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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대학생 눈물의 ‘스펙상경’

    지난 학기 취업에 실패한 전남대 4학년 정모(25)씨는 졸업을 미루고 올해 한 학기를 더 등록했다. 학점 3.8점(4.5점 만점)에 토익 점수 900점이 넘는 정씨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30곳 이상 지원했지만 서류 심사에서 번번이 떨어졌다. 이해할 수 없었다. 정씨는 교내 취업센터를 찾아 진단을 받은 결과 ‘인턴 등 대외활동이 부족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정씨는 막막하기만 하다. 모자라는 부분을 채울 방법이 없어서다. 정씨는 “지방에서는 대외활동을 할 기회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자신의 처지를 원망했다. 지방대 학생들은 취업시장에서 학벌에 치이고 ‘스펙’에 울고 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1일 “구직자들 사이에서 학점이나 토익 점수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인턴이나 대학생 홍보단 등 대외활동 경력이 취업을 위한 ‘필수 스펙’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 322명의 34.5%가 ‘올해 강화해야 할 취업 스펙’ 1위로 ‘실무 경험’과 ‘인성’을 꼽았다. 문제는 대부분의 대외활동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공모전 포털 씽굿 관계자는 “한 해 열리는 1300여개의 대외활동 중 70~80%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 진행된다.”면서 “일부 행사는 수도권 거주 학생으로 자격 제한을 두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 대기업 유통업체는 지난해 12월 대학생 도우미를 모집하면서 ‘스마트폰을 소유한 수도권 거주 학생’으로 자격을 제한했다. 지방대생 중에는 오로지 대외활동 경력을 쌓기 위해 휴학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대학과의 학점교류를 이용해 상경하기도 했다. 경북대를 졸업한 김모(24)씨는 지난해 아예 서울대에 학점교류를 신청했다. 김씨는 “수업을 들으며 대외활동 경력을 쌓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대외 경력 하나를 위해 방값, 식비 등을 합쳐 한 달에 100만원 가까운 생활비를 쓰는 것이 지방대생들의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운 좋게 기회를 얻은 지방대생도 이력서에 경력 한 줄 넣으려고 한 달에 수차례 서울과 지방을 오가야 한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해당 대학이나 지자체에서 인턴 등 대외활동을 위해 서울에 올라간 학생에게 생활비를 일부 보조하는 등 지원도 생각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해결해야 취업시장에서 지방대 학생들의 소외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Weekend inside] 여상 출신 100억대 수출기업 ‘탑드릴’ 김정겸 사장, 학점은행제로 경영학사 받다

    [Weekend inside] 여상 출신 100억대 수출기업 ‘탑드릴’ 김정겸 사장, 학점은행제로 경영학사 받다

    35년 전 여고생이 100억원대 수출기업의 대표이사(CEO)가 된 뒤 꿈에 그리던 학사 학위증을 손에 쥐었다. 전 세계 40여개국에 생산품의 90% 이상을 수출하는 국내 굴지의 지반천공 장비생산기업 ㈜탑드릴의 김정겸(54) 대표이사는 24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2012년 학점은행제·독학학위제 학위수여식’에서 경영학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진학을 간절히 꿈꿨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상업고등학교에 갈 수밖에 없었던 김 대표는 “여고시절의 꿈을 중년의 나이가 돼서 이뤘다.”고 말했다. 또 “학벌을 너무 중시하는 사회풍토 탓에 학력위조 같은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진정한 배움이란 학벌이 아닌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기쁨”이라고 밝혔다. 학위수여식에서는 김 대표를 비롯해 3만 8333명이 학위를 취득했다. 김 대표는 30여년 전 여상을 졸업하고 무역회사 사무직으로 취직했다. 고졸사원에 대한 차별과 단순 사무직에 싫증을 느꼈다. 마음속에는 항상 “대학에 가서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1991년 남편이 뇌종양으로 급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남편을 잃은 상실감에 몸과 마음이 모두 피폐해져 가던 김 대표의 유일한 탈출구는 공부였다. “학위를 따서 더 좋은 직장을 얻고 아이와 함께 꿋꿋이 살아가겠다.”는 결심에 1994년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독학사 면제과정에 입학했다. 그러나 고된 일과 집안 살림에 몸이 버티지 못했다. 병원신세를 지게 된 김 대표는 1년에 한 차례 보는 학위취득 종합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지만 마지막에 좌절돼 너무 안타까웠죠.” 한 번의 실패가 김 대표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오히려 독학학위제로 학위를 못 땄기 때문에 계속해서 공부하고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서 “실패했던 경험이 더 성장하게 했다.”고 자신했다. 지난 1997년 재혼한 남편과 함께 회사를 세운 뒤 공부에 대한 열정은 더 강해졌다. 남편은 기술분야를, 김 대표는 재무관리와 경영을 맡으면서 보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다. 바쁜 일정에서도 서울디지털대에서 시간제 수업으로 경영학을 들으며 차곡차곡 학점을 쌓았다. 김 대표는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 지나고 결국 학사학위를 받게 돼 감회가 새롭다.”면서 “회사에서 쌓은 실전경험이 공부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학사학위의 꿈을 이룬 김 대표의 새로운 도전은 이공계 석사학위 취득이다. 3월 새학기부터 한국산업기술대 대학원의 기계제조공학과에 다닐 예정이다. 대학원을 졸업하면 탑드릴 부설연구소에 직접 연구원으로 참여할 각오다. 김 대표는 “대학원이라는 높은 산을 앞에 두고 긴장도 되지만 설렌다.”면서 “ 꿈은 꾸는 자의 것”이라고 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해외건설 인력 4800명 양성…병역특례 확대·세제혜택 추진

