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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시모집 0.3% 늘고… 학종 블라인드 평가도 확대

    정시모집 0.3% 늘고… 학종 블라인드 평가도 확대

    2021학년도 대입은 2015 개정교육과정에 기반을 둔 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 첫해다. 이른바 ‘정시 30% 룰’(2022년도 대입에서 수도권 대학 정시모집 비율 30% 이상으로 확대)의 영향으로 정시모집 선발인원이 전년보다 0.3% 증가한다는 점도 변화되는 것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의 하나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대학이 지원자들의 고교 이름과 유형을 알 수 없도록 하는 ‘블라인드 평가’도 확대된다. 매년 달라지는 대입제도 한가운데서 올해 고3 수험생들 역시 혼란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교육부는 2015 개정교육과정에 맞춰 현 고3부터 수능을 개편하려 했지만 1년 유예됐다. 그 결과 고3은 ‘문·이과 통합’이라는 새로운 체제의 교육과정을 배우되 계열 구분이 유효한 이전 체제의 수능을 치르는 ‘낀 세대’가 됐다. 여기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인한 헌정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까지 겪으면서 고3 수험생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3월을 맞이하게 됐다. ●‘정시 확대’ 체감도 미미… 여전히 ‘학종 대세’ 2021년도 대입부터 직전연도에 22.7%로 ‘역대 최저’를 찍은 수능위주전형(정시) 비율이 다시 반등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전국 198개 4년제 대학교는 2021학년도 대입에서 총 34만 7447명을 선발하는데, 이 중 수시모집으로 26만 7374명(77.0%), 정시모집으로 8만 73명(23.0%)을 선발한다. 수시 선발인원은 전년도보다 1402명 줄고 정시 선발인원은 983명 늘어난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이 같은 변화를 ‘학종 축소’나 ‘정시 대폭 확대’로 오해해선 안 된다. 많은 대학이 수시전형 중 논술과 특기자전형의 선발인원을 줄여 학종 선발 규모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했다. 연세대가 학종 선발인원을 573명(52.5%)이나 늘린 것을 비롯해 한국외대(168명), 동국대(76명), 숙명여대(31명) 등 서울 15개 대학 중 10개 대학이 학종 선발인원을 늘렸다. 정시 선발인원은 건국대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서울 15개 대학 중 11개 대학에서 확대됐다. 서울대는 전년보다 52명을 더 정시로 뽑는다. 그러나 가장 큰 폭으로 선발인원을 늘린 이화여대(307명 증가)와 건국대(116명 증가)의 경우 예체능계열의 실기전형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지 일반 모집단위에서의 증가폭은 크지 않다. 한편 고려대는 학종 선발인원을 615명 줄인 대신 해당 인원의 대부분을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돌렸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서울 일부 대학에서는 학종이라는 대세를 거스르지 못한다”면서 “인문·자연계열 모집단위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정시 선발인원의 증가폭은 명목상의 수치보다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정시에만 매달리기보다 고3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며 학종 등 수시 준비에 만반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교 블라인드 평가’ 여전히 논란 올해 처음 실시되는 ‘고교 블라인드 평가’는 학종의 서류 평가 단계부터 지원자들의 고교 정보를 가린다는 것으로, 기존 면접 단계에서 적용되던 것을 서류 단계로 확대하는 것이다. 또 입학사정관들이 서류 평가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하던 ‘고교 프로파일’도 폐지된다.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들이 어느 고교를 다녔는지, 해당 고교가 어떤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알지 못한 채 지원자를 평가하게 된다. 고교 블라인드 평가는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 등 특정 유형의 고교 학생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 ‘고교 후광효과’를 차단한다는 취지다. 다만 고교 블라인드 평가가 교육부가 의도한 대로 공정성을 담보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외국어고의 경우 전공어 관련 교과목을 이수한 것을 보면 외고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블라인드 서류 평가의 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고교 프로파일은 특정 고교에 대해 특혜를 주려는 게 아니라 고교의 교육 환경과 여건을 고려해 평가하기 위한 자료”라고 반박했다. 학생부 기록이 풍부하지 못한 학생을 평가할 때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는 자료라는 의미다. 일선 학교에서는 고교 블라인드 평가와 관련해 “일반고에 불리하다”, “광역단위 자사고와 일반고의 차이를 보여 주기 어려워져 불리해진다” 등의 전망이 오가기도 한다. ●연기된 첫 학력평가, 복습·기출문제 풀이 준비 현시점에서 수험생들이 스스로를 ‘정시파’나 ‘학종파’ 등으로 선을 긋는 것은 다소 이르다. 그보다는 교과 내신과 비교과, 수능, 논술 등 모든 전형요소에 걸쳐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주력할 전형을 결정해야 한다. 자신이 정시에 주력해야 할지, 지망하는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바로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다. 서울교육청이 주관하는 첫 모의평가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의 여파로 3월 12일에서 순연되는데, 서울교육청은 3월 26일과 4월 2일을 놓고 조율 중이다. 우연철 소장은 “3월 학력평가는 지금까지 자신이 얼마나 공부를 해 왔는지를 가늠하는 시험으로, 시험을 잘 보기 위해 공부를 하기보다 현재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해 보자는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학년 때까지 자신이 부족했던 영역이나 취약한 단원 위주로 복습하면서 3학년을 맞이하기 전에 확실히 정리한 뒤 최근 3년간의 기출문제를 풀면서 수능형 문제에 익숙해지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고1·2 학생부 비교과 간소화… ‘교과 세부·특기’ 기재 의무화

    고1·2 학생부 비교과 간소화… ‘교과 세부·특기’ 기재 의무화

    현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최근 교육계를 흔든 교육부의 ‘정시 확대’ 방침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대상이다. 학교생활기록부의 비교과 부분은 기재가 간소화되는 대신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은 단계적으로 기재가 의무화되면서 학생부에서 교과 세특의 중요성이 커진다.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정시 30% 룰’에 따라 수도권 대학들이 정시모집 선발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게 된다. 고1 학생들이 치르는 2023학년도 대입에서는 한발 나아가 서울 16개 대학(건국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동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서울대·서울여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의 정시모집 선발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고2 학생들은 ‘정시 40% 룰’에 크게 연연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에서 대학별 여건에 따라 정시 비율 40%를 조기 달성하도록 유도하겠지만, 이를 실현할 대학은 한두 곳에 그칠 전망이다. 교육부가 정시 비율 40%를 조기 달성하는 대학에 재정 지원 등 별도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2021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비율이 40%에 육박한 대학은 한국외대(38.7%)밖에 없다. 다만 고1 학생들은 수능위주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확대의 체감 폭이 커진다. 서울대의 경우 현재 80% 수준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선발비율을 40%로 축소하고 학생부교과전형을 20%, 수능위주전형을 40%로 확대해야 한다. 학생부의 비교과 부분에서는 수상 경력과 봉사활동, 자율동아리에 기재할 수 있는 내용이 축소되며 소논문은 기재가 금지된다.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국·영·수·사·과 등 수업시수가 많은 과목을 시작으로 모든 학생에게 기재가 의무화된다. 학생들은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해 학생부에 기록될 ‘특기사항’을 보여 주는 한편 무작정 ‘스펙’을 쌓기보다 진로와 지망 학과에 맞는 일관되고 알찬 기록을 남기는 게 중요해졌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고교 블라인드는 불공정” 대입 개편에 반기 든 대학

    “고교 정보 없는 학종은 학교 격차 키워” 비교과 축소·자소서 폐지도 우려 표명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고교 블라인드’를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 대학들이 “학교 간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16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대한 대학의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28일 교육부가 수능 위주 전형(정시) 확대를 골자로 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뒤 대학들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건 처음이다. 입장문에서 대학들은 ‘고교 프로파일’ 폐지 등 지원자의 고교 정보를 배제하는 방안에 대해 “고교 프로파일은 특정 고교에 특혜를 주려는 게 아니라 고교의 교육 환경과 여건을 고려해 평가하기 위한 자료”라고 반박했다. 각 고교는 학교의 유형과 지역, 교육과정 현황 등을 ‘고교 프로파일’로 만들어 대학에 제공하고 대학은 학생을 평가할 때 이를 활용한다. 교육부는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의 학생들이 ‘학교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폐지하기로 했다. 박태훈 협의회장(국민대 입학처장)은 “고교 프로파일은 학교 교육과정이 다양하지 않아 학생부 기록이 풍부하지 못한 학생에 대해 학교의 여건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이를 없애면 학생부 기록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학생의 노력과 가능성을 평가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고교 정보를 배제할 경우 우수한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학생부에 기재되는 내용이 풍부한 고교의 학생들에게 유리해져 오히려 고교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게 협의회의 주장이다. 협의회는 또 자율동아리와 독서, 봉사활동 등 비교과영역의 대폭 축소와 자기소개서 폐지에 대해서도 “학종의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고교 블라인드, 오히려 더 불공정”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학들 첫 공식 입장

    “고교 블라인드, 오히려 더 불공정”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학들 첫 공식 입장

