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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감사 세 번, 사람 살리는 언어의 샘

    매일 감사 세 번, 사람 살리는 언어의 샘

    청소년이 스스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라는 어디일까. 해마다 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휩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 회원국 중 꼴찌다. 이는 높은 청소년 자살률로 이어진다. 반면 학업성취도는 최상위 수준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이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 준다. 신은경(59)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여성가족부 산하) 이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21일 서울 서대문구 집무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제대로 크려면 뼈와 근육 모두 균형 있게 발달해야 하는데 지금 청소년들은 근육 없이 키만 자라 힘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청소년기에 학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체험·봉사 등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1981년 한국방송(KBS) 아나운서로 방송 생활을 시작한 신 이사장은 9시 뉴스 앵커로 발탁돼 11년간 우리나라와 세계 곳곳의 뉴스를 전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진행했고, 88서울올림픽 메인 앵커를 맡았다. 영국 웨일스대에서 저널리즘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최근까지 차의과학대 등 강단에 섰다.→22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데 소회는. -지난 1년간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하 진흥원) 홍보대사를 자처해 전국 방방곡곡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강단에서 후기 청소년(19세 이상 24세 이하)들을 주로 만났다면, 이사장이 된 후로는 학부모와 더 많은 연령대 청소년을 만났다. 대부분은 체험·봉사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길 원했다. 4명 중 1명꼴은 정보가 부족해서 참여하기 어렵다고 했다. 학교 외에는 청소년 활동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시간적 제약이 가장 큰 장애 요인이었다. →진흥원은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진흥원은 국내외 청소년의 체험 활동을 지원하는 여가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2010년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던 수련원과 센터를 통합해 출범했다. 올해로 7년째다. 평창·천안 등 전국 5개 거점 지역에 국립청소년수련원과 특성화체험센터를 운영 중이다. 모두 숙박시설을 비롯해 국제회의장·도예실·민속관·야외공연장 등 활동 시설을 갖췄으며, 연간 청소년 45만명이 이용한다. 이 밖에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지도자 양성·교육도 한다. →청소년 활동이 활발해지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근본적으로 교육 정책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사교육 근절 방안이 나와도 입시 제도가 그대로인 상황에서는 부모들을 변화시키기가 쉽지 않다.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세계적으로 ‘놀권리’가 화두다. 예를 들면 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놀이를 지원한다. 놀이도 교육만큼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독일은 공공놀이터 1850곳을 마련했다. 학교 교육만으로 폭넓은 사고방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아일랜드의 경우 아예 놀이를 위해 1년이 주어진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입학 전 1년을 활용한다.→지난해 전면 실시된 자유학기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가능하다고 본다.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 없이 자율적으로 진로탐색·토론·실습 등을 하라는 취지다. 다만, 학생과 교사 모두 이 기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는 게 문제다. 진흥원에서 개발한 ‘청소년 포상제’를 제안하고 싶다. 봉사, 자기개발, 신체단련, 탐험활동 4가지 활동 영역에서 자기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성취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에서 정해 준 일과 대신 청소년이 스스로 하고 싶은 걸 정해 시간을 쓰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각자 정한 게 다르기 때문에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당초 정한 것을 해낸 청소년에게 어떤 형태로든 포상을 해 주면 성취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청소년 개인, 학교 등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해 보이는데. -학교에서 진흥원에 의뢰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수련원, 교회, 성당, 사찰 등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에서 온다. 최근에는 개인적으로 자녀에게 청소년 활동을 경험시켜 주고 싶어 하는 부모도 종종 있다. 학교는 학교장이나 교육감의 특별한 관심, 의지 없이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기가 어렵다. 최근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취지에 공감을 하며 해 보자고 했지만 실제로는 학교에서 학생들마다 다양한 요구를 맞춰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진흥원이 하고 있는 또 다른 사업은 무엇이 있나.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3개월 동안 준비해 시작한 ‘고마워YO’ 캠페인이 있다. 아나운서로 일하며 ‘말의 힘’을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느꼈다. 말을 통해 마음속 진심이 드러난다. 맑은 샘물이 샘솟다가 갑자기 오물이 나올 수 없듯 고운 말을 하다 보면 사람의 인성도 변화한다고 본다. 매일 고마운 일 3가지를 적으며 감사한 마음을 느끼다 보면 자살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내 경우 대학 입학이나 KBS 입사 등 어느 것 하나 한 번에 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힘든 시기를 경험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무기가 생겼다. 이것 역시 감사한 일이다. 지난해 남편과 딸에게 감사한 일 100가지를 적어 이메일을 보냈다. 적다 보니 가족이라는 존재 자체가 고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족들도 처음엔 시큰둥한 듯했지만 이전에 비해 더 많이 눈을 마주치고, 서로에게 귀 기울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고마워YO 캠페인에 대한 기대가 큰데.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앙대 부속 초등학교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매일 3가지 감사한 일을 쓰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 느끼는 행복지수가 79%에서 91%로 12% 포인트 상승했다. 또 이 기간에 학교폭력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들어 학교폭력은 물리적인 상해보다는 언어·사이버 폭력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교육부가 2014년 중고생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명 중 1명은 사이버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사이버 폭력이 더 위험한 이유는 가해자 입장에서 심각성을 깨닫기가 어렵고, 죄책감을 덜 느끼기 때문이다. 또 상대방이 어디에 있든 괴롭힘이 가능하다. 유네스코는 올 1월 ‘학교폭력과 괴롭힘 국제 현황 보고서’를 최초로 공개해 각국에 학교폭력 대응을 촉구했다. →곧 세월호 참사 3주년이 돌아온다. 청소년 안전과 관련해 준비하고 있는 일은. -대형 재난사고가 잇따르면서 청소년 활동 분야에서도 역시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진흥원은 2년 전인 2015년 4월 청소년활동안전센터를 건립했다. 안전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인증해 주는 수련 활동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전국 청소년수련원·수련관·문화의집 등 수련시설 800여곳에 대한 안전점검을 나간다. 각 시설 운영자 300명에 대한 안전 교육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1368명의 수련시설 안전 종사자를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했다. →올해 역점을 두고 하는 사업과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한다면. -청소년 활동 관련 정보 포털인 ‘e청소년’을 청소년들이 직접 접속해 정보를 얻어 갈 수 있도록 홍보할 계획이다. 또 청소년 활동에 참여하고 싶지만 여력이 안 되는 청소년과 사회적 공헌의 일환으로 청소년 활동을 지원하는 민간 기업을 연결하는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 현재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습 및 생활 관리를 지원하는 국가 정책 사업인 ‘방과후아카데미’ 이용자들이 수혜 대상이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함께 농산어촌 청소년 3300명에게 활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립수련원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다가오는 5월 전남 여수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청소년 박람회가 열리는데, 진흥원에서 그 준비를 맡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4년마다 전 세계 5만여명의 청소년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 행사인 세계잼버리대회를 2023년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누이트족 교사 ‘국제교사상’ 수상…2만분의 1 경쟁률

    이누이트족 교사 ‘국제교사상’ 수상…2만분의 1 경쟁률

    캐나다 출신의 교사가 교육계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국제교사상'(Global Teacher Prize)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가디언 등 서구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교사상 시상식에서 매기 맥도넬이 학생들과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매기 맥도넬은 179개국에서 추천 또는 선발된 2만 명의 교사 중 추려진 후보 10명를 놓고 다시 꼼꼼히 심사한 결과, 최종 수상자가 됐다. 그는 100만 달러(약 11억 2870만원)의 상금도 함께 받게 된다. 국제 교사상은 3년 전 두바이의 비영리법인인 바키재단이 우수 교사를 격려하기 위해서 만들어졌고, 지난해에는 비폭력과 평화 교육에 헌신한 팔레스타인 교사가 수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매기 맥도넬은 캐나다 퀘벡주의 극지방 살루이트 마을에서 6년 동안 이누이트족을 가르쳐왔다. 이 마을은 인구는 1000여 명에 불과한 시골 마을이지만, 자살률과 빈곤율, 성범죄율이 대단히 높게 나타나는 등 사회문제 역시 심각했다. 이 곳에 부임해온 교사들은 대부분 이러한 가혹한 조건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중도에 떠날 수밖에 없었다. 맥도넬은 "이 기간 동안 스스로 목격한 학생들의 사례만 해도 10건이 된다"면서 "아침에 교실의 빈 책상 주변에 감돌던 그 적막함과 슬픔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맥도넬은 미혼모 학생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만들고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자살 방지 교육을 시행했다. 그뒤 학생들의 학교 입학율이 5배 늘었고, 폭력과 약물 남용도 눈에 띄게 줄었다. 그는 "세계가 이들의 현실에 관심을 가져줬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맙다"면서 "상금은 지역 사회의 교육 사업을 위해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현실 속 삼국지는

