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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호 “야구는 학교 시련 겪으면서 가슴으로 하는 법 배워”

    박찬호 “야구는 학교 시련 겪으면서 가슴으로 하는 법 배워”

    그곳에는 13개의 유니폼이 걸려 있었다. 작고 낡은 공주중학교 유니폼부터 공주고, LA다저스,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까지, 그리고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때의 국가대표 유니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마지막으로 한화의 유니폼이 자리를 지켰다. 이 유니폼을 입고 한국과 미국, 일본을 누비며 19년간 한국 국민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했던 사나이가 이제 마운드에서 내려온다. 한국의 첫 메이저리거 박찬호(39·한화)가 3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진회색 양복에 오렌지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박찬호는 회견 내내 자주 말문을 잇지 못했다. 야구공을 처음 손에 쥐고 잠 못 이루던 10살 소년이 어느덧 불혹의 나이로 접어들었다. 그 30년 동안 얼마나 많은 환희와 좌절과 아픔이 그를 관통해 갔을지는 오직 본인만 알고 있을 터다. 박찬호는 할 말이 너무 많아 말을 하지 못했다.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이고 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저만큼 운이 좋은 사람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고 지난 세월을 갈음했다. 박찬호는 은퇴 계기에 대해 “1년을 계획하고 한국에 왔다. 한국 선수들과 교류하고 고국 팬들에게 공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 목표를 다 이뤘다고 생각했고 이후 할 일에 대한 분명한 계획이 있었다. 그래서 미련을 갖지 않고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박찬호는 은퇴 이후 미국에 건너가 야구 행정과 경영에 대해 배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처럼 한국도 산업 야구 쪽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때를 위해 미국에 가서 야구 행정이나 경영, 구단 운영 등에 대해 공부할 생각이다. 다음 달쯤 가족과 미국에 들어가 아이들 학교를 알아보고 미래에 대한 확고한 계획을 세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이너리그라는 어려움을 딛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124승째를 거뒀을 때가 가장 기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한국에 돌아와 1승씩 달성한 것도 기쁘다. 마지막 선발 등판(10월 3일 대전 KIA전)때 마음속으로는 팬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송진우 코치의 배려로 선발로 나서 6이닝 던진 것이 감동적인 마무리였다.”고 지난 1년간의 한국 생활에 대해 얘기한 박찬호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후배들은 노력도 많이 하고 투지도 뛰어나지만 너무 순간의 결과에 집착하는 것 같다. 목표를 길게 보고 실패와 실수를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야구에 대한 분명한 철학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박찬호는 말했다. 그렇다면 박찬호 자신의 야구 철학은 무엇이었을까? “야구는 학교다. 책으로 배우지 못한 여러 가르침을 야구를 통해 배웠다. 시련을 겪으면서 야구를 머리로 하지 않고 가슴으로 하는 법을 배웠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다. 시련과 환희를 거듭하면서 야구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日, 미얀마行 北미사일 자재 압수

    일본이 미얀마로 향하는 선박 안에서 미사일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북한제 알루미늄 합금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과 미얀마의 군사협력 지속 여부가 주목된다.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은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준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5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지난 8월 말 도쿄항에서 타이완 해운 회사가 운영하는 싱가포르 선적의 화물선 ‘완하이313’(2만 7800t)호에서 ‘DPRK’(북한)라고 새겨진 알루미늄 합금을 압수했다. 압수품은 알루미늄 합금 막대기 15개와 길이 5㎝, 지름 9㎝의 금속관 50개 등이다. 일부는 핵무기 제조용 원심분리기나 미사일을 만드는 데 쓰이는 고강도 알루미늄이었다. 이를 거래하는 것은 북한제 대량파괴 무기와 관련 물자 수출을 전면 금지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한·미·일 당국은 미얀마가 미사일을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 합금을 수입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中 시진핑 시대 도래와 우리의 선택

