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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대북특사 여부 주목…“트럼프와 조만간 北방남 결과 통화” 관측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공식 요청하면서 향후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여건 마련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 등 국제사회에 설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여러 가지 다양한 방안에 대한 검토가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서 있을 수 있다”면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한·미 간에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 국가를 상대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13일과 14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와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를 각각 면담한다. 관건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장 평화 공세’로 규정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른 시일 내에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과는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남북관계와 관련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한·미 정상 간 통화는 아직 계획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대북 특사 추진 가능성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아직 대북 특사 문제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북·미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대북 특사 파견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여권 내에서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특사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대화보다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향후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靑, 한ㆍ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검토

    WP “펜스 ‘北 원하면 대화’ 시사”中, 평창서 北김영남과 접촉 확인조선신보 “대화 중 핵실험 없을 것” 남북 정상회담의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국 정부가 미국에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제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2일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려면 미국과 협의해야 하고, 미국이 움직이려면 북·미 사이에 소통이 있어야 한다”면서 “선(先) 북·미 대화, 후(後) 군사훈련 논의 순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 소통이 우선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으나, 이는 청와대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 차례 연기한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해 시행하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북한도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온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 북측이 핵실험이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타당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핵·미사일 도발 중단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평창올림픽 이후 대화가 탄력받을 수 있다. 대북 강경 노선을 걷던 미국이 전향적 자세를 보이면서 북·미 대화도 진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한 기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는 등 중국 측 움직임도 활발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만이 남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은 아니다”라면서 “전제조건은 만나서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미·대북 ‘특사 외교’를 가동할 수도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대미 특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커버스토리] 추진력甲 ‘오! 주님’·사감 같은 ‘원따로’… 옛 수장들의 청사별곡

