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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화·사회운동에 헌신… ‘반독재’ 선봉에 선 사제

    민주화·사회운동에 헌신… ‘반독재’ 선봉에 선 사제

    동일방직사건 대책위원장 등 활동 유신 철폐 기도회 주도하다 구속도 文대통령 “민주화 운동 대부” 애도 정부, 고인에 국민훈장 모란장 추서민주화와 사회운동에 헌신했던 김병상 필립보 몬시뇰이 지난 25일 선종했다. 88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애도 메시지를 전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추서했다. 1932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고인이 사제 서품을 받은 것은 37세 되던 1969년이었다. 1948년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과 폐결핵 투병 등으로 학업을 중단했고, 뒤늦게 1963년 가톨릭신학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고인은 반평생을 민주화와 사회운동 현장에 있었다. 지역 선교와 신앙 교육 등 본연의 사목 활동을 하면서도 1970년대 후반 동일방직 사건 대책위원회 위원장, ‘목요회’ 상임대표, 인천 굴업도 핵폐기물처리장 반대 대책위원회 상임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1977년에는 유신헌법 철폐를 요구하는 기도회를 주도했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초대 위원장,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 민족문제연구소(민문연) 이사장 등을 지냈다. 2003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고인에게 몬시뇰 칭호를 내렸다. 몬시뇰은 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성직자에게 부여한다. 민문연 이사장 때인 2009년에는 임헌영 민문연 소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장과 함께 ‘친일인명사전’을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 바쳤다. 2018년 12월엔 회고록 ‘따뜻한 동행’을 펴냈다. 사제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현대사 한복판에서 겪은 일들을 담았다. 이후 2년여 투병 생활을 보낸 고인은 25일 0시 5분 영면에 들었다. 빈소는 인천 동구 인천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 장례미사는 27일 오전 10시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인천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이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병상 몬시뇰 신부님의 선종을 슬퍼한다”며 “또 한 분의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했다. 이어 “신부님은 사목 활동에 늘 따뜻했던 사제이면서 유신 시기부터 길고 긴 민주화의 여정 내내 길잡이가 돼 준 민주화 운동의 대부였다”면서 “민주화를 위해 애쓰며 때로는 희생을 치르기도 했던 많은 이들이 신부님에게서 힘을 얻었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또한 “제가 국회에 있을 때 국회에 와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주재해 주기도 했고, 청와대에 입주할 때 와서 작은 미사와 축복을 해 주기도 했다”며 고인과의 개인적 인연을 소개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민주화·사회운동에 헌신… ‘반독재’ 선봉에 선 사제

    민주화와 사회운동에 헌신했던 김병상 필립보 몬시뇰이 지난 25일 선종했다. 88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애도 메시지를 전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추서했다. 1932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고인이 사제 서품을 받은 것은 37세 되던 1969년이었다. 1948년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과 폐결핵 투병 등으로 학업을 중단했고, 뒤늦게 1963년 가톨릭신학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인은 반평생을 민주화와 사회운동 현장에 있었다. 지역 선교와 신앙 교육 등 본연의 사목 활동을 하면서도 1970년대 후반 동일방직 사건 대책위원회 위원장, ‘목요회’ 상임대표, 인천 굴업도 핵폐기물처리장 반대 대책위원회 상임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1977년에는 유신헌법 철폐를 요구하는 기도회를 주도했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초대 위원장,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 민족문제연구소(민문연) 이사장 등을 지냈다. 2003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고인에게 몬시뇰 칭호를 내렸다. 몬시뇰은 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성직자에게 부여한다. 민문연 이사장 때인 2009년에는 임헌영 민문연 소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장과 함께 ‘친일인명사전’을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 바쳤다. 2018년 12월엔 회고록 ‘따뜻한 동행’을 펴냈다. 사제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현대사 한복판에서 겪은 일들을 담았다. 이후 2년여 투병 생활을 보낸 고인은 25일 0시 5분 영면에 들었다. 빈소는 인천 동구 인천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 장례미사는 27일 오전 10시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인천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이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병상 몬시뇰 신부님의 선종을 슬퍼한다”며 “또 한 분의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했다. 이어 “신부님은 사목 활동에 늘 따뜻했던 사제이면서 유신 시기부터 길고 긴 민주화의 여정 내내 길잡이가 돼 준 민주화 운동의 대부였다”면서 “민주화를 위해 애쓰며 때로는 희생을 치르기도 했던 많은 이들이 신부님에게서 힘을 얻었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또한 “제가 국회에 있을 때 국회에 와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주재해 주기도 했고, 청와대에 입주할 때 와서 작은 미사와 축복을 해 주기도 했다”며 고인과의 개인적 인연을 소개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1인당 100만원” 장학금 신청에 몰린 학생들...지급 대상 확대

    “1인당 100만원” 장학금 신청에 몰린 학생들...지급 대상 확대

    인천시가 코로나19 사태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가, 신청 인원이 예상보다 많아지자 지급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2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인재육성재단은 애초 중저소득층 가구 대학생 1500명에게 1인당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신청 자격은 인천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에 주소지를 둔 대학생이면서, 중위소득 130% 이하(4인 가족 기준 월 소득이 617만원) 가구 구성원으로 제한됐다. 그러나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접수를 마감한 결과, 1500명 모집에 9124명이 신청해 6.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게 됐다. 이와 같이 신청자가 몰리는 상황이 발생하자, 인천시는 코로나19 사태로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나올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고 신청자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심사를 거쳐 장학금 지원이 시급한 1500명에게는 각각 100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7624명에게는 약 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시는 2차 추경과 재단 장학기금을 활용해 50억원을 추가로 확보, 65억원의 예산으로 5월 중 대학생 약 900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밖에 인천시교육감 추천을 받은 중고교생 2000명에게 1인당 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총사업비는 10억원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특별장학금 지원은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면서 학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은데 학생들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미숙 의원 “불필요한 산업체 특별학급은 폐지해야”

