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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지원 부족하고 시설은 비좁아… 센터 운영하려 사재 털어

    예산지원 부족하고 시설은 비좁아… 센터 운영하려 사재 털어

    지난 22일 오후 찾아간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매여울 배움터 지역아동센터. 초등학교 1~2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거실을 뛰어다니는 등 활기가 넘쳐났다. 다른 방에서는 5~6학년 여학생 5명이 모여 얘기꽃을 피우고 일부는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2011년 3월 문을 연 92.88㎡(30평) 규모의 매여울 배움터 지역아동센터는 이 동네에서 제법 유명한 공부방이다. 정원은 29명인데 입소문을 타고 학생 22명이 추가로 들어오겠다고 대기하고 있을 정도다. 이유는 공부를 못하거나 말썽꾸러기 취급을 받던 아이들이 이곳에 오면 그야말로 “우리 애가 달라졌어요”라는 소리를 듣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지역아동센터에 나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인근 임대아파트에 사는 저소득·차상위 계층 자녀들이거나 한 부모가 없는 경우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과외나 학원 수강은 엄두도 내지 못할뿐더러 가정에서조차 제대로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다. 정서적으로 불안하다 보니 상당수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을 갖고 있었다. 일부는 학교에서 친구들하고 다툼이 잦아 ‘문제아이’로 통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석현·관희(이하 가명)군도 그랬다. 1년 전만 해도 성적이 밑바닥에서 맴돌았으나 센터에 들어온 후에는 공부에 재미를 느끼면서 반에서 3~4등 하는 등 성적이 껑충 뛰었다. 중학교 1학년인 혜윤양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선행 학습 등의 프로그램 덕분이다. 자원봉사자들의 독서논술 지도를 받고 있는 서형(3학년)양은 학교 건강일기 쓰기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데 이어 수원시장상까지 받았다. 지난해 10월 한글날을 기념해 열린 화성시 휘호대회에서는 센터 학생 4명이 참가해 모두 은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센터 김복희(58) 시설장은 “아이들을 가슴으로 따뜻하게 대해 준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재능 기부 활동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시설장은 입소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상급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6학년 아이들이 “중학생이 돼도 계속해서 센터에 나올 수 있냐”고 물을 때면 안쓰러움에 눈물이 핑 돌곤 한다. 마음 같아선 모두 안고 가고 싶지만 시설이 열악한 탓에 그럴 수도 없다. 김 시설장은 센터를 자비로 운영하고 있다. 설립 신고 후 2년이 지나야 평가를 통해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월세 66만원과 교재비(학기당) 50만원, 난방비 월 50만원 등 운영 비용을 자신이 모두 부담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보육교사에게는 기름값 명목으로 월 40만~50만원을 사비로 지급하고 있다. 김 시설장은 그동안 센터를 운영하며 1년에 6000만원가량 썼다. 지원금이라고는 1인당 하루 4500원꼴로 나오는 급식비가 전부다. 오는 3월 평가를 거쳐 정부지원 대상이 된다 해도 지원금이 워낙 적어 센터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시설장은 “아이들이 좋아 이 일을 계속하고 있으나 솔직히 힘에 부친다. 무엇보다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적지 않은데 이들의 꿈을 살려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울산지역아동센터도 비슷한 실정이다. 23일 울산 남구 A아동지원센터에서 만난 어린이들도 여느 아이들처럼 구김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어떤 게 필요하냐’라는 등 민감한 질문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고등학교 1학년 영수군은 “집에 혼자 있을 때 할 수 없었던 (기타, 바이올린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센터에서는 돈 안 들이고 해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수군은 초·중·고등학생이 다목적 학습장에 모여 공부를 해 산만하다며 시설을 넓혀 줬으면 하는 아쉬움을 털어놨다. 옆에서 떠드는 초등학생 때문에 집중할 수 없다는 얘기다. 중학교 3학년 현수군도 식당이 좁아 저녁 급식 때 혼잡하다고 거들었다. 단체 수업을 제외한 학년별 과목수업 땐 별도의 방을 이용했으면 하는 희망을 얘기했다. 이 센터는 남구의 거점센터라 다른 곳보다 시설이 넓다. 하지만 129㎡의 공간에 다목적 학습장과 도서실, 식당(주방), 사무실 등이 운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용 아동도 29명에 달해 복잡하다. 센터장과 생활복지사 등 종사자는 부모나 상담사 역할도 한다. 대부분 어린이가 결손가정 자녀라 심리적 불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 재은양은 부모의 이혼으로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1년 전부터 센터를 찾고 있다. 재은양은 할아버지가 남동생(초등 4년)만 챙기면서 상대적 소외감에 시달려 ‘남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때가 잦았다고 한다. 센터에서 상담치료를 받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성적 정체성 극복은 물론 학교 성적도 오르고 있다. 아동센터 지원금은 월평균 400만원 안팎으로 시설 운영·관리와 생활복지사 인건비, 프로그램 운영비, 종사자 처우개선비 등을 감당하기에도 벅차다. 많은 일에 비해 월급은 100여만원에 불과해 생활복지사의 이동도 잦다. 지역아동센터와 학교 방과후 수업의 교류가 이뤄지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그렇지도 못하다. 이모(47) 센터장은 “2004년 아동복지법 개정 이후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이뤄져 시설 운영에 도움은 되지만 여전히 어렵다”며 “정부가 책임져야 할 어린이를 센터가 맡은 만큼 현실에 맞는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학부모는 센터가 어린이를 보호하면서 학습 효과도 높여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학부모·아동 모두를 만족시켜 줄 전문가가 월 100여만원의 급여를 받고 센터에서 일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센터장은 그나마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지원을 통한 내부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점차 개선되면서 센터를 찾는 어린이들이 늘어나 지역아동센터 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보건복지부 산하 지역아동센터 중앙지원단 조사 결과 2004년 895곳이었던 아동센터가 8년 만인 지난해 4003곳으로 늘어났다. 여기에다 센터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기업으로 인식되면서 농어촌 지역에서 크게 늘고 있다. 경기도 729곳을 비롯해 대부분 도 단위 지역의 수가 200곳을 훌쩍 넘었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가 채워 주지 못하는 부분을 기업과 공동모금회 등에서 대신해 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사회복지시설 지원 우선순위에 밀려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생활복지사 이모(43)씨는 “아이들이 공부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집중력을 키워 주는 등 학업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려면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학습 동기를 부여하려면 시설과 교재 등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모(24·여)씨는 “아이들이 좋아서 그냥 참고 일하지만, 월급을 받을 때마다 기운이 빠진다”고 털어놨다. 주은수 울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 예산지원·민간운영 형태는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지역아동센터와 학원으로 나뉘는 구조가 아이들 간의 양극화를 가져올 수도 있어 학교의 방과후 수업을 대폭 확대하는 등 아이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자유학기제·고교 무상교육 실현 중점

    교육과학기술부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과학 공약 현실화를 위한 재원 마련 및 시행 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등으로 인해 차기 정부에서 조직개편이 불가피한 만큼 15일로 예정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 정권 교체기의 업무 공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교과부는 일요일인 13일 오후 1·2차관 주재로 과장급 이상 간부회의를 열어 인수위 보고 내용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자유학기제와 고교 무상교육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교과부는 진로 탐색에 집중할 기회를 주는 자유학기제의 경우 지필고사 축소와 단계적 시행안을 마련했다. 해당 학기 전체의 지필고사를 전면 폐지하는 것은 학교 현장의 혼란을 일으키고,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진로 탐색 보고서 등 수행평가 비중을 늘려 일부 지필고사를 대체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실시 시기는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오는 3월부터 ‘중 1 시험 부담 완화 시범학교’를 운영하기로 한 만큼 교과부는 2학기에 전국 시범 학교를 지정하고 내년 1학기에 확대하는 방안 등 점진적 실시로 가닥을 잡았다. 고교 무상교육 역시 단계별 확대안을 마련해 보고할 계획이다. 2014년 도서·벽지 지역의 고교생의 등록금과 교과서비·학교 운영 지원비를 우선 면제하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전국 고등학교 1~3학년 과정을 무상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교과부는 고교 무상화가 완성되는 2017년부터 매년 3조 1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재원으로는 현재 내국세의 20.27%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을 21.2%까지 높여야 한다고 건의할 계획이다. 다만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에서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복지 재원 확보 방안으로 겨냥하고 있어, 수용 여부는 불투명하다. 온종일 돌봄학교와 대입전형 간소화 등 다른 교육공약에 대한 의견도 마무리 단계다. 현재 전국 초등학교 1400여곳에서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는 온종일 돌봄학교를 대거 확대하는 동시에 현재 유료로 운영되는 방과후 놀이·체험 프로그램 무료화도 검토 중이다. 대입전형 간소화는 수시모집은 학생부 및 논술, 정시는 수능 위주라는 당선인의 원칙을 기본으로 추진된다. 과학 분야에서는 조직 개편과 우주개발이 핵심 이슈다.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교육 파트에서는 기초과학 연구분야와 대학 지원 기능을 교육부처에 남겨 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고, 과학 파트에서는 두 기능 모두 미래부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현장 행정] 강동구 ‘좋은 중학교 만들기’ 3년

