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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벌이 4인 가족, 외벌이 집보다 月104만원 더 쓴다

    맞벌이 4인 가족의 월평균 가계지출이 외벌이보다 104만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전국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660만 685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벌이 가구(가구원 2인 이상)의 평균 소득(491만 3522원)보다 170만원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맞벌이 가구는 가계지출 역시 외벌이보다 많았다. 맞벌이 가구의 평균 가계지출은 476만 5340원, 이 가운데 소비지출은 340만 3779원이었다. 반면 외벌이 가구의 평균 가계지출은 378만 9843원, 소비지출은 282만 7766원이었다. 맞벌이가 외벌이보다 월평균 97만 5000원을 더 지출하고 있다. 특히 아이가 있는 4인 가족 기준으로는 차이가 더 컸다. 맞벌이 4인 가족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565만 219원으로, 외벌이 4인 가족(460만 5877원)보다 104만 4342원 많았다. 맞벌이의 경우 육아나 외식 등에 들어가는 필수 소비 비용이 외벌이보다 더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녀가 어린 경우 외벌이는 부부 중 한쪽이 육아를 전담할 수 있지만, 맞벌이는 돌봄에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맞벌이 4인 가족은 외벌이와 비교해 자녀 학원비 등 교육비에 월평균 22만 2951원을 더 썼다. 베이비시터 비용 등이 포함되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도 맞벌이 4인 가족이 외벌이보다 10만 2347원 많았는데, 해당 통계가 전체 4인 가족 평균임을 고려하면 실제 미취학 아동이 있는 맞벌이 가구와 외벌이 가구의 돌봄 비용 격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 마스크·전기차 소비자물가동향 나온다…“교복·급식비·연탄은 제외”

    마스크·전기차 소비자물가동향 나온다…“교복·급식비·연탄은 제외”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개편마스크·전기차 조사대상에 추가 통계청이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물가 조사 항목에 마스크와 전기차 등을 새로 추가하기로 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했지만, 지금까지 소비자물가지수엔 반영되지 않았다.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의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방안을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대표 품목은 460개에서 2개 줄어든 458개가 된다. 새로 출현하거나 지출액이 증가한 품목 가운데 지난해 월평균 가계 소비지출액이 256원 이상인 품목 14개가 새로 추가됐고, 반대로 기준액 미만이나 지속적인 조사가 어려운 13개가 빠졌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마스크가 추가됐고, 최근 빠른 속도로 보급되는 전기동력차(전기차)도 추가됐다. 이외에 농축수산물에선 새우·망고·체리·아보카도·파인애플 등이, 공업제품에선 마스크와 전기차를 포함해 식기세척기·의류건조기·유산균·반창고·선글라스·기타육류가공식품 등이 추가됐다. 서비스에선 쌀국수(외식)이 추가됐다.반면 기준액 미만으로 넥타이·연탄·스키이용료·프린터·비데·정장제 등 6개가 빠졌고, 지속적인 조사가 곤란한 의복대여료·사진료 등 2개 품목도 제외됐다. 정부 정책으로 무상화가 확대된 남자학생복, 여자학생복, 교과서, 고등하교 납입금, 학교급식비 등 5개 품목도 제외됐다. 유사한 품목은 통합되기도 했다. 아동복과 유아복은 ‘유아아동복’으로, 피아노와 현악기는 ‘악기’로, 시외버스와 고속버스는 ‘시외버스’로, 공책·스케치북·복사용지는 ‘종이문구’로 통합됐다. 놀이시설 이용료와 레포츠 이용료도 ‘놀이시설이용료’로 합쳐졌다. 이렇게 11개 품목이 5개 품목으로 통합됐다. 반대로 비중 확대로 3개 품목은 6개 품목으로 세분화되기도 했다. ‘즉석식품’은 즉석식품과 편의점 도시락으로, ‘자동차용품’은 자동창요품과 블랙박스로, ‘문화강습료’는 문화강습료와 기타학원비로 나뉘었다. 통계청은 또 2015년을 기준(100)으로 놓는 현행 소비자물가지수를 2020년 기준으로 개편해 오는 12월 22일 공표할 계획이다. 가중치 기준연도는 2017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부터는 개편된 기준에 따른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2020년 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의 지수도 개편된 기준에 맞춰 변경될 예정이라 해당 기간의 물가등락률은 일부 바뀔 수 있다.
  • [교정 참여 인사-봉사상] 조휴석 순천교도소 교정위원

    [교정 참여 인사-봉사상] 조휴석 순천교도소 교정위원

    2003년부터 순천교도소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며 수용자의 교화와 가족관계 회복에 힘쓰고 있다. 2016년 상반기부터 수형자 김모씨의 멘토로 활동하며 수형자의 심리적 안정과 교정·교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불우수용자를 대상으로 후원금(36회·1128만원)을 전달했다. 2018년엔 불우수용자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벌금을 납부하지 못하자 교정협의회 교화위원들과 함께 벌금을 대신 납부하기도 했다. 불우수용자 자녀 7명에게 2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으며, 일부 수용자 자녀들을 위해 학원비나 교재비를 지원해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 등을 취득하도록 했다.
  • 상담원 1명당 아동학대 64건… “ADHD·장애는 안 받아줘요”

    상담원 1명당 아동학대 64건… “ADHD·장애는 안 받아줘요”

    심리치료 요청 후 3개월 지나서 첫 상담법적 후견인 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 필요 보호전문기관 전국 69곳뿐… 절대 부족7인 미만 쉼터는 예산 부족·인력난 심화24시간 근무·열악한 처우에 퇴사율 높아 열두 살 지현이(가명)는 다섯 살이 되던 해 엄마와 제주도로 이사했다. 학창시절 햄스터를 70마리나 키울 정도로 심각한 애니멀호더(동물을 병적으로 수집한 후 방치하는 사람)였던 엄마는 제주도에서 고양이 10마리와 강아지 1마리를 키웠다. 물론 엄마는 고양이와 강아지뿐만 아니라 지현이조차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저장강박에 게임중독이었던 그는 지현이를 쓰레기와 동물 배설물이 가득한 집에 방치했다. 엄마는 초등학생인 지현이에게 직접 장을 보게 하고, 요리와 빨래도 시켰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아이를 때리고 학교에도 보내지 않았다. 하루는 눈이 나쁜 지현이가 엄마 콘택트렌즈를 끼어 봤다는 이유로 엄마는 “손목을 잘라야겠다”면서 흉기를 든 채로 지현이를 질질 끌고 마당으로 나가기도 했다. 지현이가 자주 결석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담임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통해 지현이의 사정을 알게 됐고, 선생님의 신고로 지현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가게 됐다. 고맙게도 이모인 김주형(35·가명)씨가 지현이를 맡겠다고 나섰지만, 가정위탁 등록에만 1년이 걸렸다. 이모가 지현이의 법적 후견인이 되기까지는 또다시 지난한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했다. 지현이는 심리치료도 요청한 지 3개월 만에 첫 상담이 시작됐다. 학원비 지원도 늦어졌고, 지현이 엄마가 “아이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며 김씨를 괴롭히고 있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를 막아 줄 힘이 없다. 지현이는 쓰레기 집에서 구조돼 학대 가해자와 분리됐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다. ●피해 아동 보호 인프라는 제자리걸음 아동학대 사건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지만 지현이와 같은 학대 피해 아동을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는 부족하다. 연 2회 이상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온 아동을 학대 가해자로부터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도’가 지난 3월 30일부터 시행됐지만 당장 분리된 아이들을 보살필 시설과 예산을 마련하는 속도는 더디다. 제도는 마련했지만 현실이 따라오지 못하는 셈이다. 아동학대 대부분이 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즉각분리가 이뤄지는 경우 보호시설로 보내질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아동학대 행위자의 75.6%(2만 2700건)는 부모였다. 분리가 필요한 아이들이 넘쳐나지만 아동학대 대응 체계의 출발점인 아동보호전문기관부터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아동복지법 제45조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시도 및 시군구에 1곳 이상 두도록 정하고 있지만 전국 229개 시군구 중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설치된 곳은 3분의1인 69곳에 불과하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은 지난해 4월 기준 960명으로 1곳당 평균 14명꼴이다. 이 중 아동학대 사건을 직접 관리하는 사례관리 상담원은 절반 수준인 470명으로 상담원 1명당 약 64건의 아동학대 사례를 담당한다. 이는 미국의 아동복지연맹에서 권장하는 1명당 사례 건수 17건과 비교해 3~4배 많은 수준이다. 열악한 현실을 반영하듯 이직률도 28.5%에 달한다. 학대피해아동쉼터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쉼터는 7인 미만의 공동생활 가정 형식으로 운영된다. 2019년 기준 전국에 마련된 쉼터는 총 73곳으로 피해 아동 1044명을 보호했다. 2019년 분리조치가 결정된 아동이 3669명으로 집계된 것을 고려하면 나머지 2625명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한 셈이다. 쉼터가 부족하다 보니 아이가 한번도 생활해 본 적 없는 동떨어진 지역의 쉼터를 떠도는 경우도 생긴다. 강원의 한 청소년쉼터 보호상담원은 “수도권 쉼터의 경우 대기 아동이 많아 입소한 아이들이 일정 기간이 되면 쉼터를 나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런 경우 급히 강원도로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쉼터라는 새로운 환경도 적응하기 벅찬 아이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적응이 더 어려워지기도 한다. 쉼터에서 근무자들은 예산 부족과 인력난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지방의 한 학대피해아동쉼터 원장은 필요한 지원을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아이들의 사업비’라고 답했다. 6명이 정원인 이 쉼터의 아동 사업비는 연 3030만원이다. 3년 전 30만원이 올랐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사업비로는 아이들이 필요한 옷, 물품 등을 구매하는 것부터 학습 발달에 필요한 학원비, 정서적 활동에 필요한 나들이 비용까지 해결한다. 인력난 역시 고질적인 문제다. 이 원장이 운영하는 쉼터는 원장과 종사자 3명이 꾸려 간다. 쉼터의 아동들에게는 매일 24시간 보호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 4명이 교대로 근무하면서 아이들을 돌본다. 휴일에는 종사자 1명이 아이 6명을 모두 맡는다. 더 섬세한 돌봄이 필요한 영아나 장애 아동 등이 입소해 있으면 어려움은 가중된다. 이 원장은 “총 2명이 근무하던 6~7년 전과 비교하면 이것도 많이 좋아진 것”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종사자들의 근무 환경과 비교해 처우 개선도 더디다. 열악한 처우는 높은 퇴사율과 구인난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종사자 1명이 밀착해서 돌봐야 하는 장애 아동,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 등은 더 갈 곳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전성원 강원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소장은 “매일 24시간 일해야 하니 업무도 과중하고 종사자들의 퇴사율도 굉장히 높다”면서 “상대적으로 손이 많이 가는 ADHD나 장애 아동은 현실적으로 받을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분리는 끝이 아닌 시작…인적·물적 확대 필요 전문가들은 학대 피해 아동을 행위자와 분리하는 것으로 학대 사건이 끝났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살던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보내진 아이들에게 분리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아야 할 또 다른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분리 과정과 분리 이후의 생활에서도 아동의 욕구를 자세히 살피고, 존중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특히 신고 횟수로 기계적으로 아동을 분리하는 즉각분리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아동은 이미 분리했는데, 추후 학대 행위가 아니었음이 밝혀졌을 경우 이 아동을 다시 가정으로 되돌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예원 변호사는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생활하던 아이를 국가가 분리했으면 더 나은 삶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졸속으로 분리된 아이들은 낯설고 열악한 곳에서 제대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절반 정도는 신고한 것을 후회한다”고 지적했다. 제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력과 예산 등 인프라도 마련해야 한다. 아동학대 관련 전문 인력을 제대로 육성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일도 필요하다. 김희진 변호사는 “아동보호 체계에 관여하는 담당 공무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원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인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전문적인 기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현재는 적정 인력과 예산이 가늠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기초 조사부터 시작해 세부적인 지침들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동 보호체계가 아동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대 신고를 받고 대처하는 데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조기에 징후를 발견하고 더 큰 학대를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세원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보호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학대를 막기 위한 분리가 아동을 또 다른 위험으로 몰아넣는 것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분리만 하면 끝인가요?…업무 과부하 걸린 아동보호체계

