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학살
    2026-04-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82
  • 중국인 2세가 들춰 낸 난징대학살

    중국인 2세가 들춰 낸 난징대학살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아이리스 장 지음/윤지환 옮김/미다스북스/376쪽/1만 3000원 책날개를 열면 우아한 여성의 사진이 나온다.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의 저자다. 하지만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이 책이 빌미가 돼 2004년 자살로 36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대체 무엇이 저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가. 책은 미국 국적의 중국인 2세인 저자가 발품 팔아 취재한 난징대학살의 전모를 담고 있다. 1937년 12월 13일, 중국 난징(南京)을 점령한 일본군은 이후 6주 동안 참혹한 만행을 저질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유럽 순방 중에 밝힌 내용을 기준 삼자면, 당시 일본군은 30만명 이상의 중국인을 살해했고 8만명 이상의 여성을 강간했다. 책의 원제(The Rape Of Nanking)에서 보듯 저자는 이 사건을 줄곧 ‘난징의 강간’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도시 전체가 일본군의 총칼 아래 속수무책으로 그리고 처절하게 유린당했다는 중의적 표현일 터다. 책을 열면 충격적인 사진 40여장이 먼저 나온다. 살아 있는 남자를 상대로 총검술 연습을 하는 일본군 보병, 일본군의 칼에 목이 떨어지는 포로, 목만 남은 채 입에 담배꽁초를 문 중국군, 의자에 묶여 반복적으로 강간당한 중국인 소녀 등 끔찍한 사진이 이어진다. 일본군의 ‘목 베기 시합’을 ‘무용담’이라며 칭찬한 일본 신문의 사진도 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도 전쟁이 끝나자 흐지부지 묻혀 버리고 말았다. 여기엔 관련 당사국들의 정치적 고려와 묵인이 큰 몫을 했다. 한데 세상이 진실을 외면해도 저자는 그럴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하기 직전 탈출했던 조부모의 영향이 컸다. 어려서부터 난징대학살 이야기를 듣고 자란 저자는 어른이 된 뒤 진실을 찾아 나섰다. 전 세계를 돌며 학살의 흔적을 찾던 저자는 독일에서 ‘중국판 쉰들러’ 존 라베의 유족을 만나 방대한 자료를 확보했다. 이게 책의 근간이 됐다. 저자는 각종 자료와 함께 피해자들의 진술을 풍부하게 확보해 실었다. 책에 실린 사진 또한 당시 중국인 사진관 직원들이 목숨을 걸고 빼돌린 것들이다. 책이 나온 뒤 일본 우익들은 왜곡, 날조 운운하며 메일, 전화, 시위 등을 통해 저자를 협박했다고 한다. 참상을 접한 충격으로 우울증에 시달린 데다 일본 우익들의 핍박을 견디지 못한 저자는 결국 권총으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당시 난징대학살을 이끈 마쓰이 이와네 일본군 총사령관 등 전범들이 처형돼 합사된 곳이 바로 야스쿠니 신사다. 이런 곳을 일본 정치인들이 앞다퉈 참배하고 있으니 대학살의 상처가 치유되기는커녕 더욱 깊어지는 것 아닐까.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日帝, 9년간 6500여명을 산 채로 해부”

    지난 달 29일 독일 베를린의 쾨르버 재단본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하고 30만명 이상을 학살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달 초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선 중국 헤이룽장성에 남아 있는 일제 ‘731부대’의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일제의 만행과 731부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731부대가 생산한 살상용 세균 탓에 중국인 20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는 게 중국 정부의 주장이다. 정일성 전 서울신문 편집부국장은 ‘책과 인생’ 4월호에 기고한 ‘731부대의 인체실험 면죄 내막’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적시했다. 저자는 쓰네이시 게이치의 ‘사라진 세균전부대 관동군 제731부대’ 등 저작물과 그간 공표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731부대가 히로히토 일본왕의 칙령으로 1932년 창설됐으며, 반인륜적 생체실험이 종전 이후 도쿄전범재판소에 기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련과의 군비경쟁에 나선 미국이 세균전 자료 등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일본과 은밀한 뒷거래를 벌인 탓이라는 것이다. 헤이룽장성 하얼빈 동남쪽 베이인허에 ‘관동군방역반’이란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연 부대는 패전 직전 1000개가 넘는 사람의 머리·팔·내장 표본을 인근 송화강에 갖다버리고 50명가량의 살아있는 인체실험자를 파묻는 방법으로 교묘히 은폐에 나섰다. 애초 연구소가 아닌 제재소를 짓는다는 소문을 내 인체실험자는 통나무를 뜻하는 ‘마루타’로 불렸다. 교토제국대 의학부를 수석 졸업한 세균전문의 이시이 시로가 총책임자로 히로히토의 막내동생도 이 부대의 장교로 복무했다고 한다. 부대 규모는 군인 1200여명 등 한때 3560명까지 늘었고, 300~4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실험실을 갖췄다. “날마다 2~3명, 많게는 5명을 산 채로 해부했다”는 증언에 따라 9년간 희생자는 6500명으로 추정된다. 희생자 명단에는 이청천, 심득룡, 이기수, 고창률 등 독립운동가로 보이는 조선인 희생자의 이름도 담겨 있다. 저자는 “인체실험 기록을 미국에 넘겨주고 면죄부를 받은 가해자들은 의대와 국립연구소, 병원, 제약회사에서 전후 일본 의학계의 중진으로 우뚝 섰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끌로드 레비 스트로스는