    중국에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시진핑 총서기는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도 이양받아 당권과 군권을 동시에 장악한 강력한 체제를 갖추고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마오쩌둥 이후 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 체제는 중국의 국력이 미국과 비교될 정도로 강대해진 상황에서 출범했지만, 안팎으로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시진핑 체제가 그런 도전에 대해 어떤 해결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중국 내부는 물론 국제사회, 특히 동북아의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시 총서기는 어제 취임 후 첫 연설을 통해 대내적으로는 민생안정을,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부흥을 강조했다. 시 총서기는 교육, 일자리, 사회보장, 의료, 주거,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공산당 내의 부패와 관료주의를 비판했다. 중국이 고도성장기를 거치며 축적된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중국의 이 같은 정책 변화가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이나 투자 등에 어떤 위기 또는 기회 요인이 될 것인가에 대해 면밀한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대외 정책과 관련해 시 총서기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의 국력이 커진 만큼 대외적으로도 그에 합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중국이 처한 대내외적인 상황으로 볼 때 기존의 한반도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러나 중국은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을 선언한 미국과 한반도 안팎에서 크고 작은 이해관계의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로서는 무엇보다 한반도에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것은 가급적 막아야 할 것이다. 한·중의 ‘현 정부’는 두 나라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관계를 의미하는가는 모호하다. 두 나라의 ‘새 정부’는 그런 모호성을 해소해줄 필요가 있다. 한국의 새 정부는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를 주도하기 위해 새로운 구상이나 제안을 서둘러서 내놓는 것보다는 남북 대화를 복원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그것이 우리가 현실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역할이다. 남북관계 개선은 한반도 안정은 물론이고 중국 그리고 미국의 관계에서 외교적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새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 ‘美·中 새 리더십과 한반도’ 주제 국가안보전략硏 국제 학술회의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소장 유성옥)는 14일 오전 9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리더십 등장과 한반도’를 주제로 국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한승주 국제정책연구원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하며, 한·미·일·중 전문가들이 참석해 향후 동북아 정세에 대해 토론한다.
  • [오바마 집권 2기] “G2 관계 큰 변화 없을 것 北급변사태 논의시작해야”

    [오바마 집권 2기] “G2 관계 큰 변화 없을 것 北급변사태 논의시작해야”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앨런 롬버그 미국 스팀슨센터 동아시아 국장은 7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향후 4년간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와 중국의 새 지도자로 내정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이끄는 미·중관계가 종전과 비슷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4년간 미·중관계는 지금보다 좋아질까, 나빠질까. -지금과 아주 비슷할 것이다. 양국 사이에 어려운 이슈가 많고, 시각차가 있지만 양국 지도부가 건설적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명확하다. 올 초 시 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양국 간 문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양측이 앞으로도 일이 되는 쪽으로 계속 노력할 것으로 본다. →동북아는 향후 4년간 지금보다 평화로워질까. -전망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북한 정권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중·일 간 분쟁과 관련해서도 양국 정부가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한·일 간 분쟁의 경우 동북아 평화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본다. 양국 정부가 비교적 덜 적대적이기 때문이다. →2010년 북한이 두 차례 대남도발을 했을 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체제의 중국은 대북 제재에 협조적이지 않았다. 만일 북한이 장래에 대남도발을 한다면 시진핑 체제의 중국은 어떻게 나올까. -중국은 지도자 개인이 아니라 나라 전체의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따라서 중국에 리더십이 새로 등장했다고 해서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을 것이다. 북한의 도발은 지역 평화와 안정이라는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것인 만큼 중국의 새 지도부도 북한에 도발을 삼가라고 압박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급진적 접근법을 구사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북한이 혼란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만약 향후 4년 내 북한에 급변사태가 오면 오바마와 시진핑은 평화적으로 협조할까. -미·중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진지한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이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미·중 양국은 북한 급변사태 시 상대방이 한반도에서 전략적 이익을 취하지 않을까 서로 걱정하는 만큼 이 문제를 미리 논의해야 한다. →센카쿠열도 분쟁이 다시 일어날 경우 오바마 행정부는 어떻게 나올까. -지금과 같을 것이다. 미국은 중·일 양측이 긴장을 낮추고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하기를 바란다. 미·일관계는 상호안보조약에 따라 보장되지만, 미·중관계 역시 아주 중요하다. →중국 전문가 중에서 미국이 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아시아 영토분쟁을 부추긴다는 주장을 하는데. -난센스다. 그런 음모론은 중국에서는 인기가 있겠지만 미국은 실제로 동아시아 군사화에는 관심이 없다. →독도 문제 등 한·일 간 갈등이 다시 표출할 경우 오바마 행정부는 어떻게 나올까. -지금과 같을 것이다. 동북아에서 미국의 주요 이익은 한·미·일 관계의 증진이기 때문에 한·일관계가 좋아지기를 바랄 것이다. 문제는 한·일의 지도자가 곧 선거를 통해 교체된다는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롬버그는 누구 20년간 美 외교 담당… 동아시아 전문가 프린스턴대 우드로윌슨 공공외교스쿨을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20년간 미국 외교관으로서 국무부 부대변인과 정책기획국 부국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국무부 일본국장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중국 분석관으로 활동하고 타이완과 홍콩 주재 미국 공관에서도 근무한 미국 내 대표적인 동아시아 전문가다. 미국외교협회 아시아 선임연구원과 해군장관 특별보좌관 등으로도 활동했다.
  • 빅3·오바마 대북대화 ‘공감’… 최악 궁합은 피할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현재 가장 우호적인 관계로 평가받는 한·미관계의 미래는 오는 12월 19일 우리 대선 결과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차기 정부의 태도에 따라 미묘한 변화가 있을 수는 있으나 어떤 후보가 집권하더라도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처럼 최악의 ‘궁합’은 피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미 관계가 그동안 최상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대북정책에 있어서 동일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겪으면서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전환해 조건 없는 대화는 지양하고 있다. 현재 세 명의 유력 대선 후보들은 모두 현 정부보다는 유연한 대북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야권 후보가 집권할 경우 포용 기조의 강화로 엇박자를 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한 오바마 2기 행정부는 2013년 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 2014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뜨거운 양자 현안을 앞두고 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오바마 행정부는 제재 속에서도 기본적으로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은 열어놓고 있는 만큼 향후 북한 김정은 체제의 태도가 중요한 변수”라면서 “미국이 한·미·일 3국 간의 안보협력 강화나 방위비 분담 등에 대해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에 경우에 따라 마찰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북핵 폐기에 실패한 만큼 대북 문제에 있어서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미국의 경제사정이 호전되지 않으면 한국이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미국이 화해협력 기조에 발을 맞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국민들이 향후 4년의 미국의 ‘전진’을 선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고 축하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이상훈 고양 원더스 코치로

