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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숫자 하나 안 바꾸고… 교과서 베껴 출제하는 일반고

    [단독] 숫자 하나 안 바꾸고… 교과서 베껴 출제하는 일반고

    문제제기하자 “학생들 공부 안 해” 해명 우수 학생들 주변 자사고·특목고로 유출 일반고 포기자 늘어 정상적 수업 어려워 “고교교육 정상화 계획·목표 제시 못한 탓”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로 둘러싸인 경기도의 한 일반고에서 교과서의 수학 문제를 숫자 하나 바꾸지 않고 중간고사 문제로 출제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담당 교사는 “이런 방식이 아니면 아이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할 길이 없다”고 하소연했고, 교육청도 “문제 될 게 없다”고 결론 냈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기도에 위치한 한 일반고의 지난 1학기 중간고사 수학시험에서 18문제 중 16문제가 교과서에 있는 문제 그대로 나왔다. 숫자까지 똑같았다. 해당 교사는 교과서 문제 50개를 찍어 주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가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학교와 교육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해당 수학 교사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고, 학교와 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였다. 경기교육청은 “교사가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시험의 성취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서를 그대로 베껴 출제한 해당 교사의 무책임이 일차적인 문제이지만, 공교육의 기둥이 되어야 할 일반고의 참담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학교 주변에는 국제고와 자사고, 과학고, 외고가 포진해 있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중학교 때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예외 없이 주변 특목고나 자사고로 진학한다”면서 “학업성취도가 낮은 우리 학교 아이들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입시에 매몰돼 황폐화된 고교 교육의 단면을 보여 주는 사례”라면서 “교육 당국이 ‘고교체제 개편’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많은 일반고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이 늘어나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해졌다는 이야기를 한다”면서 “과학고나 외고, 자사고 등에 가지 못하고 일반고에 남은 학생들은 패배의식 속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차단된다”고 말했다. 김은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은 “교과서 문제가 그대로 시험에 출제되는 것은 교육의 질적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중학교 성적이 1~10등인 아이들이 자사고나 특목고로 빠져나간 결과 일반고 학생들은 질 낮은 교육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교육 당국이 대입 개편 등 고교 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제시해 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남해군, 청소년 전용 휴식공간 ‘쉼표’ 설치

    남해군, 청소년 전용 휴식공간 ‘쉼표’ 설치

    경남 남해군은 16일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청소년 전용 휴식공간 ‘쉼표’를 설치해 오는 22일 문을 연다고 밝혔다. 남해군은 종합사회복지관 2층 청소년 상담실을 북카페로 리모델링해 쉼표 공간으로 만들었다. 면적은 32㎡로 20여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운영시간은 월~금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9시~오후6시 까지다. 군은 청소년들이 친구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청소년만을 위한 ‘아지트’를 제공하자는 뜻에서 쉼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초·중·고 청소년 누구든지 쉼표를 이용할 수 있다. 군은 쉼표에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책을 비치할 계획이다. 정춘엽 남해군 문화청소년과장은 “쉼표 공간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 전용 열린 공간이다”며 “학교 수업이 끝난 뒤 빈 시간에 갈 곳이 마땅하지 않은 청소년들이 ‘쉼표’를 적극 이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쉼표라는 이름은 ‘학업에 지친 청소년들이 전용공간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뜻으로 남해군청소년참여위원회의 명칭 선정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남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울산 특목고 교사 시험답안 분실 ‘재시험’

    울산의 한 특수목적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의 기말고사 답안지를 분실해 학생 전체가 재시험을 치렀다. 이 학교는 재시험 때까지도 답안지 분실 내용을 울산시교육청이나 학부모들에게 알리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16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특목고인 A고교 2학년 학생들은 지난 4일 영어 과목 기말고사를 치렀다. 100점 만점에 객관적 배점은 87점, 단답형 주관식은 13점이었다. 그러나 시험 일주일 뒤 2학년 총 7개 반 중 1개 반 학생들이 작성한 주관식 답안지가 분실된 사실을 확인했다. 담당 교사가 ‘집에서 답안지를 채점하려고 가져갔다가 잃어버렸다’고 학교에 보고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지난 12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해당 문항에 대한 재시험을 결정했고, 15일 7개 반 전체 학생 약 160명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치렀다. 학교 관계자는 “객관식 답안지인 OMR카드는 학교 평가실에서 채점이 이뤄지지만, 단답형 주관식은 교사가 직접 채점을 한다”먀 “해당 교사가 채점하려고 외부로 답안지를 반출했다가 분실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A고교 측은 답안지 분실이나 재시험 진행 등 일련의 내용을 시교육청이나 학부모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문제가 확산하자 시교육청에 사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답안지 분실에 따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재시험을 치르는 등 매뉴얼 상 후속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며 “이번 사건에 해당 교사의 고의성이 있었는지, 기말고사 과정 전반에 규정 위반은 없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미쓰비시 사죄 못 받고… ‘日징용’ 이영숙 할머니 별세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추가 소송 원고인 이영숙 할머니가 지난 1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0세. 이씨는 북정보통학교(현 광주 수창초등학교) 고등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44년 5월쯤 여학교를 졸업시켜 주겠다는 미쓰비시 직원과 시청 직원의 말에 속아 동기, 후배 학생들과 함께 나고야 미쓰비시중공업 항공기제작소로 동원됐다. 그는 학업 대신 비행기 부속품에 일일이 페인트칠을 하는 강제노동에 시달렸지만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1944년 12월 7일 도난카이 대지진으로 공장이 무너져 학생들이 벽돌에 깔려 죽는 모습을 목도했음에도 공포에 질린 채 작업을 했다. 이후 도야마로 이동해 일하다가 해방을 맞아 1945년 10월쯤 귀국했다. 이씨는 지난 4월 29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가 지원하는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추가 집단소송에 참여했으나 미쓰비시의 사죄와 배상을 받지 못하고 운명했다. 빈소는 광양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6일 오전, 장지는 광양 영락공원이다. 062-365-0815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자사고→일반고’ 전환 증가…서울 경문고, 올해 들어 네번째 신청

