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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관들 해부대 앞에 선 날 ‘소록도의 恨’ 비로 내렸다

    법관들 해부대 앞에 선 날 ‘소록도의 恨’ 비로 내렸다

    한센인 “국가가 격리·낙태 강제” “마취 없이 기계 넣어 수술” 증언 정부측 “강제로 한 수술 아니었다” 병원측 “당시 애 키울 여건 안 돼” “한센인들은 ‘세 번 죽는다’고 합니다. 처음엔 한센병 발병, 두 번째는 죽은 뒤 해부, 세 번째는 장례 뒤 화장입니다.”(한센인 이남천씨) “기계를 넣어서 (낙태 수술을) 했어요. 마취를 안 했으니 그렇게 아팠죠. 피를 많이 쏟아 냈지만 별다른 약도 못 받고 그게 끝이었습니다.”(한센인 A씨) 초여름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20일. 전남 고흥군 도양읍 국립소록도병원에 서울고법 민사30부 강영수 부장판사 등 법원 관계자들과 변호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제기된 한센인 소송과 관련한 현장점검을 위해서였다. 한센인들은 2011년부터 5건의 국가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직접 사건의 배경인 소록도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먼저 병원 뒤편에 자리한 검시실로 들어섰다. 검시실 한가운데에는 돌로 만들어진 인체 해부대가 놓였고, 한쪽 벽면으로는 연두색 목재 찬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50여년을 산 이남천(66)씨는 “검시실에서는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죽은 한센인에 대한 해부가 이뤄졌다”며 “20여년 전까지 찬장에는 해부된 아이의 얼굴이나 장기가 담긴 유리병이 가득했다”고 떠올렸다. 재판부는 이어 ‘탄식의 장소’라는 뜻의 ‘수탄장’(愁嘆場)으로 이동했다. 평소 격리 생활을 하던 한센인 부모와 병에 감염되지 않은 자식들이 한 달에 한 번 경계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멀찍이 떨어진 채 눈으로만 만나던 장소다. 검시실, 수탄장 등과 더불어 한센인들이 규정 위반 때 갇히던 감금실, 정관 절제·낙태 수술이 이뤄지던 옛 ‘치료본관’ 자리 등을 둘러보던 판사들의 얼굴은 한껏 찌푸린 날씨처럼 갈수록 어두워졌다. 서울고법 민사30부는 현장점검에 앞서 국립소록도병원 별관 2층 소회의실에서 정관 절제·낙태 수술을 받은 한센인 139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특별재판을 열었다. 한센인 측 박영립 변호사는 “국가는 해방 이후에도 한센인 강제 격리 수용, 단종·낙태, 학살 등을 저질렀다”며 “법적 구제를 통해 한센인들의 한을 치유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 박종명 변호사는 “한센인의 아픔엔 공감하지만 낙태·정관 수술은 강제가 아니었던 만큼 이에 대한 위로는 특별법에 따른 보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한 70대 한센인 원고는 1960년대에 당했던 낙태 경험을 진술하며 “당시에는 소록도에서 살기 위해 낙태 수술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소록도에서 일했던 김인권 여수애양병원 원장은 “소록도는 한센 환자의 아이를 키울 여건이 전혀 되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은 문제가 있다”고 증언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이 시의 주인공은 스스로 단종을 했을까?

    이 시의 주인공은 스스로 단종을 했을까?

      이 시의 주인공은 스스로 단종을 했을까?  그 옛날 나의 사춘기에 꿈꾸던  사랑의 꿈은 깨어지고  여기 나의 25세 젊음을  파멸해가는 수술대 위에서  내 청춘을 통곡하며 누워 있노라  장래 손주를 보겠다던 어머니의 모습  내 수술대 위에서 가물거린다  정관을 차단하는 차가운 메스가  내 국부에 닿을 때  모래알처럼 반성하라던  신의 섭리를 역행하는 메스를 보고  지하의 히포크라테스는 통곡한다   한센인 시인으로 단종대에서 단종(정관수술)을 당했던 이동의 시이다. 이 시는 단종을 하는 수술대(단종대) 정면에 걸려 있다. 이동은 과연 자발적으로 단종을 한 것일까. 만약 강제로 한 것이라면 나라가 한 것인가 아니면 당시 근무했던 의료인들이 불법적으로 저지른 것일까. 판사들이 한센인들의 굴곡진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소록도로 갔다. 단종·낙태 피해를 입은 139명의 한센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고법 민사 30부(강영수 부장판사)가 20일 국립소록도병원에서 국가 소송 2심 특별재판을 열었다. 소록도에 살고 있는 한센인 80여명은 방청석에서 그들의 아픈 과거를 되새겼다. 이 재판에서 한센인과 정부 측은 한센인에 대한 단종·낙태 수술에 대한 강제성 유무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센인 측 대리인 박영립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국가는 해방 이후에도 한센인 강제 격리수용, 단종·낙태, 학살 등 수많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 박종명 법무법인 강호 변호사는 “한센인들이 받은 낙태·정관 수술은 강제로 실시된 게 아니며, 한센인들이 불법행위를 했다고 지목하는 당사자는 한센인을 평생 돌본 의료진들”이라며 “한센인의 아픔에 공감하지만 이에 대한 위로는 특별법에 따른 보상 등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맞섰다. 국내에서 한센인 단종·낙태는 한센병이 유전된다는 잘못된 믿음에 따라 일제강점기인 1935년 여수에서 시작됐다. 소록도에서는 1936년 부부 동거의 조건으로 단종수술을 내걸었다. 인천, 익산, 칠곡, 안동 등지에서도 많은 한센인이 낙태 수술을 했다. 피해 한센인 500여명은 국가가 수술을 강제했다며 2011년부터 1인당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5건의 국가 소송을 제기했다. 그간 법원은 단종 피해자에 3000만원, 낙태 피해자에 40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정부도 “일제시대 이후엔 강제 수술이 없었다”며 항소가 진행 중이다. 5건 소송 중 아직 확정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한센인 원고, 과거 소록도 병원 의료진 등 5명을 불러 당시 상황을 청취했다. 남는 시간엔 이동의 시가 걸린 단종 수술대, 인체해부대 등 병원의 시설들을 둘러봤다.  김성곤 부국장 sunggone@seoul.co.kr
  • 5·18 집단 발포 부대, 금남로 시가행진 논란