    이상훈 고양 원더스 코치로

    ‘야생마’ 이상훈(41)이 독립 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투수 코치로 8년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원더스 관계자는 6일 “이상훈이 지난 5일 구단을 방문해 투수 코치로 계약했으며, 17일 제주도 전지훈련부터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코치는 최근 김성근 원더스 감독과 만나 지도자 복귀 결심을 굳혔다. 이 코치는 1993년 당시 프로야구 신인 역대 최고 계약금인 1억 8000만원에 LG 유니폼을 입었고, 국내 최고의 좌완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듬해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18승(8패)을 올리며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1995년에는 다승왕(20승 5패)을 차지했고,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1997년에는 47세이브로 구원왕에 올랐다. 1998년 주니치와 계약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고, 2000년에는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턴에 입단했다.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했다. 김 감독은 “그 정도 되는 대스타가 유니폼을 입지 않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며 “그러나 코치로서도 충분히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격동의 시대 日우경화 큰일”

    한때 일본 정치를 쥐락펴락했던 일본 국민생활제일당의 오자와 이치로(70) 대표가 정치권의 우경화를 크게 우려했다.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우익 정당들이 잇따라 창당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비중 있는 정치인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다. 오자와 대표는 29일 인터넷 포털 야후 재팬에 게재된 ‘주간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당정치의 향후 흐름과 관련, “세계적인 격동의 시대에 극단적 논의(극우)가 나오고 있어 큰일”이라면서 “갈수록 극단적 논의가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정권에서 현직 각료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부정하는 등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는 심각하다. 특히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한국, 중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우경화 흐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오자와 대표는 “일본은 2대 정당(양당) 중심의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아직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가장 큰 책임은 국회의원에게 있지만 이들을 선택한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오자와 대표는 지난 2009년 민주당 정권을 출범시킨 뒤 관료개혁, 정치주도, 아시아태평양 중시 외교, 대등한 미·일 관계 등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정권은 2년 동안 한국,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9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취임한 이후 우경화의 길을 걸어 ‘도로 자민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자와 대표는 민주당에서 소비세 인상을 추진하는 노다 총리와 대립하다가 지난 7월 자파 의원 49명을 이끌고 탈당해 반(反)증세, 탈(脫)원전을 내걸고 생애 네 번째 신당인 국민생활제일당을 창당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거포는 쉴 수 없다

    타자가 경기를 잠시 멈추고 다이아몬드를 차례로 도는 홈런은 야구의 꽃이다. 홈런은 한순간에 경기를 뒤집을 수 있고, 팬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시원한 매력이 있다. 야구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각국 거포들의 홈런왕 경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는 12일까지 27개를 날린 박병호(26·넥센)가 2위 박석민(27·삼성)을 5개 차로 따돌리며 안정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일본과 미국에서는 치열한 레이스가 한창이다.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홈런 레이스는 이대호(30·오릭스)가 최근 주춤하면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월까지 18홈런을 날린 이대호는 8~9월 3개에 그쳤고, 지난달에만 7개를 몰아친 나카무라 다케야(29·세이부)에게 선두를 내줬다. 이날까지 21홈런을 기록한 이대호는 나카무라를 1개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나카타 쇼(23·니혼햄)와 윌리 모 페냐(30·소프트뱅크)가 최근 가세하며 레이스가 더욱 치열해졌다. 나카타는 7월까지 11홈런에 불과했으나 8~9월 9개를 몰아치며 단숨에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페냐도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이대호에 1개 차로 따라붙었다. 175㎝ 단신에도 102㎏의 거구인 나카무라는 2008·2009년과 지난해 세 차례나 홈런왕을 차지한 거포다. 고교 시절 통산 최다홈런(87개) 신기록을 작성한 나카타는 차세대 슬러거로 주목 받고 있으며, 올 시즌을 앞두고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애틀에서 이적한 페냐는 일본에서 성공적인 첫해를 보내고 있다. 이대호로선 모두가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 MLB 아메리칸리그는 약물과 알코올 중독을 이겨낸 ‘풍운아’ 조시 해밀턴(31·텍사스)이 41홈런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에드윈 엔카나시온(29·토론토)과 애덤 던(33·시카고 화이트삭스)이 각각 39개와 38개로 뒤를 쫓고 있다. 해밀턴은 올해 초 술에 다시 손을 댄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겪었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2005년 MLB에 데뷔한 엔카나시온은 한 시즌 최다홈런이 26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0개를 넘길 기세다. 2004~2010년 7년 연속 38홈런 이상을 쳐낸 던은 지난 시즌 부진(11홈런)을 털고 다시 괴력을 보이고 있다. 리그 최다인 194개의 삼진을 당한 던은 타율도 .208에 불과한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이다. MLB 사상 최초로 1할대 홈런왕 출현도 점쳐진다. MLB 내셔널리그는 38홈런으로 독주하던 라이언 브론(29·밀워키)이 새로운 경쟁자를 만났다. 마이애미의 차세대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23)이 최근 5경기에서 4홈런을 치며 4개 차까지 추격해온 것. 아직 격차가 있지만, 브론이 이달 들어 2홈런에 그치는 등 주춤하고 있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레이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한·일 정상 첫 접촉…APEC서 “관계 협력”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9일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양국이 협력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양국 정상의 만남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오는 이 대통령에게 노다 총리가 다가와 말을 건네면서 4∼5분 정도 선 채로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회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우연히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한·일 軍교류 중단… 동북아 안보지형 ‘흔들’