    분리만 하면 끝인가요?…업무 과부하 걸린 아동보호체계

    열두 살 지현이(가명)는 다섯 살이 되던 해 엄마와 제주도로 이사했다. 학창시절 햄스터를 70마리나 키울 정도로 심각한 애니멀호더(동물을 병적으로 수집한 후 방치하는 사람)였던 엄마는 제주도에서 고양이 10마리와 강아지 1마리를 키웠다. 물론 엄마는 고양이와 강아지뿐만 아니라 지현이조차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저장강박에 게임중독이었던 그는 지현이를 쓰레기와 동물 배설물이 가득한 집에 방치했다. 엄마는 초등학생인 지현이에게 직접 장을 보게 하고, 요리와 빨래도 시켰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아이를 때리고 학교에도 보내지 않았다. 하루는 눈이 나쁜 지현이가 엄마 콘택트렌즈를 끼어 봤다는 이유로 엄마는 “손목을 잘라야겠다”면서 흉기를 든 채로 지현이를 질질 끌고 마당으로 나가기도 했다. 지현이가 자주 결석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담임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통해 지현이의 사정을 알게 됐고, 선생님의 신고로 지현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가게 됐다. 고맙게도 이모인 김주형(35·가명)씨가 지현이를 맡겠다고 나섰지만, 가정위탁 등록에만 1년이 걸렸다. 이모가 지현이의 법적 후견인이 되기까지는 또다시 지난한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했다. 지현이는 심리치료도 요청한 지 3개월 만에 첫 상담이 시작됐다. 학원비 지원도 늦어졌고, 지현이 엄마가 “아이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며 김씨를 괴롭히고 있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를 막아 줄 힘이 없다. 지현이는 쓰레기 집에서 구조돼 학대 가해자와 분리됐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다. 분리하면 끝?…피해 아동 보호 인프라는 제자리걸음 아동학대 사건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지만 지현이와 같은 학대 피해 아동을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는 부족하다. 연 2회 이상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온 아동을 학대 가해자로부터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도’가 지난 3월 30일부터 시행됐지만 당장 분리된 아이들을 보살필 시설과 예산을 마련하는 속도는 더디다. 제도는 마련했지만 현실이 따라오지 못하는 셈이다. 아동학대 대부분이 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즉각분리가 이뤄지는 경우 보호시설로 보내질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아동학대 행위자의 75.6%(2만 2700건)는 부모였다. 분리가 필요한 아이들이 넘쳐나지만 아동학대 대응 체계의 출발점인 아동보호전문기관부터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아동복지법 제45조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시도 및 시군구에 1곳 이상 두도록 정하고 있지만 전국 229개 시군구 중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설치된 곳은 3분의1인 69곳에 불과하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은 지난해 4월 기준 960명으로 1곳당 평균 14명꼴이다. 이 중 아동학대 사건을 직접 관리하는 사례관리 상담원은 절반 수준인 470명으로 상담원 1명당 약 64건의 아동학대 사례를 담당한다. 이는 미국의 아동복지연맹에서 권장하는 1명당 사례 건수 17건과 비교해 3~4배 많은 수준이다. 열악한 현실을 반영하듯 이직률도 28.5%에 달한다. 학대피해아동쉼터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쉼터는 7인 미만의 공동생활 가정 형식으로 운영된다. 2019년 기준 전국에 마련된 쉼터는 총 73곳으로 피해 아동 1044명을 보호했다. 2019년 분리조치가 결정된 아동이 3669명으로 집계된 것을 고려하면 나머지 2625명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한 셈이다. 쉼터가 부족하다 보니 아이가 한번도 생활해 본 적 없는 동떨어진 지역의 쉼터를 떠도는 경우도 생긴다. 강원의 한 청소년쉼터 보호상담원은 “수도권 쉼터의 경우 대기 아동이 많아 입소한 아이들이 일정 기간이 되면 쉼터를 나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런 경우 급히 강원도로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쉼터라는 새로운 환경도 적응하기 벅찬 아이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적응이 더 어려워지기도 한다. 쉼터에서 근무자들은 예산 부족과 인력난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지방의 한 학대피해아동쉼터 원장은 필요한 지원을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아이들의 사업비’라고 답했다. 6명이 정원인 이 쉼터의 아동 사업비는 연 3030만원이다. 3년 전 30만원이 올랐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사업비로는 아이들이 필요한 옷, 물품 등을 구매하는 것부터 학습 발달에 필요한 학원비, 정서적 활동에 필요한 나들이 비용까지 해결한다. 인력난 역시 고질적인 문제다. 이 원장이 운영하는 쉼터는 원장과 종사자 3명이 꾸려 간다. 쉼터의 아동들에게는 매일 24시간 보호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 4명이 교대로 근무하면서 아이들을 돌본다. 휴일에는 종사자 1명이 아이 6명을 모두 맡는다. 더 섬세한 돌봄이 필요한 영아나 장애 아동 등이 입소해 있으면 어려움은 가중된다. 이 원장은 “총 2명이 근무하던 6~7년 전과 비교하면 이것도 많이 좋아진 것”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종사자들의 근무 환경과 비교해 처우 개선도 더디다. 열악한 처우는 높은 퇴사율과 구인난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종사자 1명이 밀착해서 돌봐야 하는 장애 아동,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 등은 더 갈 곳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전성원 강원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소장은 “매일 24시간 일해야 하니 업무도 과중하고 종사자들의 퇴사율도 굉장히 높다”면서 “상대적으로 손이 많이 가는 ADHD나 장애 아동은 현실적으로 받을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분리는 끝이 아닌 시작…인적·물적 확대 필요 전문가들은 학대 피해 아동을 행위자와 분리하는 것으로 학대 사건이 끝났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살던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보내진 아이들에게 분리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아야 할 또 다른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분리 과정과 분리 이후의 생활에서도 아동의 욕구를 자세히 살피고, 존중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특히 신고 횟수로 기계적으로 아동을 분리하는 즉각분리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아동은 이미 분리했는데, 추후 학대 행위가 아니었음이 밝혀졌을 경우 이 아동을 다시 가정으로 되돌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예원 변호사는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생활하던 아이를 국가가 분리했으면 더 나은 삶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졸속으로 분리된 아이들은 낯설고 열악한 곳에서 제대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절반 정도는 신고한 것을 후회한다”고 지적했다. 제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력과 예산 등 인프라도 마련해야 한다. 아동학대 관련 전문 인력을 제대로 육성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일도 필요하다. 김희진 변호사는 “아동보호 체계에 관여하는 담당 공무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원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인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전문적인 기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현재는 적정 인력과 예산이 가늠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기초 조사부터 시작해 세부적인 지침들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동 보호체계가 아동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대 신고를 받고 대처하는 데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조기에 징후를 발견하고 더 큰 학대를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세원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보호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학대를 막기 위한 분리가 아동을 또 다른 위험으로 몰아넣는 것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쉼터 언니한테 자해 배워… 결국 그 때문에 강제 퇴소당해”

    “쉼터 언니한테 자해 배워… 결국 그 때문에 강제 퇴소당해”