    김미숙 의원 “불필요한 산업체 특별학급은 폐지해야”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김미숙 의원(더불어민주당, 군포3)이 대표발의한 ‘산업체의 근로청소년 교육을 위한 특별학급 등의 설치조례 폐지조례안’이 23일 교육행정위원회 심의에서 통과됐다. 김미숙 의원은 이날 “산업체에 근무하는 근로청소년이 중·고등학교 과정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산업체에 인접한 중학교 및 고등학교에 야간수업을 위한 특별학급을 설치했으나, 지금은 산업체에 근무하는 경기도 내 근로청소년의 수가 해마다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7년 이후로는 특별학급에 입학을 희망하는 청소년들조차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특별학급의 설치·운영보다는 방송통신 중·고등학교로의 진학이 더 이점이 많고 교육행정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되기에 이제는 산업체 특별학급을 폐지하고자 한다”며 조례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산업체 특별학급은 2005년 3월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산업체 근로청소년이 중·고등학교 과정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산업체에 인접한 중학교 및 고등학교에 설치한 학급을 말한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이 만 15세 미만 청소년의 노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생활 수준의 변화 및 교육복지의 확충으로 교육비 부담으로 인한 학업중단이 드물어졌다. 특히 최근 4년간 특별학급은 입학생이 없어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추세로는 향후에도 산업체 특별학급에 대한 수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김미숙 의원의 설명이다. 이번 조례안이 오는 29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산업체 특별학급의 운영이 폐지돼 도교육청이 해마다 실시하던 산업체 특별학급 취학희망자 조사 및 학급설치 협의 등 불필요한 행정력의 소진도 막을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디지털 사각지대 없도록”… 동대문구 학생 2000여명에 스마트기기 지급

    “디지털 사각지대 없도록”… 동대문구 학생 2000여명에 스마트기기 지급

    서울 동대문구가 관내 디지털 사각지대 해소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온라인 개학을 맞이한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스마트기기 부족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인프라 제공에 나선 것이다.동대문구는 관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 한부모,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 가정의 초등학생 775명, 중학생 568명, 고등학생 740명 등 모두 2083명에게 스마트패드를 지원했다고 24일 밝혔다. 구가 약 2억 9200만원의 교육경비보조금을 분담하고 서울시와 교육청이 각각 5억 8300만원을 지원하는 등 모두 14억 5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밖에도 구는 등교 후 학생들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최근 관내 유치원 28곳과 초·중·고등학교 49곳에 약 1억 2000만원 상당의 면 마스크 3만 4740개와 안전 필터 34만 7400개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에서 소외되지 않고 공평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제공하기 위해 스마트기기를 지원했다”면서 “코로나19로부터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 원활한 교육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성동구 대학생 멘토단, 비대면 방식 온라인 면접 선발

    서울 성동구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함에 따라 ‘2020년 청소년 멘토링 사업’을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으로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올해로 5회차를 맞는 청소년 멘토링 사업은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학업지도 및 진로상담, 자조모임 활동 등을 함께할 수 있는 대학생 멘토를 제공해 청소년들의 학습능력 향상 및 정서교감, 사회성 향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앞서 구는 지난 16일 위탁 운영기관인 ㈜점프, 서울시립대와 함께 대학생 멘토단 선발을 위한 비대면 온라인 면접을 했다. 취약 청소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느슨해진 학습과 일상생활에 대한 보살핌이 더욱 필요하다는 판단에 사업추진을 시작한 것이다. 이번 온라인 면접에는 취약계층 청소년들을 연계해 주는 지역 내 청소년시설과 지역아동센터에서도 면접관으로 동참해 봉사에 임하는 태도에 관한 질문 등 멘토단의 자질을 평가했다. 이번 면접으로 구는 대학생 멘토단 62명을 구성한다. 향후 108명의 멘토를 추가로 모집해 총 170명의 멘토단이 다음달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사업추진 난항이 예상됐으나 온라인 멘토링을 통해 새로운 시도의 멘토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EBS밖에 없는 아이…과제도 관리받는 아이

    EBS밖에 없는 아이…과제도 관리받는 아이

    조손가정 정보활용 노하우 없어 적금 깨고 아이패드 사 설치 부탁 공립학교선 EBS 강의 계속 보여줘 사립학교는 쌍방향 수업·토론 척척 중하위권 학습 동기 낮아 학업 포기 “맞벌이·한부모가정 긴급돌봄 필요”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모(56)씨의 유일한 가족인 손자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씨는 이달 초 60만원이 든 적금통장을 깨서 온라인 개학에 필요한 아이패드를 샀다. 하지만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아 강의를 틀어 주고 숙제를 챙기는 일이 막막하다. 김씨는 2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학교에 가서 담임 선생님께 도움을 청해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EBS에 가입했다”며 “설명을 들었어도 출석체크는 어떻게 하는지, 어디 들어가서 뭘 보여 줘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맞벌이인 오모씨는 지난 20일부터 초등학교 5학년 딸을 서울 강남구 대치동 A학원에 보내고 있다. 그는 오전 9시부터 학교 정규수업 시간표에 맞춰 공부를 도와주는 ‘온라인 개학 관리반’에 등록했다. 오전엔 스마트기기로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학교에서 내준 과제를 해결한다. 국어, 영어, 수학 외에 다른 과목 상담도 가능하다. 오씨는 “아이 혼자 온라인 수업을 받는 게 무리라는 생각에 학원을 알아봤다. 전문강사가 공부를 봐주니 오히려 학교 수업보다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초·중·고교 전 학년 540만명이 온라인 개학에 들어가면서 교육 격차의 민낯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원격강의를 들을 스마트기기를 마련하는 것조차 버거운 가정이 있는가 하면 공교육의 빈자리를 사교육으로 메우는 부모도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수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학력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소득이 적은 조손 가정은 빈곤과 정보 격차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온라인 수업은 이들에게 큰 벽”이라고 말했다.같은 학교여도 원격수업의 질적 차이가 뚜렷하다. 공립학교는 EBS 강의를 듣거나 동영상 교육 콘텐츠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립학교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아들이 경기도 소재 국제중에 다니는 강모씨는 “다른 학교보다 며칠 일찍 온라인 시범 수업을 시작했고, 쌍방향 수업이 대부분이다. 토론도 한다”고 전했다. 신모씨도 “초2 딸아이가 다니는 사립초는 쌍방향 수업을 위해 1회 수업 인원을 10명으로 나눴다”며 “원어민 교사가 실시간으로 영어 수업을 하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자기 주도 학습에 취약한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업 포기’를 걱정했다. 경기도의 중3 교사 임모(30)씨는 “지식을 전달하는 간단한 온라인 수업이어도 기초가 약한 학생들은 이해하지 못해 학습 동기와 흥미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성적이 중요한 정시를 노리는 중상위권 학생은 자기 공부에 집중하며 인터넷 강의를 듣지만, 수시를 노리던 중하위권은 공부를 손에서 놓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격차가 커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교육행정학회장인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학생이 어릴수록 부모의 배경이나 교육열에 따른 학습 환경의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면서 “맞벌이, 조손가정, 한부모가정의 아이들은 긴급돌봄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웃돈 얹어 드릴게, 제발 원유 사세요

