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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그런 세상’과 청춘의 값/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런 세상’과 청춘의 값/황수정 논설위원

    ‘근원 수필’을 뒤적이다 명치가 아팠다. 머릿속이 엉킬 때 두통약 대신에 읽고 또 읽는 책이다. 월북 화가 근원(近園) 김용준의 수묵담채 같은 문장은 언제나 위안이다. 그런데 새삼 거슬리더니 명치 끝에 딱 걸려 내려가지 않는 대목은 이렇다. “예나 이제나 공부라고 한다는 사람들은 모조리 그렇게 빈복(貧福)을 타고났는지, X선생도 몇날 며칠이나 군불 맛을 못 봤는지 올올 떨고 앉았으면서도 입만은 살아서 칸트가 어쩌니 헤겔이 어쩌니 하고 떠들고 있었다.”가난이 복이라니. 공부와 가난복이라니. 형용모순에 이율배반. 근원이 알던 X선생은 현실에는 없어진 전설의 인물이다. 보일러 터진 방에 살아서는 칸트를 애초에 만날 수 없다. 밥 먹여 주지 않는 철학 따위에 눈 돌릴 새가 없다. 입만 살아 헤겔을 말할 배짱은 더더구나 없고. 그 좋았던 근원이 명치에 걸린 것은 지난주다. 지난주의 주인공은 단연 수능 수험생들이었다. 야단법석 한쪽에 초라한 조연이 있었다. ‘행인 1’쯤 되는 열아홉살 이민호. 현장실습 중 압착기에 눌려 숨진 특성화고 3학년생이다. 또래들이 수능을 본 날 이군의 빈소는 차려졌다. 생수 공장에서 고장 난 기계 주변을 혼자 서성이는 열아홉살이 자꾸 눈에 밟힌다. 특성화고는 예전의 공업고다. 특목고를 죽이든, 일반고를 살리든, 절대평가를 도입하든,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 불공정하든 딴 세상 이야기다. 그저 대학을 가지 않아도 잘사는 꿈을 꿀 뿐이다. 얼마나 순진한 꿈이었는지는 졸업반에 현장실습을 나가서야 안다. 전공과 상관없이 주당 70시간의 노동을 감당하기 일쑤다. 하루 12시간을 일해도 수당을 합쳐 봤자 월급은 100만원 남짓. 말도 안 되는 이 현실마저 목숨을 잃어야 겨우 한마디씩 세상에 고발할 수 있다. 지난해 지하철 구의역의 김군이 그랬고, 올 초 통신사 콜센터에서 ‘콜 수’를 못 채웠던 홍양이 그랬다. 겨우 열아홉살들이다. 한 입으로 두말하는 우리들의 위선을 우리는 모두 못 본 척 보고 있다. 학벌사회를 극복하자면서 현실의 손가락은 엉뚱한 곳을 가리킨다. 이군 엄마의 눈물에 엄마들은 냉가슴을 쓸었다. “어떻게든 내 자식은 대학을 보내서 다행”이라고. 청춘의 값이 이렇게 초라할 수가 없다. 정부의 모르쇠 반응은 이상할 정도다. 교육을 빙자한 노동력 착취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진작에 매를 들어야 했다. 표준협약서를 작성하는 현장 실습장의 지침이 휴지 조각이라는 사실은 교육부가 더 잘 안다. 그런 교육부는 이군이 사경을 헤매던 지난주 직업계 고교의 취업률이 또 올랐다고 자랑했다. 동냥은 못 줘도 쪽박은 깨지 말아야 한다. 세상이 목매도 정책이 콧방귀도 안 뀌는 이유가 있다. 비정규직, 알바, 학종, 로스쿨만 일별해도 가늠된다. 청년 문제들은 기회의 차별이 논쟁의 근간이다. 서민들은 발을 굴러도 정책이 맹탕에 뒷북인 이유는 하나. 정책 제조자들의 발등에 그 불이 떨어지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에게 비정규직 아들딸이 있을까. 시급 몇십원을 따지는 알바생 자녀가 있을까. 학종이 금수저들에게 불리한 흙수저 전형이었다면 득달같이 손질됐을 것이다. 서울대 교수가 고등학생 아들의 이름을 자신의 논문 수십 편에 공저자로 올린 끔찍한 자식 사랑은 ‘실화’다. 실력자 아버지가 뒷심을 써줄 수 있는 ‘보험’이 아니라면 로스쿨 제도는 진작에 대수술됐을 것이다. 합리적 의심의 배경은 도처에서 쉬지 않고 불거진다. 천신만고 끝에 마무리된 내각에서도 징후들은 차고 넘쳤다. 인사검증에서 수십억 연봉이 논란이 되자 어느 장관은 “그런 세상이 있다”고 눙쳤다. ‘그런 세상’의 성문 바깥에 사는 열아홉 청춘들이 추운 광화문광장에 나왔다. 현장 실습장에서 기계부품만은 안 되게 해 달라고 매달린다. 몇날 며칠 군불 맛을 못 봐도 입만은 살아 배짱을 부릴 수 있는 것, 그래야 청춘인데. 청춘을 이보다 더 헐값에 후려쳐 넘기지는 말자. 교육부 장관, 고용노동부 장관이 따뜻한 빵처럼 정책을 반죽하면 된다. 내 아들딸의 목구멍으로 넘어갈. sjh@seoul.co.kr
  • [서울광장] ‘학종’ 직업사전부터 만들라/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학종’ 직업사전부터 만들라/황수정 논설위원