    야당 “박승춘 보훈처장 사퇴하라” 보훈처 “지역 정서 고려 못 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진압에 참여한 제11공수특전여단이 집단 발포 현장인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퍼레이드를 벌이기로 했다가 논란이 일자 취소했다. 주최 측인 국가보훈처가 ‘광주’ 역사의 상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19일 5·18기념재단과 광주시 등에 따르면 보훈처는 오는 25일 오전 9시 20분 광주 남구 구동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참전 유공자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25 66주년 기념식을 연다. 참석자들은 기념식 이후 시민문화관에서 옛 전남도청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까지 1.3㎞를 행진할 예정이다. 보훈처는 이번 시가행진에 육군 31사단 소속 150여명과 11공수여단 소속 50여명 등 200여명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11공수여단은 5·18 당시 7공수여단과 계엄군으로 투입돼 5월 21일 옛 전남도청 앞 금남로 집단 발포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부대다. 이 집단 발포로 34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11공수여단은 또 5·18 때 주남마을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등 338개 단체가 참여하는 5·18역사왜곡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회의를 열고 11공수여단의 금남로 퍼레이드 중지를 요청했다. 정춘식 5·18 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은 “보훈처의 이 같은 계획은 광주시민들과 역사를 능멸하는 행위”라면서 “즉각 퍼레이드 계획을 취소하고 보훈처 관계자들은 광주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5·18단체의 반발이 커지자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광주를 비롯한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추진되는 행사여서 문제될 게 없다’던 광주보훈청은 11공수여단의 퍼레이드 참여를 취소했다. 이에 대해 보훈청 관계자는 “6·25 기념식을 마치고 광주 인근의 군부대와 참석자들이 행진하는 퍼레이드를 준비하면서 ‘광주’의 특성을 배려하지 못해 일어난 해프닝”이라며 “앞으로 5·18민주항쟁과 무관한 행사라도 여러 가지 지역적 정서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보훈처, ‘5·18 투입’ 軍 11공수여단 전남도청 퍼레이드 계획 철회

    보훈처, ‘5·18 투입’ 軍 11공수여단 전남도청 퍼레이드 계획 철회

    국가보훈처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장소인 옛 전남도청 앞에서 제11공수특전여단(11공수여단)이 참여하는 제66주년 6·25 기념 시가행진을 계획했다가 논란이 일자 취소했다. 11공수여단은 1980년 5월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됐던 부대이다. 19일 5·18기념재단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열린 5·18역사왜곡대책위원회 참가자들은 ’2016 호국보훈 한마음 퍼레이드’ 개최 장소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긴급 안건으로 올려 의결했다. 퍼레이드는 6·25전쟁 66주년을 맞아 참전 유공자, 시민, 학생, 군인, 경찰이 오는 25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옛 전남도청까지 도심 1.4㎞를 행진하는 행사이다. 광주지방보훈청, 육군31보병사단, 광주시가 공동 주관한다. 광주지방보훈청이 관계 기관에 발송한 협조 요청 공문의 계획안에 따르면 행진에는 육군 31사단 소속 장병 150명과 11공수여단 요원 50명 등 군인 200명이 참여한다. 전남 담양군으로 이전하고 ‘황금박쥐 부대’라고 알려진 제11공수특전여단은 5·18 당시 금남로에서 집단 발포하고, 주남마을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전력이 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광주가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보훈처가 6·25 기념행사를 명분 삼아 5·18을 조롱하려 한다”며 “민주의 거리에 군홧발이 들어오는 것은 광주 시민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광주지방보훈지청 관계자는 “11공수여단의 퍼레이드 참여 계획을 철회했다”며 “행진 경로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5·18역사왜곡대책위는 또 20대 국회의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 추진을 환영하고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다음달 중 5·18단체, 시민사회, 전문가, 교수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어 지원하기로 했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으로 바뀌면서 없어진 옛 전남도청 건물의 총탄 자국 복원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책위는 ‘입장문’을 내고 “5·18의 역사적 현장인 옛 전남도청 보존공간의 원형을 없애고 예술관으로 변모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옛 도청 상황실과 방송실,건물 내·외부 총탄 자국을 복원하지 않으면 임시개관을 포함한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테러 예고한 IS “올랜도 총기난사 잘한 일”