    근로계약서 미작성 땐 500만원 이하 벌금 편의점 업주인 A는 아르바이트생 B를 고용하면서 서면계약서 작성을 요구받았다. 그러자 A는 ‘이전 학생들도 근로계약서 없이 해 왔고, 괜히 복잡해지니까 그냥 근무해도 된다. 일한 만큼 챙겨줄 테니 일부터 시작하라’고 했다. 이 경우 A와 B 사이에 근로계약은 유효하게 성립한다. 그런데 근로계약의 성립과 별개로 근로기준법은 ‘임금, 근로시간, 휴일, 유급휴가’ 등을 서면으로 명시해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의무 지우고 있다. 불확실한 근로계약으로 인한 근로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계약자유의 원칙에 일부 수정을 한 것이다. 사례와 같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서 B에게 주지 않은 A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게 되었다. 퇴직금 정산 위한 형식적 사직서는 무효 버스 기사로 같은 회사에서 5년 동안 일하던 C는 ‘퇴직금 정산을 위한 형식적인 과정’이라는 회사 관계자의 말을 믿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회사에는 다시 입사 원서를 냈지만, 같은 노선의 같은 버스에서 계속 근무했다. 한 달 후 월급을 받아본 C는 깜짝 놀랐다. 신규 입사자로 처리돼 1호봉 월급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C는 계속 근로를 한 것이므로 이전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회사에서는 자율적인 선택에 의한 것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법원의 판단은 어떨까? 법원은 ‘비록 사직서가 제출됐지만 그것은 실제 사직하겠다는 의사가 아니라 중간정산을 받겠다는 의사로 회사 측과 합의하에 형식적으로 제출된 것에 불과하므로 민법 제107조에 의해 무효’라며 C의 손을 들어 주었다. 위장 동반자살 시도 땐 살인죄로 처벌받아 D는 평소 알고 지내던 E에게 ‘세상 사는 게 힘드니 함께 죽자’고 제의했다. E는 D의 제의에 따라 함께 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해 사망했다. 그런데 D는 약을 먹는 척하다가 뱉어냈다. D는 E 명의로 가입되어 있는 거액의 생명보험금을 노리고 위장자살을 시도했던 것이다. 결국 D는 자살 직전 보험수익자가 변경된 것을 수상히 여긴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혀 위계에 의한 살인죄(형법 제253조)로 처벌받았다. 이 경우 D에게도 실제 자살할 생각이 있었는데, 일찍 발견되어 D만 살았다면 어떻게 될까? D에게는 자살방조죄(형법 제252조 제2항)가 성립한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 10년간 동반자살을 시도한 사람만 1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자살하는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 세상을 향해 사전에 징후를 보인다고 한다. 삶에 지친, 삶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우주보다 더 귀중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용어 클릭] ■방조 : 타인의 범죄에 물질, 정신, 언어 등 어떤 방법으로든 도와주는 모든 행위 ■위계 : 목적이나 수단을 불문하고 상대방의 착오, 부지(不知) 등을 이용하는 것
  • [월요 정책마당] 체험활동으로 청소년을 행복하게/신은경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월요 정책마당] 체험활동으로 청소년을 행복하게/신은경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화씨 9/11’, ‘식코’ 등으로 칸과 아카데미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쓴 다큐멘터리 거장 마이클 무어 감독이 지난해 신작 ‘다음 침공은 어디?’를 발표했다. 살기 좋은 9개국을 방문해 노동조건, 급식제도, 교육제도, 범죄예방, 성평등 등을 탐구하고 미국에 필요한 제도를 정복하고 돌아온다는 설정이다. 이 중 핀란드 교육제도 편은 상당히 흥미롭고 신선했다. 핀란드 학교에서는 숙제가 없다. 있어도 10분 정도면 끝낼 수 있는 양이다. 심지어 반드시 숙제를 해오지 않아도 된다. 물론 사교육도 없다. 세계 최고의 공교육 국가의 교육정책 모토는 ‘레스 이즈 모어’(Less is more·적은 것이 크다)다. ‘다음 침공은 어디?’에서 핀란드의 한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숙제라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인 거예요. 아이들은 방과 후에도 할 일이 많거든요. 친구들과 놀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운동도 하고 음악활동도 하고 책도 읽어야죠.” 비단 한 교사의 의견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교육 방침이 그러하다. 그럼에도 핀란드 학생의 교육 수준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00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연거푸 세 번이나 1위를 차지했고,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PISA는 전 세계 교육시스템을 측정하는 수단으로, OECD 회원국과 조사 희망국 등 60여개국의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수학능력, 과학능력 등 3분야에 대해 3년 주기로 조사한다. 우리나라도 PISA 결과는 늘 상위권이다. 하지만 청소년 자살률 OECD 국가 중 1위, 청소년 행복지수 최하위, 1일 평균 학습 시간 8시간 55분이라는 각종 조사 결과는 암울하기만 하다. 참고로 핀란드의 1일 평균 학습 시간은 4시간 22분이다. 단순히 PISA 결과로 교육의 질을 설명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9시간, 10시간을 책상에 앉아 수학공식, 과학개념, 외국어 등과 사투를 벌이는 청소년들이 과연 행복할까. 시험과 입시 경쟁, 사교육으로 내몰리는 우리나라 청소년 문제는 현재로서는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든 끊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핀란드로 돌아가 보자. 핀란드 학교에서는 제빵, 음악, 미술 등 아이들의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배우게 한다. 실험 중심으로 진행되는 과학수업에는 학생이 직접 실험도구를 만지며 참여한다. 한국의 특성화고등학교와 유사한 ‘직업학교’의 강의실은 모두 작업장으로 꾸며져 있다. 건축학과 학생들은 전기톱으로 직접 나무를 잘라 집을 짓는다. 미디어과 학생들은 전문 스튜디오에서 사진 촬영을 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이러한 핀란드의 체험학습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미국 행동과학연구소(NTL)가 발표한 ‘러닝 피라미드’에 따르면 강의를 들으며 학습한 사람의 경우 24시간 이후에 배운 내용의 5%를 기억한 반면 토의나 토론, 친구 가르치기 등을 활용한 학습법은 내용의 최대 90%를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체험의 효율은 75%나 된다. 체험의 중요성과 효과성은 또 다른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2016년 12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최창욱 박사팀의 ‘청소년활동 참여 실태조사 연구Ⅲ’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이 다양한 체험활동을 경험할수록 체험활동에 대한 인식 및 태도, 내재적 동기, 진로 성숙도, 행복감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진로에 대한 계획성과 진로행동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 우리나라도 청소년 체험활동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지난해부터 교육부가 본격 시행한 자유학기제는 체험활동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어느 정도 입증한 제도라 할 수 있다. 학교에서 하는 동아리, 진로체험, 토론 등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청소년의 고른 성장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또한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원한다면 청소년활동 포털사이트 ‘e청소년’을 소개하고 싶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활동처를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해 검색해서 참여할 수 있고 상담이나 복지에 관한 내용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조만간 자원봉사활동 신청도 가능해진다. 이제 곧 새 학년이 시작된다. 공부와 더불어 체험활동을 경험하며, 우리 청소년들이 균형 있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 [자치단체장 25시] “올해는 가리봉 재생의 원년”… 구로 희망 행정 떴다