    [현장 행정] 강동구 ‘좋은 중학교 만들기’ 3년

    학업 성적만 좋다고 ‘좋은 학교’라고 할 수 있을까. 강동구의 생각은 달랐다. 구는 대신 ‘올바른 인성 함양’에 방점을 두고 수업을 개혁하는 ‘좋은 중학교 만들기’ 사업을 가동했다. 그 결과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가 줄어든 것은 물론 성적 향상 효과까지 거뒀다. 9일 강동구에 따르면 2011년부터 ‘최고 교육도시’를 목표로 좋은 중학교 만들기 사업을 진행해 왔다. 기존 중학교가 초등학교, 고등학교 사이에서 교육 방향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학교폭력이 빈번한 장소가 되자, 이 시기에 인성 교육을 제대로 해야 전체 교육이 살아난다는 생각으로 추진한 것이다. 올해 3년차에 접어드는 사업 결과는 고무적이다. 특히 첫 대상 학교로 지정돼 3년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천호동 천일중학교는 이 사업이 학교 역사의 전환점이 됐다. ‘2012년 좋은 중학교 만들기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10년 전까지도 학부모들이 기피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 사업 시작 이후 학생·학부모 만족도는 물론 학업성취도까지 높은 학교가 됐다.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이 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2010년 12.8%였던 것이 2011년 6.3%, 지난해에는 5.0%로 급감했다. 또 학생 만족도(5점 만점) 조사는 3년간 3.7점, 3.8점, 4.2점으로, 학부모 만족도는 4.1점, 4.2점, 4.3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사업은 ▲창의인성 교육 ▲수업 개혁 ▲학력 신장을 3대 목표로 삼는다. 이를 위해 개인별 심리에 따른 맞춤형 상담을 해주는 니즈콜(Needs call) 상담센터, 폭력·흡연·휴대전화가 없는 학교를 만드는 ‘3무(無) 운동’, 영어 원격 화상 수업, 대학생 멘토링, 저소득층 학습·진로캠프 등 세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업이 학교폭력 예방, 학력 신장, 또 교육격차 해소에도 효과를 발휘하자 구는 올해 사업 대상을 신명중학교 등 총 3개교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3년간 예산 지원을 받아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구는 지난해 이외에도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운영, 진로직업체험센터 상상팡팡 운영, 명문고 집중 육성 등 다양한 교육 지원 사업을 벌였다. 이해식 구청장은 “어른의 시선에서 좋은 중학교는 성적이 좋은 학교이겠지만 학교폭력, 자살 충동으로 학교생활이 위협받는 요즘은 올바른 인성 교육으로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곳이 좋은 학교일 것”이라며 “이 사업은 학부모와 학교, 사회가 함께 학생들을 보듬는 대안 교육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조직개편 타깃 지경·교과, IT진흥·고졸채용 확대 성과 ‘세일즈’

    조직개편 타깃 지경·교과, IT진흥·고졸채용 확대 성과 ‘세일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르면 9일부터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박근혜 정부 5년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일주일가량 진행되는 업무보고에서 각 부처는 지난 5년간 추진된 정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새 정부에서의 추진 과제를 인수위와 협의한다. [조직개편] 방통위, 정보·통신·방송 통합 정책방안 마련 초점 정부 조직개편 논의의 중심에 있는 지식경제부는 대통령 당선 확정 직후 1급 간부회의를 여는 등 긴밀하게 대응책을 모색했다. 기본적인 부처 업무 소개와 함께 대형마트와 소상공인 간 자율협약 등 박근혜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사항에 맞춰 보고를 준비해 왔다. 지경부 관계자는 7일 “당선인이 중소기업 정책, 상생 등을 강조한 만큼 그 부분을 중심으로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하 우정사업본부의 ‘청’ 승격 등 ‘우정사업본부 사수’의 당위성도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조직개편에 따라 정보기술(IT) 분야를 미래창조과학부에 내어 줄 가능성이 큰 만큼 IT 산업 진흥 정책의 성과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 신설로 조직구조 및 역할에 큰 변화가 예고된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5년간의 성과를 차기 정부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인수위를 설득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기초학력 지원체제 구축이나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제도 정착, 고졸채용 확대 및 선(先)취업 후(後)진학 생태계 조성, 누리 과정, 국가장학금 정책 등이 차기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선인의 공약과 충돌하는 일부 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입학사정관제, 교원 직무표준, 학업성취도 및 교원평가 등이 거론된다. 또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중1 자유학기제 도입에 따른 영향도 부처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 교과부가 부처 통폐합 최고의 성과로 꼽고 있는 교육과학 융합 교육이나 대학정책도 부처 개편에 따라 적잖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중장기 과제 위주로 구성된 과학정책은 미래부로 이관돼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예산삭감 등으로 일정에 차질이 생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을 업무보고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박 당선인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정보·통신·방송 관련 정책기능을 통합하고 관장하는 전담부처 신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와 관련된 정책 방안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다. [행정·안보] 행안부-지방경쟁력 강화, 국방부-전작권 전환 보고 행정안전부는 인수위의 핵심 업무 중 하나인 정부조직 개편의 밑그림 작업을 맡고 있는 만큼 긴장감 속에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몇 가지 인수위 보고안을 마련하긴 했지만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등 당선인의 공약을 구체적으로 검토, 반영해 실현 가능한 실무적인 업무보고안을 마련한 상태다. 이와 함께 공무원 인사 문제, 지방 재정위기, 지방경쟁력 강화 등에 대해서도 계승과 혁신의 차원에서 보고안을 준비했다. 통일부는 박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을 기반으로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박 등 정치·군사 정책과 남북교류 확대 등을 기조로 한 대북 투트랙 방안 등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및 군사 도발 등에 대한 엄중 제재 등 원칙론을 펴되 남북관계는 신뢰를 기반으로 대화의 유연성을 가미해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구상이다. 또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사업 확대 등도 보고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통상부는 박 당선인이 제시한 북핵 억지력 강화를 위한 한·미·중 3자 전략대화 가동의 경우 관련국 민·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1.5 트랙’ 협의체를 추진 중이다. 또 미국 등 4강 외교의 주요 현안 및 대통령 취임 후 순방 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보고된다. 국방부는 주로 군사대비태세 등에 초점을 두고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국방개혁,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현황 등에 대해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동맹의 현황과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부지휘구조와 병력구조 개편, 군의 간부비율 상향 계획, 국방경영효율화 계획 등이 해당된다.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 상황과 방위력 개선사업의 일환인 차기 전투기 사업(FX)의 추진 현황도 포함된다. 군 복무기간 18개월 단축 방안에 대해서는 인수위 측의 요청이 오면 보고하도록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심도 있게 장기간 검토할 사안인 만큼 인수위 측과 토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공정위-징벌적 손배제, 고용부-근로시간 단축 부각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는 현 정부 경제정책의 평가와 현안, 그리고 향후 과제 등을 중심으로 업무보고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경제민주화 정책이나 세제 개편, 외국인 자본 유출입 규제 등 각종 현안이 모두 걸려 있다. 박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경제민주화’의 구체 방안 마련은 공정위의 몫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적용, 전속 고발권 완화, 담합 때 과징금을 최대 100%까지 면제받을 수 있는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 제도의 감면폭 조정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 보고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등이 집중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내용의 보금자리 주택정책 개선안과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아파트 분양가 폐지, 각종 세제 개편 필요성 등을 보고서에 담기로 했다. 대중교통법 개정에 따른 택시업계 지원책과 철도운영 경쟁체계 도입 방안도 주된 보고 내용이다.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는 데 따른 문제점을 중심으로 보고하되 대중교통 전반에 걸친 육성책도 함께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가계부채나 하우스푸어 대책 등 현안을 떠안은 금융당국도 분주하다. 우선 금융취약계층이나 하우스푸어의 기준을 세우는 작업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내부적으로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 수혜자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지 등을 관련 기관과 함께 논의할 준비를 하고 있다. 공약에 채무감면대상 등 구체적인 정의가 없어 폭넓은 혜택이 되레 도덕적 해이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 복지부-무상보육 확충, 법무부-검찰개혁 방안 고심 인수위 내에 고용과 복지를 한 분과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생애맞춤형 복지, 자활 및 사회서비스 확충에 초점을 맞춘 사회정책이 업무보고 과정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박 당선인의 주요 복지 공약들에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데다 전면 무상보육의 경우 맞벌이 가정 역차별 등 현장에서 부작용이 끊이지 않아 내부적으로 신중을 기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 공약이 워낙 많아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전했다. 법무부 업무보고의 관심 사안은 단연 검찰개혁 방안이다. 자체 개혁안 마련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위해 우선 검찰 개혁을 위한 내부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법무부와 검찰은 자체 개혁카드가 먼저 공개될 경우 더 강도 높은 개혁이 추진될 수 있다고 보고 주요 업무보고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리도 인수위에서 어떠한 메시지가 있어야 업무보고를 준비하는데, 현재는 개괄적인 내용만 준비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인수위에서 별다른 요구가 없는 만큼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여성가족부는 ‘여성인재 10만 양성 프로젝트’ 구체화 방안을 준비했다. 부처종합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부)양극화의 그늘 (1)개천에 용이 사라졌어요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부)양극화의 그늘 (1)개천에 용이 사라졌어요

    2000년대 중반 지역균형선발(소외 지역 배려 선발)이나 기회균형선발(저소득 계층 자녀 배려 선발) 전형 등이 대입에 도입될 당시만 해도 교육계는 찬반으로 팽팽하게 나뉘었다. 시골 출신이거나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수학능력시험과 내신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대학에 입학시키는 게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2005년 지역균형선발을 처음 도입한 서울대도 똑같은 고민을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제도 도입 초기만 해도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이 일반 학생들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들을 위한 별도의 기초교육 수강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지역균형선발과 농어촌 특별전형(오지 지역 학생 정원 외 선발) 등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이 오히려 일반 학생들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2005년 서울대에 지역균형선발로 입학한 학생들의 1학년 1학기 평균 학점은 3.21(4.3 만점)로 정시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평균 학점(3.12)보다 3%가량 높았다. 다만 농어촌 특별전형 학생들의 평균 학점은 2.72로 일반전형 학생들보다 0.4점 낮았다. 서울대 관계자는 “농어촌 특별전형의 경우 성적보다는 사회적 배려의 성격이 더욱 강하기 때문에 첫 학기 학점이 낮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년간의 학업 향상은 배려 대상 학생들이 더 높게 나타났다. 농어촌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4학년 2학기 성적은 3.26으로 1학년 1학기보다 0.54점이 높았다. 일반전형 학생들은 0.27점, 특기자 전형 학생들은 0.06점이 향상되는 데 그쳤다. 특히 지역균형선발 학생의 경우 선발 지역을 서울과 광역시, 시, 군으로 세분화해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결과 서울 출신 학생들의 4년 평균 학점은 3.42, 광역시 3.36, 시 3.35, 군 3.27로 나타났다. 모든 출신 단위에서 일반전형 학생(3.21)들을 앞선 것이다. 서울대는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점차 사회적 배려 대상 계층을 위한 전형을 확대해 가고 있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도 2011년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등의 자리에서 여러 차례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전형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2012학년도 전형에서도 기존에 190명이던 기회균형 특별선발을 208명으로 늘렸다. 서울대 관계자는 “특히 2009년부터 도입된 기회균형 특별선발은 잠재력을 가진 저소득층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를 입증하듯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자라나는 학생들의 성취도 격차는 능력의 차이보다는 기회의 차이에서 오는 게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부유층 자녀는 주변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영어유치원 등에서 첫 교육을 시작하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은 집 주변의 저렴한 유치원을 찾아 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부유층 자녀는 어려서부터 확실히 영어의 기반을 닦아 초·중·고교 과정을 이수하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은 부실해진 공교육으로 인해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채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 둘은 형식적으로는 같은 교육과정을 거쳤지만 실제로 가난한 집 아이에게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질적인 격차가 존재해 ‘부익부 빈익빈’을 공고하게 만든다는 게 양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여러 종류의 사회적 배려 전형이 도입되는 등 ‘교육의 사다리’가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면서 “상류층은 세대를 거듭해도 상류층에, 저소득층은 영원히 저소득층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양 교수는 교육과정 전반에 걸친, 체계 없이 상황에 따라 지원되는 ‘주먹구구식 지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처럼 교육과 복지를 연계해 사회복지사 등이 학생을 10여년씩 추적하며 꼭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는 ‘현미경 지원’을 해 줘야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저소득 계층 자녀에게는 연간 430만원까지 학비가 지원되는데 이는 서울 소재 사립대의 한 학기 등록금밖에 안 돼 해당 학생은 지원을 받더라도 별도의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면서 “학비뿐 아니라 기숙사비, 식비, 기초적인 생활비 등도 함께 지원해 진정한 의미의 기회 균등”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양 교수는 기회 균등의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성과를 후배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들에게 ‘지금 받는 혜택이 그저 부모가 가난하기 때문에 당연히 받는 것’이라고 여기게 해선 안 되며 ‘언젠가는 나도 다른 이들을 위해 돌려줘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켜 사회적 배려가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2013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하트/김보름

