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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 문희상·이정미·심상정·김호규 노회찬 의원 영결식 조사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서는 국회장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영결사를 맡았으며,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심상정 의원, 김호규 금속노동자가 조사를 낭독했다. 다음은 영결사와 조사 전문. 문희상 의장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입니까?” 노회찬 의원님! 이곳 국회에는 한여름 처연한 매미 울음만 가득합니다. 제가 왜 이 자리에 서있는 것입니까?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입니까? 태양빛 가득한 계절이건만 우리 모두는 어두운 터널에 들어선 듯 참담한 심정으로 모여 있습니다. 둘러보면 의원회관 입구에서 본청입구에서 노회찬 의원님의 모습이 보일 듯합니다.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 속에서도 여유 가득한 표정의 우리 동료, 노 의원님을 만날 것만 같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믿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이라는 것에 황망함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입니다.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이 가시질 않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습니다. 정의를 위해서라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만류에도 거대 권력과의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남긴 메시지에서도 노동자의 삶을 함께 아파했고 사회적 약자의 승리를 함께 기뻐했습니다. 정치의 본질이 못가진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 편에 늘 서야 한다고 생각했던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경기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서슬 퍼렇던 유신에 항거했습니다. 보장된 주류의 편안한 삶 대신 민주주의와 노동현장에서 온몸을 던져 투쟁했습니다. 낡은 구두, 오래된 셔츠와 넥타이가 말해주는 대중정치인의 검소함과 청렴함은 젊은 세대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한국 정치사에 진보정치와 생활정치의 깃발을 세워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서민의 버팀목이 돼주었습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답설야중거 불수호난행)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마치 이 말씀을 온 몸으로 실천하듯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으며, 명예를 중시하고 신중했던 삶이었습니다.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당신은 22일 저녁 병상의 어머님을 찾아뵙고 동생의 집을 들렀지만, 만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그 누구도 꿈속에서조차 상상하지 못했을 마지막 밤을 보내고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차마 이 길을 선택한 노회찬 의원님의 고뇌와 번민, 회한과 고통을 생각하면 주체할 수 없는눈물만 흐를 뿐입니다. 당신은 여기서 멈췄지만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은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노회찬 의원님! 지난 닷새 동안 당신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수많은 이들이 눈물 속에서 꽃을 건넸습니다. 흐드러지게 꽃피었어야 할 거인과의 갑작스런 작별을 온 국민이 애도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지막을 동료들과 함께 국회장을 치를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유가족 여러분께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감사의 말씀과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노회찬 의원님, 이제 평생을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영원한 평안을 누리십시오. 당신이 한국정치사에 남긴 발자취와 정신은 우리 국회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길이 빛날 것입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이정미 대표 “‘여기서 멈추겠다’고 했던 노회찬은 결코 멈추지 않고 우리와 함께 ‘당당히 나아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대표님! 수만의 시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대표님을 추모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초등학생부터 구순 어르신까지. 막 일을 마치고 땀자국이 선연한 티셔츠를 입고 온 일용직 노동자부터 검은 정장을 정중히 입은 기업 대표까지.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오셔서 원내대표님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 했습니다. 나이도 성별도 하는 일도 다르지만 이 분들이 저의 손을 잡고 울먹이며 하시는 말씀은 모두 같습니다.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꼭 필요한 사람’. 이보다 노회찬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을 것입니다. 노회찬 원내대표가 세상을 떠나자 많은 단체가 추모 성명을 냈습니다. 그들은 해고 노동자이고, 산재로 자식을 잃은 어미이자 아비였으며,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였습니다. 노회찬이 우리 정치에 없었다면 ?간절한 외침을 전할 길이 없었던 약자들이 노회찬의 죽음에 누구보다 슬퍼하고 있습니다. 노회찬의 정치 이력은 바로 이들을 대변하고, 이들의 삶을 바꾸는 길이었습니다. 대학생 노회찬은 노동 해방을 위해 용접공이 되어 인천으로 향했고, 일하는 사람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 이제는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든 진보정치 단체들을 두루 이끌며 청춘을 바쳤습니다. 진보정당 탄생 후에는 그 성공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 그가 만들고 키워 온 정의당을 위해 그의 삶을 통째로 바쳤습니다. 그래서 노회찬을 잃은 것은 그저 정치인 한명을 잃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약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했습니다. 노회찬, 당신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인은 아닐지라도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단 한 사람이었습니다. 2013년 2월 14일 삼성 X파일 대법원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한 날, 억장이 무너진 당직자들에게 당신이 처음 했던 말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였습니다. 분노의 눈물을 삼킨 동료들에게 오히려 웃음과 유머를 보였습니다. 당신은 하늘이 주신 이 재능으로 시민들에게 정치의 통쾌함과 즐거움을 안겼습니다. 그 유쾌함은, 위기와 역경을 낙관으로 이겨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내면의 단단함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노회찬은 불같은 분노와 강직함을 함께 갖고 있었습니다. 2013년 의원직 상실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시 그날로 돌아가도 삼성 X파일을 공개 하겠다”고 말하는 지독한 고집쟁이였습니다. 마지막 유품인 10년이 넘은 양복 두벌과 낡디 낡은 구두 한 켤레에서, 스스로에게 엄격했지만 너무도 소박했던 노회찬을 봅니다. 우리 정치를 이상적이고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노회찬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국민들은 이런 노회찬을 보며 저기 국회에도 자기 편이 한명 쯤은 있다고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한결 같은 노회찬을 보며, 많은 정치인들은 정당과 정견은 다르더라도 그를 존중했습니다. 이처럼 소중한 노회찬이, 무겁고 무거운 양심의 무게에 힘겨워 할 때 저는 그 짐을 함께 나눠지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오직 진보정치의 승리만을 염원하며 스스로가 디딤돌이 되겠다는 선택을 할 때도 그 곁에 있어주지 못했습니다. 당원들과 국민들께 너무나 죄송합니다. 정의당은 약속드립니다. 조문 기간 백발이 성성한 어른께서 저의 손을 잡고 “정의당 안에서 노회찬을 반드시 부활시키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노회찬의 정신은 정의당의 정신이 될 것이며, 노회찬의 간절한 꿈이었던 진보집권의 꿈은 이제 정의당의 꿈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희상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노회찬 대표의 2012년 정의당 창당대회 연설을 기억합니다. 노 대표는 투명인간들에 대해 말했습니다. 매일 새벽 4시 서울 구로구에서 6411버스를 타고 강남의 빌딩으로 출근하는 여성노동자들은 진보정당에서조차 투명인간이었다고, 그는 반성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냄새 맡을 수 있고, 손에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이 당을 함께 가져가자”고 했습니다. 노회찬의 이 다짐이 정의당만의 다짐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한국 정치가 너나 ?없이 투명 인간으로 취급해 온 일하는 사람들, 소수자들, 약자들을 향해 이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정치개혁과 시민의 삶을 바꾸는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여기서 멈추겠다.”고 했던 노회찬은 결코 멈추지 않고 우리와 함께 “당당히 나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 정치 변화의 상징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우리의 벗, 존경하는 나의 선배 노회찬 이시여. 부디 영면하십시오.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수많은 노회찬의 부활로 진보정치의 큰 꿈을 이루고 이 나라가 평등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 됐다고 기쁘게 이야기 나눌 것입니다. 심상정 의원 “노회찬이 있었기에 심상정이 있었습니다. 가장 든든한 선배이자 버팀목이었습니다.” 노회찬 대표님!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여! 지금 제가 왜?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입니까? 저는 싫습니다.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뒤로 숨고만 싶습니다. 생각할수록 자책감에 서러움이 밀려옵니다. 쉬운 길 놔두고 풍찬노숙의 길을 자임한 우리들이었기에, 수많은 고뇌와 상처들을 기꺼이 감당해왔던 믿음직한 당신이었기에, 우리 사이의 침묵은 이심전심이고 믿음이며 위로였기에, 지금껏 그래왔듯 그저 침묵으로 기도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 저의 아둔함에 가슴을 칩니다. 칠흑 같은 고독 속에 수 없는 번민의 밤을 지새웠을 당신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노회찬 동지여! 돌아보니 우리가 함께 한 세월이 30년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인천에서, 저는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가로 알게 되어 이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그리고 정의당에 이르기까지 노회찬, 심상정은 늘 진보정치의 험준한 능선을 걸어 왔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패배로 점철되었던 진보정치의 역사에서 함께 좌절하고, 함께 일어섰습니다. 그 간난신고의 길,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던 시간이었습니다. 당신이 열어주셨기에 함께할 수 있었고 당신과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역사와 국민의 부름 앞에서 주저 없이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지 않습니까? 이제 우리의 뜻을 국민들께서도 널리 공감해주시기 시작한 이 때, 이렇게 황망하게 홀로 떠나시니 원통합니다. 당신 없이 그 많은 숙제를 어찌 감당해야 합니까? 그러나 이제 슬픔을 접으려 합니다. 당신을 잃은 오늘, 우리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깨끗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위해 당신이 감당했던 천근만근 책임감을 온몸으로 받아 안을 것입니다. 저와 정의당이 그 유지를 가슴깊이 아로새기겠습니다.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습니다.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아름답고 품격 있는 정당으로 발돋움 하여 국민의 더 큰 사랑 받겠습니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수 없습니다. 노회찬 없는 진보정당, 상상할 수 없습니다.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노회찬과 함께 할 것입니다. 당신이 끝끝내 지켜내고자 했던 진보정치의 꿈, 정의로운 복지국가, 저와 정의당 당원들이 함께 기필코 이뤄낼 것입니다. 사랑하는 노회찬 동지여! 나의 동지여! 마지막으로 생전에 드리지 못한 말을 전합니다. 노회찬이 있었기에 심상정이 있었습니다. 가장 든든한 선배이자 버팀목이었습니다. 늘 지켜보고 계실 것이기에 ‘보고싶다’는 말은 아끼겠습니다. 대신 더 단단해지겠습니다.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2011년 대한문 앞에서 함께 단식농성하며 약속했던 그 말, ‘함께 진보정치의 끝을 보자’던 그 약속, 꼭 지켜낼 것입니다. 정의당이 노회찬과 함께 기필코 세상을 바꿔낼 것입니다. 노회찬 대표님,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국민들과 함께 소탈하고 아름다운 정치인 노회찬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할 것입니다. 김호규 금속노동자 “진보정당운동과 노동운동의 후배로서 선배의 유지를 받아안고 산 자의 결기로 나아가겠습니다.” 노회찬 선배께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너무나도 소박한 요구를 밤새 가르방으로 긁어 유인물로 만들고 새벽찬 어둠을 뚫고 잰걸음으로 인천, 부천지역 공단 주변 집집마다 돌리고 먼 길을 돌아 출근했던 노동자 생활이 떠오릅니다. 서로 얼굴도 모른 채 가명으로 활동한 1986년 늦가을이 생각납니다. 벅찬 가슴안고 뚜벅뚜벅 걸었던 노동자의 길을 기억 합니다. 그 길에서 만난 노회찬 선배. 30년이 지난 오늘 영원한 안식의 길에서 만나게 되는군요. 제가 부족했습니다. 노동운동의 노선과 조직이름이 바뀌어도, 함께했던 선배였기에,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산별노조 양날개론을 증명해보고자 실천한 선배였기에, 온갖 시련과 갈등이 혼재된 진보정당운동에서 대중적인 정치인으로 우뚝 선 선배였기에, 그저 믿었습니다. 저희가 안일했습니다. 예전 조직활동을 했던 때처럼 분명하게 비판하고 조직적으로 결정했다면 이렇게 허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필요할 때만 전화했던 이기심이 부끄럽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선배의 고민을 함께하지 못했던 얄팍함을 반성합니다. 그래도 노동자 민중의 정치를 위해 희망을 만들었던 선배를 존경합니다. 푸근한 호빵맨으로, 적절한 비유로 비판의 경지를 한 단계 높여 대중적인 진보정치의 새로운 길을 열어낸 선배의 열정을 사랑합니다. 낮은 울림이 큰 첼로를 연주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온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연주 할 수 있는 나라를 꿈꿨던 선배의 감성을 배우겠습니다. 1986년 부천에서 노동자의 길을 시작한 저에게 지난 30여 년 동안 선배와의 인연은 일선의 현장활동가로서 가까웠지만 사안에 따라 다소 멀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울산에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선배의 지도는 늘 좋았고 명쾌했습니다. 갈등했던 기억은 잠시 뒤로 미루고, 울산 바닷가에서 의기투합했던 도원결의는 간직하겠습니다. 선배를 보내는 이 자리는 회한과 슬픔이 앞서지만 넋 놓지 않고 다시 한 번, 진보정당운동과 노동운동의 후배로서 선배의 유지를 받아안고 산 자의 결기로 나아가겠습니다. 더 이상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는 선배를 통해 체득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활동하는 동안 놓치지 않고, 노동자의 길로 나아가는 발걸음마다 나지막이 퍼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장례기간 동안 선배를 추모하는 긴 추모행렬을 보았고,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제 노동자의 길을 걸었던 노동운동가에서 진정한 정치인으로 우뚝 선 선배이기에 영원한 안식의 공간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가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광화문 정동길 금속노조 사무실 옥상에서 선배를 기억하며 서성이는데 붉은 고추잠자리가 제 주위를 맴도네요. 추억과 동심의 잠자리 모습에서 씨익 웃는 선배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번뜩 내려와 ‘귀로’라는 노래를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노래 중에 이런 대목이 다가옵니다. “무지개가 뜨는 언덕을 찾아 넓은 세상 멀리 헤매 다녔네 그 무지개 어디로 사라지고 높던 해는 기울어가네 새털구름 머문 파란 하늘 아래 푸른 숨을 쉬며 천천히 걸어서 나 그리운 그 곳에 간다네 먼 길을 돌아 처음으로” 엄혹했던 노동운동가에서, 치열한 진보적 대중 정치인으로. 이제는 자유로운 인간으로 국민들의 가슴 속에 첼로의 운율을 남긴 만큼 먼 길 돌아왔습니다. 처음처럼, 아가처럼 편히 쉬십시오.
  • 충주시 입시컨설팅도 해준다.

