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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툭하면 학폭위, 4년 새 76% 껑충… 그마저도 “못 믿겠다”

    툭하면 학폭위, 4년 새 76% 껑충… 그마저도 “못 믿겠다”

    결과 불복 재심 청구도 4년 새 2.5배 급증갈등 해결기구 역할 못하고 불신만 키워 학부모 소송 대비 교사들 ‘계’ 만들기도 “경찰·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 참여 필요”전국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이 교내 폭력 문제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서 심의를 받은 건수가 4년 만에 7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의 결과에 불복해 청구하는 재심 건수는 같은 기간 2.5배 증가했다. 학교폭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는 기구인 학폭위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희경 의원실이 교육부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학폭위 심의 학폭 사안은 2013학년도 1만 7749건에서 2017학년도에 3만 1240건으로 76.0% 급등했다. 학폭위의 결정에 불복하는 재심 청구 증가율은 더 높았다. 2013학년도 764건에서 2017학년도 1868건으로 약 2.5배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학부모와 학교 교사 등으로 구성된 학폭위의 전문성 부족을 불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지난 5월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A군이 B군과 싸워 각각 교내봉사 5일, 3일의 처분을 받았다. A군은 자신이 긴 우산으로 더 많은 폭행을 당했음에도 무거운 처분을 받았다며 재심을 청구했지만 B군도 함께 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A군은 지난해 팔로 친구의 목을 졸랐다는 이유로 교내봉사 처분을 받았는데, 이를 이유로 B군이 자신을 괴롭히는 과정에서 싸움이 일어났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군의 학부모는 “학폭위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이 과거 처분 사례를 들어 아들이 잘못한 것으로 결론을 몰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A군 측은 당시 학폭위 심의를 담당했던 교사를 상대로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 교사들 역시 학폭위 심의 결과에 무조건 소송으로 맞서려는 학부모들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학폭위 처분을 받게 되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남아 자녀가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곧잘 소송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더케이손해보험에 따르면 교직원들이 법률소송에 대비해 드는 보험 상품인 ‘교직원 법률비용보험’에 가입한 교직원 수는 2016년 2300명에서 지난해 2만 589건으로 10배 가까이 급등했다. 서울의 한 고교에서는 교사들이 소송전에 대비한 비용 마련을 위해 ‘계’를 만든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 변호사는 “학폭위가 대부분 전문성이 부족한 학부모나 교사들로 이루어져 있어 결과에 불복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경찰이나 변호사처럼 전문가인 제3자를 포함시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전희경 의원의 대표발의로 학폭위 외부 전문가 참여를 늘리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때리지도 놀리지도 않았어도… ‘학폭’ 맞습니다

    같은 반 친구 시킨 ‘장난 고백’ 장애학생 ‘집단 괴롭힘’ 번져 법원 “괴롭힘 직접 가담 안 해도 원인 제공·방조 책임 징계 타당” 학교 내 집단 괴롭힘의 빌미를 제공한 학생이 괴롭힘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가해 학생과 비슷한 수준의 징계를 받는 게 맞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성용)는 중학생 A군이 학교장을 상대로 제기한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처분 결과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A군은 중1이던 지난해 9월 학교에서 같은 모둠인 B군이 약속했던 조별 과제를 해오지 않자 “여학생에게 장난 고백을 하라”고 시켰다. B군은 지적장애가 있는 다른 반 C양을 장난 고백의 대상으로 삼기로 하고 쉬는 시간에 C양을 찾아갔다. A군과 B군 등이 무리를 지어 C양의 반으로 가는 과정에서 수십 명의 학생들이 이를 구경하려고 모여들었고, 장난 고백은 순식간에 집단 괴롭힘으로 돌변했다. 일부는 C양을 때리기도 했고 C양이 교실에 들어가려 하자 문을 잠그기도 했다. 학폭위는 B군에게 사회봉사 7일을, A군 등 5명에게는 각각 사회봉사 5일의 징계처분을 했다. A군은 “장난 고백의 상대로 C양을 지목하지 않았고 C양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데 가담하지도 않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징계사유와 필요성이 모두 인정되고 잘못에 비해 처분이 과중하거나 형평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장애가 있는 피해학생에게 장난으로 고백하려는 것을 만류하지 않고, 일행과 함께 C양의 반으로 가서 강요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면서 “피해학생이 큰 모멸감과 공포심을 느낄 수 있음을 당연히 알았을 것인데도 이를 유발하는 최초의 원인을 제공하고 이후 과정에 적극 동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학생보다 책임의 정도가 중하면 중했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진상조사 참여 않는 학폭위…자료만 보고 퇴학까지 결정

    학폭 사건을 경험한 학부모들은 십중팔구 학폭위에 불만을 쏟는다. “아이에게는 운명이 걸렸는데, 학폭 위원들은 사건이나 제대로 파악하고 들어오는지 의문”이라고 불신한다. 학폭위 결정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이유다. ●회의 두 시간 전 ‘대타’ 위원 참석도 학폭법에 따라 학폭위는 5~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과반수는 학부모 대표가 반드시 맡아야 하는 대목부터 문제다.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점 말고는 학폭위의 자치적 기능을 담보할 전문성은 크게 부족하다. 학폭위는 1호 처분(서면사과)에서부터 9호 처분(퇴학)까지 막강한 심의 권한을 갖는다. 그런데도 위원들은 사건 조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학폭위 전 단계에서 전담 교사가 피해·가해 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학폭 전담교사의 조사가 공정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학부모 위원이 갑자기 불참하면 ‘대타’가 긴급 투입되기도 한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학폭위 개최 2시간 전에 정족수를 채워 달라는 부탁을 받아 영문도 모르고 앉았다가 의결권을 위임하고 그냥 나왔다”면서 “선처를 호소하며 우는 학생들을 보면서 이렇게 주먹구구로 처벌해도 되는 것인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털어놓았다. 사건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니 대부분 어머니인 학부모 위원들은 감정적 대응을 할 가능성이 크다. 변호사나 경찰관이 학폭위원으로 참여하게 돼 있으나 지켜지기는 쉽지 않다. 한 학폭 담당 교사는 “사건을 미리 충분히 숙지해서 학폭위에 꼬박꼬박 시간 맞춰 참석할 변호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생업에 쫓겨… 가해·피해 부모 참석 못 하기도 학생들 사이에는 “학폭위에도 무전유죄”라는 냉소가 나돈다. 경찰관 등 외부 위원들의 일정에 맞춰 열리는 학폭위에 생업이 바쁜 가해자 학부모는 제때 참석하기가 쉽지 않다. 부모가 동의서 한 장으로 대신하면 학폭위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고 끝나기도 한다. 10여명의 위원들 앞에서 10대 학생이 자기방어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심의도 하기 전에 학생들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하는 학폭위 진행 방식도 큰 문제다. “일정 기준 없이 학부모 위원들이 학생부에 기록될 징계 수위를 다수결 형식으로 결정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의심받을 소지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sjh@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단톡방서 ^^ 보냈다고… 학폭 가해자가 됐습니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단톡방서 ^^ 보냈다고… 학폭 가해자가 됐습니다