    ‘자사고→일반고’ 전환 증가…서울 경문고, 올해 들어 네번째 신청

    자율형사립고(자사고)들이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문고등학교가 전북 군산중앙고와 남성고, 대구 경일여고에 이어 올해 네 번째로 일반고 전환 신청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동작구 소재 경문고가 15일 자사고 지정취소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문고는 최근 신입생 충원이 미달한 데다 전학이나 학업 중단 등 중도이탈하는 학생도 늘어났다. 경문고는 특히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자사고 특성상 재정적 부담이 가중돼 지정 취소를 신청했다고 교육청은 전했다. 경문고는 올해와 작년 신입생 입학 경쟁률(일반전형)이 0.83대 1(224명 선발에 186명 지원)과 0.88대 1(224명 선발에 198명 지원)로 지원자가 모집 정원보다 더 적었다. 또 지난해 학업을 중단하거나 다른 학교로 전학 간 학생이 93명으로 두 자릿수 중도이탈률(12.3%)을 기록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곧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를 열고 청문을 진행한 뒤 교육부에 경문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동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려면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자사고 지정 취소가 확정되면 경문고는 내년부터 일반고 기준으로 학생을 배정받는다. 또 교육청과 교육부로부터 교육과정 운영비 등 명목으로 향후 5년간 2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재정결함보조금 지원대상에도 포함된다. 앞서 경문고는 2015년 운영평가에서 재지정 기준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으나, 개선 의지를 피력하고 지정 취소를 유예받은 바 있다. 2017년에는 재평가를 통과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해왔다. 지금까지 광역 단위 자사고의 경우 광주 보문고, 부산 동래여고, 광주 숭덕고, 울산 성신고, 대구 경신고, 광주 송원고, 대전 서대전여고 등이 일반고 전환을 신청했다. 서울에서는 2012년 동양고, 2013년 용문고, 2016년 미림여고와 우신고, 대성고가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세계수영선수권대회 16년만에 재도전하는 아티스틱 선수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16년만에 재도전하는 아티스틱 선수들

    “한 방울의 후회도 없도록 모든 힘을 다 쏟아붓고 있습니다.” 수영과 무용이 어우러져 ‘수중발레’로 통하는 아티스틱은 강한 체력과 고난도 기술, 선수들간 일체성을 필요로 하는 경기다. 싱크로나이즈로 불리다 2017년 국제수영연맹이 이름을 아티스틱 수영으로 변경했다. 이번 대회에는 금메달 10개가 걸려있다. 한국팀을 이끌고 있는 김효미(35) 코치는 “팀원간 호흡과 정확도, 수행력 집중에 주안점을 뒀다”며 “세계적 강팀들과 실력차는 나지만 국가대표 답게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우리나라는 11명이 7개 종목에 출전한다. 고등학생 6명, 대학생 5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2월 최종 선발전을 치러 뽑았다. 이번 대회에서 솔로와 선수 10명이 한몸으로 움직이는 팀 콤비네이션 부분 등 두 종목에서 결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콤비네이션은 오는 18일 예선전이다. 12개 국가가 결승에 나간다. 한국은 수영 강국들과 큰 실력차를 보인다. 2003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나간 이후 2005년 팀이 해체됐다. 이후 13년만에 재결성해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팀 종목 6위에 올랐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16년만의 출전이다.2017년부터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 코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국가대표 출신이다. 그는 피겨스케이트로 시작했지만 초등학교 6학년때 물에서 하는 운동 매력에 빠지면서 수영선수로 변신했다. 지난해 영입된 일본인 미호 요시다와 함께 선수들의 장단점을 꼼꼼히 파악해 각 신체에 맞는 동작을 지도하고 있다. 아직 낯선 운동이어서 선수층도 얇다. 선수를 체계적으로 육성하지도 않고 있다. 전국에 아티스틱 선수들은 100여명 미만이다. 국내에 대학팀도 없고, 실업팀도 당연히 없다. 고등학교 선수들이 수능을 치러 대학에 진학한 후 개별적으로 운동을 하는 형편이다. 모두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대학 졸업후 진로가 막막하니만 태극기를 가슴에 새긴 국가대표라는 자긍심으로 각종 어려움을 떨쳐내고 있다. 15일 솔로 부분에 나섰던 국내 1위 이리영(19·고려대) 은 “관중들의 응원이 정말 힘이 됐다”며 “개인전에서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남은 기간 준비를 잘 해서 후회 없는 경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김 코치는 “물속에서 음악에 맞춰 움직여 부상 위험이 없고 희소성이 높다는게 큰 매력이다”며 “예술성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운동이 아티스틱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저변확대가 되고, 실업팀들이 생겨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열린세상] ‘게임중독’ 논쟁에 부쳐/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게임중독’ 논쟁에 부쳐/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국제기구의 결정이 한국 사회에서 주요 뉴스로 다뤄지는 경우가 드문 편인데,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내린 결정은 국내 언론의 주요 기사로 다뤄졌다. 당시 총회는 의약품의 투명성 확보 등 주요 안건을 긴 논의 끝에 통과시켰지만, 국내 언론은 유독 게임과 관련된 결정만 소개했다. 이 결정으로 ‘게임사용 장애’는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안에 공식 등재되고 건강 조건을 진단 및 치료하는 표준이 됐다. 게임에 지나치게 몰두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증상을 ‘게임사용장애’로 정의한 것인데, 국내에선 2011년 청소년의 게임 사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할 당시처럼 ‘게임중독’ 논쟁이 재연됐다. 관련 기업들은 이번 결정이 게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했고, 의료계는 이 결정을 게임의 과다한 사용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을 제대로 돌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게임 관련 기업들의 가장 큰 반론은 게임중독이나 게임 과몰입 등으로 불리기도 했던 ‘게임사용 장애’라는 것이 실체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술과 마약 등 이른바 물질중독처럼 게임이 중독 증상을 일으킨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허약하다는 것이다. 해외 문헌을 찾아보더라도 관련 연구들은 통계 표본이 너무 적거나 연구방법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용자들의 자기 보고에 의존하는 연구들이 많은데, 그 방법이 50가지가 넘어 서로 비교할 수 없다는 불만도 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게임에 대한 우려는 정당하다고 보는 것 같다. 게임업계의 반론처럼 원인은 게임이 아니고 학업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전략일 수도 있지만, 일부의 게임 사용자들이 임상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용 습관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게임 자체가 중독적이지는 않더라도 게임을 ‘중독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들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은 ‘일일 퀘스트’, ‘출석체크’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매일 게임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사용자는 매일 게임에 접속해 해당 임무를 수행해야 게임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 플레이 중간에 그만두면 주위 친구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게임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 실시간 전략 게임은 게임의 진입 장벽에 해당하는 ‘최소 실력’을 갖추기 위해 시간을 계속 투자하도록 만들고 있다. 사용자의 계속적 사용이 수익 창출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업체들은 게임의 재미 향상을 넘어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 장치들을 고안하고 있다. 심지어 인공지능으로 사용자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일도 한다. 큰 기업들은 자체 분석팀으로, 작은 기업들은 외부의 전문기업을 통해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이탈ㆍ유지 비율’을 예측한다. 게임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이들에게는 미리 공짜 아이템을 선물하거나 게임 난도를 낮춰 준다. 게임은 중독질병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적어도 필요하면 손에 쥐었다가 필요 없으면 간단히 놓아 버릴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게임은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는 놀이문화인 것도 사실이고 놀이를 위한 기술이라고 낭비적이라고 폄하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놀이일 뿐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해서도 안 될 것 같다. 충분한 증거가 없는데도 부정적 낙인을 찍으려 한다는 억울함은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지만, 그렇다고 증거가 충분하게 제기되기 전까지는 기술과 관련된 문제적 결과에 책임이 없다고 말해도 안 될 듯하다. 관련 기업들은 기술에 대한 과도한 사용을 유도해 수익을 얻으려고만 하지 말고, 이런 문제적 행동을 함께 연구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사실 스마트폰과 온라인게임 등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행동과 사고에 끼치는 심각한 영향을 우리는 매일 느끼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다. 정보로 가득차고 미디어 기술로 온통 연결된 세계에서 우리의 집중력과 자제력 등을 어떻게 유지하고 훈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이 새로운 세계와 경험들을 정의하고 대응할 지식도 부족하다. 의료계가 지나치게 병리화하는 일도 삼가야겠지만, 관련 기업과 언론들도 마약과 다르다고 항변만 할 게 아니라 이 새로운 세계에 대해 좀더 책임 있게 대응했으면 한다.
  • [밀리터리 인사이드] “면제자 부럽다” 60%…성난 장병들의 외침

