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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민심의 바다 얕보지 말라/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민심의 바다 얕보지 말라/이춘규 논설위원

    민심의 바다는 넓이와 깊이를 측정하기 어렵다. 6·2지방선거 결과는 민심의 절묘한 선택이었다. 낡은 상식으로는 민심에 다가서지 못한다. 국민의 마음, 민심을 얕보다가는 큰코를 다치게 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지키기 힘든 공약으로 국민을 현혹해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끌었던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결국 집권 8개월 만에 바닥이 드러나 퇴진했다. 세상 민심은 무섭지만 현명하기도 하다. 오만을 용납하지 않지만 예방주사도 놓아준다. 누구의 독주도 허락하지 않는다. 특정 세력이 오만하면 매섭게 심판한다. 한쪽으로 기울면 균형을 잡아준다. 1997년 정권교체가 그랬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압도적 당선도 민심으로부터 멀어진 참여정부 심판이었다. 그 민심이 지방선거로 경보음을 냈다. 국민들은 냉정하다. 과거 대중매체가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엔 민심이 조작의 대상이 된다고 인식됐다. 이제 민심은 누구도 조작할 수 없다. 국민은 북풍에도, 노풍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집권세력을 무섭도록 냉철하게 평가해 성적을 매긴다. 독주하던 여당을 견제했다. 민주당을 택한 게 아니라 제1야당에 힘을 보태 여당을 견제하게 했다. 차기 대권경쟁도 적절한 균형을 잡아줬다. 지난 6·2지방선거는 ‘낡은 상식’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보여주었다. 전통적인 여론조사 기법에 의지했던 기성 언론과 제도 정치권은 바닥민심을 읽어내지 못했다. 유권자들은 이 대통령 집권 2년의 종합성적표를 토대로 정치권, 제도권 언론에 민심의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기성언론과 정치권력이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려 해도 결코 이끌려가지 않았다. 국민은 기성언론보다, 정치권보다 몇 걸음이나 앞서갔다. 상식은 진화한다. 개인이나 조직은 자신이 갖고 있는 상식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낡은 상식을 고집하면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지방선거가 입증했다. 한 대학교수는 “기성언론과 정치권은 유권자를 계몽의 대상으로만 여겼다. 낡은 상식에 안주하는 오만함의 극치였다. 오히려 국민은 투표로 이런 기득권세력을 계도했다.”고 분석했다. 여러 대학교수들을 만나 민심의 흐름에 중요한 몫을 담당하는 젊은이들의 인증 문화에 대해 들었다. 그들에 따르면 변화무쌍한 대학생들은 사생활에 대한 개념이 달라졌다. 비밀스러운 사생활은 추구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을 친구들이나 또래들로부터 인증받으려 한다. 개념 없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투표하고, 인증받으려 한 것이 위력적인 인증샷이다. 기성세대는 이러한 젊은 표심의 변화를 놓쳤다. 21세기는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20세기의 낡은 상식으로 신세대를 이끌려 한다. 여당은 신세대가 보수화한 것으로, 야당은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봤지만 둘 다 틀렸다. 달동네에서 야당이 강하다는 상식이 바뀌며 표밭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 낡은 상식에 새로움을 입히자. 진보도 보수도 낡은 상식에 매달리면 유권자의 버림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일본을 보자. 어린이 수당 등 진부한 대중영합주의로 정권을 교체했던 민주당 하토야마 총리는 초기 지지율이 70%대였다. 이후 공약의 허구성에다 우왕좌왕하던 오키나와 후텐마기지 문제, 정치자금 문제로 민심이 이탈해 10%대로 추락했다. 결국 퇴진하며 국민들에게 대등한 미·일관계 실현을 외쳤지만 민심은 냉랭했다. 55년 전 일본 총리였던 그의 할아버지 이치로도 자주외교, 자주헌법, 자주방위를 추구했지만 뜻을 못 이루고 물러났다. 일본에서처럼 잠깐 국민의 눈을 가릴 수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침묵하는 다수, 민심의 정치적 집단사고력은 놀랍다. 아무리 조종하려고 해도 안 된다. 계몽하거나 유도할 수 있다는 낡은 상식으로는 국민들의 무서운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민심의 바다를 얕보지 말라. 그것이 6·2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정치권에 보낸 준엄한 경고다. taein@seoul.co.kr
  • 日 간 내각 외교·안보 현실주의로 선회

    日 간 내각 외교·안보 현실주의로 선회

    일본의 정기국회가 16일 폐회되면서 정치권은 본격적인 참의원 선거전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야권과의 협의를 거쳐 오는 24일 참의원선거를 공시하고 다음달 11일 투·개표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17일 ‘참의원선거 메니페스트(정책공약)’를 발표하기로 했다. 공약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외교·안보정책의 변화다. 한층 미·일 동맹을 중시하고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는 중국을 경계했다. 때문에 현실주의로의 전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취임 직후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을 표방하며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한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대목이다. 간 나오토 내각의 외교·안보정책은 오키나와현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는 대미외교 복원에 초점을 뒀다. 하토야마 전 내각이 ‘긴밀하고 대등한’ 미·일 관계를 내세워 미군 후텐마 비행장을 오키나와현 밖으로 옮기려다 갈등과 혼란만 부추켜 결국 정권 위기로까지 몰렸다는 점을 감안한 셈이다. 간 총리는 15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미·일 안보 체제를 견지해 적절한 방위력의 정비에 노력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자민당 정권 때 자주 들어봄직한 답변이다. 이같은 사정을 고려, 민주당은 참의원선거 공약에서 ‘미·일 동맹의 심화’를 내세웠다. 지난해 8월30일 중의원 선거에서 공약했던 ‘대등한’ 미·일 관계는 사실상 폐기된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미·일 지위협정의 개정을 목표로 한다는 문구는 명시했다. 후텐마 문제와 관련, “미·일 정부간 합의를 따르고, 오키나와의 부담경감에 전력을 다한다.”고 적시했다. 양국 정부가 지난달 28일 오키나와현 나고시 헤노코에 대체 시설을 건설한다는 내용을 지키겠다는 내용이다. 외교·안보 공약은 아즈미 준 전 중의원 안보위원장과 호소노 고우시 간사장 대리가 주요 골격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관계를 중시하는 당내 중진 의원들이다. 중국과의 외교관계에서는 전례에 없던 항목들을 삽입하는 등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국이 상세한 설명없이 군비 확장을 진행시키고 있는 현실에 대해 ‘중국 국방 정책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중국에 제대로 말해야 할 것은 말하는 자세를 나타낸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기 수출 3 원칙의 재검토를 염두에 둔 ‘방위 장비품의 민간 전용의 추진’도 사민당이 연립정권에 계속 남아 있었으면 포함시킬 수 없는 항목이다. 무기수출 3원칙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내각이 ▲공산권 국가 ▲유엔 결의로 무기수출이 금지된 국가 ▲분쟁 당사국 등에 대한 무기수출을 불허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이란 손본 미국 “다음은 북한”