    해외건설 인력 4800명 양성…병역특례 확대·세제혜택 추진

    정부가 ‘제2 중동붐’을 겨냥해 올해 해외건설 인력 480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해외 현장 근무자에게 병역특례를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원전 분야에서도 올해 5000명의 신규 인력이 채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서울 중구 세종로의 해외건설협회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해외건설 인력난 해소 방안을 보고받았다. 현재 국내 건설업체들은 해외 1800개 현장에서 17만명의 인력을 운용 중이지만 이 가운데 한국인은 1만 6000명에 불과하다. 중동시장 전망을 감안하면 올해에만 2200명, 2015년까지는 연평균 3500명이 추가로 해외 현장에 투입돼야 한다. 국토부는 청년층의 해외건설 현장 취업 활성화를 위해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단기 실무교육 양성 규모를 지난해 2500명에서 올해 35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400명 수준의 지방대생 교육과정과 120명 안팎의 원전 시공인력 양성도 포함됐다. 대학 졸업을 앞둔 마지막 1학기를 해외건설 실무교육으로 대체해 학점으로 인정하는 실무학기제도 도입한다. 또 대학과 실무교육 학점 인정 협약을 맺어 해당 대학 졸업 예정자에게 단기 직무교육과 해외 인턴 기회를 우선 부여할 계획이다. 중소업체 채용 인력 200명에 대해서는 1년간 해외 훈련(OJT)을 실시하고 1인당 1140만원을 지원한다. 전문 경력자 인력난 해소를 위해 맞춤형 6개월 전문가 과정을 현재 2개 대학원에서 5개로 늘리고, 교육기관별로 발전 석유화학 계약, 리스크 관리 등 전문과정을 특화하기로 했다. 한편 지식경제부도 이날 ‘해외 원전 전문인력 확보 및 양성방안을 확정했다. 한국수력원자력(1090명), 한전기술(240명), 한전원자력연료(139명) 등이 대규모 채용을 진행한다. 우리나라가 수출한 원전 4기 운영과 관련해서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공사(ENEC)가 우리 측에 100% 지원을 요청한 데 맞물려 2020년까지 연도별로 1000~4000명까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원전 마이스터고 지정 외에 원전특성화 대학을 올해 1~2곳 추가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의 중동 진출 지원을 위해 중동 국가로 나가는 근로자들에게 세제와 교육비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두려워하지 않고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성수·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마침표 찍지 못한 학업 못내 아쉬워”

    “마침표 찍지 못한 학업 못내 아쉬워”

    80세의 만학도 2명이 대학 입학 60년 만에 학사모를 쓴다. 성균관대는 오는 24일 열릴 졸업식에서 정치외교학과 52학번 김정헌(왼쪽·81)씨와 경제학과 54학번 황기성(오른쪽·80)씨가 졸업장을 받는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입학해 4학년 1학기까지 마치고 1957년 ROTC격인 학사연대에 입대, 1960년 전역 뒤 당시 태완선 부흥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에 발탁돼 공직에 몸담았다. 김씨는 1973년 복합재료 수출업체인 근영실업을 설립, 2000년 수출입 무역부문 산업은탑 대통령상 등을 수상하는 등 산업역군으로 뛰다 지난해 성균관대에 재입학하기로 결심했다.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준 뒤 마침표를 찍지 못한 학업 문제가 못내 아쉬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2학기 재입학을 허가받은 김씨는 아들뻘의 교수 밑에서 손자뻘의 학생들과 함께 중국외교사, 한국정치론 등 전공과목 6학점을 수강했다. 김씨는 “강의실에 앉아 반세기 만에 수업을 들으니 굉장히 어색했지만 학생들이 많이 도와줬다.”면서 “교수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물어봤고 수업을 마치면 학생들과 자장면을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황씨는 한 학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등록금 6000원(현재 약 600만원)을 내지 못할 만큼 가정형편이 나빠져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1958년 군에 입대, 1968년에 전역한 뒤에도 자녀 넷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에 매달리다 배움의 꿈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자녀 넷을 모두 혼인시키고 삶에 여유를 갖게 된 황씨는 비슷한 처지의 지인이 뒤늦게 학위를 이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해 2학기때 재입학, 3학점짜리 교양과목 ‘유학사상’을 수강했다. 황씨는 “1950년대에는 전쟁통에 변변한 교재도 없이 교수가 불러주면 받아 적는 수업밖에 못 들었는데 지금은 이메일로 참고자료를 받아보는 등 대학수업이 많이 발전했다.”면서 “60세만 되었어도 석·박사 과정까지 도전했을 테지만 80세를 넘겨서 졸업장을 받은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린’의 명품 슛 ‘타이거 맘’을 움직였다

    ‘린’의 명품 슛 ‘타이거 맘’을 움직였다

    “전에는 내가 농구하는 것을 어머니가 성적 떨어진다며 말렸는데 요즘엔 생각이 바뀌셨어요. 어머니가 TV로 제러미 린의 경기를 보더니 ‘얘야, 만약 네가 저 정도로 잘할 수 있다면, 내가 더 이상 돈 벌러 나갈 필요가 없겠구나’라고 말씀하셨어요.” 미국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에 있는 ‘몽고메리 블레어 고교’ 농구팀 선수 오스틴 류(17)는 타이완 출신인 어머니의 변화상을 이렇게 소개했다. 타이완계 미국인 프로농구(NBA) 선수 제러미 린(24·뉴욕 닉스)이 일으키고 있는 ‘황색 돌풍’이 공부와 클래식 악기만을 중시하는 동양계 학부모, 이른바 ‘타이거 맘’들의 교육관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몽고메리 블레어 고교 농구팀 감독 데이비드 캉은 분위기를 이렇게 전한다. 전에는 동양계 자녀가 식탁에서 “엄마, 나 NBA 농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엄마는 머리에 꿀밤을 매기면서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니. 네가 동양계라는 사실을 까먹었니?”라고 야단쳤다면, 지금은 “좋아. 한번 해보자.”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타이거 맘들이 린의 성공담에 솔깃하는 것은 공부뿐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동양계가 미국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특히 린이 동양계 학부모들이 선망하는 하버드 출신이라는 점이 타이거 맘들에게 학벌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운동’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타이완계로 학교에서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여고생 르 앤 영(17)은 “전에는 어머니가 운동은 단지 재미로만 하라며 탐탁지 않게 생각했는데, 요즘은 나보다 더 린의 경기에 빠지셨다.”면서 “어머니는 린이 공부를 잘해서 하버드대에 간 사실을 알고 ‘아, 동양계는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린은 캘리포니아 최고 명문고인 팔로알토 고교를 평균 학점 4.2로 졸업했으며, 고교 시절 학보사 편집장, 상원의원실 인턴 등 특별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여기에 남달리 농구까지 잘한 게 다른 동양계 학생들과의 차이점이었다. 그는 원래 스탠퍼드나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등의 농구 장학생으로 가고 싶었지만 농구 선수치고는 작은 키(191㎝)에 동양계라는 편견이 겹쳐 받아 주는 대학이 없었다. 그는 결국 농구 장학생 제도가 없는 하버드대(경제학)에 입학한다. 공부도 잘하고 농구도 잘하는 그를 약체 농구팀을 갖고 있는 하버드가 선택한 것이다. 하버드는 농구 장학생 제도가 없기에 그는 농구와 공부를 병행해야 했고, 결과적으로 운동선수치고는 그리 나쁘지 않은 평균 3.1의 학점을 유지했다. 2009년 12월 대학농구 강팀 코네티컷주립대와의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장면이 전문가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면서 린은 하버드 역사상 NBA에 진출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재능협회장인 그레이스 정 베커는 “린의 사례는 동양계 학부모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만약 어떤 동양계 어린이가 운동에 재능을 보인다면 그의 부모들은 하버드에 입학한 린이 운동뿐 아니라 공부도 잘한 사실을 보고 ‘여기 내 아이의 롤모델이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30대그룹 신규 채용 2.2% ‘찔끔 증원’

