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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현대사회학 고전 ‘위험사회’ 남기고 떠나다

    [부고] 현대사회학 고전 ‘위험사회’ 남기고 떠나다

    독일의 세계적인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가 지난 1일(현지시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쥐트도이체차이퉁 등 현지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70세. 고인은 1980년대부터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학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같은 독일 출신의 위르겐 하버마스, 영국의 앤서니 기든스와 함께 현대 사회학의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8개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고 도이치빌레 등 7개 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왔다. 1986년 출간한 저서 ‘위험사회’는 세계 35개국 언어로 번역돼 ‘위험사회론’을 이론화했다. 현대 사회학의 고전 반열에 오르며 한국 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고인은 이 책에서 서구 중심의 산업화와 근대화가 위험사회를 낳는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 ‘정치의 재발견’, ‘지구화의 길’,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 ‘경제 위기의 정치학’ 등 다양한 저서를 통해 기후변화, 테러리즘, 재정 위기 등을 다뤘다. 고인은 한상진 서울대 교수 등 비판적 사회학 이론을 이끌던 한국 지식인들과 빈번하게 교류했다. 지난해 7월에는 학술대회 강연차 방한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대담했다. 그는 “1990년대 들어 본격화한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민주주의를 재창조하기 위해 국가 간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자유로운 사고의 근간에는 독특한 성장 배경이 자리한다. 1944년 독일 슈톨프(지금의 폴란드 스웁스크)에서 태어난 고인은 하노버에서 성장했다. 1960~1970년대 뮌헨대에서 공부해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6~7곳의 독일 대학을 전전하다 1992년에야 뮌헨의 루드비히 막시밀리안대에서 정식 교수로 임용됐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에선 교환교수로 일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보육교사의 꿈,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학점은행제 과정으로 이룬다

    보육교사의 꿈,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학점은행제 과정으로 이룬다

    199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학점은행제는 본인의 전공에 맞춰 과목이수를 진행해 학사학위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평생교육제도다. 공부를 진행하는데 비교적 시/공간 제약이 적어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2015학년도 수능을 통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고3 학생들에게도 대학 진학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원장 박경준)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예정) 이상의 학력 소지자를 대상으로 주말 특별과정과 주중과정을 개설하고 신입생 모집에 나섰다. 학점은행제 과정으로 일반 대학과정과 동일한 커리큘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해당 과정을 모두 이수한 학생에게는 동국대학교 총장 명의의 학사학위를 수여한다. 대학원 진학과 학사 편입은 물론 학위 취득 시에도 일반 대학교 졸업자와 동일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모집 전공은 경영학전공과 아동학전공(1),(2)이며 아동학전공(2)의 경우 주중과정도 개설돼 있다. 주말특별과정은 주 1회 수업으로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며, 주중과정은 아동학전공(2)를 대상으로 주중 4회 수업이 실시된다. 아동학전공(1),(2)는 보육교사자격증 취득 시 현장실습 160시간 이상 가능해야 하고 아동학전공(2)의 경우 추가로 사회복지사 2급 취득 시 현장실습 120시간 이상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김성우 과장은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주말특별과정 및 주중과정은 수능, 내신 성적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고3 학생들이 전형 부담 없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아동학전공은 졸업 시 보육교사 2급 취득은 물론 어린이집 근무 및 개원이 수월한 것이 장점이며, 정부의 여성고용창출 정책에 따라 앞으로도 아동학 학사학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 것”이라고 전했다.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주말특별과정 및 주중과정 신입생 모집 기간은 오는 2월 25일까지이며, 입학에 관련된 더 자세한 문의는 홈페이지(http://edulife.dongguk.edu) 또는 전화(02-2260-8801)를 통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졸 채용 4년’ 시중은행 고졸 행원 1721명…세대 차이는 현재진행형

    ‘고졸 채용 4년’ 시중은행 고졸 행원 1721명…세대 차이는 현재진행형

    이명박 정부가 ‘양질의 고졸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한때 시중은행에서도 고졸 채용 붐이 일었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주요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산업·기업은행) 7곳에서 채용한 고졸 행원은 1721명이다. 그 사이 정권이 바뀌며 고졸 채용 열기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일선 영업점에서 고졸 출신 행원들의 좌충우돌은 현재 진행형이다. 기존 행원들은 조직에 제대로 융화되지 못하는 고졸 행원들이 ‘골칫거리’라고 말한다. 고졸 행원들은 높은 정규직 문턱과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행원 절반이 40대 이상… 갈등 필연 A은행에 근무하는 오상식(38·가명) 과장은 고졸 행원 때문에 하루에도 서너 번씩 울화통이 터진다. 처음 지점에 배치된 직후 영업점 입구에서 안내를 시켰더니 객장 소파에 앉아 잡지를 넘겨 보던 천연덕스러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손님 앞에서도 ‘헐’, ‘대박’이란 용어를 쓰는 건 애교로 넘어갈 수 있다. 제때 일처리를 하지 않아 다그치면 매번 토끼눈을 뜨고 “까먹었어요”라며 말끝을 흐리는 게 다반사다. B은행의 오상식(34·가명) 계장은 1년 동안 고졸 행원의 사수 노릇을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적응하겠지’라는 기대감은 번번이 실망으로 바뀐다. 최근에는 새로 생긴 애인과 업무시간 짬짬이 카톡(휴대전화 메신저)을 주고받는 것을 보면 당장 달려가 머리라도 쥐어박고 싶다. 업무에 집중하지 않으니 시제(하루 동안 거래된 수입과 지출의 결산)가 번번이 틀린다. 그런 날은 지점 전체가 늦게까지 남아 전표를 일일이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오 계장은 4일 “영업점 선배들과 많게는 20년 이상 나이가 차이나 적응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아무리 교육해도 요즘 젊은 친구들의 ‘무(無)개념’은 고칠 수가 없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C은행에 3년째 근무하는 장그래(21·가명) 행원은 퇴근 후 야간대학에 다닌다. 잦은 야근에 리포트 과제를 하다 보면 하루 수면 시간이 3~4시간에 불과하다. 장씨와 같은 고졸 행원들은 모두 계약직으로 채용된다. 대졸 신입 공채도 일부는 준정규직으로 채용되는 마당에 정규직 전환은 이들에겐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시중은행 중 고졸 행원을 가장 많이 채용한 기업은행(355명) 역시 최근 4년 동안 정규직으로 전환된 고졸 행원이 단 한 명도 없다. 힘들게 정규직이 되더라도 대졸 공채에 비해 승진 연수가 3~4년 늦고, 그나마도 4년제 학위가 없으면 ‘대리’ 이상으론 승진을 못 한다. D은행의 장그래(22·가명) 행원은 어려 보인다고 대뜸 반말을 하거나 담배를 사 오라며 개인적인 심부름까지 시키는 손님들은 참을 수 있다. 2년 동안 근무하고 순환배치되는 선배 행원들과 달리 ‘대타’처럼 6개월~1년 단위로 이 지점 저 지점 옮겨 다니고, 수신이나 대출기한 연장, 채권추심 등 일부 업무만 맡기는 부당함도 묵묵히 이겨 내고 있다. 오로지 정규직이 되는 날을 꿈꾸면서 말이다. 장 행원은 “화려한 ‘스펙’(취업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 없이 단지 특성화고 출신이란 이유로 쉽게 은행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선배들도 적지 않다”며 “학력이 모자란다고 애사심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정규직이 되려고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직 연착륙 도울 프로그램 시급” 전문가들은 은행원의 절반가량이 40대 이상(금융인력기초통계)인 인력구조상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 고졸 행원과의 세대차이 및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은행들이 정부 정책에 이끌려 아무런 준비 없이 고졸 행원을 채용하고, 차별적인 직군과 업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고졸 행원의 특성과 업무 능력을 제대로 파악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조직 연착륙을 도울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전환의 시대, 기로에 선 동북아 정세 전망-해외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하) 에드윈 풀너 美헤리티지재단 설립자

    [전환의 시대, 기로에 선 동북아 정세 전망-해외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하) 에드윈 풀너 美헤리티지재단 설립자

