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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폰지밥’ 만든 스티븐 힐렌버그, 루게릭병 투병 중 별세

    ‘스폰지밥’ 만든 스티븐 힐렌버그, 루게릭병 투병 중 별세

    미국의 TV애니메이션 히트작 ‘스폰지밥 네모바지’의 제작자이자 해양생물학자인 스티븐 힐렌버그가 별세했다. 57세. 27일(현지시간)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스폰지밥의 제작사인 니켈로디언은 힐렌버그가 지난해 3월부터 신경 퇴행성 질환인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루게릭병)으로 투병하다 전날 숨졌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훔볼트주립대에서 해양생물학을 전공한 힐렌버그는 졸업 후 해양연구소에서 교육용 만화책을 직접 제작할 만큼 그림에 대한 소질이 뛰어났다. 그는 1992년 캘리포니아 예술대(칼아츠)에 진학해 애니메이션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어린이 전문 케이블TV 방송인 니켈로디언에서 바다생물을 의인화한 캐릭터인 스폰지밥을 탄생시켰다. ‘비키니 시티’라는 이름의 가상 수중도시를 배경으로 한 스폰지밥은 1999년 5월 미국에서 첫 방송된 이후 한때 편당 시청자 수가 2700만명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한국을 비롯한 200여개 국가에서 방영됐고 60여개 언어로 번역됐다. 2004년에는 극장용 영화로도 개봉돼 2015년 속편까지 나왔는데 시나리오와 감독 모두 힐렌버그가 맡았다. 지난해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제작돼 토니상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지금까지 방송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을 4차례 수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경일대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신입생 첫 모집

    경북 경산의 경일대는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되는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신입생을 올해 처음으로 모집한다고 28일 밝혔다.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는 정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의 하나로 신설한 것으로, 1학년 때 기업 휴직 제도를 활용해 대학에서 공부하고 2∼3학년 때는 복직해 일과 학업을 병행함으로써 3년 만에 4년제 정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1학년은 등록금 전액을 국비로 지원하고 2∼3학년은 학생이 등록금 25%를 부담하면 나머지 75%는 대학, 기업, 지자체가 25%씩 분담한다. 경일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산업분야 인력 양성을 위해 스마트팩토리융합학과(40명), 스마트전력인프라학과(30명), 스마트푸드테크학과(15명) 3개 학과를 신설해 모두 85명을 선발한다. 에스엘, 아진산업, 대한메탈, 한중엔시에스 등 지역 중견기업과 강소기업 다수가 채용 약정 기업으로 참여한다. 3단계 평가로 된 전형을 통해 선발된 학생은 채용 약정 기업과 근로계약을 체결해 취업을 확정하게 된다. 경일대는 다음 달 19일 입학과 채용 약정 기업 설명회를 열고 같은 달 29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온라인으로 원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안승섭 사업단장은 “이 사업에 영남·강원권에서는 경일대가 유일하게 선정돼 이번에 신입생을 모집한다”면서 “산업현장에 특화된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인재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 산업발전을 선도하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美과학진흥협 펠로에 신희섭 IBS 단장

    美과학진흥협 펠로에 신희섭 IBS 단장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신희섭(68) 단장이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펠로로 선임됐다. AAAS는 신 단장이 인지와 사회행동 등에 대한 뇌 메커니즘 연구 분야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해 펠로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20년 이상 뇌 연구 외길을 걸어온 신 단장은 서울대 의대를 거쳐 미국 코넬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MIT 교수, 포스텍 교수를 역임했다. 2005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받고 이듬해인 2006년 제1호 국가과학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AAAS는 1848년 미국에서 설립된 과학 관련 단체로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를 발행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기길운 안양시청소년재단 신임 대표이사 취임

    기길운 안양시청소년재단 신임 대표이사 취임

    “몸과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고 내일을 향한 꿈과 열정을 키워가는 행복한 청소년 육성을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안양시청소년재단 제4대 신임 대표이사에 임명된 기길운 전 의왕시의회 의장이 28일 취임 첫 포부를 밝혔다. 기 대표는 청소년이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2020년 11월까지 2년동안 안양시청소년재단 업무를 맡아 이끈다. 기 대표는 “전국 최고를 뛰어넘어 국제사회 청소년정책의 흐름과 선진사례를 파악하고 발굴, 공유하며 교류하는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청소년의 균형 잡힌 성장을 지원하고 꿈과 희망찬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복지관, 대안학교, 범시민단체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5·6·7대 의왕시의회 3선 의원을 역임한 기 대표는 돋보이는 친화력으로 조직의 발전과 화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적극적인 의정활동으로 의왕지역사회와 지방자치 발전에 공헌한 성과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 3월 경기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 제139차 정례회의에서 제7대 기초의회 지방 의정 봉사상을 받았다. 전남 무안 출생인 기 대표는 단국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제5대 의왕시의회 의원, 제6대 의왕시의회 전반기부의장, 후반기 의장, 제7대 의왕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역임했다. 이어 위기가정 무한돌봄 위원회 위원, 한국자살예방 시민연대 고문으로 활동했다. 기 신임대표는 “재단 설립 2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에 대표이사를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처량한 사법부…예산도 ‘싹둑싹둑’ 위기

    처량한 사법부…예산도 ‘싹둑싹둑’ 위기

    국회 법사위 51억 감액에 이어 예산조정소위에서도 20~30억 추가 감액 의견국회가 특별재판부 설치와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관들의 탄핵을 논의하는 가운데 대법원의 예산까지 대폭 삭감될 위기에 처했다.지난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소위 감액심사 회의록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의 잇단 성토에 대법원 예산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된 내용보다 더 많은 감액 요구에 시달렸다. 앞서 법사위는 대법원이 편성한 1조 6289억여원 규모의 내년도 세출예산 가운데 인건비 51억원을 감액하기로 했다. 예산소위에서는 51억원 외에도 공보홍보활동 지원비 중 2억 8000만원이 감액됐고, 법원행정처·사법연수원 운영경비,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법관 해외연수비용, 전문재판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감액 필요성이 제기됐다. 여당의 반대로 대폭 감액이 보류된 채 소소위로 넘겨졌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건건이 날을 세워 김창보 법원행정처 차장은 진땀을 뺐다. ●“행정처 축소한다더니…일반 직원 대신 채워 新사법적폐냐” 특히 사법농단 사건 이후 사법행정구조 개편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70억원 규모의 법원행정처 예산을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소위위원인 이혜훈 의원을 통해 39억여원 삭감을 주장했고, 자유한국당 장제원·송언석 의원은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해야 한다며 26억원 이상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차장이 “법관을 배제하고 일반직으로 보충하는 취지”라며 업무 자체는 줄지 않는다며 난색을 표하자 송 의원은 “그동안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조직을 축소한다고 외부에는 굉장히 크게 광고 내지 홍보성 발언을 엄청 해놓고는 실질적으로는 사람만 바뀐다 뿐이지 내용은 똑같다는 얘기 아니냐”면서 “법관이 아닌 일반인으로 또 신(新) 사법적폐를 만든 사람들 갖다 않혀놓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따졌다. 62억원 규모의 법관 장·단기연수 예산 가운데 일부 법관들에게 제공되는 미국 로스쿨 법학석사학위(LLM) 과정 연수도 지적을 받았다. 김 차장과 소위에 함께 참석한 이승련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은 “학자금이 조금 많이 들어가는 LLM은 대부분 5만 달러 이하”라면서 “일부만 6만 달러 정도의 학비로 가기는 하지만 다른 부처와 저희들이 1인당 지급되는 해외연수 학자금은 비슷한 수준이어서 다른 부처에 비해 더 많이 쓰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송 의원은 “법관은 뭔데 황제유학 보내냐. 그래서 적폐로 문제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고, 장 의원도 “LLM이 뭔지 모르겠지만 법관들에게 LLM 학비까지 대주는 것은 다른 일반공무원들하고 (다른) 특별한 특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나는 이것을 반드시 삭감할 겁니다”라고도 덧붙였다. ●“황제유학”·“판사 자기네들 편하려고”···한국당 연신 비난 의료·건설·건축 등 특정 전문분야 재판에 활용하기 위해 법원에 상임전문심리위원을 두는 예산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재판에 상근인을 둔다는 것은 법원 편의적인 발상”이라면서 “판사들이 자기네들 재판 쉽게 하겠다고 하는 것. 국선변호도 법원이 자기 재판부마다 상설화하고 있는데 자기 원하는 입맛대로, 자기 마음대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으니까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이 세계 최초로 통역안내 로봇을 도입해 서울가정법원에 시범 설치하는 데 필요한 1억원도 발목이 잡혔다. 김 차장은 “차세대 법정을 위한 기술개발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결혼이주여성 등에 대한 통역지원으로 사법접근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인 송 의원은 “우리가 미국 가려면 영어를 배워서 가야 하는 것 아니냐. 한국 오려면 한국어를 배워서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차장이 “위원님, 말씀이…”라며 당황해 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오세정 서울대 총장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 국회의원 내던질 정도

