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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 사이언스] 살빼고 싶다면 아침 배불리 먹어라

    [달콤한 사이언스] 살빼고 싶다면 아침 배불리 먹어라

    “아침은 황제처럼, 점심은 평민처럼, 저녁은 걸인처럼 먹어라”라는 독일 속담이 있다. 그러나 바쁜 일상에 쫓기듯이 움직이는 요즘 직장인과 학생들은 속담과는 거꾸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에 시달리는 학생들이나 각종 스트레스로 피곤에 찌들린 직장인들은 아침을 먹는 것보다는 잠을 선택하곤 한다. 그렇지만 충분한 수면만큼이나 아침식사는 하루 세끼 중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아침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구가 하나 더 추가됐다. 독일 뤼벡대 뇌·행동·대사연구센터 연구팀은 저녁을 많이 먹는 것보다는 차라리 아침을 저녁만큼 많이 먹는 것이 고혈당이나 고혈압 같은 대사질환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만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22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임상내분비 및 물질대사’ 2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정상 체질량지수(BMI)를 갖고 있는 21~26세 남성 16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대상자들은 술이나 담배를 하지 않으며 당뇨나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없고 과도한 육체나 정신적 노동에 시달리지 않는 사람들로 선발됐다. 연구팀은 실험대상자들이 수면시간을 최소한 7~8시간을 유지하도록 했으며 아침과 저녁식사를 하는데 각각 45분씩 쓰도록 했다. 연구팀은 사흘 동안 이들에게 아침에 저칼로리(하루 칼로리섭취량의 11%)와 고칼로리 식사(하루 칼로리섭취량의 69%)를 하게 한 뒤 저녁식사의 섭취 칼로리 양과 ‘식이성 열소모량’(DIT)를 측정했다. 그 다음 사흘동안은 거꾸로 저녁 섭취 칼로리를 조절한 뒤 아침 식사의 섭취량과 DIT를 측정했다. DIT는 식사를 하면서 씹고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를 말한다. 그 결과 아침에 저칼로리 식사를 하면 저녁에 고칼로리 식사를 하는 경향이 강하고 혈당과 혈압이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아침에 고칼로리 식사를 하게 되면 저녁을 덜 먹게 되면서 혈당과 혈압도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아침에 고칼로리 식사를 할 경우 저칼로리 식사를 할 때보다 DIT가 2.5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침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섭취하거나 거르게 되면 낮이나 저녁시간에 단 것에 대한 식욕을 높이는 경향이 관찰됐다. 아침을 많이 먹으면 살찌는 것 같다는 일반적인 생각은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이다. 커스틴 올트만스 뤼벡대 교수(신경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각종 대사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녁보다는 아침식사를 많이 먹는게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혼자가 좋아?’ 사회적 고립이 뇌신경세포까지 바꾼다

    [사이언스 브런치] ‘혼자가 좋아?’ 사회적 고립이 뇌신경세포까지 바꾼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혼자 밥을 먹거나 커피나 술을 마시는 것은 주위 시선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지만 최근 1인 가구 숫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혼자 식사를 하는 ‘혼밥’이나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이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이다. 이 같은 혼밥 인구 증가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여서 인문사회학자들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도 혼밥 문화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나서고 있다. 혼밥, 혼술과 같은 자발적 고립이 아니라 히키코모리나 왕따 같은 타의에 의한 사회적 고립 현상도 적지 않다.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사회적 고립이 뇌에서 감정과 행동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단백질을 과다하게 만들어 공격성을 증가시키고 감정적 반응속도까지 늦춰 공감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생물학분야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연구진은 아동, 청소년기에 사회적 고립은 장기적으로 뇌신경세포(뉴런)의 기능적, 구조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다른 생쥐들과 접촉을 할 수 없도록 개별 우리에 넣어두고 나머지 그룹은 다른 생쥐들과 같이 지내도록 하면서 성인기가 될 때까지 행동과 뇌신경세포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사회적 고립을 경험한 생쥐들은 일반적인 생쥐들보다 외부 자극에 수동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 관찰됐으며 자극에 반응하는 전두엽 부위의 뇌신경세포 숫자나 활성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해당 부위 뉴런을 증가시키면 고립됐던 생쥐의 행동이 일반 생쥐들처럼 바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모리시타 히로후미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교수(정신과·신경과학)는 “이번 연구는 청소년기에 사회적 고립을 겪게 되면 뉴런의 변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성인이 된 뒤에도 사회적 교류에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조현병을 포함한 각종 정신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히로후미 교수는 “사회적 관계에서 결핍이나 청소년기 트라우마가 어떻게 신경발달 또는 정신적 장애를 일으키는지 이해하게 해줌으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치료법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AI로 슈퍼박테리아 잡는 슈퍼항생제 찾았다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AI로 슈퍼박테리아 잡는 슈퍼항생제 찾았다

