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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지난해 발표된 국내 100대 부호 명단에는 6명의 허씨가 포함됐다. 허창수(57) GS회장이 31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허정수(55) GS네오텍 사장이 2530억원,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1700억원, 허완구(69) 승산회장이 1510억원, 허남각(67) 삼양통상 회장·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이 각각 139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가문 가운데 하나인 김해 허씨 문중인 이들은 경남 진주의 만석꾼인 고 허만정씨 자손들이다. 허씨가는 지난 세월 재계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LG에서 분리, 재계 7위 규모의 GS그룹을 출범시키며 재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GS그룹은 삼양통상, 승산, 코스모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친족 회사들을 계열로 편입시키며 무려 5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기준 자산규모는 18조 7200억원으로 한화(16조 2200억원), 두산(9조 7300억원) 등 전통을 자랑하는 그룹들을 압도할 정도였다. ●허씨의 핵, 허준구 일가 수백년간 이어졌던 구씨와 허씨의 관계를 ‘인척’에서 동업관계로 바꾼 사람은 고 허준구 회장이다.1946년 초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 장인(허만식씨)의 재종(6촌)인 고 허만정씨가 3남인 준구(작고)씨의 ‘경영수업’을 부탁하면서 사업자금을 내놓은 것이다. 구 회장은 귀족적인 용모의 일본 간토중학교(5년제) 출신 사돈을 반갑게 맞이했다고 한다. 당시 허만정씨가 내놓은 자금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허씨가는 이후에도 고향마을(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내리)의 땅을 처분한 돈으로 계속 출자를 했다. 이른바 해방정국의 ‘벤처캐피털’인 셈인데 허씨의 투자는 59년 만에 18조원이 넘는 자산으로 돌아왔으니 ‘대박’이 터졌다고 볼 수 있다. 허준구 회장은 당시 가내수공업 수준을 면치 못하던 락희화학의 영업담당 이사로 발을 디뎠는데 당시 공장에서 고생하던 구자경 이사를 부산 시내로 불러내 술을 사 주며 ‘위로’하기도 했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내가 ‘비어홀’이라는 곳을 처음 가 본 것은 준구씨 덕분”이라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반도상사(현 LG상사)·금성사 상무를 거쳐 62년 금성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68년 반도상사 사장을 시작으로 71∼82년 금성전선(현 LS전선) 사장,84∼95년 금성전선 회장 등을 지내며 LG그룹의 버팀목이 됐다. 구인회 회장은 68년 그룹체제를 출범시키며 허 회장에게 초대 기획조정실장을 맡길 정도로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69년 락희화학이 민간기업 최초로 기업공개를 실시한 것도 당시 기조실장이었던 허 회장의 ‘숨은 공로’다. 77년 하루 480㎜의 폭우가 쏟아져 금성전선 안양공장이 2m 가까이 침수됐을 때 허 회장은 예비군복에 장화를 신고 물속을 헤치고 다니며 공장 복구를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밤낮없이 꼬박 두달동안 계속된 복구작업끝에 안양공장은 주변 공장 중에서 가장 빨리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 2002년 7월29일 허 회장이 세상을 뜨자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 등 구씨들은 ‘5일장’ 내내 자리를 지키며 ‘사돈이자 동지’였던 허 회장의 타계를 안타까워했다. 허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씨 장녀 위숙(77)씨와의 사이에서 5명(창수·정수·진수·명수·태수)의 아들을 뒀는데 모두 고려대 동문인 데다 대부분 해외유학파 출신이다. 특히 창수·정수·진수씨는 학과(경영학과)까지 똑같다. ●항상 공부하는 허창수 회장 장남인 허창수 회장은 그룹 회장을 맡으면서 지주회사인 GS홀딩스와 GS건설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경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허 회장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경영대학원(MBA)을 마친 77년 그룹 기조실 인사과장으로 입사했다.79년 럭키금성상사 해외기획실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홍콩지사, 도쿄지사 등 해외근무를 오래하며 영어와 일어 실력을 쌓았다.88년 럭키금성상사 전무로 승진한 직후인 89년에는 LG화학 부사장을 지냈고 92년부터는 LG산전(현 LS산전) 부사장을 맡았다. 95년 구본무 회장이 3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아버지가 맡고 있던 LG전선 회장을 이어받았고 2002년부터는 LG건설(현 GS건설)을 지휘하며 분가를 준비해왔다. 허 회장은 첨단제품과 해외정보에 관심이 많은데 지금도 월스트리트저널, 비즈니스위크 등 해외 경제전문지들을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2002년 LG건설 회장을 맡으면서 ‘건설부흥’,‘주간 다이아몬드’ 등 일본의 경제잡지에 나온 일본 건설회사의 현황 기사를 번역해 임직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미국 건설산업 왜 강한가?’,‘영국 건설산업의 혁신전략과 성공사례’ 등을 필독서로 권유했다. 허 회장은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으로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전날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헬스장에서 1시간 정도 조깅을 한다. 허 회장은 조깅, 등산 등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운동량이 부족한 임직원들을 위해 ‘만보기’를 직접 사줄 정도로 자상한 면모도 갖고 있다. 골프는 80대 중반 실력이지만 라운딩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주량은 양주 반병 가량으로 약하지는 않지만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늘 구본무 회장 한발 뒤에 섰던 허 회장은 소탈하고 겸손한 면모를 갖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지하철 한 코스 떨어진 강남역 정도는 수행비서도 없이 걸어서 다닌다. 비서팀도 따로 없다. 탁월한 외국어 실력을 지닌 데다 젊은 직원들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첨단기기들에 관심이 많은 허 회장의 향후 행보는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허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당대에서는 LG와 겹치는 사업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지만 ‘슈퍼루키’ GS그룹의 펄펄 끓는 에너지가 어느 쪽에서 터져나올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허 회장은 고 이철승 전 상공부 차관의 딸인 부인 이주영(53)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아버지의 모교인 미국 세인트루이스대를 나온 아들 윤홍(26)씨는 지난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 영업전략팀·경영분석팀 등을 거쳐 올 초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GS건설 경영관리팀 대리로 입사했다. 구씨와 마찬가지로 허씨 역시 ‘장자승계’의 원칙을 따르고 있으므로 먼 훗날에는 윤홍씨가 허씨가의 대표로 그룹 회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윤홍씨는 조만간 누나(윤영·29)가 공부중인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MBA 코스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경영을 책임지는 동생들 허창수 회장의 첫째 동생 허정수(55)씨는 GS네오텍(전 LG기공) 지분 100%를 보유하며 사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허 사장은 90년대 LG전자에서 상무로 일하다 96년 LG기공으로 자리를 옮겨 독립했다. 당시 LG는 처음으로 계열분리를 시도하면서 구씨와 허씨 한 명씩을 분가시키기로 했는데 구씨 쪽에서는 고 구정회씨 아들인 구형우씨가 부민상호저축은행을 갖고 독립했고 허씨쪽 대표로 허 회장이 LG기공을 맡았다. 교환기 설치 및 부가통신공사, 유무선 통신케이블 및 전송공사, 전기전력 및 산업 플랜트 공사, 정보통신 및 인터넷사업을 영위중인 GS네오텍은 지난해 수주 2700억원에 매출 2250억원, 당기순이익 123억원을 냈다. 최근에는 반도체,LCD 공장에 필수적인 ‘클린룸’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부인 한영숙(51)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장남 철홍(26)씨는 GS홀딩스 지분 1.26%를 갖고 있는데 ‘홍’자 돌림 3세 가운데 가장 많다. 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주로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서 일했다.2000년에는 LG전자 중국지사 부사장을 거친 뒤 2001년부터 GS칼텍스 경영전략본부장·경영혁신본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생산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2003년에는 발전회사인 LG에너지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GS가 LG에서 분리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표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LG는 LG에너지 지분을 GS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사장은 부인 이영아(47)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허명수(50) GS건설 부사장은 경복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LG전자 청소기공장장, 영국 뉴캐슬 법인장 등을 거쳐 2002년 허창수 회장과 함께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재경본부장으로 회사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운동에 남다른 소질을 보여 고려대 ‘역도부’에서 활동했다. 허 부사장은 노재현 전 국방부장관의 딸인 부인 노경선(45)씨와의 사이에 2남을 뒀다. 노 전 국방장관은 ‘12·12사태’때 국방장관으로 말 못할 고초를 겪은 뒤 한국종합화학공업 사장, 한국비료공업협회 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등을 지냈다. 허태수(48) GS홈쇼핑 부사장은 중앙고와 고려대 법대를 거쳐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MBA 코스를 밟았다. 이후 콘티넨탈은행, 어빙은행 등 금융권 경력을 살려 88년 LG증권 국제조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런던법인 상무보 등 2002년까지 LG증권에서 일하다 LG홈쇼핑 전략기획부문 상무로 자리를 옮겼고 2003년 말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사장은 중국 현지 법인인 ‘충칭GS쇼핑’ 설립을 주도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바로 위 형인 허명수 부사장과 함께 골프실력이 재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싱글’ 수준을 넘어 ‘이븐’이나 ‘언더파’를 칠 정도로 프로 못지않다. 부인 이지원(43)씨는 이한동(71) 전 국무총리의 장녀. 한때 대권 후보로까지 나섰던 이 전 총리는 현재 법무법인 남명의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데 아들 이용모(41)씨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장남가의 화려한 혼맥 고 허만정씨의 장남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 고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와 함께 삼성을 공동 창업했다. 보성전문 법학과 출신의 허 회장은 제일제당(현 CJ) 전무, 삼성물산 사장을 지낼 정도로 삼성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다 57년 삼양통상을 설립, 독립했다. 야구공·글러브와 나이키 신발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하는 삼양통상은 지난해 2121억원의 매출에 9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양통상은 또 수입담배, 골프용품, 윤활유 판매 등을 맡고 있는 삼양인터내셔널과 보헌개발, 경원건설 등 건설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허 회장은 권투협회장, 대한체육회장, 프로골프협회장, 골프장협회장, 아시아태평양아마골프회 회장 등 체육계와 남다른 인연을 쌓았는데 생전에 체육훈장 기린장을 받았다. 삼양통상은 허 회장이 99년 사망한 뒤 장남인 허남각(67) 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 회장의 부인은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지낸 구자영(68)씨다. 허 회장은 보성고와 서울대 상대,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을 마친 뒤 63년 삼양통상 시카고 지사장으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을 지낼 정도로 스포츠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GS그룹의 주요 주주이자 ‘장손’ 자격으로 올 초 허창수 회장의 전남 여수 GS칼텍스 사업장 방문을 동행해 주목을 받았다. 허 회장의 장녀 정윤(34)씨는 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 아들 대호(37)씨와 결혼했고 아들 준홍(30)씨는 올해 GS칼텍스에 입사했다. 이로써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씨와 사돈으로 연결된다. 의선씨가 정문원 회장의 조카사위가 되기 때문이다. 장녀 허영자(65)씨는 벽산그룹 김희철(68)회장과 결혼, 김성식(38) 벽산 사장, 김찬식(36) 벽산 상무 등 3형제를 낳았다. 차남 허동수(62) GS칼텍스 회장은 보성고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화학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대표적인 ‘오너경영인’이다. 허 회장은 미국 셰브론 리서치사의 연구원을 거쳐 73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로 입사,33년째 ‘오일맨’의 길을 걷고 있다. 국내 최초로 휘발유에 브랜드(테크론)를 도입하는가 하면 전 세계 정유업계 최초로 ‘6시그마’를 도입해 혁신을 추구했다. 도시가스, 전력,LNG 등 사업다각화와 대규모 시설투자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3월 국내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를 설립,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아마 6단으로 바둑에 남다른 취미를 갖고 있는데 2001년부터 한국기원(총재 한화갑 민주당 대표) 이사장을 맡고 있다.GS칼텍스배 바둑대회를 신설해 바둑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젊은 시절에는 태권도 선수로도 활동했다. 김선집(86) 전 동양물산 회장의 장녀인 부인 김자경(60)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뒀는데 막내딸 지영(25)씨는 이병무(64) 아세아시멘트 회장의 차남 인범(34)씨와 결혼했다. 3남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경기고와 고려대 상대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마쳤다. 삼양통상과 나이키의 합작사였던 한국나이키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 골프연맹 부회장, 영국 로열앤드에인션트골프클럽 정회원으로 골프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사촌 동생(명수·태수)들에 못지않은 골프실력을 자랑한다. 고려대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남다르다. 부인은 고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딸인 김영자(55)씨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부인 김영명씨의 언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외동딸 유정(31)씨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아들 준오(31)씨와 결혼시켜 또 한번 화제를 뿌렸다. 삼양통상은 지난해 류근일(67) 전 조선일보 주필을 사외이사로 선임, 조선일보와 끈끈한 인연을 이어갔다. 허남각·동수·광수 3형제는 GS타워 인근에 ‘삼정빌딩’을 갖고 있는데 삼양통상 본사가 입주해 있다. 삼정은 3형제가 돈을 모아 세웠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3형제는 또 삼양통상 지분 17%,4.5%,3.1%를 나눠 갖고 있다. 허남각 회장의 아들 준홍(34)씨, 허동수 회장의 아들 세홍(36)·자홍(33)씨, 허광수 회장의 아들 서홍(28)씨도 각각 11%,1.7%,0.8%,1.7%를 갖고 있다. 삼양인터내셔널의 경우 준홍·세홍·자홍·서홍씨가 각각 37%,33%,11%,7.5%를 갖고 있어 사실상 2세들이 소유하고 있다. 차녀 허영숙(53)씨의 남편은 유명한 소설가인 윤후명(59·본명 윤상규) 한국문학원 원장이다. 윤씨는 연세대 철학과 재학중이던 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현대문학상(여우사냥), 이상문학상(하얀배), 이수문학상(나비의 전설) 등을 수상했다. 연세대 강사와 추계예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한국소설대학 학장도 역임했다. ●LG의 창업공신 허학구·신구가 고 허만정씨는 8형제 가운데 허준구씨의 경영수업을 사돈에게 부탁했는데 이후 준구씨의 형인 고 허학구씨와 동생 허신구(76) GS리테일 명예회장도 LG경영에 뛰어들었다. 학구씨는 고향마을을 지키다 51년 플라스틱 사업 진출을 준비하던 락희화학에 들어갔다. 부산 범일동에 공장 부지를 마련하고 사업진출을 서두르던 구인회 LG 창업회장은 학구씨를 불러들여 아들 자경씨와 함께 공장업무를 맡겼다. 이후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한 뒤에도 둘은 공장이 완공돼 빗, 칫솔 등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군용 슬리핑백에서 잠을 자며 현장 노동자처럼 일했다고 한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당시 함께 고생한 학구씨와 그의 자형인 이연두씨 등 ‘지킴이 삼총사’가 일은 물론 술로도 호흡이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학구씨는 6척 장신으로 경기고보 시절부터 농구선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부친(허만정)이 공부해야 한다며 진주고보로 전학을 시켰다. 하지만 진주고보에서도 농구를 시키려고 하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야 했다고 한다. 학구씨는 LG전선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지만 1970년 구자경 회장이 2대 회장으로 취임하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학구씨는 최필선(89)씨와의 사이에 1남3녀를 낳았는데 장남 전수(61)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새로닉스 회장을 맡고 있다. 새로닉스는 고 허학구 회장이 68년 설립한 ‘정화금속’이 이름을 바꾼 회사로 인쇄회로기판(PCB), 섬유강화플라스틱(FRP) 등을 생산하다 최근에는 LCD백라이트 부품인 도광판과 브라운관 전자총 부품 등 디스플레이 부품 사업으로 주력사업을 변경했다. 허 회장은 71년 미국 센트럴 미시간대를 졸업하고 74년 정화금속 총무이사로 입사,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았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은 부산대 상대를 나와 해운회사인 ‘조선통운’에 근무하던 시절 사돈어른인 구인회 창업회장의 부름을 받고 락희화학의 서울사무소 일을 맡았다. 허 명예회장은 처음에는 장사 경험이 없다며 사돈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자네 뒷조사는 다했다. 그만하면 일 하겠더라.”며 서울행 기차표를 쥐어주는 사돈의 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한다. 허 명예회장은 이후 동남아 출장에서 ‘합성세제’ 아이디어를 얻어 럭키 ‘하이타이’를 탄생시키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금성사 사장, 럭키 사장, 그룹 부회장, 럭키석유화학 회장을 지내다 95년 구본무 회장 취임과 함께 일선에서 물러났다. 허 명예회장은 윤봉식(74)씨와 2남2녀를 뒀다. 장남 경수(48)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코스모화학 등을 주력으로 한 ‘코스모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코스모그룹은 코스모정밀화학,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앤홀딩스, 코스모양행, 코스모아이넷, 코스모레저, 드림스포츠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코스모화학은 코스모산업이 2003년 이산화티타늄 독점공급업체인 ‘한국지탄공업’을 인수하면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허 회장은 LG전자에서 이사로 잠시 일하다 87년 코스모산업 설립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동생인 허연수(44)씨는 GS리테일 상무로 삼촌인 허승조(55) 사장을 보필하고 있다. 보성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87년 LG에 입사한 허 상무는 LG상사 싱가포르법인장을 끝으로 상사를 떠나 2002년부터 LG유통(GS리테일)에서 일해 왔다. ●고향이름을 딴 승산가 허완구(69) 승산 회장은 미국 페이퍼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잠시 LG에서 일했지만 69년 ‘대왕육운’이라는 물류회사를 차려 일찌감치 독립했다. 허 회장은 이미 LG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형님들이 너무 많아 회사를 나왔다고 한다. 대왕육운은 이후 구씨와 허씨의 고향 이름을 따 승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허 회장은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 부위원장과 민속씨름협회장 등을 맡을 정도로 스포츠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아버지 허만정씨가 1925년에 설립한 진주여고(일신여고)에 100억원을 쾌척, 교사를 새로 짓는 등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96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장남 허용수(37) 승산 사장은 보성고와 미국 조지타운대를 마치고 뉴욕 및 홍콩 CS 퍼스트 보스턴 투자증권에서 일했다.98∼99년에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로도 활동했다. LG그룹의 육상 운송을 담당하는 승산은 허 사장이 58.55%, 여동생인 허인영(33) 승산레저 이사가 18.48%, 허완구 회장이 18.34%, 허 회장 부인 김영자(66)씨가 4.63%를 갖고 있다. 김영자씨는 ‘추일서정’,‘와사등’ 등으로 유명한 시인이자 사업가였던 고 김광균씨의 딸이다.‘매듭공예가’인 김은영(63) 녹미미술문화협회 이사장이 동생이다. LG는 친인척 소유의 회사에 물류업무를 맡기고 있는데 수출 관련 물류는 고 구정회씨 둘째 아들인 고 구자헌씨가 운영하던 범한종합물류가 담당한다. 범한여행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범한물류는 구자헌씨의 미망인인 조금숙(55)씨가 54%, 아들 구본호씨가 4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승산은 물류회사인 에스엘에스·여수화물, 골프장·호텔사업을 하는 승산레저 등을 계열사로 갖고 있다. 국내보다 미국내 계열사인 철강회사 파웨스트스틸(Farwest Steel)의 규모가 훨씬 크다. 허 회장이 91년 인수한 파웨스트스틸은 지난해 2593억원의 매출에 18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모회사인 승산(매출 867억원, 순이익 183억원)보다 덩치가 크다. ●‘젊은 삼촌’ 3형제 허승효(61)씨는 조명전문업체인 알토 회장을 맡고 있는데 경남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형님 회사인 정화금속 이사와 승산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85년부터 알토를 이끌었다. 알토는 아셈타워 정상회의실과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역사, 인천공항 여객터미널,GS타워 등의 조명시스템을 설계, 제작했다. 숭례문, 보신각, 비원, 동십자각 등 문화재 조명도 이 회사의 작품이다. 허 회장은 서울시 야간경관 개선 공로로 월드컵유공자, 모범시민상 등을 받았다. 그는 한국조명디자이너협의회 회장, 한국산업디자인협회 이사, 한국전기설비조명학회 이사 등을 맡을 정도로 조명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해 매출 311억원, 순이익 20억원을 낸 알토는 허 회장이 36%, 아들 영수(36)·윤수(32)씨가 각각 15%, 동생인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이 각각 3.8%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가족기업’이다. 영수씨는 현재 GS리테일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은 기업인으로뿐만 아니라 ‘축구인’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 보성고와 연세대 상대, 서울은행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고 74년 한국인 최초로 영국 프로축구 3부 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허 회장은 78∼90년 형님 회사인 승산에서 근무한 뒤 90년 방송 프로그램 제작, 미디어 유통,CF편집 등을 담당하는 미디아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미디아트는 허 회장과 부인 조희숙(56)씨, 딸 서정(29), 아들 준수(28)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허 회장은 2000년에는 이동통신용 전력 증폭기, 유무선 통신용 부품 및 이동통신용 중계기 등을 제조하는 ‘인텍웨이브’를 설립,IT업종으로 발을 넓혔다. 인텍웨이브는 LG전자 등을 주 거래처로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허 회장은 90∼92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냈고 97년에는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회장 선거 출마설이 나돌았지만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는 선에서 정리했다. 축구계의 ‘야당’으로 불리는 연구소는 이용수, 신문선씨 등이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다.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은 서울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마치고 78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패션본부장, 유통사업부문장, 마트부문장 등을 역임하다 2000년 LG백화점 사장으로 유통경영을 시작했다.2002년 LG백화점,LG상사 할인점 부문,LG유통이 LG유통으로 통합되자 초대 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허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늘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10년 뒤의 장기 비전을 갖고 대비하라.”고 주문하고 ‘페어플레이’를 강조한다고 한다. 허 사장은 지난해 말 세계적인 헬스·미용 전문기업인 ‘왓슨’과 합작으로 ‘GS왓슨스’를 설립, 지난 3월 홍익대에 1호점을 내고 지난 2월에는 코오롱마트를 인수하는 등 신규사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태광그룹 창업주 고 이임룡 회장의 장녀인 부인 이경훈(51)씨와 2녀를 두고 있다. 허 사장의 처가는 장상준 전 동국제강 회장, 양택식 전 서울시장, 한광호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명예회장, 신선호(롯데 신격호 회장 셋째 동생) 일본 산사스식품 사장 등과 혼사를 맺었다. ukelvin@seoul.co.kr ■ 허씨의 남다른 축구사랑 GS그룹은 분리되면서 LG의 프로야구·프로축구·프로농구 등 스포츠 가운데 축구를 갖고 나왔다.‘안양LG’는 지난해 3월 ‘FC서울’로 이름을 바꿔 서울 입성에 성공한 뒤 거물 신인 박주영을 잡으면서 일약 명문구단으로 떠올랐다. FC서울의 눈부신 성장에는 허창수 회장 등 허씨 일가의 남다른 축구사랑이 밑거름이 됐다. 98년부터 LG축구단 구단주를 맡은 허 회장은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해외출장 중에도 FC서울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인터넷을 통해 경기상황을 직접 확인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경기를 녹화해 나중에라도 꼭 챙겨 본다고 한다. FC서울은 박주영의 고교(청구고)시절인 2002년부터 영입에 공을 들였다. 비록 박주영이 고려대 진학으로 진로를 정하면서 영입에 실패했지만 이후에도 끈질기게 박주영측과 고대를 설득, 마침내 대어를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허 회장이 모교인 고대에 7억원짜리 잔디구장을 기증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GS측은 “그런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허 회장 5형제가 모두 고대 출신일 정도로 고대와 깊은 인연이 어떤 식으로든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박주영의 유니폼에 광고를 하고 있는 GS건설은 박주영 신드롬으로 광고효과만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GS리테일이 실시한 ‘박주영 경기 보러 가자.’라는 이벤트에는 3만 6000여명이 응모하는 대성황을 이뤘다.GS는 지난 5월10일 열린 ‘GS출범 이벤트’ 추첨자로 박주영을 내세우는 등 박주영을 그룹의 ‘얼굴’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허 회장의 삼촌으로 연세대, 서울은행, 영국 아스날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한 허승표 인텍웨이브 회장은 축구계의 대부로 통한다. 그는 97년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에 도전한 데 이어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아 축구계 개혁에 힘쓰고 있는데 경쟁 상대인 정몽준 회장이 조카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동서라는 점이 이채롭다. 사돈간의 ‘정리’도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막지 못한 것이다. 허씨들은 축구 외에도 아이스하키, 골프, 역도, 태권도 등 다양한 스포츠에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S 관계자는 “허씨들이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데다 집안에 여유가 있어 일찍부터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허씨 3세 남자들 가운데는 아마추어 수준 이상의 축구 실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고 여자들도 열성 축구팬이 많다. ukelvin@seoul.co.kr ■ 계열사의 핵심인맥 GS그룹은 숫자에 관한 감각이 탁월하다는 오너 허씨 일가에 이어 각 계열사 CEO도 재무통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18조원이 넘는 그룹 자산을 관리, 운용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서경석(58) GS홀딩스 사장은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를 졸업했다. 서울대법대 4학년이던 70년 행정고시 9회에 합격,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재무부 세제국, 국세심판소 조정실장, 간접세과장, 소득세제과장, 조세정책과장, 상임심판관, 주 일본 대사관 재무관 등을 역임하고 91년 LG그룹 회장실 재경 상임고문으로 옮겼다. 서 사장은 공직에서 쌓은 재무 경력을 바탕으로 LG에서도 회장실 재무팀장, 전략개발사업단 운영본부장,LG투자신탁운용 사장,LG종금 사장, 극동도시가스 사장,LG투자증권 사장 등을 거쳤다. 허창수 회장이 서 사장을 GS그룹으로 영입한 것도 그의 회계·재무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강말길(62) GS홈쇼핑 부회장 역시 재무통이다. 부산대 상대 출신으로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강 부회장은 금성통신 재경본부장, 관리담당 이사를 거쳐 회장실의 관리담당 상무를 역임했다.89년 LG유통(GS리테일) 전무로 부임, 유통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고 95년 LG유통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3년만에 만년 적자이던 편의점 사업을 흑자로 돌려 놓은 뒤 지난해 LG홈쇼핑으로 옮겼다. 김갑렬(57)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회장의 경남고,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동창으로 74년 LG화학 입사 후 LG상사 등을 거쳐 93년부터 96년까지 LG건설 재경 담당을 역임했다. 이후 LG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과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치며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부상했다.2002년 허 회장과 함께 LG건설로 옮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 “2010년까지 양과 질에서 국내 1위 건설회사로 만들겠다.”던 약속대로 2002년 3조 6000억원이던 수주액을 2003년 5조원, 지난해 6조원으로 키워냈고 올해 6조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완경(51) GS스포츠 대표이사 부사장도 선린상고와 고대 경영학과를 거쳐 79년 LG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이래 줄곧 재경업무를 담당해 왔다.LG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서경석 사장과 함께 ‘LG증권 전성시대’를 연 주인공으로 GS홀딩스 재무팀장을 겸임하고 있다. 심재혁(58) 한무개발 사장은 연세대 상대, 미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LG그룹 홍보팀장을 거쳤다. 인터컨티넨탈을 국내 최고 수준 호텔로 키워내 재계의 대표적인 ‘홍보맨 CEO’로 꼽힌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4) 강원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4) 강원대학교

