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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 졸업 열하루 뒤 하버드 졸업, ‘익스텐션 스쿨’ 다니면 가능

    고교 졸업 열하루 뒤 하버드 졸업, ‘익스텐션 스쿨’ 다니면 가능

    미국의 17세 소년이 고교를 졸업한 지 열하루 만에 하버드 대학 졸업장을 받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주인공은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캔자스주 율리시즈 고교 졸업식에서 무대에 나가 졸업장을 받은 브랙스턴 모럴. 그는 오는 30일 매사추세츠 캠브리지에 있는 하버드 대학의 익스텐션 스쿨 졸업 가운을 입는다고 21일 abc 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 인터넷판과 인터뷰를 통해 자랑했다. 모럴이 익스텐션 스쿨에 입학한 것은 열한 살 때였다. 입학 자격을 따지지 않고 오랜 기간에 걸쳐 수업을 듣고 일부 강의는 온라인으로, 일부 과목은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여름학기에서 강의를 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물론 우리가 아는 저유명한 하버드 칼리지의 예술학 학사(BA) 학위가 아니라 하버드 익스텐션 스쿨의 문학예술 학사(ALB) 학위를 받는다. 모럴은 “남들보다 머리 하나쯤 앞서 출발하게 돼 안도가 된다”며 “내 지평을 정말로 넓혀줬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것들과 내가 (삶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부모 카를로스와 줄리는 모럴의 학구열을 지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하버드 익스텐션 스쿨 입학을 도왔다. “이 학교는 자기 계발이나 재미를 위해서나 사람들이 강의를 듣는 일을 허용한다”고 말한 모럴은 힘겹게 강의 과목을 다 들어 6년 만에 학사 학위를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이 대학 첫 강의는 자바스크립트 프로그래밍 수업이었다. 중국어와 고대 그리스 영웅들을 배우는 신화 수업이 가장 좋아했던 강의였다고 털어놓았다. 복수 학위를 전공하는 것이어서 짬이 나면 비디오게임, 영화, 스포츠를 즐겼다. “친구들은 날 완벽한 패배자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지, 응원해주고 다르게 취급하지 않는다.” 누나 브리트니 조 시거(29)는 기저귀를 차던 남동생이 드라이브스루 식당에서 어머니 대신 지폐와 동전을 정확히 셌다며 될성 부른 떡잎인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동생은 늘 큰 얘기를 다르게 했다며 한 살이나 18개월 됐을 때 알아챘다고 덧붙인 뒤 “동생이 열심히 노력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럴은 졸업 뒤 로스쿨 진학을 꿈꾸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 로스쿨에 입학해 헌법을 공부하길 바라고 있다. 하버드 대학 남아시아 학부의 케빈 맥그래스 교수는 모럴에 대해 “인상적이며 독보적인 젊은 학도”라고 평가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광주 발포자 보고듣던 DJ, 조용히 눈 감더니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광주 발포자 보고듣던 DJ, 조용히 눈 감더니 …”