    가뜩이나 시원찮은 물건을 자꾸 건드리면 동티가 난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지금 그런 처지다. 대입 절대평가를 도입해 학종을 확대하겠다니 ‘깜깜이’에 ‘금수저’ 전형이라는 삿대질은 갈수록 심하다. 교육부로서는 귀를 닫고 앉았을 수가 없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종을 어떻게든 손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자기소개서(자소서)와 교사추천서를 축소 또는 폐지하겠다”는 요지의 계획을 밝혔다. 자소서와 교사추천서는 티 안 나게 꾸미고 부풀리는 것 말고는 용빼는 재주가 없는 장치다. 학종의 신뢰도를 깎아 먹는 주범이 그 둘이라고 교육부는 판단한 모양이다.그런데 학원가는 잠잠하다. 정책이 잔기침만 해도 학부모들을 몸살로 드러눕게 부추기는 사교육 시장이 조용한 이유가 있다. 대세에 지장이 없는 처방이라서다. 교사추천서는 애초에 요식 서류였다. 자소서를 손대는 것은 한계가 빤하다. 학종 자체를 폐지하거나 축소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않는 한 주요 정성평가 장치인 자소서를 대수술할 묘수는 없다. 말 많은 특목고 입시가 눈앞이다. 외고 입시 설명회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정부가 없애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학교에 여전히 학부모들이 목을 빼는 현실에 먼저 놀랐다. 더 놀라운 것은 학교 비전을 자랑하려고 무대에 오른 재학생들의 꿈이었다. 다양한 동아리, 독서 활동 등 왁자한 스펙을 쌓고 있다는 학생 셋 중 둘의 희망 직업이 공무원, 교사였다. 일찌감치 꿈을 ‘기획’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모인 특목고생들조차 너도나도 공무원이 꿈이라니. 이건 짚어 볼 문제다. 학종을 확대하겠다면 교육부가 더 늦추지 못할 작업이 있다. 직업사전 만들기다. 학종의 근간인 학교생활기록부의 얼개를 한번 뜯어 보자. 학생부의 도입부를 차지하는 것이 다름 아닌 학생의 희망 직업이다. 희망 직업을 중심에 놓고 동아리·독서·봉사 같은 비교과 활동의 지도를 누가 더 자주적으로 치밀하게 그렸는지 저울질하는 게 학종의 핵심이다. 비교과 활동을 살뜰히 챙겨 준다는 특목고의 우등생들 선망 직업이 공무원이라면 일반고 사정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자소서의 어디를 어떻게 손봐서 학종의 불신을 제거하겠다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자기주도 역량으로 다양한 미래를 준비하게 하자는 것이 학종의 취지다.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직업사전은 진작에 절실했다. 부모 재력으로 컨설팅을 받지 않는다면 미래 직업을 실패 없이 가늠할 수 있는 학생이 대체 얼마나 되겠는가. 학종이 근원적 불신을 받는 진짜 배경이다. 진학을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가짜 꿈’이라도 설정해야 한다. 중도에 희망 직업을 바꾼 흔적이 학생부에 남았다가는 낭패다. 맞춤으로 준비했던 동아리, 독서 활동이 물거품이 되는 건 물론이다. 입학사정관들 앞에서 칠칠치 못하게 꿈을 왜 바꿨는지 진땀 흘리며 해명해야 한다. 정성평가인 학종에서 뭔가를 옹색하게 설득하는 상황은 그 자체가 자살골이다. 불확실한 장래 희망은 학생부 근처에도 얼씬 못하게 하는 것이 학종의 불문율. 4차 산업혁명으로 세상이 통째로 바뀐다는데, 고릿적 직업들만 꿈꾸고 있는 간단한 이유다. “잘된 정책”이라며 정부가 자화자찬하는 자유학기제 역시 마찬가지다. 실속 없다는 현장 비판은 여전히 높다. 지필고사 없이 체험학습으로 미래 직업을 탐구하게 하자는 취지를 살릴 재간이 사실상 없다. 부모, 학생이 알고 있는 직업 세계는 얄팍하다. 태생적 한계가 명백했다. 입시 정책을 맡은 공직자를 만날 때마다 직업사전을 제안했다. “고용노동부와 추진하면 가능한 사업”이라는 답변만 똑같이 했다. 답답할 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판이 바뀔 직업 지형도의 근사치라도 보여 줘야 한다. 학생들에게 알고 있는 직업이 몇 개나 되는지 교육부는 당장 설문조사를 해 보라. 국정 교과서 단죄, 특목고 폐지보다 현실적으로 몇 배나 더 갈급한 일이다. 누가 봐도 실질을 챙기는 위원회 하나 어떤가. 가칭 ‘학종 직업사전 편찬위원회’. sjh@seoul.co.kr
  • [데스크 시각] 블라인드 채용을 반대하는 서울대생/윤창수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블라인드 채용을 반대하는 서울대생/윤창수 국제부 차장

    지난달 서울대에서는 이 대학 학보인 대학신문에서 진행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투표가 있었다. 무기명으로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이라 신뢰도를 따지기 어려운 여론조사였지만, 찬성 133표에 반대 291표로 반대 여론이 높은 것만은 확인할 수 있었다.블라인드 채용은 모든 것을 가리는 채용이 아니라 스펙보다는 능력을 따지는 채용이다. 가정환경이나 외모 등을 보지 않고 고용주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추었는지 판별하는 것이다. 현재 거의 완벽한 블라인드 채용을 하고 있는 곳은 대한민국 정부다. 모든 응시자는 필기시험을 볼 수 있고, 필기시험을 통해 150% 정도의 합격 후보자를 거른 다음 면접으로 최종 선발한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졸업 대학이나 학점을 입사지원서에 쓰도록 한 것은 블라인드 채용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는 올 하반기 국가공무원 7급과 9급 공채 429명을 추가 선발하기 위해 21억 49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한 번 공무원을 선발하면 20~30년씩 일하기 때문에 정부는 예산을 투입해 블라인드 채용을 하지만, 기업은 손쉽게 학벌과 학점으로 인재를 가려냈다. 서울대생이 블라인드 채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학벌이나 학점도 능력이란 생각 때문일 것이다. 또 기업이 구조화된 면접을 치를 수 있도록 면접관을 교육해 공정한 블라인드 채용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을 것이다. 수도권 대학 졸업자는 지방에 이전한 공공기관 취업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지역인재 채용 목표제에 대한 반발도 있다. 하지만 블라인드 채용은 대학입시 수시전형만큼이나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현재 청년실업률이 9.4%로 세계 최고 수준이긴 하지만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일본처럼 완전고용 시대가 올 수 있다. 일본과 20년 정도 차이를 두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현 추세대로라면 2040년쯤에는 모든 대학 졸업자가 취직할 수 있게 된다. 완전고용 시대에 기업은 한 명의 직원을 뽑기 위해 최소 10번 이상 면접을 본다는 구글처럼 진정한 블라인드 채용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게 된다. 필요한 인재를 뽑지 않으면 기업은 살아남기 어렵다. 블라인드 채용과 마찬가지로 현재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사는 또 다른 대세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있다. 학부모들은 학종이 사교육에 쏟아부을 돈과 입시 정보가 풍부한 상위권 학생만을 위한 전형이라고 한다. 각종 경시대회 참여 기회를 서울대에 합격할 만한 학생에게만 몰아주는 등 벌써 부인할 수 없는 학종의 다양한 폐해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학종 역시 수능 점수만으로 알 수 없는 학생의 능력을 보는 선발제도로 학령인구 감소 때문에 누구나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교수는 수시 선발로 내신이 강화되자 엑셀 수식을 개발해 서울의 특목고 내신 1등급과 지방고 1등급 사이에 변별을 둔다고 말했다. 물론 교육부에서는 고교등급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긴 하지만 인재를 선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대학으로선 어쩔 수 없는 생존 편법인 셈이다. 블라인드 채용도 만능은 아니다. 매년 500명 이상의 신입 공무원이 1년도 못 돼 공직을 떠나는 사실이 블라인드로도 완벽한 공무원을 찾아낼 수 없음을 보여 준다. 당장 제도의 수혜자는 아닐지라도 블라인드 채용과 학종 모두 궁극적으로는 쓸모 있는 인재가 맞춤한 곳에서 일하거나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이다. geo@seoul.co.kr
  • 김상곤 부총리 “외고, 자사고 폐지 반드시 한다”

    김상곤 부총리 “외고, 자사고 폐지 반드시 한다”

    대입 학생부종합전형 자소서, 추천서 단계적 폐지“정권 뛰어넘는 교육계획 필요”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교사 추천서와 자기소개서 같이 논란이 되는 항목이 단계적으로 축소, 폐지될 전망이다.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초, 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학종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입시정책이 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수시모집 논술전형을 축소해왔고 앞으로 가능하면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자소서나 교사 추천서도 부작용이 있어 단계적으로 축소 내지는 폐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수능을 전면 절대평가화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수능 변별력 약화에 따른 정시모집 축소나 수시모집 확대에 대한 우려 때문에 수능 개편을 1년 연기하기로 했다. 대신 수시모집의 큰 축인 학종의 신뢰성이 바닥인 상태에서 수능 절대평가에 따른 정시모집 축소 우렬르 잠재우기 어렵다고 보고 종합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입시를 비롯한 교육 정책은 ”40~50년을 내다봐야 한다“며 본인의 철학과 맞지 않더라도 현 정권 이후까지 적용가능한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외고와 자사고 폐지는 우선선발권 폐지를 통해 시행할 계획이다. 김 부총리는 ”외고생이 인문·사회·외국어 분야로 진학하는 비율은 35% 내외로 과학고나 예체능계에 비해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며 ”전체의 4%밖에 안 되는 외고·국제고·자사고 때문에 일반고가 피폐해지는 부분을 많은 사람이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 양극화가 소득 양극화를 재규정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외고, 자사고 지망생이 불합격한 다음 미달한 일반고로 배치받아 재수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재수생이 안 생기도록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그것은 본인의 선택이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사다리, 문 대통령의 목엣가시/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다리, 문 대통령의 목엣가시/황수정 논설위원