    강원대는 사실상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설치돼 있다. 지난 2002년 국내 최초로 법학전문대학원을 정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3년 전부터 로스쿨 수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더라도 변호사 자격이 부여되지 않는 것만 빼고는 정부가 현재 도입하려는 로스쿨은 강원대와 학제뿐만 아니라 기능·역할이 같다. 강원도에 로스쿨이 유치돼야 한다는 강원도민의 일치된 목소리도 강원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로스쿨에 대한 기득권 인정해야 강원대는 로스쿨 유치전을 펼치면서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 운영해본 노하우를 적극 내세우고 있다. 다른 대학들은 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단계에 들어갔지만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은 정착단계를 넘어 도약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로스쿨 설치에 대한 강원대의 기득권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원대는 2002년 법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기 위해 종전의 법학과 석사 과정을 폐지했다. 교육부로부터 법학전문대학원을 승인받기 위해서는 종전의 석사 과정을 없애야 했기 때문이다. 다른 대학들은 이 같은 조건때문에 법학전문대학원을 신청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원대는 로스쿨이 대세라고 보고, 전국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법학전문대학원을 받아들였다. 법학전문대학원의 수업은 철저히 토론식이다. 학년당 정원이 30명이어서 토론식 수업이 가능하다. 법학전문대학원의 목적은 학위취득이 아니라 법률실무가 양성이 목표이기 때문에 케이스 위주의 수업이 주류를 이룬다.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재도 종전의 학부나 석사과정과는 전혀 다르다. 전국 유일의 법학전문대학원이다보니 인재들도 대거 몰리고 있다. 올해 입학한 30명 가운데 20명이 이른바 서울대 등 명문대 졸업생들이다. 성과도 확실하게 나오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의 역사가 3년밖에 안됐는데도 벌써 6명의 사법시험 합격자가 나왔다.1차 시험에 합격한 대학원생도 7명에 달한다. 이일세 법대 학장은 “강원대가 로스쿨을 유치하게 되면 법학전문대학원의 운영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로스쿨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겠다 지난 25일 춘천 세종호텔에서 강원도 로스쿨유치위원회가 발족됐다. 위원회에는 강원대·강릉대 등 강원도에 있는 5개 대학 총장은 물론 김진선 강원도지사, 한나라당 허천 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 지역 언론사 사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보통은 대학별로 로스쿨 유치위원회가 구성되는 것이 통례지만 강원도 만큼은 지역이 하나돼 로스쿨 유치위원회가 발족됐다. 그 만큼 강원도 지역민들은 로스쿨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그 중심에 강원대가 서줄 것을 바라고 있다. 강원대로서는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것이다. 강원대는 지역민들의 지원을 업고 환경전문 로스쿨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강원도가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이어서 개발과 환경이 항상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된 곳이기 때문이다. 환경법 강의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공법학회 회장을 역임한 전 고려대 김남진 교수를 초빙교수로 채용했다. 또 오는 9월 실무경력 교수 2명을 채용할 때 1명은 환경소송 전문 변호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이일세 법대학장 “로스쿨 인가 조건에는 각 법과대학이 그 동안 이룩한 성과 외에도 지역균형발전과 지역인재양성이라는 측면이 반드시 반영돼야 합니다.” 이일세(49) 강원대 법과대학장은 유난히 ‘균형발전론’을 강조한다. 이 학장은 단순히 1개 도에 하나의 로스쿨이 유치돼야 한다는 단순논리를 펴지 않는다. 그의 주장에는 통계와 철학이 담겨 있다. 이 학장은 “강원도에는 18개의 시·군이 있지만 이중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는 지역은 5개 시·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결국 13개 시·군의 주민들은 법률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 학장은 지역균형발전이 고려되지 않으면 법률서비스의 지역간 편차는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실례로 “매년 배출되는 법조인의 출신 고교를 보면 90% 이상이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대도시 학교이고 출신 대학 역시 90%가 서울소재”라고 소개했다. 이 학장은 “정부가 로스쿨을 도입하려는 취지는 법학교육의 정상화와 법률서비스 강화 차원”이라면서 “강원도민의 법률서비스를 감안한다면 반드시 로스쿨이 유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강원대가 준비도 하지 않으면서 로스쿨을 유치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학장은 “지난 2002년 전국 최초로 인가받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사법시험 합격자가 대거 배출되고 있는 것은 로스쿨, 즉 법학전문대학원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 학장은 법률서비스를 의료서비스와 비교하면서 로스쿨의 정책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과거에는 돈이 많이 들어 병원에 가지 못했지만 지금은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법률서비스는 비용이 높아 접근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료서비스에 비해 법률서비스의 문턱이 높은 이유는 매년 의사는 3300여명이 배출되지만 법조인은 1000여명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학장은 “로스쿨 도입이 논의되면서 전체 정원문제가 논란의 대상인데, 법률서비스 강화차원에서 로스쿨 정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장달영동문, 전국 첫 스포츠 에이전트 강원대가 배출한 법조인은 모두 30명이다. 지난 1970년에 법학과가 신설되고 1997년들어서야 법학과 입학정원이 80명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출신 법조인이 적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강원대는 2002년 전국 최초로 설립된 법학전문대학원이 자리를 잡으면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전체 법조인 26명 중 6명이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인 만큼 법학전문대학원이 법조인 양성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1호 법조인은 사시 29회 출신의 노재환(72학번) 변호사다. 노 변호사는 대도시를 마다하고 춘천에서 개업해 활동 중이다. 강원대 겸임교수로서 후배들에게 법률실무도 가르치고 있다. 검찰에는 사시 40회 출신의 의정부지검 신승희(90학번) 검사를 비롯,6명이 포진해 있다. 현재 법원에 진출한 동문은 없다. 변호사 가운데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에이전트로 전업한 장달영(87학번) 변호사가 있다. 사시 44회 출신의 장 변호사는 스포츠 에이전트를 다룬 영화를 보고 사시를 준비, 합격했다. 장 변호사는 한국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법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전국 중·고등학교 축구부를 다니며 유망주를 발굴하고 있다. 최재준(94학번·사시 44회) 변호사는 삼성 법무팀에서 활동 중이다.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중에는 신상모(03학번)씨 등 6명이 사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에서 연수 중이다. 올해 1차에도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가운데 7명이 합격했다. 법대 동문들은 법조인 외에도 관계나 각종 이익단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익단체에는 김영도(75학번)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이 대표적이다. 관계에는 이강후(72학번·행시 22회) 중소기업청 기획관리관, 김상표(77학번·행시 25회) 강원도청 산업경제국장 등이, 사법부에는 이흥룡(76학번·법원행정고시 출신) 법원행정처 총무국장 등이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사립 사범대학생들 “평등권 침해”