    [자치단체장 25시] “올해는 가리봉 재생의 원년”… 구로 희망 행정 떴다

    “탄핵과 대선 정국이 이어지는 올해는 새 시대로 나아가는 과정 속에 산통이 계속될 것입니다. 구로구는 주민들과 함께 새 시대를 위한 희망의 다리를 튼튼하게 놓겠습니다.”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은 8일 구청장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탄핵과 대선 정국으로 어수선한 올해는 주민들이 ‘좌절’이 아닌 ‘희망’을 체감할 수 있는 구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구청 건물에 ‘대한민국·서울·구로 희망의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라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도 내걸었다. 2010년 이 구청장 취임 이후 처음 시도한 일이다. ‘지역의 수호자’로서 외풍에 흔들림 없이 ‘희망 행정’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대표적인 희망 행정 사업은 ‘가리봉동 도시재생’이다. 가리봉동은 1970~80년대 구로공단 배후지로서 산업 발전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80년대 후반에는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성장이 꺾이는 시련을 겪었다. 2003년 뉴타운 바람을 타고 가리봉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정 악화로 10여년간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다가 2014년 2월 LH가 사업을 최종 포기했다. 중국동포가 많이 사는 가리봉동은 생활환경이 갈수록 낙후됐다. 구로구는 가리봉동 33만 2929㎡에 달하는 가리봉 도시재생구역 비전을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품고 더하는 마을’로 잡았다. 지역 재생 목표로 ‘사람을 더하는 공동체 활성화’, ‘공간을 더하는 생활환경개선’, ‘시간을 더하는 문화경제 재생’을 내걸고 불량 도로 등 마을공간 개선, 범죄 없는 공동체 육성, 가리봉시장 시설 현대화, 골목시장 활성화 등 총 19개 세부 사업을 선정했다. 이 구청장은 “구로공단 여공들이 고단한 몸을 누이던 가리봉동 벌집촌이 공단의 쇠퇴와 함께 값싼 방을 찾아온 중국동포와 외국인 노동자들의 주거지로 변했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도시 생활 인프라와 주민 편의시설이 열악해졌고 급증한 외국인과 지역 주민 간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도 발생하곤 한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내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올해를 가리봉동 변화의 원년으로 삼고 가리봉동 주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살기 좋은 동네로 바꾸기 위해 ‘가리봉동 도시재생 사업’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교육환경 개선은 구로구의 변함 없는 역점 사업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여억원을 투입한다.구로구는 2013년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초로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돼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구로구가 혁신 교육의 발상지’라고 말할 정도로 이 구청장의 자부심도 크다. 지난 5년간 학교 시설 개선은 상당 부분 진척됐다는 판단 아래 이제는 ‘가고 싶은 학교’ 만들기에 노력하겠다는 게 이 구청장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학부모들의 영어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 원어민 외국어 교실을 5곳으로 늘려 운영한다. 2015년 문을 연 구립학습지원센터는 현재 위치한 구로동 외에 다른 장소에도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몰려드는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만 5000명의 학생이 센터를 방문했다. 직접 국어·수학·영어 등을 가르치지는 않지만 자기주도학습 상담, 창의인성 과학교실, 일대일 대학진학 상담, 학부모를 위한 자녀교육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 게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센터 인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2012년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500명의 주민이 참가한 가운데 정책토론회를 열었는데 현재의 문제점과 미래 개선점 두 분야 모두에서 ‘교육’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때부터 교육 개선을 최우선 공약으로 올렸다”면서 “지난 5년간 교육을 다양화하니 학생들의 학력 수준은 자연스레 올라갔다. 교육은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없다. 교육을 변함 없는 우선 과제로 정하고 꾸준하게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에는 구로구를 ‘희망의 도시’로 변모시킬 대형 공사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개발연구원(KDI)으로부터 구로차량기지 이전 타당성 조사 통과라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는 이 구청장은 “수십 차례 정부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듭했다. 서울시와 협의해 용도지역 변경을 진행하고 국토교통부의 기본계획수립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DI 측은 최근 재조사에서 ‘현 부지를 일반상업지역 80% 이상으로 용도 변경할 경우 사업의 타당성이 확보된다’고 밝혔다.고척동 옛 교정시설 부지에 새로 들어설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와 G밸리 정수장 내 지스퀘어도 착공한다. 고도제한 변경, LH 자금난 등으로 난항이 거듭되던 교정시설 공사는 뉴스테이로 해법을 찾아 조만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전용면적 64~79㎡, 2214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한다. 이와 함께 보건지소, 도서관, 보육시설, 구로세무서, 시설관리공단 등 구가 당초 구상한 제2행정타운도 조성한다. 이달 착공을 앞둔 지스퀘어는 구로디지털1단지에 스포츠센터, 의료집약시설 등이 갖춰진 지하 7층~지상 39층의 오피스타워로 지어진다. 이 구청장은 “올해는 엉뚱하게 토목공사가 많은 해가 됐다. 궁극적으로 개발 사업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공사에 매몰되지 않도록 하겠다. 구민들이 간절히 바랐던 숙원 사업이라는 것을 이해해 달라”면서 “교육, 복지 등 인간의 기본 가치도 가볍게 취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구청장의 행정력은 이미 곳곳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최근 통계청 발표 결과 2015년 구로구의 자살률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게 대표적이다. 2010년 자살자 수가 인구 10만명당 30.1명에 달해 서울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라는 게 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구청장 취임 이후 구로구 자살자 수는 2011년 24.9명, 2012년 23.2명, 2013년 19.2명, 2014년 18.5명, 2015년 17.3명으로 계속 떨어졌다. 구로구는 이런 자살률 감소가 구청이 실시한 자살 예방과 복지정책, 복지 네트워크 확충, 주민들의 사랑나눔 참여 등의 종합적인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구로구는 체계적인 자살예방정책 추진을 위해 2012년 ‘구로구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자살 감소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구로구 자살률이 대폭 감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면서 “모든 자살은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고독사라고 생각한다. 고립무원에 빠진 누군가를 찾아내고 희망을 나눈 게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올해도 구민 희망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구청장은 3선 도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행정은 비교적 내가 잘하는 일이고 소질 있는 부분”이라면서 출마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구청장은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서울시에서 시정개혁단장, 감사관 등을 거치며 행정 경험을 쌓고 2010년 구로구청장에 당선됐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60.83%라는 높은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수면 부족은 자살 유발…그 위험한 진실

    [메디컬 인사이드] 수면 부족은 자살 유발…그 위험한 진실

    1일 5시간 자는 중·고생 22% 자살 충동8시간 이상인 학생보다 2배 정도 높아불면·우울증 이어지고 조현병 생기기도잠드는 시간 지키고 컴퓨터·폰 자제해야 ‘잠만큼 건강에 좋은 약이 없다’고 합니다. 반대로 수면 시간이 짧으면 몸의 생체 리듬이 깨질 뿐만 아니라 뇌의 기능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최근에는 수면 시간이 짧을수록 자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간된 한국학교보건학회지의 ‘우리나라 청소년 수면시간이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면 시간이 하루 5시간 이하인 중·고교생의 자살 충동 경험 비율이 22.4%로 8시간 이상인 학생(12.9%)보다 2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수면 부족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로 나타났습니다. 2012년과 비교하면 8분이 줄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 1위입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과도한 업무량과 학업량에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수면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졌습니다. ●초·중·고생 수면 부족 이유 학원·과외 21% 1위 통계청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수면 부족 이유 1위는 남녀 통틀어 ‘학원·과외’(20.9%)였습니다. 그런데 남자 청소년은 다음 이유로 게임(15.3%)과 야간자율학습(15.0%)을 들었고 여자 청소년은 가정학습(19.5%)과 채팅·문자메시지(18.3%)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교수는 20일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의 빛은 생체시계를 자극해 멜라토닌 분비를 차단하고 잠에 늦게 들게 하거나 깊이 못 들게 한다”며 “밤늦은 시간이나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특히 불면증이 있으면 게임이나 검색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불면증 생기면 우울증 발병 위험 10배로 증가 수면 시간이 짧아지면 뇌에서 나오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줄어듭니다. 많은 분이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세로토닌 부족은 ‘우울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민아란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세로토닌은 뇌에서 충동을 조절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데 기능이 저하되면 반대로 충동성이 증가하고 결정능력이 떨어진다”며 “실제로 자살 시도를 하는 사람들에게 세로토닌이 감소된 것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수면 부족이 만성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불면증이나 기면증 같은 수면 장애 질환으로 이어집니다. 민 교수는 “수면 부족 환자를 1~7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만성화 비율이 45~75%로 조사됐다”며 “수면 부족이 이어지면 불면증이나 수면에 대한 과도한 걱정과 집중력 저하를 일으켜 대인관계와 사회적·직업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우울증 외에도 불안장애, 알코올 중독,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 수면 부족이 만성 불면증으로 이어지면 우울증 위험이 10배가량 증가한다고 합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도 수면 부족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수면 부족은 우리가 흔히 ‘올빼미형 인간’이라고 부르는 ‘지연성 수면위상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것은 밤에 늦게 잠들고 낮에 졸린 증상을 말합니다. 봄이 오면 흔히 ‘춘곤증’ 탓을 하지만 실제로는 지연성 수면위상증의 영향일 때가 많습니다. 신 교수는 “10~20대의 올빼미형 인간 비율은 17%로 전체 인구 평균(1%)보다 훨씬 높다”며 “잠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잠들 때 컴퓨터·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면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민 교수는 “자녀가 과도하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면 자녀와 상의해 사용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미 불면증 같은 수면 장애 증상이 생겼다면 본인의 생활습관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합니다. 잠을 잘 자려면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것 외에도 ▲밤 시간에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기 ▲걱정거리가 있으면 내일 생각하기로 마음 먹기 ▲잠을 이루지 못할 때는 작은 일거리를 하다가 졸리면 눕기 ▲아침에 햇빛 쬐기 등의 수면 위생 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 장애 증상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수면제에 의지하는 분도 많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의존성’입니다. 생활 속 원인을 찾아 교정하지 않고 약만 먹으면 의존성이 심해져 끊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민 교수는 “수면제는 짧은 시간에 약효가 나타나 잠이 드는 것을 도와주지만 작용 시간이 빠른 만큼 환자의 의존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며 “단기간 수면제를 적정량 복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불면증이 장기간 지속될 때 복용량을 임의로 늘리는 것은 이런 의존성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신 교수도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습관성과 내성이 생길 수 있어 약을 끊기 어려울 수 있고 심하면 인지장애나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일시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반드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면 장애 수면다원검사 진단… 건보 적용 필요 수면 장애 증상을 진단하는 데는 ‘수면다원검사’가 효과적입니다. 신 교수는 “수면 장애가 있는 환자는 수면다원검사를 해 보면 깊은 수면 시간과 본인이 모르는 수면 중 잦은 각성 같은 수면의 질을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의료기관별로 30만~1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라는 것이 단점입니다. 그래서 수면 전문가들은 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에 수면다원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잠을 잘 자려면 잠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오늘 밤은 잘 잘 수 있을까’라는 두려운 마음이 들면 불안감이 높아지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편안하게 잠들기 어려워집니다. 민 교수는 “잠을 몇 시간 못 자도 내일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깊은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살자! 강동 생명존중교육 캠페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건강통계를 보면 한국의 자살률(2012년 기준)은 인구 10만명당 29.1명으로 OECD 평균인 12.0명보다 훨씬 높다. 서울 강동구가 생명사랑을 통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구 만들기에 나선 이유다. 강동구가 지자체 차원에서 자살을 적극 예방하기 위해 청소년 니즈콜 상담센터, 홀몸어르신 말벗 서비스, 자살고위험군 의료비 지원 등의 사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2013년부터는 생명존중팀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니즈콜 상담센터는 모든 중학교에 ‘상담전문가’를 파견해 학생들이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에는 초등학교까지 확대했다.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자살을 예방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세계보건기구(WHO) 건강도시상도 받았다. 올해부터는 마음건강 돌봄지킴이 활동가를 양성해 홀몸 노인과 자살 고위험 노인에게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말벗 서비스를 제공한다. 거창한 서비스는 아니지만 홀몸 노인들에게 삶의 활력을 준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자살 예방을 위한 노력은 생명존중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사회적 안전망 구축 등 다각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개·돼지 자조 사회’ 만든 일그러진 1% 엘리트주의

