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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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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폭 징후 살피는 ‘정서 검사’는 되레 줄였다

    교육부가 지난해 학교폭력 근절대책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실시했던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대상 학생 수를 대폭 줄였다. 전수조사 시행 1년 만에 선별조사로 선회하면서 검사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오는 13일부터 전국의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210만 명을 대상으로 2013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검사 결과 우울, 자살 생각, 학교폭력 징후 등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학생에게는 학교와 위(Wee) 센터, 병·의원 등 전문기관을 통해 상담 및 치료를 지원한다. 올해 조사대상 학생 수는 지난해의 668만 2320명에 비해 약 3분의1로 줄었다. 교육부는 자연스럽게 학교폭력 가·피해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부터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학생 정서행동 검사를 실시할 계획을 밝혔으나 시행 1년 만에 조사 대상 학년을 대폭 감축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조사의 신뢰성과 효용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은 상황에서 내용에 대한 보완 없이 조사 대상만 줄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경북 경산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교생 최모(15)군은 지난해 조사에서 1차 ‘관심군’으로 분류됐지만 2차에서 폭력 징후를 발견하지 못해 상담 등 지원을 받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수검사를 하면 학교에 업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모든 학생에게 해마다 조사를 실시할 경우 검사 항목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골대 앞 세워놓고 맞히는 신종 학폭 ‘살인축구’땐…”

    몰래 공을 빼내 축구를 하던 중학교 1학년생 A군은 선생님에게 축구공을 압수 당하고 혼나자 공 당번을 맡은 B군을 한적한 곳으로 불러냈다. A군은 6명의 친구들과 B군을 둘러싸고 욕설과 협박을 했다. 그리고 며칠 뒤, 골대 앞에 B군을 세워놓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1.5~2m 거리에서 공을 차 B군의 머리와 허리 등을 맞히는 게임을 했다. 신종 학교폭력 사례 중 하나인 일명 ‘살인축구’다.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지자 직접적인 신체적 폭행보다는 놀이나 운동을 가장한 공동 폭행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가해 학생들은 “그냥 재미 삼아 한 게임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가정법원(법원장 박홍우)이 25일 그 해법을 제시했다. 서울시교육청과 공동 실시한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를 위한 학교장 연수’에서다. 가정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100여명의 서울 시내 초·중·고 교장이 참석, 화해권고 등에 대해 강연을 들었다. ‘화해권고 제도’ 강의는 박수선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 연구원이 맡았다. 박 연구원은 위와 같은 사례에 대해 응보적 개념의 단순 처벌보다는 회복적 사법의 한 방편으로 화해 권고제도를 적극 이용할 것을 주문했다. 회복적 사법은 처벌보다는 ‘관계 유지’에 중점을 두고 양 당사자의 공동 해결책을 도모하는 개념이다. 해당 사건의 경우 실제로 가해 학생은 물론, 피해 학생 역시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았다. 진정한 사과와 친구들의 인정,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더 원했다. 이 사건은 가해 학생이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다짐과 사과를 전하고 피해 학생이 이를 수용, 원만히 해결됐다. 이날 연수에서는 또 ‘통고제도’에 대한 강연도 이어졌다. 통고제도란 보호자나 학교장, 보호관찰소장 등이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년보호 사건을 법원에 접수하는 절차다. 가해 학생에게 수사 부담을 주거나 전과기록을 남기지 않으며 신속하게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가정법원은 ‘법의 날’ 주간을 맞아 오는 29일에는 학부모와 중·고교생을 상대로도 폭력없는 학교 만들기 초청 강연을 열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학교폭력 피해학생 절반 “자살 생각”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 가운데 절반은 괴롭힘을 당한 뒤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학생에게 복수하겠다는 충동을 느낀 학생은 70%를 넘어 학교폭력이 피해·가해 학생 모두에게 2차적인 피해를 가져다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은 22일 ‘2012년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학교폭력 가해·피해율은 소폭 줄었으나 심각성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밝혔다. 조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전국 16개 시·도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생 5530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최근 1년 동안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12%, 학교폭력을 가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12.6%였다. 2011년 실태조사의 피해율(18.3%), 가해율(15.7%)에 비해 소폭 줄어든 수치다. 반면 학교폭력을 당할 때 ‘고통스러웠다’(31.1%), ‘매우 고통스러웠다’(18.2%) 등 고통을 느꼈다는 응답률은 33.5%에서 49.3%로 올랐다. 학교폭력 빈도는 줄었지만 피해학생이 체감하는 고통은 더욱 커졌음을 의미한다. 피해학생 가운데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답변이 44.7%에 달해 1년 전에 비해 13.3% 포인트 올랐고 ‘가해학생에게 복수 충동을 느꼈다’는 학생은 70.7%였다. 피해학생 중 78.3%는 처음 학교폭력을 경험한 시기가 초등학생 시절이라고 답했다. 이유미 청예단 학교폭력SOS지원단장은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들이 자살을 생각하는 것은 학교 등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못 받기 때문”이라면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학폭 예방·교육 개혁 세미나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국미술협회 등은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학교폭력예방 및 교육개혁을 위한 세미나’를 갖는다.
  • [의정 포커스] 정형진 서울 성북구 의원