    최근 통과된 ‘국립사대 졸업자 중 교원 미임용자 임용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미발추 특별법) 개정안을 반대해 온 사립대 사범대학 교수들과 임용고시 준비생들이 이번에는 헌법소원을 내기로 했다. ‘전국사립사범대학학장협의회’는 29일 “그동안 부당한 법을 저지하기 위해 함께했던 교수, 학생회와 ‘미발추특별법을 반대하는 예비교사 모임(cafe.daum.netbcno)’ 카페의 힘을 모아 헌법소원 및 가처분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부터는 수임료 모금을 시작했다. 소송을 맡을 안병한 변호사는 “이번 특별법이 임용고사를 준비중인 학생들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공무담임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발추 특별법 개정안은 1990년 ‘국립 사대 졸업생 우선 채용’ 위헌 결정으로 당시 교단에 서지 못했던 미임용자를 특별정원 확보 후 채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미발추 특별법 개정안과 ‘병역의무 이행 관련 교원 미임용자 채용에 관한 특별법’이 31일 공포·시행됨에 따라 미임용자 1000명을 2006∼2007학년도 임용시험을 통해 500명씩 중등교원으로 임용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6월30일까지 시·도교육청별로 미임용자 등록신청을 받는다. 대상자 등록 신청 절차와 방법, 부전공 자격취득 과정 개설 계획, 시·도교육청별 선발 예정 교과 및 인원 등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고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故 박성용 명예회장 영결식

    故 박성용 명예회장 영결식

    지난 23일 별세한 박성용(朴晟容)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유가족과 조문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신훈 금호건설 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은 고인이 평소 즐겨 듣던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고인의 생전 육성 청취, 영결사 및 조사·조시 낭독,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약력 보고를 통해 “재계와 문화예술계의 큰별이셨던 고인은 권위의 틀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진실하고 스스럼없이 대해주셨다.”면서 “소외된 사람에게 늘 관심을 가지고 약자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신 아름다운 분”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음악 영재에 대한 교육과 지원의 뜻을 담은 고인의 생전 육성이 방송되자 장내는 고인을 떠나보내는 안타까움에 더욱 숙연해졌다. 황인성 전 국무총리는 영결사에서 “우리는 너무도 고결하고 순수한 영혼을 지녔던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을 잃었다.”며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이 세상을 순수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게 남은 사람들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재계와 문화예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고인의 생애를 보여주듯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과 이홍구 전 총리,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리처드 레빈 미국 예일대 총장(예일대 음대학장 대독) 등 각계 인사의 조사가 이어졌다. 여류시인 김남조씨가 ‘절망에 싹트는 희망 있으니’라는 제목의 조시를 통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헌화 및 분향을 마지막으로 영결식이 끝난 뒤 고인의 유해는 오후 1시쯤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기천리 선영에 묻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시론] 정부,스스로 개혁해야 살아남는다/이홍 광운대 경영대학장

    정부 혁신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정부 환경이 가혹해지고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이념의 해체와 관련이 있다. 과거 국가간의 경쟁은 그렇게 가혹하지는 않았다. 경쟁은 있었지만 이데올로기라는 우산 속에서 이루어졌다. 공산이냐 자본이냐라는 큰 대립이 우선시되면서 같은 이데올로기에 속한 나라끼리는 봐주는 경향이 있었다. 한 예로 한국이 좀 못마땅해도 미국은 드러내 놓고 성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데올로기 경쟁이 끝난 시점에서 이 규칙은 무너졌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서로 잡아먹기 식의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경쟁의 형평성 같은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을 규정짓는 단어가 글로벌 경쟁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 국민들의 까다로운 입맛과 관계가 있다. 한국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민족이다. 이 까다로움을 극복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제품이 애니콜이다. 모토로라가 한국의 휴대전화 시장을 완전 장악하고 있을 때 애니콜이 등장한다. 하지만 애니콜의 등장은 순탄치 않았다. 까다로운 한국 고객들에 의해 집중포화를 맞았다. 하지만 애니콜은 끈질기게 여기에 대응하였다. 품질이 급격히 향상되었고 이로 인해 전 세계를 제패하는 밑바탕을 다지게 된다. 문제는 오히려 모토로라에서 발생했다. 미국 국민을 만족시키는 정도의 품질이면 한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의 입맛은 이들의 상상을 넘어섰다. 결국 애니콜은 모토로라의 모든 것을 빼앗고 만다. 이 까다로움이 이제는 한국 정부로 향하고 있다. 과거 정부의 힘에 억눌려 있던 욕구들이 한꺼번에 분출하면서 정부의 정책품질과 서비스에 까다로운 입맛이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에는 정치적 이유 이외에 정부조직이 흔들린 예는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민의 입맛 때문에 흔들리는 정부조직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국민의 입맛에 맞는 정책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는 정부기관에 대하여는 여지없이 무용론이 등장하는 것이 방증이다. 이 무용론이 정부조직을 흔들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다윈은 종의 기원을 밝히면서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 끝까지 살아남는 종은 강하고 머리 좋은 종이 아니라 환경변화에 가장 잘 대처하는 종이라는 것이다. 정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정부도 하나의 유기체라고 보아야 한다. 유기체는 생존을 위해 환경에 순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환경은 변하지 않는 유기체에게 가혹한 벌을 준다. 두 가지 벌이 있다. 하나는 변화를 거부하는 정부 때문에 글로벌 경쟁에서 국가 자체가 낙오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까다로워진 국민의 입맛이 채찍을 들어 정부를 강제로 변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벌을 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정부 스스로 먼저 변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를 보면서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혁신의 싹이 트고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에 따라서는 혁신성과들이 매우 쏠쏠하다. 관세청은 과거 10일 걸리던 수입통관절차를 절반으로 줄였다. 조달청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조달방식을 채택하여 유엔이 주는 공공서비스 상을 수상하였다. 행정자치부는 팀제와 균형성과표에 기초한 전혀 새로운 공무원인사평가제도 도입을 시도하였다. 중앙인사위원회는 공무원의 철밥통을 인정하지 않는 직무성과계약제를 도입하였다. 국세청은 친절기관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속도나 범위로 글로벌 경쟁의 파고와 까다로워진 국민의 기대를 다 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혁신에는 정도가 없다.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이다. 혁신에 참여하는 정부와 공공기관들의 애로와 고통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국민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또한 글로벌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이홍 광운대 경영대학장
  • 서울대 올 대학원정원 750명 감축

    서울대가 내년도 대학원 입학정원을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26일 학장회의를 열어 올해 5230명이었던 대학원 입학정원을 750명(14%) 가량 줄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으로 1∼2주 안에 단과대학별 감축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3626명이었던 서울대 석사과정 정원은 약 500명,1604명이었던 박사과정 정원은 약 250명 줄어들 전망이라고 변창구 교무처장은 설명했다. 그는 “교수 1인당 학생 수, 대학원 학생 수, 대학원 입시 지원율, 교수 1인당 연구비, 학부과정 정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공별 정원을 결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위기의 전문대] (상) 무엇이 문제인가

    지방 전문대인 K대는 지난해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누리·NURI)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지만 올해 학생 충원율이 교육부와 약속한 86%에 미치지 못해 지원금이 깎이게 됐다. 주변에 대규모 공업단지가 많아 취업이 잘 되는 편이지만 지원자가 갈수록 줄어드는 탓이다. 이 대학의 한 교수는 “학생들을 물건 사듯 유치해야 하는 우리들은 교수라고 할 수도 없다.”면서 “교수와 교직원까지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밖으로 내몰려 자긍심은 잃어버린 지 오래”라고 하소연했다. 또 “지난 25일 열린 전문대 교육혁신 결의대회에 나온 교육부 간부들조차 현실을 잘 모르고 있더라.”면서 “어제 교수들에게 돌을 맞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S보건대 임상병리과 3학년 김기정(24)씨는 요즘 4년제 대학 편입학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 임상병리 전공자가 넘쳐나 취업이 쉽지도 않을 뿐더러 자격증을 따서 취직한다고 해도 4년제 대학 출신자들과 봉급과 대우에서 큰 차이가 나는 탓이다. 김씨는 편입에 실패하면 방송통신대에 편입해 학사학위만은 꼭 받을 생각이다. 전공은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는 “같은 전공자들이 4년제 대학에서도 쏟아져 나와 낭비인 줄 알면서도 학사학위는 꼭 따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대가 3중고를 겪고 있다.4년제 대학이 늘면서 전문대 지원자가 크게 줄어든데다 4년제 대학이 전문대가 개발해 놓은 인기학과를 ‘도용’하는 탓에 취업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 어렵게 유치한 학생들조차 4년제 대학으로 다시 들어가기 위해 빠져 나가고 있다. 이같은 현실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교육부가 최근 15개 안팎의 연구중심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4년제 대학은 산업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중심대학으로 키운다는 대학 구조개혁 방안을 내놓으면서 전문대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놓였다. 그나마 유지해오던 4년제 대학과 차별성마저 잃어버릴 위기에 빠진 것이다. 최근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가 밝힌 직업교육혁신 방안도 실업고 위주의 대책만 포함돼 전문대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학생 충원율이 점점 떨어지는 것은 가장 큰 고민이다. 지방의 D대는 해마다 곤두박질치는 충원율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이 대학 교학처장은 “5년 전만 해도 90%대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70%대로 떨어졌다.”면서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 같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지방의 또다른 K대 교무주임은 “이공계열의 경우 충원율이 50∼60%도 안된다.”고 털어놓았다. 전문대 지원자는 최근 5년 동안 크게 줄었다. 지난 2001학년도 1.56%에 불과했던 전문대 미충원율은 2003년 17.61%로 급증한 뒤 2005학년도 17.66%로 꾸준히 늘고 있다.4년제 대학의 미충원율이 같은 기간 5.38%에서 10.10%로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취업률도 걱정이다.2001년 81.0%를 기록한 취업률이 매년 조금씩 줄어 지난해에는 77.2%까지 떨어졌다. 전문대 관계자들은 4년제 대학에서 전문대 인기학과와 비슷한 학과를 앞다퉈 개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4년제 대학이 개설한 전문대 관련 학과는 27개 대학 21개에 이른다. 안경광학과, 방사선과, 치위생과, 귀금속세공과 등 전문대의 전통적 인기학과들이 4년제 대학에 속속 개설됐다. 그러나 전문대가 이에 맞서 교육 과정을 늘릴 수는 없다. 수업 연한이 고등교육법에 따라 2∼3년으로 묶여 있는 탓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전문대 졸업생들은 편입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학사학위도 받지 못하고 돈만 들어가는 전문대 3년제 과정을 마치느니 사회적 대우를 받는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거나 대입 시험을 다시 치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지방의 K대 관계자는 “4년제 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 그만두는 학생이 정원의 10% 정도에 이른다.”고 밝혔다. 서울보건대 문희주 부학장은 “전문대 재학·졸업생의 편입학 비율은 30% 이상이며, 특히 4년제에 중복학과가 많은 간호·보건계열은 70% 이상이 편입학을 택한다.”면서 “같은 학점을 이수하고 자격증까지 똑같이 따도 취업현장에서는 학사를 선호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편입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 이효용기자 patrick@seoul.co.kr
  • [인사]