    30대그룹 신규 채용 2.2% ‘찔끔 증원’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새달 상반기 공채를 시작으로 채용 시즌에 돌입한다. 30대 그룹의 올해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10대 그룹의 영업이익(총 32조 3685억원)이 13.95%나 증가했고, 국내 경제성장률이 3.6%에 이르는 점과 비교하면 고용의 증가 규모가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새달부터 신입·경력·인턴 선발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올해 2만 1000명의 신입사원과 5000명의 경력직을 각각 뽑기로 하고, 3월부터 상반기에만 1만 3000명을 선발한다. 합격자는 4월 말에 발표되며, 하반기 공채 접수는 9월에 시작된다. SK는 3월 셋째 주부터 대졸 신입과 인턴사원을 뽑는 절차에 들어가며, 상반기에만 2310명을 선발한다. 9월 하반기 공채(4690명)까지 합치면 총 7000명으로, 지난해(5000명)보다 40%나 늘어난다. 올해 1만 5000명을 채용하는 LG는 상반기 9800명을 새 식구로 맞는다. 전체적인 채용 규모는 대졸자 7500명(신입 6000명, 경력 1500명), 기능직(고졸 및 전문대) 7500명이다. 롯데그룹은 4월 초부터 상반기 공채에 들어간다. 신입사원 공채와 인턴사원을 합해 1700명을 선발하고, 전문대·고졸 사원 등으로 4400명을 뽑는 등 61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올해 13.4% 늘어난 1만 3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올해 대졸 3600명, 고졸 3100명 등 총 67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채용 일정은 계열사에 따라 다른데, 포스코의 경우 대졸 신입 사원 상반기 채용을 3월 중순부터 진행한다. 올해 대기업 채용의 특징은 고졸자 채용이 총 6.9% 확대됐다는 점이다. 또 출신 학교와 전공, 학점, 어학점수 등 ‘스펙’에 따른 지원 자격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은 고졸자를 1000명 늘린 9000명을 채용하고, 첫 고졸 공채도 신설했다. 지난해까지는 학교 추천을 통해 생산제 조직 위주로 선발했으나 올해부터는 사무직, 소프트웨어직 등 다양한 직무에서도 공채를 실시한다. ●사무·소프트웨어직도 고졸 공채 현대차는 마이스터고 1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이달 중 100명을 우선 선발할 계획이다. 향후 10년간 1000여명의 학생을 현대차에서 지원하는 단계별 집중교육을 통해 정규직으로 우선 채용할 방침이다. 한화는 올해 고졸 공채 500명과 고등학교 2학년생을 상대로 한 채용전제형 인턴 700명 등 1200명을 고졸로 선발한다. 롯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졸 이상의 학력자면 누구나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 가능하도록 학력 기준을 완화했다. 또 지방대 출신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출신교의 총장 추천서를 받은 지원자에 대해서는 서류 전형을 면제해 주는 ‘총장 추천제’를 도입했고, 여군 장교 특채도 운용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4년 내내 전과목 A+ 성균관대 개교 이래 처음…경제학과 졸업 신원문씨

    4년 내내 전과목 A+ 성균관대 개교 이래 처음…경제학과 졸업 신원문씨

    성균관대에서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한 과목도 빠짐없이 만점을 받은 졸업생이 탄생했다. 성균관대는 14일 경제학과 05학번 신원문(26)씨가 8학기 동안 126학점을 수강하면서 전 과목 평점에서 모두 만점(A+)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씨는 오는 24일 2011학년도 전기졸업식에서 ‘만점 졸업’으로 총장상(성적우수)을 받는다. 만점 졸업은 1946년 성균관대 개교 이래 처음이다. 이화여대에서는 2010년 컴퓨터공학과 황지영씨가 전 학기 만점으로 졸업했다. 신씨는 2005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 사회과학대와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에 동시에 합격, 4년 전액 무료인 성적장학금의 혜택을 제시한 성균관대를 선택했다. 신씨는 ‘만점 졸업’ 비결로 성실함과 동아리 활동을 들었다. “자신만의 필기 노트를 만들어 전략적 목표를 세운 뒤 공부 계획을 착실히 관리했다.”면서 “동아리 ‘다산금융반’에서 학술부장으로서 학회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교과서 밖 실물경제를 공부할 수 있었던 점도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신씨는 다산금융반에서 활동하면서 지식경제부·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무역구제제도 논문공모전’ 우수상을 받았다. 그렇다고 공부에만 파묻혀 지낸 것은 아니다. 방학 때마다 친구들과 함께 국내 여행을 다녔고, 학교가 대학로 근처에 위치한 덕분에 연극·뮤지컬 등도 자주 보곤 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에 들어간 신씨는 “학부 때 배운 경제학 지식과 은행에서의 실무경험을 살려 뛰어난 경제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1분戰’…취업난에 대학 인기강의 선점 클릭경쟁