    美 테러 예고한 IS “올랜도 총기난사 잘한 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를 칭송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15일(현지시간) 유포했다. 동영상에는 미국에 대한 테러를 예고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IS의 홍보조직 ‘알바타르’가 제작한 ‘올랜도 공격’이라는 제목의 5분41초짜리 동영상은 이번 총기테러 사건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을 칭송했다. IS는 마틴을 “IS의 사자”라고 가리킨 뒤 “미국이 ‘샴’(이라크와 시리아 일대 지역을 뜻함)을 계속 공격하는 한 미국은 안전한 곳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뉴욕, 워싱턴, 올랜도는 물론 다른 지역까지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번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서는 “미국의 무슬림 학살에 대한 복수”라고 규정하면서 테러를 정당화했다. 얼굴을 흐릿하게 처리한 IS 대변인 아부 모하마드 알아드나니는 동영상에서 “자기가 있는 곳(서방)에서 이단자를 조금이라도 공격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이며 영광스러운 일”이라면서 ‘외로운 늑대’(특정 조직에 속하지 않은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테러를 선동하기도 했다. 동영상엔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 발생 당시 긴박했던 현장 모습, 그리고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반(反) 이슬람 연설도 포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비정규직을 견제하는 정규직/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열린세상] 비정규직을 견제하는 정규직/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500년간 지속되었던 조선시대 신분제가 막을 내린 건 1894년 갑오개혁을 통해서다. 그런데 요즘 또 다른 의미의 신분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른바 수저 신분제다. 이 신분제에서 금수저는 태어날 때부터 막대한 부를 상속받은 부유층을 나타내고, 흙수저는 별달리 가진 것 없이 태어난 저소득 임금노동자를 일컫는다. 문제는 흙수저 안에서도 신분이 구분된다는 점이다. 상층부에는 정규직이, 말단부에는 비정규직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비정규직의 삶이 너무나도 열악하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망한 김모(19)군도 비정규직이었고,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의 희생자 14명도 비정규직이었다. 금속산업 노동자들에 대한 어떤 조사에서는 비정규직의 산재 사망률이 정규직의 10배를 넘었고, 통계청 사망 자료를 분석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비정규직의 사망 위험이 정규직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들이 있다. 신자유주의의 세계적 흐름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 고용주의 이익만 대변하려는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에 책임을 묻는 설명도 있다. 모두 타당한 설명이다. 하지만,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의 비협조와 견제 때문에 처우 개선이 더뎌지고 있다는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관련된 연구들도 상당한 편이다. 연구들의 대체적인 결론은 고용 자체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규직은 자신들의 고용 지위를 유지하려고 비정규직을 보호 울타리에서 배제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규직의 직급이 상대적으로 하층에 있거나 비정규직을 잠재적인 경쟁자로 인식하면 그런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용소에 감금된 유대인 중 일부는 무력감과 공포를 두 가지 방식으로 처리했다. 하나는 자신들을 감금한 독일 장교들과 동일시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다른 유대인들을 핍박하는 것이었다. 각기 공격자와의 동일시와 수평적 폭력으로 불리는 이 심리 현상들은 무력감과 공포를 방어하는 방법으로 사용된 것이다. 사람들이 절대 무력과 근원적 불안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에 처했을 때 권위자에게 의존하거나 다른 공격 대상을 찾아 나섬으로써 심리적 위안을 찾으려 한다는 것은 정신분석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의 뛰어난 발견 중의 하나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독일 국민들이 히틀러를 동일시하여 유대인 학살 정책에 동조했던 것도 1차 세계대전 패배로 그들이 겪었던 무기력과 절망이 핵심 원인이었다. 가해자라 볼 수 있는 독일 국민과 피해자인 일부 유대인들이 사실상 동일한 무력감 극복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오염된 사과 상자를 방치하면 상자 안의 사과들은 모두 상한다. 다만 사과들이 상하는 데 순서가 있기는 하다. 제일 취약한 말단부의 사과가 먼저 상할 것이고 나름대로 튼실한 사과는 좀 더 오래 버틸 것이다. 하지만 사과들의 궁극적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아직 상하지 않은 사과가 먼저 상한 사과를 멀리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염된 사과 상자 자체를 손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비정규직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좁게는 모든 임금노동자의 고용 불안감, 넓게는 우리 모두의 삶의 근원적 불안과 절망이 문제인 것이다. 그런 불안과 절망을 만들어 내고 있는 근본적인 사회구조, 즉 오염된 사과 상자 자체를 문제 삼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때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인들과 일부 유대인들이 빠졌던 수평적 폭력의 함정에 우리도 빠지게 될 것이다. ‘비정규직은 혼자 와서 죽었고 정규직은 셋이 와서 포스트잇을 뗀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희생자인 김모군을 추모하고자 시민들이 붙여 놓은 포스트잇 중 하나의 내용이다. 정규직에 대한 비정규직의 복잡한 심경을 나타내는 말로 이해된다. 이 포스트잇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든 120여 년 전의 갑오개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 ‘장애인 학살’ 히틀러, 알고 보니 비밀 친동생도 ‘장애아’

    ‘장애인 학살’ 히틀러, 알고 보니 비밀 친동생도 ‘장애아’

