일주의, 미국 우선주의라고 하는 것이 맞다. 국제사회에서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경찰국가로서 취해 온 국제사회 내 관용정책을 비판하고 자유무역이 손해라며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한 것이다. 분쟁지역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역할만큼 책임을 지우고 손해 보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부분 고립주의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영향력을 가지고 이익을 챙기겠다는 입장이지 정책의 방향성 측면에서 고립주의를 주장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미국의 분열이 우려되는데, 선거에서 패한 민주당의 앞날은. -양심적 지식인, 괜찮은 정치 지도자들은 분열을 가장 크게 우려한다. 정치권 분열에 이어 계급, 도농 간 분열이 심각해질 것이다. 트럼프가 그 분열을 부추겨 대통령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열이냐 통합이냐는 지도자의 자질에 달려 있다. 트럼프는 일단 정치권에 안착해야 한다. 다행히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는 양질의 정치인으로, 민주당과 협조해 분열을 피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2018년 중간선거는 분명히 ‘여소야대’가 될 것이다. 중간선거의 유권자 표심은 견제와 균형으로 나타난다. →트럼프 시대의 한·미 동맹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은 미국에 중요한 국가다. 팽창하는 중국 때문에 한·미 동맹이 미국에 더 중요할 수 있다. 트럼프 시대 한·미 관계는 국무장관보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문제는 오히려 버락 오바마 정부나 클린턴에 비해 어떻게든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는 협상의 명수다. 북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당사국으로, 미국이 움직여야 한다. 그런 면에서 미국의 새로운 권력이 한국에 기회일 수 있다. 물론 한국은 정책과 전략에서 확고한 의견을 제시하고 한·미 간 동의를 해야 한다. →한인들은 클린턴과 민주당을 많이 지지한 것으로 아는데 한인사회의 대응은. -한인의 민주당 지지가 높았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시대에 한인사회가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의 강경한 이민정책에 따른 추방 대상에 한인도 다수 포함돼 이에 대비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우려는 백인우월주의에 따른 인종혐오 확산이다. 흑인 오바마 대통령의 8년에 대한 반격도 있을 것이다. 한인사회 지도자들이 어젠다의 우선순위를 잘 파악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신정부 경제·통상정책’ 30일 미국서 국제 콘퍼런스