    “걸면 걸리는 것은 학교폭력(학폭)”이라는 냉소가 학교에서 유행이다. 2004년에 도입된 학교폭력예방법(학폭법)이 사이버따돌림 등을 추가해 개정된 지 5년째. 사소한 다툼까지도 학폭위에 회부하는 무분별한 신고에 학교가 속병이 들고 있다. “무조건 먼저 신고해야 유리하다”는 ‘학폭 계명’이 나돈다. 제도개선 논란만 거듭한 학폭법을 이제는 정말 손봐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입시제도만큼 공론화가 시급한 사안이 학폭법 개선이다.A여고 3학년 김모양은 일찌감치 대입 재수를 각오하고 있다. 학교폭력에 연루돼 지난해 2학기 내신성적이 엉망이기 때문이다. 반 친구들 단톡방의 문자 하나에 고교 생활이 뒤죽박죽 꼬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친구들 단톡방에는 B양이 평소 반 운영에 비협조적인 친구 C양을 험담하는 글이 있었다. 김양은 단톡방에서 다른 친구의 말에 ‘^^’ 이모티콘을 보냈다가 C양을 헐뜯었다는 오해를 받았다. C양의 부모는 단톡방 대화들을 캡처해 다음날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다. 학교 측은 단톡방에서 대화했던 5명을 모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 회부했고 김양은 학폭 가해자로 징계를 받았다. 학폭 처벌은 아무리 경미해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다. 김양의 어머니 정모씨는 “가해자로 낙인찍혀 입시를 망치게 된 딸이 억울해하니 교육청에 재심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중재 나섰다가 ‘학폭 은폐’ 몰릴라” 피해 학생에게 학폭이 얼마나 끔찍한지는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일명 ‘학교폭력예방법’(학폭법)은 2004년 제정돼 여러 차례 개정됐는데, 현행법은 지난 2012년 대구의 중학생 권모군이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목숨을 끊자 사회적 충격 속에서 추가로 개정된 것이다. 사이버 따돌림을 추가하는 등 늘어나는 학교폭력을 학교 학폭위가 중심이 되어 선제적·자율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 근본 취지였다. 학교 폭력을 축소·은폐한 교원과 학교장을 징계할 수 있고, 학폭위의 처분이 불만인 피해 학생에게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새로 부여했다. 한마디로 학폭 가해자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적극적인 처벌을, 피해자에게는 구제 범위를 더 확대한 조치였다. 학폭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로 보완된 현재의 학폭법은 그러나 최근 학교 현장에서 의도치 않게 가해자로 내몰리는 2차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쏠린다. 소소한 갈등조차 덮어놓고 학폭으로 신고하는 풍토가 확산한 탓이다. 경기도 한 중학교의 학폭 담당인 주모 교사는 “요즘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폭 피해에 극도로 예민하다. 사소한 문제도 신고서부터 제출하고 본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학폭 피해를 주장하는 학부모에게 가해 학생 측과의 화해를 섣불리 중재했다가는 학폭 은폐 교사로 내몰리기 십상이다. 학폭법(제13조)에 따르면 학교는 학폭 사실을 보고받으면 반드시 학폭위를 열어야 한다. 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학폭을 축소·은폐했다는 사유로 학교 측은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학폭 사건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화해나 중재 노력이 소홀해진 근본적인 이유다. 학폭 사건을 겪은 학생과 부모들 대부분이 교사와 학교의 무책임함에 상처를 입는 것도 그래서다. 지난해 중3 아들이 학폭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학부모 박선주씨는 “아이들의 사소한 싸움이 중재 과정도 없이 일주일 만에 학폭위에 넘어가더니 학급 학생의 절반이 징계됐다”면서 “제자들을 재판에 넘기는 담임을 어느 학부모와 학생이 존경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학교의 행정편의주의적 대응을 꼬집은 것이다. ●학폭 담당은 교사들 기피 직무 1순위 이런 불신 속에서 학폭 담당 교사들의 고충은 상상을 초월한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기피 직무 1호가 학폭 전담이다. 새로 부임했거나 기간제 교사에게 학폭을 맡기는 폭탄 돌리기가 암묵적 관행일 정도다. 학부모 항의에다 스승으로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어느 쪽도 지켜줄 수 없다는 자책감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학폭 처리 결과에 불만인 학생 측에게 소송을 당하는 사례는 흔하다. 학폭 심판관으로 등 떠밀린 교사들은 언제 당할지 모르는 소송에 긴장 상태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학폭 담당 교사들의 배상 책임을 덜어 주는 단체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중학교에서 학폭위를 운영하는 장모 교사는 한 달에 한 번꼴로 교육청 재심에 참석하는데 심각하게 회의한다. 그는 “학폭위의 처분에 불복한 학부모를 상대로 학생을 합당하게 처벌했다고 맞서야 하는데, 과연 스승으로서 할 일인지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교사가 재판관이 돼야 하는 학폭법이 논란만 거듭하는 사이에 재심을 부추기는 상술은 기승을 부린다. 인터넷에서는 학폭 전문 행정사와 변호사들의 ‘학폭 상권’이 만들어졌다. 학폭위에 회부된 단계부터는 학교에 맞서야 하는 학생 측에는 행정사와 변호사의 도움이 절실하다. 학부모들은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리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소명서 작성 등 학폭위에 최대한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전문가에게 기대지 않을 수 없다”며 공감한다. 서류 작성을 대리해 징계 수위를 낮춘 사례가 많다고 소문난 행정사들은 시간당 상담비를 따져 받을 만큼 인기가 많다. 학폭위 처분에 불복할 경우는 재심 신청 과정에서도 번번이 높은 벽에 부딪힌다. 교육청의 재심 결과가 억울했지만 법적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해 포기한 사례도 적지 않다. 경기도의 학부모 황지연씨는 “최종 단계는 행정법원에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것인데 도교육청 담당 부서조차 학교에 문의하라는 답변만 했다”며 “대립각을 세우는 학교에다 그런 문의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교와 학생, 학부모 모두를 위해 현실을 감안한 학폭법 손질은 한시가 급한 실정이다. 지금의 학폭법은 신고와 처벌만 있을 뿐 교육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교육적 해결 기능을 학교에 돌려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학폭 사건에 대해 학교장이 종결권을 가져야 사소한 다툼은 교사들의 재량으로 중재할 수 있다. 교사들은 “학폭법 시행령 등에서 학교장 권한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과 학폭위에 회부할 사안의 범위를 명확히 해 달라”고 주문한다. ●“공론화 기구 통한 학폭법 개정 필요” 이원화 체계로 학폭을 해결해야 한다는 각계의 제언이 쏟아진다. 학폭위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김경석 변호사는 “교사에게 사안 조사와 행정 절차를 전담시키는 현실에서는 전문성을 의심한 학부모들이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고 재심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3년 764건이던 재심 건수는 2016년 1299건으로 폭증했다. 학폭 사안의 조사 등은 전담 경찰관이나 조사원에게 맡기고 학교는 학폭 예방 교육에 전념하게 하자는 제안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 학폭위를 개별 학교가 아닌 교육지원청 산하에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관련 법안은 국회에 이미 발의돼 있다. 지난해 교육부는 올 초까지 학폭법 일부 개선안 마련을 약속했으나 아직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학폭법 개정이야말로 사회 공론화 기구를 통해 손질할 교육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sjh@seoul.co.kr
  • 중학생 학폭, 고교 진학뒤에도 징계 가능하다