    “고교 프로파일 없애면 학교 여건 고려 불가능 여건 좋은 학교가 오히려 더 유리해져” 비교과·자소서 폐지에 “학종 취지 훼손·학생의 자기 소명 기회 사라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고교 블라인드’를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 대학들이 “학교 간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학교마다 다른 교육 환경을 고려하지 못해 오히려 평가가 더 불공정해진다는 것이다.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16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대한 대학의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28일 교육부가 ‘정시 40% 룰’(2023학년도까지 서울 주요 16개 대학 정시 비율 40% 이상으로 확대)를 중심으로 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뒤 대학들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입장문에서 대학들은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 프로파일’ 폐지 등 고교 블라인드 방침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각 고교는 학교의 유형과 지역, 학교 교육과정 운영 현황과 특성 등을 ‘고교 프로파일’로 만들어 대학에 제공하고 대학은 학생을 평가할 때 이를 활용한다. 그러나 지난해 실시된 교육부의 ‘학종 실태조사’에서 일부 고교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에 기재가 금지된 ‘학교 밖 스펙’을 고교 프로파일을 통해 대학에 편법적으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교육부는 고교 프로파일을 폐지하고 대학의 학생 평가 과정에서 고교 정보를 블라인드 처리해, 특정 고교의 학생이 ‘학교 후광효과’를 받을 여지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협의회는 “고교 프로파일은 특정 고교에 대해 특혜를 주려는 게 아니라 고교의 교육 환경과 여건을 고려해 평가하기 위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박태훈 협의회장(국민대 입학처장)은 “예를 들어 학교의 교육과정이 다양하지 않아 학생부 기록이 풍부하지 못한 학생을 평가할 때 학교의 여건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이를 없애면 학생부 기록으로만 파악할 수 없는 학생의 노력과 가능성을 평가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같은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고교 프로파일에 담긴 학교의 교육과정을 개별 학생이 모두 이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 평가에서 고교 정보를 배제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이 이수한 교육과정은 학생부에 충실히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평가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사고나 외고 등 교육과정이 우수하고 학생부 기록을 잘 해주는 학교의 학생에게 유리해져 고교 간 격차로 이어진다는 게 협의회의 주장이다. 협의회는 또 자율동아리와 독서, 봉사활동 등 비교과영역의 대폭 축소와 자기소개서 폐지에 대해서도 “학종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학교의 다양한 자율활동과 독서·토론교육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자소서가 폐지되면 학생들의 진로를 변경하거나 교과목 선택 등에 대해 학생이 소명할 기회가 사라진다”면서 “내신 경쟁이 치열해지고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의 부풀림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교 교사와 교육청 관계자, 타 대학 교수 등을 ‘외부 공공사정관’으로 투입해 평가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회는 “평가 전문성을 가진 공공사정관을 확보하기 어렵고, 이들에게 정보 유출이나 회피·배제 등에 대한 대학의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공사정관 도입은 교육 관련 시민단체와 교원단체 등에서 요구해온 방안이다. 임병욱 서울 인창고 교장은 “고교 교사와 장학사 등은 고교 교육과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들로 평가의 전문성은 충분하다”면서 “회피·배제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감시자의 역할로서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불공정 해소” vs “탁상행정”… ‘세특 기재 의무화’ 끝없는 논란

    “불공정 해소” vs “탁상행정”… ‘세특 기재 의무화’ 끝없는 논란

    국·영·수 등 수업시수 많은 과목부터 적용 ‘복불복·한 줄 세특’ 등 부작용 방지 기대 “교사 1명이 100명 맡아 업무 과중” 우려 “발표 두 번만 해도 세특 기재 가능” 반박 정시 확대 방침, 수업 혁신 위축 회의론올해부터 국·영·수 등 수업시수가 많은 과목을 시작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모든 학생에게 기재하도록 의무화된다. 학교와 교사에 따라 ‘복불복’인 세특으로 인한 대입 불공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선 교사 사이에서는 “학교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2일 “세특의 기재 방법을 과목별로 사례를 통해 안내하는 세특 기재 표준안을 이달 안에 17개 시도교육청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준안은 세특을 기재할 때 단원별 학습 목표 및 성취 기준과 맞물려 ▲수업 중 학생의 활동 내용 ▲학생이 맡은 역할 ▲학생이 드러낸 학습 역량과 태도 ▲학생이 보여 준 성장과 변화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학생의 희망 직업에 대한 발표 수업을 진행하면 “‘OOO’의 직업 세계에 대해 발표했다”, “청자의 눈높이에 맞춰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했다” 등의 내용을 기재할 수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행정예고한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훈령) 일부개정령안에서 고교 학생부 세특과 관련해 “모든 학생에 대해 입력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또 “교사가 직접 관찰·평가한 내용만을 근거로 자료를 입력해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해 학생이 적어 온 내용을 기재하는 ‘셀프 학생부’를 금지했다. 세특 기재 의무화는 학교 및 교사에 따라 세특 기재 내용의 격차가 발생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다는 점에서 추진됐다. 세특은 학생이 수업에서 드러낸 역량과 태도 등을 교과별로 500자 이내로 기재하는 것으로 대입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학생의 학업 역량을 정성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말 그대로 ‘특기사항’을 보여 준 학생에게 기재하는 게 원칙이나, 교사가 무성의하게 기재하거나 내신 등급이 다소 낮다고 기재하지 않은 학생들은 대입에서 불리해진다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교육부는 세특의 구성 요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복불복 세특’, ‘한 줄 세특’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교사들은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 대해서는 소설을 쓸 수밖에 없다”고 난색을 표한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수업을 완전히 포기한 학생의 세특은 학생의 특기사항이 아닌 교사의 과목 소개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수업 참여에 부정적인 학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적어야 하는지, 이로 인해 발생할 민원을 교육당국이 책임질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교사 1명당 많게는 100명 이상을 맡고 있어 업무 과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가 훈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세특 입력 범위를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정하도록 해 달라”, “수업을 듣는 학생의 ‘70% 이상’으로 줄여 달라”는 의견이 쏟아졌지만 교육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에 영향을 미치는 세특의 기재 격차는 학생과 학부모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발표와 프로젝트 등을 1년에 두 번 정도만 해도 세특을 기재할 수 있다”며 세특 기재 의무화가 학생 참여형 수업의 활성화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시 확대’로 수업 혁신이 위축될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재외국민 특례전형은 의과대학 입학의 바이패스인가

    재외국민 특례전형은 의과대학 입학의 바이패스인가

    외국에서 공부한 학생들을 위한 대학의 재외국민 특례전형 학원은 서울 대치동에만 있습니다. 한국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한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중고교 과정 해외 이수자를 위한 3년 특례)과 외국에서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12년 특례로 나뉩니다. 3년 특례 전형은 정원 외 2% 인원 내로 모집할 수 있는 반면, 12년 특례 전형은 아예 모집 인원의 제한이 없습니다. 서울대는 3년 특례 제도가 없고 12년 특례만 뽑고 있습니다. 요즘같은 방학기간이면 미국,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학교를 다니던 한국 아이들이 방학 특강을 듣기 위해 대치동으로 몰려옵니다. 아이들은 국어, 논술, 영어, 수학, 의대 입학을 위한 과학 과목 등을 짧게는 3주, 길게는 두달 동안 대치동에서 집중적으로 듣습니다. 해외로 이주하기 전에도 대치동에 들러 특례입학을 위한 전략을 상담하는 것도 필수지요. 기자가 대치동의 유명 특례학원에 취재를 간 날도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주를 앞둔 어머니와 자녀가 특례 입시 전략을 상담받기 위해 출국 전에 대치동에 들렀습니다. 재외국민 특례전형의 숫자는 늘고 있지만, 지원자격은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2021학년도부터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른 재외국민 전형의 지원자격이 표준화되어 외국에서 3년 이상 체류해야만 특례에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일부 대학에 존재하던 2년 해외 거주 특례가 사라진 것이지요. 학생 이수기간은 고교 1년을 포함해 중·고등학교 3년 이상으로 표준화됐습니다. 대학 정원의 2%선에서 뽑는 재외국민 전형은 대학에서 정원외로 분류됩니다. 일반 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의 학번이 1부터 차례대로 일련번호가 부여된다면, 특례 입학 학생의 학번은 갑자기 9부터 시작하는 형식입니다. 그렇다면 양극화 사회 대한민국에서 성공의 사다리로 여겨지는 의대 입학은 특례가 얼마나 유리할까요. 특례학원 상담실장은 “의대는 특례를 많이 뽑지 않기 때문에 건양대, 을지대, 충남대, 충북대 등 지방 의대의 경우에만 특례가 조금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선발인원도 가톨릭대가 3명, 순천향대가 4명, 연세대가 서울 4명(의대 2명, 치대 2명)·원주 3명, 인제대 4명으로 아주 적습니다. 전형 내용을 보면 특례를 선발하는 대부분 의대가 1단계는 서류 전형 100% 입니다. 대전 을지대와 충북대, 충남대는 1단계로 공인영어성적을 보는데 120점 만점인 토플 성적이 118점은 되어야 합격선이라고 합니다. 대구가톨릭대는 1단계 과학논술, 한양대는 수학시험 등을 보긴 하지만 대부분 의대는 특례 입학생을 서류와 면접만으로 선발합니다. 대입 수시선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종(학생부종합전형)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이긴 하지만 외국 학교의 내신성적 경쟁이 한국보다 치열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요. 최근 떠오르고 있는 특례입학의 성지인 베트남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의 올해 진학 성적을 한번 살펴볼까요. 특례 입시는 수시에 앞서 여름방학 기간에 대부분 진행되기 때문에 12월 안에 모두 합격자 발표가 납니다. 호치민한국국제학교에서 한국 대학에 지원한 140명의 학생이 전원 합격을 했는데 복수합격을 포함해 서울대 4명, 연세대 24명, 고려대 9명, 울산과학기술원(UNIST) 1명, 성균관대 32명, 서강대 12명, 한양대 36명의 합격자를 배출했습니다. 그동안 중국에 있는 베이징한국국제학교, 상하이한국국제학교가 뛰어난 입시 결과를 보였지만 최근 한국 기업의 베트남 이전으로 한국 학생 숫자가 늘면서 호치민한국국제학교가 특례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합니다. 베이징한국국제학교는 98명 학생들이 서울대 6명, 연세대 18명, 고려대 22명, 서강대 23명, 중앙대 35명, 한양대 41명 합격의 결과를 냈습니다.
  • ‘인생로드맵’ 함께 그리는 고교학점제… 흩어진 교실·정시확대는 넘어야 할 벽