    ‘도덕성 회복’ 주창하는 허만기 총재가 말하는 ‘도덕과 정치’“역사적 대세가 대한민국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정치권이 국민의 장래에 폐를 주지 않고 꿈과 희망을 주도록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해요. 남북 관계, 경제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자기를 버리고 국가와 민족, 그리고 미래를 보면서 치열하게 논쟁하고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국회를 내팽개치고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주체성을 상실하고 도덕이 없는 집단인 겁니다. 광주민주항쟁이나 촛불혁명과 같은 민족의 기념비적 정신을 폄훼하고 모독하는 것은 반민주, 반도덕의 극치입니다. 물론 여당도 국정을 책임지는 위치이니 자기주장만 내세울 게 아니라 사리에 맞는 말에는 귀 기울여야 합니다.” 명함을 주고받는 수인사가 끝나자마자 그는 정치권 성토로 말문을 열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최근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서를 낸 허만기 도덕성회복 국민연합 총재를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다. 구순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목소리는 쩌렁쩌렁했고, 기억은 어제 일을 말하는 것처럼 총명했다. 허 총재는 정치 원로로서 도덕이 없는 현재의 정치에 대해 신랄하게 일갈했다. “도덕성이 갖춰지지 않는 정치는 권력싸움에 불과하고, 진실이 없는 정치는 위선일 뿐”이라고 꾸짖었다. 그가 정치에 발을 내디딘 것은 1958년 제2대 경남도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다. 당시 자유당 부정선거를 폭로하면서 이승만 정부와 각을 세우다 구속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지만 1961년 5·16쿠데타가 발생하면서 ‘구정치인’으로 활동이 묶였다.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광명이세, 최고의 도덕도덕없는 정치, 권력싸움… 성명서 문의 많아” - 성명서를 냈습니다. 반응이 어떻습니까. “도덕성이 타락된 우리 정치가 너무한다 싶어서 성명서를 냈지요. 성명서를 내가 작성해서 아는 사람들과 기업인들에게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반응이 아주 좋아요. 우리 시대의 교과서라거나, 좋고 옳은 말씀이라며 강의를 해달라 곳도 있고, 복사해서 써도 되느냐고 묻는 전화도 많이 옵니다.” - 정치권이 명심할 도덕을 들려주시면.“도덕이 한자여서 중국 것인 줄 아는데, 사실은 우리가 중국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명심할 도덕은 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 광명이세(光明理世) 입니다. 한자가 이 땅에 들어오기 훨씬 이전에 단군이 벌써 만들어낸 심오한 이념이지요. 사실, 이게 구전으로 전해오다 한문으로, 글로 남겨진 겁니다. 인간은 서로 도와야 하고, 인간 개인으로서의 우월성보다는 전체로서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간이 먼저라는 것이지요. 광명은 밝음, 빛, 꿈, 희망, 기대를 의미합니다. 고대국가나 최첨단의 현대나 광명으로 국가와 민족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단군이 선포한 겁니다. 세상 어느 나라에 이렇게 거룩한 건국이념이 있습니까. 기껏해야 실용주의 내지 실리주의에 정직 정도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기념일을 만들어 그 의미를 반추하자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남북문제 잘 풀면, 대륙국가가 되는 기회10대 경제대국 한계 벗어나 G2 압박할 것” - 우리나라에 대세가 왔다고 진단했습니다. “남북문제를 잘 풀면 우리나라가 섬나라에서 벗어나 대륙국가가 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협력하지 않고 엉뚱한 소리나 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모처럼 붙잡은 기회를 차버리는 행위입니다. 나는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민족 내부의 문제이니, 이건 우리가 핸들링한다며 밀어붙이면 좋겠습니다. 이것을 두고 ‘김정은 편든다’거나 ‘북한 돕는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북한 김정은도 핵무기에 대해서는 사는 길을 찾는 것이지, 그놈을(핵무기를) 쥐고 있으면 자승자박이란 것을 깨달을 겁니다. 정치권이 싸우더라도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이익, 장래 문제는 별도로 해야 합니다. 국민의 미래를 망쳐서는 안됩니다.” - 섬나라를 벗어나자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우리나라는 대륙국가와 해양국가라는 두 개의 큰 축을 씨줄날줄로 해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지금 막혀 있지 않습니까. 북한 김정은을 끌어들여 경제공동체를 만들면 부산에서 구라파로, 중동으로, 러시아로 기차를 타고 바로 갈 수 있는 시대가 됩니다. 그래야 비로소 대륙국가가 됩니다. 그게 안되면 우리는 10대 경제대국 한계를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조선, 자동차, 반도체… 이런 것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의 탈출구가 대륙이라고 봅니다.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남북 간에 경제협력체가 형성되면 세계의 투자가 몰려올 것이라고, 미국 투자사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수십 년 안에 일본, 독일을 능가하고 G2를 압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크게 나갈 기회가 왔습니다. 정치권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언제까지나 앉은뱅이, 신세타령이나 하며 살겠습니까.” “김정은 핵무기 한계인식…설득하고 끌고가야한국 공산화?… 우리 국민이 그렇게 머저리냐”- 그런데 북한이 아직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당장 핵을 폐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손을 놓고 중도에서 포기해야 합니까. 어떻게든 김정은을 설득하고, 끌고 가야지요. 핵무기가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김정은도 핵무기를 끌어안고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는다는 것을 알 겁니다. 나는 김정일이 그런 선택할 것이라고 보지 않고, 김정은도 자신이 한계에 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설득해서 핵을 폐기하게 하고, 과감하게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북한보다 국력이 20배나 강한데 북한이 무엇으로 우리를 이기겠어요. 공산화? 천만의 말씀입니다. 우리 국민이 그렇게 머저리입니까? 공산화에 설득당할 것 같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자신감을 가져야지요.” 올해 구순인 그는 서예인, 정치인, 유학자의 길을 걸었지만, 국민정신 선양과 관련된 일은 놓지 않았다. “1950년대에 심산 김창숙, 담원 정인보 선생을 모시고 정신문화 선양운동을 했습니다.” 이후 1960~70년대에는 노산 이은상 박사, 초대 문교부 장관을 지낸 안호상 박사와 함께 국민사상선양회를 창립했다. 이를 통해 산업화와 민주화, 국제화에 대한 이론적 뒷받침을 위해 정책 세미나와 강연회 등을 68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그런 그가 2007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지인들과 함께 도덕성회복 국민연합을 만들어 도덕성 회복을 주창하고 있다. “내 나이 90세, 무슨 욕심이 있겠어요. 다만 이 나라를 위해 발자취를 하나 남겨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도덕성회복 운동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도덕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효·경로사상孝, 유장한 구름 아닌 전화 한 통이면 실천” - 도덕성 회복 운동을 간단히 설명하시면. “오늘날의 타락은 도덕의 상실에서 비롯된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도덕성을 잃어버리면 사람들이 무도하게 되고, 타락하고 패륜과 부정, 비리가 판치게 됩니다. 도덕이 무너지면 결국 인간이 몰락하고, 나라가 망하게 됩니다. 현대 사회의 인간 상실과 자아 붕괴로 미루어볼 때 도덕성 회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도덕성회복은 이 나라의 시대적 역사적 소명이며, 사람들에게 영혼의 안식과 정신적 평화를 가져다줄 겁니다.” - 젊은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광명이세가 있습니다만 한 명의 인간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효와 경로사상이라 생각합니다. 효는 최고의 선이며, 도덕성의 원초입니다. 한 기자가 석학 아놀드 토인비에게 ‘선생께서는 만일 다른 별에 가서 살아야 한다면 지구에서 무엇을 갖고 가고싶나’고 물었더니 ‘코리아의 효사상, 경로효친과 가족제도를 가져가고 싶다’고 한 일화가 효의 가치를 말해 줍니다. 도덕은 이렇게 유장한 구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실천 가능한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당장 전화 한 통이면 실천할 수 있는 것이 효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이 전혀 아닙니다. 내가 한 백년 가까이 살아서 압니다.” “노 前대통령, 내가 만든 장학회 수혜자, 후배靑비서실장 지낸 文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알아盧, 서거 수일 전 세상사 초월 당부 글씨 써 줘조선대 로스쿨 필요성 전달 … 성사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과의 사진이 있는데 어떻게 인연이 됩니까. “그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습니다. 제가 부산상고를 졸업했는데, 경남도의원 시절 부산상고 장학회를 저와 김지태 부산일보 사장 등이 만들었습니다. 그 장학금 수혜자 가운데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뿐만 아니라 노 전 대통령도 포함돼 있지요. 13대 국회의 5공비리 청문회에서 같이 활동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등을 지냈으니, 자연스럽게 가깝게 지내게 됐고 …. 10년 전 노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서거하기 수일 전, 궁지에 몰렸을 때 동문 골프모임에서 소동파의 적벽부를 한 구절 써주며 세상사를 초월하고, 유유자적하게 살라고 당부했는데…. 내가 조선대 석좌교수로 있을 때 조선대에 로스쿨의 필요성을 구두로, 편지로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만, 성사되지는 않았죠.” -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숨겨진 일화,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12·12 쿠데타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정호용 장군이 1982년 어느 날 나를 급히 만나자고 했어요. 장 장군은 내 서예를 좋아해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였거든. 그가 정색하고 굳은 표정으로 ‘오늘 아침에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 영어 이니셜, 허 총재는 DJ로 지칭했다)의 생사를 결정합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라며 내 의견을 물었어요. 그래서 내가 ‘DJ는 민주화의 상징이자 선구자이다. 그를 죽이면 반인륜적·반도덕적 처사이고, 도덕성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차라리 미국으로 망명하게 하는 것이 어떻냐’고 했지요. 정 장군은 고개를 끄덕였지요. 그 후 정 장군은 전두환·노태우와의 3자 회동에서 DJ를 살렸다고 독백처럼 내게 말한 적이 있지요. 그 뒤 13대 국회에서 정 장군을 만났는데 그때 광주민주화항쟁의 발포자로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정 장군이 나를 찾아와 ‘내 아버지를 두고 맹세하겠다. 나는 발포자가 아니다. 허 의원이 나를 불의한 사나이로 보면 어쩔 수 없고, 올바른 인간으로 믿어준다면 DJ에게 진실을 말해달라’고 했지요. 나는 그의 인격을 믿었고, 그 말을 믿었기에 새벽에 동교동에 갔었지요. 언제나처럼 정장차림으로 나를 맞아준 DJ와 이희호 여사에게 이 사실을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DJ는 내가 보고하는 동안 눈을 감고 조용히 듣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너무 정호용 장군을 변명해준 것 같은데….” “12·12쿠데타 주역 정호용, ‘DJ구명’ 내게 말해‘鄭, 광주 발포자 아니다’는 주장 DJ에 전달도DJ, 눈 감고 듣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안 해” 그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학원 최고정책결정자(SEP) 과정을 수료했다. 13대 국회의원(1988~1992년)을 지내면서 평화민주당 당기위원장, 국회 5공비리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06년 성균관유도회 총재를 맡았고, 2009년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위원으로 선임됐다. 국회의장이나 당 대표 등을 지낸 이들로 대체로 구성되는 헌정회 원로위원에 초선에 불과한 그가 선임된 것은 다소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서예 전시회도 종종 가졌든 허 총재는 정치권에서도 알아주는 명필이다. “DJ, 선양회 세미나 참석하면서 인연 깊어져13대 국회 비례대표서 자신 앞에 나를 배치인내력, 상상력 뛰어난 초월적 능력 소유자”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1980년대에 내가 주관한 국민사상선양회 세미나에 DJ가 한번 참석하면서 인연이 깊어졌습니다. 아침 7시 강연에 이은상·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백선엽 장관·조영식 경희대 총장·윤일선 서울대 총장 등 기라성같은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DJ가 만나고 싶어했던 인물들이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DJ는 13대 전국구(비례대표) 후보에 자신의 바로 앞번호에 나를 배치했습니다. 나는 그 보답으로 12권짜리 김대중 전집을 만들어줬습니다. 청평별장에서 먹고 자기를 같이하면서 DJ를 옆에서 보니 이 나라에서 제일 부지런한 사람이었습니다. 인내력, 상상력, 추진력이 뛰어나고 실패나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초월적 능력의 소유자였습니다.” “YS, 사상선양회서 강연도…정무직도 제안YS와 가까우니 안기부, 내집 급습해 쑥대밭국회서 안기부장 유학성 만나 한 대 갈겨YS, 노태우와 야합… 도덕 없어 절교 선언”-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연도 많다지요. “1980년대에 YS는 정무직을 제안했습니다만 저는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집으로 밀고 들어오기도 했지요. 내가 주관한 국민사상선양회에서 YS는 ‘정치발전과 정치인의 자세’라는 주제로 강연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에 내가 YS와 가깝게 지내니 안기부가 내 집을 급습했습니다. 아이들 방까지 수색해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서슬 시퍼렇던 안기부장이 유학성이었습니다. 국회 휴게실에서 만나 ‘유학성 이놈!, 나라를 위해 일해야지, 남의 뒤나 캐고 …” 하면서 한대 갈겨버렸습니다. 유학성이 쓰러졌지만 옆에 있던 민정당 의원 몇 사람이 있었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YS는 노태우 전 대통령과 야합하는 바람에 변절했지요. 일신의 명리를 위해서는 도덕도, 정의도, 원칙도, 국민도 다 저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YS와 절교를 선언했습니다. 그랬더니 심복인 서석재 의원과 김덕룡 의원을 내 집으로 보내 나를 집요하게 설득하려 했습니다.” - 좋은 인연만 있는 것은 아니겠죠. “전두환과 악연이 생각납니다. 같은 고향이어서 서로 잘 알고 지냈습니다만 11대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제가 구속됐습니다. 전두환이 광주항쟁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국보위에서 스스로 대장 진급한 그런 부당성을 유세과정에서 비판하다 선거 3일 전에 덜컥 구속됐습니다. 누가 시켰겠어요. 그러다가 제가 13대 국회의 5공비리 특위 청문회에 활동했습니다. 그때 장세동 등을 상대로 일해재단 비리를 심문했습니다. 그리고 전두환의 정치자금 6000억원의 불법조성을 가장 먼저 폭로했습니다. 구체적인 비리를 밝혀낸 겁니다. 큰 기업에 부실기업을 안겨주고 장기저리로 대출해주면서 리베이트를 받은 것이죠. 당 총재인 DJ에게 보고하니 ‘허 의원, 그럴 수가 있나. 어떻게 6000억원을 받을 수 있나‘라며 처음엔 믿지 않았습니다. 어떤 기업으로부터 얼마씩 받았는지는 국회 속기록에 다 남아있습니다. 전두환이 돈을 받을 때 재무 공무원을 시키지 않고 최측근들에게 시켰더군요.” “요즘 신문 3개 읽고 독서 활동 꾸준히7시간 수면, 운동화 신고 많이 걸어다녀” - 고령인데도 활동이 많습니다. 건강 비결은. “일을 놓지 않는 게 비결입니다. 신문은 서울신문과 경제지 하나 등 3개를 매일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TV로 뉴스를 한 시간씩 보고 밤 11시쯤 자서 다음날 아침 6시 일어납니다. 책을 꾸준히 읽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책은 안 보면 정신이 갑니다. 영혼을 맑게 하려고 고전을 읽습니다. 그리고 최근엔 좀 많이 걸으려고 합니다. (신고 있는 운동화를 가리키며) 많이 걸으라고 아들이 사 준겁니다. 운동화를 신으니 확실히 발이 편합니다. 고령일수록 꾸준히 일을 해야 합니다. 목숨이 다하는 그날이 은퇴하는 날이지요.”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기고] 창업·문화·포용 국가와 신흥 학교/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