    ‘트럼프 신정부 경제·통상정책’ 30일 미국서 국제 콘퍼런스

    산업연구원(원장 유병규)은 오는 30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강당에서 한미연구소와 공동으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AEI, 피터슨연구소, 헤리티지재단 등과 함께 ‘트럼프 정부 이후 세계 경제의 전망’, ‘동북아시아의 안보’, ‘한·미 통상관계 전망’ 등을 주제로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경제 및 통상 정책과 파급 영향에 대한 토의를 진행한다.
  • [열린세상]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편향된 안보/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편향된 안보/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백만 개의 촛불이 타오르는 이 와중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체결되었다는 사실에 분노심마저 느끼는 국민들이 있다. 피의자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반해 군사작전하듯 ‘안보 폭주’를 감행했다. 협상 개시 27일 만이고 하루 만에 국무회의 의결, 총리 서명, 대통령 재가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그리고 양국 대표는 사진기자도 못 들어오게 하고 서명하는 부끄러운 장면을 연출했지만 어쨌든 협정은 발효되었다. 그래서 통치의 정당성을 상실한 권력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문제를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이 ‘제도의 함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안이 ‘협정’에 불과하기에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 없다는 건 말장난에 불과할 수 있다. 국가이익의 으뜸은 안보이익일진대, 자위대의 활동 범위가 한반도에 미칠 수 있는 이 엄중한 사안을 어찌 행정부 독단으로 처리할 수 있단 말인가. 국가 안전보장에 관한 사안은 ‘조약’으로 체결돼야 한다. ‘조약’과 ‘협정’을 판단하는 기준은 행정부의 이름 붙이기가 아니라, 사안의 경중에 있다. 그 최종 결정은 국민의 몫이다. 그런데도 협정문 조항 한 줄조차 공개를 거부한 대통령의 오만과 그것을 막지 못한 무기력한 국회 기능도 문제가 많다. 하야 정국에 몰린 대통령에게 협정체결을 압박하는 외세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미국은 박근혜 정권이 불안해지자 권력이 교체되기 전에 이번 협정을 서둘렀다. 아무리 미국의 압박이 심했다 하더라도, 트럼프의 외교라인이 구축되지 않은 이 시기는 우리의 외교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기회였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권은 자신의 권력을 위해 외교안보를 국내 정치 전환카드로 써버렸다. ‘이게 나라냐’는 분노의 함성이 울릴 때, 박 대통령은 ‘나는 대통령이다’라고 오기로 재가했다. 또한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체계(MD)로 들어가면서도 아니라고 강변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군 위안부’ 합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결국 MD 편입과 한·중·일 군사동맹 구축 과정이 명백함에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 그래서 편향된 안보전략의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에게 안보가 맡겨진 이 현실이 자못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동북아 세력전이가 일어나고 있는 이 시기에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는 이 정권의 외눈박이 외교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하고 싶다. 그 사이 미국과 일본은 한국을 그들의 동맹 하위체계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착착 진행해 왔다. 한·미·일 3국은 지난 6월 하와이 주변 해역에서 ‘퍼시픽 드래곤’ 합동훈련을 실시한 이후 이를 정례화했다. 또한 올 3월 일본은 안보관련법을 정비하고 미국한테만 허용하던 후방지원을 ‘미국 등 타국군’에까지 확장했다. 이것은 한반도에 상황이 발생하면 후방지원이라는 명분으로 군사개입을 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제 일본은 한·일 양국 군이 군수물자를 주고받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요구할 수도 있다. 아니 미국이 이를 종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겠다. 그래서 이번 협정이 한·일 군사협력의 시작이라고 본다.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을 뒤흔들 이 중대 사안을 논의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결정했다는 사실도 문제가 많다. 국민의 공감대가 중요하다던 정부는 그 흔한 공청회도 한 번 열지 않았다.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에서 이 사안을 논의했다지만, 이 회의에는 외교부 장관도 국방부 장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또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장관도 없었다. 장관들의 무소신과 보신주의 행태의 절정이다. 하긴 탄핵 대통령과 경질 총리도 아닌 후임자까지 내정된 부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으랴! 참 딱한 게 있다. 위안부 합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3개월의 시간을 더 달라고 했던 외교부 장관은 자기 손으로 거기에 사인했고,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국방부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서명하는 악역을 담당했다. 그런데 이들을 움직이게 한 힘은 무엇인가? 그 자신의 무소신과 대통령 그리고 외세일 것이다.
  • 트럼프 보호무역에 한국 ICT 산업 ‘먹구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KT경제경영연구소의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ICT 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ICT 정책이 트럼프 집권 이후 바뀌면서 우리나라 ICT산업의 대(對)미국 수출에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에 반대하고 보호무역을 강조하는 트럼프 정부의 기조가 국내 ICT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방송·통신 분야에 대한 추가 개방 요구가 우려되고, 미국 기업의 미국인 우선 고용 및 이민제한 정책으로 국내 ICT기업과 우수 인력의 미국 진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은 우리나라의 전체 ICT 산업 수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데, (트럼프 집권 후) 중국을 통한 ICT 산업의 대미 우회 수출에도 타격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강화되면서 ICT 분야의 통상 문제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전세계 인터넷 도메인을 관리하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를 미국 상무부에서 민간에 이양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중국 등이 인터넷 통제권을 주도할 것을 우려하며 민간 이양에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일부 국가는 각국 정부가 참여하는 기구에서 인터넷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 간 인터넷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경우 ICT 분야의 통상 문제로 확대돼 국내 ICT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日 협정하자마자, 한국軍·공항·항만 정보 요구할 듯