    ‘인생로드맵’ 함께 그리는 고교학점제… 흩어진 교실·정시확대는 넘어야 할 벽

    강원 영월군 마차고등학교는 학생 35명과 교사 14명이 있는 작은 학교다. 대도시의 큰 학교처럼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는 건 엄두도 내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 작은 학교 학생들도 ‘심리학’, ‘공연실습’, ‘기초촬영’, ‘바리스타’ 같은 이색 과목을 배울 길이 열렸다. 영월군 내 이웃 학교인 주천고와 서로 울타리를 허물고 수업을 공유하는 ‘공동 교육 과정’을 운영하기로 한 덕분이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인 마차고는 “학생들이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최대한 열어 주자”는 방침을 정하고 지난해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목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적어낸 과목들을 2학년 28개, 3학년 25개 과목으로 추린 뒤 이 중 13개 과목을 주천고와 공동으로 개설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마차고에서 ‘보건’ 과목을 선택한 학생은 2명뿐이지만 주천고 학생 5명과 함께하는 공동 수업으로 개설해 이들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매주 금요일은 두 학교 학생들이 자신이 수강하는 수업이 열리는 학교로 이동해 수업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하창호 마차고 교사는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이 주로 방과후나 주말, 방학에 운영되는 것과 달리 정규 수업시간에 운영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올 728곳 고교학점제 시범운영… 전체 고교의 30%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설계하고 그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맞춤형 교육’이 고교 현장에서 확산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2025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한발 앞서 이를 도입하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를 통해서다. 이들 학교는 ‘학생 중심 교육’이라는 기치 아래 다양한 과목 개설과 수업의 질 제고, 학생들의 진로에 맞는 교육과정 설계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교 학생들이 대학처럼 자신이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취득해 이수하도록 하는 고교학점제는 올해 마이스터고를 시작으로 2022년 특성화고, 2025년 일반고에서 전면 시행된다. 그에 앞서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개선 방향 등을 모색하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8년 54개교에서 2019년 102개교, 올해 128개교로 확대됐다. 이와 함께 각 시도교육청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올해 600개교)를 합하면 올해 전국에서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는 학교는 728개교다. 지난해 354개교에서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전체 고교(2356개교·2019년 4월 기준)의 30.9%에 달한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는 개별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교육과정 설계, 진학 및 취업으로 이어지는 ‘인생 로드맵’을 그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사들이 직접 과목을 안내하는 ‘교육과정 박람회’를 비롯해 진로 탐색 프로그램, 교사의 멘토링 등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서울 당곡고는 2월 열리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들을 데리고 어린이·청소년 직업체험 전시관인 ‘한국잡월드’를 찾는다. 신입생들이 다양한 직업세계를 살펴보는 한편 모든 학생들이 다중지능검사를 받아보도록 해 입학 전부터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게 한다는 취지다. 입학 후에는 진로교사와 진로 코디네이터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고 그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도록 돕는다. 심중섭 당곡고 교장은 “1학년부터 진로교육을 체계적으로 하지 않으면 과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거나 선택과목을 자주 바꾸게 된다”면서 “진로교육은 고교학점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충북 단양고는 자신의 진로에 맞는 수업과 교내 활동을 스스로 설계하고 이수한 학생들에게 올해부터 ‘마스터’라는 인증을 부여한다. 실제 졸업 여부와는 관계가 없지만,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학교 나름의 ‘이수 기준’이다. 학생들은 전공과 관련된 선택과목과 동아리·독서활동, 교내 연구활동 등 교과·비교과 활동들을 설계하고 이를 이수하면 ‘마스터’가 될 수 있다. ●교원사회 이동 수업 공감대·행정적 지원도 시급 교실과 학교 울타리를 허무는 교육의 변화는 자연스레 학급 및 학교 공동체 문화의 변화로 이어진다. 학생들이 자신의 시간표대로 교실을 이동하며 수업을 받으면서 기존의 ‘학급 공동체’는 약화되고 담임교사의 영향력도 줄어든다. ‘공강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도 고민거리다. 김영선 서울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관은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는 학생을 보듬는 것 등 학급 공동체를 대체할 새로운 공동체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 구리 갈매고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교사를 ‘멘토 교사’로 신청해 진로 설계와 학교생활에 대한 도움을 받는 ‘꿈돋움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다. 공강 시간을 알차게 이용하기 위해 학교 로비에 특색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학년부에 ‘공강 관리 담당자’를 지정해 학생들의 안전을 관리한다. 각기 다른 학생들이 한 학교에 모여 받는 수업이 활발해지면서 발생할 크고 작은 문제에도 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고와 여고 학생들이 서로 학교를 찾으면 화장실 이용에서부터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김 장학관은 “학교마다 각기 다른 학생생활규칙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교육청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교원사회 내부의 변화도 중요하다. 고교 교육이 큰 틀에서 바뀌는 만큼 교사들의 인식 변화와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하창호 마차고 교사는 “예를 들어 과학 교사가 마차고에는 화학 교사, 주천고에는 생물 교사만 있어 읍면 지역 학교에서 4개 과학 과목을 모두 원활히 개설하려면 공동교육과정을 지역 내 전체 고교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도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교사들의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사의 행정업무를 덜어 수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학종 불신·정시확대 계속 땐 국영수 위주로 ‘유턴’ 대학 입시와 교육과정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도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제도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에서부터 서울 16개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정시)을 확대하기로 했다. 학종의 비율은 최대한 유지한 채 특기자전형과 논술전형을 수능 위주 전형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교육부의 방침이다. 그러나 ‘고교학점제 제도개선 연구회’ 소속 조치연 대구 덕원고 교사는 “고교학점제가 학교 현장에서 설득력을 가지려면 대입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학종에 대한 불신과 수능 강화 요구가 계속되면 학교 구성원들이 국·영·수 위주 교육으로 돌아가려는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대입제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시 늘어났으니 ‘정시 올인?’ … “자신의 경쟁력 먼저 파악하세요”

    정시 늘어났으니 ‘정시 올인?’ … “자신의 경쟁력 먼저 파악하세요”

    예비 고3 학생들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입부터는 교육부의 수능위주전형(정시) 확대 정책에 따라 정시가 소폭 확대된다. 그러나 정시가 확대됐다고 해서 정시만을 노리거나 정시를 포기하고 수시만 준비하는 등 한 가지 전형에 ‘올인’하는 건 섣부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여전히 수시모집이 77%에 달하는 가운데, 자신의 경쟁력을 파악해 수시와 정시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내는 게 관건이라는 이야기다. 1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에 따르면 2021학년도 대입에서 수시모집 선발인원은 26만 7374명으로 총 모집인원 대비 77%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정시모집 비율은 소폭 상승했다. 2021학년도 정시모집 선발인원은 8만 73명으로 전년대비 0.3%p 오른 23%를 선발한다. 특히 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 정시모집 비율이 30% 가까이에 이르는 대학들도 있어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학생들은 정시 전형을 쉽사리 배제해선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시와 수시를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보다 각각의 전형에서 세부적인 선발인원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시모집 비율은 줄었지만, 정작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은 0.3%p 증가해 8만 6083명을 학종으로 선발한다. 수시모집 비율 감소는 학생부교과전형(0.1%p)과 논술전형(0.3%p), 실기전형(0.2%p) 감소에 따른 것일 뿐, 대학들은 여전히 학종을 가장 중요한 전형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시 혹은 정시 중 하나를 택하기보다 수시는 어떤 전형 위주로 준비해 지원하고 정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수시는 본인의 강점을 살려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을 탐색하고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정시는 군별 지원 패턴 등을 분석해보는 게 먼저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판단하려면 자신의 경쟁력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판단하는 게 먼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모든 입시 전략 수립의 기준인 수능 성적을 바탕으로 자신의 ‘수능 경쟁력’을 가장 먼저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수시 지원 전략이 달라지며, 수시모집에서 모두 떨어졌을 경우 최종 관문인 정시모집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그동안의 모의고사 성적 흐름과 교과 성적을 분석해, 수능과 교과 전형요소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파악한 뒤 비교과와 논술에서 내 강점과 약점 및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면서 “수능보다 교과나 비교과, 논술 경쟁력이 월등히 높다면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형에 주력하고, 수능 경쟁력이 월등히 높다면 정시를 목표로 하되 논술전형에서의 상향지원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21학년도 수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수학의 경우 수학 가형에서는 ‘기하’가 빠져 자연계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다소 줄어들지만,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변별력이 약해질 수 있다. 수학 나형에서는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가 포함된다. 또 각 대학이 수시모집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때 고교 정보가 블라인드 처리되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이 처음 적용되는 해이기도 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래·책임·참여’ 3대 교육정책… 자랄수록 꿈 커지는 부산 만든다