    중학교 때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을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징계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은 중학교 재학 때 생긴 학교 폭력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징계를 받은 A양의 부모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고교 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권 행사를 제한하는 기간이나 공소시효 등에 관한 규정이 없고 상급학교로 진학했다고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교육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중학교 졸업 무렵 발생한 학교폭력은 즉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고교에 진학하면 조치가 불가능해지는 ‘법 적용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가해학생이 속한 고교 교장은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낸 을 냈다. 2016년 중학교 3학년이던 A양은 B양과 대구의 한 학교를 같이 다녔다. 같은해 4월 말 A양은 학교 복도에서 B양을 보고 “예쁘다”고 큰 소리로 말했고 B양은 A양의 행동이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진 것으로 판단해 기분이 상했다. 이후 두 사람은 사이가 좋지 않은 관계로 6개월 동안 생활하다 10월쯤 B양이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A양에게 욕을 한 뒤 헤어졌다. A양은 얼마 뒤 B양에게 욕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며 전화를 했고 녹음한 통화 내용 일부를 친구들 단체대화방에 올렸다. 이후 A양의 친구 몇 명이 대화 내용을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인 이듬해 4월께 SNS에 옮겼고 A양과 친구들은 해당 게시물에 B양을 놀리는 표현으로 댓글을 달아 조롱했다. 고교에 진학해서도 계속된 놀림에 B양은 A양과 그 친구들이 다니는 학교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했고 사건은 그 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로 넘어갔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학교폭력이 인정된다며 관련법에 따라 A양이 B양을 접촉하거나 협박·보복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정을 했다. 또 교내 봉사 10일(10시간)과 학생 특별교육(2시간), 보호자 특별교육(1시간) 처분을 하라고 학교 측에 요청해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그러자 A양 부모가 대구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행정심판위는 A양이 자기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2017년 이후에는 B양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어 처분이 징계재량권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인 만큼 취소하라고 결정을 뒤집었다. 이에따라 다시 열린 학폭위는 징계수위를 낮춰 B양 접촉·협박·보복 금지 및 학생 특별교육(1시간), 보호자 특별교육(1시간) 조치를 하라고 다시 요청했다. 처음과 비교해 교내 봉사 10일(10시간) 처분이 빠지고 학생 특별교육이 1시간 줄어든 것이다. 징계 처분이 크게 달라지지 않자 A양과 그 부모는 학교폭력 행위는 중학교 재학 때 생긴 것으로 고등학교가 징계를 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에서 패소한 A양은 항소했고 현재 대구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검찰 ‘해외캠프 폭행방조 혐의’ D양 무혐의 결론, 센터장도 책임 벗어

    창원지검 진주지청 무혐의 처분 ‘해외캠프서 폭행... 가해학생 부모가 센터장’ 기사(2017년 9월13일 서울신문 보도)와 관련,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여고생에게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여고생의 아버지이자 행사를 개최한 다문화센터장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9일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따르면 피해자 A(14)·B(13)양 측이 D(18)양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협박 혐의와 폭행치상 방조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리고 불기소 처분했다. 또 D양의 아버지이자 행사를 개최한 E씨의 캠프 관리·감독 부실 혐의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A·B양 측은 지난해 8월 12일 오후 9시쯤 인도네시아 캠프에 참가했다가 C(17)군으로부터 뺨을 맞았고, D양이 폭행을 만류하지 않고 폭행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참가 학생들 사이에 일부 폭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D양 등의 가담 부분은 주장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D양은 폭행사건이 일어난 장소로부터 10~15m 이상 떨어진 장소에 있었고, 함께 있었던 목격자의 증언 등을 비추어볼 때 폭행을 부추겼다고 볼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D양 등은 피해자들이 뒤에서 자신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것을 전해 듣고 공개된 장소인 버스 안에서 훈계 차원에서 경고한 것으로 판단됐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검찰은 “C군이 피해자를 폭행할 때 D양이 폭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가 없었다”고도 판단했다. 센터장 E씨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사회적 책임과 도덕을 가장 중요시하는 다문화센터 대표로서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었으며, 제9기가 되도록 잘 운영해 온 해외 캠프도 더 이상 운영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E씨는 “특히 딸이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자신을 비난하는 부정적인 댓글들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학교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왕따’(집단 따돌림)를 당하는 등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어려울 만큼 힘들어 한다”면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내린 잘못된 결정도 바로잡아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초중고에선 왜 ‘미투’ 응답 없나요