    충북 충주시가 수험생을 둔 지역민들을 위해 대학 입시컨설팅까지 해준다. 충주시는 27일 오후 4시 충주시평생학습관 대회의실에서 학생과 학부모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학년도 대학입시 정보를 제공하는 ‘The 친절한 입시컨설팅 아카데미’ 첫 강좌를 진행한다. 강사로 초빙된 현직 고교 입시 지도교사는 2시간동안 내년도 대입전형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시는 여름방학 기간동안 총 4차례의 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달 1일 마련되는 2회차 강좌는 자기소개서 작성방법, 3일 3회차 강좌는 지난 6월 치러진 수능모의평가 분석을 통한 수시지원 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7일 열리는 4회차 강좌는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한 생활기록부 내용 파헤치기를 주제로 진행된다. 강의는 대한교육협의회 소속 강사나 현직 고교 입시담당 교사들이 맡는다. 강좌당 240명까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희망자는 충주시 평생학습과(☏850-6783)로 사전 전화 신청하면 된다. 시가 입시컨설팅까지 하게 된 것은 대도시 지역에 비해 충주는 입시정보를 접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서울·경기 지역은 대학교가 직접 주관하거나 사설기관들이 하는 입시컨설팅 프로그램이 많지만 충주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실정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시청에 입시 괸련프로그램을 마련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 우성은 교육지원팀장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부모들은 서울로 올라가 입시컨설팅을 받고 오지만 사정이 어려운 대다수 학부모들은 정보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며 “반응을 보고 지속추진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내년 4년제大 신입생 76% 수시 선발

    내년 4년제大 신입생 76% 수시 선발

    학생부 전형 41%· 학종 전형은 24%내년 3월 입학할 대학 신입생을 뽑는 2019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모집이 오는 9월 10일 시작된다. ‘대세 전형’으로 자리잡은 수시를 통해 전국 4년제 대학 전체 모집인원의 76% 이상이 선발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전국 4년제 대학 198곳의 ‘2019학년도 수시모집 요강 주요사항’을 25일 발표했다. 2019학년도 대입 전체 모집인원은 34만 7478명인데 이 가운데 수시모집으로 26만 4691명(76.2%)을 뽑는다. 전년도 입시(74.0%) 때보다 2.2% 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1997학년도에 수시모집이 도입된 이후 가장 많은 비중이다. 올해 진행될 대입 전형의 틀은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2015년에 이미 세워져서 최근 거세진 학부모 등의 ‘정시 확대’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수시모집의 세부 전형별 선발 인원을 보면 고교 내신 성적을 위주로 뽑는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41.2%(14만 3297명)를 선발해 전년(40.1%)보다 비중이 소폭 늘었다. 또 내신 성적과 학생부의 동아리·봉사·진로체험활동 등을 종합해 뽑는 학종 선발 비율도 24.4%(8만 4860명)로 한 해 전(23.9%)보다 약간 늘었다. 논술(1만 3268명·3.8%), 실기 전형(1만 9173명·5.5%) 등으로 뽑는 비율은 많지 않다. 서울 15개 주요 대학만 놓고 보면 학종으로 1만 7508명, 학생부 교과로 2747명, 논술로 6361명 등을 뽑는다. 15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다.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9월 10∼14일에 진행된다. 학생들은 수시모집 때 최대 6회 지원할 수 있다. 합격자는 12월 14일까지 발표하고 합격자 등록은 12월 17∼19일 사흘간 하게 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장석웅 전남교육감, “정시확대는 농어촌학교 피폐화 초래할 것”

    장석웅 전남교육감, “정시확대는 농어촌학교 피폐화 초래할 것”

    전남도교육청은 25일 최근 국가교육회의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나타난 수능 중심의 정시전형 확대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도교육청은 이날 수능 중심의 정시전형 확대를 반대하고 수능 전(全)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강력히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수능 위주의 정시전형은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기르려는 세계적 흐름과 한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 실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육감은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정시를 확대할 경우 사교육 수혜를 받는 특정 지역·계층에게만 유리해진다”며 “사회적 갈등과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켜 농어촌학교 피폐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능이 문제풀이 위주의 단순 반복 학습을 조장하고 배움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주요인이었다”며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능 전(全)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촉구했다. 또 “학생부 중심 전형이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현행 수시와 정시전형 비율을 유지해야한다”면서 “수시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공론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육감은 “농어촌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기주도적으로 성실하게 생활하는 학생을 의미 있게 평가하는 것이 공정하며 정의로운 제도다”며 “이번 대입제도 개편이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결정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선생님, 이거 작년 시험지 아닌가요”