    이란에 대한 유엔 안보리 추가제재 결의안 채택이라는 난제를 해결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행보에 본격 착수했다. 10일(현지시간)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비확산 및 군축담당 특별보좌관에게 대북제재 담당조정관을 겸임토록 한 게 첫걸음이다. 아인혼 특별보좌관은 대이란 제재 조정관도 맡고 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인혼 신임 조정관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는 물론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 1718호와 1874호의 완전한 이행을 포함해 북한이 장비 또는 기술을 획득해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는 제재 노력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인혼 신임 대북제재 조정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시한 효과적인 대북제재를 위해 기존 권한과 정책들을 재검토하게 된다. 아인혼은 북한과의 협상 경험을 지닌 북핵 전문가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진행된 북·미 미사일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냈고,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 방북 때 수행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2008년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캠프에 참여했던 국무부 내 실세이기도 하다. 외교를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원칙을 강조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위반 사례들이 잇따라 보고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들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 대북 제재의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다음 주 비공개 회의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본격 논의에 착수한다. 이르면 14일 열릴 예정이라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유엔 안보리 의장인 멕시코의 클로드 헬러 대사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전체 안보리 이사국을 소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협의 과정은 매우 유익했고, 다음 주에도 논의를 계속해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천안함 사건을 조사한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이 14일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전체 이사국을 대상으로 침몰 원인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천안함 논의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안을 안보리 논의 이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안보리 의장국을 레바논이 맡기 전에 천안함 논의를 매듭짓는다는 게 한·미·일 3국의 일치된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다자협력 /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한·일·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다자협력 /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한·일·중 3국이 제주도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동아시아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3개국의 협력 및 발전의 비전과 미래상을 담은 한·일·중 협력 비전 2020을 발표하였다. 비전 2020은 3국 협력관계의 제도화, 공동번영을 위해 경제 및 환경을 포함하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 등을 2020년도까지 달성한다는 구체적 목표와 미래상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비전 채택은 3국의 공동이익과 동아시아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3개국의 역량을 보다 집중, 협력을 한 차원 높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한·일·중 공통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제주도 3국 정상회담의 핫이슈는 천안함 사태였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를 보는 일본과 중국의 시각은 판이하게 달랐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천안함 사건으로 생긴 엄중한 영향을 해소하고 긴장을 점차적으로 완화하며 특히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대북조치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하는 전략적 모호함을 견지하였다. 반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천안함사태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하고 한국의 조사결과 발표와 대응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였다. 이같은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정부의 천안함 사태에 대한 적극적 협력과 조치는 일본 민주당 정부가 추구하는 동아시아 중시 외교정책 목표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읽을 수 있다. 민주당 정부는 대미 편중외교에서 벗어나 일본 대외정책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려 하고 있다.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 및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의 위상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후텐마 기지의 오키나와현 밖 이전 문제가 무효화되면서 대등한 미·일관계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리고 하토야마 총리가 사임하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아시아 국가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일본의 정책은 여전히 큰 과제이고 간 나오토 새 총리 체제에서도 지속될 것이다. 반면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한국과의 관계, 그리고 국제적 위상을 고려해야 하는 G2 책임론 등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그러면서도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은 책임 있는 국가”라며 “국제합동조사단과 각국 반응을 중시하겠다.”고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중국은 한반도 내에서 발생하는 북한의 무력도발 등의 이슈가 남북한의 문제로 한정될 경우는 항상 북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지만, 한반도 문제가 국제화할 경우 국제사회의 여론에 편승하거나 객관적 입장에 서려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3국의 정상이 회의를 마치면서 채택한 공동언론발표문에 천안함 사태 관련 내용을 담은 것은 우리 외교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지만 한국·일본·중국의 복잡한 국가이익이 교차하는 동아시아에서, 그것도 합의하기 매우 힘든 안보문제를 의제로 삼아 한·일·중 3국이 모이는 다자회담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공통의 인식과 이해를 발표문에 담았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처가 남북한의 문제 또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주로 다루어져왔다. 그러나 한·일·중 정상회담이 정착화되고 서울에 상설사무국이 설치되는 등 다자협력이 제도화되는 단계에서 동북아 안보의 실질적 당사자인 3국이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다룬 것은 북핵문제의 6자회담 이후 안보문제의 동아시아 다자협력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한·미동맹과 함께 한·일·중 다자협력의 제도화는 한반도의 평화뿐만 아니라 한국외교의 역량을 확대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국제 제도이다.
  • 힐러리 美국무, 한국 적극적 지지 표명 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을 다녀간 지 닷새가 넘었지만, 외교가에서는 그의 기자회견 내용이 여전히 화제다. 힐러리가 지난 26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넘치도록 드러낸 한국에 대한 지지 입장이 어디에서 비롯됐느냐는 것이다. 당시 힐러리는 “북한 지도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초강경 어조로 한국 편에 섰다. 우선 9·11테러 이후 변화된 미국의 동맹관(觀)이 이번에 힐러리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는 시각이 있다. 정부 소식통은 31일 “미국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만 해도 세계 유일의 강국으로서 결정은 미국이 하고 동맹국은 돈이나 내는 존재로 인식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9·11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동맹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생각이 변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어려울 때 도움을 받으려면 동맹이 위기에 처했을 때 팔을 걷어붙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겼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힐러리가 개인적으로 한국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가 미 국무부 관리들로부터 들은 내용은 이렇다. 힐러리는 지난해 2월 국무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방한, 이화여대를 찾았다. 그때 접한 한국 여대생 특유의 발랄함에 ‘매료’됐다는 것이다. 당시 2000여명의 학생들은 연설에 나선 힐러리에게 떠나갈 듯한 환호와 함께 20여 차례나 박수세례를 퍼부어 그녀를 들뜨게 했다. 힐러리가 한·중·일 순방 과정에서 만난 3국 관료들의 스타일도 호감도에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 장관은 아랫사람이 써준 것만 앵무새처럼 읽는 데 반해 한국 장관들은 자유스러운 대화로 회담에 임해서 친숙하게 느껴졌다고 하더라.”라고 미국 관리들의 말을 전했다. 물론 개인적인 호감도와는 별개로 철저히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힐러리가 강한 지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천안함 사태를 한·미·일 3각 동맹을 다지면서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호기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빈틈없는 한·미 공조로 北 재도발 억제해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어제 한국을 방문,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 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천안함 외교에 대한 지지와 빈틈없는 한·미 공조태세를 다짐했다. 클린턴 장관은 한국의 평화와 주권을 지키는 것은 미국에도 중요하다고 천명했다. 천안함 사태 유엔 안보리 제재 때 긴밀한 협력, 연합훈련 강화, 북한의 도발 억지력에 추가적인 선택 옵션 고려 등도 밝혔다. 이처럼 빈틈없는 한·미 공조로 북한의 재도발을 억제해야 효과적이다. 우리는 클린턴 장관의 짧은 방한이 지난한 천안함 국제외교의 출발점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해 둔다. 앞으로는 천안함 사태 안보리 회부 등 험난한 외교일정이 많다. 잠시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 6월 말 한·미정상회담, 7월 말 양국 외교·국방 장관회담 등을 통해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것은 국제외교의 중심축이다. 일본과 함께 한·미·일 공조를 튼튼히 하면서 북·중·러 공조의 틀은 약화시켜야 한다.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그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와 “북한에 제대로 된 신호를 주겠다.”며 안보리 긴밀 협의를 약속했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은 천안함 관련 대북 제재에 여전히 미온적이다. 중국은 “한반도 안정이 중요하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중국 수뇌부를 두루 만나고 온 클린턴 장관도 “중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 방향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우리도 중국 설득을 포기하면 안 된다. 다양한 양자·다자 간 외교 경로를 이용해 중국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사실상 묵인하는 것은 한반도 불안을 심화시킴을 지적해 둔다. 무엇보다 모든 남북관계를 끊겠다는 북한의 적반하장식 대남 협박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남북관계 단절은 북의 이익에도 도움이 안 되고, 북한 주민 생활을 어렵게 할 뿐임을 알아야 한다. 북한은 어제도 우리가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면 사실상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터무니없는 억지다.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사태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이후 북한은 개혁·개방을 통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어야 한다.
  • [對北제재조치 이후] 요지부동 中 속셈은