    신고해도 가해자 처벌 가벼워 세 명 중 한 명, 교단 바로 복귀 특별조사도 학교 원해야 나서 학교 내 성폭력과 성추행 등을 고발하는 페이스북 ‘스쿨미투’에는 최근 미션스쿨 교내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1 여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기독교 계열 여중을 졸업한 A양은 교내에 상주하던 K목사가 “오빠라고 불러 달라”고 하거나 “나중에 네 남편 될 사람이 부럽다”며 엉덩이를 쥐었다고 고백했다. A양은 K목사가 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내용을 적겠다고 협박하며 다른 여학생들에게도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교육당국 관계자는 “사립학교 교목은 교원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 이사회에서만 징계를 할 수 있다. 교육부나 해당 시·도교육청에서는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투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교육계에서의 가해자 처벌이나 제도적 개선 문제 등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성추행 등 교육계 미투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와 피해자 보호 제도 등 일반 사회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3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2016년 전국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에 접수된 성폭력 사건은 2387건이었지만 각 시·도교육청이 운영 중인 성폭력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은 19건에 그쳤다. 권준수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학교 내에서 사제지간은 일반 사회의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관계보다 더 위계 서열이 강한 상하수직적 관계”라면서 “학생들은 잘못되면 학교에서 쫓겨난다는 불안감에 사건 당시 피해 사실을 고백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신고를 하더라도 교사 등 가해자가 제대로 징계를 받지 않거나 다시 교단에 돌아오는 등 제도적 한계도 학생 피해자의 신고를 단념하게 하는 요인이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상 성범죄를 저지른 교원은 무조건 해임 혹은 파면이지만 2016~2017년 상반기 학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교원 113명 중 13명은 견책과 감봉 등 경징계를 받았고, 16명은 정직 처분을 받는 등 세 명 중 한 명꼴로 교단에 곧바로 복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안이 강화된 2015년 이전에 발생한 범죄이거나 교원 성폭력 범죄 징계시효인 5년이 넘어간 경우에는 파면이나 해임을 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이 2차 피해를 우려해 학교 졸업 뒤 신고를 하더라도 사건 발생 뒤 5년이 지났다면 가해 교원은 해임·파면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최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을 발족했지만 ‘사후약방문’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추진단은 이르면 다음주 여성단체 관계자나 변호사 등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려 첫 회의를 여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없다. 대책으로 발표한 교육 현장 성비위 특별조사 역시 학교 측 요청이 먼저 있어야 움직인다는 방침이다. 이현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피해자 보호는 물론 가해자 처벌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영국의 경우 아동 성폭력 예방 교육 대상이 아동 중심이 아닌 어른들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우리나라도 대처 방안 중심이 아닌 사회 인식 개선에 초점을 맞춰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커버스토리] 정부가 바뀌면 뒤바뀌는 정책…공문 줄였더니 메일·전화 지시

    [커버스토리] 정부가 바뀌면 뒤바뀌는 정책…공문 줄였더니 메일·전화 지시

    ‘교원 업무를 간소화하라(1979년 문교부 지침),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원 잡무 경감 대책을 마련하라(1981년 국무총리 지시), 학교 공문을 10% 감축하라(1997년 교원 잡무 경감 대책 추진)….’ 일선 학교에서 교사의 행정업무를 줄이려는 시도는 도돌이표처럼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다. 정작 현장 교사들은 여전히 공문과 자료 입력 작업 등에 치여 수업 준비에 집중할 시간은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교사들을 잡무에서 해방시켜 수업의 질을 높이려는 시도는 왜 번번이 실패할까. 현장 교사들과 교육 전문가 등의 의견을 토대로 이유와 해법을 찾아봤다.# 교육부 “교사 만족도 6년간↑” 교사 절반 “그대로”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교원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주장한다. ▲관청에서 일선에 보내는 불필요한 공문 줄이기 ▲행정업무 전담 교무행정팀 운영 ▲학교별 위원회 축소 ▲방과후 학교, 교육 복지, 청소년 단체 업무 등 잡무 경감 노력 등이 대표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선 학교 중 교무행정팀(행정업무를 주로 맡는 조직)을 운영하는 비율을 92%까지 끌어올렸고 일부 교육청에서는 기간제 교사 채용 업무 등을 넘겨받아 처리하고 있다”면서 “교사들도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매년 초·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원들이 느끼는 행정업무 경감 만족도는 2011년 2.54점(5점 만점)에서 매년 올라 2017년 3.24점이 됐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온도 차가 있다. 교육당국이 나름대로 변화를 시도하는 건 인정하지만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 연구팀이 2016년 초·중등교사 3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52.1%가 ‘교육부나 교육청의 교원 업무경감 정책에도 행정 업무량은 줄지 않았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정부가 바뀌면 교육 정책도 확 달라지는데 그때마다 수많은 사업들이 신설돼 현장 교사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던져진다”고 토로한다. 전남 지역 고교의 한 40대 교사는 “새로운 사업이 시작된다고 전 정부가 벌였던 사업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면서 “관성적으로 계속 쌓여 행정업무하는 교사들만 괴롭다”고 말했다. 교육 부처 공무원들이 실적을 쌓기 위해 부서 간 ‘교통정리’ 없이 중복되고 모호한 자료를 현장에 요구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동하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팀장은 “예컨대 ‘학습부진 아동 지원사업’을 할 때 교육부 내부적으로 정리해 종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좋은데 교육 담당 부서와 복지 담당 부서, 정보 담당 부서가 따로 사업을 벌이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렇게 하면 공무원들은 실적을 쪼개어 가져갈 수 있지만 현장 교사의 업무는 늘고 수요자인 학생들도 제대로 된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현장 교사들은 최근 공문이 줄었다는 교육당국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라고 말한다. 서울 강북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는 “교육감 등이 나서서 공문을 줄이라고 하니까 공문을 덜 보내긴 하는데 대신 업무 관리 메일로 지시하거나 전화로 물어보는 일이 많다”면서 “이렇게 하면 공문이 준 것처럼 기록되지만 현장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고 설명했다. 또 공문 2개로 나눠 보내야 할 내용을 공문 1개에 합쳐 보내는 등 편법도 횡행한다.# “교육당국 하달 방식 아닌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학교 현장에서는 “행정업무를 전담할 인력을 더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정구 서울 세일중 교사는 “행정전담 인력을 학교에 많이 투입하고, 교사들을 행정업무 기준으로 묶는 게 아닌 같은 학년 담당끼리 학년제 조직을 이루도록 해야 교육 현장이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 지역의 한 중학교 교감은 “우리 학교의 행정 실무사와 교무·과학 보조 인력 등은 6~7년 전과 비교해 전혀 늘지 않았다”면서 “사람을 더 뽑지 않고서는 교사가 행정 잡무를 감당하는 구조가 바뀌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무행정사의 신분이 비정규직인 까닭에 ‘비정규직 감축’을 목표로 하는 정부가 추가 선발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또 현재 교사가 맡는 학교 폭력 처리 업무 등은 권역 또는 교육지원청 단위별 학폭위에서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궁극적으로는 교육부나 교육청이 교육 프로그램을 일선에 하달하는 방식을 버리고 각 학교가 학생 특성과 지역 사정에 맞춰 프로그램을 짤 수 있어야 잡무가 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조상식 동국대 교수는 “근대화 시절부터 학교를 국민 계몽을 위한 통로로 여기고 공공기관 등이 저축, 마을 청소 같은 대국민 과제를 학부모들에게 전달했다”면서 “이제는 학교를 통해 불필요한 정책 홍보 등을 해 온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커버스토리] 새 학기 선생님은 ‘공문처리반’

    [커버스토리] 새 학기 선생님은 ‘공문처리반’