    대학마다 수강신청 열기가 뜨겁다. ‘1분간의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다. 온라인상에서는 특정 교과의 수강신청이 불과 1분도 안 돼 마감되는 사례가 적잖기 때문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 속에 학점 인플레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유리한 수업을 선점하려는 학생들이 치열하게 수강신청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 “등록금 수백만원 내는데…” 특히 복수전공이 많은 경영학과 등 일부 학과의 인기 강의는 제한 인원의 4~5배나 되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수강신청 접수 후 불과 3초 만에 ‘정원에 도달했습니다.’라는 안내 메시지가 뜨는 사례도 있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4학년 최모(24)씨는 “졸업에 필요한 경영통계 과목이 수강신청 1분 만에 모두 마감돼 난감했는데 매크로(반복적으로 마우스를 작동해 수강신청을 해주는 프로그램)를 이용해 겨우 신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공과목 수강신청에 실패한 서강대 경영학과 3학년 이모(25)씨는 “수백만원이나 등록금을 내고도 듣고 싶은 강의를 못 듣는 게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전공이나 취향에 따라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대학 생활을 꿈꿔 온 신입생들은 처음 겪는 수강신청전쟁이 더욱 당혹스럽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을 앞둔 최현우(20)씨는 “입학 전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난 선배들로부터 수강신청이 어렵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2학년 전공선택이 학점순으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신입생들 사이에서 학점을 잘 주는 전공기초 과목을 들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대학들 “서버 과부하 막기” 안간힘 수강신청 때마다 반복되는 서버 과부하 등의 문제 때문에 대학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대는 올해부터 수강신청 때 반드시 보안문자를 입력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한양대는 동일한 수업을 50회 연속 클릭할 경우 수강신청 프로그램이 일시 정지되도록 조치했다. 건국대는 올 1학기부터 번호표 대기제를 도입, 수강을 원하는 과목의 정원이 찼을 경우 순서대로 번호표를 배부해 수강생이 빠져나갈 때마다 문자메시지로 통보해 주기로 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美 해사 위탁교육 유진홍 생도 학업성적 만점으로 전교 1위

    “한국 해사의 힘 입증했어요” 미 해군사관학교에 위탁교육생으로 파견된 유진홍(22·68기) 해사 생도가 위탁 첫 학기에 학업 성적 만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8일 해군에 따르면 유 생도는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9월 미 해사 1학년으로 입학해 1학기 사이버 보안, 미적분, 기초화학, 어학 등 5개 과목을 평가한 종합시험에서 4.0 만점으로 1등을 차지했다. 또 중간·기말고사 및 수시 시험에서도 전 과목 A학점을 받았다. 강도 높은 군사훈련과 체력훈련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아 생도대장상과 교수부장상 등을 차지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돈 주고 특기생 선점·선수 끼워팔기 ‘만연’

    농어촌·특성화고 대학 특별전형 비리에 이어 편입학·예체능 입시 비리도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예체능계에서는 실력이 우수한 고교 선수를 입시 전에 미리 선발하기 위해 고교 감독과 학부모 등에게 거액의 스카우트비를 지급하는 등 선수 사전 선발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점위원끼리 담합해 점수 줘 감사원은 지난해 5∼6월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 관련 대학·고교 등을 대상으로 ‘학사운영 및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은 비위를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A대학은 2009∼2011학년도 대입전형 일정 전 우수 선수 7명에게 입학을 약속받는 조건으로 선수와 출신 고교에 스카우트비 5억 700만원을 지급했다. A대학을 포함한 수도권 대학 9곳이 5개 종목의 선수 72명을 사전에 선발하고 29억여원을 스카우트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5개 대학은 우수 선수 스카우트 조건으로 기량이 부족한 선수 등 12명을 함께 선발(속칭 끼워팔기)했다. 대한유도회·대한축구협회·대한아이스하키협회 등이 실제 입상 결과와 다른 경기실적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해 체육특기자 합격생이 뒤바뀐 사례도 적발됐다. ●엉터리 성적으로 합격자 바뀌기도 지도교수가 실기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예술대 입시 비리도 여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음악원의 B교수 등 교수 10명(강사 2명 포함)은 한예종 입시 과정에서 출강 형식으로 학생들에게 모집요강에 있는 실기 연주곡을 일대일로 지도해 주고 자신이 지도한 학생의 입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채점위원 3∼5명이 독립적으로 채점해 결과를 집계하지 않고 서로 상의해 채점한 경우도 있었다. 일부 대학은 편입학 무자격자를 합격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D대학은 기계공학과와 임상병리학과 편입생을 선발하면서 선발 기준에 맞지 않는 인문계 전공자를 합격시켰다. E대학은 학점인정기관인 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를 대학으로 잘못 이해해 이 학교 졸업자를 방송영상학과 특별전형 편입생으로 선발했다. 또 다른 대학에서는 예술학부 편입생을 선발하면서 성적 입력 오류를 발견하고도 이를 바로잡지 않아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뒤바뀐 사례가 적발됐다. 약사 인력 양성을 위해 제약회사 재직자를 정원 외로 선발하는 제도 역시 운용이 허술했다. F대학 등 4개 대학은 제약회사 근무 경력이 짧게는 12일, 길어도 11개월밖에 되지 않아 지원 자격이 없는 응시자 8명을 임의로 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자격 합격자 중 일부는 남편이나 친구가 다니는 제약회사에 대입전형 직전 취업한 뒤 대학에 응시원서를 낸 경우도 있어 약대 입학을 위해 취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적발된 비위 사항을 교과부 등에 통보하고 합격자 및 학교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Weekend inside] ‘졸업 백수’ 거부