    [의정 포커스] 정형진 서울 성북구 의원

    정형진 서울 성북구의회 의원은 “지금도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신문기사를 봤을 때 느꼈던 충격을 잊지 못한다”면서 “청소년 자살의 주요 원인이 되는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의정활동의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10일 실질적인 학교폭력 대책을 위한 체계적인 예방과 점검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집행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현재 정부에서 시행하는 학교폭력 방지 대책은 말만 그럴싸할 뿐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오랫동안 구 자율방범대장으로 활동하며 청소년들을 만날 기회가 잦았던 그는 “가령 경찰서에서 시행하는 안전지킴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 조사 등은 말 그대로 피상적, 전시성 정책들로 예산만 낭비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현실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예측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있고 어른들의 관심과 애정이 더해진다면 학교폭력과 자살률 증가라는 항목들은 더 이상 신문 사회면에서 볼 수 없게 될 것”이라면서 효과적인 시스템 구축을 집행부에 주문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정확하게 학교폭력 실태를 확인해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최근 ㈜글샘교육에서 개발해 국가인증을 받은 학교폭력관리시스템을 구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리모컨 방식으로 익명을 보장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교사가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개발한 시스템”이라면서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말을 못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2010년 ‘자살예방센터 설치 및 운영조례’를 발의, 제정하기도 했다. 이 조례는 국회에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기 전에 전국 최초로 제정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자살예방센터 설치 조례는 지난해 ‘성북구 생명존중문화조성 및 자살예방에 관한 조례’로 개정되면서 확대 시행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보스·조직원-학폭 친구… 화해할 수 있을까

    보스·조직원-학폭 친구… 화해할 수 있을까

    누구나 쉽게 용서를 말하는 시대다. 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게 용서다. EBS에서 11일 밤 9시 50분 방송하는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용서’는 갈등 당사자들이 사과와 용서를 위해 애쓰는 과정을 통해 인간 본성을 드러내는 리얼리티 다큐멘터리다. 1987년 이른바 ‘용팔이 사건’으로 불리는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사건이 있었다. 통일민주당 지구당에 난입한 폭력배들의 중심에는 전주파 보스 김용남(일명 ‘용팔이’)이 있었다. 그의 밑에서 칼잡이로 활동한 길정운은 폭력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15년 옥살이를 했다. 길정운은 보스 김용남이 자신을 돌봐주지 않은 것에 대해 복수의 칼을 간다. 최근엔 김용남이 금전적으로도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에 실제로 칼을 품고 찾아간 적도 있다. 반면, 김용남은 조직 생활을 청산하고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다. 과거를 반성하고 있는 그는 진실한 사과를 한다면 길정운이 받아주리라 생각한다. 과연 길정운은 지난날을 잊고 그를 용서해 줄 수 있을까. 열여덟 동갑내기 정욱과 정헌. 문제아였던 정욱의 괴롭힘으로 정헌의 학창시절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가득 차 있다. 정욱은 4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재혼한 아버지마저 가족을 돌보지 않아 할머니, 형과 어렵게 생활해 왔다. 방황의 길에 들어선 정욱은 친구들을 대상으로 공갈과 갈취, 폭행을 서슴지 않는 비행청소년이 되었고 소년원에 6개월 수감됐다. 소년원에서 나온 후 정욱은 잘못을 반성한다. 특히 친구 정헌에게 어떻게든 사과를 하고 싶지만 용기 내기가 쉽지만은 않다. 정헌의 학교생활은 정욱 탓에 꼬였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문제아로 낙인 찍힌 정헌은 갑작스러운 정욱의 사과를 의심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1972년 춘천파출소장 딸(9세)이 성폭행을 당한 후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결정적인 증거는 동네 만화가게 주인이었던 정원섭 씨의 친아들 정재호 씨(당시 10세)의 증언. 졸지에 범인으로 몰린 원섭씨는 15년간 억울한 징역살이를 하게 된다.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1987년 출소하고 검찰과 소송 끝에 39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이 감옥에 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큰아들에 대한 원망을 누를 길이 없다. 한편, 아버지의 15년 옥살이로 자신도 ‘죄책감의 감옥’에서 살았다고 하는 아들 정재호 씨. 사건 당시 경찰이 시키는 대로 연필 한 자루에 이빨 자국을 낸 것이 아버지를 감옥에 가게 했다는 사실을 안 후, 재호씨 역시 고달픈 인생을 살아야 했다. 둘은 과연 용서와 화해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학폭피해자 보상금 年 3억5000만원… 1인당 평균 166만원