    “가끔 내가 아이들 가르치려고 교사가 됐는지, 공문 만들려고 됐는지 헷갈릴 정도예요.” 서울 강남 지역 초등학교 교사인 김경혜(여·가명)씨는 1년 내내 공문과 씨름한다. 특히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과 국정감사를 앞둔 9월은 폭탄 수준의 공문이 학교에 투하된다. 김씨가 지난 한 해 국회의원실로부터 받은 공문은 70여개였다. 그는 “체육관 천장에 어떤 조명 장치가 달렸는지 알려 달라거나 체육관 개방 현황을 보고하라는 등 교육과 관련없는 자료 요청도 많다”면서 “‘살충제 계란’ 등 사회 이슈가 터지면 비슷한 자료를 중복적으로 요구하는 각 의원실 공문이 쏟아진다”고 말했다. 교육부 등으로부터 이미 자료를 받고도 새로운 내용을 달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새 학기를 맞아 학생들을 파악하고, 수업 준비하는 데 몰두해야 할 교사들이 김씨처럼 잡무에 깔려 신음하고 있다. “공문에 답하느라 정신없이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면 하루가 다 간다”는 말은 교직 사회에서 흔한 푸념이 됐다. 평균 10대1의 경쟁률(2018학년도 서울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 기준)을 뚫고 교단에 선 교육 공무원들은 잡무 탓에 토론 수업 등 새로운 시도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잡무 폭탄’은 공교육의 비극이 시작되는 발원지이기도 하다.# “수업보다 서류작성 능력으로 승진” 불만도 이 같은 현실은 서울신문이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초·중·고교 교원 92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97.9%가 ‘학기초나 학기 중 행정업무 탓에 수업 준비에 지장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 교사 10명 중 8명 이상(82.7%)은 ‘담당 업무 중 교육(수업·학생 관리)이 아닌 행정업무 비율이 30%를 넘는다’고 답했다. 특히 학기 초인 3월에 행정업무 집중도는 다른 달에 비해 절반 이상 증가한다는 대답이 50%에 달했다. ‘학기 초(3월) 행정업무는 학기 중 다른 달에 비해 얼마나 늘어나느냐’는 질문에 47.9%가 ‘50% 이상 늘어난다’고 답한 것이다. 가장 큰 잡무 원인은 교육부와 교육청, 국회 등에서 쏟아지는 공문이다. 이번 설문에서 ‘교사들이 업무 과중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을 묻자 가장 많은 421명(45.5%)이 ‘불필요한 공문 등 행정업무 절차 간소화’를 꼽았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초·중·고등학교 1307곳이 접수한 공문은 729만 2972개다. 학교 1곳당 평균 600여개 의 공문을 처리했다는 얘기다. 교육부나 다른 정부부처에서 요구한 공문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 방과후 활동·각종 위원회 구성에 교과서 배포까지 교사들이 감당해야 하는 잡무에는 공문 처리만 있는 게 아니다. 학교 내 각종 위원회 구성, 방과 후 학교 운영 지원, 교과서 선정·파본 확인·배포 등도 모두 교사의 몫이다. 특히 행정 일을 총괄하는 교무부 소속 교사들은 종일 잡무에 시달린다. 수도권의 한 중학교 교무부장인 A씨는 “교무부가 매년 초 구성해야 하는 교내 위원회가 학교운영위원회 등 10개가 넘는다”면서 “최근에는 교육부에서 ‘외부 인사를 위원회에 많이 참여시키라’고 지시해 섭외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흔히 교사 하면 정시 출퇴근하는 ‘꿈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보직을 맡은 교사들은 학기 초 매주 주말 근무해야할 정도로 업무량이 많다. A씨는 “교무부장은 교감이나 교장 승진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자리로 여겨져 그나마 하려는 선생님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승진 보장이 안 되는 다른 보직은 하려는 사람이 없어 매년 폭탄 돌리듯 맡긴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능력이 아닌 서류를 만드는 능력으로 승진 여부가 갈린다”는 불만도 나온다. 현장의 한 고교 교사는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이 교육 당국에서 떨어지는 불필요한 잡무는 막아 줘야 하는데 승진에 영향을 받을까봐 그러지 못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 행정인력 부족한 지방선 교사가 컴퓨터까지 수리 학기 초에는 잡무가 배로 늘어난다.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에서 새로운 사업을 많이 벌이는 데다 신입생 등의 정보를 전산화하는 작업도 해야 한다. 정작 중요한 수업 준비나 학생과의 친밀감 형성, 생활 지도 등은 뒷전으로 밀린다. 수도권 고교에서 근무하는 9년차 교사 B씨는 “학기 초는 1년 수업 운영 계획을 짜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고 담임을 맡았다면 학생 중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은 없는지, 급식 때 피해야 하는 음식은 없는지 등 세세하게 파악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교육청도 학기 초 교사들의 잡무를 줄여 주겠다며 3월 한 달을 공문이 없는 ‘학생 집중의 달’로 지정하고 불필요한 공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차갑다. 편법만 난무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 서울 지역의 한 초등학교는 교사들이 공문은 남기지 않으면서 하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폭력(학폭) 처리도 교사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지난해까지는 학폭 신고가 접수되면 경중에 관계없이 무조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처리하도록 했었다. 이 때문에 학폭위를 담당하는 교사들은 행정 업무가 몰리고 학부모 민원까지 들어야 해 부담감을 호소해 왔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사소한 학폭 사안은 굳이 학폭위를 열지 않아도 되도록 했지만 업무량이 크게 감소할지는 미지수다. 서울 강북 지역의 한 중학교 교감은 “학폭 외에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등에 대한 학부모 민원도 많다”고 말했다. 교원 인력이 적은 지방 학교는 더 열악하다. 경남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는 정보화 담당 교사가 교내 모든 컴퓨터 기자재를 관리하고, 학교 내 폐쇄회로(CC)TV 관리 업무도 한다. 이 학교의 31년차 교사 C씨는 “학교 내 행정실에서 쓰는 컴퓨터가 고장나면 관리자가 따로 없어 교사가 직접 수리한다”면서 “CCTV도 설치만 업체에서 할 뿐 관리나 제반 사항은 모두 교사 담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업에 필요한 기자재를 사는 일도 교사가 다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때는 행정이 주업무고 수업은 부차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 지역·학교별 다른 교육환경도 고려해야 김인순 전남 목포여중 혁신부장은 “10년 전부터 주입식 수업이 아닌 학생 중심으로 수업 방식을 바꿔 보겠다는 생각으로 한 시간 수업을 위해 3~4시간씩 준비한 적도 있다”면서 “하지만 행정 업무 탓에 수업 준비를 학교에서 할 수 없어 퇴근 뒤나 주말에 따로 해야 했다”고 말했다. 고교에서는 잡무 탓에 학생 진학 자료로 쓰이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을 꼼꼼히 하기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함승환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역·학교별로 교육 환경이나 여건의 차가 큰데도 모든 학교가 교사 1명당 가르쳐야 할 학생수를 똑같이 정하는 등 기준이 획일적”이라면서 “교육 여건이나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학교에서는 학생당 교사수를 늘리는 등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 교육정책은 그동안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만 집중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기존에 진행 중인 불필요한 사업들을 어떻게 줄여 나갈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경찰 “숭의초 교사들 학폭 은폐 안했다”