    20세기 초중반 항생물질이 발견돼 항생제로 활용되면서 인류는 많은 세균성 질병을 정복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항생제의 지나친 남용으로 치료불가능한 변종 박테리아, 일명 슈퍼박테리아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연구자들은 슈퍼박테리아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을 막을 수 있는 또다른 항생제를 찾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들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치료 불가능한 변종 박테리아를 포함한 광범위한 박테리아에 대응할 수 있는 항생물질을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의공학연구소, 컴퓨터과학·인공지능 연구실, 보건 인공지능클리닉, 하버드-MIT 브로드 연구소, 하버드대 유전학과, 캐나다 맥매스터대 감염병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인공지능의 기계학습을 통해 결핵은 물론 치료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다양한 변종 박테리아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항생제 ‘할리신’(halicin)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20일자에 실렸다. 이번에 개발된 할리신은 항생제 개발 과정에 인공지능을 일부 활용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전혀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자 빅데이터만을 활용해 인공지능만으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항생물질을 찾아냈다는데 과학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최근들어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항생제 내성균을 잡는 슈퍼 항생제가 개발되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내성균 감염으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이 신개념 항생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연구팀은 우선 분자와 원자의 특성과 기능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 그 다음 기존 항균물질 라이브러리에 포함된 300여개의 항균물질, 동식물, 미생물에서 확인된 800여 종의 자연물질을 포함한 2335개의 항균능력을 가진 분자가 대장균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찾아내도록 신경망을 훈련시켰다. 연구팀은 이렇게 훈련된 인공지능을 다시 브로드연구소가 보유한 ‘약물용도 재지정 허브’ 데이터에 적용해 대장균 억제에 효과적이며 기존 항생제와는 다른 분자구조를 가진 물질만 찾도록 했다. 그 결과 약 100개의 새로운 슈퍼항생제 후보를 거르는데 성공했다. 그 중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보이는 것은 당뇨치료제에 포함된 분자구조를 가진 물질로 연구팀은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할’의 이름을 따 할리신이라고 명명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이용해 생쥐실험을 한 결과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시필’과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에 대해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은 대장 속에 사는 대표적인 병원성 미생물로 독소를 만들어 장을 심하게 망가뜨려 처음에는 설사증상으로 시작해 심할 경우는 사망에 이르게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나와있는 항생제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는 대표적인 슈퍼박테리아로 역시 현재 나와있는 항생제로는 잡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할리신은 세포막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양성자의 흐름을 차단함으로써 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을 차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물실험에서 독성도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이 필요하겠지만 할리신 이외에도 항생제 내성균에 대항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항생물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임스 콜린스 MIT 의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잠재적 약물의 특성을 발견하고 약효를 예측하는데 인공지능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할리신을 찾아낸 것처럼 AI를 활용해 암이나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도 개발할 수 있을 것”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하! 우주] NASA도 놓친 지구위협 소행성 11개 발견…지름 100m 이상

    [아하! 우주] NASA도 놓친 지구위협 소행성 11개 발견…지름 100m 이상

    네덜란드 과학자들이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 11개를 발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레이던대학 연구진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소행성 11개는 대부분 지름이 100m가 넘으며 달과 지구 사이의 거(약 38만 3000㎞)보다 10배 가까운 3만 8300㎞ 떨어진 우주 상공을 지날 가능성이 높다. 지름이 100m가 넘는 소행성들은 대형 소행성에 주로 속하며,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1908년 당시 러시아 시베리아에 떨어진 소행성으로 TNT 500만t에 달하는 엄청난 위력의 폭발이 발생했는데, 당시 소행성의 크기(지름)는 50~80m 정도였다. 거대한 소행성들이 수 십 년 내 충돌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이를 발견한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동안 소행성이 궤도를 따라 움직이다 보면 2131~2923년 정도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소행성 발견을 위해 우선 레이던대학이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터에 태양 및 태양계 행성의 미례 궤도 1만 년 치의 정보를 입력했다. 이후 지구 표면에 떨어지는 소행성의 궤도를 역추적하며 데이터를 구축했다. 지구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찾는 이번 연구에는 위험천체식별자(Hazard Object Identifier, HOI)로 불리는 인공신경망도 활용됐다. 연구진은 HOI가 우주 암석이나 소행성 2000여 개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자료와 비교한 결과, 이전에는 잠재적 위험으로 분류되지 않은 11개의 새로운 소행성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우리의 기술과 방법이 위험을 내포하는 소행성을 찾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더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궤도를 계산할 때 아주 작은 부분만 달라져도 결과에 큰 변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구와 충돌하는 소행성을 조기에 발견하면 인류는 충돌을 막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마트폰도 중독되면 약물처럼 뇌 크기 변하게 한다” (연구)

    “스마트폰도 중독되면 약물처럼 뇌 크기 변하게 한다” (연구)

    스마트폰도 중독되면 약물 중독과 마찬가지로 뇌의 모양과 크기를 물리적으로 변하게 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연구진이 스마트폰 중독자 22명을 포함한 스마트폰 사용자 48명을 대상으로 뇌 MRI 검사를 시행한 결과, 중독자는 뇌의 몇몇 부위에서 회백질 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중독행위’(Addictive Behavior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또 스마트폰 중독자의 두뇌 활동은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중독되지 않은 일반인들보다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자는 일반 사용자보다 왼쪽 앞뇌섬엽(left anterior insula)과 하측두 피질(inferior temporal) 그리고 해마주위피질(parahippocampal cortex)에서 회백질 양이 현저하게 적었다. 특히 이 연구에서 나타난 뇌섬염의 회백질양 감소는 약물 중독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던 변화와 같은 것이라고 이들 연구자는 지적했다. 이들 전문가는 또 이런 경향은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뇌에 물리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과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물적 증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구 논문의 저자들은 “스마트폰이 다양한 나이대에서 쓰이고 있고 사용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는 적어도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한 중독 행위를 나타낼 위험이 큰 사람들에 대해 스마트폰이 정말로 해롭지 않은지에 관한 의문을 제시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각국의 과학자들과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점점 더 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 및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아동·청소년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1시간 53분으로 2015년의 1시간 29분에 비해 27%(24분) 늘었다. 또 스마트폰 보급률 역시 지속 증가해 초등학교 저학년을 제외하고는 90%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초등학교 4~6학년(81.2%)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가장 많이 증가해 2018년 80%대에 진입했고, 중·고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95%를 넘어 전체 응답자 보유율(87.2%) 대비 8%포인트 웃돌았다. 이에 대해 김윤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어린이 및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 및 보유 확대가 점차 낮은 연령대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Addictive Behavior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리를 얕보다간 큰코다쳐! 암·파킨슨병도 걸릴 수 있다