    수능 절대평가를 확대하려던 대학 입시안은 없던 일이 됐다. 아니, 교육부가 일단은 한 해만 미뤄 보자며 발을 뺐다. 한 수 물러 달라는 통사정이야 없었다. 하지만 거의 그런 셈이다. 서울 톨게이트를 한 번 빠져나가면 뜯어말려도 유턴 없이 부산까지 달리겠다는 운전 미숙, 고집불통은 주변을 골병 들인다. 졸속 입시안에 삿대질은 거셌어도 접어 줄 대목은 하나 있다. 백방으로 계산기를 두드린 다음의 과감한 손절매. 어떤 용기라 해 두자. 이즈음 주목받는 해외 베스트셀러 한 권이 있다. 미국에서 날아온 ‘힐빌리의 노래’다. 가난과 소외에 찌든 백인 하층민(힐빌리)인 저자가 명문 로스쿨을 나와 사업가로 성공하기까지의 소설 같은 회고담. 그러니까 미국판 ‘개천 용’의 이야기다. 무명의 저자는 겨우 서른한 살이다. 일자리도 희망도 씨가 마른 퇴락한 철광 도시가 고향이다. “운 좋으면 수급자 신세를 면하고 운 나쁘면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죽는 동네”에서 통계적으로는 용이 날 수 없다. 우여곡절 끝에 용이 된 청년은 “소외된 사람들의 인생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신분 상승은 어떤 느낌인지” 생생한 고발장을 던졌다. 베스트셀러의 배경은 선명하다. 가진 이들은 청춘의 용기가 흥미로웠을 것이다. 덜 가진 대부분의 독자들은 교육을 거쳐 개천을 벗어난 알고리즘이 눈물 나게 궁금했을 것이다. 책을 단숨에 읽었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서다. 책 이야기는 이쯤 하자. 수능 절대평가를 극구 반대한 여론은 밑바탕에 불공정 입시의 불신과 앙금을 깔고 있다. 해마다 확대일로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보통 학부모들의 불만은 상상 이상이다. 절대평가로 시험 변별력이 떨어지면 학종의 비중은 그만큼 더 커진다. 감쪽같이 포장된 학생부로 며느리도 모르게 합격하는 요지경 학종 전형에 알레르기 반응들이 심각하다. 부모 경제력이 입시의 한 축이 된다는 것은 무너지는 계층 사다리의 이야기다. 학종은 망가지는 ‘사다리’의 문제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이번 입시안이 핵심 공약이었다. 예상 밖의 유예 결단은 지지율 자신감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박수 속에서는 무대 스텝이 잠시 꼬였다고 초조해지지 않는다. 이런 여유가 있을 때 청와대는 내친김에 집중할 숙제가 있다. 나사못이 빠져 도무지 발을 올릴 수 없게 된 사다리를 손보는 작업이다. 그 상징은 로스쿨 개혁이다. 금수저 학종을 근본부터 고치겠다는 의지라면 가능하다. 절대평가가 진보와 보수의 문제였다면 정부는 굳이 물러서지 않았을 것이다. 진영 논리를 벗어난 여론은 파괴력이 무섭다. 직속기구로 만들어 직접 교육개혁을 하겠다던 국가교육회의의 의장직을 문 대통령이 슬그머니 내놓은 것도 그래서다. 교육 사다리를 둘러싼 갈등은 좀체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법하다. 로스쿨 개혁은 그럴수록 정면 돌파할 문제다. 사법시험은 폐지됐어도 법조인 진출 창구를 누구에게나 열어 달라는 요구는 식지 않고 뜨겁다. 금수저 학종 논란 와중에 성토는 더 높아졌다. 대선 공약인 특목·자사고 폐지만 하더라도 취지가 교육 기회의 균등한 보장이다. ‘돈스쿨’의 오명과 음서제의 불신을 털지 못하는 로스쿨은 그런데도 일관되게 개혁의 범주 바깥에 있다. 앞뒤 안 맞는 모순이다. 문 대통령은 노량진 학원가의 대선 유세에서 청년 공시생들에게 “로스쿨을 만든 참여정부 사람으로서 정책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궁색했던 논리를 바꿔야 한다. 뒤집지 않아도 고칠 수는 있다. 그것은 진보의 자기 부정이 아니다. 진보의 가치를 확장하는 용기다. 대국민보고대회에서 문 대통령은 “댓글 제안 등 직접 민주주의를 국민이 요구한다”고 말했다. 국민 집단지성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학종과 로스쿨로 무너지는 사다리에 댓글들이 얼마나 좌절하는지, 잠 안 오는 밤에 꼭 한 번 살피시라. 부러진 교육 사다리는 문 대통령의 목엣가시다. 한때 자기 확신으로 삼킨 ‘원죄’ 때문에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목엣가시. 그 가시를 빼야 한다. 농담에서나 나올, 국민 팔할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라면. 흥행 답례는 최소한의 예의다. sjh@seoul.co.kr
  • [유대근 기자의 평범한 교육] 공정성, 만족도 51%의 열쇠