    오세정 서울대 총장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 국회의원 내던질 정도

    오세정(65)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가 제27대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서 서울대 총장으로서 그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 가운데 하나인 학벌주의의 정점에 있는 서울대의 키를 잡은 오 명예교수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서울대 이사회는 27일 오전 관악캠퍼스 호암교수회관에서 신임 총장 선출을 위한 회의를 열고 오 명예교수를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면 새 총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오 명예교수는 2014년 전임 제26대 총장에 나서면서 학내 정책평가에서 1위를 했지만 공동 2위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의 탈락에 당시 학내 반발도 거셌다. 최총 후보자 1인을 뽑는 식으로 선출방식이 바꿨다. 전임 정권이 했던 비정상적인 행보의 정상화 차원에서 오 명예교수에게서 특별한 결격사유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서울대 총장에 임명되는 것이 확실시된다. 앞서 오 명예교수는 2010년 제25대 총장선거에 나서 오연천 전 총장에게 밀렸다. 서울대 총장 도전에 ‘3수’를 한 셈이다. 오 명예교수는 또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국회의원 직을 내던지고 “서울대가 위기 상황”이라며 총장직 출사표를 던졌다. 2016년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제20대 국회에 입성했다가 지난 9월 사퇴했다. 그의 공약은 서울대 법인화 제자리 찾기, 법인 서울대에 걸맞는 재정확보, 서울대 공공성 회복 등이다. 오 명예교수에게 ‘머리 좋은 서울대 졸업생’보다 ‘헌신적인 서울대 졸업생’을 바라는 한국 사회의 기대가 전달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오 명예교수가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국회의원 등을 중도 사퇴했다며 서울대 총장을 고위 공직으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이같은 비판에 “서울대 총장은 마지막 자리다. 어디 안 간다”고 반박했다. 서울대 총장은 중도에 국무총리로 임용된 사례가 왕왕 있었다. 학교 예산도 어마어마하다. 서울대 예산은 정부출연금 4400억여원, 연구비 500억여원, 등록금 1900억여원, 발전기금 2000억여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장은 국회의원에겐 없는 인사권, 즉 교직원에 대한 인사권도 행사할 수 있다. 1953년 서울 출생인 오 명예교수는 1971년 경기고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서울대 전체 수석으로 물리학과에 입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리학과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고체 물리학 분야에서 세계적 학자라는 명성을 얻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오 명예교수는 이사회 선출 직후 “이사회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치명적 ‘사이코패스‘들이 온다/안동환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치명적 ‘사이코패스‘들이 온다/안동환 국제부 차장

    전차·장갑차 등 중국 인민해방군의 지상군 무기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은 소년·소녀 31명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중국 베이징이공대학(BIT)이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이 아이들은 중국 전역에서 5000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최종 선발된 전원 18세 이하의 남학생 27명과 여학생 4명이다. 이른바 중국 정부가 공인한 ‘두뇌와 애국심이 출중한 동시대 최고 영재들’이다.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BIT는 중국 최대 방산업체 중국북방공업(NORINCO)과 합작해 지난달 개시한 4년짜리 프로젝트 ‘지능무기체계의 실험적 프로그램’에 영재들을 투입했다. BIT 프로그램은 영재 1명마다 과학자와 군사전문가 등 멘토 2명을 배정해 인공지능(AI) 이론과 무기실무를 교육하고 국가 방산연구소 복무와 박사 학위 취득을 지원한다. 이 영재들은 가까운 미래에 중국의 첫 국가급 AI 무기 과학자의 영예를 성취하는 동시에 인류가 절대 열어선 안 될 금단의 빗장을 풀려고 할지 모른다. 바로 자율살상무기체계(LAWS)의 개발이다. 인간이 조종하고 통제하는 드론 같은 무인 무기와 전혀 다른 차원이다. LAWS는 기계가 스스로 인간 목표를 식별해 죽이는 자동화된 무기 시스템이다. 이는 살상·파괴 행위의 실행 과정에서 인간 판단이 배제되는 것을 의미한다. AI 무기 개발자로 양성되는 중국의 어린 영재들이 과연 LAWS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책임감을 느낄지 의문이다. 2030년까지 세계 1위 AI 강국을 국가 목표로 제시한 중국과 가공할 무인 무기들을 실전배치해 온 미국이 첨예하게 다투는 분야가 ‘킬러로봇’이다. 미 전쟁분석가 S L A 마셜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적에게 총을 쏜 미군 병사 비율이 평균 15%라고 밝혔다. 미군 공식 보고서인 ‘아메리칸 솔저’나 다른 연구에서도 2차 대전 전장에서 전체 병사의 80~85%는 적을 향한 사격을 거부했다.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베트콩 한 명을 살상하는 데 쓴 탄약은 평균 5만발이었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죽이는 행위에 얼마나 강력한 혐오감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 인간은 결코 ‘타고난 살인자’가 아니다. AI 무기는 상대를 죽이는 인간의 죄책감을 희석한다. 윤리의식이 없는 기계를 수많은 살인병기로 만드는 건 똑같은 숫자의 ‘사이코패스’들을 인간 스스로 창조하는 것과 진배없다.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 4’의 에피소드 ‘메탈헤드’는 AI 로봇이 인간의 생존 의지를 허물어뜨리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사냥개처럼 네 발로 달리며 차량을 쫓고, 안면인식기술(정교하지 않아도 치명적이다)을 통해 살상 대상을 구분한다. 심지어 디지털 도어록을 해킹해 문을 열고, 손상 부위를 스스로 수리하며 콩알 크기의 위치추적기를 인간의 몸에 박아 넣는 치밀함까지 갖췄다. 유엔은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회의를 열고 처음으로 LAWS 규제를 협의했다. 올 4월, 8월에도 두 차례 소집됐다. 지난 7월 스웨덴 스톡홀름의 ‘2018 세계 인공지능 연합 콘퍼런스’에서는 90개국 AI 연구자와 150개 테크기업 기술책임자 등 2400명이 LAWS의 개발·제조·거래 활동 거부를 선언했다. 선언문에 담긴 경고는 엄중하다. “AI는 군사 시스템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 LAWS는 핵·생화학무기와 완전히 다르며 일단 한 국가라도 도입하면, 아무런 제한 없이 전 세계적 군비 경쟁을 촉발한다. 이를 막는 건 인류의 안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ipsofacto@seoul.co.kr
  • 공무원 경력직 채용 원서 직접 방문 접수 사라진다

