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학생회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시험장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100만 구독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새 합류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코레일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645
  • “금강산에 통일 염원 새기고 왔어요”

    대학생들이 동강난 한반도의 허리를 도보로 넘어 광복 61년의 아침, 금강산에 남북통일의 염원을 새기고 돌아왔다. 국민대 개교 60주년을 기념해 ‘국토大장정’에 참여한 140명의 학생들이 12박13일의 장정을 마치고 15일 서울로 귀환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출발, 임진각∼파주∼가평∼양구∼고성을 통과해 금강산까지 320㎞를 걸어서 다녀왔다. 중간중간 걸을 수 없는 출입제한 구역을 빼고는 모든 일정을 도보로 소화했다. 총학생회와 학교측이 공동으로 연 이번 행사는 학교 설립을 주도한 상하이 임시정부 요인들의 건학정신을 되새기고 통일의 염원을 확인하자는 뜻에서 마련됐다. 지난해에는 독도까지 국토를 종단하는 행사를 했었다.국민대는 1946년 김구, 이승만, 신익희 선생 등 임정 요인들이 새 나라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자며 서울 종로 창성동에 세운 국민대학관이 모태(母胎)다. 초대 학장은 신익희 선생이었다. 이승구 학생지원팀 과장은 “전체 학생 중 7명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금강산까지 무사히 다녀왔다. 뭔가 해보겠다는 학생들의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지나는 곳마다 많은 주민들이 쉴 자리를 제공하는 등 도움을 줘서 너무나 고마웠다.”고 말했다. 김명연 총학생회장은 “무더위 속에서도 우리의 도전정신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북한 땅을 처음 밟아보고 울컥했을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고려「오페라」대표 서영모씨 외딸 서미다수양

    고려「오페라」대표 서영모씨 외딸 서미다수양

    음악가 서영모(徐永模 •고려(高麗)「오페라」대표(代表))씨에게는 다정하기로 소문난 따님이 있다. 어디든 데리고 다니는 그림자 같은 따님. 아버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아 드리는 이해자(理解者)이기도 한 미다수(美多壽)양. 『별명을「첫딸 외딸 복딸」이라고 하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꼬마올시다. 아래로 남동생이 둘 있는데 그 애들도 누나라면 꼼짝 못할만큼 따르거든요』 숙대 생활미술과(淑大 生活美術科) 3년 재학중인 47년생. 평양에서나서 첫돌 일주일을 앞두고 월남(越南)한 것이 아버지에게는 두고 두고 가슴 아픈 따님이다. 『어려서 호강을 시키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립니다. 지금이나 전에나 어디「클래식」음악 하는 사람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읍니까. 지금도 용돈을 한달에 2천원이상 주어 본 적이 없어요』 그러나 물론 호강이나 돈이 관심의 대상으로 등장해 본적이 전혀 없는 행복한 아가씨다. 「福딸」이란 별명은 늘 행복해 하는 천성(天性)때문에만 얻어진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사연이 곁들인다. 『첫돌 일주일 전에 38선 넘을 때 말예요. 위험한 경계선이 되니까 아기가 울지를 않지 뭡니까. 위험지역을 벗어나기까 울기 시작해요. 매사에 이런 식으로 잘 풀려 나가거든요』 어쨌든 엄마 정윤옥(鄭潤玉)씨는 순서를 바꾸어서「福딸 첫딸 외딸」로 치는 소중한 따님이다. 집안 살림을 따님하고 의논하지 않으면 못할 정도로 두몸에 한 마음 같은 모녀란다. 『어려서는 내성적이어서 장차 사회에 잘 적응할지 걱정했었지요. 그런데 정작 대학생이 되고 나더니 학생활동도 여간 활발히 하는게 아니예요』 「유네스코」KUSA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66년에는 한국학생대표로 일본에서 열리는 학생회의도 참석했다. 『또 일부러 데리고 여기 저기 다니기도 했죠. 한때는 부녀가 술친구를 한 일도 있으니까요』 오목 조목하게 몹시 동양적인 미다수 아가씨는 방글 방글 웃는다. 『그래서 전 안가본 데가 없어요. 아버지하고니까 어딘들 못 가겠어요.「비어•홀」순례를 했답니다』 고학년(高學年)이 되니까 아버지하고의「데이트」보다 자기 일에 더 열중한다. 『한편 반갑고 한편 섭섭한 느낌이에요』 생활미술 전공학도로서의 생활이 더욱 알차졌다는 얘기란다. 제2회 공예미전에 출품한 도자기가 입선해서 아버지는「福딸」을 또한번 흐뭇해 했다. 『음악회와 연극은 이 아버지보다도 더 자주 갑니다. 공연되는 것은 빼 놓지 않고 다 보는 모양이에요』 『우리 고려「오페라」단이 67년 창립 10주년기념으로「춘향전」을 하지 않았읍니까. 그때 얘보고 합창단「멤버」에 들어보겠느냐고 했더니, 하겠대요. 내 딸이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노래도 곧잘 하는 것 같았어요』 음악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 음악가 아버지에게는 썩 대견한 듯. 『그러면서도 여성적(女性的)인 손끝 솜씨가 좋은 것이 또 흐뭇합니다. 수를 곧잘 놓아서 수병풍이며 족자를 만들어 내 방을 장식해주는 딸이죠』 [선데이서울 69년 11/30 제2권 48호 통권 제 62호]
  • [옴부즈맨 칼럼] 기사의 생명은 진실/하태현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

    지난 한 주는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 표절 여부를 놓고 시끄러웠다. 모든 신문들은 김 부총리가 교수시절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의혹이 있다는 기사,BK21의 논문 중복 게재와 관련한 기사 등을 1면에 배치했다. 또 김 부총리의 입장은 물론 청와대와 여야 정당들의 의견, 교총과 전교조의 주장 등 관련 기사로 많은 지면을 채웠다. 이와 관련해 서울신문은 7월26일자 사람&사회면에 ‘한국행정학회 회원 A교수의 고백’이라는 중간 제목과 함께 “사회과학 논문 95%가 비도덕적”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교수 한 명의 고백을 빌려 사회과학계의 논문 표절이 만연해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대학 사회에 있거나, 앞서 게재됐던 중앙일보의 탐사보도를 읽었다면 기자가 말하는 것처럼 충격적인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A교수의 말이 정확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한 명 교수의 경험을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중앙일보는 대학 내 논문 표절에 대해 탐사보도 했다. 기사는 교수 30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10명중 9명이 표절 경험이 있거나, 본 적이 있다는 데이터를 담고 있다. 한 교수의 말을 빌리는 것보다 신문사 자체 내에서 조사해 봄으로써 기사의 신뢰도를 높였다. 물론 서울신문 기사에선 다른 신문 기사에 없는 새로운 내용이 있었다. 표절과 이름 끼워 넣기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논문 심사단의 구성의 문제점을 잘 지적한 것이다. 교수 개인의 말을 못 믿겠다는 것이 아니다.A교수가 제시한 수치(95%)는 중앙일보 탐사보도의 결과수치(92%)와 비슷했다. 하지만 여기서 기자의 보도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출입처 관행이 일반화된 요즘, 출입처에서 제공한 브리핑 내용을 그대로 기사화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신문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브리핑의 내용이나 심지어 당사자와의 인터뷰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지난 번 전 서울대 총학생회장 황라열씨의 인터뷰가 그 예다. 기자들은 황씨가 말한 그의 화려한 경력을 그대로 기사로 썼다. 유명한 댄스가수의 백댄서 생활부터 나이트클럽 삐끼, 마약 판매 경험과 많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의대를 포기하고 현재 비인기과인 종교과에 오기까지. 이런 화려한 경력이 과연 사실일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직접 확인한 내용을 실은 언론은 없었다. 단지 그의 말을 옮길 뿐이었다. 얼마뒤 황씨는 거짓 이력으로 탄핵되었다. 기자들은 사실 확인없이 황씨의 말만 믿고 그대로 기사로 썼고, 독자들은 그것을 사실이라 여겼다. 사실 확인을 제대로 했더라면 독자들을 농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언론 전공 수업시간에 한 교수로부터 “원래 모든 기사가 탐사보도 같아야 하는데”라는 말을 들었다. 미국 탐사언론협회는 탐사보도를 “개인이나 조직이 숨기고자 하는 중요한 사안을 독자적으로 파헤치는 보도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자료는 물론 믿음직한 취재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중앙일보에 논문 부정행위에 대해 심층적이고 자세한 탐사보도 기사가 나올 수 있는 것도 오랜 시간에 걸쳐 재차 확인하고 다양한 취재원을 인터뷰하는 절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독자에게 신뢰있는 신문으로 한층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취재한 사건에 대해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하는 기자들의 끈질김이 필요하다. 하태현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 ha4461@hotmail.com
  • 서울대 ‘비운동권 총학’ 와해

    서울대 총학생회장 직무대행인 송동길(26·종교학과 4년) 부총학생회장이 28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황라열(29·종교학과 4년) 총학생회장이 지난달 도덕성 시비 끝에 탄핵당한 데 이어 부총학생회장까지 물러나기로 해 지난 4월 비운동권을 표방하며 등장한 49대 서울대 총학생회는 와해 수순을 밟게 됐다. 송씨는 “운동권 조직에 환멸을 느꼈다. 이들과 함께 더 이상 희망을 꿈꿀 수 없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송씨는 “지난 21일 벌어진 보건의료노조의 총학생회 간부폭행 공방에 학내 운동권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서 총학생회장 사퇴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택 시위로 다쳤다며 학생회비로 자기들 병원비를 쓰던 운동권 간부들이 보건의료 사태로 다친 총학 간부의 치료비는 쓰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이에 따라 총학생회 집행부가 완전히 새로 구성돼야 하지만 비슷한 전례나 관련 규정이 없어 차기 회장 선출 등 총학생회의 정상화에 난항이 예상된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15) 독일 아헨공대