    “새해에는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등 각국 지도자들이 긍정적인 자세로 협력을 강화하길 기대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설립자이자 전 이사장인 에드윈 풀너(73) 박사는 지난달 27일 워싱턴DC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신년 인터뷰 내내 ‘긍정적으로’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미국 내 최고의 동아시아 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그러나 답변 중간중간 긴 한숨을 쉬며 숙고를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 올해 동북아 정세가 평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5년은 한국 광복 70주년이고 한·일 수교 50주년이다. 한·일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친구들인 한국과 일본 간 갈등과 차이를 보고 있으면 슬프고 힘들다. 그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워싱턴과 서울, 도쿄 사이에는 틈이 없이 함께 일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특히 6자회담에서 3국의 협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중국은 북한에 유화적이고 러시아는 다소 이상한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과 일본 친구들에게 미래를 향해 일하면서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기를 권한다. 물론 한·일 간 역사적 논쟁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동북아 정세에서 한국과 일본은 공유한 이익이 많고 이는 미국과도 공유되는 만큼 더 긍정적으로 함께 일해야 한다.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일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경우 미국의 (개입)능력은 일본 내 주둔부대에 즉각 접근해 미군을 동원하는 것에 달려 있다. 이렇게 우리가 공유할 것이 많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외교·안보적인 차원뿐 아니라 경제적인 관계에 있어서도 함께 나아가길 바라는 것이다. →미국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해 왔고 3국은 최근 정보공유약정도 맺었다. -나는 3국의 국방부·외교부 간 안보협력에 강하게 찬성하는 입장이다. 동북아에서 중국은 미국, 한국, 일본과 기본적으로 다른 이익구조를 갖고 있다. 한·미·일이 이익을 공유할 때 베이징·평양과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3국이 가능한 한 긍정적인 관계를 강화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3국 간 미사일방어(MD) 협력도, 북한이 핵무기든 재래식 무기이든 정교한 공격 능력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억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 지미 카터 정부 시절 주한미군 감축 추진으로 한·미 관계가 악화되기도 했고 그 뒤로 의회 강경파는 “한국이 원하지 않으면 철수하자”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아주 긍정적인 관계에 있고 이제는 우리가 어떻게 협력해서 북한의 그 남자(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를 다룰지 생각해야 한다. →6자회담은 공전하고 미국은 대북 관계에서 ‘전략적 인내’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북핵 문제의 해결책은. -전략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는 미·중 관계가 중요하다. 미국은 경험 많은 맥스 보커스 전 상원의원을 주중 대사로 보낸 만큼 중국이 평양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좀 더 구체적인 요구를 중국 지도부에 전달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가 6자회담을 막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예상보다 6자회담에 관심을 덜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러시아·중동 등 외교정책의 접시가 가득 차 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회귀’ 정책은 미국이 앞으로 어디에 중점을 두는 것이 맞는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지지한다. 아시아로의 회귀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군사력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이자 동시에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중국을 견제할 뿐 아니라 3국이 직접 또는 중국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전략이 돼야 할 것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 등 가족 및 군부 내 권력 경쟁자들을 제거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영리하거나 또는 영리한 측근들의 조언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나는 그를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김정은은, 비유하자면 아프리카 사냥터에서 동물이 궁지에 몰렸을 때 오히려 맹렬하게 반격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상황이 몇 년 전(핵실험 등)보다 더 악화되면 주변국들은 북한이 다른 나라들과 관계 회복에 나서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그런 행동을 수용할 수 없으니 관계를 아예 끊을 것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남한 정부는 그동안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중장기 시도를 해왔는데 상당수는 어려움에 처했다. 무엇인가 시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폭정에 시달리는 북한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북한의 정권 교체 또는 현 정권의 대내외 태도를 바꾸는 방안 등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박 대통령처럼 기회에 대해서는 낙관적이고 싶다. 동시에 현실적이기를 원한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기회를 위한 시도를 계속하는 것은 좋지만 무엇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현실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남북 간 협력이 가능한 구체적 분야를 찾는 ‘물밑 대화채널’이 가동되기를 희망한다. 김정은은 핵을 갖고 있어서 전 세계가 자기한테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핵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금융제재나 중국을 통한 압박 등 광범위한 레버리지를 갖고 있다. 1965년 내가 워싱턴 싱크탱크에 처음 몸담았을 때 옆 사무실 전문가가 ‘베를린 장벽은 영원하지 않다’라는 제목의 책을 썼는데, 베를린 장벽이 생긴 지 겨우 4년이 지났을 때였다. 이는 많은 면에서 북한을 생각하게 한다. 북한도 영원할 수 없고 억압 정권하에서는 어딘가에 금이 생겨 평화로운 방법으로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현명한 방법들을 찾음과 동시에 동맹국들과 함께 긴밀히 대처해 가길 바란다. →한·미 동맹이 60년을 넘었다. 한·미 동맹에 대한 평가와 제언은. -한국을 꾸준히, 자주 방문해 온 지난 40년간의 경험상 현재 한·미 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단지 정부 간, 군대 간 긴밀히 일하는 것뿐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라 양국 국민들의 교류가 왕성해진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이제 한국을 세계적 수준의 생산국이라고 평가한다. 더 이상 일본의 소니·도요타가 아니라 한국의 삼성·현대차인 것이다. 앞으로도 모든 분야에서 함께 일하고 부정적인 요소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동북아 평화협력 강화를 위한 제언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예전에 개인적으로 나한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북한에 대한 나의 접근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마라. 아주 긴 길 위에 작은 발자국들이니.” 동북아 국가 간에는 서로 다른 시각과 장벽이 존재한다. 이를 함께 극복하고 긍정적인 기회를 찾아가는 것, 작은 발자국들이 모이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하룻밤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동북아 리더들이 같은 방향의 많은 발자국을 쌓아야 할 것이다. 새해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박 대통령, 아베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발걸음을 함께 내딛기를 희망한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에드윈 풀너 박사는 미국 싱크탱크계의 산증인이자 신보수주의그룹 리더로, 1973년 헤리티지재단을 세운 뒤 1977년부터 2013년 4월까지 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현재 재단 아시아연구센터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에 자문하는 등 워싱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MBA)을 거쳐 에든버러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았다. ‘자유의 행진’, ‘미국을 위한 리더십’ 등 8권의 저서가 있다.
  • [전환의 시대, 기로에 선 동북아 정세 전망-해외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중) 리웨이 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장

    [전환의 시대, 기로에 선 동북아 정세 전망-해외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중) 리웨이 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장

    “올해는 중국의 항일(抗日)전쟁 승리 70주년이다. 중국은 올해도 일본을 상대로 역사 공세를 펼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군국주의자들과 일본 국민들을 분리해 일본을 상대할 것이다. 중국은 한국도 (중국처럼) 새로운 일본의 침략 역사 만행 자료를 공개하는 식으로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아 주기를 바란다.” 리웨이(李薇·60)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소장은 1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올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은 중국의 동북아 전략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중국도 일본인들이 중국에 위협감을 느끼게 된 문제를 돌아보고 그들이 중국의 평화 발전을 믿도록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중국의 동북아 전략은.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주변 외교’ 원칙은 친밀·성의·혜택·포용을 의미하는 친·성·혜·용(親·誠·惠·容)이다. 친근하게 성의를 가지고 서로 윈·윈하면서 함께 발전하자는 뜻으로 ‘공동 발전’을 의미한다. 안정적이고 건강한 주변 관계는 중국의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 →하지만 일본과의 갈등은 계속돼 왔는데. -중국은 중·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원한다. 공동 발전의 첫걸음인 셈이다. 그러나 일본이 역사 문제에서 잘못된 언행을 일삼아 3국 FTA 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과 한국의 대일 관계는 모두 일본의 역사 인식으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중·일 갈등의 모든 책임이 일본에 있나. -일본 지도자의 역사 인식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가 양국 관계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다만 많은 일본인이 중국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데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걸어갈 것임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중국은 일본이 군국주의로 회귀할 것으로 보는가.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용인 결정으로 볼 때 일본의 국방 정책이 크게 변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직 일본이 군국주의로 가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대일 전략은.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13일 난징(南京)대학살 추모일 연설에서 “난징대학살을 추모하는 것은 원한을 지속시키려는 게 아니다. 한민족 내 소수 군국주의자들이 발동한 침략 전쟁으로 그 민족 전체를 적대시해선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침략자들이 범한 만행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일본 우익분자는 강력 비판하되 일본 국민과는 적극 교류하겠다는 것으로 시진핑 정부의 대일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은 올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일본에 대한 역사 공세를 강화하나. -중국이 올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르려는 것이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일본 우익에 대한 경고와 무관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시 주석이 난징 연설에서 일본을 겨냥해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이며, 역사를 부인하는 것은 재발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이 재차 일본에 경고하려는 것은 아베 신조 총리의 강한 민족주의 성향 때문이다. 중국의 역사 공세는 일본에 역사를 직시하도록 촉구함으로써 중·일 양국 정치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것이다. →일본의 대중국 전략을 평가한다면. -일본의 중국 전략은 근래 들어 크게 변했다. 일본은 중·일 수교 이후 체결된 양국 우호 관계의 핵심인 ‘4개 정치 문건’은 회피하고 ‘전략호혜’(戰略互惠)만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아베 총리는 전략적으로 중국을 일본의 ‘맞수’로 규정하고 있다. 1972년 양국 수교 이후 일본이 중국을 맞수로 규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도 중·일은 충돌하나. -중국과 한국 국민이 일본을 싫어하는 이유는 역사와 관련이 깊다. 영토 문제도 침략 역사와 직결돼 있기에 문제가 더 큰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이 역사와 영토 문제에서 한국과 중국을 자극한다면 두 나라와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는 2015년에도 지금처럼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상태에 머물 것이다. 시 주석도 지속적으로 지역 평화와 공동 발전을 강조하는 것으로 볼 때 일본과의 충돌을 피하려고 할 것이다. 중국은 일본의 역사 인식을 질책하겠지만 때리고 부수고 불태우는 식의 민족주의적 반일시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중, 중·일, 한·일 관계는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나. -아베 총리는 집권 이후 외교를 중시한다며 50여개 나라를 방문하면서도 정작 가까운 중국과 한국은 방문하지 않고 있다. 또 한·중 양국은 물론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아베 총리의 우익 성향상 역사와 영토 문제에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보다는 약간 완화되겠지만 종전 70주년이라고 해서 중국 및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이에 따라 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아베 총리가 종전 70주년 메시지를 통해 한·중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 가능성은. -그의 강한 우익 성향을 감안할 때 전후 일본이 평화를 위해 공헌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출 뿐 중국과 한국이 중시하는 침략 역사 반성이나 이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을 것이다. 침략 역사까지 부인하진 못하겠지만 역사 문제는 담화의 핵심이 아닐 것이다. →중·일 관계에서 중국이 한국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도 중국처럼 일제 침략 자료를 공개하기 바란다. 나아가 한·중이 함께 역사 자료를 공개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공개 포럼을 통해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도록 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 일제 만행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일본과 정치적으로 대립하겠다는 게 아니라 역사 직시를 촉구함으로써 한·일 관계를 더 잘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는 한·일 수교 50주년이기도 하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역사 문제 해결과 함께 일본의 올바른 자아 인식 정립이 필요하다. 일본은 한국이 자국보다 작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경향이 심한데 이 같은 편견을 반드시 버려야 한다. →한·일 관계 개선이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나.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도 언젠가는 만난다. 그러나 한 번 만난다고 동북아 전체의 판도나 양국 관계의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한·미동맹이라는 큰 틀 속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역사 문제로 양국 관계에 대한 영향도 계속 받을 것이다. 이 틀은 바뀌지 않는다. →최근 한·미·일 3국의 ‘북한 핵·미사일 위협 정보 공유 약정’에 대해 중국이 불만을 표출했는데. -한·일 관계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주도로 체결된 것으로 안다. 한국 측에서 볼 때 북한 핵·미사일 정보 공유는 북한을 상대로 한 것이지만 실제 운용에서 그 범위가 (중국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의 이웃인 중국 입장에선 자체 안전을 고려할 때 협약의 운용 범위와 내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가 한국 및 중국과 잘 지내기 위한 방법은. -중국은 일본이 침략 역사를 사과하고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이 있음을 인정하길 원한다. 아베 총리가 침략 역사를 사과하고 영토 분쟁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중·한 양국 국민의 감정을 해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언행을 잘 통제해야 한다. 더 이상 중국과 한국을 자극해선 안 된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리웨이 소장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태어나 문화대혁명 때 허난(河南) 산간벽촌으로 하방(下放)돼 노동을 하다 광저우(廣州)어언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 개혁·개방 이후 사회과학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사회과학원 국제협력국에서 국장까지 지내다 2002년부터 일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주중 일본 언론인들 사이에서 온건한 일본관을 가진 학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중국의 주요 ‘일본통’으로 꼽힌다.
  • 조주희 ABC 기자 강연 “욕망을 가져라” 빼어난 미모+스펙 ‘관심집중’