    상표인 ‘리바이스’(Levi´s)가 청바지로 의복의 역사를 바꿔놨다면, 같은 이름인 레비 스트로스(Levi Strauss)의 구조주의 역시 인류학의 전환점을 제공했다. 스트로스의 저작을 읽지 않았더라도 그가 주창한 ‘문화상대주의’는 들어봤을 것이다. 그는 문화적 우월주의를 인정하는 대신 원시문명을 존중했고, 서구 역사에서 나타난 대규모 학살이나 전쟁의 야만성을 비난했다. 2009년 100세의 나이로 프랑스 파리에서 사망할 때까지 그는 16권의 저술을 남겼지만, 국내 번역된 책은 명성에 비해 많지 않다. ‘슬픈 열대’를 비롯해 ‘신화와 의미’, ‘야생의 사고’, ‘신화학1-날 것과 익힌 것’, ‘신화학2-꿀에서 재까지’, ‘보다 듣다 읽다’ 등 6권이 한글로 번역됐다. 그의 학위 논문인 ‘친족의 기본구조’도 한글로 소개되지 않았다. 그의 구조주의 인류학이 국내에서 깊이 있게 연구되고 있는지 의심을 품게 만드는 대목이다. 역으로 스트로스가 인류학자로서 다양한 예술 장르를 구조적으로 해석한 ‘보다 듣다 읽다’는 최근까지 꾸준히 읽힌다. 자신의 예술편력을 풀어낸, 비교적 쉽게 쓰인 이 책이 국내 독자에게 읽히는 데에서 이야기꾼으로서의 그의 가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욘 라베 & 신들러/손성진 수석논설위원

    1937년 7월 노구교 사건이 도화선이 돼 중·일 전쟁이 발발했고 일본군은 상하이를 무너뜨리고 단번에 난징을 점령했다. 난징은 국민당 정부의 수도였다. 그때가 12월 13일이었고 장개석 정부는 한커우를 거쳐 충칭으로 옮겨가 버렸다. 중국 정부와 군이 물러간 난징에는 주민들이 무방비로 남아 있었다. 일본군 5만여명은 약 두달 동안 인간의 탈을 쓰고는 할 수 없는, 인류역사상 가장 잔학한 만행을 저질렀다. “신이 인간을 창조한 이후 오늘에 이르러 처음으로, 병사들이 웃는 얼굴로 어린아이를 공중으로 던졌다가 떨어져 내려오면 날카로운 총검의 끝으로 받아내고는 그것을 스포츠라 부르는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중국의 작가 린위탕(林語堂)은 이렇게 썼다. 1946년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는 13만여명이 살해됐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30여만명, 또는 그 이상이 처참한 살육을 당했다. 독일 또한 잔인한 홀로코스트를 저질렀는데, 논란은 있지만 신들러는 유대인 1200여명을 죽음에서 구해낸 인물이다. 논란이란, 신들러는 단지 값싼 임금 때문에 그들을 고용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신들러 부인이 직접 출연한 영화 ‘쉰들러리스트’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어쨌든 신들러는 유대인들을 살렸고 그들을 구하려고 거금을 쓰기도 했다. 난징대학살 당시 ‘중국판 신들러’가 있었다. 그가 욘 라베(1882~1950)다. 독일 기업 지멘스의 간부이자 나치당원으로 난징에 머물고 있던 욘 라베는 일본군이 쳐들어오자 탈출하려다 울부짖는 중국인들을 두고 떠날 수 없어 탈출을 포기한다. 그는 난징의 일부 구역을 안전지대로 만들고 자기 집에 중국인들을 수용했다. 그 과정에서 사재도 탕진했다. 일본도 독일이 동맹국이었기 때문에 안전지대를 침범하지 못했다. 20만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그의 도움을 받아 탈출해서 살아남았다. 결국, 욘 라베는 일본군에 의해 추방됐고 독일에서는 동맹국의 적국을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게슈타포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했다. 전쟁이 끝난 후 1949년 난징 시민들은 은혜를 잊지 않고 성금을 모아 무일푼으로 살던 욘 라베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욘 라베는 중국에서는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받고 있다. 2009년에는 그의 선행이 영화화됐다. 난징대학살 기념관 옆에는 동상도 서 있다. 몇년 전에는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과 가장 친한 친구’ 10명을 뽑았는데 그중에 욘 라베도 들어 있다. 엊그제 독일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일본의 난징대학살을 맹비난하고 욘 라베에 대해서는 감사의 표시를 했다. ‘前事不忘 后事之師’. 난징기념관에 걸린 문구처럼 과거는 잊지 말고 미래의 스승으로 삼을 일이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시진핑, 독일서 日과거사 작심비판 “일본군 난징서 중국인 30만명 살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독일 방문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중국 난징(南京)을 점령했을 때 사망한 중국인 수가 30여만명에 달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일본의 과거사를 맹비난했다. 국제무대에서 일본 과거사와 관련한 중국 최고지도자의 유례없는 강경 발언에 일본 정부는 주일 중국대사관을 통해 강력히 항의하는 등 양국의 역사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시 주석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베를린 쾨르버재단 강연에서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중국 침략전쟁으로 중국 군·민 3500만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 같은 참극의 역사는 중국 인민에게 뼈에 새길 정도의 기억을 남겼다”면서 “중국은 발전하더라도 평화 노선을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신화망이 29일 보도했다. 과거사 반성을 통해 주변국의 신뢰를 확보한 독일에서 일본의 침략사를 재조명함으로써 자국과 영토·역사 문제로 갈등 중인 일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시 주석은 또 “귀국의 총리 빌리 브란트는 ‘역사를 망각하는 자는 영혼에 병이 든다’고 했는데 중국에는 ‘과거를 망각하지 말고 미래의 스승으로 삼자(前事不忘, 後事之師)는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표현은 난징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난징기념관)에 걸려 있는 대표적인 문구로 사실상 일본의 반성을 강하게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의 강연에 유감을 표했다. 스가 장관은 “일본 정부도 난징에서 일본군의 실상과 약탈 등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피해자 숫자와 관련해 여러 의견이 나오는 와중에 중국의 지도자가 제3국에서 그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비생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무성 참사관을 통해 주일 중국대사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캄보디아 ‘인권유린’ 부대 훈련시킨 국내 경비업체