    학폭피해자 보상금 年 3억5000만원… 1인당 평균 166만원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학교안전공제중앙회(www.ssif.or.kr)가 전국의 학교폭력 피해 학생에게 지급한 보상금이 3억 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교폭력 피해 학생 치료비 집행현황’에 따르면 공제회는 지난해 4월 1일부터 올해 4월 3일까지 모두 250건의 학교폭력 피해보상 신청을 받았다. 공제회는 이 가운데 211건에 대해 3억 5085만원을 집행했다. 피해 학생 한 사람이 받은 평균 보상금은 166만원이다. 학교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지난해 4월 처음 도입된 이 제도는 피해 학생의 치료비와 요양비, 심리상담 비용 등을 보상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부모 대표 등으로 구성된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피해 사실이 인정되면 피해 학생 가족이 보상을 청구하고 공제회가 가해 학생 부모에게 보상금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해 돈을 회수하는 구조다. 공제회는 원래 학교 안전사고 예방 등을 담당하기 위해 2007년 교육부가 설치한 기구다. 피해 유형별로는 치료 및 요양이 2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심리상담이 45건으로 뒤를 이었다. 치료요양을 받으며 심리상담을 병행한 사례는 14건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보상금 지급 총액은 서울이 67건에 9902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개인별 최대 보상금 사례는 왕따로 고통을 호소하던 여중생이 투신한 뒤 후유 장애를 입어 3400만원을 지급받은 경우다. 동급생에게 폭행을 당한 한 중학생은 750만원을 치료비로 지급받았고, 선배에게 폭행당한 중학생은 680만원을 보상받았다. 공제회는 접수 내역 가운데 쌍방 합의로 치료비 보상이 이뤄진 사례 등은 보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수업중 급우 찌르고 달아난 고교생 검거…학폭 트라우마가 부른 비극?

    교실에서 동급생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던 고등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31일 경기 부천소사경찰서에 따르면 A(17)군은 지난 26일 오후 3시 15분쯤 부천 모 고등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받던 중 옆자리 책상에 엎드려 있던 동급생 B(17)군의 목을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B군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건 당시 교실에는 학생 30여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A군은 사건 직후 아버지(43) 도움으로 부천시 오장구 작동 지인의 집에서 숨어 지내다 경찰 설득을 받은 아버지를 통해 경찰에 인계됐다. A군은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피해를 당했으며 우울증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도 선수인 B군은 이달 초 개학하자마자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A군의 옆자리에서 수업을 받았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A군은 경찰에서 “B군이 주먹과 다리로 계속 ‘툭툭’ 쳐서 기분이 나빴다”며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에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군과 학교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학교폭력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교원평가에 학폭 예방교육 반영

    올해부터 교원평가에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진로 지도 성과 실적이 반영되는 등 평가 방식과 문항이 대폭 바뀐다. 담임교사와 비담임교사 간 평가가 뚜렷하게 구분되고,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정확성과 참여도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도 도입된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시·도 교육청은 교육부가 지난달 전달한 ‘2013년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시행 기본계획’을 토대로 9∼11월 학교별 교원평가를 실시한다. 교원평가는 동료평가, 학부모·학생 평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평가 결과가 낮은 교원들은 장·단기 연수도 받아야 한다. 기본계획은 시·도 교육청과 각 학교가 ‘심층문항’ 지표에 학교폭력 및 따돌림 예방과 진로·진학지도 등 학교 현장의 주요 현안을 새로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반영 지표조정은 각 학교 자율이지만, 최근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하고 박근혜 정부가 ‘자유학기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진로 교육을 중시하고 있어 대부분 학교가 신규 지표를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담임교사와 교과 전담교사는 별도의 평가지를 받는다. 담임교사는 생활지도 관련 평가 문항이 많아지고, 학습지도 문항을 줄이는 방식이다. 평가 때마다 논란이 됐던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정확성과 참여도를 높일 보완책도 추진된다. 학생들은 설문지 작성 전에 교감한테 조사 이유와 활용 방법 등에 대한 사전 연수를 받는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학교폭력 예방이나 진로교육 등 사회적 이슈를 교원평가 지표로 채택하는 것에 대한 부작용의 우려가 나온다.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교폭력 예방 실적 같은 경우에는 학교의 특성이나 소재지 등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일부 학교에서 공정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담임교사 기피 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학폭 예방하는 마음건강 학교…서울시 15개 초·중 대상 운영

    중·고교생의 자살과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한 가운데 서울시는 올해 15개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마음건강학교 프로젝트’ 운영을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2011년 초등학교 3곳, 2012년에는 초등학교 6곳과 중학교 3곳에서 운영됐다. 올해에는 경동·동자·화양·전농·동신·청덕·연천·우솔·고일·신당초등학교와 전농·가재울·천왕·거원·정신여자중학교에서 운영된다. 교사들이 교내에서 직접 진행하는 학부모 대상 정신건강 정보 제공 등 기본 프로그램 6개와 학교 외 정신보건센터와 함께 진행하는 자살사후 중재 프로그램 등 9개 선택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시는 프로그램 개선점을 보완해 내년 50개 학교에서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범생·일진·왕따 하모니… 학폭 ‘뚝’

    범생·일진·왕따 하모니… 학폭 ‘뚝’