    조주희 ABC 기자 강연 “욕망을 가져라” 빼어난 미모+스펙 ‘관심집중’

    조주희 ABC 기자가 화제다. 조주희 기자는 21일 방송된 KBS ‘강연 100˚C’에 출연해 ‘욕망을 가져라’라는 주제로 “자신을 위한 아름다운 욕망을 가져라”고 조언했다. 이날 조주희 기자는 “어린 시절 부터 여자는 조신해야한다는 시선과 불공평한 세상을 바꾸는 것이 꿈이었다”며 “불합리한 상황에선 당당하게 NO라고 말할 줄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조주희 기자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뒤 1학년만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타운대학교 국제정치외교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미국 뉴스 전문방송 CNN, CBS 등에서 뉴스프로듀서를 거쳐 미국 언론사 CNBC 아시아 프로듀서로 언론직에 입문했다. 이어 1997년 미국 언론사 MSNBC.COM 한국특파원, CNBC 아시아 방송국 아시아 경제담당 기자, TV 아시아 잡지 국제통신원 등을 두루 지냈다. 조주희 지국장은 1999년 미국 언론사 워싱턴포스트 서울 특파원을 거쳐 현재 ABC 뉴스 서울 지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자생활 외에도 KBS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강사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주희는 2006년 ABC 뉴스가 꼽은 글로벌 디지털 기자 7인 중 한명에 꼽히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조주희 기자 멋지다”, “조주희 기자 아름답네”, “조주희 기자, 미모부터 스펙까지 완벽하다”, “조주희 기자, 오늘부터 나의 롤모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KBS(조주희 기자)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해외공무원 연수생을 철도공단 인턴으로 뽑는다

    해외공무원 연수생을 철도공단 인턴으로 뽑는다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이 국내 대학과 국책연구소 등에서 연수 중인 해외 공무원을 대상으로 인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별 국가 및 국제기구와 협력을 통한 프로그램은 많지만 국내 타 기관 연수생을 선발해 인턴십을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31일 철도공단에 따르면 새해 1~2월 진행하는 글로벌 철도 인턴십에는 필리핀·몽골·과테말라·폴란드·짐바브웨 등 11개 국가의 공무원과 연구원, 교수 등 12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서울시립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국토·도시개발 및 개발정책 분야 학위과정을 밟고 있다. 겨울방학을 활용해 한국의 철도기술을 체험하고 철도가 국가경제 발전 및 지역 균형개발에 기여한 사례를 연구할 계획이다. 인턴 참가자들은 전공분야를 고려, 각 본부에 배치해 공단 직원들과 함께 근무한다. 국제 신인도 향상 및 지식·정보 교류협력, 자국 철도산업 현황 및 진출, 한국철도와 교류 협력 방안 등의 과제를 부여했다. 철도공단과 같은 역할을 하는 몽골 국영철도공사의 쿨란 프로젝트담당관(신호통신)은 기술본부 신호통신처에서 양국 간 신호·통신 설계와 시공방식 비교 등을 연구하게 된다. 짐바브웨 재정경제개발부 페트로넬라 마빙가 수석연구원(부채관리)은 기획재무본부 재무전략처에 배치돼 자국 부채관리 현황 및 개발프로젝트 파이낸싱 사례 연구를 진행한다. 인턴 참가자들에게는 일비와 식비, 기숙사가 제공된다. 또 건설현장 및 철도산업체, 폐선부지 활용 현장 등에서의 공식 일정과는 별도로 직원 멘토링제를 통해 가정 방문 등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해외 철도사업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철도공단은 개도국의 차세대 리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인턴십을 통해 한국의 철도 기술을 알리고 ‘친한파’ 인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명환 인재개발처장은 “국제협력네트워크 확대뿐 아니라 직원들이 외국인과 근무하면서 국제 감각을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면서 “신청자가 많고 연수기관도 적극 지원 의사를 밝혀 프로그램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고려대 총장에 염재호씨