    서울 사립고 똑같은 시험 문제 반복 출제 다른 학교선 ‘전부 정답’ 등 오류 29건 적발 조퇴·결석했는데 봉사활동 참여 기록도 전년도에 냈던 시험 문제를 그대로 출제하거나 출제를 잘못해 정답을 복수처리하거나 실제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학생부에는 참여한 것으로 기재한 사례가 교육청 감사를 통해 잇따라 적발됐다. 최근 전국 고등학교에서 시험지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내신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학교의 학업평가 관리가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한 사립고에 대한 정기 종합감사 실시 결과 이 학교 교사 A씨는 2016~2018년 중간·기말고사에서 총 21문제를 전년도 시험에서 냈던 문제와 똑같이 출제했다. 서울교육청은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지침’을 통해 교사가 평가문제를 출제할 때 전년 문제를 그대로 출제하는 일을 금지하고 있다. 이 학교는 또 2015~2018학년도 중간·기말고사와 관련한 ‘연간 평가 계획’이나 ‘과목별 지필 및 수행평가 계획’ 등을 학교장 결재만 받고 끝내기도 했다. 지침에 따르면 중간·기말고사 관련 결재는 공정성을 위해 학교장 및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받도록 돼 있다. 교육청은 이 학교에 ‘기관주의’를, A씨에게는 경고처분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또 다른 일반고에서는 교사가 정답을 잘못 표기하거나, 출제 오류로 인해 복수, 혹은 전체 정답으로 처리한 사례가 29건이나 적발됐다. 이 학교는 이런 문제를 정정하는 과정에서도 지침을 어기고 학업성적관리위가 아닌 교장 결재만으로 일을 진행했다. 교육청은 이 학교에 ‘기관주의’ 처분을 내렸다. 봉사활동 사례를 잘못 기재한 사실도 발각됐다. 몇몇 학생이 조퇴나 결석을 했음에도 1~4시간씩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학생부에 기록한 것이다. 2015~2017년 2개 고교에서 모두 31건의 허위 기재가 있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특정 학생에게 특혜를 주려고 한 정황인지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부위원장은 “최근 대입 개편을 앞두고 내신 신뢰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각 학교에서는 내신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전북교육청 정시 위주 대입 제도 개편에 우려

    전북도교육청이 정시전형을 확대하는 대입제도 개편안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전북도교육청은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이 수능 중심의 정시전형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23일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이는 교육과정 정상화와 교육혁신으로 나아가는 학교 현장을 또다시 과거의 입시경쟁체제로 회귀시키게 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수능은 자격고사화 해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현장의 안정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현행 수준의 학생부 중심 전형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신 학생부 종합전형의 장점을 살리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전북교육청은 “2022학년도 대입제도가 교육의 본질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가 아닌 교사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며 “교육과정 내실화를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미래지향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2022 수능, EBS 연계율 50%로 축소…자기소개서 폐지는 재검토해야”

    “2022 대입, EBS 수능 연계율 70%서 50%로 축소” 교육부가 2022대입개편안을 앞두고 현재 진행중인 공론화 과제 외에 남은 ‘EBS-수능 연계울 조정’ 등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한 ‘대입정책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가교육회의에서 지난 4월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통해 발표한 자기소개서 폐지는 재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EBS-수능 연계율은 기존 안 대로 70%에서 50%로 줄이고 과목 특성에 맞춰서 간접연계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교육부는 13일 종로구 혜화동 한국방송통신대 서울지역대학 대강당에서 ‘2022학년도 대입 개편 중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미포함 과제 논의를 위한 대입정책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 제고를 위한 ‘자기소개서 및 교사 추천서 폐지’와 ‘대입 평가기준 및 선발결과 공개’, EBS 교재 및 강의와 수능 연계율 개선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들 논의안은 지난 5월 국가교육회의에서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 범위’를 발표하면서 전문적 성격이 높아 교육부에서 결정해 줄것을 요청한 분야다. 이날 포럼은 강기수 동아대 교수의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미포함 과제’ 연구 발표와 대입전문가 및 학생·학부포 토론으로 진행됐다. 강 교수는 발제에서 EBS 연계율을 현행 70%에서 50%로 낮추고 직접연계에서 간접연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강 교수는 “EBS 연계정책을 폐지하면 다른 문제집으로 ㅍ문제 풀이 수업이 우려돼 전면폐지의 실익은 적다”면서 “교실 수업의 변화와 연계을 축소를 동시에 적용해 점진적 고교교육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찬반이 엇갈렸다. 고교 1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유미선씨는 “EBS 교재로 수능을 준비할 수 있어 사교육비 경감 등 효과가 있다”면서 EBS 연계율 유지를 주장했다. 박찬호 계명대 교수는 “연계율 하향과 간접연계로 전환뿐 아니라 수능에서 EBS 교재라는 족쇄를 풀어야 한다”면서 EBS 연계율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입 자기소개서는 학생부 기재사항이 정책숙려제를 통해 간소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폐지보다는 대폭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기존에 1000~1500자 분량의 서술형 에세이를 문항당 500~800자의 사실기록 중심 개조식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입 투명성 강화를 위한 대학별 평가기준 공개는 대학별로 재정지원사업 과 연계해 대학의 평가기준 등을 공개하고, 대학별 공정성위원회에 위부위원 참여 등을 추진하는 안을 내놨다. 교육부는 이번 포럼을 마지막으로 전문가와 각 대학 관계자, 학계 등의 의견을 종합해 8월 발표될 2022대입개편안 최종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설]어설픈 정책숙려로 면죄부 받은 ‘문제투성이 학생부’

    교육부가 정책숙려제 1호로 추진했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개선안에 교육 현장은 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교육부 의뢰로 시민정책참여단이 학생부 개선 방안을 숙의한 결과 자율동아리 활동과 교내 수상 기록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소논문 기록만 빼는 권고안을 내놨다. 학생부는 확대일로의 대입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결정적인 평가 자료다. 불공정하다고 지탄받는 자율동아리와 교내 수상 기록을 그대로 두는 쪽으로 결론 냈다니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한 숙려제”라는 성토가 쏟아진다. 교육정책 혼선을 빚어 학부모들로부터 빈축을 사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그나마 평가받은 현장형 정책이 학생부 개혁이었다. 그런데 이 약속마저 후퇴하게 된 것이다. 교육부의 학생부 개선 작업은 한마디로 고육지책이었다. 비교과 활동을 기록하는 학생부가 ‘깜깜이 금수저 전형’으로 지목되자 개선안을 여론에 떠맡긴 측면이 컸다. 방과후 영어 수업 폐지 등 현장을 무시한 정책의 실패로 교육부는 번번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 교육부가 지난 3월 학생부를 개혁 수준으로 손보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을 때 학교 현장은 그나마 기대를 걸었다. 부모나 교사의 도움 없이 학생 자율로 운영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탓에 대표적 불공정 항목이 자율 동아리로 지목됐다. 교내 상도 마찬가지다. 학교장의 의지에 따라 개수가 천차만별이며 성적 우수 학생이 진학에 유리하도록 몰아주는 편법이 심각했다. 정책숙려제에 학생부 개선 논의를 맡길 당시 김 부총리는 소논문, 자율동아리, 교내 수상 등의 폐지를 공언하다시피 했다. 내년부터 학생부 개선안이 적용되는 현재의 중 3학년생들은 그래서 더 혼돈스럽다. 정책숙려 권고안이 교육부의 당초 시안과는 반대쪽으로 크게 후퇴했기 때문이다. 개선안의 방향도 제시해 주지 않고 시민참여단에 마음대로 한번 해보라고 중요 정책을 던졌다는 의구심이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책임지는 정책이 과연 하나라도 있는지 또다시 근원적 회의가 든다. 교육부는 시민참여단의 의견을 존중해 이달 말 최종안을 확정하겠다고 한다. 시민 100명이 참여한 정책이라는 명분에 문제투성이 학생부가 면죄부를 받았다는 사실에 학부모들의 불만이 들끓는다. “토론을 하다 보니 계속 생각이 바뀌었다”는 시민참여자들의 후일담에 학부모들은 등골이 서늘하다. 아이들 미래가 걸린 교육 현안이 탁상공론에 맡겨진 것 아니냐는 불신이 저절로 든다. 숙려과정은 지난 달과 이번 달 두 차례의 논의가 전부였다. 과연 타당하고 공정했는지 기본적인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 내년부터 학생부에 소논문·부모 정보 빠질 듯

    내년부터 학생부에 소논문·부모 정보 빠질 듯

    수상경력·자율동아리는 기재 교육부의 개선 시안보다 후퇴내년부터 대학 입시 때 주요 자료로 쓰이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서 소논문 실적, 학부모 정보 등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상 경력과 자율동아리 활동 등은 계속 기재하는 등 큰 틀에서는 지금과 차이가 없어 학생부 기재 이력을 만들어야 하는 학생·학부모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 주지는 못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육부는 학생부 신뢰도 제고를 위해 운영한 시민정책참여단이 이 같은 권고안을 제시했다며 12일 발표했다. 참여단은 학생·학부모·교원·대학관계자·일반시민 각 20명씩 총 100명으로 구성됐으며 두 차례 합숙 집중 토론 뒤 투표를 거쳐 권고안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권고안을 바탕으로 이달 말까지 학생부 개편안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참여단 논의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그대로 받을 가능성이 높다. 권고안에 따르면 참여단은 교과 소논문 활동을 학생부에 적지 않기로 합의(3분의2 이상 찬성)했다. 소논문은 학생들이 관심 과목의 특정 주제로 작성한 글이다. 학생부 기록을 토대로 뽑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소논문을 대필하는 학원까지 등장하는 등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학생들의 희망 직업·진로 등을 적는 ‘진로희망’ 항목도 삭제하되 창의적 체험활동 항목 안에 관련 내용을 적고, 대학에는 제공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학생들의 희망 진로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데 학생부에 한 번 기록하면 정정하기 어렵고, 가정 형편에 따라 희망 직업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인적 사항 항목에 적던 ‘부모 정보’도 앞으로 적지 말자고 했다. 하지만 학부모·학생 등이 “교과 성적 상위권 학생에게만 교내 상을 몰아 준다”고 지적받아 온 수상경력 항목은 “기재는 하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또 부모나 사설 컨설팅업체가 개입하는 일부 사례가 알려진 자율동아리 항목은 “현행처럼 적되 (동아리) 가입을 제한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항만 기재하라”고 했다. 애초 교육부가 시민참여단 논의 진행 전 만들었던 학생부 개선 시안보다 후퇴했다. 참여단 논의를 진행한 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은 “수상경력이나 자율동아리 활동에 부작용이 있더라도 학생의 성취도 등을 볼 수 있는 자료인 만큼 보완해 유지하자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학생부 숙의 과정에 참여했던 교원 단체들은 “교육부가 자신의 입장이 참여단 결정에 반영되도록 논의 과정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실천교육교사모임 등 4개 단체는 앞서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정책숙려 결과를 교육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러브캐처’ 첫 방송부터 화제, 신개념 연애 마피아게임의 시작