    [對北제재조치 이후] 요지부동 中 속셈은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일까. 천안함 사태를 야기한 북한을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일 압박에도 “냉정·자제” 중국은 25일 베이징에서 폐막한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도 대북 제재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요청에 즉답을 피했다.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동아시아와 한반도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 동참 요청에 중국은 꿈쩍않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중국 외교부 장위(姜瑜) 대변인과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도 이틀간에 걸쳐 냉정과 절제를 강조하면서 똑같은 목소리를 냈다. 우리 측이 천안함 사태의 유엔 안보리 회부를 공식선언한 만큼 중국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결의안 거부권을 갖고 있다. 성과를 거두려면 중국을 설득하는 게 급선무다. 중국의 움직임과 관련,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25일 “중국은 한국이 제시한 조사결과를 평가하면서 이번 사태에 어떤 입장을 견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관계와 북·중 관계, 대국적 책임, 국가 이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견을 내놓을 것이라는 얘기다. ●‘결의안 거부권’ 中 설득 총력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이 이미 한국 측에 안보리에 상정하지 말아달라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보리 상정은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의미하고, 중국 입장에서는 선택을 강요받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대통령 담화를 계기로 이미 안보리 상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측이 현재 안보리 상정과 관련해 내부적인 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한국에 급파한 것이나 마 대변인이 전날 ‘옳고 그름’ ‘공정하고 객관적인 대응’ 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읽힌다. 안보리 상정이 현실화됐을 때 중국은 대북제재의 수준을 낮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북한이 유엔 제재와 추가적인 제재로 고립이 심해져 군사적으로 도발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다른 소식통은 “중국 측은 안보리 제재를 피할 수 없다면 가장 낮은 수준의 제재를 유도하고, 가급적이면 문안의 수위도 낮추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tinger@seoul.co.kr
  • 클린턴 “北제재 동참을” 다이빙궈 “분쟁유발 반대”

    클린턴 “北제재 동참을” 다이빙궈 “분쟁유발 반대”