    앞으로 공무원 경력채용의 응시 원서를 접수할 때 인터넷이나 우편, 팩스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공무원 경력채용 원서접수 방식을 ‘직접 방문’으로 제한하지 말 것을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에 권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방공무원 인사 지침은 경력채용에 응시할 때 관련 서류를 직접 방문해 제출하는 방법 외에도 인터넷, 우편, 팩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권익위가 올해 경력채용을 한 195개 기초지방자치단체와 17개 지방교육청의 공고문을 조사한 결과 142개(73%) 기초지자체와 15개(88%) 지방교육청이 직접 방문 접수만 허용했다. 이에 권익위는 공무원 경력채용 때 원서접수에 대해 직접 방문뿐 아니라 인터넷, 우편, 팩스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고 직접 방문 제출 방식만으로 제한하는 것을 금지하라고 권고했다. 또 별도의 유효 기간이 없는 학위증명서, 경력증명서, 자격증명서를 경력채용 공고일 이후에 발급받은 자료로 바꿔 제출하도록 규제하거나 원본 서류를 받은 뒤 돌려주지 않는 관행도 개선하도록 했다. 유효 기간이 없는 증빙자료는 발급일을 채용 공고일 이후로 과도하게 제한하지 말고 증빙자료를 사본으로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원본은 탈락자가 원하면 돌려주라는 것이다. 권익위는 “행안부가 ‘블라인드 채용’을 위해 사진란이 없는 표준응시원서와 이력서를 마련했지만 기존 서식을 그대로 사용하는 기초지자체가 많다”며 이에 대한 개선도 권고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교육부 새 차관 박백범 성남교 교장 임명

    교육부 새 차관 박백범 성남교 교장 임명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박춘란 교육부 차관 후임으로 박백범(59) 전 세종특별자치시 성남고등학교 교장을 임명했다고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이 밝혔다. 대전 출신으로 행정고시 28회인 박 차관은 대전고등학교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 차관은 교육부 대학지원실장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을 지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적립금 8조 쌓은 사립대…강사료 2200억 없다고 강사법 반대”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적립금 8조 쌓은 사립대…강사료 2200억 없다고 강사법 반대”

    “한 달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11년이 흘렀네요.” 김영곤(70)·김동애(72)씨 부부의 반응은 예상 외로 차분했다. 얼마 전 두 사람이 그토록 갈망했던 이른바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이들이 2007년 9월 7일 ‘강사법’ 시행을 촉구하며 국회의사당 앞 길바닥에 자리를 펴고 앉은 지 11년 하고도 두 달여 만이다. 지금까지 겪은 어려움을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뻐해야 마땅할 것 같은데, 이들은 또 다른 장애물을 어떻게 넘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대학 시간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의 강사법 시행이 임박하자 대학들이 강사들을 대량 해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천막농성 중인 두 사람을 찾아가 만났다.→강사법이 곧 시행될 것 같다. 내용엔 만족하나. -김영곤: 아쉬운 점은 있지만 큰 틀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다. 우선 1970년대 박탈당했던 교원 지위를 되찾았다. 당시 대학에선 교수, 부교수, 조교수, 강사가 모두 교원 신분이었는데 유신 정권이 강사를 제외시켰다. 그로 인해 강사는 연구와 학생지도 등 중요 업무에서 사실상 배제됐고 단순 지식 전달꾼으로 전락했다. 교원 지위 회복으로 앞으로 역할이 커질 것이다. 또한 임용 기간을 1년 이상으로 못박고, 3년 이상 재임용 심사를 받을 권리를 부여한 것도 고용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방학 중 급여 지급도 법안에 명시됐다. 강사 임용 시 공개 채용을 원칙으로 해 채용 투명성도 높였다. 아쉬운 점은 교원 지위는 보장하되 교육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 사학연금법에선 ‘예외’란 단서 조항을 둔 것이다. 향후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대학들이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강사들을 대폭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영곤: 매우 걱정스럽다. 강사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후 대학들의 대량해고 움직임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강사 수를 절반 이하로 줄이려는 대학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대학들이 재정 부담을 내세우는 건 말이 안 된다. 대학 전체 예산이 얼만데 강사 처우 개선에 필요한 수십억원 때문에 어렵다고 하나. 쌓아 두고 있는 돈도 엄청나다. 2016년 기준 4년제 144개 사립대 누적 적립금만 8조원에 달하고, 쓰지 않고 다음해로 넘긴 이월금도 7000억원이 넘는다. 그중 일부만 사용해도 강사법 시행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김동애: 우리나라 4년제 대학 예산 총액은 18조원이 넘는다. 그중 인건비는 전체 지출의 41%인 7조원 정도다. 그런데 대학강사 강의료는 2200여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인건비의 2.9% 정도다. 대학에서 강사의 강의 비중이 대략 30%인 점을 감안할 때 열악한 정도가 상상 이상이란 얘기다. 대학들은 강사법이 시행된다고 하니까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한데 대학 재정은 그 정도로 열악하지 않다. 재정 지원을 하더라도 사전에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 대학들은 강사법 보완 과정에서 3년 임용심사권 부여에 반대하면서 (그렇게 되면) 오히려 학위 소지자들의 강사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면서 법이 시행되려고 하니 강사를 대폭 줄이려고 한다. 이런 모순된 태도가 있나. →대학들은 강사법이 시행되면 교육의 시의성과 다양성 확보가 어려워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김영곤: 오히려 그 반대다. 강사법이 제대로 시행되면 단순한 강사 처우 개선을 넘어 대학 교육의 틀을 바꾸게 된다. 교원 지위를 회복함에 따라 강사들의 연구와 학생 지도가 활성화돼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그동안엔 단순 지식 전달자에 불과했다. 한때 대학 강의의 절반 가까이를 맡으면서도 제 역할을 못 했다. 연구를 해도 정규직 교수의 이름으로 논문이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강사를 공개 채용토록 한 것도 강의의 질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교수가 임의로 채용하다 보니 강사는 강의와 연구에 전념하기보다 교수의 눈치를 보고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측면이 있었다. →부부가 어떻게 함께 ‘투쟁’에 나서게 됐나. -김영곤: 1970년대 유신반대 시위를 하다 경찰에 쫓겨 공장에 취직한 뒤 노동운동을 하게 됐다. 그 와중에 두 번이나 구속되기도 했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노동사를 연구하고 관련 책도 쓰다가 57세 때 고려대에서 강의를 하게 됐다. 한데 학생들이 질문도 거의 안 하고 문제 의식도 없어 보여 토론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는데, 용산참사와 제주해군기지 논란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룬 게 말썽이 났다. 주제도 사실 내가 정한 게 아니고 학생들이 질문한 내용이었다. 대학이 연구 이력 등을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부했다. 연구 성과를 제출하고 소송을 내자 대학 측은 그 이유를 배제하고 경영상 이유를 대더라. 결국 해고 판결을 받았다. 그후 강사 처우 개선을 위한 싸움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2011년엔 전국대학강사노조를 설립했고 지금까지 대표를 맡고 있다. 그 전부터 김동애(부인) 선생이 교원지위 회복 투쟁을 벌이고 있어 이미 관심은 갖고 있었다. -김동애: 1989년부터 10여년간 여러 대학에서 중국사 등 강의를 했다. 한데 교육을 하기보다는 단순 시급을 받는 알바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아니다. 안 된다’는 마음에 부당한 점을 얘기하기 시작했고, 1999년부터 결국 기나긴 교원 지위 회복 투쟁에 들어섰다. 싸움을 시작한 뒤 회유도 적지 않았다. 모 대학에서 연구교수 자리를 준다기에 응모해 채용이 됐는데 가 보니 조건을 달았다. ‘강사 싸움 하지 말라’는 조건이었다. 자리를 포기하고 연구실 열쇠를 반납한 뒤 돌아 나왔다. 그러던 중 나와 김영곤 선생을 믿고 투쟁을 벌이던 교수들이 잇달아 목숨을 끊으면서 투쟁을 포기할 수 없었다. 특히 2010년 조선대 강사였던 서정민 선생은 유서에 내 이름을 세 차례나 언급했다. 자신은 정규직 교수의 종이었고, 강사는 노예라는 현실을 알려 달라고 했다. 서 강사의 비극은 2011년 강사법 입법의 계기가 됐다. →강사법 개정안이 이제 국회 본회의만 통과되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천막을 거두고 집에 돌아가야 하지 않나. -김영곤: 통과돼도 실제 적용은 내년 2학기부터다. 그때 대학 현장에서 시행되는 걸 보고 천막을 걷겠다. 이미 강사법은 네 차례나 유예됐다. 지금도 대학들은 한번 더 유예해 달라고 국회에 로비를 하고 있다. sdragon@seoul.co.kr 대학 반발에 네 차례 유예된 강사법…강좌 축소·강사 감축 등 벌써부터 파장 우려 지난 15일 국회 교육위를 통과한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은 대학강사의 처우 개선과 함께 교원 지위를 부여토록 하고 있다. 1년 이상의 임용 기간 보장, 3년 이상 재임용 심사를 받을 권리 부여, 임용 처분 불복 시 소청심사권 등을 명시했다. 또한 방학중 임금 지급, 퇴직금 지급, 건강보험 가입도 포함돼 있다. 2010년 조선대 서정민 강사가 열악한 처지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것을 계기로 법 개정이 추진돼 2011년 국회를 통과했지만, 대학의 부담과 강사의 대량해고 우려 때문에 네 차례나 시행이 유예됐다. 결국 네 번째 유예 만료 시점(2019년 1월)을 앞두고 지난 9월 강사 대표와 대학 대표,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가 유예된 강사법의 문제를 보완한 개선안에 합의했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 개선안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일 서울대 단과대 학장·대학원장단이 강사법 개정안이 교육의 질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입장문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하는 등 강사법 시행에 대한 대학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대학들이 재정 부담을 내세워 강사 감축, 강좌 수 축소, 강좌 대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UAE, 아랍어 모르는 英대학원생에 간첩이라며 종신형 선고