    [커버스토리] 추진력甲 ‘오! 주님’·사감 같은 ‘원따로’… 옛 수장들의 청사별곡

    ‘기름장어, 주님, 세균맨, 최틀러, 호호아줌마….’ 정부부처 역대 장관들의 업무 처리 방식과 얽힌 별명들이다. 그만큼 사연도 가지가지다.# 일할 땐 화끈 성품은 훈훈한 반전 캐릭터도 유엔사무총장을 역임한 반기문 전 외교부 장관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그의 유명한 별명인 ‘기름장어’는 기자들의 까다로운 질문을 잘 피해간다는 뜻에서 지어졌다. 그는 이 별명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때 이 별명이 붙은 이유에 대해 “어려운 일을 매끄럽게 잘 풀어나가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측으로부터 ‘군인보다 더 군인 같다’는 의미로 ‘커널(colonel·대령) 송’이라는 별명을 얻은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직원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관 중 한 명으로 꼽는다. 북미국장 등을 역임하며 한·미 협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기개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전 장관은 임기 중 외무고시가 아닌 공채로 직원 200명을 늘리는 등 외교부 조직 강화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박근혜 정부 임기 5년을 함께할 장관이라며 ‘오병세’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국정 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사점오(4.5년)병세’라고 불리기도 했다. 업무는 연설문 자구 수정까지 일일이 지시할 정도로 완벽주의자에 가까웠다고 한다. 자연스레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윤 전 장관이 주재하는 간부회의가 워낙 긴 시간 동안 진행되다 보니 ‘콘클라베’(만장일치된 의견이 나올 때까지 끝나지 않는 가톨릭 추기경들의 교황 선출회의)로 불리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전직 장차관 중에서는 주형환 전 장관의 별명이 가장 유명하다. 주 전 장관은 ‘주님’으로 불렸다. 주 전 장관은 공직사회 내에서 추진력 있게 정책을 밀고 나가고 업무를 끈질기게 챙기기로는 첫손에 꼽힌다. 특히 직원들의 보고서가 수준 미달이면 따끔하게 질책했다. 한 산업부 직원은 “주 전 장관 밑에서 일하면 본인의 종교와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오! 주님’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는 뜻”이라면서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그만큼 일을 더 배울 수 있었고 주 전 장관의 추진력 때문에 타 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쟁점이 쉽게 해결될 때도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의장인 정세균 전 산자부 장관의 별명은 ‘세균맨’이었다. 이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경우인데 평소 온화하고 친근한 성품에 걸맞게 만화 캐릭터 별명으로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 ‘최틀러’로 불렸다. 하지만 부처 내에서는 직원들을 따뜻하게 대해 최 전 장관을 따르는 직원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김금래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호호아줌마’라는 별명답게 직원들은 물론 민원인과도 격의 없이 항상 웃으면서 대화했다고 한다. 여가부 관계자는 “실수를 해도 화내시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면서 “수십년 동안 여성운동을 해오셨던 분답게 현장을 중시했다”고 평가했다. 원세훈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원따로’라는 별명이 있었다. 직원들과 거리감이 있었던 것으로 읽힌다. 행안부 관계자는 “직원들의 행동 하나하나까지 시시콜콜하게 지시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심지어 직원들 사이에서는 내부 유선전화도 도청할지 모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해수부 장관 시절 ‘호기심왕 ’ 특별한 별명은 없지만 직원들의 신망을 받는 경우도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0년 8월부터 2001년 3월까지 짧은 기간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았지만 직원들에게 가장 좋았던 장관으로 꼽힌다. 노 전 대통령은 호기심이 많았고 직원들과 격의 없이 토론을 즐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출신 지역이나 대학에 편견을 갖지 않고 일을 잘하는 직원을 인정해줬다고 한다. 홍석우 전 지경부 장관은 직원들 사기 진작에 가장 노력한 장관으로 알려졌다. 홍 전 장관은 우수 부서 포상제도를 도입하고 ‘일 버리기 운동’을 벌이는 등 야근을 없애는 근무 혁신을 추진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일처리를 빈틈없이 잘해 부처 예산을 기존보다 2배나 증액해 직원들이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유 전 장관은 토론에 능해 국무회의에서도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도 참석자들을 쉽게 설득시켰다고 한다”고 전했다. 평소 자상하지만 업무 스타일은 꼼꼼했던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은 숫자에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 보고가 있을 때는 밤새 공부해 자료에 나오는 숫자들을 다 외우고 갔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채필 전 고용부 장관은 꼼꼼한 업무 스타일과 함께 사무관보다도 세세하게 업무를 파악하고 있어 진땀을 흘린 부하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전해진다. 권오승 공정위 전 위원장은 업무보고 시 가장 껄끄러웠던 위원장으로 회자된다. 교수 출신인 권 전 위원장은 소신이 강한 탓에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는 평가다. 신국환 전 산자부 장관은 악필로 유명했다. 직원들에게 지시사항을 적어주면 이를 해석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남북 정상회담, 核 성의 있는 조치가 먼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예상대로 ‘3차 남북 정상회담’ 카드를 내밀었다. 성사되면 11년 만의 회담이고 남북 관계 개선의 발판이 마련된다.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비핵화 입구가 될 수 있다. 환영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남북 대화에 부정적이던 북한은 1월 1일 김정은 신년사를 계기로 대남 평화공세로 돌아섰다.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공언하고 대규모 예술단, 응원단을 파견했다. 김정은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행정 수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특사와 대표로 파견됐다. 김정은 제안의 배경은 여러 갈래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시시각각 조여 오는 대북 제재를 완화해 숨통을 트겠다는 측면이다. 대북 제재는 응원단을 태운 만경봉 92호의 남한 입경, 최휘 국가체육위원장의 방남 등에서 완화의 싹을 보였다. 남한을 고리로 국제사회의 제재 균열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굳센 공조를 재확인했다. 김정은 계산처럼 남북 대화 진전이 제재 완화를 보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속셈이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다. 또한 북한 예술단, 응원단을 보는 남쪽 국민들의 냉정한 태도를 잘 봤을 것이다. 제재 완화 술책을 부리거나 평창 참가 청구서를 들이밀다가는 남한 국민의 동의조차 얻기 어렵다. 2000년, 2007년 1, 2차 남북 정상회담 때와는 다르다.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에 핵·미사일의 고도화란 잘못된 길을 걸어온 북한이다. 미국의 대북 불신처럼 남한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불신감이 퍼져 있다. 무조건적인 ‘우리 민족끼리’가 통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4월이면 한·미 군사훈련이 재개된다. 북한은 대북 공격 연습이라며 중단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이 줄어들지 않는 한 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하긴 어렵다.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길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문 대통령이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는 언급도 북한이 만들 ‘여건’을 뜻한다. 우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목표는 비핵화다.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 없다고 공언하는 김정은이지만 핵을 가지려다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고 구체화돼 있다. 펜스 부통령이 김영남 위원장과 동석할 예정이었던 8일의 리셉션장에서 악수조차 하지 않고 조기 퇴장한 것은 미국의 강경한 대북 입장을 드러낸 행동이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한반도 운전자론에 너무 집착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려다 미국과의 공조에 균열을 일으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고 한 걸음씩 전진해야 한다. 거듭 촉구하지만 북한은 최소한 핵·미사일 발사 동결에 버금가는 조치를 국제사회에 선언하지 않고서는 남북 정상회담에 이르는 길을 열기 어렵다는 점, 되새기기 바란다.
  • 한국, 작년 미국산 수입 역대 최고

    지난해 미국의 대한(對韓) 수출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주요 교역국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 대해 우리 통상 당국이 FTA 개정 협상에서 반박할 근거가 될 전망이다. 11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2017년 국가별 상품 교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우리나라에 482억 7700만 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출하고 711억 6400만 달러를 수입했다. 미국의 대한 상품 무역적자는 228억 8700만 달러로 2016년(275억 7200만 달러)보다 17.0% 줄었다. 무역적자 감소 이유는 미국의 대한 수출이 반도체 장비와 액화천연가스(LPG), 육류 등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14.1% 증가한 반면 수입은 1.8% 늘어나는 데 그쳐서다. 미국의 한·미 관계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도 “2017년 미국의 전 세계 상품 무역적자가 늘었지만, 한국과의 교역 추세는 반대 방향으로 갔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의 전체 상품 무역적자는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 상위 15개국 중 한국을 비롯한 5개국의 무역적자는 전년 대비 줄었다. 특히 한국은 적자 감소 비율과 금액 모두 가장 컸다.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2016년 교역국 중에서는 일곱 번째로 많았지만, 2017년에는 아홉 번째로 순위가 내려갔다. 반면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기록한 적자는 2017년 3752억 2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멕시코와의 무역적자는 10.4% 늘었고 캐나다와의 무역적자는 60.5%나 급증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韓 문화ㆍ유통 공략…中 금융ㆍ통신 눈독