    우리를 얕보다간 큰코다쳐! 암·파킨슨병도 걸릴 수 있다

    체내 미생물 수십조 개 대·소장 분포 소화·정신질환 영향… 질병 치료 이용 인류 위치에 따라 미생물 구성 달라 생존·적응 차원… 발효 식품으로 공유 많은 사람들이 ‘장내 미생물’이라고 하면 여전히 ‘유산균 음료’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생물학과 의학 분야에서 장내 미생물은 비만은 물론 대장암을 포함한 여러 암,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각광받으면서 그야말로 ‘장내 미생물 연구’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실제로 장내 미생물은 인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총(叢)을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오타’와 유전체를 의미하는 ‘게놈’이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다. 인간과 동식물, 토양, 바다, 호수, 대기 등 모든 생태환경에서 서식하거나 공존하는 미생물과 유전정보 전체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제2의 게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유전자 증폭, 염기서열 분석 같은 생명공학 기술 발전으로 촉발됐다. 기존에는 개별 미생물 분석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인체, 동식물, 환경과 미생물 간 상호작용을 파악하는 마이크로바이옴학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된 것은 2006년 미국 워싱턴대 제프리 고든 교수가 비만 쥐의 분변과 마른 쥐의 분변을 무균 쥐에게 각각 주입한 결과 비만 쥐의 분변을 주입받은 생쥐가 쉽게 비만해진다는 사실을 ‘네이처’에 발표하면서다.사람의 몸에 있는 미생물 수는 인간 세포 수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많은 39조개로 대부분 대장이나 소장 등 소화기관에 집중돼 있다. 이들 장내 미생물을 모두 모아 놓더라도 체중의 1~3%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사람이 분해할 수 없는 영양소를 분해해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본적인 역할 이외에도 면역계 질환, 퇴행성 뇌질환, 우울증, 양극성장애 등 정신질환을 유발하는 신경정신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속속 공개되면서 장내 미생물과 건강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장내 미생물의 기능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 장내 미생물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장내 미생물을 활용해 인류의 진화 과정을 파악하는 등 연구의 폭은 점점 확장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응용생태학과, 노스웨스턴대 인류학과, 노트르담대 생명과학과,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인류가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장내 미생물 덕분이라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생태와 진화의 최전선’(Frontiers in Ecology and Evolution) 19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간과 원숭이(유인원),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 같은 비인간 영장류의 장내 미생물을 비교했다. 그 결과 유인원이나 비인간 영장류와 달리 인간은 지리적 위치와 생활양식에 따라 장내 미생물 구성과 기능에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로버트 던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석학교수(생태·진화학)는 “인류 조상들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생존을 위해서는 이전에 살던 곳과 다른 음식물을 소화시킬 수 있어야 하고 새로운 질병도 견딜 수 있는 면역력을 갖춰야 했다”면서 “생존과 적응을 위해 장내 미생물의 종류와 분포, 숫자를 변화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던 교수는 “발효음식과 맥주, 와인 같은 발효음료들이 변화된 장내 미생물을 집단 공유하는 수단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멸균의 역습… 세균 잡다가 아이 호흡기 질환 유발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멸균의 역습… 세균 잡다가 아이 호흡기 질환 유발