    ■ 재정경제부 ◇전보(국장급)△국제금융국장 권태균 △국제금융심의관 신제윤 △본부대기 최중경 ■ 산림조합중앙회 △대전광역시산림조합장 洪周義△강원 양양〃 金永國△충남 홍성군〃 李柄天△전북 진안〃 任京彬△〃 정읍〃 金珉永△경북 안동시〃 安明煥 ■ 경기대 △일반대학원장 張大星△행정〃 金基彦△교육〃 겸 중등교원연수원장 柳成熙△건축전문대학원장 李商雨△국제·문화〃 겸 대체의학〃 李載殷△관광전문〃 朴石熙△산업정보〃 任晶淳△서비스경영전문〃 崔桂鳳△정치전문〃 朴相哲△조형〃 겸 전통예술〃 李海默△사회복지〃 崔京九△스포츠과학〃 겸 체육실장 金聖壽△인문예술총괄학부장 겸 인문과학연구소장 尹東珍△사회총괄학부장 申炅煥△이공〃 承炳仁△국제대학장 南廷烋△사회교육원장 洪承仁△중앙도서관장 겸 금화도서관장 高濬煥△박물관장 겸 화성학연구소장 李根洙△여학생문화원장 겸 서울분원장 심규리△전산정보원장 金重漢△경대학보사주간 겸 경대방송국 지도교수 金益植△기획실 담당관 崔鉉集△교무처 〃 蔡熙律△대외협력처 〃 金暻煥
  • “전문대 4년제 허용을”

    “전문대 수업 연한을 자율화해 생존의 위기에 놓인 전문대를 살려야 합니다.” 전문대 교수들이 현재 2∼3년제인 수업 연한을 4년까지 늘릴 수 있도록 자율권을 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4년제 대학 위주로 대학구조개혁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작 산업인력을 키우고 있는 전문대는 설 자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전국 전문대 보직교수 500여명은 25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전문대 교육혁신 결의대회’를 열고 전문대를 위한 정책을 세워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고등교육이 보편화되면서 4년제 대학과 전문대의 구분이 무의미해졌지만 대학 구조개혁 방안이나 직업교육혁신 방안 어디에도 전문대에 대한 대책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문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만든 혁신방안을 제시했다. 고등교육의 틀을 완전히 바꿔 4년제 대학과 전문대, 산업대 등 고등교육기관의 구분을 없애고 교육의 질과 내용으로 경쟁하는 프로그램별 학제로 바꾸자는 것이다. 우선 연구중심대학을 제외한 4년제 대학과 산업대, 기술대를 합쳐 산업인력양성 교육중심대학으로 바꾸고, 전문대 학장이 자율적으로 학과별 수업연한을 결정해 이수 학점에 따라 해당 학위를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전공심화 과정의 경우 정규 학사 학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교수들은 이같은 요구를 포함한 전문대 개혁을 위해 이날 교육·기획·학생·사무처장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전문대학교육혁신운동본부’를 출범시켰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이기호 사무총장은 “전문대 2년제 유아교육과나 3년제 간호학과 출신들은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보수와 승진, 사회 인식 때문에 다시 4년제 대학에 편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전문대 자율로 학과별 수업연한을 4년까지 늘려 해당 학위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전문대가 이미 터를 닦아놓은 치위생, 안경광학, 물리치료 등 취업이 잘 되는 특화된 교육과정을 4년제 대학들이 앞다퉈 개설하는 현실에서 전문대는 존폐의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다.”면서 “4년제 대학과 전문대가 산업인력 양성이라는 같은 목표를 둘 바에는 차라리 칸막이를 없애 경쟁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부고]

    ● 박재우 前국회의원 제7대 국회에서 신민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박재우 전 의원이 24일 별세했다.87세. 박 전 의원은 경남 울산에서 태어나 동래고와 국민대를 졸업했다. 신민당 정책심의회 농림분과위원장을 역임했다. 유족은 1남1녀. 발인 27일 오전 7시, 부산 남촌동 좋은강안병원. (051)610-9672. ●정찬섭(성모약국 대표)찬호(경일유직 〃)찬모(자영업)찬곤(무영종합건축 상무이사)씨 모친상 최익준(한국방송광고공사 대전지사 영업부 국장대우)씨 빙모상 25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2650-2749 ●송정근(청소년위원회 교류문화팀장)씨 빙모상 25일 경남 마산 정다운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 (055)244-4444 ●이창희(전 서울시청 재산관리과장)용희(전 경남기업 사원)희석(한중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희섭(LG중앙연구소 상무)씨 부친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3410-6916 ●김삼만(전 강동구청 총무과 인사계)씨 별세 종규(동대문구청 세무2과)씨 부친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3010-2292 ●김서환(대양건설 대표)종환(다우기술 부회장)씨 모친상 25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392-0899 ●박경원(코스콤 증권매매시스템팀 대리)씨 빙부상 25일 부산 남산동 침례병원, 발인 27일 오전 10시 (051)583-8905 ●한상재(한국프라스틱 대표)씨 부친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2)3010-2295 ●문경재(중앙공인 대표)항박(미광사 〃)홍정(진성산업 〃)강숙(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리)씨 모친상 강정국(백암식품 대표)황의수(금융야마도제형 부장)씨 빙모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2)3010-2266 ●권영섭(티파니컨설팅 대표)씨 부친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 (02)3010-2238 ●김충호(대원여고 체육부장)씨 부친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3010-2294 ●임정원(전 서귀포의료원 관리부장)씨 별세 흥재(자영업)재영(동아일보 제주 주재기자)희철(마인엔터테인먼트 대표)형신(한라중 교사)씨 부친상 윤신근(전 제주은행 지점장)이인구(제주중 교사)씨 빙부상 김옥선(참사랑실천학부모회 제주도지부 사무국장)좌은영(제주MBC 구성작가)씨 시부상 25일 서귀포의료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64)730-3163 ●천영식(문화일보 정치부 기자)영국(씨네마7 총괄실장)씨 모친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010-2335 ●박석원(두루넷 사장)정원(한진해운 〃)인원(중앙대 교수)경원(미국 거주)승원(중앙대 교수)씨 부친상 25일 서울 중앙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860-3510 ●조재기(동아대 체육대학장)재희(청와대 국정과제 비서관)재호(동서대 교수)봉자(부산진구 종합사회복지관장)청자(다대중 교사)씨 모친상 25일 부산 동아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6시 (051)256-7015
  • 증권거래소 외국인이사등 선임

    증권선물거래소는 2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에 로버트 C 클렘코스키 MIT-성균관대 MBA대학원 학장을 선임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미국 미시간대 석사, 미시간 주립대 박사 출신인 클렘코스키 학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함으로써 경영투명성과 거래소의 국제화 이미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또 비상임 감사위원에 사외이사인 정광선 중앙대 교수를 선임했다.
  • 의학전문대학원 갈등 증폭

    의학 전문대학원 전환 문제를 놓고 교육당국과 대학측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서울대와 연세대가 잇따라 의학 전문대학원 전환 거부 방침을 밝힌 가운데,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21일까지 받기로 했던 전환 희망대학 접수를 2주일 연장했다. 전국의과대학학장협의회가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한 연장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대 등의 반발에 교육부가 ‘로스쿨 인가와 연계’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대학의 고심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개大 신청… 나머지 눈치보기 교육부는 “21일 예정됐던 의·치학 전문대학원 전환 신청 기일을 2주 연장하기로 하고 각 대학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22일 밝혔다.20일까지 교육부에 전환 신청서를 낸 학교는 강원대·충남대·제주대 등 3곳. 서울·연세·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은 물론 이미 전환 의사를 밝혔던 중앙대와 전남대 등도 아직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대가 전환 거부를 밝히면서 대학들도 서로 눈치를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교육부 서남수 차관보는 “전환을 권유했을 뿐 강요는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도 “의·치의학전문대학원과 법학전문대학원 전환, 두뇌한국(BK)21 사업은 완전히 다른 사안이 아니며, 각 대학이 어떤 분야는 전문대학원으로 가고 어떤 분야는 학부로 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난 13일 밝혔다. 로스쿨 인가 등과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도 19일 “BK21 사업으로 양성하려는 인력은 5∼10년 뒤 산업을 선도할 학제융합적인 분야로, 전문대학원과 연계되지 않으면 그 분야 프로젝트에서 선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대학별 폭넓은 논의 있을듯 교육부는 “의학만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으며 농생명과학 등 다양한 학문과의 융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전문성 제고를 위한 의학·법학 등 분야의 전문대학원 체제 전환은 이미 세계적 흐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 왕규창 의대 학장은 “뚜렷한 심사 기준도 없이 신청만 하면 전환을 허용하는 상황에서 전문대학원제를 도입한다고 해도 아무런 학문적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긴 수련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전문대학원 도입은 인적자원의 낭비”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오는 26일 대구에서 열리는 의과대학학장협의회에서 의학 전문대학원 전환을 놓고 폭넓은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꾼 대학도 포함돼 있고, 전환 방침을 세운 대학도 있는 등 입장이 달라 전체적인 의견을 모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문대학원의 장ㆍ단점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어차피 개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부는 앞으로 정부 지원과 연계해 전환을 유도한 뒤 2010년쯤 특별법 제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일률적인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3년 도입 10개대 전환 결정 의학 전문대학원은 지난 2003년 처음 도입됐다. 가천의대와 건국대·경희대·충북대가 가장 먼저 전환해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을 모집했으며 경북대·경상대·부산대·전북대·포천중문의대 등은 2006학년도부터 학생 선발을 시작한다. 이화여대가 2007학년도부터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꿀 예정이어서 모두 10개대가 4학년을 마친 학부 졸업생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뽑게 된다. 치의학 전문대학원은 경북대·경희대·서울대·전남대·전북대가 2005학년도에, 부산대는 2006학년도에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꿨거나 바꿀 예정이다. 이들 전문대학원은 ‘4(학부)+4(전문대학원)’ 체제이지만 아직 전환하지 않은 대학은 ‘2(예과)+4(본과)’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는 따라서 6월4일까지 2008∼2009학년도에 전환을 희망하는 대학을 파악해 행ㆍ재정 지원을 해주고 2010학년도부터 이원화 체제를 유지할지, 아니면 법령을 정비해 강제로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꾸도록 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3) 경북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3) 경북대학교

    경북대가 비상을 꿈꾸고 있다. 의대와 공대가 최고로 손꼽히고 있지만, 로스쿨 유치를 통해 인문사회 분야에서도 최고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목표가 큰 만큼 경북대 법대의 고민도 깊다. 지방대라는 한계를 극복할 만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이 대학의 고민거리다. 일단은 지역특성에 맞춰 전문분야를 특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많은 명문 법대가 모든 법학 분야를 욕심내는 데 반해 경북대 법대는 포기할 부분은 과감히 포기한다는 전략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경쟁력 강화 경북대 법대는 경쟁력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대학인 게 사실이다. 지방대로는 드물게 국내 10위권 내에 들 정도로 많은 사법시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사법연수원에 들어간 경북대 출신은 총 108명에 달한다. 매년 평균적으로 20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대학측에서도 역시 경북대 법대 최고의 경쟁력으로 든든한 법조동문들을 꼽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학교측 판단이다. 장지상 기획처장은 “전문법학대학으로서 특성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구지역 법조인들을 상대로 수요조사를 실시해 전문화·특성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법조인들이 필요로 하는 분야를 특화시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장 처장은 이어 “경북대 로스쿨은 법조인을 배출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법조인들의 재교육 기관으로 위상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매년 20명이상 사시 합격자 배출 경북대 법대는 일단 의료분야와 IT분야의 법무를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대학내 경쟁분야인 의대를 적극 활용해 의료분쟁에서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또 IT분야는 구미·창원 등에 공업단지를 끼고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고려한 전략분야다. 학교측은 “기본법을 중심으로 모든 법분야를 다루겠지만, 몇 가지 법무분야를 선택해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의료와 IT분야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화를 위해서는 커리큘럼에서부터 특화돼야 하고 교수진도 탄탄해야 하는데, 모든 법영역을 특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는 얘기다. ●사립대 못지 않은 적극성 경북대 법대는 현재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1800여평 규모의 법과대학 건물을 5000평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로스쿨 전용건물 내에 최첨단 교육시설을 대거 신설할 예정이지만 대학측이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도서관이다. 법학전문 도서관과 더불어 전문서적 10만권 이상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교수진도 최대 20명 이상을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입학정원이 최종 결정되는 데에 따라서 최소 12명에서 최대 22명의 전임교수를 충원할 것이라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제도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립대이기 때문에 예산확보와 교수충원에 있어서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교 규정상 그동안 특채로 교수진을 충원할 수 없었지만, 규정을 완화해 실무 전문가를 특채로 뽑을 방침이다. 또한 특채를 통해 선발한 교수진에게는 능력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 우수한 교수진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교과과정에서 차별화를 두기 위해 커리큘럼을 개발할 TF팀을 가동하고, 산학연계를 위해 리걸 클리닉(법률서비스센터)을 학교 본부 산하로 확대 운영하는 등 사립대 못지않게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김석태 법대학장 경북대는 대구경북권 최대 국립대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김석태 법대학장은 “경북대가 로스쿨을 유치하는 것은 지역민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역 명문대로 꼽히는 경북대에서 법학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논리다. 김 학장은 “5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교육 질적인 측면에서도 앞선다.”면서 “대구시에서도 로스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스쿨을 유치해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역 법조인들의 재교육 기관으로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문분야를 개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학장은 “의·치학대학원이 들어선 데다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수사과학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교육인프라를 활용해 법의학 분야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분야와 더불어 전자분야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공대의 경쟁력이 확보된 상태이기 때문에 전자분야의 특허 및 기업법무를 전문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학교가 적극적인 만큼 동문들의 지지도 뜨겁다. 김 학장은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로스쿨 기금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후원회 같은 행사를 벌인 것은 아니지만 개별적으로 후원금을 보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 서윤홍 前대법관이 1호… 220명 활동중 경북대 출신 법조인은 현재 220명이 활동중이다. 판사 31명, 검사 14명, 군법무관 10명, 경찰총경 1명이 현직에 있다. 변호사는 170명 정도다. 특히 지역 법조인 인맥이 상당해 대구지역 법조계를 꽉 잡고 있다. 이 대학 1호 법조인은 서윤홍 전 대법관.48학번으로 고등고시 사법과 2회에 합격했다. 대구지법과 대구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전주·대전·대구지법의 법원장을 지냈고 지난 1980년 대법관을 역임했다. 법대 출신으로는 김영준(52학번) 전 감사원장이 대표적이다.1956년 제2회 판·검사 특채에 합격한 그는 서울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형사지법·서울민사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대통령 비서관을 역임했다. 이후 1988년 9대 감사원장까지 지냈다. 61학번 최덕수 변호사는 대구고법원장을 지냈다. 사시 8회에 합격, 대구지법 판사로 부임한 뒤 30여년간 줄곧 대구지역에서 판사를 지낸 향판(鄕判)이다. 현재 이 지역에는 하인수 대구지검 공안부장 등이 재직중이다. 하 부장은 79학번으로 사시 29회다. 또 법대 74학번, 사시 22회 동기인 황현호 부장판사와 김창종 부장판사는 나란히 대구지법 소속이다. 대구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장익현 변호사는 75학번으로 사시 33회다. 경북대 출신이 대구지역에만 국한돼 있는 것은 아니다. 추유엽(사시 23회·76학번) 서울 서부지검 차장검사는 지난 2003년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 관련 몰래카메라 사건 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 변찬우(79학번) 대검 형사2과장은 사시 28회로 서울지검·대구지검·울산지검·청주지검 등을 거쳤다.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실의 김준곤(사시 30회) 비서관도 75학번으로 이 대학 출신이다. 이용호 게이트로 유명세를 탄 이상수(사시 20회) 변호사는 74학번. 부산지검 검사로 시작한 이 변호사는 서울고검 검사를 끝으로 15년간의 검찰생활을 마감했다. 정현수(사시 36회) 변호사도 대중적이다.88학번인 정 변호사는 대구지역 첫 여성변호사로 지난 2000년 ‘여성법률사무소’를 열어 지역 여성들의 호응을 얻었으며, 최근에는 방송사 법률상담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재미교포 일가족 4명 동시에 석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재미교포 일가족 4명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동시에 학위를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버지니아주에서 정보기술업체 STG를 운영하는 이수동(56)씨와 큰딸 줄리, 아들 필립(이상 공학석사), 작은딸 미셸(경영학석사)이다. 일가족 4명이 동시에 학위를 받은 것은 조지워싱턴대의 184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이 대학 신문이 전했다. 이수동씨는 지난 4월 학교발전기금으로 5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으며, 학교측은 공과대 학장실을 이씨 부부의 이름을 따서 ‘시몬 앤드 애너 리 학장실’로 공식 명칭을 정했다. 경북 구미 출신으로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지난 1979년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이씨가 86년 설립, 회장을 맡고 있는 STG는 미 정부에 첨단 기술 및 보안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2억달러, 직원수는 1700여명이다. dawn@seoul.co.kr
  • ‘5%의 자부심’ 서울토박이