    ‘러브캐처’ 첫 방송부터 화제, 신개념 연애 마피아게임의 시작

    Mnet ‘러브캐처’가 첫 방송만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1회에서는 머니캐처의 수를 공개하는 파격적인 전개로 초반부터 스릴 넘치는 심리게임이 시작됐다. 메인 왓처인 신동엽은 “일반적인 연애 프로그램과 완전히 다르다. 언뜻 보면 알콩달콩 재미있는 연애 게임이 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러브캐처 외에 머니캐처가 있다”며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렸다. 신동엽을 필두로 홍석천, 장도연, 레이디 제인, 뉴이스트W의 JR, 추리 소설가 전건우까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6인의 왓처들은 출연자들의 눈빛, 제스처, 스타일링까지 매의 눈으로 지켜보며 그들의 심리를 추리해 나갔다. 사진과 몇 가지의 단서로만 공개돼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10명의 캐처들도 방송을 통해 자세한 면면이 공개됐다. 이민호, 황채원, 고승우, 김지연, 이홍창, 황란, 오로빈, 김성아, 이채운, 한초임 등이 그 주인공. 대학생부터 변호사, 브랜드 디렉터, 댄서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캐처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비주얼로 6명 왓처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캐처들은 러브맨션에서 첫 대면을 한 후 저녁 식사를 하면서 때로는 수줍게 때로는 대담하게 상대를 살피며 설렘과 호감 사이를 오갔다. 첫 회의 미션은 머니캐처의 숫자 맞추기였다. 왓처들은 각자 머니캐처의 숫자를 추측하는 과정에서 “머니캐처가 너무 많이 나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머니캐처와 러브캐처가 각각 5명씩 팽팽한 결과가 나오자 더욱 혼란을 가중시켰다. 머니캐처의 수가 밝혀진 후 캐처들은 누가 러브캐처이고 머니캐처인지 추리하기 시작했다. 오로빈은 “남자에서 4명일 수도 있잖아요”라며 같은 남자 캐처들을 의심하는가 하면, 황채원 “승우오빠가 사랑을 찾을 수도 있겠지”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심과 호기심을 마음속에 품은 채 남녀 호감순위도 공개됐다. 세련된 외모와 능력자의 면모를 뽐낸 이채운과 초반부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한초임은 각각 3표씩 몰표를 받으며 남녀 호감도 1위를 차지했다. 첫 회에서는 전건우 작가가 추리소설가다운 면모를 보였다. “불가능을 지우면 남는 것은 진실”이라며, 머니캐처로 오로빈, 이민호, 이채운, 김성아, 한초임 총 5명을 선택 5명의 머니캐처 숫자를 맞추는 것은 물론 이채운이 호감 3표를 받은 것까지 적중시켜 다른 왓처들을 놀라게 했다. 머니캐처의 숫자가 밝혀진 상황에서 2화 예고에서는 앞으로 펼쳐질 첫 커플 챌린지인 화보촬영을 통해 캐처들의 매력은 물론 러브캐처들의 진실한 사랑 찾기 과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되어 더욱 몰입도 높은 러브게임을 기대케 했다. 한편, 8일간의 매혹적인 심리 게임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Mnet ‘러브캐처’는 진정한 사랑을 목적으로 온 러브캐처들과 거액의 상금 5000만원을 목적으로 온 머니캐처를 찾아내는 신개념 연애 심리게임으로 매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부산진로진학박람회 14일부터 해운대 벡스코서 개최.

    부산지역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 및 설계 능력을 키워주고자 맞춤형 진로진학정보를 제공하는 ‘2018 부산진로진학박람회’가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다. 올해 3회째이며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시가 공동으로 개최한다. 해마다 학생, 학부모, 시민 등 6만여명이 찾아 다양한 진로체험과 대입상담 등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교육문화행사다. 이번 박람회는 ‘미래를 여는 또 하나의 눈’을 슬로건으로 진로정보, 직업체험, 대입정보, 입시상담 등 참여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구·군 진로교육지원센터, 부산국립과학관, 공공기관, 공기업 등 58개 기관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부산대, 특성화대 등 76개 전국 주요대학이 참여한다. 박람회는 미래직업정보를 탐색하고 체험할 수 있는 ‘진로관’과 대입정보와 맞춤형 진학컨설팅을 제공하는 ‘진학관’으로 나눠 열린다. 참가자들은 진로교육지원센터관에서 부산지역 11개 구·군 진로교육지원센터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직업 흥미 검사와 진로심리검사를 통해 진로상담을 받을 수 있다. 직업체험관에서는 부산국립과학관, 공공기관, 공기업, 진로체험협력기관 등 30개 기관이 운영하는 진로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지역 특화 진로체험관에서는 부산지역 특화 사업인 해양수산, 영화영상 등의 체험과 함께 진로정보를 제공한다. 진로적성검사관과 진로상담관에서는 초· 중·고학생에 대한 맞춤형 진로상담이 진행된다. 진학관은 대학정보관, 대입상담관, 입시설명회관, 학과체험관, 학생부종합관, 전공멘토관 등 6개 주제관으로 구성했다. 이수한 부산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이번 박람회는 학생, 학부모, 시민 모두가 함께 나누는 진로진학정보 한마당으로 열린다”며 “학생들이 대학입시와 미래직업세계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얻어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는데 잘 활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성남시청서 10일 대학입시 전략 설명회

    성남시청서 10일 대학입시 전략 설명회

    경기 성남시는 오는 10일 오후 7시 30분 시청 1층 온누리에서 고등학생과 학부모 대상으로 대학입시 전략 설명회를 연다고 5일 밝혔다. 설명회는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인 최승후 문산고등학교 교사를 초빙해 ‘학생부종합전형 대비를 위한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의 이해와 실제’를 주제로 2시간 30분간 강의한다. 대학 수시 모집 학생부종합전형 서류평가에서 자기소개서와 고등학교 3년간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려준다. 학교 활동과 연계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자기소개서 쓰는 법도 소개한다. 학생 의지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내용의 수준이 결정되는 동아리 활동과 독서 활동 등 교과 외 활동에 관한 전략적 접근 방법도 제시한다. 시 관계자는 “학생부종합전형은 단기간에 대비할 수 없어서 이번 강의는 고교 저학년 학생들이 대학입시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명회는 당일 선착순으로 600명이 입실 가능하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발언 속 단어 1만4646개 구분… 겉과 속 의미 추출

    수능파(대학수학능력시험 지지)와 학종파(학생부종합전형 지지) 학부모들의 심리 상태 확인을 위해 심층그룹인터뷰(FGI)를 실시했다. 인터뷰는 그룹당 4명씩 나눠 지난 5월 30일과 6월 7일에 진행됐다. 인터뷰를 통해 확보한 학부모들의 발언에 담긴 단어 1만 4646개를 컴퓨터로 분석해 각 단어를 언급한 빈도수나 단어와 단어가 어떻게 연결돼 함께 쓰였는지 등을 계산하는 ‘의미망 분석’ 작업을 했다. 이런 분석 과정을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바를 정당화하기 위해 쓰는 ‘겉 의미’ 단어와 실제 관심사와 가치관을 드러내는 ‘속 의미’ 단어를 구분해 추출했다. 또 속 의미 단어를 해석해 학부모 본인도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삶의 철학이나 세계관 등을 확인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수능파 “학종, 우연성 큰 복불복”… 학종파 “수능, 과정 아닌 결과”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수능파 “학종, 우연성 큰 복불복”… 학종파 “수능, 과정 아닌 결과”