    [기고] 창업·문화·포용 국가와 신흥 학교/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창업 국가, 문화 국가, 포용 국가 등 마치 나라를 새롭게 세울 듯한 뉴스를 많이 접한다. 신흥 국가에 필요한 기초는 신흥 학교다. 여기서 신흥이란 ‘신나고 흥겹다’는 뜻이다. 소비하며 놀기 때문에 즐거운 게 아니라 창조적으로 기여하는 기쁨을 누리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 새 국가의 주인이 돼야 해서다. 다행히 학교들은 교육 목표를 ‘행복’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는 죽도록 공부해야 먹고사는 시대가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못 하면 죽는 시대가 됐음을 인정해서다. 어린 시절 배고팠던 기억에 사로잡힌 어른들의 타성 때문에 속도가 더디지만 굵직굵직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중학교 자유학년제와 고교학점제는 같은 나이의 학생들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교육을 받던 ‘3S’(Same people, Same time, Same place)식에서 벗어난 ‘3A’(Anyone, Anytime, Anywhere)식 교육이다. 아무나, 언제나, 어디서나 온·오프라인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제는 ‘3W’(Whomever, Whenever, Wherever)식 교육으로 발전돼야 한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누구든, 가능할 때, 가능한 곳에서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일터에 나가도 학사 학위를 받기가 수월해져야 한다. ‘선 교육, 후 직업’이라는 케케묵은 공식이 깨져야 한다. ‘선 직업, 후 교육’이 존중되면 학생 진로에 다양성과 유연성이 확보돼 입시라는 고질적 병목 현상이 완화될 것이다. 3W식 교육은 교육 유통 시스템을 혁신해 학위 독점 체제를 깨서 학생과 학부모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일이다. 3W식 교육의 훌륭한 예가 특허청이 10년 전부터 시작한 ‘지식재산(IP) 기반 차세대 영재기업인 사업’이다. 매년 카이스트와 포스텍이 각각 중학생 80명을 맡아 우리 사회에 창조적으로 기여하는 방법을 2년간 지도한다. 결과는 놀랍다. 총 907명의 학생이 2981건의 지식재산권을 출원했고 36개 사업을 시도했다. 고교도 졸업하지 않은 아이들이 창업해 사회에 기여하는 꿈에 신나고 흥겨운 학창 시절을 보낸다. 의미가 있으니 자발적으로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한다. 이 사업이 확산돼 더 많은 대학과 기업이 참여해 더 많은 중학생들이 신나고 흥겨우면 좋겠다. 3W식 교육이 초중고 교육의 기본이 돼서 모든 학교가 신흥 학교가 되는 날 4차 산업혁명이 완성되고, 우리가 소원하는 창업·문화·포용 국가가 탄생할 것이다.
  • “학자금 다 갚아주겠다” 美억만장자 통 큰 기부

    “학자금 다 갚아주겠다” 美억만장자 통 큰 기부

    졸업생 396명 대출규모 477억원 달해아프리카계 미국인 억만장자 사업가인 로버트 F 스미스(53)가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모어하우스 대학 졸업식에서 축사 도중 졸업생 396명의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아 주겠다고 깜짝 선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모어하우스 대학 졸업식 연사로 나선 스미스는 졸업생을 향해 “우리 가족은 여러분의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장학금을 만들 것이다. 위대한 모어하우스인들은 오직 자신의 신념과 창의력의 한계에만 얽매여 있다”고 밝히자 행사장은 환호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가 약속한 금액은 약 4000만 달러(약 477억 68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모어하우스는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졸업한 유서 깊은 흑인 대학이다. 코넬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스미스는 이 학교와 직접적 연관은 없으나 연초 150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스미스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하다 2000년 사모펀드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를 설립해 부를 쌓았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그의 재산 규모는 44억 달러로 추정되며 2015년에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를 제치고 흑인 최고 부호에 올랐다. 스미스는 국립 스미스소니언 재단이 2016년 문 연 국립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박물관 건립에 2000만 달러를 쾌척하는 등 독지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 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동영상] “졸업생 400명 학자금 빚 내가 다 갚아준다”에 눈이 휘둥그레