    독도 갈등으로 한국과 일본의 군사교류가 중단되면서 동북아 한·미·일 안보협력 기조가 위기에 봉착했다.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가 최근 “한·일 간 일련의 긴장 사태는 미국 등의 우려를 초래했다.”며 한·일 양국 정부에 자제를 촉구할 정도로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한·일 간 전례 없는 외교갈등으로 동북아에서 미국의 전략, 즉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통한 중국의 포위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자위대는 3∼6일 한국 공군의 남부 전투사령관을 초청하는 지휘관 교류를 예정하고 있었으나 한국 측의 의향에 따라 중단됐다. 3일부터는 한국 해군 교육사령관의 방일도 예정돼 있었지만 취소됐다. 오는 10월 한국 해군의 제1함대 사령관이 일본을 방문해 해상자위대와 교류할 예정이지만 일정이 유동적이다. 일본 항공자위대의 고급 지휘관을 양성하는 지휘 막료 과정의 학생들은 오는 18일부터 한국을 방문해 교류 활동을 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오는 7일부터 해병대의 독도 상륙훈련 등을 포함한 독도 방어훈련을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해군 1함대사령관이 주관하는 이번 훈련에는 3200t급 한국형 구축함과 1800t급 호위함, F15K 전투기 등이 참가한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지난달 31일 서울과 도쿄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 간 회동, 안호영 외교통상부 1차관과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의 면담이 주목받는다. 한·일 간 외교 갈등을 통제 가능한 범위로 ‘관리’하겠다는 의미가 적지 않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2일 “총선을 앞둔 일본 정객들이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해야 하는 영토나 과거사 문제를 양보할 가능성은 없어 단기간 내에 갈등이 봉합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더 이상 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외교채널을 가동하는 것은 사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동북아 뇌관인 북한문제에 대해서 공조의 움직임이 읽혀진다. 한·일 양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는 사흘간의 북·일 정부 간 회담 직후 전화통화를 통해 대북 공조 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 일본 수석대표인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지난달 31일 우리 측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북·일 회담 결과와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한·일 양국은 독도 및 과거사 문제와는 별개로 대북 공조를 비롯한 한·일 간 협력은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달 안에 예정된 북·일 본회담 전후로 임성남 본부장의 일본 방문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 정권 들어 편향적인 미·일 중심의 안보 전략 자체가 한계를 갖고 있어 균형 외교가 시급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정치외교)는 “동북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안보와 경제 부분의 다자 협력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한 구도”라고 밝혔다. 동북아 갈등이 증폭될수록 보수회귀 세력들의 발언권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근 독도문제와 일왕사죄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극우세력들의 강경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 교수는 “한·중·일 3국은 동아시아 공동체로 발전해야 하는데 민족주의 강화, 정치권의 영토분쟁화 탓에 분쟁이 이어지고, 이는 결국 각국 극우세력에만 이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기고] 독도 문제와 한국의 국익/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기고] 독도 문제와 한국의 국익/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처음 찾고,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과거 역사에 대한 진실된 사과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한·일 외교 관계에 커다란 파장이 일고 있다. 일본은 독도가 자기들 영토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동시에 신성한 일왕을 모독했다고 하면서 강경 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독도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독도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이 걸린 현안인 동시에 국민적 자존심이 걸린,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역사적 사안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의 처신에 관한 간결한 입장 표명은 한국인으로서는 통쾌한 일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심리적·현실적 이익을 안겨 주었고, 먼 미래의 한·일 관계에서도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입증하고 우리의 입장을 유추시키는 데 유용한 사료로 사용될 것이다. 일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0년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북방 4개섬을 방문하고 최근 러시아가 이 지역에 항만과 공항시설 개발을 본격화하는 것, 또 센카쿠 열도 문제나 난징 대학살 등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해 중국이 강력하게 항의하는 것은 모두 비슷한 이유에서 비롯됐다.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오늘날과 미래의 동아시아 안보 정세에 비추어 더 이상의 한·일 양국 관계 악화를 자제하는 것이다. 반인륜적 위안부 문제에 묵묵부답이고 걸핏하면 우리 영토를 탐내는 일본의 야욕에 대한 ‘강력한 경고’ 이후 필요한 것은 현실과 미래 공통 이익으로의 복귀이다. 냉전 이후 미·중 관계에서 나타나듯 국가 간 관계는 견제와 협력을 병행하게 돼 있고, 경직됐던 관계도 새로운 변수가 나타나고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정상화되는 것이 상례이다. 오늘날의 동아시아는 많은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북한의 핵무장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간과할 수 없는 우려의 대상이다. 중국은 국내총생산 7조 달러를 상회하고 급성장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토대로 전략무기 및 해·공군력 제고를 서두르면서, 자유주의를 거부하고 북한을 지원한다. 자원 부국인 러시아도 강화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 및 몇몇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상하이협력기구(SCO)를 구축하고 북한을 지원하면서 반미 강대국으로 동아시아에 개입한다. 반면 미국은 강력한 아·태 국가로 존재할 것이라는 원칙과 의지를 계속 표명하지만, 국제 질서는 다극화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동아시아의 균형자인 미국은 새로이 구성되는 북·중·러 안보 협력에 대응해 미·일 동맹과 한·미 양자 동맹을 강화하면서, 이것이 유기적인 한·미·일 안보협력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한국은 일본과의 안보협력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과거 역사 문제로 인해 양국 협력에 다소 소극적인 한편, 역사적 관계나 지정학적 이유로 인해 G2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관계 증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아시아 안보의 미래, 한·미 관계, 또 한국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한·일 갈등의 무제한적 확산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도 과거의 잘못을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미래지향적 시각으로 현명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
  • [한·일 독도 갈등 해법 없나] 정부, 이번주 日에 ‘구상서’ 전달… 한·일 갈등 ‘분수령’