    ‘미래·책임·참여’ 3대 교육정책… 자랄수록 꿈 커지는 부산 만든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키우고, 자신의 꿈을 찾고 가꿔 나가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쌓아온 부산교육의 여러 성과를 기반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 ‘교육하기 좋은 부산’을 만드는 데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새해 포부를 밝혔다. 김 교육감은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 성적을 거뒀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주최한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도 10년 이래 ‘최고’ 점수를 받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낸 뜻깊은 한 해였다”며 지난해를 되돌아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새해 역점사업은.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융합교육, 학생성장 중심의 수업·평가혁신, 행복을 더하는 문화예술교육, 삶을 디자인하는 진로진학교육을 교육청 4대 역점과제로 선정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융합교육을 위해 인공지능(AI)교육, 소프트웨어교육, 메이커교육 등 미래 첨단기술에 기반을 둔 창의융합교육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무선망 구축, 창의융합형 과학실, 무한상상실 등 미래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AI 활용 교수·학습자료집을 보급할 계획이다. 학생이 수업의 주인공이 되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학생성장 중심의 수업·평가혁신으로 아이들의 역량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문 연 수업평가지원센터를 거점으로 수업과 평가를 위한 상시 지원체제를 마련하고 체험과 탐구 중심의 학생참여 수업,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독서교육, 학교 간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과 대학 연계 공동 교육과정 운영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힘쓰겠다.” -부산교육 3대 정책 방향을 제시했는데. “3대 정책 방향은 창의성과 감성을 키우는 미래교육,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책임교육, 소통과 협력의 참여교육 등이다. 아이들이 급변하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역량과 따뜻한 인성을 갖출 수 있도록 미래교육을 추진한다. 올해에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구축한 수업·평가지원센터 중심으로 교원의 수업전문성을 강화하고 창의·통합적 사고력이 중요한 미래사회를 대비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한다. 특히 비판적 사고력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신문 읽는 고등학생 프로젝트’, ‘민주시민 양성 프로젝트’ 등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을 더욱 활성화하겠다. 아울러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에서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체제를 마련,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책임교육’을 추진하겠다. 다문화학생이 공교육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실시간 학부모 상담도 지원한다. 소통과 공감의 문화를 확산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소통과 협력의 참여교육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수업 혁신이 눈길을 끈다. “우선 학생들에게 AI를 활용해 지능정보화 시대에 맞는 창의융합형 인재육성을 꾀하고 있다. AI 연구, 선도학교, 선도지원단을 운영하고 AI 학습환경 기반 조성에 필요한 스마트도구 등을 지원, 선도교사 30명과 초·중·고 학생 3000명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확보해 학습관리, 온라인 과제 활동, 평가, 학생 개인 또는 팀 프로젝트 활동 등을 돕도록 할 방침이다. 미래교육 선도 교사연구회 10개 팀을 구성해 교실수업 개선을 추진한다. 12개교(초 6, 중 6)에 미래형 학습공간 조성과 교실수업을 지원하는 첨단미래교실 구축 사업도 시행된다.” -무상급식, 교복지원, 수학여행비 지원을 확대한다는데. “학부모의 경제 부담을 덜고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을 만들고자 교육복지를 확대하고 있다. 무상급식은 2014년 3월 공립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17년 3월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다. 고교는 지난해 1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해 2021년 전 학년으로 늘릴 방침이다. 현재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수학여행비 지원을 중학교 2학년까지로 늘리고 지원액도 32만 4000원에서 40만원으로 올려 학부모의 경제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부산수학문화관 건립은 차질 없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세계는 수학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다. 수학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고자 2018년부터 부산수학문화관 설립 준비를 해왔다. 지난해 4월 교육부 중앙투자 심사를 통과했다. 현재 수학 전공 교원과 교수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콘텐츠 협의를 하고 있다. 건축 설계 등이 완료되면 오는 6월 착공해 2022년 3월 개관할 예정이다. 수학놀이와 역사 지혜, 교과체험, 진로탐색 영역 등으로 구성해 학생과 교사, 시민 등이 수학을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문화 복합공간으로 조성된다.” -부산지역 특성화고 취업률이 매년 줄어든다. “특성화고 취업률은 2017년 46.1%, 2018년 33.2%, 지난해 28.6%로 매년 감소해 걱정이다. 현장실습 중 안전사고 발생과 근로 중심에서 학습 중심으로의 현장실습 정책 변화, 조선·자동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부·울·경 클러스터의 경기악화 등이 원인이다. 학교 전담노무사 배치, 노동인권 및 산업안전 보건교육 강화,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운영, 중소기업 맞춤형 인력양성 등 산업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전문 기술인 양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 9월 시교육청 취업지원센터를 부산시청 1층으로 옮겨 부산시 일자리정보망과 연동해 운영하는 등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앞으로도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발굴 추진할 방침이다.”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 계획은. “공립유치원을 신·증설해 공립취원율을 2018년 15.8%에서 지난해 17.8%로 높였다. 유아 공교육 강화를 위해 공립유치원 취원율 40%를 목표로 올해도 꾸준히 신·증설하겠다. 원아 200명 이상인 유치원 및 희망 유치원 등 45개 원이 에듀파인 회계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 모든 사립유치원이 가입할 예정이다.”-일반고 교육역량에 힘쓰는데. “고교 교육과정 운영 다양화와 학생 참여중심 수업 및 평가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 일반고 교육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부산형 고교학점제 도입 기반 조성과 연계해 교과특성화 학교(교과중점학교) 운영 확대 등 교육과정 운영을 다양화하겠다. 이를 위해 정규 교육과정 확대학급 수업을 위한 추가 강사 매칭 지원과 공동 교육과정 운영 시스템 개발 등 교원의 업무 경감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교육부의 정시확대 방안에 대한 생각은. “대입 공정성의 문제는 ‘정시 확대’ 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축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력 격차와 학력 불평등 등과 관련된 사회 문제라 생각된다.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는 특정지역 학생, 특목고 졸업생 등 고액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다. 정시만 확대하면 사교육 의존도가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다. 학종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 대입제도는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위한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 -동서 지역 간 교육격차가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격차는 다양한 요인으로 말미암은 교육현상이지만, 사회·경제 요인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올해 배움과 돌봄의 공공성 강화, 미래 핵심 역량 강화, 교육공동체 활성화 등 3대 전략, 25개 세부과제를 추진하면서 3610억원을 지원했다. 올해에는 부산다행복학교 및 다행복교육지구를 확대하고, 서부산권에 글로벌외국어교육센터와 제2놀이마루를 구축할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내신 1등급 비법 담은 ‘황금 족보’ 꿀팁…SKY캐슬 뺨치는 대치동 입시설명회

    내신 1등급 비법 담은 ‘황금 족보’ 꿀팁…SKY캐슬 뺨치는 대치동 입시설명회

    정시 트렌드 ‘선행재수’ 등 정보 가득 아무나 못 가는 그들만의 설명회 후끈 자소서 폐지 대안 위한 ‘세특’ 비법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일으킨 나비효과로 지난달 28일 발표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 사교육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누구보다 발 빨르게 교육제도 변화에 몸을 바꿔 온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새 입시제도 개편안에 대한 설명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최근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열린 ‘대입 공정성 개선안 분석 긴급 설명회’ 자리는 소수 정예 인원만 신청받았지만 빈 좌석 없이 꽉 들어찼다. 평일 오전에 열렸지만 ‘열성 아빠’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이날 설명회의 요점은 정부가 아무리 공정성 강화를 강조해도 학원가에서는 ‘복안’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었다.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공정성 강화 방안에 대해 ‘이제 대입은 학종 반, 정시 반’이라고 요점을 콕 집어 냈다. 정부가 아무리 정시를 확대하더라도 학원가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시 확대에 따라 새롭게 나온 트렌드로 가장 먼저 ‘선행재수’가 소개됐다. 학원 강사는 선행재수에 대해 일단 특목고에 입학해 자신의 실력을 입증받은 뒤 나머지 2년은 자퇴하고 수능시험 공부에만 몰입해 내신 성적 신경쓰지 않고 정시로 대학에 입학하는 전략이라고 요약했다. 대학 진학을 위해 공교육을 포기하라는 말이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여전히 대입에서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황금족보’를 제공한다고 했다. 황금족보는 이 지역 고교 졸업생 설문조사를 통해 만든 내신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비법이라고 한다. 황금족보에는 내신 경쟁이 치열한 강남 8학군 고등학교 국·영·수 주요 과목 교사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담고 있다. ‘시험 난이도 중상. 1등급 컷 90점 정도. 서술형 부분 점수 없고 배점 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련 일함. 학생부 꼼꼼하게 잘 적어 주심’ 등과 같이 수행평가 꿀팁, 내신 시험 정보 등을 학생 설문조사를 통해 데이터화했다.‘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대응 비법도 나왔다. 앞으로 학종에서 자기소개서를 폐지하고, 자율동아리와 수상 경력 기재를 제한하면서 ‘세특’만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학종이 무력화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학원 강사는 학부모들에게 교사와의 유대관계를 만들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교육평론가 이범씨는 “학생 개개인의 ‘세특’을 쓰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라 현장 교사들도 곤혹스러워한다”며 “교육부가 내년 초 ‘세특’ 표준안을 발표하면 학생들이 대치동 학원에서 받아 온 내용을 교사들이 학생부에 입력만 하는 상황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교육부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학원가에서는 ‘선행재수’, ‘황금족보’, ‘세특 대응비법’ 등의 대응 방안으로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학원가에서 쏟아지는 편법 속에서 교육부의 공정성 강화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두고 볼 일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대치동 언저리 기자의 교육 이야기’는 진정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기획 시리즈입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느끼는 각종 교육 정책에 대해 진솔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 서울대 수시 합격생 절반은 일반고 출신…수시 순기능 확인