    지난해 12월 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아직 10대 이하 아이들의 감염은 거의 없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개인 위생만 철저히 준수한다면 괜찮다고 하지만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은 걱정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바깥에서 혹시나 병원균이 묻어 오지 않을까 걱정해 손씻기는 물론 각종 살균제품으로 집안 청소를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살균용품을 사용할 때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건강을 위해 사용하는 화학제품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이 호흡기 질환 등을 앓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보건과학부, 맥매스터대 의대, 토론토대 공중보건대,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의대, 앨버타대 의대, 매니토바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3세 이하의 아이들이 청소용 세제에 포함된 화학물질에 자주 노출될 경우 천식이나 만성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캐나다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캐나다의학회지’(CMAJ) 18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태아부터 10대 초반 아동의 건강 상태를 조사한 빅데이터인 ‘캐나다 아동 장기발달 추적 코흐트’에서 생후 3~4개월 아동 3455명을 무작위 추출해 육아환경과 3세를 전후해 천식과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내는 천명 발생 여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식기를 닦는 세제, 다용도 세제, 유리창 청소세제, 세탁용 세제와 비누 등을 많이 사용하는 가정의 아이들에게서 천식과 만성기관지염, 천명 등이 쉽게 나타난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특히 향이 있는 스프레이 형태의 청소용품이나 방향제품은 호흡기 질환 유발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연구팀은 세제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연약한 아이들의 호흡기 내막과 면역계를 쉽게 손상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 매사추세츠 애머스트주립대 공중보건대, 캐나다 라발대, 라발대 부속 아동병원 공동연구팀도 프탈레이트에 자주 노출된 임신부가 출산한 아이들이 자폐적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를 보건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 보건 전망’ 19일자에 발표했습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쓰이는 물질로 의료기기나 식품 포장지나 용기에 주로 첨가됩니다. 동물이나 사람 몸속으로 들어갈 경우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거나 혼란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이지요. 연구팀은 2008~2011년 캐나다 10개 도시의 임산부와 영아의 건강 상태를 등록한 빅데이터 ‘임산부·영아 환경화학물질 연구 코흐트’에서 임산부 2001명을 무작위로 선택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소변 샘플에서 프탈레이트 농도가 높고 임신 초기에 엽산보충제를 복용하지 않은 임산부의 아이들은 3~4세가 돼서 자폐적 특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연구들을 보면 깨끗하고 편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들이 건강을 위협하는 일종의 ‘청결 또는 멸균의 역습’을 가져오는 상황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세균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을 없애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유해 세균을 없애려다 유익한 세균까지 없애는 경우도 생깁니다. 결국 세균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코마 환자 치료법 찾을까…무의식 원숭이, 뇌 ‘전기자극’으로 의식 회복

    코마 환자 치료법 찾을까…무의식 원숭이, 뇌 ‘전기자극’으로 의식 회복

    외부 또는 내부 자극으로 인해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또는 인간의 의식과 연관된 뇌의 가장 정확한 부위를 찾는 것은 신경과학자들의 오랜 숙제 중 하나였다. 최근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 연구진은 오래된 궁금증의 해답이 될 만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짧은꼬리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마취약을 이용해 원숭이를 깊은 마취 상태에 빠지게 한 뒤 뇌의 특정 부위를 전기자극 한 결과, 마취약이 여전히 투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되찾은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초점을 맞춘 부위는 전뇌에 위치한 중심외측시상(central lateral thalamus)이다. 연구진은 해당 부위에 주기적으로 50헤르츠 크기의 전기자극을 준 결과, 모든 신경 활동이 깊은 마취상태에 빠지기 전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연구진이 전기자극을 멈추자 단 몇 초 사이에 다시 깊은 마취 및 무감각 상태로 돌아갔다. 연구진은 피질의 더 깊은 층과 중앙외측시상 사이에 특수한 연결고리가 있고, 이것이 신경과 자극의 엔진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구진이 사용한 전기 자극제는 작고 민감한 뇌에 가장 효과적으로 자극을 줄 수 있는 ‘맞춤 형태’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위스콘신-매디슨대학의 부교수 유리 살만은 “우리는 다양한 뇌 부위를 동시에 자극해 뇌의 전체적인 시스템의 움직임을 관찰하고자 했다”면서 “중심외측시상이 자극되자마자 원숭이의 의식이 돌아왔고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극을 멈추자 원숭이는 곧바로 마취 및 무감각 상태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장애에 빠진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임상적으로 가장 정확하게 자극할 수 있는 뇌 부위를 찾는다면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들의 의식을 되찾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신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저널‘(Journal Neuron) 최신호(12일자)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포토] 코로나19 현미경사진 국내 첫 공개

    [포토] 코로나19 현미경사진 국내 첫 공개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사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19일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박완범·오명돈 교수 연구팀은 중국 우한에서 국내 입국 후 코로나19로 확진된 1번 환자(35세, 중국 국적 여성)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 배양하고 전자현미경 촬영에도 성공했다. 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Vero cell)의 전자현미경 사진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생활사를 보여준다. ① 세포 내에 가득 모여 있는 바이러스 입자, ② 세포 밖으로 이동 중인 바이러스 입자, ③ 세포 밖으로 터져 나온 바이러스 입자. 2020.2.19.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제공
  • “사춘기 이전부터 반사회적으로 행동하는 사람, 뇌 더 작다” (연구)

    “사춘기 이전부터 반사회적으로 행동하는 사람, 뇌 더 작다” (연구)

    평생 물건을 훔치거나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또는 거짓말을 일삼아온 사람들은 뇌의 일부 영역이 더 작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7세부터 26세까지 정기적으로 조사에 참여한 1972~73년생 뉴질랜드인 남녀 672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만 45세가 됐을 때 뇌 MRI 검사를 시행했다. 이들 연구자는 참가자들의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이력에 근거해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441명은 이런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았고 다른 151명은 청소년기에만 이런 행동을 보였으며 나머지 80명은 어린 시절부터 이런 행동을 보였다.분석 결과, 어린 시절부터 반사회적 행동을 보인 사람들은 기존 연구에서 이런 행동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뇌의 일부 영역의 표면적이 적고 피질이 더 얇은 특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어린 시절부터 반사회적 행동을 보인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거나 청소년기에만 잠시 보인 이들보다 나중에 구금될 위험이 컸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이 나빠졌을 때 어느 정도 장애를 겪고 있을 수도 있었다. 또 이들은 생활이 빈곤해서 일생 동안 더 많은 사회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유전된 것인지, 아니면 약물 남용이나 낮은 지능지수(IQ), 또는 정신건강의 악화 같은 요인에 의한 것인지는 불분명해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크리스티나 칼리시 박사는 “어린 시절부터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인 사람들의 뇌구조에는 이런 행동에 관여하는 것을 막는 사회적인 기술을 개발하기 어렵게 만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저자인 에스시 바이딩 교수도 “이들을 악마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도움과 연민이 필요한 것으로 봐서 이들의 행동이 굳어지는 것은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랜싯 정신의학’(Lancet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랜싯 정신의학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구구팔팔’ 노년과 장건강 위해선 지중해식 식단이 정답