    [동영상] “졸업생 400명 학자금 빚 내가 다 갚아준다”에 눈이 휘둥그레

    눈동자 휘둥그레지는 것 보셨나요? 미국의 한 흑인 억만장자가 흑인 남자대학 졸업생 400명의 학자금 빚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깜짝 발표한 순간 졸업생의 반응이다. 사모펀드 최고경영자인 로버트 프레드릭 스미스(56)는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 대학에서 열린 졸업식 연사로 참석해 “우리 가족은 여러분의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지원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그가 약속한 금액이 대략 4000만 달러(약 477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 대학은 미국을 대표하는 흑인 남자 대학으로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배우 새뮤얼 L 잭슨 등이 선배 졸업생이다. 스미스의 깜짝 약속에 졸업생 400명이 모인 행사장은 환호와 환성, 흥분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학생들은 “MVP”를 외치며 열광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일라이자 도머스는 9만 달러(약 1억원)의 학자금 융자를 갚아야 했다며 “할 수만 있다면 백텀블링을 하고 싶다”며 기뻐했다. 오전 6시부터 식장에 나와 있었다는 제이슨 앨런 그랜트는 스미스의 연설이 시작할 때 매우 피곤했지만, 대출금을 갚아준다는 말에 졸음이 싹 달아났다며 “우리 아버지는 (너무 좋아서) 돌아가실 뻔했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에 다니는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10년 더 일할 예정이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스미스는 학생들의 학위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며 앞으로 부와 성공, 재능을 주위에 나눠달라고 당부했다.그는 통 큰 기부를 결심한 배경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WP는 그가 연설 앞 대목에 학위 취득을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위대하고 인상적인 성취라고 표현한 것에 주목했다. 교육학 박사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흑인 중산층이 사는 덴버에서 자란 그는 졸업식에서 백인 학생이 대부분인 카슨 초등학교를 5년 동안 다녔던 일을 얘기했다. 그는 “선생님들은 내가 비판적 사고를 하고 모든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독려했다”며 “난 어릴 적부터 흑인이나 백인이나, 유대인이나 아시아계나 모든 어린이가 동등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스미스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꺼려 알려진 바가 적지만 2000년 설립한 사모펀드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의 자산 규모는 460억 달러(약 54조 8000억원)에 이른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을 사고파는 비스타에 대한 정확한 발표 자료는 없지만, NYT는 설립 이후 연간 수익률이 20%로 미국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사모펀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스미스는 음악에 대한 열정도 커 2016년 카네기홀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됐으며, 덴버 외곽의 리조트 ‘링컨 힐스’를 사들여 흑인 재즈 음악가들의 무대를 제공하기도 했다. 잡지 플레이보이의 전직 모델과 결혼한 그는 두 아들의 이름을 세계적인 록 기타리스트와 리듬앤블루스 가수의 이름을 따서 각각 헨드릭스와 레전드로 지었다. 그는 국립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박물관과 다른 문화 기관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가 졸업한 코넬 대학은 화학 및 생체분자 공학 대학의 명칭을 그의 이름에서 따왔다. 코넬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딴 뒤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했다.사실 고교 때 과학 연구소인 벨 랩에 인턴 직원을 자원했는데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거절 당하자 다섯 달 동안 매주 한 번씩 전화를 걸어 자신을 채용해달라고 주장한 일화가 전해진다. 그의 재산은 44억 달러(약 5조 2000억원)로 추정되며, 2015년에는 유명 흑인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를 제치고 포브스가 선정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고의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연초에 모어하우스 대학에 150만 달러(약 17억 9000만원) 기부를 발표하기도 한 스미스는 이날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학자금 갚아주겠다” 억만장자 통 큰 기부와 美 대학의 그림자

    “학자금 갚아주겠다” 억만장자 통 큰 기부와 美 대학의 그림자

    대학 졸업식에 연사로 나선 억만장자가 졸업생 전원의 학자금 대출을 대신 갚아주겠다고 나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명 억만장자 로버트 F. 스미스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사립대학 모어하우스칼리지 졸업식 축하연설에서 올해 졸업생 전원의 학자금 대출을 갚아주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2019학년도 졸업생들이 받은 대출금 규모는 478억 원에 달한다. 스미스의 통 큰 졸업선물에 이날 행사장에 모인 400명의 졸업생은 “MVP”를 외치며 열광했다. 스미스는 “여러분의 학위는 여러분 혼자 받은 것이 아니”라면서 “우리 사회와 마을이 함께 키운 여러분이 자신의 부와 성공, 재능을 환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5년 오프라 윈프리를 제치고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 최고 부자에 오르기도 한 스미스의 재산은 44억 달러(약 5조2천억 원)로 추정된다. 그는 이미 올해 초 모어하우스칼리지에 150만 달러(약 17억9000만 원) 기부를 약속한 바 있다.CNN은 스미스의 이번 기부가 미국 대학의 그림자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미국 전체 학자금 대출 규모는 1조5000억 달러(약 1791조원)를 넘어섰다. 자동차 대출 1조1000억 달러와 신용카드 부채 970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19일 모어하우스칼리지를 졸업하며 기부 혜택을 받게 된 일라이자 도머스는 “학자금 대출만 9만 달러(약 1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해가 갈수록 학자금 대출의 늪에 빠질 것은 자명하다고 말하고 있다. 흑인의 학자금 대출 비율이 높은 것 역시 문제다. 미국진보센터 조사 결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생의 학자금 대출 비율은 백인 및 라틴계 학생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측은 2003년~2004년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공립과 사립, 4년제와 지역전문대를 가리지 않고 흑인 학생의 학자금 대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백인 및 라틴계 학생은 60% 정도가 학자금 대출을 받은 반면 흑인 학생은 80% 이상이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무불이행 비율도 흑인에서 높게 나타난다. CNN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생 대부분이 입학 12년 안에 채무불이행에 빠진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흑인 학생의 절반 가까이가 대출금을 전혀 갚지 못해 최초 대출금의 100% 이상을 채무로 떠안고 있다.이처럼 학자금 문제가 미국 사회의 최대 골칫거리로 대두되자, 2020년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앞다퉈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렌의 경우 수천만 미국인의 학자금 대출 탕감과 모든 공립대학교 무상 교육 방안을 제안했다. 한편 스미스가 학자금 대출 대신 상환을 약속한 모어하우스칼리지는 전통적으로 흑인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로, 세계적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비롯해 영화 ‘어벤져스’로 유명한 사무엘 잭슨 등을 배출했다. 학교 측은 스미스의 깜짝 발표에 따라 상환 규모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로이킴, 美 조지타운대 우등졸업 “퇴교 위기 넘겼다”[공식]

    로이킴, 美 조지타운대 우등졸업 “퇴교 위기 넘겼다”[공식]

    가수 로이킴이 미국 조지타운대학교를 우등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조지타운 대학교가 졸업식을 연 가운데 로이킴은 재학 내내 장학금을 놓치지 않으며 우수한 성적을 유지해 우등 졸업(magna cum laude)했다. 2012년 조지타운 대학교 경영학과로 입학했지만 사회학과로 전과해 최종적으로는 사회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로이킴은 한국에 머무르며 자숙하고 있는 상황이라 졸업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로이킴은 정준영, 최종훈 등이 있던 단체 대화방에서 저질스러운 대화를 나누거나, 음란물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입건돼 현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다. 조지타운 대학 측은 로이킴의 단톡방 보도 직후 이 사건을 자체 조사해서 문제 될 부분이 있으면 퇴교까지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로이킴의 경우 동종 전과가 없고,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쳐 처벌이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도 있어 정상 졸업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국은 2030 성소수자만 드러나…살아갈 날 짧은 노인들 빨리 행복해지길”