    “이이이이이~윔모웨~윔모웨.”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중학교의 음악교과실. 스무명 남짓한 남녀 학생이 한데 어울려 손가락을 튕기며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언킹’ 주제곡의 아카펠라 화음을 맞춘다. 눈을 찡긋거리며 신호를 주고받거나 어깨를 들썩이며 리듬을 타는 모습이 제법 능숙하다. 방화중의 명물인 ‘레인보우 합창단’의 점심 시간 연습실은 언제나 흥겹다. 노란 머리의 ‘일진’ 학생부터 교복을 단정히 갖춰 입은 모범생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모였지만 어색하지 않다. 학생들이 ‘엄마’라고 부르는 이화수(54) 지도교사는 “사람의 목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고 하는데 맑고 담백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모이면 말 그대로 천상의 하모니”라며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이 교사가 합창단을 만든 것은 2009년이다. 한 해 전 부임한 이 학교에는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유독 많았다. 사춘기의 혼란과 좌절감, 분노 등을 폭력적으로 표출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다른 학교처럼 학교 폭력이 골칫거리였다. 30년차 베테랑 음악 선생님이었던 이 교사는 수업 시간에 노래 부르며 행복해하던 아이들의 표정을 떠올렸다. 프랑스 생마르크 합창단과 미국 크렌쇼 합창단처럼 여러 아이를 품어 줄 ‘음악 놀이터’를 만들기로 했다. 그는 “영화 ‘시스터액트2’에 등장한 합창단의 실제 모델인 크렌쇼 고교 합창단이 흑인 빈민가 아이들을 노래로 뭉치게 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레인보우 합창단 간판을 내걸고 첫해 18명의 신입부원을 모았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금 레인보우 합창단은 40명 규모로 커졌다. 교내외 행사에서 빠짐없이 공연했고 지난해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한민국 창의체험페스티벌’에서 장관상(합창 부문)을 받았다. 아침 자습 시간과 점심 시간, 주말까지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린 결과다. 합창단의 성공 비결을 묻자 이 교사와 학생들은 “비빔밥식 운영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교 1등부터 꼴찌까지, 말썽꾸러기와 외톨이까지 평소 함께할 기회가 없는 아이들을 한데 끌어모았다. 누구나 합창단에 가입할 수 있게 했고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가 눈에 띄면 교사들이 합창단 활동을 권유했다.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색깔을 지닌 친구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깨우쳤다. 마음속 답답함을 노래로 풀 배출구를 만들어 주니 학교 폭력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때 학교 일진이었다는 김수민(15·가명)군은 “보통 끼리끼리 놀지만 사실 다른 부류의 친구도 사귀고 싶었다”면서 “처음에는 범생이(모범생의 은어)들과 어울리는 게 어색했는데 이제는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정말 즐겁다”고 했다. 합창단 소속이 아닌 말썽쟁이 학생들도 같이 어울리던 일진 친구가 합창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인정받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교사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려면 상대방의 목소리와 숨소리에 나를 맞춰야 한다”면서 “남을 배려하지 않던 아이들도 합창을 하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맞추는 연습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방화중 관계자는 “합창단 운영 등으로 학교폭력 발생이 4~5년 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방화중 이외의 다른 학교에서도 음악을 통해 학교 폭력을 줄이려는 욕구가 늘고 있다. 한국교총이 지난해 전국 96개 초·중·고교의 교사 504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79.2%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음악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교사는 “올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야 했지만 아이들이 붙잡은 덕에 5년 더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학교폭력 정말 대책 없나] (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이 답

    경북 경산의 고교생 최모(15)군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지난 1년간 추진돼온 통제와 감시, 엄벌 위주의 학교폭력 예방 대책이 현장에서 효과를 내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생 눈높이에 맞는 정책으로 학생들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폐쇄회로(CC)TV 확충과 학교폭력 실태조사 등 대증적이고 형식적인 대책은 오히려 학교폭력을 음지로 숨게 해 더욱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2월 쏟아져 나온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이 뿌리내리고 실제 현장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교사·학생·학부모 등 교육주체와 사회 전반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학생들 스스로가 주변의 사소한 폭력도 방관하지 않도록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 2월 펴낸 ‘2012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은 장난과 폭력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노예놀이 등 놀이의 형태로 또래 친구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많았다. 또 피해학생의 53.6%, 가해학생의 58%가 최초로 학교폭력을 경험한 시기를 초등학교로 꼽아 어릴 때부터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깨우쳐줘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승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주변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이를 알리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면서 “역할극 등을 통해 학생들도 자신이 언제든지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한다면 무관심해하던 생각도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도 “현재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단순 처벌보다는 반성문, 사과편지, 일기쓰기 등의 방법을 동원하고 있고 개별 상황에 맞는 처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생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서는 교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재호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본부장은 “어떤 정책이 나와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현장의 접목이고 그것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주체는 교사”라면서 “한 번 더 돌아보고 상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실 내에서 학교폭력이 일어나도 정작 담임교사는 모르는 사례도 많은 만큼 교사들이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은 “이제껏 잘못된 대책이 수립된 것은 현장 의견수렴을 형식적으로 했던 관료주의적 태도 때문”이라면서 “대책을 수립할 주체는 관료와 경찰이 아니라 학생들과 늘 마주하는 현장 교사”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고충을 가장 먼저 접하는 전문상담교사들은 “잡무에 학교폭력상담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성나경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장은 “전문상담교사제는 2005년 도입 뒤 특별한 사건이 터질 때만 대거 임용되는 등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교사의 관심이 중요한 만큼 잡무를 줄이고 연수과정을 개선하는 등 추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새로운 대책을 추가로 내놔도 현장의 부담만 늘어날 수 있어 교사들이 학생상담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교원양성 과정에서도 가해학생 선도 실습 등 실질적인 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김용수 학폭 전문 변호사 “설문으로 폭력 위험 감지하고도 방치 숨기기 급급한 교사·학교가 가장 문제”