    ‘5%의 자부심’ 서울토박이

    “낚싯대가 따로 없어 나무막대 끝에 끈 매달아 쇠로 만든 낚싯바늘을 묶었어. 반세기 전만 해도 청계천에서 가물치도 건져올렸지, 아∼암.” 청계천 쪽인 서울 중구 장교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순형(69·한국건강관리협회 회장) 전 서울의대 학장은 청계천 얘기가 나오자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이렇게 지난 날을 돌아봤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부회장인 그는 할아버지 세대 이전부터 서울에만 살아온 그야말로 진짜 토박이다. 뿐만 아니라 1960년 신도시로 개발됐던 불광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청계천 근처에만 살아온 ‘청계천 토박이’이니 청계천 복원공사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눈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처음만나 사랑맺은, 내 고향 서울은 아름답고 건강한 도시 ‘눈 뜨고도 코 베어간다.’는 곳이기도 하지만, 서울은 회원들에게 가슴 뭉클한 그 무엇을 안겨주는, 어머니 품속과 같은 고향인 것이다. 이 속담 아닌 속담도 “600여년 전부터 타향에서 몰려든 8도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고향을 지키려는 방어의식으로 생긴 얌체짓 탓”이라고 회원들은 그럴 듯한 해석을 내놓는다. 역시 서울토박이인 강동구 김종구(58) 기획재정국장은 “어릴 적 한강에서는 뜰채로 참복어도 엄청 많이 걸려 올라왔다.”면서 “그 맛이 요즈음 말로 짱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국장은 “이따금씩 강물 위로 시체가 떠내려왔는데, 미군부대 꿀꿀이죽이나 기껏해야 수제비국으로 연명했을 정도로 너무나 가난했던 시절에 생긴 변고였다.”며 사연을 들려줬다. “불그런 색깔을 띤 복어 알이 둥둥 떠내려오면 가뜩이나 굶주린 눈에 얼마나 먹음직스러웠는지 모른다.”면서 “복어 알인 줄 꿈에도 모르고 뜰채로 덥석 건져올려 먹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것”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내 고향은 지금 국립현충원이 있는 자리인데 현충원 분수대 쪽은 당시 콩밭이었다.”면서 “50년 전만 해도 50가구 남짓 모여 살았다.”고 덧붙였다. 동작동 248번지라는 사실도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고향에 대한 흔적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 한강으로 다이빙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필 바위에 닿는 바람에 생긴 상처라고 왼쪽 다리를 보여줬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임기완(65) 상임부회장은 “7대째 210여년이나 서울에만 살고 있다.”면서 “현재의 서대문구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터가 바로 선조들이 처음으로 둥지를 튼 고향마을이었다.”고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로 소개했다. 사도세자 생모인 영빈 이씨의 무덤도 이 자리에 있었는데, 참봉(종9품·무덤 관리자) 벼슬을 지낸 증조부 이래 1969년 세브란스병원이 증축될 무렵 무덤을 다른 곳으로 옮겨갔으나 비석은 아직 백양로에 남았다고 집안 내력을 보탰다. ●“서울을 노래하자.”…판박이 활동 벗어나 야심찬 회원 배가운동 임 부회장은 “토박이 모임은 인증서까지 주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밟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차근차근 설명해 나갔다. 현재 ‘선조가 1930년 이전부터 현 서울시 행정구역내에 정착한 시민으로, 서울시 행정구역 안에서 계속 주거해온 사람과 신청 1세대의 자손’이라는 가입자격 규정을 뒀다. 현재 인증받은 사람은 2500여가구에 1만여명. 3대 이상 거주자 5만가구 20만명으로 늘리는 게 1차 목표다. 어느 시민은 최근 “제가 충북에서 태어난 것으로 돼 있으나 출생 1년 전후로 서울에 올라와 할머니, 아버지와 40년 가까이 살았는데 토박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문의해왔다. 서울토박이 중앙회는 가입을 희망하는 시민들이 신청서 1부와 부친, 또는 조부의 재적등본 1부(자치구 발행), 반명함판 사진 2매를 내면 심사를 거쳐 인증서를 발급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서울에서 나서 서울에서 자란, 서울을 고향으로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슬로건처럼 젊은이들도 많이 들어와 서울 가꾸기에 동참할 것을 바라고 있다. 서울을 아끼는 만큼이나 수도이전 등 삶의 구조를 크게 바꿔놓을 사안에는 어느 모임에 못잖게 똘똘 뭉친다. “모이자, 서울광장으로…. 깨자, 우리 고향을 깨려는 검은 무리들….” 지난해 6월 29일 수도이전반대 범시민 궐기대회에 참가한 토박이들은 이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중앙회는 수도이전 반대 성명서까지 냈다. 최근 정부의 행정중심복합도시 발표 때 한 회원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졌는데도 혈세 10조원 이상을 들여 서울을 여기저기 분산시키려 한다.”면서 “12부,4처,3청을 옮긴다는데 토박이들이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중앙회에는 초등학생부터 90세가 넘은 장성기(95·성북구 정릉2동)옹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가입해 있다. 중앙회 산하에는 중랑·서대문·강북·송파·관악·중구지회가 따로 짜여졌다. 이 부회장은 “전해 내려오는 선조들 말씀에 따르면 족보가 불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최소한 10대까지는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되뇌었다.“한국전쟁이 끝나고 몇해 뒤인 1950년대 중반에만 해도 지금의 수색 근처에 조상들의 묘가 위로 10대까지 있었다.”고 했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02)2274-3291.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3대이상 거주해야 ‘성골’ 대접 3대째 내리 서울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는 100명 중 5명 정도로 추산된다. 또 서울에서 태어난 시민 가운데 31%는 서울을 고향으로 여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민 가운데 조부모 세대부터 서울에서 살아온 서울토박이는 2004년 말 현재 4.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말 조사된 6.5%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시정연은 시내 2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4년 서울 서베이’ 결과 시민들 가운데 63.9%가 본인 세대부터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부모 세대부터 거주한 비율은 30.9%로 나타났다.2003년 본인 세대부터 57.2%, 부모 세대부터 33.6%와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토박이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전년과 같이 종로구(8.1%)로 나타났다. 원남동, 안국동, 궁동, 청운동, 삼청동 등 비교적 전통적인 가옥구조를 보이는 탓도 있다. 반면 서울토박이가 가장 적은 곳은 광진구(2.8%)로 조사됐다. 서울시민 전체에서 서울을 고향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67%, 고향으로 생각하지 않는 시민은 33%였다. 서울시민 고향인식도는 2003년도 63%보다 상승한 수치다. 서울을 고향으로 여기는 비율을 권역별로 보면 도심권(종로·용산·중구)이 75.9%로 가장 높았다. 자치구별로는 용산 81.6%, 광진 77.2%, 중구 75.4%, 강동 72.4%, 동대문 70.9%, 성북 70.5%였다. 반면 아파트 중심 주거문화 지역인 도봉구(58.4%)와 금천구(59.6%)는 매우 낮아 정체성 확립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원조토박이들이 말하는 서울사람 “우리 토박이들을 업신여기니 청계천 사고가 일어나지….” 18일 서울 중구 수표동 56의 17 청계천 3가 골목길에 자리한 건물 4층 서울토박이 중앙회 사무실에서 만난 자칭 ‘4대문 원조 토박이’ 10명은 고향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참된 서울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은데 끼워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사뭇 배어 나왔다. “프랑스에선 파리지앵, 일본에서는 에도코(江戶)라고 불리는 수도의 토박이들이 있습니다. 이들 도시에서는 도심 건물을 헐 때나 나무 한 그루를 잘라낼 때도 토박이들과 의논합니다.” “서울시가 서울만의 문화를 보존한다, 수도를 지킨다느니 하면서 토박이들에겐 관심도 없는데, 일을 잘못하면 우리가 나서서 혼쭐을 내야 합니다.” 이날 모임에는 회장단 13명 가운데 일정이 겹친 3명을 빼고 모두 찾아와 모처럼 얘기꽃을 피웠다. “그런데, 전통음식 등 서울문화를 들먹거리면서도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 몰라도 정작 대대로 살아온 우리들 말은 듣지도 않고 활약하는 단체도 더러 눈에 띄더라고요, 참….” 각 지방 사람들의 성격이 식습관에서 유래한다며 음식 얘기로 돌아갔다. 서울 사람들은 맵고 짠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이는 음식을 만들 때 실고추를 위에 얹는 관습에 잘 나타난다고 입을 모은다. 고춧가루 쓰는 일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나타난 성격이 악착같지 않다는 점이다. 원래 살던 고향이라고 당연히 여기다 보니 아등바등 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고의구(71) 부회장은 “내 분수만큼만 행세하지, 절대 남의 것은 쳐다보지 않는 성격”이라면서 “서울 깍쟁이라는 말도 남들에게 불필요하게 손을 벌리지도,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하면 주지도 않는 성격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았다. “서울 사람들이 자존심 강하기로 치면 어느 정도냐 하면 말이지.‘맹추’라는 소리를 들었지. 예를 들어 일본인들이 광복 뒤 헐값에 처분하거나 버리고 도망간 집이 많았는데, 셋방에서 버틸지언정 들어가 살지는 않았어.” 그는 서울사람 대신 발빠른 외지인들이 집을 차지해 내로라하는 부자로 성장한 사례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나서려고 하지 않는 특유의 성격 때문에, 가뭄에 콩 나듯 하는 부자 가운데서도 섣불리 모임에 나타나지 않으려고 한다.”는 하소연도 쏟아졌다.“다른 향우회에서는 서로 나서지 못해 안달인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오후 2시 시작해 6시까지 이어진 이날 자리에서 그들은 서울토박이로서의 자랑 아닌 자랑도 늘어놓았다. “산업화 물결로 갑자기 서울 인구가 엄청 늘면서 누구나 사투리를 쓰지 않으면 서울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서울 사투리도 있어서 누가 토박이인지는 금방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했걸랑요’ 등 ‘요’로 끝나는 말을 많이 쓴단다.‘다’로 마치는 말과 달리 여성스러운 말투여서 다른 지방 사람들로부터 ‘간지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웃었다. 중앙회 출범 10주년이던 지난해 11월에는 효재학교 동창인 이원임(여), 이상용, 박영한(이상 81) 회원들이 70여년 만에 우연히 한 자리에 모여 추억을 되새기는 뜻 깊은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토박이 모임을 만든 덕분”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실속 만점 인천 논곡中 ‘방과후 학교’