    방위정보 통째 요구… 논란 불가피 제공 여부 양국 추가 협의 거쳐야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에 따라 일본 정부가 조만간 우리나라에 군 배치, 공항·항만 등 중추 시설의 상세 정보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나라 방위 정보를 통째로 달라는 셈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24일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관련 정보 이외에도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퇴거 활동 및 주일미군에 대한 물자보급 등에 필요한 정보도 한국 측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3만 8000여명에 이른다. 산케이신문도 이날 “한반도에서 유사 사태가 발생하면 자위대 등에 의한 일본인의 한반도 퇴거 활동이 필요하다”며 “이런 계획을 만드는 데는 한국군의 배치나 사용 가능한 공항·항만 정보가 불가결하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에 비해 한반도 거주 일본인 퇴거 계획 수립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일본 방위성 간부의 말을 인용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한반도 유사시 군사적 혼란으로 한국 거주 일본인을 포함한 다수의 피란민이 발생할 경우 일본도 한·미와 연대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협정 체결로) 정보 공유가 진전되면 한·미·일이 더욱 실전적인 훈련이나 협력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마이니치는 “한국에서는 이번 협정으로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하게 된다는 등 불안과 우려가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GSOMIA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지만, 관련 내용의 제공 여부는 한·일 양국이 추가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경제 블로그] 막막한 트럼프노믹스 “비선 접촉하라” 특명

    [경제 블로그] 막막한 트럼프노믹스 “비선 접촉하라” 특명

    이창룡, 오바마 땐 美 스승 찾아 전광우, 현지서 무작정 전화도 학연·지연 총동원 줄대기 분주 2008년 1월 이야깁니다. “창용,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온 거야.” 급히 비행기를 타고 온 제자에게 스승이 건넨 인사말치고는 다소 건조합니다. 스승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라는 듯 제자의 여행용 가방에 발을 올려놓습니다. 허락된 시간은 20분. 제자는 한국의 경제상황부터 통화 스와프(맞교환)에 대한 감사, 미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필요성 등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짧은 브리핑이 끝나자 스승은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짓습니다. 8년 전, 이 만남에서 스승은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과외선생님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제자는 이창룡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서머스는 이 전 부위원장의 하버드대 박사과정 지도교수입니다. 비슷한 시기 전광우 당시 금융위원장도 티머시 가이트너 당시 뉴욕연방은행 총재와 만나려 뉴욕 맨해튼을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가이트너는 불과 몇 개월 후 오바마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올라선 인수위 핵심 브레인이었습니다. 약속을 하고 가기도 하지만 무작정 현지에서 만남을 시도하는 일도 많습니다. 1박 3일 일정으로 미국을 급하게 찾았던 전 전 위원장도 한국행 비행기 시간을 불과 몇 시간 남기고 만남에 성공했다는 후문입니다. 이렇듯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는 무렵에는 전 세계 외교가와 경제계는 미국의 차기 핵심라인과 치열한 줄대기 경쟁을 벌입니다. 유학시절 학연, 지연은 기본이고 필요하면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도 동원됩니다. 한 경제관료는 “때론 미국 수장이 특정 국가나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기도 한다”라고 말합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후 우리 금융당국도 난리입니다. 예상 밖의 등극인 데다 줄이 닿는 인맥이 극히 협소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나라가 우리만이 아니라는 점이 위안일 따름입니다. 그래도 ‘수배자’가 점차 압축되고 있다고 하네요. 토머스 버락 트럼프 경제자문위원, 주디 셸턴 아틀라스경제연구재단 선임연구원, 앤서니 스카라무치 헤지펀드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의 설립자 등입니다. 그사이 아베 일본 총리는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트럼프와 만나서 긴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트럼프 취임식은 내년 1월 26일. 시간이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트럼프, 임기 초 직접 北과 대화나서 북핵 해결해야”

    “트럼프, 임기 초 직접 北과 대화나서 북핵 해결해야”

