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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반도 평화’ 비웃고 전 세계 위협한 北 ICBM 실험

    북한이 미국 본토에 다다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어제 밝혔다. 북한의 발표가 맞다면 미국이 말하는 ‘레드 라인’을 넘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응하지 않고 레드 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한국과 미국)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북한은 어제 ‘중대발표’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를 최대 고각으로 발사해 2802㎞까지 올라갔으며, 39분간 933㎞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대체로 한국과 일본 당국의 추정과 비슷한 수치다. 다각적인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주장대로라면 북한이 핵무기를 장착한 ICBM을 쏘아 알래스카, 하와이는 물론 1만㎞ 떨어진 미 서부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넣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 주도의 평화 프로세스’에 합의한 한·미 정상회담 나흘 만의 일이다.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전화회담을 갖고 비핵화와 대북 압박 강화를 강조했다. 그 같은 남한의 노력과 국제사회의 공조를 비웃기라도 북한은 도발을 저질렀다. 게다가 미국의 독립기념일(7월 4일)에 맞춘 미사일 발사다. 의도는 명백하다. 국제사회, 특히 한국과 미국을 향해 어떠한 압박과 제재에도 굴하지 않고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시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김정은의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그들의 주장대로 완성 단계에 이른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핵탄두의 소형화는 물론 미사일의 안정성이 단 한번의 시험 발사로 인정받기 어렵고 실전 배치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발사한 미사일의 능력을 한 단계 이상 뛰어넘는 어제의 화성14 발사 성공은 북한의 말처럼 전 세계를 사정권으로 공포에 몰아 넣는 위협이다. 문제는 중국까지 가담한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날로 향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화성14 발사 성공은 북한을 비핵화의 장으로 끌어들이려는 국제사회를 무력화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이 추가로 도발하지 않고 핵·미사일을 동결하면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목격한 이상은 대북 정책을 근본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북한이다. 북한이 핵 고도화 카드를 쥐고 미국만 바라보는 현실에서 ‘대화 무용론’까지 거론된다.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의 길로 나오라”라는 어제의 정부 성명이 무기력하게 들린다. 상황이 달라졌으면 처방도 달라져야 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문 대통령은 북한의 7·4 도발에 관한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대북 전략을 신중히 재검토해 국민에게 제시하기를 바란다.
  • [열린세상] 북한과의 1.5트랙 대화/신봉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열린세상] 북한과의 1.5트랙 대화/신봉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는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라는 싱크탱크가 있다. 세계군사연감(SIPRI Yearbook)으로 유명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비하면 규모나 인지도에서 많이 떨어지지만 이 연구소 나름의 강점이 있다. 2007년 이래 남북한과 미·중·일 5자가 참여하는 소위 ‘1.5트랙’(반관 반민) 대화를 연례적으로 주선해 온 것이다. 다자회담에 잘 참여하지 않는 북한으로서는 이례적이다. 북한 당국과 상당한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 초 이 트랙 13번째 회의가 스톡홀름에서 개최됐다. 필자는 2015년 회의부터 초청을 받았는데 주최 측은 늘 보안에 크게 신경을 썼다. 숙소와 회의 장소도 사전에 알려 주지 않았다. 스톡홀름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택시 기사에게 몸을 맡겼다. 시내에서 40여분이나 떨어진 도시 외곽의 조그마한 성채(호텔로 개조)에 도착했다. 거의 외부와 고립된 곳이었다. 외부에 알려지면 한국과 일본, 미국 등 언론의 극성스런 취재로 회의가 어렵다는 것이 연구소 측 설명이다. 이번 회의에도 북한 측에서는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의 소장대리 등 5명이 왔다. 이 연구소의 역대 소장들은 현재 주유엔 대사, 주이집트 대사로 일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에서는 전직 고위 관료, 싱크탱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회의는 이틀 동안 개최됐는데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포함, 남북 대화, 평화협정, 통일 문제 등 한반도와 관련한 모든 이슈가 자유롭게 논의됐다. 언어는 영어를 사용했으며 북한 대표단도 모두 영어가 능숙했다. 채텀하우스룰이 적용됐다. 토론 내용을 외부에 공개할 수는 있지만 ‘누가 이런저런 말을 하더라’라고 이름표를 붙여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다. 1.5트랙 대화는 원래 트랙1, 트랙2 대화에서 유래했다. 트랙1 대화는 정부 당국자들 간의 대화인데 반해 트랙2 대화는 민간인 전문가들 간의 대화다. 현직이 아닌 전직 고위 외교관 또는 학자, 싱크탱크 인사,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1981년 미 국무부 관계자가 ‘포린폴리시’라는 외교 학술지에 처음으로 ‘트랙2 외교’라는 말을 썼다. 그 후 정부 당국자와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참석하는 회의를 1.5트랙 대화로 부르게 됐다. 북한이 참석하는 1.5트랙 대화는 미국과 가장 빈번히 열렸다. 미?북 양자 간 대화다. 지난해 10월 이래 올해 5월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스위스 제네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연이어 회의가 열렸다. 북핵 등을 두고 서로의 입장을 탐색한 면이 있었다. 남북한이 동시에 참가하는 1.5트랙 대화에는 ISDP 주관 회의 외에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학이 주관하는 동북아협력대화(NEACD)와 몽골 정부가 주관하는 울란바토르 프로세스 등이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1.5트랙 대화의 의미를 애써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비공식 회담이 상대방의 의중을 살피기엔 훨씬 유리한 면이 있다. 필요하면 정부가 활용할 수도 있고 정부의 입장이 아니라고 빠질 수도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에 북한과의 공식 대화가 거의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나마 이런 채널을 통해 북한 당국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회의에서 필자는 커피 브레이크나 오·만찬 등의 기회에 북측 인사들과 우리말로 편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북측은 과거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대화에 응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를 하면서도 ‘미국이 반대할 텐데 남북 간 대화가 잘 되겠느냐’는 우려도 함께했다. 문 정부 출범 후에도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나름의 논리로 이야기했다. “우리 문제는 남측에 우호적인 진보 정부가 들어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핵과 미사일은 70년의 고민 끝에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과 리비아 카다피의 운명을 보라. 우리 스스로 미국에 맞서 이길 수 있는 힘을 키울 수밖에 없어 우리 계획대로 가는 것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1.5트랙 대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 성명도 북한과의 대화 과정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한다고 했다. 앞으로 1.5트랙 대화를 비롯해 남북한 간의 모든 대화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 [수요 에세이] 태양의 후예와 가치 동맹/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수요 에세이] 태양의 후예와 가치 동맹/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금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다양한 현안 중에서도 유독 동맹 문제가 크게 부각됐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안보 현안이 시급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방미로 한국이 미국의 핵심 맹방(盟邦)임을 확인하고 또 상호 호혜적 동반자로 한국의 역할과 기여에 대한 미국 조야의 이해와 지지를 높이는 데 성과를 거뒀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면서 일년 전 종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새삼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한국에는 여러 우방국이 있지만 미국은 유일한 동맹국으로 다양한 레벨의 동맹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의 시급한 현안이 북한의 위협을 해소하고 한반도 안정을 꾀하는 것이지만 한?미동맹이 좀더 안정적이고 양국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더욱 긍정적인 역할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가치 지향적 동맹’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제안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은 단순한 정치적 동맹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조약에 의한 동맹이다. 미국이 조약상 의무를 갖고 동맹을 유지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미국 일각에서 계속 주한미군 철수와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 공약을 축소하자는 의견이 꾸준히 있지만 한·미동맹은 상호방위 조약에 기초하고 있다. 임의로, 일시적 분위기로 바꿀 수 있는 성격의 약속이 아니다. 전쟁으로 철저히 파괴되고 극도로 가난했던 한국이 민주주의 모범 국가이자 선진국으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서게 된 데 한?미동맹이 큰 기여를 했다는 자부심이 큰 이유 중 하나다. 동맹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동맹국에 대한 전반적 인식에서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즉 한국이 그간 성취한 정치, 문화, 경제, 기술 모든 분야에서의 성과가 미국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널리 알려지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박세리, 김연아, 박인비, 유소연, 추신수, 싸이, 방탄소년단 등이 모두 한?미동맹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가치 동맹이라 함은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기본 가치 그리고 평화와 인권 등 그간 범세계적으로 합의된 보편적 가치를 확대하고 구현하기 위해 협력하는 동맹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큰 번영의 모멘텀도 있지만 동시에 도처에서 테러, 내란,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이로 인한 난민은 약 1억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태양의 후예는 정정이 불안한 중동 어느 개발도상국에 파견된 우리 군 요원들과 의료 봉사를 하는 용감하고 진지한 의료진의 활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물론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의 용감무쌍한 활약 뒤에는 미국과 미군도 살짝 비쳐진다. 그간 우리 젊은이들과 전문가들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등 전쟁 지역과 요르단 등 난민이 넘쳐나는 나라에서 재건과 개발 협력사업을 해 오고 있다. 한국전에 참전했거나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을 도왔던 사람들에게는 전 세계에 나가 다른 나라를 돕고 있는 한국이 정말 신기할 정도로 대견해 보일 수 있다. 한·미 정부는 동맹의 범위를 기존의 군사동맹에서 국제 개발 협력으로까지 발전시키고자 합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비를 늘리기 위해 원조 예산을 삭감해 우방국들의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 더구나 전쟁과 분란이 있는 곳에 회복과 치유를 위한 투자는 필수적이다. 평화·안보와 경제·사회 개발은 동전의 양면이다. 그간 한국은 급속히 개발원조 규모를 늘려 왔지만 아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일인당 소득 대비 평균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의 평화와 안보가 절박한 만큼 다른 나라의 고통을 완화하는 데도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북한이라는 난제를 지고 있는 우리는 전쟁의 위협뿐 아니라 대규모 난민이라는 잠재적 과제도 대처해야 하며 경제사회 재건이라는 또 다른 숨겨진 숙제도 안고 있다. 남이 나를 돕기를 원하면 내가 먼저 남을 도와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이치다. 한?미동맹이 전쟁을 억지하는 굳건한 안보동맹과 함께 세계 평화와 재건, 인도적 문제 해결, 보편적 가치 구현에 손을 더 잡는 모범의 가치 동맹으로 더욱 성숙되기를 기대해 본다.
  •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호랑이 군단, MLB 넘었다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호랑이 군단, MLB 넘었다