    “가장 훌륭한 교육정책은 찬성 51%, 반대 49%인 정책이라잖아요.” 지난달 30일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 발표를 1년 유예하겠다”는 방침을 언론에 알리는 브리핑에서 교육부의 한 고위 관료가 뱉은 말이다. 자조 섞인 농담이지만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다. 입시 정책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그만큼 첨예하다. 수능 개편 공청회장에서 설문조사를 해보니 7과목 중 4과목만 절대평가하는 1안을 지지한 비율이 30%, 전 과목 절대평가 지지가 30%, 현행대로 하라는 의견이 30%였다고 한다. 극단적 균형추가 맞춰진 상황에서 발표 유예 말고는 도리가 없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80% 가까운 국정 지지도를 유지하는 문재인 정부가 유독 교육 분야만은 35%의 저조한 지지도를 얻은 건 이와 무관치 않다. ‘교육엔 좌우가 없다’는 말은 그저 레토릭이 아니다. 진보·보수의 진영 구분이 명확한 한국 사회에서 교육 분야는 좌우 간 전선이 상대적으로 분명치 않다. 입시 정책은 특히 그렇다. 평소 이념이 어땠든 입시 관련 정책만큼은 내 아이에게 불리하지 않은 걸 ‘선’으로 여기기 쉽다. ‘SKY’(서울대·연대·고대) 9829명, 전국 의대 2582명 등 정해진 입학 정원을 두고 ‘의자 뺏기’를 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출신대학이라는 ‘간판’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힘이 세다. 51%짜리 입시 정책을 만드는 비법을 굳이 찾자면 한 가지뿐이다. ‘공정성’이다. 전형 과정이 단순하고 투명해 결과에 승복할 수밖에 없는 입시 제도를 설계해야 반대를 줄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 교육 개혁의 첫 단추였던 수능 개편안 논의는 순서가 잘못됐다. “수능을 절대평가화해 5지선다식 낡은 시험 체제의 영향력을 줄이고 대신 입시에서 내신 영향력을 키워 고교 교육을 내실화하자”는 현 정부의 구상은 분명히 타당하지만 이에 앞서 “내신으로 뽑아도 공정하다”는 믿음을 심어 줬어야 했다. “합격자도, 불합격자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비판받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을 우선 개선하고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을 논의했어야 옳았다. 수능 개편 연기로 확보한 시간은 1년이다. 이 기간 교육당국이 가장 고민해야 할 지점도 공정성이다. 다행히 정부도 학종 개선 등 공정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뒤늦게 밝혔다. “대학만큼은 공정하게 선발한다”는 믿음이 먼저 설 때 정부가 추진하려는 수능 절대평가와 고교 내신성취평가(절대평가), 고교 학점제도 힘을 받을 수 있다. “학력고사가 제일 공정했어”라는 중년 학부모의 흔한 푸념은 반쯤 흘려들을 얘기이지만 그 안에 담긴 대중의 정서를 놓쳐서는 안 될 테다. dynamic@seoul.co.kr
  • [사설] 졸속 수능개편 유예… 절대평가 집착 말고 재논의를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하기로 어제 최종 결정했다. 수능 절대평가가 핵심인 두 가지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다 결국 반대 여론에 백기를 든 셈이다. 교육부는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유예 배경을 밝혔다. 수능 4개 과목 또는 전 과목 절대평가를 상정했던 이번 개편안은 일단 ‘없던 일’이 됐다. 졸속 개편을 강행하지 않은 것은 어쨌거나 다행이다. 정부는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내년 8월 수능 개편안을 다시 내놓기로 했다. 현재 중 2학년생부터 적용될 내년 개편안에는 고교 학점제, 성취평가제 등 고교 교육 정상화 방안도 함께 묶어 내놓겠다고도 했다. 이로써 중 3교실은 당장 직격탄은 피했다. 갑작스런 절대평가의 확대로 가뜩이나 복잡해진 대학 입시가 얼마나 더 혼란스러울지 상상만으로도 아찔했을 것이다. 수능 절대평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교육 공약이다. 1, 2점에 매달리는 무한경쟁 방식으로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런 정책 방향이 틀렸다고 말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선의의 목표에 과정의 불합리와 불평등이 심화될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수능 절대평가로 변별력을 잃으면 교과 내신성적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해진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반영 비율 역시 비례해서 커질 수밖에 없다. 비교과 활동으로 개인 스펙을 쌓아 ‘장식’한 학생부가 입시의 관건이 된다면 부모의 관심과 경제력이 곧 학생의 능력이 된다. 확대일로인 학종 전형이 가뜩이나 금수저 전형으로 지탄받고 있다. 이런 현실을 모른 척하며 이상만 좇는 공약을 끝까지 밀어붙였다면 여론의 저항은 갈수록 커졌을 것이다. 정부는 1년 시간을 벌었다고 안도할 일이 아니다. 내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입시안을 또 들고나왔다가는 중 2 교실로 폭탄 돌리기만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 이미 학교 현장의 혼돈은 심각하다. 중 3은 고교 교과 과정과 수능 과목이 엇갈려 학습 부담이 더 늘었고, 중 2는 하루아침에 어떻게 개편될지 모르는 오리무중 입시의 날벼락을 맞았다. 내지르기 정책에 왜 어린 학생들이 혼란을 바가지로 뒤집어써야 하는지 딱할 뿐이다. 이왕에 다시 시작하는 논의에서는 절대평가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개편 논란에서는 불공정 학종 전형을 축소하고 차라리 정시를 확대하라는 요구가 참았던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교육 현장의 실제 온도가 어떤지는 교육부가 더 잘 알게 됐을 것이다.
  • 수능 개편 1년 유예…현재 중2, 2022학년도부터 적용

    수능 개편 1년 유예…현재 중2, 2022학년도부터 적용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이 1년 유예됐다.절대평가 확대를 목표로 2021학년도에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1년 늦춰져 현재 중학교 2학년생들이 응시하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된다. 문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지금 중2 학생들이 공부는 개편 교과서로 하고, 수능은 기존 체제로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에 맞춰 2021학년도로 예정했던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 시안 2가지 중 하나를 개편안으로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고교 교육 정상화 등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을 반영해 종합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미래지향적인 대입 정책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개편 유예 배경을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절대평가 범위 등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한 교육주체 간 이견이 크고 사회적 합의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됐다”며 “이런 우려와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개편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수능 개편안 공론화와 9월 출범할 국가교육회의 자문 등을 거쳐 새 정부의 교육철학을 담은 종합적인 대입 방안을 내년 8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개선 방안과 고교 학점제,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단계적 폐지를 비롯한 고교 체제 개편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고교, 대학, 학부모, 정부가 참여하는 (가칭)대입정책포럼을 구성해 수능 개편과 대입 전형 등 교육개혁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수능 개편 1년 유예에 따라 현재 중3이 응시하는 2021학년도 수능은 현행 수능(2018학년도)과 동일하게 치러진다. 시험 과목은 국어, 수학(가/나형 택1), 영어, 한국사(필수), 탐구(사회·과학·직업 택1), 제2외국어/한문 영역으로 구성되며, 탐구영역에서는 최대 2과목을 택할 수 있다. 평가 방식은 영어와 한국사는 절대평가, 나머지 영역은 상대평가로 성적이 매겨진다. 다만 문제풀이식 수업 등 부작용 논란이 끊이지 않는 EBS 연계 출제는 원래 계획대로 축소·폐지는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수능을 2021학년도부터 개편하기로 하고 이달 10일 2가지 시안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둘 중 한 가지를 확정안으로 발표할 계획이었다. 시안은 기존 영어, 한국사 외에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을 더해 4개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1안’, 7개 과목 모두 절대평가하는 ‘2안’으로 구성됐다. 시험 과목은 통합사회·과학이 신설되는 대신 탐구영역 선택과목은 종전의 최대 2개에서 1개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단은 2가지 시안을 모두 폐기하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해 개편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앙대학교, 학종 탐구형인재 올해 면접 도입

    중앙대학교, 학종 탐구형인재 올해 면접 도입

    전체 4835명 중 68.8%인 3327명(정원 외 242명 포함)을 수시모집에서 선발한다. 입학전형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전형 방법을 대부분 유지한다.수시모집 규모의 62.4%는 학생부 위주 전형(교과·종합)이다. 학생부 100%로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은 479명, 학생부종합전형은 1596명을 뽑는다. 학생부종합 중 다빈치형인재는 580명, 탐구형인재는 577명, 고른기회는 113명을 선발하는데 1단계 서류 100%, 2단계 서류 70%와 면접 30%로 결정한다. 탐구형은 올해부터 면접을 실시한다. 또한 소프트웨어학부 신설에 따라 해당학부 67명을 SW인재(학생부종합)로 모집한다. 902명을 뽑는 논술전형은 논술 60%, 학생부 40%를 반영한다. 인문사회계열은 언어논술 3문항, 경영경제계열은 언어논술 2문항·수리논술 1문항을 출제한다. 자연계열 논술은 수학 3문항, 과학(물리, 화학, 생물 중 택1) 1문항으로 구성했다. 수험생이 고교교육과 자기주도학습만으로 합격이 가능하도록 논술 모든 지문을 교과서 또는 EBS 교재를 활용하여 출제한다. 백광진 입학처장은 “대입전형 간소화와 고교교육 지원 정책의 취지에 부응하고 수험생과 교사, 학부모의 입시부담을 덜 수 있도록 대입전형계획을 수립했다”면서 “디지털 입학처 사이트에서 간단한 진로진단 테스트, 적성에 맞는 직업군 탐색, 본교의 모집단위 추천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카카오톡 친구 추가(@중앙대2018수시)하면 다양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디지털 입학처(da.cau.ac.kr)와 전화 (02)820-6393.
  • 홍익대학교, 학종전형 전 모집단위로 확대