    최근 바레인과 터키의 반(反)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한국산 최루탄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 1월 캄보디아에서 노동자 5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력 진압에 동원된 특수부대 ‘911공수여단’의 훈련이 국내 민간 경비업체와 연계돼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제민주연대와 공익법센터 ‘어필’ 등 국내 1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해외한국기업감시’는 27일 서울 종로구 어필 사무소에서 토론회를 열고 캄보디아 유혈 진압 현지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현지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911공수여단은 당시 노동자 시위로부터의 보호 조치를 요청한 국내 의류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한국인이 설립한 민간 경비업체 A사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A사의 한국인 교관 8명은 2000년 911공수여단 장교 107명을 대상으로 섬에 가둬 놓고 6개월간 훈련을 시켰으며 이후에도 부대원들의 각종 훈련 프로그램들을 도맡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노동자들과 911공수여단 부대원은 “한국 경비업체 A사가 현지 한국 의류업체의 경비를 맡고 있으며 911공수여단 부대원들은 A사 직원 형태로 해당 업체의 경호를 맡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50~60명의 군인들이 AK-47 소총, 쇠파이프, 새총 등으로 무장한 채 내부 출입문을 통해 공장으로 들어왔다는 점은 이러한 진술을 뒷받침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2010년과 2012년 최소 두 차례에 걸쳐 캄보디아에 노후화 군용품을 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에는 항만경비정(YUB) 3척과 군용 트럭, 공병 장비 등 24종 223점을, 2012년에는 군용 차량 241대를 포함해 개인 장구류 등 총 20종 8743점을 양도했다. 911공수여단은 대우정밀에서 제작한 K2, K1A, K7 소총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911공수여단은 지난 20일 세계인권기구 등 국제 인권단체에 의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학살, 반인도주의 범죄 및 기타 인권 유린 혐의로 제소된 상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박대통령 독일 방문] “獨 용기있는 행동으로 과거사 청산” 메르켈, 역사왜곡 日에 뼈있는 충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 만찬에서 한 ‘독일이 용기 있는 행동을 통해 과거사를 청산했다’는 발언이 일본에 대한 의미 있는 메시지로 평가된다. 한·일 양국의 과거사 갈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이 발언은 침략 전쟁의 과거사를 미화하며 우경화 행보를 하는 일본을 상대하는 박 대통령의 입장에 공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일본에 대한 ‘용기 있는 충고’로 이해된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방총리 청사에서 열린 만찬 도중 “과거 잘못을 저지른 독일이 다른 나라에 무엇이라고 할 입장은 아니지만 용기 있는 행동을 통해 과거사를 청산할 수 있었다”며 “앞을 바라보며 미래를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박 대통령이 “독일이 철저한 과거사 인정과 반성을 통해 역내 주변국들의 신뢰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독일 통일을 이뤘을 뿐 아니라 유럽연합(EU)의 핵심 국가로 부상했다”며 “이런 독일의 노력은 동북아 3국(한·중·일) 모두에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한 화답이었다. 전대미문의 유대인 학살을 저지른 2차대전 패전국 정상인 메르켈 총리 스스로도 철저한 반성을 통해 확고하게 이뤄진 과거사 청산이 현재의 경제적 번영과 유럽 통합을 이룬 원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역대 정치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부끄러운 과거사를 정면으로 직시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해 8월 현직 총리로는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 추모관을 처음으로 참배했고 2009년 6월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독일 부헨발트 강제수용소를 찾아 헌화한 바 있다. 베를린·드레스덴(독일)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오바마 “러, 이웃국 위협하는 지역 강국”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벼랑 끝 대치를 하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세계 강국이 아닌 ‘지역 강국’에 불과하며, 최근 행위는 “연약함의 신호”라고 비판했다. 백악관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는 인접국(우크라이나)을 위협하는 지역 강국에 불과하다. 이는 힘의 표출이 아니라 연약함의 발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도 이웃국가들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 국가와의 강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침략을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느끼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은 자신들의 영향력이 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미국 국가안보에서 ‘최대 위협’이 아니다”라고 덧붙여 러시아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크림을 합병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이들이 크림이나 우크라이나에서 위협받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크림 합병은 완전히 끝난 게 아니고 국제 공동체에 의해 인정받지도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크림 합병 조약에 서명하면서 크림 독립이 ‘코소보와 같은 경우’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크림을 정부에 의해 수천명이 학살된 코소보에 비유하는 것을 들었는데 이는 절대 이치에 맞지 않다. 러시아의 행동에 대한 스스로의 해명이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주요 8개국(G8)에서 제외하는 등 러시아를 고립시키자 러시아와 함께 ‘브릭스’로 불리는 신흥국들은 오는 11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러시아가 참석해야 한다며 러시아를 두둔하고 나섰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외무장관은 이날 헤이그에서 별도 회동한 뒤 공동 성명을 내고 “11월 호주에서 열릴 G20 회의와 관련해 우려를 표한다”며 “G20 회의에 대한 관리 권한은 모든 회원국에 있으며 특정 국가가 그 본질이나 성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멀고 먼 ‘아랍의 봄’

    멀고 먼 ‘아랍의 봄’