    [2013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하트/김보름

    “그럼 내일 감정 실기시험 잘 보세요.” 거실 벽 스크린 속에서 감정 과외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나도 선생님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내 왼쪽 가슴에 달린 ‘하트’ 배지엔 초록색 불이 들어와 있다. ‘적정 감정 수준’ 차분하고 안정된 감정 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20년에 나온 감정 조절기 ‘하트’는 이제 초등학생들에겐 제2의 심장이나 다름없다. 중학생이 되기 전에 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며칠 동안 내 하트는 계속 초록빛이다. 후훗, 나도 이제 감정 조절의 대가가 된 건가. 1학년 때부터 5년째 하트를 사용한 보람이 나타나는가 보다. 앗, 괜히 기분이 좋아 하트를 만지작대다 뒷면의 단추를 눌러 버렸다. 음성 녹음된 하트 사용 설명서가 흘러나온다. 하트는 가슴에서 나오는 감정의 파장을 실시간 감지해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색깔 중 하나로 나타냅니다. 빨강은 가장 흥분된 감정, 보라색은 가장 침체된 감정입니다. 초록은 기준이 되는 색으로서 편안하고 쾌적한 기분을 나타냅니다. 화가 나거나 마음이 들뜨면 그 정도에 따라 노랑, 주황, 빨강 순으로 색깔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기분이 가라앉으면 파랑, 남색, 보라색 순으로 내려갑니다. 가장 위험한 상태인 빨강 단계에 이르면 경보음과 함께…. 나는 다시 단추를 눌러 음성 설명을 껐다. 엄마가 거실로 나왔다. “은찬아, 내일 하트 정기 점검하는 날인 거 알지? 이번엔 꼭 점검 받아. 벌써 두 달이나 미뤘잖니.” “알았어요, 엄마.” 나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정기 점검은 딱 질색이다. 가슴에 달린 하트에 푸른 광선을 쬐는 것인데, 아무리 정신 건강에 좋은 알파파가 나온대도 난 속이 메스껍다. “은찬이 너 대답만 하지 말고…. 하트가 개발된 시대에 사는 걸 복인 줄 알아. 엄마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하트 같은 건 상상도 못했어. 애들이 욱하는 성질을 못 참아서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 알아? 만날 학교 폭력이 일어나고, 전쟁 게임을 실제로 따라 하기도 하고, 심지어 초등학생들이 노인을 폭행하기도 했어. 정말 무서운 시절이었지. 하트가 나오고 나서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엄마의 잔소리는 언제나 하트 예찬으로 시작된다. 엄마는 얼마 전 하트사랑학부모위원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요즘 애들은 얼마나 침착하고 세련됐니? 그게 다 하트 덕이야. 마음이 차분한 아이들이 학업 성취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잖아. 이번에 전교 1등한 규빈이는 벌써 명상전문가 자격증도 땄다더라. 마음공부가 자기 계발의 기본이 된 이 시대엔, 감정 통제력이 성공의 밑바탕이라는 거 항상 명심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다. 엄마는 벽에 설치된 가훈 액정 화면을 눈으로 가리켰다. 거기엔 엄마가 존경하는 세계적인 리더, 수잔나 윌파워의 명언이 적혀 있다. 세상을 다스리려면 먼저 자신을 다스려라. 자신을 다스리려면 먼저 감정을 다스려라. 엄마는 자동명상소파에 앉아 스크린을 텔레비전 모드로 바꿨다. 뉴스가 나왔다. 허름한 옷을 입은 할아버지가 경찰서에 들어가고 있었다. “오늘 오후 서울 ○○동에 사는 일흔두 살 한모씨가 소주를 마시고 시위를 하다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한씨는 인근 초등학교를 돌며 하트를 부수라고 고함을 질러….” “어머, 우리 동네잖아!” 엄마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세상에, 정말 정신없는 양반이네. 소주까지 마셨다니….” 알코올 도수가 1도 이상인 술은 금지돼 있다. 1도가 어느 정도인지 난 알 수 없지만 말이다. 허가를 받아야 구할 수 있는 소주라는 술은 알코올이 20도나 된다고 한다. 엄마는 소주를 마시면 미치광이가 된다고 했다. “은찬아, 너 저 할아버지 보면 얼른 피해. 저런 사람은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야.” “네, 엄마.” 하지만 나는 그 할아버지가 나쁜 사람 같지 않았다. 얼마 전에 길에서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해 주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어렸을 땐, 재미있는 놀이 기구가 많았어. 너희들은 그네, 시소, 미끄럼틀을 책에서만 봤지? 할아버지는 그런 것들을 다 타 봤단다. 가장 재미있는 건 퐁퐁이었어.” “퐁퐁이요? 그게 뭐예요?” “넓고 쿨렁쿨렁한 매트에 올라가 퐁퐁 뛰는 거야. 정식 이름은 트램펄린인데, 한때는 올림픽 경기 종목이기도 했지. 퐁퐁이 불법이 되기 전까지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퐁퐁을 태워 주는 일을 했단다.” “와, 그런 직업도 있었어요?” “그럼. 퐁퐁은 마법의 기구란다. 퐁퐁을 타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 하늘로 날아오를 듯 행복해지지.” 할아버지는 퐁퐁을 타던 옛날 어린이들 얘기를 해 주었고,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나는 ‘사라진 놀이 기구들’이라는 책에서 그 기구를 본 적이 있다. 거기서 트램펄린은 위험한 놀이 기구로 소개되어 있었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이 흥분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할아버지 말을 듣고 보니 퐁퐁이 그렇게 나쁜 기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차, 뉴스를 보다 딴 생각에 빠졌구나.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내일 보는 감정 실기시험을 준비해야 하는데. 나는 방에 들어가 매직북을 켜고 ‘감정의 스펙트럼’을 클릭했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단계로 배열된 감정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 실기시험에선 ‘빨강’에 해당하는 감정들을 평가한다고 했다. 선생님이 어떤 상황을 이야기해 주면, 그때 일어나는 기분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연기해 보이는 것이다. 나는 빨강에 속하는 감정들을 읽어 보았다. “도취, 광란, 분개, 분노, 북받침, 극도의 흥분, 가슴이 터질 듯함….” 가슴이 터질 듯함? 이건 못 보던 거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감정인가 보다. 그런데 가슴이 터질 듯한 게 뭐지? 심장병이라도 일으키는 기분인가? 다음 날, 나는 가슴이 터질 듯한 감정이 어떤 건지 짝 미루에게 물어보았다. “나도 몰라서 엄마한테 물어봤는데, 그건 아주 많이 기쁘고 행복한 기분이래.” 미루가 말했다. 나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쁘고 행복한 기분이 왜 빨강이야? 빨강에 속한 건 위험한 감정들이잖아. 조절이 어려울 정도로.” “나도 그게 이상해서 엄마한테 다시 물어봤더니,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큰 기쁨은 좋지 않대. 그렇게 마음이 들뜨면 평소에 안 하던 행동도 하게 된다고.” “그렇구나. 기쁨도 나쁜 감정이 될 수 있구나….” 나는 조금 의아했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감정의 스펙트럼’을 열어 보았다. 다른 행복한 감정들은 초록이나 노란색에 들어 있었다. 만족감, 뿌듯함, 유쾌함, 즐거움, 쾌적함, 편안함, 흐뭇함…. 그런데 빨강에 속한, 가슴이 터질 듯한 기분은 얼마큼 큰 기쁨일까? 이것들을 전부 합친 것보다 강렬한 걸까? “야, 우리 감정 실기 연습해 보자.” 생각에 잠겨 있던 나를 미루가 툭 쳤다. “그래. 네가 먼저 상황을 말해.” “음, 오늘은 너의 결혼식 날이야. 네가 예복을 잘 차려입고 집을 나섰는데, 갑자기 위층에서 물 폭탄이 떨어졌어. 너는 쫄딱 젖어 버렸지. 그럼 기분이 어떨까?” “화가 욱 치밀겠지. 하지만 그 순간 하트가 찌릿찌릿 신호를 보내주니까,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뭐야, 이건 네가 어른이 됐을 때 얘기잖아. 넌 결혼할 때까지 하트 달고 다닐래?” “아차! 그렇지, 참.” 나는 멋쩍어서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때 휘성이가 실실 웃으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얘들아, 나 어제 재밌는 일 있었다.” “무슨 일?” “내가 얼마 전에 최신형 하트로 바꿨잖아. 근데 그걸 달고 나서 어제 처음으로 빨간불이 들어왔거든.” “왜? 어쩌다가?” “우리 형이랑 해적판 만화영화를 보는데 너무 웃겨서 배를 쥐고 웃다가.” “어, 정말? 너무 웃어도 빨간불이 돼?” 나는 조금 놀랐다. 지금껏 웃다가 빨간불이 들어온 일이 내 기억엔 없다. “그것도 몰랐어? 넌 실컷 웃어 본 적도 없냐, 이 감정 샌님아!” 휘성이가 약을 올렸다. “하트는 감정의 파장만 읽어 내니까, 웃는 것도 심하면 빨간불이 되지. 그건 아마 ‘극도의 흥분’에 포함될걸.” 앞자리에 있던 솔비가 돌아앉으며 말했다.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갑자기 머릿속이 뒤죽박죽된 기분이었다. 심하게 웃어도 빨간불이라니? 웃는 것도 잘못인가? “야야,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어.” 휘성이가 말을 이었다. “하트가 빨갛게 삐삐거리는데, 내가 웃느라고 하트를 끄지도 못하고 한참 데굴데굴 굴렀더니….” “어떻게 됐어?” “병원에 가라고, 이 똑똑한 신형 하트가 정신과 전화번호를 불러주는 거야.” “하하하하.” 아이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하트들이 줄줄이 노랑, 주황으로 물들었다. 그런데 나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야, 강은찬! 넌 왜 그래? 재미없어?” 내 굳은 얼굴을 본 휘성이가 물었다. “아, 아냐. 재밌어.” 나는 억지로 웃어 보였다. 하지만 하트를 속일 수는 없었다. 나는 파랗게 질린 내 왼쪽 가슴을 손으로 감싸고 복도로 나왔다. 