    [달콤한 사이언스]‘구구팔팔’ 노년과 장건강 위해선 지중해식 식단이 정답

    나이가 든다는 것은 신체 및 인지적 기능 저하, 체내 염증 증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같은 노화증상은 장내미생물과도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이 과일과 채소, 생선을 중심으로 한 지중해식 식단이 유익한 장내미생물을 늘려 건강한 노화를 맞게 해준다는 연구결과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 아일랜드 코크대 미생물학부 연구팀이 중심이 돼 아일랜드,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폴란드, 핀란드, 러시아 8개국 20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지중해식 식사를 1년 이상 하게 되면 유익한 장내 미생물의 종류와 숫자가 늘어나고 체내 염증지수가 줄어들어 건강하게 나이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거트’ 18일자에 발표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남부 등 지중해 연안 주민들이 즐겨먹는 식사인 지중해식 식단은 육류를 최대한 배제하고 신선한 채소, 과일, 견과류와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지방, 생선 등으로 꾸며져 심혈관질환을 예방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폴란드,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5개국 65~79세 남녀 노인 61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지중해식 식단을 1년 동안 제공하고 다른 집단은 평소와 같은 식사를 하도록 했다. 수시로 신체검사와 인지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장내미생물의 종류와 분포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지중해식 식사를 1년 동안 해온 집단은 일반 식사를 한 그룹에 비해 걷기 속도, 손아귀 힘 등 체력과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부는 이전보다 체력이나 인지기능이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장암과 지방간, 당뇨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유해 장내미생물은 줄어들고 유익한 장내미생물이 증가했으며 체내 염증지수는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폴 오툴 교수는 “나라마다 장내 미생물 구성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1년 뒤 지중해식 식사에 대한 반응은 국적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번 연구는 건강한 장내미생물을 형성하게 해주는 식단이 전체적인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공룡은 진화 초기부터 온혈동물…7500만년 전 공룡알서 증거 나왔다

    공룡은 진화 초기부터 온혈동물…7500만년 전 공룡알서 증거 나왔다

    공룡은 화석이 처음 발굴됐을 때부터 과학자와 일반인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 공룡 화석은 학계에서 선사시대 세계에 관한 중요 단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중문화에서는 ‘쥬라기 공원’이나 ‘킹콩’ 같은 할리우드 영화가 제작되는 데 영감을 주기도 했다. 최근 이스라엘 히브리대 지구과학연구소의 하깃 아펙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지난 수십 년간 학자들을 괴롭혀온 수수께끼를 풀어냈다. 그것은 바로 공룡이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온혈동물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과학전문 피조그닷컴에 따르면, 아펙 교수의 이번 연구는 역사상의 온도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에 의존한다. 군집 동위원소 온도측정법(Clumped-isotope thermometry)으로 불리는 이 방법은 알껍데기의 주성분인 탄산칼슘 광물에 함유된 무거운 동위원소들 사이의 화학적 결합을 분석한다. 이는 과학자들이 이런 광물이 형성된 온도와 그 알을 낳은 어미의 체온을 계산할 수 있게 해준다.연구진은 이 방법으로 파충류에서 조류에 이르는 진화 경로에 있는 공룡 3종의 화석화된 알에 적용해 이들의 체온이 35~40℃였다는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이처럼 적은 정보로는 공룡이 발열성인지 흡열성인지에 대한 질문에 여전히 답하지 못한다. 이는 공룡이 스스로 열을 발생해 체온을 높였는지 아니면 햇빛 등의 영향으로 단지 몸을 따뜻하게 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펙 교수는 “공룡시대 동안 지구의 기후는 지금보다 상당히 따뜻했다. 이런 이유로 적도 근처에 사는 공룡의 체온만 측정하면 체온이 단지 그들이 사는 더운 기후의 영향으로 상승한 냉혈동물의 반응이었을지도 모르므로 흡열성인지 발열성인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공룡의 따뜻한 체온이 단지 주변 기후를 반영하기보다는 신진대사의 영향으로 체온이 상승하는 과정의 결과임을 확신하기에 충분한 북쪽에 있는 캐나다 앨버타와 같이 위도가 높은 곳에서 7500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공룡이 살았던 앨버타의 당시 기온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이들은 이들 공룡과 함께 살았던 말러스크(어패류 중에 단각류, 쌍각류, 두족류, 갑각류 등)의 껍질에 동위원소 방법을 적용해서 기온을 추정할 수 있었다. 말러스크는 냉혈동물이므로 당시 주변 기후를 반영한다. 이들 말러스크의 체온은 26℃로 앨버타에 사는 공룡들이 발열성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그렇지 않았다면 35~40℃의 체온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공룡은 진화하면서 도마뱀 같은 특성 즉 냉혈동물에서 조류 같은 특성 온혈동물로 옮겨갔다.아펙 교수는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공룡의 진화 초기에 우리가 실험한 도마뱀 같은 공룡 종인 마이아사우라(Mayasaura)의 알에서, 온혈이고 새 같은 사촌들인 토르돈처럼 체온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었다고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공룡 진화 계통수의 반대쪽 끝에 있는 이들 두 종 모두 환경보다 체온이 더 높았다는 사실은 양쪽 모두 몸을 따뜻하게 할 능력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4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바이러스, 나쁘기만 할까…에볼라 바이러스로 최악의 암 잡는다