    김용수 학폭 전문 변호사 “설문으로 폭력 위험 감지하고도 방치 숨기기 급급한 교사·학교가 가장 문제”

    “학교 폭력 예방 법령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학교 폭력 예방과 근절에 대한 교육계의 관심 부족입니다.” 학교 폭력에 대한 법률 자문과 분쟁 조정, 소송 대리를 하면서 학교 폭력 문제에 관심을 가져 온 김용수(46·사법연수원 32기) 변호사가 14일 학교 폭력 문제를 바라보는 교육계의 문제점을 꼬집은 말이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가장이기도 한 김 변호사는 2007년 서울변호사협회의 ‘청소년 지킴이 변호사단’ 활동을 하며 학교 폭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경북 영주 중학생 자살 사건과 충남 공주 고교생 자살 사건의 피해자 변론을 담당했다. ‘알기 쉬운 학교 폭력·성폭력 관련 법령의 이해’라는 책도 발간했다. “2007년 서울의 한 중학교에 특강을 하러 갔는데 수업 시작 전부터 계속 자는 학생이 있어 반 친구들에게 깨우라고 했더니 ‘얘, 짱이라서 아무도 못 건드려요’라고 하더군요. 그날 우리 학생들의 실태에 대해 느낀 바가 커 학교 폭력에 대한 논문도 찾아보고 또 제가 쓰면서 학교 폭력 상담을 시작했죠.” 지난해 영주의 중학생 이모(당시 14세)군 사건은 그에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아이가 심각한 학교 폭력에 노출돼 있다는 정황이 설문조사 등 곳곳에서 드러났지만 학교와 상담기관의 무관심에 방치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과거에는 법과 제도가 미미하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이군은 학교 폭력 예방 시스템을 통해 문제가 이미 감지됐는데도 홀로 방치됐다”면서 “제도 정비보다 심각한 문제는 학교 폭력 등을 숨기기에 급급한 교사와 학교 풍조”라고 꼬집었다. 제도 측면에서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자치위) 회의록을 공개토록 개정한 것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자치위는 학교 폭력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는 기구로 학교별로 구성되며 학부모와 판검사, 변호사, 교사 등으로 구성된다. 김 변호사는 “자치위 회의록은 위원 간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보장하기 위해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도록 했고, 이에 대해 대법원에서도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는데 지난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의 특별법 발의로 변경됐다”며 “회의록이 익명으로 공개되기는 하지만 가해자 가족이 회의록을 보면 누군지 특정할 수 있고 협박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유명무실한 자치위로 전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학교폭력 정말 대책 없나] 재탕·맹탕 정부대책

    [학교폭력 정말 대책 없나] 재탕·맹탕 정부대책

    2011년 12월 대구 중학생 권모(당시 14세)군이 학교 폭력으로 투신 자살한 뒤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2개월여에 걸친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2월 6일 정부 합동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일년에 두번 학교 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법을 바꿨고 배움터지킴이 등 학생 보호 인력도 8955명에서 1만 633명으로 늘렸다. 치열한 찬반 논란으로 이어졌던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와 일진 경보제 등도 당시 종합대책에 포함됐다. 그로부터 1년 1개월여 지난 2013년 3월. 이번에는 경북 경산에서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최모(15)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군이 남긴 유서를 통해 지난해 시작된 학교 폭력 종합대책이 현장에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폐쇄회로(CC)TV와 학생 보호 인력 확충, 대대적인 일진 단속 등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 학생들을 보호해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정부는 사건 발생 나흘 만인 14일 관계 부처 긴급 차관회의를 소집했지만 처방은 1년 전과 다르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 새로운 대책이 나올지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기존 정책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CCTV 추가·보완과 학생 보호 인력 확충 등 중점적으로 다뤄진 대책은 이미 지난해 11월 교과부가 발표한 학교 안전 강화 방안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왔다. 정부는 이날 김동연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새 학기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부처별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우선 CCTV 설치·운영, 외부인 출입 관리 등을 3월 말까지 집중 점검하고 경찰청을 중심으로 일진 등 폭력 서클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또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학교 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해 하반기에 후속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자살한 최군이 유서에서 언급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진 CCTV 설치는 2015년까지 40만 화소 이하 CCTV를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100만 화소로 교체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기준 28곳이었던 통합관제센터는 올해 84개, 2014년 110개, 2015년 14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학교보안관, 배움터지킴이 등 학생 보호 인력은 지난해 10월 1만 633명에서 올해 1만 2771명으로 확충하고 2015년에는 1만 7045명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학교보안관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시 관내 556개 국공립 초등학교에서 2명씩 활동 중이며 자원봉사 형식으로 운영되는 배움터지킴이는 현재 전국 7451개 학교에 8355명으로 한 학교당 1.12명씩 배치돼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2월 정부 합동으로 발표한 학교 폭력 종합대책이 일선 현장에 스며들지 못한 상황에서 사건이 터지자 당시 대응책을 다시 가져다 쓰는 ‘재탕 대책’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 “학교 폭력 대책에 대한 반성 없이 또다시 실패한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면서 “학교 폭력의 사각지대는 바로 정부”라고 비판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이번 대책은 학교와 가정, 정부정책의 사각지대가 무엇인지 살펴보지 못한 채 CCTV 사각지대만 살피는 기계적이고 대증적인 사고의 결과”라면서 “최군의 호소는 기계적인 감시만으로 학교 폭력이 감지될 수 없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교실서 강제로 바지 내려 성추행 담임교사는 폭력 알고도 침묵