    홍익대학교, 학종전형 전 모집단위로 확대

    서울캠퍼스는 1632명(정원 외 126명 포함), 세종캠퍼스는 858명을 수시모집을 통해 뽑는다.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범위 확대, 전형요소 반영비율 변경 등 다양한 변화가 있다.학생부교과전형은 미술계열(예술학과 제외)을 제외한 모든 모집 단위에서 실시한다. 학생부교과 100%로 합격생을 가리고, 계열별 반영 교과군의 전 과목을 학년 구분 없이 합산해 반영한다. 각 반영교과군의 이수 단위수에 따라 교과별 보정등급을 산출해 최종 교과점수를 낸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올해부터 모든 모집단위로 확대했다. 캠퍼스자율전공(자연·예능), 캠퍼스자율전공(인문·예능), 자연·인문 계열, 예술학과는 서울캠퍼스의 경우 서류(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100%를 적용한다. 세종캠퍼스는 학생부 교과 40%와 서류(학생부) 60%로 배분했다. 예술학과를 제외한 미술계열은 100% 비실기전형으로 뽑는다. 미술계열의 학생부종합전형은 3단계로, 학생부교과 100%→서류평가(학생부, 미술활동보고서) 100%→2단계 성적 40%와 면접평가 60% 순으로 합격자를 가린다. 캠퍼스자율전공(인문·자연·예능), 자연·인문 계열, 예술학과는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학생부적성전형(세종)에서는 영어·수학 적성고사를 진행해 평가 때 40% 반영한다. 임종태 입학관리본부장은 “논술과 학생부적성 전형 지원자는 올해 새로 적용되는 학생부 성적 반영방법을 꼼꼼히 봐야 한다”면서 “반영교과군에서 상위 3과목씩 총 12과목의 석차등급을 학년 구분 없이 반영하고, 등급 간 격차가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사항은 입학처 홈페이지(ibsi.hongik.ac.kr)와 전화 (02)320-1056.
  • 성신여자대학교, 학종 확대·고교 유형은 폐지

    성신여자대학교, 학종 확대·고교 유형은 폐지

    매년 수시모집 인원을 꾸준히 늘려 온 가운데 올해는 수시에서 전체 모집 인원(정원 내)의 70%인 1445명을 뽑는다.수시모집은 학생부 종합, 학생부 교과, 특기자·실기 전형으로 나뉜다.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학교생활우수자 644명을 포함해 총 696명을 선발한다. 학생부 교과 전형은 교과우수자 485명과 정원외 농어촌학생과 특성과고교출신자, 특수교육대상자 등을 포함해 총 628명, 특기자·실기전형에서는 어학우수자 및 일반학생(실기) 등 264명을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모집 인원을 전년도보다 확대했다. 수시모집에서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며 인문·자연계열 간 교차 지원이 가능하다. 교차 지원은 일부 모집 단위에선 제외돼 확인해야 한다. 올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고교 유형 제한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는 지원할 수 없었던 특수목적고 및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의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에 도전할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국가보훈대상자 모집 인원 확대 및 정원 내 특성화고교출신자 전형 신설로 수험생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의 범위가 상당히 확대됐다. 또 지난해까지 학교장추천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했던 지역균형 전형이 올해부터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에 통합돼 모집 단위별 선발 인원을 대폭 확대했다. 조병왕 입학처장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내신 성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면서 “내신이 1등급대이지만 비교과가 충실하지 못한 학생보다 2~3등급대인데 비교과가 우수한 학생이 전공적합성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사항은 입학처 홈페이지(ipsi.sungshin.ac.kr) 또는 전화 (02)920-2000.
  • [단독] ‘대입 불신’ 학생부 뜯어고친다

    [단독] ‘대입 불신’ 학생부 뜯어고친다

    교육부가 ‘입시 불신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 논의 과정에서 “수능보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학생부 관련 사항을 먼저 손봐야 한다”는 원성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2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연말까지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 정책연구를 벌인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 대학, 관련 전문가 등을 상대로 학생부 기재 방법 등에 대한 요구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학생부 항목 구성을 바꾸는 등 개선 방안을 찾는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분석해 내년 1학기부터 교육부 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학생부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실이 지난달 전국 성인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도 드러났다. 학종을 상류층에 더 유리한 ‘금수저 전형’으로 인식하는 국민이 75.1%나 됐다. 학생부 관리가 사교육의 질과 양, 부모의 능력, 학교나 교사의 의지에 따라 차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창의체험, 동아리활동, 독서 등 비교과활동은 부모의 영향력이 개입될 여지가 더 크다. 이 때문에 학생부에 비교과과목은 입시에 반영하지 말자는 의견까지 나온다. 수능의 절대평가 비중을 높이는 걸 반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대학이 학종으로 변별력을 두면서 입시 불평등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국내 대학의 정시와 수시 학생부 위주 선발 비중이 63.6%까지 오른 가운데 입시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꺼뜨리려면 대대적인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교육부는 또 오는 31일 수능 개편 최종안을 발표할 때 1, 2안 중 채택안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방안도 함께 내놓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종의 불신을 줄이거나 수능 절차 간소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발표를 코앞에 둔 시점에도 수능 개편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씨줄날줄] ‘음서 적폐’ 사회/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음서 적폐’ 사회/박건승 논설위원