    지금은 세계적인 독재자의 대명사가 된 아돌프 히틀러(1889~1945). 하지만 그의 가족관계는 그의 악명만큼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언론 더타임스는 히틀러의 숨겨진 동생이 장애아였다는 비화를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광인(狂人) 히틀러는 지난 1889년 4월 20일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브라우나우 암 인의 한 여관방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세관원 출신인 아버지 알로이스와 어머니 클라라. 히틀러의 부모는 총 6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각각 구스타프, 이다, 오토, 아돌프, 에드문드, 파울라다. 이중 구스타프와 이다는 아돌프가 태어나기 전인 유아시절 급성 전염병인 디프테리아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에드문드 역시 6세 나이에 홍역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기존에 아돌프의 형으로 추정됐던 오토와 관련된 출생의 비밀이다. 당초 역사학자들은 오토가 아돌프가 태어나기 2년 전인 1887년 태어나 그해 사망한 것으로 기록해왔다. 그러나 브라우나우의 역사학회 회장인 플로리안 코탄코가 오토의 출생기록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코탄코에 따르면 오토는 아돌프의 동생으로 지난 1892년 6월 17일 태어났다. 그러나 생후 6일 만에 심각한 뇌수종으로 숨졌다. 곧 장애아로 태어나 며칠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셈이다. 히틀러의 동생이 장애아였다는 사실이 의미있는 것은 나치시절 그의 장애인 학살 정책과 관련이 깊다. 히틀러는 1939년부터 ‘아리아인은 모든 인종 중 가장 위대하다’라는 명제 아래 수많은 장애인과 정신병자 총 27만 5000명을 별도 시설에 격리해 학살했다. 코탄코는 "기존 학자들은 히틀러에 대한 엄마의 과보호가 그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구축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철저한 학살은 동생 오토의 장애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靑 수석비서관 3명 경질 인사] 김재원 수석, 2007년 경선부터 보좌한 박 대통령 ‘최측근’

    [靑 수석비서관 3명 경질 인사] 김재원 수석, 2007년 경선부터 보좌한 박 대통령 ‘최측근’

    김재원(52) 청와대 정무수석은 새누리당 내 대표적인 전략통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자 친박근혜계의 핵심이다. 박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도전했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캠프 기획단장·대변인을 역임했고 현 정부 들어서는 대통령 정무특보로도 중용됐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행정고시로 행정부에 입부해 총리실 등에서 근무하다 1994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특수부 검사로 활동했으며 17대에 국회에 입성했다. 18대에는 이른바 ‘친박계 학살’에 휘말려 공천에서 탈락했다가 19대 때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통합 지역구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경선에서 동료인 김종태 의원에게 밀려 공천에 탈락했다. 김 수석은 중국통이기도 하다. 18대 국회 진입에 실패했을 때 중국 베이징대 국제대학원에서 객원교수로 한중·북중 관계를 연구했었다. 이번에도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외교학원의 방문학자로 초청받아 지난달 출국했다가 임명받았다. 당시부터 조선시대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행로(3950㎞)를 7년간 총 20차례나 되짚으며 글과 사진으로 기록을 담은 ‘막북에서 다시 쓴 열하일기’를 펴내기도 했다. 현대원(왼쪽·52) 미래전략수석은 제주제일고 출신으로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템플대 언론학 박사, 서강대 교수 등을 지낸 뉴미디어 및 디지털콘텐츠 분야 전문가다. 2000년 모교 교수로 부임한 이후 정부와 관련 업계에서도 조언자로 활동하며 외연을 넓혔다. 2003년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전문위원, 정보통신부 신성장동력디지털콘텐츠부문장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는 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미디어와 창조경제 분야를 담당했다. 2013년에는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창조경제분과 자문위원을 맡았고 지난해까지 미래창조과학부 규제심사위원장으로 일했다. 미래부 디지털콘텐츠산업포럼 의장에, KT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 산업협회를 설립하고 협회장을 맡고 있다. 김용승(오른쪽·61) 교육문화수석은 경제학자로, 교육행정과 대학 교육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교육 전문가다. 1990년부터 가톨릭대 교수로 일하면서 교무부처장, 학부교육선진화사업단장을 지냈고, 2011년부터는 교학부총장을 맡으며 전국대학교부총장협의회 회장도 지냈다. 1997년 내무부 지방재정발전기획단 연구위원을 시작으로 행정자치부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지난해부터는 교육부 교육개혁추진협의회 공동의장 겸 총괄위원장으로 교육행정에도 전문성을 쌓았다. 학계에서도 인망이 두터워 한국재정정책학회 이사를 거쳐 2010~2011년 한국재정정책학회 회장을 지냈다. 대구 출신으로 고려대 경제학과에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서먹한 ‘옥새’ 주역들