    [명문대 교육혁명] (15) 독일 아헨공대

    |아헨(독일) 함혜리특파원|‘실행 하면서 배운다(learning by doing).’ 유럽최대의 공과대학 아헨공대(RWTH)의 교육 방식은 ‘학문은 이론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독일의 실용주의 교육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아헨공대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긴밀한 산학협력 시스템을 통해 독일 산업발전을 이끌어 왔다. 대학과 산업체가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져 있는 가운데 대학은 산업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인재를 양성하고, 기초부터 응용 연구까지를 망라하는 260개의 부속 연구소들은 원천기술 개발은 물론 실제 산업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술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학이 위치한 독일 중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속한 아헨시는 칼 대제가 신성로마제국의 수도로 정했던 유서깊은 곳. 낮 기온이 38도를 넘나들던 지난주 아헨시에 골고루 퍼져 있는 대학 건물에는 기말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이 가득했다. 기말 시험이 끝나면 산업체 실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딱히 여름 방학이라고 할 것도 없다. 들어가기는 쉽지만 디플롬(독일의 대학 학위)을 받아 나오기는 힘들다는 독일 대학에서 특히 어렵기로 소문난 곳이 아헨공대의 공학계열이다. 아헨공대 기계공학과의 경우 입학생이 시험과 연구소 실습, 산업현장 실습 등의 과정을 마치고 엔지니어 디플롬을 받는 비율은 8%에 불과하다. 엔지니어 디플롬을 받기까지는 평균 15.3학기(7∼8년)가 걸린다. 현재 9개 단과대학에 총 80개의 학과가 개설돼 있지만 가장 중시되는 분야는 역시 공학분야다. 전체 3만명의 학생 중 공학분야가 42%를 차지한다. 아헨공대의 엔지니어 디플롬은 독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아헨공대의 교육과 학술·연구활동 모두가 긴밀한 산학협동을 통해 현장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바로 현장투입이 가능한 엔지니어 양성 독일에서는 13년의 초·중등 교육과정을 거친 뒤 수학능력 평가시험인 아비투어를 통과해야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아헨공대의 공과 분야에 입학하려면 여기에 2개월의 현장실습 증명서와 리포트를 첨부해야 한다. 입학 이전에 현장실습을 하도록 하는 것은 산업체에서 기계가 어떻게 설치돼 사용되는지를 배우고 연장 다루는 법도 배운다. 전공할 분야가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를 판단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학업기간 중에도 6개월의 실습과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산업체의 근무 경력을 지닌 교수진이 포진하고 있으며 강의와 세미나, 시험 등도 실제 산업현장에서의 문제들을 이론과 같은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 기계공학과에서 디플롬과정을 마친 정회건씨는 “수업이나 연구를 위해 쓰이는 기계들은 산업 현장에서 실제 사용되는 것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구결과가 실제 현장으로 직결될 수 있고 졸업후에도 산업현장에 곧 바로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개발 아헨공대 부속 공작기계 및 생산공학연구소(WZL).1906년 설립된 WZL은 260개 대학 부속연구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오랜 역사답게 20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원과 250여명의 박사과정연구원을 포함해 총 600여명의 연구·행정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8000㎡ 규모의 공작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전체 예산 중 43%가 기업(17%), 독일연구협회(DFG·11%), 유럽연합(11%), 산업기술진흥협회(3%)가 지원한다. WZL의 마케팅 담당 쿠르트 뤼텐 국장은 “원천기술과 산업응용기술을 고르게 개발하기 위해 기초 과학기술연구와 더불어 산업계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며 “연구소들은 기술의 산업계 이전은 물론 산업계의 기술요구를 반영해 학교의 연구방향을 조정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들이나 학생들의 아이디어도 산업 현장의 적용 가능성을 타진한 뒤 실제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아이디어가 산업에서 응용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기업체나 과학재단에 연구비 지원을 요청하는 프로젝트를 제출한다. 섬유생산기계연구소(ITA)의 부소장 디어터 바이트 교수는 “모든 프로젝트는 산업 현장에서 적용되는 기술이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 기술은 이곳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바이트 교수는 “궁극적으로 산업체에 이익이 되는 경우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아헨공대에서 응용 분야 연구가 90%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산업체와의 긴밀한 네트워크 아헨공대에는 대학내 연구소와는 별도로 산업체에서 직접 요구되는 연구과제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대학부속 연구소 외에 실용연구 중심의 생산공학 및 레이저 기술 연구를 위한 프라운호퍼 연구소, 섬유연구를 위한 독일 모직연구소 등 13개 특수연구소가 설립돼 있다. 연구소들은 대부분 아헨시 외곽의 멜라텐에 있는 아헨 연구단지에 자리잡고 있다. 통합생산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독일내 57개 회사들이 공동출자해 만든 아헨 연구단지는 산업계, 과학계 그리고 학생들에게 중요한 연구기반을 제공한다. 산업체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헨공대 졸업생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아헨공대 출신들은 현재 1만 3000명 정도가 산업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중 4000명은 외국에서 활동 중이다. 아헨공대의 동창회 조직을 담당하고 있는 디트리히 후놀드 국장은 “동창생들은 대부분 기업체나 산업체의 중요한 포스트를 맡고 있기 때문에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학생들의 현장실습과 취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otus@seoul.co.kr ■ “박사과정 경우 여러분야 교수가 함께 지도” |아헨 함혜리특파원|유럽최대의 공과대학 아헨공대는 유럽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기술과 과학의 연구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 부르크하르트 라우후트 총장은 “산학협력 체제를 통해 대학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사회의 요구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교육과 연구의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헨공대가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설립목표 자체가 산업발전의 주역을 양성하는 것이다. 지난 136년 동안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가 긴밀한 연결고리를 갖고 산학협력 시스템을 갖춰 왔으며 중요한 연구 풀(pool)을 형성하고 있다.260개의 연구소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모두 산업체와 공동으로 진행된다. 시장의 기술수요는 대학 및 연구소의 학술·연구에 반영이 되고, 대학과 연구소에서 나온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는 현장에 즉각 적용된다. 이런 가운데 교육과 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산학협력의 성공적 운영 비결은. -오늘의 아이디어가 내일의 생산으로 연결되도록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산업체와 대학의 상호교류가 활발하기 위해서는 교수들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수들은 모두 산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장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산업체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수시로 파악, 산업체와 공동으로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학생들이 졸업 후 산업계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쪽으로 지도하고 연구방향을 잡아준다. ▶각 분야의 과학과 기술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분야가 형성되는 추세다. 이에 대한 대비는. -각 분야의 연구소간, 연구원들간의 협동연구와 상호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로 이뤄진 포럼을 제도화했다.IT, 재료과학, 환경과학, 이동 및 교통, 생명과학, 기술과 사회 포럼이 구성돼 있다. 각 포럼에는 기계공학, 수학, 토목, 경제, 의학 분야의 교수들과 연구원들이 참여해 새로운 분야를 놓고 연구방향을 논의한다. 박사학위 과정의 경우 서로 다른 전문분야의 교수들이 함께 전체적인 시각에서 지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아헨공대가 ‘엘리트 대학’ 육성계획에 포함될 전망은. -독일에는 80여개의 대학이 있으며 평균적으로 높은 교육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MIT나 하버드, 영국의 케임브리지나 옥스퍼드처럼 대표성을 지닌 대학은 없다. 엘리트대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월성을 지닌 대학이 세계적인 대학으로서 명성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lotus@seoul.co.kr ■ 獨 엘리트대학 육성 프로젝트 |아헨 함혜리특파원|독일이 미국의 아이비리그,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 못지 않는 엘리트대학 육성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엑설런트 이니셔티브(Exzellenzinitiative)’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독일의 대학은 18,19세기 학문의 메카로 이상적인 대학 모델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모두가 국립으로 평준화된데다, 무상교육을 실시하다보니 교육의 질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고급 두뇌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기업계의 목소리도 높았다. 슈뢰더가 이끄는 집권 사민당 정부시절 국가개혁프로그램인 ‘아겐다 2010’에 엘리트 대학 육성계획을 포함시킨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해 6월 연방정부와 16개 주정부가 협약을 맺음으로써 본격화된 이 계획에 따르면 과학·기술분야의 연구 및 교육에서 수월성을 지니는 대학을 5∼10개 선정해 앞으로 5년 동안 총 19억유로(25억 달러)를 지원하게 된다. 현재 1,2차 예비 심사를 마쳤으며 오는 10월13일 최종 선정을 남기고 있는 상태다. 독일의 대학교육 정책은 전적으로 16개 주정부 소관이지만 연방정부의 재정이 지원되는 엑설런트 이니셔티브는 선정작업 및 세부 프로그램 추진을 독일연구재단과 독일과학위원회가 맡고 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정부 과학·교육부의 헬무트 프랑그만 국장은 “10개 대학이 1,2차 관문을 통과했다. 최종적으로 5개 대학정도가 선정될 것으로 본다.”면서 아헨공대, 브레멘공대, 뮌헨대, 하이델베르크대, 베를린자유대, 훔볼트대 등이 엘리트대학으로 육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그만 국장은 “평준화·민주화를 추구해 온 독일의 대학교육 시스템은 내부적으로는 경쟁력이 있고 역사도 깊지만 대외적으로 내세울 만한 대학이 없어 명성있는 교수나 우수한 연구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소수의 경쟁력있는 대학을 선발해 집중지원한다는 것은 독일 대학교육 정책의 근본적인 이념을 뒤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otus@seoul.co.kr ■ 졸업생 취업률 100% 가까워 |아헨 함혜리특파원|아헨공대는 독일 대학 중에서도 두드러지게 국제화에 공을 들여 온 대학이다. 현재 130여개국에서 온 5000명의 유학생과 연구원들이 학업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 유학생은 150명. 대부분 공학 및 엔지니어, 기계 분야를 전공한다. 유학생들은 아헨공대를 선택하는 이유로 체계화된 산학연계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산업 현장과 밀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꼽는다. 공작기계 및 생산공학연구소(WZL) 소속의 이달호(박사과정)씨는 “연구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그 결과는 별도의 수정 내지 보완 없이도 산업 현장에 곧 바로 적용된다.”면서 “해당 연구를 진행했던 각 팀의 소속 연구원들은 해당 연구과제 종료 후 박사학위논문을 출판한 뒤 연구 과제를 진행했던 회사 또는 연구소로 자연스럽게 자리를 옮겨 해당 연구를 진행하고 더욱 발전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아헨공대 한인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다. 기계공학과 디플롬과정을 마친 정회건씨는 “학교 수업이나 연구소의 프로젝트는 산업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기술을 발전시키도록 교육한다.”며 “아헨공대 출신들은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 서로 스카우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높은 실업률 때문에 고민하고 있지만 아헨공대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100%에 가깝다. 한국에서 대학 4학년 1학기까지 마치고 유학 온 서진원씨는 “한국에서는 수업을 받고 시험을 보고 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에서는 산학간 협동체제가 잘 구축돼 있고 학생들이 연구소에서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때문에 몸으로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독일 교포 최태화(환경공학과 졸업예정)씨는 각 분야에 다양한 연구소가 있기 때문에 통합연구가 가능한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최씨는 “기계분야가 원래 강하기 때문에 환경공학이나 의료공학 등 응용과학 분야에서도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영혼을 울리는 오묘한 음색 오카리나