하트를 점검 받을 때처럼 속이 메슥거렸다. 뭔가가 잘못된 것 같았다. 며칠 뒤였다. 수업이 끝나고 미루, 솔비, 휘성이와 함께 우주 체험관에 가는 길이었다. 저만치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퐁퐁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나는 얼른 인사를 드렸다. 할아버지 얼굴이 전보다 많이 수척해 있었다. “은찬아, 너 저 할아버지 알아?” “우리 엄마가 저 할아버지한테 가까이 가지 말랬는데….” 미루와 솔비가 속닥거리며 물러섰다. 휘성이도 놀란 눈치였다.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어서 가라고 손짓을 했다. 나는 다시 꾸벅 절하고 돌아섰다. 그런데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마음이 자꾸 할아버지 쪽으로 향했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야윈 등이 눈에 들어왔다. “할아버지!” 나는 몸을 홱 돌려 할아버지한테 뛰어갔다. 뒤에서 아이들이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오냐. 무슨 일이냐?” 할아버지가 푸근하게 웃으며 물었다. “할아버지, 아직도 퐁퐁 가지고 계세요?” “으응? 아, 아니….” 할아버지는 당황한 듯 말을 더듬었다. “퐁퐁 있는 거 맞죠? 저 퐁퐁 한 번만 태워 주세요.” 나는 할아버지 팔을 붙잡고 매달렸다. “할아버지, 제발요. 정말 꼭 타 보고 싶어요.” “흠….”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할아버지는 말없이 앞장서 걸어갔다. 할아버지의 왜소한 등이 장군처럼 당당해 보였다. 나는 할아버지를 뒤따랐다. 아이들도 멀찍이서 주춤주춤 따라왔다. 할아버지의 집은 낡은 주택이었다. 대문을 열고 뒷마당으로 들어갔다. 거기에 크고 둥근 퐁퐁이 있었다. 가슴이 콩콩거렸다. “얼마 전에 수리하고 용수철도 다 고쳤다. 허름해 보이지만 타 보면 괜찮을 게야.” 나는 신발을 벗고 조심스레 매트에 발을 디뎠다. 올라서자마자 몸이 저절로 출렁거렸다. 퐁퐁이 마술을 부리는 것 같았다. “너희도 올라와!” 나는 아이들에게 손짓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던 미루, 솔비, 휘성이도 머뭇머뭇 퐁퐁에 올라왔다. 우리는 힘차게 발을 굴렸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방방 뛰기만 했다. 몸은 점점 더 높이 튀어 올랐다. “와우!” “와하!” 우리는 신이 나서 맘껏 소리쳤다. 말할 수 없이 커다란 기쁨이 온몸을 감쌌다. 하늘까지 날아오를 듯 짜릿한 기분이었다. “삐삐삐삐….” 빨갛게 흥분한 네 개의 하트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그러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우리는 가슴에서 하트를 떼어 던져 버렸다. 검게 죽은 하트들이 땅바닥에 뒹굴었다. 맨가슴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가슴이 터질 듯했다. ■당선소감 세상에 따뜻한 빛 전하고 싶어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을 치유하고 인간을 내면의 고향으로 안내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한낱 ‘동화’에 불과한 것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마법과 환상이 자재로이 활개 치고 영혼이 굴레 없는 자유를 누리는 이상향은 우리가 잊거나 잃어버린, 그러나 결코 쇠하거나 사라지지 않는 무엇이어서, 인간은 삶과 노동을 통해 자기 안의 낙토를 조금씩 넓혀 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짧지 않은 시간을 홀로 방황하였다. 그리고 그 길에서 동화를 만났다. 동화는 어둠 속의 불빛이었다. 어둠은 크고 짙었지만 끝내 작은 빛을 이기지는 못하였다. 어둠은 빛에 의해 흐려졌고 빛은 어둠에 아랑곳없었다. 그렇게 우주의 밤하늘에 촛불 한 자루 세우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그러나 처음에는 문학이 아니었다. 고민과 잡념을 내리 쓴 일기였다. 내부에서 들끓는 무언가를 꺼내 놓지 않을 수 없어 하릴없이 적어 온 일기들이 창작의 밑거름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동화를 습작하면서, 흔히 비현실적이라고 여기는 완전하고 이상적인 진리들이, 어떤 면에서는 눈에 보이는 현실보다 더 생생한 리얼리티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맑고 밝은 기운이 나 자신과 이 세계를 조용히 감싸고 있음을 느끼면서, 주변을 좀 더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비전이 담긴 아름다운 작품으로 세상에 따뜻한 빛을 전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더 많이 사랑하고 부딪치고 끌어안아야 할 것이다. 졸고를 너그러이 거두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서울신문사, 그리고 힘이 되어 주신 분들께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 부단한 정진으로 모든 분들의 후의에 보답하고 싶다. ●약력 ▲1981년 경기 부천 출생 ▲한양대 철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심사평 시의성 띠고 상상력 출중해 요즘 같은 팍팍한 시기에 과연 좋은 동화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신춘문예에 응모한 수많은 동화작가 지망생은 물론이고, 당선작을 고르는 심사위원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232편의 응모작 모두가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들이다. 아직도 그렇게 많은 동화를 이 땅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가 썼다는 사실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공모이기에 몇 가지 기준을 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고의 회장’과 ‘춤추는 수건’은 둘 다 휴대전화와 수건이라는 사물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끌어간 공통점을 가진 수작이었다. 하지만 전자는 동화에 담기에는 부적절한 몇몇 표현 때문에 탈락했다. 후자는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기 힘들게 감동적이고 뛰어났다. 결정적으로 어린이들이 읽고 자신의 이야기로 느낄 수 있는 동일화의 덕목을 놓쳐 어른들의 동화가 되어버린 것이 치명적 결함이었다. 결국 우리는 다른 작품 ‘하트’를 골랐다. 후반부에 급박하게 대화 위주로 사건을 전개해 서술이나 묘사가 좀 부족하다는 흠은 있었다. 하지만 시의성을 잘 띠고 있으며, 동화적 상상력이 출중하고, 동일화의 덕목도 지켜냈다. 재치 있는 이야기 구사 능력에서 보여주는 대성할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며 축하해마지 않는다. 사족으로 ‘속담왕’ ‘엄마의 별’ ‘짜잔 정훈이’ ‘꿀벌이 되면’ ‘길잃은 아이’ ‘까마귀와 배시시’ ‘자귀나무 이야기’ 등도 아까운 작품들이었음을 밝히고 싶다. 더욱 분발하여 ‘낭중지추’(囊中之錐)의 미덕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 [씨줄날줄] 아크로폴리스 프로젝트/함혜리 논설위원

    폴리스(polis)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를 가리킨다. 폴리스에 높다는 뜻을 가진 접두사 아크로(acro)를 붙인 아크로폴리스는 군사적 요새로 중요한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신을 기리는 신전이 있는 종교적인 장소로 활용됐다.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 도시국가였던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는 아테네를 수호하는 가장 강력한 신이자 지혜의 여신인 아테나를 모신 파르테논 신전을 두었다. 아크로폴리스 언덕 아래쪽에는 그 유명한 아고라(agora)가 있다. 개방된 소통의 장소였던 아고라에서 아테네 시민들은 민회(民會)와 재판, 상업, 사교 등의 다양한 활동을 했다. 아크로폴리스가 정치와 군사·종교의 중심지였다면, 아고라는 시민들의 일상적인 삶이 생생하게 전개되는 시민생활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국방이나 정치문제를 두고 토론과 격론을 벌이는가 하면 사교 활동을 하면서 여론을 형성하던 의사소통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아고라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덕과 선, 정의에 대해 논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아크로폴리스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아테네의 정치가와 학자들이 시민들을 향해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후 시민들은 아고라에서 격렬한 토론을 벌이는 식이었다. 아크로폴리스와 아고라의 토론 문화가 있었기에 아테네의 민주정치가 꽃필 수 있었다고 역사가들이 말하는 이유다. 서울대가 내년 3월부터 기숙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토론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일명 ‘아크로폴리스 프로젝트’다. 고전강독과 독서토론, 집중토론 코칭 수업으로 토론의 능력을 키운 뒤 토론대회에 나가 실전까지 치르게 한다는 구상이다. 소크라테스식 문답법 수업을 하는 미국 토마스아퀴나스대학의 커리큘럼을 본뜬 것이다. 서울대가 이런 과정을 만들기로 한 것은 서울대 학생들이 높은 학업성취도에 비해 의견 전달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아크로폴리스 프로젝트의 의도는 좋지만 모두의 공감을 얻을지는 잘 모르겠다. 공자는 일찍이 ‘교묘한 말과 보기 좋게 꾸민 사람치고 어진 이가 적다’(巧言令色鮮矣仁)고 지적한 바 있다. 가뜩이나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겉 꾸밈보다 내실을 다지면서 무엇이 올바른 삶이고, 어떻게 하면 정의롭게 살 수 있는지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선진국 융합교육의 현장을 가다] (4·끝)일본·중국