    서먹한 ‘옥새’ 주역들

    金 “6월 대권 도전설은 언론 소설” 劉 “논란 땐 ‘어젠다’ 첫 모임 불참”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최근 보기 힘든 장면이 그려졌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유승민 무소속 의원 등 여야의 지도부 및 대선주자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국가미래연구원·경제개혁연구소·경제개혁연대가 주최한 ‘불평등,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를 주제로 한 합동토론회에서였다. 관전자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만남이었지만 당사자들은 그저 관례적인 만남일 뿐, 서먹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오전 9시 일찌감치 참석해 제일 먼저 축사를 한 김종인 대표가 한참 발언을 하는 도중에 안 대표가 토론회장에 들어와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후 두 사람은 가볍게 인사만 나누었고 곧바로 안 대표가 연단에 서 축사를 이어 나갔다. 안 대표는 인사말을 마친 뒤 곧바로 토론회장을 떠났다. 두 사람은 지난 4·13 총선 때 서로 날 선 발언을 주고받으며 불편한 관계가 됐다. 유 의원과 김 전 대표는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웃으며 악수를 한 뒤 서로 다른 테이블 자리에 앉았다. 이후 주최 측과의 기념 촬영에서도 두 사람은 멀찌감치서 포즈를 취했다. 지난 총선 때 김 전 대표는 유 의원에 대한 친박계의 ‘공천 학살’에 반발해 ‘옥새 파동’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유 의원 편들기는 오히려 유 의원으로서는 김이 빠지는 결과를 낳았다. 총선 이후 공개적인 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두 사람은 최근 무게감 있는 의원연구단체에 이름을 올리면서 대권 행보에 대한 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학용 의원이 이끄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이름을 올려 ‘6월 대권 도전설’까지 불거진 김 전 대표는 “전부 언론에서 소설로 만든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유 의원도 김세연 의원의 ‘어젠다 2050’ 참여에 대해 “김 의원의 취지가 좋아서 가입했고, 누가 가입한지는 기사 보고 알았다”며 선을 그었다. 유 의원은 “(모임에 대한) 논란이 너무 커지면 첫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장애인 학살한 히틀러, 알고 보니 숨겨진 동생도 ‘장애아’

    장애인 학살한 히틀러, 알고 보니 숨겨진 동생도 ‘장애아’

    지금은 세계적인 독재자의 대명사가 된 아돌프 히틀러(1889~1945). 하지만 그의 가족관계는 그의 악명만큼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언론 더타임스는 히틀러의 숨겨진 동생이 장애아였다는 비화를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광인(狂人) 히틀러는 지난 1889년 4월 20일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브라우나우 암 인의 한 여관방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세관원 출신인 아버지 알로이스와 어머니 클라라. 히틀러의 부모는 총 6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각각 구스타프, 이다, 오토, 아돌프, 에드문드, 파울라다. 이중 구스타프와 이다는 아돌프가 태어나기 전인 유아시절 급성 전염병인 디프테리아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에드문드 역시 6세 나이에 홍역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기존에 아돌프의 형으로 추정됐던 오토와 관련된 출생의 비밀이다. 당초 역사학자들은 오토가 아돌프가 태어나기 2년 전인 1887년 태어나 그해 사망한 것으로 기록해왔다. 그러나 브라우나우의 역사학회 회장인 플로리안 코탄코가 오토의 출생기록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코탄코에 따르면 오토는 아돌프의 동생으로 지난 1892년 6월 17일 태어났다. 그러나 생후 6일 만에 심각한 뇌수종으로 숨졌다. 곧 장애아로 태어나 며칠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셈이다. 히틀러의 동생이 장애아였다는 사실이 의미있는 것은 나치시절 그의 장애인 학살 정책과 관련이 깊다. 히틀러는 1939년부터 ‘아리아인은 모든 인종 중 가장 위대하다’라는 명제 아래 수많은 장애인과 정신병자 총 27만 5000명을 별도 시설에 격리해 학살했다. 코탄코는 "기존 학자들은 히틀러에 대한 엄마의 과보호가 그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구축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철저한 학살은 동생 오토의 장애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인질 참수로 악명 높던 IS ‘불도저’ 붙잡혔다

    이슬람국가(IS)에서 지하디 존과 함께 인질 처형을 담당하던 또 다른 조직원 ‘불도저’가 시리아군에게 사로잡히는 순간이 인터넷상에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1일(현지시간) 이 소식을 헤드라인으로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불도저는 IS에서도 ‘초핑 커미티’(Chopping Committee)로 불리는 인질 처형 담당 그룹의 일원으로,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손을 등 뒤로 묶인 채 트럭 바닥에 반나체 차림으로 엎드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아 소식통들에 의해 온라인에 게시된 이 영상에서 얼굴을 찡그린 불도저는 모여든 사람들에 의해 사진이 찍힌 뒤 시리아군에 의해 끌려갔다. 불도저는 지금까지 수십 명의 인질을 참수하고 어린아이들의 손발을 자르는 악행을 저질러 이후 IS에서 가장 두려운 학살자 중 한 명이라는 악명을 얻었다. 검은색 로브와 마스크로 신원을 숨긴 불도저가 과거에 90cm가 넘는 칼로 무자비하게 인질들을 처형하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는 지하디 존(실명 모하메드 엠와지)처럼 카메라 앞에서는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불도저는 지난 2014년 6월 처음 사진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그는 얼굴을 가린 채 길이 1.5m, 중량 52kg짜리 브라우닝 자동 기관총과 대장갑탄을 들고서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원래 이 무기는 대공포로 쓰일 수 있는데 대개 포탑이나 탱크, 고정 건축물에 부착하고 사용한다. 또한 IS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서는 불도저가 아리크 안바르주(州)의 수백 명의 성인 남성과 어린 소년들이 모인 자리에서 인질 2명을 참수하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었다. 원본 사진에는 불도저가 무자비하게 인질들을 참수하는 모습이 담겼고, 이후 마지막 사진은 그의 동료들이 군중을 해산시킨 뒤 피로 낭자한 시신들을 보여줬다. 지난해 시리아의 한 14세 소년은 자신이 IS 가입을 거부한 뒤로 불도저로부터 사지를 절단당했다고 고백했다. 반군을 위해 싸우다가 사로잡힌 뒤 1개월 이상에 걸쳐 고문을 당한 오마르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불도저가 많은 아이를 모이게 한 뒤 자신의 사지를 절단했다고 밝혔다. 이후 오마르는 휴대전화 사진첩에 자신을 불구로 만든 원수 불도저의 사진 한 장을 지녀왔다. 물론 이 사진 역시 불도저의 얼굴은 볼 수 없다. 단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옷을 입은 이 괴물은 무력한 아이들을 불구로 만드는데 칼을 사용한 것을 보여준다. IS의 거구 사형 집행자 불도저가 어떻게 시리아군에 의해 사로잡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로 추정되는 사진이 지난 3월 한 차례 공개된 적이 있다는 것에서 예상해볼 수 있다. 이 소식을 소개한 데일리메일 기사에는 1000명이 넘는 네티즌이 댓글을 달았으며, 3700여 번이 넘는 공유가 이뤄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6월1일은 中아동절…IT기업 CEO의 어릴적 모습