    실속 만점 인천 논곡中 ‘방과후 학교’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한 달 평균 사교육비는 23만 2000원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부담은 날로 커지지만 사교육을 쉽게 포기하기도 어렵다. 이같은 실정에 인천의 한 중학교가 참신한 아이디어로 학부모의 부담을 덜고 있다. 지역적으로 교육여건이 어려운 점을 감안,‘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인근 대학 사범대 재학생들까지 참여시키고 있다. 새로운 시도로 학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만족시키는 이 학교를 찾았다. 지난 10일 오후 인천 남동구 논현동 논곡중학교 방과후 교실. 하루 수업을 마치고 남아 있던 학생들이 인하대 대학생 명예교사 이미애(22·수학교육과 2학년)씨를 반갑게 맞았다.3학년 지영(15·가명)이는 이씨의 손을 잡고 “선생님께 배운 게 시험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라며 웃어보였다. 또다른 3학년 방과후 교실. 쉬는 시간, 친구들이 교실을 빠져나가자 은영(가명·15)이는 대학생 명예교사 김경한(28·여·영어교육과 4학년)씨와 마주앉아 평소 마음에 담아두었던 고민을 털어놓았다. 은영이는 사춘기 소녀답게 외모가 불만이다.“친구 보라는 피부가 참 고와요. 같이 다니면 친구들이 보라만 쳐다 봐요. 너무 샘 나요…. 난 도대체 이게 뭐야….” 한번 터져 나오기 시작한 고민은 공부 걱정으로 이어진다.“그렇다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지현이는 매일 1등 해요. 친구들이 난 알아주지도 않아요….” “나도 한 친구를 부러워한 적이 있지. 그 친구는 돈도 많이 벌고 사회적 지위도 높을 뿐 아니라 이쁘기도 하지. 그 친구를 볼 때마다 무척 부러웠지만 난 요즘 내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 이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단다. 난 가르치는 일이 내게 가장 잘 맞아.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가장 멋있지. 은영이도 분명히 잘 할 거야. 자신감을 가져.”김씨도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은영이를 달래주었다. ●언니·오빠 같아 선생님보다 상담하기 더 편해 옆 반에서는 방과후 수학 수업이 한창이었다. 이미애씨는 슬기(14)의 연습장에 수학 공식과 풀이 과정을 써가며 자세히 설명해줬다. 슬기는 “문제 푸는 시간이 많이 걸려 시험 때마다 시간을 너무 잡아 먹는다.”며 하소연했다. 이씨는 “변수가 많으면 이 변수로 치환하면 되잖아. 다른 아이들도 치환을 어려워 하더라. 이렇게 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라며 슬기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이씨와 김씨는 인하대 사범대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지난달부터 이 곳에 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예비 교사’는 모두 30명. 방과 후 과목별로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선생님께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 상담도 해준다. 명예교사들은 선생님이라기보다 언니·오빠·형·누나에 가깝다. 그만큼 편하다. 특히 주변에 변변한 학원 하나 없어 멀리까지 다녀야 하는 학생들로서는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2학년 현철(14)이는 “특목고에 가고 싶은데 학원을 많이 다니는 다른 지역의 학생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누나와 형들에게 쉽게 배울 수 있어 좋다.”고 했다.2학년 혜진(14)이도 “학원이 많은 연수동이나 만수동까지 가려면 버스도 갈아타야 하고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이제는 방과후 학교에서 바로 배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배우다 보니 좋은 점은 또 있다. 모르는 것을 눈치보지 않고 바로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3학년 수정(15)이는 “학원에서는 질문할 때 눈치가 보여 모르는 것이 있어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많았지만 여기는 친구들과 함께 있어 편하게 질문할 수 있다.”고 했다. 광섭이는 “학원에서는 선생님이 진도를 빨리 나가는 데만 급급하고 학생이 많아 일일이 신경도 써주지 못한다.”면서 “반면 방과후 학교는 선생님 한 명당 배정된 학생이 8명에 불과해 세세하게 신경을 써 준다.”고 말했다. ●학교안에서 공부해 안전하고 귀가걱정도 덜어 학생들은 대학생 선생님을 ‘인생의 조언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3학년 신영(가명·15)이는 “고민이 있을 때 친구 다음으로 찾는 사람이 대학생 선생님”이라면서 “엄마·아빠나 선생님에게는 말하기 힘들지만 대학생 선생님은 언니나 오빠처럼 편해서 속상한 일이 있으면 자주 전화한다.”고 말했다.2학년 동완(14)이는 “선행학습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선생님이 선행학습을 무리하게 하다가 오히려 손해를 봤던 경험을 얘기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장용만(48)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 둘을 합치면 학원비만 최소 40만원에 이른다.”면서 “비용도 적게 들고 학교 안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며 좋아했다. 김문기(44)씨는 “예전 같으면 학원이 멀어 딸의 귀가시간이 밤 11시를 넘겼는데 이젠 안심이 된다.”고 했다. 인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확산되는 예비교사 활용 최근 ‘예비교사’인 사범대와 교대 재학생들을 학교 수업에 활용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은 형이나 누나들에게 물어보는 것처럼 편하게 배울 수 있고, 대학생들은 교단 경험을 미리 쌓는 기회가 된다는 장점 때문이다. 인천 논곡중학교 외에 서울시교육청과 서울 신현고등학교에서도 ‘예비교사’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신현고는 한국외국어대 교육대학원과 연계, 방과후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교육 기회가 적은 이 학교 저소득층 학생 21명이 대학원생 7명으로부터 지난 3월 중순부터 매주 4차례 방과후에 90분씩 영어를 배운다. 서울시교육청도 주요 대학 사범대와 교대 재학생들을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초·중학생의 보조교사로 활용하고 있다. 건국대와 고려대, 서울대, 서울교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6개 대학은 지난달 초부터 학력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충수업을 한다. 대학생들은 하루에 2시간씩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가운데 초등학교 3학년 진단평가에서 ‘기초학습 미달’ 판정을 받은 학생이 대상이다. 중학교도 서울대를 비롯한 5개 대학 사범대 2학년생들이 보조교사로 참여해 국어와 수학, 영어 등 세 과목을 가르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프로그램 어떻게 운영되나 논곡중 ‘방과후 학교’는 현재 30개 학습 동아리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6개로 시작했지만 반응이 좋아 4개가 더 늘었다. 동아리 하나는 모두 8명으로 구성되며, 협동과 경쟁의 관계로 운영된다. 미국 케이건 박사의 협동학습이론을 적용한 것이다. 동아리는 4명씩 두 개의 팀으로 나눠진다. 한 팀의 팀원은 각자 ‘이끔이와 칭찬이, 나눔이, 기록이’라는 이름이 붙은 역할을 맡는다. 칭찬이는 인성이 좋은 학생이 맡아 팀원을 칭찬하는 역할이다. 나눔이는 프린트물을 나눠주고, 기록이는 수업 내용과 숙제를 기록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끔이는 총무 역할이다. 각자의 역할은 팀원간 의논을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이들 4명은 각자 한 동아리 내 다른 팀에서 같은 역할을 맡은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한 동아리 안에서 두 개 팀이 경쟁하고 같은 팀원끼리는 협동하는 셈이다. 하지만 한 동아리 안의 두 팀도 결국 협동해야 한다. 다른 동아리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측은 각 학년당 가장 우수한 동아리를 학기마다 선정, 도서상품권을 준다. 우수 동아리는 동아리의 평균 점수가 얼마나 올랐는지와 출석점수로 결정된다. 방과후 학교에서 대학생이 가르치는 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4과목. 학기초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했다. 교재는 EBS 방송교재다. 수업은 학생들이 EBS 교재를 미리 시청한 뒤 모르는 문제를 대학생 교사에게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학생 교사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학생이 질문지를 만들어 해당 과목 교사에게 전달해 해결한다. 대학생 교사는 인하대 사범대학장과 지도교수가 지원자 가운데 면접을 통해 뽑고 1년 동안 한 동아리를 맡는다. 수업 시간은 매주 두 시간씩. 수강료는 학생 1인당 한 달에 3만원이다. 인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민웅 논곡중 교장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만족하고 있어 조만간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인천 논곡중학교 이민웅(62) 교장은 “학생들이 정규수업을 마친 뒤에도 학교에 남아 즐겁게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예비교사’들이 참여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이 지역 특성 때문이었다.“평소 학생들이 사는 남동공단 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교육여건이 열악합니다. 학부모들도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자녀 교육에 신경을 써줄 형편이 못되지요.” 그는 “기존의 방과후 수업은 사실상 정규수업의 연장으로 학생들이 식상해하고 선생님들은 업무와 행정에 쫓겨 방과후 수업까지 신경쓰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그러다 대학생들이 참여하면서 이같은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 교장이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된 것은 지난해 말 당시 연구부장이었던 안용균(41) 교사의 제안 때문이었다. 한 반당 8명씩 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사범대 대학생들이 방과후에 그 동아리를 맡아서 공부를 가르치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 교장은 인하대 홍득표 사범대학장을 찾아가 방과후 학교의 취지를 설명하고 “학부모들은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고, 예비교사인 대학생들은 미리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며 참여를 부탁했다. 홍 학장도 “참신한 아이디어”라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현재 이 학교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지난 3월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연구학교로 선정돼 올 한해 20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이 교장은 “방학에는 같은 방식으로 중학교 예비반을 만들어 인근 지역 초등학생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①-창업주 구인회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①-창업주 구인회 일가