    내년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합격생을 배출한 고등학교가 올해 입시 때보다 23개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동안 서울대에 단 1명의 학생도 입학시키지 못한 전국 8개 군에서도 서울대생이 나왔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수시모집의 순기능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대 수시합격생 2명 중 1명은 일반계 고등학교 출신이었다.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사고 출신 합격자는 늘고, 과학고와 영재고 출신 합격자는 줄었다. 서울대는 202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지역균형선발전형과 일반전형으로 2410명, 정원 외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I로 164명 등 총 2574명을 선발했다고 9일 발표했다. 수시모집으로 선발된 인원은 지난해 2523명보다 약간 늘어난 수준이다.  수시모집 합격생을 배출한 국내 고교는 872개교였다. 지난해(849개교)보다도 23개교가 증가했다. 2014년 학종이 도입된 이후 가장 많은 학교에서 서울대 수시합격자가 나왔다. 전국 고교 수가 2356곳인 점을 고려하면 2.7개교당 1명꼴로 서울대 수시 합격생을 배출한 셈이다.  최근 3년 동안 합격생이 없었던 8개 군(강원 화천 간동고·경남 의령 의령여고·경남 합천 야로고·경북 울진 울진고·경북 청송 현서고·전남 해남 해남고·전북 진안 진안제일고 및 한국한방고·충청 보은 보은고)에서도 합격생이 나왔다. 일반계 고등학교 합격자 비율은 50.0%를 기록했다. 지난해 49.3%에 비해 약간 높아졌다. 과학고 비율은 지난해 6.5%에서 올해 5.2%로 줄었고, 영재고 비율도 같은 기간 10.9%에서 10.4%로 소폭 줄었다. 반면 외국어고는 지난해 8.1%에서 올해 8.9%로 올라간 데 이어 국제고 1.3%→1.6% 자사고 12.0%→12.5% 등을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학생 1427명(55.4%), 여학생 1147명(44.6%)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남학생 합격자는 0.2% 포인트 늘고 여학생 합격자는 그만큼 줄었다. 서울대는 수시모집 합격생 등록 기간은 11일부터 13일까지라고 밝혔다. 미등록 인원이 발생하면 16일 충원 합격자가 발표된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자문자답] ‘수능 신화’ 속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자문자답] ‘수능 신화’ 속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해마다 이맘때면 ‘수능 만점 신화’가 쏟아진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된 4일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만점자는 모두 15명이다. 언론은 그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무슨 문제집을 풀었는지, 학원 수업은 얼마나 들었는지, 가정형편은 어땠는지 소상히 물었다. 그러나 고교 3년간 무엇을 느꼈고, 어떤 성장을 이뤘는지 묻는 것은 보지 못했다. 수험생 50만여 명 중 극소수만 성취할 수 있는 만점이란 성과에 경탄할 뿐이다. 수능은 그야말로 능력주의 사회의 표상이다. 수험생들의 기나긴 노력은 몇 가지 숫자로 요약된다. 수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만든 게 학생부종합전형이다. 그러나 다양한 평가 기준으로 학생들의 잠재력을 평가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학종은 ‘학부모종합전형’이 돼버렸다.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격차가 벌어진다. 조국 사태로 촉발된 공정성 논란은 수능 신화를 다시 불러왔다.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정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해법을 내놓았다. 서울 소재 16개 대학으로 한정했지만, 교육 기조가 바뀐 것은 자명하다. 단일한 평가 기준을 적용하면 공정성 시비를 잠재울 수 있을 거란 판단으로 보인다. 과정이 공정하면 결과도 공정해질까. 대치동에서 이른바 일타강사의 수업을 듣는 학생과 지방 소도시에서 학교 수업만으로 준비하는 학생의 결과는 공정하지 않다.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하겠다면서 이들에 유리한 정시를 확대하는 것은 모순이다. 앞으로 교육 취약계층의 문은 더욱더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교육부가 수능 체제로 회귀한 건 한국 사회가 적어도 능력으로 인한 불평등에는 관대하기 때문이다. 수능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소수집단이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직장을 얻는 것에 불평하는 이는 드물다. 결국 좋은 제도도 이를 활용하는 방법이 어긋나면 무용하다. 암기 위주의 학력고사를 개선하고자 수능을 도입했지만, 선행학습이란 부작용이 생겼듯이 말이다. 근본적 원인을 바꾸지 않는 한 또다른 반칙은 나오기 마련이다. 현행 교육 체계에서는 어떤 대안을 내놔도 그 수혜자는 경제력과 정보력을 가진 부모를 둔 학생으로 귀결된다. 무한 반복인 셈이다. 입시제도를 뜯어고치기보다 서열화된 대학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결과가 모두에게 평등하면 과정에서 무리한 편법을 쓰지 않아도 된다.‘예술은 틀을 벗어나도 되는가?’‘특정 문화의 가치를 보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고도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 프랑스 대학입학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Baccalaureate)에 나온 문제다. 대부분 논술 형식으로 나온다. 그렇기에 프랑스 고등학생들은 철학 수업을 필수로 들으며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고 생각의 폭을 넓히는 데 몰두한다. 한국 교육과 가장 대비되는 지점이다. 바칼로레아는 통과만 하면 그랑제콜(고등교육기관)을 제외하고는 어느 대학이든 입학할 수 있다. 독일은 아예 모든 대학이 평준화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졸업시험인 아비투어(Abitur)만 합격하면 원하는 대학을 선택할 수 있다. 최대한 많은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반면 수능은 점수에 따라 등급을 나누어 소수를 걸러내는 게 목적이다.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학생들은 대학에서도 교수 강의를 통째로 받아 적는다. 시험지에 교수가 원하는 답을 그대로 적기 위해서다. 출제자의 의도를 맞추는 수능식 교육이 대학에서 또 이어진다. 실제 학점이 4.0 이상인 서울대 재학생 1100명을 조사한 결과, 교수의 말을 다 받아 적는다고 답한 이들이 87%로 나타났다.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시험에는 교수의 생각을 쓴다고 답한 경우는 90%에 이른다. 한국에서 노벨문학상과 수학의 필즈상 수상자가 나올 수 없는 이유다. 근본적 원인은 교육철학의 부재에 있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정작 교육부도 모르는 듯하다. 입시제도를 수시로 뒤집는다. 프랑스는 바칼로레아가 끝나면 온 국민이 문제를 보며 토론한다. 프랑스 교육의 목적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수능이 끝나면 만점자부터 찾는 한국의 풍경과는 다르다. 교육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먼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지금 한국 교육의 미래는 안개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객관식 폐지·창작공작실·미래교실…부산 교육혁신은 ‘끝없이 진화 중’

    객관식 폐지·창작공작실·미래교실…부산 교육혁신은 ‘끝없이 진화 중’