    韓 문화ㆍ유통 공략…中 금융ㆍ통신 눈독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 등을 필두로 한국의 금융시장을 노린다. 최근 기술 수준이 급성장한 이동통신과 핀테크(금융+IT) 분야도 알리바바 등을 중심으로 한국 시장 진출을 꾀한다. 우리 측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침체된 ‘한류’(韓流) 열풍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중국 측에 영화·드라마·공연 등 문화 시장 개방을 집중 요구할 계획이다.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이 개시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측은 문화와 유통, 관광, 운송 등을 주력 협상 부문으로 삼을 계획”이라면서 “중국 측은 금융시장 개방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통신 분야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 통상당국은 2015년 12월 FTA를 발효하면서 2년 뒤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을 열기로 했다. 시장을 다 열되 서비스 품목별로 예외적인 시장제한 조치를 채택하는 ‘네거티브 방식’이다. 양국이 분야별로 자국 산업 보호와 상대국 시장 진출 효과를 놓고 복잡한 손익계산을 해야 하기에 한 치의 양보 없는 두뇌 싸움이 예상된다. 중국 측은 양국 FTA 협상을 계기로 한국의 금융·통신시장 진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교두보를 확보한 뒤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이려는 전략이다. 중국 금융사들이 한국에 바로 지점을 열거나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차이나모바일 등이 국내 시장에 직접 뛰어들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 측은 자국 기업들의 한국 금융사 및 통신업체 지분 인수 제한을 대폭 풀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국 금융사의 합작에 제한을 둔다든지, 중국 측의 지분율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조항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 자격 요건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반면 우리 측은 빗장이 걸려 있는 한류 등 문화 분야 협상에 상당한 공을 들일 전망이다. 특히 현재 중국과 합작이 아니면 방송·상영하기 어려운 한국 드라마·영화의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외국 문화 콘텐츠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해 개방 폭을 놓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과 IT의 복합체인 핀테크 분야도 집중 협상 분야가 될 전망이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웨이신페이 등이 한국 진출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알리페이와 웨이신페이의 결제 금액은 11조 4000억 달러(약 1경 2388조 3800억원)에 이른다.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지난달부터 시작된 가운데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까지 진행되면서 통상당국은 세계 주요 2개국(G2)을 동시에 상대하게 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과의 협상은 한·미 FTA 개정 협상만큼 치열한 공방은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국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의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면담서 빠진 강경화

    면담서 빠진 강경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일정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만남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강 장관이 남북 대화 석상에 앉지는 않지만 이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공조를 얻어 내고 한·미 관계, 나아가 북·미 관계를 연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10일 청와대 오찬에 북측에서는 김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자리를 했고, 한국측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임종석 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 등이 자리를 했다. 이날 저녁 6시 만찬에도 조 장관, 천해성 통일부 차관, 이희범 평창조직위 위원장, 김기홍 평창조직위 기획사무차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 자리를 했다. 강 장관이 표면에 나서지 않은 데에는 현 상황이 남과 북이 직접 대화의 키를 쥐고 있는 만큼 청와대와 통일부, 국정원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대화는 통일부 장관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외교부는 남북 관계에 대해 국제 공조를 얻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업무가 다른 만큼 특별히 배석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북측의 비핵화 문제를 거론할 때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강 장관은 남북 간 직접 접촉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외국 인사들을 만나 지지를 요청하는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과 만찬 회담을 갖고, 올림픽과 양국 간 협력, 한반도·지역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르드리앙 장관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한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남북 대화 모멘텀이 북·미 대화 등 향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화로 이어지도록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中 “남북 노력이 이룬 성과” 日 “북, 핵개발 시간 벌기용”

    中 “남북 노력이 이룬 성과” 日 “북, 핵개발 시간 벌기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양 방문 초청 등과 관련,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관영매체들은 남북이 노력해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본은 북한이 핵 개발을 위한 시간을 벌고, 대북 압박에 대한 한·미·일 공조 등을 흔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핵 포기 없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방북과 대화 재개를 사실상 반대했다.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1일 “평창올림픽 남북 공동참가는 남북이 서로를 향해 다가가서 얻은 성과”라며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남북 간에 대승적 차원의 합의가 필요하고 관련국들의 협조와 지지도 끌어내야만 한다”고 보도했다.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도 지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증대를 논의했다. 신화통신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압박’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남북 긴장을 완화하고 변화의 기회를 만들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북한의 핵이 한·미 군사훈련과 무관하며 북이 핵을 포기해야만 북·미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인데 이런 관점에서 문 대통령의 다음 과제는 워싱턴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군사훈련 축소는 정치적으로 위험 부담이 크지만, 문 대통령만이 한반도 핵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은 ‘비핵화 우선’을 내세우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평양을 가서는 안 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외무성 간부 말을 인용, “북한이 비핵화로 가는 구체적인 행동을 표시하지 않았는데도 문 대통령이 방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도 전날 밤 기자단에 문 대통령의 방북 여부에 우려와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과거 일본도, 한국도 북한의 융화적인 정책에 편승했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했다”고 지적하면서 “그에 대한 반성을 한국도 충분히 인식해 확실히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 “韓과 긴밀히 연락” “한반도 긴장 완화 기여”