    영혼을 울리는 오묘한 음색 오카리나

    누가 ‘오카리나’를 “영혼을 울리는 바람의 소리”와 같다고 했던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맑고 깊은 소리는 영혼을 자극할 만큼 신비롭게 느껴진다. 외국의 한 음악가는 “날아다니는 풀벌레들을 모여들게 하는 불가사의한 소리”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이런 오카리나의 매력에 푹 빠진 마니아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국내에 알려진 지 10여 년밖에 되지 않지만 크고 작은 음악회나 행사장에서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 오카리나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전국 또는 지역 단위 동호회가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협회나 문화센터에서는 강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웬만한 가정에서 악기 한두 개쯤은 갖고 있을 정도로 오카리나 저변이 든든해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악기 값이 싸고 배우기 쉬우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란다. 글 사진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장맛비가 오락가락 내리던 지난 9일 오후 3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어린이교통공원. 오카리나마을(www.ocarinamaul.com) 수원모임 회원들이 공원 한 곳에 모여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전문지식 없어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 회원 김동현(25·회사원)씨는 도착하자마자 가방에서 오카리나와 악보를 꺼내놓고, 연주곡인 ‘갈로체’를 실수 없이 능숙하게 연주했다. 옆에 있던 다른 회원들이 박수 갈채를 보냈다. 김씨는 “군대시절 오카리나가 ‘영혼을 울리는 바람소리’와 같다는 말을 듣고 배우게 됐다.”면서 “오카리나는 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고 말했다. 권중길(31·회사원)씨는 얼마 전 동호회에 가입한 구혜린(14·중1년)양을 지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운지법을 가르쳐 주고 음정이 틀리면 튜닝기를 꺼내 교정해 주기도 했다. 권씨는 “구양이 모임에 두 번째 나왔는데 복잡하지 않은 곡들은 혼자 연주할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면서 “오카리나의 최대 장점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간간이 지나가는 행인들도 악기 소리가 신기한 듯 잠시 발길을 멈추고 연주를 감상하기도 했다. 이날 정기모임에는 학생회원들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는 데다 날씨마저 심술을 부려 평소의 절반인 10명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동호회 등에 가입하면 기량 쑥쑥 수원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추길환(37·회사원)씨는 “수원은 물론 인근 용인·시흥·안양 등지에 거주하는 회원들이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참석하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달 둘째·넷째 일요일에 이곳 수원 어린이교통공원에서 정기모임을 갖는다. 오후 3시에 도착해 5시까지 개인 연습 시간이 주어진다. 이때 초보자들은 실력이 뛰어난 선배들로부터 개인 교습을 받는다. 이어 5시부터 6시까지는 참석자 모두 발표형식의 연주시간을 갖는다. 모임이 끝난 후에는 저녁을 함께하거나 헤어짐이 아쉬운 회원들끼리 뒤풀이를 이어간다. 정기모임 외에도 번개를 통해 수시로 만남의 기회를 갖는다. 지난 5일에는 어린이 공원에서 멀지 않은 한 음식점에서 번개 미팅을 가졌다. 송희정(31·여·회사원)씨는 “처음에는 악기 때문에 만났지만 이제는 사람이 좋아 만난다.”면서 “한 사람이라도 모임에 빠지면 걱정이 될 정도로 친숙해졌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오카리나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악기가 그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진다.”고 털어놨다. 안양에 사는 이기백(32·회사원)씨는 “배우기가 쉽다고 해 시작했는데 평소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다 보니 곧 한계에 이르게 됐다.”며 “동호회에 가입하게 된 것도 좀더 향상된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동호회원들은 홈페이지에 마련된 오카리나 사용기, 질문과 답변, 악보·연주 자료실의 각종 정보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자신의 MP3에 오카리나 반주곡을 다운받아 실제 연습 때 활용하기도 한다. ●연주자들끼리 호흡 안 맞으면 ‘소음´ 전락 특히 정기모임은 평소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개인교습 기회가 되고 있어 참석률이 높다. 음악을 통해 만난 관계여서 그런지 경쟁자이기 전에 동반자란 의식이 내면에 깔려 있다. 자신만의 연주 노하우가 있어도 선뜻 공개할 수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서다. 그러나 회원들은 마땅한 연습장소가 없어 애를 먹기도 한다. 2년 전 가을이었다. 수원 영통의 반달공원에서 연습하고 있는데 경찰이 찾아왔다. 인근 주민들이 소음 때문에 못살겠다며 신고를 한 것이다. 결국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교통공원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주부 안수경(28)씨는 “아무리 좋은 악기라도 연주자들의 마음이 맞지 않거나 소리가 제각각일 경우 남들에게는 소음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연주는 물론 모임 때도 회원 간의 호흡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목표는 독자적으로 정기연주회를 갖는 것이다. 몇몇 단체로부터 초청받거나 수원역사 등에서 소규모 연주회를 개최한 적은 있지만 전국의 동호회원들을 초청해 자리를 마련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신용대(32·교사) 회장은 “목표가 없으면 흩어지고 동호회에 참여하는 재미도 반감된다.”며 “연주회를 준비하기까지 힘도 들겠지만 이를 통해 실력이 향상되고 회원간 돈독한 정도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오카리나 Memo 오카리나(ocarina)는 흙을 빚어 구워 만든 도자기 악기이다. 그 역사는 신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금의 모양은 1853년 이탈리아 부드리오 출신의 주세페 도나티(Giuseppe Donati)에 의해 만들어졌다. ●오카리나 = 거위…150여년 전 이탈리아서 만들어 당시 그 모양이 어린 거위와 같다고 하여 이탈리아어로 오카리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후 유럽인과 유럽을 찾은 여행객들이 휴대가 간편한 오카리나를 갖고 세계 곳곳을 다니며 악기를 전하게 되었다. 오카리나의 모양과 기능은 많은 제작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오카리나의 종류는 다양한데 흙을 구워 만든 것뿐 아니라 금속, 나무, 종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도 있다. 국내에는 1986년 일본 NHK를 통해 방영된 다큐멘터리 ‘대황하’의 삽입곡으로, 오카리나 연주가 처음 알려졌다. 당시 대황화를 본 국내 시청자들은 피리 소리와 비슷한 낯선 악기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다. 그해 대황하 배경 음악을 담당했고 오카리나를 직접 제작, 연주하는 일본인 노무라 소지로가 방문해 국내 최초의 오카리나 연주회를 가졌다. 이후에도 노무라씨는 국내에서 서너차례 연주회를 열어 오카리나 열기에 불을 지폈다. 영화나 드라마의 OST,CF·공익광고 등의 배경음악으로 오카리나 연주가 자주 쓰이고 있다. ●3개월 정도 배우면 웬만한 대중가요 연주 오카리나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가방에 넣고 다니다 인적인 드믄 공원이나 출퇴근길 승용차 안에서 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다른 악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데다 배우기 쉽기 때문에 입문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최근 쇼핑몰 인기검색어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리코더(피리)가 비싼 것은 200여만원을 호가하지만 오카리나는 ‘연주용’이라해도 18만원 정도다. 일반형은 6만∼8만원, 보급형은 3만∼4만원, 플라스틱은 1만 5000∼2만원이다. 초창기에는 일본 제품을 수입했지만 4∼5년 전부터 국내에도 제작업체가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현재 40여곳의 업체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카리나 동호회원 가운데 실력이 뛰어난 마니아들은 악기를 직접 제작하고, 그 노하우를 인터넷에 소개하기도 한다. 오카리나는 3개월 정도 배우면 웬만한 대중가요는 연주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쌓기 위해선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오카리나마을은… 국내 최대의 회원수를 갖고 있는 동호회로 오카리나 붐을 일으킨 일등 공신이다. 2001년 대전에서 태동한 ‘오카리나 마을’은 현재 가입회원만 2만여명에 달하며 서울과 부산·제주·수원 등 19개 지역 모임을 두고 있다. ●회원 2만여명…상업주의 철저 배척 전체 모임의 운영진 대표는 ‘촌장’, 지역별 대표는 ‘이장’으로 부르고 있다. 이들에게는 거스를 수 없는 원칙이 있다. 아마추어로서의 순수성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홈페이지에 배너광고를 유치하고 신년연주회 등 행사 때 협찬을 끌어들일 수 있지만 상업주의를 철저히 배격하고 있다. 한번 상업적으로 빠지게 되면 초심을 잃어 동호회 자체가 와해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아무리 어려워도 서버 운영비는 각 지역의 마을에서 보내준 지원금으로만 충당한다. 그야말로 자기 주머니를 털어 운영하는 셈이다. 어울림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회원들은 자신의 개성만을 강조하는 불협화음이 아닌 서로의 소리가 어우러지는 하나의 음악임을 만남을 통해 깨닫고 있다. ●여름엔 캠프·겨울엔 신년 연주회 열어 동호회원들은 1년에 두 차례 큰 행사를 치른다. 여름 캠프와 겨울의 신년연주회이다. 올해는 오는 15∼17일 2박3일 동안 충북 괴산군의 한 학교에서 여름 캠프를 갖는다. 회원들의 연주회를 비롯 오카리나 연주와 이론·제작 등 ‘배움의 시간’과 ‘개인 초청 연주회’‘체육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국단위 행사인 만큼 지역 동호회원들이 한 장소에 모며 그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맘껏 뽐낸다. 이와는 별도로 지역 정기 연주회가 열릴 때면 주변 지역의 동호회원들도 찾아와 주최측의 힘을 보태 주며 결속을 다지고 있다. 지역 동호회마다 한 달에 두 차례 정기모임을 갖고 통하는 사람들끼리 번개만남도 자주 마련한다.3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수원마을의 경우 회비는 한달에 성인 5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동호회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경비로 회원들의 소속감을 불어 넣기 위해 회비만큼은 꼭 받는다고 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탐사보도] “진보도 시대따라 지킬것과 변화시킬것 구별해야”

    [탐사보도] “진보도 시대따라 지킬것과 변화시킬것 구별해야”

    윤진호(41·85학번), 이원구(35·91학번), 이종필(29·97학번)씨. 각기 다른 시기에 대학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현재 하는 일이 다른 세 사람이 만났다. 이들은 지금의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볼까. 정치와 사회, 학생운동에 대한 솔직담백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윤진호 개인적인 얘기 한마디 하자. 오늘 참여정부 얘기를 안 할 수 없을 텐데 그런 면에서 내가 입장이 제일 난처한 것 같다. 전대협 세대는 학생운동의 중심세력이었으면서 현 정권에도 많이 포진해 있다.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원구 사실 요즘 허무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진보세력의 집권 10년이 이제 황혼으로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지난 10년은 무늬는 진보지만 사실 진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국민의 정부도 DJP연합으로 탄생됐고 참여정부 역시 순수하게 개혁·진보세력만으로 구성됐다고 보기 어렵다. 명확한 집권세력이 없다 보니 정치색깔이 선명할 수 없었다. 정책도 일관성이 없었다. 또 개혁·진보 진영이 집권을 위해 준비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이런 점들이 노무현 정권 초기에 보수언론의 공격 대상이었다. ●이종필 여기에서 가장 막내인 나도 답답하다. 집권 이후 줄곧 노무현 정부는 국민들에게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하반기에 양극화 문제 해소를 사회적 어젠다로 설정한 것은 옳다고 본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처음부터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교하고 일관된 정책을 보여 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윤진호 국민적 기대에 비춰 잘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이번 선거에서 그래도 조금이나마 가능성 있는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다.40대가 넘어선 전대협 세대들이 민주노동당보다 열린우리당 지지가 많은 것은 ‘전대협 세대’의 특징이 아니라 40대 세대의 특징이라고 봐야 한다. ●이종필 20대인 IMF 외환위기 이후 세대에서는 한나라당 지지가 높은 편이다. 온라인 공간을 통한 20대의 참여율은 높다. 하지만 이것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낼 만한 콘텐츠나 정치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원구 진보적 가치나 개혁적 신념을 갖고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현실보다 오히려 이상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현실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게 되는 게 인생이다. 이런 사람들은 열린우리당과 민노당 사이에서 애매한 입장을 갖게 된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열린노동당’ 지지자라고 한다. ●윤진호 요즘 대학 총학생회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총학생회가 변화해야 하는 당위성을 보여 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은 ‘내가 바라는 내용의 학생회가 아니다.’라는 또다른 의견 표출이다. 과거 학생회의 경우 학생회 활동이 곧 정치활동이었다. 하지만 점차 그 기능이 분리되는 것 같다. ●이원구 사법연수원에서 많은 연수원생들이 민노당 정식 당원으로 활동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민노당 학생위원회에서 활동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큰 것 같다.80년대와 90년대 중반까지 선배들은 대학에서 진짜 정치활동을 해 본 적 없다. ●이종필 최근 몇년 사이 총학생회와 민노당 학생위원회의 관계설정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있었다. 대학생들의 요구 중 많은 대목은 정치·사회와 연관돼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치참여와 학내자치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만은 없다. 분명한 것은 민노당 학생위원회의 학내 정치적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윤진호 민노당도 변해야 할 때다. 민노당은 노동부나 보건복지부 장관까지는 하더라도 산업자원부나 재정경제부 장관은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민노당도 집권을 상정하고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이종필 민노당도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표를 끌어 와야 하는데 어이없게도 한나라당에 모두 뺏겼다. 민노당은 열린우리당의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고 대항 테제 형식의 문제제기만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국민들에게 딴죽 거는 수준으로밖에 비쳐지지 않을 것이다. ●이원구 지난 지방선거의 쟁점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면 양극화와 부동산 문제였다. 그런데 정부에 대한 비판 말고 민노당의 대안이나 정책이 국민들에게 회자된 적이 없는 것 같다. 아직까지 민노당의 위상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회적 어젠다에 대해 민노당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면 10%의 지지율을 뛰어 넘기는 힘들 것이다. 민노당은 아직까지 실험과 연습과정이라고 봐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더 오래 민노당의 실패를 참아줄지 회의적이다. ●윤진호 정치권에 진출한 학생운동 세력은 사실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신들에게도 실망이 컸을 것이다. 이 때문인지 내 주변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한나라당 지지자가 나왔다. 놀랍다. 한편으로는 학생운동 출신뿐 아니라 세대의 고민을 반영하는 것 같다. ●이원구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대책팀에 속해 있다. 공부를 많이 하고 있지만 FTA는 어려운 주제다. 그런데 과연 이처럼 어렵고도 중대한 FTA 문제를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에 진출한 이른바 ‘386세력’들이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생각하면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전문성의 부재를 지적하고 싶다. 굳이 정치조직 인사가 꼭 전문분야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반문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국민들이 ‘전문성 부재’를 이해해 줄 것 같지는 않다. ●윤진호 참여정부에 대해 점수를 매겨 보라고 한다면 50점 미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들도 많지만 친소 관계를 떠나 학생운동과 관계 없는 내 주변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반영한 결과다. ●이원구 60정 정도 줄 수 있을 것이다.60점이면 수우미양가 가운데 양 정도 될 것이다. ●이종필 참여정부의 현 지지율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한 20점 정도 될 듯하다. ●윤진호 이번 선거에서 미미하게나마 한나라당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 사람들이 많아진 듯하다. 오세훈 서울시장 정도면 기존 한나라당 정서와는 많이 다를 수 있다고 여기는 것처럼 말이다. ●이종필 몇년 전만 해도 대학 강의실에서 교수가 지지정당을 물어 보면 한나라당이라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당당히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이는 이념성향이 다양화된 것이지 20대의 보수화로 볼 일은 아닌 듯하다. 다만 ‘일반화의 오류’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전대협 세대나 IMF 이후 세대 한나라당 지지자가 많다는 것이 모든 전대협 출신 총·부총학생회장을 싸잡아 말할 것은 아니다. ●이원구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평판이 높다. 자신이 가진 정치적 소신과 사명의 문제일 뿐이다. 한나라당이든 민노당이든 스스로가 가진 정치성향이 문제다. ●윤진호 진보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지켜야 할 것과 변화시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쨌든 우선 경제 안정·회복과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안아야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적 힘’을 만드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 ●이원구 변호사 일을 하면서 동시에 민변활동을 하고 있다. 내 영역에서 사회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고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 학생운동을 하면서 주장했던 것 중에 “국민을 위해 훌륭한 무기를 갖고 사회에 나가자.”는 것이 있다. 기본적으로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도 전문적 영역에서 국민을 도울 수 있는 사회적 무기를 갖기 위해서였다. 좀더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종필 한국사회가 전체적으로 신자유주의적인 기조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것은 ‘공동체’밖에 없다고 본다. 이런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서울희망나눔센터’ 건설을 위해 일하고 있다.‘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에서 연구원 활동도 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국사회의 대안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정리 김기용 윤설영기자 kiyong@seoul.co.kr
  • [탐사보도] “개성 빵공장에 후원금 냈다”