    고려시대의 품계(品階)는 지금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정1품에서 서기보급인 종9품까지 있었다. 품계란 관리의 등급을 이른다. 성종 때 이르러서는 기득권 세력의 불만을 달래고자 문벌 귀족에게 무시험 관직 등용이란 정치적 특권을 준다. 5품 이상의 관리 자제에게는 과거를 치르지 않아도 벼슬을 준 것이다. 특혜의 결정판인 ‘음서’(蔭敍)라는 제도다. 5품 관직은 요즘의 군수, 군대 계급으로는 대령이다. 이 덕분에 호족 자제들은 능력에 상관없이 관직에 올랐다. 문제는 그들이 나랏일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고 자기 집안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점이다.로스쿨은 여전히 ‘대표적 음서제’란 딱지를 달고 다닌다. 우선 선발 과정이 불투명하고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등록금이 수천만원이나 들고, 나이를 제한하고 학벌을 차별하는 것도 이유다. 결과적으로 서민들은 로스쿨의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법조인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요즘엔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 학부모들로부터 ‘신(新)음서’로 낙인찍힌 모양이다. 절대평가로 정시가 대입제도로서 제 기능을 못 하면 흙수저 아이들의 패자부활 기회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일 게다. 재계에선 고용 세습을 둘러싼 적폐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국내의 대표적 자동차회사 노조가 자녀들의 고용 세습 근거를 담은 단체협약을 수년째 유지하는 것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노조가 올해도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6년째 파업에 나선 곳이다. 이 회사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노조원의 직계가족과 정년퇴직·25년 이상 장기근로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청년 넷에 한 명이 백수인 시대다. 더더욱 대기업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자사 노조원 자녀에게 입사 특혜를 주는 것이 공정사회를 저해하는 적폐라는 지적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고용노동부 올 초 실태조사에서는 ‘고용 세습’ 조항을 가진 기업 노조가 330곳을 웃돌았다. A금융그룹은 전직 그룹 회장이나 사장,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이 자녀와 함께 근무했거나 근무하는 것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B항공 조종사 노조도 고용 세습을 하고 있다. C백화점, D조선, E통신사, F자동차 등 그 유명한 대기업 노조들도 이 조항을 그대로 갖고 있다. 취업 못 한 청년들로서는 속 터질 일이다. 고용 세습은 악습이다. 법원도 몇년 전에 대 이어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은 안 된다고 판결한 적이 있다. 그런데도 이마저 먹혀들지 않는다. 갑이 갑을 낳는 세상.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사설] 반발 많은 수능 절대평가, 1년 유예 신중 검토를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 최종 발표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0일 절대평가 확대를 골자로 한 두 가지 방안을 내놓은 교육부는 공청회로 여론을 파악한 뒤 최종안을 확정하기로 예고했다. 그제로 전국 권역별 공청회는 막을 내렸다. 이미 선택지를 두 가지로 정한 교육부가 과연 여론을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하고, 어떤 결론을 내릴지 불안하다. 개편안 1안과 2안은 수능 시험에서 각각 4개 과목과 전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것이 요지다. 교육부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되 제3의 방안을 새로 마련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애초에 선을 그었다. 그래서 현장의 불안은 더 크다. 수능 절대평가는 필요성을 공감하는 여론이 무르익어서 나온 입시 정책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이었고, 그 공약의 뼈대를 만든 실질적인 주인공이 누구도 아닌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다. 태생적 환경을 따지자면 어디에도 견제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위험성과 한계가 큰 정책이다. 권역별 공청회의 찬반 여론을 계량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딜 가나 졸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사실은 분명하다.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학습 부담을 줄여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개편안은 어느 쪽이 됐든 수험생들의 부담이 더 늘어난다는 결론은 똑같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변별력이 없어지니 교과 내신성적 경쟁은 더 극심해진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반영 비율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비교과 활동으로 스펙을 쌓는 개인별 작업이 입시의 핵심 열쇠로 굳어진다. 안 그래도 ‘금수저 전형’으로 지탄받는 것이 학종 전형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오히려 “학종 축소, 수능 정시 확대” 요구가 뜨겁다. 사정이 이런데, 대체 누구를 위해 개편안을 감행하겠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여당 쪽에서도 뒤늦게 졸속을 걱정하고 나섰다. 예상보다 높은 비판 여론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수능 절대평가보다 더 시급히 꺼야 할 발등의 불이 불신으로 얼룩진 학종 전형이다. 절대평가 시행을 다만 1년이라도 유예하고 준비 작업을 거쳐 졸속 정책의 부담을 벗는 것이 최선의 방책일 수 있다. 대선 공약이 절대선은 아니다. 의지가 선(善)하고 방향이 옳더라도 속도는 조절해야 한다. 정책의 용기가 절실한 시점이다.
  • [사설] 수능 절대평가 부작용 보완책은 있나

    교육부가 어제 공개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의 골자는 절대평가 확대다. 올해 중학교 3학년생들이 치를 2021학년도 대입 개편 시안은 크게 두 가지로, 공청회를 거쳐 오는 31일 최종 확정된다. 적용 범위의 차이가 있을 뿐 절대평가 대폭 확대는 이미 확정된 사실이다. 수능 절대평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교육 공약이다. 시안대로라면 영어와 한국사 등 현행 2개 과목에만 적용되는 절대평가는 최소 4개 과목, 아니면 7개 전 과목으로 확대된다.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여 창의적 교육으로 유도한다는 것이 절대평가의 취지다. 1, 2점에 매달려서는 황폐한 교육 현실을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전임 정부에서 지난해와 올해부터 각각 한국사와 영어를 수능 절대평가로 전환했으나 긍정적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 영어 영역의 절대평가가 사교육을 크게 줄일 거라고 장담했지만, 그런 변화를 체감한다는 학부모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난 6월 고3 모의고사에서 영어 1등급(4만 2183명)은 서울 지역 10개 주요 대학의 모집 인원(3만 3652명)보다 훨씬 많았다. 영어 변별력이 이런 수준이니 국어, 수학 등 다른 과목의 난이도는 전부 높아지는 추세다. 인문계든 자연계든 내년 입시에서는 국어가 당락의 열쇠라는 말이 정설로 통할 정도다. 이런 풍선효과로는 학생들의 학업 부담과 경쟁은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 불안하니 원래의 학습량은 유지한 채 당락의 결정적 변수가 되는 과목에 더 치중하는 부담만 짊어질 우려가 없지 않다. 교육부는 수능 절대평가 범위를 정하는 것이 발등의 불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절대평가 확대로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는 만큼 당장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중이 커진다. 이미 ‘깜깜이 불공정 전형’이라는 불신을 받는 것이 학종이다. 그 불신의 구멍을 어떻게 메울지 교육부의 고민이 보이지 않으니 교육 현장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기회의 공정성도 천번 만번 따져야 한다. 학생부 성적이 낮은 학생이나 검정고시생들은 입시 기회가 원천 봉쇄되는 위기에 몰렸다.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교육부는 여론을 깊고 넓게 수렴해야 한다. 방향과 정답을 미리 정해 놓고 밀어붙이는 일방 정책의 과오는 용납될 수 없다. 정책의 대상은 저항할 힘이 없는 학생들이다.
  • 고교 “전 과목 절대평가로 교육 내실화해야” 대학 “학종 비중 커져… 일부만 절대평가를”

    현 중학교 3학년부터 치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 시안’이 10일 발표되자 현장에서는 새로운 시험 형태가 불러올 상황을 예측하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수능 개편의 ‘뜨거운 감자’는 절대평가 범위였다. 이번에 나온 교육부 시안 중 1안은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외국어 등 모두 4과목만 절대평가한다. 2안은 전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안이다. 고등학교 교사들은 대부분 전면 절대평가하는 안을 선호했다. 수능 공부에 대한 부담을 줄여 고교 교육을 내실화하겠다는 개편 취지를 살리려면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것이 옳다는 논리다. 또 일부만 절대평가하면 상대평가 과목인 국어, 수학 등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풍선효과’가 날 것을 우려했다. 송재범 서울 구현고 교장은 “어떤 과목은 절대평가하고 어떤 과목은 상대평가로 남으면 결국 교과 간 형평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희태 서울 영동일고 영어교사는 “전부 절대평가하는 안이 더 낫다”면서 “그래야 학생들의 학습 부담 등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을 뽑아야 하는 입장인 대학 측은 대부분 일부 과목 절대평가가 더 낫다는 입장이다. 백광진 중앙대 입학처장은 “가장 원하는 건 현행 수능 체제 유지”라면서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보면 수능 위주로 뽑는 정시 전형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수능이 전면 절대평가로 바뀌면 대학이 내신 위주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나민구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학종 비중이 너무 커지면 1학년 때 학생부 관리를 못 한 학생은 2·3학년 때 기회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의 한 국립대 입학본부장은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하면 학생을 변별하기 어려워진다는 건 상위 몇 개 대학에만 해당하는 얘기”라고 말했다. 진보성향 교육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1안은 상대평가 과목에서 과잉경쟁 등이 예상되므로 2안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전국 고등학교 교원 대상 대규모 인식조사 등을 거쳐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광장] 이토록 은밀한, 그들의 ‘학종’/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토록 은밀한, 그들의 ‘학종’/황수정 논설위원