    독도 등 영토 분쟁에 대한 일본의 전방위 공세가 동북아 안보지형에서 사면초가의 부메랑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형성된 한·미·일 3국 동맹 강화 및 중·북·러 3국 연합 전선 기류가 서서히 변화되면서 일본의 고립세가 확연해지는 상황이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를 놓고 각각 중국·러시아와 대립함으로써 스스로 삼각 대립구도를 고착시키고 고립을 자초한 측면이 크다. 노다 총리 회견에 분개한 중국인들은 25일 반일 시위에 나서며 일제상품 불매 운동에 착수했고 러시아도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북한도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부인해 파문을 일으킨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을 맹비난하며 반일 전선에 가세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26일 “지지율 10% 초반에 머무른 노다 총리가 국내 정치를 외교에 활용하면서 ‘왜그 더 도그’(wag the dog·꼬리가 강아지를 흔드는 것처럼 주객이 전도되는 것)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결국 오는 9~10월 전후로 예정된 민주당 대표경선이나 일본 총선까지 강경론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북아 전체로 봐서 외교 안보 지형은 다소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한·일 관계가 냉랭해질수록 한·중이 가까워지고 북·중·러에 대치한 한·미·일 동맹을 신뢰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은 더욱 곤혹스럽게 된다.”고 지적한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우리와 러시아를 활용해 일본을 견제하고 북·중 관계를 강화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을 돌파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핵심 키를 쥔 중재자로서 발돋움할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일방적인 한·미·일 중심 외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한·미 동맹을 주축으로 하되 한·중, 한·러 관계 등을 균형적인 관점에서 함께 봐야 동북아 외교에서 중심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한 한·일 관계는 이번 주를 고비로 확전이냐 진정이냐의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는 이번 주 내에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제안한 일본의 외교 문서를 반박하는 ‘구상서’를 외교 채널로 보낼 예정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24일 기자회견에서 노다 총리가 추가적 대응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양국 관계에서 큰 고비가 지나간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반박 구상서에 일본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일 관계의 궤도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이 한국과 직접 대립하지 않고 국제 선전전에 치중할 경우 갈등 수위는 낮아지지만 한·일 통화스와프 축소 등의 경제적 카드나 독도에 대한 측량 시도 등 물리적 행동까지 감행한다면 한·일 양국 간 갈등 수위는 지금보다 더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가에서는 다음 달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한·일 외교 갈등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외교 갈등의 봉합을 원하면 10월 선거 전 노다 총리의 마지막 다자회담 무대인 APEC에서 양자 회담을 추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中봉쇄’ 한·미·일 동맹 급한데…美 ‘그만하면 좋겠다’ 심기불편