    [밀리터리 인사이드] “면제자 부럽다” 60%…성난 장병들의 외침

    유승준 대법 판결로 청년들 불만 폭발‘애국심’ 강요한다고 저절로 샘솟진 않아전역 장병 실질적 지원대책 계속 발굴해야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에 대한 비자발급 거부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20·30대 청년들의 여론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미국 영주권자였던 그는 방송 등에서 “군대에 가겠다”고 공언했지만 2002년 1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이에 법무부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라는 이유로 입국제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입국제한 조치가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고, 청년들은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목숨 걸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 사람만 바보가 됐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럼 현재 군 복무 중인 청년들은 ‘국방의 의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실제로 지난해 국가보훈처가 청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의무복무로 군생활을 하고 있는 육·해·공군 장병 478명에게 물었습니다. 결과는 여러분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내용 그대로 나왔습니다. ●“국가·사회에 기여하지만…그래도 면제가 부럽다” 조사 결과 의무복무가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여기는 비율은 73.4%였습니다. 보통은 21.1%, 그렇지 않다는 비율은 5.5%에 그쳤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자부심’으로 연결되진 않았습니다.군 복무 중인 장병 절반 이상인 60.0%는 ‘군 면제자(여성)가 부럽다’고 여겼습니다. 부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18.2%에 그쳤습니다. 의무가 아니라면 결코 하고 싶지 않은 것이 군 복무라는 겁니다. 제대 후 복학,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비율도 70.0%나 됐습니다. 병사만 놓고 보면, 봉급이 해마다 인상됐지만 올해 병장 기준으로 40만 5700원에 불과한데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청년들의 불만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대군인에 대한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비율은 조사 대상자의 대부분인 89.3%가 동의했습니다. 연구팀은 장병들에게 ‘제대군인 지원제도 3종 세트’인 ‘취업지원제도’(채용시험 응시 상한연령 연장, 군 경력 인정), ‘복지지원제도’(국민연금 가입기간 6개월 인정), ‘학업지원제도’(군복무 중 학점취득 인정, 학자금 대출이자 면제)를 알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차라리 내가 제대할 때 지원금 달라” 44.1% 그런데 제도 인지율은 취업지원제도 27.8%, 복지지원제도 14.9%, 학업지원제도 35.1%에 불과했습니다. 지원제도가 적절하다고 여기는 비율도 각각 46.8%, 43.3%, 49.3%로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비율은 각각 82.2%, 80.2%, 81.8%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특히 의무복무 제대군인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장병들은 ‘제대지원금’(44.1%)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수많은 제도를 도입하거나 계획했지만 실효성이 낮거나 실제로 실현되지 못 하거나 논란만 야기해 장병과 제대군인들의 불만이 커졌습니다. 결국 예산만 확보된다면 가장 현실성이 높은 제대지원금에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 다음은 ‘군복무기간 경력인정’(29.1%), ‘취업지원’(12.6%), ‘의무복무 근무기간만큼 정년 연장’(9.2%), ‘학자금 대부 및 이자 지원’(4%) 순이었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사회적 공감대와 예산, 정부의 의지입니다. 장병들도 지원확대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것으로 ‘의무복무 제대군인 지원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29.5%), ‘학자금 및 제대지원금 등 재정지원을 위한 충분한 예산 확보’(28.0%), ‘의무복무 제대군인 지원을 위한 법령 정비 및 정부의 확고한 정책추진 의지’(25.9%)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의무복무 장병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시행할 예정인 대책 중 기대감이 높은 프로그램은 ‘맞춤형 채용지원 프로그램’, ‘군부대와 지역 중소기업 간 맞춤형 직업훈련을 통한 채용연계 지원’, ‘상병 이상 총 2일간의 구직 청원휴가‘, ‘찾아가는 일대일 취업상담’ 등이었습니다. ●男 69.7% “전쟁 나면 참전”…세심한 관심 필요 유승준은 군 입대를 거부하고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전쟁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그는 군 입대를 기피했습니다. 제대군인에 대한 지원이 미미한데다 연예인이 군 복무 기피를 목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자 청년들의 불만이 폭발했습니다. 오로지 의무를 강요한다고 애국심이 저절로 샘솟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가 청년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 때 청년들의 마음이 움직일 겁니다. 희망은 있습니다. 국방부가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에 의뢰해 지난 5월 10~60대 6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전쟁 발발 시 예비군이나 민방위로 참전하겠다’는 응답은 여성까지 포함해 52.0%였습니다. 남성만 놓고 보면 10명 중 7명 꼴인 69.7%나 됐습니다. 남녀를 포함해 직장인 58.4%, 초·중·고교생 46.3%가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런 애국심에만 기대지 말고 청년들의 어려움을 더욱 세심하게 돌볼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 학원에선 부모 동의받아 체벌”…초록우산재단, UN서 아동권리 발표