    우리 사회에서 교육문제만큼 풀기 어려운 문제도 없을 것이다. 교육 열기가 뜨겁다 보니 국민 대다수가 교육전문가라고 할 정도로 교육에 대한 식견과 관심이 높아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동안 부산시교육청이 추진해 온 여러 가지 교육혁신정책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흔히 드러나는 잡음이나 저항이 거의 없는 점도 큰 특징이다. 2014년 7월 처음 취임한 이후 6년째 부산시교육청을 이끄는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의 합리적인 리더십의 결과로 풀이된다.부산시교육청의 대표적인 혁신정책으로는 지난해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한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 전면 폐지’를 들 수 있다. 김 교육감은 3일 “‘주입식·암기식 수업’과 ‘정답 고르기 평가’는 우리 학생들의 미래핵심역량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폐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시 확대보다 학종 등 수시 공정성 확보 중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 등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인재양성을 위해선 평가방법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혁신이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 객관식 평가에 익숙해 온 사회와 학교의 인식과 관행을 확 바꾸는 것이어서 다양한 찬반 의견들이 제기됐다. 서술형 평가를 할 경우 사교육 증가로 학비 부담이 늘어난다는 학부모들의 반발과 평가에 따른 업무 부담이 늘어난다는 교사들의 우려가 있었다. 시행 2년째이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학교현장에 잘 안착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이슈가 되는 대학입시의 정시 확대 문제에 대해서도 부산시교육청의 입장은 명확하다. 수능 중심의 정시 확대는 되살아나는 공교육의 파행을 초래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특히 지역 간, 계층 간 교육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지선다형 수능 문제풀이 중심의 과거로의 회귀는 시대 변화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수시가 확대된 이후 부산지역 학생들의 진학 성과는 향상되는 것으로 부산시교육청은 분석한다. 지방과 서울의 교육기회 불균형을 해소하고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정시 확대보다 수시전형의 공정성 확보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변용권 중등교육과장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단순히 정시를 늘리려고 하기보다는 문제가 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대입제도를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대입정책 변화에 따른 단기적인 교육정책보다는 학생 참여중심 수업, 과정중심의 평가, 독서·토론교육 등 교육과정의 내실화를 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독서·토론교육은 시대변화에 맞춰 학생들의 ‘생각하는 힘’과 ‘소통능력’을 키워 준다. 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초등 501명과 중등 570명 등 1071명의 토론수업지원 교사를 양성하고, 토론수업 교과별 자료집을 제작해 학교에 보급해 왔다.●학생 참여중심·독서 토론교육 등 교육혁신 선도 학생들은 토론수업이 활성화되면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수업 집중도와 참여도, 자기주도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생들은 부산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독서토론리그를 펼치며,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소양을 쌓아 가고 있다. 시교육청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교육’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섰다. 새 비전을 ‘미래를 함께 여는 부산교육’으로 설정하고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닦아 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사회에서는 지식을 단순 암기하는 능력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아이들이 상상한 것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메이커 교육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2022년까지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무한상상실 등 다양한 ‘메이커 스페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단위학교에서 마련하기 어려운 첨단장비를 갖춘 ‘부산상상&창의공장’(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사업비 107억원을 들여 옛 연포초등학교 4층 건물(4209㎡) 전체를 리모델링해 2021년 9월 부산 미래교육의 거점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곳에 상상실, 창작실, 공작·공예실, 디자인실, 영상실 등 디지털부터 아날로그까지 다양한 첨단기자재와 공간을 갖춰 학교메이커 교육과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의 밑바탕이 되는 수학적 사고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2022년 개관 목표로 옛 개성중학교에 ‘부산수학문화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창의력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방탄소년단’(BTS)의 박지민씨 모교인 옛 회동초등학교에 지난 4월 창의공작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컴퓨팅 사고력을 키워 주기 위해 지난해 1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연 ‘부산소프트웨어(SW)교육지원센터’는 국내외 SW 교육관계자들의 방문이 잇따르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연말까지 초·중학교 10곳에 ‘첨단미래교실’을 구축한다. 이 교실은 학교별로 일반교실을 미래형 학습공간으로 재구조화하고, 스마트 학습기기 및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는 등 학교별 특색 있는 첨단미래형 학습공간으로 꾸몄다.●김 교육감 “줄 세우기보다 교육 본질 회복 중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과 스마트기기, 태블릿 컴퓨터, 크롬북 등을 통해 다양한 수업 및 학습활동을 펼칠 수 있다. 동아중과 천마초, 포천초, 태종대중, 용수중, 분포중, 강동초, 석포초 등 8곳은 이미 문을 열었고, 부곡초와 서명초 등 2곳은 구축 작업을 완료하고 이달 선보인다. 내년에도 12개 학교를 대상으로 첨단미래교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부산시교육청은 최근 스마트한 일을 위한 ‘일하는 방식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직원들이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학생들도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해 자신의 끼와 재능을 키워 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부산시교육청은 불필요한 업무 관행을 없애는 ‘낡은 관행 혁신’, 업무절차를 간소화하고 업무를 표준화·전산화하는 ‘업무 프로세스 혁신’, 학교 업무를 간소화하는 ‘학교현장 지원 강화’ 등 3개 분야에 대한 실천과제 25개를 선정, 추진하고 있다. 부산진구 동양중 이미선 교장은 “교육청의 지속적인 교직원 업무경감 조치로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아직도 학교현장에 남아 있는 불필요하고 관행적인 업무를 찾아내 좀더 과감하게 없애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은 결실로 나타났다. 부산시교육청은 교육부 주관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올해를 포함해 3년 연속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김 교육감은 “현행 입시 위주의 ‘줄세우기식’ 교육보다 ‘교육본질 회복’이 중요하고, 교육본질을 회복하기 위해선 교육혁신이 필요하다”며 “시대가 바뀌면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육감은 “과거의 교육방식으로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며 “교육가족들과 소통하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학생을 중심에 둔 교육혁신을 이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고교학점제는 공정하고 다양한 미래교육의 밑그림/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장

    [월요 정책마당] 고교학점제는 공정하고 다양한 미래교육의 밑그림/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장

    교육 공정성 문제가 다시금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가 됐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제기된 교육 이슈가 사회정의 및 불평등 문제로 부각되면서 정부가 교육 공정성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시급하게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사회적 사건이 계기가 돼 결합하면 정책의 창이 열린다는 J W 킹던의 ‘정책 창 모형’이 현실적으로 적용된 사례가 된 것이다. 고교 서열화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불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확산되면서 교육부는 13개 주요 대학의 학종 실태조사 결과와 고교 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 발표는 크게 두 가지 함의를 지닌다. 첫째, 교육부는 학종의 문제점을 모든 대학에 적용하는 방식이 아닌, 불공정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한 ‘핀셋 조치’로 대응했다는 점이다. 수시와 정시 전형 중 어느 것이 이른바 ‘부모 찬스’에 더 큰 영향을 받는지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종 및 논술 전형 비율이 높은 서울 소재 16개 대학만 2023년부터 수능 위주 정시 비중을 40%로 확대할 것을 권고하고, 사회적 배려 대상의 사회통합 전형을 도입하며, 학부모·사교육 개입 문제로 공정성 논란을 겪은 학종의 정규 교육과정 밖 비교과영역 평가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 폐지된다. 이로써 교육의 불공정성과 입시제도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고 본다. 둘째, 학교 내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통해 교육의 다양성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중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불과하다. 이러한 소수의 학교는 설립 취지와 다르게 학교 간의 서열화를 만들고 사교육을 심화시키는 등 불평등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들의 명성이 학생선발의 효과인지 학교 교육의 효과인지 규명되지 못한 점도 있다. 교육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은 기존의 자사고·특목고 등의 명칭이나 교육과정 운영 등을 유지할 수 있게 한 만큼 ‘폐지’라기보다는 학생선발 및 배정의 일원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학교 유형의 다양성이 아니라 학교 내 교육과정의 다양화, 학생의 교육프로그램 선택권 강화 등을 통해 일반고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교육부 발표가 교육 공정성 요구에 대한 즉각적인 보완 조치이지만 교육현장의 혼란과 저항도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중장기 대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교육 공정성 문제는 고교 및 대학서열구조와 교육 외적 요인인 학벌 중심 고용구조 문제와 직결된다. 학벌 중심 고용구조는 정부가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고교교육-대학입시-대학체제를 패키지형으로 개혁해 교육 공정성 실현을 위한 종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학생 균형성장을 위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공정한 대입 체제, 인재 선발이 아닌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연합체제 개편 등이 동시에 개혁돼야 한다. 동시에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도전인 고교학점제의 성공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으로 입시 중심에서 학생 성장 중심으로, 경직되고 획일적인 교육에서 유연하고 개별화된 교육으로, 수직적 서열화에서 수평적 다양화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교수학습방법과 평가방법의 혁신, 대입제도 개혁, 학교공간 재구조화, 교원의 수급과 역할 재구성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미래 교육을 설계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이번 기회로 우리 교육이 공정하고 다양한 미래 교육 가치와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교육계의 진심 어린 노력이 필요하다.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도 지적했듯이, 정부의 역할은 법률이나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마련하는 것임을 되새겨 본다.
  • “죽음의 트라이앵글 다시 갇힐라” 정·수시 ‘반반’에 떠는 고교 교실