    6월1일은 中아동절…IT기업 CEO의 어릴적 모습

    6월 1일은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일부 사회주의 국가에서 지내는 '국제아동절'이다. 1949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민주여성연맹에서 매년 6월1일을 어린이들의 국제적 기념일로 제정한 데서 시작됐다. 1942년 6월 1일 나치가 체코 프라하 근처 마을에서 저지른 아동 학살에서 유래하고 있다. 이 학살을 잊지 않고 어린아이의 생존권, 보건권, 교육을 받을 권리와 어린이 생활의 개선을 위해 기념일이 되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회주의권의 명절 중 하나지만 공휴일은 아니다. 중국은 소학교 이하 어린이들만 학교를 쉰다. 가정과 학교 등에서 각종 행사가 펼쳐진다. 중국 신화왕(新华网)은 1일 국제아동절을 맞아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출신 세계적인 IT기업 대표들의 어린 시절의 사진과 함께 성장과정을 모아서 기획기사로 소개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马云)의 어린 모습은 전형적인 중국 가난한 농가의 소년이었다. 게다가 멍청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싸움박질이나 일삼았으며, 아버지에게 늘상 폭행을 당하곤 했다. 마윈이 수학 등 공부는 못했지만 유독 영어를 잘했던 이유도 아버지의 폭행에 있었다. 폭행을 당하는 동안 아버지가 못알아들을 말, 즉 영어로 말대꾸와 분풀이를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중국의 최대검색포털엔진 바이두의 CEO 리옌홍(李彦宏)은 어릴 적 산시성(山西省) 양취안(阳泉) 전통극단 시험을 보러 갔는데 아무런 준비없었음에도 그의 밝고 수려한 얼굴을 본 선생이 덜컥 합격을 시켰다. 리옌홍은 한 번에 시험에 합격, 대학생이 된 누이를 주변 사람들이 칭찬하며 부러워하는 것을 보며 뒤늦게 공부를 했다. 당시는 비웃음이 컸지만 지금이야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대단한 존재다. 1000억 달러 가치의 4만명에 가까운 직원을 거느린 IT기업인이 됐지만 말이다. 마화텅(马化腾) 텐센트(중국명 腾讯) CEO 또한 빠질 수 없다. 어렸을 적 내향적인 성격으로 별 보기를 좋아하던 소년이 중국인들의 모든 소통을 담당하는 QQ메신저를 개발하게 될 것이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인터넷 제국의 최정점에 오른 것이다. 이밖에 구글차이나 대표이자 창신공장(创新工场) CEO인 리카이푸(李开复), 인터넷쇼핑업체 징동(京东)의 CEO 류치앙동(刘强东)의 사연 등도 함께 소개했다. 사진=바이두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피부 갉아먹는 감염병…시리아 등 중동 확산, 유럽도 위험

    피부 갉아먹는 감염병…시리아 등 중동 확산, 유럽도 위험

    심각한 열대 질환으로 알려진 ‘리슈만편모충증’이 시리아 등에서 시작해 중동지역 일대, 유럽까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리슈만편모충증은 ‘모래파리’(Sandfly)로 불리는 흡혈곤충이 옮기는 피부 기생충병이다. 감염되면 2∼3㎛ 크기의 리슈만편모충이 인체 세포질 속에 기생하면서 피부를 갉아먹는다. 레바논 보건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레바논 전역에서 보고된 리슈만편모충증은 총 1033건으로, 2000~2012년 간 보고된 사례가 총 6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다. 레바논뿐만 아니라 터키와 예멘 등지에서도 리슈만편모충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현지에서는 이것이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현지를 도망쳐 나온 시리아 난민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학살과 고의적 시신방치로 리슈만편모충증 감염이 급증했고, 이 병에 걸린 시리아인들이 내전을 피해 주변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급속한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리슈만편모충증은 치료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시리아는 오랜 내전으로 인해 보건 서비스 체계가 사실상 붕괴된 상태여서 환자들의 치료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시리아를 포함한 중동 상당지역에서 유행하는 이 감염병이 유럽으로 이주하는 난민들을 통해 유럽에까지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중인 영국 리버풀 열대의학 스쿨의 왈리드 알-살렘 박사는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이 감염병은 시리아에서 급증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이라크와 레바논 터키 등지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보고되지 않은 감염사례까지 포함한다면 엄청난 숫자의 감염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많은 난민이 다양한 지역을 거쳐 유럽으로 들어가는 만큼,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초기 진단 및 치료를 통해 해당 질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난민이 밀집한 지역에서 리슈만편모충증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사를 훈련·파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멀티비츠/게티이미지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In&Out] 프로축구, 리그보다 승부조작 뿌리뽑는 게 우선이다/박지훈 스포츠문화연구소 사무국장·변호사