    先대화 後제재… 北 의중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임기 초반에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해 일단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도록 하고, 이후 이를 폐기하도록 하되 실패하면 그때 가서 강력한 대북 제재를 하면 된다는 의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운영자 조엘 위트 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시사잡지 ‘애틀랜틱’에 리처드 소콜스티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과 함께 기고한 ‘트럼프는 북한과 협상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실패했고 중국을 통해 북한에 압력을 넣는 정책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현재 북한이 2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은 그동안 미국에 (김정은) 정권 교체라는 적대적 정책을 버리고 자신들을 주권국으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해 왔는데 바로 이것이 미국이 북한에 가진 진정한 지렛대일 수 있다”며 “미국이 북한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진지한 제안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평화협정은 어디까지나 장기 비전이며 핵심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일단 동결하고 북·미 간 정치적 환경이 개선되면 그다음에 폐기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트 연구원은 “이런 과정이 성공하지 못하면 강력한 대북 제재와 군사적 압박의 길로 나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제안은 한·미 정부가 추구해 온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한 포기하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는 방침과는 배치된다. 위트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 성공하면 임기 첫해 말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수소폭탄 개발을 중단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남북 간 군사회담을 재개하고 한반도 비핵화로 한 걸음 더 다가서는 회담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트 연구원은 지난 17~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의 장일훈 유엔 주재 차석 대사 등과 가진 ‘트랙2’(민간채널 접촉) 대화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이 제안에 북한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70년만에… 한·일 군사정보협정 공식 발효

    군사대국 추구 日과 협력 논란… 일각 “여론 수렴 못한 일방 협정” 한국과 일본은 23일 2급 이하의 군사비밀정보를 직접 공유할 수 있는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했다. 한·일 GSOMIA는 1945년 광복 이후 한·일 간에 체결한 첫 군사협정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양국을 대표해 GSOMIA에 최종 서명했다. 정부는 국내 반대여론 속에서도 군사적 필요성을 이유로 지난달 27일 논의 재개를 발표한 지 28일 만에 속전속결로 협정을 마무리 지었다. 향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에서 군사대국화를 표방하고 있는 일본 아베 정권과의 군사협력을 확대한 것을 두고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협정은 양국 간의 서면 통보절차를 거쳐 곧바로 발효됐다. 국방부는 그간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을 통해 미국을 매개로 정보를 공유해 왔지만, 이번 협정을 계기로 일본이 획득한 정보를 직접 공유할 수 있어 북핵·미사일 위협 정보에 대한 신속성·정확성·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대북 감시능력이 향상됨으로써 북핵·미사일 위협 활동을 위축시키고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그간 GSOMIA의 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의 대일 감정 등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협정 강행을 두고 논란이 있어 왔다.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사전에 여론 수렴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는 측면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국방부 “한일 군사정보협정 체결, 국민 이해 얻지 못한 점 인정”

    국방부 “한일 군사정보협정 체결, 국민 이해 얻지 못한 점 인정”

    여론과 정치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실 서명’ 논란까지 일으켜가며 추진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하 협정)이 결국 체결됐다. 협정을 체결하고 나서야 국방부는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23일 협정 체결 뒤 열린 브리핑에서 “나름대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였지만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앞으로 국회 설명과 언론 기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협정의 필요성에 대해 알리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뒷북 사과’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추진 과정에서 현 정국 상황 및 우리 국민의 대일 감정 등과 관련해 시기의 적절성에 대해 의견이 있었지만, 국방부로서는 점증하는 적의 위협에 대응해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했다”면서 “다른 어떤 정치적 고려 없이,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은 국내 정치 상황과 분리하여 추진한다는 원칙에 입각해 좌고우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명식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에게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군사 대국화 문제, 한·미·일 MD(미사일 방어) 체계 편입 등에 대해 국민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한 양측이 이번 협정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또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나 역사 왜곡 사례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과 정보교류를 하는 데 있어 국민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방위비 인상 요구 수용” 방사청장 ‘舌禍’ 논란