    [달콤한 사이언스] 바이러스, 나쁘기만 할까…에볼라 바이러스로 최악의 암 잡는다

    전 세계를 공포에 떨고 만들고 있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원인물질은 감기를 유발시키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이다. 감기라고 생각하면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코로나19는 중국에서만 16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 바이러스는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테러리스트’라고 불리며 많은 공포영화 소재로도 등장하고 있다. 사람이 앓는 질병 중에 많은 부분이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는 박멸의 대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미국 연구진이 최악의 바이러스로 치료가 어려운 최악의 암을 잡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 미국 예일대 의대 신경외과,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러지·감염병연구소(NIAID) 바이러스학실험실, 앨버니의대 면역학·세균감염과 공동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이라는 뇌종양을 에볼라바이러스를 이용해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1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에 실렸다. 뇌종양은 뇌에 암세포가 발생한 질환을 말하는데 특히 뇌조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신경교세포에 발생해 급속히 진행하는 암은 교모세포종이라고 한다. 교모세포종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달리 바이러스 같은 외부 침입자에 대해 방어하는 면역반응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점에 연구팀은 주목했다. 연구팀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그대로 사용하면 오히려 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를 조합해 환자에게 바이러스 고유의 독성을 보이거나 감염되지 않도록 하고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도록 한 ‘키메라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특히 뮤신 유사 당단백질(MLD)를 활용해 에볼라가 인체 면역계에 파괴되지 않고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에볼라를 포함하고 있는 키메라 바이러스를 주사한 결과 교모세포종 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해 없앤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MLD 당단백질을 가진 바이러스는 복제 속도가 느리고 면역기능을 갖추지 못한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붙어 공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앤서니 반 덴 폴 예일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이용해 치명적 뇌암 중 하나를 치료하겠다는 것”라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감염 가능성을 제거하고 바이러스 고유의 특성을 살린다면 외과 수술과 함께 교모세포종 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재발까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中 임상시험만 80여건… 코로나19 치료제 ‘난립’

    中 임상시험만 80여건… 코로나19 치료제 ‘난립’

    전 세계 연구진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나 예방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만 약 80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오히려 ‘기대는 금물’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임상시험의 기본적인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한 것이 많아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16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석 과학자 소미아 스와미나탄 박사의 말을 빌려 이같이 밝혔다. 네이처에 따르면 중국 내 임상시험 전반을 등록 관리하는 중국임상시험등록센터에는 현재 약 80건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등록돼 있으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는 중국 전통 중의학부터 시작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까지 다양하다. 80여건의 임상시험 중 15건이 중의학 전통약물에 대한 것이며 이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시도되고 있는 것은 당개나리 열매를 건조시킨 ‘연교’ 추출물을 활용한 ‘샹황롄’이라는 일종의 감기약이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새로운 치료법을 찾고자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과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스와미나탄 박사는 “코로나19처럼 알려진 치료법이 없는 새로운 질병일수록 신중하게 시행된 임상시험을 거친 치료제나 방법만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면서 “임상시험이 엄격한 잣대로 제대로 설계돼 진행되지 않는다면 연구자의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나타나는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기존에 항바이러스 효과와 안전성은 검증된 약물을 활용한 ‘약물재창출’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에이즈치료제나 말라리아치료제,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 등이 코로나19 확진환자 치료에 활용돼 효과를 보고 있다. 미국 연구진은 시험관 실험과 생쥐, 원숭이 실험을 통해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인 메르스와 사스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14일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에 발표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와우! 과학] 꿀벌의 ‘대화’는 복잡…美 연구진, 벌 춤 1500여가지 해석 성공

    [와우! 과학] 꿀벌의 ‘대화’는 복잡…美 연구진, 벌 춤 1500여가지 해석 성공

    꿀벌이 꽃의 위치와 종류를 동료에게 알리려 비행 중 특정 방향 등으로 움직이며 꼬리를 흔들어 이른바 ‘꼬리춤’으로 불리는 독특한 춤 동작이 1500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는 점을 미국의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14일(현지시간)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진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미네소타주에 있는 대초원 일대 서로 다른 두 곳에 각각 벌집을 배치하고 이들 벌의 움직임을 관찰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원래 이들 연구자는 벌들이 다양한 식량 공급원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학문적으로 알아내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는 점차 개체 수가 줄고 있는 벌들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를 주도한 모건 카-마켈 박사과정 연구원과 동료들은 벌들이 벌집에서 나오거나 들어갈 때 동료들과 마주한 상황에서 어떤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는 모습을 목격하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가 흔히 ‘8자춤’으로 아는 꼬리춤이었다. 8자춤은 꽃의 위치를 찾으러 정찰을 다녀온 벌이 다른 동료 벌들에게 선보이는 춤 동작으로, 8자 모양이 눌려 가운데 부분이 직선으로 돼 있어 꽃이 있는 방향을 알리는 것이다. 그런데 연구진이 이들 벌의 춤을 오랜 기간 자세히 분석한 결과, 거기에는 어디쯤 가다가 좌회전이나 우회전할 것인가부터 가장 가까운 꽃밭의 방향이나 그곳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꽃가루는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담겨 있었다. 결과적으로 연구진은 총 1528개의 꼬리춤 동작을 분류해냄으로써 이들 벌 사이에는 의외로 복잡하고 미묘한 의사소통 체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카-마켈 연구원은 “내가 벌들에게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부분은 이런 의사소통이다”면서도 “난 이들 벌을 지키는 데 관심이 있는 토지 관리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또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이들 벌이 미네소타 대초원이 원산인 식물군을 더 선호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벌들이 가장 높게 평가한 식물은 미역취(메역취)와 초원 클로버 등 대초원 고유 식물이었지만, 고유종이 아닌 식물이 자라는 곳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는 대초원을 재조성할 때 특정 토종 식물을 포함하면 벌들의 번성과 꿀 생산 능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만성 염증과 노화를 ‘역전’…세포 내 ‘분자 스위치’ 찾았다