    웃돈 얹어 드릴게, 제발 원유 사세요

    코로나로 수요 급감해도 증산 ‘치킨게임’ 저장 공간 없고 선물만기 겹쳐 수요 붕괴 逆오일쇼크로 경기침체·디플레 우려도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배럴(158.9ℓ)을 팔려면 오히려 40달러를 얹어 줘야 했다. 인류가 근대화된 선물시장에서 원유를 사고판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19로 원유 수요가 급감했음에도 산유국이 ‘치킨게임’으로 생산량을 늘린 탓이다. 원유 저장할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쌓이자 판매자는 손해를 보며 처분하는 걸 선택했다. 일시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당분간 초저유가 흐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위축된 세계 경제에 유가 폭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공포까지 드리우고 있다. 2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인 지난 17일 종가(18.27달러)보다 무려 55.90달러(-306%) 급락했다. 장중 한때 -40.32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이너스 가격으로 거래됐다는 건 판매자가 그만큼 웃돈을 얹어 줬다는 뜻이다. WTI가 1983년 선물시장에 상장된 이래 초유의 상황이 연출됐다.이런 기현상이 벌어진 건 원유가 저장고뿐 아니라 바다 위 유조선에도 가득 차 있을 정도로 넘쳐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유시장 선물 만기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완전히 붕괴됐다. 21일 5월물 WTI 만기일을 앞두고 선물 투자자들이 5월물 원유를 인수하기보다는 6월물로 갈아타는 ‘롤오버’를 선택한 것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6월물 만기가 도래하는 다음달 20일에도 가격 급락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비정상적으로 낮은 유가가 ‘역(逆)오일쇼크’를 초래해 경기 침체를 부추기고 디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글로벌 에너지기업과 셰일가스 개발 업체가 수익성 악화로 파산하면서 금융회사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컨설팅업체 리스타드에너지는 국제 유가가 10달러일 땐 미국 에너지 탐사 및 생산기업 1100개, 20달러일 경우엔 533개 기업이 연내에 부도가 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BM리서치파트너십은 지난달 시추·정유 일자리가 5만 1000개가량 없어졌고, 부수적인 시추 장비, 조선 등과 관련된 일자리도 1만 5000개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산유국도 재정 상황이 악화되며 직격탄을 맞는다. 앞서 2014년과 2016년 역오일쇼크 현상이 나타났을 때도 베네수엘라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등은 긴축 재정에 나서야 했다. 우리나라도 석유화학업계가 수요 감소와 수출단가 하락 등 충격이 불가피하고, 해외 건설업계 역시 중동 국가의 재정 악화로 수주에 타격을 입는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팀장은 “국제 유가가 하반기에 회복되더라도 배럴당 50달러 수준에 머물고, 내년에도 6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긴 힘들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유효 수요가 회복돼야만 저유가와 디플레이션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여공 출신 싱글맘 변호사 김미애 여의도 입성

    여공 출신 싱글맘 변호사 김미애 여의도 입성

    고1때 학업 중단 후 방직공장 등 전전 34세 사시합격… 두 아이 입양해 키워 ‘우생순’ 임오경, 체육인 지역구 당선 첫 소방관 출신 금배지… 형제 당선도4·15 총선에선 화제의 당선자가 대거 쏟아졌다. ‘여공 출신 싱글맘 변호사’라는 타이틀로 주목받는 정치 신예인 미래통합당 김미애(51) 당선자는 ‘개천에서 용 났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부산 해운대을 선거구에서 현역 의원을 꺾은 그는 14세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가난으로 고등학교 1학년(17세) 때 학업을 중단했다. 사회 첫발을 내디딘 곳은 해운대구 반여동 태광산업 방직공장. 이후 잡화점, 식당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했다. 29세 때 동아대 법대 야간대학에 입학, 34세 때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아이 2명을 입양해 혼자 키우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임오경(49) 전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은 체육인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지역구(경기 광명갑)에서 당선된 케이스다.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아테네올림픽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결혼과 출산 후 8년 만에 다시 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편파 판정을 극복하고 은메달을 획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1월 민주당 15번째 영입 인재로 정치에 입문해 이번 선거에서 4만 3019표(47.6%)를 얻어 여유롭게 이겼다. 경기 의정부갑에서는 30대 소방관 출신 당선자가 나왔다. 민주당 오영환(32) 당선자는 통합당 강세창(59) 후보를 여유 있는 표차로 꺾었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텃밭에서 그의 아들 문석균 후보까지 눌렀다. 중앙119구조본부 수도권특수구조대에서 일한 최초 소방관 금배지다. ‘한 집안 두 배지’의 경사도 있다. 통합당 부산진갑 서병수(68)·울산 울주 서범수(57) 당선자는 형제다. 부산시장을 지낸 형 서병수 당선자는 16대부터 내리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동생은 행정고시 합격 후 경찰이 돼 경찰청 교통국장, 울산지방경찰청장, 경찰대 학장 등을 역임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청소년 범죄→강제전학→반발’ 악순환…대안 없는 ‘폭탄돌리기’ 어떻게 해결하나