    지난 주말 학원 설명회에 작심하고 가 봤다. 교육부의 입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답답한 학부모들에게 학원의 해법은 쾌도난마였다. 강사로 초청된 유명 입시 컨설턴트는 “대처법은 간단하다”고 정리했다. 절대평가의 적용 범위가 어떻게 결론 나든 열쇠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라는 주장이었다. 내신성적 관리는 변함없이 필수 요건. 학종의 요체인 학생부에 한 글자라도 의미 있게 실리도록 학교생활의 일거수일투족을 더욱 전략화하라는 경고가 이어졌다.요약하자면 학생, 학부모 입장에서 수월해질 것은 앞으로도 없다. 더 용의주도해지고, 더 은밀해질 것. 입시의 완전 대세로 굳어진 학종의 대처 요령만 삼엄해졌을 뿐이다. 교육부는 겨우 신발끈을 묶고 있는데, 사교육은 이렇게 100m를 주파하고 숨고르는 중이다. 컨설턴트는 10월까지 학생부 컨설팅 상담 예약이 꽉 찼다는 말을 중간에 슬쩍 흘렸다. 엄마들이 그의 전화번호가 얼마나 궁금해졌을지 짐작할 수 있다. 입시 컨설턴트가 별 게 아니다. 학생부를 개별 맞춤형으로 깨알 관리해 주는 ‘학생부 디자이너’다. 치명적으로 달콤한 사교육의 유혹을 견디기가 보통의 엄마들에게는 고역이다. 이게 현실이다. 내년도 서울 소재 대학의 수시 모집 인원 56% 정도가 학종으로 선발된다. 상위권 15개 대학은 그 비율이 61%나 된다. 이런 추세는 해마다 확대일로다. 내신과 수능 절대평가의 폭이 커져 변별력을 잃으면 잃을수록 학종의 비중은 그만큼 더 커진다. 변별력 없는 수능 탓에 정시 폐지는 시간문제라는 예측이 거의 정설이다. 사교육 최소화와 학업 부담 줄이기가 학종의 근본 취지였다. 끔찍하게 걱정스럽다. 멀쩡한 명분을 둘렀을 뿐 학종은 속이 이미 곪은 눈속임 당의정이다. 어떤 조사에서도 학부모의 70~80%는 학생부 전형이 상류계층에 유리하다고 답한다. 어지간한 학부모라면 학생부의 진실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부모의 관심과 자본이 ‘투자’된 만큼 정확히 풍성해지는 것이 지금의 학생부다. 요지경 학생부의 생리를 알면 정신건강에 해롭다. 공교육 정상화로 형식만 둔갑됐을 뿐 내용은 반칙과 불평등의 경계에서 야바위놀음이다. 주기적 상담으로 컨설팅 업체는 학생의 독서 목록과 분량까지 일일이 챙겨 준다. 희망 진로가 없으면 억지로라도 정해서 학기 초에는 반드시 가입하거나 자발적으로 조직해야 할 동아리 이름을 짚어 준다. 학생부의 주요 항목인 과세특(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관리는 물론이다. 어느 과목 시간에 무슨 활동을 해서 담당 선생님이 어떻게 적도록 유도하라고도 일러 준다. 학생부에 의도했던 특정 표현이 빠지면 구체적인 묘사를 요청해 수정하라는 살뜰한 귀띔까지. 이러니 입시가 어떻게 개편되더라도 학종이 대세라면 컨설팅 시장은 이미 난공불락이다. 언제나 진심으로 궁금하다.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매끈하게 이가 딱딱 들어맞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그저 감탄만 하는지.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합격시키고 탈락시키는지. 이런 허점투성이 학종은 어째서 수술대에 오르지 않는지, 승승장구 눈먼 질주만 하는지. 학종의 존재 방식이 계속 이렇다면 상류층 학부모들은 계속 웃을 수 있다. 기회는 평등하지 않고, 결과는 정의롭지 않으니, 강력한 특혜의 수단은 그들끼리 언제까지나 공유 가능하다. 지난달 여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가 증언이다. 서울대 재학생의 70% 이상이 가구 소득 9분위 이상의 고소득층 자녀다. 학종이 본격화한 것이 2015년 입시부터였고, 일관되게 학종의 최전선에 섰던 곳이 서울대다. 간이 쫄깃하고 등골이 서늘해지는 이야기다. 본의는 아니었더라도 학종은 기득권을 차곡차곡 대물림해 주는 장치가 돼 있다. 손을 쓸 수 없는 사회 병소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외고·자사고 없애자는 논의는 차라리 한가하다.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겠다는 국가교육회의는 학종의 부품과 엔진부터 뜯어 손봐야 한다. 학종 확대 정책을 고수하겠다면, 거꾸로 뒤집어 털어도 먼지가 안 날 만큼. sjh@seoul.co.kr
  • 학종 지원자 방학 동안 자소서 초안 작성… 수능 약하면 최저 기준 없는 대학 노려야