    만성 염증과 노화를 ‘역전’…세포 내 ‘분자 스위치’ 찾았다

    만성염증은 노화나 스트레스 또는 환경의 독성물질로 인해 체내 면역체계가 과하게 활성할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부터 당뇨나 암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치명적 질병에 관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 연구진이 체내에서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면역체계를 제어하는 한 분자의 ‘스위치’를 찾아냈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연구에서 세포 내 염증조절 복합체인 ‘NLRP3 인플라마좀’가 탈아세틸화(아세틸기를 떼어내는 반응) 과정을 거치면 근본적으로 '끌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동시에 노화방지 단백질인 SIRT2가 NLRP3 인플라마좀을 탈아세틸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노화방지 단백질인 SIRT2를 생성하지 못하는 유전적 변이를 지닌 쥐는 고령(2세)의 나이에 다른 보통 쥐들보다 더 많은 염증 징후를 보였다. 제2형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인슐린 저항성도 더 큰 것으로 나타냈다. 반대로 SIRT2가 정상적으로 생성돼서 NLRP3 인플라마좀이 탈아세틸화 된 쥐들은 6주 뒤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실제로 NLRP3 인플라마좀의 탈아세틸화가 대사질환 과정을 역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 책임저자인 대니카 첸 UC 버클리 부교수는 “이번 발견은 인간의 주요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노화 관련 조건의 가역성을 이해하고 그 지식을 노화 관련 질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돕는데 사용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최신호(6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북반구의 이상고온 현상, 2100년까지 4배 증가 (연구)

    북반구의 이상고온 현상, 2100년까지 4배 증가 (연구)

    전 세계가 ‘파리협정’에 따라 지구 평균온도를 2℃ 이상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도 북반구에서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지는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하는 날의 수는 2100년까지 현재의 4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고 AFP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처럼 낮과 밤의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가 24시간 내내 이어지면 해가 진 뒤에도 열을 식힐 기회가 없어 건강상에도 중대한 위협이 된다. 중국의 연구진은 이 연구를 위해 북반구의 기온 자료를 196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분석했다. 왜냐하면 인류의 90%가 북반구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낮과 밤 모두 이상고온을 기록한 날이 발생한 빈도와 강도는 조사 기간에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960년부터 2012년까지 기록상에서 일간 기온의 최고치와 최저치가 모두 상위 10% 안에 드는 날의 수를 계산했다. 그러고 나서 지역별 기온 자료를 사용해 앞으로 예측되는 이상고온 현상의 발생일수와 수준을 모형화했다. 그러자 계산에서는 파리협정 목표치에 따르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억제하더라도 2100년까지 이런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하는 날이 현재의 4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인류가 이상고온에 노출되는 일수가 지난 10년간 일간 195억명에서 2090년대 일간 740억명으로 증가하는 것과 같다고 이들 연구자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연구저자인 중국기상과학원의 첸양 박사와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의 왕준 박사는 이런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 가속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심지어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량과 이상고온 일수의 증가 사이에 명백한 연관성마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연구진은 낮과 밤의 이상고온 현상이 가져오는 위험와 그 영향이 도시 주민에 대해 더욱더 커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해 나갈 예정이다. 낮과 밤의 이상고온 현상이 사람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체가 회복할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이언스브런치]“에볼라치료제, 코로나19에 확실히 효과있다”…美연구진 치료효과 검증