    [탐사보도] “개성 빵공장에 후원금 냈다”

    “우리도 하고 싶은 얘기 정말 많죠. 지금은 한 집안의 가장으로, 회사원으로 조용히 살아가고 있지만 사회를 걱정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으니까요.” 1990년대 초반 총학생회장을 지낸 A씨는 서울신문의 설문 의뢰를 ‘의미있는 일’이라며 반겼다.80년대 말 총학생회장 B씨는 “정치권에서 일하자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지만 학생운동과 국가경영은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거부했다.”면서 “이제 와서 보면 조용히 내 자리를 지키며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에 만족하기로 한 것은 잘된 결정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총학생회에 있었던 것 자체를 밝히고 싶지 않다.”는 ‘은둔형’과 “이토록 변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아무런 노력도 하고 싶지 않다.”는 ‘체념형’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총학 간부 출신들은 사회 변혁의 주체로 앞장섰던 20대 초중반의 기억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었다. 10명 중 8명은 과거의 신념에 대해 여전히 믿음을 갖고 있었다.61.4%가 ‘현실을 많이 고려하게 됐지만 학생운동 당시의 기본적인 의식틀은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의 생각에 추호의 변화도 없다는 사람은 17.8%에 달했다. 자기 이념성향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전체의 82.8%였다.‘총학시절에도 진보, 지금도 진보’라고 한 사람이 39.4%였고 29.3%는 ‘총학시절에는 매우 진보였으나 현재는 (약화된)진보’라고 했다.7.0%는 현재 ‘보수’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조사대상의 36.7%가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있었다.11.4%는 열린우리당원,6.3%는 한나라당원이었다. 직접 정치현장에 뛰어든 25%가량의 인사들 외에 정당에 꼬박꼬박 당비를 내거나 시민단체에 후원금을 내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보내는 사람도 20.9%에 달했다.13.5% 정도는 과거 학생운동을 하며 익혔던 이론이나 논리들을 회사 생활을 하며 적용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이모씨는 “남북긴장 해소를 위해 개성 빵 공장 건설에 후원금을 내고 있다.”고 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 조모씨는 “회사동료들과 자주 대화하며 개혁적인 마인드를 갖게 만들려고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C씨는 “상대방을 존중하되 나 자신의 정치적인 견해도 명확히 표명하면서 회사내 문화적 민주주의 및 소수자에 대한 인식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 총학생회장 출신 D씨는 “행동으로 함께할 수 없지만 내 소득의 일부를 정당이나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형식으로 대리행동을 하고 있다. 과거 학생들을 향해 소리쳤던 것처럼 회사에서의 업무나 기타 활동에서 ‘내가 하는 일이 합당한 일인가.’를 자주 되묻고 있다.”고 했다. 역대 총학간부들은 학생운동권 인사들이 정계에 더 많이 진출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학생운동 세력의 정계진출에 대해 65.3%는 ‘어느 정도 긍정적’,12.9%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정계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전대협 세대 총학생회장 출신 E씨는 “현실 정치에 뛰어든 친구나 동지들이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면서 “그들의 노력으로 사회가 점차 진보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 [탐사보도] 총학생회장 145명 어제와 오늘 들여다보니

    [탐사보도] 총학생회장 145명 어제와 오늘 들여다보니

    1989년 6월30일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4학년 임수경씨가 서울을 출발, 도쿄·베를린을 거쳐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통일의 꽃’으로 불리게 될 임씨를 방북시킨 주역은 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의장 임종석이었다. 이 사건은 아직도 전대협 출신들 사이에 ‘꺼지지 않는 불멸의 위훈’으로 일컬어진다. 그때의 임종석은 어느덧 16·17대 재선 의원이 됐다. 독재정권에 항거한 학생운동이 우리 사회 민주와 진보의 초석이 됐다는 데 물음표를 달 사람은 없다. 그 중심에 서 있던 총·부총학생회장들은 현재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서울지역 8개 대학 역대 총·부총학생회장 145명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봤다. ●4명중 1명꼴로 정치에 투신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41명·28.3%)을 제외하면 정치권에 투신한 사람이 29명(20.0%)으로 가장 많았다. 김영춘·송영길·이인영·우상호·오영식·이기우·임종석(이상 열린우리당)·고진화(한나라당)씨 등 8명이 국회의원이었다. 이들이 정당의 ‘입’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이 열린우리당 대변인,88년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김범진씨가 한나라당 부대변인이다.94년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박용진씨는 민주노동당 대변인이다.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7명으로 파악됐다. 신분상으로는 공무원이지만 사실상 정치인이라고 볼 때 정치인은 4명 중 1명꼴인 24.8%(36명)으로 늘어난다. 청와대 전·현 직원 중 김병규·김만수·권오중·오승록씨가 연세대, 여택수씨가 고려대, 강병원씨가 서울대 출신이다. ●젊은 세대들은 민노당과 시민단체 최소 30대 후반인 전대협 세대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다수 포함된 반면 비교적 젊은 한총련·외환위기(IMF 관리체제) 이후 세대는 민주노동당이나 시민단체(자유주의연대·열린사회시민연합·진보교육연구소·민주언론시민연합·여성민우회·서울희망나눔센터 등)에 많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9명이었다. 서울대 출신 6명, 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 출신 각 1명씩이다.84년 서울대 총학생회장 이정우씨는 사법·행정·외무 등 ‘고시 3관왕’으로 유명하다. 13명은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얼마 전 부도가 나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휴대전화 제조업체 VK모바일의 사장은 91년 서울대 총학생회장 이철상씨다. 인터넷게임 개발업체 네오플 대표도 200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 허민씨다. 카메라폰 플래시를 만드는 하이프롬의 김종식(한양대) 대표는 91년 전대협 5기 의장이었다.10명은 유학 중이거나 대학원 등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변리사·치과의사·한의사·소설가·영화제작PD 등 전문직도 있었다. 10명 중 7명은 ‘별’을 달고 있다. 국가보안법이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재판을 받았다. 징역 1년·집행유예 2년형이 41.4%로 가장 많았고 징역 1년 6월·집행유예 2년 6월이 8.1%,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이 6.1%였다. 징역 2년 이상의 실형도 8.1%였다.
  • [탐사보도] 세대별로 엇갈린 지지정당-참여정부 과제

    총학 간부 출신들은 연령대별로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큰 차이를 드러냈다. 서울신문은 설문조사 응답자 101명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1992년 이전) 세대 39명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93∼98년) 세대 28명 ▲외환위기(IMF 관리체제·99년 이후) 이후 세대 34명으로 구분했다.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전대협 세대는 38.5%가 열린우리당을 지지하고 28.2%가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다. 반면 한총련 세대는 열린우리당 지지가 25.0%에 불과했고 민주노동당이 64.3%로 압도적이었다. 더 젊은 IMF 이후 세대는 민주노동당 지지 성향이 한층 강해 67.6%였다. IMF 이후 세대는 한나라당 지지율이 20.6%로 열린우리당(5.9%)의 3.5배나 되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한나라당 지지율은 전대협 세대 7.7%, 한총련 세대 3.6%였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 K씨는 “2000년 이후 많은 대학에 비운동권 총학이 등장한 것이 젊은 연령대에 한나라당 지지가 많은 이유”라고 추정했다. 사회적 과제에 대한 시각도 달랐다. 참여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로 전대협 세대는 가장 많은 36.8%가 ‘사회전반의 화합을 통한 갈등해소’를 꼽았다. 그러나 한총련 세대와 IMF 이후 세대에서는 ‘분배정의 실현’이 각각 57.1%와 34.4%로 가장 많았다. 학생운동을 연구한 서울대 김구현 박사는 “전대협 세대의 기본목표는 민주화와 통일이었다. 이런 기본적인 인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총련 세대를 거치면서 통일·노동·환경·여성 등 학생운동의 주제가 다변화했다.”면서 “특히 노동문제와 분배구조 왜곡 등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던 게 이들의 분배정의에 대한 신념을 확고히 만들어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특별취재팀 김기용 김준석 윤설영기자 kiyong@seoul.co.kr
  • [탐사보도] “여당 가혹한 비판은 애정어린 투정”

    역대 총학생회 간부들의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는 이들이 과연 ‘진보’라는 틀로 한 데 묶일 수 있는지 의심될 정도로 가혹했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단 8.9%에 불과했고, 운동권 선후배·동기뻘인 ‘386세력’에 대해서도 8.0%만이 잘한다는 평가를 했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참여정부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이라는 게 이번 설문결과를 본 당사자들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대협 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냈던 인사는 “많은 응답자들이 5·31지방선거 여당 참패의 원인을 대통령과 여당 등 정권 내부에서 찾은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민주노동당 지지자가 절반이 넘긴 했지만 넓은 사상적 범주에서 열린우리당과 뿌리가 비슷하다고 볼 때 정권에 대한 일종의 ‘애정어린 투정’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풍’(박근혜 바람)을 여당 참패의 원인으로 든 사람은 한나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9% 정도에 지나지 않아 야당의 성과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재열(사회학과 교수)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은 “역대 총·부총학생회장들이 노무현 정권에 대해 실망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여러가지 과제를 적극적으로 제시한 것은 그들이 현 정권에 대해 ‘비판적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응답자의 79.2%가 학생운동을 하면서 가졌던 기본적인 생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비교적 개혁적인 참여정부가 과거 자신들이 가졌던 이상을 실현시켜주길 바라는 경향이 강했다. 실제로 향후 참여정부에서 가장 역점 둬야 일로 가장 많은 35.7%가 ‘분배정의의 실현’을 꼽았다. 1985년 연세대 부총학생회장을 역임한 서원선(43)씨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학생운동의 작은 목표들은 바뀔 수 있지만, 소외된 이웃과 서민을 위하는 큰 주제만큼은 변할 수 없다. 학생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들은 더욱 그러한 책임의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총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여전히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4.2%가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참여를 꺼리는 요즘 총학의 경향에 대해 우려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 A씨는 “대학생들의 일상적인 생활을 정치·사회와 분리시켜 생각할 수는 없다. 한국사회에서는 대학생들이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탐사보도] 학생운동 주역들이 말하는 한국사회