    UAE, 아랍어 모르는 英대학원생에 간첩이라며 종신형 선고

    영국인 대학원생이 연구차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간첩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으면서 영국이 발칵 뒤집혔다. UAE 법원은 21일(현지시간) 매튜 헤지스(31)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헤지스는 영국 더럼대학교에서 중동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헤지스의 가족은 이날 그가 변호사도 대동하지 못한 채 재판에 출정했으며, 심리에 5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헤지스는 지난 5월 연구차 UAE를 방문한 후 두바이 공항에서 출국하려다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6개월간 독방에 수감됐다가 지난달 보석으로 석방됐지만 이날 판결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UAE 정부는 헤지스가 UAE 사람들에게 민감한 사안에 대해 질문하고 민감한 정보를 수집했다는 이유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하마드 알샴시 UAE 법무장관은 “헤지스는 해외국의 스파이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됐다”면서 “그가 UAE의 군대와 경제, 그리고 정치 안보를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헤지스가 연구를 위장해 자국에 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헤지스의 부인은 그가 박사 학위 논문 주제로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시민과 군대의 관계에 대해 연구해 왔으며, 이번에도 관련 인터뷰를 위해 UAE를 방문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헤지스가 UAE 왕정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관련 자료를 수집했고, 정부 관계자들의 심기를 거스르는 발언을 해 본때를 보여려 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헤지스의 부인은 “그가 감금됐을 때 UAE 당국이 아랍어로 된 서류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는데, 알고보니 죄를 자백하는 내용이었다”면서 “헤지스는 아랍어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 헤지스의 더럼대 지도 교수인 존 윌리웜스도 BBC 인터뷰를 통해 “헤지스는 스파이가 아닌 무고한 학생이며 이번 재판은 어떤 적법성도 없다”면서 석방을 촉구했다. 영국 정부는 UAE의 판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깊은 충격과 실망을 받았다”며 “UAE가 이번 판결에 대해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헤지스의 판결에 대해 “깊은 실망과 우려”를 나타내며 “UAE 최고위 당국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라고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국인 첫 인터폴 총재… “안전한 세상 위해 함께 가자”

    한국인 첫 인터폴 총재… “안전한 세상 위해 함께 가자”

    러 푸틴 장악 우려… 美·유럽 등 강력 지지 노무현 정부 행정관·ICPO 부총재 역임 “정치 편향 차단… 소외 회원국 치안 우선”김종양(57)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부총재(전 경기경찰청장)가 한국인 최초로 인터폴 총재에 선출됐다. 김 신임 총재는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87차 인터폴 총회’ 총재 선거에서 러시아 비밀정보기구(KGB) 요원 출신인 알렉산드르 프로코프추크 부총재를 누르고 24대 총재로 당선됐다. 그동안 한국인 출신의 인터폴 부총재는 두 차례 나왔지만 총재는 처음이다. 인터폴 총재 임기는 4년이다. 하지만 김 총재는 지난달 부패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돼 중도 사임한 멍훙웨이 총재의 잔여 임기인 2020년 11월까지 2년 동안만 활동한다. 연임은 불가능하다. 김 총재는 수락 연설에서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인터폴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면서 “우리 공동의 목표인 ‘안전한 세상’을 위해 함께 나가자”고 말했다. 앞서 출마 연설에서는 “인터폴의 정치적 편향을 배제하고, 아시아·아프리카에 있는 소외된 회원국들의 치안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김 총재의 당선에는 미국과 유럽 등에 번진 ‘반(反)러시아’ 정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언론들은 러시아 후보가 당선되면 인터폴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배경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개릿 마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김 총재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 총재는 경남 창원 출신으로 마산고,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국대에서 경찰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5년 행정고시(29회)에 합격한 뒤 1992년 경정으로 특채됐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으며, 이후 경찰청 외사국장, 경남경찰청장, 경찰청 기획조정관을 거쳐 2014년 말부터 1년간 경기경찰청장을 역임한 뒤 퇴임했다. 김 총재는 2012년 11월 인터폴 집행위원으로 선출되면서 인터폴과 인연을 맺었고, 2015년 아시아 지역(오세아니아·중동 포함) 부총재 자리에 올랐다. 김 총재는 경찰 재직 당시 국제적인 업무 능력과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외사통’으로 평가받았다. 인터폴은 1923년 국제범죄, 테러, 재난 등 치안 문제에 대한 국가 간 공조, 경찰 협력을 위해 세워진 치안협의체이다. 회원국은 194개국이며, 본부는 프랑스 리옹에 있다.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故허수경 시인을 추억하며… 22년 만에 다시 나온 ‘모래도시’

    故허수경 시인을 추억하며… 22년 만에 다시 나온 ‘모래도시’