    KIA가 한·미·일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는 ‘덤’이었다. KIA 타자들이 그야말로 미쳤다.KIA는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9연승을 기록 중인 SK 에이스 메릴 켈리도 기아의 미친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회초 1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켈리의 149㎞짜리 직구를 통타해 2타점 3루타를 올렸다. 이어 켈리의 와일드 피치와 나지완의 솔로 홈런으로 1회에만 4득점을 올렸다. 2회는 더 뜨거웠다. KIA는 안타 3개와 볼넷, 최형우의 3점 홈런으로 9점째를 올려 대기록에 ‘1점’만 남겼다. 올 시즌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져 ‘이닝이터’임을 뽐냈던 켈리는 KIA의 ‘살인 타선’을 넘지 못하고 2이닝 9실점으로 시즌 최악의 투구로 조기 강판됐다. 3회를 쉬어 간 KIA는 4회 초 공격에서 폭발했다. KIA는 바뀐 상대 투수 김태훈에게서 몸에 맞은 공과 볼넷으로 잡은 1사 1, 2루에서 나지완의 1타점 2루타로 마침내 10점째를 채웠다. 한·미·일 프로야구의 신기록이 쓰여지는 순간이었다. 이어 서동욱의 시원한 3점포와 김선빈의 2타점 적시타를 묶어 4회에만 6점을 더해 15-3으로 달아났다. 이로써 KIA는 뉴욕(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929년 6월 20일부터 23일까지 세운 메이저리그 6경기(더블헤더 2경기 포함)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넘어서 한국(4경기)과 일본(4경기) 등 3개국을 통틀어 연속 경기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KIA는 15-6으로 SK를 눌러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KIA 선발 헥터 노에시는 6이닝 4실점으로 시즌 13승째를 올려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연승 기록을 ‘14’로 늘렸다. ‘심판 매수’ 의혹으로 어수선한 두산은 잠실 홈경기에서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마이클 보우덴의 호투와 김재환의 연타석 대포를 앞세워 kt를 8-1로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보우덴은 5와 3분의2이닝 동안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kt 선발 피어밴드는 5이닝 9피안타(3피홈런) 5탈삼진 7실점으로 시즌 7패(7승)째를 떠안았다. 김재환은 시즌 18·19호 연타석 홈런 등 4타수 4안타(2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국민 타자’ 이승엽(삼성)은 제2의 홈인 포항구장 고별 3연전 첫 경기에서 15·16호 홈런을 뽑아 롯데 상대 4-2 승리에 주춧돌을 깔았다. 넥센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한화를 7-5로 누르고 KIA, NC, SK에 이어 시즌 네 번째로 40승(1무37패)째를 거뒀다. 4위를 지킨 넥센은 3위 SK와의 승차도 3경기로 좁혔다. 한편 마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NC와 LG 경기는 비 때문에 취소됐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오늘의 눈] 트럼프 ‘FTA 재협상’ 그 뒤의 큰 판 읽어야/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