    “트럼프 방위비 인상 요구 수용” 방사청장 ‘舌禍’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기간에 한국 등 동맹국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해 한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방문한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한국은 트럼프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방위비 협정이 2018년 말까지 유효한 상황에서 협상 관계자도 아닌 방사청장이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미 분담금을 더 내기로 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 “한국 정부 이미 분담금 수용 결정” 장 청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미 국방 획득 정책과 국제 안보 환경’ 콘퍼런스에서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가 한·미 간 방산 협력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당선자와 그의 정부가 한국과의 동맹에 관한 한, 물론 대선 캠페인의 레토릭(수사)이 그런(방위비 인상 요구) 방향으로 돼 왔다”며 “한국 측의 더 많은 (방위비) 부담에 대한 (미측의) 막대한 요구가 있다면 한국이 불가피하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방위비 인상 요구)이 생기면 한·미 관계를 바탕으로 한국군의 무기 시스템을 한층 고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명진 “한국군 무기 시스템 고도화 필요”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가 대선 후보 시절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100%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방위비를 대폭 인상하라는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 청장은 논란이 일자 세미나 후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면 인상분만큼을 미국에 줘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주국방 쪽으로 돌려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방사청은 해명자료를 내고 “장 청장은 미국의 새 정부가 방위비 분담 증액 협의를 요구한다면 한국으로서는 협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취지로 답했으나 발언 과정에서 일부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다음은 한·일 ‘군수지원’ 협정?… “日 한반도 개입 명분” 우려

    다음은 한·일 ‘군수지원’ 협정?… “日 한반도 개입 명분” 우려

    광범위한 물자·정보 교류 가능해 2012년에 동시 추진하다 무산돼 “대통령 탄핵 정국에 굳이…” 논란 ‘공병부대 파병’ 국회 진통 가능성 한·일 양국 간에 군사비밀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이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 정부는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일본과 GSOMIA에 정식 서명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일본과 GSOMIA 논의 재개를 발표한 지 27일 만에 속전속결로 국내 절차가 추진되면서 정부가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민감한 안보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론도 제기된다. 이어 정부는 23일부터 26일까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공병부대 파병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합동실사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혀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 합동실사단은 외교부와 국방부 관계자로 구성되며 단장은 최종문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이 맡는다. 한·일 GSOMIA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을 넘어 광범위한 군사영역에서 한·일 양국 간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양국은 2014년 체결한 한·미·일 3국 정보공유 약정을 통해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 미국을 매개로 간접적으로 군사정보를 공유해 왔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직접적인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한·일 GSOMIA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GSOMIA 체결 이후 한·일 양국 간의 정보와 물자를 원활하게 교류하기 위한 상호군수지원협정(MLSA) 체결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국은 2012년 당시 GSOMIA와 MLSA 체결을 함께 추진했다. 한·일 GSOMIA가 체결되면 한·미·일 3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적 미사일 탐지·추적 정보를 서로 공유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하게 된다. 그러나 일본의 아베 정부가 과거사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한·일 GSOMIA를 체결하는 것은 섣부른 선택이라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우리 군이 보유한 북한 핵·미사일 정보를 일본과 공유할 경우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하면 받아들일 수 밖에”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하면 받아들일 수 밖에”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경우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방미 중인 장 청장은 이날 워싱턴DC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방사청 등이 공동 후원한 ‘한·미 국방 획득 정책과 국제 안보 환경’ 콘퍼런스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차기 미국 정부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한다면 한국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그렇다면(인상 요구를 한다면) 한국군의 무기 시스템을 한층 고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청장은 그러나 현 국방예산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다른 분야의 예산을 축소해 무기 고도화 쪽으로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방예산은 제한되는데 북한의 위협은 증대하고 있어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다”면서 “국방예산을 더 많이 투입하기 위해서는 복지 등 다른 예산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청장은 세미나 후에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면 인상분만큼을 미국에 줘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주국방 쪽으로 돌려서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장 청장의 발언에 대해 국방부도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장명진 청장의 발언에 대한 국방부 입장’을 묻자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며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트럼프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면/김준형 한동대 교수