    “힘들다” 아빠는 락스 들이켜복지사 도전… 홀로서기 시도 난폭 엄마 학대 못 이겨 가출자립 문턱서 미래 설계 막막 성희롱 아빠 싫어 보육원行“피해·가해자 즉각 분리해야”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다. 학대의 경험은 몸에 각인돼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반복적 폭력은 아이의 마음에 좌절과 우울·슬픔을 남긴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 지인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고 가해자로부터 도망치는 게 급선무라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동이 성인이 됐어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서울신문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성인이 된 아동학대 피해자 3명을 인터뷰했다. 어른이 됐지만, 학대의 기억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려 했고, 다른 누군가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다. 학대를 자기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기에 그들을 용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기회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학대 생존자들이 아픔을 딛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을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3회에 걸쳐 피해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 6살부터 매질당한 최지은씨최지은(22·가명)씨는 인터뷰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학대받았던 그때를 떠올리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간다고 했다. 처음 손톱을 물어뜯었던 건 여섯 살 때였다. 새엄마를 처음 만났던 때도, 학대가 시작된 것도 그 나이였다. 최씨가 손톱 주변을 물어뜯자 새엄마는 보기 싫다며 발코니로 쫓아냈고, 최씨의 손에 장갑과 양말을 씌웠다. 여섯 살 소녀는 영문도 모른 채 매일 매질을 당했다. 씻는 게 싫어 도망갔더니 새엄마는 비닐봉지로 최씨의 손발을 묶어 욕조에 빠뜨렸다. 물을 뺀 욕조에 두세 시간씩 가뒀다. 새엄마는 할머니가 보고 싶어 울면 음식물 쓰레기를 주고 “먹으면 할머니 집에 보내주겠다”고 했다. 최씨의 몸은 늘 멍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도저히 참지 못해 최씨를 데려가 6년은 학대를 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자 최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아빠 집으로 돌아왔다. 새엄마는 다시 최씨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간 최씨가 친구를 사귀고 싶어 담배에 손을 댄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새엄마는 최씨를 집에서 쫓아냈다. 할머니가 최씨를 감싸자 새엄마는 더 화를 냈다. “새엄마가 우는 저에게 과도를 준 적도 있어요. 손가락 하나를 자르면 용서해 주겠다면서요.” 최씨가 거부하자 새엄마는 소독용 락스를 가져와 컵에 따르면서 최씨에게 마시라고 강요했다. 이를 지켜본 아빠는 “나도 너무 힘들다”며 락스를 들이켰다. 그 이후 최씨는 락스만 보면 아빠가 떠오르고, 욕조를 보면 새엄마가 떠오른다. 최씨의 잦은 결석을 이상하게 여긴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에게 최씨는 모든 일을 털어놨다. 이후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는 단기쉼터에 보내졌다.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너무 어렸고, 새엄마를 신고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최씨는 쉼터에서 자해를 배웠다. 낯선 곳이 무섭고, 언니들이 무서워 침대에서 울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한 언니가 자해하고 주변의 관심을 받자 최씨도 따라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받는 게 좋았다. 지속된 자해 때문에 최씨는 쉼터에서 강제 퇴소당했다. 아빠의 관심에 목말랐던 최씨는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는 시도까지 했다. 3개월가량 병원에 입원했던 최씨는 다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최씨는 지난해 7월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금은 한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운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최씨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스스로 칭찬해 주는 연습도 한다.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최씨는 양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떠올릴 때면 야속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이 학대당할 땐 아무도 관심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동학대에는 ‘과잉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든 신고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대받는 아이가 있다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얘기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가해자들이 학대를 정당화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엄마는 결국 재판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재판장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빠가 새엄마를 벌주면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압박했거든요. 적어도 학대 가해자를 처벌할 땐 아동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새엄마한테서 도망친 김승일씨김승일(21·가명)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새엄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새엄마는 술을 마시면 난폭해졌다. 주로 청소를 안 했다는 이유로 혼났다. 새엄마와의 말싸움이 극에 달했던 날 새엄마는 손에 잡히는 모든 걸 김씨에게 던졌다. 그리고 칼을 들고 김씨를 위협했다. 김씨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무섭고 두려웠다. 경찰이 찾아와 상황은 종료됐지만,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경찰이 돌아가자 아빠는 신고를 한 김씨를 나무랐다. 그날부터 김씨의 가출이 시작됐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단기쉼터에 들어갔다. 쉼터에 온 뒤 새엄마와 마주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 처벌을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학교는 다니던 곳을 계속 다녔다. 쉼터에서 학교는 한 시간 거리였지만 전학을 가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깊었던 건 아니다. 마음 터놓고 지내는 사이도 없었다. 두세 명 정도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학대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돌이켜 보면 의지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쉼터에서도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쉼터 선생님들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오는 쉼터라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다. 도박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300만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적도 있었다. 현재 김씨는 혼자 산다.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서 아빠와의 관계는 조금 회복됐다. “쌓였던 감정을 토해냈더니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전까지 학대 기억이 떠오르면 두통이 심하고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아빠랑 대화한 이후로는 많이 나아졌어요.”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월 30만원씩 나왔던 자립지원금이 최근 끊겼다. 막노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하는데, 방 임대료(월 12만원 정도)와 고정비 30만원을 쓰면 생활이 빠듯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호텔 관련 학과에 진학했지만, 김씨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데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김씨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자신처럼 학대를 당했던 피해 아동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대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아이와 가해자를 즉시 갈라 놓는 건 좋지만,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원래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해요. 만약 자립을 원한다면 경제적으로 확실한 지원을 해 주면 좋겠어요.” 폭력 아빠 피해 시설로 간 강솔씨강솔(19·가명)씨는 그게 학대신고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이곳저곳 몸을 더듬는 아빠가 싫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어져 온 학대는 강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끝났다. 강씨는 아빠와 분리됐고, 아빠는 수사를 받았다. 강씨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빠가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 의무를 명령했다. 강씨는 언니와 함께 아빠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엄마의 빈자리를 의식해서인지 아빠는 딸들에게 엄했다. 충전기를 고장 냈다고 맞은 적도 있고, 하루는 아빠가 힘들었는지 다 같이 죽자고 칼을 꺼내기도 했다. 아빠는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이었지만, 특히 술을 마시면 이성의 끈을 놓았다. 욕하고 소리를 질렀고, 뺨도 때 렸다. 강씨가 조금 크고 나서는 강제로 뽀뽀하는 등 성적으로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강씨는 싫다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지만, 아빠는 애교나 앙탈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강씨는 아동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언니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그럴 여건이 안 됐다. 아빠의 보복이 두려워 한 달 가까이 외출도 못 했다. 처음엔 시설 생활이 힘들었다. 그래도 강씨는 친화력을 내세워 두루 잘 지냈다. 때론 괜히 신고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시설 안에서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강씨는 댄서를 꿈꾼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엄했던 아빠와 떨어져 살면서 자유를 찾으니 춤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다. 시설에 꾸준히 요청했고, 운이 좋아 꽤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댄스 학원비가 비싸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도 모았다. 그 덕에 한 대학의 실용무용과에 입학했다. 지금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강씨는 기대한다. 강씨는 아동학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에 찬성한다.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사회가 잘만 보살펴 주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대 초기엔 상처받은 아동의 정신적 보살핌에 힘쓰고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자립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겐 교육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악마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회생이 안 돼요. 나긋나긋한 교육이 제대로 들리겠어요? 시설에서 봤는데 아빠가 아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거나, 목 조르는 경우도 봤어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피해아동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부모니까 신고 못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요.”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욕하고 때리고 강제로 뽀뽀… 칼까지 꺼내 든 아빠는 악마였다”

    “욕하고 때리고 강제로 뽀뽀… 칼까지 꺼내 든 아빠는 악마였다”