    “한국 학원에선 부모 동의받아 체벌”…초록우산재단, UN서 아동권리 발표

    UN 고위급정치회담에서 아동폭력 심각성 및 변화 촉구 발표“한국에서는 아동폭력이 다른 나라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도한 학업경쟁으로 한국의 학원에서는 부모의 동의를 받고 체벌을 행하기도 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국제어린이재단연맹 국가가들과 함께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N(국제연맹)에서 열린 고위급정치회담(HLPF)에 참석해 아동폭력의 심각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발표를 했다고 12일 밝혔다. HLPF는 2016년 9월 UN이 수립한 지속가능개발목표의 의제를 점검하는 회의로 매년 7월 뉴욕 UN본부에서 열린다. 올해는 ‘아동폭력 근절을 위한 전 지구적 협력 방안 모색‘을 주제로 진행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비롯해 국제어린이재단연맹의 지원을 받는 3개국(엘살바도르, 우간다, 파라과이) 대표아동들 참석했다. 국제어린이재단 연맹은 세계 아동들의 생존지원과 보호지원, 권리옹호 등을 위해 우리나라와 함께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11개국이 회원으로 있다. 우리나라 대표로 참석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이윤서(16)양은 포럼 발표에서 최근 우리 정부가 발표한 가정 내 체벌을 없애기 위한 민법상 친권자의 징계권 개정 계획을 언급하며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래관계에서 발생하는 신체, 언어, 사이버폭력 및 성폭력 등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양은 “또래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면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업에 대한 열망과 과열된 입시 경쟁 등으로 인한 학원 내 체벌 사례를 언급하며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친구를 경쟁자로 인식하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국제협력개발1본부장은 “올해는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 3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라면서 “지속 가능 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는 우리 아동이 직접 참여해 더 뜻깊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성적 올리고 싶으면 10분 이상 운동 시켜라

    [달콤한 사이언스]성적 올리고 싶으면 10분 이상 운동 시켜라

    전 세계적으로 한국 학부모들만큼 아이들 학업성적에 관심을 갖는 부모들은 없다. 자세히 뜯어보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지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할 정도이다. 많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엉덩이에 자석이라도 붙여놓은 듯 진득하니 책상 앞에 앉아있어야 공부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성적을 올리고 학습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하루 10분 이상, 4000보 이상 산책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레곤보건과학대 의대 신경과학과 연구진은 짧은 시간이나마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건강 뿐만 아니라 학습능률을 높이고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등 두뇌활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e라이프’ 최신호에 실렸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들이 규칙적인 운동이 심장이나 근육을 포함해 여러 장기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왔다. 연구팀은 운동으로 건강한 심장이 유지되면 뇌를 포함한 전신에 산소를 빠르게 공급한다는 점에 착안해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학습 중간에 운동시간을 포함시킨 생쥐와 운동시간 없이 학습시간만 길게 가진 생쥐들 사이에서 학습능률이나 기억력을 비교하는 한편 뇌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학습만 계속해서 한 생쥐보다 운동시간을 가진 생쥐들의 학습능률이 높아지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운동이 Mts1L이라는 유전자가 활성화되면서 학습과 기억, 새로운 것에 대한 인식에 관여하는 뇌의 해마 부위 뉴런의 연결을 늘리고 시냅스 증가를 촉진시킨다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오랜 시간 운동하는 것보다 10~30분 이내의 가벼운 산책이나 10분 이내 농구시합을 하는 것처럼 짧은 시간 폭발적으로 움직임을 갖는 운동이 두뇌에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게리 웨스트브룩 교수(신경학)는 “운동을 한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은 비싼 돈을 주고 체육관을 가거나 10㎞ 이상 달리기를 하는 것을 생각하는데 뇌를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가벼운 운동도 효과가 크다”라며 “중요한 것은 하루 10분 이상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월드피플+] 34년간 나룻배로 학생 등하교 도운 中 ‘뱃사공 선생’

    [월드피플+] 34년간 나룻배로 학생 등하교 도운 中 ‘뱃사공 선생’

    깊은 산골에 위치한 학교, 이곳에 등교하기 위해 학생들은 깎아지른 돌산을 넘고, 깊은 호수를 건너야 한다. 이 학교의 유일한 교사인 스란송(石兰松, 55) 씨는 매일 학생들을 나룻배에 태워 등하교 시킨다. 그 세월이 어느덧 34년, 사람들은 그를 '뱃사공 선생'이라고 부른다. 신화망은 최근 중국 광시(广西)성 상린현(上林县) 시옌진(西燕镇)의 산골학교에서 34년간 학생들의 험난한 등하교를 책임지며 교편을 잡고 있는 스란송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1985년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을 꿈꾸던 스 씨, 하지만 그의 스승이 중병으로 쓰러지면서 그가 대신 아이들을 맡게 되었다. 스승의 간곡한 부탁으로 잠시 교편을 잡기로 한 것이었지만, 결국 이 산골 학교의 지킴이로 34년째 머물게 됐다. 당시 학교와 주민들이 거주하는 동네는 가파른 돌산과 깊은 호수가 가로막고 있어 아이들은 '목숨 건 등교'를 해야 했다. 때문에 주민들은 아이들의 안전이 염려돼 등교를 거부했다. 스 씨는 집집마다 찾아가 "아이들의 등하교 안전을 책임질 테니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본인의 집을 지으려고 심어둔 나무를 잘라 나룻배 한 척을 만들었다. 그 배에 마을 아이들을 직접 태워 등하교 시키며 가르쳤다. 작은 나룻배에는 최대 7명의 아이들이 탈 수 있었다. 전교 12명 아이들을 위해 하루에 적어도 왕복 4번 나룻배를 저어야 했다.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해 6시부터 아이들을 나룻배에 태웠고, 점심시간이면 아이들의 식사를 직접 요리했다. 더러 이곳에 파견된 교사들은 모두 1년도 못 버티고 떠났다. 결국 스 씨만이 남아 교사, 보모, 요리사, 뱃사공 등 다양한 역할을 해냈다. 장장 34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은 인고의 세월이었다. 그동안 나룻배 8척을 소모했고, 수백 명의 아이들이 '뱃사공 선생'의 나룻배 덕분에 무사히 학업을 마쳤다. 산골 소년, 소녀들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떠났지만, 스 씨는 한결같이 아이들 곁을 지키고 있다. 다행히 그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건네졌다. 이제는 튼튼하고 안전한 전동 배가 생겼고, 아이들은 요리사가 만든 영양 오찬을 먹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이들의 등하교를 책임지며 가르침에 여념이 없다. "아이들이 배움을 통해 더 큰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그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34년간 변함없이 지켜온 학교 입구에는 이런 표어가 걸려있다. "꿈은 여기에서부터 출항한다!" 사진=신화망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다른 남자 관심보인 여친 때려 사망케 한 20대 항소심서 집유