    [시론] 트럼프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면/김준형 한동대 교수

    도널드 트럼프가 대다수 예상을 뒤엎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에 많은 변화가 몰려오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던 우리 국민은 허탈감에서 벗어나 변화의 방향을 주시해야 할 때다. 트럼프가 기존 한·미 동맹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중심으로 비판적 언급을 해 왔던 것과 현재 우리 국정 공백의 위기 상황이 겹치면서 우리에겐 큰 불안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 직후 그간의 분열과 선동을 뒤로하고 자세를 낮추며 통합을 외쳤지만 열어 버린 판도라의 상자는 닫을 수 없을지 모른다. 승리한 ‘화난 백인’은 인종차별과 혐오 폭력을 보이고 있다.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세계적 극우 포퓰리즘의 대대적 선전포고처럼 보인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트럼프는 광폭의 통합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정적이었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나 마지막까지 비판의 날을 세웠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회동했다. 트럼프가 이들을 만난 것이 엔터테이너의 쇼맨십일지 분열에 대한 치유와 화해의 신호를 보낸 것인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우리가 사는 동북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북한의 김정은에 이어 트럼프가 합류하며 민주주의 훼손과 안보 장사꾼의 완전체를 이루어 강자들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는 트럼프 내각의 외교안보 라인의 면면을 볼 때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고립주의 성향과 함께 갈등을 불사하는 대결주의가 교차하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한·미 동맹 중독에 의한 친미 편승으로만 일관한 한국 외교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선거 기간 핵무장 용인론이나 한·미 FTA 재협상 등과 같은 과격한 발언과 달리 한·미 동맹을 중시하겠다고 유화적으로 말했지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철저하게 국익을 앞세울 미국에 대해 한·미 동맹의 관성에만 의지한 막연한 희망적 사고로는 한국 외교는 실패가 예정돼 있다. 미국의 제도와 정당정치의 힘이 트럼프의 불예측성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역시 트럼프가 ‘백인 민족주의’를 자극해 필마단기로 대통령직을 거머쥐었다는 핵심을 망각한 안이한 현실 인식이다. 물론 주한 미군 철수나 핵무장은 실현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를 협상 레버리지 삼아 한국으로부터 철저하게 이익을 뽑아 내고자 할 것이며, 방위비 분담이나 통상 압박은 우선적으로 실행할 공약이다.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 준 중하층 백인들의 눈에는 잘사는 한국의 불공정한 무역과 방위 의존은 징벌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방위비 분담’을 넘어 동북아에서의 미국 이익을 위한 한국의 ‘방위 분담’까지 압박할 수 있다. 또 트럼프의 한반도에 대한 외교는 원칙이나 가치보다 이익과 힘을 앞세우며 매우 거칠어질 것이다. 동맹의 관성만 바라보고 아무런 대미 레버리지가 없는 한국 정부는 이대로 가면 미국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트럼프가 가져올 변화가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정권 교체는 대중 봉쇄를 위한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한·미·일 군사협력, 대북 강경책 등의 일시적 완화 또는 수정을 가져올 수 있다. 국익을 앞세울 경우 북·미 관계는 의외의 빅딜도 가능하다. 문제는 한국이 중심을 잡고 추진해야 빅딜에서 소외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의 이익을 관철시킬 수 있다. 외교 비전문가인 트럼프가 학습하기 전에, 그리고 새 정부가 외교 진용을 갖출 때까지 우리에게 일종의 골든타임이 주어져 있다. 여기서 우리 외교의 공간이 열리게 되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결코 쉬운 일도 아니고, 주어진 골든타임은 아주 길지도 않다. 문제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우리 외교가 마비 상태라는 점이다. 미국 대선의 이변으로 한국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불확실성이 커졌다. ‘공범’ 대통령이 내치에서는 손을 떼는 대신 외치만 맡기자는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으며, 하루빨리 대통령이 퇴진하고 국정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국 외교가 회복될 수 있다.
  • “트럼프, 北 핵 포기 안 하면 제재 강화할 것”