    미국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공식 초청한 데 대해 “우리는 북한에 대한 통일된 대응에 관해 한국 측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최대한 말을 아꼈다. 이는 북한의 평양 초대로 ‘최대 압박 전략’에 대한 한·미 공조 차질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공군 2호기) 안에서 수행 기자들에게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외교적으로 북한을 계속 고립시킬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은 빛 샐 틈이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일제히 김 위원장의 문 대통령 ‘평양 초대’를 긴급 뉴스로 전하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지난 1년여간 높아진 남북 간의 긴장이 크게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고 USA투데이는 남북대화의 폭을 넓히고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설득해 온 문 대통령의 승리”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평양 초대가) 소원해진 이웃 간에 빠르게 관계를 회복하는 징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들 언론은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남북 정상회담의 열쇠는 남북이 아니라 ‘미국 설득’에 있다”면서 “북한이 핵 포기의 명확한 신호를 보내지 않는 한 (미국이) 남북 정상회담을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평양 초대가)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군사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벌려 놓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그(문 대통령)는 김대중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신봉했던 햇볕정책의 정치적 후계자”라면서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올림픽을 북한과의 긴장 완화 발판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방한 기간 중 북한을 신랄하게 비판한 것을 소개하면서 “이는 대북 해법에서 한·미의 간극을 노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평양 초대가) 한국 정부에 진퇴양난을 선사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초대를) 받아들이고 미국과 갈등 위험을 각오하든지, (북한의 초대를) 거부하면서 미국과 함께 최대의 압박으로 한반도 긴장 완화로 갈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USA투데이는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긴장을 현저하게 완화할지 확실하지 않다”면서 “과거 열렸던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행태에 어떠한 중요한 변화도 낳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대부분은 북한의 ‘문 대통령 평양 초대’가 북·미 관계의 변화를 불러오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북한이 한국에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겠지만, 문 대통령은 독단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면서 “분노한 북한의 도발이 이어진다면, 한반도의 긴장은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바란다면 남북 정상회담뿐 아니라 비핵화를 수용하고 북·미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닝 연구원은 “북한 김 위원장이 ‘비핵화 북·미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번 초청이 한·미 동맹의 이간질 전략이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평화 제스처 ’ 취한 北… 남북 관계 개선 동력으로 美설득 의도

    ‘평화 제스처 ’ 취한 北… 남북 관계 개선 동력으로 美설득 의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1월 1일 신년사 이후 남북 관계가 ‘속도전’으로 개선되고 있다. 북측의 노림수에 관심이 집중된다.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11일자 1면에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비롯한 고위급 대표단이 전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하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를 함께 관람한 소식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이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북측 대표단의 방문이 남북 관계 개선과 조선반도(한반도) 평화를 위한 불씨로 되었다고 하면서 오늘의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김정은 위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하였다”면서 “김여정 동지가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문 대통령에게 보내시는 친서를 정중히 전달하였으며 최고 영도자 동지의 뜻을 구두로 전하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신문은 구두 메시지의 내용이 ‘남북 정상회담’이라고는 명확히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님께서 이번 올림픽에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참가하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 주시고 친서와 구두인사까지 보내 주신 데 대하여 깊은 사의를 표하고 자신의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해드릴 것을 부탁하였다”면서 “친서 전달이 끝난 다음 우리 대표단은 북남관계 개선 문제와 관련하여 남측과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배석한 남북 고위 당국자들의 이름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오찬이 진행된 뒤 문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고위급 대표단 전원과 함께 사진을 찍었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은 청와대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백두혈통’ 특사를 보내 ‘남북 정상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하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 지난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평화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측해 온 만큼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을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분석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북한은 핵무력을 완성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남북 정상회담 카드를 통해 서울을 자기편으로 견인해서 남북 관계라는 동력으로 미국을 설득해 내겠다는 의도”라면서 “북한이 원하는 핵보유국을 전제로 한 북·미 협상에 나서는 데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호재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측으로서는 남북 관계 개선으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미국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와 비핵화 대화를 거부하는 북한을 어떻게 대화로 견인할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아베 총리 “예정대로” 文대통령 “내정 간섭”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9일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실시 문제를 놓고 충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내정 간섭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10일 청와대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한·미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지난달 4일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이후로 연기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제3국인 일본 총리가 직접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말씀은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될 때까지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하지 말라는 말로 이해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의 주권 문제고 내정에 관한 문제”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올림픽 이후 한국 정부가 훈련을 재연기할 가능성에 선을 그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 북한이 한국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중지나 규모 축소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남북 대화는 평가하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의 ‘미소 외교’에 눈을 빼앗겨선 안 된다”며 남북 화해 무드를 견제했다.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하며 한·미·일이 연대해 대북 압박 노선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한창이던 지난해 급격히 상승했다. 지금처럼 남북 대화무드가 지속된다면 일본 정부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로서는 속이 타는 형국이다. 한편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4월 1일로 예상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카드, 북ㆍ미대화 열쇠…북측에 도발 억지 위험관리 나서야”