    ‘개·돼지 자조 사회’ 만든 일그러진 1% 엘리트주의

    ‘민중은 개·돼지’라는 망언을 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발언을 조롱하는 패러디와 논란이 현재진행형으로 확산되고 있다. 직장인 사이에선 “오늘 사료(점심)는 뭘 먹었느냐”는 인사가 유행하고, 인터넷상에선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 ‘우리는 개·돼지’라는 자조 섞인 댓글도 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한 대학생이 만든 ‘개·돼지 유니온’이라는 모임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나 기획관의 발언을 엇나간 엘리트주의로 해석했고, 이번 담론이 공고화돼 가는 계급사회를 개선하는 쪽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3일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과거 지배계급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이라도 심어줬으나 나 기획관을 비롯한 요즘의 ‘지배계급’은 민중의 눈치도 보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하는 식으로 말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1980년대만 해도 교육이 신분적 간극을 극복할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교육이 계급을 단절시키는 매커니즘의 일부가 됐다”며 “실질적으로 신분제가 돼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화 시대의 경쟁 위주 교육이 만든 폐해라는 지적도 있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인성 교육을 소홀히 하는 사회적 흐름이 결국 고위 공직자의 이런 망언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인성 교육을 간과하면 같은 문제가 꾸준히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2014년 정몽준 전 의원의 아들이 SNS에 ‘국민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하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또 2013년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세금 징수를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게 살짝 깃털을 뽑는 것’에 비유해 국민이 거위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나 전 기획관의 발언을 두고 일그러진 엘리트주의가 발현됐다는 시각도 많았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직자가 우월의식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인 셈인데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라며 “엘리트주의는 지배·피지배의 개념을 깔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개·돼지라고 여기며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회적 분위기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노 교수는 “스스로 개·돼지라고 낙인을 찍는 담론이 사회를 지배할 때 자살률 증가 등 사회해체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나 전 기획관의 ‘소신’은 공직자 한 사람의 생각이기보다 지배계층의 생각일 수 있다”며 “교육부 상당수가 교육의 평등을 지향하기보다 교육의 수월성이나 국제 경쟁력을 주로 강조하는 만큼, 한국 교육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자들의 사고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견제받지 않은 권력이 부패했고, 그 단면의 일부가 드러났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학 총장들도 교육부 고위 공무원들에게 함부로 반발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교육부 고위 공무원들이 과도한 권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적절한 통제가 없으면 잘못된 생각이나 정신병력이 강화될 수 있으며, 나 전 기획관도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우리 아이, 부모와 하루 48분 보내… OECD 꼴찌

    우리 아이, 부모와 하루 48분 보내… OECD 꼴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한국 아동·청소년의 학업 성취도는 최고 수준이지만 부모와 함께 지내는 시간 등 삶의 질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데 집중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22일 이주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연구원의 ‘OECD 아동복지지표를 통해 본 아동의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OECD 34개국 중 우리나라 15세 청소년의 읽기 성적은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수학은 1위였다. 과학은 일본과 핀란드, 에스토니아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공공지출 수준은 영·유아 시기 OECD 32개국 중 25위, 초등학생 32위, 중·고등학생 26위에 그쳤다. 하지만 지출 분야 중 영·유아 돌봄과 초·중·고 교육 분야 지출은 32개국 중 1위였다. 교육과 돌봄에만 지원이 집중된다는 의미다. 아동 빈곤율은 10% 수준으로, 34개 국가 중 11번째로 낮았다. 34개국 평균 아동 빈곤율은 14%였다. 반면 삶의 질 지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의 정서 발달에 중요한 요인인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OECD 20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아동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48분으로, 1시간을 웃도는 남아프리카공화국보다 짧았다. 20개국 평균은 2시간 30분이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국가는 호주로, 4시간이나 됐다.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2시간 30분 이상인 국가는 호주 외에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스페인, 핀란드, 영국, 이탈리아 등이었다. 2013년 기준 한국의 10대 자살률은 34개 국가 중 8위로, OECD 국가 평균인 5%도 넘어섰다. 이 연구원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교육에 투자할수록 아동의 현재 정신건강과 삶의 질은 하락할 수 있다”며 “교육 전반 영역과 모유수유, 예방접종 등은 바람직한 결과를 보였지만 10대 자살률, 아동이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 등의 아동권리 측면 지표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의 주관적 삶의 질 지표인 삶의 만족도에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며 “아동의 현재 삶의 질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바람직한지를 떠나)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부분에 집중해 온 우리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1대1 결연’ 민간 참여 활발… 더 강력해진 동대문 복지