    지난 3월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강남타워(옛 LG강남타워)에서 열린 GS그룹 ‘CI 및 경영이념 선포식’. “지난 반세기 동안 LG와 GS는 한 가족으로 지내며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 섰습니다.GS가 새롭게 출발하는 것을 보니 남다른 감회로 가슴이 뿌듯합니다.” 차분히 축사를 읽어가는 구본무(60) LG 회장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조부(고 구인회 창업주)때부터 계속돼 온 허씨와의 57년간(47년 락희화학 설립 기준)의 ‘동거’를 당대에서 마무리짓는 순간이었다. 사돈이자 ‘동반자’였던 GS그룹 허창수(57) 회장과 임직원 300여명은 축사를 마치고 행사장을 빠져 나가는 구 회장을 기립 박수로 환송했다. 행사장에 울려퍼진 ‘사랑해요 LG’는 앞으로도 두 그룹이 여전히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구 회장은 이에 앞서 3월14일 ‘당숙’인 구자홍(59) 회장·구자열(52) 부회장이 이끄는 LS그룹 출범식에도 참석, 새로운 길을 떠나는 집안 어른들을 축하했다. 연이어 열린 GS·LS그룹의 출범은 LG의 역사상 가장 큰 행사로 기록될 것이다.‘동업으로 일궈 합작으로 키웠다.’는 LG의 사사가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새로 쓰이게 되는 것이다. GS의 분리로 자산이 지난해 61조 6000억원에서 50조 8800억원으로 줄어든 LG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기준 재계순위에서 현대자동차그룹(56조 400억원)에 2위(한전 제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1974년과 1980년에는 삼성과 현대를 제치고 재계 1위까지 올랐던 LG그룹으로서는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대목이다. 조부때부터 늘 확장일로를 걷던 사업을 ‘정리’한 구 회장은 LG의 비전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졌던 종합그룹에서 전자·화학중심의 ‘글로벌 리딩그룹’으로 재확립했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여건임에도 올해 경영목표를 매출 94조원, 경상이익 4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5%,26%나 높게 잡은데서 ‘제3의 창업’을 향한 LG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부친이 준 자금으로 사업 시작 재계3위 LG그룹의 역사는 1947년 락희화학(현 LG화학)의 설립에서 시작되지만 그 기원은 1931년 7월 경남 진주시 진주식산은행 건너편 2층 건물에서 시작한 ‘구인회 상점’이 출발이다. 구인회 회장은 1907년 8월28일 경남 진양군 지수면 승산마을(현 진주시 지수면 승내리)에서 홍문관 교리를 지낸 할아버지 만회 구연호 공의 외아들 춘강 재서 공과 진양 하씨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1921년 지수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해 잠시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과 같이 수업을 듣기도 했다.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과는 같이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지만 축구로 교유관계를 쌓았다고 한다. 구 회장은 20세때 서울 중앙고보 2년을 마치고 귀향, 사업에 뜻을 보였는데 엄격한 유교집안의 장손이 장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조부와 부친의 반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결국 장손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24세에 이미 3남 1녀와 아래로 다섯 동생을 둔 집안의 가장이었던 구 회장은 아버지가 건네 준 2000원과 첫째 동생 철회씨의 사업자금 1800원을 더해 자본금 3800원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7년 뒤인 1938년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상회’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출발은 일렀지만 규모는 작았던 셈이다. 구 회장의 첫 사업은 ‘실패’였다. 사업 첫 해 무려 500원의 손실을 본 것이다. 이듬해 고향마을의 땅을 담보로 8000원을 빌린 구 회장은 새로운 각오로 사업을 재개했지만 그 해 장마로 포목이 물에 잠기고 만다. 이후 사업이 제 자리를 잡아 가는 듯했지만 또다시 1936년 대홍수로 가게가 떠내려 가고 말았다. 첫 시련은 가혹했지만 구 회장은 사업가 기질을 발휘해 “장마가 든 해에는 풍년이 들어 살기가 좋아질 것이다.”는 신념을 갖고 주변 사람에게 다시 돈을 빌려 포목사업을 벌였다. 구 회장의 예측대로 그해 풍년이 들어 결혼수요가 폭증하자 포목사업도 번창하기 시작했고 구 회장의 사업인생도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허씨와의 인연 LG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구씨-허씨 동업을 빼놓을 수 없다. 두 가문의 인연은 구인회 회장의 8대조인 구반공 시절부터 시작됐다. 구반공의 부친이 현풍현감으로 재임할 때 진주의 만석꾼인 허씨 집안으로 장가를 왔고 이후 승산마을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구인회 회장 역시 열네살 나던 해인 1921년 담 하나 사이 이웃인 허만식씨의 장녀 을수씨와 혼례를 올렸다. 조부 만회공의 셋째 딸이 허만식씨의 둘째아들 인구씨에게 출가했지만 신랑이 요절하는 바람에 이어지지 못했던 두 집안이 다시 한번 관계를 맺은 것이다. 이후 구씨와 허씨는 무려 8건의 겹사돈으로 맺어지며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구씨와 허씨는 1946년 1월 구 회장 장인(허만식씨)의 재종인 허만정씨가 셋째 아들 준구(당시 24세)를 데리고 당시 구회장이 살던 부산으로 찾아오면서 사돈에서 동업자 관계로 발전한다. 허만정씨는 사업자금을 내놓으며 아들의 경영수업을 부탁했고 구 회장은 동경 유학생 출신의 준구씨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준구씨는 첫째 동생 철회씨의 맏사위였으므로 이미 남도 아니었다. 잘 알려진 대로 고 허준구씨는 LG건설·LG전선 회장 및 그룹 부회장을 지내며 LG의 역사와 함께했고 허창수 현 GS그룹 회장, 허정수(55) GS네오텍(전 LG기공) 사장, 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 허명수(50) GS건설 부사장, 허태수(48) GS홈쇼핑 부사장 등 그의 아들들도 LG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다. LG의 초기 역사에는 허준구씨말고도 다른 허씨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준구씨의 친형인 고 허학구씨는 락희화학 전무로 일하면서 구자경 당시 상무와 함께 부산 범일동 공장에서 먹고 자며 밤낮으로 일했다고 한다. 구 회장은 또 락희화학 서울사무소를 지원하기 위해 허준구씨의 동생으로 당시 ‘조선통운’에 다니던 허신구씨를 끌어들였다. 허신구씨는 락희유지 상무시절인 62년 동남아출장에서 ‘합성세제’를 처음보고 구인회 회장에게 세제 사업 진출을 건의,66년 ‘하이타이’가 출범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허신구씨는 금성사 사장, 그룹 부회장, 럭키석유화학 회장 등을 역임했고 장남 허경수씨는 87년 코스모그룹을 창립하며 독자경영의 길을 걷고 있다. 허만정씨는 8형제를 뒀는데 학구-준구-신구씨는 LG에 발을 담은 반면 장남 고 허정구씨는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창업동지’로 다른 길을 걸었다. 허정구씨의 2남이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다. 허신구씨의 차남 허연수씨도 GS리테일(전 LG유통) 상무로 일하고 있고 허만정씨의 막내인 허승조씨는 GS리테일 사장을 맡고 있다. ●가족들의 맹활약 LG는 그동안 숱한 계열분리를 통해 친족간 재산분배를 마무리지었다. 현재 LG에 남아있는 ‘오너일가’는 구본준(54) LG필립스LCD 부회장이 유일하다. 하지만 몇년전만 해도 주요 계열사 사장과 임원 상당수가 구씨, 허씨일 정도로 가족경영이 활발했다. 오너일가들이 지나치게 많아 그만큼 부작용도 적지 않았지만 LG의 창업과정에서 이들의 공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앞서 언급했듯이 구인회 회장은 첫째 동생 철회씨와 동업으로 ‘구인회상점’을 창업했다. 철회씨는 형과 함께 사업을 일구며 락희화학, 금성사 등의 사장을 맡았다. 둘째 아우 정회씨도 경성전기학교를 마치고 형의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정회씨는 45년 구인회 회장이 ‘조선흥업사’라는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을 때 화장품 기술자 김준환씨를 영입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계기를 마련했다. 처음 만든 화장품 이름을 ‘럭키(LUCKY)’라고 지어 ‘럭키그룹’의 기반을 닦은 것도 정회씨였다. 셋째 아우 태회씨는 서울대 문리대에 다니면서 창신동 집에서 ‘화장품연구’에 몰입,‘투명크림’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50년 서울대를 졸업하자마자 락희화학의 전무로 입사, 형의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같은 해 장조카 구자경 명예회장도 부산사범대 부속국민학교 교사 생활을 접고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다. 태회씨는 이후 안 깨지는 크림통 뚜껑에 목말라하던 구인회 회장을 도와 LG가 플라스틱 사업에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53년 락희화학이 서울에 사무소를 낼 때 기반을 닦은 것도 태회씨였다. 태회씨는 58년 제4대 국회의원 선거에 자유당후보로 고향인 진양에서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치인의 길을 걷는다. 역시 서울대 문리대를 나온 넷째 아우 평회씨는 락희화학 지배인 시절인 1954년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청년상공인회의(JCI)에 참석한 뒤 곧바로 뉴욕으로 날아가 ‘콜게이트사’ 주변에 머물며 치약 제조기법을 알아내는 공을 세웠다. 공전의 히트를 친 ‘훌라후프’도 평회씨의 제안으로 들여왔다.5·16 쿠데타 직후인 61년 ‘부정축재 기업인’ 처벌때는 형을 대신해 6개월간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차남인 이창희씨가 아버지와 형(맹희씨)을 대신해 처벌을 받은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5년 연속 세계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LG전자의 에어컨 사업은 구자경 명예회장이 락희화학 전무시절 “고층빌딩이 계속 늘고 있어 에어컨이 앞으로 필요해질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 시작했다.67년 9월 미국 GE사와 제휴를 통해 국내 첫 에어컨 생산에 들어갔다. 미국 워시본대와 뉴욕시립대 대학원을 나온 구자두씨는 금성사 관리부장 시절인 62년 동남아 통상사절단을 수행하며 홍콩의 바노사로부터 라디오 200대를 주문 받아오는 등 LG의 첫 수출 물꼬를 트는데 기여했다. 럭키치약 광고판을 부산 연지동 공장에 세우는 등 본격적인 광고개념을 도입한 것도 자두씨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6남4녀의 ‘방대한 혼맥’ 구인회 회장은 허을수씨와 사이에 6남4녀를 뒀다. 자손이 워낙 많다 보니 LG가를 ‘재벌 혼맥의 핵’이라고 부르지만 권력 핵심이나 정계쪽과는 인연이 없어 세칭 ‘정략결혼’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다.LG가는 특히 아들이 많은데 회(會)자 돌림만 6명, 자(滋)자 돌림은 23명에 달한다. 본(本)자 돌림은 구인회 회장 직계로만 11명이다. 장녀 양세(83)씨는 15세때 경남 남해군수를 지낸 박해주씨의 아들로 진주고보 학생이던 박진동씨에게 출가했다. 박씨는 광복후 좌우익투쟁으로 학병동맹본부 피습사건으로 사망했다. 장남 구자경(80) 명예회장은 17세때인 42년 5월 고향인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과 가까운 대곡면 단목리의 대지주 하순봉씨의 장녀 정임(81)씨와 혼례를 올렸다. 구 명예회장은 당시 진주공립중 4학년이었고 한살 위인 신부는 한문에 뛰어난 소양을 갖춘 사람이었다. 구 명예회장 부부는 올해로 63년째 해로하고 있다. 2남 자승(74년 작고)씨는 56년 부산에서 금성방직 전무로 있던 고 홍재선씨의 딸 승해(71)씨와 선을 본 뒤 4개월만에 결혼했다. 홍씨는 훗날 전경련 회장과 쌍용양회 회장을 지냈다. 구 회장과 홍재선씨와의 우애는 유명한데 홍씨는 훗날 구 회장이 한때 자신을 ‘바람둥이’로 오해해 혼사가 어려울 뻔한 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홍씨가 평소 안면이 있던 다방 마담과 농담을 주고받는 것을 보고 ‘고지식한’ 구 회장이 오해를 한 것이다. 3남 구자학(75) 아워홈 회장은 고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차녀 숙희(70)씨와 57년 결혼했다. 구 회장은 64년 제일제당(현 CJ) 기획부장으로 삼성에 입사한 뒤 동양TV방송 이사, 호텔신라 대표이사, 중앙개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을 거쳐 본가로 돌아왔다. 4남 구자두(72) LG벤처투자 회장은 심계원(현 감사원) 심계관과 국방부 차관을 지낸 고 이흥배씨의 딸 의숙(67)씨와 결혼했다. 이 혼사는 이미 사돈을 맺었던 홍재선씨의 중매로 이뤄졌다. 이씨는 64년 동양TV 사장으로 일하다 삼성과의 동업파기로 물러났고 이후 국제신보(현 국제신문) 사장에 취임했다. 삼성과 LG는 동양TV사장에 이병철 회장의 사돈인 홍진기씨와 구인회 회장의 사돈인 이흥배씨를 나란히 앉혀 ‘공동경영’을 시도했지만 결국 파국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흥배씨의 장남인 이희종(72)씨도 LG산전(현 LS산전) 사장과 부회장을 지낼 정도로 LG와 인연이 깊었다. 5남 구자일(70) 일양화학 회장은 일찌감치 독립했는데 부인 고김청자(66)씨는 사업가인 김진수씨의 딸이다. 차녀 자혜(68)씨는 대림산업 이규덕 창업주의 장남 고 이재준 대림그룹 회장의 막내 아우인 이재연(74) 아시안스타 회장에게 시집갔다. 이재연씨는 럭키화학 상무로 LG에 입사한 뒤 희성산업 사장, 금성통신 사장, 금성사 사장을 거쳐 LG카드 부회장을 지냈다. 장남에게 외식업을 해보라고 권유, 국내에 패밀리 레스토랑 ‘TGIF’를 처음 들여왔다. 3녀 자영(66)씨는 제일은행장을 지낸 이보형씨의 아들 재원(68)씨와 결혼했다. 구 회장 막내 처남 허윤구씨의 아들인 허남목씨 소개로 만난 뒤 20일만에 ‘초스피드’로 결혼했다. 이씨는 자신 소유의 일성제지 회장을 지냈지만 일성제지는 98년 신호제지에 합병됐다.4녀 순자(62)씨는 류헌열 전 대전지법원장 아들이자 서울지검 검사였던 류지민씨에게 시집갔다. 이 혼례도 사돈인 이흥배씨가 주선했는데 구씨의 혼사는 이처럼 사돈이 연결해 준 경우가 많다. 구 회장은 막내 사위를 무척 아껴 골프장에 자주 데리고 다니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지만 류씨는 43세때 요절했다. 유일하게 구 회장 타계후 결혼한 6남 자극(59)씨는 이화여대 교수인 조필대 교수의 딸 아란(54)씨와 결혼했다. ●창업주 형제들의 화려한 혼맥 LG가문의 혼맥이 늘 주목받는 것은 구인회 회장 형제들의 혼사가 본가 못지 않게 화려하기 때문이다. 첫째 동생 철회(75년 작고)씨는 부인 안남이(작고)씨와 4남 4녀를 뒀는데 딸들의 결혼이 눈에 띈다. 장녀 위숙(77)씨는 허만정씨의 3남인 고 허준구 LG건설 회장에게 출가했다.2녀 영희(74)씨는 의학박사인 고 이호덕씨에게,3녀 자애(66)씨 역시 의사인 정승화(71·전 현대피부과원장)씨에게 시집갔다.4녀 선희(61)씨는 박우병 전 두산산업 회장의 장남 박용훈(63)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에게 시집갔다. 박우병씨는 박두병 전 두산 회장의 동생이다. 장남인 구자원(70) 넥스원퓨처 회장은 류영희(63)씨와, 차남인 고 구자성 전 LG건설 사장은 이갑희(62)씨 등 평범한 집안의 딸과 결혼했다.3남인 구자훈(58) LG화재 회장,4남인 자준(55) LG화재 부회장의 부인인 임방인(61), 이영희(53)씨도 재계나 정·관계 집안은 아니다. 다만 구자훈 회장의 3녀 문정(31)씨가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성용 명예회장의 장남 재영(35)씨에게 시집가 재계 명문가의 위상을 이어갔다. 둘째 동생 정회(78년 작고)씨는 부인 김증문(작고)씨 사이에 5남 2녀를 뒀다. LG유통 사장을 지낸 장남 자윤(작고)씨는 정정자(62)씨와 결혼했다.2남 형우(62) 전 부민상호저축은행 사장은 전 대한석탄공사 전무였던 이길주씨의 딸 화숙(57)씨와 결혼했고 장녀 숙희(59)씨는 이구종 전 대한교과서 대표의 아들 규영(62)씨와,3남 자헌(작고)씨는 조종렬 한일수산 회장의 딸 금숙(55)씨와 결혼했다.LG MMA 사장을 지낸 4남 자섭(55)씨는 최근 LCD 회로부품업체인 한국SMT를 갖고 LG에서 독립했다. 부인은 심영숙(51)씨. 박정화(50)씨와 결혼한 5남 자민(50)씨는 지난해 말 LG전자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3개월도 안돼 회사를 그만두고 형 회사인 한국SMT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2녀 명희(52)씨의 남편은 하영준(56) 전 세원기업 사장이다. 셋째 동생으로 국회예결위원장·부의장을 지낸 태회(82)씨는 최무(83)씨와 사이에 4남 2녀를 뒀다. 장녀 근희(62)씨는 이계순 전 농림장관의 아들 준범(64)씨와 혼인했다. 장남 구자홍(59) LS그룹 회장은 지순혜(60)씨와 결혼했는데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애결혼에 성공한 ‘러브스토리’를 갖고 있다. 차남 구자엽(55) 가온전선 부회장은 김태향(55)씨와 결혼했다. 구 부회장의 사위가 정몽우 전 현대알미늄 회장의 장남인 정일선(35) BNG스틸 사장이다.3남인 구자명(53) LS니꼬동제련 부회장의 부인은 조영식 경희대 이사장의 딸 미연(53)씨다.4남 구자철(50) 한성 회장의 외동딸 원희(25)씨는 ㈜두산 박용만(50) 부회장의 장남 서원(26)씨와 결혼이 예정돼 있다. 구씨가문으로서는 두산가로 출가한 자혜씨에 이은 두번째 두산과의 혼사다.2녀 혜정(57)씨는 이인정(60) 태인 회장과 결혼했다. 넷째 평회(79)씨는 부산 피란시절인 52년 금릉원예조합 문흥린 이사장의 딸 문남(75)씨와 결혼해 3남 1녀를 뒀다. 장남인 구자열(52) LS전선 부회장은 육군 중장으로 청와대 경호실차장과 성업공사 사장, 전쟁기념관장을 역임한 고 이재전씨의 딸 현주(48)씨와 결혼했다. 차남인 구자용(50) E1사장은 이상돈 전 중앙대 의대 학장 딸 현주(46)씨와 결혼했다.3남 구자균(48) LS산전 부사장은 독고진(46)씨와, 막내 혜원(46)씨는 주진규(49)씨와 결혼했다. 막내동생 두회(77)씨는 유한선(72)씨와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녀 은정(44)씨는 김택수 전 공화당 원내총무의 아들 중민(48) 전 국민생명보험 부회장과 결혼했다. 김택수씨는 김한수 한일그룹 창업주의 동생이다. 장남인 구자은(41) LS전선 상무는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 딸인 인영(37)씨와, 막내 재희(38)씨는 김세택 전 덴마크 대사 아들 동범(37)씨와 결혼했다. ●점점 ‘소박’해지는 혼맥 구자경 명예회장은 선대 회장 못지않은 4남 2녀를 낳아 ‘다산’의 전통을 이었다. 장남인 구본무(60) 회장은 미국 애슐랜드대 유학을 마친 72년 김영식(53)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충북 괴산의 ‘수재’로 불린 김태동 전 보사부장관의 딸. 장녀 연경(27)씨는 연세대 사회사업학과를 마치고 미국에서 유학중이고 막내 연수(9)양은 아직 초등학생이다. 딸만 둘인 구 회장은 지난해 바로 아랫동생인 구본능(56)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광모(27)씨를 양자로 영입해 ‘대’를 잇고 있다. 장녀 훤미(58)씨는 구 회장 작고 직후인 70년 4월 김용관 전 대한보증보험 사장의 4남 화중(작고)씨와 결혼했다. 훤미씨의 딸인 김선혜(34)씨는 대림산업 이준용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37) 전무와 결혼해 대림가와 대를 이은 혼인관계를 이어갔다. 김용관씨는 경방 회장과 전경련 회장을 지낸 고 김용완 회장의 동생이다. 화중씨는 “딸은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지만 사돈이나 사위는 아들에 준하는 대접을 해준다.”는 LG의 ‘가풍’대로 계열사였던 희성금속 사장을 지냈다. 95년 일찌감치 독립한 2남 구본능(56) 희성그룹 회장은 차경숙씨와 결혼했다. 3남 구본준(54) LG필립스LCD 부회장은 숱한 계열분리 뒤에도 여전히 LG에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오너 경영인’이다. 사업가 김광일씨의 딸인 은미(48)씨와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2녀 미정(50)씨는 대한펄프 창업주인 고 최화식 회장의 아들인 최병민(53) 대한펄프 회장과 결혼했다. 4남 구본식(47) 희성전자 사장은 조경아(45)씨와 결혼,1남 2녀를 뒀다. ●LG를 떠나는 滋자 돌림 구자경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 자승(작고)씨는 홍승해씨와 3남 1녀를 뒀다. 장남 본걸(48)씨는 LG상사 대주주이자 부사장을 맡고 있고 본순(46), 본진(41)씨도 LG상사 상무로 일하고 있다.LG상사는 LG의 다른 자회사와 달리 ㈜LG가 대주주가 아니어서 자승씨 집안 몫으로 남겨진 것으로 알려졌다.2000년 아워홈을 갖고 독립한 둘째 동생 자학씨는 이숙희씨와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남 본성(48)씨는 심재석 전 장은할부 부회장의 딸 윤보(44)씨와 결혼했다. 본성씨는 처가인 삼성에서 사장까지 지낸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2000년 삼성캐피탈 부장으로 입사해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보까지 지냈다. 장녀 미현(45)씨는 고 이문호 서울대의대 교수의 아들인 이영렬(50) 한양대의대 교수와 결혼했다.2녀 명진(41)씨는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의 4남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과 결혼했다. 셋째 동생 자두씨 역시 2000년 LG벤처투자를 갖고 분리했다. 이의숙씨와 사이에 2남 2녀를 뒀는데 장녀 혜란(45)씨는 심창유 청주사대 학장의 아들 현주(50)씨와,2녀 혜선(43)씨는 장홍식 전 극동정유 사장의 아들 원우(44)씨와 결혼했다.LG벤처투자 사장인 장남 본천(41)씨와 차남 본완(39)씨는 각각 22.24%의 지분을 갖고 있다. 넷째 동생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은 처음부터 LG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독립했다. 본길(39), 은미(38)씨를 자녀로 두고 있다. 차녀 구자혜씨는 이재연 전 LG카드 부회장과 2남 1녀를 두고 있는데 명망가 집안과 혼사를 맺었다. 아시안스타 사장인 장남 선용(44)씨는 고 오세중 세방여행 회장의 딸 은주(40)씨와 결혼했다. 차남 지용(42)씨는 추경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의 딸인 재연(38)씨와 결혼했다. 막내 구자극(59)씨는 LG상사 미주법인 회장을 그만두고 대주주로 있던 예림인터내셔널을 통해 전자코일, 변성기 등을 생산하는 이림테크를 인수(현 엑사이엔씨)한 뒤 스피커 전문업체인 모토조이, 성주음향의 중국 톈진공장 등을 인수하며 종합부품그룹을 키우고 있다. 엑사이엔씨 사장인 장남 본현(37)씨와 차남 본우(26)씨는 엑사이엔씨 지분 24%,4%를 각각 보유중이다. ukelvin@seoul.co.kr ■ 그룹 분가-지분율 따라 재산분배… ‘잡음’ 없어 LG는 1999년 LG화재를 시작으로 LG벤처투자, 아워홈,LS,GS그룹 등을 차례로 분리했다. 재산배분을 둘러싸고 ‘집안싸움’이 벌어지는 것이 예사이지만 유독 LG만은 큰 잡음없이 대규모 분가를 마무리지었다. 이는 LG가 엄격한 유교집안으로 집안 어른이 정한 기준을 자손들이 철저히 지키는데다 수십년간 그룹에서 친족들의 지분을 관리해온 덕분이다. 분가에 앞서 일부 친족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그동안 정리해 놓은 지분율을 근거 자료로 제시하기 때문에 큰 불만을 가질 수 없는 구조다. 계열분리의 신호탄이 된 LG화재는 정부의 ‘5대 그룹 생명보험사 진출 금지’ 정책에 맞물려 분리됐다. 한때 대한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어 손해보험-생명보험을 영위하려했던 LG는 생명보험사업이 좌절되면서 LG화재를 독립시키려 했고 집안회의에서 고 구철회씨 가족들이 화재를 원해 순조롭게 분가가 이뤄졌다. LG벤처투자를 갖고 떠난 구자두씨 가족은 얼핏 ‘재산’이 너무 적어 보이지만 윗대인 구철회씨 가족에 비해 가족수가 적기 때문에 지분도 그만큼 적었다. 아워홈의 구자학씨는 한때 삼성에서 호텔신라 사장을 지내는 등 유통·서비스쪽에 관심이 많아 이견없이 분배가 이뤄졌다. 2003년 말 분리된 LS그룹은 구태회·평회·두회씨가 LG의 창업공신인데다 자녀들도 적지 않아 상황이 복잡했다. 게다가 LS전선은 허씨 가문의 고 허준구씨가 회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허씨들이 경영을 맡아 애착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태평두씨’ 가족이 갖고 있던 지분과 비슷한 가치를 지닌 회사를 묶어 주면서 마무리됐다. LG그룹의 가장 큰 지각변동은 허씨들이 갖고 간 GS그룹의 분리다.GS칼텍스,GS건설,GS홈쇼핑,GS리테일을 주축으로 한 GS그룹은 자산이 18조 7200억원이나 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창업주 형제들이나 구자경 명예회장 형제에 비해 허씨들의 재산이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LG관계자는 “고 허만정씨가 처음 사업자금을 댄 이후에도 허씨들은 계속 자금을 출자했고 그 비율은 일찌감치 65대 35로 정해져 있었다.”고 밝혔다. 지분비율은 정해져 있었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업을 가져갈지에 대해서는 잠시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측은 전선사업에 마음이 있었고 지금은 형편이 어려워진 금융관련 계열사도 내심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씨측의 어른인 구자경 명예회장과 허씨측의 대표인 고 허준구 회장이 이미 수년전에 정해 놓은 ‘분리원칙’은 흔들리지 않았다. 2002년 허 회장이 타계했지만 두 집안의 자손들은 선대의 ‘약속’을 변함없이 이어갔다. ukelvin@seoul.co.kr ■ 필립스 “具·許씨 동업에 감명 LCD합작” 1999년 9월 LG전자에 16억 5000만달러를 투자하며 LCD합작사를 설립키로 한 네덜란드 필립스사의 크리스털리 전 회장은 합작파트너로 LG를 택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파트너를 찾기 위해 거의 모든 것을 체크했는데 LG그룹의 구씨와 허씨가 50년 이상 동업자로서 아무런 잡음없이 경영하는 걸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LG는 외국기업과의 합작이 이미 13건이나 되는데 이는 LG가 양보와 타협,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업이란 것을 말해 준다.” 구본무 회장의 화답도 이에 못지않았다.“동업은 결혼과 같은 것이다. 생각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전혀 다른 남녀가 함께 사는 것처럼 동업자도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양보와 타협을 잃지 않아야 한다.” LG의 58년 역사에는 숱한 합작사가 등장한다. 합작사만 한때 20개에 달할 정도였다.60년대에 이미 66년 미국 칼텍스사와 합작으로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를 설립했고,68년에는 미국 콘티넨털카본사와 합작으로 한국콘티넨탈카본을 세웠다.70년에는 일본 알프스전기와 합작으로 금성알프스전자를,71년에는 일본 포스타전기와 합작으로 금성포스타를 설립했다. 독일 지멘스, 일본 후지전기와 3사 합작으로 금성통신을 설립했고 74년에는 일본 NEC와 손잡고 금성전기를 세웠다. 80년대 들어서도 합작은 계속됐는데 84년 다우코닝과 공동출자로 럭키DC실리콘을 설립했고 84년에는 제어시스템 메이커인 미국 하니웰과 공동으로 금성하니웰을 만들었다. 이후 동업관계가 끝났지만 87년 미국 EDS와 합작으로 만든 STM(현 LG CNS),96년 IBM과 맞잡은 LGIBM도 합작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남아있는 LG계열사 가운데도 합작사가 적지 않다. 히타치LG는 히타치와, LG MMA는 일본 스미토모상사와 합작한 회사다.LG텔레콤은 영국의 BT가 합작투자했고 필립스와는 LG필립스LCD에 이어 LG필립스디스플레이를 합작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오키사와 함께 루셈을 만들었고 올 상반기중으로 LG전자와 캐나다 노텔사의 합작사인 ‘LG-노텔’이 출범할 예정이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서울자치구·대학 ‘윈윈 협력’