    [선진국 융합교육의 현장을 가다] (4·끝)일본·중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서구권 국가들에 비해 융합교육의 중요성을 뒤늦게 인식한 후발주자이지만 뛰어난 수학·과학 실력을 바탕으로 다른 학문을 접목시키는 탄탄한 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문리(文理)융합형 산학 연계가 확산되고 있다. 공학 교육과 디자인 교육을 접목시킨 융합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일본 가나자와 공대는 ‘유메코보’(夢考房·꿈의 방)로 불리는 방과후 실습실 교육을 통해 기초학문과 실용적 학문 활용 등 학문 간 융합을 독려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박사급 엔지니어 20명이 학생들의 작품활동을 도와줘 전국 단위 공학 기능대회 입상자를 대거 배출하고 있다. 유메코보를 통해 태양광자동차·모바일 서비스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실용화됐다. 재학생 7000여명에 불과한 소규모 대학인 이곳은 유메코보 도입 이후 아사히 신문이 선정하는 ‘잘 가르치는 대학’ 부문 1위에 7년 연속 선정됐다. 이 밖에 최근에는 중·고등학교에 융합교육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시작돼 일부 교육 비정부기구(NGO) 단체를 중심으로 고등학교에 융합교육 강의를 지원하는 교육 기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월 말에는 ‘미각의 일주일’을 지정, 일주일 동안 전국 72개 초등학교 과학수업 시간에 166명의 일류 요리사가 강사로 참여해 요리와 과학을 접목시킨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여러 가지 맛을 체험하면서 젤리 등을 직접 만들어 보고 젤라틴이 젤리로 변하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학적 원리를 배우기도 했다. 세계적 수학 강국인 중국에서도 최근 융합교육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국은 지난 7월 열린 2012년 세계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에 1위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2010년과 지난해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한 수학 강국이지만 학생들의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중국의 저명한 교육가인 류다오위 전 우한대 총장은 최근 언론보도에서 “20세기 인류의 20대 발명품 가운데 중국의 발명품은 하나도 없고 노벨상 수상자 역시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최근 중국의 일부 대학에서는 문과와 이과를 통합해 신입생을 뽑아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등 융합교육을 통한 학문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단계인 중국의 ‘고중(高中) 학교’에서도 수학, 과학 교육에 대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각 시마다 한 곳의 중점학교를 정해 고등학교 단계의 과학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시에 위치한 고등학교에서는 수학·과학에 뛰어난 학생들의 모임인 ‘창신인재반’(創新人才班) 학생들을 위해 172개 종류의 과학기술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이 가운데 중국과학원 과정에서는 과학원 소속 과학자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고교 1학년 학생들에게 최신 과학계 이슈들을 소개하고, 2~3학년 학생들에게는 연구과제를 내줘 수업시간에 배운 과학적 지식을 실험을 통해 직접 체험해 보는 실습과 체험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관계자는 “눈에 보이는 학업 성취도나 국제 올림피아드 성적 등 수치에만 집중하던 아시아 국가들이 최근 창의력과 융합 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수시는 학생부나 논술…정시는 수능 위주로

    대입정책은 새 정부에서도 대대적인 수술이 예고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학입시 방향으로 ‘간소화’와 ‘단순화’를 제시하고 있다. 대입 수시모집은 학교생활기록부나 논술 위주, 정시는 수능 위주로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수능과 논술 시험은 철저하게 교과서 중심으로 출제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대학마다 서로 다른 지원서 양식을 통일, 하나의 원서로 모든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한국형 공통 원서시스템을 구축, 전형료 부담과 불편을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 정책들은 모두 현 정부가 추진해온 입시 방향과는 정반대다. 최근들어 대입 제도가 급격히 복잡해진 것은 쉬운 수능으로 인해 변별력이 약화되면서 각 대학들이 다양한 전형요소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결국 제도 간소화와 단순화를 위해 전형반영 요소를 줄이려면 수능 난이도가 보장돼야 한다. 지원서 양식을 통일하는 공통 원서시스템 역시 특성화된 인재를 뽑도록 유도하겠다는 대학 육성정책과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 박 당선인은 현 정부의 핵심 대입정책인 ‘입학사정관제’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 자체에 대해서는 “다양한 인재를 뽑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공정성에 의문이 있다.”면서 변화를 예고한다. 입학사정관제가 복잡한 입시 주범으로 지목받는 만큼 제도를 더 확대하기보다는 객관성을 담보하는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 보완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박 당선인의 공약에는 ‘대입 제도 변경시 3년 전 예고 의무화’가 포함돼 있다. 이 공약이 실현된다면 수능 등 제도 변화는 차기 정권 중반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뜻이다. 박 당선인은 장기적으로 ‘수능 자격고사화’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수능을 대입시험이 아닌, 고교교육의 완성 과정으로 평가한 뒤 각 대학에 입시자율권을 줘 입시경쟁을 완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중등 교육 분야에서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에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을 만들어 학교시험과 입시에서 교육과정을 넘어서면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이른바 학원 도움이 필요 없는 ‘교과서 완결 학습 체제 구축’이다. ‘일제고사’라고 비판받는 학업성취도평가는 초등학교에서 폐지하고, 중학교는 시행 과목을 축소한다. 진로교육 강화를 위해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는 ‘자유학기제’로 운영한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필기시험이 없고, 체험활동 위주로 구성할 방침이다. 박 당선인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방과후 학교 개선 등을 통해 사교육을 공교육의 영역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시행방안은 뚜렷하지 않다. 스마트교과서 등 ‘교과서 혁명’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콘텐츠를 어떻게 구성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박 당선인의 계획대로 현재 입시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내신을 대입전형에 중점적으로 반영하면 사실상 사교육 근절이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수목적고,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에 대해서는 ‘설립 취지대로 운영하도록 유도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으로 현행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고 조기졸업 80% → 20%로 축소

    상당수의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2년 만에 고교 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하는 조기졸업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현재 80%에 달하는 과학고등학교 조기졸업자의 비율을 20%까지 낮추고 과학고의 교육과정 편성에 자율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발전방안을 20일 발표했다. 과학분야 인재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3년간의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우선 과학고의 수학·과학 전문교육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과정 편성에 자율성이 확대된다. 내년부터 기존 교육과정에서 14개에 그쳤던 수학·과학 심화과목에 고급수학이나 생명과학 실험, 과학문명사 등 13개 과목이 추가되고, 한 학기당 최대 8과목으로 제한된 이수과목 수에서 과학실험 과목은 예외로 해 실험과 체험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일반계 고교에서 일주일에 5시간을 들어야 하는 과학Ⅰ, 과학Ⅱ 과목을 과고생들의 수준을 감안해 3시간으로 줄이고 남은 시간에 과제연구나 융합과목 등 심화과목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이 밖에 모든 학기에 예체능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음악, 미술, 체육 과목 등을 여러 학기에 분산시킬 계획이다. 현재 상당수 과고생들의 대학 진학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조기졸업제도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2학년 재학생이 3학년 교육과정을 평가받는 조기이수 인정 평가시험을 통과하면 조기졸업을 할 수 있어 전체 재학생의 80% 정도가 조기졸업을 택하지만 2014년 입학생부터는 조기졸업생을 2학년 재학생의 20% 미만으로 제한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조기졸업은 학업성취도가 특히 뛰어난 학생에게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3년 과정으로 짜인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조기졸업자 수 제한으로 인해 늘어난 재학생 수에 따라 노후화된 교실이나 기숙사 등 시설을 개선하는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2014년 입학생부터 과고 조기졸업자 수가 현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과고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 과고생들은 당황하는 기색이다. 서울지역 과고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중학교 2학년 최현우(14)군은 “과학고에 가는 건 조기졸업해서 대학에 빨리 진학하려는 목표도 큰데 이제 공부 잘하는 애들 사이에서도 또 죽도록 경쟁을 해야 한다니.”라고 말했다. 과학고 진학전문 학원의 한 관계자는 “많은 과고생들이 카이스트 조기졸업자 전형을 노리거나 2학년 마치고 유학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기졸업을 못하면 대학 진학 방법이 한 가지 줄어드는 것으로 받아들여 반발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경북교육청 초·중 학력평가 전국 첫 폐지

    내년부터 경북도 내 초·중학생에 대한 학력평가가 전면 폐지된다.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이다. 경북도교육청은 2013학년도에 도교육청이 주관하는 학력실태조사와 전국연합학력평가 등을 전면 폐지한다고 13일 밝혔다. 학교 간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차원이다. 폐지되는 학력평가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1~3학년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력진단평가,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한 도학력실태조사다. 또 중학교 1학년과 3학년을 대상으로 한 도학력평가,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전국연합학력평가도 각각 폐지된다. 다만, 교육과학기술부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학업성취도평가나 모의고사는 그대로 시행된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 등 ‘곽노현표 정책’ 시각차 뚜렷