    ‘청소년 범죄→강제전학→반발’ 악순환…대안 없는 ‘폭탄돌리기’ 어떻게 해결하나

    ‘인천 성폭행 사건 계기’ 범죄 청소년 강제전학 실효성 논란범죄에 연루된 청소년들을 일반 학교로 돌려보내는 것이 최선일까. 최근 ‘인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 학생들이 인근 다른 중학교로 강제전학을 가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일었다. “(가해 학생들과 학교를 다니게 될) 학생들의 안전권과 학습권을 지켜달라”는 목소리였다. 결국 가해 학생들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과제는 남았다. 의무교육 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학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가 강제전학뿐인 상황에서 보다 더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가해 학생을 강제 전학 시키고, 반발이 크면 또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는 일명 ‘폭탄돌리기’가 아닌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강제전학이 최선” vs “범죄 학생 왜 받나” 지난 14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혐의로 A(15)군 등 중학생 2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 군 등 2명은 지난해 12월 새벽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B양에게 술을 먹이고 옥상 인근 계단으로 끌고 가 성폭행을 하고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중 A군은 범행 당시 이미 또 다른 건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강제전학 조치가 이뤄지기 전, ‘인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이 불거졌고 또 다시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이들이 강제전학을 가기로 한 학교 학부모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꾸려진 학부모연대는 인근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밀집돼 있고, 두 가해 학생의 전학 학교가 서로 달라도 20분 거리에 불과해 추가 범행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호소했다. 배보은 학부모연대 비상대책부위원장은 “이들을 별다른 조치 없이 일반 학교로 돌려보낼 경우,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권이 침해될 수 있다”면서 “가해 학생들을 교정 교육이 가능한 곳으로 보내거나 학교장 직권으로 학업중단숙려제를 시행해야 한다. 동시에 가해 학생들의 부모 역시 적극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두 남학생은 결국 지난 9일 구속됐지만 학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이에 인천시교육청 측은 “(해당 학생들이) 불구속 재판에서 받거나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분리할 방침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법적 한계도 호소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의무교육 기간에 있는 아이들은 어딘가에 적을 둬야 하기 때문에, 보통 강제전학 조치를 내리지만 이를 반기는 학교나 학부모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다 보면 마치 ‘폭탄돌리기’처럼 돼 우리도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고 했다. 이어 “교육계 뿐 아니라 법조계, 정치권 등에서도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불구속 상태, 추가 범죄 우려··· 맞춤 대책 필요 특히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되는 경우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성년자는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지만, 불구속된 상태에서 추가로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아이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박성훈 박사는 “가정에서의 보호력이 없는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더더욱 불구속 상태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 보호자가 부재하면 추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에서도 재판 전부터 청소년을 감독할 제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소년에 대한 재판 전 감독’(가칭)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학부모연대도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해 계속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오프라인 운동을 통해 1만 4000여명의 서명을 모았고 17일 인천시교육청에 청원서와 함께 제출할 계획이다.학부모 연대 측은 청원서를 통해 “보호 받아야 할 미성년자 재학생들의 안전권과 학습권을 위협하는 의무교육에 따른 강제전학조치를 반대하고, 가해 학생들에게 정당한 처벌과 교정 교육이 가능한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50년, 詩만 보고 달렸다…칠순·팔순, 詩가 터졌다