    [탐사보도] 학생운동 주역들이 말하는 한국사회

    과거 민주화 운동의 전면에 섰던 대학 총학생회장 등 학생운동권 출신 중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한 사람은 4명 중 1명꼴밖에 안됐다.70% 이상이 여당 선거 참패의 원인을 대통령 국정운영 실패에서 찾았다. 참여정부의 남은 기간 역점과제로 분배정의 실현과 사회화합, 갈등해소가 가장 많이 제시됐다. 총학 출신의 3분의2는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사실은 지난달 서울신문이 대학 총학간부 출신 101명을 대상으로 한 의식구조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조사는 건국대, 고려대, 단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가나다 순) 등 서울시내 8개 대학의 1984∼2005년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 출신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조사 대상자들의 5·31 선거 정당 지지율은 민주노동당이 51.5%로 절반을 넘었고 열린우리당 23.8%, 한나라당 10.9%였다. ●“盧대통령 국정운영 잘못” 76% 열린우리당의 선거 참패 이유(복수응답)로 72.3%가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를 꼽았다.‘당의 역할 미흡 및 당론 혼선’과 ‘경기회복 실패와 집값 급등 등 경제적 요인’은 각각 40.6%로 두번째였다. 여당을 지지한 사람일수록 대통령에 책임을 더 많이 돌렸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대통령 국정운영이 문제라고 답한 비율이 65.4%였지만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은 72.7%였다. 응답자의 76.2%는 대통령이 ‘못하고 있다.’(매우 22.8%, 다소 53.5%)고 했다. 청와대·정부 등에 포진한 ‘386세력’에 대해서도 82.0%가 ‘매우’(24.0%) 또는 ‘다소’(58.0%)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로 ‘행정실무 등에 대한 경험부족’이 52.5%로 가장 많았고,‘오만과 독선’41.6%,‘기존 관료집단 및 정치권과의 부조화’ 26.8%였다. ●일관성 결여·양극화 가장 문제 참여정부에서 가장 잘못된 것으로 전체의 59.4%(2개 복수응답)가 ‘국정운영과 정책추진 방향의 일관성 결여’를 들었다.53.5%는 ‘양극화의 심화’를 꼽았다. ‘집권세력의 경솔한 언행’(28.7%)과 ‘경기침체 지속’,‘부동산 가격급등’(각 13.9%)도 지적됐다. 남은 기간 현 정부의 역점과제로 ‘분배정의 실현’(35.7%)이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사회 화합을 통한 갈등해소’(22.4%) ‘남북관계 활성화 등 통일노력‘(14.3%) 순이었다. 다음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을 예상한 사람이 64.9%로 압도적이었다. 열린우리당이라는 응답은 23.7%에 불과했다. 유력한 당선후보로 한나라당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열린우리당에서는 김근태 당의장이 각각 꼽혔다. 특별취재팀
  • [탐사보도] 10명 중 8명 “학생운동 탈이념화 우려”

    [탐사보도] 10명 중 8명 “학생운동 탈이념화 우려”

    서울신문이 국내 언론 최초로 실시한 역대 총학간부 의식구조 설문조사는 1984∼2005년 활동했던 서울시내 8개 대학(건국대, 고려대, 단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가나다 순)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 출신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는 쉽지 않았다. 대학본부, 총학생회, 총학동우회 등이 보유한 연락망을 바탕으로 현재의 연락처를 추적했으나 오랜 시간이 흐른 탓에 소재 파악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비밀경로를 이용해 이들의 연락처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200여명에 연락이 닿았으나 “설문내용이 너무 민감하다.”“총학 출신임을 밝히고 싶지 않다.”는 등 이유로 30여명이 설문지 수령을 거부했다. 총 172명에게 이메일과 팩스로 설문지를 보냈으며 이 가운데 101명이 최종적으로 회신을 했다. (1) “여당 참패는 대통령 탓”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한 이유(복수응답)에 대해 응답자들의 72.3%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를 꼽았다. 이어 ‘열린우리당의 역할 미흡 및 당론 혼선’과 ‘경기회복 실패와 집값 급등 등 경제적 요인’이라는 응답이 각각 40.6%였다. 정치권 진출이 가장 활발한 전대협 세대는 84.6%가 ‘대통령 국정운영 실패’를 패인으로 지적,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한총련 세대와 IMF 세대는 이 응답의 비중이 가장 높기는 했지만 전대협 세대보다는 낮은 65% 안팎이었다. 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한 사람일수록 대통령 책임론을 더 강하게 나타냈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선거 참패 원인이 대통령 국정운영 실패라는 견해가 65.4%였지만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은 72.7%였다. (2) 절반 이상 “민노당 지지” 5·31 지방선거에서 절반이 넘는 51.5%가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는 23.8%로 절반 수준이었다. 과거 학생운동권이 ‘타도대상’으로 삼았던 민자당-신한국당을 뿌리로 한 한나라당을 지지한 사람은 10.9%였다. 전대협 세대는 민주노동당(20.5%)보다 열린우리당(38.5%)을 더 많이 지지한 반면 한총련 세대는 열리우리당보다 민주노동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9%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했다. 이들은 대체로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정당들에서 비전과 긍정적 방향성을 찾을 수 없다.”“젊었을 때 가졌던 참여와 현실 개혁에 대한 의지가 점차 줄어드는 것 같다.”는 등을 이유로 들었다.IMF 외환위기 이후 세대에서는 열린우리당 지지자가 5.9%에 불과한 반면 한나라당 지지자는 그 세 배가 넘는 20.6%에 이른 점이 특이했다. (3) “민노당은 결과물이 없다” 5·31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지지도가 뚝 떨어진 이유에 대해 41.6%가 ‘유권자들이 그동안 보내준 성원 만큼 결과물을 못 내놓았기 때문’을 이유로 꼽았다.24.8%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상(理想)적인 정책만을 고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10.9%는 ‘유권자들의 보수화’를 들었다. 또 9.9%는 ‘행정전문가를 뽑는 지방선거의 특징’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8.9%는 ‘성장이 더 중요한 시기임에도 지나치게 분배에 치중한 점’을 약세의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아직 민주노동당의 집권을 가정하는 것이 상상이 안 된다.”는 답변도 있었다. (4) 현 정부 문제는 ‘오락가락’ 참여정부의 가장 부정적인 키워드로 59.4%(2개 복수응답)가 ‘국정운영과 정책추진 방향의 일관성 결여’를 들었다. 재벌정책·노동정책·외교정책·부동산정책 등에서 당·정·청의 불협화음과 오락가락하는 모습 등을 지적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번째로 많은 53.5%가 ‘양극화의 심화’를 꼽았으며 이어 ‘집권세력의 경솔한 언행’(28.7%),‘경기침체 지속’·‘부동산 가격급등’(각 13.9%) 순이었다. 한 응답자는 ‘어설픈 386’을 꼽으면서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과거 자신들이 가졌던 신념을 제대로 실현시키지 못했다.”고 이유를 달았다. (5) 남은 기간,분배실현 매진을 참여정부의 과제로 ‘정교한 분배정의 실현’(35.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사회 전반의 화합을 통한 갈등해소’(22.4%)-‘남북관계 활성화 등 통일노력´(14.3%)-‘정치·사회적 민주화’(9.2%)-‘성장 중심으로 방향 전환’(6.1%) 순이었다. 11%가 넘는 기타 의견 중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진 등) 신자유주의와의 결별’을 요구했다.“참여정부 전반에 걸쳐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포기하거나 배척해야 한다.”“현 정권의 인재풀과 성격을 고려할 때 신자유주의는 양립할 수 없는 가치인데도 그것을 고집하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된다.”는 의견들이었다. (6) 3대 갈등은 빈부-통일-지역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 할 3대 갈등 요인(3개 복수응답)으로는 빈부(72.3%)-통일외교(44.6%)-지역(41.6%)이 꼽혔다. 심화된 경제적 양극화를 서둘러 극복하고 남북·대미 등 대외관계를 둘러싼 분열된 국론을 한 데 모으는 한편 해묵은 지역간 대립도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뒤를 이어 노사-도농-세대간 갈등이 선결 과제 4∼6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정치·사회적으로 부각되는 모든 갈등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문도 적잖이 나왔다. (7) 5명 중 4명 “386 일 못한다” 참여정부 들어 청와대와 정부부처 등에 대거 진출한 386 운동권 세력들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 만큼이나 낮았다. 응답자의 82.0%가 ‘매우’(24.0%) 또는 ‘다소’(58.0%)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매우 잘한다는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으며 8.0%만이 다소 잘한다고 했다. 잘 못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행정실무 등에 대한 경험부족’이 52.5%로 가장 많았고 ‘오만과 독선’과 ‘기존 관료집단 및 정치권과의 부조화’가 각각 41.6%로 두번째에 자리했다. 이어 ‘사회를 바라보는 식견부족’(23.8%)‘오락가락하는 모습’(19.8%) 순이었다. 학생 운동권의 정계 진출에 대해서는 78.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대부분 ‘실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학생운동 경력만으로 정계에 진출했다가 실망을 안긴 인사들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8) 41% “학생들과 의제 괴리” 대학 총학생회들의 탈(脫)이념화 바람에 대해 84.2%가 ‘다소’(53.7%) 또는 ‘매우’(30.5%) 잘못됐다고 했다. 잘된 방향이라는 응답은 9.5%에 불과했다.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 이종필씨는 “총학생회가 사회의 진보·발전을 위해 모순을 깨뜨리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세력이 돼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학생회가 학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이유로는 41.4%가 ‘의제 설정에서 학생들과 괴리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33.3%는 새로운 학생운동에 관한 패러다임과 이론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80∼9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들었다.1990년대 초반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모씨는 “군사독재 시절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과거 선배들의 이념과 운동방식을 답습하지 말고, 유연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학생회 운영에 임하라.”고 주문했다. (9) 74% “사회 진보화 안됐다” 사회 전반의 민주화·진보화 추세에도 불고하고 응답자의 74%는 “총학에 몸담고 있을 때에 비해 진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매우 보수화’ 4%,‘다소 보수화’ 55.4%였으며 13.8%는 ‘당시와 비슷하다.’고 했다. 반면 ‘다소 진보’는 21.7%,‘매우 진보’는 1.9%에 그쳤다. 상당 부분은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이른바 ‘싹쓸이’를 한 데 대한 경계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놀이터 어린이들 눈에 비친 실태