    재벌 회장 손자와 연예인 아들이 연루된 학교폭력 사건이 벌어졌던 숭의초등학교에서 학교 측이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하진 않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18일 업무 방해 혐의로 고발당한 숭의초 교장 A(55)씨와 교감·생활지도부장·담임교사 등 4명에 대해 불기소(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씨 등 4명의 휴대전화, 컴퓨터와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하고 거짓말탐지기 수사 등을 했지만 이들이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숭의초 학교폭력 담당 경찰관과 교육청 장학사, 학부모 등을 조사하고 학생 진술서와 교육청 조사 기록을 검토한 결과 가해자로 지목된 재벌 손자의 학교폭력 가담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회의록을 공개 대상이 아닌 학부모에게 제공한 혐의(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서는 A씨와 교감, 생활지도부장 등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 등 3명은 경찰 조사에서 회의록 등을 제공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7월 교장 등 4명이 회의록을 유출하고 학교폭력 사안을 은폐·축소했다며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 방해 혐의로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학교폭력으로 동급생 투신 내몬 초등생들 소년부 송치

    학교폭력으로 동급생 투신 내몬 초등생들 소년부 송치

    같은 반 친구를 괴롭히고 성추행까지 해 건물에서 뛰어내리게 만든 초등생들이 법원에 넘겨졌다.서울 성동경찰서는 같은 반 친구를 괴롭혀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행위에 이르게 한 혐의(폭행·강제추행)로 성동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 3명을 서울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봄 교실에서 A(13)군을 때리고, 같은 해 가을에는 수학여행 숙소에서 A군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로 분류돼 형사 처분을 받지 않는다. 대신 법원 소년부로 넘겨져 죄질에 따라 사회봉사와 같은 1호 처분부터 소년원에 수용되는 10호 처분까지 받게 된다. A군은 지난해 11월 19일 아파트에서 투신했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당시 A군은 같은 반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 힘들다는 내용의 편지를 품고 있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A군은 두 차례 수술을 받고 지난해 12월 5일 퇴원했다. 이후에도 정신적 충격이 심해 피해자로서 경찰 조사도 몇 차례 미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A군이 투신한 이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어 괴롭힌 정도가 심한 가해 학생에게 강제전학, 나머지 2명에게 열흘간 출석정지 징계를 내렸다.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는 피해 학생이 다른 가해 학생과 같은 학교에 배치되지 않도록 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범죄 면죄부’ 만14세→13세 미만…10대 강력범 형사처벌 추진

    ‘범죄 면죄부’ 만14세→13세 미만…10대 강력범 형사처벌 추진

    공분샀던 ‘부산 여중생 폭행’ 계기 강력 범죄 땐 소년부 송치 제한 보호처분 없게 소년법 개정 추진 치료·치유 전문 ‘의료소년원’ 신설범죄 처벌을 면제받는 형사미성년자 연령이 기존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바뀐다. 단순·경미한 학교폭력은 학교장이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학교폭력 처리 방식도 손을 본다. 정부는 22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결정하고, 이를 종합한 ‘학교 안팎 청소년폭력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이나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등 10대 청소년들의 강력범죄에 대한 대책의 일환이다. 청소년 폭력범죄는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지만 정작 이들에 대한 법적용이 국민의 법감정에 미치지 못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우선 현행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을 한 살 낮춰 ‘만 13세 미만’으로 하고, 특정 강력범죄를 저지르면 소년부 송치를 제한해 보호처분이 아닌 형사처분을 받도록 소년법 개정을 추진한다. 개정안이 확정돼 내년부터 적용되면 형법 제정 때부터 유지된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65년 만에 변경되는 것이다. 이를 바꾸려는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9월 부산에서 발생한 여중생 폭행 사건이다. 가해 학생들이 또래 여중생을 골목으로 끌고 가 공사 자재, 철제 의자 등으로 1시간 25분 동안 잔혹하게 폭행했지만 이들이 형사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되지 않았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쇄도했고, 여론에 따라 국회에 형사미성년자 기준 하향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됐다. 정부는 개정안 국회 통과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형사미성년자 기준 하향 실효성은 미지수 하지만 기준 하향조정에 대한 실효성은 미지수다. 소년범들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신체적 성숙도도 높아지고 있지만, 기준을 한 살 낮추는 법 개정이 청소년폭력 예방에 어떤 효과가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종화 법무부 범죄예방기획과장은 이날 “만 13세면 중학생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초등학생을 형사미성년자로 분리할 수 있다. 또 국제적인 기준도 고려해 기준 나이 하향을 결정했다”면서도 “실제로 개정됐을 때 구체적인 효과는 아직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손정숙 보호법제과 검사도 이날 “소년범은 만 16세와 만 17세가 가장 많다”고 했다. ●일각선 “학교폭력 은폐·축소 우려” 정부는 또 학교폭력 사건이 생기면 학교폭력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어 심의·의결하고 이를 학교생활기록부에 적도록 한 처리 방식도 손질한다.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학생부에 오점이 남을 수 있는 탓에 학교 측이 심각한 폭력을 은폐·축소하려고 시도하거나, 사소한 사건이 학생 간 분쟁과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정부는 ‘단순·경미한 학폭’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하면 학교장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교육청과 학폭위에 보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우정 교육부 학교생활문화과장은 이와 관련해 “단순·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학교장에게 종결권을 부여해 달라는 요구가 교육현장에서 이어져 왔다”고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단순·경미’의 기준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심각한 학폭을 ‘사소한 괴롭힘’이나 ‘단순 장난’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김 과장은 “교장이 임의로 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라 전담기구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며, 단순·경미한 학교폭력 사건 해결 후 학폭위와 교육청에 보고하도록 규정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학교장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면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받도록 한 방침도 덧붙였다. 학폭위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학부모 비중을 현행 절반 이상에서 3분의1로 줄이고, 학생교육·청소년지도 전문가, 법조인 등 외부전문가 비중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재심청구인에 따라 달라지는 학폭 사건 재심기구도 일원화한다. 교육부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같은 특별행정심판위원회를 시·도별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폭위 전문성 강화… 대안학교도 ‘전담경찰관’ 정부는 아울러 여성청소년 사건 수사인력과 청소년 보호관찰 전담인력도 확충하고, 청소년비행예방센터를 5개 더 만든다. 소년원 내 교육을 내실화하는 한편 치료·치유 전문인 의료소년원 신설도 추진한다. 아울러 정부는 전문상담교사 정원을 확대하고 병원형 위(Wee)센터 등 특화 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대안학교나 위탁교육시설에도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지정한다. 현재 SPO는 총 1138명이고 1명이 약 10개 학교를 담당하고 있어 인력확충 계획이 추가로 필요하다. 법원에서 ‘보호자감호처분’을 받은 비행청소년이나 학교폭력 가해자의 보호자에게 부여되는 특별교육도 강화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상담하는 ‘아웃리치 전문요원’과 ‘청소년동반자’도 늘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생각나눔] 신고 13건·심의 0건… 학폭 숨길 일인가요