    [오늘의 눈] 트럼프 ‘FTA 재협상’ 그 뒤의 큰 판 읽어야/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 공동 언론 발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대상으로 자동차, 철강을 지목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완성차 시장 등의 무역 균형을 맞춰 달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서비스 강국이자 ‘협상의 달인’인 미국의 숨은 전략은 단순히 자국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역) 제조업 부흥이나 물량 증대 차원이 아니다. 그들이 노리는 건 한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서비스’ 시장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FTA 발효 전인 2011년 서비스 수지 흑자가 69억 달러에서 지난해 107억 달러로 5년 만에 55% 성장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등 정보통신기술과 서비스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집합소가 미국이다. 구글과 애플은 이미 자동차 소프트웨어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시장 확산을 위해 노력 중인 ‘전기차’와 ‘자율차’ 시장이다. 우리와 지도 반출 문제로 갈등을 빚은 구글의 지도 제작(매핑) 서비스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자율차는 매핑이 없으면 못 달린다”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 등 국제표준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AAPC)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5월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등에서 노골적으로 자국산 소프트웨어와 제도를 표준으로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삼성전자·SK브로드밴드 등 자동차·통신 강국인 한국을 미국 편으로 끌어들이면 국제표준을 따기도 한결 쉬울 것이다. 미국 구상의 핵심은 결국 제조업 연결 서비스로 소프트웨어, 국제표준 로열티 등 다양한 미래 블루오션을 선점해 내다 파는 것이다. 직전 오바마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체결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제조·서비스업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신산업 분야의 ‘쌀’인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등 디지털 무역 규범을 급진적으로 개방하는 작업을 해 놨다. 미국은 한·미 FTA를 포함해 북미자유무역협정 등 모든 FTA 재협상을 TPP 기반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이 재협상 요구 이면에 노리는 큰 판을 살피며 선행 협상들을 잘 살펴보고 통신 등 우리 강점 품목을 찾아 공세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협상을 총괄할 통상교섭본부장은 아직 미정이다. 정부조직법을 하루빨리 국회에서 처리해 진용을 갖추는 게 급선무다. jurik@seoul.co.kr
  • 美·中·러 ICBM 보유 인도 6000㎞ 발사 성공