    미국 정부는 23일(현지시간) 독도 및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싼 최근 한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에 대해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일) 양국은 강력하고 중요한 미국의 동맹”이라면서 “양국 사이에 분쟁이 있다는 것은 분명히 우리로서는 편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그러면서 “양국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는 현재도 똑같다.”며 “평화적으로, 협의를 통해 해결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편하다’는 뉼런드 대변인의 언급은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며 ‘불개입’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온 데 비해 다소 강한 뉘앙스를 담고 있다. 한·일 양국의 외교 갈등이 장기화되고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양국 간 해결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봉쇄’를 위한 한·미·일 3자 동맹을 강화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한·일 갈등이 달가울 리 없기 때문에 더 악화되면 미국이 막후에서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한·미·일 삼각관계/이도운 논설위원

    워싱턴 특파원 시절이던 2005년 3월 17일. 아침 일찍 걸려 온 전화에 잠이 깼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의 언론담당관이었다. 평소 친절했던 그는 “어떻게 그런 기사를 쓰느냐.”고 쏘아붙였다. 독도 관련 기사에 대한 항의였다. 전날 밤 서울로 부임하는 미 외교관 2명이 워싱턴 지역 한국 교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 교민이 “독도에 대한 입장이 뭐냐.”고 물었다. 두 외교관은 “리앙쿠르 문제는…”이라며 공식 입장을 설명했다. 그런데 공식 입장이란 것이 교민들에게는 일본을 두둔하는 것으로 들렸다. 그런 내용을 기사에 썼던 것이다. 그 기사 때문에 인터넷에서 ‘난리’가 나자 주한 미 대사관은 외교통상부 기자실에 “독도 문제와 관련, 일본을 두둔한 적이 없다.”는 해명서를 보냈다. 그러나 해명을 읽어 본 외교부 출입기자들은 “이런 해명 내용이 바로 일본을 두둔하는 것”이라고 또다시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이후 불거진 한·일 갈등의 와중에 미 측이 최대한 말을 삼가며 중립을 유지하려는 것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동북아에서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한·미, 미·일 간에는 동맹을 맺었지만, 한·일 간에는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과 일본은 전쟁을 벌였지만, 전후 일본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인식돼 왔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국력이 커지면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워싱턴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최고의 동맹국은 한국”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미국은 피를 흘리며 한국의 자유를 지켰고, 한국은 2차대전 이후 미국이 벌인 주요 전쟁에 모두 참가한 유일한 국가라는 것이다. 또 2000년대 중반 미 국무부 동아태국에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캐슬린 스티븐스 부차관보, 성 김 한국과장 등 ‘친한파’ 인사들이 포진했던 시절에는 일본 측이 대놓고 미국의 동북아 정책에 불만을 표시한 적도 있다. 동맹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한·미·일 관계의 가장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는 중국에 대한 입장 차이다. 미국과 일본은 힘을 합쳐 중국을 견제한다는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다르다. 미국·일본과의 삼각관계를 이어 가면서 중국과도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 때문에 더 심오한 전략과 더 많은 노력이 한국 외교에 요구되는 것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사설] 한·중 수교 20년, 동북아시대 출발점 돼야

    오늘 한·중 수교 20년을 맞으면서 A3, 즉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가 내다봐야 할 역사적 지평이 있다. 인류 문명사에서 처음으로 맞게 될 동북아 시대다. 지난 20년간 교역액이 35배 성장한 한·중 양국의 경제협력 규모나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G2(주요 2개국)로 부상한 중국의 성장세는 조만간 북미와 유럽연합(EU)을 제치고 동북아가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비단 경제 부문만이 아니라 외교·안보 등 세계 정치질서와 기후변화 및 기아·질병 퇴치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있어서도 이들 세 나라를 빼놓고는 답을 찾기 힘들 정도로 동북아 3국의 위상은 막대해졌다. 그러나 최근 동북아에서 일고 있는 신냉전 기류는 중국과 일본이 정녕 한국과 함께 지구촌 인류를 견인해 나갈 만큼의 시대적 인식과 비전, 그에 따른 소명의식을 갖추고 있는지 곱씹어보게 만든다. 일본은 독도와 과거사에 대한 일그러진 미몽(迷夢)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스스로 국가적 자존을 갉아먹는 행태를 거듭하고 있다.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얼토당토 않은 서한을 총리가 보내고, 이를 우리 정부가 곧바로 반송조치한 데 대해 “외교적 결례” 운운하며 제 얼굴에 연신 침을 뱉고 있다.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랄 위안부 관련 박물관에다 독도가 자기들 땅이라고 적은 말뚝을 몰래 박고 달아난 일본 극우세력의 좀스러운 행태는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한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의 역사왜곡을 지금껏 멈추질 않고 있다. 고구려를 자기네 역사에 집어넣는 것도 모자라 고구려와 발해 땅의 유적까지도 만리장성의 일부라고 우기는 소아적 행태로 퇴행하고 있다.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에게 저지른 고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자들의 인권도 외면하고 있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한·미·일과 북한 사이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락가락하며 제 영향력 확대에만 부심하는 듯한 모습이다. 동북아 시대는 경제지표 몇 가지로 이룩되지 않는다. 상생의 경제협력 틀을 새롭게 하고 통일한국에 대비한 외교안보 협력 체제도 공고히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당장 역사 왜곡을 끊고 공영발전의 미래를 향한 시대인식부터 갖춰 나가야 한다. 동북아 시대냐, 동북아 패권경쟁 시대냐는 그 여부에 달렸다.
  • [한일 독도갈등] 할퀴려다 발톱 감추는 日의 속셈은