    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다. 학대의 경험은 몸에 각인돼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반복적 폭력은 아이의 마음에 좌절과 우울·슬픔을 남긴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 지인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고 가해자로부터 도망치는 게 급선무라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동이 성인이 됐어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서울신문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성인이 된 아동학대 피해자 3명을 인터뷰했다. 어른이 됐지만, 학대의 기억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려 했고, 다른 누군가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다. 학대를 자기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기에 그들을 용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기회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학대 생존자들이 아픔을 딛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을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3회에 걸쳐 피해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 최지은(22·가명)씨는 인터뷰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학대받았던 그때를 떠올리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간다고 했다. 처음 손톱을 물어뜯었던 건 여섯 살 때였다. 새엄마를 처음 만났던 때도, 학대가 시작된 것도 그 나이였다. 최씨가 손톱 주변을 물어뜯자 새엄마는 보기 싫다며 발코니로 쫓아냈고, 최씨의 손에 장갑과 양말을 씌웠다.여섯 살 소녀는 영문도 모른 채 매일 매질을 당했다. 씻는 게 싫어 도망갔더니 새엄마는 비닐봉지로 최씨의 손발을 묶어 욕조에 빠뜨렸다. 물을 뺀 욕조에 두세 시간씩 가뒀다. 새엄마는 할머니가 보고 싶어 울면 음식물 쓰레기를 주고 “먹으면 할머니 집에 보내주겠다”고 했다. 최씨의 몸은 늘 멍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도저히 참지 못해 최씨를 데려가 6년은 학대를 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자 최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아빠 집으로 돌아왔다. 새엄마는 다시 최씨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간 최씨가 친구를 사귀고 싶어 담배에 손을 댄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새엄마는 최씨를 집에서 쫓아냈다. 할머니가 최씨를 감싸자 새엄마는 더 화를 냈다. “새엄마가 우는 저에게 과도를 준 적도 있어요. 손가락 하나를 자르면 용서해 주겠다면서요.” 최씨가 거부하자 새엄마는 소독용 락스를 가져와 컵에 따르면서 최씨에게 마시라고 강요했다. 이를 지켜본 아빠는 “나도 너무 힘들다”며 락스를 들이켰다. 그 이후 최씨는 락스만 보면 아빠가 떠오르고, 욕조를 보면 새엄마가 떠오른다. 최씨의 잦은 결석을 이상하게 여긴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에게 최씨는 모든 일을 털어놨다. 이후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는 단기쉼터에 보내졌다.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너무 어렸고, 새엄마를 신고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최씨는 쉼터에서 자해를 배웠다. 낯선 곳이 무섭고, 언니들이 무서워 침대에서 울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한 언니가 자해하고 주변의 관심을 받자 최씨도 따라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받는 게 좋았다. 지속된 자해 때문에 최씨는 쉼터에서 강제 퇴소당했다. 아빠의 관심에 목말랐던 최씨는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는 시도까지 했다. 3개월가량 병원에 입원했던 최씨는 다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최씨는 지난해 7월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금은 한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운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최씨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스스로 칭찬해 주는 연습도 한다.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최씨는 양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떠올릴 때면 야속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이 학대당할 땐 아무도 관심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동학대에는 ‘과잉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든 신고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대받는 아이가 있다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얘기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가해자들이 학대를 정당화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새엄마는 결국 재판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재판장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빠가 새엄마를 벌주면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압박했거든요. 적어도 학대 가해자를 처벌할 땐 아동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승일(21·가명)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새엄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새엄마는 술을 마시면 난폭해졌다. 주로 청소를 안 했다는 이유로 혼났다. 새엄마와의 말싸움이 극에 달했던 날 새엄마는 손에 잡히는 모든 걸 김씨에게 던졌다. 그리고 칼을 들고 김씨를 위협했다. 김씨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무섭고 두려웠다. 경찰이 찾아와 상황은 종료됐지만,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경찰이 돌아가자 아빠는 신고를 한 김씨를 나무랐다. 그날부터 김씨의 가출이 시작됐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단기쉼터에 들어갔다. 쉼터에 온 뒤 새엄마와 마주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 처벌을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학교는 다니던 곳을 계속 다녔다. 쉼터에서 학교는 한 시간 거리였지만 전학을 가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깊었던 건 아니다. 마음 터놓고 지내는 사이도 없었다. 두세 명 정도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학대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돌이켜 보면 의지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쉼터에서도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쉼터 선생님들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오는 쉼터라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다. 도박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300만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적도 있었다.현재 김씨는 혼자 산다.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서 아빠와의 관계는 조금 회복됐다. “쌓였던 감정을 토해냈더니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전까지 학대 기억이 떠오르면 두통이 심하고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아빠랑 대화한 이후로는 많이 나아졌어요.”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월 30만원씩 나왔던 자립지원금이 최근 끊겼다. 막노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하는데, 방 임대료(월 12만원 정도)와 고정비 30만원을 쓰면 생활이 빠듯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호텔 관련 학과에 진학했지만, 김씨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데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김씨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자신처럼 학대를 당했던 피해 아동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대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아이와 가해자를 즉시 갈라 놓는 건 좋지만,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원래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해요. 만약 자립을 원한다면 경제적으로 확실한 지원을 해 주면 좋겠어요.” 강솔(19·가명)씨는 그게 학대신고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이곳저곳 몸을 더듬는 아빠가 싫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어져 온 학대는 강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끝났다. 강씨는 아빠와 분리됐고, 아빠는 수사를 받았다. 강씨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빠가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 의무를 명령했다. 강씨는 언니와 함께 아빠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엄마의 빈자리를 의식해서인지 아빠는 딸들에게 엄했다. 충전기를 고장 냈다고 맞은 적도 있고, 하루는 아빠가 힘들었는지 다 같이 죽자고 칼을 꺼내기도 했다. 아빠는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이었지만, 특히 술을 마시면 이성의 끈을 놓았다. 욕하고 소리를 질렀고, 뺨도 때 렸다. 강씨가 조금 크고 나서는 강제로 뽀뽀하는 등 성적으로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강씨는 싫다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지만, 아빠는 애교나 앙탈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다.그 일이 있고 나서 강씨는 아동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언니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그럴 여건이 안 됐다. 아빠의 보복이 두려워 한 달 가까이 외출도 못 했다. 처음엔 시설 생활이 힘들었다. 그래도 강씨는 친화력을 내세워 두루 잘 지냈다. 때론 괜히 신고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시설 안에서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강씨는 댄서를 꿈꾼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엄했던 아빠와 떨어져 살면서 자유를 찾으니 춤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다. 시설에 꾸준히 요청했고, 운이 좋아 꽤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댄스 학원비가 비싸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도 모았다. 그 덕에 한 대학의 실용무용과에 입학했다. 지금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강씨는 기대한다. 강씨는 아동학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에 찬성한다.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사회가 잘만 보살펴 주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대 초기엔 상처받은 아동의 정신적 보살핌에 힘쓰고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자립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겐 교육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악마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회생이 안 돼요. 나긋나긋한 교육이 제대로 들리겠어요? 시설에서 봤는데 아빠가 아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거나, 목 조르는 경우도 봤어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피해아동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부모니까 신고 못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요.”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욕조 가두고 매질한 엄마… ‘기억 감옥’에 갇혀 산 16년

    욕조 가두고 매질한 엄마… ‘기억 감옥’에 갇혀 산 16년

    “힘들다” 아빠는 락스 들이켜복지사 도전… 홀로서기 시도 난폭 엄마 학대 못 이겨 가출자립 문턱서 미래 설계 막막 성희롱 아빠 싫어 보육원行“피해·가해자 즉각 분리해야”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다. 학대의 경험은 몸에 각인돼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반복적 폭력은 아이의 마음에 좌절과 우울·슬픔을 남긴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 지인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고 가해자로부터 도망치는 게 급선무라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동이 성인이 됐어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서울신문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성인이 된 아동학대 피해자 3명을 인터뷰했다. 어른이 됐지만, 학대의 기억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려 했고, 다른 누군가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다. 학대를 자기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기에 그들을 용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기회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학대 생존자들이 아픔을 딛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을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3회에 걸쳐 피해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 6살부터 매질당한 최지은씨최지은(22·가명)씨는 인터뷰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학대받았던 그때를 떠올리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간다고 했다. 처음 손톱을 물어뜯었던 건 여섯 살 때였다. 새엄마를 처음 만났던 때도, 학대가 시작된 것도 그 나이였다. 최씨가 손톱 주변을 물어뜯자 새엄마는 보기 싫다며 발코니로 쫓아냈고, 최씨의 손에 장갑과 양말을 씌웠다. 여섯 살 소녀는 영문도 모른 채 매일 매질을 당했다. 씻는 게 싫어 도망갔더니 새엄마는 비닐봉지로 최씨의 손발을 묶어 욕조에 빠뜨렸다. 물을 뺀 욕조에 두세 시간씩 가뒀다. 새엄마는 할머니가 보고 싶어 울면 음식물 쓰레기를 주고 “먹으면 할머니 집에 보내주겠다”고 했다. 최씨의 몸은 늘 멍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도저히 참지 못해 최씨를 데려가 6년은 학대를 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자 최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아빠 집으로 돌아왔다. 새엄마는 다시 최씨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간 최씨가 친구를 사귀고 싶어 담배에 손을 댄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새엄마는 최씨를 집에서 쫓아냈다. 할머니가 최씨를 감싸자 새엄마는 더 화를 냈다. “새엄마가 우는 저에게 과도를 준 적도 있어요. 손가락 하나를 자르면 용서해 주겠다면서요.” 최씨가 거부하자 새엄마는 소독용 락스를 가져와 컵에 따르면서 최씨에게 마시라고 강요했다. 이를 지켜본 아빠는 “나도 너무 힘들다”며 락스를 들이켰다. 그 이후 최씨는 락스만 보면 아빠가 떠오르고, 욕조를 보면 새엄마가 떠오른다. 최씨의 잦은 결석을 이상하게 여긴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에게 최씨는 모든 일을 털어놨다. 이후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는 단기쉼터에 보내졌다.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너무 어렸고, 새엄마를 신고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최씨는 쉼터에서 자해를 배웠다. 낯선 곳이 무섭고, 언니들이 무서워 침대에서 울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한 언니가 자해하고 주변의 관심을 받자 최씨도 따라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받는 게 좋았다. 지속된 자해 때문에 최씨는 쉼터에서 강제 퇴소당했다. 아빠의 관심에 목말랐던 최씨는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는 시도까지 했다. 3개월가량 병원에 입원했던 최씨는 다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최씨는 지난해 7월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금은 한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운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최씨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스스로 칭찬해 주는 연습도 한다.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최씨는 양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떠올릴 때면 야속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이 학대당할 땐 아무도 관심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동학대에는 ‘과잉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든 신고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대받는 아이가 있다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얘기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가해자들이 학대를 정당화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엄마는 결국 재판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재판장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빠가 새엄마를 벌주면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압박했거든요. 적어도 학대 가해자를 처벌할 땐 아동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새엄마한테서 도망친 김승일씨김승일(21·가명)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새엄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새엄마는 술을 마시면 난폭해졌다. 주로 청소를 안 했다는 이유로 혼났다. 새엄마와의 말싸움이 극에 달했던 날 새엄마는 손에 잡히는 모든 걸 김씨에게 던졌다. 그리고 칼을 들고 김씨를 위협했다. 김씨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무섭고 두려웠다. 경찰이 찾아와 상황은 종료됐지만,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경찰이 돌아가자 아빠는 신고를 한 김씨를 나무랐다. 그날부터 김씨의 가출이 시작됐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단기쉼터에 들어갔다. 쉼터에 온 뒤 새엄마와 마주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 처벌을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학교는 다니던 곳을 계속 다녔다. 쉼터에서 학교는 한 시간 거리였지만 전학을 가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깊었던 건 아니다. 마음 터놓고 지내는 사이도 없었다. 두세 명 정도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학대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돌이켜 보면 의지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쉼터에서도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쉼터 선생님들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오는 쉼터라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다. 도박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300만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적도 있었다. 현재 김씨는 혼자 산다.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서 아빠와의 관계는 조금 회복됐다. “쌓였던 감정을 토해냈더니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전까지 학대 기억이 떠오르면 두통이 심하고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아빠랑 대화한 이후로는 많이 나아졌어요.”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월 30만원씩 나왔던 자립지원금이 최근 끊겼다. 막노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하는데, 방 임대료(월 12만원 정도)와 고정비 30만원을 쓰면 생활이 빠듯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호텔 관련 학과에 진학했지만, 김씨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데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김씨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자신처럼 학대를 당했던 피해 아동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대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아이와 가해자를 즉시 갈라 놓는 건 좋지만,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원래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해요. 만약 자립을 원한다면 경제적으로 확실한 지원을 해 주면 좋겠어요.” 폭력 아빠 피해 시설로 간 강솔씨강솔(19·가명)씨는 그게 학대신고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이곳저곳 몸을 더듬는 아빠가 싫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어져 온 학대는 강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끝났다. 강씨는 아빠와 분리됐고, 아빠는 수사를 받았다. 강씨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빠가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 의무를 명령했다. 강씨는 언니와 함께 아빠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엄마의 빈자리를 의식해서인지 아빠는 딸들에게 엄했다. 충전기를 고장 냈다고 맞은 적도 있고, 하루는 아빠가 힘들었는지 다 같이 죽자고 칼을 꺼내기도 했다. 아빠는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이었지만, 특히 술을 마시면 이성의 끈을 놓았다. 욕하고 소리를 질렀고, 뺨도 때 렸다. 강씨가 조금 크고 나서는 강제로 뽀뽀하는 등 성적으로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강씨는 싫다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지만, 아빠는 애교나 앙탈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강씨는 아동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언니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그럴 여건이 안 됐다. 아빠의 보복이 두려워 한 달 가까이 외출도 못 했다. 처음엔 시설 생활이 힘들었다. 그래도 강씨는 친화력을 내세워 두루 잘 지냈다. 때론 괜히 신고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시설 안에서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강씨는 댄서를 꿈꾼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엄했던 아빠와 떨어져 살면서 자유를 찾으니 춤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다. 시설에 꾸준히 요청했고, 운이 좋아 꽤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댄스 학원비가 비싸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도 모았다. 그 덕에 한 대학의 실용무용과에 입학했다. 지금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강씨는 기대한다. 강씨는 아동학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에 찬성한다.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사회가 잘만 보살펴 주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대 초기엔 상처받은 아동의 정신적 보살핌에 힘쓰고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자립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겐 교육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악마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회생이 안 돼요. 나긋나긋한 교육이 제대로 들리겠어요? 시설에서 봤는데 아빠가 아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거나, 목 조르는 경우도 봤어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피해아동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부모니까 신고 못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요.”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락스→아빠, 욕조→엄마, 성인이 돼도 잊히지 않는 기억들