    “남북정상회담 카드, 북ㆍ미대화 열쇠…북측에 도발 억지 위험관리 나서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회담을 요청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회담 성사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북측 비핵화를 두고 북·미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당장은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남북 정상회담 추진이 북·미 대화를 여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달부터 숨가쁘게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고 미국 측에 제재 예외 조치 등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면, 이제부터는 미국 대신 북측에 도발을 억지하도록 위험 관리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4월과 7~9월은 연례적으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던 양대 위기 시즌이다. 한·미 정상이 평창올림픽·패럴림픽 기간 이후로 미룬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4월 1일부터 2개월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하루 전에는 북한 핵미사일 운용부대 전략군 창설기념일(전략군절)이 있고, 8월에는 한·미 을지프리엄가디언(UFG·을지연습) 등이 예정돼 있다. 9월 9일은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이다. 홍 실장은 “북한이 일정 기간 도발을 하지 않도록 9월까지 조율할 경우 남북 대화가 자연스레 북·미 대화로 연결될 것”이라며 “4월 위기는 남북 고위급회담이나 특사 파견으로 대비하고, 7~9월 위기에 대처하려면 남북 정상회담이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일이나 광복절에 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60일 조건’ 등 북측이 일정 기간 도발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있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올해 상반기 중 회담은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달 10일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언급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남북)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면서도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결국 한국·북한·미국이 북핵 문제 개선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 때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남북은 정상회담을 되도록 빨리 열고 싶겠지만 북핵 문제와 남북 관계 개선이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한다”며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정상회담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남북 관계가 호전될 때 돌발적 국면에 대비하자는 제언도 나왔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올림픽까지 오는 과정에서 (제재 해제 요청 등) 미국의 기분이 상할 만한 상황이 있었던 만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다시 연기하자고 미국 측에 요청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될 수 있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남북 대화에 적극적이던 북한이 남측의 성의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갑자기 대화를 거부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더라도 미국은 새 제재로 압박 수준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최대한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미국의 대북 기조 중에 ‘개입’은 사라지고 군사적 압박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어느 정도 조정했을 때 북한의 도발과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을지를 계산할 때”라고 제언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뉴스 분석] 남북정상회담 가시화… ‘북ㆍ미 해빙’에 달렸다

    [뉴스 분석] 남북정상회담 가시화… ‘북ㆍ미 해빙’에 달렸다

    북한이 주사위를 던졌다.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지만, 옥죄는 대북 제재 속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던진 승부수는 남북 정상회담이었다. 비밀접촉을 통해 조율됐던 2000년, 2007년과 달리 김 위원장이 지난 10일 ‘특사’로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보내 친서와 구두메시지를 통해 공개 제안했다는 점이 과거와 큰 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내 대북 강경파가 여차하면 군사옵션까지 쓸 것처럼 목소리를 키우는 상황에서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카드를 내민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일단 한 호흡을 멈췄다.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했다. 정상회담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핵 문제 진전이 전제돼야 하고 ‘비핵화’는 북·미 대화를 통해서만 풀 수 있다. 남북 관계가 급물살을 타는 상황조차 마땅치 않아하는 미국을 감안해 보폭을 맞추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비핵화는 빈틈 없는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때만 가능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신년기자회견에서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 정상회담에 응할 것”이라면서도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이 한결같이 밝히는 ‘여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남북 관계 복원만으로는 결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서 “결국 북·미 대화와 함께 두 개의 축으로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북측에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을 밝힌 셈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사전 리셉션에서 ‘외교 결례’ 논란에도 불구하고 5분 만에 자리를 뜬 사건을 직시하며 북·미 대화에 미온적인 백악관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가 무릎을 맞대도록 설득하는 건 한국 정부의 몫이다. 미국은 북한이 적어도 핵 포기를 전제로 한 핵 프로그램 동결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대화의 입구’에도 얼씬대지 않을 게 분명하다. 핵무력 완성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체제 안정을 담보하려는 북한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핵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게 북한의 일관된 입장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도 고심스러운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접견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측도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민감한 의제가 오르내릴 경우 첫술도 뜨기 전에 판이 깨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북·미 간 대화의 전제조건을 좁혀 가며 신뢰를 쌓아 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현실화하려는 문 대통령은 대북 특사 파견, 주변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견인하고 미국을 설득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 관리도 중요하다. 4월에 재개될 한·미 연합군사훈련, 7~9월 핵미사일 운용부대 전략군 창설기념일 및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때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움직여야 한다. 일각에서 정상회담 시기로 6·15(1차 남북 정상회담) 18주년이나 광복절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상회담은 상징성보다 의미 있는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의 여건이 필요하다”며 “빨라도 연말 정도는 돼야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기 후반에는 추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회담을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아베 “한미훈련 예정대로” vs 문 대통령 “우리의 주권이자 내정문제”