    [사이언스브런치]“에볼라치료제, 코로나19에 확실히 효과있다”…美연구진 치료효과 검증

    미국 연구진이 미국 바이오업체 길리어드에서 개발한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어’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로 광범위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렘데시비르가 여러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결과가 나옴에 따라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잡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바이러스실험실와 로키마운틴 수의과학분소, 미국 바이오업체 길리어드 사이언스 생물학분과, 컬럼비아대 공중보건대 감염·면역센터 공동연구팀은 원숭이 실험을 통해 렘데시비르가 메르스를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4일자에 발표했다. 이에 앞서 중국과학원(CAS) 우한감염병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중국연구팀은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에이즈치료제로 알려진 로피나비르(칼레트라)도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 일부 환자 치료에 쓰이고 있기도 하다. 정맥주사제 렘데시비르는 당초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이고 있지 못하지만 지난달 19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투여돼 효과를 봤다는 사실이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슨’에 발표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시험관 실험과 생쥐, 히말라야원숭이(rhesus macaque)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검증했다. 연구팀은 우선 생체 바깥 시험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메르스를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의 복제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그 다음에는 생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SARS-CoV)도 차단한다는 것을 확인했다.이에 연구팀은 추가로 수컷 히말라야 원숭이 9마리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검증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6마리에게는 렘데시비르를 주사하고 나머지 3마리는 일반적 치료를 실시했다. 그 결과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원숭이는 근육통과 발열, 기침과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임상적 징후가 눈에 띄게 적었고 폐에서 바이러스 복제가 줄어들어 폐렴이나 폐손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이 관찰됐다. 특히 접종 12시간 뒤부터 항바이러스효과를 드러내고 6일 후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는 등 치료효과도 빠르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NIAID 분자발병학팀의 에미 드 위트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렘데시비르가 사스, 메르스 등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을 처음 실험적으로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 임상시험이 필요하겠지만 최근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돼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보고들을 보면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살짝 누르기만 했는데도 표면정보 파악하는 전자피부 개발

    살짝 누르기만 했는데도 표면정보 파악하는 전자피부 개발

    국내 연구진이 톡하고 누르기만 했는데도 압력을 가한 물체의 표면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는 전자피부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감소자원천연구본부, 서울대 전자컴퓨터공학부, 소프트로보틱스연구센터(SRRC) 공동연구팀은 미세한 압력변화를 감지해 압력을 가한 물체의 3차원 표면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는 초고감도 투명압력센서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기존에 개발된 전자피부나 압력센서는 전극을 십자 패턴으로 만들어 맞닿는 부분의 압력에 따라 전도도가 달라지는 소자를 넣었기 때문에 미세 압력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 나노와이어와 나노셀룰로스 친환경 나노소재를 섞은 복합소재와 양자점 발광소자를 사용해 접촉부분이 발광하는 형태의 감도를 높이면서도 압력분포를 즉시 파악할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특히 나노와이어끼리 접촉이 많아지면 전도도가 높아진다는 특성을 이용해 접촉량이 늘리기 위해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수준인 1㎛(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센서를 만들었다. 두께 1㎛에는 100개의 나노와이어층이 쌓여들어가 있다. 또 전기를 가하면 발광하는 양자점 발광소자를 올려 압력이 가해지면 빛을 내도록 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는 투명하고 가로, 세로 각각 100㎜, 두께 2㎛로 압력이 가해지면 압력을 받은 부분이 즉시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민감도가 기존 전자피부보다 20배 정도 높아 사람의 맥박은 물론 바늘 끝으로 미세하기 누르는 압력까지도 감지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복합소재의 색깔이 투명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기판에 올릴 수 있어 활용도도 높은 편이다.이번 기술에 활용된 소재들도 저렴하고 친환경적이어서 사람의 신체에 적용해도 무해하며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장시간 사용해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초고감도 센서를 활용해 나뭇잎의 잎맥 형상, 손가락 지문모양과 깊이 등 아주 작고 세밀한 패턴이 있는 물체표면들까지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초고감도 센서를 얇게 만들어 피부에 직접 붙이면 맥박이 뛰는대로 빛이 발생해 신체정보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으며 로봇에 부착할 경우는 사람과 비슷한 정도의 촉감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익 ETRI 실감소자원천연구본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초박형 압력 센서는 생체인증, 웨어러블 기기, 로봇 팔, 터치형 디스플레이, 의족이나 의수, 전자제품 등 압력 센서가 활용된 분야에 폭넓게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소금으로 미세 나노물질 보는 현미경 만들었다

    소금으로 미세 나노물질 보는 현미경 만들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금을 이용해 나노 재료를 손쉽게 관찰할 수 있는 일종의 ‘소금 현미경’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가천대 신소재공학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화학공학과 공동연구팀은 소금의 결정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를 상온, 상압이라는 일반적 환경에서 손쉽게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12일자에 실렸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원자가 육각형으로 결합해 원통 모양으로 연결된 물질로 특이한 기계적, 전기적 특성을 갖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한 소재이다. 문제는 탄소나노튜브의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표면이나 구조를 관찰을 할 때 일반적인 광학 현미경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자현미경이나 원자힘현미경으로 관찰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사용방법이 까다롭고 관찰가능한 면적이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에 소금물을 떨어뜨린 뒤 전기장을 가해 소금이온이 탄소나노튜브 외부 표면을 따라 이동하면서 소금결정을 형성하게 했다.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소금결정 옷을 입힌 것이다. 이렇게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소금결정을 코팅하면 실험실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광학현미경만으로도 넓은 면적에 분포된 탄소나노튜브를 손쉽게 관찰할 수 있다. 또 소금결정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탄소나노튜브를 관찰한 뒤 쉽게 씻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연구팀은 코팅된 소금결정이 탄소나노튜브의 광학신호를 수 백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물질은 빛을 받으면 내부 분자가 빛 에너지와 상호작용해 광학신호를 방출하는데 이를 분석하면 물질 특성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소금코팅이 현미경 렌즈 역할을 하기도 해 탄소나노튜브의 전기적, 물리적 특성을 손쉽게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창영 UNIST 교수는 “이번 기술은 일반적인 온도와 압력에서 나노 재료를 손상시키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물성을 측정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소금 종류에 따라 굴절률을 변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양과 크기도 조절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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