    수능과 학종 사이… 심층 그룹인터뷰로 살펴본 부모 속마음 대한민국에서 대학 입시 제도는 ‘몸통(교육 제도)을 흔드는 꼬리’다. 철옹성 같은 대학 서열화 구조 속에서 유명대 졸업장은 인생 성공의 ‘보증수표’로 여겨진다. 입시가 교육의 전부가 된 이유다. 현재 교육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2022학년도 입시 제도 개편안 마련이다. 수능 위주 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율 조정이 핵심 안건이다. 2지선다의 단순한 객관식 같지만 부모와 교사, 대학 등의 첨예한 입장 차 속에 고차방정식이 돼 버렸다. 서울신문의 ‘교육개혁리포트 대한민국 중3’ 2편에서는 수능 전형과 학종 전형을 지지하는 학부모를 4명씩 만나 심층그룹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한 결과를 정리했다. 두 집단 부모들은 각자 경험에 기대어 학종 또는 수능 전형을 옹호했지만, 각 전형이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음은 알고 있었다. 상대가 왜 특정 전형을 선호하는지 심리적 동기를 정확히 읽고, 이해해 보려고 노력할 때 입시 난제 해법을 찾는 길이 열릴 듯하다. 참가자들이 신분 공개를 꺼려 사는 지역에 따라 수능 지지자는 강남맘(중3·대학2 자녀 부모)·성남맘(고3)·대구맘(중3·초4), 양천맘(고3·고1)으로 표기하고, 학종 지지자는 분당맘(중3), 중랑맘(고2·중1), 일산맘(중2·초6), 목동맘(고3·중3, 모두 40대)으로 지칭한다.수능파 속마음 서울신문 취재팀이 만난 수능 지지 학부모(수능파)들이 체감하는 한국은 약육강식의 ‘경쟁 사회’다. 이 땅에서 수십년 살며 몸소 체험한 바다.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이라는 청년실업률이나 청년층이 ‘N포 세대’(돈이 없어 연애·결혼·출산·내집마련 등 많은 것을 포기하는 세대)로 전락했다는 등의 뉴스를 보면 확신이 더해진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학벌사회인 한국에서 학력은 확실한 능력이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주요대 학벌의 힘은 여전하다. “좋은 대학에 가도 취직이 안 될 수 있지만, 선택의 폭은 넓어질 것”(성남맘)이라는 믿음이 있다. 이 때문에 입시는 그저 ‘잘되면 좋은’ 수준이 아니라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승부다. 이런 수능파 부모들에게 학종은 매우 큰 ‘부담’이다. 우선 입시는 노력한 만큼 공정한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학종은 ‘우연성’이 너무 크다. 투자한 노력·시간에 비례해 꽤 정직하게 성적이 보장되는 수능과 다르다. 우연의 개입을 막으려면 내신 교과 성적과 수상 실적 등 비교과 기록까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심리적·재정 부담이 심하다. “우리 부부는 전문직인데도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아요. (학생부 관리법을) 차라리 모르면 속 편했겠죠. 고교 입학 직전 학종 컨설팅을 시작해서 3년 내내 학생부를 관리해야 해요. 물론 돈 들죠. 하지만 이걸 혼자 하는 학생이 0.5%나 될까요?”(강남맘) 수능파 학부모들에게 일부 교사는 불신의 대상이다. 학종에서는 교사가 아이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얼마나 신경 써 작성해 주느냐에 따라 입시 당락이 갈리는데 무신경해 보일 때가 많다. “교사는 내가 고를 수도 없고 복불복이 너무 심한데 그 피해는 왜 전부 고3인 내 아이가 봐야 하느냐”(양천맘)는 분노와 하소연이 쏟아진다. 아이와 함께 수험 생활을 하며 직간접적으로 확인한 학종 관련 부정행위는 불신을 더욱 깊게 한다. “우리 애 학교에서는 전교 1등한테 교내상을 수십개 몰아줬대요. 딸이 나중에 저한테 어두운 표정으로 말하더라구요. ‘(상위권 학생들이 속한) 심화반은 봉사 점수 같은 것만 좀 몰아주는 줄 알았는데 은근히 내신 문제도 찍어준다’고요.”(강남맘) 교사들이 출제하는 중간·기말고사 문제도 수능과 비교하면 여간 마뜩잖다. 아이들의 등급을 가르기 위해 문제를 말도 안 되게 꼬아 낸다. 게다가 “내신 교과 등수는 1학년 1학기 성적이 3학년 때까지 뒤집히는 경우가 거의 없다”(성남맘)는 생각이 든다. “영어는 문장의 세미콜론까지 외워 써야 해요. 수행평가에서는 삼각함수, 로그함수를 실생활에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보고서로 써서 내래요. 이걸 아이가 어떻게 해요. 결국 많은 강남 아이들이 학원 도움을 받죠.”(강남맘) 하지만 교사를 정면 비판하기는 부담스럽다. “학교에 교사의 자질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제보한 학부모를 색출한다”(양천맘)는 얘기까지 돈다. 수능파 부모들도 처음부터 학종을 미워한 건 아니다. 아이가 잘하는 것을 대입에 반영하려는 취지는 훌륭하다. 다만 한국처럼 입시 경쟁이 치열하고, 신뢰 수준이 낮은 사회에서는 절대 제대로 작동할 리 없는 제도다. 그래서 “현재 20% 수준인 수능 전형 비율이 40~50% 수준까지는 올라가야 한다”(대구맘)고 생각한다. “저는 극단적으로 학벌 위주, 경쟁 위주 사회가 바뀌지 않는 한 학종 아니라 학종 할아버지가 와도 똑같은 짓(부모 개입·사교육 의존 등)을 할 수밖에 없다고 봐요.”(성남맘) 수능 지지 부모들이 가진 공통점 중 하나가 자녀와의 관계다. 이들은 정서적 유대감이 무척 강하다. 부모는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다. “아이가 (학종에 불리한) 지금 학교에 온 걸 엄청나게 후회하고 있어요. 고3이 되면 ‘내 잘못이구나, 내 오판 탓에 아이 인생이 망가졌구나’ 싶은 생각이 들까 봐 걱정이에요. 경쟁 사회인데. 왜 이런 대입 제도를 엄마와 아이들한테 전가시키는지 참을 수가 없어요.”(양천맘)학종파 속마음 학종 지지 학부모(학종파)는 심층인터뷰에서 ‘과정’과 ‘맥락’을 자주 강조했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이며, 그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분당맘)는 얘기다. 유명대 입학은 학습 과정에서 얻을 수도, 혹은 얻지 못할 수도 있는 결과물로 보려 했다. “시험 이외의 모든 상황이 역경이고, 이를 스스로 해결하는 게 자기주도적 학습 과정이죠. 요즘은 복합 문제 해결 능력이나 시련이 교육적으로 오히려 필요해요.”(일산맘) 학종은 ‘과정’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수능보다 나은 입시 도구라고 생각했다. “학종도 모순에 차 있지만, 과정 평가(학종)와 결과 평가(수능)는 차이가 있죠. 수능 애들은 스토리가 없어요.”(중랑맘)라는 말에는 학종파 부모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겼다. 교사는 내 아이의 ‘과정(맥락) 있는 배움’을 돕는 파트너다. 신뢰해야 한다. 중학생인 아이가 성적 잘 받는 법을 묻는다면 “네 주변에서 교육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학교 선생님이니까 선생님께 물어보라”(중랑맘)고 조언한다. 교사들의 무관심 탓에 일반고 학생 등이 학종 전형에서 피해를 본다는 주장도 동의하지 않는다. “한 학교의 교사 전체가 모두 무관심하기는 어려워요. 1~2명이 먼저 시작하고, 학교만의 데이터가 만들어지면 선순환으로 향하기 시작해요.”(중랑맘) 학종을 ‘금수저 전형’(사교육에 의존할 수 있는 고소득층에 유리하다는 뜻), ‘깜깜이 전형’(당락의 이유가 불명확한 부정한 전형)이라고 비판하는 건 예외적인 사례를 너무 부풀려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전교 1등에게 수상 실적 몰아주기, 교사가 엄마에게 학생부 작성 맡기기 등은 흔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학종파 부모도 입시 결과를 두고 완전히 초연하지는 못하다. “학종은 교과 성적과 스토리(비교과 기록)를 함께 챙겨야 한다”(일산맘)는 점에서 부담이 큰 전형이다. “부모로서 너무 이상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에 수긍할 때도 있다. 하지만 시대 흐름을 볼 때 결국 학종에 담긴 철학이 맞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예전의 룰(수능 잘 봐서 좋은 대학 가면 안정적인 삶을 누린다는 암묵적 규칙)이 통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엘리트 교육의 한계는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줌아웃해 보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다 서울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줌인해서 우리 주변을 보면 결국 정성적 부분이 훌륭한 사람이 존경받고, 행복하죠.”(중랑맘) 학종파 부모들은 공동체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했다. 주변 아이들의 행복도가 곧 내 아이의 삶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예컨대 핵전쟁이 나고 환경이 다 파괴됐는데 우리 애만 방탄복 입고 살아남는다면 그건 사는 게 아니죠. 이웃 아이들은 내 아이에게 환경 같은 존재죠.”(중랑맘) 학종파 부모가 수능파 부모와 다른 또 하나의 지점은 자녀와의 관계 설정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딸이지만, “아이 인생의 80~90%까지 책임지고 싶지 않다”(일산맘)고 생각한다. 피아노 학원 등을 보낼 때도 체험해 볼 기회를 주고, 레슨을 받을지는 본인이 정하도록 한다. “‘저걸 안 해도 행복하다’고 하면 시키지 않는다”(목동맘)는 것이다. 누군가는 “부모로서 직무유기가 아니냐”고 물을 수 있겠다. 이에 대해 “아이에게 어려운 선택권을 주되 그 선택을 존중하고, 결과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오로 옆에서 지켜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이가) 선택을 후회해도 받아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후회 없는 인생이 있겠어요?”(일산맘)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정부부터 ‘학벌’ 깨야 대입 개편 성공한다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정부부터 ‘학벌’ 깨야 대입 개편 성공한다