    “한국은 2030 성소수자만 드러나…살아갈 날 짧은 노인들 빨리 행복해지길”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는 게 삶이에요. 그러니까 내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해야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데, 남성인지 여성인지가 중요할까요?”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인선(69) ‘이종문화간의 호스피스-동행(이하 동행)’ 설립자는 ‘호스피스의 대모’로 알려져 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처럼 독일 내 외국인들이 편안한 임종을 맞도록 돕는 봉사단체 동행을 만들고 10여년간 이주민 곁을 지켰다. 그 공로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감사패를 포함해 한국과 독일에서 상도 많이 받았다. 그가 이번에는 성소수자로 한국에 ‘소환’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독일에서 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 달라”며 초청했다. 그는 “처음 강연 요청을 받았을 때는 사실 혼동이 왔다”고 했다. 독일에서 성소수자의 삶은 흥밋거리나 특별한 주제가 전혀 아닌데 한국에서는 논쟁이라고 하니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김씨는 1972년 이주 이후 47년째 독일에서 살고 있다. 34살 때 선을 봐 파독 광부와 결혼했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았다. 남편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고 원하던 신학 공부도 했다. 그렇게 평범하게 살던 마흔의 어느 날, 교회에서 만난 현재의 파트너가 꽃 한 송이를 건넸다. 그날부터 삶은 바뀌었다. 이대로 결혼생활을 이어 갈 수 없을 것 같아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신학 공부하는 여자가 여자를 알아 이혼한다”며 교회에 소문을 냈다. 그는 결국 자신의 삶을 찾아 이혼을 결심했다. 그러나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나는 누구일까. 목사의 꿈은 이룰 수 있을까. 신학대학 교수를 찾아갔다. 교수의 대답은 반전이었다. “동성애자라서 목사가 될 수 없다고요? 당신이 당신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네요. 스스로가 인정하지 않는데 누가 당신을 받아들이겠습니까. 당신이 누구든 하나님은 당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선택을 존중합니다.” 용기를 얻은 김씨는 공부를 이어 가 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평생 교회의 틀 안에서 살아 온 그는 한국 개신교의 동성애 혐오가 이해되지 않는다. 그는 “독일에서는 여성 목사 커플이나 남성 목사 커플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 종교청도 동성애를 인정한다”면서 “왜 동성애 혐오에 하나님을 집어넣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학이 동성애를 금지하는 것도 아닌데, 성서를 편한 대로 활용하는 것 같다”며 “종교 지도자라면 성소수자들의 결정을 인정하고 존중해야지 비난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독일에 돌아가면 파트너와 함께 교회에서 정식으로 결혼할 계획이다. 그는 요즘 ‘30년차 성소수자 선배’로 매일 젊은이들을 만나고 있다. 스스로를 받아들인 뒤 당당해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한국 성소수자 모임에 가면 모두 20~30대뿐이어서 의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도 한국에서 50년 살았다면 나를 드러내는 게 어려웠을 것 같다”며 “한국 사회도 성소수자를 동등한 사람으로 대하는 분위기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숨어 있는 노인 성소수자들에게도 세월과 함께 얻은 용기의 힘이 전파되길 바랐다. 그는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짧은 노인들이 하루라도 더 행복했으면 한다”며 “노인이든 청년이든 성소수자들에게 위로를 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활동을 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무슬림 학생 1만명 시대…기도공간 만드는 대학들

    무슬림 학생 1만명 시대…기도공간 만드는 대학들

    개신교계인 이화여대도 다문화 명상실 한양대·고려대 등 기도공간 제공 ‘호평’ “종교 포용 분위기·기본권 보장 인식 확산”이슬람권 유학생이 늘어나면서 무슬림 학생들을 위해 기도실을 만드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대학에서도 다문화 명상실을 만들어 다른 종교를 가진 학생들을 포용하고 있다. 19일 성공회대에 따르면 학교는 이슬람교 신자인 신입생 한 명을 위한 임시 명상실을 제공하기로 했다. 다문화 가정 출신인 이 학생이 학교에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을 요청했고, 학교는 지정된 세미나실을 하루 2시간씩 빌려주기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규모가 작아 별도의 공간 마련은 어렵고 내부 논의 끝에 세미나실을 대여하기로 했다”면서 “소수 학생을 배려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성공회는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분리해 나간 영국 국교회의 전통과 교리를 따른다. 이 대학에는 그동안 성공회 채플실 외에 다른 종교를 위한 기도실은 없었다. 성공회대 학부 및 대학원 과정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은 총 18명으로 전체 재학생 2200여명 중 0.8%에 그친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위 과정에 재학 중인 이슬람권 유학생은 2016년 6540명(9%)에서 2018년 9989명(12%)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대학가에서는 할랄푸드 제공 등 다문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학교는 다른 종교인을 위한 기도실이나 명상실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교단과 교인의 시선, 해당 종교가 가진 이미지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그럼에도 대학에서 다문화 기도실이 늘어나는 데는 다른 종교를 포용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개신교계 학교인 이화여대도 2016년 2학기 새 기숙사를 지으면서 다문화 명상실을 만들었다. 재학생 2만 3000명 중 외국인 학생은 1600명으로 7% 정도지만 소수라도 종교에 구분 없이 기도 공간이 필요하다고 봐서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명상실을 지을 당시 특별한 반대는 없었다”며 “80여개 국가에서 학생들이 오다 보니 수요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개신교계인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와 가톨릭대도 다목적 기도실을 운영하고 있다. 가톨릭대 관계자는 “가톨릭 신자 외에 무슬림 학생들도 와서 기도를 한다”며 “학생 복지가 소수의 학생도 배려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 재단이 아닌 한양대와 고려대 등도 유학생이 많은 공학관에 다문화 기도실을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도공간 제공이 하나의 기본권 보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각종 잡무와 과로에 시달리는 대학원생은 극한 직업

    각종 잡무와 과로에 시달리는 대학원생은 극한 직업

    최근 대학 교수들이 대학원생들에게 연구가 아닌 각종 잡무를 맡기거나 심지어 본인 자녀들의 숙제를 시키거나 연구를 대신하도록 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식들이 자주 부각되고 있다.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해 대학원을 갔는데 교수나 선배 연구자들의 하인 취급을 받는다는 소식이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대학원생들의 스트레스는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벨기에에서는 박사과정 학생들은 다른 고학력 인구들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2배 이상 높고 3분의 1은 정신장애를 겪거나 위험도가 높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 미국 애리조나대학에서는 자체 조사를 한 결과 박사과정 학생들의 75% 이상이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보다 평균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최근호 사설을 통해 영국 고등교육기금위원회가 이번주 영국 브라이튼에서 대학원생의 정신건강과 복지에 관한 ‘제1회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국제회의는 대학원에 입학해 연구하고 있는 박사과정 학생과 포스트 닥터(박사후과정 연구원)들의 정신건강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공감대에서 열리게 됐다. 특히 미래 연구자들인 대학원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개별 대학 뿐만 아니라 과학계 전체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네이처는 지적했다. 개별 대학이나 일부 지역에서만 관련 데이터를 갖고 있어 대학원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공통된 해결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도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계획이다. 네이처는 “학계는 오랜 시간을 연구에 쏟아 붙는 것이 미덕이자 관행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네이처 측은 “박사과정생은 물론 박사학위를 받은 뒤 본격적인 연구자의 첫 발을 내딪는 포스트닥터 연구원을 위해 연구 뿐만 아니라 정신적 문제도 관심을 갖고 관리할 수 있도록 대학측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예비 과학자들에게 정신 건강관리는 미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박사 공부하는 싱글맘, 네티즌 도움으로 NASA 인턴된 사연