    북한이 4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전략 무기 형태로 보유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다. 통상 사거리 5500㎞에서 1만㎞를 넘나드는 ICBM을 만들려면 고도의 발사체 기술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역내 긴장을 초래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ICBM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등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지난해 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ICBM ‘아그니5’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사거리 6000㎞로 추정되는 아그니5는 길이 17m, 무게 50t에 1t 이상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중국 북부를 포함한 아시아 대부분 지역과 아프리카, 유럽 일부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파키스탄과 이스라엘도 장거리 로켓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ICBM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도 기술적으로 사거리 1만㎞ 수준에 달하는 ICBM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우리나라는 나로호와 같은 과학 위성 로켓 발사 외에 군사적 목적으로는 사거리 800㎞가 넘는 미사일은 개발하지 않고 있다.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에 따른 조치다.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한 미사일 중 사거리가 가장 긴 것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지켜본 가운데 시험발사를 했던 ‘현무2C’다. 통상 ICBM 탄두부에 들어가는 핵탄두 중량은 600㎏을 넘지 않는다. 강대국이 보유한 핵탄두 재원을 보면 미국 110㎏(위력 150kt), 러시아 255㎏(200kt), 중국 600㎏(200∼500kt), 인도 500㎏(12kt) 등이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를 어느 수준까지 이뤄냈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핵탄두 소형화 기술에 따라 실전 배치된 ICBM의 사거리 등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는 지난 1월에 발간한 ‘2016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만 평가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미사일용으로 표준화한 북한의 핵탄두 무게는 500∼600㎏ 정도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트럼프 “이 사람, 그렇게 할 일 없나”…中 “北 유엔 결의 위반 반대”

    트럼프 “이 사람, 그렇게 할 일 없나”…中 “北 유엔 결의 위반 반대”

    한반도 주변국들은 북한이 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를 강행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밤(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이 방금 또 다른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 사람은 할 일이 그렇게도 없나”라고 적었다. ‘이 사람’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지칭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국과 일본이 이것을 더 견뎌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아마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해 이 난센스 같은 상황을 끝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 메시지를 올리기 직전 미사일 발사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밝혔다.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금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있다”면서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에 반대하며 결의를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반도 정세는 복잡하고 민감하기 때문에 유관 각국은 냉정과 억제력을 보여야 한다”며 “각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의 조건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홍콩의 친중 매체인 봉황TV는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기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표명한 만큼 한반도가 다시 불 위에 기름을 끼얹은 형세가 됐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보다 앞서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발표한 일본 정부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는 등 긴박하게 대응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임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항공기나 선박의 안전 확보라는 관점에서 매우 문제가 있는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3국의 강한 결속을 토대로 국제사회의 연대를 호소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논평을 내고 “탄도체 비행 궤도 자료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의 전술 특성에 부합한다”며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주장을 일축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비상 걸린 韓 주도 대북정책… 文 ‘뉴베를린 선언’ 수정하나

    靑 “대화 기조 유지… 압박 커질것” ‘북핵 동결 땐 대화’ 원론 담을 듯 이산가족 상봉은 타진 가능성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남북관계에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춘추관에서 “지금은 안보 위기 상황이고 압박과 제재 강도를 높여야 할 때이지만 대화 역시 필요하다는 기조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압박과 제재의 강도가 지금보다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핵을 동결하면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정부의 제안을 북한이 단박에 거절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압박 제재가 최고조로 가면 북한도 출구가 필요한 지점이 있을 것이고 한·미가 합의한 방식의 대화가 효력을 발휘할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5~8일 독일 순방 기간 베를린에서 대북 정책의 장기적 원칙과 비전을 담아 ‘뉴베를린 선언’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북핵 동결을 전제로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고 8000만 시장의 남북 경제공동체를 형성해 한국 경제를 중국, 러시아, 유럽으로 확장해 가는 구상이 이 선언에 담길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지만 북한의 도발로 수위를 ‘톤다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따라서 ‘뉴베를린 선언’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과 폐기를 촉구하고 전향적 태도를 보이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기존의 원론적 입장이 담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건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 본토까지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의미다. ICBM 발사가 관련국 간 정보 검증을 통해 최종적으로 확인되면 정부의 운신 폭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북한의 ICBM 배치 성공은 예견된 일인 만큼 이를 경우의 수에 넣어 한·미 간 북핵 협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독일에서 발표할 메시지를 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민간 차원의 교류는 정치, 군사적 문제와 분리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수차례 대북 인도 지원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적 차원의 문제로 북한 핵 문제와는 별개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차원의 교류 정도는 ‘뉴베를린 선언’을 통해 타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G20, 실체적 북핵 억제 방안 논의할 듯

    美·日 등 對中 압박 강화 관측대북 ‘대화’보다 ‘제재’에 무게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체를 쏘아올림에 따라 오는 7~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 위협 억제 방안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다자외교 데뷔전이자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 이은 북핵 외교 2라운드 무대다. 문 대통령은 한·독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을 한 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지도자와 북핵 문제, 기후변화와 에너지 이슈, 보호무역주의 배제 여부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개별적 만남이 예정됐거나 추진 중이다. 미국, 일본 등은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함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철회,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유도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협조를 동시에 요청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숙제는 고난도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미·일이 북핵 위험을 명분으로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중국을 포위할 게 확실해지자, 시진핑 주석이 나서 ‘사드 외교전’을 선제적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미 관계가 부정적인 요소들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시 주석은 수화기를 놓고 곧바로 러시아로 떠났다. 당일 저녁 늦게 모스크바에 도착한 시 주석은 크렘린으로 들어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두 정상은 100여개에 이르는 경제협력 협상을 뒤로 미룬 채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중·러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지역 문제에 대한 협력 강화에 찬성한다”고 맞장구쳤다. 이어 시 주석은 4일 오후 독일로 날아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 “독일에 지금 필요한 국가는 중국”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EU)을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 중이다. 시 주석의 지침이 명확해지자 중국 외교라인은 일사불란해졌다. 류제이(劉結一)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한반도의 긴장이 지금보다 더 고조된다면 통제 불능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대화를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정상각도 발사 땐 美서부도 타격… 대기권재진입 기술이 관건