    아베 “한미훈련 예정대로” vs 문 대통령 “우리의 주권이자 내정문제”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 “우리의 주권이자 내정에 관한 문제다.”(문재인 대통령) 지난 9일 강원 용평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사뭇 냉랭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12·28위안부 합의에 대한 이견으로 어느 정도 예상은 됐었지만, 한·미연합훈련 연기에 대해 아베 총리가 ‘선을 넘으면서’ 충돌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한미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10일 밝혔다. 아베 총리는 “평창올림픽 이후가 고비이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지한 의사와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말씀은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될 때까지 한미군사훈련을 연기하지 말라는 말로 이해한다”면서도 “한·미군사훈련을 연기하지 말라는 것은 우리의 주권 문제이고 내정에 관한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총리께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평화의 성화 평창에 타오르다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 평화의 성화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지구촌 최대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이 어제 오후 8시 성황리에 개회식을 갖고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하나 된 열정’이라는 슬로건 아래 평창에 모인 92개국 2920명의 선수들은 이념과 종교, 인종을 넘어 하나가 돼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역대 최대라는 규모만큼이나 풍성한 기록과 감동의 스포츠 드라마를 펼칠 것을 약속했다. 어제 개회식은 세계 각국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하는 한국의 종소리가 세상을 얼음으로 바꾸면서 시작됐다. 강원도에 사는 다섯 어린이가 과거와 미래를 탐험하며 평화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한 편의 ‘겨울동화’처럼 환상적으로 풀어냈다. 3000여명이 110분 동안 펼친 개회식은 전 세계 25억 TV 시청자들이 함께했다고 한다. 개회식 리셉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자리에 있기 어려웠을 분들도 있다”면서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세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며 평화를 강조했다. 개회식에는 16개국 정상급 외빈이 참석했다. 특히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참석해 명실상부한 평화 올림픽, 평창을 세계에 알렸다. 한국 선수들은 북한 선수들과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맨 마지막으로 입장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선사했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남북이 공동 입장한 것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10번째이며 2007년 창춘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이다. 남북의 선수가 공동기수로 나서고 단일팀으로 선전하는 모습은 북핵으로 고조된 한반도 위기를 잠시 잊고 스포츠의 정신으로 하나 된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그 어떠한 성명보다도 세계에 남북한 평화 공존의 중요성을 각인시킨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개회식 못지않게 북핵 외교전에 이목이 집중된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회식 리셉션장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 북한, 중국 등 러시아를 뺀 6자회담 당사국이 함께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의례적인 자리로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가지는 못했겠지만 최고위급 인사들이 직접 대면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특히 북한의 김여정이 오늘 오찬에서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지, 미국 CNN방송 보도처럼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할지 등은 초미의 관심사다. 문 대통령 ‘평양 초청 카드’가 한·미 양국을 이간질하려는 의도라는 우려가 있는 만큼 평창 이후 한·미 공조에 흔들림이 없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외교전은 외교전이고, 평창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다. 땀 흘리며 준비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평창을 승자와 패자가 함께 어울리는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자.
  • [서울광장] 평화의 불씨, 들불로 번져야/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평화의 불씨, 들불로 번져야/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한반도 정세의 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불과 한두 달 전만 해도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론이 현실화될 것처럼 보였던 한반도 위기 상황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평화 모드’로 급반전한 것이다. 중대한 변화의 시그널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에서 감지됐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동족의 경사”라는 우호적인 수식어까지 동원해 판이 바뀔 조짐을 드러내 보였다. 어제 평창 개막식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참석한 것은 남북관계에서 중대한 변화다. 그녀가 누군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다. 백두혈통 운운할 필요조차 없다. 북한의 실질적 권력이란 사실에 노(NO)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녀의 등장은 이번 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고자 하는 우리에게 값진 ‘선물’이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김 1부부장과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일행을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한다고 한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구두든 서찰이든 어떤 형태로든지 김 위원장의 의중을 문 대통령에게 전할 게 확실하다. 김 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사실상 ‘대리인’으로 왔다는 점에서 간접 남북정상회담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김 위원장이 창건 70돌 건군절 열병식을 내부용으로 조용히 치렀다는 사실 또한 응축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어느 해보다 요란하게 치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외신 방북 취재를 일절 허가하지 않고 중계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김일성 주석 태양절 열병식 때는 100명이 넘는 외신을 초청해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그다. 그렇다면 지금 전개되고 있는 이런 흐름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차원이냐, 아니면 핵 프로그램을 완성한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적 의도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란 국제무대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해석은 엇갈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가 선택하고 가야 할 길은 한반도 평화라는 외길이다. 확실하지 않으면 의심은 들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가던 길을 멈추거나 환경을 해쳐서는 안 된다. 김여정과 열병식 카드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의 길을 내는 모멘텀이다. 길을 여는 것은 미국도 중국도 아니다.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남과 북이 공동으로 열어야 한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부터 2007년 10·4 정상선언까지 남북을 이어 줬던 맥 가운데 하나가 자주다. 남과 북이 관계를 개선하고 단절을 복원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평화의 불씨를 결코 꺼트려서는 안 된다. 상대에 대한 존중도 놓쳐서는 안 될 덕목이다. 그동안 남북 간 크고 작은 사단이 많았지만 그래도 존중정신이 고비고비마다 발현됐기에 만날 수 있었다.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공격하고 매도하는 정략적 언행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를 훼방하는 범죄행위다. 앞뒤 안 가리고 고춧가루 뿌리려고 작정했다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는가. 그러나 우리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이런 적폐는 다수의 국민으로부터 호응을 받기 어려울뿐더러 반평화적이고 반통일적이다. 외부인들 안심이 되겠는가.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란 사실 못지않게 우리에게 한·미 동맹은 훼손돼서는 안 될 가치다. 그저께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문 대통령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와 압박을 강조하며 “비핵화는 공동 목표”라고 못 박은 점은 의미심장하다. 남북을 바라보는 미국의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장애도 있고 난관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이 있어야 끝이 있는 법이다. 모쪼록 어렵게 만들어진 평화의 불씨가 평화의 들불로 번졌으면 한다. ykchoi@seoul.co.kr
  • [사설] “긴밀한 협력관계” 다짐한 한·일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선 두 정상이 ‘역사 직시’와 ‘성실 이행’이란 언급으로 시각 차이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아베 총리가 전향적 입장을 가져오길 기대한 것엔 미치지 못해 아쉽지만, 양국 정상이 무릎을 맞대고 발전적인 미래에 대해 논의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9월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에서 회담을 연 데 이어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위안부 합의에 대해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언급한 뒤 가진 첫 만남이다. 일본 측이 단 1㎜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가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 기대와 우려가 모두 컸다.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밝혔듯 역사를 직시하면서 총리와 함께 힘을 합쳐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에둘러 언급했다. ‘올해가 오부치 선언 20주년인 뜻깊은 해’라고도 했다.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1998년 한·일 공동선언에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문구를 포함했던 인사다. 위안부 합의 자체에 결함이 있는 만큼 일본이 더 전향적 자세로 문제에 임해 주기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비공개 회담에서 위안부 합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합의로 국가와 국가의 약속은 양국 간 관계의 기반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고 한다. 합의 내용보다는 형식에만 끝까지 매달리는 데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유지하고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미·일 공조 등에 대해 의견을 같이한 것은 긍정적이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통을 강조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와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 문제를 분리해 문제를 풀어 나가자는 의미로 읽힌다. 아베 총리도 “평창올림픽 성공을 도쿄올림픽 성공으로 이어 갈 수 있었으면 한다”며 협력을 다짐했다. 또 “북한 문제에 대해 한·일, 그리고 한·미·일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재확인하자”고 했다.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선 양보하지 않겠지만 두 나라가 잇따라 개최하는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북핵 문제에 협력을 공고히 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연하다.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한·일 양국의 협력과 공조는 더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 안보리, 北인물 제재 첫 면제…최휘 방남 승인