    “우리 앞에는 분열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 단결하지 않으면 ‘아랍 공동 행동’은 좌초할 것이다” 셰이크 사바 알 아흐미드 알 사바 쿠웨이트 국왕은 25일(현지시간) 자국에서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아랍권의 단결을 호소했다. 그러나 각국 정상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특히 시리아 문제와 무슬림형제단 테러단체 지정 여부를 놓고는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반(反)이스라엘’ 기치 아래 1945년 아랍연맹을 출범시킨 이후 단결된 모습을 보였던 아랍 국가들이 분열하고 있다. 연맹에는 페르시아계로 민족이 다른 이란을 제외한 22개 아랍계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연맹 내 페르시아만 산유국 모임인 걸프협력회의(GCC)의 분열이 심각하다. 걸프협력회의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바레인이 속해 있다. 갈등의 중심에는 이 지역의 ‘맏형’ 사우디아라비아와 신흥 ‘맹주’ 카타르가 자리 잡고 있다. 사우디는 최근 이집트와 함께 중동 최대 이슬람운동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규정했고, 카타르에서 자국 대사를 전격 철수시켰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에서 무바라크 정권을 축출하고 민선 정부를 수립했으나 군부에 다시 정권을 내준 뒤 핍박받고 있으며, 사우디에서도 왕조를 붕괴하려는 위험 세력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중동의 패권을 노리는 카타르는 무슬림형제단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를 적극 지원하며 중동 민주화의 버팀목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아랍연맹 차원에서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연합 대표들이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은 “테러단체는 무고한 민간인을 무차별 살상하는 조직을 말하는데,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무작정 테러 단체로 규정하면 진짜 테러단체들의 입지만 넓혀 준다”고 맞섰다. 시리아 사태 해결을 놓고서도 입장 차가 드러났다. 아랍연맹은 민간인 학살 책임을 물어 2011년 시리아 정부를 연맹에서 추방하는 대신 시리아 반군을 초청했다. 지금까지 연맹은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이란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올해 정상회의에서 반군 대표는 헤드테이블에 앉지 못했다. 이라크와 레바논, 알제리가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우디의 살만 빈 아둘 아지즈 왕자는 “반군을 더 전폭적으로 지원해 정부군과의 힘의 균형을 무너뜨려야 시리아 위기에서 우리 모두가 탈출할 수 있다”고 외쳤으나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이슈&논쟁] 거제 돌고래 체험시설

    [이슈&논쟁] 거제 돌고래 체험시설

    경남 거제시 주민들이 심사숙고 끝에 추진한 돌고래 체험시설 운영 사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필요한 돌고래 대부분을 일본과 러시아에서 수입하겠다는 계획이 ‘동물 학대’를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몇 해에 걸쳐 뜻을 모으고 사업 아이템을 찾는 데 노력했던 거제시 지세포 지역 주민들은 예상치 못한 반대 여론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돌고래의 수입 및 사업 시행과 관련, 환경부 등 행정기관의 허가까지 모두 통과한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환경단체들은 돌고래 관련 시설을 없애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 주장하지만 주민들은 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21개국이 120여개의 돌고래 수족관, 공연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贊] 배재용 지세포항발전연합회 회장 수족관서 기른다고 동물 학대 아냐…해양도시 특성 맞는 볼거리도 필요 거제시 돌고래 체험시설은 거제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거제 지역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산업과 해양관광산업이 지역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지역적으로 보면 동북쪽은 조선산업, 남서쪽은 관광산업이 중심이다. 거제 관광산업은 외도와 해금강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아 배를 이용해 외도에 들어갈 수 없거나 해금강 관광을 할 수 없게 되면 마땅히 구경할 만한 곳이 없다. 펜션 등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은 넘쳐 나는데 관광객들이 사계절 찾아와 머물며 구경할 만한 게 없기 때문에 오지 않거나 오더라도 스쳐 지나가 버린다. 관광거리가 단순한 탓에 관광산업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해양도시의 특성을 살리는 쪽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세포항을 끼고 있는 12개 마을과 3개 어촌계로 구성된 지세포항발전연합회에서 볼거리를 만들어 보자며 발 벗고 나서 추진한 사업이 돌고래 체험시설이다. 지역주민들이 거제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검토한 끝에 결정한 시설이다. 해양도시인 거제 지역에 바다와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시설 중 어떤 것이 적합한지 국내 여러 지역을 둘러보고 조사와 분석을 한 결과 돌고래 체험시설이 가장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주민들은 민자 유치 등 가능한 방법으로 지세포 지역에 돌고래 체험시설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거제시에 건의했다. 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거제시가 민간사업자를 물색해 사업이 추진됐다. 행정기관에서 주도한 사업이 아니다. 거제 지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조선산업도 오랫동안 침체돼 있는 등 지역경제가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지역주민들이 라면 하나라도 더 팔아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보겠다고 뜻을 모아 발 벗고 나서 어렵게 성사됐다. 처음엔 주민들이 직접 민자사업자를 찾아 접촉을 해 봤지만 여의치 않아 사업이 무산되기도 했다. 주민들 힘만으로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어려워 행정기관에서 자본 능력이 있는 민간사업자를 물색해 달라고 건의를 했다. 그래서 씨월드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 자본을 투자했다. 돌고래는 일부러 포획하지 않아도 그물에 걸려 자연적으로 죽는 사례도 허다하다. 먹이를 구하지 못해 헤매다 죽는 돌고래도 많다. 돌고래를 바다 환경과 같은 수족관에서 보호하고 기르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학대로 봐야 하는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돌고래 여러 마리가 친구들과 어울려 사람들이 챙겨 주는 먹이를 먹고 보호받는 가운데 인간과 더불어 잘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주민들의 생각이다. 돌고래 체험시설을 고래와 사람이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인간 친화적인 시설로 볼 수 있다. 특히 거제 돌고래 체험시설은 환경단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돌고래 공연장은 만들지 않고 모든 시설이 체험시설로 이뤄져 있다. 사업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한다. 환경단체에서는 돌고래 관련 시설을 없애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주장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21개국이 120여개에 이르는 돌고래 수족관이나 공연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업용으로 쓰이는 동물은 고래 이외에도 많다. 동물원에 가면 수많은 동물이 사육되고 있다. 가둬 둔다고 무조건 학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집에서 개를 키우는 일도 동물 학대로 볼 수 있다. 환경단체들이 유독 고래에만 집착해 돌고래 체험시설까지 반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환경단체의 의견에는 주민들도 당연히 공감한다. 환경단체도 주민들의 입장과 의견에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환경단체에서 토론회 자리를 만들어 공개토론을 하자고 하면 주민들은 언제든지 참여하겠다. [反]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장 국민 76%가 제돌이 자연방사 찬성…인간 중심 사고를 접고 자연을 보자 서울동물원 돌고래쇼장에 있던 제돌이가 고향인 제주바다로 돌아가는 과정은 큰 국민적 관심사였다. 돌고래쇼장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소수 의견임이 확인됐다. KBS가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반대 16.3%의 네 배가 넘는 76.1%가 제돌이의 야생방사를 찬성했다. ‘제돌이는 야생과 사육장 중 어디에서 더 행복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 예사롭지 않다. ‘익숙해진 사육장에 사는 것이 더 행복’ 15.6%, ‘야생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행복’ 39.3%, ‘인간의 기준으로 판단하기 힘들다’ 45.1%였다. 그랬다. 자연으로 돌아간 제돌이와 춘삼이 그리고 삼팔이 세 돌고래 이야기는 개발과 돈에 무뎌지고 억눌린 우리의 생태적 감수성을 되살아나게 해 주었다. ‘인간 중심의 사고를 잠시 접고 자연을 보자’는 메시지를 제돌이가 남겼다.  제돌이와 친구들이 제주바다에서 잘 지낸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던 중 뜨악할 이야기가 전해졌다. 거제시와 업자가 추진해 온 돌고래쇼장 거제씨월드에 기존에 들여온 8마리의 돌고래에 더해 무려 12마리의 일본산과 러시아산 돌고래의 수입이 환경부에 의해 허가됐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산 돌고래 수입처는 잔혹한 고래 살상 과정을 폭로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더 코브’의 촬영지인 다이지다. 바다를 지나던 돌고래떼를 조그만 만으로 몰아넣고 작살로 잔인하게 살상하여 피바다가 되는 현장에서 살아남은 새끼 돌고래들이 거래되는 것이다. 나는 그 영화를 보면서 일제시대와 6·25전쟁 때 자행된 학살과 무엇이 다른가 하며 치를 떨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고래생태관광이 활발하다. 호주의 경우 여러 관광사업 중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다고 한다. 자연도 보호하고 경제도 살린다는 이야기다. 바닷물을 막아 만든 나라, 네덜란드에는 긴 방조제가 많다. 방조제 가운데 설치된 편의시설 중에 아이들에게 매우 인기 높은 곳이 있는데 고래체험관이다. 방조제를 만들 때 좌초된 향유고래를 기리기 위해 만든 시설이다. 들어가면 좌우로 고래가 마신 바닷물이 흘러내리고 전시된 고래태아와 수컷 성기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엄청나게 큰 고래뼈를 구경하면서 혹등고래 새끼가 어미 젖을 얼마나 많이 먹는지 보여 주는 수백 개의 우유병 숫자를 세어 본다. 서울동물원의 돌고래쇼장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제주와 거제 등지의 시설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고래고기 파는 식당이 가장 많은 곳, 울산 장생포에도 고래생태체험관이 있다. 울산 남구청이 직접 운영하는 돌고래쇼장이다. 그곳의 큰돌고래들도 모두 일본 다이지 출신이다. 3월 초 꽃분이라는 어미 돌고래가 새끼를 낳았는데 3일도 지나지 않아 폐사하고 말았다. 꽃분이는 죽은 새끼를 물 위로 들어 올려 숨 쉬게 하려고 애를 써 영상으로 이를 본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야생에서 30~40년을 살 수 있는 돌고래가 수족관에서는 5년 정도면 폐사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최근 시민단체들이 돌고래 수입 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의견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거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돌고래쇼가 아이들에게 자연의 모습을 보여 주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는 것은 업자들의 주장일 뿐입니다. 아이들 눈에 보이는 돌고래는 부모와 헤어져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며 오직 생존을 위해 죽은 생선을 먹고 있는 돌고래에 불과합니다.” 사람을 납치해 가둬 놓고 노예처럼 부린 염전업자가 있었다. 피바다 다이지에서 수입한 돌고래로 사람을 모으고 돈을 벌겠다는 거제시와 씨월드 업자의 심리는 염전업자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 이슬람 vs 기독교 종교·빈부갈등 폭발