    학교폭력땐 학폭위 개최 의무 일부선 학생부 기재 꺼려 은폐 서울 A고교는 지난해 3월부터 11월 사이 13건의 학교폭력 신고를 받았다. 폭행과 괴롭힘, 언어폭력 등 유형도 다양했지만 이를 심의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는 한번도 열지 않았다. 학교폭력예방법에는 학교폭력 발생 때 학폭위를 무조건 개최하도록 돼 있다. 학폭위에서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1호)부터 퇴학(9호)까지 처벌이 정해지면 경미하더라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그러나 학생부 중심 전형이 늘어난 현행 대학입시제도에서 이런 흔적은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가 사건을 어물쩍 넘기는 일이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부 학교가 학생 간 폭력 사건을 축소, 은폐한다는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학폭위를 한번도 개최하지 않은 학교는 오히려 실태조사를 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교 현장에 대한 불신이 낳은 주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4일 낸 ‘학교폭력 사안 처리의 문제점과 개선을 위한 과제’ 보고서를 통해 “학폭위가 열리지 않은 학교의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 해당 학교가 학교폭력 문제를 규정에 따라 공정히 처리했는지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부는 초4~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피해 경험을 묻는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매년 2차례 진행한다. 이 조사에서는 피해를 봤다고 응답한 학생이 있는데 학폭위를 연 적이 없는 학교라면 교육당국이 축소, 은폐를 의심해 봐야 한다는 의미다. 교육부가 올해 상반기 진행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는 “학교폭력 피해 후 (가족이나 친구 등보다) 학교에 우선 알렸다”는 응답이 16.4%에 그쳤다. 2015년 22.4%, 2016년 21.4%에서 매년 줄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와 서울교육청 등 교육당국은 학폭위 개최건수가 전무한 초·중·고교가 몇 곳이나 되는지 통계조차 집계하지 않는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생이 피해 사실을 자세히 서술하면 해당 교육청과 학교, 경찰과 함께 점검하고 있다”면서 “학폭위 심의건수가 없는 학교만 따로 살펴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학교폭력 관련 문서를 만들고 관리, 보존하기 위한 규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학폭위 회의록은 작성, 보존하도록 돼 있지만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학교폭력을 목격한 학생 등이 작성한 진술서 등은 보존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서면 진술서 등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교사들 “학생들 다루기 점점 힘들다”

    교사들 “학생들 다루기 점점 힘들다”

    교총 설문조사 결과 “교권 약화 심해지고 있다” 유치원부터 대학 교수까지 대부분의 교육자들이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30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치원과 초, 중, 고등학교 교사, 교장, 교감, 원장 및 대학교수를 포함해 교원 1196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8.6%에 해당하는 1179명이 “학생생활지도가 과거보다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의 대상자 비율은 교사 65.3%, 교장·교감(원장·원감) 30.2%, 교수 4.5%였다. 응답자의 87.2%는 “생활지도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답해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호소해 교사들이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제지하고 가르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활지도가 어려워진 이유로 31.3%(785명)가 ‘학생 인권 강조에 따른 교권의 상대적 약화’를 꼽았고 ‘체벌금지정책 등으로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한 적절한 지도권 부재’(30.2%·758명)와 ‘자기 자녀만 감싸는 학부모’(24.9%·624명)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응답자의 79.4%(945명)는 현재 학교별로 운영되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이나 경찰서 등 외부기관으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최근 학교폭력이 늘면서 학폭위 운영 업무부담이 증가했다”며 “학부모들이 학교폭력 사건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를 통해 법적 대응을 하면서 학폭위가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1∼17일 이메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83%포인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급생 돈 뺏고 담뱃불로 지지고…고교생 2명 수사

    동급생 돈 뺏고 담뱃불로 지지고…고교생 2명 수사

    부산 사상경찰서는 동급생의 돈을 빼앗고 집단 폭행한 혐의로 고교생 2명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돼 조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고소장에 따르면 고교생 A(16) 군 등 2명은 이달 초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B(16) 군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이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가해자들이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에서는 최근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가해자들에게 전학과 정학 10일 처분을 내렸다. 학폭위 과정에서 B군은 가해자들이 담뱃불로 몸을 지지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고 가해자들은 이를 부인했다. 피해 학부모는 학폭위의 처분이 너무 가볍다며 재심을 청구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가해자들은 지난 7월에도 B군을 협박해 3차례에 걸쳐 30만원을 빼앗아간 혐의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가해자들은 B군이 먼저 SNS에 자신들의 부모를 욕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합의로 가해자에 대한 조사나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학교 성폭력 급증세… 절반 이상이 경징계

    학교 성폭력 급증세… 절반 이상이 경징계

    학교의 ‘솜방망이’ 처벌이 학교 성폭력 급증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서울지역 학교 5년간 2.26배 늘어 1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학교에서 성폭력이 발생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 넘겨진 사례는 매년 늘어나고 있었다. 학교 성폭력은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모든 성폭력으로, 강간과 추행을 비롯해 언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성희롱 등도 포함된다. 2012학년도 118건이던 학폭위 심의 건수는 2013학년도 221건, 2014학년도 284건, 2015학년도 335건, 2016학년도 385건으로 증가했다. 5년 동안 2.3배 늘어난 것으로, 올해 8월까지는 293건의 성폭력 사건이 학폭위에 넘겨졌다. 학교 성폭행 피해 학생은 2012학년도 144명에서 2016학년도 610명으로 4.2배 늘었다. 가해 학생도 138명에서 508명으로 3.7배 늘었다. ●학폭위의 ‘경징계’ 건수 함께 증가 학폭위가 가해 학생들에게 경미한 조치를 내리는 건수도 함께 증가했다. 학폭위는 가해 학생에게 1~9호까지 모두 9가지 조치(중복 부과 가능)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서면사과(1호)와 접촉·접근금지(2호), 학교봉사(3호)는 경미한 처벌에 속한다. 1~3호와 학급 교체(7호)는 특히 졸업 시 생활기록부에서 징계 기록이 삭제된다. 서울지역 학폭위가 성폭력 가해 학생에게 내린 조치 가운데 1~3호 비율은 2012학년도 36.3%, 2013학년도 44.3%, 2014학년도 48.5%, 2015학년도 53.5%, 2016학년도 57.4%로 매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 8월까지는 54.7%가 경징계였다. 노 의원은 “솜방망이 처벌이 학교 내 성폭력 피해자를 양산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학교가 좀더 단호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형주 서울시의원 ‘학교폭력해결절차 현황-대안 토론회’ 개최