    [Weekend inside] ‘졸업 백수’ 거부

    다음 달 졸업을 앞둔 서울의 H대 김모(24)씨는 고민 끝에 졸업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졸업 학점인 134학점을 모두 채웠고 졸업 요건인 토익(TOEIC) 700점도 넘겼다. 그러나 학교에 토익 성적표를 제출하지 않을 작정이다. 김씨는 “855점을 받은 토익 성적표를 내면 졸업할 수 있지만 취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졸업하는 것이 걱정돼서”라면서 “(성적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졸업이 유예되기 때문에 친구들도 같은 방법을 많은 쓴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의 단면이다. 대학을 떠나지 않기 위한 대학생들의 졸업 미루기, 이른바 ‘대학 둥지족’ 얘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방법이 한층 다양해졌다. 고의로 학점을 남겨 두거나 외국 연수를 가는 것은 구식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졸업 요건에 해당하는 ‘스펙’을 숨기거나 복수전공을 내세워 학교에서 1~2년가량 더 버티고 있다. 취업 때문이다. 가장 많이 쓰는 수법은 ‘스펙 숨기기’다. 졸업 학점 외에 학교에서 요구하는 토익, 컴퓨터 자격증, 자원봉사 시간 등의 졸업 요건을 일부러 갖추지 않거나 제출하지 않는 것이다. 비용이 덜 드는 탓에 선호하고 있다. 중앙대, 한국외대, 숙명여대, 홍익대 등 일부 대학은 졸업 요건 미충족으로 발생하는 졸업 유보에 대해서는 학기 등록에 따른 비용을 받지 않고 있다. ‘늦깎이 복수전공’은 새로 생겨난 방법이다. 보통 2학년 때 복수전공을 선택하지만 규정상 필요 학점만 이수하면 복수전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학교에 남는 전략이다. ‘대학 둥지족’이 늘면서 4학년 수가 다른 학년보다 1000여명 이상 많은 기현상을 낳고 있다. 지난해 2학기 고려대 안암캠퍼스는 3학년이 4661명인 데 반해 4학년은 5952명으로 1300여명이나 많다. 연세대 서울캠퍼스도 3학년은 4042명이지만 4학년은 6269명이다. 한 사립대 교수는 “비정상적으로 많은 4학년생의 수에는 복학생도 포함되겠지만 취업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의 수치로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올 퇴출후보 사립대 5곳 확정

    감사원은 19일 사립대 회계감사 및 대학재정 운영실태 감사 결과 퇴출 사유가 될 만큼 중대한 부정·비리를 저지른 5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또 인건비를 부당하게 인상한 국립대인 전 충북대 총장과 전남대 총장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게 징계를 요구했다. 교과부는 감사 결과를 적극 수용, 큰 부정·비리가 드러난 5개교 가운데 3곳 이상을 폐쇄하기 위한 후속조치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충남 천안의 선교청대를 비롯한 3개교(4년제 2개교, 2년제 1곳)를 올해 퇴출하고, 나머지 4년제 1곳과 2년제 1곳은 시정명령 이행 여부를 지켜본 뒤 퇴출을 결정하기로 했다. 퇴출 대상에 오른 선교청대는 감사원 감사에 이어 교과부 자체 감사에서도 시간제 등록생 불법운영과 부당한 학점·학위수여 등의 비리가 확인됐다. 또 경북의 4년제 A대는 설립자가 허가 없이 수익용 기본재산(3억 2000만원 상당)을 처분하고 교비 8억 5000만원을 무단 전용했다. 전북의 2년제 B대는 자격 미달 교원을 임용한 데다 출석부 조작 및 단축수업으로 재학생 1400여명에게 부당 학위를 수여했다. 교과부 측은 “이들 3개 대학은 2009년 경영 부실대학으로 지정돼 2년간 경영컨설팅을 받았지만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올해 퇴출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강원의 4년제 C대의 경우 무자격 교원을 임용하고, 시설공사 비리를 저질렀다. 전북의 2년제 D대는 재단이 학교 재산 12억 7100만원을 무단 전용했다. 국립대 감사에서도 부당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충북대 등 5개 국립대는 지난 2006~2010년 기성회 회계 세출의 23.7%인 연평균 1405억원을 급여보조성 인건비로 썼다. 특히 충북대는 급여를 국립대 최고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전임 총장의 선거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2010년 2개 수당을 신설, 80억원을 지급하는 등 2년에 걸쳐 급여보조성 인건비 164억원을 부당하게 줬다. 전남대는 2010년에 경쟁력 제고 성과급 등 2개 수당을 신설, 23억 1000만원을 지출했는가 하면 현 총장이 취임한 지난 2008년 이후 급여보조성 인건비를 81억원이나 올렸다. 서울대는 37개 단과대·연구소에서 151억원의 부외계좌를 관리했고, 서울대 교수 2명은 개인 카드대금 4300여만원을 결제했다. 황수정·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시론] 세종대왕, 미국 신국방전략을 보면/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