    산문집 ‘나는 발굴지에…’ 재출간도“외국 사람만 사는 하늘 아래에 외국 사람만 걷는 거리에 외국어로만 사용해야 하는 자리에 다시 가서 살지는 말아 주길.”(이병률 시인 추도사 중) 일찍이 고향을 떠나 머나먼 타국에서 인간 내면 깊숙한 곳의 허기와 슬픔, 그리움을 노래했던 고 허수경(1964~2018) 시인. 지난달 3일 세상을 떠난 시인의 49재에 맞춰 소설과 산문집이 재출간됐다. 각각 22년, 13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오는 ‘모래도시’(문학동네)와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난다)다. ‘모래도시’는 시인의 첫 장편소설이다. 마치 시인처럼 고향과 가족을 떠나 독일의 한 대학에서 만난 세 젊은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시인은 198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1992년 돌연 독일로 건너가 뮌스터대에서 고대근동고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설 속에는 서울을 떠나 독일로 유학 간 ‘나’, 천체망원경으로만 보이는 머나먼 곳을 꿈꾸는 ‘슈테판’, 내전 중인 레바논을 떠나 기원전의 사람들이 동경했던 이상향 딜문을 지금 여기서 그리는 ‘파델’이 등장한다. 셋 다 비슷한 듯 다른 시인의 분신들이다. 산문집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는 2005년 첫 출간 당시 제목이 ‘모래도시를 찾아서’였다. 오리엔트의 폐허 도시 바빌론을 중심으로 고대 건축물 발굴 과정에 참여했던 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 시인은 책에서 전 인류의 역사를 막론하고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 불멸을 탐한 인간 욕망의 부질없음을 탓한다. “모래먼지 속 모래먼지가 될 제 운명을 예견이나 한 듯, 발굴터에서 써 나간 이 아픈 기록들은 시인의 유서로도 읽히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출판사 측 설명이다. 지난 20일 경기 고양 북한산 중흥사에서 열린 시인의 49재에는 동료 문인들과 독자 50여명이 참석했다. 김민정 시인은 송사에서 “산 자와 죽은 자가 삶과 죽음이 섞인 바둑돌처럼 뒤섞인 채 흔들리다 가는 게 삶인가. 그걸 언니가 알려 준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함성호 시인이 스무살 이상 나이 차가 나는 김지하 시인을 ‘지하형’이라 불렀던 시인을 추억하며 “뻔뻔스러운 사람이라 생각했다”고 말할 땐 간간이 웃음도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어지는 함 시인의 말엔 모두들 조용해졌다. “나는 왠지 당신이 뮌스터에 있어서 좋았다. 아파도 모르는 곳에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위로할 수 없는 곳에 있어서 좋았다. 너무 먼 곳이었으니까.” 먼 곳에서 더욱 먼 곳으로 떠난 이의 넋을 다들 한 마음 한 뜻으로 달랬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학생 때부터 노동운동… 해고노동자 투쟁 앞장 여가부 정책 토대 마련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 사회학과 재학 때 학생운동에 참여하다 제적된 뒤 서울 구로공단 봉제공장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1992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 활동으로 구속돼 6년을 복역했다. 출소 후 학교로 돌아가 노동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전문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의정활동 중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투쟁, KTX 승무원 투쟁,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파견,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등 굵직한 현안 때마다 앞장을 서며 목소리를 높였다. 2016년 20대 총선엔 성남중원 지역 공천을 받았지만 선거에서 낙마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으로 일하며 여성가족 정책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저서로는 ‘만국의 알바여, 정치하라’, ‘은수미의 희망 마중’(이상 2017), ‘국민의 존엄, 10시 18분’(2016), ‘새로고침’(2013), ‘날아라 노동’(2012) 등이 있다. 은 시장은 청소년들에게 권유하고 싶은 책으로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3부작을 추천했다. 쌍둥이 혁명(신기술+생명공학)이 인류에게 어떤 도움을 줄까 고민하기 위해 읽었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계명대 김철수교수 55세계도시 건축문화 발간

    세계 55개 유명 도시를 한 눈에 확인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김철수 계명대 도시계획학과 석좌교수가 펴낸 ‘55 세계의 도시?건축문화’는 세계 유명 도시들의 아름다운 자연과 건축물·거리·광장 등 물리적 공간은 물론 종교나 예술과 관련된 독창적인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도시에는 매력 있게 디자인된 공공적 장소, 과거의 숨결이 살아있는 역사적 공간, 멋과 낭만이 넘치는 예술적 공간과 그 속에 의미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김 교수는 홍익대 대학원에서 도시공학과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계명대 도시계획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했으며,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 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도시디자이너로 유명하다. 이런 김 교수가 여행한 세계 6대륙 70여 개국의 수많은 도시들 가운데 55개 도시를 선정하여 역사와 종교를 살펴보고, 성곽·거리·광장·교량·기념비등 공공장소와 건축물에 담겨있는 공간문화와 예술, 도시재생 프로젝트 등을 주로 사진과 스케치로 표현했다. 김 교수는 “세계 220여 개 나라에는 수많은 도시가 있고, 피라미드의 도시 카이로부터 마천루의 도시 뉴욕까지 5천 년 간의 인류문명의 역사가 흐르고 있다”며 “이 책이 세계의 여러 도시를 찾는 여행자들이 도시의 역사와 공간문화, 건축, 예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태국 출신 첫 난민 인정자 차노크난 루암삽

    태국 출신 첫 난민 인정자 차노크난 루암삽

    태국에서 왕실을 모독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고국을 등진 청년활동가 차노크난 루암삽(25)<서울신문 6월 18일자 24면>이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태국 출신으로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취득한 첫 사례인 차노크난은 1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얻으면서 미래를 계획하고 삶을 전진시킬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난민지원단체와 차노크난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난민 신청을 한 차노크난은 11월 5일 난민 지위를 취득했다. 차노크난은 “최소 1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출입국사무소에서 마지막 인터뷰를 하고 한 달쯤 후에 난민으로 인정을 받았다”며 “1차 심사에서부터 난민 지위를 취득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난민 관련단체 관계자는 “당국은 차노크난이 박해받은 사실이 명백한 것으로 보고 난민으로 인정을 했다”면서 “차노크난이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박해받을 위험이 있다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태국 명문 쭐라롱꼰왕립대학 정치학과 11학번인 차노크난은 2014년 5월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이래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단체를 설립하고 운동을 이끌어왔다. 차노크난은 2016년 12월 태국 왕실을 비판한 BBC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했고, 이를 이유로 지난 1월 왕실모독죄로 기소됐다. 태국 형법상 왕실모독죄를 저지르면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살게 된다. 이런 이유로 차노크난이 한국으로 도피했다. 앞으로 차노크난은 한국어와 한국법을 배워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인권활동가로서 난민 문제 등에 대한 활동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그는 “저를 포함해 어느 누구도 난민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며 “고국으로 돌아가면 목숨을 잃게 되는 난민들은 인간으로서 대접받을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차노크난은 태국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태국 정부는 지금 당장 인권침해를 중단하고 선거를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는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차노크난과의 일문일답.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기다리는 일 말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비생산적인 나날이었다. 또한 9개월이 넘는 대부분의 날들을 방안에서 혼자 보내면서 생기는 감정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이 힘들었다. →난민으로 인정받았을 때 기분은. -놀라웠고, 행복했고, 안도했다. 생각했던 것만큼 난민 지위를 얻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놀랐다. 최소한 1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출입국에서 마지막 인터뷰를 하고 한 달 후에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매년 3~4% 정도의 사람들만 난민심사를 통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기대하지 않았던 1차 심사에서부터 난민 지위를 부여받아 행복했다. 또한 안정적인 지위를 갖게 돼 미래를 계획하고 전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했다. →가정 먼저 무엇부터 하고 싶은가.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 난민 지위를 얻었기 때문에 정부에서 난민과 이민자들을 위해 마련하는 한국어와 기초 한국법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내년부터 수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한국에서의 향후 계획은. -결과가 갑자기 나왔기 때문에 솔직히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는 한국어와 한국사회를 가능한 한 많이 배울 것이다. 그리고 인권운동가로서 한국의 난민 및 기타 사회 문제에 대한 활동을 계속해나가고 싶다. 석사 공부를 하고 싶지만 (석사 학위 등을)신청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공부하기 전에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족이나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가. -모두 기쁜 소식을 듣고 너무 행복해하고 있다.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얻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오랫동안 걱정해왔다. 태국 언론도 마찬가지다. 왕실모독죄와 관련된 사건은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두는 주제이기 때문에 태국 언론도 오랜 시간 동안 지켜보면서 이 좋은 소식을 전하는데 도움을 줬다. →다른 난민들과 달리 많은 도움을 받은 편인데, 가장 고마운 사람은 누군가. -중요한 질문이다. 많은 사람의 도움이 없었다면 난민 지위를 얻을 수 없었을 테다. 특히 나의 변호사팀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들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 채 한국에 왔을 때부터 난민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줬다. 태국 활동가들은 나를 한국 활동가들과 연결되도록 도와줬다. 한국 활동가들은 나를 돌봐줬다. 사람들에게 나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태국 상황에 대해 알려준 언론도 감사하다. 누군가가 필요할 때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 한국인 친구들도 정말 고맙다. →한국 내 난민 문제가 갈등을 낳고 있다.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데, 한국 정부와 국민이 어떤 태도를 가지길 바라는가. -난민 문제가 한국인들 사이에서 갈등적인 이슈라고 알고 있다. 나는 난민으로서, 이 세계에 있는 어느 누구도 난민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길 원한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 우리를 고국을 등지고 안전한 장소를 찾게 만들었다. 우리는 난민이 되기를 선택하지 않았다. 한국인들도 한국전쟁(1950~1953년) 시기에 한국을 떠나 미국에 갔다고 알고 있다.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는 것은 그와 비슷한 일들이다. 사람들은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난민들을 같은 인간으로 봐야 한다. 당신도 인간이고 그들도 인간이다. 고국으로 돌아가면 죽게 되는 난민들은 인간으로서 대접받을 가치가 있다. 난민을 쉽게 판단하기 전에 난민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 →태국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당장 가능한 한 빨리 선거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를 원한다. 인권 침해를 중단하라. 정부와 왕실이 우리의 세금을 쓰는 한 시민들은 정부와 군주제를 비판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미국 명문 다트머스대 여자 졸업생 7명 학교 측 상대로 ‘미투’ 소송 제기