    美 차기 정부 한반도 정책 탐색 “한국 외교, 능동적 자구책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동아시아 정책은 물론 향후 한·미 관계를 비롯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외교의 정책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대표상임의장 홍사덕)의 남남대화 특별기구 ‘통일공감포럼’(공동대표 김천식·차경애)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트럼프 시대의 미국, 동아시아 국제질서와 한반도’를 주제로 제4차 통일공감대화를 열었다. 이번 통일공감대화에는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의 사회로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 원장과 외교부 차관보를 지낸 심윤조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간 대담으로 진행됐다. 대화에서 패널들은 대미외교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한국외교가 능동적인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특히 심 전 의원은 북·미 관계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의 대화는 시작할 수 있지만 북한의 핵 포기 의사가 없다고 판단되면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일공감포럼’은 통일·외교·안보 문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갈등을 줄이고 대화와 소통을 통해 상호 이해와 공감을 높여 나가기 위해 지난 5월 출범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단독]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국 방미단 가장 먼저 만난 플린…시작은 편지 한 장의 인연

    [단독]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국 방미단 가장 먼저 만난 플린…시작은 편지 한 장의 인연

    지난 18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쯤 미국 뉴욕 한 호텔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클 플린(57)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아들과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 플린 전 국장이 70여분간 회동한 사람들은 트럼프 측 인사들과 만나 한·미 관계 등을 협의하기 위해 방미한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한국 정부 대표단 5명이었다. 회동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 정권인수위는 플린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플린은 이미 전날 자신의 내정 소식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이 미국의 한반도 특히 대북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뒤 처음 만난 외국 정부 당국자는 한국 정부 대표단이 된 셈이다. 20일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이 발 빠르게 플린과 만난 것에 대해 다른 나라 외교가에서 부러워하는 시각이 있다”며 “한·미 동맹 관계를 잘 보여준 상황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부 대표단은 당초 트럼프의 최측근인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과도 만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세션스도 18일 법무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우리 측에 만나기 어렵다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플린은 오히려 대표단과 예정된 시간보다 먼저 만나 한·미 동맹과 북핵 대응 등에 대해 오랫동안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숨은 ‘공신’이 있었다. 플린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 온 주미 한국대사관 신경수 국방무관(육군소장)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신 무관은 “정부 대표단의 방미를 계기로 트럼프의 측근인 플린을 자연스럽게 접촉했는데 만나기 전날 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됐더라”며 “아일랜드계인 플린이 2년 전 한국어로 만들어준 기도문을 가지고 갔더니 반가워하며 친필 사인을 해 줘 깊은 우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 무관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플린은 미군에서 강직하고 고집이 세다는 평가를 받지만 안보보좌관으로 적격이라고 본다”며 “그동안 한국 측과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한·미 동맹과 북핵 문제에 대해 잘 알고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플린은 조 차장 등에게 “한·미 동맹은 필수적(vital) 동맹이며,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트럼프 당선자 측에 인맥이 없어 네트워크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린처럼 트럼프 정부에서 활동하게 될 인사들을 서둘러 파악해 각계각층의 인력을 총동원해 접촉선을 늘려야 할 것이다. 한 소식통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트럼프를 만나고 간 뒤 ‘소리 없는 외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미 정상회담도 조속한 시일 내에 열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SM -8%·쇼박스 -14%… 엔터株 ‘추풍낙엽’