    │베이징 박홍환특파원│24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제2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양국의 온도차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미국은 천안함 사태를 핵심 의제로 끌어올려 중국을 압박했지만 중국은 ‘로키(low key·낮은 목소리)’로 대응했다. 베이징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안보리에서 한·미·일 등의 대북 압박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이웃 국가인 중국은 천안함 사태의 추이를 크게 중시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각국이 냉정하고 절제된 태도로 유관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반응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이후 처음 나온 공식 반응이다. ●“대북제재 반드시 공조해야” 앞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막식과 이어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옮겨 진행한 전략대화에서 잇따라 대북제재 공조 필요성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역설했다. 클린턴 장관은 개막식에서 “천안함 침몰에 대해 북한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은 대북제재에 반드시 공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지금 우리는 한국의 천안함 침몰로 야기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반드시 공조해 이 도전을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립격화 시도 환영 못받아” 클린턴 장관의 ‘카운터 파트’인 중국의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북한 등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채 ‘분쟁과 갈등을 야기하는 어떤 행위에도 반대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다이 위원은 “대립을 격화시키고 전쟁을 계획하는 어떠한 시도도 오늘날 세계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같은 시도는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 측 인사들 가운데 누구로부터도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후 주석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21세기의 전면적인 중·미관계 건설을 위해 노력하자’는 제목의 치사를 통해 지역 현안 등에 대한 양국 간 협력시스템의 구축 필요성 등을 밝혔을 뿐이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이 문제가 유엔으로 넘어가 복잡한 상황이 되고, 북한의 고립이 심해져 도발하는 상황 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또다시 ‘6자회담은 더 이상 없다.’고 선언하는 상황도 중국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stinger@seoul.co.kr
  • 하토야마·힐러리 “北제재 공조”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특파원│북한의 천안함 공격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국이 대북제재 논의를 착수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1일 일본을 시작으로 1주일간 중국과 한국을 차례로 돌며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포토]천안함 ‘北소행’ 결정적 증거 힐러리 장관은 도쿄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오카다 가쓰야 외상과 연쇄 회담을 갖고 천안함 후속대책을 논의한 뒤 밤늦게 상하이에 도착했다. 하토야마 총리와 힐러리 장관은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가져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는 한국 정부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한·미·일 3국간 긴밀한 제휴가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힐러리 장관은 “도발적인 행위에는 대가가 있다.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새로운 제재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일본뿐 아니라 중국, 한국과 협의를 거쳐 대응 방침을 결정하겠다.”며 중국에도 협력을 요구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한편 미 하원은 20일(현지시간)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를 지지하고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의 초당적 결의안을 발의했다. 미 하원은 25~26일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미 정부는 한국 정부와 후속 대북 제재 조치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계속했다. jrlee@seoul.co.kr
  • 美·日 “北침략 강력 규탄” vs 中·러 “확실한 증거 있어야”

    美·日 “北침략 강력 규탄” vs 中·러 “확실한 증거 있어야”

    ■ 美-한국 전폭 지지, 日-한·미와 긴밀 공조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특파원│미국과 일본 정부는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가 공식 발표된 직후 성명을 통해 강도 높게 북한을 비난했다. 미국은 특히 이번 조사가 객관성과 과학적인 근거를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천안함 침몰 사태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해 한국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미국은 19일 오후(현지시간)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한·중·일 방문계획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공식발표 직후 미국 정부의 성명이 발표될 것임을 예고했고, 백악관 성명 내용의 수위에 관심이 쏠렸었다. 막상 발표된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성명 내용은 일반적 예상보다 강도가 높다는 반응을 낳고 있다. “북한이 이번 공격에 책임이 있다.”, “침략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등은 외교적 표현으로는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백악관 성명에 담긴 강도 높은 기조는 오바마 행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얼마나 위중한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는지, 나아가 한·미 동맹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확고하게 나타낸다.”고 말했다. 미국은 추가적인 공격 행위를 방어하기 위해 한국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천안함 사태 대응을 한국 정부가 주도하되 미국은 동맹 차원에서 양자 차원은 물론 다자 차원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 공조체제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조사결과 발표 직후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각료회의를 소집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은 한국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북한의 행동은 용인하기 어렵다.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히 비난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대응에서도 한국, 미국 등 관계국과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의 강경 태도에는 일본도 언제 북한의 공격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담겨 있다. 오카다 가쓰야 외상은 이날 참의원 외교국방위원회에서 “일본에도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 냉정하고 확실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kmkim@seoul.co.kr ■ 中-자체검증 움직임, 러-논평 없이 침묵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박성국기자│중국 정부는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주요국 대다수가 북한 소행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으나 중국만은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별도의 자체 검증을 펼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 외교부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은 20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각 국은 냉정하고 절제된 태도로 유관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해 내부적으로 자체 검증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한국과 북한의 설명과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자체 판단을 내린 뒤 한반도 정세에서의 주도권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소식통의 분석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현재 한국이 제시한 조사 결과에 대한 평가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천안함이 진짜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됐는지 파악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제시하는 관련 증거들을 기초로 자체적인 분석 작업을 벌인 뒤 필요할 경우 북한에도 설명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조사 결과에 동의하는 순간 중재 역할을 하려는 중국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질 수밖에 없고, 북측을 두둔하자니 국제사회의 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과 함께 6자회담 참가국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 러시아는 이날 일체의 공식논평 없이 침묵했다. 그러나 안드레이 네스테렌코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한 확실한 증거를 러시아는 갖고 있지 못하다.”고 말해 중국과 엇비슷한 자세를 취했다. 앞서 한국 정부가 주한 러시아 대사를 통해 조사결과를 사전 브리핑하고 북한 소행임을 단정할 증거를 제시했음에도 북 소행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것이다. 향후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한·미·일 3국보다는 중국과 행보를 같이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stinger@seoul.co.kr ■ 반총장 “깊은 관심 갖고 대처” 英 “한국과 공동대응 나설것” 佛 “살인적 폭력 즉각 중단을” NATO “명백한 국제법 위반” 20일 합동조사단의 사건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유엔과 세계 주요국들도 즉각 성명을 발표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 어뢰에 의한 침몰이라는 발표에 대해 “심각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대변인실을 통해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그동안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절제와 인내심을 가지고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을 통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진행해 온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특히 “보고서에 적시된 사실 관계는 매우 엄중하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깊은 관심을 가지고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천안함 사건으로 고귀한 생명을 잃은 군인과 유족들, 그리고 한국 정부와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조의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동조사에 전문가를 파견한 영국의 윌리엄 헤이그 신임 외교장관은 한국 정부의 조사결과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공동대응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헤이그 장관은 “(북한의) 공격행위는 국제사회에 깊은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이는 생명을 경시하고 국제사회를 무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과 국제사회 일원들은 한국 정부와 함께 공동대응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대변인 발표를 통해 한국 정부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히는 한편 북한의 어뢰 공격을 ‘무자비한 살인적 폭력’이라고 규정,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베르나르 쿠슈네르 장관은 한국과 정부 차원의 전적인 연대를 약속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무자비한 폭력 행위를 포기하고 국제 사회로 복귀해 협상 테이블에서 평화적인 대화의 장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성명을 내고 “다국적 조사단에 의해 규명된,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북한의 행동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북한에 의한 천안함 침몰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해당 지역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천안함조사 오늘 발표] 柳외교 “中때문에 머리 아프다”