    [한일 독도갈등] 할퀴려다 발톱 감추는 日의 속셈은

    일본이 독도 문제와 관련, 강온(强穩)작전을 펼치고 있다.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결정했으나 한국에 대한 보복책에 대해서는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21일 오전 독도 관련 각료회의에서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결정했지만, 한국에 대한 보복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구체적으로 결정한 사항은 독도 문제의 제소·조정 제안 외에 장·차관 등 각료급 접촉 중단, 이달 말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한·중·일’ 경제장관회의에서의 양자회담 유보 등이다. 하지만 경제보복책에 대해서는 논의만 했을 뿐 확정짓는 단계로는 나아가지 않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촉발된 한·일 관계 근간을 해치는 수준을 피하는 것으로 동북아 역학관계를 고려한 발빼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마저 적으로 돌리면 ‘고립무원’이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한·미·일 동맹을 통해 중국에 대한 포위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일본 정부가 보복책으로 맨 처음 거론했던 통화스와프 문제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내에서 영토 문제는 영토 문제로 대응해야 하며, 경제 보복으로 키우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마쓰시타 다다히로 일본 금융상은 이날 각료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은) 냉정하고 침착하게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통화스와프 축소 문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마쓰시타 금융상의 이런 언급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발언 이후 일본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이 강하게 거론돼 온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아즈미 준 재무상도 이날 별도 기자회견에서 통화스와프 협정의 중단이나 규모 축소에 대해 “백지상태”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이날 중국 산둥(山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2차 실무협의에 나가지 않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결국 참석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美 “北, 을지연습 위협 말라”

    미국 정부는 20일(현지시간) 한·미 연합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관련, 위협 성명을 자제하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UFG 연습은 통상적인 일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위협은 특별한 게 아니지만 북한에 그런 호전적인 성명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훈련은 우리 공화국을 노린 침략전쟁 연습”이라며 “미국이 대규모 북침전쟁 연습을 벌여 놓은 것은 노골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뉼런드 대변인은 ‘최근 한·미·일의 대북 군사훈련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질문에 “훈련 일정은 아주 정상적이고,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정례적인 활동”이라고 답했다. 최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분쟁에 대해서는 “도발이 아닌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론] 한국외교의 구조적 비관론과 신뢰 회복/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시론] 한국외교의 구조적 비관론과 신뢰 회복/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이어진 2011년 한국 외교의 화두는 북한과 중국을 한 축으로 하고 한국-일본-미국을 다른 축으로 하는 한반도 ‘신냉전’ 시대의 도래였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방한 불필요’ 발언, 일본 민주당 정부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으로 이어진 2012년의 화두는 ‘신냉전’ 체제의 내부 균열이라 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간의 공고한 안보공조체제가 요구되지만 극단으로 치닫는 최근의 동북아 상황은 한국외교의 비전 부재와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감소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장과 이익을 주장하고 이해를 구하려면 무엇보다 한국 외교에 대한 구조적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 구조적 비관론의 핵심은 한국 외교의 태생적 한계론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이 한국 외교의 발목을 잡아 한국이 국제정치에서 독창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일견 한국 외교의 기본전제는 자국 이익 추구임을 잊지 말자는 타당한 조언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 외교에 대한 소극적· 폐쇄적 태도는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외교가 국제정치의 구조적 변화라는 큰 파도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 변화의 파도를 적절히 타고 넘느냐는 외교력은 정부의 능력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교의 구조적 비관론이 위험한 이유는 일단 자국 외교에 대한 무기력증이 퍼지기 시작하면 외교는 더이상 국익의 대외적 추구 수단이 아니라 국내 정치용 도구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최근의 정치사를 돌아보면 정권 말기에 시도한 ‘충격외교’는 정권의 정통성을 회복하거나 대중의 지지도를 높이는 기대효과를 달성하기보다 공들여 구축했던 대외협력관계만 틀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가 많다. 1990년대 후반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장담했던 김영삼 정부는 이후 일본 하시모토 정권과 어업협정 개정 샅바싸움에서 어선납포외교에 당하고 아시아 통화위기 때에는 일본 측에 지원을 요청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에도 국민의 정책 지지가 정권 평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독도 방문 다음 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3.6%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 지지도는 6월 31.4%, 7월 28.2%로 떨어지다가 8월 16일 31.5%로 약간 회복했다. 하지만 58% 이상은 여전히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한·일 간 ‘외교전쟁’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외교는 기본에 충실한 외교라는 점을 다시 부각시켰다. 외교는 내치의 수단이 아니라 바깥세상(外)과 사귀는(交) 일이다. 모든 관계가 그렇듯 사귐이 깊어지고 지속되는 데 있어 가장 큰 자산은 신뢰다. 이명박 정부는 그간 견지해 왔던 보편주의의 언어로 설명하던 외교정책 기조를 임기 말 들어 한국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급선회해 한국 외교에 대한 신뢰와 정체성의 상실을 초래했다. 한·미동맹을 대북 억지력에 기초한 군사동맹에서 범세계안보에 기여하는 가치동맹으로 격상하고, 북한 인권문제를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인권의 보편적 틀에서 논의했다.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원리에 입각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며 ‘글로벌 코리아’ 외교를 주창해온 이명박 정부는 최근 노무현 정부의 신일본독트린과 비슷한 주권외교로 선회했다. 결국 한국 외교의 지속성과 신뢰에 대한 문제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2월 대선에서 어느 당이 집권하건 새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편주의에 입각한 한국 외교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노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과거사·영토 충돌… 한·미·일 vs 북·중 구도 ‘혼돈속으로’