    놀이터 어린이들 눈에 비친 실태

    어린이들이 보는 놀이터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어린이 놀이터 안전성 확보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초등학생들이 직접 놀이터 실태를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또 한국생활안전연합의 어린이 놀이터 안전실태 조사결과도 함께 발표돼 부모와 어린이가 각자의 시각에서 놀이터의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절반이 한달에 한번 이용 우선 어린이들에게 놀이터는 재미없는 공간이었다. 서울 광진구 동자초등학교 6학년 학생 30여명이 학교 주변의 놀이터 10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어린이 100여명을 상대로 일대일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어린이 2명 중 1명은 놀이터를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이용한다고 답했다. 놀이터를 매일 찾는다는 어린이는 단 1%에 불과했고, 한 달에 한 번만 찾는다는 어린이가 56%나 됐다. 그 외 2주에 한 번 14%,1주에 한 번 10%,4∼5일마다 10%,2∼3일마다 9% 등으로 나타났다. 놀이터에서 놀 때 재미를 묻는 질문에는 53%가 ‘재미없다.’고 답했다. 재미없는 이유로는 44%가 ‘놀이시설의 종류가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위험한 시설이 많아서’라는 답변도 23%나 됐다. 또 ‘놀이공간이 부족해서(15%)’,‘놀이터가 지저분해서(8%)’라는 답변도 나왔다. 또 80%가 넘는 어린이가 놀이터에서 다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미끄럼틀(20%), 그네(19%), 철봉(16%) 등에서 놀다 다쳤으며,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갈 정도로 심하게 다친 경우도 10%가 넘었다. 이 어린이들은 자신이 다친 이유에 대해 자신의 부주의(21%) 탓도 있지만, 시설물(38%)이 위험해서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자초교 학생회장인 김한솔 군은 “놀이터를 찾아다니며 조사해봤더니 미끄럼틀의 경우 높이는 너무 높고 손잡이는 너무 얇아 위험해보였다.”며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래·고무매트 딱딱해져 충격흡수 못해 어른들이 보기에도 놀이터는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공간이었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이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 151곳의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83%에 이르는 놀이터가 어린이들이 뛰어놀기에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놀이터 바닥은 어린이가 넘어지거나 기구에서 떨어졌을 경우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래나 고무매트 등 부드러운 재질로 채워야 한다. 뿐만 아니라 충격흡수 기능을 위해 바닥면 두께는 적어도 30㎝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조사 대상 놀이터 가운데 바닥두께가 적정한 곳은 단 17%에 불과했다. 모든 놀이터가 바닥재질로 모래나 고무매트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관리를 안해 딱딱하게 굳어져 있거나 얇게 깔아놓은 정도여서 충격흡수재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위생문제도 걱정거리였다. 놀이터의 61%가 바닥이 비위생적이었고 이 중 2곳에서는 기생충까지 발견됐다. 놀이기구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기구를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 전체 62.7%가 녹슬거나 부서진 상태였으며,72.7%는 표면이 거칠어 피부가 긁히는 등 상처를 입기 쉬웠다. 또 어린이가 이용하는 놀이기구는 높이가 2.5m 이하로 제한되지만 19%가 기준보다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가 놀이기구에 끼이는 사고를 막기 위해 틈이 넓은 곳은 몸이 쉽게 빠지도록 공간이 23㎝ 이상이어야 하고, 틈이 좁은 곳은 몸이 빠지지 않도록 9㎝ 이하로 제작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놀이기구들이 39%나 됐다. 윤선화 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는 “어린이들의 놀이터 안전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놀이기구의 안전성을 알 수 있는데 긁히는 사고가 18%나 된다는 것은 놀이기구의 표면이 그만큼 거칠다는 얘기고, 부딪히는 사고가 17%라는 것은 놀이공간이 좁다는 의미”라며 “추락사고가 전체 45%나 되고, 입원할 정도로 다치는 경우가 37%나 된다는 것은 놀이터 안전성 확보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어린이 안전사고 한해 300여건 감독권 나눠져… 책임관리 불가능 놀이터에서 발생하는 어린이 안전사고가 지난 한 해 300여건에 이르지만, 관리·감독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감독권이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어 책임있는 관리가 불가능한 시스템을 원인으로 꼽았다. 윤선화 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는 “전국에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가 몇 개나 되는지 그 숫자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시설이 얼마나 낙후됐는지, 안전하기는 한 건지 알 수가 없다.”며 “놀이터 설립주체가 다르고 관리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놀이터에 대한 관리·감독은 건설교통부, 교육인적자원부와 지역 교육청,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나눠져 있다. 아파트와 동네 놀이터는 건교부 소관이고, 학교와 유치원 내 놀이터는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관리한다. 또 어린이집의 놀이터는 여성부, 복지시설 내 놀이터는 복지부 소관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근거 법령에 따른 구분일 뿐 일관된 법규정도 없고 책임 소재도 불명확하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음식점,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설치된 놀이터는 그나마 근거법령조차 없다. 복지부 아동안전권리팀 관계자도 “지난해 복지부 내에 아동안전권리팀이 신설돼 어린이 안전사고 등을 관리하고는 있지만, 놀이터의 경우는 전국 현황과 안전상태 등에 대한 기초조사자료가 없어 안전 대책 수립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연재 기술표준원 생활용품안전팀장 역시 “소관 부처가 다원화돼 있다 보니 설치나 유지 관리가 안 돼 항상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004년에 놀이터 기구도 안전검사품목으로 지정돼 새로 설치되는 놀이시설은 안전검사를 받고 있지만, 그 이전에 설치된 대부분의 놀이터는 안전성 검증도 받지 않고 설치됐다.”며 “놀이시설 설치와 운영에 관한 개별 법령을 개정하고 한 부처에서 관리를 일원화해 철저하게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운동권 벤처신화의 몰락

    운동권 벤처신화의 몰락

    핵심 운동권 출신으로 ‘휴대전화 성공 신화’로 주목받던 이철상(39) VK 사장의 꿈이 끝내 좌초됐다. VK는 7일 되돌아온 17억 8100만원의 약속어음을 결제하지 못하고 부도처리됐다.VK는 이날 이 사실을 증권선물거래소에 공시했고,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300억원대로 예상되는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농협, 기업은행 등 10개 채권단의 VK 여신 규모는 865억원이다. ●386 운동권의 경영인 변신 VK는 매출 3000억원대의 중견 업체로, 휴대전화 업계에서 한때 ‘벤처 신화’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이 사장도 “(학생, 사회)운동의 이상을 경영에 접목시켜 성공을 이루겠다.”며 노키아, 모토롤라 등 글로벌 기업과 해외에서 당당하게 맞섰다. 그런 만큼 이 사장의 행보는 386 운동권의 희망으로 여겨졌고, 신화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매출 5조원대인 ‘제2의 팬택’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87학번인 이 사장은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의장 권한대행, 민족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정책부장 및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는 등 주류 운동권 출신 경영인이다. 1997년 전국연합을 그만둔 뒤 그해 9월 ‘바이어블 코리아’란 전지업체를 설립, 경영 전선에 뛰어든 그는 2001년 GSM(유럽통신방식) 휴대전화 제조사업으로 방향을 틀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어 2002년 3월에 중국의 휴대전화 제조업체 ‘차브리지’를 인수하면서 국내 업체 최초로 중국에서 GSM폰을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섣부른 글로벌화가 화근 VK는 한때 중국법인 종업원만도 2000명이 넘었다. 절정기인 2004년에는 3800억원 매출에 12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곧바로 위기가 들이닥쳤다.2005년 GSM 칩을 교체하면서 제품 출시가 늦어져 노키아, 모토롤라 등의 60달러 선인 저가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게 1차적 패인이었다. 같은 해 프랑스 파리에 베이스밴드 칩 회사를 만들면서 현금 10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을 쏟아붓는 바람에 자금 압박에 직면했다. 더구나 환율 하락까지 겹치면서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됐다. 위기가 닥치자 이 사장은 구조조정 카드를 빼들었다. 국내 인력은 100명을 줄였고, 중국법인 직원은 절반 정도인 1000명을 감원했다. 남다른 수완도 발휘했다. 지난 3월 거래 회사인 SK텔레콤으로부터 부동산임차보증금을 담보로 잡힌 뒤 100억원을 끌어들였고,SKT의 미국 이통서비스인 ‘힐리오’ 사업에도 동참했다.6월에는 유상증자로 118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추락을 멈추게 하기에는 역부족. 힘이 소진된 386 운동권 신화의 주인공은 결국 꿈을 접어야 했다. 앞으로 이 사장은 경영권과 주식을 채권단에 일임하고 회사 정상화에 백의종군하기로 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경희대 ‘캠퍼스 명칭변경’ 학내갈등

    경희대가 캠퍼스 명칭 변경을 놓고 심각한 교내 갈등을 빚고 있다.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이름에 대해 최종 동의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절차상 문제를 들어 제동을 걸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이름을 바꾸는 과정에서 모든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변경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지금 진행되는 절차는 동의가 아니라 단지 이해를 구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학교는 지난해 9월부터 매월 학교, 학생, 교수, 동문 등의 대표가 참여하는 부총장 주재 캠퍼스 명칭 변경회의를 열어 왔다.대표자들은 지난달 1일 회의에서 서울은 ‘인문·사회·의학 캠퍼스’로, 수원은 ‘국제·공학 캠퍼스’로 바꾸기로 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동의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학생측의 통일된 의견은 나오기 힘들게 됐다.수원캠퍼스 총학생회는 “대표자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서울 총학생회가 왜 이제 와서 뒤집으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수원 캠퍼스는 설문조사와 단과대 대표가 모인 중앙위원회 회의까지 끝냈는데 서울 캠퍼스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경희대에서 캠퍼스 명칭이 문제된 것은 2003년부터다. 수원캠퍼스에 2000년 입학한 학생들이 “경희대에는 분교가 없다는 모집책자 문구를 믿고 입학했지만 실제로는 분교로 취급돼 취업과정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당시 ‘본교 추진위원회’가 꾸려졌고 이후 명칭 변경은 수원캠퍼스 총학생회의 핵심과제가 됐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육·해·공사·경찰대 진학 가이드