    박사 공부하는 싱글맘, 네티즌 도움으로 NASA 인턴된 사연

    딸을 키우면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한 싱글맘이 네티즌들의 도움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평생 꿈에 그리던 일자리를 구한 인디아 잭슨(32)의 사연을 전했다. 현재 애틀란타에 위치한 조지아 주립대학에서 태양물리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인디아는 놀랍게도 12살 딸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세상의 많은 싱글맘처럼 어려운 살림에 힘들게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지만 잭슨은 박사가 되고싶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곧 한 손에는 양육을, 또 한 손에는 펜을 들고 오랜 시간 치열하게 살아온 것. 이같은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그녀가 오랜시간 꿈꿨던 기회는 기적처럼 찾아왔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NASA 존슨 우주비행센터에서 10주 간 일하는 인턴십에 선발된 것. 그러나 또다시 그의 앞을 가로막고 나선 큰 장애물은 역시 돈이었다. 잭슨은 "유급 인턴이기 때문에 일정 급료를 받을 수 있지만 딸과 함께 텍사스 휴스턴으로 갈 이사비, 주거비,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면서 "평생의 꿈을 포기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 지 방법이 없어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옆에서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사촌이 아이디어를 냈다.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사연을 공개하고 네티즌의 도움을 받자고 제안한 것. 이렇게 지난주 잭슨은 총 8000달러(약 950만원)를 목표로 계정을 개설했고 놀랍게도 단 하루 만에 8510달러(약 1000만원)가 모였다. 잭슨은 "예상치 못하게 순식 간에 목표액이 모여 너무나 당황할 정도였다"며 "정말 전세계 네티즌의 도움을 받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목표액을 채운 잭슨은 하루 만에 기부금 받는 것을 중단하고 꿈에 그리던 NASA 행을 준비하게 됐다. 잭슨은 "2022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애틀랜타 지역 대학의 연구교수로 취직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면서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NASA에서 일하고 싶다. 내 궁극적인 목표는 국제우주정거장에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분명 이 꿈을 이루기는 힘들지만 지금까지 내가 어렵게 해왔듯 불가능하다고 생각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문 대통령, 법무비서관에 김영식 등 비서관급 5명 인사 단행

    문 대통령, 법무비서관에 김영식 등 비서관급 5명 인사 단행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신임 법무비서관에 김영식(52)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중소벤처비서관에 석종훈(57)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 실장, 농해수비서관에 박영범(54) 지역농업네트워크 협동조합 연합회 회장을 각각 임명했다. 여성가족비서관에는 홍승아(58)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을,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사퇴한 신미숙 균형인사비서관의 후임에는 권향엽(51) 더불어민주당 여성국장을 각각 발탁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같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법무비서관에 임명된 김영식 변호사는 송원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해 40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서울행정법원 판사와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대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석종훈 신임 중소벤처비서관은 다음 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나무온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박영범 신임 농해수비서관은 성수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농정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홍승아 신임 여성가족비서관은 부산 혜화여고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평등사회연구실 실장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을 지냈다. 순천여고와 부산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권향엽 신임 균형인사비서관은 이화여대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같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 민주아카데미실 실장과 민주당 디지털미디어국 국장을 역임했다. 이번 인선은 문 대통령 취임 3년 차에 접어든 이후 첫 청와대 비서관 인사다. 청와대는 조만간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 서호 통일비서관, 김봉준 인사비서관,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등에 대한 교체 인사도 순차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 대변인은 “출범 3년차를 맞아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분들을 인선했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루브르 유리 피라미드’ 만든 이오 밍 페이 102세 나이로 사망

    ‘루브르 유리 피라미드’ 만든 이오 밍 페이 102세 나이로 사망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 유리 피라미드의 설계자로 알려진 건축가 이오 밍 페이(I.M.페이)가 세상을 떠났다. 102세.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건축가 중 한 명인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페이가 숨을 거뒀다고 그의 아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돌과 콘크리트, 유리, 강철 등을 이용해 추상적인 형태의 건축을 즐겨 만드는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건축가로 알려져 있다. 1917년 4월 중국 광저우에서 유명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난 페이는 1935년 미국으로 건너가 MIT와 하버드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하버드대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1948년 뉴욕의 부동산업자 윌리엄 제켄도르프에게 고용돼 빌딩 설계의 감리를 맡았다. 1954년 미국 국적을 취득한 그는 이듬해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1960년대 들어 뉴욕 킵스 베이 플라자(1963), 필라델피아 소사이어티 힐 타워(1964), 뉴욕 실버 타워(1967) 등의 설계를 맡으며 1983년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루브르 유리 피라미드를 비롯해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 동관, 클리블랜드 로큰롤 명예의 전당, 홍콩 중국은행 타워 등은 지역의 랜드마크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페이는 건축에 있어 “시간의 시험에 맞서는 것”을 가장 중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그가 남긴 빌딩은 어느 것도 “촌스럽다”거나 “전통적이다”는 평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생전 그는 대한제국 황실과도 인연을 맺을 것으로 전해진다.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의 아들 이구는 1953년 미국으로 유학을 가 MIT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후 페이의 회사에 취직했다. 이구는 이곳에서 독일계 미국인인 줄리아 리를 만나 결혼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진들] 루브르 피라미드 설계한 이오 밍 페이 타계, 대한제국과도 인연

    [사진들] 루브르 피라미드 설계한 이오 밍 페이 타계, 대한제국과도 인연

    프랑스 파리의 자랑인 루브르 박물관 앞 유리 피라미드를 설계한 중국 출신 건축가 이오 밍 페이(貝聿銘)가 10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16일(현지시간)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건축가 가운데 한 명인 고인이 간밤에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NYT)에 건축 비평을 기고하는 폴 골드버거가 고인 아들 리 청 페이에게 문의했고, 리 청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고인의 회사 공보 담당이 USA투데이에게 밝혔다. 영면한 장소와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대한제국 황실과의 인연이 눈길을 끈다.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의 아들 이구 씨가 1953년 미국으로 유학을 가 MIT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후 페이의 회사에 취직한 것이다. 이구 씨가 배우자인 독일계 미국인인 줄리아 리를 만나 결혼한 것도 페이의 회사에서였다. 대학 동문들은 이구 씨와 페이를 헷갈려 했고 이구 씨가 대한제국 황손이라고 말했을 때 농담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으며 처음에는 줄리아도 페이도 마찬가지였다. 나중에 페이는 이구 씨가 정말로 황손이란 사실을 확인하고 정말 깜짝 놀랐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본명보다 이니셜이 들어간 ‘I M 페이’로 더 잘 알려진 그는 1917년 중국 광저우에서 유명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나 1935년 미국으로 건너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와 하버드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하버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2차 세계대전 때는 미국 정부의 연구자로 활동했다. 1948년 뉴욕 부동산업자 윌리엄 제켄도르프에게 고용돼 빌딩 설계의 감리를 맡았다. 1955년 자신의 회사를 차린 페이는 1960년대 들어 뉴욕 킵스 베이 플라자, 필라델피아 소사이어티 힐 타워, 뉴욕 실버 타워 등의 설계를 맡으며 이름을 드날렸다. 1983년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도 받았다. 심사 평은 “가장 아름다운 내부 공간과 외부 형태를 금세기에 제공했다”는 것이었다. 그가 설계한 대표적인 건축물이 루브르 유리 피라미드와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 동관, 클리블랜드 로큰롤 명예의 전당, 홍콩 중국은행 타워, 미국 댈러스 시청, 일본 미호 뮤지엄 등이다. 말년에도 최고의 걸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카타르 도하의 이슬람 뮤지엄을 설계했는데 그는 특히 이슬람 건축 양식을 매우 좋아했고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삼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모더니즘 최후의 건축가‘로 불리는 페이는 자신이 설계한 박물관, 호텔, 학교 등에서 ‘빛에 대한 경외’를 바탕으로 정밀한 기하학적 구조와 추상미를 보여줬다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다. 그는 생전에 “건축은 실용적인 예술이라고 믿는다. 예술이 되려면 필요성에 근거해 지어져야만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미국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만들어 일인당 10만 달러씩 나눠주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고학력’ 기준 삼은 이민정책 발표…벌써 “무리수” 우려