    [천안함조사 오늘 발표] 柳외교 “中때문에 머리 아프다”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9일 한반도에는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6·25전쟁 60주년을 코앞에 둔 지금 한반도의 시계는 다시 6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 북한이 도발하고 남한이 응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대(對) 북·중·러’의 구도가 재현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한·미·일·중·러 대 북’의 구도로 전환시키려 하고 있지만 앞날은 불투명하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18일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조사결과를 미리 설명했으나, 장 대사는 선뜻 한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의 입장은 종래와 유사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중국의 종래 입장이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가 중요하다.”는 신중론이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도 기자들에게 “중국에 외교적인 노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중국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중국이 조사결과를 듣고서도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우리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정부 소식통은 “중국과 러시아는 일단 ‘반대’로 몸값을 올리는 스타일이어서 단시간 내에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포토] 천안함, 그날의 아픈 기억…이 어뢰가 정부는 일단 미국을 통한 압박에 기대를 걸고 있다. 24~25일 방중하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심이다. 미 국무부는 이미 클린턴이 베이징에서 천안함 관련 논의를 한다고 밝혀 중국 정부의 입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클린턴이 서울을 들르는 26일쯤 중국 정부의 기류가 감지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일 중국 외교부의 정례 브리핑에서 1차적인 입장이 드러날 수도 있다. 정부는 중국을 설득하는 것과는 별개로 미국·일본 외에 지지세력의 외연을 최대한 넓힌다는 전략도 가동하고 있다. 외교부가 이번 주부터 한국에 주재하는 거의 모든 나라 대사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결과를 미리 설명한 것은 이런 여론 조성작업의 신호탄이다. 정부 소식통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추진 외에도 각 나라와 양자적인 협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中, 김정일에 비빌 언덕 주지 말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어제 중국을 전격적으로 방문했다. 2006년 1월 이후 4년4개월 만에, 집권 후 다섯번째 방중이다. 김 위원장은 6자회담 복귀 문제를 타진하면서 경제와 안보 차원에서 중국 측 지원을 얻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안함 침몰 사건의 북한 연루설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그의 방중에 국제적인 시선이 더 쏠린다. 한·미·일의 북한 압박 구도에 맞서 북·중 연대 강화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당연히 이번 북·중 대화는 여러 모로 이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관심을 끈다. 중국은 지난달 29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세워 한·중 협력의지를 비쳤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천안함 사고와 관련, “한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데 대해 평가한다.”는 요지로 말했다. 후 주석 발언의 진정성을 담보하려면 중국 지도부는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한 사태의 심각성을 김 위원장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북한과의 회담에서는 북한의 잘못을 눈감아 주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일탈 행위는 중국이라는 비빌 언덕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은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하던 1990년대 중반을 포함, 북한이 어려울 때마다 식량이나 석유 보급기지 역할을 해 주었다. 현재 유엔의 대북 제재조치가 발동 중인데도 중국은 북한을 지원한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금강산 관광에 대해 북한이 우리 측 재산을 몰수하는 등 강경책을 취한 것도 중국이라는 언덕이 없었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김 위원장은 천안함 북한 연루설을 반신반의하는 중국에 무관계설을 강변할 것 같다. 3남 김정은이 동행했다면 권력승계를 지지받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세계 양강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국제적인 과제에 적극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다시 말해 천안함 침몰 북한 연계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 대북 제재 공조라는 국제협력에 적극 응해야 한다. 그것이 책임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지위에 걸맞은 자세다. 중국 지도자들은 김 위원장의 오판을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도 취해야 한다. 세계 지도국으로서의 품위와 격조를 지켜야 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북한을 활용만 하려 해선 중국도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이 오판해서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해지면 중국의 국익에도 득이 될 게 없음을 중국은 명심해야 한다. 중국은 김 위원장에게 비빌 언덕을 주면 안 된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책임있는 자세를 지켜보고 있다.
  • [김정일 전격 방중]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

    [김정일 전격 방중]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 북한의 김일성은 6·25 남침을 앞두고 소련과 중국을 찾아가 지원을 부탁했다. 이런 역사의 희미한 ‘흑백필름’이 지금 한반도에서 선명한 ‘컬러필름’으로 재생되고 있다. ☞[포토] 김정일 위원장 중국 다롄 도착 일촉즉발의 험악한 남북관계에서 뭔가 확실한 것을 얻어내야 하는 방중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일 중국 방문은 60여년 전 그의 아버지가 걸었던 여행길을 연상시킨다. 공개된 동선은 극구 피하는 그가 남한을 비롯한 전 세계의 눈길이 주시하는 와중에 서둘러 중국행 열차에 올라탔을 만큼 지금 한반도는 숨가쁘다. 북한이 천안함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는 정황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고, 조사 결과 발표 시기는 시시각각 임박하고 있다. 만일 한·미를 비롯한 다국적 조사단이 북한의 혐의를 입증해 낸다면, 한반도는 각국의 이해관계와 여론 등이 얽히면서 예측불허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이다. 따라서 김정일의 이번 방중은 이전의 어느 중국행보다 무게가 남다르다. 물론 지금 한반도의 역학관계는 60여년 전과 다른 면이 많다. 남북한의 국력은 크게 역전됐다. 6·25 직전 미국은 태평양 방어선(애치슨라인)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했지만, 지금 한·미관계는 “역대 최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끈끈하다. 가장 큰 변화는 한·중관계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과거 북한의 혈맹이었던 중국은 지금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강력한 우방이지만 한국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한 것이다. 좁혀서 보면, 바로 이 대목에 한반도의 장·단기적인 미래가 걸려 있다. 물론 한국 정부는 중국이 하루아침에 북한한테서 등을 돌리기 힘들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그럴 거면 아예 김정일의 방중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공들여 쌓은 중국과의 ‘우정’이 이번에 빛을 발하기를 기대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여기에 한·미·일이 똘똘 뭉쳐 중국을 압박하고 갈수록 북한으로부터 멀어지는 러시아까지 ‘포섭’하는 데 성공한다면, 의외의 ‘전과’(戰果)를 거둘 수도 있다. 마침 일각에서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애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북한의 2차 핵실험은 느닷없이 중국의 뺨을 때린 격이라는 비유도 있다(중국은 실제 이 건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에 동참했다). “자본주의로 돈맛을 알게 된 중국이 예전처럼 북한에 퍼주지 않는다.”는 말도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김정일을 만난 뒤 ‘그래도 친구는 옛 친구’라는 식으로 북한에 관성적인 편들기를 계속한다면 천안함 사건과 북핵문제 해결은 미로를 헤맬 공산이 크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영화단신]