    고려대 총장에 염재호씨

    고려대 차기 총장으로 염재호(59) 행정학과 교수가 확정됐다. 29일 고려대에 따르면 고려대 학교법인인 고려중앙학원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제19대 총장으로 염 교수를 선임했다. 앞서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는 후보자로 등록한 교수 6명 중 염 교수와 최광식(한국사학과·61), 이두희(경영학과·57) 교수 등 3명을 법인에 후보자로 추천했다. 지난 22일 총추위 투표에서는 염 교수(24표), 최 교수(21표), 이 교수(13표) 순으로 득표했다. 학교법인은 총추위 점수나 순위와 관계없이 면접 등 심사를 거쳐 총장을 선출한다. 총장에 낙점된 염 교수는 이번이 네 번째 총장선거 출마다. 그는 고려대 행정학과와 대학원을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0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했다. 차기 총장의 임기는 내년 3월 1일부터 4년간이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단독]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로 헌법학자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단독]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로 헌법학자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및 소속 의원들에 대한 의원직 박탈 결정이 갑오년 세밑 우리 사회를 후끈 달구고 있다. 헌재 결정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우리 사회 보수와 진보의 쪼개진 간극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많은 이들은 한편으로 헌재의 결정에 수긍하다가도 헌재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주장에도 고개를 끄덕인다.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78) 경희대 석좌교수를 지난 24일 서울 강남의 개인 서재 정천서옥에서 만나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헌법적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허 교수는 “인권유린, 비민주성, 일당독재 등에 대해 보수보다 더 강도 높게 비판할 수 있어야 진정한 진보이고, 이런 세력의 정치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특유의 카리스마가 넘쳤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 법조계 및 사회 일각의 비판이 날카롭다. -비판이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동조 세력들이 순순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 저항하고 비판하고 불복종운동을 하는 것은 예상된 일이다. 여론조사 결과 대다수 국민이 해산에 찬성하고, 통합진보당의 정책에 의문을 갖고 있다가 헌재의 해산 결정으로 정체가 밝혀졌다고 생각한다. 저항이나 불복종이 일과성으로 끝나리라고 본다. →법적 명문 규정도 없이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결정해 논란이 뜨거운데. -명문 규정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위헌정당 해산 제도의 취지는 자유민주주의를 이용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런 정당을 해산시킴으로서 헌법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해산된 정당 소속 의원 5명에 대해 의원직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헌법을 보호하는 본질에 어긋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이 의정 활동을 하면서 헌법의 적 역할을 계속할 것이기에 의원직을 박탈하지 않으면 정당을 해산시킨 의미가 없다. 이게 나의 의견이고 다수설이다. 물론 반대 견해도 있다. 의원은 국민이 뽑아준 사람이기에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거나 국회 자율권에 의해서 국회가 스스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소수설이며,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런 입장을 취한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도 1952년 사회주의 정당, 1956년 독일 공산당을 각각 해산시킬 때 명문 규정이 없었음에도 의원직을 상실시켰다. 독일은 그때 지방정부 의원까지 자격을 박탈했다. →우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방의원의 자격을 상실시켰는데. -이것은 처음부터 법무부가 잘못했다. 법무부가 국회의원만 의원직 상실을 청구할 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직도 같이 했어야 했다. 그것을 하지 않은 1차적 책임은 법무부에 있고 2차적 책임은 헌재에 있다. 왜냐하면 헌법 재판은 민사소송과 달리 직권심리주의다. 민사소송은 철저하게 당사자가 주장한 사안에 대해서만 판단하지만 헌법 재판은 헌재 스스로가 소송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도 증거 조사도 할 수 있고 심리도 할 수 있다. 법무부가 신청하지 않았다고 해서 헌재가 지방의원들에 대해서는 그대로 놔뒀다. 결국 중앙선관위가 공직선거법 192조를 들어 지방의회 비례대표 의원 6명을 퇴직시켰지만 지역구 의원 31명을 무소속으로 남겨둔 것은 난센스다. →국회의원직 박탈에 대해 법원에 소송을 낸다는데. 일부에서는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이 대법원까지 갈 경우 법적 근거가 없는 헌재 결정이 무효로 판단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 얘기다. 헌재 결정은 법적으로 다툴 방법이 없다. 헌재 결정에 대해 일부 재심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헌재 스스로 재심을 신청하는 것이다. 헌재 결정에 대해 행정이나 법적으로 뒤집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그건 우리뿐만 아니라 헌재 제도를 채택한 외국도 다 마찬가지다. →이번 결정은 8대1로 인용됐는데 이에 대해 너무 일방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일부 언론은 헌법 재판관들이 보수적이고, 진보적인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말하지만 그분들 각자 각양각색의 철학이 있고 소신이 뚜렷한 분들이다. 그런 분들이 8명이나 해산에 동조했다는 것은 그만큼 재판관들 사이에서 그 사안의 본질을 보는 시각이 통일돼 있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더 이상 논할 수가 없다. 6대3 정도로 인용 결정됐다면 세 사람이나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8대1 결정은 만장일치나 마찬가지다. →이번 헌재 결정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적 헌법 질서를 지키는 것으로, 국민 각자가 주장할 권리는 주장하되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활동하라는 의미다. 자유라는 것은 본래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정당도 복수 정당제도가 바람직하며 우리가 보장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를 최대한 활용해서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려고 하면 해산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나라에 진보 정당이 필요없다는 말인가.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진보 정당이 필요하다. 내가 보기엔 지금까지 해산된 정당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진보 정당이 탄생할 수 없었다. 이제는 종북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진보 정당이 탄생해야 한다. 진보라는 것은 독일식으로 말하면 사회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치 세력을 뜻한다. 독일 사민주의는 일당독재, 비민주성, 인권유린 등에 대해 보수주의자들보다도 더 강도 높게 비판한다. 소수자와 못 가진 자, 을(乙)을 배려하고 대변하면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정당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 정당이다. →헌법 재판관 구성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현재 재판관을 임명하는 ‘3대3대3 시스템’(대통령 3명 임명, 대법원장 3명 지명, 국회 3명 선출)은 박정희 군사독재 시대부터 내려온 것이다. 당시 소위 헌법위원회라는 것을 구성하면서 3대3대3을 한 이유는 그렇게 해야 컨트롤할 수 있다고 본 독재적 발상에서다. 그래서 임명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재판관 전원을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서 선출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균형 감각을 갖춘 사람들이 재판관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소수 세력도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 단순 다수결로 지지받는 사람이 재판관이 되면 소수 세력은 항상 소외된다. 그렇기 때문에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는 인물만 재판관이 되게 하면 소수 세력이 찬성할 수 있는 사람도 재판관이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독일이 시행하고 있다. →재판관이 법관 일색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나라가 과도기로서 로스쿨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에 아마 로스쿨 시스템하에서는 법에 관심이 있는 웬만한 사람은 다 변호사 자격증을 가질 것이다. 그러면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재판관이 되는 게 당연하다. 앞으로 로스쿨 시스템하에서도 법과 관계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헌재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사람들이 헌재 재판관의 다수가 돼서는 안 되겠지만 적어도 그 사람들이 사회의 여론을 반영한다든가 법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사회 상식에 입각해서 말한다든가 할 필요가 커졌다. 경제계 대표나 사회단체 대표도 들어갈 필요가 있고, 지금은 너무 획일적으로 자격을 제한해서 법학 교수도 배제한다. 비(非)법관도 재판관이 되게 하는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권 일각에서 개헌론이 자꾸 나온다. -1987년 개정된 현재의 헌법이 진선진미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쳐야 할 부분이 여러 군데에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개헌의 시점이다. 개헌에는 세 가지 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우선 국민의 폭넓은 지지, 이걸 이끌고 나갈 주도 세력, 국민의 참여의식이 있어야 한다. 지금 일부 주도 세력이 국회에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그 세력만 가지고는 국민 참여와 동의를 형성할 수 있는 역할을 아직은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지금은 일부 주도 세력이 개헌을 주장한다고 해서 개헌이 될 수는 없다. 정부는 여전히 이에 소극적이지 않은가. 정부와 국회가 합의를 하지 않는데 어떻게 개헌이 되겠나. →개헌론에 이원집정제와 같은 권력 분점이 주로 나오는데. -그건 우리나라에서 백발백중 실패한다. 프랑스가 하는 이원정부제라는 것은 외교, 국방, 통일은 대통령이 관장하고 나머지 내정은 국무총리가 관장한다는 것으로 프랑스 같은 정치 수준이기 때문에 굴러가는 것이지, 우리나라에서는 백번 해 봐도 백번 실패할 수밖에 없다. 권력의 본질은, 특히 우리 국민성에 비춰 볼 때 나눠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요즘은 모든 사안이 한 나라만의 문제에 머무는 것은 없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외치고 어디부터가 내치인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예컨대 자유무역협정(FTA)을 보면 이게 외교인가, 내치인가. FTA를 대통령이 관할하나, 국무총리가 관할하나? 둘이 협조해야 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는 부통령 제도가 있을 때 본 것처럼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소속 정당이 달라지면 그건 거의 절충과 합의가 불가능했다. 이런 문제가 비일비재하다. →헌재와 대법원의 관계도 미묘한데. -이건 법적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두 기관에 서로 양보하라고 해서 해결될 성질이 아니다. 1990년 헌재가 대법원이 만든 법무사법 시행규칙을 위헌이라고 결정했을 때 두 기관의 다툼은 시작됐다. 대법원은 헌재의 종합부동산세 ‘헌법 불합치’(해당 법률이 위헌이지만 개정 때까지 한시적으로 효력 인정) 결정이 법조문에 없다며 무시해 버렸다. 두 기관이 서로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하도록 법적으로 위상이 정립돼야 한다. 그러려면 대법원의 판결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법률 해석권을 두고도 두 기관은 논란을 벌인다. -대법원은 법률 해석권이 사법부에 속한다며 헌재는 법률을 해석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법률이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하려면 당연히 해석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조문 일부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명목적으로 위헌 결정을 하면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것이다. 법률 조항에서 일부 문제가 있더라도 그 법률을 송두리째 위헌이라고 결정하는 것보다는 최소한 이렇게 해석하면 위헌이라고 판단해 주는 게 입법권을 존중하는 것이다. →대법원에 헌법부를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게 돼서 대법원이 헌법 재판까지 하게 되면 민사·형사 재판까지 정치 물결에 휩쓸릴 가능성이 다분하다. 독일 등 선진국이 헌재를 독립시키는 이유는 사법의 정치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사법의 정치화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우리나라 과거 군사독재시대에 여실히 보여줬다. →대법원 판결이나 헌재의 결정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모든 판결과 결정에는 시시비비와 찬반이 있게 마련이다. 분쟁 사건은 어느 선에서 끝나야지, 그 이상 갈 수가 없다. 헌재 결정에 대해 또 다툴 수 있는 기관을 제도적으로 열어놓는다면 그게 어디까지 갈 것인가. 대법원이 판결 불만을 잠재울 만한 설득력이 없는 판결을 했다거나, 헌재가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려운 결정을 했다거나 하면 이건 문제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받아들이는 결정을 했는데 일부 세력이 비판하고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회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기철 전문기자 chuli@seoul.co.kr ■ 허영 교수는 누구 허영 교수는 1971년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경희대 교수로 임용됐다. 1972년 천주교가 발행하던 ‘창조’지에 유신헌법의 기초가 되는 결단주의를 비판하며 국민의 공감적 가치와 시대정신에 따른 사회 통합을 헌법의 목표로 삼은 ‘동화적 통합이론’을 주장했다. 그의 유신헌법 비판론이 중앙정보부의 사전 검열에 걸렸고, 허 교수는 중정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었다. 이에 회의를 느낀 그는 다시 독일로 건너갔다가 돌아와 1982년 연세대로 옮겼다. 그의 저서 ‘헌법이론과 헌법’은 법학도는 물론 운동권의 필독서가 됐다. 다른 학교 학생들이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옮겨 왔을 정도여서 ‘원조 스타 법학자’로도 불린다. 1988년 헌법재판소 설립에 그의 이론이 일정 부분 기여했다. ▲충남 부여(78) ▲대전고, 경희대 ▲독일 뮌헨대 박사 ▲연세대 교수 ▲독일 훔볼트 학술상 ▲헌법재판연구원장 ▲명지대 석좌교수 ▲경희대 석좌교수
  • 동서대 제8대 총장 장제국 재선임

    동서대 제8대 총장 장제국 재선임

    동서대는 제8대 총장에 장제국(50) 현 총장을 선임했다고 25일 밝혔다. 장 총장의 임기는 내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4년간이다. 장 총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을 졸업한 뒤 시러큐스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학 박사,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 vs 北 본격 사이버 전쟁땐 누가 이길까?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 vs 北 본격 사이버 전쟁땐 누가 이길까?