    이슬람 vs 기독교 종교·빈부갈등 폭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무슬림 무장괴한들이 민간인 100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오토바이를 탄 무장괴한들이 지난 11일 나이지리아 카치나주 마을 4곳을 급습해 농민들을 학살하고, 오두막과 자동차에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당국 관계자는 “이슬람 테러단체인 ‘보코하람’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지만, 카치나주는 무슬림 유목민과 기독교 농민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어서 무슬림 연관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과 기독교 갈등은 해묵은 문제다. 사건은 100년 전인 19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식민 통치하던 영국은 당시 나이지리아 국경선을 확정하면서 각기 다른 부족과 종교를 지닌 남부와 북부를 통합했다. 영국은 이슬람 지역을 피해 남부에서만 선교 활동을 했고, 이는 북부 이슬람과 남부 기독교로 나뉘는 결과를 가져왔다. 북부와 남부는 생활수준도 차이가 크다. 미국 외교협회(CFR)에 따르면 북부의 72%가 빈곤층이지만 남부는 27%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석유와 천연가스도 대부분 남부에 매장돼 있다. 보코하람은 이슬람 율법에 따른 나이지리아를 목표로 2001년부터 활동하는 무장 단체로 ‘나이지리아의 탈레반, 알카에다’로 불린다. 서구식 교육을 금지한다는 의미를 가진 보코하람은 올해 들어서도 본부가 있는 보르노주에서 학교와 마을을 연쇄 공격해 약 13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프리카 전문가 안토니 골드맨의 말을 인용해 “학교나 기숙사 등 만만한 곳을 표적으로 삼는 가장 잔인한 이슬람 테러 단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보코하람은 조직원에게 월급을 주는데다 그들 스스로 정의를 위한다는 명분이 있어 점점 더 득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현지 언론은 ‘보코하람이 알카에다의 후원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굿럭 조너선 대통령은 이달 초 전 육군참모총장 알리야 구사우를 2012년 6월 이후로 공석이던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알자지라는 보코하람에 대한 전략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북부 무슬림 출신인 신임 국방장관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로고스대 다포 토머스 교수는 “무력만으로 보코하람을 이길 수 없다. 정보와 첩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리버 다쉐 돔 가톨릭 주교도 “보코하람이 나이지리아 군대보다 더 잘 무장돼 있다”면서 보코하람에 대한 새로운 대책을 요구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스노든 폭로 특종 퓰리처상 許할까