    업계 “사드 재부각… 전면적 압박” “사태 확대” “정상화” 반응 엇갈려 중국의 ‘한류 금지령’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소비 영향이 큰 업종들을 중심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시장에서는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결정에 반발해 중국이 전면적 압박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가뜩이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의 보복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주식시장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는 줄줄이 급락했다. 국내 대표 연예 기획사 에스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16% 하락한 2만 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6.90% 하락해 2만 6300원에 장을 마쳤다. 영화제작사인 쇼박스(-14.57%),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8.03%), 연예기획사 에프엔씨엔터(-7.74%) 등 관련 주식도 줄줄이 신저가를 기록했다. 화장품주도 줄줄이 추락했다. 중국 정부가 한류 스타의 중국 내 활동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드 리스크’가 재부각된 탓이다. 지난 7월 한·미 양국의 사드 공식 배치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여 온 엔터주는 좀처럼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금지령은 사실상 사드 배치 결정에 보복을 하겠다는 확인사살”이라면서 “사드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한류 관련 주가는 앞으로 반등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에스엠과 와이지는 지난 3분기에 기대 이상의 깜짝 매출을 올렸지만 사드 결정 이전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디어·콘텐츠 업종이 특히 ‘사드 보복’의 타깃이 되기 쉽다고 지적한다. 중국 당국이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기 부담스러운 일반 제조업과 달리 정부 입김만으로 각종 규제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의 중국 수출은 2014년 기준 13억 4000만 달러(약 1조 5000억원) 규모다. 수출액은 2010~2014년 동안 연평균 18%씩 급성장하고 있어 중국의 제재는 우리 문화콘텐츠 사업에 치명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문화콘텐츠 압박은 국영방송을 통해 명시적 제재 없이 암묵적으로 시행 가능해 더욱 쉽다”면서 “단순히 콘텐츠 분야에 그칠지 관광객 제한 조치처럼 다른 분야로 번질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중국도 우리와 경제 갈등 상황을 계속 끌고 가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더 키우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에 관계가 다시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訪美의원단 “트럼프 대북정책, 제재부터 대화까지 폭넓어”

    정세균 국회의장 산하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한·미동맹은 문제 없지만 대북정책은 강력한 제재부터 대화까지 다양하게 시도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을 단장으로 새누리당 정병국·나경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으로 구성된 의원단은 지난 14일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캠프의 주요 인사들을 만난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미 결과를 보고했다. 나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 측은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본다”면서 “북핵을 한반도 문제가 아닌 자신들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강력한 제재부터 대화까지 폭넓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국내법상 형사제재의 강화, 북한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하거나 혹은 김정은을 제거할 수 있다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워싱턴은 다양하게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플린 “한·미 핵심적 동맹… 트럼프, FTA 언급 없다”

    플린 “한·미 핵심적 동맹… 트럼프, FTA 언급 없다”

    방위금 분담은 나토 대상 강조트럼프, 국방장관 후보 매티스 전 사령관 만나 북한 문제 협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한·미 동맹은 ‘핵심적 동맹’(vital alliance)으로 계속 강화할 것이며 북핵 문제를 새 정부의 우선순위로 다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플린 내정자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 정부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조 차장이 전했다. 플린 내정자는 특히 한·미 동맹을 ‘핵심적 동맹’이라고 표현했는데 미국이 한·미 동맹을 이같이 표현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플린 내정자는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북한의 위협이 커졌다”고 지적하면서 “차기 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뤄 나가겠다. 특히 한·미 간 긴밀한 협의하에 진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 차장은 “역대로 미국의 정부 교체 때 북한의 행태를 보면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미국 새 정부가 정책을 편안하게 검토하는 게 아니라 곧바로 대응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정책과 입장을 미리 설명함으로써 빈틈없는 공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과 관련해 “트럼프 정부의 취임 100일, 200일 우선순위 리스트가 나오는데 거기에 한·미 FTA는 없는 것 같다”며 “이번에 ‘재협상하자’는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조 차장은 또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 “우리가 만난 (미국 측) 인사 중 두 명 정도가 ‘방위비 분담은 차기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이지만 한국·일본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대상으로 강조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19일 해군 장군 출신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을 만나 국가안보를 위한 계획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트럼프 정권인수위가 밝혔다. 인수위는 “그들의 논의에는 ‘이슬람국가’(IS)와 중동, 북한, 중국, 나토 그리고 전 세계 분쟁지역이 포함됐다”며 북한 문제가 우선 순위로 논의됐음을 밝혔다. 언론은 매티스 전 사령관이 국방장관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페루 리마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임기 마지막으로 만나 북한의 핵 도발을 강하게 반대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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