    미국 연방수사국(FBI :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이 지난 주말 소니 픽쳐스에 대한 해킹 사건을 북한의 대응으로 규정하고, 이후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비례적 대응'을 공언한 직후 북한 인터넷이 10시간여 완전히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북한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23일 오전 01시경부터 접속이 불안정해기 시작했고, 이후 새벽 시간대에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에 서버를 두고 있는 대외 선전용 매체의 모든 접속이 불가능해졌다. 이후 완전 다운 10시간여만인 23일 오전 11시40분께 북한 사이트들은 모두 정상화됐다. 북한 인터넷 접속 불가능 상황에 대해 미국의 IT전문 매체들과 연구소들 역시 일제히 "현재 북한의 인터넷 다운 상황은 그들이 사용하는 라우터가 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았을 때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분석하면서 북한의 인터넷망이 공격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나섰다. 소니 픽쳐스 해킹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대북 사이버 공격에 나선 것이다. -미국의 사이버전 전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오바마 대통령의 비례적 대응 발언 직후 발생한 정황으로 미루어 미국 사이버사령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물론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북한에 대한 사이버 공격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베르나뎃 미핸(Bernadett Meehan)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북한 인터넷이 다운됐다면 그 사실은 그 나라 정부에 가서 논평을 구하길 바란다"면서 이번 사태에 미국이 연관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사이버전 부대를 보유하고 있고, 연방정부 예산자동삭감(Sequestration) 상황에서도 사이버전 전력만큼은 예산을 늘려가며 전력을 강화해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미국이 주도했다면 미군 사이버사령부 전력이 동원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사이버전 수행은 국가안보국(NSA : National Security Agency)가 맡아왔다. 메릴랜드(Maryland) 소재 포트 미드(Fort Meade)에 위치한 NSA 본부에는 중앙안보원(Central Security Service) 본부와 사이버사령부(Cyber Command)가 함께 자리잡고 있는데, NSA에는 38,000여 명, CSS 25,000여, 사이버사령부에는 약 5,000여 명의 전문 요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NSA와 CSS는 요원 대부분이 석사급 이상 학위를 가진 엘리트 요원으로 알려졌고, 예하에 13개 사이버전 수행팀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보기관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조직 현황과 인력운용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진 바가 없으나, 사이버사령부는 그 조직과 인력 규모가 비교적 잘 알려진 편이다. 지난해 미 국방부는 기존에 900여 명 규모였던 사이버사령부를 4,900여 명 수준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고, 장기적으로는 육군과 해군, 공군과 마찬가지의 별도의 군(軍)으로까지 격상시킬 계획이 있음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3개의 사이버전 수행 부대가 창설되었는데, 이 가운데 북한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유력한 부대가 있다. 사이버사령부의 전투부대는 유형별로 3가지로 분류된다. 미군 전산망 보호 임무를 담당하는 사이버 보호부대(CPF : Cyber Protection Forces)와 전력망이나 발전소 등 국가의 주요 인프라 전산망 방어 임무를 맡는 NMF(National Mission Forces), 적대 세력에 대한 공세적 사이버 작전을 펼치는 CMF(Combat Mission Forces)가 그것이다. CMF에는 전통적 개념의 물리적 전투가 발생하기 앞서 적의 전산망에 사이버 공격을 가해 지휘통제시스템을 사전에 무력화하거나, 전면적인 물리적 전투 행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적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수행하는 임무가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대북 사이버 공격에 이 부대가 동원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사이버 공격을 통해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정보를 빼내는 형태의 공격이 아닌 단순 서버 마비 수준의 공격이었기 때문에 흔히 사용되는 분산서비스거부(DDoS : Distributed DoS) 형태의 공격이 실시되었고, 이번 공격 이후 북한의 복구 역시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이번 공격이 미국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면, 북한이 미국에 대한 사이버 보복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의 사이버 전력 수준은?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서 비대칭 전력 강화의 일환으로 사이버 전력을 급속도로 강화하고 있으며, 사이버 공격 능력 수준에서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8월, 김정은의 지시로 '전략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는데, 이는 정찰총국 산하 사이버전 전력을 독립ㆍ확대시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2년 전략사이버사령부 창설 이후 북한의 사이버전 인력은 불과 2~3년 만에 기존의 3,000여 명 수준에서 6,000여 명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공격을 전담하는 전문 해커의 수가 1,200여 명을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전략사이버사령부는 지난 1998년 설립된 121소(所)에서 출발한다. 121소는 김정일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매년 그 조직을 확대해 왔으며, 2012년에 정찰총국 산하 전자정찰국 사이버전지도국(121지도국)으로 개편되었다가, 당과 군의 다른 사이버전 조직을 넘겨 받아 전략사이버사령부로 확대 개편된 것으로 알려졌다. 121지도국 당시 편제로는 전산망에 대한 공격이나 해킹을 통한 첩보 수집 활동을 담당하는 전문 해커 부대인 91소와 31소, 남한의 인터넷에서 이른바 '댓글부대'로 활동하는 사회일반인터넷심리전 담당부대인 32소, 정보수집을 담당하는 자료조사실과 기술정찰조, 남한 정부와 군 기관에 대한 전문적인 사이버 공격 방법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110호 연구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는 이들이 명칭을 바꾸고 조직이 더욱 확대 개편되었을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이처럼 급속도로 사이버전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은 오래전부터 해커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평양에 있는 금성제1고등중학교는 물론 김책공업대학교와 미림자동화대학 등에 전문 해커 양성 과정을 개설하고 매년 50~100여명 규모의 해커를 양성하고 있으며, 영국과 중국 등 선진국에 유학생을 파견하여 최신 전산 공격 기술 획득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북한은 이밖에도 별도의 연구소를 설립해 해킹을 통한 정보 절취, 디도스 공격을 통한 서버 무력화 또는 파괴, 악성코드와 바이러스를 이용한 시스템 파괴 등 다양한 사이버 공격 수단을 보유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며, 북한의 이러한 사이버전 수행 능력은 지난 2009년 7.7 디도스 대란 당시 청와대와 국회, 주요 포털 사이트 마비 사태나 2013년 주요 언론사와 농협 등에 대한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s) 공격 등에서 입증된 바 있어 실제 미국에 대한 사이버 전면전에 나설 경우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우려된다. -본격 발발땐 미국 피해 막대? 문제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본격적인 사이버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이 입을 피해가 너무도 극심하다는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적인 공격과 같은 확전의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1,100여개가 조금 넘는 수준의 IP를 사용하고, 워낙 폐쇄된 사회이기 때문에 인터넷에 대한 통제와 차단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미국은 인터넷 망 자체가 정치ㆍ사회ㆍ경제적으로 워낙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터넷 공격에 대해 대단히 취약한 상황이다. 영화 다이하드(Die Hard 4.0)에서 묘사되었듯이 이른바 '파이어 세일(Fire Sale)'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화 속에서는 전직 정부요원이 국가 기간망을 해킹, 자신의 통제 하에 두고 발전소 가동을 중단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막대한 사회혼란을 유발시킨 뒤 금융기관 전산망에 침투, 천문학적인 돈을 빼앗으려는 시도가 묘사된다. 문제는 영화 속에 묘사된 이러한 장면들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1년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공공수자원관리시스템이 러시아 해커들에게 공격당한 뒤 통제권을 빼앗긴 일이 있었다. 당시 해커들은 이 시스템의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에 접근, 관리 제어권을 획득한 뒤 펌프 가동에 부하가 걸리게 해 일대의 식수 공급을 마비시켰으며, 당국은 펌프가 고장 난 원인이 해킹에 의한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가 사고 원인을 조사한 뒤에야 해킹 공격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 설계도 유출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해커들의 공격 대상이 수자원관리시스템이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나 공항 등이었다면 문자 그대로 대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해커들이 원자력 발전소 제어 권한을 획득해 냉각장치를 멈추면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마찬가지로 연료봉이 녹아내리면서 심각한 방사능 유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고, 해커들이 항공관제시스템에 접근해 제멋대로 관제 명령을 내리게 되면 곳곳에서 항공기 충돌과 추락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미국은 각지의 발전소나 공항, 금융기관 등 지켜야 할 전산시설이 너무도 많지만, 북한이 언제 어느 경로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공격을 가해올지 모든 루트를 완벽하게 방어할 수 없다. 사이버 공격이라는 것이 대규모 병력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만 있으면 미국 내 가정집이나 호텔방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북한에 의해 자행되어 왔던 사이버 공격은 북한 내부가 아니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들 국가들과의 협조 없이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이번 미국의 대북 사이버 공격에 대해 북한이 대규모 사이버 보복에 나서 미국 국가 기간시설이나 금융시설 등에 큰 타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북한에 대한 물리적인 공격, 즉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미ㆍ북 사이버전 양상이 실제 전쟁으로 확대될지 여부를 놓고 많은 우려가 모아지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20세기 천재적 인문·사회과학자…에이즈로 사망

    미셸 푸코는 철학, 심리학, 정신병리학, 역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천착해 독보적 성과를 낸 프랑스의 천재적인 인문·사회과학자다. ‘20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서양 문명의 핵심인 합리적 이성에 대한 독단적 논리성을 비판했다. 푸코는 1926년 프랑스 푸아티에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8세에 바칼로레아(대학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고등사범학교 준비반 과정에 들어가 공부하지만 낙방했다. 그가 고등사범학교 시험에 합격한 것은 고교 졸업 4년이 지난 1947년. 하지만 불과 4년 뒤인 1951년 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그사이 문학, 약학, 의학, 법학 등을 가르치는 소르본에서 1948년까지 철학, 1950년까지 심리학을 공부했다. 1952년에는 정신병리학으로 학위까지 받았고,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1918~1990)의 추천으로 고등사범학교에 자리를 얻어 강의를 시작했다. 푸코는 1970년부터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교수를 지냈다. 학위와 입학 절차, 등록금 없이 학문적 관심이 있는 이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콜레주 드 프랑스는 ‘문명국’을 자처하는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인 동시에 이 학교의 교수가 된다는 것은 프랑스 교육계에서 엄청난 영광으로 여겨진다. 푸코는 콜레주 드 프랑스의 교수로 있으면서 ‘사유 체계의 역사’를 가르쳤는데, 이때 그의 글과 강의는 인문학, 사회과학의 많은 영역에 걸쳐 큰 영향을 줬다. 푸코는 다양한 사회적 기구에 대한 비판, 특히 정신의학, 의학, 감옥의 체계에 대한 비판과 성의 역사에 대한 남다른 통찰을 통해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또 권력과 지식의 관계에 대한 이론, 서양의 지식의 역사에 관한 담론을 다루는 그의 사상은 많은 논쟁과 토론을 불러일으켰다. 죽음 또한 파격적이었다. 푸코는 1984년 6월 파리에서 에이즈의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유명 인사 가운데 첫 에이즈 사망자였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국립중앙의료원장에 안명옥 교수