    트럼프, ‘고학력’ 기준 삼은 이민정책 발표…벌써 “무리수”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학력자 및 기술자에게 우선적으로 영주권을 주는 새 이민정책을 발표했다. 가족 재결합에 중점을 둔 종전 이민정책과 크게 달라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입법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려고 일종의 무리수를 던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고학력 근로자에게 혜택을 주는 능력 기반 이민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새 이민정책의 골자는 가족 초청을 우선시하는 현 제도에서 탈피해, 학력과 기술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대부분의 영주권이 낮은 임금을 받는 저숙련자들에게 주어지고 있다. 천재에 대한 차별이며 재능에 대한 차별”이라면서 “우리의 제안은 친(親)미국, 친이민, 친근로자적이고 아주 상식적인 것이다. 공정하고 현대적이며 합법적인 이민제도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2007~2016년 영주권 발급자 중 가족이민은 약 60%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정부는 앞으로 영주권 발급 건수를 유지하되, 가족이민을 축소할 방침이다. 대신 고숙련 근로자 중심인 취업이민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희망자의 나이와 영어 능력, 취업 제의 여부 등을 점수화하는 방식으로 학생과 전문가, 기술자에게 더 많은 영주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얻은 이민자가 가족 재결합을 위해 부모와 자녀, 형제 등 가족 구성원을 초청하는 가족이민이 ‘연쇄 이민’을 초래하며 미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일자리를 잠식할 뿐 아니라 국가안보를 저해한다고 주장해왔다.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의장은 “가족은 미국에 대한 기여가 없다는 말인가. 우리 역사에서 미국에 온 사람들 대부분은 공학 학위가 없는데 기여가 없다는 말인� 굡窄� 반발했다.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조차 “이민의 또 다른 측면을 다루지 않고서는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이민제도의 의회 통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의 목적은 세 제도를 시행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과 지지층을 결속시키려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선진행정 익힌 한국공무원 좋은 정책 펼칠 때 뿌듯”

    “美선진행정 익힌 한국공무원 좋은 정책 펼칠 때 뿌듯”

    “제가 미국에서 가르친 한국 공무원들이 정책을 잘 펼쳤다는 소식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죠.” 김두옥(62) 미국 켄터키주립대 마틴스쿨 국제경영행정연수원장은 지난 10년간 300여명의 한국 공무원을 가르친 ‘공복(公僕) 조련가’다. 한국자치경영평가원(현 지방공기업평가원) 박사로 근무하던 김 원장은 2007년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미국의 선진 행정 기법을 타국 공무원에게 전수하는 연수원을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고, 켄터키대가 흔쾌히 응하면서 국제경영행정연수원장을 맡았다. 이달 초부터 잠시 방한 중인 그를 16일 서울 중구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까진 해외에선 근무는 커녕 공부한 적도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지천명(50세)을 넘긴 나이에 갑자기 우리나라가 좁아 보이더라고요. 행정학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견문을 넓힌 뒤 한국 공무원에게 가르쳐야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죠.” 한국인 박사가 운영하는 연수기관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켄터키대를 연수 장소로 선택하는 한국 공무원이 하나둘 늘었다. 김 원장은 학위 과정으로만 학기를 채우지 않고 일정기간 주 정부와 상공회의소 등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실무능력을 쌓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단순히 상아탑에서 수업만 듣는 게 아닌, 미국 공공기관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한국 공무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만리 타국에서 온 동양인이 미국 관공서로 찾아가 한국 공무원을 인턴으로 근무하게 해 달라고 하니 문전박대도 참 많이 당했죠. 하지만 그렇게 10년을 뛰어다녀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거 같아요. 이젠 ‘웰컴, 코리아’를 외치는 미국 공무원이 많아졌어요.” 켄터키대에서 연수를 마친 공무원은 국방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중앙부처는 물론 서울시와 경기도, 광주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서기관(4급) 시절 연수를 왔고, 지금은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새로 오는 연수생을 통해 기존 졸업생 소식을 전해듣죠. 한국으로 돌아간 공무원들이 좋은 정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으면 저도 국가에 뭔가 이바지했다는 보람을 느껴요. 이들이 잘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눈 부릅뜨고 지켜볼겁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필립모리스, 내과전문의 김대영 박사 과학 총괄 임원 영입

    한국필립모리스는 과학 총괄 임원(상무)으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김대영 박사를 영입했다고 15일 밝혔다. 김 상무는 서울의대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내과학 석사, 울산대 대학원에서 내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병원 레지던트를 거쳐 서울아산병원 혈액 내과 부교수, 울산대 의과대학 의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 최고 의학 부책임자로 근무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김 상무는 백혈병·혈액종양내과 전문의로 다수의 관련 논문을 저명한 학술지에 싣는 등 최근까지도 연구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며 “과학 총괄 임원 선임을 계기로 과학적 이해도와 지식수준을 끌어올리고, 마케팅에서도 과학에 토대를 둔 메시지의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 [월드피플+] 박사과정 싱글맘, 네티즌 도움으로 NASA 인턴 되다

    [월드피플+] 박사과정 싱글맘, 네티즌 도움으로 NASA 인턴 되다

    어린 딸을 키우면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한 싱글맘이 네티즌들의 도움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평생 꿈에 그리던 일자리를 구한 인디아 잭슨(32)의 사연을 전했다. 현재 애틀란타에 위치한 조지아 주립대학에서 태양물리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인디아는 놀랍게도 12살 딸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세상의 많은 싱글맘처럼 어려운 살림에 힘들게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지만 잭슨은 박사가 되고싶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곧 한 손에는 양육을, 또 한 손에는 펜을 들고 오랜 시간 치열하게 살아온 것. 이같은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그녀가 오랜시간 꿈꿨던 기회는 기적처럼 찾아왔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NASA 존슨 우주비행센터에서 10주 간 일하는 인턴십에 선발된 것. 그러나 또다시 그의 앞을 가로막고 나선 큰 장애물은 역시 돈이었다. 잭슨은 "유급 인턴이기 때문에 일정 급료를 받을 수 있지만 딸과 함께 텍사스 휴스턴으로 갈 이사비, 주거비,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면서 "평생의 꿈을 포기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 지 방법이 없어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옆에서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사촌이 아이디어를 냈다.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사연을 공개하고 네티즌의 도움을 받자고 제안한 것. 이렇게 지난주 잭슨은 총 8000달러(약 950만원)를 목표로 계정을 개설했고 놀랍게도 단 하루 만에 8510달러(약 1000만원)가 모였다. 잭슨은 "예상치 못하게 순식 간에 목표액이 모여 너무나 당황할 정도였다"며 "정말 전세계 네티즌의 도움을 받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목표액을 채운 잭슨은 하루 만에 기부금 받는 것을 중단하고 꿈에 그리던 NASA 행을 준비하게 됐다. 잭슨은 "2022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애틀랜타 지역 대학의 연구교수로 취직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면서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NASA에서 일하고 싶다. 내 궁극적인 목표는 국제우주정거장에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분명 이 꿈을 이루기는 힘들지만 지금까지 내가 어렵게 해왔듯 불가능하다고 생각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피해자 목소리 집중하는 게 나의 임무”

    “피해자 목소리 집중하는 게 나의 임무”