    ●서울시와 멀티플렉스 극장 CGV가 함께 ‘한국 영화 영어자막 상영 사업’을 꾸린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게 한국 영화를 개봉 시점에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우리 영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다. 28일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CGV용산·강남·명동·구로관에서 한국 영화 주요 작품 20편을 영어 자막으로 상영한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그동안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과 만났던 특별전, 회고전 중 ‘포커스-오마쥬: 미클로슈 얀초 특별전’을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소개한다. 새달 11일부터 6일 동안 열리는 특별전에서는 혁신적인 영화 문법으로 복합적인 도덕적 문제를 성찰했던 헝가리 출신의 얀초 감독이 전성기 시절인 1960년대에 만들었던 작품 6편이 상영된다. 걸작 ‘적과 백’(1967)과 ‘칸타타’(1963), ‘마이 웨이 홈 ’(1964), ‘대결’(1969) 등이다.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하는 ‘3D 영화와 한국 영화의 미래 : 3D영화, 문제점은 없는가?’라는 주제의 한·미·일 국제 세미나가 30일 오후 4시 전주 코아호텔에서 열린다. 정재형(한국영화학회장) 동국대 교수, 마크 사베즈 싱가포르 난양대 교수, 가케오 요시다 일본 키네마준보 영화종합연구소장이 주제 발표자로 나선다. ●또 하나의 오감체험(4D) 상영관이 문을 열었다. 롯데시네마는 최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누리꿈스퀘어 내에 현실적인 입체감을 표현하는 3차원(3D) 입체영상에 오감 만족을 보탠 4D 누리꿈스퀘어관을 열었다. 인천 청학동에 8개관 1438석 규모의 연수관도 열어 롯데시네마는 모두 57개관 427개 스크린을 확보했다.
  • 여배우 연기변신 ‘국가대항전’ ①한국 대표 ‘엄정화’

    여배우 연기변신 ‘국가대항전’ ①한국 대표 ‘엄정화’

    연기자의 변신은 엄연히 무죄다. 오히려 좋은 변신은 배우가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15일 개봉하는 세 편의 영화에서 한·미·일 대표 여배우 세 명의 연기 변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베스트셀러’를 통해 스릴러에 도전하는 한국의 엄정화와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를 통해 팜므파탈로의 변신을 꾀한 일본의 나카야마 미호, 그리고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를 통해 다정하면서도 굳센 엄마로 변신한 미국의 산드라 블록이 ‘연기변신 대전’에 참여한 세 주인공들이다. ◆ 발랄한 커리어우먼에서 호러퀸으로...’베스트셀러’의 엄정화 관객들의 기억 속에 배우 엄정화는 대체로 발랄하고 자유분방한 커리어우먼으로 각인 돼 있다. ‘싱글즈’의 동미나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연희는 번듯한 직장을 갖고 있으며 연애에 있어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여성들이다. ’Mr.로빈 꼬시기’의 민준, ‘홍반장’의 혜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유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엄정화가 맡은 여성들은 외국계 M&A 회사에서 일하거나(’Mr.로빈 꼬시기’) 의사(’홍반장’,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며 늘 멋진 남성들과 연애에 빠진다. 그런 면에서 영화 ‘베스트셀러’의 희수는 ‘오로라 공주’의 순정만큼이나 엄정화의 필모그래피에서 눈에 띄는 역할이다. 극중 희수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쓰기 위해 늘 신경을 예민하게 벼른다. 소설가를 전문직 여성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그다지 발랄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로맨스도 따로 없다. 이는 엄정화가 출연한 영화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엄정화는 대부분의 영화에서 주연 배우였지만 ‘베스트셀러’에서만큼 영화를 혼자 이끌어간 적은 없었다. 대부분 상대 남자 배우와의 연기호흡이 중요했었고 감우성, 황정민, 김주혁 등은 엄정화의 좋은 파트너였다. 하지만 ‘베스트셀러’의 상대역 영준(류승룡 역)은 엄정화를 받쳐주는 역할이다.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엄정화 혼자서 이끌어 간다. 엄정화는 특히 이부분에 욕심을 냈다. 그녀 스스로 “여주인공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한다. 그리고 엄정화는 흥미로운 만큼의 무게감을 잘 이겨냈다. 엄정화는 희수로 완벽하게 변신하기 위해 체중감량에 맨발 투혼까지 불사하며 열의를 보였다.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엄정화의 연기변신은 성공적이다. ‘베스트셀러’에 함께 출연한 류승룡의 표현대로 이 영화는 엄정화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사진=서울신문NTN DB, 영화 ‘베스트셀러’ 포스터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불붙는 백령도 ‘국제 정보전’

    불붙는 백령도 ‘국제 정보전’