    [시론] 세종대왕, 미국 신국방전략을 보면/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

    리언 패네타 장관이 이끄는 미국 국방부가 내놓은 미국의 신(新)국방전략에 대한 전략적 의도, 한반도에 미치는 안보적 영향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한반도 안보에 당장 영향이 없다는 설명도 있고,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심리적 기저에는 미국 정책이 우리 안보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공통의 안보관이 자리 잡고 있다. 불과 일곱 쪽에 담긴 신국방전략을 읽고, 논쟁을 지켜보면서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언제까지 미국의 국방보고서 한 구절, 한 구절에 목을 매고 해석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씁쓸한 생각 사이로 파고드는 세종대왕 시절의 용비어천가 한 구절이 생각났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않는다.” 신국방전략서에 대한 내부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동료 연구원이 트위터로 미국 합참의장 마틴 템프시에게 전략적 의미를 물어보았다. 미 합참의장은 트위터로 “새로운 국방전략은 변화하는 지정학적, 경제적 조건을 고려하여 4년 주기 국방보고서(QDR)를 업데이트한 것”이라고 간결하게 답을 해 왔다. 간결한 답변 속에 신국방전략의 요체가 담겨 있다. 신국방전략은 보고서 제목 내용과 같이 21세기에 진행되는 안보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국방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해 세계적 차원의 리더십,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려 하는 것이다. 미국은 안보환경의 변화를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 미국정부의 재정적자, 국방비 감축을 직시하고 있다. 국방부도 정부 재정적자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철저한 인식이다. 둘째, 중국의 경제 성장과 군사력 증강에 적극 대처해야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국방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국방예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병력 감축을 택했다. 최근 전쟁에서 부상하고, 순직한 병사들 숫자만큼 재충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병력 감축을 이미 실시하고 있으며, 향후 일정 기간 그러한 정책을 지속하여 10만여명의 상비군 병력을 감축할 것을 명확히 했다. 중국군의 성장에 대처하기 위해 아태지역을 유럽보다 전략적으로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중국 당국에 군사력 증강의 전략적 의도를 명확히 하라는 압박을 가했다. 아울러 미국은 아태지역의 한국, 일본, 호주 등 양자동맹국 간 협력을 강조하는 동맹그물망 정책을 강조했다. 해외기지와 해외주둔 미군 장병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병력 감축과 해외기지 축소는 동맹국, 우방국의 우려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한 지역에서 전쟁을 하고 있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한국 등 미국 우방국에 군사적 도발을 해 온다면 군사적 의도를 분쇄(spoil)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두 개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개입하여 승리하겠다.”는 종래의 주장을 미세하게 바꾸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일부에서는 ‘두 개 지역에서 승리’라는 전략의 포기라고 확대 해석해 안보적 우려 주장을 정당화시켰지만, 포기라는 말은 없다. 짧은 보고서 속에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고 있는 북한이 전쟁을 도발하는 것을 억제하고, 도발하면 분쇄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담았다. 미국의 신국방보고서 내용, 자구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안도와 우려’라는 양분법적 감정으로 안보전문가들의 독후감을 분류하여 학점을 줄 필요는 더더욱 없다. 우리는 현재 전시작전권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고, 국민들은 세계 10위권 경제 달성이라는 한반도 역사 이래 최고의 자부심을 갖고 있다. 경제규모 10위권에 걸맞은 자부심 강한 군대, 안보태세를 만들자. 세종대왕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를 생각하였듯이, 4년 주기로 바뀌는 미국의 국방보고서 자구 하나하나에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국방태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주변국 국방보고서에 미동도 하지 않는 국방태세를 만들어야 한다. 2012년은 향후 5년 동안 이런 국방태세를 만들 정부를 국민들이 잘 선택해야 하는 해이다.
  • 학생교육에 등록금 60%만 썼다

    4년제 사립대에서 학생 교육에 사용되는 비용은 현행 연간 평균 등록금의 60% 수준인 457만 7000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159개 사립대 연간 평균 등록금은 768만 9000원이다. 등록금 인상의 근거로 ‘교육의 질 향상’을 내세워 온 대학들의 계산과 크게 배치되는 내용이다. 새학기를 앞두고 각 대학들이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등록금의 산정 내역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12일 공개한 ‘4년제 일반대학의 단위 교육원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인 1과목을 뜻하는 3학점짜리 강의 원가는 58만 3000원이다. 재단 측은 학부 11개, 전공 27개, 학생 8000여명의 대학 모형을 만든 뒤 3학점짜리 강의를 운영할 때 소요되는 비용을 추산했다. 3학점짜리 단위 교육 원가를 한 학기당 18학점씩 1년에 총 36학점을 듣는 학생의 등록금으로 환산했을 때 1인당 454만 7000원에 달했다. 재단 측은 “대학 경영효율화를 위한 등록금 원가분석 과정에서 도출된 참고자료일 뿐 실제 4년제 대학의 원가를 계산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단 측의 분석은 학생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투입되는 직접비가 등록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실제로 크지 않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높은 등록금을 받는 대학들이 학생 교육에 더 많은 재정을 사용할 수 있거나 등록금 자체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사립대의 운영 수입 가운데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5%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등록금이 얼마나 교육에 투자되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대학들은 이와 관련, “등록금에는 원가라는 개념을 적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 A대 총무처 관계자는 “등록금은 공산품 가격처럼 원가와 이익금을 명확히 나눌 수 없다.”면서 “연구에 사용되는 간접비나 시설투자비도 결과적으로는 학생들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도 “전공에 따라 교육비 차이가 10배에 이르지만 등록금 차이는 한 학교에서 2배 이상 나지 않는다.”면서 “대학 재정이 전반적인 교육의 질 향상에 통합적으로 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1학기 학자금대출 11일부터 신청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장학재단은 11일부터 3월 26일까지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1학기 학자금 대출신청을 접수한다. 신입생은 이미 등록금을 납부했더라도 ‘기등록자 대출’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74억원의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일반상환 학자금과 취업후 상환 학자금(든든학자금·ICL)의 대출 금리가 지난해 4.9%에서 3.9%로 1%포인트 낮아졌다. 또 든든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재학생 성적 기준을 기존 B학점에서 C학점으로 낮췄고, 신입생 성적기준도 대폭 완화해 소득 1~7분위이면서 대학의 입학허가를 받은 학생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든든학자금 대출자의 군복무 기간 동안 발생하는 이자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별도의 신청절차없이 전액 지원된다. 일반 학자금을 대출받은 대학생이 취업을 하지 못하는 등 대출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최장 2년까지 대출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는 ‘특별상환 유예제도’도 실시된다. 소득 8~10분위에 해당하는 다자녀가구의 셋째 이후 생활비 대출 상환방식은 기존 일반학자금 방식에서 든든학자금 방식으로 개선돼 취업할 때까지 상환을 유예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지난해 9월 발표된 대출제한 대학 17곳 가운데 제한대출 대상인 13개 대학은 등록금의 70%, 최소대출 대상 4개교는 등록금의 3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이는 1학년 신입생에게만 적용되며 든든학자금은 대학 평가결과에 관계없이 전액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희망자는 본인의 공인 인증서를 사용해 장학재단 홈페이지(www.kosaf.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상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나 장학서비스센터(☎1666-5114)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대학들 ‘시간강사 비용 줄이기’ 꼼수