    서울시 자치구와 관내 대학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고 있다. 관악구 주민들은 6월부터 서울대 교수들로부터 명강의를 듣는다. 또 성북구는 관내 9개 대학과 조인식을 갖고 주민들이 도서관등 대학교의 일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 인근에 살면서도 학교 정문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관악구-서울대 평생학습 관악구(구청장 김희철)는 서울대와 연계한 다양한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먼저 관악구 신림1동 평생학습센터에서 오는 6월1일부터 열리는 ‘관악열린대학’은 서울대 교수들의 특강(표)으로 진행된다. 특강은 ‘전통음악의 멋’과 ‘문학병과 문학에 대한 풍문’ 등 문화시민으로서의 소양과 품격에 걸맞은 주제를 선택했다. 강의에는 윤정일 사범대학장을 비롯,13명의 교수진이 3개월 동안 출연한다. 시민환경교실 프로그램, 관악구민을 위한 천문교실, 관악구 노인을 위한 운동 등 서울대와 연계한 프로그램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현재 과학문화재단 지원으로 주부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생활과학교실은 청소년으로 대상을 확대, 운영키로 했다. 이밖에도 평생학습센터에서는 오는 6월 1일부터 3개월 과정으로 ▲컴퓨터 ▲어린이 ▲외국어 ▲문화강좌 ▲악기 ▲생활체육 등 6개 분야에 무려 65종류의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별 강사정보는 관악구평생학습센터(gwanakic.go.kr)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성북구-9개대학 도서관 등 이용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지난달 29일 관내 9개 대학과 ‘관·학 공동협력협정’조인식을 갖고, 도서관 등 학교시설물 일부를 주민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협정에 참여한 대학은 고려대·국민대·성신여대·동덕여대·서경대·한성대·한국종합예술학교·고려대 병설 보건대·동방대학원대 등이다. 서찬교 구청장은 “우리 구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대학교가 가장 많이 있는 곳”이라면서 “이번 협정은 구민과 대학이 서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되는 ‘윈윈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구청에서 추천한 지역주민 100명에게 도서관 출입증을 발급, 장서열람 등 도서관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고려대가 주민들의 도서관 출입을 허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컴퓨터실과 어학실도 관련 부서와 협의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성북구에 거주하는 학생이 고려대 이공계에 진학할 경우 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동덕여대와 한성대도 이르면 올해말부터 도서관·어학실·컴퓨터실 출입증을 발급받은 주민에 한해 개방하기로 했다. 특히 동덕여대는 학교 주차지역에 주민들의 주차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제2교사가 준공되는 2006년 이후 학교를 전면 개방한다. 물론 성북구는 학교 인근에 문화·교통광장 등 대학이 요구하는 각종 교육환경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등 윈윈전략을 구사한다. 이동구 김기용기자 yidonggu@seoul.co.kr
  • [의회]서울시 의정 지원체계 업그레이드

    [의회]서울시 의정 지원체계 업그레이드

    서울시의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의정지원 체계를 갖췄다. 서울시의회는 학계, 변호사 등 입법·법률전문가 9명을 고문으로 위촉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의원들의 조례 제·개정, 기관소송 등 의정활동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법률적인 제반사항을 자문하게 된다. 또 소송에서의 서울시의회 대리인으로 참여하게 된다. 임기는 2년. 위촉된 고문은 김영천 서울시립대 법정대학장, 김용철 국립밀양대 행정학과 교수, 강구철 국민대 법무대학원장, 이주희 한국지방자치학회장, 권근원 서경대 교수, 정동욱·김수권·오대혁·전봉진·조소현 변호사 등이다. 모두가 분야별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사들이다. 시의회가 전국지방의회 가운데 처음으로 입법·법률전문가를 공모하게 된 것은 의정활동에서의 자문 및 소송증가에 따른 조치다. 지난 2002년 2건에 불과하던 법률자문이 2003년 7건,2004년 32건 등으로 크게 늘었다. 또 5대 때 1건에 불과했던 기관소송도 6대 들어 벌써 3건에 달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공모 과정의 공정성을 위해 서울 소재 대학교와 지방자치학회,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에 경험 많은 전문가의 추천을 의뢰한 후 별도의 위원회에서 심사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제1회 청소년 서울 음악 콩쿠르] 이재하(국악) 배지혜(서양음악) 대상 ‘영예’

    [제1회 청소년 서울 음악 콩쿠르] 이재하(국악) 배지혜(서양음악) 대상 ‘영예’

    서울신문과 SBS,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한 ‘제1회 청소년 서울음악콩쿠르’에서 국악부문에서는 국립국악고등학교 이재하(18)군이, 서양음악 부문에선 서울예술고등학교 배지혜(17)양이 최고상인 대상 수상자로 9일 결정됐다. 기존의 다른 콩쿠르와는 달리 고교 재학생만을 참가 대상으로 한 이번 서울콩쿠르에는 모두 311명이 참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열띤 경연을 펼쳤다. 기량이 뛰어난 고교생들의 참여로 명실공히 최고의 청소년 음악콩쿠르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이번 콩쿠르는 국악부문(관악, 타악, 성악, 현악)과 서양부문(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성악)으로 나눠 예선과 본선을 거쳐 결선을 실시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대학등록금으로 1년에 700만원씩 4년간 2800만원이 지급되고, 서울시 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향이나 서울청소년관현악단과의 협연 기회가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13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국악 ▲대상 이재하 ▲관악 최우수 조한결 우수 유정우 장려 박솔지·방초롱 ▲타악 최우수 정다정 우수 장수미 장려 김동국·김지혜 ▲성악 최우수 백현호 우수 유지수 장려 박희원·이나라 ▲현악 최우수 김수진 우수 한송이 장려 양수연·문주원 ●서양음악 ▲대상 배지혜 ▲피아노 최우수 최자현 우수 선우예권 장려 조영훈·정현지 ▲바이올린 최우수 이마리솔 우수 김신해 장려 정현지·박동석 ▲첼로 우수 장하얀 장려 최주연·이현지 ▲성악 최우수 이명현 우수 백소민 장려 김재준·정현덕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국악부문 대상 이재하군 “워낙 경쟁률이 높고 다른 친구들도 잘해 대상을 받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국악 부문에서 ‘신쾌동유 거문고 산조’로 대상을 받은 국립국악고등학교 3학년 이재하(18·거문고)군은 대상 수상 소식에 “너무 기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군은 “결선에서 악기가 바닥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거문고 밑에 붙여 놓은 고무판이 하나 떨어져 나가 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털어 놓기도 했다. 또 “상을 받겠다는 생각보다 심사위원들에게 제 음악을 들려 주겠다는 마음으로 연주하다 보니 여유로워진 것 같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거문고에 대해 “무겁고 진중한 소리가 매력적”이라며 “내가 경험하고 생각하고 본 것들을 음악에 담아 내는 것이 즐겁다.”고 소개했다. 5살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이군은 경기도 수원 소화초등학교 3학년때 교내 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하는 거문고 소리를 듣고 너무 소리가 좋아 엄마를 졸라 거문고에 입문했다. 그는 “집에 거문고 3대를 제 방과 연습실, 거실에 놓아두고 TV를 보면서도 연주를 하는 등 악기를 가지고 놀았다.”며 “앞으로 국악 지휘를 공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국악부문 심사평 고교생 수준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학생들이 많이 참가해 대회의 수준을 높였다. 국악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예선 심사시에는 애로가 많았다. 실력 차이가 많이 나면 심사를 하기가 수월할 텐데 기량이 엇비슷하다 보니 우월을 가리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대상을 뽑을 때도 마찬가지로 모두들 잘해 파트별로 한 명씩 뽑고 싶을 정도여서 심사위원들 간에 다소 갈등이 생길 정도 였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실력있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참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용탁 국립관현악단 지휘자 ■ 서양음악 대상 배지혜양 “연주의 첫 부분은 누구나 비슷하게 연주하지만 끝까지 곡을 관리하면서 완성감 있게 끌고 가는 것은 어렵거든요. 제가 그런 부분에서 나름대로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어요.” 서울예술고등학교 2학년 배지혜(17·첼로)양은 ‘드보르자크 콘체르토 1악장’을 연주해 양악 부문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미 각종 콩쿠르에서 수상경력이 있는 재주꾼인 배 양은 “다들 너무 잘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서 “대상 수상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6살때부터 피아노를 치다가 서울 잠실 아주초등학교 3학년때 첼로로 바꿨다는 배 양은 이번 연주회를 위해 몸 관리 등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손이 약해 연습을 많이 하지는 못하지만 하루 서너시간은 꼭 연습한다.”는 그는 테크닉 부분보다는 곡 해석에 신경을 많이 쓰는 눈치다.“평소에 곡과 연결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책도 보고 영화를 보는 것이 연주에 도움이 되거든요. 연주를 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첼로는 저음이 풍부하게 울리지만 고음에서도 다양한 음색을 낼 수 있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열심히 연주활동을 하고 싶어요.”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서양음악 심사평 전반적으로 경연에 참여한 학생들의 실력은 수준급이다. 하지만 내가 심사한 현악파트에서는 본선 과정에서 실력 차이가 두드러지게 났다. 그 결과 첼로부문의 배지혜양의 경우 18명의 심사위원들 가운데 11표를 받아 압도적으로 대상에 결정됐다. 덕분에 심사위원들간에 이견 없이 선정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첫 해이다 보니 아쉬움도 있다. 예를 들어 현악 파트의 경우 심사를 바이올린, 첼로 파트를 묶어서 하다 보니 다소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김봉 경원대학교 음악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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