    스노든 폭로 특종 퓰리처상 許할까

    ‘알 권리냐, 국익이냐.’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30)이 폭로한 미 국가안보국(NSA)의 불법 정보 수집 실태를 보도한 영국과 미국 기자들이 올해 퓰리처상 수상자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NSA 보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전 세계를 뒤흔든 엄청난 ‘특종’이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당시 폭로로 국가안보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보도한 기자들에게 상을 주는 것이 맞는 것이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19명으로 구성된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다음 달 10~11일 전체회의를 열어 분야별로 최종 수상자를 선정한 뒤 같은 달 14일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언론 분야 후보로는 스노든의 제보를 받아 NSA의 무차별적 전화 통화 수집 등을 처음으로 폭로한 영국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 기자 등 3명과 NSA의 전자감시 프로그램 ‘프리즘’을 특종 보도한 미 워싱턴포스트의 바튼 겔먼 기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정위 심사위원들은 심사 과정에서 스노든의 NSA 폭로 보도를 퓰리처상 대상에 포함시키느냐를 놓고 내부적으로 치열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부 위원은 민주·공화 양당은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이번 국가기밀 폭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데다 러시아로 망명한 ‘내부 고발자’ 스노든이 사실상 범죄자로 취급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애큐러시인미디어’ 클리프 킨케이드 대표는 “미국민들을 테러 공격에 노출하고 군인들을 전쟁터에서 죽음으로 몰아넣은 국가안보 문서를 건네받은 사람에게 상을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다른 후보 기자들이 엄청난 시간과 열정을 기울여 보도한 데 비해 이번 NSA 폭로 보도는 별다른 노력 없이 스노든이 훔친 자료를 제보받아 이뤄졌기 때문에 퓰리처상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스노든의 국가기밀 폭로 논란이 퓰리처상 심사에서 변수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퓰리처상은 정보원에 관한 것이 아니라 보도 자체에 주는 상이므로 사회적 의미와 파문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폭로가 국가기관의 정보 수집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을 촉발시켰다는 역사적 의미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상자 선정이 1970년대 초 이른바 ‘펜타곤 페이퍼’ 특종 보도 이후 가장 논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펜타곤 페이퍼 사태는 군사분석 전문가 대니얼 엘스버그가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관련 기밀문서를 폭로한 것으로, 당시 이를 보도한 뉴욕타임스(NYT)의 닐 시헌 기자가 논란 끝에 퓰리처상을 받았다. 퓰리처상 선정 논란은 종종 있었다. 2000년 수상작인 AP의 노근리 학살사건 보도는 일부 증인이 현장에 없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으나 선정위 측에서 여러 정황을 점검한 뒤 수상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994년 사진 부문을 수상한 ‘독수리와 소녀’는 굶주림에 지친 남수단 소녀를 노려보는 독수리를 찍은 사진으로, 촬영보다는 먼저 소녀를 구했어야 했다는 윤리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수상자인 NYT 기자는 목숨을 끊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日 간토대지진 희생자 명부 발견

    일본의 한 사찰에서 1923년 9월1일 발생한 간토대지진(관동대지진) 희생자 수만 명의 명단이 발견됐다. 외국인 희생자 명단도 따로 있어 한국인 희생자가 이에 포함돼 있을지 주목된다. 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와카야마현 고야산의 사찰 곤고부시는 간토대지진 희생자 가운데 약 5만 4700명의 이름이 적힌 타일 명부 약 400장이 고야산 오쿠노인에 있는 ‘간토대지진 레이하이도(영패당)’ 지하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곤고부시 측은 세로 약 18㎝, 가로 24㎝, 두께 1㎝ 크기로 장기 보존이 가능한 타일의 앞뒷면에 각각 75명씩 사망자의 성명과 지역명이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국가명과 성명을 기재한 외국인용 명단도 포함됐다. 또 히가시쿠니노미야 모로사마왕 등 지진으로 희생된 왕족 3명이 타일 1장에 1명씩 기재돼 있다고 교도는 전했다. 명부는 당시 도쿄미술학교(현 도쿄예술대)가 제작했다. 사카구치 에이신 도쿄예술대 비상근강사가 작년부터 곤고부시의 협조를 얻어 레이하이도를 조사해 왔다. 명단 가운데 한국인 학살 피해자가 확인되면 진상 규명이나 관련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국인 희생자 수를 6000명 정도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숫자가 파악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피해자가 누구인지에 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나선은하’ 갈기갈기 찢기는 ‘우주의 대학살’ 포착

    ‘나선은하’ 갈기갈기 찢기는 ‘우주의 대학살’ 포착

    나선은하가 은하단을 통과하며 갈기갈기 찢기는 보기드문 광경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유럽우주기구(ESA)는 지구 밖에 떠있는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은하단 ‘Abell 3627’의 모습을 공개했다.   지구로 부터 무려 2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Abell 3627’은 500개 정도의 은하로 구성된 대은하단이다. 우주 전문 매체들이 ‘우주의 대학살’ 혹은 ‘우주의 피바다’라는 별칭까지 붙인 희생양은 나선은하 ‘ESO 137-001’. 촬영당시 나선은하 ‘ESO 137-001’은 은하단의 중심부를 통과하며 갈갈이 찢겨 우주로 흩어졌다. 사진 속 은하단 주위로 보이는 파란색 점들이 바로 나선 은하의 잔해. 나사 측은 “나선은하 ‘ESO 137-001’이 과열가스(superheated gas)로 가득 차있는 은하단의 심장부를 통과하면서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해 산산히 찢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을 통해 찢겨진 나선은하는 결국 종말을 맞게된다” 면서 “은하의 진화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우주의 대학살…갈가리 찢기는 은하 공개