    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 등 ‘곽노현표 정책’ 시각차 뚜렷

    서울시교육감 후보자들은 고교 선택제와 특목고·자사고 등 고교체제와 학생인권 관련 정책에 대해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서울신문이 지난 3~8일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5명의 후보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서울신문은 각 후보측에 고교체제 및 입시 ▲학업성취도 및 수업혁신 ▲학생인권 ▲교원정책 ▲교육복지 ▲사교육 및 선행학습 예방 대책 등 6가지 분야 17개 질문을 던졌다. 후보자들은 각 질문에 대해 찬성(○), 반대(X), 중립 또는 유보(△)로 구분해 답변한 뒤, 필요에 따라 부연설명을 했다. 후보자 간 의견 차이가 분명한 분야는 특목고·자사고, 고교선택제 등 고교체제 분야였다. 이상면 후보는 현행 특목고·자사고의 선발 및 운영방식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문용린 후보는 답변은 △로 했으나 “도입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해 사실상 유지입장을 피력했다. 최명복 후보는 “특목고 유지, 자사고는 순차적으로 일반고 전환”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반면 이수호·남승희 후보는 공통적으로 “고교 다양화 정책이 학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울형 혁신학교와 서울학생인권조례 등에 대한 생각도 차이가 났다. 이상면·이수호 후보는 서울형 혁신학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용린 후보는 “기존의 61개 혁신학교는 성과를 보면서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고, 남승희 후보는 “일반 학교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최명복 후보는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이수호 후보가 유일하게 조례에 맞춰 학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문용린·최명복 후보는 “조례를 학칙에 반영할 때 교육청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남 후보는 학생 인권교육부터 해야 한다고 답했다. 수준별 수업 및 교과교실제가 성취도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이수호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 모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후보간 인식이 비슷한 분야도 있었다. 5명의 후보들은 정도는 달랐지만, 교원평가제의 문제점을 공통으로 인식했다. 이수호·남승희 후보는 현행 교원평가제의 전면 재검토 및 전면 개편을 주장했고, 문용린·이상면·최명복 후보도 교원평가제에 대해 “실질적인 효과는 미지수”라며 “서술형 평가방식과 상시평가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확대에 대한 의견도 대체적으로 일치했다. 문용린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가 모두 공통적으로 무상급식 대상 학년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문 후보는 “현재의 규모를 유지하면서 예산이 확보된 뒤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행학습 방지를 위한 학교시험문제 감독에 대해서는 이상면, 이수호, 남승희 후보는 모두 찬성했다. 문용린 후보는 ‘학교단위 자율적 감독’이라는 대안을, 최명복 후보는 반대 입장을 각각 피력했다. 교육복지 정책의 우선순위는 제각각이었다. 이수호·이상면 후보는 교육복지 정책 가운데 무상급식 확대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고, 문용린 후보는 누리과정 확대를, 최명복·남승희 후보는 교육복지 우선지원사업 대상 확대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답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기초학력 미달’ 5년새 3분의1 수준으로… 지역 격차도 줄어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의 비율이 100명당 2명꼴로 줄어들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대도시와 읍면, 서울 강남과 강북 간의 학력 격차도 지속적으로 좁혀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6월 26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2012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분석, 초·중·고 평균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0.3% 포인트 낮아진 2.3%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국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72만명 모두를 대상으로 매년 시행된다. 표집조사 방식에서 2008년 전수조사로 바뀌면서 ‘일제고사’로 불린다. 초6과 고2는 국어·수학·영어 등 3과목을, 중3은 사회와 과학까지 5과목을 평가한다. 직업 기초능력평가를 치르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재학생들은 올해부터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학교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시자료는 학교 알리미(www.schoolinfo.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초학력 미달학생의 비율은 전수조사 첫해인 2008년 7.2%를 기록한 뒤 2009년 4.8%, 2010년 3.7%, 2011년 2.6%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교과부는 올해 1%대 진입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달성에는 실패했다.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3단계 성취 수준 가운데 최하위인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초6이 0.7%, 중3이 3.3%, 고2가 3.0%였다. 보통학력 이상 학생은 79.3%로 2008년 65.0%보다 크게 증가했다. 초6 85.0%, 중3 70.1%, 고2 82.9%였다. 교육여건별 성적 격차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대도시와 읍면 지역의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 차이는 2008년 3.3% 포인트에서 올해 0.2% 포인트로 줄면서 미미해졌다. 서울 강남·북 간 기초학력 미달 비율 격차도 2008년 5.5% 포인트에서 올해 2.1% 포인트(강남 4.5%·강북 2.4%)까지 좁혀졌다. 충북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0.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울산이 1.0%로 뒤를 이었다.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서울과 경기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각각 3.3%와 3.2%로 높았다. 농촌지역이 많은 강원·전남도 2.7%였다. 교과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생들을 잘 가르쳐 성적을 높인 ‘학교 향상도 우수 100대 고교’를 3개 과목별로 발표했다. 올해 학교 향상도가 뛰어난 중학교 50곳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100대 고교 중에는 사립이 69.7%로 공립(30.3%)보다 훨씬 많아 학교 차원의 개별적인 지원이 성적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 유형별로는 전체 자율형 사립고 가운데 9.8%, 일반고의 6.8%, 특목고 4.2%, 자율형 공립고의 1.7%가 포함됐다. 국·영·수 모든 과목에서 3년 연속으로 전교생이 보통학력 이상의 성적을 낸 고교(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없는 학교)는 충북 청원 교원대부설고와 충남 공주 한일고 등 2곳이었다. 현재 중3 학생들이 2009년 초6 때 본 시험 성적과 비교한 중학교 학교 향상도의 경우 국어는 인천·울산·제주, 수학은 대구·경북·인천, 영어는 대구·경북·제주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충북 충주 미덕중은 국·영·수 모두에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향상도를 나타냈다. 미덕중과 인천 영흥중은 전교생이 5과목에서 모두 보통학력 이상의 성적을 기록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없었다. 교과부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은 학교를 대상으로 학습부진 학생 예방·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현재 대구지역에 설치돼 있는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서비스를 모든 시도 교육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도 바꿀 계획이다. 황성환 교과부 교육정보기획과장은 “내년부터 학업성취도 평가 명칭을 기초학력평가로 바꾸고, 초등학교는 기초학력 수준 도달 여부만 측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학생 점수 아닌 교습효과 측정

    학생 점수 아닌 교습효과 측정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부터 공개하고 있는 향상도는 학생들의 절대적인 성적이 아닌, 상승폭을 나타내는 지표다. ‘우수한 학생을 뽑은 학교’(선발 효과)가 아니라 ‘잘 가르치는 학교’(학교 효과)를 보여 준다. 향상도가 높다는 것이 ‘공부 잘하는 학교’나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학교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상위권 학생들을 뽑는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는 향상도에서는 일반고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원래 성적이 높으면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향상도는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본 고2 학생의 성적을 이들이 중3 때(2010년) 본 시험 성적과 비교한다. 중3 학생은 초 6(2009년) 때의 성적이 기준이다. 이들의 당시 성적에서 기대되는 성취도 평가점수를 추정한 뒤 실제 점수와의 차이를 백분율로 표시한 것이 향상도다. 향상도가 높으면 학교가 잘 가르쳐 학생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EBS 프로그램 이용률이 높고, 방과후학교 운영이 잘되는 학교일수록 향상도가 높았다. 교과부 측은 “모든 학생을 위한 수준별 맞춤형 지도, 다양한 체험활동, 정서적 측면 지원 강화 등이 향상도가 높은 고교들의 공통분모였다.”면서 “중학교는 교사와의 관계가 친밀할수록, 학교를 안전하다고 인식할수록 향상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학생·학교별 서열화 부추겨”… 전수조사 방식 수정 불가피

    ‘학습부진 학생들을 진단해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평가인가. 학생별·학교별 경쟁과 서열화를 부추기는 일제고사인가.’ 전체 학생의 1~3%를 대상으로 실시하던 표집조사 방식에서 2008년 전수조사로 바뀐 이후 5년간 학업성취도 평가의 시행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일부 교육시민단체들은 “과도한 일제고사 준비로 학교 현장에서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며 표집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마다 이런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일제고사 시행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일제고사에 대비한 강제 방과후 수업이나 예비시험을 시행하고 교육과학기술부는 시도 교육청 평가에 일제고사 결과를 반영해 시도별·학교별 서열화와 학교 간 경쟁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20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와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도 일제고사 시행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후보자들이 일제고사의 폐해를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개선점을 찾겠다고 밝힌 만큼 현재의 전수조사 방식은 어느 정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일제고사를 전면 폐지하고 2008년 이전의 표집조사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중·고교는 그대로 실시하되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일제고사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보수 성향의 문용린 후보는 “학력이 뒤처지는 아이가 없도록 일제고사로 기초학력을 재는 일은 국가의 의무라고 본다.”며 찬성했다. 진보 성향의 이수호 후보는 “목적은 동의하지만 전국에서 같은 날 실시한다는 게 문제”라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평가 1위 구미 경구고 (맞춤교육)은 있고 (사교육)은 없다

    평가 1위 구미 경구고 (맞춤교육)은 있고 (사교육)은 없다

    경북 구미의 경구고등학교(사립)가 2012학년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기초학력 향상도에서 영어는 전국 1위(15.13%), 수학은 2위(18.11%)를 차지했다. 국어는 4위(8.52%)를 했다. 특히 영어와 수학에서는 단 1명의 기초학력 미달자도 나오지 않았다. 국어에서만 전교생의 1.6%인 6명이 나왔을 뿐이다. 우수학력으로 평가된 학생도 영어는 전체의 70.3%, 수학은 42%에 달했다. 경구고는 비평준화 지역인 구미에서 중하위권의 학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받았다. 영어는 기초학력 수준 또는 기초학력 미달이 114명으로 전교생의 39.0%나 됐다. 수학은 90명(27.6%), 국어는 88명(24.3%)이었다. 1년 만에 성적이 수직 상승한 것은 이 학교만의 다양하고도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이다. ‘맞춤형 방과후학교 활성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학생에게 맞는 수준별 교과를 선택한 뒤 자기주도적 학습을 정착시키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1, 2학년을 대상으로 1회 2시간씩 주 4회에 걸쳐 실시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3과목 16개 강좌가 개설됐다. 이 학교 교사가 강의를 맡았으나 외부 유명강사도 수시로 초빙했다.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어 전교생의 48%인 550명이 수강했다. 영어 학력증진 프로그램도 시행해 큰 효과를 봤다. 매일 오전 7시 40분부터 30분간 EBS 영어방송 시청과 영어 듣기를 하도록 했다. ‘꿈틀이 세상 밖으로’라는 부진학생 특별 영어수업도 방과후 1시간 20분 동안 하고 있다. 주말에는 영어 하위 10% 학생들을 위해 ‘영빠 클럽’이라는 자기주도 학습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하위권 학생들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대학생 멘토링 사업도 추진했다. 경북대 등 지역 대학생 6명으로 멘토단을 구성한 뒤 주 2회 성적 하위권 학생들의 집을 방문, 학습지도는 물론 진로와 생활 상담을 했다. 이낭우 경구고 교장은 “맞춤형 방과후 활성화 프로그램을 처음 개설했을 때만 해도 일부 학생들이 학교에서 과외수업을 한다며 반발했다.”면서 “그러나 참가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자 신청자가 급증했고 사교육이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그는 “단 한 명의 학생도 학력부진으로 탈락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글 사진 구미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선진국 융합교육의 현장을 가다] (1) 미국·영국 사례