    국립중앙의료원장에 안명옥 교수

    국립중앙의료원 신임 원장에 안명옥(60)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가 22일 임명됐다. 임기는 3년이다. 안 신임 원장은 산부인과 전문의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LA)에서 보건대학원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희귀·난치성 질환연합회, 모자보건학회 등 다양한 학회와 단체에서 활동했으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 [재계 인맥 대해부(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KCC] 기업체 물려받는 대신 ‘창업의 길’… 2000년부터 2세경영 가동

    [재계 인맥 대해부(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KCC] 기업체 물려받는 대신 ‘창업의 길’… 2000년부터 2세경영 가동

    정상영(78)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이다. 정 명예회장은 형제들과 처음부터 다른 길을 걸었다. 크고 작은 기업체를 물려받은 가족이나 친지들과는 달리 창업을 통해 지금의 KCC를 일궈 냈다. 창업 초기부터 정 명예회장이 공장 직원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한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당시 주택 현대화 바람을 타고 몰려드는 슬레이트 주문에 정 명예회장은 공장에서 슬레이트를 직접 찍어 내며 직원들과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고 한다. 창업 당시 정주영 회장은 막내동생인 정 명예회장에게 “기왕 사업을 시작하려면 국가에도 도움이 되면서 장차 크게 성장할 사업을 해 보라”며 본인 회사에서 쓰던 자재 창고를 내줬다. 창고 건물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정 명예회장은 슬레이트를 만들어 팔기로 결심했다. 마침 공장에 방치돼 있던 낡은 슬레이트 기계가 있어 별도의 비용도 들지 않았다. 큰형이 하는 회사 사업과 겹치지 않아 금상첨화라는 생각이었다. 동생의 사업 구상에 큰형인 정주영 회장이 흔쾌히 동의해 KCC 역사가 시작됐다. 이때 정 명예회장 옆을 지킨 사람은 부인 조은주(78)씨다. 조씨가 정 명예회장을 만난 것은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현대건설 경리팀에서 근무할 때다. 조씨는 독립운동가의 외손주이자 한국전쟁 때 전사한 군인 집안의 여식이었다. 두 사람은 당시에는 흔치 않은 연애결혼을 했다. ‘젊은 공장 사장’을 남편으로 둔 덕(?)에 결혼 후 공장 안팎의 허드렛일은 그의 몫이었다. 그는 20년 넘게 슬레이트 공장 근로자들의 밥과 새참을 손수 지어 주며 정 명예회장의 사업을 도왔다. 회사 창업 멤버들은 최근에도 조씨를 ‘내조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정 명예회장은 2000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3형제에게 사업을 맡겼다. 장남인 정몽진(54) 회장은 고려화학 입사 후 9년 만인 2000년부터 회장을 맡아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정 회장은 당시 ‘금강’과 ‘고려화학’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정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떠나 조지워싱턴대 국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한 뒤 1991년부터 고려화학 이사로 재직했다. 미국 유학 시절 외국어를 배워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4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틈날 때마다 직원들에게 “누구든지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에게는 호의를 보인다”며 외국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모르는 분야에는 절대 안 들어간다.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려면 평균 5~7년 검토 끝에 조심스럽게 들어간다”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다. 사업을 검토할 때 돌다리를 여러 번 두드리고 건너는 신중론자로 유명하다. 정 회장은 홍은진(50)씨와 음악을 인연으로 백년가약을 맺었다. 평소 음악을 즐기던 정 회장은 사촌형인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홍씨를 만났다. 홍씨는 빙그레의 전신 옛 대일유업 사장의 딸이다. 정 회장은 부인과의 사이에서 1남 1녀를 뒀다. 차남인 정몽익(52) 사장도 형 못지않은 인텔리다.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을 전공했으며 조지워싱턴대 국제재정학 석사 학위를 4년 만에 받았다. 입사는 형보다 오히려 2년 빠르다. 1989년 당시 ㈜금강에 입사해 ㈜금강고려화학 부사장과 KCC 총괄 부사장을 거치면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골프를 비롯해 농구, 스키 등을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고등학교 때는 승마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2006년 2월부터 KCC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 형인 정몽진 회장과 함께 KCC를 이끌고 있다. 정 사장은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조카인 최은정(51)씨와 결혼했다. 최씨는 최현열 전 NK그룹 회장과 신격호 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의 차녀다. 3남인 정몽열(50) KCC건설 사장은 1989년 미국 FDU를 졸업한 뒤 26세의 나이에 고려화학에 입사했다. 1997년 금강종합건설 상무로 진급하면서 본격적인 건설인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2003년 사장으로 승진한 정 사장은 주택사업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정 사장은 중소기업 사장의 딸인 이수잔(44)씨와 결혼했다. 큰동서와 마찬가지로 이씨도 서울대에서 예술가(미술 전공)의 꿈을 키웠다. 여자들의 외부 활동을 꺼리는 가풍 탓에 3명의 며느리 모두 내조에만 전념하고 있다. KCC그룹은 정상영 명예회장으로부터 아들 3형제에게 사실상 2세 승계 작업이 완료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인 KCC와 관련, 이들 4부자가 모두 36.86%의 주식을 골고루 보유하고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정 명예회장이 세 아들에 대한 지분 승계에서 형제간의 적절한 긴장 관계를 통해 경쟁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사실이다. 올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5%, 정몽진 회장 17.76%, 정몽익 사장 8.81%, 정몽열 사장 5.29%를 보유 중이다. 건설시장에서 묵묵히 명성을 쌓아 온 KCC가 세간에 크게 알려진 계기는 2003년 현대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소위 ‘숙부의 난’이다. 당시 KCC는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면서 경영권을 위협했다. 이듬해 3월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총회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측이 승리할 때까지 숙부와 조카며느리 간 공방은 거셌다. 이후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으로 인수되면서 세간에선 다시 한번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촉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현대상선의 정기주총에서 현대차가 우선주 발행 확대 등 정관 변경에 반대하지 않음으로써 현대그룹을 둘러싼 범현대가와 현정은 회장의 분쟁은 사실상 종전 체제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클럽 월드컵’ 오클랜드의 작은 기적과 그 속의 한국인 김대욱