    문형주 서울시의원 ‘학교폭력해결절차 현황-대안 토론회’ 개최

    서울시의회 문형주 의원(국민의당, 서대문3)은 지난 26일 오전, 서울시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사)갈등해결과 대화’와 공동주관으로 ‘학교폭력해결절차 현황 및 대안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진행은 김영욱 교수(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 학부)가 좌장을 맡고, 탁경국 변호사, 강지명 선임연구원(성균관대 로스쿨부설 법학연구원)의 주제발표를 선두로, 조영상 과장(서울시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 이경순 위원(서울가정법원 화해권고위원), 최은경 부장(마곡중학교 인권상담부), 하승옥 전문가(경기도고양교육지원청 학부모지원전문), 고유경 실장(참교육학부모회 전 상담실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주제발표를 맡은 탁경국 변호사는 “학교폭력의 광범위한 개념과 학교폭력자치위원회(학폭위) 업무의 과중, 학생생활기록부(생기부) 기재로 인한 변칙적 합의 및 소송의 급증 등의 문제”를 꼽으며, 이에 대해 “분쟁조정 기능 활성화, 생기부 기재 금지 등의 화해적이고 친화적인 제도 개정이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같은 주제발표를 맡은 강지명 선임연구원은 “학교폭력의 본질이 무엇이고, 사안을 해결하는 메커니즘, 원칙, 기준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다시 새겨야 한다”며 “분쟁조정의 회복적 정의 프로그램 전문가 위축, 분쟁조정 전문가 양성, 학폭위 기본교육 및 예방교육 내 갈등해결역량 교육 포함 등 회복적 정의를 강조하는 단계적 실천”을 제안했다. 이에 토론자들은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소통단절, 현장교사의 과도한 업무로 학생 생활지도 개입 축소, 생기부 기재에 대한 학부모 감정적 대응 악화 등의 문제점을 덧붙이며, 당사자 간 대화의 장 마련, 학교 내의 자율권, 자치권 등 신뢰회복, 전담기구 기능 강화, 학폭위 위원 전문성 양성 등의 해결절차 개선방안에 대한 열띤 논의를 벌였다. 문형주 의원은 “학교폭력 해결절차의 문제점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점에서 굉장히 소중하고 의미가 깊은 시간이었다” 며 “학교폭력 해결방안을 위한 전담기구와 갈등해결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덧붙여 문 의원은 “이것이 전부가 아닌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집요하게 전문가와 상담하고 학부모와의 면담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좋은 정책을 만들어 내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직 국회의원 중학생 아들, 또래 여학생 불러내 성추행·성희롱

    전직 국회의원 중학생 아들, 또래 여학생 불러내 성추행·성희롱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직 국회의원의 중학생 아들이 같은 학교 여학생을 성추행, 성희롱하고도 피해 학생과 여전히 같은 학교에 다니는 등 미온적 조처가 이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21일 경찰과 학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군(15)은 2015년 같은 학교 여학생을 따로 불러내 가슴 등 신체 부위를 만지며 성추행했다. 피해 학생은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길 원치 않아 신고 등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이듬해 A군이 SNS를 통해 ‘가슴을 만지고 싶다’는 등 자극적인 메시지를 보내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송치했지만 당시 A군이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사건은 지난해 11월 가정법원으로 넘겨졌다. 법원은 올 3월 A군의 혐의를 인정해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성추행, 성희롱 혐의가 인정됐지만 경찰은 A군의 성희롱 사실만 학교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측에서 피해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았다. 성추행은 모든 피해를 학교 측에 통보할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 역시 “최초 신고 접수된 메시지 성희롱에 대한 징계를 했고, 강제추행과 법원 판결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서울교육청은 22일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 국회의원의 아들 A군(15)의 성추행을 처벌하기 위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열렸고, 2015년 추가 사안은 학교에서 언론보도를 보고 인지했다. 학폭법에 규정된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투신 여중생 가해자 학폭 징계

    폭력과 따돌림으로 한 여중생을 투신 자살로 몰고간 전북 전주시의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강제전학 등의 처분이 내려졌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한 여중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 자살해 숨진 배경에는 같은 학교 학생들의 폭력과 따돌림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학폭위는 지난 15일 위원회를 열고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7명에 대해 1명은 강제전학, 4명은 출석정지 5일, 나머지 2명은 교내봉사 10시간 처분을 내렸다. 학폭위는 숨진 여중생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용, 학생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학교폭력 정황을 확인하고 처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폭위 결과가 알려지자, 숨진 여중생 부모와 가해 학생 학부모 모두 처분의 경중을 두고 반발하고 있다. 숨진 여중생 부모는 재심 청구를 검토 중이며, 가해 학생 학부모들도 학폭위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학교에 다녔던 A양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 59분쯤 인근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투신했다. A양은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고교 기숙사서 여고생 4명이 후배 7명 주먹으로 때리고 얼차려

    고교 기숙사서 여고생 4명이 후배 7명 주먹으로 때리고 얼차려

    인천의 한 고교 기숙사에서 여고생들이 후배들을 주먹으로 때리거나 얼차려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16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의 한 고교 기숙사에서 운동부 후배 7명을 모아놓고 얼차려를 준 여고생 4명이 경징계를 받았다. 최근 해당 학교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를 열고 A(18)양 등 이 학교 3학년생 4명에게 ‘서면 사과’ 처분을 결정했다. 이들에게는 기숙사 퇴사 조치도 함께 내려졌다. 학폭위에는 이 학교 학부모 위원 3명, 교장, 학교전담경찰관 등이 참석했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폭위는 가해 학생에 대해 ‘서면 사과’부터 ‘퇴학’까지 총 9가지 처분 중 하나를 학교장에게 요청해야 한다. A양 등은 이달 5일 오전 0시 10분쯤 해당 고교 기숙사 방에 태권도부 후배인 2학년 여학생 7명을 모아놓고 얼차려를 줬다가 학폭위에 넘겨졌다. 이들은 후배들이 학교 밖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얼차려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A양 등은 후배들을 방 안에 일렬로 세운 뒤 어깨를 차례차례 주먹으로 때리거나 엎드려뻗쳐를 시키는 등의 체벌을 했다. 이 과정에서 반발한 2학년생 1명과 A양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조만간 청소년 경미범죄 선도심사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들에 대한 처벌을 결정할 방침이다. 선도심사위에서는 훈방, 즉결심판, 형사 입건 등 3가지 처분 중 하나를 내리게 된다. 이와 별개로 학교 폭력 관련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선도 프로그램을 통해 가해 학생들을 교육한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들이 서로 부딪힐 일이 없도록 3학년생들에게는 즉시 기숙사 퇴사 조처를 내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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