    안보리, 北인물 제재 첫 면제…최휘 방남 승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8일(현지시간) 최휘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장(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 ‘제재 면제’를 승인하면서 최 위원장은 오는 9~11일 한국에 체류할 수 있게 됐다.유엔 대북제재위의 이번 결정은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최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이 한시적으로 방남할 수 있도록 ‘제재 면제’를 요청한 우리 정부의 뜻을 받아들인 것이다. 유엔이 제재 대상자에게 이런 예외를 적용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은 “이번 면제 조치는 북한 대표단 전체에 적용된다”면서 “이로써 평창올림픽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대북제재위는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전원동의(컨센서스) 방식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이번 승인은 이사국 가운데 어느 한 곳도 제재 면제에 반대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대북제재위 측은 이날 오후 이런 승인 결과를 주유엔 한국대표부에 서한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재 면제 결정에 대해 상임이사국들은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평화 과정에 공헌할 어떠한 움직임도 환영한다”면서 대북제재위의 결정을 반겼다. 하지만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북한이 올림픽을 우리(한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질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동계올림픽 첫 전 종목 참가·컬링 예선전 생중계… 상하이에선 올림픽 홍보·응원 영상 상영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은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전 종목에 선수를 파견하는 등 평창올림픽에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회식 전날부터 중국이 출전한 컬링 예선전을 생중계했고 상하이 최고 번화가에서는 평창올림픽 응원 영상이 상영됐다. 중국 정부와 언론은 동계 올림픽이 한반도 정세 완화의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드러냈다. 한국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평창올림픽 참석을 간절히 원했지만 시 주석은 본인 대신 개회식에는 한정(韓正)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을, 폐회식에는 류옌둥(劉延東) 국무원 부총리를 참석시켜 성의를 표했다. 류 부총리는 중국 현역 여성 정치인 가운데 최고위 인사로 한·중 양국은 류 부총리의 참석 일정을 협의 중이다. 국무원 내에서 과학기술교육문화를 담당하는 류옌둥은 중국 동계올림픽 공작영도소조 부조장을 맡아 2015년 베이징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는 데 이바지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는 중국 상무위원 7명 중 한 명인 한정이 40여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데 이어 17, 18기 중앙정치국 위원을 역임한 최고위직 여성이 폐회식에 참석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여성으로 정치국 위원이 된 사람은 6명에 지나지 않는다.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은 9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상하이 난징둥루(南京東路)와 인민공원 사이 세기(世紀)광장 내 스크린 광고판 2곳에 평창을 알리고 한·중 양국선수단을 응원하는 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기광장은 상하이판 타임스퀘어와 같은 곳으로 하루 유동인구가 최대 80만명에 이른다. 상하이 한국문화원은 올림픽 개막일부터 38일 간 하루 두 차례씩 오후 2시 25분과 오후 7시 25분에 평창올림픽 홍보영상을 상영한다. 중국 유통업체 충방(崇邦)그룹도 상하이 지역 쇼핑센터의 대형 스크린 13곳에서 하루 11차례씩 평창 홍보 영상을 선보인다. 주베이징 한국문화원은 개회식 전날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다문화 사랑나눔 콘서트를 열었다. 중국 외교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드문 기회로 각계는 이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9일자에서 “북한이 8일 열병식을 소규모로 축소해 짧게 치른 것은 평양도 올림픽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자세를 보인 것”이라며 “남북 올림픽 공동 참여가 워싱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미국은 올림픽 직후 대립 국면으로 전환하려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핵 야심에 대해 완강한 미국보다는 한국이 합동 군사훈련 축소를 미국에 요구하는 등 주된 역할을 해야 한다”며 평소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쌍중단’(한·미 훈련과 북한 핵개발 동시 중단) 정책을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피겨스케이팅의 장하오(張昊·34), 프리스타일 스키의 닝친(?琴·25) 등 올림픽에 출전하는 스타들을 주목했다. 중국은 평창을 통해 동계 스포츠 열기를 조성해 4년 뒤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평창 드라마에 쏠린 눈