    락스→아빠, 욕조→엄마, 성인이 돼도 잊히지 않는 기억들

    6살부터 매질당한 최지은씨새엄마한테서 도망친 김승일씨폭력아빠 피해 시설로 간 강솔씨성인된 아동학대 피해자 3인 인터뷰 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다. 학대의 경험은 몸에 각인돼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반복적 폭력은 아이의 마음에 좌절과 우울·슬픔을 남긴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 지인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고 가해자로부터 도망치는 게 급선무라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동이 성인이 됐어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신문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성인이 된 아동학대 피해자 3명을 인터뷰했다. 어른이 됐지만, 학대의 기억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려 했고, 다른 누군가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다. 학대를 자기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기에 그들을 용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기회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학대 생존자들이 아픔을 딛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을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3회에 걸쳐 피해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새엄마로부터 6살 때부터 학대...우는 최양에게 과도를 주기도 최지은(22·가명)씨는 인터뷰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학대받았던 그때를 떠올리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간다고 했다. 처음 손톱을 물어뜯었던 건 여섯 살 때였다. 새엄마를 처음 만났던 때도, 학대가 시작된 것도 그 나이였다. 최씨가 손톱 주변을 물어뜯자 새엄마는 보기 싫다며 발코니로 쫓아냈고, 최씨의 손에 장갑과 양말을 씌웠다. 여섯 살 소녀는 영문도 모른 채 매일 매질을 당했다. 씻는 게 싫어 도망갔더니 새엄마는 비닐봉지로 최씨의 손발을 묶어 욕조에 빠뜨렸다. 물을 뺀 욕조에 두세 시간씩 가뒀다. 새엄마는 할머니가 보고 싶어 울면 음식물 쓰레기를 주고 “먹으면 할머니 집에 보내주겠다”고 했다. 최씨의 몸은 늘 멍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도저히 참지 못해 최씨를 데려가 6년은 학대를 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자 최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아빠 집으로 돌아왔다. 새엄마는 다시 최씨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간 최씨가 친구를 사귀고 싶어 담배에 손을 댄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새엄마는 최씨를 집에서 쫓아냈다. 할머니가 최씨를 감싸자 새엄마는 더 화를 냈다. “새엄마가 우는 저에게 과도를 준 적도 있어요. 손가락 하나를 자르면 용서해 주겠다면서요.” 최씨가 거부하자 새엄마는 소독용 락스를 가져와 컵에 따르면서 최씨에게 마시라고 강요했다. 이를 지켜본 아빠는 “나도 너무 힘들다”며 락스를 들이켰다. 그 이후 최씨는 락스만 보면 아빠가 떠오르고, 욕조를 보면 새엄마가 떠오른다. 최씨의 잦은 결석을 이상하게 여긴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에게 최씨는 모든 일을 털어놨다. 이후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는 단기쉼터에 보내졌다.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너무 어렸고, 새엄마를 신고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했거든요.”최씨는 쉼터에서 자해를 배웠다. 낯선 곳이 무섭고, 언니들이 무서워 침대에서 울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한 언니가 자해하고 주변의 관심을 받자 최씨도 따라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받는 게 좋았다. 지속된 자해 때문에 최씨는 쉼터에서 강제 퇴소당했다. 아빠의 관심에 목말랐던 최씨는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는 시도까지 했다. 3개월가량 병원에 입원했던 최씨는 다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최씨는 지난해 7월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금은 한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운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최씨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스스로 칭찬해 주는 연습도 한다.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최씨는 양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떠올릴 때면 야속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이 학대당할 땐 아무도 관심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동학대에는 ‘과잉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든 신고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대받는 아이가 있다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얘기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가해자들이 학대를 정당화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엄마는 결국 재판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재판장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빠가 새엄마를 벌주면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압박했거든요. 적어도 학대 가해자를 처벌할 땐 아동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술 마시면 난폭했던 엄마...중3대 학대 이후 삶의 방향 잃어버려 김승일(21·가명)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새엄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새엄마는 술을 마시면 난폭해졌다. 주로 청소를 안 했다는 이유로 혼났다. 새엄마와의 말싸움이 극에 달했던 날 새엄마는 손에 잡히는 모든 걸 김씨에게 던졌다. 그리고 칼을 들고 김씨를 위협했다. 김씨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무섭고 두려웠다. 경찰이 찾아와 상황은 종료됐지만,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경찰이 돌아가자 아빠는 신고를 한 김씨를 나무랐다. 그날부터 김씨의 가출이 시작됐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단기쉼터에 들어갔다. 쉼터에 온 뒤 새엄마와 마주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 처벌을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학교는 다니던 곳을 계속 다녔다. 쉼터에서 학교는 한 시간 거리였지만 전학을 가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깊었던 건 아니다. 마음 터놓고 지내는 사이도 없었다. 두세 명 정도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학대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돌이켜 보면 의지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쉼터에서도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쉼터 선생님들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오는 쉼터라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다. 도박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300만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적도 있었다. 현재 김씨는 혼자 산다.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서 아빠와의 관계는 조금 회복됐다. “쌓였던 감정을 토해냈더니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전까지 학대 기억이 떠오르면 두통이 심하고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아빠랑 대화한 이후로는 많이 나아졌어요.”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월 30만원씩 나왔던 자립지원금이 최근 끊겼다. 막노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하는데, 방 임대료(월 12만원 정도)와 고정비 30만원을 쓰면 생활이 빠듯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호텔 관련 학과에 진학했지만, 김씨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데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김씨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자신처럼 학대를 당했던 피해 아동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대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아이와 가해자를 즉시 갈라 놓는 건 좋지만,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원래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해요. 만약 자립을 원한다면 경제적으로 확실한 지원을 해 주면 좋겠어요.”술 마시면 난폭해졌던 아빠 피해 댄서 꿈꾸는 19살 청춘 강솔(19·가명)씨는 그게 학대신고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이곳저곳 몸을 더듬는 아빠가 싫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어져 온 학대는 강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끝났다. 강씨는 아빠와 분리됐고, 아빠는 수사를 받았다. 강씨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빠가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 의무를 명령했다. 강씨는 언니와 함께 아빠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엄마의 빈자리를 의식해서인지 아빠는 딸들에게 엄했다. 충전기를 고장 냈다고 맞은 적도 있고, 하루는 아빠가 힘들었는지 다 같이 죽자고 칼을 꺼내기도 했다. 아빠는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이었지만, 특히 술을 마시면 이성의 끈을 놓았다. 욕하고 소리를 질렀고, 뺨도 때렸다. 강씨가 조금 크고 나서는 강제로 뽀뽀하는 등 성적으로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강씨는 싫다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지만, 아빠는 애교나 앙탈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강씨는 아동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언니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그럴 여건이 안 됐다. 아빠의 보복이 두려워 한 달 가까이 외출도 못 했다. 처음엔 시설 생활이 힘들었다. 그래도 강씨는 친화력을 내세워 두루 잘 지냈다. 때론 괜히 신고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시설 안에서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강씨는 댄서를 꿈꾼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엄했던 아빠와 떨어져 살면서 자유를 찾으니 춤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다. 시설에 꾸준히 요청했고, 운이 좋아 꽤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댄스 학원비가 비싸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도 모았다. 그 덕에 한 대학의 실용무용과에 입학했다. 지금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강씨는 기대한다. 강씨는 아동학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에 찬성한다.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사회가 잘만 보살펴 주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대 초기엔 상처받은 아동의 정신적 보살핌에 힘쓰고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자립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겐 교육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악마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회생이 안 돼요. 나긋나긋한 교육이 제대로 들리겠어요? 시설에서 봤는데 아빠가 아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거나, 목 조르는 경우도 봤어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피해아동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부모니까 신고 못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요.”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 ‘사교육 페이’로 전락한 제로페이… 절반이 학원비로 줄줄