    서울 A대학 시간강사 고모(36)씨는 얼마 전 학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올 1학기부터 강의를 맡지 못할 수도 있다는 통보였다. “최근 졸업학점이 낮아지면서 강의가 줄었다.”며 미안해했다. 지난달 30일 대학 시간강사 처우개선을 담은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된다. 그러나 일부 대학들은 시간강사에 소요되는 비용 감축을 위해 졸업학점을 줄이거나 비정규직인 강의전담교수를 채용하는 등의 편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강대의 졸업학점은 2009학번까지 140학점에서 2010학번부터 130학점으로 바뀌었다. 건국대도 2010년 졸업학점을 4학점 낮췄고, 대구대는 한 학기를 16주에서 15주로 단축했다. 졸업학점을 낮추면 강의가 줄고 시간강사들이 설 자리는 그만큼 좁아진다. 강의전담교수라는 이름의 또 다른 비정규직 강사를 뽑아 수업을 맡기는 곳도 적잖다. 대구 영남대는 강의 전담교수 4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학기당 12~15학점의 수업을 맡는 강의 전담교수의 급여는 월 200만원대다. 영남대 시간강사 강의료는 시간당 5만 9000여원, 3학점짜리 과목을 맡을 경우 급료는 월 70만~80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학 측 셈법은 다르다. 시간강사 4~5명을 두는 대신 강의전담교수 1명을 뽑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얘기다. 중앙대도 지난해 2학기 도입한 강의전담교수를 올해 1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강의 전담교수 100명을 늘리면 시간강사 300~500명이 자리를 잃는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졸업학점을 줄이고 강의 전담교수를 채용하는 것은 학생들의 요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졸업학점을 낮춘 배경에는 시간강사 처우 개선과 맞물려 있다.”면서 “학교 입장도 이해되기는 하지만 그 희생양이 학습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영곤 전국대학강사노조 위원장은 “강사의 처우 개선이 법 개정의 취지인데 오히려 새 법이 강사들의 설 자리를 빼앗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현·김소라기자 moses@seoul.co.kr
  • 학점 장사 악용 ‘시간제 등록생’ 대학 입학 정원 10% 내로 제한

    일부 대학들의 ‘학점 장사’ 수단으로 전락한 시간제 등록생 규모가 전체 입학정원의 10% 이내로 제한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를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해 올해 1학기부터 시행된다고 8일 밝혔다. 여태 시간제 등록인원은 수도권 대학에서만 입학정원의 10% 이내로 제한됐다. 시간제 등록제란 학기당 12학점 내에서 시간제로 등록한 성인들이 학점은행제와 연계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비수도권 대학은 정규학생과 함께 수업을 듣는 통합반의 경우 등록인원을 제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비수도권 대학에서는 학생 모집과 교육과정 운영, 교원 수급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시간제 등록생을 모집하는 등 수업의 질을 떨어뜨리고 학사관리를 부실하게 한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실례로 한 대학에서는 입학정원이 200명에 불과한데도 시간제 등록생 2만명을 모집한 뒤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학점을 줬다. 또 다른 대학에서는 등록생 모집과 수강료납부 등을 대행업체에 일괄적으로 맡겨 수업료의 60%를 수수료로 주는 등 돈벌이 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지난해 교과부로부터 학교폐쇄 명령을 받은 명신대와 성화대도 시간제 등록생을 무더기로 뽑아 학점 장사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만화·국악 전공 1만명 ‘교단’ 선다

    만화·국악 전공 1만명 ‘교단’ 선다

    만화·국악 등 예술계 전공자들이 교단에 설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별도의 국가공인자격증을 신설, 일선 학교에 교원 외 정원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채용 규모는 1만명가량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장기적으로 2급 정교사자격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5일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만화·영화·전통예술 등 예술 관련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삼은 문화부 장관 명의의 국가공인자격증인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제’가 내년 1월 도입된다. 문화예술교육사는 예술 전공자들이 대학 재학 때 소정의 교직과정을 밟거나 학점을 취득하면 받을 수 있다. 졸업생의 경우, 모교에서 학점만 추가로 이수하면 자격을 딸 수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양산 문제와 함께 기존 교원과의 형평성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순태 문화부 문화예술국장은 “교원이 되고 싶어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 예술계 졸업생들을 위한 대책”이라면서 “예술계 청년실업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격증을 딴 사람들 가운데 4000~5000명은 일선 학교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국·공립 문화예술 교육 관련 기관, 아동 및 노인복지시설 등에도 1명 이상씩 의무적으로 채용토록 할 방침이다. 박범훈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은 “교사로 취업할 수 있도록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주는 장치 마련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영화를 전공하는 한 학생은 “전문성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한 사범대 재학생은 “교직 학점을 따고, 치열한 임용시험을 거쳐야 하는 현실과 비교하면 지나친 혜택”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6)30대 애주가의 죽음… 그리고 친구의 고백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6)30대 애주가의 죽음… 그리고 친구의 고백