    [자치단체장 25시] ‘1대1 결연’ 민간 참여 활발… 더 강력해진 동대문 복지

    1970년 어느 추운 겨울날, 16살 소년은 상경한 동네 형 주소 하나만 들고 전라남도 나주에서 무작정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4남 1녀의 셋째인 그는 ‘농사를 지으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집을 나섰다. 공부가 하고 싶었다. 남들처럼 대학도 가고 싶었다.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그가 낮에는 신문을 돌리고 저녁에는 신문보급소 한쪽에서 공부하며 고달픈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얄팍한 침낭에 의지한 채 추운 겨울을 몇 해 보냈다. 낮에 돈 벌고 저녁에 공부하는 청년이 혼자만은 아니었겠지만 추위와 배고픔, 외로움은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고 했다. 1976년 어렵게 부산 동아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지만 1979년 부마항쟁의 주동자로 몰리면서 보안사 지하실에서 36일 동안 모진 고문을 당했다. 헌병대와 교도소를 거쳐 다시 사회로 나왔다. 덕분에 대학 졸업까지 12년이 걸렸다. 참담한 심정이었던 그에게 한 줄기 빛이 되었던 사람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1985년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협)의 선전부장으로 활동하면서 김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그러던 그에게 김 전 대통령이 ‘사인여천’(事人如天)이라는 휘호를 써주었다. 동대문과는 당시 최훈 국회의원을 도우면서 인연을 맺었다. 우여곡절이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추위와 외로움에 떨던 신문팔이 소년이 ‘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는 사인여천의 뜻을 행하며 이제는 37만 서울 동대문 주민을 책임지는 지역 수장이 됐다. 민선 2기에 이어 5기와 6기를 이어가며 동대문 발전을 이끄는 유덕열 구청장이 그 사람이다. ●부마항쟁 소용돌이 속 12년 만에 대학 졸업 허기진 배를 수돗물로 채우고,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추위와 배고픔, 외로움의 고통을 알 수 있을까. 흙수저로 태어나서일까. 유 구청장은 구정의 방점을 ‘복지’에 찍었다. 그는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다. 이는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내가 동대문구청장을 하는 동안은 춥고 외로워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주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 구청장은 민선 2기부터 1대1 희망결연 등 ‘동대문형 복지공동체 보듬누리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실 자치구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이웃 모두를 돌보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을 위해 민관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보듬누리 사업’은 구 직원들과 소외계층 간 결연을 민간으로까지 확대한 ‘희망의 1대1 결연’에 이웃의 복지를 주민 스스로 해결해 나가고자 꾸려진 ‘동(洞) 희망복지위원회’를 결합했다. 구 직원과 어려운 이웃을 연결한 ‘희망의 1대1 결연’만으로 복지사각 지대를 완전한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14개 동별 희망복지위원회를 만들어 지역 자체적으로 각종 현안을 풀어가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30~80명 주민으로 구성된 희망복지위원회는 십시일반 자체 기금을 마련해 직접 어려운 이웃의 생활안정과 자립을 돕고 있다. 복지의 그물망이 촘촘해지고 사각지대가 줄었다. 이런 노력으로 보듬누리는 ‘2013 지방 3.0 공모사업’ 대한민국 대표 60개 사업에 선정됐을 뿐 아니라 ‘2012 서울시 희망온돌프로젝트 최우수상’, ‘제9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복지서비스부문 최우수상’, ‘제1회 지방정부정책대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유 구청장은 “다 같이 잘사는 동대문, 누구나 희망을 품고 사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나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성취도 평가 성적 향상… 교육투자 ‘결실’ 신자유주의 물결이 몰아치면서 우리 사회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하고 있다. 한번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유 구청장은 빈곤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공교육’ 정상화에서 찾고 있다. 그는 “올바른 교육만이 가정의 행복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이라면서 “지역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품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청소년을 위한 교육예산을 줄이지 않고 있다. 유 구청장은 “우리 구는 교육지원에 과감한 투자와 관심을 기울인 결과 학생 1인당 지원액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 다음으로 가장 많다”면서 “학생들의 학력 신장뿐 아니라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각종 방과 후 프로그램 등에 우선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동대문구가 속한 동부교육지원청이 서울시 11개 교육청 중에서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민선 5기 구청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유 구청장은 가장 먼저 교육경비 보조금 지원 범위를 8%에서 10%로 올릴 수 있도록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 따라서 2010년 68억원이던 교육예산을 2011년에는 112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렸고, 2012년에는 123억원 등으로 점차 늘려갔다. 학생 1인당 지원액 기준으로 서울에서 강남구 다음까지 늘렸다. 그 투자의 결과로 동대문구가 속해 있는 동부교육지원청이 서울시 11개 교육지원청 중에서 3년 연속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교육 으뜸도시로서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무엇보다 학습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줄고 보통학력 이상인 학생은 증가하는 등 학생들의 성적이 지속적으로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고 싶어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원에 다닐 수 없는 지역 학생을 위해 지역 학원을 무료로 다닐 수 있도록 돕는 ‘희망드림 스터디 학습나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또 학습나눔사업으로 현재 23개 학원에서 70여명의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아울러 구 교육비전센터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진로·학습상담 등 전문화된 교육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고, 동대문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에서는 자유학기제 지원프로그램, 진로탐색과 체험프로그램, 진로동아리, 직업체험페스티벌 등 총 6개 분야 19개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지역 청소년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고 있다. ●약령시 한방메카 개발 땐 ‘K의학’ 한류 동력 유 구청장은 동대문의 미래 먹거리 만들기도 고민한다. 사실 복지와 교육도 지역 경제발전과 뗄 수 없는 상관관계가 있다. 그는 “2017년이면 청량리역사 주변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고 국내 한방재료의 메카 약령시와 바이오·의료 연구단지인 홍릉 주변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것”이라면서 “꿈꾸던 동대문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속칭 청량리 588 주변에 1970년대 지어진 건물들이 사라지고 호텔과 공연장 등을 갖춘 42층 랜드마크 타워가, 인근 동부청과시장 부지에는 50~59층 4개 동, 1160가구의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는 등 대표적인 구도심이었던 동대문구가 변신할 예정이다. 또 오는 12월 한방 공방과 카페, 족욕 체험장 등 다양한 체험 공간 등으로 꾸민 한방진흥센터가 들어설 약령시도 국외관광객을 모으는 동대문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유 구청장은 “케이팝, K푸드 등에 이어 한약과 침술, 뜸 등 ‘K의학’이 한류를 이어가는 힘이 될 것”이라면서 “한방진흥센터가 문을 열면 여행사와 관광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총력전을 펼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1만 3900가구가 들어서는 전농·답십리 재개발 사업은 입주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동대문=낙후지역’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유 구청장은 “45년 전 배고프고 외로웠던 신문팔이 소년의 꿈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면서 “동대문구를 지역주민과 함께 살기 좋은,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국민발안·파면제 정치 혁신 의지…자칫 대한민국 소송 공화국 우려도

    국민발안·파면제 정치 혁신 의지…자칫 대한민국 소송 공화국 우려도

    국민의당이 20대 총선에 내건 10대 공약 중 1호 공약을 제외한 2~10호 공약을 분석한다. ●국민의 뜻으로 정치 혁신 국회 차원의 국민발안제·국민파면(소환)제 도입을 제시해 국민이 주체가 되는 정치혁신 제도에 대한 의지가 엿보인다. 반면 입법 가능성 자체는 희박해 보인다. 예상되는 부작용 및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전무하다. 대한민국을 소송공화국으로 만들 우려도 있다. ●힘든 국민을 웃는 국민으로 만드는 복지 ‘인구 5000만 프로젝트’를 통한 복지투자 방안은 취약계층 지원, 공정한 경쟁기회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민간의료보험법, 국민연금법 등 개정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연간 5000억원 규모의 재정소요를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그 10배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료 인하 공약보다 과잉진료 관행 개선 등 시스템 혁신이 시급하다. ●공정 출발, 공정 결과 청년희망 프로젝트 ‘청년사회안전망’ 구축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높은 편이고, 청년고용을 단순한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다각도로 해결하려고 고민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예산 책정이 필요하다. 대학입학금 폐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미취업 청년에게 보조금 지급은 고용보험 설립 취지와는 어긋난다. ●노동 일자리 관련 임금격차 해소 비조직화된 근로자 보호를 위한 ‘노동회의소’ 설립, 임금격차 해소 등은 사회공정성 회복이 기대된다. 실제로 예상되는 갈등 대비 소요재원을 매우 적게 추정했다. 공공기관 청년고용 의무비율 상향조정은 재정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어르신 빈곤 제로 시대 노년층 빈곤율·자살률을 고려한 일자리 확대 방안을 내놨다. 퍼주기식 지원보다 취업강화훈련제 등 생산적 대안이 돋보인다. 소요재원을 1조원으로 잡았으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세출조정 위주여서 구체적인 재정 분석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수준의 사회보험료 지원과 노인일자리 창출이 어떻게 연계되는지 불분명하다. ●사교육비 부담과 학업 스트레스 없는 환경 공정한 경쟁기회 보장과 학생복지 증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양한 형태의 교육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무상급식 등 정책 대비 재원을 과소 책정했다. 사교육비 절감책으로 교원임용 성평등할당제 도입 등 교사 성비 균형을 내놓는 등 세부공약에서 관점이 흐려졌다. ●성평등·사회적 약자 평등한 대한민국, 모두가 당당한 사회 성차별 없는 일터 조성, 가정폭력 예방, 장애인 지위 향상 등 차별 없는 사회를 약속했다. 산모 전담 간호사제, 성폭력 피해 구제 등 실제로 많은 예산이 필요한 사업들에 예산 책정을 과소하게 했다. ●협동과 상생의 활기찬 농어촌 농어민 소득증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다른 정당과 달리 농림수산축산업을 주요 공약에 포함시켜 고령화 등 문제가 심각한 농어촌 대책에 신경 썼다. 무역이익공유제 도입 등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먹거리, 물, 환경의 총체적 안전 건강과 행복한 삶의 보장 측면에서 의미 있는 공약이다. 식품위생법, 공공주택특별법 등 법률 개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주체를 설득시켜야 하고, 일부 계층의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지 논란이 될 수 있다. 정리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9개월새… 학생 24명 자살, 잿빛 미래에 신음하는 홍콩