    ‘클럽 월드컵’ 오클랜드의 작은 기적과 그 속의 한국인 김대욱

    세계 최고의 클럽들끼리의 맞대결인‘클럽 월드컵’4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축구계에는 뉴질랜드 팀 오클랜드 시티가 4강에 올라 화제가 됐습니다. 오세아니아 팀이 클럽 월드컵 4강강에 오른 것이 처음이라는 특이사항도 있었지만, 이들이 세미프로 축구팀이라는 것 역시 놀라움으로 다가왔습니다. 프로 축구팀이 아닌 세미프로 구단이 세계 대륙별 챔피언들이 겨루는 대회 4강까지 올라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 오클랜드에는, 오클랜드가 클럽 월드컵 4강에 오르는 데 기여를 한 한국인 선수 김대욱(27)이 있었습니다. 한 때 내셔널리그에서 뛰었었고, 현재는 팀 동료들과 함께 모로코에서 4강전을 앞두고 있는 김대욱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안녕하세요, 김대욱 선수에 대해 잘 모르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뉴질랜드 축구팀 오클랜드 시티에서 뛰고 있는 김대욱 입니다.” - 본인이 주로 뛰는 포지션과,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 수비형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보고 있고 평소에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오클랜드 시티 감독님께서 영리한 플레이를 하라고 자주 주문하시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은 조금 생소하기도 하지만 빠르게 적응해나가고 있습니다.” - 현재 뉴질랜드 리그에서 뛰고 계신데, 뉴질랜드 리그와 소속팀에 대한 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뉴질랜드 리그는 세미프로 리그입니다. 다른 나라의 프로리그에 비해 조금 작은 리그 규모구요, 시스템도 조금은 다릅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리그가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팀의 경우 우승타이틀만 봤을 때는 오세아니아에서 독보적인 팀입니다. 리그, 오세아니아 챔피언스리그 모두 최다 우승팀입니다. 클럽월드컵 최다 출전팀의 기록도 저희 팀이 가지고 있습니다.” - 오클랜드 시티가 클럽월드컵 4강에 진출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 과정과 김대욱 선수의 활약에 대해 소개해주시겠어요? “ 우선 오세아이나 챔피언스리그 7경기에 7경기 모두 출전했어요. 한 경기 교체 출전한 걸 빼면 모두 선발 출전했죠. 준결승, 결승전의 경우 오세아니아 지역의 뛰어난 조직력을 갖춘 팀들과 경기를 했는데 특히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결승전에서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전에 팀동료들과 함께 2-1 역전승을 만들어내면서 클럽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게 됐어요. 정말 기뻤습니다.” - 오클랜드 시티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오클랜드 시티는 아마추어팀이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다른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대욱 선수도 축구 선수 이외에 다른 직업이 있는지, 독특한 직업을 가진 동료 선수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조금 독특한 직업이라면 목수를 하는 친구가 있고, 택배원을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그 외에 대부분은 축구에 관한 일을 병행하면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구요, 저도 축구 코칭 일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일을 함께하더라도 이들이 더 열정을 갖고 있는 첫번째 직업은 축구 선수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 뉴질랜드에서 뛰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된 후에 바로 클럽월드컵 과정에 참가한 것 같은데 리그에 적응하는 데 별 다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 어디로 가든 처음 에는 적응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도 완벽히 적응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처음에는 더욱 어려웠어요. 특히 언어와 문화적인 부분이 그랬는데 아무리 세미 프로 라지만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계속해서 어려움을 줬어요. 한 예로, 슈팅게임을 할 때 골키퍼 코치가 심판을 보는데 골이 들어 갔는데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는 바람에 선수들이 코치한테 항의를 하는데 옆에서 보는 제가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항의를 하는 거에요. 코치는 40살이 넘었고 선수는 이제 23살 정도 됐는데 말이죠. 너무 신선한 충격이었죠. 결국 그 코치는 기분이 상해서 훈련이 끝나자마자 인사도 안 하고 가버렸어요. 이런 한국과는 다른 문화를 빨리 받아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뉴질랜드로 가기 이전에 한국에서 활약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팀에서 뛰었는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 대학을 졸업한 뒤 대전 시티즌에 입단했어요. 여러모로 아마추어와는 많이 달랐고 어려운 부분도 많았어요. 부족한 것을 알았기 때문에 무조건 열심히 하며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지냈어요. 그러면서 좀 더 성장하고 영어를 배우며 축구하고 싶다는 꿈은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일찍 군대를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경찰청에 지원하게 됐고, 대전에서 있을 당시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특했는지 윤덕여 선생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죠. 그렇게 군 전역 후 내셔널리그의 한국수력원자력팀에서 뛰다가 오클랜드 시티로 오게 됐습니다.” -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다가, 한국 축구팬들에겐 생소한 뉴질랜드로 가게 됐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 항상 영어권 나라에서 영어와 서양 문화를 배우며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면서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와 많은 의견을 나눴어요. 아내가 이전에 뉴질랜드에서 살았고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에 뉴질랜드를 추천했어요. 처음엔 저도 뉴질랜드 리그에 대해 생소했죠. 그렇지만 좋은 경험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고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다른 문화와 언어를 경험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오클랜드 팀과 연락이 됐고, 일이 갑자기 추진됐습니다.” - 뉴질랜드 리그나 선수단의 분위기가 한국에서 선수생활 할 때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영국에서 활약하는 한국선수들의 인터뷰를 봤던 게 기억 나는데요. 여기와서 그 인터뷰 들이 생각나더라구요. 여기도 영어권 나라라 영국과 비슷한 것 같아요. 다들 자유분방하게 지내면서도 팀워크가 강해요. 경기에서 패한 어느 날 제가 라커룸에 우울하게 있으니깐 선수들이 악수를 하면서 고개 들라고 말해주더구요. 이제는 그런 문화에 많이 적응됐습니다.” - 오세아니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부상을 당해서 현재 4강전 출전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혹시 출전소식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 모로코에 오기 전 두바이에서 우즈벡키스탄 대표팀이랑 연습경기를 하다 다쳤는데요. 제 무릎을 보고 태클이 들어왔어요. 연습경기 같지 않은 태클이었어요. 현재 재활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경기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 이번 클럽 월드컵 이후에 대욱 선수와 오클랜드 시티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클럽월드컵을 마치고 크리스마스 기간 휴식기를 가집니다. 그 후 1월부터 리그가 다시 시작됩니다.” - 마지막으로 현재 하고 있는 뉴질랜드에서의 선수생활 이후의 김대욱 선수의 계획은 어떤 것인가요? “ 제가 뉴질랜드 온 이유 중 하나가 은퇴 후 좀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언어적인 장벽이 해결되면 은퇴 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 진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위를 따고 공부를 하고 싶어요.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지도자, 매니지먼트, 어떤 공부라도 할 계획입니다.” 이성모 객원기자 London_2015@naver.com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산업개발] 연애결혼 낭만파 父子…학계·정계·재계 등 사돈팔촌으로 얽혀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산업개발] 연애결혼 낭만파 父子…학계·정계·재계 등 사돈팔촌으로 얽혀

    ‘포니정’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그룹 명예회장과 아들 정몽규(52) 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은 집안에서 배필을 정해 준 정략적 결혼이 아닌 소개팅으로 만나 교제 후 결혼한 낭만파 ‘연애결혼’ 부자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의 두 딸이자 정 회장의 누나, 여동생의 결혼과 함께 포니정 일가의 혼맥은 학계·정계·재계·언론까지 사돈 팔촌으로 확장되는 가맥을 형성하게 됐다. 정 명예회장은 오랜 유학 기간을 보내고 현대건설에 바로 입사해 일에 파묻혀 지내느라 서른이 넘도록 결혼하지 못했다. 보성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정 명예회장은 뉴욕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의 소개로 단발머리 여학생 박영자(78) 여사를 만났다. 당시 23세이던 박 여사는 부산에서 올라와 이화여대 정치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첫눈에 반해 세 번째 만나던 날 바로 프러포즈를 했다”면서 “아버지와 다름없던 큰 형님(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형수에게 인사를 시켰는데 모두 마음에 들어했다”고 자서전에 적었다. 명문대가를 따지지 않는 현대가의 결혼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 명예회장은 부산으로 내려가 박 여사 부모의 허락을 받은 뒤 만난 지 100일이 안 돼 약혼하고 곧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1958년 정 명예회장의 나이 31세 때 일이다. 정 회장의 만남도 순수하다. 지인의 소개로 김나영(48)씨를 만나 반 중매 반 연애로 결혼에 골인했다. 나영씨는 연세대 수학과를 나온 재원으로 키도 크고 미인이었다. 정 회장은 첫 만남부터 김씨에게 반했지만 표현이 서툴러 김씨와의 인연이 이어지지 못할 뻔했다. 그는 김씨를 소개시켜 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키도 크고 집안도 좋고 미인인 데다 마음까지 곱다. (아까운데) 친구 중 누구 소개시켜 주면 안 될까”라며 쑥스러움을 에둘러 표현했다는 후문이다. 다행히 두 사람의 인연은 이어져 슬하에 준선(22), 원선(20), 운선(16) 등 세 아들을 두고 있다. 준선씨와 운선씨는 영국 체류 중이며 준선씨는 이튼스쿨을 나와 현재 옥스퍼드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나영씨는 당시 대한화재보험 김성두 사장의 딸이었다. 하지만 당시 대한화재는 사세가 기울어 가는 회사였다. 정략결혼이었다면 잘나가는 집안과 결혼했을 터지만 현대 집안에서는 이들의 결혼을 반대하지 않았다. 역시 정씨 일가의 결혼관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회장 시절 사돈인 대한화재를 살리기 위해 도움을 주려고 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장 계열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별다른 힘이 되지 못했다. 이 회사는 이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으로 인수됐다. 정 회장의 큰누나인 숙영(55)씨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장남 노경수(60)씨와 결혼했다. 노씨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국제정치 전문가다. 미국 하버드대 국제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정 회장이 수학했던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94년부터 서울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딸 희진(31), 인영(30)씨가 있다. 정 회장의 매형의 동생이자 노 전 총리의 차남 노철수 애미커스그룹 회장(중앙영어미디어 중앙데일리 발행인)은 중앙일보 고 홍진기 회장 딸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과 결혼했다. 홍 부관장의 언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배우자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다. 그의 오빠는 전 주미대사였던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다. 현대, 삼성가와 동시에 사돈 관계를 맺은 노신영가로 인해 포니정가는 자연스레 삼성가와 인연이 닿게 된다. 정 회장의 여동생인 유경(44)씨는 섬유생산업체 김석성 전 전방 회장의 1남 4녀 중 막내인 종엽(45)씨와 결혼했다. 유경씨는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한 뒤 현대산업개발에서 잠시 근무했다. 역시 아는 사람의 소개로 만나 1년 동안 사귀다가 결혼하게 됐다. 두 사람은 두 아들(지수, 연수)을 뒀다. 유경씨의 시아버지인 김 전 회장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어머니 김문희씨와 사촌이다. 정 회장의 처숙부인 현대상선 김성만 부회장은 현 회장과 사돈이다. 현대그룹의 백기사라 불렸던 현대산업개발 간 가맥도 아버지대부터 얽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산업개발] 15년 만에 계열사 26개 성장… 해외 사업으로 재도약 몸부림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산업개발] 15년 만에 계열사 26개 성장… 해외 사업으로 재도약 몸부림