    정상각도 발사 땐 美서부도 타격… 대기권재진입 기술이 관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전날 전략군 창립일에 ICBM 발사 명령을 하달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이날 평안북도 방현에서 발사 현장을 직접 지켜봤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전했다.북한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번에 발사한 화성14형은 초고각으로 발사돼 최고 고도 2802㎞까지 올라갔고 39분간 비행해 933㎞를 날아간 뒤 목표했던 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졌다. 최대 사거리와 관련해선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정상 각도로 쐈을 때 사거리가 6800㎞ 정도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는 8000~1만㎞까지 보고 있다.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2800㎞까지 올라갔는데 그 정도 추력이면 최저 8000~1만㎞를 날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ICBM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5월 1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화성12형)보다 사거리가 향상된 것으로 평가하나 ICBM의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더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아무리 보수적으로 판단해도 미국 알래스카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가고 1만㎞라면 미 서부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미 위협이 가시화된 셈이다. 한·미 정보 당국은 화성14형이 두 차례 열병식에서 공개된 KN14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탄두 부분이 뭉툭한 KN14와는 달리 뾰족한 형태다. 3단추진체로 돼 있는 KN08과도 닮지 않았다. 군 당국은 KN14와 같은 2단추진체로 추정했다. 따라서 북한이 KN08이나 KN14와는 다른 새로운 ICBM을 개발해 이날 시험발사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4월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얹혀진 발사관만 공개된 신형 ICBM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14일 발사한 화성12형의 개량형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외양도 비슷하다. 화성12형은 80tf(톤포스·1t 중량을 밀어올리는 추력) 액체 엔진을 장착했으며 1단추진체만으로도 놀라운 성능을 발휘했다. 사거리가 4000~5000㎞로 추정됐으며 1t 이상의 탄두를 장착해도 사거리가 3000㎞가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에도 이 엔진 2~3개를 묶거나 2~3단 분리시스템을 갖추면 ICBM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탄두 무게는 화성12형과 마찬가지로 소형 표준화된 핵탄두보다 약간 무거운 650㎏ 정도로 추정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 정도의 소형화는 달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 ICBM을 손에 넣었을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하지만 북한이 핵탄두 ICBM 기술 확보에 최종 성공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해야 할 대목이 몇 개 남아 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그중 하나다. 지금까지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ICBM급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해왔다. ICBM은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과정에서 마하 24 이상의 엄청난 하강 속도를 내게 되는데 이때 섭씨 7000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면서 탄두 부분이 삭마된다. 일정하게 삭마되지 않으면 재진입 과정에서 터지거나 타깃과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게 돼 ICBM의 위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화성12형은 2111.5㎞까지 솟구쳤다가 재진입했다. 하지만 하강 속도는 마하 24가 채 안 된 것으로 분석됐다. 정확한 분석이 전제돼야 하지만 화성14형은 최고 고도 2802㎞까지 올라갔다. 하강 속도가 화성12형보다 훨씬 빠를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만약 마하24의 속도로 목표지점을 정확히 타격했다면 북한은 ICBM급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하게 된 것이다. 화성14형이 한 축 바퀴 8개짜리 TEL에서 내려져 고정시설에서 발사된 점은 북한이 아직도 ICBM에 이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TEL을 갖추지 못했다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이럴 경우 발사 시간이 지연돼 사전 포착 가능성이 높아진다. 북한은 올 들어 여러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조종과 유도체계를 비롯해 각종 제어실험을 실시했으며 대부분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실제 탄두에 일종의 소형 날개와 같은 카나드를 장착해 자세를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주 엔진에 보조 엔진을 장착해 추력을 높인 사례도 포착됐다. 지난달 말 한·미 정보당국에 소형 엔진 시험이 포착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3단추진체에 탑재되는 엔진이라면 북한의 3단 ICBM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액체 엔진과 고체 엔진으로 나눠 투트랙으로 ICBM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고체 엔진 ICBM까지 손에 넣는다면 은밀성, 신속성 등이 확대돼 발사 징후 포착도 쉽지 않게 된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발사 인지 5분 만에 보고받은 文…지하벙커에서 NSC 주재

    33분 만에 NSC 상임위 소집 지시 文, G20 부재중 긴밀한 대응 당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4일 청와대와 국방부는 분 단위로 긴밀하게 대응했다. 북한은 이날 ICBM(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을 오전 9시(평양시간)에 시험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간으로는 오전 9시 30분에 발사한 것으로 합동참모본부는 10분 뒤인 9시 40분쯤 “북한이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1분 뒤인 9시 41분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했다. 정 실장은 오전 9시 45분 문재인 대통령에게 1차 보고를 했다. 합참이 미사일 발사를 인지한 지 5분 만에 문 대통령에게 첫 보고가 이뤄졌다. 정 실장은 구체적으로 내용을 파악해 12분 뒤인 오전 9시 57분 2차 보고를 했다. 문 대통령은 3·4차 보고를 잇달아 받은 뒤 오전 10시 13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오전 11시 30분에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확인한 뒤 33분 만에 이뤄진 NSC 상임위 소집 지시다. 문 대통령은 낮 12시부터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지하 벙커)에서 NSC 상임위를 전체회의로 전환하고 직접 주재했다. 전체회의로 전환됨에 따라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추가로 참석했다. 회의는 1시간 동안 진행됐다. NSC 상임위가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전체회의로 전환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NSC가 소집된 것은 모두 5차례다. 앞서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지난 5월 14일 북한은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시험발사했고 문 대통령은 처음으로 NSC 상임위를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5일부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출국하는 만큼 부재중에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북한의 도발에 긴밀하게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도발을 줄이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군사적 행동을 자제하고 국제적 의무와 규약들을 준수하는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을 촉구한 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북한이 이런 도발을 감행한 데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北, 대화 뿌리치고 ‘미사일 마이웨이’… 美와 직접 협상 노려