    [In&Out] 프로축구, 리그보다 승부조작 뿌리뽑는 게 우선이다/박지훈 스포츠문화연구소 사무국장·변호사

    프로축구 전북 소속 스카우터가 2013년 시즌 중 심판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말 경남FC 사태에 연이어 심판 매수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전북은 이번 사건이 개인적 일탈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려 한다. 아울러 심판에게 건넨 금액이 500만원으로 그다지 크지 않다는 설명도 빠트리지 않는다. 사죄의 진정성도 의심스럽지만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프로축구에서 처음 승부조작 사건이 불거진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승부조작에 대한 안이한 인식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사법부는 승부조작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혹은 ‘업무방해죄’로 처벌한다. 그러나 심판 매수를 비롯한 승부조작은 본질적으로 ‘사기죄’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경기장을 찾아 입장료를 지불하고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들에게 사기를 친 죄는 물론이고, 중계방송으로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에게 사기를 친 죄도 성립한다. 프로축구연맹에 거액의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중계권을 구매한 방송사 역시 직접적인 피해자에 해당한다. 각본대로 진행될 축구경기 중계권을 구매할 방송사는 없다. 또한 승부조작 대상 경기에 베팅해 손실을 본 ‘스포츠토토’ 구매자 역시 피해자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이처럼 승부조작이라는 ‘범죄’로 인한 피해는 확정하기 힘들 정도로 광범위하다. 피해액은 도무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이는 심판에게 건넨 금액이 많고 적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전북의 기대(?)와는 달리 “심판에게 건넨 금액이 크지 않다”는 항변이 면죄부 내지 정상 참작 사유로 작용할 여지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전북이 ‘적은 금액’을 항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법리적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지상정상 그러한 항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스카우터의 개인적 비리라고 ‘해명’하는 대목에 이르면 전북은 아직도 이번 사건의 본질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명이 궁색할 뿐만 아니라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며 5·18 학살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스카우터가 자신의 업무 영역을 한참 벗어나는 일을, 형사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감행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할 만한 설명도 전혀 내놓지 못했다. 만일 정말로 스카우터가 개인적으로 저지른 일이라면 이건 또 다른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다. 이는 전북이 프로구단으로서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했음을 스스로 시인하는 꼴이다. 경험으로부터 깨닫지 못하는 자만큼 어리석은 자는 없다. 2011년 선수 수십 명이 연루된 대형 승부조작 사건 당시 리그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급급해 서둘러 사태를 봉합하고 리그를 강행한 프로축구연맹이야말로 그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는 사이 승부조작은 근절되기는커녕 오히려 ‘심판 매수’라는 형태로 진화를 거듭했다. 썩은 환부를 도려내지 못한 의사에게 또다시 메스를 쥐게 할 사람은 없다. 스스로 직분을 저버린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사건의 관련자들을 단죄할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스포츠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그것이 공동체의 작동 원리를 체험하고 익힐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혼탁함이 그대로 재현되는 스포츠는 부정(不正)과 부조리의 학습 도구에 지나지 않아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전북은 구단을 해체할 각오로 반성하고 수사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프로축구연맹은 즉시 리그를 중단하고 오로지 승부조작의 뿌리를 뽑아내는 데에만 전념해야 한다. 더이상 스포츠를 수단 삼아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 美대통령 “71년 전 하늘에서 떨어진 죽음”… 사과는 안 해

    美대통령 “71년 전 하늘에서 떨어진 죽음”… 사과는 안 해

    오바마 “한국·미국인도 많이 희생” 中 “난징 대학살 잊으면 안 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투하 지점에 조성된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의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1945년 8월 6일 원폭이 투하된 지 71년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장에서 한 연설에서 “원폭 투하로 수십만명의 일본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한국인과 미국인도 희생됐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의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는 책임감을 공유해야 한다”며 “미국을 포함한 핵보유국들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추구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호소했다. 이어 “71년 전 하늘로부터 떨어진 죽음이 세상을 바꿔 놨다”며 “인간성을 담보하지 않는 기술의 진보는 인류의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일본피폭자단체 대표 등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포옹하면서 위로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히로시마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고교생 및 대학생 등 수십여명이 참석해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경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에서 숨진 무고한 모든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핵무기 사용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의 역사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수천만명의 아시아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일본의 가해 사실이 외교적 이벤트 속에서 가려지고 원폭 피해에 초점이 맞춰져 일본에 상징적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그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광시좡족자치구 행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히로시마 원폭 피해는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난징(대학살)을 잊으면 더욱 안 된다”면서도 “가해자는 영원히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中, 오바마 日히로시마 방문에 “난징대학살 잊으면 안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한 27일 “히로시마(원폭피해)는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그러나) 난징(南京)(대학살)을 잊으면 더욱 안된다”라고 말했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글로벌 홍보행사에 참석해 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히로시마행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이같이 대답했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한 뒤 20여만명 이상을 학살한 사건이다. 왕 부장은 또 “피해자는 동정을 받아야 하지만, 가해자는 영원히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전날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서도 “우리는 모두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전쟁이 아시아 인민들에게 엄청난 재난을 가져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오늘날 (일본은) 전쟁의 책임을 심각하게 반성해야 하고, 역사적 교훈을 깊이 흡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외신평가종합] “반기문, 놀라울 정도로 유명무실한 인물”