    천안함 침몰 사건 원인 규명 작업을 위한 국제 공조는 표면적으로는 인도주의와 군사협조의 모습을 띠고 있다. 하지만 참가국과 불참국의 면면을 보면 이 작업의 이면에 군사정보를 둘러싼 미묘한 이해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조사단 참여를 결정한 미국과 영국, 호주, 스웨덴 등 4개국은 6·25전쟁 참전국이란 점에서 우리를 돕는 게 자연스럽다. 또 이들은 각자 독자적인 잠수함 모델을 갖춘 ‘잠수함 강국’이어서 우리가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만한 나라들이다. 미국 해군은 시울프급·버지니아급 원자력 잠수함, 영국 해군은 아스튜트급·뱅가드급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한 잠수함 강대국이다. 호주는 콜린스급, 스웨덴은 고틀랜드급 독자 모델 잠수함을 보유했다. ●군함 침몰 ‘현장 공부’ 기회 하지만 이들 4개국 입장에서도 뭔가 얻는 것이 있기 때문에 선뜻 협조의사를 밝혔을 것이란 분석이 그럴듯하다. 천안함 침몰은 사고 2주가 다 되도록 원인이 미궁에 빠져 있는 사건이어서 각국이 호기심을 가질 만하다. 특히 군함 침몰이란 것이 좀처럼 잘 일어나지 않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 분야 전문가들 입장에선 ‘현장 공부’로서 이보다 좋은 기회가 없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9일 “1982년 발발한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 포클랜드 전쟁 이후 잠수함에 의한 군함 침몰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사건은 해양 전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침몰이 잠수함 공격 등 외부 충격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있는 점도 잠수함 강국인 이들의 참여욕구를 부추겼을 것이란 분석이다. 나아가 이렇게 세계적인 사건에서 전문적인 식견을 발휘한다면, 그 자체로 이름을 날리면서 앞으로 무기수출 등 군수산업 전반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 군 관계자는 “이들 4개국은 모두 자발적으로 조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말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기밀노출 우려 中·日은 배제 반면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일본이 이번 조사단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중국으로서는 혈맹인 북한군의 개입 가능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단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한국 편을 드는 것처럼 오인될 소지가 있다. 우리 입장에서도 중국과의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긴 했지만, 아직은 북·중 관계가 더 두텁다는 점에서 군사기밀이 드러날 수 있는 이번 조사작업에 중국을 끼워 주기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일본의 경우 한·미·일 3각 동맹의 한 축으로 군사적으로는 중국보다는 가까운 사이지만, 한·일 간 역사적인 대립과 독도 문제 등으로 미묘한 관계라는 점에서 우리가 모든 것을 다 드러내기에는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아이패드 부품 한·미·일 각축

    아이패드 부품 한·미·일 각축

    │도쿄 이종락특파원│미국 애플사에서 3일 시판한 새 단말기 ‘아이패드(iPAD)’의 판매가 순조롭다. 게임이나 음악, 전자서적 등을 즐길 수 있는 다기능이 인기라 매년 세계적으로 500만대가 팔릴 것으로 기대된다. iPAD에 탑재된 전자부품은 최첨단 제품에다가 부품별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타이완의 대표 전자회사들이 뜨거운 입찰 경쟁을 벌였다. 미국 조사기관인 ‘아이서프라이’가 8일 발표한 iPAD 주요 14개 부품 공급제조업체에 따르면 한국 업체들이 우위를 점했다. 액정 디스플레이를 LG디스플레이가 65달러에 공급한 것을 비롯해 메모리는 삼성전자가 29.5달러, DRAM은 삼성전자가 7.3달러에 제공하고 있다. 최근 한국 경계령을 내린 일본은 TDK의 자회사인 홍콩의 ‘안프레 테크놀로지’가 배터리를 21달러에 공급하는 데 불과했다.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터치패널은 타이완 승화과기가 30달러, 무선 랜은 미국 프로토콤이 8.05달러에 공급한다. 이번 분석결과 일본기업이 우위에 서 있던 분야에서 한국과 타이완 업체가 수주하는 강세를 보였다. iPAD와 같은 전자기기의 경우 주요 부품은 복수의 업체로부터 조달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 애플사는 플래시메모리를 삼성전자와, 소량이지만 도시바로부터도 조달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액정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주공급원이지만 세이콥앱손으로부터도 제공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 업체들이 주 공급원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에 의하면 2009년 전자부품의 세계시장규모(전망치)는 15조 2142억엔(약 182조원). 이중 일본기업이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2007년보다 3%포인트 감소하는 등 매년 한국과 타이완 업체에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jrlee@seoul.co.kr
  • 3월 극장가, 한미일 미스터리 삼국지

    3월 극장가, 한미일 미스터리 삼국지

    3월 극장가에 스릴러 바람이 불고 있다.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와 일본의 유명 감독 이누도 잇신이 만든 ‘제로 포커스’, 그리고 김철한 감독의 ‘무법자’ 등 한, 미, 일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들이 줄줄이 3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무법자’는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묻지마 살인’을 소재로 하고 있다. 강력반 형사 오정수 역으로 열연한 감우성의 연기변신이 기대되는 작품. 이 외에도 장신영, 이승민 등 출연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태원 살인사건에서 일부 모티브를 얻은 이 영화에 대해 감우성은 “사건과 관계된 법조인들에게 우선 보여줘야 할 영화”라고 말하기도 했다. 3월 18일 개봉.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데니스 루헤인의 동명소설(한국제목은 ‘살인자들의 섬’)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셔터 아일랜드’는 마틴 스콜세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재회만으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영화는 탈출이 불가능한 외딴 섬 셔터 아일랜드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거장의 안정된 연출력을 기반으로 한 완성도 높은 미스터리 스릴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월 18일 개봉. ’제로 포커스’는 이누도 잇신의 첫 미스터리 영화로 역시 유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 여성이 실종된 남편을 찾아 나서면서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에 맞닥뜨리게 되는 미스터리 드라마. 이누도 잇신은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흐린 날만 골라 촬영을 진행했다. 이 영화에는 히로스에 료코, 나카타니 미니, 키무라 타에 등 일본 최고의 여배우들이 총출동한 것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3월 25일 개봉. 사진=각 영화 포스터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미·일 최고참 투수 3인의 도전]아직 보여줄 게 남았다