    다른 남자 관심보인 여친 때려 사망케 한 20대 항소심서 집유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때려 숨지게 해 실형을 선고받은 20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형을 받고 석방됐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부장 김성수)는 4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2)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이번 판결에는 당시 상황과 합의한 점 등이 고려됐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피고인이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보면 사랑한 사이였고, 사건 당시 피해자가 정신을 잃자 인공호흡을 하는 등 구조활동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항소심에 이르러 피해자 가족과 합의했고, 가족과 지인들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며 “재범 가능성이 작아 보여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사회에서 학업을 이어갈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8월 20일 오전 5시 30분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거리에서 여자친구 B(21) 씨를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맞아 넘어지면서 계단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틀 만에 숨졌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딴 남자에 관심’ 여친 때려 숨지게 한 20대 집유 석방 왜?

    ‘딴 남자에 관심’ 여친 때려 숨지게 한 20대 집유 석방 왜?

    징역 6년 원심 깨고 항소심서 집유 선고다른 남자에게 호감을 보인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1심에서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던 20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형을 받아 석방됐다. 법원에 따르면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김성수 부장판사)는 4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A(22)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엄중한 결과를 초래했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라면서 “다만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보면 이들이 진심으로 사랑한 사이였음을 알 수 있고, 피고인은 사건 당시 피해자가 정신을 잃자 인공호흡을 하는 등 구조 활동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0일 오전 5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거리에서 여자친구인 B(21)씨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A씨의 주먹에 맞아 넘어지면서 계단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심한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틀 만에 숨졌다. 경찰에서 A씨는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 말다툼하다 손으로 어깨를 밀었는데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쳤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 이르러 피해자 가족과 합의에 이르고, 가족과 지인들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면서 “재범 가능성이 작아 보여 다소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피고인에게 사회로 돌아갈 학업을 이어갈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보육체계 ‘7시간 기본+3시간 반 연장’… 문제는 예산

    보육체계 ‘7시간 기본+3시간 반 연장’… 문제는 예산

    연장보육 전담교사 배치… 근무여건 개선 저녁 근무자 선발·재원 확보 쉽지 않아 ‘맞벌이 증빙’도 그대로 이어질 수도 어린이집 연장보육 의무 여부도 논란보건복지부가 내년 3월 보육지원체계 전면 개편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업주부 아동의 어린이집 이용 시간을 제한해 차별 논란이 일었던 맞춤형 보육을 폐지하고 새 보육체계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서다. 연장보육을 신청하려는 부모가 먼저 취업 여부를 증명해야 하는 이른바 ‘맞벌이 증빙’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 예산과 연장보육 전담교사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 자칫 ‘도로 맞춤형 보육’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보육지원체계의 핵심은 보육교사의 근무 여건을 고려해 기본보육시간을 오전 9시~오후 4시로 정하고, 오후 4시 이후 연장보육반을 구성해 연장보육시간(오후 4시~오후 7시 30분)에 전담교사를 배치하는 것이다. 기존의 맞춤형 보육은 보육과정을 맞춤반(오전 9시~오후 3시)과 종일반(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으로 나누고, 맞벌이 부부, 구직활동 부부 등 일정한 조건을 갖춘 가정의 자녀만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종일반 운영 시간이 오후 7시 30분까지여서 담임교사는 온종일 일하고서도 초과 근무를 해야 했고, 1시간의 법정 휴식시간조차 지키지 못했다. 또한 맞춤반·종일반 보육료에 큰 차이가 없어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영유아가 일찍 하원하는 게 유리해 부모들이 어린이집 눈치를 봐야 했다. 부모가 아이를 데려갈 상황이 되지 않는데도 추가로 돈을 들여 하원도우미를 고용하고 오후 4시쯤 하원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복지부는 3일 새 보육지원체계 시범사업 방안을 발표하며 “교사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장시간 보육을 내실 있게 제공하기 위해 보육지원 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 보육지원체계가 정부의 구상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연장보육시간에 전담 교사를 배치하려면 충분한 예산이 필요하지만 재정 당국과의 협의가 녹록지 않고, 저녁 시간 근무를 자처할 전담 교사를 뽑는 것조차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5월부터 서울 동작구 등 4개 지역에서 시행 중인 보육지원체계 개편 시범사업이 끝나고서 내년 3월부터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에서 새 보육지원체계가 시행된다는 보장도 없다. 지난 4월 보육시간을 기본보육과 연장보육으로 구분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보육시간을 구분해 운영해야 한다’가 아닌 ‘운영할 수 있다’로 규정해 의무 사항이 아니다. 즉 어린이집은 연장보육을 거부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관계자는 “어차피 보육료 지원체계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린이집이 거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어린이집마다 보육시간이 제각각이어서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연장반 수요를 분석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장반 신청자를 모집할 때 여전히 ‘맞벌이’ 여부를 볼 수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모의 취업, 자영업, 농업 등의 소득 활동과 학업 활동, 돌봄 수요를 보며 연장반 수요가 얼마나 될지를 가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오후 3시 이후 아이를 남기기 위해 전체 학부모 중 70%가량이 (맞벌이) 증빙을 해야 했다면, 내년부터는 오후 4시까지 기본보육을 이용하고 5시쯤 하원도 가능해져 증빙을 해야 하는 대상의 숫자가 확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강릉愛 물들다] “혁신·우량기업의 요람으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 도시 만든다”