    대학 서열화·무한경쟁에 강박감 정부가 ‘낡은 룰’ 타파 앞장서야“우리 사회의 ‘낡은 룰’을 깨야 대입 개편의 해법이 보인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고3 때 치를 새 대학입시 모형(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찾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이냐,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냐’를 두고 다투는 모양새인데 대학 진학이 우리 사회에서 가져오는 의미를 생각할 때 단순히 각 전형의 기술적 장단점만 비교해서는 지속될 수 있는 모델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1일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아르스프락시아’에 의뢰해 수능파(수능 전형 지지)와 학종파(학생부종합전형 지지) 학부모 각 4명씩 심층그룹인터뷰(FGI)를 진행하고 심리 기저를 살펴보니 학부모들도 비슷한 속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정부가 ‘경쟁 지향적인 한국에서는 명문대를 나와야 성공한다’는 등의 낡은 룰을 깨기 위한 큰 그림을 보여 줘야 어떤 방향의 대입 개편이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능파 학부모들은 보통 수능의 ‘공정성’을 강조하며 수능 전형 확대를 주장하는데 그 밑바탕에는 조금 더 근본적 논리가 있었다. 분석을 주도한 김도훈 아르스프락시아 대표는 “수능파 학부모가 수능 전형을 정당화하기 위해 쓴 ‘겉 의미’ 단어를 찾아보니 ‘내신성적’,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공부’ 등이 잡혔고, 실제 관심사나 가치관이 드러나는 ‘속 의미’ 단어로는 ‘능력’, ‘소양’, ‘부담’ 등이 쓰였다”고 말했다. 풀이하자면 ‘한국은 무한경쟁 사회→승리 위해 능력(소양) 필요→학벌(SKY)은 여전히 강력한 능력→이를 위해 대입이 매우 중요한데 학종은 불투명성 때문에 심적·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논리 회로다. 반면 학종파 학부모들은 ‘속 의미’ 단어로는 ‘존중’, ‘인생’, ‘맥락’ 등이 잡혔다. ‘교육은 인성 함양의 한 과정이며 이를 위해 과정(맥락) 중심의 학습이 중요하다. 또 자녀가 부모와는 독자적인 인생을 사는 걸 존중해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시파 학부모와 마찬가지로 학벌과 경쟁에 대한 고민이 일부 엿보였다. 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40대 학종파 학부모는 “취업 등 사회 시스템의 불공정함, 양극화, 대학 서열화 등 거대 문제들이 대입을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강박감을 키우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떤 입시 제도도 본질적으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교육과정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자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등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입시도 교육의 한 장면… 아이들 성장 돕는 대입 전형 필요”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입시도 교육의 한 장면… 아이들 성장 돕는 대입 전형 필요”

    ‘우리 대학 입시는 왜 항상 불신 받는가.’ 한국 사회는 이 난제의 답을 찾기 위해 입시 개편 실험을 반복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해법을 모른다. 서울신문이 수능파(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 지지)와 학종파(학생부종합전형 지지) 학부모 8명을 상대로 진행한 심층그룹인터뷰(FGI) 결과는 현행 입시 제도가 불신당하는 이유를 찾는 데 작은 힌트가 된다.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드러난 학부모 의견을 참고 삼아 입시 해법을 찾아보기 위해 지난달 26일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현장 전문가 방담을 열었다. 심층 인터뷰를 분석한 김도훈 아르스프락시아 대표와 김경숙 건국대 책임입학사정관, 이기정 서울 미양고 교사, 전대원 경기 위례한빛고 교사가 참여했다. 김 사정관과 전 교사는 학종을 지지하며 이 전형의 비율이 현재 수준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교사는 “학종 지지와 반대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가 최근 학종의 본질적 한계 탓에 학종 반대파에 가깝게 이동했다”고 말한다. 이들이 바라본 입시 불신의 원인 등은 조금씩 달랐지만 “입시가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이벤트가 아닌 교육의 흐름 속에 위치한 한 장면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유대근 기자(사회) 심층 인터뷰나 기존 설문조사 결과 등을 보면 학부모들이 학종을 믿지 못한다. 김 대표 심층 인터뷰 때 수능파 부모들은 “현행 입시 체제가 너무 학종 중심으로 짜였다”며 제도를 비판했다. 그런데 얘기하다 보니 그 핵심이 교사에 대한 불만인 것처럼 들렸다. 다만 교사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다보니 직접 문제제기 하지 않고, 제도만 비판하는 것 같았다. 이 교사 학종을 비판하는 부모들이 교사를 못 믿는 건 맞다. 하지만 학종 불신의 근본 원인은 아니다. 학부모 다수가 학종을 반기지 않는 건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 첫째, 학종이 가진 평가의 주관성을 불신한다. 둘째, 엄청난 준비 부담 때문이다. 이런 불신과 부담을 표현할 때 “교사가 잘못했다”고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학종이 가진 본질적 한계는 교사가 노력한다고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김 사정관 내가 분석한 학종 불신의 원인도 두 가지다. 우선 학부모들이 평가자인 대학을 믿지 못한다. 두 번째는 평가자료인 학생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의 비교과 활동 등이 학생부에 잘 기록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사 입장에서는 대입 평가자료로 학생부를 작성한 경험이 적다 보니 부담스러워한다. 유 기자 수능파 부모들은 ‘학교가 내신 교과 성적이 우수한 일부 학생에게 경시대회 수상 등 비교과 실적을 몰아줘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전 교사 교사가 전교 1등이라는 이유로 비교과 평가를 막무가내로 잘 주기는 어렵다. 전교 꼴찌라도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이 있다면 이 재능을 무시할 수 없다. 학생들의 독서 성과를 평가하려면 독후감을 제출받아 정성 평가하는게 맞지만 지금 학교에서는 부담을 느껴 이 또한 객관식으로 평가한다. 이미 학교에는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가 너무 많이 들어왔다. 평가 때 교사 재량권이 많지 않다. 이 교사 맞다. 내신 1등급에 비교과 기록을 의도적으로 몰아주는 건 어렵다. 다만 교과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비교과 기록도 우수한 건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학종은 상위권 학생이 주로 노리는 입시 전형이다. 내신 하위권 학생이 학종을 목표로 수많은 비교과를 힘들게 챙길 이유가 없다. 유 기자 학종 선발 비율을 줄이고 수능을 늘리라는 사회적 압력이 제법 큰데 대학은 어떤 입장인지. 김 사정관 대학들은 각 전형별 합격자들의 특징을 분석해 장단점을 비교해 본다. 분석 결과를 보면 학종으로 들어온 학생들은 학교 생활 적응도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물론 평균 평점으로만 보면 학생부교과 전형 출신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학종 전형이다. 반면, 수능 전형 입학생들은 학점이 양극화돼 있다. 좋은 학생들은 매우 좋지만, 최하위 10%대에도 많이 몰려 있다. 수능 전형 입학생이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기보다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려는) 동기 부여가 안 된 경우가 있다. 유 기자 수능파 부모들은 “수능 문제가 내신 문제보다 훨씬 뛰어나 수능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데.이 교사 나도 수능이 마냥 좋다고 예찬하는 입장은 아니다. 다만, 내신·수능을 비교하면 둘 다 객관식 프레임인데 학교 시험은 더 악독하게 (문제를 꼬아서) 낼 가능성이 높다. 학교 시험은 수업 시간에 배운 지문에서 출제해야 하기 때문이해서다. 또 교사는 수업도 하고 행정 업무를 처리하면서 내신 문제까지 내야 한다.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서술·논술형 시험을 도입해도 문제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 사정관 수능은 맥락적이지 않은 지식을 묻는 시험이다. 고교 교육을 안 받아도 풀 수 있다. 물론 그 점이 수능의 장점으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고교 교육을 반영한 평가로 보긴 어렵다. 전 교사 사실 내신과 수능 모두 문제가 있다. 수능과 내신 문제의 수준 차이를 논하는 건 탁상공론이다. (수능파) 학부모들의 심리를 잘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하다. 아까 교사 불신이 언급됐는데 교사 관련 데이터를 보면 우리 교사들의 평균적 질은 세계적으로 높다. 정성 평가를 하는 미국, 뉴질랜드 등보다 높은데도 우리는 (교사가 하는) 정성 평가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또 독일은 (교사 평가를 근거로) 초교 6학년 때부터 진학할지, 직업 교육을 받을지 나눠서 분리형 교육을 한다. 독일 교사의 수준이 높아서라기보다는 독일의 높은 사회적 신뢰나 문화 환경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김 대표 부모들이 대입 결과에 크게 몰입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신뢰 수준이 낮다 보니 대입은 과정보다 결과로 평가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공고해진 것 같다. 유 기자 교사 입장에서 학생부를 작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나. 이 교사 교사는 학생의 학교 생활을 공정하게 기록해 입시 자료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내 학생을 돋보이게 해서 대학에 많이 보내야 하는 의무도 있다. 이런 점에서 현행 학종은 위선을 초래하는 제도다. 학종 제도를 간소화하는 등 손보는 게 의미는 있지만 이런 부분은 해결할 수 없다. 유 기자 학부모들에게는 대학 불신도 있었다. “학종 합격자는 결국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인데 마치 ‘하나만 잘하면 대학 갈 수 있다’는 식으로 희망고문을 한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김 사정관 우리 학교의 학생부 교과 전형의 합격선은 인문·자연 계열 모두 1등급 중반대다. 반면 학종은 교과 성적 1~9등급인 학생이 고루 지원하는데 2~4등급이 가장 많고, 합격자도 이 구간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학종 선발 때 대학이 가장 관심 두는 건 학교 와서 수업받을 능력이 되는지다. 예컨대 공대는 무조건 수학 잘하는 아이를 뽑는다. 단순히 수학 내신 점수가 좋은 학생을 뽑는 게 아니라 수학 독서를 많이 했고, 동아리·진로 활동 등에서 수학을 좋아한다는 점이 드러나면 학습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유 기자 향후 입시 개편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나. 이 교사 입시는 현실이다. 입시의 한 요소를 건드리면 다른 요소에 영향을 주는 등 복잡하게 반응한다. 예컨대 문재인 정부는 대선 때 고교 학점제를 약속했는데 이를 위해선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 등이 필수다. 내신이 절대평가가 되면 내신으로 줄 세우기는 힘드니 학생부 교과 전형은 유지가 어렵다. 학종에서도 내신 변별력이 떨어지게 되니 다른 요소들을 봐야 하는데 수능 점수를 많이 반영하면 고교 학점제의 애초 취지가 훼손된다. 결국 우리 사회가 고교 학점제 등 교육 과정상의 전략적 목표가 공고하다면 이 목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하거나 강력한 리더십으로 꿋꿋하게 끌고 가야 한다. 지금처럼 학종 대 수능 프레임만 놓고 다퉈서는 어느 쪽이 이겨도 근본적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전 교사 학종 같은 정성 평가를 프랑스 등 외국에서 하는데 우리는 못한다는 논리가 모호하다. 개혁은 이상향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다. 감자에는 독이 있지만 먹는 데 지장 없기에 식품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학종이 교육학적으로 나쁜 제도가 아니라면 버려야할 필요가 있나 싶다. 김 대표 대학입시가 점점 직장에서 사람 뽑는 것과 비슷해져야 한다. 상호 주관성을 인정해야한다. 현행 입시제도라는 필터를 통해 보는 학생들의 능력이 절대적일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측면을 평가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대학의 서열화가 사라지고 다양화돼야 한다. 김 사정관 대입 또한 교육의 한 장면이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중심이 돼 성장을 돕는 대입 전형이 설계돼야 한다. (2022년부터 전국 고교에 전면 도입될) 고교 학점제를 통해 다양한 과정과 난이도의 수업이 진행될 것이다. 또 학생수가 줄며 교사의 수업 시수도 적어져 다채로운 수업 방식의 도입이 가능해진다. 그러면 학생부에 적을 내용이 많아진다. 학종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될 것으로 본다. 정리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진상조사 참여 않는 학폭위…자료만 보고 퇴학까지 결정