    “죽음의 트라이앵글 다시 갇힐라” 정·수시 ‘반반’에 떠는 고교 교실

    서울 16개大 정시·학종 비율 사실상 5대5 ‘정시 30% 룰’로 대입전략 짠 고1 ‘당혹’ “명확한 비율 없어 내신·수능 모두 준비” 사교육 대목… 지방선 ‘불안 마케팅’ 고개 학교 문제풀이·주입식 수업 회귀 우려도 “걱정 마세요. 둘(수시·정시) 다 잘할 겁니다.” 서울의 일반고인 A고교는 지난달 28일 ‘정시 40% 이상으로 확대’가 발표된 직후 학부모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뺐다. “정시가 확대된다는데 괜찮겠냐”며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해당 학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성과를 내왔던 학교다. 교육부가 서울대 등 16개 대학의 수능위주전형(정시) 비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하면서 2023학년도 대입, 이르면 2022년도 대입에서 이들 대학의 정시와 학종, 학생부교과전형이 4대4대2 비율을 이루게 된다. 대학들이 학종을 축소하고 정시를 50% 가까이 확대하면 정시와 학생부전형(종합·교과)이 5대5 비율에 수렴된다. A고교 교장은 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학종 중심 교육과정을 유지할 수도, 수능 위주로 뜯어고칠 수도 없다”면서 “‘반반’이 제일 골치 아프다”고 토로했다. 정시 확대를 포함한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이 교육계의 불신과 불안을 해소하기는커녕 더 증폭시키는 모양새다. 정시와 학종 ‘반반’ 체제에서 학생들은 어느 것에도 ‘올인’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수능과 내신, 학교생활기록부 관리 등 어느 하나도 놓쳐선 안 되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부활했다는 자조마저 나온다. A고교처럼 학종 중심 체제를 구축했던 고교들은 당장 내년 계획에서부터 수능과 학종 ‘투트랙’ 전략을 수립해야 할지 고심에 빠졌다. 가장 당혹스러운 이들은 ‘정시 30% 룰’(2022학년도 대입 정시 비율 30% 이상으로 확대)에 따라 고교를 선택했던 고1 학생·학부모들이다. 학종을 목표로 자녀를 일반고에 진학시킨 윤모(47)씨는 “정시 40%는 2023학년도부터라면서 2022학년도에도 조기 달성할 수도 있다고 한다”면서 “대체 고1은 정시가 몇 퍼센트라는 건지 모르겠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자녀가 일반고 1학년에 다니는 김모(45)씨는 “학교에서는 정시가 확대돼 봤자 5000명 정도가 늘어나는 것이고 대부분 재수생들의 몫이라고 한다”면서도 “정시 40%를 무시할 수도 없는데, 비교과 축소는 고1에게 적용되지 않으니 결국 다 챙겨야 한다는 말”이라며 답답해했다. 혼란 속 대목을 맞은 건 사교육업계다. 강남, 목동 등 교육특구에서는 지난달부터 대입 설명회가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지방에서는 “우리 지역은 정시에서 불리하다”는 ‘불안 마케팅’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28일 교육부 발표 직후 교육부가 위치한 세종시의 한 학원은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된다면 정시 확대에도 걱정 없다”면서 예비 고1 학생을 대상으로 한 ‘윈터스쿨’(겨울방학 집중과정) 홍보에 나섰다. “지필시험을 보지 않는 중학교 1학년부터 선행학습을 해야 고교 진학 후 수능과 내신, 학생부 관리 모두를 준비할 수 있다”면서 중학교 단계에서의 사교육을 부추기는 학원들도 등장하고 있다. 반면 교육과정 다양화와 과정 중심 평가 등 정부의 교육 기조에 발맞춰 왔던 고교는 기존의 다양한 시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전남의 한 일반고 교장은 “대입에 독서활동이 반영된다는 점과 서울대 자기소개서 4번 항목에 독서에 대한 질문이 있다는 점이 학교에서 독서 교육을 유지하는 버팀목이 돼 왔다”면서 “더는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 독서가 교과 공부와 수능의 근본이라는 설득이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학교 현장에서 문제풀이와 주입식 수업으로 회귀하려는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수업 혁신과 다양화, 전인교육을 이끌어 왔던 동력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정시 확대’, 또 다른 불평등 부추길 우려는 없나

    교육부가 어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1일 대입제도 전반 재검토를 언급한 데 이어 지난달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율 확대를 공언한 데 따른 조치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부터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정시 비율이 40%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들 대학은 2021년도 기준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수시)과 논술전형을 합친 비율이 평균 55%를 웃돌지만, 정시는 평균 2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번 개편으로 정시 선발인원은 1만 4787명(2021학년도)에서 2만 412명으로 5625명(38.0%) 증가한다. 이와 함께 복잡한 대입전형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학종 등 수시 전형이 특권층의 문화자본 대물림 수단으로 활용돼 대입 공정성이 기저에서부터 의심받고 투명성과 신뢰도 높은 입시제도를 갈망하는 국민적 요구가 분출하고 있어 기존 대입제도만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 반영됐다. 지난해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때 시민참여단 설문조사로 도출한 정시 적정 비율이 39.6%로 나타난 결과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은혜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 스스로 밝혔듯 정시 확대를 비판하는 여론 또한 적지 않다. 자칫 학교교육이 수능 대비용 문제풀이식으로 변질될 우려가 커진 점이 1차적이고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로 상징되는 사교육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 농어촌 지역 학생들의 대학 진학 기회가 차단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 조사에 따르면 정시는 서울 강남 고소득층에 훨씬 유리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2018 교육여론조사’에서도 월 6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은 수능(정시)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지역균형과 기회균형 전형을 ‘사회통합전형’(가칭)으로 통합해 사회적배려대상자 10% 이상 선발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이미 9~11%를 유지하던 터라 정시 확대로 상대적으로 더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2025년부터 실시될 고교학점제와 양립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강하다. 고교학점제 대상 학생들의 입시 적용연도인 2028년 이후 수능체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개인 봉사활동 폐지, 교내대회 수상경력의 대입 미반영, 자기소개서 폐지 등을 포함해 기존의 학종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살펴야 한다. 이미 사라진 소논문 미게재를 포함한 것은 실적주의로 보이고, 권장해야 할 독서활동을 미반영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 “정시 확대하며 수업 혁신은 모순… 따뜻한 아이스 커피 마시는 격”

    “정시 확대하며 수업 혁신은 모순… 따뜻한 아이스 커피 마시는 격”

    교사들 “공교육, 문제풀이 학원 전락” 교총 “학종 의미 퇴색… 교육활동 위축” 입시업체 “강남권 정시 확대 환영할 것” 취약계층 학생들 수능 준비 어려워질 듯 학부모단체 “정시 50%까지 더 늘려야”“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정시 확대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는 변함없이 추진된다.” 28일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를 본 한 교육대학 교수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같다”고 촌평했다. 학종과 수능 중 어느 게 더 ‘금수저’ 전형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학종 공정성의 문제를 들어 정시를 확대하고, 그러면서 ‘수업 혁신’을 논한다는 일련의 발표 내용에 모순이 아닌 지점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정시 비율을 50% 가까이로 끌어올리는 이번 방안은 학종 축소와 학생부 교과전형 확대와 맞물려 있어, 사실상 대입제도의 틀을 수능과 내신성적 중심으로 재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주요 대학에 한정’, ‘전형 간 균형’이라는 교육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에 던지는 ‘정시 확대’의 신호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최근 입학설명회에서 정시가 확대돼도 30%에서 소폭 늘어나는 것이어서 우리 학교로 진학해 학종에 대비해도 기회는 충분하다고 홍보했다”면서 “정시가 40% 이상으로 확대된다니 학부모들을 설득할 방법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현장 교사들로 구성된 교원단체들은 이날 정부 대책을 일제히 비판했다. 정시 확대와 학종 축소로 수업 혁신이 위축되고 학교가 문제풀이 수업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논평을 통해 “교육계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정시 확대를 결정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토론과 협력의 학교 문화를 만들어 온 소중한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퇴행적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시 확대에 손을 들었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조차 “학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학생의 다양한 교육 활동을 위축할 대입 개편”이라며 “지난해 공론화 결정을 파기하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대입제도를 흔들었다”고 비판했다.반면 정시 확대를 줄곧 주장해 온 학부모단체들은 “40%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늬와 말로만 정시 확대일 뿐”이라면서 “학종을 폐지하고 자유한국당이 발의한 ‘정시 50% 이상’ 법안을 통과시켜라”고 주장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도 “당장 정시 비중은 50%까지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80% 이상으로 늘려야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수능과 학종 중 어느 방식이 지역과 소득, 고교 유형 등에 따라 불공정한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그러나 정시 확대가 수능 사교육에 불을 지피고 대치동 등 ‘교육 특구’로 학생들을 몰리게 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입시업계에서는 정시 확대로 수능 사교육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시 확대가 자사고와 외고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학종 등 수시에 집중하는 일반고 선호도를 낮출 가능성도 높다. 교육부는 ‘금수저에게만 유리한 입시안을 뜯어고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저소득층·농어촌 및 지역의 학생들에게는 별 실익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 학생들은 수능 대비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대학별 기회균형전형 비율을 10% 이상으로 의무화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도 9~11% 선이다. 학생부 교과전형이 일반고에 비교적 유리하다는 점에서 지역균형선발을 교과전형으로 운영하도록 했지만, 내신 성적이 ‘전교권’인 학생들만 지원 자격을 얻을 수 있어 내신 사교육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의 학생들만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근본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 뒤 세 차례나 대입을 개편하면서도 별다른 교육 철학 없이 여론에만 휩쓸렸다는 게 가장 비판받는 지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과제로 수능의 힘을 빼는 ‘수능 절대평가화’를 내걸었다. 하지만 불과 2년여 만에 ‘조국 사태’로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해 수능에 힘을 실어 줬다. ‘대학 서열화 해소’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문 대통령과 교육부가 직접 ‘서울 주요 대학’을 꼽으면서 사실상 대학 서열을 인정하는 모순에 빠지기도 했다. 논의 결정 과정이 철저히 베일이 가려졌던 점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논의는 당정청 협의회와 여당 내 교육 공정성 강화 특위가 주도했다. 협의체 내에 현직 교사 등 공교육계 인사는 없는 반면 사교육업계 스타 강사이자 대형 학원의 2대 주주였던 인물이 포함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교육은 ‘패싱’한 채 사교육업계의 논리에 휩쓸린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대·고려대 ‘학종 20%’ 줄여야… 現중2~고3 입시 제각각