    미국 명문 다트머스대 여자 졸업생 7명 학교 측 상대로 ‘미투’ 소송 제기

    미국의 명문 사립대로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뉴햄프셔 다트머스대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소송에 휩싸였다. 17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다트머스대를 졸업한 여성 7명이 교수들의 성범죄를 눈 감아왔다며 학교 측을 상대로 7000만 달러(액 79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뉴햄프셔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심리학·뇌과학 교수 3명이 2002년부터 여학생들을 성희롱하거나 차별하고 성폭행도 저질렀는데도 대학 측이 이를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문제의 교수들이 연구실에 매력적인 여성을 고용해야 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고 여학생들을 성적 대상으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2015년 3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학회 회의 때 여학생을 밖으로 데려가 강제로 술을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 교수가 학업 성적과 일자리에 영향을 주는 자신들의 직위를 이용해 여학생들에게 술자리와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원고 중 한 명인 크리스티나 라프아노는 “박사학위를 위해 연구팀에 이미 합류한 상태라 담당 지도 교수의 요구를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프아노는 지난해 4월 다른 여성들과 함께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해당 교수 밑에서 4개월간 연구를 계속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지난해 성폭행 및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3명의 교수를 조사한 뒤 해임 계획을 세웠으나 이를 알게 된 한 교수는 해임 전 은퇴했으며 곧이어 다른 2명은 사직했다. 하지만 당시 이 사건의 자세한 내용이나 조사 결과에 대해 학교 측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학 측은 학교에 책임을 묻는 여성들의 주장을 부인하며 법정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박현갑의 틈새보기]잇단 원자력 유관기관장 중도사퇴는 왜?