    2000년 6월 6일 오전 10시 20분 서울 성북구의 한 동네에서 고모(3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서 발견된 시신 옆에는 먹다 남은 소주와 막걸리 병 등이 뒹굴고 있었다. 가족들은 평소 고씨가 술을 지나치게 좋아해 간경화를 앓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고씨가 지병 악화로 숨졌다고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검안을 한 동네 의사는 타살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겉으로 보기에 몸에 흉터가 없었고, 현장에 사람을 죽이는 데 사용할 만한 흉기도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나 부산진경찰서에 한 남자가 “사람을 죽였다.”며 찾아왔다. 고씨와 알고 지내던 김모(43)씨였다. 그는 경찰에서 “술친구로 지내온 고씨가 일자리를 소개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화가 나 전선으로 목을 졸랐다.”고 자백했다. 그는 “흉터가 남지 않도록 목에 라면박스 조각을 대고 목을 졸랐다.”면서 “범행에 사용한 목장갑과 라면박스는 지문이 묻은 것 같아서 들고 나왔다.”고 실토했다. 결국 사건을 해결한 것은 탐문수사도, 과학수사도 아닌 범인에게 남아 있던 일말의 양심이었다. 고씨의 죽음처럼 살인사건이 자연사나 병사로 처리되는 일은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극히 이례적일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그렇다’고 자신있게 답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고씨 사건의 경우 부검을 했다면 상황이 180도 달라졌을 것이다. 설골이나 갑상연골의 골절 여부를 살펴보거나, 후두덮개나 성대문의 점상출혈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타살인지 자연사인지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검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검안과정에서 타살의 흔적이 없으니 굳이 부검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그 판단은 철저히 비(非)전문가들에 의해 내려졌다. 되짚어볼 점은 그대로 묻힐 뻔한 고씨의 죽음이 우리나라의 허술한 검시(檢屍)제도로부터 기인한다는 점이다. 검시란 시체를 원형대로 검사하는 검안(檢眼)과 해부를 통해 사인을 규명하는 부검(剖檢) 두 가지를 의미한다. 검안은 부검의 전제 조건이다. 부검을 위해선 검안 소견이 필요하고, 또 부검을 할지 안 할지도 검안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변사사건의 처리과정을 보자. 경찰에 사망자 신고가 접수되면 먼저 지구대 직원이 출동해 현장을 확인한 후 경찰서 본서에 보고한다. 출동한 형사(형사과나 강력반)들은 현장 상황과 최초 발견자 등을 상대로 조사한다. 이때 검안을 맡는 것은 그 지역 개업의사인 공의(公醫)들이다. 현장에 나갈 때도 있지만 시신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검안하는 일도 많다. 공의들은 현장 조사를 맡았던 형사의 의견을 참조해 시체검안서를 작성한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변사사건 보고서가 만들어지면 이를 바탕으로 검사가 부검이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를 결정한다. 대부분 부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되지만, 의대 법의학 교실이나 지역병원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문제는 부검까지 가는 일련의 과정에 법의학적 전문가가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초기 현장에 나가는 형사와 마지막 부검 결정권을 쥔 검사는 아무리 베테랑일지라도 전문적인 법의학 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시체검안서를 쓰는 의사가 있지 않으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의대에서 받는 법의학 교육은 불과 1학점짜리 교양과목 정도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성형외과를 찾아 심장질환을 묻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검시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전국적으로 부검할 수 있는 전문 검시 인력은 국과원과 대학을 통틀어도 40여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부검 건수는 연간 4600건. 부검만 하더라도 손이 달리는 상황이다. 법의학계에서는 300명 정도의 검시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요원하기만 하다. 죽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근대적인 악법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인우보증(隣友保證)제다. 예전에 의사가 드물던 시절, 동네 사람 몇몇이 보증을 서면 죽은 사람을 그냥 땅에 묻어도 좋다고 허가한 제도다. 이 제도 때문에 한 해 1만 7000명이 아무 확인절차 없이 사망처리된다. 이는 범죄에도 악용된다. 이웃의 보증만으로 자연사 처리될 뻔했던 2009년 4월 충남 보령 청산가리 살인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검시제도와 관련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필요성은 모두 인정하지만 문제 제기만 벌써 16년째다. 웃지 못할 것은 검찰과 경찰의 힘겨루기이다. 개혁의 필요성은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운영은 반드시 우리 부처에서 해야 한다는 논리다. 난센스다. 땅에 묻히는 순간까지 죽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분명치 않은 이유로 억울한 죽음을 맞는 이도, 억울하게 범죄자로 몰리는 일도 없어야 한다. 범죄는 흔적을 남기지만 주검은 말을 하지 않는다. 시신 속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과 이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사회라면 범죄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즌 1’을 마치며…] 지난해 4월 16일부터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라는 타이틀로 과학수사 시리즈물을 연재해 왔습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특집지면을 구성했던 12월 넷째주를 제외하고는 총 35회를 한 주도 빠짐없이 게재했습니다. 시리즈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전체 시리즈가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만 4000만건 이상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인터넷포털,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한 페이지뷰까지 포함하면 최근 일간지 연재물로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시리즈는 이번 36회를 마지막으로 ‘시즌1’을 마칩니다. 좀 더 치밀한 구성과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면 다시 ‘시즌2’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부족한 기사에 보여 주신 독자 여러분의 과분한 사랑에 감사 말씀 드립니다.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 유영규 드림 whoami@seoul.co.kr
  • [대통령 신년사] 경제 해법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밝힌 경제 해법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최대한 많이 만들고 돈을 적게 쓸 수 있도록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물가를 3%대 초반에서 잡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에서 보듯이 올해도 정부는 물가 잡기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고졸 채용, 청년 1인 창업 등 경직된 고용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려는 노력도 집중될 예정이다. 올해 정부의 물가 전망은 3.2%다.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4.0% 오른 것에 따른 기저효과, 세계 경제의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달성에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변수는 지난달 31일 발효된 미국의 이란 중앙은행 제재법이다. 6개월의 유예기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우리 정부가 이란의 석유 수입에 대한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면 원유 수입선의 변경이 불가피하다. 유예를 받기 위해서는 이란 원유의 수입 비중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 전체 수입 원유 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다. 고유가가 장기화되고 있는 마당에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물가대책의 중점관리 대상은 생활필수품이다. 우선 농산물에 대해서는 예측기능을 강화하고 비축·계약 재배물량을 확대하며 축산물의 유통구조를 개선해 안정적인 농축산물 수급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자유무역협정 발효에 따른 관세인하가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도록 해 가격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알뜰 주유소를 확대하고 중앙부처 행정서비스 수수료 150건을 내리기로 한 것도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가격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상품 간 비교정보를 제공하는 컨슈머 리포트가 온라인으로 발간된다. 청년층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도 중이다. 우리나라의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40.3%로 영국(50.9%), 독일(46.8), 미국(45%) 등 선진국에 비해 낮다. 청년층의 고용률을 높이려면 높은 대학진학률을 낮추는 것과 동시에 기존 일자리 중 고졸자도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정부는 ‘선 취업-후 진학’ 제도를 강화, 고졸자가 우선 입사한 뒤 재직하면서 폴리텍대학이나 중소기업 계약학과에서 공부할 경우 학비를 지원하고 훈련 과정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소기업의 청년 인턴을 4만명으로 늘리고 공공기관 청년 인턴제도 확대하며 해외 취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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