    [한·미·일 최고참 투수 3인의 도전]아직 보여줄 게 남았다

    마운드에 처음 섰던 그 기억은 아직 선명하다. 벌써 30여년 전 일이다. 그저 야구가 좋아 공을 손에 쥐었다. 던지고 받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게 직업이 됐고 이제껏 이어졌다. 한국·미국·일본 공간은 다르지만 비슷한 삶들이다. 이제 이들의 소망은 “힘 다할 때까지 하나의 공이라도 더 던지는 것”이다. 세 나라 프로리그 최고참 투수 가득염-제이미 모이어-구도 기미야스 얘기다. 모두 올 시즌에도 현역으로 뛴다. ●[KBO] 42세 가득염-더 느려진 직구 장점 올해 42세다. 한화 구대성과 같다. 그러나 데뷔가 1년 빠르다. 1992년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 19번째 시즌을 맞는다. 질기고도 모질게 이어온 선수생활이다. 개인 타이틀을 딴 적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도 없다. 전성기는 1994년과 1995년이었다. 각각 8승과 7승을 기록했다. 이때는 풀타임 선발이었다. 이후로는 원포인트 구원투수로 살았다. 데뷔 15년 만에야 30승을 거뒀다. 1년에 2승 정도 거뒀다는 얘기다. 은퇴 기로에 섰던 적도 여러 번이다. 2006년 롯데는 그를 방출했다. 15년 동안 31승46패10세이브의 투수를 데려갈 팀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SK 김성근 감독이 불렀다. 꼬박 3년을 더 뛰었다. 지난 시즌 말 가득염은 다시 거취를 고민해야 했다. 팀 구성상 자신의 자리가 없었다. 그런데 SK가 한번 더 기회를 줬다. 다만 투구폼 변화를 제안했다. 그는 받아들였다. 투구폼을 앞으로 당겼다. 가뜩이나 느린 공이 더 느려졌다. 최고구속은 이제 130㎞ 중반이다. 대신 공이 지저분해졌다. 가득염은 올 시즌 여전히 SK 불펜의 일원이다. ●[MLB] 48세 제이미 모이어-노련함으로 승부 곧 50이다. 올해 48세. 올 시즌에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뛴다. 말 그대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시즌 최고구속은 132㎞. 평균구속은 130㎞가 채 안 된다. 해마다 더 느려지고 있다. 올 시즌엔 더 느려질 가능성도 있다. 대신 완급조절과 제구력, 노련미로 승부한다.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매일 고행 같은 체력훈련을 거르지 않는다. 필기와 영상을 보며 상대를 연구하는 것도 일과다. 지난 시즌에도 12승을 거뒀다. 젊은 시절 참 평범했다. 1986년 24살 때 데뷔해 30대가 될 때까지 고작 34승 거뒀다. 이후 36살이 돼서야 처음 15승 고지를 넘어섰다. 2001년에는 20승으로 특급투수가 됐다. 2년 뒤엔 21승했다. 40세 이후 그가 거둔 승수만 107승이다. 그러나 올시즌 전망은 불확실하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선발진에서 제외됐다. 플레이오프에선 단 한 경기에도 못 나왔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모이어는 매번 사람들의 예상과 반대 행보를 보여왔다. ●[NPB] 47세 구도 기미야스-29번째 시즌 47세 구도는 세이부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하게 됐다. 19살 고졸신인으로 데뷔했던 친정팀에서 선수말년을 보내게 됐다. 구도는 한국프로야구 원년이던 1982년 데뷔했다. 이제 자신의 29번째 시즌을 준비중이다. 모두가 지난 시즌 선수생활이 끝날 걸로 여겼었다. 소속팀 요코하마는 지난해 9월 구도를 방출했다. 그럴 만했다. 구도는 2008시즌 1승도 못 건졌다. 지난 시즌엔 2승2패9홀드에 방어율 6.89를 기록했다. 누구나 이제 끝이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구도는 혼자 포기하지 않았다. “요코하마에선 더 이상 못 뛰게 됐지만 어딘가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이제 젊은 시절 던졌던 150㎞ 강속구는 사라졌다. 특유의 낙차 큰 커브도 각도가 많이 줄었다. 그러나 제구력은 그럭저럭 쓸만하다. 좌완이라는 장점도 있다. 선발 한축은 못 차지해도 불펜에 자리가 날 수 있다. 구도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224승을 거뒀다. 아직 기록을 좀 더 늘릴 기회는 남아 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사설] 中 대북 100억弗 지원, 정부 긴장해야

    중국이 북한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양측이 합의했으며, 이를 계기로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어제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을 통해 북한 당국과 이같은 규모의 투자방안에 합의했고, 다음달 중국의 대형은행 2~3곳과 다국적기업 등이 북한 외자유치 창구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과 투자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외자 100억달러는 달러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액수다. 2000년대 후반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추정액이 150억달러 안팎이라는 점에서 돈벼락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유엔의 대북제재 속에 지난해 기록한 15억달러의 무역적자를 일거에 해소하는 것은 물론 극심한 식량난도 크게 덜 것으로 점쳐진다. 2012년까지 강성대국의 대문을 활짝 열겠노라고 공언하며 화폐개혁 등에 따른 주민들의 동요를 달래 온 북한 당국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6자회담 재가동이라는 청신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규모 대북지원은 우려할 대목이 적지 않다. 우선 우리 정부와 미국 등이 추진해 온 북핵 해법이 일거에 헝클어지는 게 아닌지 염려스럽다. 강력한 대북제재와 대규모 경제지원을 채찍과 당근으로 삼아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핵 폐기를 이끌어 내려던 북핵 정책의 수순은 이번 중국의 대북지원 조치로 인해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북핵 폐기를 전제로 대규모 경제지원을 약속한 한국 정부의 그랜드바겐 구상 역시 차질이 예상된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 해도 빈 곳간을 채운 터에 순순히 북핵 폐기 프로그램에 응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2012년은 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을 완성하고 농축우라늄 방식의 핵무기도 상당 수준 개발을 마칠 것으로 예상되는 해다. 북한에 있어서 남은 2년은 6자회담 틀 속에서 또다시 밀고 당기기식의 협상지연 전술을 너끈히 펼칠 수 있는 기간이다. 정부는 G2로 부상한 중국의 북핵 이니셔티브를 경계해야 한다. 북핵 문제는 풀지도 못한 채 동북아 정세가 한·미·일 대(對) 북·중의 신 대립구도로 가도록 해선 안 된다. 중국을 긴밀한 북핵 공조의 틀 속에 묶어두고, 중국의 대북투자가 북핵 폐기의 수순에 맞춰 이뤄지도록 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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