    “최군의 집에서 한때 함께 지내기도 한 가해학생 김모군이 여럿이 있는 목욕탕에서 최군에게 자위행위를 시켰다.” 지난 11일 학교폭력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경산 고교생 최모(15)군에게 또 다른 성적 가해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경북 경산경찰서는 숨진 최군과 같은 중·고등학교를 다닌 동급생 16명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 피해 또는 목격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위와 같은 증언을 받았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한 동급생이 성적 가해 행위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동급생들로부터 최군이 중학교에 다니던 2011년 7월 가해학생의 강요로 같은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강제로 성기를 내보이는 수모를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동급생 16명 가운데 5명이 최군이 학교 폭력을 당하는 것을 봤다고 답했다. 또 5명 가운데 2명은 최군 말고 다른 학생이 가해학생 가운데 1명으로부터 빵셔틀 등 폭행을 당하다가 중학교 3학년 때 전학을 갔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 2명이 더 확인돼 피해학생은 최군을 포함해 모두 7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우선 최군의 유서에 적힌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15일 잇따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최군의 유서에서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중학교 동창생 권모(15)군은 중학교 때 속칭 ‘짱’으로 통하며 7, 8명이 몰려다니면서 학생들의 돈을 갈취하거나 폭행했다고 최군의 중학교 동창생이 경찰에서 진술했다. 또 다른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정모·배모·서모·김모군 등 4명도 2011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 사이에 교내에서 최군을 폭행했다고 동창생들은 밝혔다. 최군의 어머니(47)는 “돌이켜 보면 아들이 중학생이 된 후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몇 가지 징후들이 간간이 보였다”면서 “아들이 하늘나라로 떠난 지금 그것을 미처 막지 못한 게 한으로 남는다”고 울먹였다. 최군이 올해 청도 J고교로 진학한 이후인 지난 6일 또는 7일쯤에도 또 다른 친구 박모(15)군이 학교 기숙사에서 발로 최군의 배를 한 차례 폭행했다는 것. 최군은 이 같은 폭행 탓에 기숙사에 들어간 지 일주일도 안 돼 집으로 돌아온 것으로 추측된다. 최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금방 나온다고 하니 순간 이상했지만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으며, 그저 집이 편한가 보다라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군이 다닌 중학교는 최군이 폭력에 시달린 사실을 알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최군이 2011년 여름쯤 학교 폭력을 당했고 담임교사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같은 해 학교폭력방지위원회를 네 차례 열었지만 최군에 대한 폭력과는 관련이 없었다. 한편 경찰이 최군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투신하기 전 한 시간가량 아파트에 머물며 망설였던 것으로 추정했다. 최군은 11일 오전 6시 21분쯤 집에서 나와 경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인근 청도역에 내려 학교 앞에 도착한 뒤 학교에 들어가지 않고 2학년 선배인 전모(16)군과 함께 학교 주변을 배회하다 버스를 타고 다시 청도역에 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군은 오전 10시 43분쯤 경산역에 내려 인근 정평동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오후 1시~3시 30분쯤 공원을 배회한 뒤 전군에게 돈 500원을 빌려 오후 6시 30분까지 집 주변 PC방에 머물렀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최군은 오후 6시 43분쯤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들어선 모습이 포착됐고 한 시간 후 아파트 현관 지붕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학교폭력 정말 대책 없나] (상) 교사·학부모가 말하는 학폭대책 허점