    [박현갑의 틈새보기]잇단 원자력 유관기관장 중도사퇴는 왜?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하재주 원장(61)이 3년 임기 가운데 1년 4개월을 남겨둔 채 물러난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상급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하 원장이 최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황순관 원자력연구원 미디어소통팀장은 15일 “어제 사임의사를 밝혔고, 20일 오후 2시에 이임식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강정민(53) 원자력안전위원장이 3년 임기 중 2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사임한 바 있다. 원자력계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일이 벌어지게된 것인지 따져봤다. 올 여름부터 사퇴요구 나와하 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원자력기구(NEA)원자력개발국 국장을 맡는 등 국제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은 원자력 전문가다. 문재인 정부 출범 두달 전인 지난해 3월 원자력연구원장에 취임했다. 당시 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성 폐기물 무단 소각, 핵폐기물 무단방출 등 방폐물 관리부실에 따른 안전불감증 이슈로 신뢰도가 추락하던 중이었다. 하 원장은 취임 전 벌어진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조직혁신과 안전강화에 주력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사퇴요구를 받아온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6월 28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논평을 통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결과, 원자력연구원 방사성폐기물 무단폐기가 사실로 드러났다”며 “연구원의 전면적 쇄신을 위해 하재주 원장이 물러나야 한다”며 하 원장의 사퇴를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하 원장은 자신의 재임 전 있었던 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성폐기물 무단 절취 및 투기 사건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2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자 국가행정심판 청구를 했다가 최근 기각 결정을 받았다. 해체 폐기물 무단절취와 부실 관리 등 원자력연구원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은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도 나왔다. 결국 지난 14일 중도사퇴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한 관계자는 15일 “하 원장 본인의 판단이라고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 인사권자 입장에서 유감스럽다는 말 외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추진에 미온적이라서 잘렸다? 과학계에서는 그의 사임을 두고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기조에 따른 희생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을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15일 하 원장의 사임에 대해 “대덕연구단지 등 과학기술계에서는 전 정권에서 임명되었고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적극적이지 못한 하 원장이 자진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알려져 있었다”며 외압설을 제기했다. 앞서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한국원자력연구원지부는 14일 성명에서 “최근 정부는 명확한 사유나 공식적 의견 표명 없이,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우리 연구원 원장 사퇴를 집요히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점차 현실화 되는 탈원전 정책의 부작용을 가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또다시 우리 연구원을 흔들어 국민의 뜻과 목소리를 외면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김경호 지부장은 “하 원장은 원자력 진흥은 축소하고 안전은 강화하는 등 나름 혁신에 힘써왔다”면서 사임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신 의원도 “하 원장이 새로운 원자력발전소 모델을 만들기보다 기존 원자력 운영상 안전기준이나 해체기술에 대한 연구에 중점을 두는 등 원자력 연구 방향을 틀어보려고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 친원전쪽에서는 (하 원장이)방향을 틀어서 가려는 것에 대해 왜 안버티느냐고 했을 것같고, 반대쪽에서는 적극적이지 않다고 보는 등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끝에 물러나신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하 원장뿐 아니라 20년이상 근무자 다 잘라야” 하지만 원자력연구원 해체를 주장하는 핵재처리 실험저지를 위한 30km연대의 입장은 정반대다. 이경자 위원장은 16일 “지난 5월에 핵폐기물을 불법매각한 사실이 드러났다. 구리와 납이 아파트나 도로에 사용되었는지 알 수 없는데 고물상에 팔아치웠던 것으로 나왔다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면서 “우리가 보기에 사퇴압력 운운은 황당한 것이다. 원장뿐 아니라 최소한 20년이상 근무한 사람들은 다 잘라내고 원자력연구원을 전면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원전파도, 친원전파도 중도낙마이에앞서 지난달 28일엔 우리나라 원자력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강정민 위원장이 국정감사 하루 전 전격 사퇴해 충격을 던졌다. 차관급인 강 위원장은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상태였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친원전파들이 탈원전파를 왕따시켜 내보냈다는게 정설”이라고 귀띔한다. 강 위원장은 탈원전파로서 문 정부의 정책기조를 지키려 했는데 이에 반대하는 원안위의 모 간부가 제대로 일을 하지않아 인사조치를 하려는 중, 내부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출장비 문제가 불거졌고, 지난 국감에서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이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하면서 여당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재단의 한 고위관계자도 “강 위원장이 오락가락하는 등 대응이 초보적이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문제에 대해 반대토론자로 많이 나셨던 분이다. 원자력위험성을 앞장서서 얘기하니 탈원전파로 알고 있었는데 원안위원장이 되니...조직장악을 못하신 것같다”고 말한다. 두 사람 모두 서울대 원자력공학과출신으로 하 원장이 친원전파라면, 강 위원장은 탈원전 성향의 학자였다. 과학기술력 저하로 이어져선 안돼 정부는 얼마 전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과학기술관계 장관회의를 11년만에 복원하며 과학기술 진흥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원자력 유관 연구기관장들의 잇단 중도사태가 신진 과학기술자들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연구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신용현 의원은 “과거 이명박 정부 때는 일괄적으로 공공기관장들의 사표를 받아 선별적으로 처리했고, 이후 박근혜정부 때는 될만한 사람 중에서 낙점했고 나도 그런 경우였다”면서 “전문성이 중요한 과학기술계가 정치적 판단에 좌우돼선 안 된다. 후임 원장 인선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연구원의 김경호 지부장은 “에너지는 안보로 생각해야 한다. 정파간에 다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시설은 도시계획에도 반영해야 원자력계는 이번 기관장들의 중도사퇴를 계기로 지역주민 참여 등 원자력 안전에 대한 모든 정보는 공개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아울러 도시계획 입안에도 원자력관련 시설에 대해서는 별도 조치가 필요하다. 원자력연구원은 예전에 산속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이후 주변지역이 개발되면서 현재는 원자력연구원과 원자력연료 주식회사가 8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대형 아파트단지와 마주하고 있다. 향후에는 핵발전소뿐만 아니라 핵관련 연구시설에 대해서도 도시계획을 통해 주민들과 일정한 거리 이상 떨어지도록 금지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원자력연구원 해체를 주장하는 핵재처리 실험저지를 위한 30km연대가 주장하는 ‘30km’가 논의의 시작점이 될수 있다. 30km는 핵발전소 주변에 통상적으로 설정되는 비상계획구역 범위로, 원자력연구원이 실제 사용후핵연료로 재처리실험을 강행할 경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하는 범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30km이내에 있는 지자체는 대전시 전체를 비롯하여, 세종시, 충남 공주시·금산군·논산군, 충북의 청주시·옥천군 등 7개 지자체이며 모두 28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1959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기술 연구기관이다. 원자력 기술을 통한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미국 유학파인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당시 문교부에 원자력과를 만들고 미국으로부터 연구용 원자로를 받아와서 문교부 산하에 원자력 연구소를 설치했는데 이 연구소가 현 원자력연구원의 전신이다. 원장은 차관급 대우를 받으며 연봉은 1억 5000만원선이다. 정규직 1400명에 내년이면 설립 60주년이 된다. 하는 일은 차세대 원자로 개발이 제일 중요하며, 가동 중인 원자로 안전연구, 영구정지시킨 고리 1호기 해체기술개발, 사용후 핵연료인 고준위 방폐물 처분방식 연구 등이다. 작업복, 실험복, 신발, 장갑, 모자나 박스 등 방사선 작업에 사용되었으나 인체에 해를 기치는 정도가 낮은 이른바 중·저준위 방폐물은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리장에서 처리하기로 했으나 고준위 폐기물은 처분장소나 처분방식을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다. 하 원장 외에 역대 원장 중 중도사임한 원장은 2007년 박창규 원장이 유일하다. 박 원장은 실험용 핵물질 분실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사퇴했었다. 원자력안전위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방사선 안전규제 전반을 총괄하는 합의제 행정기구다. 2011년 설립됐다. 원안위 설립 전에는 과기부 원자력국에서 원자력 진흥과 안전관리 등 규제업무를 동시에 했다. 하지만 선수가 심판직을 함께 하는 것처럼 부적절하다는 주장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안전규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안전규제 업무를 분리하면서 생겨났다. 강정민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9일 임명됐다. 원자력 관련 박사학위 소지자지만 원자력 발전 분야에서 경력을 쌓지 못하고 연구원과 초빙교수 등을 지내다 미국 환경 시민단체에서 활동해온 사람이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원전건설 중단을 주장하는 등 탈원전 성향 인사다. 지난달 29일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갑자기 사임했다. 카이스트 교수 시절인 2015년 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연구과제를 위탁받아 연구비 274만원을 받은게 문제였다. 원안위법은 최근 3년 이내 원자력 이용단체로부터 연구개발을 수행한 사람은 위원에서 퇴직하도록 되어 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주말의 커튼콜]이안 보스트리지, 전쟁의 슬픔을 노래하다

    [주말의 커튼콜]이안 보스트리지, 전쟁의 슬픔을 노래하다

    17~18일 서울시향 상주음악가로 마지막 공연1차대전 종전 100주년 추모 의미…말러 ‘풀피리 가곡’ 협연 ※‘주말의 커튼콜’은 최근 화제가 됐거나 내한을 앞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국에서는 다소 먼 나라 얘기 같지만, 올해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이 되는 해다. 최근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앞에서 있었던 1차 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는 유럽과 미국의 주요국 정상들이 함께한 가운데 첼리스트 요요 마가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을 연주하는 등 추모 무대가 펼쳐지기도 했다.  17~1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상주음악가로서 마지막 무대를 갖은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의 공연은 다분히 전쟁에 대한 추모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핀란드 명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와 함께 하는 이번 무대에서 유럽의 ‘30년 전쟁’과 ‘7년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한 말러의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가곡 가운데 4곡을 발췌해 부른다. ●역사학자 출신 슈베르티안  보스트리지에게 늘 따라붙는 수식어는 ‘역사학자 출신 성악가’다. 옥스퍼드와 캐임브리지 대학에서 철학과 역사학을 공부한 그는 1990년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고 옥스퍼드대 강단에 서던 중 성악가로 전향했다. 1993년 29세의 늦은 나이에 데뷔했지만, 그는 단번에 독일 가곡(리트)의 최고해석자로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악가가 됐다.  데뷔 이래 여러 레퍼토리를 불렀지만, 보스트리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작곡가는 단연 슈베르트다. 그는 슈베르트 연가곡집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로 1996년 그라모폰 솔로 보컬상을 수상했고,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와 녹음한 ‘겨울여행’은 90년대 이후 발매된 슈베르트 가곡집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그의 ‘겨울여행’은 사랑에 대한 절망과 외로움, 방랑의 정서가 미성과 맞물려 더욱 가득하다. 독일 가수들과 비교해 들어도 그가 부른 가곡은 시에 내제된 의미가 더욱 명확히 전달된다는 게 청자들의 평가다. 보통의 오페라 가수와는 다른 마른 체형은 그의 지성미를 오히려 더욱 부각시킨다.●노래로 전쟁의 슬픔 보듬다  낭만주의의 방랑을 노래하던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가 이번 한국 무대에서 선택한 곡은 말러의 ‘뿔피리가곡‘이다. ‘물고기들에게 설교하는 파도바의 성 안토니우스’와 ‘소년 고수’, ‘기상 신호’, ‘아름다운 나팔소리 울리는 곳’ 등 4곡으로, 전쟁 포로로 교수대에 오르는 북치기 소년의 이야기, 고향과 연인을 그리는 병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앞서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뿔피리 가곡’에서 들리는 말러 교향곡 3번과 5번 등의 익숙한 선율은 말러의 관현악과 가곡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됐음을 느끼게 한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원광(元光)’은 말러 교향곡 2번 4악장으로 더욱 많이 알려진 곡이기도 하다. 특히 가곡 속 행진곡풍의 리듬, 타악기 사용 등에서 말러 교향곡의 특색을 엿볼 수 있는 점도 감상의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뿔피리 가곡’은 흔치않은 관현악 반주의 가곡이다. 서울시향과 마지막 공연의 프로그램으로 말러를 선택한 이유도 오케스트라가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보스트리지는 안토니오 파파노가 피아노를 맡아 최근 함께 녹음한 ‘진혼곡:전쟁의 슬픔’(Requiem:The Pity of War) 앨범에도 말러의 ‘뿔피리 가곡’을 수록했다. 두 사람은 1차세계대전 때 세상을 떠난 작곡가들의 곡과 말러의 가곡을 함께 묶어 추모의 의미를 담았다. 그는 최근 이번 음반 발매와 맞물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지에 쓴 기고에서 ‘내 시의 주제는 전쟁과 전쟁의 슬픔’이라는 영국 시인 윌프레드 오웬의 말을 인용하며 “이 노래들은 전쟁의 영웅이나 위로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뿔피리 가곡’은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와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가 부른 음반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피셔-디스카우는 보스트리지를 옥스포드 강단에서 위그모어홀 무대로 올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기회가 된다면 피셔-디스카우와 보스트리지의 말러 가곡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32) ‘프리미엄 LG’ 만드는 6인의 부회장단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32) ‘프리미엄 LG’ 만드는 6인의 부회장단