    50년, 詩만 보고 달렸다…칠순·팔순, 詩가 터졌다

    “‘나 건드리지 마, 또 시(詩) 나온다!’ 친구들을 만날 때 인사말 대신 건넨 농담이 제 트레이드마크가 됐습니다. 이제 시를 그만 써야 할 때도 됐는데. 허허허.” 문학을 천명으로 알고 50여년 외길을 걸어온 한국문인협회 원로시인 이운룡(83·전 중부대 국문과 교수·전북 전주시 중화산동) 박사. 그는 팔십 중반의 나이지만 아직도 시를 써야 삶의 의미를 느끼고 행복한 현재 진행의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다.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 마음은 문학청년이다. 솟구쳐 오르는 시상을 억누르지 못해 매일 시를 쓴다. 머리는 백발이지만 통 좁은 청바지와 스니커즈 스타일을 좋아하는 ‘멋쟁이 시인’이다. 깨끗한 피부와 살아 있는 눈빛, 힘이 있는 목소리, 밝은 표정에서 건강미가 넘친다. 항상 깔끔한 차림에 활기가 느껴진다. 젊은이도 따라가기 힘든 총기와 지성미가 풍기는 화법은 올곧게 살아온 문인의 향기를 내뿜는다. 이 박사는 ‘삶의 방정식’을 ‘근면’, ‘성실’, ‘정도’, ‘직진’으로 만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시인의 길을 한평생 쉼 없이 달려왔다. 집념과 의지로 밤낮없이 시에 매달려 살았다. 두 번의 암 수술도 그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그래서 입버릇처럼 “문학은 나의 인생이고, 나의 인생이 문학”이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을 보낸 농촌의 자연은 꿈을 키웠고, 꿈은 문학을 키웠으며, 문학은 나를 키웠다”면서 “나와 시, 시와 나는 분리할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한다.그는 1969년 등단한 이후 1355편의 시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70~80대에 쓴 것이다. 시인으로서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가 많은 시를 쉬지 않고 쓸 수 있는 비법은 시상과 영감, 제재가 떠오를 때마다 잊기 전에 메모하는 것이다. 그다음에는 주제의식에 따라 언어를 구조화하면서 첨삭을 거듭한다. 시상을 더 정확하고 표상하기 위해서다. 전심전력 언어의 형상화에 투신하면 무르익은 시를 쓰고 후회하는 일을 덜 수 있다. “혈기 넘치는 젊은 시절에는 좋은 시를 쓰려고 고뇌했지만 인생을 숙고하고 성찰하면서 우주의 충만한 존재 문제에 천착하려는 시 정신과 시작 태도가 나이 든 시인의 소명임을 늦게 깨달았지요. 이제야 시가 쉽게 나옵니다.” 이 박사는 2018~2019년 2년 동안 무려 555편의 시를 발표했다. 하루에 0.76편, 나흘에 세 편꼴로 시를 쓴 셈이다. 어떤 날은 하룻밤에 80개의 제재가 떠올랐고 사흘 밤낮 16편의 시를 내리 쓰기도 했다. 최근에는 시집 2권을 한꺼번에 펴냈다. 그는 이런 현상을 “시가 터졌다”고 표현한다. 그는 긍정적 사고와 규칙적인 운동, 문인들과 진솔한 교류, 어릴 적부터 계속해 온 문학활동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청결함을 유지하기 위한 목욕과 편식 없는 식사는 건강을 유지하고 일상을 즐기는 그만의 방법이다. 치아 관리도 철저해 아직도 상한 이가 하나도 없다. 무엇보다 시를 쓰는 작업이 마음을 늙지 않게 하는 비결이다. 문학계 후배와 자녀들에게는 성공한 삶을 살기 위해 항상 준비하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 자강불식(自强不息) 정신을 주문한다. 평생 교육자이자 시인으로 살아온 이 박사는 얼핏 ‘금수저’ 같아 보이지만 ‘흙수저’ 출신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인 1937년 전북 진안에서 가난한 농사꾼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아들이 구름 위로 솟아오른 용이 되라는 뜻으로 운룡(雲龍)이라고 이름을 지어 줬다. 그러나 광복 이후 1946년 진안초등학교에 재입학한 아홉살 소년은 평범한 시골뜨기였다. 그에게 인생의 길라잡이가 돼준 책은 한국전쟁 당시 전주에서 시골로 피란 온 친구의 초등학교 교지였다. 동시 “하늬바람 불어오면/ 전깃줄은 쓰르릉 피리 불고요”라는 구절을 보는 순간 시를 쓰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리고 무작정 시를 흉내 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쓴 최초의 동시 ‘달밤’이 학급 문집 ‘글벗’에 수록됐던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1959년 전북대 국문과에 진학하면서 이 박사는 시인이 되기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 대학 2학년이던 1962년 10월 경북대 주최 제5회 전국대학생문예작품 현상공모에 ‘기도’가 당선됐다. 이어 1964·1965·1969년 ‘현대문학’에 연 3회 추천되면서 등단에 성공했다. “앞만 보고 뛰어가는 외곬으로 뚫린 성격, 철저한 준비성과 꼼꼼한 정리벽,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긍정적 사고, 끝장을 내야 직성이 풀리는 근성이 저의 유일한 자산이지요.” 그가 시인으로서 문학의 앞길을 열기까지 과정은 시련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격동기를 살아오면서 시대적 상황에 휩쓸리고 지독한 가난과 싸워야 했지만 오직 정신력 하나로 이겨냈다. 중학생 때부터 학비 마련을 위해 장작 장사를 했고 공사판에서 등짐을 졌다. 대학 시절 굶기를 밥 먹듯이 하는 바람에 영양실조에 시달렸지만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마쳤다. 가난은 시련과 고통이었으나 성취욕 강한 그는 오히려 성장의 자양분으로 치환했다.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나는 주제넘게 시인이 되기를 꿈꾼 비현실주의자입니다. 시와 함께 사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믿었지요.” 이 박사는 오로지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노력했을 뿐 경제적으로는 빵점짜리 가장이었다. 부인이 생활고를 탓하며 바가지를 긁으면 “선비가 돈 버는 것 봤느냐”며 되레 큰소리치고 헛기침을 했다. 이 박사는 전북문인협회장, 초대·2대 전북문학관장을 역임하며 향토문학계에 족적을 남겼다. 그가 22년 동안 이끈 ‘열린시문학회’와 ‘시창작교실’은 전북 지역 문인 배출의 산실 역할을 했다. 그가 닦아 놓은 문학 기반은 전북도 문화상,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서울신문 향토문화대상 등 수많은 수상 경력이 증명해 준다. “나는 어린 시절 희망대로 여전히 시를 쓰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생활력과는 담을 쌓고 살았지요. 저승의 부모님에게는 불효막심이고 형제에겐 자기 이상만 고집해 온 이기적이고 염치없는 졸장부지요. 어찌 보면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는 “돈도 백(배경)도 없는 촌놈이 문학생활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불꽃’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불꽃은 가난 속에서 팔순까지 지칠 줄 모르고 문학인으로 담금질하는 에너지원이었다. 또 세 자녀를 낳은 아내가 3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을 때나, 10년 전 전립선암과 위암 수술로 사경을 헤맬 때도 그를 지탱해 주고 일으켜 준 힘이 됐다. “그동안 옆걸음 치면서 타인의 어깨 너머를 넘보지 못했고 유유자적 느림의 미학도 탐할 수 없었지요. 자녀들도 모두 자리잡아 걱정이 없다 보니 이제야 숨 돌리고 인생과 문학을 정리할 때가 왔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불청객 세월이 가르쳐 준 결과지요.” 이 박사는 한때 이 세상 사람으로 살았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시집 20권, 문학이론서 및 시론서 등 13권의 저서를 남겼다. 이제 소망이 있다면 작은 개인 문학관을 건립하고 자신이 제정한 ‘중산문학상’이 계속 후배 문인들에게 희망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가함을 즐기지 못하는 그의 문학사랑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는 ‘언제까지 문학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제 그만 써야겠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2022년에 단행본 시집 7권을 합본한 3번째 ‘이운룡 시 전집’과 시론집 ‘시와 비평의 등가성’을 발간할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글 사진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구 휴교령 부작용…대입 연기·취소 속출