    [강릉愛 물들다] “혁신·우량기업의 요람으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 도시 만든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2018 동계올림픽 폐막 이후 열린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올림픽의 화려함 뒤에 남은 문제 해결과 정체기에 접어든 도시에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1년을 보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일자리 부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강릉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기본틀을 꾸렸다. 북방물류 거점도시 조성, 제2혁신도시 유치, 관광 변화 등 핵심 전략 사업을 추진해 시민들의 행복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선비 정신을 간직한 강릉시민들에게 자부심을 불어 넣겠다는 비전도 세웠다. 2일 김 시장을 만나 강릉시 청사진을 들었다.-동계올림픽 이후 추진하는 역점사업은.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올림픽과 같은 메가톤급 이벤트의 호재에도 성장이 정체돼 슬럼화된 도시들을 돌아보면 도시 성장을 견인할 만한 성장동력 창출 여부에 따라 도시의 흥망성쇠와 명암이 갈렸다. 올림픽 이후 강릉은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성장동력을 통해 인구절벽을 막고 고령화, 양극화 등 당면한 위기를 해결하고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강릉은 강릉선 KTX 등 교통 인프라가 탁월하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관련부서 일원화, 행·재정적 인센티브 등 일찌감치 기업 유치 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 북방물류단지와 제2혁신도시 유치와 같은 기업 유치 정책 라인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강릉은 혁신기업과 우량기업들의 요람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기업 유치 등으로 취업, 창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면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핵심 전략으로 북방물류 거점도시 조성에 나섰는데. “지금 강릉에는 상전벽해를 실감하는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꿈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강릉선 KTX 개통과 지난 1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로 충북선 철도 고속화, 포항~동해 동해남부선의 철도 전철화 사업이 확정돼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강릉~제진 구간의 동해북부선까지 추진되면 영호남~충청~강원~북한~유라시아를 연결하는 환동해 중심 물류 및 여객 거점도시로 거듭난다. 장점을 살려 북방물류 허브거점도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강릉은 강릉과학산업단지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KIST강릉 환동해 중심 물류 및 여객 거점도시로 거듭분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대학교 등 산학 연계를 통한 복합 물류루트 확보가 가능하다. 강릉을 중심축으로 하는 철도망은 천재일우의 호재다. 이를 잘 활용하면 북방물류 허브거점도시 사업은 물론 문화·관광·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급 효과가 생긴다. 남북 관계와 국제 정세 등 현안 과제들이 있지만 북방 경제를 선점하고 북방물류 허브거점지역으로서 개발 잠재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제2혁신도시 유치 당위성과 유치 전략은. “혁신도시 목표는 국가 균형발전에 있다. 그동안 강원도는 철저히 외면을 받는 기형적인 국토개발이 이뤄져 왔다. 특히 강릉으로 대표되는 영동권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처절한 좌절과 희생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혁신도시가 강릉에 유치되면 국가 균형발전의 정책기조와 맥을 같이할 수 있게 된다. 강릉은 유리한 점이 많다. 강릉선 KTX가 개통하면서 1시간대 수도권 시대가 개막했다. 올림픽을 계기로 각종 인프라가 확충돼 힐링, 교육, 문화 레저 등 국내 최고의 정주환경이 마련됐다. 강릉과학산업진흥원과 KIST 강릉분원의 해양바이오, 3D 프린터를 비롯해 비철금속 등의 신소재 산업기반 인프라를 갖춰 공공기관과 관련 기업이 즉시 이전할 수 있다. 2005년 혁신도시 유치에 실패했지만 강릉과학산업단지 일대에 33만평 규모의 사업부지를 남겨놔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청년 정책에 공을 많이 들이는 이유는. “청년들이 극심한 취업난과 고용 불안 속에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등을 넘어 심지어 꿈과 희망 그리고 삶의 가치까지 포기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강릉시는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을 좌시하지 않고 청년들과 공감하며 보듬어 주는 방향으로 다양한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행복한 청년, 희망찬 강릉’을 비전으로 청년의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청년정책을 추진한다. 청년 주도의 거버넌스 구축, 역량강화 주거 복지 지원, 일자리 취·창업 지원, 문화활동의 지원 등 4개 전략과 17개 과제를 담은 청년정책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와 함께 청년들과 간담회와 청년정책 보고회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청년 기본조례 제정, 청년정책 위원회 출범 등으로 청년정책을 위한 제도도 마련했다. 청년정책은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10개 과에서 28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강릉시는 청년들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시정 참여를 위해 중장기 계획 수립과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중장기적으로 강릉형 일자리 창출 방안, 귀농·리턴 청년 유입 방안, 청년 유출 방지를 위한 정주형 사업 모델 등 강릉형 앵커 사업을 발굴하고, 인센티브 정책도 추진할 방침이다.” -관광의 변화에 대한 포부는. “그동안 강릉관광은 발전의 기회이면서 위기로 작용했다. 여름 한철 관광의 한계 때문이다. 이를 직시해 강릉관광의 비전인 ‘끌림이 있고 젊음이 숨 쉬는 관광의 변화’를 통해 머물고 싶은 관광도시 강릉으로 탈바꿈시키겠다. 올림픽 이후 강릉시는 강릉선 KTX 개통과 연계해 다양한 관광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서 지난해 강릉선 KTX 이용객은 452만 8000명으로 이 가운데 70% 이상이 관광을 주목적으로 탑승한 것으로 나왔다. 또 올림픽 특구지역을 활용해 경포권, 문화권, 남부권의 새로운 테마와 주제가 있는 관광지를 조성해 차별화되고 특화된 관광지로 개발할 방침이다. 도심부 관광 활성화도 간과하지 않겠다. 남대천 랜드마크사업을 추진해 강릉역, 월화거리, 중앙시장 야시장을 연계하는 관광 특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남대천 철교를 스카이워크로 조성하고 남대천 둔치의 휴게시설 및 야간 경관 조명시설 확충과 강릉역~중앙시장~월화교의 월화거리를 새롭게 구역 설정해 버스킹 공연 등 젊음이 넘치는 장소로 변화시킬 예정이다. 강릉단오제, 커피축제, 국제문학영화제 등 국제 규모의 새로운 축제와 문화콘텐츠를 발굴해 사계절 축제의 도시로 진화하도록 하겠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김한근 강릉시장은 결혼 후 늦깎이 공직 입문… 입법분야 잔뼈 굵어 학생군사교육단 ROTC(24기) 전역 이후 금융회사에서 일하다 서른이 넘어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가장으로 입법고등고시에 도전해 공직에 입문했다. 입법조사관, 강원도청 국회협력관, 주중대사관 공사참사관, 국회 의정종합지원센터장, 경제법제심의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문위원, 의사국장, 법제실장(1급) 등을 지냈다. 2016년 퇴임 이후 한국잠수협회 회장장과 강릉원주대 자치행정학과 초빙교수, 국회사무처 국회의정연수원 겸임교수직을 지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민선 7기 강릉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취미는 스쿠버다이빙이다. 동해안 바다 정화활동과 인명구조 스쿠버 강사로서 꾸준하게 봉사활동하고 있다. 1963년생으로 강릉 옥천초, 명륜중, 강릉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철학과를 거쳐 중앙대 대학원 법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금도 학업을 병행한다. 한국방송통신대 중어중문학과 4학년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다.
  • “공부 잘해서” 인도 10대 4명, 친척 소녀 성폭행…교사도 가담