    과거사·영토 충돌… 한·미·일 vs 북·중 구도 ‘혼돈속으로’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 외교정책으로 굳어지던 ‘한·미·일 대(對) 북·중’의 동북아 세력구도가 한·일 간 독도 및 과거사 논란과 중·일 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토분쟁으로 크게 흐트러지고 있다. 2012년은 공교롭게도 동북아 관련 당사국 모두가 선거나 권력교체를 맞는 해여서 격변 가능성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북한과 중국발 변수가 초점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과거사와 영토 분쟁이 판을 흔들어 놓으면서 동북아 세력판도가 예측불허의 혼돈 국면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선거와 권력교체 등 당사국들의 국내적 요인이 갈등을 격화시키는 것도 변화의 방향을 가늠하기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가장 난감한 쪽은 미국이다. 한·일 양국과 함께 동북아에서 중국을 봉쇄하려는 ‘기획’이 갈수록 기대를 벗어나고 있다. 첫 단추였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무산된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기점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악화되는데도 뾰족한 수 없이 “두 동맹국이 잘 해결하길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한·일 양국이 모두 선거를 앞두고 있어 ‘통제’가 힘든 데다 대선을 코앞에 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본인도 선거에 전념하느라 관심을 쏟기 힘든 형편이다. 일본 입장에서도 한국과의 싸움은 득보다 실이 많다. 점증하는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국과의 관계 강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토 문제와 관련해 한국, 중국, 러시아 등 3국으로부터 협공받는 모양새는 달가울 리 없다. 그러면서도 일본 정부는 올가을로 예상되는 총선 때문에 강경 일변도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도 일본과의 관계악화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하지만 적반하장격인 일본의 태도에 국민 감정이 격앙돼 있는 데다 임기 말 대통령의 레임덕 피하기와 대선이 겹쳐 있어 쉽게 발을 빼기 힘든 상황이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아직 미·일의 협력이 필요한 중국도 이들과의 관계 악화는 유리할 게 없다. 그러나 빈부격차 심화와 부패 만연 등에 따른 내부적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에는 민족 감정만큼 좋은 게 없다. 더욱이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미·일 쪽으로 급속히 기울었던 한국을 끌어당기면서 한·미·일 동맹 구도를 흔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북한 입장에서도 물론 한·미·일 동맹이 흐트러지는 게 유리하다. 한·일 간 갈등 국면이 한국 대선 이후로까지 이어진다면 소원했던 남북관계를 자연스럽게 복원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일, 중·일 갈등을 활용해 북·일 관계와 북·중 관계에서 실리를 챙길 수도 있다. 반면 ‘갈등의 주연’에서 조연으로 전락하면서 동북아 정세에서 지렛대 역할을 잃는 일은 북한으로선 피하고 싶은 대목이다. 물론 선거와 권력교체가 완료되면 기존 ‘한·미·일 대 북·중’의 구도로 복원력이 가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은 우세하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만 봐서는, 복원되더라도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전 수준 정도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나아가 한·일 양국 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되는 경우 복원력이 거의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 북·중에 보다 우호적인 정권이 등장하거나 일본에서 한국에 보다 강경한 정권이 등장할 경우를 말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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