    코로나19 사태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9월에 학기를 시작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서 대학 입시 전형이 연기되거나 중단되면서 교육 현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美 SAT 6월 연기… 일부 대학 점수 제외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100만명이 넘는 미 대입 수험생들이 바이러스 때문에 올봄 수학능력시험(SAT)을 볼 기회를 놓쳤다. 전미대학입학시험(ACT)도 언제 치러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서 대학에 진학하려면 SAT나 ACT 가운데 하나를 골라 시험을 치른 뒤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1년에 6~7회 시험 기회가 제공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대부분 주에서 3월 시험을 취소해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음 시험이 6월로 예정돼 있지만 누적 확진환자가 60만명에 달하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시험장이 제대로 열릴지 장담할 수 없다. 이미 캘리포니아대(UC) 등 상당수 학교가 이번 입시에서 SAT·ACT 제출을 폐지하기로 했다. 대학 입장에서는 입시 변별력 확보가 그만큼 어려워졌다고 WP는 설명했다. ●佛 ‘바칼로레아’ 수행평가로 대체 프랑스에서는 2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대학입학자격시험 ‘바칼로레아’를 수행평가 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최근 장미셸 블랑케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전통적 방식의 (바칼로레아) 시험을 교과 활동과 숙제 등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지난달 초 전국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지금까지 14만명에 달하는 감염자가 발생해 5월 개학도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반응이 다수다. 프랑스에서는 1808년부터 해마다 6월에 바칼로레아를 치른다. 가장 어려운 과목은 철학 논술인데, “의무를 인정함으로써 자유를 희생해야 하는가” 등 심도 있는 주제로 세계적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바칼로레아를 치르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교육 당국의 판단이다. ●英 주요 시험 모두 취소… 스페인 한 달 연기 영국은 SAT와 중등교육자격시험(GCSE) 등 올여름에 계획된 주요 시험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현재 교육청은 지금까지 학생들의 학업 성적을 바탕으로 공평하게 성적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 스페인은 6월 초 실시하려던 수학능력시험(EBAU)을 한 달가량 연기하기로 했다. 아일랜드도 3월 말 시행하려던 중·고교 졸업시험 가운데 실기·구두시험을 취소하고 두 과목 성적을 만점 처리하기로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일용직 아버지가 의대 합격한 딸에게 아웃백 사주던 날

    일용직 아버지가 의대 합격한 딸에게 아웃백 사주던 날

    지독했던 가난을 딛고 일어선 학생의 사연이 감동을 주며 화제가 되고 있다.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지난 10일 연세대 의대생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오늘 태어나서 처음 아웃백에 갔다”며 운을 뗐다. 어릴 적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당시 여덟 살이었던 언니와 다섯 살이었던 자신을 키우기 위해 일용직 노동자로 공사판에 나갔던 아버지에 대해 소개한 A씨는 “우리를 없게 키우지 않기 위해 아빠는 피눈물을 흘렸지만 애석하게도 아빠 피눈물의 대가는 크지 않았다. 세 식구가 죽지 않고 살 정도였다”고 말했다. A씨는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무렵 ‘가난’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적었다. A씨는 “집 벽에 곰팡이가 피지 않을 수 있단 것을, 집에 신선한 과일이 준비돼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집에 미끄럼틀을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언니는 집안 사정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했고, 상고에 진학했다. A씨는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했다. 내 재능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현실로 다가온 첫 번째 순간이었다”며 고등학교 첫 시험에서 전교 2등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원 하나 안 다니고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 문제집을 사서 전교 2등을 한 것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계속 공부하면 우리 가족에게 많은 돈을 벌어다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뻤다”고 했다. 기쁨도 잠시 A씨의 아버지는 건설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A씨는 “당장 나 하나 일을 안한다면, 1년에 한 번 새해를 맞아 다 같이 모여 먹는 두 마리에 8000원짜리 바싹 마른 전기구이 통닭을 못 먹게 되는 정도의 가난으로 끝날 일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A씨는 언니가 목이 쉴 때까지 울던 자신을 안아주면서 “어떻게든 언니가 돈 벌어올 테니 너는 공부해서 개천에서 용 한번 제대로 나라”며 토닥였고, 언니의 배려와 헌신에 학업에 더욱 매진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렇게 A씨는 수능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거뒀다. 그는 “국어 2점짜리, 지구과학 2점짜리에 X표가 쳐져 있는 가채점표를 붙들고 온 가족이 목놓아 울었다. 아버지는 그렇게 가자고 조르던 아웃백 한 번 못 데려다준 못난 애비 밑에서 잘 커줘서 너무 미안하다”며 울었다. 연세대 의대생이 된 A씨는 과외를 해 번 돈으로 밀린 월세 300만원을 갚고 남은 돈 400만원을 아버지와 언니에게 반반 나눠줬다. A씨는 “오늘, 아빠가 아웃백을 사줬다. 인생의 한 줄기 빛이 열린 우리 모두의 모습이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다. 우리 아빠, 우리 언니에게 생일이 아니라, 새해 첫날이 아니라, 무슨 특별한 날이 아니라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먹고 싶으니까 아웃백에 가서 4인 랍스터 세트를 시켜 먹을 수 있는 인생을 선물해 주기로”라며 글을 마쳤다. 이 사연은 현재 4만2000개에 이르는 ‘좋아요’를 받고 4200회 공유되며 적지 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교육부, “중3·고3 원격수업 출석률 99% 기록…접속오류 없어”

    교육부, “중3·고3 원격수업 출석률 99% 기록…접속오류 없어”