    [선진국 융합교육의 현장을 가다] (1) 미국·영국 사례

    국내 교육계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한국형 융합 인재교육(STEAM)이 전 세계 학교 현장에서도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보다 한발 앞서 시작한 선진국에서는 융합형 교육이 더 이상 특별한 교육 방법은 아니다. 모든 수업시간과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러운 교육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융합교육 강국들은 다양한 영역과 과목을 접목시킨 교육을 통해 미래산업이 요구하는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경쟁력 강화 방법으로서의 융합교육 융합교육 선진국들은 학생들의 창의력과 잠재력을 일깨우기 위한 교육방식으로 활용하는 것 외에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융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eneering), 수학(Mathmatics)을 접목한 ‘STEM 교육’은 2006년 ‘미국 경쟁력 강화 대책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국정 과제에 포함된 교육방식이었다. 미국은 이 국정 과제를 통해 첨단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가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내세우고 수학과 과학교육에 획기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과학기술 기반 경쟁력의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빼앗기지 않고 성장 잠재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초·중등 단계의 STEM 교육 강화를 중점 대책으로 내세웠다. 미국 국가과학위원회(NSB)는 “어릴 때부터 STEM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문제 해결력, 비판적 태도, 창의적이고 분석적인 능력, 학교 교육과정을 실생활에 연결시키는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국가과학위원회는 이후 과학기술 관련 전문가 24명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2007년 10월 STEM 교육에 대한 정책을 개발했다. ●美, 기초과학 주도권 아시아에 흔들 이처럼 미국이 융합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은 경제와 교육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미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10년간 국제 비교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학생들의 과학 성취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특히 2003년과 2006년 미국 학생들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과학은 17위, 수학은 26위로 하위권 수준에 머물렀다. 과학기술 핵심 분야에서도 미국인보다 아시아 계열 학생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2001년 9·11 사태 이후에는 STEM 분야에서 학위를 받은 외국 국적의 석·박사 인력들이 단기비자 때문에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STEM 관련 인력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STEM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를 많은 일자리 창출과 전문인력 양성으로 명시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복잡한 지식과 기술력을 갖기 위해서는 융합교육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융합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영국 역시 우수한 과학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과학지식분야를 서로 연결해야 한다는 보고 융합교육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영국은 2004년 발표한 ‘과학과 혁신을 위한 기본틀’을 통해 STEM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영국 교육기술부는 STEM 정책의 목적을 ‘우수한 인재들을 STEM 영역으로 진출하게 하고 일반대중의 융합교육 소양을 증진하는 것’으로 정했다. 이후 3억 5000만 파운드(약 7900억원)를 투자해 과학교사의 질, 과학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학생, 고등교육에서 STEM을 선택한 학생을 중점 관리하기 시작했다. 특히 STEM 분야 인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4개 과목을 핵심교과로 설정해 각 교과마다 전문가 정책 자문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자문그룹은 19세 이하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 및 수학학습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조사하고 대학에서 STEM 학과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밖에도 영국 정부는 수학과 과학에서의 우수한 학교교육 및 STEM 관련 진학, 고용, 경력 등을 지원하기 위한 권고사항을 학교와 산업현장에 내려보내고 있다. 가장 먼저 과학 및 수학과목 자체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학교 내 해당 과목 교사들에게 과목 전문가로서의 권한을 부여하고 이들 교사와 대학, 전문기관, 기업 등 전문가들을 교과과정 설계 및 평가에 참여시키고 있다. 또 학교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과학 및 수학교육 지원, 책임부여 등을 위해 교육표준청과 교육과정개발국, 교직원교육 개발국 등 정부기관과 긴밀히 협조하도록 하고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걸쳐 진행된 영국 정부의 융합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덕택에 학교에서 과학과 수학과목을 선택하는 학생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고, PISA나 ‘국제 수학 및 과학 학업성취도 비교연구’(TIMMS)와 같은 국제적 연구에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초·중·고 英 콘텐츠 활용 시도 활발 한국형 융합인재교육인 STEAM 교육 역시 창의력을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분야 발전을 목표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자칫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으로 흘러갈 수 있는 과학, 수학 과목에 음악, 미술 등 전혀 다른 과목을 접목시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선진국의 STEM 교육에 예술교육(ART)을 더한 STEAM 교육을 통해 교과 간 통합적 교육을 통해 종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창의성을 갖춘 융합형 과학기술 인재를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현재 해외의 융합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활용하는 시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국내 초·중·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영국 런던과학관에서 개발한 ‘STEM 클럽 키트’를 분석해 국내형 STEAM 프로그램 개발 공모전을 진행하는 등 융합교육 선진국의 우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안을 통해 선진국의 융합교육 프로그램을 한국 교실에 맞게 적용시키는 노력을 펼쳐 나가고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다] (3)양극화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다] (3)양극화

    ‘승자 독식’, ‘부의 쏠림’ 등으로 표현되는 양극화 문제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어떤 일자리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소득은 물론 계층까지 나뉘는 현실이다. ‘대기업 귀족’, ‘중소기업 평민’ 등의 표현까지 등장한다. 기업 규모에 따른 양극화부터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 실업 등 위기에 처한 노동의 현실이 대물림되는 현상도 우려된다. 교육은 양극화가 시작되는 진원지이자 악순환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첫 단추로 꼽힌다. ■기업양극화 진단과 제언 기업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은 복잡한 퍼즐을 짜 맞추는 것과 같다.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어 모든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없다는 것이다. 기업 규모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되는 원인부터 살펴야 한다. 14일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1990~2009년 20년간 제조업 출하액은 중소기업이 연평균 10.8% 늘어난 반면 대기업은 1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평균 부가가치 증가율도 중소기업(9.8%)이 대기업(8.7%)을 앞질렀다.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성과가 더 커서 양극화가 확대됐다는 주장은 편견인 셈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집단적 성과를 뜻하며, 이는 활발한 진입의 결과”라면서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급여 격차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20년간 연평균 급여 증가율은 대기업이 9.7%, 중소기업이 8.3%다. 이에 따라 1990년 대기업 직원의 급여는 중소기업 직원에 비해 1.48배 높았으나, 2009년에는 1.89배로 확대됐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에서 자본집약적 생산방식이 확대되면서 종사자 수가 감소했고,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종사자의 1인당 노동생산성 격차를 확대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무조건적인 창업 지원은 경쟁 심화라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갑을 관계를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이 시장에 접속할 수 있는 통로를 확대하고, 기업의 인력 관리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소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낙인 효과를 없애고 ‘긍정 바이러스’를 퍼뜨리려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화두인 경제민주화만으로 기업 양극화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업 투명성 강화는 물론, 기업 경쟁력 확대, 중소기업·자영업자 혁신 등 경제 이슈를 세분화한 뒤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천식 KDI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양극화는 경쟁력 선도 부문과 낙후 부문 간 성과 격차가 확대되는 동시에 낙후 부문의 고용 비중이 증가되면서 분배 구조가 악화되는 양상”이라면서 “이는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의 자생·혁신 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잠재적인 공급 능력을 확대시키는 총수요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10~20년 단위의 ‘내셔널 프로젝트’ 형태로 추진하면 진행 과정에서 경기 진작 효과와 생산기반 강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한기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자영업에 무작정 뛰어드는 ‘하드 랜딩’을 차단하려면 스스로 학습 조직화할 수 있도록 하고, 기술·자금 지원 외에 사업 실패에 대비한 사회안전망도 구축해야 한다.”면서 “이렇듯 자영업자 대책은 기업·일자리·민생 차원의 ‘융합정책’ 형태로 제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교육양극화 진단과 제언 “계층이동 가로막는 가장 큰 벽… 입시중심 교육 해소” “사회계층 간 이동 수단이 되어야 할 교육이 오히려 계층 이동을 가로막는 벽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 양극화의 한 축은 ‘교육 양극화’라 할 수 있다.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라 대학입시 경쟁을 위한 사교육 격차가 벌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대학진학과 취업, 소득 격차로까지 이어지는 ‘사회 양극화의 첫 단추’가 바로 교육 양극화라는 것이다. 김영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4일 “서울과 지방 6대 도시 간 서울대 진학률 격차는 지난해 2배가 넘었고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10분위로 나눴을 때 상하위 분위 간 30위권 대학 진학률은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런 경향은 1990년대에 비해 2배 이상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갈수록 경제적 상류층과 취약계층, 서울과 지방 간 교육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통계치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취약계층의 우수한 인재들이 입시과정을 거치며 ‘체계적으로’ 누락되고 있다.”면서 “진학 격차 확대는 사회통합 측면에서도, 인재양성과 국가경쟁력 확충 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경제적 격차에 따른 교육기회의 불균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특수 목적고와 일류 대학 위주의 입시·성적 중심 교육이 해소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특목고 교육이 영재교육 형식으로 대학교육 입시경쟁의 본산이 되고 있다. 본래의 설립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잠재력 있는 학생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가 오히려 돈이 더 드는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사정관제를 겨냥한 족집게 학원교육이 등장하는 등 부유층 자녀를 위한 전형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근본적으로는 중·고등학교 학업 성취도 위주의 대학입시에 대한 근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처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상대평가나 자격고사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현재도 기회균등선발제가 있긴 하지만 사회 형평성 차원에서 지역·계층 균등선발이나 사회적 배려 전형 비율을 확실하게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 및 취약계층 학업지원 대책으로는 EBS 교육방송 강화, 방과후 학교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김 연구위원은 “학원 선행학습에 대한 규제도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력 차별주의와 이에 따른 취업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장기적인 제도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문 정책위원장은 “공공 부문이 인력 채용 때 블라인드 테스트, 지역할당제 등을 선도하고 민간기업에 관련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대학 간판 우선주의를 철폐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文 “대입제도 단순화·특목고 점진적 폐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5일 현행 교육 정책을 대대적으로 수술하는 내용의 교육 공약을 내놨다. 대입제도 단순화, 특수목적고 점진적 폐지, 학제 개편 등의 혁신적인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안 없이 비전 제시에 그쳐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기 내 실현 불가능한 공약도 적지 않았다. 문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국민명령 1호’ 제안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교육정책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0~5세 무상보육 실시, 현행 6-3-3-4 학제를 선진형으로 전환 검토,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표집조사로 전환, 대입 전형을 수능·내신·특기적성·기회균형 등 4트랙으로 단순화, 영어교육 정상화, 교육과 돌봄을 지역사회가 책임지게 하는 내용의 ‘한아름법’ 제정, 아동교육복지기본법 제정, 대통령 직속 힐링교육위원회 설치 등을 공약했다. 그러나 문 후보 측은 특목고 폐지 부분에서 “설립 취지에 맞게 단계적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만 밝혔을 뿐 시기와 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과학고는 그대로 존치시킨다는 방침이다. “수능을 자격고사 제도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은 이미 공고된 2014년도 대입 개편안이 최소 3년은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일러야 2017년 이후에나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2013학년 입학사정관제 우리 대학 이렇게 뽑아요