    9개월새… 학생 24명 자살, 잿빛 미래에 신음하는 홍콩

    中의존 심화돼 금융허브도 옛말 경기 침체에도 부동산은 폭등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야외 활동 시간이 죄수보다 적은 홍콩 학생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홍콩대 자살예방센터가 홍콩 초·중·고교의 체육 및 야외 활동 시간을 조사한 결과 체육 교과는 물론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다 합쳐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 동안 야외 활동 시간은 하루 평균 59분에 불과했다. 이는 교도소 수감자들의 하루 평균 60분에 못 미쳤다. SCMP가 이런 보도를 한 이유는 최근 젊은이의 자살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3월 들어서만 벌써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지난해 9월 새 학기가 시작된 이후 24명이 자살했다. 이 중 대학생이 11명, 중고생이 13명이었는데 20명이 성적을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 SCMP에 따르면 홍콩의 ‘입시 지옥’은 전 세계에서 한국 다음이다. 홍콩 중·고등학생의 1년 수업 시간은 1140시간으로 한국 학생의 1540시간에 이어 2위였다. 수업 후 과외 시간도 한국이 5시간, 홍콩은 4시간으로 1, 2위였다. SCMP는 “한국 학생의 자살률이 (아직은) 세계 최고”라고 설명했다.홍콩의 젊은이들이 희망을 잃어 가고 있다는 징표는 다른 곳에서도 감지된다. 지난 20일에는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학민사조(學民思潮)가 해체됐다. 중·고등학생이 주축인 이 단체는 행정장관 직선제 쟁취 투쟁을 이끌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14살에 이 단체를 조직해 17살에 우산혁명의 한가운데에 섰던 조슈아 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이상 학교에서 정치 운동을 벌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홍콩의 대학과 중·고등학교의 탈정치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친중국 학생단체가 기존 학생운동을 빠르게 대체해 가고 있다. 오갈 데 없는 젊은이들의 분노는 올 설 연휴 몽콕 광장의 유혈 시위처럼 산발적인 폭동 형태를 띠기도 한다. 하지만 과격 시위는 중국에 통제 강화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홍콩 업무를 총괄하는 중국의 장더장(張德江) 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거리의 정치’가 홍콩의 이미지를 더럽혀 외국인 투자자들이 홍콩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의 금융·물류 허브라는 명성은 껍데기만 남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세계 최대를 자랑하던 홍콩의 화물 물동량은 지난해 세계 5위로 떨어졌다. 홍콩달러가 투기 자본의 먹잇감이 되면서 중국의 외환 방어 없이는 환율 정책을 유지해 나갈 수 없을 지경이 됐다. 무디스는 지난 12일 홍콩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그 이유를 중국 의존성 심화라고 지적했다. 금융과 실물은 최악인데도 부동산 가격은 위태롭게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0일 “홍콩의 신혼부부들이 비싼 집값 때문에 결혼하자마자 별거에 들어가 각자 부모 집에 얹혀사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대 도시연구소에 따르면 18~35세 홍콩 젊은이 중 독립하지 못한 채 부모와 같이 사는 비율은 76%로 나타났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천장 조명을 반쯤 꺼 둬 어둑한 사무실. 다섯 단짜리 책장을 빼곡히 메운 분야를 가리지 않은 책들. 한쪽에 자리한 고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초상화. 김성환(51) 서울 노원구청장의 30평(99.9㎡) 남짓한 구청사 집무실을 둘러보면 그의 철학과 가치관, 관심사를 엿볼 수 있다. “인구 58만명인 노원구에서 ‘동네일’을 한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세계 70억 인구를 위협하는 에너지 고갈과 환경오염 문제를 고민하는 지구주의자다. 정치·행정학뿐 아니라 천문학 등에도 관심이 많은 호기심꾼이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삶과 정치관 등에 큰 영향을 받은 진보주의자다. 김 구청장은 27일 구청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공존’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행정가이자 정치인, 한 명의 인간으로서 궁극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는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올해에도 이 고민을 조금이라도 풀 수 있는 구정을 펴고 싶다”고 말했다. ●“이웃끼리 웃고 떠드는 마을 만들 것” 사람과 생명. 김 구청장이 올해 벌일 사업의 특징은 두 키워드로 압축된다. 사실 2010년 처음 구청장이 된 이후 구정 철학이 바뀐 적은 없다. 그는 “자살예방사업과 심폐소생술 교육, 금연도시 프로젝트 등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의 대표 정책인 자살예방사업은 올해 주요 타깃을 40·50대 중장년층으로 처음 낮춘다. 지금까지는 65세 이상 노인이 주요 목표층이었다. 그는 “높은 실업률 등 사회적 여건 탓에 중장년층 자살률이 지역 평균 자살률을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심코 넘길 수 있는 현상과 통계를 살펴 자살 징후를 집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전기·수도·가스 요금을 3개월 이상 체납했거나 최근 1년간 병원 진료를 집중적으로 받은 위기 주민을 찾아내 관리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니 자살자들은 사망 전 1년 동안 근골격계나 정신질환 관련 진료를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지역 내 정형외과 등에 부탁해 자살 징후가 있는 환자를 발견하면 구의 상담 서비스 등을 받도록 유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 공동체 복원’도 김 구청장이 임기 안에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이다. 이웃끼리 인사하고 웃고 떠드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2012년부터 인사하기 운동, 나누기 운동, ‘마을이 학교다’ 캠페인 등을 벌여 왔다. 올해에는 ‘노원아, 놀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주민에게 문화·체육 활동을 권하는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한 공간에 모여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쌓여 한 사람의 행복감과 사회적 연대 의식을 높인다”면서 “생활체육 교실을 열어 모두 운동을 하나씩 배울 수 있게 하고 찾아가는 문화공연을 확대해 매달 공연을 1편씩은 볼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월계동에 문화체육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상계동에 시립어울림체육센터를 유치하는 등 생활체육 공간도 늘릴 계획이다. 녹색사업도 계속된다. 노원구를 ‘태양의 도시’로 만드는 게 올해 목표다. 김 구청장은 “지역 내 모든 건물을 ‘작은 발전소’로 만들 계획”이라며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설치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2018년까지 1만 5800가구에 보급해 에너지 자립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현장서 구상한 정책, 구청장 된 뒤 실현 김 구청장은 ‘노원의 사위’다. 전남 여수시 거문도가 고향인 그는 1991년 노원구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연애를 위해 이곳으로 이사 온 게 시작이었다. 그는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가 상계동에 살았는데 막차로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주고서 집이 있던 신촌으로 돌아가려니 택시비가 많이 들었다. 그래서 함께 살던 누나를 꾀어 상계9동 보람아파트로 이사를 왔다”며 웃었다. 1995년 상계9동에서 그해 처음 실행된 구의원 선거에 출마,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다. 또 1998년에는 시의원이 돼 4년간 일했다. 그는 “시·구의원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지만 지역 현장을 보고 배우며 꿈꿀 기회가 됐다”고 회상했다. 구의원 때 구상했던 정책을 구청장이 된 후 실현하기도 했다. 서울과학관 유치가 대표적이다. 김 구청장은 “당시 대규모 부지가 경매에 나왔는데 구청장에게 ‘이 땅을 사서 과학관을 짓자’고 말했다가 거절당했다. 자치단체가 경매 매물을 산다는 게 상상이 안 됐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때 고민해 둔 덕에 2011년 구청장이 된 뒤 서울과학관을 하계동 불암산 자락에 유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참여정부 때인 2003~2006년 청와대에서 정책조정비서관 등으로 일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4년간 지낸 일을 “용케 살아남았다”고 표현했다. 워낙 인재가 몰리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곳이라 3년 넘게 근무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노 전 대통령은 김 구청장에 대해 “386세대는 정무·민정 업무에는 탁월한데, 정책 만드는 일을 잘하는 이가 별로 없다. 김성환이 유일한 예외”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김 구청장은 구정을 펴다 방향을 잃을 때마다 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얘기를 나침반처럼 꺼내 본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비서든, 행정관이든 직급에 관계없이 대통령적으로 꿈꾸고 대통령적으로 사고하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고 전했다. 어떤 이슈가 터졌을 때 내가 맡은 일 처리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종합적으로 바라보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으라는 뜻이다. 그는 “지역사회에서 일하는 것이 중앙정치를 하는 것보다 나은 점이 많다”며 “부처나 기관 간 칸막이를 뛰어넘어 협업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치구와 경찰, 병원, 통반장 등이 힘을 합쳐 성과를 낸 자살예방사업이 대표적이다. 김 구청장의 별명은 ‘똘똘이 스머프’다. 둥근 안경을 쓴 모범생 외모인 데다 정책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놓아 붙은 별명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책 대신 돌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1980년대 열혈 운동권 대학생이었다. 판사를 꿈꾸며 1983년 연세대 법학과에 진학한 김 구청장은 1학년 때부터 사법고시를 준비하려 각종 수험서를 샀다고 한다. 그러나 캠퍼스에 죽치고 있던 ‘백골단’(사복 경찰)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야성이 깨어났다. 그는 “한 학기가 끝나기도 전 서점에서 민법총칙 등 법학서를 모두 사회과학 서적으로 교환했다”고 말했다. 1987년 6월 항쟁 때는 범민주세력 결집체인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국본)의 학생 실무 책임자를 맡았다. 그는 “불의와 맞서 싸워 절차적 민주주의를 얻었던 승리의 기억이 이후 정치인으로 살아가는 데 큰 자산이 됐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에게 살면서 이루고 싶은 마지막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매주 성당에 가 기도할 때마다 ‘사람과 사람,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한다”며 “환경을 지켜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갈 수 있고 경제적 양극화를 줄여 우리 사회가 건강히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글 사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캐나다 17세 소년 집·학교서 총기 난사… 가난·인종차별이 만든 ‘라로슈의 비극’