    [단독] ‘사교육 페이’로 전락한 제로페이… 절반이 학원비로 줄줄

    서울 용산구에 사는 강모(45)씨는 제로페이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매번 ‘강남사랑상품권’을 구매한다. 10%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권을 산 뒤 중학생 자녀가 다니는 대치동 학원비를 결제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서울 지역상품권을 ‘대치페이’, ‘목동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울의 지역상품권 중 절반이 대치동과 목동 등의 학원비로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시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며 한 해 약 100억원의 혈세를 지역상품권에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대형 입시학원만 배 불리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정부와 서울시가 소상공인 카드결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취지와는 다르게 세금으로 사교육비를 보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27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동안 제로페이로 결제된 선결제 서울사랑상품권(온라인 제외)은 690억 4639만원이다. 이 가운데 25개 자치구에서 사용된 학원비는 324억 9043만원으로 47.05%에 달한다. 지역상품권 결제액이 가장 많은 서울 자치구는 강남구(64억 8046만원)로 전체의 9.38%다. 이어 양천구(60억 161만원, 8.69%), 송파구(57억 1775만원, 8.28%), 강동구(45억 5933만원, 6.6%), 노원구(44억 971만원, 6.38%) 등이었다. 강남구 등 이들 자치구가 지역상품권 결제 비중이 큰 이유는 ‘학원비’ 때문이다. 강남구 전체 결제액의 절반 이상인 50.6%가 학원비(32억 7970만원)로 쓰였다. 학원비 결제액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양천구(39억 2544만원)로 전체 결제액의 65.4%다. 같은 구의 음식점에 7억 218만원, 카페에 5920만원이 쓰인 데 비해 월등히 많다. 결국, 이런 ‘학원페이’ 현상을 놓고 제로페이 흥행을 끌어올렸다는 시각과 영세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화폐를 유통하려면 10% 정도 예산이 들어가는데 이 돈의 출처는 원래 취약계층에게 가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창현 의원도 ”결과적으로 사교육비에 10%를 국가세금으로 보전해 준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지적에 서울시도 고민이 깊다. 시는 ‘학원페이’ 부작용을 우려해 지난달부터 매출 10억원이 넘는 대형 입시학원에서 상품권을 쓰지 못하도록 했다. 김홍찬 제로페이담당관은 “결제 추이를 지켜보며 (결제 제한 학원 대상)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세금으로 학원만 흥했다...‘대치·목동페이’된 지역상품권

    세금으로 학원만 흥했다...‘대치·목동페이’된 지역상품권

    서울 용산구에 사는 강모(45)씨는 제로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매번 강남사랑상품권을 구매한다. 10%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권을 산 뒤 중학생 자녀가 다니는 대치동 학원비 결제에 사용하기 위해서다. 상품권 잔액이 모자르거나 구매 시기를 놓치면 맘카페에 글을 올려 다른 지역의 상품권과 맞교환을 하기도 한다. 정부와 서울시가 도입한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 제로페이를 통해 유통되는 서울 지역사랑상품권의 절반 가까이 학원비 결제에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치동, 목동 등 유명 학원가가 모여 있는 강남구와 양천구에서 상품권 사용이 집중됐다. 소상공인 카드결제 수수료 부담을 덜자는 취지와는 다르게 세금으로 사교육비를 보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27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선결제 서울사랑상품권 사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제로페이를 통해 결제된 상품권(온라인 제외)은 690억 4639만원이다. 이 가운데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사용된 학원비는 324억 9043만원으로 47.05%에 달한다. 상품권 결제액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강남구(64억 8046만원)로 전체의 9.38%를 차지했다. 이어 ▲양천구(60억 161만원, 8.69%) ▲송파구(57억 1775만원, 8.28%) ▲강동구(45억 5933만원, 6.6%) ▲노원구(44억 971만원, 6.38%)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자치구의 결제 비중이 높은 이유는 학원비 때문이다. 상품권을 통해 10% 할인된 금액으로 싸게 학원비를 낼 수 있어 ‘대치맘’, ‘목동맘’ 또는 인근 지역 학부모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제로페이 앱을 통해 양천사랑상품권 50만원어치를 45만원에 구매한 뒤 목동 학원비로 내면 5만원을 아끼는 셈이다. 실제로 강남구 전체 결제액의 절반 이상인 50.6%가 학원비(32억 7970만원)로 쓰였다. 학원비 결제액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양천구(39억 2544만원)로 전체 결제액의 65.4%다. 같은 구의 음식점에 7억 218만원, 카페에 5920만원이 쓰인 데 비해 월등히 많다. 이런 ‘학원페이’ 현상을 놓고 제로페이 흥행을 끌어올렸다는 시각과, 영세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된다. 특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세금으로 사교육비를 보조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화폐(선결제 지역사랑상품권)를 유통하려면 할인율 보존, 운영비 등에 10% 정도 예산이 들어가는데 이 돈의 출처는 원래 취약계층에게 가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화폐가 받쳐주지 않으면 제로페이의 쓰임이 없다”면서 “(사교육 시장은) 이미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상품권 때문에) 소비가 더 일어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서울시도 고민이 깊다. 시는 ‘학원페이’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지난달부터 매출 10억원이 넘는 대형 입시학원에서의 상품권 사용을 제한했다. 김홍찬 제로페이담당관은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이 워낙 크다보니 학원비 결제에 몰리는 문제가 발생한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특정 업종을 결제를 못하게 할 수는 없다”며 “결제 추이를 지켜보며 (결제가 제한되는 학원 대상)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학원비 결제 상한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담당관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 수 있고 가급적이면 제한을 많이 두지 않으려고 한다”면고 밝혔다. 제로페이 운영을 관(官)이 아닌 민간으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교수는 “지역화폐와 제로페이를 분리하고 제로페이 운영을 민간으로 완전히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도 ”결과적으로 사교육비에 10%를 국가세금으로 보전해 준 것 밖에 안돼 재정 낭비가 됐다”며 “예산의 합리적 사용을 위한 대책 마련과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안산시, 4대 이상 거주 학생 등에 장학금 지급

    안산시, 4대 이상 거주 학생 등에 장학금 지급

    경기 안산시는 올해부터 4대 이상이 거주 중인 초·중·고 및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시 산하 안산인재육성재단(이사장 윤화섭 시장)은 올해 8개 분야에서 모두 411명의 학생을 선발해 총 4억1천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재단은 올해 대부사랑 장학금과 행복이음 장학금 등 2개 분야를 신설했다. 대부사랑 장학금은 대부고교 신입생 20명을 선발해 졸업 때까지 매년 50만원씩을 지급하는 것이고, 행복이음 장학금은 현재 4대 이상의 가족이 안산지역에 거주하는 학생 중 20명에게 역시 50만원을 주는 장학금이다. 기존 ▲안산 꿈키움 장학금 ▲지역대학진학 장학금 ▲산업체근로자 교육위탁 장학금 ▲문화·예술·체육 장학금 ▲학교 밖 청소년 장학금 ▲대학 비진학 창·취업학원비지원금도 계속 운영한다. 안산 꿈키움 장학금은 성적이 우수하거나 생활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200명)·대학생(56명)에게 각각 50만원(다온), 200만원을 지원한다. 서울예술대·신안산대·안산대·한국호텔관광실용전문학교·한양대 ERICA캠퍼스 등 관내 대학 신입생 및 재학생 40명에게는 지역대학진학 장학금을 통해 연간 200만 원 이내를 지급한다. 이밖에 산업체근로자 교육위탁 장학금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신안산대·안산대 등에 있는 산업체위탁 교육학과 대학생 10명에게 수업료 50% 이내, 연 200만원 한도로 지원되며 문화·예술·체육에 재능이 있다고 추천받은 초·중·고등학생 35명에게는 100만원 이내에서 장학금이 지급된다. 학교 밖 청소년 10명에게는 검정고시 학원비 및 교재비로 100만 원 이내에서, 지난해 신설된 대학 비진학 창·취업 학원비 지원은 20명에게 200만 원 이내에서 자격증 또는 직업훈련 수강료의 절반 등으로 지원된다. 오는 3월부터 시작되는 각 분야 장학생 선발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안산인재육성재단 홈페이지및 안산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다양한 교육복지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 우수한 인재가 육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라나는 청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장학금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해 ‘대학생 본인부담 등록금 반값지원’을 통해 2545명에게 16억원을 지원했으며 장학사업으로 497명에게 5억6000만 원을 지급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Q&A]작년과 달라진 연말정산…“배우자 출산휴가 급여 비과세”

    [Q&A]작년과 달라진 연말정산…“배우자 출산휴가 급여 비과세”