    北, 대화 뿌리치고 ‘미사일 마이웨이’… 美와 직접 협상 노려

    北 핵 동결 땐 상응하는 보상 ‘2단계 비핵화’ 노골적인 거부 北 “美 찾아가 추태” 文 맹비난 文정부 들어 6번째 미사일 도발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나흘 만인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것은 한·미의 합의 결과와 무관하게 자신들은 핵·미사일 고도화 작업을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은 앞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레드라인’(최후 금지선)을 넘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거침없이 공개하면서 비핵화 대화는 불가능하며 자신들은 오로지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한 길을 가겠다고 천명한 셈이다.그간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동안 도발을 자제해 왔다. 북한 한성렬 외무성 부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주, 매월, 매년마다 더 많은 미사일 시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정부 출범 직후 매주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그러다 지난달 8일 강원 원산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로는 26일간 침묵을 지켰다. 이에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도발 중단을 결정하거나 ‘떠보기용’ 중·저강도 도발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그러나 북한은 이날 예상보다 훨씬 강도 높은 ICBM급 미사일 발사로 도발을 재개했다. 지난 4월 ‘한반도 위기설’이 확산될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동해에 핵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전개하고 북한이 추가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에 나서면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핵실험 및 ICBM 발사 준비 동향은 계속 감지됐지만 북한은 지금껏 도발 강도를 조절해 왔다. 그러다 이날 ‘중대발표’를 통해 ICBM을 발사했다고 스스로 공개한 것이다. 과거 북한의 중대발표는 핵실험 및 장거리미사일 발사 성공 시에 주로 이뤄졌다. 북한이 거침없이 ICBM 발사 사실을 공개한 것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무력시위’를 넘어 한·미 당국의 대북 정책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압박의 의미로 풀이된다. 남북대화 의지를 거듭 표명해 온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직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기반한 ‘2단계 비핵화 접근법’을 제시했다. 북한이 우선 핵 동결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이행하면 우리 정부도 상응하는 보상을 한다는 취지다. 이번 회담에서 한·미 정상도 단계적 접근법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북한은 여기에 전격적으로 거부의 뜻을 밝힌 셈이다. 북한은 이날 오전에도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상전을 찾아가 추태를 부렸다”며 사실상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는 “남조선에서 골백번 정권이 교체되고 누가 권력의 자리에 들어앉든 외세 의존 정책이 민족 우선 정책으로 바뀌지 않는 한, 숭미사대의 구태가 민족 중시로 바뀌지 않는 한 기대할 것도 달라질 것도 없다”면서 제재와 대화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억지를 부렸다. 북한이 ICBM 시험발사를 공식화하면서 앞으로 북한의 핵 동결을 전제로 한 대화 재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 본토 타격 능력을 앞세워 북·미 대화 및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를 주장할 공산이 크다. 북한이 이날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사거리를 조절한 것도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조치로 파악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끝나면 북한이 무력시위를 할 것이란 예상은 있었다”며 “이날 미사일 도발은 동해를 넘지는 않았지만 고각 발사를 통해 거의 ICBM급에 상응하는 추진력을 시험하는 등 고도의 계산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ICBM 카드 쥔 北… 文대통령 “레드라인 넘지 마라”

    ICBM 카드 쥔 北… 文대통령 “레드라인 넘지 마라”

    美 독립기념일 맞춰 효과 극대화 美 맥매스터, 휴일 긴급회의 주재 북한이 4일 사상 최초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지 불과 나흘 만이며, 현 정부 들어 여섯 번째 미사일 발사다.조선중앙통신은 오후 3시 30분 김정은 집권 이후 세 번째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동지의 전략적 결단에 따라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서 “화성14형은 정점 고도 2802㎞까지 상승하여 933㎞ 거리를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오전 9시 40분쯤 북한은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북한의 도발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통일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과 남북대화 재개 등에 대해 미국의 지지를 얻은 직후에 이뤄진 것이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독립기념일(4일) 전야에 발사를 감행, 극대화된 효과를 노렸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이란 ‘최상의 패’를 쥐고 한반도 안보 이슈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에 따라 “나쁜 행동에 대해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면서도 미국과의 협의하에 핵 동결 단계부터 단계적 보상 등 대화에 ‘방점’을 찍었던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 기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를 바란다”며 엄중 경고했다. 이날 오후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와의 면담에서 “오늘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한·미 정상이 합의한 평화 및 비핵화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한·미)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며 “중국이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금보다 강력한 역할을 해야 근원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북한 정권의 무모함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며 “무책임한 도발을 거듭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당국의 초기 판단으로는 중장거리미사일로 추정하고 있으나 ICBM급 미사일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지금까지 가장 고도화된 것으로 평가받는 미사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성명에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중거리로,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행정부는 독립기념일로 휴일인 이날 오전(현지시간) 외교·안보 관련 장관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북한의 ICBM 발사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해 긴급 논의에 들어 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청와대 6일 한·중 정상회담 추진…사드 문제 논의할 듯