    권영수 부회장, 주력사업 거쳐 구광모 대표체제 핵심 부상신학철 부회장, 영입에 냉소적인 ‘LG화학’ 추스리기 시험대  권영수(61)㈜LG 부회장은 40년간 LG그룹에 몸담으면서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 등 LG의 주력 사업들을 모두 경험했다. 또한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의 재무적 역량과 사업적 감각을 모두 갖춘 양수겸장의 경영인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 6월말 구광모 ㈜LG 대표이사 중심의 경영 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지난 7월 구 대표를 보좌할 지주회사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선임됐다. 전자∙화학∙통신 분야의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구 대표를 보좌하며 지주회사 운영을 챙기는 역할을 맡는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07년 대규모 적자였던 LG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아 취임 첫 해에 1조 5000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4년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일궈냈다. 2012년부터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전기차 및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를 시장 1위에 올려 놓았다. LG유플러스 CEO 재임 기간에는 이동통신시장의 정체 속에서도 2017년 가입자 1300만명을 달성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아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가 장점이다. 권 부회장은 CFO 출신 답지 않게 통이 크다는 평을 받는다. 고 양정모 전 국제상사 회장의 사위다. 권 부회장 자신은 제네시스 챔피언십 등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2승을 차지한 프로골퍼 이태희 선수를 사위로 맞았다. 권 부회장의 딸은 스포츠매니지먼트회사에서 프로골퍼 매니저로 활약했던 권보민(30)씨다.  조성진(62)부회장은 40여 년간 가전사업에 몸담아 온 명실공히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이자 ‘가전장인’(家電匠人)으로 불리고 있다. 조 부회장은 2012년까지 36년 동안 세탁기를 연구해서 가전업계에서는 ‘세탁기 박사’로 불렸다. 2012년말 사장으로 승진하며 세탁기를 포함한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사업 전반을 맡았다. 그는 LG전자 CEO를 맡은 첫 해인 2017년 사상 최대 매출(61조 4024억 원)을 기록했다.  조 부회장은 고교 진학을 포기할 뻔 했다. 도자기 장인이던 부친이 아들이 중학교만 졸업하고 가업인 요업(窯業)을 잇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요업과 공업계 고등학교가 관련이 있다고 부모님을 겨우 설득해 용산공고에 진학했다.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금성사 견습과정을 거쳐 우수장학생 자격으로 입사할 당시에는 선풍기가 가장 인기 있고 유망한 가전 제품이었다. 입사 동료들은 선풍기 개발실을 선호했지만, 조 부회장은 세탁기 설계실을 택하면서 세탁기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세탁기 보급률은 0.1%도 안 될 정도로 걸음마도 못 뗀 단계였다. 조 부회장은 세탁기가 반드시 대중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세탁기가 사람을 대신해 빨래하는 동안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다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부회장은 1990년대 세탁기 기술을 일본에 의존하던 LG전자에서 독자적 기술의 개발을 주도했다. 1999년 모터가 벨트나 풀리(pulley)를 거쳐 세탁통을 구동하는 간접 방식이 아니고 모터가 직접 세탁통을 직접 구동하는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이어 2005년 세계 최초 듀얼분사 스팀 드럼 세탁기를 개발해 LG전자 ‘트롬’ 브랜드의 드럼세탁기를 세계시장에 알리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제품 전문업체로 이름을 알리는 데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트윈워시’ 세탁기도 그의 작품이다. 통돌이세탁기와 드럼세탁기를 결합한 형태의 트윈워시는 2015년 출시된 뒤 80개 이상의 국가로 출시해 대히트를 치는 등 ‘고졸신화’의 성공스토리를 썼다.  그는 H&A사업본부장 취임 이후 세탁기 사업에서 쌓은 1등 DNA를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며 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 놓았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각 사업본부 경영진을 만나 개발, 생산, 제조, 구매, 품질,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분야를 빠짐없이 챙겨 ‘Mr. 현장’으로 불리고 있다.  한상범(63)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IT핵심 부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 종사하며, 제품 및 장비 개발, 생산 공정,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를 모두 경험한 IT업계 최고 전문가다. 2000년까지 LG반도체에서 공정기술개발그룹을 이끌었던 한 부회장은 2001년 LG디스플레이의 생산기술센터장으로 부임해 해외에 의존하던 주요 LCD 핵심장비들의 국산화를 이끌었다. 2010년에는 TV사업본부장을 맡으며 3D TV의 대중화 시대를 가져온 FPR(Film Type Patterned Retarder) 3D 사업을 주도했다. 2012년 LG디스플레이 CEO로 취임한 그는 2012년 세계 최초로 TV용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했다. 2013년 20만대에 불과했던 OLED TV 판매량은 2017년 170만대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는 5년여 만에 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용산고와 연세대 세라믹공학과를 졸업했다.  신학철(61)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는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 경영인이다. 신 부회장은 세계적인 혁신기업 3M에서 수석부회장까지 오르며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청주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왔다.  하지만 신 부회장은 ‘그룹의 본류’로 여겨지고 있는 LG화학의 구성원들의 신임과 화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 부회장이 ‘화학’ 전공자도 아니어서 이번 발탁을 냉소적으로 보는 구성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차석용(65) LG생활건강 부회장은 2005년 LG생활건강 CEO로 취임한 이래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기반을 공고히 다져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주도해오고 있다. 경기고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주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인디애나대학교에서 로스쿨도 마쳤다.  차 부회장은 미국 P&G에 들어가 입사한지 14년 만에 한국P&G 총괄사장이 됐다. 이후 해태제과 등 국내외 업체들의 CEO를 두루 거쳤다. LG생활건강은 “차석용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LG생활건강 CEO 취임 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현재의 화장품·생활용품·음료 3개 사업부문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2005년 취임 이후 LG생활건강은 매년 매출과영업이익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회사 시가총액은 40배 이상 늘어났다. 이런 공로로 차 부회장은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현회(62)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015년부터 ㈜LG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실적 개선을 이끌며 2018년 경영진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 전략기획담당과 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1위 성과를 내는 데 기여했다. 2014년에는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맡아 울트라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2015년부터는 ㈜LG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하면서 성장사업을 육성하고 경영관리 시스템 개선, 연구·개발(R&D) 및 제조역량 강화 등을 이끌었다. 올해는 LG유플러스 CEO로 취임했다.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동생이자 올해말에 2선으로 물러나는 구본준 부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부산 금성고와 부산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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