    국세청 ‘2020년 연말정산 종합안내’ 내년 2월까지 모든 근로자가 마무리해야 하는 올해분 연말정산에선 신용카드 소득공제액이 최대 330만원까지 확대된다.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도 올해부터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서울신문은 국세청이 23일 발표한 2020년 연말정산 종합안내 관련 주요 내용과 궁금한 점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지난해 연말정산과 달라진 내용은?“우선 국세청이 직접 수집하기 때문에 별도로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간소화자료’ 대상이 확대됐다. 실손의료보험급 수령액, 공공임대주택 월세액, 안경구입비, 그리고 코로나19 재난지원금 기부액은 자동으로 간소화자료로 제공된다.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신용카드 등 사용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이 최대 80%까지 확대하고, 공제한도액도 30만원씩 확대돼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 기준으로 33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또한 노후대비가 필요한 50세 이상 국민을 위해 세액공제 대상 연금계좌 납입한도를 3년간 한시적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새로 추가된 과세제외 혹은 비과세 내용이 있다면?“올해 1월 1일부터 지급받은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는 비과세 근로소득에 해당해 총급여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중소기업 종업원이 주택의 구입자금이나 임차자금을 저리 또는 무상으로 대여받아 생겨난 이익은 과세제외 대상으로 처리된다.” -시골에 거주하는 부모님에 대해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나?“주거 형편상 따로 거주하지만 실제로 부양을 하고 있고, 다른 형제자매가 부모님에 대해 기본공제를 받고 있지 않으며, 소득요건(소득금액 100만원 이하)과 나이요건(60세 이상)을 충족하면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장인·장모도 똑같이 적용된다.” -올해 이혼을 했다. 배우자에 대한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나?“과세연도 중에 이혼한 배우자에 대해선 기본공제를 받을 수 없다. 다만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는 소득요건을 충족하면 기본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월세를 살고 있는 직장인이다. 월세액은 모두 세액공제가 되나?“과세기간 종료일인 12월 31일 기준으로 무주택 세대의 세대주로서, 해당 과세기간의 총급여액이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일정 기준 이하(국민주택규모 이하 또는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의 주택을 임차하고 있다면 월세액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단, 임대차 계약증서상 주소지와 주민등록등본상 주소지가 같아야 한다.”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했을 때 중복 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항목은?“의료비, 교복 구입비, 취학 전 아동 학원비는 신용카드 등으로 지출하는 경우에 ‘의료비·교육비 세액공제’와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를 중복으로 받을 수 있다. 단, 취학아동의 학원비나 보장성 보험료는 중복공제가 불가능하다.” -중소기업 취업자는 모두 소득게 감면을 적용받을 수 있나?“아니다. 중소기업기본법에 해당하는 회사에 취업했다 해도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으로 정하는 기업만 감면이 적용된다. 대표적으로 금융·보험업, 병원 등 보건업,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 등 전문서비스업 등은 대상이 아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온라인으로 수업 듣고, 학원처럼 관리 받아요”

    “온라인으로 수업 듣고, 학원처럼 관리 받아요”

    대치동에 있는 학원을 다니는 김 모양(18)은 경기도 성남에서 대치동까지 일주일에 3~4일을 엄마와 함께 오간다. 왕복 이동 시간만 1~2시간이 걸리다 보니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질 때도 많고, 한 달에 100만원을 훌쩍 넘는 학원비에 부모님께 죄송스러움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김 양처럼 학원에 대해 고민이 많지만 포기하지 못하는 학생, 학부모들이 많다. 인강을 통해서도 좋은 수업을 받을 수 있지만, 온라인의 비대면성 때문에 대부분 학생들이 학원을 포기하지 못한다.코로나 시대에 학원을 좀 더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입 인터넷강의 사이트 이투스가 학원과 인강의 장점을 합한 ‘올공PLAN’을 출시했다. 올공플랜은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수강 방식을 다양화했다. 실시간라이브 강의 및 질의응답, 오프라인 학원강의 온라인 제공, 테마형 강의큐레이션 등 다각도의 소비자 분석 결과로 파악된 학생들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했다. 특히 이투스는 기존 대입 온라인강의 시장에서 단일상품이라 해도 무방했던 무제한패스 연 단위 결제 방식에 더해 과감하게 ‘월 단위 결제방식’을 추가했다. 학원처럼 월별 결제를 진행하여 학생들의 수강 자율성을 더 높이려는 취지다.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없앤 올공을 통해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질 높은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이투스는 홈페이지 전면 개편을 통해 이지영, 정승제 등의 1타강사 강의는 물론, ‘주간 수강생 급증 강좌’ ‘올해 수능 만점자(가채점 기준)가 수강한 강좌’ ‘특목고생이 많이 수강한 강좌’ 등 다양한 방식의 강의 추천을 통해 학생이 자신에게 맞는 수업을 손쉽게 선택하게 돕는다. 학원에 가지 않고도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온라인 독서실’에서 다른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 받거나, 온라인 스터디 그룹 ‘공친클럽’을 통해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목표를 달성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다. 학생‧강사 간의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는 쌍방향 소통 기능도 강화했다. 일방적으로 강의만 제공하는 인강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올공 참여 학생들은 실시간 질의응답이나 온라인 학습상담을 통해 강사나 멘토에게 학습 관련 궁금증을 해결하는 게 가능하다. 익명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학생들도 언제든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준호, 이혼 간접 언급 “결혼식 사회도 못 봐” [EN스타]

    김준호, 이혼 간접 언급 “결혼식 사회도 못 봐” [EN스타]

    개그맨 김준호가 이혼에 대해 간접 언급했다. 25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선배 김준호 집을 찾아온 후배 홍인규, 권재관, 조윤호, 박영진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홍인규는 “요새 일도 없다. 형 우리 여기 6시까지만 있어도 되냐”고 눈치를 봤다. 이에 김준호는 “부부가 그런 게 있구나. 난 혼자 살아서 그런 눈치 안 봐도 된다. 너넨 눈치 보여서 나오겠다”고 말했다. 권재관 또한 “아내가 ‘오빠 오늘 뭐해?’라고 물어보는데 어차피 아내랑 있는 게 일이다. 근데 굳이 물어보니까 나가야 될 것 같다. 요즘 시간이 많아서 하루에 자전거를 100㎞씩 탄다”고 털어놨다. 홍인규도 이어 “예전엔 결혼식, 돌잔치 사회를 봐서 애들 학원비도 대고 그랬는데 요즘은 행사가 다 취소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를 들은 김준호는 “난 결혼식 사회도 못 본다”고 낙담했다. 홍인규는 “형 헤어졌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위로했으나 김준호는 “알 사람은 다 안다”고 말하며 자조 섞인 웃음을 보였다. 한편, 김준호는 지난 2018년 결혼 12년 만에 합의 이혼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5) 햇살론유스로 다시 꿈꾸는 청년들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5) 햇살론유스로 다시 꿈꾸는 청년들

    올해 ‘서민금융 스토리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대학생 A씨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미술학도가 되겠다던 그는 입시를 위해서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에 다니고 싶었다.하지만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에 높은 학원비는 늘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돈’이라는 벽에 막혀 몇 년 동안 해왔던 미술공부를 포기해야만 했다. 품었던 꿈이 사라지자 방황의 시간이 이어졌다. 군 전역 후에는‘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지독한 현실이 또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자 학교 성적은 차츰 떨어졌다. “아르바이트를 관두고 공부를 해서 장학금을 타라”는 말은 가뜩이나 힘든 A씨의 마음을 더욱 타들어가게 했다. 학비 마련과 월세, 통신비 등 돈에 대한 압박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점점 그를 옥죄어 왔다. 빠르고 쉽다는 2금융권과 대부업에서 대출을 받아볼까 고민했지만 금리가 너무 비싸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러던 중 한 포털 사이트에서‘햇살론유스’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됐고, 바로 서민금융진흥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다운로드 받아 상담을 신청했다. 대출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 긴장했지만 고민을 들어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상담사 덕분에 편안하게 상담할 수 있었다. 그는 ‘햇살론유스’를 지원받아 생활비 부족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A씨는 “‘햇살론유스’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꿈을 찾을 기회를 얻게 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햇살론유스로 경제적 어려움 겪는 청년들 돕는 서민금융진흥원과 복권기금 A씨처럼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좌절을 겪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7년에 조사한 청년·대학생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31세 청년의 61.3%, 대학생의 51.3%가 생활비·학자금·취업준비자금 등으로 자금이 부족하다고 나타났다. 대출 경험이 있는 청년의 13%는 저축은행과 대부업 등에서 고금리대출을 이용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려움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취업 자체가 어려울 뿐더러 합격 후에도 입사가 보류되는 청년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들도 들려온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청년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청년 전용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유스’를 지원하고 있다. 복권기금을 재원으로 일반생활자금·학원비·주거비 등이 필요한 만 19세에서 34세 이하 청년, 대학생에게 연 3.6~4.5%의 금리로 1인당 최대 1200만 원까지 빌려준다. 학업과 취업 등 사회에 진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해 대출기간도 최대 15년으로 다른 대출상품보다 길다. 올해 연말까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 대학생들을 조속히 지원하기 위해 일반생활자금의 반기당 한도를 300만 원에서 500만 원 한도로 늘려 특례보증을 지원중이다. ‘햇살론유스’가 출시된 지난 1월 23일 이후 9월 말까지 금융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약 3만 8000명의 청년들이 1352억 원의 지원금을 이용했다. 오는 30일부터는 비대면 지원 서비스를 시작해 서민금융진흥원앱에서 심사를 받고, 기업은행·신한은행·전북은행 등 ‘햇살론유스’취급은행의 앱을 통해서 보다 쉽게 대출 받을 수 있다. 이용하고자 하는 청년들은 서민금융진흥원앱을 다운로드 받거나 서민금융콜센터(1397)로 문의하면 된다. 현재 A씨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꾸며 서민금융진흥원 대학생 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햇살론유스’이용수기에 썼던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영화 ‘토이스토리’의 주인공 우디가 자신이 장난감이어서 하늘을 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말한 대사다. “이건 나는 게 아니라 멋지게 떨어지는 거야” 장난감이라 비록 훨훨 날 수 없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았던 우디처럼 희망을 갖고 살겠다는 다짐이다. 청년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좌절하게 되더라도 긍정의 마음을 갖고 또 다시 일어나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햇살론유스’가 힘이 되기를 바란다.
  • 방과후 강사들 8개월째 무직 ‘막막’… 오전엔 방역 알바 오후엔 카드 배달