    전날 문제 된 EBS 사이트 접속문제 없어교육부, “나머지 개학 때 문제 없도록 노력”초중학교는 고3 비해 쌍방향 수업 늘 듯중3·고3부터 온라인으로 개학한 9일 중3·고3 학생의 99%가 원격수업에 정상적으로 출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의 접속 오류도 재현되지 않았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중3은 44만 3512명, 고3은 47만 3174명으로 중3·고3을 합쳐 91만 6686명이다. 이중 98.8%인 90만 5395명이 전날 정오 기준으로 원격수업에 출석했다. 교육부는 결석한 1만 1291명에 관해서는 “각 학교에서 원인을 파악 중이며,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정확한 결석 원인은 다음 주 쯤 나올 것”이라면서 “겨울방학 지나고 여러 사정으로 진로를 다시 고민하거나 (학업) 방향을 전환하는 학생들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은 오후 3시까지 EBS 온라인클래스 등 교육 당국이 제공하는 학습관리시스템(LMS) 및 교육 관련 사이트에 접속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EBS 온라인클래스에 기술적 오류가 생겨 오전에 1시간 15분 동안 접속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았다. 이날 EBS 온라인클래스 최대 동시 접속자는 21만 6123명, e학습터 최대 동시 접속자는 11만 9360명이었다. 박 차관은 “다음 주 16일에 중 1∼2학년, 고 1∼2학년, 초 4∼6학년이 온라인 개학할 상황에 대비해 시간대별·지역별 트래픽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면서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3 원격수업이 EBS 강의 의존도가 높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EBS와 연계되므로 고3은 EBS 수능 콘텐츠 위주로 수업하기 마련”이라며 “초·중학교에서 더 활발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2층에 설치된 온라인 개학 상황실에서 전국 시·도 교육청 대표 교사들과 화상 간담회를 진행했다. 오전에는 초·중·고 교사, 오후에는 중3·고3 교사들의 원격수업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유 부총리는 교사들에게 “지금의 시행착오도 우리 교육의 자산이 될 것”이라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꼼꼼한 준비가 교육 혁신과 미래 교육을 앞당기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韓 고등교육비 정부부문 38%로 OECD 하위권…투자 대비 공적 가치도 낮아”

    “韓 고등교육비 정부부문 38%로 OECD 하위권…투자 대비 공적 가치도 낮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고등교육비 비율이 1.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0.2%포인트 높지만, 사교육비로 대표되는 민간재원에 의존하는 비율이 평균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고등 교육 이수 비율은 높지만 교육에 들인 투자에 비해 창출되는 공적 가치는 OECD 평균보다 3배 가량 낮아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0일 ‘국제통계 동향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18년 기준 한국의 25~34세 성인 중 고등교육 학위를 취득한 비율은 평균 70%로 OECD 평균(4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학생 1인당 연간 고등교육비는 1만 486달러(약 1269만원)로 OECD 평균인 1만 5556달러(1883만원)보다 낮았다. 1인당 고등교육비가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4만 8407달러), 미국(3만 165달러), 스웨덴(2만 4341달러) 순이었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OECD 평균(1.5%)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고등교육비 투자재원을 정부·민간으로 구분했을 때 OECD 평균 기준 민간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2%, 정부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6%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은 고등교육비 투자에 있어 정부재원 비중이 38%에 불과했고, 민간재원 비중이 62%였다. 핀란드,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등은 고등교육비 투자에 있어 정부재원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높은 교육 이수 수준은 통상 평균적으로 높은 임금과 직결되고, 교육 투자는 고등교육 이수자가 높은 소득세와 사회 기여금을 내기 때문에 높은 공공 수익으로도 연결된다. 하지만 한국은 교육투자의 수익성 측면에서도 OECD 하위권이었다. 고등교육을 통한 ‘공적 순현재가치’는 총비용(소득세 효과와 사회공헌 효과)에서 교육에 대한 직접 비용과 학업 대신 취업을 택했을 경우 포기한 세금을 빼서 계산한다. OECD 국가의 평균 공적 순현재가치는 고등교육을 이수한 남성은 약 14만 8200달러(약 1억 7917만원), 여성은 7만 7300달러(약 9345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은 공적 순현재가치가 남성 4만 5200달러(5465만원), 여성은 3700달러(약 447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이 사교육비 지출 비중이 높지만 고등교육에 들인 비용에 비해 직업 창출을 통한 세수 증대 등 사회적 기여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방증이다. 아울러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여전히 제약을 받아 남녀간 격차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법조사처는 “고등교육 이수 비율의 증가는 OECD 국가 공통적 현상으로 그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교육 투자에 있어 공공의 비중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가족돌봄휴가 활용기업 가족친화인증 가점

    여성가족부가 코로나19 대처에 적극 나섰다. 여성가족부는 9일 ‘가족돌봄 휴가’ 사용실적을 가족친화 인증기업 심사 때 가점 항목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동·청소년들을 부모가 직접 돌볼 수 있도록 가족돌봄 휴가제의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가족돌봄 휴가는 긴급하게 가족 돌봄이 필요한 노동자가 연간 최장 10일간 사용할 수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이 가족친화 인증을 받게 되면 주요 은행 대출금리 우대, 출입국 이용 편의, 정부 물품구매 적격 심사 시 신인도 항목 가점 부가 등 총 219개 혜택이 뒤따른다. 가족친화 인증을 받은 기업과 공공기관은 제도 시행 첫해인 2008년 14곳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3833곳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 가족친화 인증을 희망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은 6월 30일까지 가족친화 지원사업 홈페이지(http://www.ffsb.kr)에서 온라인으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여가부는 또 ‘코로나19 청소년 심리건강 지키기’ 프로젝트도 실시한다.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학업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청소년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청소년 심리 건강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 235개 청소년상담센터별로 힐링게임과 부모대응 요령 책자 등이 포함된 ‘마음돌봄 박스’를 제공하거나 청소년 상담사의 위로와 응원이 담긴 ‘손편지’, ‘온라인 심리 검사’ 등 특화 프로그램이 지원된다.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유튜브 채널인 ‘고민프리상담소’를 통해 상담·심리 전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사설] 대학 등록금 일부 환급 적극 고려하라