    [학교폭력 정말 대책 없나] (상) 교사·학부모가 말하는 학폭대책 허점

    정부가 학교폭력을 막겠다며 종합대책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경북 경산에서 또다시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정부 대책의 허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현장의 교사·학부모 등은 정부가 학교전담경찰관제(스쿨폴리스) 등 눈에 보이는 처방에만 급급했을 뿐 정작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인성교육 등의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해 2월 이후 배움터지킴이 등 학생보호인력을 8955명에서 1만 633명으로 늘리는 등 양적 대응 위주로 학교 폭력을 막으려 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박모(55·경기 고양)씨는 13일 “지난 정부 때 창의·인성 교육 비율을 높여 학교 폭력과 학생들의 자살률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정작 도덕·시민윤리 등의 수업은 줄이고 국어, 영어, 수학 시간을 늘렸다”면서 “철학 없는 교육 대책이 아이들을 사지로 내몬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교사인 이모(54·고양)씨도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동아리 활동 하나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내신 성적이 좋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대입 제도의 개선 없이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의미 없는 소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학교폭력 문제를 전담하는 한 경찰관은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면서 “학부모와 학교가 아이들을 방기한 상황에서 경찰 인력만 늘려선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폭력 대책에서 중요한 예방교육도 형식적이란 비판이 나온다.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효율적 예방교육 프로그램으로 학교폭력을 50% 줄였다. 박경숙 학교폭력예방센터 상담실장은 “지난해 학교폭력으로 피해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교들을 분석해 보면 비전문가가 예방교육을 하거나 동영상 보여주기식의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꼬집었다.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한 상담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거나 학교폭력이 발생할 때마다 열리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윤혜숙(59) 대전지역사회교육협의회장은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지 않은 학생들도 자주 상담을 하러 와 ‘우리 반에 이런 학생이 있어 겁이 난다’ ‘나도 폭력서클에 가입하고 싶다. 그러면 보호받을 수 있지 않으냐’고 털어놓는다. 그만큼 상담 수요가 많다”면서 “학교폭력 전문 상담사를 학교별 또는 권역별로 배치해 학내를 돌면서 감시하고 상담해 주는 방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폭력예방재단의 김은지 상담원은 “학폭위에서 처벌을 내리는 것만큼 아이들이 왜 폭력을 주고받았는지 확인해 두 학생이 화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도 “학폭위에 교육단체 관계자 등 전문가 참여를 보장해야 제대로 된 후속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폭력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학교폭력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정책에 대한 찬반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2월 학생부에 가해 사실 기재를 의무화하도록 한 것에 대해 강원·경기·전북도 교육청 등이 거부하자 교과부가 해당 교육청을 압박하고 있다. 보수교육단체들은 학교폭력 사실을 기재해 가해자에게 큰 부담을 줘야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모(30·경기 남양주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폭력 사실을 생활기록부에 적도록 하고 있지만 교사들이 편견을 갖기 쉬어 ‘낙인 효과’로 아이들이 오히려 엇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종합·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학생들 “누가 CCTV 앞에서 때리겠는가”

    학생들 “누가 CCTV 앞에서 때리겠는가”

    폐쇄회로(CC)TV는 학교폭력의 해결책이 아니었다. 학교폭력은 CCTV를 피해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1년 12월 대구 모 중학교 권모군 자살 사건 이후 정부가 학교폭력 대책 중 하나로 내놓은 것이 학교 내 CCTV 설치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전국 학교에 설치된 CCTV는 10만 1177대다. 대부분의 학교에 CCTV가 설치돼 폭력 등 학교 내 문제를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CCTV가 학교폭력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1일 경산에서 자살한 최모(15)군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A(16)군은 “누가 CCTV 앞에서 폭력을 행사하겠느냐. 돌발상황이 아니면 학교폭력은 대부분 CCTV가 없는 곳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있는 한 중학교 3학년 B양은 “우리 학교에는 건물 외부에 7~8개, 운동장에 5~6개의 CCTV가 설치돼 있으나 실내에는 없다. 이 때문에 남학생들이 화장실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많다. CCTV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CCTV 설치는 학교폭력 예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CCTV보다는 교사의 역할 등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 모 중학교 C양은 “우선 선생님들이 수시로 화장실 등 취약 지역을 순찰하고, 빈 교실이나 창고 등이 열려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혹 창고나 사용하지 않는 교실 등이 열려 있는 경우가 있는데 폭력행위 장소로 주로 이용된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또 다른 중학교 D군은 “학생들이 폭력행위를 목격할 경우 즉시 담임 교사 등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교사를 직접 찾아가서 신고하는 것은 꺼려진다. 휴대전화로 신고하면 좋은데, 등교하면 휴대전화를 모두 회수하거나 꺼 놓도록 해서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대안으로 “주요 장소에 비상벨을 설치하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음식점 식탁에 있는 벨처럼 누르면 교무실에 위치를 알 수 있는 번호가 뜨도록 하는 것이다. 교사가 신속히 달려가 폭력가해자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고양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교과부장관이 학교 방문한 날에도 경산 자살학생은 무방비 상태였다