    가톨릭 교회의 성 학대 추문이 터질 때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화 한 통을 받고 문제의 지역으로 한걸음에 달려가는 성직자가 있다. 지난해 5월 칠레 성직자 성범죄 현지조사 특사로 맹활약한 뒤 같은 해 11월 교황청 신앙교리성 차관보로 임명된 찰스 시클루나(59) 몰타 대주교가 그 주인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교황청 특사로 지난 15년간 가톨릭 교회 고위 성직자의 주요 성 학대 사건을 조사해 온 시클루나 대주교를 집중 조명하며 그의 임무는 늘 ‘부탁을 들어줄 수 있겠냐’고 묻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된다고 소개했다. 민법과 교회법 학위를 소지한 시클루나 대주교는 지금껏 최소 4건의 주요 성 학대 사건 조사를 지휘하는 과정에서 직접 수백명의 피해자를 인터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임무를 교황을 위한 봉사로 여기는 시클루나 대주교는 WP에 “성 학대는 교회를 넘어 만연해 있는 지구촌 문제이며 (영영)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성직자들이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보다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서울, 창업 1위 이스라엘 비결 ‘수혈’… 도시재생도 꽃피운다

    서울, 창업 1위 이스라엘 비결 ‘수혈’… 도시재생도 꽃피운다

    이스라엘 경제수도 텔아비브에서 남서쪽으로 27㎞ 떨어진 레호보트. 지난 7일(현지시간) 점심 때쯤 100여종을 웃도는 수목으로 수려하게 가꿔진 캠퍼스에 들어서니 잔디밭에서 아이와 놀아주는 엄마, 벤치에서 샌드위치를 먹는 학생들이 오후를 느리게 즐기고 있었다. 언뜻 한가한 대학 캠퍼스로 보이지만 이스라엘을 창조와 혁신의 유전자로 무장한 ‘창업강국’으로 이끈 기초과학 연구 본산이다. 프랑스 파스퇴르, 독일 막스플랑크 등과 함께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기관으로 꼽히는 ‘바이츠만연구소’를 지난 7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찾은 데는 특별한 까닭을 엿볼 수 있다.경제특별시장을 자처하며 경제 살리기를 민선 7기 최우선 기치로 내건 박 시장은 지난달 초 서울을 ‘글로벌 5대 창업도시’로 만들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내놨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1조 9000억원을 들여 기술창업 혁신 인재 1만명을 길러내고 혁신 기업 창업 기반시설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 1~8일 중동·유럽 3개국 순방지로 지난 8년 임기 중 처음 찾은 이스라엘의 창업 허브를 잇달아 방문하고 이스라엘을 창업국가로 만든 인사들과 만나 “협력하자”며 러브콜을 보낸 것은 그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다. 인재와 기초기술을 뿌리부터 탄탄히 키워 스타트업을 꽃피우는 이스라엘의 창업 비결을 국내로 수혈하려는 것. 이날 모데카이 셰베스 바이츠만연구소 부총장은 “방금 거친 정문을 ‘천국으로 가는 게이트’라고 부른다. 바이츠만은 소규모 연구소이지만 가히 국제적 영향력으로 기술 이전·상용화를 통해 연간 373억 달러(2017년 기준 약 44조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린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정부의 연구소에 대한 지원은 20%뿐으로 수익 80%는 기술 이전과 상용화로 올린다니 어마어마한 사업체라 하겠다”며 “순수과학 수준이 곧 원천기술 확보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 경제의 미래도 순수과학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츠만연구소는 1934년 하임 바이츠만 이스라엘 초대 대통령이 세운 과학연구소 겸 대학으로 매년 평균 130여개 특허를 따낸다. 생명과학, 화학, 수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금까지 얻은 특허만 2000개를 웃돈다.서울시는 이런 바이츠만연구소의 원천기술을 서울 창업기업에 넘겨 상용화하도록 하고 일정 매출을 로열티로 돌려주는 양해각서를 이날 체결했다. 글로벌 창업투자사인 요즈마그룹은 투자유치 지원, 보육 프로그램 등으로 국내 창업기업 성장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최판규 서울시 투자창업과장은 “요즈마그룹의 투자는 기업 인증이나 다름없어 해외 다른 기업에서도 ‘묻지마 투자’가 이어지기 때문에 성공 사례를 만들 가능성을 높인다”며 “특히 바이오기업엔 기술개발 과정이 지난한데 기초기술 이전, 투자 촉진으로 성장 기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6일 박 시장은 이스라엘의 첫 바이오의료기업 인큐베이터 ‘퓨처엑스’(3966㎡)도 찾았다. 이스라엘을 의약품 개발 선두주자로 만든 공신인 만큼 서울 바이오의료기업 보육공간인 동대문구 홍릉 서울바이오허브와 협력을 이끌기 위해서다. 2014년 존슨앤드존슨, 오비메드, 일본 1위 제약기업 다케타 등 세계적 기업이 함께 동등한 지분으로 설립한 퓨처엑스는 기업에 최대 3년까지 입주를 보장하고 회사당 20억원의 초기 투자 비용을 제공하며 외부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 결과 설립 5년 만에 17개 회사가 설립됐고 앞으로도 신생기업 5개를 추가한다. 퓨처엑스는 매년 전 세계에서 350여개 프로젝트를 수주할 정도로 활발한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레아 클레퍼 퓨처엑 스 최고기술경영자(CTO)가 “바이오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학위와 실무 경험을 겸비한 15명의 경영진이 기업당 2~3명씩 붙어 혁신, 경영 등에 대해 자문해주며 자금이나 법률 문제 등에 대해선 신경 안 쓰고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만 집중하게 한다”고 설명하자 박 시장은 “그게 성공의 핵심”이라며 맞받았다. 박 시장은 “퓨처엑스에서는 연구 역량, 법률, 경영 지원 등 최고의 전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스타트업에 조언하고 세계 프로젝트를 심사해 입주시키니 성공률이 높아지는데 우리는 현재 아마추어 수준”이라며 “우리도 한국보건산업연구원이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퓨처엑스처럼 선별 과정, 성장 단계 등에서 역량 있는 인적 자원을 끌어들여 활용해야 한다”고 짚었다.미국 실리콘밸리, 뉴욕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큰 창업 클러스터인 영국 런던 ‘테크시티’(158만 6700㎡)는 박 시장에게 창업을 도시재생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영감을 불어넣었다. 2010년 세워진 테크시티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인텔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테크시티의 첨단기술 스타트업은 설립 당시만 해도 85개였지만 불과 3년 만에 1만 5000개로 늘었다. 온라인에 회사 이름과 주소, 자본금, 주주 등 기본 정보를 기입하고 수수료 15파운드(약 2만 3000원)만 내면 하루 만에 법인 설립 등기가 가능하게 하고, 창업 단계(초기·중간·마무리)별로 맞춤형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 게 큰 동력이었다. 지난 3일 에릭 밴 더 클레이 테크시티 창립자와 함께 테크시티 골목골목을 누비며 ‘구글 포 스타트업스 캠퍼스’, ‘바클레이스 라이즈’ 등 글로벌 기업의 스타트업 보육 공간을 찾은 박 시장은 이동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유명 펍, 인쇄소 골목 등에 주목했다. 박 시장은 “원래 이 쇼디치 지역은 허름하고 낡은 곳인데 이런 대규모 창업 클러스터로 재탄생했다. 땅값이 싸서 입주기업은 물론 도시재생이 필요한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된 셈”이라며 “신생기업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등으로만 갈 게 아니라 도시재생이 필요한 곳에 들어서면 효과가 크다는 걸 테크시티에서 배울 수 있는 만큼 우리도 도시재생의 수단으로 창업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레호보트·텔아비브·런던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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