    각 대학이 실시 중인 온라인 강의가 코로나19 사태로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학생들의 등록금 환급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 내용이 부실하고 수업 도중 끊기는 일이 잦은 데다 실기는 과제로 대체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기숙사 비용은 꼬박 내고 있지만 생활은 부모 집에서 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환불 공지도 미미한 실정이다. 게다가 1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기로 결정한 대학도 나오고 있어 수백만원에 이르는 등록금의 일부라도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교육부와 대학들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책정하는 권한이 대학 총장한테 있어서 행정이 개입하게 되면 교육의 자율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책임을 떠밀고 있다. 반면 대학들은 등록금 반환이 천재지변이나 수업을 하지 않은 경우에 한하는 데다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더라도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경상비를 감안해 어렵다는 입장이다. 등록금은 대학 구성원이 결정해 이미 납부한 점을 고려할 때 재심이 어렵더라도 학생들이 본 학습권 피해를 보전하는 차원에서 일부라도 돌려주는 게 옳다. 대구 계명대는 학부와 대학원 학생 2만 3000명 전원에게 20만원씩의 ‘생활지원 학업장려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교직원 2000명의 월급과 기부금 등에서 장려비를 충당한다는 계명대는 12년간 등록금을 한 번도 올리지 않고 오히려 인하하거나 동결해 온 학교다. 대부분의 대학은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 대학 학생회로 구성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그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교육부·대학·학생 3자 협의회를 소집할 것을 촉구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움직임이 미미하다고 교육 당국과 대학이 모른 체해서는 안 된다. 교육당국과 학교는 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 해결점을 찾는 노력을 하길 바란다.
  • 초등 고학년~고교생 공적 마스크 대리구매 가능

    초등 고학년~고교생 공적 마스크 대리구매 가능

    초등학교 5~6학년과 중·고교생, 입원환자, 요양시설 입소자를 위한 공적 마스크 대리구매가 허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이 같은 공적 마스크 대리구매 확대 방안을 마련해 6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새로 추가된 대리구매 대상자는 모두 451만명 규모다. 지금까지 아동은 2010년 이후 출생자(0세~초등 4학년)에 대해서만 대리구매가 허용됐다. 식약처는 “학업 등으로 약국 방문이 어려울 수 있는 2002~2009년 출생자를 대리 구매 대상자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다. 주민등록부상 해당 아동·청소년의 동거인은 대리구매자의 공인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을 제시하면 2002년 이후 출생자의 5부제 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다. 요양병원 입원환자를 위한 마스크는 요양병원 종사자가 요양병원장이 발급한 종사자 증명서와 환자의 공적마스크 구매 및 개인정보수집이용 동의서를 지참하면 대리 구매할 수 있다. 장기요양급여수급자 중 요양시설 입소자는 요양시설 종사자가 본인 증명서와 입소자의 장기요양인정서를 제시하면 된다. 요양병원 이외 병원의 입원환자용 마스크는 주민등록상 동거인이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 입원확인서를 제시하면 된다. 종전의 대리구매 대상자는 장애인, 장기요양 급여 수급자, 1940년을 포함해 그 이전 출생 어르신, 2010년 포함 그 이후 출생 어린이, 임신부, 국가보훈대상자 중 상이자 등이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초등 고학년~고교생 공적 마스크 대리구매 가능

     초등학교 5~6학년과 중·고교생, 입원환자, 요양시설 입소자를 위한 공적 마스크 대리구매가 허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이 같은 공적 마스크 대리구매 확대 방안을 마련해 6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새로 추가된 대리구매 대상자는 모두 451만명 규모다.  지금까지 아동은 2010년 이후 출생자(0세~초등 4학년)에 대해서만 대리구매가 허용됐다. 식약처는 “학업 등으로 약국 방문이 어려울 수 있는 2002~2009년 출생자를 대리 구매 대상자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다. 주민등록부상 해당 아동·청소년의 동거인은 대리구매자의 공인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을 제시하면 2002년 이후 출생자의 5부제 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다.  요양병원 입원환자를 위한 마스크는 요양병원 종사자가 요양병원장이 발급한 종사자 증명서와 환자의 공적마스크 구매 및 개인정보수집이용 동의서를 지참하면 대리 구매할 수 있다. 장기요양급여수급자 중 요양시설 입소자는 요양시설 종사자가 본인 증명서와 입소자의 장기요양인정서를 제시하면 된다. 요양병원 이외 병원의 입원환자용 마스크는 주민등록상 동거인이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 입원확인서를 제시하면 된다. 종전의 대리구매 대상자는 장애인, 장기요양 급여 수급자, 1940년을 포함해 그 이전 출생 어르신, 2010년 포함 그 이후 출생 어린이, 임신부, 국가보훈대상자 중 상이자 등이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고졸 학력 인정 소송 건 탈북민… 법원 “국정원 조사로 판단해야”

    고졸 학력 인정 소송 건 탈북민… 법원 “국정원 조사로 판단해야”

    탈북민의 학력은 입국 당시 국가정보원 조사 기록을 근거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박양준)는 탈북민 A씨가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낸 ‘학력확인서 정정 불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1998년 중국을 통해 탈북한 A씨는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을 준비했다. 고졸 이상 학력을 요구하는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학력확인서를 발급받은 결과 A씨의 최종 학력은 ‘고등중학교 중퇴’로 나와 있었다. A씨는 통일부에 고등중학교 6년 졸업으로 정정해 달라는 신청을 냈다. 하지만 통일부는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학력 정정 불인정 통보를 했다. 국정원도 재조사를 했지만 결론은 같았다. A씨는 결국 “한국 입국 당시 국정원 조사에서 학업을 포기했다고 진술한 적이 없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탈북자라는 A씨의 특성상 행정청이 북한 내 이수 학력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고, A씨 또한 객관적 자료로 증명하기 어렵다”면서 “고등중학교 입학 후 졸업일까지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녔다면 재학 기간에 해당할 시기에 대해 A씨 주장과 상당히 배치되는 내용이 진술서에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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