    경북 경산에서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모(15)군이 지난 2월 졸업한 J중학교가 지난해 정부의 학교폭력 종합대책으로 추진된 ‘필통(必通) 톡(talk)’의 첫 방문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필통톡은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시행한 학교폭력 예방대책으로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장관이 제일 먼저 찾았던 학교에서 비극적인 사태가 터진 것은 그만큼 교육당국의 대책이 무용지물임을 보여 준다. 최군은 유서에서 “2011년부터 지금까지 5명으로부터 폭행과 갈취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남겨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이 대대적으로 시행된 지난해 2월 이후에도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려 왔음을 보여 준다. 지난해 2월 17일 이 전 장관이 J중학교를 찾아 학교폭력 척결 의지를 밝혔으나 실제 폭력에 시달리던 최군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다. 해당 학교와 경북교육청은 최군의 피해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장관은 당시 “학교가 어린 생명을 앗아가는 장소로 변질되는 것이 한없이 개탄스럽다”면서 “사고 재발 시 관련자 물색을 분명히 해 엄중 처벌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었다. 이와 함께 이 학교는 교과부가 지난해 두 차례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이후에도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심의건수가 한 건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학교정보 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J중학교는 지난해 실시한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전체 학생 888명 가운데 616명이 참여(69.4%)했다. 경북 평균 81.6%, 전국 평균 73.7%를 밑도는 수치다. 실태조사 결과 나타난 피해학생에 대한 조치도 미미했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47명이었지만 이 기간 학폭위는 단 세 차례 열렸고 그 가운데 한 건에 대해서만 심의가 이뤄졌다. 이 학폭위에서 피해학생 한 명은 심리상담과 조언 등 보호조치를, 가해학생 한 명은 특별교육과 출석정지 처분을 받았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朴대통령 “학폭 등 4대악 대책 마련”

    朴대통령 “학폭 등 4대악 대책 마련”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최근 학교폭력으로 인해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학교폭력 등 ‘4대 사회악’ 척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8개 정부 부처 내 4대 사회악 관련 업무 책임자들이 참석한 청와대 긴급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13일 전했다. 박 대통령은 “‘4대 사회악’ 척결이야말로 국민행복을 추구하는 새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사안인데 이런 불안에 떨고 있으면 어떻게 국민이 행복하겠느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 사회악’은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거론한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파괴, 불량식품을 말한다. 특히 청와대는 13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내 폐쇄회로(CC) TV의 화소를 50만 화소에서 100만 화소로 높이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학교폭력 등 4대 사회악 척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함에 따라 정부는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학교폭력 대책을 논의하는 차관회의를 연다. 한편 허태열 비서실장이 13일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주가조작 범법자의 엄단을 위해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이동통신시장 과열에 따른 제재 및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주가조작 범법자를 엄단할 수 있도록 조사와 적발, 처벌의 모든 단계에 걸친 제도 개선 시행 방안을 금융위와 금감원, 국세청이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지난 11일 첫 국무회의에서 ‘주가조작 적발을 통한 주식거래 제도화 및 투명화’를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김 대변인은 또 “최근 이동통신 3사의 이동전화 단말기 보조금 과다지급이 사회문제화되고 있어 제재 및 근절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학폭 근절 입법 ‘빈 수레’

    학폭 근절 입법 ‘빈 수레’

    학교폭력으로 인한 학생들의 자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국회 차원의 입법 활동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해 출범한 국회 학교폭력대책 특별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는 특위 차원의 대책 법안 하나 없이 지난해 12월 종료됐고, 현재 계류 중인 학교폭력 관련 법안 9건도 여야 간의 정쟁 속에 관련 상임위에 발이 묶여 있다. 여야는 지난해 7월 학교폭력에 대한 현장조사 및 대책 수립을 위해 만장일치로 특위를 구성했다. 새누리당 간사 안효대 의원, 민주통합당 간사 김민기 의원을 비롯해 여야 의원 18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활동시한이 지난해 12월 31일까지였던 특위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기한 연장 없이 유야무야 종료됐다. 특히 활동결과보고서 역시 여태껏 채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학교폭력대책특위는 학교현장 점검팀과 가해자 면담팀, 피해자 면담팀, 전문가 면담팀 등 4개 조로 나뉘어 운영됐다. 그러나 실질적인 활동은 지난해 9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토론회, 11월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 면담과 학교폭력 현장방문, 12월 가해자 면담 등 단 네 차례에 불과했다. 특위 차원에서 발의해 처리한 관련 법안 역시 전무했다. 특위와는 별도로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 9건 가운데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 역시 단 한 건도 없다. 모두 소관 상임위인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접수’ 또는 ‘심사 중’인 상황이다. 계류 중인 법안들은 학교 전담경찰관을 법제화하는 방안, 교내 학생보호인력 배치를 의무화하는 방안, 의무교육과정 중인 가해 학생을 대안학교에 전학 조치하는 방안 등 시급하게 논의하거나 처리해야 될 내용들을 담고 있다. 교과위 관계자는 13일 “특위가 실제로 10월에 활동을 시작하면서 국정감사와 겹쳤고 그 이후엔 대선 등 정치이슈에 밀려 의원들이 바빴다”면서 “특히 활동결과보고서는 활동시한이 끝났어도 채택해야 하는데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등으로 국회 일정이 파행을 겪고 있어 결국 채택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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