    우주의 대학살…갈가리 찢기는 은하 공개

    나선은하가 은하단을 통과하며 갈기갈기 찢기는 보기드문 광경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유럽우주기구(ESA)는 지구 밖에 떠있는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은하단 ‘Abell 3627’의 모습을 공개했다.   지구로 부터 무려 2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Abell 3627’은 500개 정도의 은하로 구성된 대은하단이다. 우주 전문 매체들이 ‘우주의 대학살’ 혹은 ‘우주의 피바다’라는 별칭까지 붙인 희생양은 나선은하 ‘ESO 137-001’. 촬영당시 나선은하 ‘ESO 137-001’은 은하단의 중심부를 통과하며 갈갈이 찢겨 우주로 흩어졌다. 사진 속 은하단 주위로 보이는 파란색 점들이 바로 나선 은하의 잔해. 나사 측은 “나선은하 ‘ESO 137-001’이 과열가스(superheated gas)로 가득 차있는 은하단의 심장부를 통과하면서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해 산산히 찢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을 통해 찢겨진 나선은하는 결국 종말을 맞게된다” 면서 “은하의 진화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日 침략 만행 고발” 국제만화전 2탄 연다

    “日 침략 만행 고발” 국제만화전 2탄 연다

    최근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고발한 한국 기획전이 뜨거운 반향을 일으킨 가운데 프랑스에서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는 또 다른 만화 전시회가 열린다. 2일 민족문제연구소와 전국시사만화협회에 따르면 장봉군·김용민·서민호·이희재 등 33명의 국내 만화 작가들이 오는 9월 프랑스 생쥐스트르마르텔에서 열리는 ‘세계시사만화축제’에서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올해로 33회째인 세계시사만화축제는 해마다 800여명의 전 세계 작가가 모이는 세계 최대 만화제 가운데 하나다.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 비해 시사·예술적 성격이 강한 만큼 풍자적이고 도발적이다. 김용민 작가는 1970년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가 폴란드 유대인 희생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사진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모습을 나란히 배치해 일본의 역사 인식을 꼬집는다. 이희재 작가는 ‘난중일기-독도’라는 작품에서 일본의 영토 야욕을 신랄하게 비판할 예정이다. 행사장인 생쥐스트르마르텔은 19 44년 나치 독일이 수백 명의 민간인을 교회에 몰아넣고 학살한 오라두쉬르글랑 마을과 가깝다. 1919년 일제가 3·1 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벌인 제암리 교회 집단학살 사건을 연상시킨다. 이희재 작가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저지하려는 만화가들의 작은 외침이 울림이 돼 일제의 만행이 더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씨줄날줄] 메르켈의 메달/박홍환 논설위원

    지난달 27일 독일 베를린의 연방하원. 게양대에는 조기(弔旗)가 내걸렸고, 2차대전 피해자인 95세의 특별한 연사가 초청돼 나치 정권의 잔혹상을 고발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에서 방문한 노인을 위해 기꺼이 옆자리를 내줬고, 의원들은 나치 정권의 만행을 사죄하며 1분간 숙연하게 머리를 숙였다. 유대인 대학살을 반성하는 독일의 ‘홀로코스트 기념일’ 풍경이다. 메르켈 총리는 나치의 악업(惡業)인 홀로코스트를 거듭 사죄해 왔다. 지난해 8월에는 나치 강제수용소였던 뮌헨 인근 다하우 수용소 추모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역대 독일 총리 가운데 다하우 수용소를 찾은 것은 그가 처음이다. 지난해 홀로코스트 기념일을 앞두고서는 “독일인은 홀로코스트에 대해 영원한 책임이 있다”고 사과했다.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후손들에게 대대로 이 같은 과거의 잘못을 똑바로 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치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 어린 사죄는 2005년 집권 이후 변함이 없다. 2007년 유럽연합(EU) 순번의장 자격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메르켈 총리는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에 독일 국기가 장식된 리본이 달린 화환을 바치고 나치 정권에 희생된 유대인들을 추모했다. 방명록에는 “인간성은 과거를 책임지는 것에서 싹튼다”고 적었다. 이듬해 이스라엘을 국빈방문했을 때에도 의회(크네세트) 연설을 통해 “독일의 이름으로 자행된 600만 유대인 대학살은 전체 유대인들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다”고 사죄했다. 그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이 예루살렘의 대통령 관저에서 메르켈 총리의 목에 가장 영예로운 훈장인 ‘명예시민 메달’을 걸어줬다. ‘가해자’의 진정한 사죄와 반성,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피해자’의 화해와 용서가 빚어낸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졌다. 그런데 메르켈 총리와 마찬가지로 전범국의 후대 지도자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어떤가. 그 자신 전범의 후손이기 때문일까, 식민 지배나 위안부 강제동원 등을 사죄하기는커녕, 전임자들의 반성까지도 뒤집어 엎을 태세이다. 메르켈 총리가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 피해자들에게 진정으로 사죄할 때 아베 총리는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에서 1급전범들의 위패에 고개를 숙였다. 아무 연고도 없는 중동국가에서 받은 메달이 전부인 아베 총리가 메르켈 총리의 목에 걸린 이스라엘 ‘명예시민 메달’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해진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사냥 끝나면 사냥개 수만마리 대학살,금지하라” 스페인서 시위