    2013학년도 입시가 본 궤도에 들어섰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성적 중심보다 학생부 비교과 영역이나 면접 등의 비중이 높은 입학사정관제가 새로운 입시 유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3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123개 대학에서 4만 3138명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선발한다. 입학사정관제는 학교별로 전형수 유형이 많고, 반영 요소도 매우 다양하다. 이 때문에 어느 학교의 어느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자신에게 유리한 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입학사정관제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교과 성적 이외에 비교과 영역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 대부분의 대학들이 1차 전형을 서류전형으로 대체하는 만큼 서류도 잘 챙겨야 한다. 주요 대학들의 2013학년도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특징을 살펴봤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한양대학교 - ‘미래인재’ 서류 40%·면접 60%으로 한양대는 2013학년도 입시에서 신입생 모집 정원 5273명 중 24.7%인 1300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다. 다양한 평가도구를 활용해 지원자의 목표와 잠재력, 열정을 심층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학업우수자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한다. 2단계에는 면접전형을 신설했다. 1단계 통과자 전원을 면접한 뒤 상위 50%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면제해 준다. ‘브레인한양 전형’은 올해부터 100%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 공과대학과 인문계열로 나누어 선발하며, 인문계열은 공인 어학성적과 교과성적을 배제, 비교과 영역과 서류 종합평가를 진행한다. ‘미래인재 전형’은 2단계 평가기준을 지난해와 달리 서류 40%, 면접 60%로 변경했다. 지원자가 꾸준히 준비해 온 서류의 비중을 높이되 당일의 컨디션 난조로 인한 피해 등을 줄이기 위해 면접 비중을 낮췄다. 면접평가는 전공 교수가 10분간 전공적합성과 기초학업능력을 파악하고, 이어 입학사정관 2명과 함께 10분간 학교생활·인성 관련 면접을 진행한다. ●성신여자대학교 - 인성·예체능 강화·면접평가 반영비율 60% 성신여대는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수시1차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20.1%에 해당하는 445명을 뽑는다. 성신여대의 대표 입학사정관전형인 ‘성신리더십우수전형’ 130명, ‘성신자기주도형인재전형’ 102명, ‘지역인재전형’ 105명, ‘성신특성화인재전형’ 88명, ‘성신하모니전형’ 20명 등 총 5개 전형이 있다. 성신여대는 일선 교사와 수험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전형 종류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세부적인 사항에 있어서는 발전적인 운영계획을 추가했다. 제출서류에 인성평가 관련 문항을 추가했으며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서 모든 모집단위에서 비교과활동이라는 이유로 소홀히 취급했던 음악·미술·체육 등 예체능의 평가 비중을 확대하는 등 인성평가 및 예체능평가를 강화했다. 또 국내 지역소재 고교 및 사회기여자, 배려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전형 참여폭도 확대했다. 타 대학에 비해 면접평가 반영비율이 60%로 비교적 높은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립대학교 - 교과성적 중시… 모집인원 6배로 늘려 454명 서울시립대학교는 수시모집에서 3개의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모두 454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모집인원 75명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신설된 UOS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은 285명을 모집하는 전형으로,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5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60%와 서류평가 점수 40%를 합산, 평가한다. 서류평가는 학교생활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교외활동보다 교내 활동 및 학업성취도가 중요하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다. 시립대의 대표 입학사정관 전형인 UOS 포텐셜 전형에서는 100명을 선발한다. 이 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 100%, 2단계 면접평가 100%를 반영한다. UOS 기회균등 전형은 2012학년도 정시에서 모집하던 사회 기여 및 배려대상자 전형을 수시로 모집기간을 변경하였고, 모집인원을 69명으로 확대했다.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5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70%와 서류평가 점수 30%를 합산하여 최종 선발한다. ●경희대학교- ‘학교생활충실자’ 면접 없이 서류만으로 경희대는 수시모집 전형에서 서울·국제 캠퍼스를 합해 전체 모집정원의 28%에 해당하는 1352명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 경희대 입학사정관전형은 한의예과를 제외하고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지 않는다.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와 활동보고서, 실적물, 에듀팟 기록 등을 주요 전형자료로 활용한다. 올해 신설한 ‘학교생활충실자’ 전형은 면접 없이 서류평가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1단계에서 학생부 100%로 3배수 내외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서류평가로 최종합격자를 가른다.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교과 성적이 뛰어나면서 리더십·봉사, 국제화, 과학, 문화인재 중 한가지 소양을 갖춘 학생을 뽑는다. ‘창의적 체험활동’ 전형은 교과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창의성에 큰 비중을 둔다. 또 ‘고교교육과정 연계’ 전형은 경희대가 지정한 창의·인성 모델학교, 과학중점학교, 자율형 공립학교 등 창의인성교육 우수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다. ●건국대학교 - ‘KU자기추천’ 모집인원 두 배 이상 늘려 건국대는 올해부터 입학사정관 전형을 기존 7개에서 3개로 단순화했다. 반면 선발인원은 63명을 늘려 673명으로 확정했다. 전체 모집인원의 20%에 이른다. 특히 건국대를 대표하는 전형인 ‘KU자기추천 전형’의 모집인원이 91명에서 213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단순히 서류나 점수 등으로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입학사정관제를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KU자기추천 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를 통해 우선면접대상자와 일반면접대상자를 구분해 선발한다. 서류평가는 지원자가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자기주도활동보고서, 교사의견서를 종합적으로 살핀 정성평가로 진행된다. 우선면접대상자는 모집단위별 70% 이내를 선정, 개별면접만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일반면접대상자는 모집인원의 30%가량을 3배수로 선발해 합숙면접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KU전공적합 전형’은 건대의 입학사정관 전형 중 유일하게 3단계 전형을 채택하고 있다. ‘KU기회균등 전형’은 5개 트랙으로 322명을 선발한다. ●연세대학교 - 지난해 정시로 뽑았던 5개 트랙, 수시모집으로 연세대학교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통해 입학정원의 19.4%인 660명을 선발한다. 정원외 인원을 포함해 910명 이상을 선발할 방침이다. 연세입학사정관제 전형은 학교생활우수자, 창의인재, IT명품인재, 사회공헌 및 배려자, 연세한마음, 농어촌학생 등 총 9개의 트랙으로 운영된다. ‘학교생활우수자 트랙’에서는 50명이 늘어난 550명을 모집한다. 1단계에서 교과성적만으로 모집인원의 3배수 내외를 선발한 뒤 서류평가와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리며, 수능 자격기준이 적용된다. ‘IT명품인재 트랙’은 1박2일 면접이 추가됐다. 수시의 사회기여자 트랙과 정시의 사회적 배려대상자 트랙은 올해 ‘사회공헌 및 배려자 트랙’으로 통합해 수시에서 선발하며, 서류평가와 면접으로 선발한다. 또한 정시모집에서 선발했던 ‘연세한마음·농어촌학생·특수교육대상자·전문계고교출신자·새터민 트랙’도 수시모집에서 서류평가로 선발하며, 필요할 경우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숭실대학교 - ‘미래인재’ 1단계, 교과성적으로 7배수 선발 숭실대학교는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232명을 선발한다. 우선, 지난해의 SSU리더십 전형과 SSU자기추천 전형을 통합해 SSU미래인재 전형을 신설했다. SSU미래인재 전형은 고교 재학 중 교내외에서 자발적 노력을 통해 전공에 대한 관심을 키워 온 학생을 중점적으로 선발한다. 선발은 3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으로 모집인원의 7배수를 선발한다. 1단계 합격자들만을 대상으로 서류 종합평가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도록 해 지원자 편의를 고려했다. 2단계는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 교사추천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서류종합평가 100%로 진행되며, 3단계에서는 인문계는 개별면접과 토론면접, 자연계는 개별면접과 발표면접을 실시해 합격자를 최종 선발한다. 대안학교 출신, 사회기여자 및 배려대상자, 농어촌도서벽지학생, 특성화고 출신자,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의 전형을 SSU참사랑인재 전형으로 통합, 단순화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 ‘글로벌인재’ 한가지 방식으로 500명 선발 한국외대는 2013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HUFS글로벌인재 한 가지 방식으로 500명의 인원을 선발한다. HUFS글로벌인재 전형은 1단계 학생부 교과성적 30%와 서류 70%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하며, 2단계는 1단계 성적 30%+면접 70%로 구성된다. 1단계 평가에서 학생부 교과성적 반영 비율을 축소하고, 서류평가 반영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지원자의 충실한 고교 교육과정 참여와 활동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자 했다. 또 지원자의 전공 소양과 인성 및 가치관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2012학년도 2단계 면접 반영비율 30%에서 2013학년도에는 70%로 확대하고, 단과대학별 특성을 반영한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면접은 사정관 3인 대 학생 1인 방식이며, 서류를 심사한 사정관 위주로 구성된 면접조가 면접을 진행한다. 심층면접은 인·적성 면접으로, 해당학과 전공 교수 및 입학사정관이 서류상의 내용 확인을 포함하여 전공적합성, 의사소통능력, 인성 및 가치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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