    방과후 강사들 8개월째 무직 ‘막막’… 오전엔 방역 알바 오후엔 카드 배달

    경기 고양에서 일하는 방과후 강사 박진희(47·이하 가명)씨는 코로나19로 닫힌 교문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20년 동안 초등학생 대상 보드게임 수업을 해 온 박씨는 지난 1월 겨울방학 특강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박씨는 “다행히 4월부터 온라인 학습 도우미를 시작했지만 월 200만~300만원을 오가던 수입이 1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면서 “주변 강사들은 생활비나 아이들 학원비를 벌기 위해 물류센터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코로나19 확산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부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문 강사 최기철(57)씨는 지난 6월부터 학교에서 하루 3시간짜리 방역 알바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방과후 수업이 열린 것도 잠시, 수업이 언제 재개될지 기약이 없다. 수입은 월 20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줄었다. 야속한 대출은 다달이 100만원씩 빠져나간다. 학교 내 단기 일자리를 구한 강사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최씨는 “방과후 강사는 40대 여성이 많은데, 혼자 어린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가장인 분들은 지금 상황이 더 막막할 것”이라면서 “카드빚을 내거나 오전에 방역 알바를 하고 오후에는 신용카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박씨도 “방과후 강사 경력으로 일반 회사에 지원하면 서류부터 탈락시키는 경우가 부지기수라 다른 일자리 찾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지난 5월 방과후 강사처럼 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에게 긴급고용안정지원금 15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방과후 강사들에겐 단비 같은 지원이었다. 정부는 4차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해 이들에게 2차로 50만원의 지원금을 추가로 주기로 했지만 일부 방과후 강사는 지원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생계를 위해 일자리 구하는 과정에 고용보험에 가입하면서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박씨는 “경제적 여유가 있어 쉰 사람들만 50만원을 지원받을 텐데 납득하기 어려운 방침”이라고 말했다. 방과후 강사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사교육 수요를 대신할 수 있는 방과후 교육의 역할이 큰 만큼 교육당국인 수업 인원 제한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 방과후 학교를 다시 열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에서 춤을 가르치는 엄희진(38)씨는 “월 2만~3만원으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코딩이나 바이올린 등을 배우며 성취감을 쌓을 수 있는 방과후 수업은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에 인기”라고 말했다. 박씨도 “도서관, 체육관 등 공공시설도 닫아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없다”면서 “학교장 재량에만 맡기지 말고 교육부가 방과후 수업을 재개할 가이드라인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세금 많이 내고, 돈 제일 필요한데 왜 안 주나” 지원금 못 받는 4050·고교생 학부모 부글부글

    여야가 22일 ‘전 국민 통신비’ 지급에서 만 35~64세를 제외하자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해당 연령대의 반발이 거세다. 아동특별돌봄지원도 중·고등학생까지 확대하기로 했다가 고등학생을 제외하자 해당 학부모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2일 “35~64세는 한창 일할 때라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연령대임을 감안했다”면서 “돌봄지원은 코로나19로 아이들이 학교에 못 가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인데 고등학생들은 성인에 가까워 제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원 김모(37)씨는 “통신비 2만원이 크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서운한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며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면서 세금도 많이 내는 세대한테 항상 의무만 요구하니 박탈감이 느껴진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 “모두한테 주거나, 아예 모두한테 주지 않거나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기초생활수급자인 박모(44·무직)씨는 “이번에 저소득층에 특화된 재난지원금이 없는 것도 아쉬운데 통신비까지 나이로 차별하니 소외감을 더 느낀다”면서 “아르바이트 자리도 점점 줄어 힘든데 준다고 약속했다가 다시 빼앗아간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 김모(43)씨는 “애초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40~50대는 각종 세금과 자녀 양육 등으로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갈 시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돌봄 선별지원에 대해 고등학생 학부모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학부모는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대부분 40~50대이고 학원비 등으로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갈 때”라면서 “세금 꼬박꼬박 냈는데 왜 우리만 제외하나”라고 토로했다. 다른 학부모는 “학교가 쉬고 원격수업을 하면서 돌봄비용이 드는 것은 모두가 똑같은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유·무급휴직 허리띠 죈 항공사 직원들…씀씀이 줄이며 ‘해고 당할라’ 조마조마

    유·무급휴직 허리띠 죈 항공사 직원들…씀씀이 줄이며 ‘해고 당할라’ 조마조마

    유급휴직 직원은 배달 서비스 뛰어들고‘무급’은 고용유지지원금 받게 몰래 알바농촌일 도와 생활비… 마이너스통장 필수자녀학원·외식비 등 줄이며 최대한 버텨“내년 상반기까지 이런 분위기 지속될 듯”지난 4월부터 기본급의 70%만 주는 유급휴직에 들어간 국내 항공사 직원 A씨는 요즘 제과제빵 학원에 다니고 있다. 직업적 불안감 때문이다. A씨는 “언제 무급휴직으로 전환될지, 언제 ‘정리해고’ 칼바람이 휘몰아칠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먹고살려면 뭐라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급휴직 중인 저비용항공사 직원 B씨는 카페에서 몰래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었다. 4대 보험에 가입하면 정부가 월 50만원씩 3개월간 최대 150만원을 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아닌 동네 카페에서 소일거리 정도로만 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급휴직 중인 직원 가운데 딜리버리 서비스업에 뛰어든 사람도 꽤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대한항공 휴직자 규모 50% 넘어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휴직자 규모가 50%를 훌쩍 넘는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긴 대형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화물기로 운용하는 역발상으로 2분기에 흑자를 냈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위태로운 노동 환경 속에서 마음을 졸이며 지내고 있다. 특히 운항이 없어진 객실 승무원은 70% 이상이 휴업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노선의 90%가 끊겼기 때문이다. 현재 출근 중인 한 관계자는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에서 타노스의 핑거 스냅으로 인류의 절반이 사라진 상황 같다”며 공허한 분위기를 전했다. 무급·유급 휴직 중인 직원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자녀의 학원비나 외식비, 의류비와 함께 고정 지출도 최대한 줄이며 버티고 있다. 농촌 일손돕기로 생활비를 버는 직원도 있다고 한다.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타 업종으로 이직을 고려하며 준비 중인 직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605명 해고… 실직 불안감 확산 이들은 항공업계가 언제쯤 다시 살아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장 두려운 건 정리해고다.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이 지난 7일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하면서 항공업계에 대규모 실직 사태가 머지않아 현실화할 것이란 불안감이 업계 전반에 번지기 시작했다. 마른하늘에 ‘해고’라는 날벼락을 맞은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노사 갈등까지 점점 커지고 있다. 정리해고자 명단에 포함된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이번 정리해고는 노조를 타깃으로 했다”면서 “정부는 항공산업을 지원한다면서 이스타항공에는 어떤 지원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배경에서 항공사들은 2분기 흑자를 기록하고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다. ‘불황형 흑자’여서 업계가 되살아날 전조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영업비용은 1조 5424억원으로 전년 대비 50.4% 줄었다. 인건비 2024억원, 유류비 6340억원, 시설이용료 등 공항 관련비 3714억원을 줄인 끝에 흑자가 난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흑자라고 다 같은 흑자가 아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제 살을 깎아서 낸 영업이익”이라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3) 언제, 어디서나 만나는 ‘내 손안의 서민금융’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3) 언제, 어디서나 만나는 ‘내 손안의 서민금융’

    필자는 지난 달에 온라인 생중계로 ‘서민금융진흥원 대학생 서포터즈’와 만났다. 대학생 15명과 랜선으로 소통하며 블로그‧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서,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서민들에게 서민금융지원제도를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앞서 지난 4월과 7월에는 맞춤대출서비스 화상 간담회를 열어 상담직원들을 격려했다. 지난 6월 개최한 ‘유튜브 랜선 워크숍’에는 직원과 서민금융 고객 등 9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했다. 코로나19로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온라인을 통해서 만남의 시간을 채워가는 요즘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대면 대신 비대면으로 빠른 속도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에 앞서 서민금융 분야도 선제적으로 디지털로의 전환을 진행했다. 지난 1월에 출시한 서민금융진흥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과 맞춤대출 앱은 출시 7개월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가 23만 건을 넘어섰다. 예전에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직접 찾아가야했지만 이제는 앱을 통해 언제든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알아보고 신청할 수 있다. 또한 휴면금융자산의 조회와 지급은 물론이고, 24시간 상담 받을 수 있는 챗봇서비스 등 다양한 서민금융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정책 서민금융과 일반 신용대출 등 180여 개 대출상품을 비교하고 신청할 수 있는 ‘맞춤대출서비스’도 앱으로 출시해 이용자 접근성을 높였다. 이용자를 대상으로 앱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접근의 편리함과 신속한 진행과정을 이유로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서민금융진흥원의 비대면 채널은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바쁜 서민들을 위해서 ‘내 손안의 상담채널’로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실제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자 서민금융 지원규모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햇살론 등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26만3000명에게 약 2조2000억 원을 지원했다. 맞춤대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01% 증가한 5만2000명에게 4878억 원(평균금리 11.4%)을 중개했다.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의 금융 부담을 대폭 낮췄다. 특히 맞춤대출 중 비대면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동기 18.0%에서 64.8%로 크게 늘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상담창구를 방문하지 않고도 앱과 홈페이지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 쉽고 편리하게 필요자금을 마련했다. 필자는 지난달 21일에 목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한 대학생을 만나 상담했었다. 패션 디자인 분야로 취업하고 싶은데 자금이 부족해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은행 대출의 문턱은 높았고 저축은행 상품을 알아봤지만 금리가 높아 고민이었다. 학생은 휴대전화로 포털사이트 이곳저곳에서 검색을 하던 중 정책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Youth’를 알게 됐다. 서민금융진흥원 앱을 설치해 상품 내용을 살펴봤다. 이용이 가능한지를 앱에서 간편하게 확인하고 상담센터도 예약할 수 있었다. 센터 상담을 통해 300만원을 대출 받은 그는 생활비와 학원비 마련에 대한 부담을 덜고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처럼 서민금융은 코로나19 속에서도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 더 많은 서민들과 만나고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적시에 지원하는 서민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 앞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은 서민들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비대면 채널을 더욱 활성화해나갈 계획이다. 이제 서민금융은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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