    육·해·공사·경찰대 진학 가이드

    ‘안정적이고 부담 없고.´ 군 장교와 경찰 간부를 키우는 육·해·공군사관학교와 경찰대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취업난에서 벗어나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이 보장되는 데다 학비를 전액 국가가 책임져 경제적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육·해·공사와 경찰대가 2007학년도 신입생 모집전형을 시작한다. 육·해·공사는 지난 3일부터, 경찰대는 이달 25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2007학년도 입학전형의 특징과 준비 요령 등을 살펴 봤다. 육·해·공사와 경찰대의 2007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그러나 2008학년도부터 내신비중이 올라가는 등 대입 제도가 달라지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하면 올해 진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육·해·공사와 경찰대의 전형 방법은 다단계 전형으로 거의 비슷하다.1차 전형에서는 언어, 외국어(영어), 수리 등 3과목의 학과 시험을 실시해 1차 합격자를 가린다. 과목별 배점은 100점으로 300점 만점이다. 언어나 외국어에서 듣기나 말하기 평가 문항을 포함하지 않은 수능 형태의 순수한 지필 고사다. 육·해·공사는 1차 시험 문항을 공동 출제하고, 같은 날 시험을 치른다. 육·해·공사의 1차 학과 시험이 당락만 결정하는 반면, 경찰대는 1차 성적이 최종 선발과정에 반영된다. 1차 전형은 육·해·공사의 경우 언어(60분,40문항), 외국어(70분,45문항), 수리(100분,30문항) 등의 순서로 실시한다. 수리는 단답형 주관식이 6문항 출제된다. 경찰대는 올해 언·외·수 과목별로 각 50문항,50문항,25문항을 출제한다. 단 경찰대는 수리에서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인 ‘10-가, 나’ 영역도 출제 범위에 포함된다. 2차 전형은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육·해·공사는 면접과 논술, 신체검사와 체력검정 등 4과목을 치른다. 반면 경찰대는 논술을 치르지 않고 면접과 신체검사, 체력검사, 적성검사를 실시한다. 모든 학교에서 체력검정과 신체검사는 일정 수준 이상에 미치지 못하면 다른 성적과 관계없이 불합격 처리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면접은 모든 학교에서 리더십이 얼마나 있는지를 평가하는데 초점을 둔다. 공사는 신체검사에서 시력에 비중을 더 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육·해·공사의 2차 전형 배점은 면접(50점), 논술(20점), 체력검정(30점) 등이다. 면접은 일반적인 인성 면접 형태로, 서너명의 면접관이 학생 한 명을 상대로 질문을 한다. 논술은 일반 대학의 논술 형태와 비슷하다. 면접이나 논술 문항은 학교별로 모두 다르다. 최종 선발 전형 방법은 육·해·공사와 경찰대가 차이가 있다. 육·해·공사는 수능과 2차 전형 성적, 내신 등 세 가지를 합쳐 1000점 만점으로 반영한다.1차 전형 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반면 경찰대는 최종 선발 과정에서 1차 성적의 20%(200점)를 반영한다.2차 전형 성적 가운데 체력검사만 5% 반영하며, 면접 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수능은 모든 학교에서 언어·수리·외국어(영어)·사회탐구 또는 과학탐구 등 4개 영역 성적의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내신은 경찰대와 해사가 전 교과 평어를, 육사와 공사는 국·영·수 성적을 반영한다. 눈여겨 볼 점은 육사가 성적 우수자 가산점제를 실시한다는 점이다.1차 시험 성적의 상위 3% 안에 든 학생에게는 최종 선발과정에서 5단계로 나눠 2,4,6,8,10점 등의 가산점을 준다. 비슷한 수준의 성적을 가진 학생들이 지원하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전형요소보다 학과 시험에 강한 학생들이 육사 지원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전체적으로는 수능의 비중이 절대적이다.1차 관문인 학과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1차 전형에 합격한 뒤에는 수능의 비중이 매우 크다. 최종 선발전형에서 수능의 비중은 육·해·공사가 80%, 경찰대가 60%나 된다. 육·해·공사와 경찰대의 인기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올라가는 추세다. 경찰대의 평균 경쟁률은 2005학년도 37.4대1,2006학년도 39.8대1 등이다. 육·해·공사의 경쟁률도 만만치 않다. 육사는 2003학년도 16.2대1에서 2004학년도 17.2대1,2005학년도 19.7대1,2006학년도 19.9대1을 기록하고 있다. 육사의 여학생 지원자도 크게 늘어 2003학년도 이후 여학생 경쟁률은 남학생의 두 배 수준을 웃돌고 있다. 때문에 입시학원들도 최소한 최상위 수준의 대학의 인기학과에 진학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어떻게 준비할까 육·해·공사와 경찰대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비중이 가장 높은 수능 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당장 시급한 것은 1차 전형인 학과 시험이다. 당장 다음달 중에 실시하는 1차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급선무다.1차 시험 범위는 국·영·수 고등학교 전 과정이다. 수학의 경우 3학년 2학기 마지막에 배우는 단원은 출제 가능성이 적지만 전체적으로 전 과정을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1차 시험은 경찰대가 육·해·공사에 비해 조금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경찰대 외국어(영어) 시험은 고등학교 수준 이상의 어휘가 출제되기 때문에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수리 출제 범위에 포함되는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인 ‘수학 10-가, 나’는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 학원계의 분석이다. 비교적 단순한 유형으로 출제되는 수능과는 달리 수준이 매우 높다고 한다. 반면 경찰대 언어는 육·해·공사 시험에 비해 수험생들이 조금 쉽게 느낀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1차 전형의 성적은 공개하지만 커트 라인은 별도로 발표하지 않는다. 하지만 입시학원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육사의 경우 300점 만점에 229점 이상을 합격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사나 해사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1차 전형을 준비하려면 우선 기출문제부터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육·해·공사나 경찰대 등은 최근 몇 년 동안의 기출문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육·해·공사의 논술고사는 논리력과 사고력, 창의력, 표현력 등을 평가하며, 사회 전 분야를 망라한 주제를 제시하고 수험생의 견해를 묻는 형태가 출제된다. ■ 도움말 사관등용문학원 ■ 궁금증 문답풀이 ▶일반 대학과의 차이점은? -모집단위별로 신입생을 뽑는 일반 대학과는 달리 이 학교들은 성별과 문·이과 계열별로만 선발한다. 예체능이나 실업계열은 문·이과 가운데 한 계열을 골라 응시하면 된다. 검정고시 출신도 물론 가능하다. 계열에 따른 차별은 없다. 수시모집이나 편입학 등은 시행하지 않는다. ▶복수지원이 가능한가? -육·해·공사간에는 복수지원할 수 없다. 그러나 일반 대학과 경찰대, 육·해·공사간 복수지원은 가능하다. 일반 대학의 특차, 수시, 정시모집에도 지원할 수 있다. ▶자격증이나 무도단증, 학생회 간부 경력, 상·표창 등에 가산점을 주나? -주지 않는다. 단 해당 사항이 학생부에 기록돼 있을 경우에는 면접시 가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가족 중에 전과자가 있는데 응시에 제한을 받나? -연좌제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부모나 형제, 친척의 전과 등으로 수험생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응시 기회를 제한하지는 않는다. ▶여학생 모집 비율은? -모두 정원의 10% 안팎의 범위 안에서 별도로 뽑고 있다. ▶어떤 특전이 있나? -경찰대나 육·해·공사 모두 학비를 전액 면제해 준다. 옷과 교재, 기숙사비, 매달 품위유지비 등도 국가에서 지원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탐사보도-고교평준화 30년 그후] 끝나지 않은 논란

    [탐사보도-고교평준화 30년 그후] 끝나지 않은 논란

    평준화가 정착된지 30년이 넘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평준화로 바꿨다가 비평준화로 복귀하기도 했으며, 경기도는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혼합해서 시행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과 연결시켜서 지방의 평준화를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국 각지의 지역적 현실과 그에 따른 평준화 논쟁의 실태를 살펴본다. 한장수 강원도 교육감은 지난달 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를 당했다. 전교조 강원지부를 비롯, 평준화를 바라는 도내 주민들이 한 것이다. 도 교육청에서 춘천·원주·강릉지역에 평준화 실시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하면서 학생들을 조사에서 제외해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3분의2 이상 찬성해야, 평준화 실시 고교평준화 실현 강원교육연대(상임대표 김효문, 이하 강원교육연대)에 따르면 강원도에서는 1991년에 고교 비평준화 정책이 도입된 이후 전교조 등을 중심으로 평준화 도입 요구가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교복 따라 학생들이 차별받고 학교가 서열화되는 등 비평준화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해 공평과 형평성을 추구해야 하는 교육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도 교육청도 이런 여론에 따라 지난 4월 평준화 도입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54.6%가 평준화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나오지 않았다며 평준화 도입을 미루고 있다. 도 교육청 허대영 중등교육과장은 “도내 각계인사 48명으로 구성된 고입제도 자문협의회에서 여론조사 결과 3분의2가 평준화 도입에 찬성하면 평준화를 실시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두 가지 방안을 건의했다.”면서 “하나는 현행 학교장 선발제를 유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학생 선발방식을 중학교 내신과 지필고사를 합산해서 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춘천·원주는 각각 1979년과 1980년에 평준화지역으로 지정됐었다. 하지만 지역 내 고교에서 이른바 명문대 진학률이 저조하자 1991년부터 비평준화로 다시 복귀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실시했던 모든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고교평준화 지지가 과반수가 되지 않은 적이 없을 만큼 평준화에 대한 도민의 열망은 뜨겁다는 게 전교조 강원지부 주장이다. 교육연대측은 비평준화가 가져온 부작용으로 ▲고교서열에 의한 학생 및 학부모 평가 ▲사교육 증가와 초등생 과외열풍 ▲학생들의 도시집중으로 인한 농어촌 학교의 공동화 현상 ▲선호하는 일반고 대량 탈락을 방지하기 위한 반강제적 신입생 배당 등을 제시했다. 김효문 교육연대 대표는 “비명문고 학생은 학습의욕을 상실하고 명문고에 다녀도 성적이 뒤처지면 스트레스를 받아 공부를 포기하는 등 거의 모든 학생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도 학벌패권주의 때문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평준화로 전환한 뒤 이른바 명문대 진학률이 높아진 것도 아니라고 한다. 민병희 도 교육위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05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진학한 도내 학생은 281명으로 2004학년도 363명에 비해 82명이 줄었다.2006학년도 수시 1학기 모집에서 도내 수험생 41명이 고려대와 연세대에 지원했으나 고작 2명만 합격했다. 하지만 도 교육청은 이달 중 고입 선발고사 실시방안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비평준화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어서 강원도에서 평준화를 둘러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지역별 평준·비평준高 혼재… 장·단점 논쟁 중소도시나 농·산·어촌 지역에서 평준화 또는 비평준화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통학거리와 인구 등 지역의 여건이다. 평준화나 비평준화에 대한 요구보다 물리적 여건이 더 크게 작용한다. 이런 곳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추어서 평준화를 실시하거나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혼합해서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 특목고 추가 설치 준비 경기도는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이 혼재돼 있다. 수원 성남 안양 부천 고양 과천 의왕 군포 등 8곳은 평준화 지역이다. 나머지 지역은 비평준화 지역이다. 물론 경기도에서도 평준화 또는 비평준화에 대한 불만과 논란이 있다. 경기도는 이런 불만을 해소하는 나름대로의 방안을 갖고 있다. 평준화 지역에서 비평준화 지역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지역간의 문을 열어 놓은 것이다. 예컨대 안양이나 부천 등지에서 비평준화 지역인 광명시내 진성고나 광명북고로, 안산의 동산고 등으로 진학하기도 한다. 진성고의 경우 내신 200점 만점에 190점이 넘는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다. 기숙학교로 여주·이천에서 오는 학생들까지 있다. 1979년 도에서 처음으로 평준화 지역으로 지정된 수원은 적어도 80년대까지는 새벽 수업과 방과후 보충수업을 하는 등 학교 간 경쟁으로 학생들의 성적이 좋았다고 한다. 당시 명문고들은 이렇게 해서 명맥을 유지하고 후발학교들도 이런 학교들을 따라가면서 전체적으로 성적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광명교육청 최흥재 장학사의 말이다. 하지만 그뒤 평준화 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고교 성적은 떨어졌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학생들이 도내 비평준화지역의 학교나 서울의 우수고로 진학 방향을 돌렸다. 수월성 교육에 대한 요구를 반영해 경기도는 내년부터 2010년까지 부천·오산외고 등 4개 외고, 수원·남양주에 2개 예술고, 시흥에 과학고 등 모두 7개의 특목고를 추가로 개교할 계획이다. ●충남은 천안에서 평준화 요구 충남도 교육청 관계자는 비평준화를 유지하는 이유로 통학거리를 들었다. 도 교육청의 서정문 중등장학사는 논산교육청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논산·강경·계룡시를 관할하는 논산교육청에는 14개 고교가 있는데, 만약 평준화가 되면 논산 지역 내 중학생이 집에서 10여㎞ 떨어진 강경으로 배정될 수 있어 물리적으로 다니기가 어렵다고 했다. 천안교육청의 경우, 지난해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평준화 지역으로 바꿀 가능성에 대한 용역을 의뢰해놓고 있다. 용역결과는 이달 중 나올 예정이다. ●경북, 포항·구미는 평준화 요구 모든 지역이 비평준화 지역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주민들의 요구와 교육여건은 다르다. 우선 포항은 2008년부터 평준화 지역으로 바뀔 예정이다. 김근호 도 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는 포항지역의 평준화 전환 여부에 대해 “오는 8월 교육부에 평준화 도입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미시도 고교평준화 요구 목소리가 높다. 구미시의 10개 시민사회단체와 전교조 구미지회, 금오공대 총학생회 등은 지난 4월26일 구미시청에서 구미지역 고교평준화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상태다. 황대철(42·구미 진평중 교사) 위원장은 “2008년 대입부터 고교 내신 성적 비중이 커지면 비평준화 지역인 구미시 학생은 대학 진학에서 불리하게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안동은 평준화에서 주민들 요구로 1990년 비평준화로 바뀌었다. 김 장학사는 “대체로 인구가 20만명은 넘어야 평준화를 할 수 있는데 안동은 인구가 줄면서 현재 15만명 정도로 평준화로 전환하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박현갑 김재천기자 eagleduo@seoul.co.kr ■ 부동산과 평준화논란 평준화를 둘러싼 논란은 교육적 관점보다 경제적 관점에서 더 치열한 논쟁을 부르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과 연계된 평준화 논란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2002년 1월 당시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방에서 고등학교 평준화를 없애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차라리 일제시대 교육이 좋았고, 평준화는 폐지돼야 한다.”고 발언, 교육계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해 9월에 발표된 ‘정부 주택안정 종합대책’에는 수도권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분당·성남·수원 등에 외국어고 등 특목고 설립을 추진한다는 것이 실제로 포함된다. 당시 전교조 이경희 대변인은 “집값을 잡으려고 교육정책을 흔드는 것은 벼룩을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집값을 안정시키려고 교육을 도구로 삼는 정책은 해를 넘겨서도 계속된다.2003년 5월28일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은“집값 안정을 위해 교육대책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같은 날 김광림 재경부 차관도 “강남 이외 지역에 과고·외고 등의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거든다. 김 부총리는 그해 10월9일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장에서도 “서울 강북에 특목고를 더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한다. 그는 교육부로부터 월권이라는 비판에 부딪히자 같은 달 중순 당시 윤덕홍 교육부총리에게 “비전문가가 교육정책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앞으로 교육문제를 일절 거론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교육부총리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도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교육계를 계속 흔들었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8월23일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으로부터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학군을 조정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교육수장 취임 1년 이후부터는 그동안 경제관료시절 입장과 달리 외고 등 특목고 등에 대해 ▲외고 신설 금지 ▲자사고 설립 억제 등 상반된 입장을 밝힌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외고 문제는 적어도 10년 전에 정책변화가 있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끌고와서 어문계열로 진학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 시스템이 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과거 교육관료들을 은근히 비판했다. 교육수장으로서 중등교육은 평준화 틀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하에서 이런 말들을 한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만화인생 40년 허영만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만화인생 40년 허영만