    “공부 잘해서” 인도 10대 4명, 친척 소녀 성폭행…교사도 가담

    인도의 한 학교에서 10대 4명이 친척 소녀를 집단 성폭행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뉴스18’ 등 인도 매체는 30일(현지시간) 우타르프라데시 시타푸르 마홀리 사나의 한 공립학교 교정에서 이 학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 4명이 16살짜리 친척 소녀를 성폭행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들은 점심을 같이 먹자며 소녀를 불러내 진정제가 든 음식을 먹인 뒤 정신을 잃은 피해 학생을 번갈아 가며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에는 이 학교 교사도 가담했다. 이들은 성폭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가족들이 포함돼 있는 단체 대화방에 유포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이 때문에 동영상의 존재를 알게 된 소녀의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마두반 쿠마르 싱 경찰총감은 “피의자들은 모두 피해 학생과 같은 학교의 상급생이다. 유달리 공부를 잘하는 소녀와 한 집에 살며 가족들에게 늘 비교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은 학업성적이 우수해 학급 1등 자리를 놓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가족들 사이에서 성적을 놓고 늘 비교를 당하자 수치심을 느낀 친척 형제들은 “손을 봐줘야겠다”며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평소에도 피해 학생을 집단으로 괴롭혔다고 전했다. 한편 수사가 시작되자 피의자 5명 중 4명은 달아났으며 1명은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도주한 4명의 피의자를 쫓는 한편, 체포된 피의자를 대상으로 정확한 사건 개요를 파악하고 있다. 사건 직후 의식을 잃은 채 학교 운동장에서 발견된 피해 학생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자치광장] 사람을 키우는 ‘송파쌤’/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

    [자치광장] 사람을 키우는 ‘송파쌤’/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

    구청장이 되고 나서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도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 그럴 때마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 송파에 필요한 교육이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교육의 초점을 바꾸는 것이었다. 성적, 대학 진학에 맞춰져 있던 기준을 아이들의 잠재력, 흥미로 돌려봤다. 그랬더니 줄을 세울 이유가 사라지고, 교육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낙오자가 없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렇게 송파교육모델이 시작됐다. 송파교육모델은 올바른 교육이 이뤄지도록 돕는 지원체계다. ‘송파쌤’(SSEM)이라고 이름 지었다. ‘Songpa Smart Education Model’의 첫 글자를 따 ‘제자들의 학업을 세심하게 이끌어주는 선생님’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역할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안내자 역할이다. 공부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도록 도울 것이다. 두 번째는 처방 역할이다. 유아, 청소년, 성인, 노인 등 대상별로 마치 약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듯 맞춤형 교육을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교육공동체 역할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및 유명 인사를 발굴해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고, 지역사회가 하나의 교육공동체가 되도록 이끌 것이다. 이를 위해 관내 1400여개의 교육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있다. 체계적으로 다듬어 올 연말쯤 ‘송파쌤’ 취지에 맞는 세부 교육안을 만들 계획이다. 플랫폼 역할을 할 송파미래교육센터도 곧 문을 연다. 이곳은 특별히 청소년들을 위한 코딩, 3D프린팅, 드론 등의 다양한 과학기술 체험과 영어토론, 유엔 모의회의 등 글로벌리더 양성을 위한 창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민들이 지역의 유명 인사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인물도서관’도 추진할 예정이다. 교육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 했다. ‘송파쌤’의 궁극적인 목표도 같다. 성적이 아닌 미래를 위한 사람을 키우는 것이다. 현재 송파의 학령기 아이들이 7만 5000명이니 이들이 첫 제자가 될 것이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머지않아 ‘송파쌤’이 키운 7만 5000가지의 재능과 장점이 곳곳에서 우리의 미래를 힘차게 이끌 것이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음악 듣고 악기 연주하면 성적 쑥쑥… ‘모차르트 효과’ 입증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음악 듣고 악기 연주하면 성적 쑥쑥… ‘모차르트 효과’ 입증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모차르트 효과’, ‘바로크 효과’가 유행이었습니다. 모차르트 음악이나 바로크 음악을 들으면 뇌 활동이 활발해져 공간 지각력과 추리력을 향상시켜 학습 능력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클래식 음악 열풍이 불기도 했지요. 이후 클래식 음악이 마음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지능이나 성적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모차르트 효과나 바로크 효과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습니다. 그런데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인구·공중보건학부, 교육학과 공동연구팀이 음악을 배운 학생들 특히 악기 연주를 배운 학생들은 음악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보다 수학, 과학, 언어 과목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심리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교육심리학’ 25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2000~2003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캐나다 학생 13만 3938명을 대상으로 수학, 과학, 영어의 학습 성취도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특히 연구팀은 이 학생들이 우리나라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10~12학년에 음악 수업에 참여했는지 여부에 따른 세 과목의 성적 차이에 주목했습니다. 음악 수업은 콘서트밴드, 피아노, 오케스트라, 재즈밴드, 합창단, 재즈보컬 등 학생들이 직접 음악 연주에 참여하는 것으로 제한했습니다. 분석 결과 10~12학년 학생 11만 2916명 중 13.7%에 해당하는 1만 5483명이 음악 관련 수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음악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수학과 과학은 평균 7~8점, 영어는 평균 5점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악보를 읽고 악기를 연주하며 다른 사람들과 화음을 맞추고 음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해내는 과정에서 공부에 필요한 인지 능력과 자기 통제력을 습득함으로써 성적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이번 연구 이전에도 미국 노스웨스턴대 신경과학연구소 연구진과 미국 워싱턴대 학습및뇌과학연구소 연구진이 각각 2015년과 2016년에 10대에 악기를 배우는 것이 청각기능과 언어중추를 발달시켜 언어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피터 그주아시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많은 나라들에서 학생들에게 수학, 과학, 영어 과목을 더 많이 가르치기 위해 음악이나 미술 수업을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연구들에서 음악을 포함한 예술교육이 아이들의 인지능력을 높여 전반적인 학업 성취도를 향상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성적 향상은 둘째 치더라도 청소년기에는 많은 지식을 배우는 것만큼이나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청소년기에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면 평생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무미건조하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입시를 향해 달려가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보면 과연 학교에서 매주 정기적으로 음악과 미술 수업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일 겁니다. 학부모들부터 당장 항의에 나서겠지요. 지금과 같은 교육현실이 창의성을 키우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edmondy@seoul.co.kr
  • 게임중독 질병 규정될까?…민·관 전문가, 사회적 타협안 찾는다