    캐나다 17세 소년 집·학교서 총기 난사… 가난·인종차별이 만든 ‘라로슈의 비극’

    캐나다에서는 개인이 소유한 모든 총기를 당국에 등록해야 하는 등 미국보다 규제가 엄격해 총기 사고가 드물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서부의 한 소도시에서 11명의 사상자를 낸 총격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학생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1989년 몬트리올 이공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26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총격 사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이 캐나다에서 유독 가난과 차별로 얼룩진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다. 지난 22일 서스캐처원주 라로슈에서 17세 청소년이 자신의 집과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형제 2명과 교사 2명 등 4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이튿날 경찰에 구속된 범인의 신원은 캐나다 청소년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비극의 현장이 된 라로슈는 인구 2600여명의 작은 도시다. 주민의 약 96%는 캐나다 원주민 가운데 하나인 데네족 출신으로 이들은 전통적으로 사냥과 낚시로 생계를 유지해 왔다. 시대가 바뀌어 전통적 생활방식은 몰락했고 현대적 교육을 받은 데네족 출신 청년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했지만 낙후된 지역에서 일할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이곳에 둥지를 튼 기업은 극소수이며 은행과 극장은 물론이고 변변한 레스토랑과 커피숍조차 없다. 경찰, 교사 등 그나마 전문직은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다른 지역 출신 차지였다. 라로슈 밖으로 눈을 돌리려 해도 데네족 언어와 정체성에 익숙한 청년들이 유럽 출신이 주류를 이룬 대도시에서 자리잡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라로슈의 실업률은 캐나다 전체 실업률(7%)보다 약 3배 높은 20%에 육박한다. 캐나다 다른 지역에 비해 자살, 알코올 및 약물 중독, 가정폭력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유독 많다. 라로슈를 포함한 서스캐처원주 북서부 지역의 평균 자살률은 10만명당 43.4명으로 주(州) 평균에 비해 약 3.4배 높았다. 특히 이번 총격 사건처럼 희망 없는 청소년의 폭력사건이나 자살 사건이 잦아 심각성을 더한다. 토론토 험버대의 마크 토튼 형법학 교수는 “라로슈의 인종차별과 빈곤 탓에 벌어지는 가정폭력, 약물중독 등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풍요 속 그늘

    풍요 속 그늘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60여년 만에 3만 1000배 급증했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420배가량 증가했다. 소비자물가는 36배 상승했다. 자동차 등록 대수가 1만 5750배 늘어날 정도로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그늘도 커졌다.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8.7명에서 228.5명으로 26배 늘었다. 광복 이후 고도성장한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다. 통계청이 10일 내놓은 ‘통계로 본 광복 70년 한국 사회의 변화’에 따르면 지난해 GDP는 1485조원으로 1953년(477억원)에 견줘 3만 1000배 증가했다. 세계 13위 수준이다. 1인당 GNI는 1953년 67달러에서 지난해 2만 8180달러로 늘었다. 1965년 소비자물가지수는 3.02로 지난해(109.04) 대비 36배 올랐다. 1965년에는 1만원으로 살 수 있던 물건을 지금은 36만원에 사야 한다는 얘기다. 1964년 1억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도 지난해 5727억 달러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식민 지배와 전쟁 폐허 속에서 이 모든 것을 이뤄 냈다. 사회에서도 상전벽해가 이뤄졌다. 가구원 수는 1952년 평균 5.4명에서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로 2010년 2.7명으로 절반 감소했다. 1970년 61.9세에 그쳤던 기대 수명은 2014년 81.8세로 20세가량 늘었다. 1965년 대비 2013년 17세 남자의 평균 키와 몸무게는 각각 9.5㎝, 13.9㎏ 증가했다. 같은 나이의 여자는 3.9㎝, 5㎏ 늘었다. 대학생 수도 1952년 3만명에서 지난해 213만명으로 급증했다. 압축 성장에 따른 어두운 그림자도 짙다. 범죄 건수는 1981년 인구 10만명당 935건에서 2012년 2039건으로 2.2배 증가했다. 자살률은 2000년대 들어 가파르게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장은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고속으로 성장했지만 삶의 질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국민의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10대 여학생 또래 관계 중시… 쉽게 자살 충동”

    “10대 여학생 또래 관계 중시… 쉽게 자살 충동”

    지난해 11월 17일 울산 북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대입 수험생 A(19)양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자기 방에서 목을 맸다. 가족들은 A양이 며칠 전 치른 수능시험을 망쳤다며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유서도 없고 휴대전화에도 특별히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은 없었지만 가족들 진술을 종합한 결과 성적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여성 청소년(만 10~19세)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림대 자살과학생정신건강연구소 주최로 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5 학생 자살 예방 정책 세미나’에 따르면 한국 여성 청소년들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4.36명으로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여성 청소년 자살률 1위 국가는 뉴질랜드로 5.65명이었다. 한국에 이어 아일랜드(3.88명), 핀란드(3.50명), 노르웨이(3.42명) 등도 여성 청소년의 자살 빈도가 높았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1.77명과 2.82명이었으며 이탈리아가 0.60명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이는 우리나라 남성 청소년의 자살률이 5.15명으로 OECD 내 18위인 것과도 크게 대조된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여학생들은 상대적으로 관계 지향적이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따라 정서적으로 취약해지기 쉽다”며 “내적 우울감이 있어도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위에서 이를 포착하고 대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소년 자살률은 학기 중일수록, 성적이 나쁠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올 7월까지 총 150명의 월별 학생 자살 실태에 따르면 학기 중반인 3~4월과 9~10월 전후에는 자살률이 증가했다가 방학 기간에는 다소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자살 학생의 75.4%는 성적이 중하위권이었다. 이미정 한림대 연구원은 “자살 학생들이 평소 고민했던 내용도 성적과 관련된 것이 26.0%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특정 시기와 특정 지역에 자살률이 일시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아웃라이어’(outlier) 현상도 나타났다. 2014년 학생 자살률의 지역별·월별 패턴을 조사한 결과 울산에서는 5월, 충북에서는 6월 등 특정 지역과 시기에 자살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또래의 자살이나 기타 주변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소년의 강한 전파력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노법래 한림대 연구원은 “외국에서는 자살자가 1명 발생했을 때 70명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연구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아 더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자살자가 누구와 가까웠는지 사회 연결망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확산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김 교수는 “청소년이 자살까지 가려면 몇 가지 위기 전조 증상이 있다”며 “학습 부진이나 또래 관계처럼 청소년들이 가장 취약한 단계별 위기 요소를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진표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주위에서 자살을 예측해 도움을 주는 모델보다는 위험 학생이 스스로 어려움 호소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MIT, 학생 자살 잇따르자 “과제물 축소” 고육책

    MIT, 학생 자살 잇따르자 “과제물 축소” 고육책

    미국의 명문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최근 학생들의 자살 사건이 잇따르자,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대학 내 교수들에게 학생들에게 부여하는 과제물을 줄여 달라고 요구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IT는 3월 첫 번째 주에만 크리스티나 토넌트와 매튜 내링 등 두 재학생이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자살해 학생들과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라파엘 레이프 MIT 총장은 재학생 전체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가 좀 더 서로를 돌보고 이해해야 할 시간"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비극을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학교 행정처는 각 교수들에게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주는 과제물이나 숙제를 줄여달라고 부탁했다. 학교 측의 이러한 움직임에 많은 교수들은 시험이나 과제물을 축소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 공과대학 교수는 이보다 더 나아가 아예 일부 교내 강의를 폐지하고 학생들과 함게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MIT 측은 평균적으로 재학생들이 일주일에 12시간 정도의 수업을 듣는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학생들은 일주일에 적어도 4과목 이상을 수강하고 70시간 이상을 수업과 과제물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MIT 대학은 지난 5년 동안 미국 내 대학 평균 재학생 자살률보다 훨씬 높은 자살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대학에서 대학생 10만 명 당 자살률이 6.5명에서 7.5명 사이인데 반해 MIT 대학은 12.5명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교내 로비에서 최근 자살한 재학생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MIT 학생들 (MIT 교내 신문, Tech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김병일 사람과 향기] 훌륭한 어머니들을 다시 기대하며