    ‘사이(間)예술’이라고 한다. 익살과 재치로 그 사이를 춤추듯 넘나든다. 마른 나무에 꽃을 피우게 하는 시(詩)적 감동도 담겨 있다. 특유의 과장과 생략으로 경묘(輕妙)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렇다.‘만화’라 한다. 눕거나 엎드리거나, 혹은 떼굴떼굴 구르며 보면 더욱 재미있어진다. 학창시절 한번쯤 안 빠져본 사람이 있을까. 수업시간에 ‘지리부도’로 앞을 가로막고 몰래 보다가 들켜 혼났던 일, 끼니를 건너뛰며 동네 만화가게 들락거리다가 어머니한테 야단맞았던 일, 이에 대한 몰입의 추억은 어른이 돼도 늘 화젯거리의 단골메뉴로 등장한다. ●‘비트´등 15편 히트작 영화나 드라마로 만화가 허영만(60)씨. 이 시대의 최고 만화가로 인기몰이를 한다. 그 비결이 뭘까. 나이 예순이면 게으름으로, 혹은 쌓은 명성으로 어느 정도 느슨해질 법도 한데 결코 아니다. 젊은이 못지않은 창작열정으로 고삐를 죈다. 또한 굽힐 줄 모르는 치열한 자기관리의 고집과 도전 정신으로 변화무쌍한 대중문화계를 파고들고 있다. 요즘 들어서도 음식만화 ‘식객’은 드라마로 준비 중이고 도박만화 ‘타짜’는 한창 영화촬영 중일 만큼 대중문화의 장르를 여전히 뛰어넘는 주인공이다. 허씨는 올해로 만화계에 입문한 지 꼭 40년을 맞는다. 그동안 ‘비트’‘퇴역전선’‘아스팔트 사나이’ 등 무려 15편의 히트작이 영화 또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사오정 시리즈를 유행시킨 ‘날아라 슈퍼보드’는 애니메이션으로는 방송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오!한강’은 서울대 학생회 필독서로 선정됐고 ‘태양을 향해 달려라’는 70년대 스포츠만화를 이끌기도 했다. 허씨는 그렇게 시대가 흘러도 대중문화의 한 중심에서 살아왔다. 지난주 서울 강남구 수서역 근처의 작업실에서 허씨를 만났다. 오피스텔 초인종을 눌렀더니 뜻밖에도 큰 개 한마리가 꼬리를 치며 가장 먼저 반긴다. 맹인 안내견같이 생긴 순둥이였다. 개 이름을 물었더니 영국산이어서 ‘처칠’이라고 했다. 허씨는 연재만화의 스케치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옆자리에는 보조팀 4명이 색깔을 칠하는 등 작업을 돕고 있었다. 사방 벽 책장에는 자료집이 빼곡히 꽂혀 있어 평소의 준비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작업실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허씨와 마주 앉았다. 스포츠형의 짧은 머리여서 그런지 나이가 50대 초반으로 보인다고 하자 그냥 멋쩍게 웃으며 “그런 얘기 종종 들어요.”라고 했다. 먼저 40년 만화인생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방송 프로그램에 ‘가요 반세기’라는 말이 있잖아요. 벌써 (자신의) 만화 반세기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피력했다. 이어 “한 가지 일만 해왔다는 게 고맙고…, 종이와 연필 들고 다닌 세월이었지요.”라고 했다.(90년이 넘는 우리나라 만화역사의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그동안 수십 편의 만화를 그렸는데 가장 아끼는 작품이 어떤 것이냐고 했다.“전부 다 소중하지만 그중 ‘망치’‘오!한강’‘각시탈’‘사랑해’‘식객’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라고 대답했다. 문득 만화란 무엇이냐는 우문을 던졌다. 그러자 지체없이 “청량음료지요. 매번 밥만 먹고 살 수는 없잖아요.”라고 전제한 뒤,“답답할 때 떠나는 것처럼 (갈증을)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재미와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는 또한 적절한 생략과 과장이 필요하지요.”라고 설명했다. ●치열한 도전정신으로 대중문화계 우뚝 진도 안 나갈 때는 어떻게 할까.“밤새 낑낑댑니다. 어떨 때는 새벽 두세시에 광화문 네거리에 나가 돌아다니기도 하지요.”라고 했다. 또한 “줄거리 쓸 때가 가장 어려워요.‘식객’인 경우 식욕을 느끼게 해줘야 하거든요. 사진도 많이 찍지요. 도축장의 경우 400장 정도 찍었어요. 연재를 하려면 최소 스토리 60개를 준비한 뒤 시작합니다.”고 했다. 아울러 연재 중에도 강원도나 전라도로 계속 돌아다니며 현장취재를 해야 독자들의 입맛에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준비와 취재, 각고의 노력이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그의 이름을 지탱해 주는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폭력물이니, 무협물이니 하는 대중의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혼자만이, 즉 ‘허영만식’의 독특한 장르를 추구해와 많은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항상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유혹이 많은 바깥 대중문화에 시선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대중을 이끌고 가는 방식이다. 그는 평소 1등에 연연하지 않는다.‘5위권 안에만 들면 된다. 난 나의 길을 가자.’고 다짐하며 나름대로의 마음 단련을 한다. 그럴 것이 70년대엔 이상무씨,80년대에 이현세씨가 최고였을 때도 자신만의 길을 가면 된다며 묵묵히 자기관리에 열중했다. 요즘 만화계의 현실에 대해 “사회적인 제약도 없어졌는데 오히려 과거보다 분위기가 더 가라앉아 있어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영화나 연극처럼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고 인터넷과의 관계 설정도 필요할 때입니다.”라는 설명이다. 만화가들 또한 발로 뛰면서 취재를 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8남매 중 셋째인 그는 어릴 적부터 늘 만화와 가까이 있었다.‘코주부삼국지’ 등 누나와 형이 보던 만화를 즐겨 봤다. 또 사무라이 소설을 자주 읽었다. 초등학교 때에는 남다른 그림솜씨로 공부가 끝나면 학교에 남아 혼자 환경정리를 도맡아 했다. 중학교 때에는 명작 위인전을 많이 접했다. ●‘허영만 사단´ 현재 문하생 10여명 원래 미대에 진학하려고 했으나 부친의 멸치사업 실패로 인해 포기하고 고향인 여수를 떠나 서울로 상경, 만화에 입문한다. 이때가 66년 1월. 이후 박평일·이향원 등의 문하를 거쳐 74년 ‘소년한국일보’ 신인공모에 ‘집을 찾아서’가 당선되면서 정식 만화가로 홀로서기를 한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신동우 화백은 “우리 시대는 이제 갔다.”고 할 정도로 허영만의 천부적인 감각과 소질에 찬사를 보냈다. ●“아이디어 얻으려 새벽까지 광화문 배회” 예견은 빗나가지 않았다.‘각시탈’(74년),‘태양을 향해 달려라’(77년),‘망치’‘벽’(88년) 등 거의 매년 베스트셀러를 내놓으며 만화계를 주도했다.88년에는 문하생이 무려 23명까지 달했다. 하지만 작품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새삼 마음을 고쳐먹고 문하생을 6명으로 줄이는 등 돈보다 작품의 생명력 강화에 정성을 쏟았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른바 ‘허영만 사단’이라고 하는 문하생은 10명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윤태호나 김준범 등이 현재 만화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요.” 만화 외에는 어떤 일에 관심을 둘까. 그는 ‘산사나이’라고 할 만큼 산을 좋아한다. 등반가 박영석씨와 함께 해외 원정도 4차례나 했다. 에베레스트는 해발 6400m까지 올랐다가 고산병으로 도중 하차했다.2년 전에는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산행멤버는 15명 정도. 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도봉산에서 야영하고 아침에 작업실로 곧장 출근하는 경우도 있다. 산은 그에게 정신적 휴식의 공간이자 작품구상의 장소이기도 하다. 산행할 때마다 스케치북을 놓지 않는다. 이밖에 요즘에는 약간 멀리하고 있지만 골프 20년 경력(베스트 스코어는 1언더파)에다 바다낚시도 가끔 즐기기곤 했다. ●교육만화 준비중… 에베레스트도전 ‘산사나이´ 허씨는 요즘 교육만화를 준비 중이다. 어린이들이 나중에 커서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은 만화다. 이를 위한 자료수집을 거의 끝냈고 연말쯤이면 선보일 수 있다고 했다. 판타지 만화에 대해서는 “당분간 현실적 만화를 계속 그릴 작정입니다. 나중에 손자·손녀를 보게 되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라고 대답했다. 슬하에는 아직 미혼인 아들과 딸 둘을 두었다. 직장에 다니는 아들은 아버지를 닮아 그림을 잘 그린다. 가족 중 유일하게 아버지가 그린 만화에 대한 모니터와 평론역할을 하고 있다. 딸은 현재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 중이다. 기회를 봐서 부녀 공동전시회를 생각 중이라고 귀띔했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7년 여수 출생 ▲66년 여수고등학교 졸업 ▲66년 서울에서 만화계 입문 ▲74년 소년한국일보 신인공모에 ‘집을 찾아서’로 입선 ▲99년 스포츠조선에 ‘타짜’ 연재 ▲2002년 동아일보 ‘식객’ 연재 ●주요 작품집 태양을 향해 달려라(77년), 변칙복서(83년), 무당거미(84년), 퇴역전선·고독한 기타맨·오!한강(86년), 망치·벽(88년), 날아라 슈퍼보드(90년), 아스팔트 사나이(92년), 비트·세일즈맨·미스터Q(94년), 오늘은 마요일(95년), 안개꽃 카페(96년), 사랑해(98년), 타짜(2000년) ●상훈 대한민국 만화·애니메이션대상 만화대상(04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04년)
  • [오늘의 눈] 서울대 총학생회장 탄핵 이후/ 김기용 사회부 기자

    서울대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총학생회장이 탄핵돼 중도에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밤 서울대 제49대 총학생회장 황라열(29·종교학과4)씨의 탄핵 소식이 알려지자 총학생회 및 학내 자치언론 게시판은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탄핵 찬·반 의견부터 탄핵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 황씨의 도덕성 문제, 탄핵을 의결한 대의원들의 대표성 문제, 운동권과 비운동권간 갈등 등 오랜만에 서울대 학생사회가 들끓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황씨의 이력 부풀리기와 성인게임업체와의 부적절한 관계 등이 탄핵 사유다. 그러나 이면에는 ‘반(反) 운동권’을 표방한 황씨에 대한 기존 운동권 학생들의 흠집내기와 공격도 크게 작용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때문에 학생들은 황씨의 ‘거짓말’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탄핵이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몰고 간 운동권에 대해서도 동시에 비판을 하고 있다. 실망스러운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총학 선거과정에서부터 건전한 토론이나 여론형성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황씨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서로에 대한 비난·비방만이 난무했다. 일부에서는 대학생들이 스스로 경멸하는 기성 ‘구악’ 정치인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뜩이나 총학생회 등 대학내 학생기구의 권위와 위신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이를 더욱 각인시킨 셈이다. 학생사회는 이번 사태를 새로운 고민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 황씨가 지난 두달 동안 내놓았던 여러 정책들은 적지 않은 학생들로부터 지지와 환영을 받았다. 앞으로 서울대에 운동권 총학이 들어설지 반운동권 내지 비운동권 총학이 들어설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쪽이 됐든 많은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정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학생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덕성과 선명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강한 주장을 펴고 학생복지를 위해 애를 써도 주변에 공명을 일으키지 못한다. 그것은 가뜩이나 팽배해 있는 학생들의 학내자치에 대한 염증과 무관심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로도 이어질 것이다. 김기용 사회부 기자 kiyo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