    학폭 사건을 경험한 학부모들은 십중팔구 학폭위에 불만을 쏟는다. “아이에게는 운명이 걸렸는데, 학폭 위원들은 사건이나 제대로 파악하고 들어오는지 의문”이라고 불신한다. 학폭위 결정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이유다. ●회의 두 시간 전 ‘대타’ 위원 참석도 학폭법에 따라 학폭위는 5~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과반수는 학부모 대표가 반드시 맡아야 하는 대목부터 문제다.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점 말고는 학폭위의 자치적 기능을 담보할 전문성은 크게 부족하다. 학폭위는 1호 처분(서면사과)에서부터 9호 처분(퇴학)까지 막강한 심의 권한을 갖는다. 그런데도 위원들은 사건 조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학폭위 전 단계에서 전담 교사가 피해·가해 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학폭 전담교사의 조사가 공정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학부모 위원이 갑자기 불참하면 ‘대타’가 긴급 투입되기도 한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학폭위 개최 2시간 전에 정족수를 채워 달라는 부탁을 받아 영문도 모르고 앉았다가 의결권을 위임하고 그냥 나왔다”면서 “선처를 호소하며 우는 학생들을 보면서 이렇게 주먹구구로 처벌해도 되는 것인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털어놓았다. 사건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니 대부분 어머니인 학부모 위원들은 감정적 대응을 할 가능성이 크다. 변호사나 경찰관이 학폭위원으로 참여하게 돼 있으나 지켜지기는 쉽지 않다. 한 학폭 담당 교사는 “사건을 미리 충분히 숙지해서 학폭위에 꼬박꼬박 시간 맞춰 참석할 변호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생업에 쫓겨… 가해·피해 부모 참석 못 하기도 학생들 사이에는 “학폭위에도 무전유죄”라는 냉소가 나돈다. 경찰관 등 외부 위원들의 일정에 맞춰 열리는 학폭위에 생업이 바쁜 가해자 학부모는 제때 참석하기가 쉽지 않다. 부모가 동의서 한 장으로 대신하면 학폭위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고 끝나기도 한다. 10여명의 위원들 앞에서 10대 학생이 자기방어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심의도 하기 전에 학생들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하는 학폭위 진행 방식도 큰 문제다. “일정 기준 없이 학부모 위원들이 학생부에 기록될 징계 수위를 다수결 형식으로 결정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의심받을 소지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sjh@seoul.co.kr
  • 英, 중앙기관서 공정하게 채점… 핀란드, 석사 교사로 질 높여

    英, 중앙기관서 공정하게 채점… 핀란드, 석사 교사로 질 높여

    영국과 핀란드는 교육 개혁을 앞둔 우리에게 힌트를 던져 주는 국가다. ‘토론할 줄 아는 교양 있는 신사’를 길러 내는 게 목표인 영국은 강의보다는 질문이 중심이 되는 수업을 바탕으로 논술·서술형 시험을 꾸준히 시행해 왔고, 핀란드는 교사의 질을 끌어올려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교육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영국과 핀란드 현지를 찾아 우리가 교육 개혁 과정에서 부딪칠 수 있는 공정성 등의 문제를 넘어서기 위한 해법을 살펴봤다.“영국에선 학생 담당 교사가 시험 채점을 하지 않아요. 중앙기관에서 일괄적으로 하고, 교사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 등을 알려주는 조언자 역할을 합니다.”지난 18일 영국 런던에서 약 90㎞ 떨어진 태참시의 공립학교인 케넷스쿨에서 만난 영어 교사 페퍼 올드는 “채점의 불공정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토론의 나라’답게 영국은 시험을 대부분 서술·논술식으로 본다. 영국의 학교는 학생들의 성취도를 평가하긴 하지만 입시에 반영하지 않는다. 사실상 내신이 없는 셈이다. 성취도 평가에서도 학생을 1점 단위로 줄세우는 우리와 달리 국가가 정한 성취 기준을 달성하면 누구나 가장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와 논술·서술형 평가 방식 도입을 고민하는 우리나라 교육계에 힌트를 던져 주는 대목이다. 채점의 공정성에 취약한 논술·서술형 문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영국이 도입한 방식은 중앙집권식 시험 관리다. 우리나라의 교육과정평가원과 같은 기관인 ‘이그잼보드’(시험위원회)에서 영국 학생이 공통으로 보는 고교일반자격시험(GCSE)을 채점하는 것이다. 학생이 GCSE를 보면 답안지는 이그잼보드로 보내지고 채점교육 연수를 받은 타 학교 교사가 채점하는 식이다. 어떤 학교 학생이 푼 시험지인지 알 수 없도록 무기명 처리한다. 채점을 맡은 교사들은 시험지당 보통 1.5파운드(약 2200원)의 부가수입을 얻는다. 만약 학생이 채점 결과에 불만이 있으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약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무분별한 이의 제기를 막기 위해서다. 합당한 불만이었다는 게 인정되면 비용을 돌려받는다. 다만 재채점 이후 점수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제마 파이퍼 케넷스쿨 교장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험 결과에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다”면서 “시험 제도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핀란드는 ‘교사 천국’이라고 표현할 만한 나라다. 수도 헬싱키에서 약 20㎞ 떨어진 반타시의 마르틴락소 고등학교에서 지난 20일 만난 살메 슐랜더 교장은 “핀란드에서는 교사들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다른 어느 직업보다 높다”고 말했다. 학부모 일부가 교사를 불신해 내신 성적·기록을 토대로 대학에 가는 학생부종합전형 등을 줄이라는 요구가 나오는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 영국의 바키재단이 발표한 ‘교사 위상 지수’(2013년 기준)에서 핀란드는 교사 신뢰도(10점 만점)가 7.1점이었던 반면 한국은 5.4점이었다. 우리나라는 브라질(7.2점), 스페인(6.8점)은 물론 중국(6.7점)보다도 신뢰도가 낮았다. 핀란드의 비법은 교사가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해 주는 데 있다. 핀란드 교사는 수업 외에 다른 잡무 부담이 거의 없다. 교사 대부분이 “전체 업무의 절반 이상이 행정잡무이며 이 때문에 수업 준비에 지장받은 경험이 있다”고 하소연하는 우리나라와 차이가 크다. 마르틴락소 고교에서는 학생 475명을 교사 30명이 맡는다. 교사 중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사람이 4명 있다. 슐랜더 교장은 “각 교사가 수업 준비나 연구 외 행정업무에 투입되는 시간은 일주일에 3~4시간 정도”라면서 “학교 내 교사 그룹 리더(우리의 교무부장 역할)는 일주일에 2~3시간 정도 추가 행정업무를 하지만 월 3000유로의 추가 수당을 받는다”고 말했다. 수업 연구와 학생 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각 과목마다 지급되는 보수도 다르다. 과목별로 수업시간 외에 교사가 추가로 들여야 하는 준비 시간이 다르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가령 핀란드어 교사는 주당 15시간 일하면 3800유로를 받는다. 그러나 체육 교사는 주당 23시간을 일해야 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또 핀란드에서는 교사가 되려면 교육학 석사 학위를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태참(영국)·반타(핀란드)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교육개혁리포트-대한민국 중3] 중3 ‘명문대 스펙’ 가치 떨어진다… 취업 땐 AI와 무한 경쟁