    [김병일 사람과 향기] 훌륭한 어머니들을 다시 기대하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대한 인물 뒤에는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이와 관련된 너무나 유명한 고사다.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아버지를 여읜 퇴계 선생도 홀로 되신 어머니가 어려운 생활 속에서 몸소 보여 주시는 훈도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술회했다. 이는 옛날만의 일이 아니다. 2년 전 일반의 예상을 깨고 의사로서 세계은행 수장 자리에 오른 김용 총재도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존중하며 대화 상대자가 돼 주신, 세계적인 퇴계학 연구자인 어머니 전옥숙 여사의 영향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어머니의 영향은 왜 이렇듯 중요할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어릴 때 가정에서 보고 배운 어머니의 행동들이 그 사람의 평생에 걸친 삶의 습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볼 때 한국의 부모, 특히 어머니들의 교육열은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교육열은 우리 사회가 단기간에 큰 발전을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와 같은 성과들을 무색하게 하는 현상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자못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올해 어린이·청소년(초4~고3) 행복지수 국제비교조사에 의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6년째 최하위다. 또 다른 조사에 의하면 우리 아동의 삶의 질 만족도 역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어른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10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특히 노인 자살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는데, 자살 충동을 느낀 노인들의 85%가 자녀를 포함한 가족으로부터 받는 학대가 주된 원인이라고 응답했다. 우리 자녀 교육열의 어두운 면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지표들이다. 자녀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에 왜 이러한 문제들이 일어날까? 지식 교육에만 몰두하고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기 몸값을 올리기 위한 지식 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남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성 교육이다. 이것이 잘못되면 그 폐해가 본인은 물론 가정과 사회의 불행으로 고스란히 나타난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요즈음 고3, 중3 학생들이 입시를 치렀거나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시험 자체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시험이 끝나면 결과와 상관없이 학생들이 목표 의식을 잃고 방황하거나 탈선하는 경우가 많다. 100세 장수시대에 인생의 5분의1도 채 살지 않은 아이들에게 매우 우려스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을 해결하려면 아이들에게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향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할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필자가 몸담은 선비수련원도 이 문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지난달 중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끝낸 고3 교실을 찾아가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지식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남에게 존경받는 삶이 가장 중요함을 일깨우고, 인성이 바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내용이다. 반응이 아직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중3 교실까지 포함해 예상 외로 많은 학교에서 신청하고 있어 기대를 하게 한다. 이에 앞서 얼마 전부터는 학부모를 수련원에 직접 모시거나 학교로 찾아가는 일도 시작했다. 아이들을 반듯하게 키우고 학부모 자신도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지식 교육보다 인성 교육이 얼마나 중요하며, 어떻게 솔선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한 학부모 어머니들은 표정이 금방 진지해지며 반응도 어느 수련생보다 뜨겁다. 이러한 열기가 일상의 실천으로 이어져 모두 훌륭한 어머니가 되시기를 진정으로 기원한다. 자식들이 살아가면서 평생 본으로 삼는 어머니들이 많아지는 사회, 더디지만 더 좋은 사회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 [문화마당] 이런 기특한 청춘들을 봤나/이애경 작가·작사가

    [문화마당] 이런 기특한 청춘들을 봤나/이애경 작가·작사가

    청춘은 청춘이라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그런데 이 청춘의 생각과 행동이 훌륭하기까지 하면 존경스럽고, 그 청춘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공인이나 연예인이라면 무한한 사랑을 쏟아주고 싶은 마음마저 생긴다. 기특한 청춘이 더 활짝 피어나고 아름다운 생동력을 발휘해 오랫동안 세상에서 아름답게 빛났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여행 리얼리티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본 세 명의 청춘이 그랬다. 가난한 무명 연기자의 설움 속에서 10년을 버티자고 다짐하며 인내함을 보여준 청춘, 시골에서 배우의 꿈을 꾸고 올라와 살면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많아 그들에게 갚기 위해서라도 조금 성공할 필요가 있다는 청춘, 아이돌 가수를 하면서 고되게 번 돈을 집안 사정이 어려운 부모님께 선물로 드린 청춘. 그들이 이 프로그램에서 빛난 이유는 여행지에서 촬영 스태프들의 오토바이를 뺏어 타고 질주하는 젊음의 패기와 열정이 흘러넘쳐서도 아니고 물놀이를 하면서 단단하게 단련된 몸을 보여주어서도 아니다. 간간이 진행된 인터뷰들을 통해 그 청춘들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지키며 잘 자라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찌질하게만 보이는’ 청춘을 잘 인내하고 버텨왔기 때문이다. ‘3포 시대’, 청년실업자 시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이 땅, 우리들의 생각을 이끌어줄 리더가 없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에 마치 등대처럼 작은 빛을 비추었기 때문이다. 그들도 힘들었지만 버티고 있었다고, 그러니 힘을 내라고 그들은 우리들에게 잔잔한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이다. 방송이 방영되고 며칠 뒤 식당에서 그 세 명의 청춘들에 대해 논쟁을 펼치는 대학생들을 볼 기회가 생겼다. “야, 걔 너무 괜찮지 않니?”라고 세 명의 연예인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쓸데없이 잘생겼다는 둥, 어깨 깡패라는 등의 외모 얘기가 아니라 그들의 행동과 생각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인터넷 반응도 잔잔히 들끓었다. 아마 몰라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꿈’을 향해 도전해보겠다는 용기를 얻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삶의 방향을 바로잡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영향력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이런 이야기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은 추레해져 버린 어른들이 세상에 넘쳐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부적절한 행동으로 동영상 협박까지 받게 된 연예인, 노상에서의 음란행위로 전 국민을 놀라게 한 법조인, 세금 탈루와 탈세로 입방아에 오른 스타, 뇌물수수로 국민들에게 외면당하게 된 고위공무원, 마약과 도박 사건으로 사회면에 오르내리는 연예인. 사회면에 오르내리는 뉴스들을 보면 심란하기만 하다. 청춘에게 길을 제시해야 할 어른들을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탤런트 김부선씨가 난방비 싸움으로 대중들로부터 큰 지지와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런 어른을 쉽게 찾아볼 수 없으니까. 청춘은 청춘인 것만으로도 특권이다. 세상이 이러니 어쩔 수 없다고 주눅들지 말고 툭 털고 일어나 빛나는 길을 가자.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이나 습성을 깨고, 그들을 움직일 수 있도록. 청춘은 그렇게 강하고, 또 파릇파릇 싹이 돋아나는 푸른 봄처럼 생명력이 넘치니까 말이다.
  • “일반주택, 아파트 수준 CCTV로 범죄 잡을 것”

    “일반주택, 아파트 수준 CCTV로 범죄 잡을 것”

    “국가가 일종의 항공모함이라면 지방자치단체는 구축함입니다. 항공모함 방향을 한번 틀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구축함일 경우 훨씬 덜하지요.” 11일 상계동 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이렇게 운을 뗐다. 그는 “지난 민선 5기에 노원구를 변화시키기 위해 숱한 실험을 시도해 구축함에 걸맞은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험만으로 그치지 않고 많은 지자체와 정부 정책에 반영하도록 했다는 데 커다란 의미를 둔다”고 자평했다. 4년에 걸쳐 중앙정부가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들을 전국 최초로 벌여 알찬 열매를 맺었다. 2010년 자살예방팀을 만들어 2009년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을 29.3명에서 2012년 25.2명으로 끌어내렸다. 나아가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함께하는 ‘마을이 학교다’ 사업을 통해 315개 마을학교를 만들어 학생 2665명을 참여시켰다. 노원경찰서와 범죄 현장 폐쇄회로(CC)TV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있단다. 김 구청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자치구를 만들기 위해 민선 6기에서 할 일이 더 많다”며 의욕을 보였다. “앞으로도 사람이 우선인 구정을 펼칠 것입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자살률 등을 현저하게 낮추기 위해 힘을 쏟겠습니다.” 김 구청장은 “향후 4년 동안 지역 자살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자 현재의 절반인 10만명당 11.2명으로 줄이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처음으로 일반 주택의 범죄율을 낮추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일반 주택에 아파트 수준의 CCTV를 설치해 방범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구청장은 또 행복한 자치구를 만들기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마을 공동체의 복원을 꼽으며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까지 창동 차량기지, 도봉 면허시험장 이전 부지를 결정해 일자리 창출 청사진을 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광운대역 신경제거점 본격 추진, 공릉동 한전연수원 이전 및 고부가가치 연구단지 유치 추진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마을이 학교다’ 사업을 본격화해 교육특구 노원 모델을 완성하겠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김 구청장은 “구축함으로 현실에서 바른 사회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얼마나, 또 알맞게 해낼 수 있을 것인가를 최대 과제로 삼겠다”는 말로 끝맺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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