    청와대 6일 한·중 정상회담 추진…사드 문제 논의할 듯

    청와대가 오는 6일 한·중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4일 밝혔다.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오는 6일 오전 독일 베를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4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는 7~9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5일 출국한다. 최근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배치 문제를 놓고 중국이 반대의 뜻을 표명하고 있는 반면, 한·미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두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는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갖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 대통령 “북, 레드라인 넘으면 한·미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경고

    문 대통령 “북, 레드라인 넘으면 한·미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경고

    문재인 대통령이 “저는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길 바란다”면서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을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나흘만에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오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기반한 한반도 평화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한·미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의 ‘레드라인’의 의미가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수석은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한·미 정상이 합의한 평화적 방식의 해결, 대화라는 부분에 대해 계속 도발로 맞선다면 한·미 양국도 더욱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보시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고받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달 8일에 이은 두 번째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뒤에 양국 정부가 발표한 공동성명문에는 ‘한국과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으며,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음을 강조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북한은 또다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미 정상회담 이후/이지운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한·미 정상회담 이후/이지운 국제부장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대체로 잘됐다는 평가에 동의한다. 우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 갈등을 생각한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아주 성공적”(제임스 쇼프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연구원)이라는 의견에 수긍한다. 워싱턴 대사관과 외교부 등의 노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시간이 촉박했음에도 사전 정지 작업을 통해 드러난 틈새를 메우려는 노력이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백악관과 청와대가 서로의 기대를 잘 충족시켰다”(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 프로그램 수석이사)는 진단은 그래서 가능할 것이다.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남북 대화에 중점을 두지 않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 무역 불균형에 대해 날카롭게 물고 늘어지지 않았다”는 시각에서였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맞바꿀 수 없다’고 분명히 밝힌 것과 대북 대화 재개의 ‘올바른 조건’을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미 조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김연호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고도 한다. ‘이벤트’는 종종 본질을 돋보이게 한다.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는 “100점 만점”(존 박 하버드 케네디스쿨 연구원)을 받기도 했다. “한국전쟁을 기리는 시기와 맞아떨어져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많은 미국인들이 감동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귀국한 이제 전문가들은 ‘이제부터’를 강조하고 있다. 앞서 인용한 전문가들의 진단은 행간을 들여다보면 ‘급한 불, 잘 껐다’로 요약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의 위협을 확인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큰 신호밖에 없었다. 세밀하고 전략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쇼프 연구원의 주문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존 메릴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박사도 “북핵 해법에 구체적인 방향 지시가 없다”고 진단했다. “사드 반대의 중국과 사드 조기 배치의 미국 사이에서 문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잘 조정할지가 큰 숙제로 남아 있다” 고 존 박 연구원은 말했다. ‘급한 불’에 대한 시각은 서울과 워싱턴 간에 상당한 편차가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의 조언을 보면 그렇다. 존 메릴 박사는 “미국의 대북 압박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지만 한국이 동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앞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쇼프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장점과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에 가서 휴전선 등을 보고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로닌 이사는 “미국의 중국을 통한 북한 압박에 부정적인 시각이 늘고 있다. 지금이 트럼프 행정부가 문재인 정부를 필요로 하는 시기일 수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한·미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어떻게 공조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쇼프 연구원은 “북한에 억류된 3명의 미국인을 석방시키는 데 한국이 역할을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무역 불균형 문제에서 물러서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7월 3일자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본 것만으로도 ‘이제부터’의 일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답방이 빠를수록 좋다”고들 하니 참고해 보길 바란다. 사족 하나. “첫 미국 방문길에 블레어 하우스에서 3박 이상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라는 식의 홍보는 이젠 자제됐으면 한다. jj@seoul.co.kr
  • 시진핑 방러… 푸틴과 회담서 ‘사드 철회’ 압박

    시진핑 방러… 푸틴과 회담서 ‘사드 철회’ 압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취소하라고 재차 요구했다.3일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타스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역내 국가들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역내 전략균형을 훼손하며 한반도 비핵화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미 단호한 항의와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또 “사드 문제와 관련, 중국과 러시아는 여러 수준에서 긴밀한 접촉과 공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시스템의 본질과 유해성에 대해 동일한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두 나라는 사드 배치에 단호히 반대하며 관련국(한국과 미국)이 배치를 중단하고 배치 결정을 취소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의 안보 확보와 역내 전략적 균형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위기와 관련, “중국은 한반도 정세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으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및 안정 유지 기조를 견지하면서 전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위기 해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3~4일 러시아를 방문하는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사드 문제에 대한 공동보조를 천명할 계획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이번이 21번째다. 한편 중국 외교부도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의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상관없이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며 사드 배치를 결연히 반대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 남중국해서 두번째 작전… 中 “군사 도발”