    게임중독 질병 규정될까?…민·관 전문가, 사회적 타협안 찾는다

    게임중독을 질병(게임이용 장애-Gaming Disorder)으로 보느냐, 마느냐를 놓고 뜨거운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게임과 게임산업을 둘러싼 첨예한 이해관계에 따라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국회 파행으로 지난 24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175일 만에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게임중독 질병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게임중독 질병 규정 논란을 쟁점별로 살펴본다.●“게임중독=질병” vs “여가 활동 위축”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회원국 총회에서 게임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을 결정했다. WHO는 게임중독을 “게임을 한번 시작하면 스스로 멈추지 못하고(조절 불능), 먹고 자는 것을 포함해 다른 모든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고, 게임 때문에 개인, 가족, 사회, 교육, 직업 등 일상생활의 심각한 장애가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게임중독 규정에 대해 찬반이 엇갈린다. 문체부와 게임업계 등 반대 측은 “게임중독에 대한 진단 기준이 모호한데 무작정 질병으로 분류하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하고 게임산업을 위축시킬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잖아도 청소년 게임에 대한 편견이 강한데 게임이 정신질환까지 유발한다고 하면 게임을 하면서 불필요한 죄의식을 느낄 수 있고, 게임 개발자들의 자유로운 창작 정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나 의료계 측은 “건전하게 즐기는 게임을 금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만 질병으로 보고 제때 치료하겠다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실제 게임중독으로 인한 비극적인 사건은 잊을 만하면 나온다. 게임에 중독된 중학생이 야단치는 어머니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도 있었고, 심지어 인터넷 게임에 빠져 생후 3개월 된 갓난아기를 방치해 굶겨 죽인 20대 부부도 있었다. ●“과학적 근거 모호” vs “예방·치료 계기” 문체부는 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한 과정에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게임중독이 게임 그 자체에 원인이 있는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이 가정 불화나 학업 스트레스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게임중독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명확한 정의도 없는데, 어떻게 질병으로 분류하고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나”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복지부와 의료계는 “세계적으로 게임중독을 주제로 한 50여개의 장기 추적연구 결과가 축적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게임 등 중독성 질환을 인정하려면 뇌 영상 연구를 통해 도파민 회로의 이상이 밝혀져야 하는데, 2013년 도파민 회로 이상이 학계에 보고되었다고 한다. 또 게임중독에 대한 1000개 이상 뇌 기능 관련 연구로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는 입장이다. ●“게임산업 위축” vs “게임 문화 오해 불식” 게임업계는 ‘수출 효자’인 게임산업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우리나라 게임산업 규모는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다. 지난해 영화, 음악, 출판 등이 포함된 콘텐츠 전체 수출액에서 게임이 62.1%를 차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규정되면 한국 게임산업의 손실금액이 2025년 최대 5조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내 게임 산업 규모는 연 13조원 정도다. 또 게임에 대한 규제 강화도 걱정한다. 현재 술·담배에 부과하는 치유부담금이 게임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지노·복권·경마 등에 순매출 0.3%를 도박중독예방 치유부담금으로 부과하고 있는데, 게임도 비슷한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복지부와 의료계는 “게임중독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막아 게임산업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다음달 협의체 구성해 본격 논의 WHO 권고는 2022년 발효되고,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는 통계청·복지부 등 관계 부처 논의를 거쳐 5년마다 개정되므로 이르면 오는 2025년 개정 작업을 거쳐 2026년 시행된다. 정부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복지부와 문화부 등 관계 부처와 게임업계, 의료계,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와 문체부가 갈등 양상을 보이자 국무조정실이 중재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국회 문체위에서 “다음달 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라면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논의를 거쳐 통계청이 기본적으로 (질병 관련) 고시 기준에 집어넣을 것인지 등 논의가 진행돼야 하는데, 꽤 오래 진행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도 “각계가 참여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 정착은 물론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단독] 비메모리 稅혜택으로 미래차 선점… 정부, 친기업 정책 메시지

    [단독] 비메모리 稅혜택으로 미래차 선점… 정부, 친기업 정책 메시지

    차량용 반도체·수소차 등 기업 투자 유도 늦은 추경 부양·미래 먹거리 ‘두마리 토끼’ ‘133조 투자’ 삼성도 차량용 반도체 집중 석화 공단 용지 확보 등 기존 산업 지원도 노후경유차 교체 개소세 70% 감면 연장 “정부 내수활성화·기업 인식 변화 신호탄”정부가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하경정)에서 대규모 세제 혜택 방안을 내놓는 것은 내수 부양과 미래 먹거리 발굴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국회에 발목이 잡혀 ‘약발’이 떨어지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보완해 내수 활성화를 꾀하는 동시에 비메모리 반도체와 수소·전기차를 중심으로 투자를 유도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친기업 정책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비메모리 반도체 등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는 신성장 동력 확충과 투자 유도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정부 의도가 담겨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경정에선 첨단산업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제 지원 방향을 제시하고, 8월에 내놓을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구체적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도 비메모리 반도체 세제 혜택 관련 의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세제 지원을 추진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와 차량용 반도체는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자동차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133조원을 비메모리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도 AP와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지원이 해당 분야를 넘어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자동차 산업에서도 우리 기업이 앞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정부는 이번 하경정에 기존 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 대책도 대거 포함한다. 지난 13일 석유화학업계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나프타 등 원자재 관세 인하 ▲여수·울산 등 석화산단 주변 공업용지 공급 ▲설비투자 세액공제 등을 요청했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관세 인하는 경쟁력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고, 홍 부총리도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수소·전기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과 더불어 노후경유차를 신차로 교체할 때 개소세를 70% 감면하는 특례 기한을 올해 말에서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또 올해 일몰 예정인 `생산성 향상 시설투자세액공제’와 `안전설비 투자세액공제’를 2022년까지 연장하고, 3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인 경기 화성 국제복합테마파크에 신안산선을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에 정부가 대규모 세제 혜택 ‘보따리’를 준비한 것은 수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내수 활성화 외에 돌파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설비투자는 올해 1분기 -5.5%를 기록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역성장(-0.4)의 원인이 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설비나 R&D에 대한 세제 지원이 바로 기업의 투자 확대로 연결되진 않겠지만 정부 내의 반기업 정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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