    “사냥 끝나면 사냥개 수만마리 대학살,금지하라” 스페인서 시위

    스페인에서 사냥개를 이용한 사냥을 중단하라는 이색 시위가 열렸다. 시위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의 카야오광장에서 개최됐다. 시위에는 스페인 각지에서 모여든 마드리드 동물단체와 함께 동물보호를 존재 이유로 선언한 이색 정당인 ‘동물주의당’ 등이 참가했다. 광장을 메운 시위대는 “사냥개 그레이하운드에 대한 보호를 제도화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레이하운드는 스페인 사냥꾼이 선호하는 사냥개다. 문제는 사냥시즌이 끝나고 난 뒤 잔인하게 그레이하운드를 죽이는 사냥꾼이 많다는 데 있다. 스페인의 동물보호단체 ‘BAAS 갈고스’ 등에 따르면 사냥꾼들은 사냥시즌이 끝나면 노쇠한 그레이하운드를 잔인하게 처분한다. 가장 흔한 방법이 교수형이다. 그레이하운드 목에 밧줄을 묶은 뒤 높이를 조절해 뒷발로 간신히 서게 하는 방법이다. 숨을 쉬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개는 힘이 빠지면서 결국 목이 졸려 죽게 된다. 이렇게 죽어가는 그레이하운드가 매년 수만 마리에 달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시위에서 “이제 사냥시즌이 끝나 그레이하운드 대학살이 시작될 것”이라며 사냥개를 이용한 사냥을 완전 금지하라고 요구했다. 버려지는 개도 많다. ‘BAAS 갈고스’는 “매년 평균 그레이하운드 300마리가 버림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그레이하운드를 이용한 사냥을 금지하지 않고 있는 나라는 스페인뿐이다. 사진=에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씨줄날줄] 아마겟돈 우크라이나/문소영 논설위원

    2004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는 온통 오렌지색으로 뒤덮였다. 2004년 11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앙선관위는 야누코비치 여당 후보가 유셴코 야당 후보를 87만표 차이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한 탓이다. 출구조사와 상반된 결과였다. 율리야 티모셴코 등 야당 후보 지지자들은 대선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오렌지색 옷· 목도리· 깃발을 들고 군중집회에 나섰다. 시위대는 결국 개헌과 재선거를 통해 약 1년 뒤 야당 후보 유셴코의 당선을 이끌어냈다. 이 ‘오렌지 혁명’은 1991년 소련연방에서 분리·독립한 나라의 시민혁명으로 2003년 조지아의 ‘장미 혁명’에 이어 두 번째였다. 오렌지 혁명은 2005년 키르기스스탄의 ‘튤립혁명’으로 이어져 14년간 장기집권한 아스카르 아카예프 정권을 축출했다. 2004년 오렌지 혁명으로 우크라이나에 민주주의가 안착됐을까. 우크라이나의 정정불안을 보면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2004년 당시 부정선거의 수혜자였던 여당 후보 빅토르 야누코비치는 2010년 2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시민혁명을 통해 집권했지만 유셴코 전 대통령의 정치·경제적 개혁 성과가 신통하지 못한 탓이었다. 당시 ‘오렌지 혁명’의 리더로 총리직에 올랐던 ‘우크라이나의 잔다르크’ 티모셴코 전 총리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2011년 7년 형을 받아 수감됐다. 최근 유혈사태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거부하고 친러시아 노선을 표방하자, 친서방파인 야당세력들이 반발해 시작됐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저격수까지 동원해 반정부 시위를 봉쇄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도주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을 학살 등의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기로 결의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석방된 티모셴코 전 총리는 수척한 모습으로 휠체어에 앉아 “여러분이 원하던 것을 얻기 전까지는 독립광장을 떠나지 마라”며 지속적인 시민투쟁을 촉구했다. 현재 친서방파 야당의 승리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오리무중이다. 무력진압 시나리오를 포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택에 주목한다. 친서방파와 친러시아파 간의 대리전이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연말까지 외채 130억 달러를 갚는 등 경제적 위기도 돌파해야 한다.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유럽에 근대적 민주주의가 정착하기까지 200여년이 걸렸다. 시민 혁명 한두 번에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특히 강대국의 이권들이 걸려 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는 것을 우크라이나를 통해 깨닫게 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여야, 기초공천 사실상 유지 ‘개혁 딜레마’

    6·4 지방선거를 겨냥해 공천개혁을 외쳤던 여야가 사실상 기초공천제 유지로 주저앉으면서 ‘공천 딜레마’에 빠졌다. 새누리·민주당 모두 선거 승리와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한 현실정치와 타협한 측면이 크다. 새누리당은 25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상향식 공천’을 원칙으로 하되 제한적인 전략공천을 사실상 유지키로 당헌·당규 개정안을 만장일치 가결했다. 개정안은 상향식 공천을 전면 실시하되 여성·장애인 등 정치적 약자, 공천 신청자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거나 신청자가 없는 지역에 한해 ‘우선공천’(전략공천)을 실시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런 개정안마저 상임전국위에서 중진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전략공천 기준이 모호해 당 지도부나 공천심사위원의 입김이 필요 이상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당 지도부가 기초공천을 유지하는 대신 상향식 공천을 전면 도입했지만 ‘국민에게 공천권을 반환한다’는 취지는 상당 부분 빛이 바랬다. 앞서 19대 총선 공천 때도 ‘하위 25% 컷오프 룰’ 등 상향식 공천을 표방했지만 ‘계파 간 공천 학살’이라는 반발에 시달린 바 있다. 의원들의 지적에 따라 상임전국위는 전날 당 최고위가 의결한 당규 개정안 가운데 ‘추천 신청자들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한 지역’이라는 전략공천 단서 조항에 ‘객관적으로 여론조사 등을 참작하여’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5선 김무성 의원은 “다시는 전략공천을 갖고 장난치지 못하도록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선 유승민 의원도 “상향식 공천을 하면 (현장에서는) 난리가 난다”면서 “여론조사 경선을 하면 돈 문제도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전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기초선거 무공천’ 선언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지도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인 이날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입장 발표를 생략하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기초공천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고 발표 시기를 저울질했다. 반면 당내에서는 여전히 “민주당도 무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내홍 조짐이 역력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기초공천 폐지는 여야 모두의 대선공약이었으며 민주당 당론으로 결정된 사안”이었다면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민주당이라도 무공천선언을 해야 한다. 더 이상 소탐대실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 청년위원회 이준배 대변인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공천권을 내려놓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지도부에 요구했다. 중진들도 이런 흐름에 가세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약속을 지켜야 박 대통령에게 공약 파기의 책임도 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장 출마가 유력한 김부겸 전 의원도 전날 인터뷰에서 “당 자체가 존망의 위기에 있는데 안일한 태도를 보이니까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기대를 안 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