    양국 갈등에 한국 폭 좁아질 우려…“시진핑 G20서 사드 압박 가능성”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커지면서 도처에서 미·중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양국 갈등의 핵심 원인이 북핵에 있는 만큼 한국의 운신 폭이 좁아질 우려도 있다. 미국 폭스뉴스는 2일(현지시간) 미 해군의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테텀’이 이날 남중국해 파라셀(시사)군도에 있는 트리톤섬 12해리 이내의 바다를 항해했다고 보도했다. 트리톤섬은 중국이 점령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대만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미국은 이 섬의 12해리 이내로 군함을 운행함으로써 트리톤섬의 중국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이 같은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시행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 이번이 두 번째다. 최근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부쩍 강화했다. 중국을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지정하는가 하면, 북한의 돈세탁 경로로 의심되는 중국 단둥은행에 대한 독자 제재를 발표하고, 대만에 미군 무기 판매 계획을 승인하는 등 중국을 압박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모두 다 중국을 통해 북한을 제재하겠다는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나온 조처들이다. 이 조처들은 중국엔 하나같이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항행의 자유’ 작전은 영토 문제를 직접 건드린 것이어서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2일 정례 브리핑이 없는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심야에 대변인 성명을 발표해 미군의 작전을 정치적·군사적 도발로 규정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시사군도는 중국의 고유 영토로 중국 정부는 1996년 시사군도의 영해 기선을 선포했다”면서 “미국의 작전은 중국 주권을 심각하게 침범했으며, 이는 엄중한 정치적·군사적 도발 행위로 중국은 미국의 관련 행위에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해 국가 주권과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과 중국의 반발은 양국 사이에 낀 한국의 활동 공간을 좁힐 우려가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 “사드 배치는 한국의 주권적 사안이며 중국이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중국 측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6일에는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한·미·일 정상들이 회담을 연다. 중국에는 일종의 포위 전략으로 읽힐 수 있다. 한 소식통은 “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다소 강하게 문 대통령을 압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文대통령 방미 성과에 인천 대북사업 기대감

    문재인 정부의 남북 대화 방침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를 표명하면서 인천시의 대북사업 재개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인천시는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북한과의 문화·체육 교류, 인도적 차원의 북한 어린이·산모 지원, 말라리아 공동방역 등을 추진해 왔으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휴업 상태다. 3일 시에 따르면 구상 중인 대표적인 대북사업으로는 내년에 1100주년을 맞는 고려 건국을 기념하는 강화·개성 간 역사 학술교류다. 시는 내년 초 개최 목표인 이 사업을 통해 고려 수도인 개성과 항몽 당시 수도였던 강화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고 양 도시가 가진 문화유적 발굴과 교류를 추진할 방침이다 스포츠 분야는 빠르면 올해 안에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가 구단주인 인천유나이티드축구단과 북한 4·25축구단, 중국팀의 3개국 축구경기가 올 하반기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유나이티드는 2005년부터 북한 축구단, 제3국과 함께 정례적으로 축구 경기를 벌여 왔으나 남북 정세에 따라 성사와 불발을 거듭하며 불안정하게 진행됐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 개최 일정이 합의돼 전지훈련까지 마쳤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갑자기 취소됐다. 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계기로 그동안 주로 중국에서 열렸던 경기를 남한이나 북한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또 계양구 양궁단과 경기도 양궁단, 북한·중국 양궁단 등 3개국 4개 팀이 참가하는 양궁 교류를 내년 개최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인천∼개성공단∼해주를 잇는 서해평화협력벨트 조성과 인천시가 장기적 과제로 설정해 온 영종도∼강화도∼개풍∼해주 간 연결도로 조성이 궤를 같이하며 추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사업 현실화 가능성이 탄력을 받게 된 만큼 정부와 인천시 간의 정책 방향이 같은 교류사업은 빠른 시일 내에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조명균號 통일부 “이산상봉 최대한 빨리”

    조명균號 통일부 “이산상봉 최대한 빨리”

    조명균 신임 통일부 장관은 3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관련,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급성”이라며 최대한 빨리 상봉 행사를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조 장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직후 서울 종로구 통일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 자신도 이산가족인데 (이산가족을) 뵙게 될 때마다 시간적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강하게 느낀다”면서 “8·15(광복절)가 아니라도 당장 되면 제일 좋겠고 최대한 빨리 풀어 나가는 쪽으로 구체적인 조치가 이뤄졌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런 방향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우리 정부의 남북 관계 복원 노력에 북한이 호응하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강구해 나가겠다”면서 “중요한 것은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길게 보고 긴 호흡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기본적으로 진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조치의 성격 등을 볼 때 단순히 법적인 제도나 규정으로 따지는 것을 넘어선 국가의 책임성 측면에서 이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해 추가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무에 착수한 조 장관은 별도의 취임식을 여는 대신 사무실을 직접 돌며 직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으며 취임사는 이메일로 발송했다. 조 장관은 취임사에서 “한반도와 남북 관계 상황은 지난 9년 동안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의 변화를 겪어 왔다”며 “지금의 남북 관계는 마치 깜깜한 동굴 속에 얼마나 깊은지 동서남북도 모르고 갇혀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는 데 중요한 것은 일관성과 인내, 희망일 것”이라면서 “과거 북한과 회담을 하러 배를 타고 금강산에 가면서 큰 배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마치 정박해 있는 것 같지만 어느새 망망대해에 나와 있는 것처럼 남북 관계도 북한도 이렇게 변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2000년과 2007년 1·2차 남북정상회담의 핵심 실무를 이끌었다. 또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경의선 철도 연결 등 교류·협력 사업에도 관여한 남북 관계 전문가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주도권을 확인한 가운데 조 장관은 전 정부에서 끊어진 각종 남북 채널의 복원에서부터 2015년 10월 이후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등 어느 하나 쉽지 않은 현안을 풀어 나가야 한다. 하지만 북한이 인도적 지원을 위한 방북 승인마저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화 재개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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