    정몽규(52)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부친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다. 1974년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이자 그의 애칭이 된 포니(PONY)를 개발하고 1976년 수출에 나선 정 명예회장은 한국 자동차 신화의 주인공이다. 강원 통천에서 1928년 태어나 보성고, 고려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마이애미대학에서 정치외교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정 명예회장은 1967년 미국 포드사와의 합작을 이끌어 내며 현대자동차의 초대 사장에 취임한 뒤 32년 동안 한국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써 나갔다. 그의 장남이자 외아들인 정 회장은 1996년 당시 34살의 세계 최연소 나이로 완성차업체(현대자동차)의 회장 자리에 올랐다. 자동차에 올인했던 부자는 1999년 현대차 경영권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큰형인 정주영 명예회장이 장자인 아들 정몽구 현대차 회장(현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자동차 기업을 넘겨 주기 위해 정세영 명예회장에게 자동차에서 손을 떼라고 통보했다. 형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지만 정 명예회장은 한마디 반박도 하지않고 아들 정몽규 회장과 함께 낯선 건설 분야인 현대산업개발로 넘어왔다. 1999년 4월 취임한 정 회장은 건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지만 본사와 150곳의 현장을 일일이 발로 뛰며 실태 파악에 나섰다. 70% 이상인 주택사업을 50%선으로 낮추는 대신 토목, 플랜트, 사회간접자본(SOC) 등 신규 사업을 확대했다. 단순 시공 수준이 아닌 어려운 부동산개발사업에 뛰어들어 활로를 모색하며 현대산업개발을 건설업계 ‘톱5’ 반열에 올려놨다. 하지만 지난해 정 회장에게 두 번째 위기가 닥쳤다.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국내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25년 만에 적자를 냈다. 시공 능력 순위는 2008년 5위에서 지난해 9위, 올해 13위로 결국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대산업개발의 전신인 한국도시개발은 1980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전국에 현대아파트를 주도적으로 건설했으며 민간부문 주택건설실적 1위 기업이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위기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국내 주택·건설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하고 있음에도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래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짜지 못한 정 회장의 경영적 판단 착오가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마디로 정 회장이 주택·건설 사업에 대한 혜안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다른 건설사들은 국내 경기가 좋을 때에도 위기 상황에 대비해 해외 사업을 개척하고 수주하는 등 적극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었지만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SOC 등을 위주로 내수 시장에 머무르며 해외사업에 나서지 않는 등 소극적 전략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임직원들이 정 회장의 고집을 꺾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적자 이유에 대해 장기간 착공되지 않아 분양가가 떨어지는 지역의 손실을 털어내고자 선제적으로 분양을 진행해 재무제표상 손실이 많이 난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한 준비 단계의 부실 털기라는 얘기다. 실제 최경환 경제팀 출범 이후 잇단 부동산 활성화 정책으로 부동산 건설 경기가 살아나 올해 대구 월배, 울산 약사 등의 아파트가 초기에 매진되는 등 미분양 아파트가 상당수 해소됐다. 하지만 경기 수원아이파크시티처럼 무리하게 대규모 사업을 진행한 건들은 아직 미분양 상태여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눈여겨볼 만한 사실은 정 회장이 올 들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정 회장은 23년 만에 해외사업을 재개하며 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추진된 볼리비아 ‘바네가스 교량 건설사업’과 인도 ‘RNA 메트로폴리스 아파트 신축 공사’를 통해 공사 대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해외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우량자산 재투자와 신규사업용지 매입 등을 통해 지난해 1479억원 규모의 연간 영업손실을 3분기 기준 149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바꿔 놓은 상태다. 현대산업개발의 고급 브랜드로 꼽히는 2004년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는 정 회장의 첫 작품이다. 외환위기 여파 속에 최고급 아파트에 대한 반대와 우려를 뚫은 역발상이란 평가를 받았다. 정 회장은 2001년 현대아파트 브랜드를 더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며 현대그룹으로부터의 완전 독립을 선언했다. 이후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을 그룹으로 발전시켰다. 1999년 취임 당시 2개에 불과하던 계열사는 현재 26개로 늘어났다. 이 중 주력 계열사는 10개 규모다. 건설 및 유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앤콘스와 아이서비스, 아이콘트롤스, 현대PCE 등과 더불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회사인 현대EP, 유통 분야의 현대아이파크몰, 호텔을 운영하는 호텔아이파크, 종합음악회사인 영창뮤직, 자산운용회사인 HDC자산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며 독자적으로 그룹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취임 첫해인 1999년 2조 1115억원이던 그룹 전체 매출 규모도 지난해 말 기준 4조 2169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기업 해외 진출 도와달라”… 30분 단위 ‘세일즈 외교’

    “한국기업 해외 진출 도와달라”… 30분 단위 ‘세일즈 외교’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30분 단위로 아세안 국가 정상들과 회동을 가졌다. 오전에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이어 오후에도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등과의 연쇄 면담이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비선 실세 논란 한 가운데였지만 “각국 정상들에 대한 각각 다른 인사말과 거론해야 할 주요 현안 등을 다 암기하고 있더라”고 회의에 참석한 외교부의 한 주요 인사가 전했다. 예컨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는 “현장 시찰을 의미하는 ‘블루스칸’과 ‘e-블루스칸’을 통해 일하는 내각을 실천하면서 개혁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의 리더십하에 인도네시아가 더욱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네며 양국 정상 간 인연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 짧은 정상회담에서 집중적으로 한국 기업 진출에 협력해 줄 것을 부탁했으며 개별 기업의 민원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미얀마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대우인터내셔널)이 지난해 7월부터 가스 생산을 시작한 미얀마 북서부 해상 가스전 개발 성공 사례와 같이 에너지와 광물자원개발 분야에서 양국 간에 더 많은 성공 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조를 기대한다. 미얀마의 경제 성장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항만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아는데 세계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진 한국과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요청하는 식이다. ‘CEO 서밋(최고경영자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는 ‘글로벌 가치사슬’을 제시하며 “한국 스마트폰의 상당 부분이 베트남에서 생산되면서 베트남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런 글로벌 가치사슬이 더 큰 경제적 혜택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품목을 발굴하고 글로벌 가치사슬을 이끌어 가는 대기업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이번 방한 기간 ‘홍보전’에 뛰어드는 등 왕성한 활동을 개시했다. 취임 이후 친서민 개혁 정책을 표방해 온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부산 경성대를 방문해 자국 출신 유학생과 결혼이민자 등을 만나 격려했다. 경성대에는 전국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130여명의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2011년 잠수함 3척 수출 계약을 체결한 대우조선해양, 부산의 신항만 시설 등도 들를 예정이다. 미얀마의 초대 민선 대통령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이끄는 테인 세인 대통령은 방한 기간 부경대와 부산외국어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부산외국어대는 1992년 국내 유일의 미얀마학과를 처음 설치한 학교다. 싱가포르의 리셴룽 총리는 이날 서울시 신청사 지하 서울교통정보센터를 방문해 서울의 교통 시스템 운영 현황을 살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명예 시민증을 수여받기도 했다.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김영목 이사장과 만나 한국의 대라오스 공적개발원조(ODA)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새마을운동 등에 높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훈 센 캄보디아 총리도 방한 기간 코이카 측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외에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국내 기업인들과 면담하고 부산 경제자유구역청을 방문하며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태국군 6·25전쟁 참전 기념비가 있는 유엔기념공원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12일 출국에 앞서 김해공항에서 각각 별도로 FA50 전투기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2009년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열린 것으로, 1차 회의 때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였던 양측 관계는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그간 전통적으로 정치·안보 분야 협력에는 소극적이었던 아세안과 이 분야에서도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것 역시 정부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다. 부산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김태리 아가씨,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 ‘레즈비언 이야기..동성애 누가?’

    김태리 아가씨,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 ‘레즈비언 이야기..동성애 누가?’

    ’김태리 아가씨,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아가씨’가 화제가 되면서 원작 소설 ‘핑거스미스’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아가씨’의 원작 소설 ‘핑거스미스’는 영국 작가 사라 워터스의 작품으로, 소매치기 집단에서 자란 소녀가 소매치기 우두머리와 귀족 상속녀를 결혼시키기 위해 상속녀에게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소매치기 소녀와 상속녀 사이에 싹트는 새로운 감정과 반전이 소설의 묘미로 꼽히고 있다. 작가 사라 워터스는 1966년 웨일스 출생이다. 레즈비언 역사 소설에 대한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하다가 구상하게 된 첫 작품 ‘벨벳 애무하기(Tipping the Velvet)’(1998)로 베티 트래스크상을 받고 각종 문학상의 후보에 올랐다. 19세기의 외설물과 비속어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1890년대 런던의 풍경을 치밀하게 묘사한 이 작품은 “레즈비언 역사 소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빅토리아 시대를 무대로 한 ‘핑거스미스(Fingersmith)’는 2002년에 발표된 세 번째 장편소설로, 추리소설로는 드물게 부커상 후보에 올랐고, 영국 추리작가 협회의 역사 소설 부문상을 수상했다. 그해 ‘올해의 책’으로 여러 차례 언급되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아가씨’에서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바꿔 눈길을 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는 김민희(상속녀), 김태리(소매치기 소녀), 하정우(백작), 조진웅(이모부)의 캐스팅이 확정되었다.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모호필름과 ‘올드보이’ 임승용 프로듀서의 제작사 용필름이 공동으로 제작할 예정이며, 2015년 1월 본격적인 영화 제작에 돌입한다. 김태리 아가씨,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 소식에 네티즌들은 “김태리 아가씨,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 “김태리 아가씨,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 파격적이긴 하다”, “김태리 아가씨,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 박찬욱 감독 영화니까 믿고 봐야지”, “김태리 아가씨,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 김민희 잘 어울리는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태리 아가씨,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 연예팀 chkim@seoul.co.kr
  •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를 작품으로…권윤희 작가 전시회 개최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를 작품으로…권윤희 작가 전시회 개최

    절개의 상징인 대나무만을 작품으로 그린 전시회가 있어서 눈길을 끈다. 오는 17일 서울 인사동 인사이트 갤러리에서는 ‘파란 댓잎소리가 들리네’ 라는 제목의 풍죽(風竹)전이 열린다. 후강(後剛) 권윤희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풍죽을 바람과 대나무의 만남으로 표현한다. 대나무는 옛 선비들이 시와 그림으로 그려내는 자연물이며, 유가미학에서 군자의 덕을 상징하는 비덕물로 보고 있다. 또한 바람은 보이지 않으나 존재하는 형이상적인 요소로 풀이하고 있다. 작가는 “풍죽은 형이상과 형이하의 결합이며, 선비정신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권 작가는 일찍이 풍죽의 대가인 강암(剛菴) 송성용 선생에게 풍죽을 사사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송성용 풍죽을 유가미학적으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한 풍죽으로만 대한민국 서예대전을 비롯한 여러 공모전에 출품하여 초대작가로 선정됐었다. 송성용 선생의 풍죽을 잇고자『강암의 풍죽』발간을 겸하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23일까지 서울 전시를 마치고, 전북 전주의 강암서예관에 초대되어서 2차 전시회(2015년 1월 6∼13일)를 가질 계획이다. 권윤희 작가 연락처 (010-8403-3781 / unikw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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