    평창 드라마에 쏠린 눈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하는 미국의 시선은 ‘인간 승리의 드라마’라는 올림픽의 본령과 함께 남북 및 북·미 관계에 꽂혀 있다. 차가운 바람과 눈을 뚫고 써낼 극적인 승부를 기대하는 한편 이번 올림픽에서 드러날 한국과 북한, 미국의 스포츠 외교전을 분석하고 있다.CNN은 7일(현지 시간) 평창올림픽 개막 소식을 전하며 긴박감 넘치면서 다채롭고 극적이며 흥미로운 올림픽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스캔들과 추운 날씨, 북한의 참가 등이 이번 올림픽의 관전 포인트라고 소개했다.뉴욕타임스(NYT) 역시 ‘올림픽의 서프라이즈는 추위’라는 기사에서 “지난 올림픽과 비교했을 때 평창올림픽은 정말 추운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전문가들도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이후 가장 추울 것으로 관측한다. 시카고트리뷴은 “이번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손난로’와 같은 방한용품이 지급됐다”면서 평창의 겨울 소식을 전했다. NYT는 또 ‘평창 올림픽은 북한 등의 위협으로 위험한 올림픽이 될 수도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근거 없는 두려움”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2년마다 새로운 도시들이 가장 위험한 올림픽 개최지라고 불리지만,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사람들이 평창올림픽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고 있는데 그들의 걱정이 정당한가”라고 되물었다. 미국 언론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남한 도착을 일제히 중요 기사로 타전했다. 로이터통신은 9일(한국 시간) 오후 북한 대표단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 “김여정이 한국 전쟁 이래 북한 김씨 일가 중에서 처음으로 남한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김여정이 이끄는 대표단이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긴급 뉴스로 전하면서 “이들은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하면서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김여정의 방남은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 개선을 진지하게 여기고 있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북 해법을 둘러싼 한·미의 이견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WP는 이날 칼럼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회담은 그동안 물밑에서 감지된 한·미 간 입장 차이를 공개적으로 노출했다”면서 “평창올림픽이 관여 정책의 시작이 될지, 아니면 끝이 될지를 놓고 양측이 서로 모순된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지적했다. 한류 스타를 조명한 보도도 눈에 띈다. CNN은 “K팝이 평창동계올림픽의 비밀 병기로 활약하고 있다”면서 “K팝 뮤지션들이 홍보대사로서 올림픽을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자신도 독특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설현이 멤버인 AOA가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당시 동행했던 팀”이라고 소개하면서 “AOA의 스타일과 음악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초창기 때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또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5월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면서 “저스틴 비버나 설리나 고메즈 등을 제쳤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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