    학종 지원자 방학 동안 자소서 초안 작성… 수능 약하면 최저 기준 없는 대학 노려야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면 본격적인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고3 학생을 비롯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여름방학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끌어올릴 좋은 기회다. 내신과 함께 6월 치렀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성적을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올 9월부터 시작하는 수시 원서 접수를 준비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학교생활에 충실했다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노리고, 수능이 약하다면 수능 점수 없이도 갈 수 있는 전형을 따져보는 게 좋다.학종 선발인원은 올해 전체 모집 인원의 23.6%, 수시모집의 32%를 차지한다. 그러나 서울대가 수시 인원 전체, 고려대(안암) 75.2%, 국민대 71.7%, 동국대(서울) 70.8%, 한양대(서울) 57.1%를 이 전형으로 선발하는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이 70% 전후를 학종으로 뽑기 때문에 사실상 ‘대세’ 전형으로 꼽힌다. ●교내 활동 중심으로 자소서 작성 학종을 준비한다면 방학 동안 서류와 면접 준비에 힘써야 한다. 서류 평가에서는 학교생활과 관련한 학생부(교과 성적,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의 요소를 따진다. 여태껏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지 않은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이번 여름방학에 초안을 작성해야 한다.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은 공통문항 3개, 대학 자율문항 1개로 구성됐다. 공통문항은 고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 자신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 학교생활 중 배려·나눔·협력·갈등 관리의 실천 사례와 그 과정을 서술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종 취지에 맞게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경험과 느낀 점이 잘 녹아들도록 서술하라”면서 “단순 나열식 구성보다 활동에 참가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활동이었으며, 그 활동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를 드러내도록 해야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학생부에 자신이 있더라도 수능 성적이 부실해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채용석 배명고 교사는 “학생 상당수가 수능 최저기준을 맞추지 못해 탈락한다”면서 “수능에 자신이 없으면 수능 최저기준이 없는 대학을 노리는 것도 고려하라”고 말했다. 2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서울 소재 대학들의 2018학년도 수시 모집인원(학교생활기록부 종합·교과, 논술 기준)은 4만 7814명이다. 대학들은 이 가운데 49.6%인 2만 3734명을 수능 최저기준 없이 뽑는다. 학종이 1만 7078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학생부 교과 4945명, 논술 1711명 순이다. 서울대 일반전형을 비롯해 건국대 KU자기추천,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국민대 국민프런티어, 동국대 Do Dream, 성균관대 성균인재·글로벌인재, 연세대 면접형, 중앙대 다빈치, 한양대 학생부 종합 등의 전형에서는 수능 최저기준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런 대학은 보통 1차로 서류평가를 하고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덕성여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성대 등 일부 대학은 면접 없이 서류 100% 일괄전형으로 뽑는다. ●자소서·면접으로 결과 바꿀 수 있어 교과 내신이 조금 낮더라도 지원 학과와 연관 있는 교과 점수가 높고 관련 교내활동을 열심히 했거나 진로에 대한 뚜렷한 소신이 있다면 자기소개서와 면접으로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 교과 성적에 대해 정량평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합격자 성적 분포도 다양한 편이다. 실제 대학에서 발표한 전년도 합격생 학과별 평균 내신 등급이 동국대는 최고 1.83등급인 학과부터 4.21등급인 학과까지 있었다. 한 달 남짓한 여름방학 때는 수능 점수를 올리겠다고 마음먹기보다는 틀린 문제에 집중하는 게 좋다. 이 시기에 수능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봤자 성적이 껑충 뛰지는 않는다. 우선 내가 모르는 것들을 구분하고 정리해야 한다. 계속해서 틀리는 문제는 필수 개념을 노트에 정리하고, 틈날 때마다 반복하며 읽어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쉬운 문제지만 시간 부족으로 못 풀었던 문제들은 반복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다. 시간을 정해 두고 모의고사뿐 아니라 EBS 연계교재나 기출문제를 풀면서 정해진 시간 내에 풀어보는 연습을 반복한다. 논술전형을 준비한다면 기출문제부터 꼼꼼히 정리한다. 각 대학 입학 홈페이지에서 기출문제, 출제 의도, 우수 답안 사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3~5년치를 반복해 읽으면서 대학의 의도와 문제 구성 유형, 우수 사례를 분석하고 글의 구조와 흐름을 정리한다. 논술전형 대부분은 수능 최저기준을 요구하지만, 서울권 대학 중 건국대, 광운대, 서울시립대, 한양대 등은 예외다. ●틀린 문제 위주로 반복 점검해야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능 최저기준이 없는 전형은 모든 수험생에게 부담 없는 전형이라 그만큼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다”면서 “수능을 포기하고 무조건 안정지원하기보다 모의고사 성적 추이와 수능 이후 입시까지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절대평가 하려면 ‘깜깜이 학종’부터 투명하게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학 입시 절대평가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비쳤다.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등의 방안을 늦어도 다음달 말에는 확정 발표할 거라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 교육 공약의 밑그림을 그린 주인공이 김 부총리다. 대선 공약과 김 부총리의 의중대로라면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전 과목 절대평가가 적용된다. 현재 영어 절대평가에만도 학교 현장의 혼돈은 적지 않다. 전 과목으로 확대되는 것은 단순한 입시제도 개편이 아니라 교육 변혁에 가까운 일이다. 절대평가 정책의 근본 취지는 학생들의 과도한 학업 부담을 줄여 주고 사교육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대학 입시를 향해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에서부터 멈추지 못하는 ‘공부 기계’의 삶을 강요받는 현실이다. 왜곡된 입시 지상주의를 바로잡을 수만 있다면 절대평가보다 몇 배 더 큰 강도의 개혁도 감내해야 할 것이다. 관건은 절대평가 확대 이전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투명성 확보다. 절대평가로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면 대학들은 학종 전형을 더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학종은 미덥지 못한 주먹구구 평가 장치라는 우려가 크다. 왜 합격했는지 떨어졌는지 며느리도 모른다는 학종이 신뢰를 먼저 회복해야 절대평가의 혼돈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내년도 대입에서만도 전체의 55.7%를 학종으로 뽑는다. 서울대는 79%를 선발하며 이 비중은 해마다 느는 추세다. 이런데도 학종 불신은 이미 아찔하다.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실에서 조사했더니 응답자의 77.6%가 학종의 평가 기준을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75.1%는 아예 상류 계층에 유리한 입시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자진 사퇴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서울대 수시 합격이 지금까지 석연찮은 뒷말을 낳는 까닭이다. 절대평가 확대 의지만큼 학종의 투명도를 높이는 일이 급선무다. 학종은 교과 성적만이 아니라 동아리, 독서 등 비교과 활동으로 학생의 학업 능력과 인성을 종합평가하는 제도다. 불신 장치를 계속 방치한 채 절대평가만 확대했다가는 교육 현장을 그야말로 ‘깜깜이 로또판’으로 몰아세울 위험이 크다. 학교마다 담임교사마다 천차만별인 비교과 전형 대응 능력부터 고르게 다듬어야 한다. 답답한 현실을 교육부가 아는지, 뾰족한 수가 없어 모른 척하는지 학부모들 걱정이 태산이다.
  • 국민 78% “학종은 깜깜이 전형”… 수능 절대평가 땐 공정성이 숙제

    국민 78% “학종은 깜깜이 전형”… 수능 절대평가 땐 공정성이 숙제

    절대평가 땐 ‘변별력’ 약화… 학종 비율 더 높아질 수 있어국내 대학의 주요 입시 전형으로 자리잡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해 국민 10명 중 7~8명이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 등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수능 절대평가 전환’ 방침이 현실화하면 수능 변별력이 약해져 학종 전형 비율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형의 공정·투명성 확보가 교육당국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13일 이러한 내용 등이 담긴 ‘대입제도 관련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19~21일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벌였다. ●42% “수능 위주 정시 가장 공정” 학종에 대한 인식을 묻는 설문 항목에 응답자의 77.6%가 ‘학종은 학생과 학부모가 합격, 불합격 기준과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전형’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상류계층에 더 유리한 전형’이라는 응답도 75.1%에 달했다. 반면, 학종에 대해 ‘학생의 노력과 능력에 근거한 공정한 전형’이라고 긍정 평가한 응답은 45.1%였고 ‘사교육비 경감에 기여한다’고 한 응답 비율도 35.3%뿐이었다. 대입전형 유형 중 가장 공정한 전형은 무엇인지 묻는 항목에는 ▲수능성적 위주 정시 42.1% ▲학종 33.8% ▲내신 성적 중심 학생부교과전형 13.8% 순으로 높게 응답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안선회 중부대 교수는 “학종에 대한 국민 다수는 공정성과 신뢰성이 떨어지고, 사교육비를 유발하는 전형이라고 인식했다”면서 “학종 확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교육 적폐”라고 주장했다. ●“교사 학생부 수정권 제한해야” 안 교수는 이어 “수능 위주의 정시전형을 50% 이상으로 늘려 공정성을 확보하고, 학종 선발 비율은 학교별 20% 이내로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고른기회입학전형·지역인재전형 등을 중심으로 학종 전형을 적용할 것을 권했다. 또 학종의 평가자료인 학생부가 고교 현장에서 조작되는 사례가 있다는 불신을 없애기 위해 담임·교과 교사가 학생부를 수정할 수 있는 사유 등을 분명한 매뉴얼로 만들어 수정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깜깜이 전형’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가점 부여 기준 등 학종 상세 평가 기준을 세워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내년도 대입 전형에서 각 대학의 학종 선발 비율은 전체 정원의 23.6%로 전년(20.3%)보다 3.3% 포인트 높아졌다. 대학들은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대체로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적극적”이라고 평가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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