    서울대·고려대 ‘학종 20%’ 줄여야… 現중2~고3 입시 제각각

    논술·특기자 전형 폐지해 적극 유도 수시 이월 포함하면 사실상 45% 수준 지역선발 20%까지 늘려 학종 축소 효과 당국, 돈줄 틀어쥔 채 사실상 강제 조치 주요大 ‘정시 40%’ 이상 확대 눈치 경쟁상위권·재수생 유치 대책 마련에 분주교육부가 28일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은 지난해 공론화를 통해 합의된 ‘정시 30% 룰’(2022학년도 정시 30% 이상으로 확대)을 정부 주도로 마련된 ‘서울 주요 대학 정시 40% 룰’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교육부는 ‘정시 30% 룰’의 번복이 아닌 ‘수정 및 보완’이라고 밝혔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요 대학의 정시가 사실상 절반 가까이로 확대되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축소될 소지가 많다. 전체 대입 지형이 요동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40%’ 비율은 지난해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이 꼽은 정시의 적정 비중이 39.6%였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정시 확대 대상 대학으로 지정된 16개 주요 대학의 전형별 평균 비율은 2021학년도 기준으로 정시 29.0%, 학종 45.6%, 학생부 교과전형 7.8%, 논술전형 10.6%, 특기자전형을 포함한 실기전형 5.4%다. 이들 대학은 2023년까지 정시를 4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출해야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해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을 대상으로 논술과 특기자전형(어학·국제학) 폐지를 유도하고 정시로 전환하도록 할 방침이다. 가능한 대학은 2022년까지 정시 비율을 4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수시모집에서 이월되는 인원까지 포함하면 16개 대학의 정시는 사실상 45% 수준으로 확대된다.교육부는 “학종이 아닌 논술·특기자전형을 축소하는 만큼 정시와 학종을 축으로 하는 대입의 틀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미 정시 비율이 40%에 가까운 한국외대(38.7%)를 비롯해 건국대(34.4%), 서강대(33.1%) 등은 정시를 40%로 늘리는 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양대(29.6%), 숙명여대(25.7%), 경희대(25.2%) 등 정시 비율이 20%대인 대학들 중에도 논술·실기전형이 20% 안팎이면 이들 전형의 축소를 통해 정시 확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서울대와 고려대는 학종을 축소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대(정시 21.9%)는 논술 및 특기자전형이 없어 정시를 40%로 확대하려면 현재 80% 수준인 학종을 60%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고려대(정시 18.4%)는 논술 전형이 없어 실기전형(4.5%)을 줄이는 동시에 학종과 학생부 교과전형에서도 일정 비율을 정시로 전환해야 한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을 확대하는 방안도 일부 대학에서는 학종 축소로 이어진다. 교육부는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지역균형선발전형을 10% 이상, 현재 10% 이상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20% 이상으로 확대하고 학종이 아닌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도록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서울대는 학종 지역균형선발전형(2022년도 20.8%)이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전환돼 학종은 40% 이하로 축소된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일환인 고교 추천 전형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경희대(13.7%)와 건국대(13.2%), 동국대(11.8%)도 해당 전형을 20%로 늘리고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해당 대학은 현재 학생부 교과전형을 운영하지 않고 있어, 2021년도 48% 안팎인 학종의 축소가 불가피하다. 학종 비율이 높은 대학을 대상으로 교육부가 ‘돈줄’을 쥐고 정시 확대를 강제하고 있어, 16개 대학은 물론 다른 대학들도 교육부 ‘눈치 보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전망이다. 또 정시를 목표로 하는 상위권 학생들과 재수생들이 증가하면 이런 학생을 흡수하고자 다른 대학들도 덩달아 정시 비율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정시 확대 대상인 한 사립대 관계자는 “‘정시 30% 룰’을 만든 지 1년 만에 40%로 늘리라니 곤혹스럽다”면서 “학종을 확대하라고 강조하던 교육부가 충분한 검토나 연구 없이 졸속으로 결정한 방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정시 확대 대상에서 제외된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임의로 만든 기준으로 16개 대학을 선정해 대입 전형 비율을 특별 관리하는 근거가 어디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부모 찬스’ 우려 학교 밖 비교과·자기소개서 폐지, 내신 경쟁 심화 우려… 대학들 “변별력 없다” 반발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치를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 교내대회 수상경력, 독서활동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반영되지 않는다. 학종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이지만 내신 경쟁 심화 등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또 대학들은 출신 고교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배제한 채 지원자를 평가하게 된다. 대학들 사이에선 “학생을 평가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나온다. 교육부가 28일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 교내대회 수상경력, 독서활동이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기재되지만, 대입 평가요소에서는 제외된다. 학교 정규 교육과정 밖에서 이뤄지는 비교과 영역은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 차원이다. 정규 교육과정인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이뤄지는 ‘자동봉진’(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은 현행처럼 대입에 반영된다. 학생부 교과활동에 기재되던 영재교육 및 발명교육 실적도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또 자기소개서도 폐지된다. 이는 이들 활동이 부모나 사교육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 때문이다. 그러나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부족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학생들이 스스로 보완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학교로서는 ‘자동봉진’ 영역에서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해졌다. 학교의 프로그램 여건에 따라 학생들 간 유불리가 생기는 문제점도 예상된다. 독서활동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학교에서의 독서 지도가 힘을 잃는 등 학교의 다양한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학생부의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은 기재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돼 교사들은 모든 학생들의 세특을 기재해야 한다. 허위로 기재하거나 기재 금지사항을 위반하는 교원 및 학교에 대해서는 엄중한 조치가 취해진다. 그러나 수업 혁신이 없이 세특 기재만 의무화할 경우 부풀리기 또는 허위 기록이 조장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교과가 축소되면서 학생부 기재 공정성 논란이 세특으로 옮겨 갈 가능성도 있다. 고교별로 학교 정보를 대학에 제공하는 고교 프로파일은 ‘고교 후광효과’를 일으킨다는 비판에 따라 완전 폐지가 추진된다. 대학들은 모집요강에 평가항목과 배점, 평가방식, 기준 등 세부 평가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평가 과정에는 외부 공공사정관이 참여하며, 대학들은 면접 등 평가 과정을 녹화 및 보존해 학생들의 이의제기에 대응해야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학교 정보를 없애고 학생들이 스스로 채운 비교과 활동도 없애면 사실상 내신만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 입학사정관은 “고교 프로파일은 ‘스펙’이 부족한 학생을 평가할 때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못한 학교 여건을 고려하도록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면서 “학생들로서는 자신 스스로 노력한 과정을 대학에 내보일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학종 비교과가 폐지 또는 축소되면 면접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다른 대학들도 면접 강화 또는 수능 최저등급기준 강화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대학의 학종 평가기준에 따른 ‘맞춤형 컨설팅’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조국發 ‘정시 비율 40% 확대’… 백년대계, 1년 만에 흔들렸다

    조국發 ‘정시 비율 40% 확대’… 백년대계, 1년 만에 흔들렸다

    서울 16개大 현재 중3부터 ‘정시 40%’ ‘학종’ 2024학년도 개인 봉사활동 배제 여론 달래기… 벌써 文정부 세 번째 개편 고교학점제 등 기존 핵심 정책과 모순서울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수능위주전형(정시)의 비율이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으로 확대된다. 서울대는 2021학년도 21.9%인 정시 비율을 2년간 두 배로 늘려야 한다. 수시 이월 인원까지 합치면 이들 대학은 정시 전형으로 사실상 신입생 중 45%를 뽑게 될 전망이다. 대입 공정성 강화 요구에 부응하는 차원이라는 교육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시 확대’는 고교학점제와 수능 절대평가, 수업 혁신 등 정부가 내세웠던 교육 핵심 정책들과 모순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 고2와 고1, 중3, 중2 모두 다른 대입을 치러야 하는 데다 초등학교 4학년이 치를 2028학년도 대입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어 학생과 학부모, 교육 현장의 혼란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교육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대 등 서울 16개 대학은 2023학년도까지 정시를 4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대상 대학은 2021학년도 기준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전형의 비율이 45% 이상인 대학(서울대·서강대·성균관대·경희대·동국대·건국대·연세대·광운대·숙명여대·한양대·중앙대·고려대·숭실대·서울여대·시립대·한국외대, 이상 학종·논술 비율이 높은 순)이다. 이들 대학이 정시를 40%로 늘리면 정시 선발인원은 2021학년도 기준으로 1만 4787명에서 2만 412명으로 5625명(38.0%) 증가한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이 논술과 특기자전형(어학·국제학)을 정시로 전환해 40% 비율을 달성하는 것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입전형을 ‘수능 위주’와 ‘학생부 위주’라는 두 축으로 단순화한다는 게 교육부의 방향이다.또 ‘깜깜이 전형’이라고 비판받았던 학종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 중2가 치르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 교내대회 수상경력, 독서활동이 학종에 반영되지 않는다. 대학의 학종 평가에서는 ‘고교 후광효과’를 차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학들은 모집요강에 세부 평가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또 ‘사회통합전형’이 고등교육법을 통해 법제화된다. 문재인 정부의 대입제도 개편은 벌써 세 번째다. 2017년 8월 수능 절대평가 확대를 골자로 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방안을 내놓았다가 논란에 직면하자 1년을 유예하고 공론화에 부쳤다. 공론화를 통해 지난해 8월 이른바 ‘정시 30% 룰’이 도출됐지만, 교육부는 불과 1년 만에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40% 룰’을 내놓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대입 비리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된 뒤 문재인 대통령이 ‘정시 확대’를 언급하자 불과 한 달여 만에 대입 제도가 바뀌면서 ‘정치에 종속된 교육’이라는 폐해가 되풀이됐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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