    [교육개혁리포트-대한민국 중3] 중3 ‘명문대 스펙’ 가치 떨어진다… 취업 땐 AI와 무한 경쟁

    한·일월드컵 이듬해 태어난 46만 9000명의 아이들. 대한민국 중학교 3학년(2003년생)이 2018년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다. 국내 교육 시스템의 온갖 실험을 온몸으로 겪으며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 도입, 고교·대학 입시 제도 개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중3의 처지는 교육 개혁 논의 과정에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아이들이 주축이 될 미래 한국 사회의 모습을 정확히 예측하고, 필요한 능력을 길러 주려는 절박함이 덜하다는 지적이다. 민경찬 연세대 특임교수(수학과)는 “현재 교육부나 국가교육회의에서 하고 있는 논의에는 아이들을 어떤 인재로 성장시킬 것인지 근본적 고민이 빠져 있다”면서 “미래 한국에 맞는 역량이나 품성 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 논의의 출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5회에 걸쳐 현재 중3 등 우리 10대가 ‘미래를 살아가는 힘’을 기르려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대학 등이 바라는 수업·시험 방식과 교육 가치 등을 토대로 바람직한 개혁 방향도 찾는다. 첫 회에서는 2003년생의 ‘16년 인생’을 역추적하고 앞으로 맞닥뜨릴 상황을 연도별로 분석, 예측했다. 국내 인구학 권위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미래학자인 서용석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교수 등의 도움을 받았다.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을 뜯어보면 대입 위주로만 논의되는 우리 교육의 개편 정책이 얼마나 무신경한지 알 수 있다.#2003년 신생아 49만명(현재 국내 거주 인구는 46만 9000명)이 태어났다. 한 해 출생아 수가 해방 후 처음 40만명대로 떨어진 2002년에 이어 초저출산 시대가 열렸다. 2000년(63만 5000명)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4만명이나 줄었다. 현재 고1~초6 학년인 2002~2006년생은 연평균 46만 7720명이 태어났다. 2003년생의 부모는 1970~1974년생이 많은데 보통 90~94학번으로 대학 진학이 구직과 경제적 안정을 보장해 준 경험을 한 세대다.#2016년 중학교 입학했다. 박근혜 정부가 자유학기제를 전체 중학교에 도입한 해이기도 하다. 1학년 2학기 또는 2학년 1학기에 국어·영어·수학 등 필수 과목 수업 정도만 듣고 따로 시험을 보지 않았다. 대신 체험·직업 활동 등을 통해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는 데 시간을 썼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 지향적 교육을 받은 세대다. 하지만 “한 학기에 불과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와 “자유학기 탓에 애들이 공부를 소홀히 해 학력 수준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공존한다. 공교육에서 다양한 꿈 찾기를 도우려 했지만, 중학생 25.3%는 ‘공무원’을 희망직업 1순위(통계청 2017년 조사)로 꼽는다. 고용 안정성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2018년 중3이 됐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큰 변화가 생겼다. 교육부와 진보 교육감들이 고교 서열화를 깨겠다며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등의 힘 빼기에 나섰다. ‘사립초→국제중→특목고·자사고→명문대’로 이어지는 진학 ‘KTX 라인’의 한 고리를 허물고, 일반고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올해 고입에서는 외고·자사고가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학생을 뽑는다. 이 때문에 경기도 등에서는 외고·자사고 입시에 실패하면 미달된 일반고에 강제 배정된다. 특히 내년부터 외고·자사고가 일반고로 순차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특정 외고·자사고 출신이라는 학연의 힘이 과거보다 약해질 듯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해 고입에서 외고·자사고 경쟁률은 예년보다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9년 고1이 된다. 보통 주민등록 인구의 91~92%가 국내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니 고1 인구는 약 44만명으로 예측된다. 한 반 학생수는 평균 22명으로 2017년보다 8명 줄어든다. 조 교수는 “학급당 학생 수가 40~50명이던 시대에는 내신 줄세우기로 인재를 가려낼 수 있었겠지만 20명대 초반이면 학생을 9등급으로 나누는 상대평가 내신제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또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안팎이면 주입식 수업 대신 토론 수업 등 참여형 교육이 쉬워진다. 지금부터 제대로 된 토론 수업 등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교육부는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중·장기 과제로 미뤄 놨다. 또 고교학점제(대학처럼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인정해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도 2022년부터 모든 고교에서 시행한다고 했지만 준비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2021년 고3이 된다. 전 세대와 다른 형태의 대입을 본다. 현재 새 제도를 만들기 위한 공론 절차가 진행 중인데 수능 성적으로 뽑는 정시 비율이 지금보다 늘고 내신 성적, 진로·동아리 활동 등을 중심으로 보는 수시 전형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수능의 힘이 커져 공정성은 다소 강화되는 반면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은 조금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수능 전형 비율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죽음의 트라이앵글’(수능·내신 교과성적·학생부에 적을 비교과 활동 등을 빠짐없이 챙겨야 하는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워 학부모들이 만족할지 미지수다. #2022년 대학 입학이다. 보통 고3의 약 70% 안팎이 대학에 진학한다는 걸 감안하면 2003년생 중 30만명이 22학번 새내기가 된다. 전국 대학 정원과 인구수를 따져볼 때 2003년생이 치를 대입의 평균 경쟁률은 0.59대1. 정원 감축이 없다면 많은 대학이 미달이라는 얘기다. 전국 모든 2003년생이 서울 4년제를 가려 한다고 가정하면 경쟁률은 약 4대1, 수도권 4년제를 모두 합하면 2.6대1 정도다. 경쟁률이 떨어진다는 건 학생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다. 서울 주요대 졸업장이 ‘스펙’(취업 등에 필요한 요건)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다. 대학 제도 자체가 변화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2003년생 중 49%가 서울·수도권에 살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 사립대는 물론 지역거점국립대도 위기를 겪을 수 있다. 대학들은 등록금 인하 등으로 학생 모집에 나설 테지만 상황을 극복하긴 어렵다.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한다. #2024년 대학 2학년까지 마친 지역 사립대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 등으로 대규모 편입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2003년생을 포함한 청년 품귀 현상이 더욱 심각해진다. 임 대표는 “서울 명문대와 지역 대학 간 학생 모집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고교 졸업 뒤 대학 진학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2000년대 이후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 온 ‘선 취업 후 진학’ 정책도 효과를 내 고교를 졸업하면 일단 대학에 가는 ‘묻지마식 진학’ 관행에 대한 회의감도 커질 전망이다. #2031년 취업 시장에 뛰어든 핵심세대(25~29세)가 모두 초저출산 세대(2002~2006년생)로 채워진다. 인공지능(AI) 등에 의해 일부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청년층이 워낙 없어 구직난은 지금보다 줄어든다. 하지만 AI와 로봇은 엄청난 생산성을 발휘하면서 공장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직군부터 위협받는다. 대졸자가 주로 취업하는 사무업 종사자도 위태롭다. LG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사무 종사자의 86%는 AI에 일자리를 빼앗길 고위험군으로 구분됐다. 회계사나 세무사 등 전문직도 안전하지 못하다. 취업 면접에서 “동료로 일할 AI보다 나은 능력이 무엇인지 설명해 보라”는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2044년 40세가 된다. 통계청 기대수명 예측에 따르면 2003년생 아이들은 평균 77.3세까지 산다. 사고사 등을 제외하면 진짜 ‘100세 시대’를 열 세대다. 기술·산업 변화 등에 맞춰 평생 배우며 능력을 키워야한다. 온라인 강의 등 평생교육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4지선다형’ 대입개편안, 정시모집 늘고 수능 상대평가 유지 가능성

    ‘4지선다형’ 대입개편안, 정시모집 늘고 수능 상대평가 유지 가능성

    1·4안 수능 45%·자율적 확대 2안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 3안 전형간 선발비율 쏠림 방지 새달 공론화 과정 통해 개편 확정국민에게 의견을 물어 결정하기로 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현재 중학교 3년생 대상)의 선택지가 네 가지로 좁혀졌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힘을 실어 주는 안들이 많다. 현재 전체 대입 정원의 약 20%를 뽑는 수능 위주의 전형 비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의 대입 개편 공론화위원회는 20일 제7차 회의를 열고 공론화 의제(시나리오)를 확정, 발표했다. 시나리오는 ▲학생부(수시)·수능(정시) 위주 전형 간 비율 ▲수능 절대평가 전환 여부 ▲수시 모집 때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 등 쟁점별 의견을 조합해 4개로 추렸다. 400여명으로 구성될 ‘시민참여단’은 오는 7월 중 4개 안을 중심으로 숙의·토론 과정을 거쳐 의견을 정한다. 이 과정에서 1개를 선택할 수 있지만, 각 안의 장점을 조합한 또 다른 안이 나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게 공론화위 측의 설명이다. 4개 안은 학생·학부모·교원·대학 관계자 등 35명이 지난주 워크샵을 열어 결정했다. 시나리오 중 1안은 수능 전형 비율(2020학년도 기준 19.9%)을 가장 큰 폭으로 끌어올리는 안이다. 대학이 모든 학과(실기 제외)에서 수능 전형으로 45% 이상 뽑게 한다고 못박았다. 또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되 수시 때 수능 최저기준(합격을 위해 최소한 받아야 하는 수능 등급)은 대학이 알아서 정하도록 했다. “수능이 가장 공정하며, 이 전형 선발 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온 학부모 입장에서는 가장 반길 안이다. 특히 ‘45%’에는 수시 모집에서 정시로 이월해 뽑는 인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해마다 수시 최저 기준 미달 등으로 정시로 넘겨 뽑는 인원이 4~1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1안이 최종 선택되면 실제 수능 성적으로 뽑는 인원은 전체 정원의 50% 안팎이 될 전망이다. 2안은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현재 수능에서는 영어·한국사 두 과목만 절대평가이며 국어와 수학, 탐구영역 등은 상대평가다.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보면 변별력이 떨어져 전형 자료로서 힘이 빠지고, 대신 학생부 등에 의존해 학생을 뽑게 된다. 일부 교육·교원단체들이 희망했던 내용이다. 2안에서는 또 학생부교과(내신 성적으로 뽑는 전형)와 학생부종합(학종·내신과 학생부 비교과 기록을 종합 평가해 뽑는 전형), 수능 전형 등의 선발 비율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되 한 비율이 지나치게 높지 않게 하도록 했다. 3안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전형 간 비율을 정하되 한 가지 전형으로 모든 학생을 뽑는 것은 지양하는 방식이다. 2안과 달리 수능은 상대평가로 유지하도록 했다. 4안은 1안과 마찬가지로 수능 전형을 현행보다 늘리도록 했다. 다만 수능 선발 비율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고, 학생부교과·학종 전형의 비율은 대학이 자율로 정하도록 했다. 1·4안은 물론 2·3안에도 ‘특정 전형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한다’는 단서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2022학년도에는 수능 전형 비율이 지금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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