    [외신평가종합] “반기문, 놀라울 정도로 유명무실한 인물”

    영국 경제 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를 통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역대 최악’이라고 혹평하면서 국내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반 총장의 대권 출마설이 연일 보도되고 있지만, 과거 외신의 평가를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로 유명무실한 인물”이라는 악평까지 나온다. 그간 반 총장에 대한 주요 외신 평가를 종합했다. ●이코노미스트 “최악의 총장” 이번에 이코노미스트는 파리기후 협정 합의를 이끌어낸 반 총장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평소 “절차에 집착하며 사안에 대해 즉각적이고 자연스러운 대응을 하지 못하고 업무수행에 깊이가 없다. 9년이라는 임기를 지냈으면서도 모로코와 서사하라(West Sahara)간 문제를 언급함에 있어 ‘점령’이라는 문제적 어휘를 사용하는 등 중대한 실수를 쉽게 저지른다”고 평가하고 “반기문은 최고로 아둔한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이어 반총장이 코피 아난 등 전임 총장들에 비해 강대국에 맞서는 것을 기피한다고 지적하고, 그가 지난 10여 년간 재직할 수 있었던 배경 역시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5개국이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는 무난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2009년) “강자에 대한 진실성, 3점” 이코노미스트의 이번 평가는 지난 2009년 반기문 총장의 첫 임기 상반기에 내렸던 것과 거의 일치한다. 당시 이코노미스트는 반 총장의 업무 능력을 세부 항목들로 나눠 각각 10점 만점 척도로 평가했는데, 기후변화 협약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업적을 근거로 ‘큰 그림 그리기’에 8점을 부여한 반면 ‘강자에 대한 진실성’ 항목에서 3점, ‘조직 운영’ 측면에서 2점을 매겼다. ●포린 폴리시(FP) “유엔을 ‘무의미한’ 단체로 만든 총장” 2009년 보수 언론인 ‘제이콥 하일브룬’은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낸 기고문에서 “반기문이 아프가니스탄 재건, 핵확산, 난민 문제 등의 해결에 개입하지 않음으로서 유엔을 ‘무의미한’(irrelevant) 단체로 만들었다”며 반총장의 소극적 태도를 강력히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유엔의 투명인간” 2009년 보수 언론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FP의 관점에 힘을 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엔의 투명인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반기문이 국제 문제에 있어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이는데 번번히 실패했다고 논평했다. ●워싱턴포스트 “반 총장이 이끄는 유엔은 무너지고 있다” 2010년, 당시 유엔사무국 감사실(OIOS) 사무차장을 지내고 퇴임한 잉아브리트 알레니우스가 내부적으로 남겼던 50쪽짜리 메모가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반 총장의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회의적 우려가 크게 확산됐던 바 있다. 이 메모에서 알레니우스는 “반 총장이 이끄는 유엔은 단순히 무너지고 있는 것을 넘어 총체적으로 무의미한 집단이 되고 있다”고 강력히 성토했다. ●가디언 “유엔을 심각하게 약화시킨 사무총장” 2010년 영국 가디언 또한 유엔 내부 소식통의 증언을 인용, 반 총장의 측근들조차 그의 성실성과 인품은 인정하면서도 국제적 사안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반 총장이 유엔을 심각하게 약화시켰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 “놀라울 정도로 유명무실한 인물” 반 총장 임기 6년 반에 접어드는 시점인 2013년에도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총장’이라는 안타까운 평가는 계속됐다. 당시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의 조나단 테퍼먼 편집장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과 뉴욕타임즈에 “반기문,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서 그는 “반기문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직위에 있으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유명무실한 인물로 남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장이 시리아 대학살, 스리랑카 유혈사태 등 중대 사건에 효과적으로 개입하지 못했으며, ‘무력한 관찰자’(powerless observer) 혹은 ‘어디에도 없는 자’(nowhere man)등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테퍼먼은 반 총장의 ‘무능력’에는 유엔 주변의 조건에 일부 원인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유엔 총장은 이른바 ‘세계 지도자’ 중 하나로 여겨지면서도 실제로는 의지를 관철시킬 실질적 힘을 부여받지 못한다는 것. 더불어 외신들이 반복적으로 반 총장과 비교하는 전임 총장 코피 아난 역시 총장직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무력한 자리’(the world’s most impossible job)라고 언급했던 바 있다. 이는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범세계적 단체의 수장이더라도 사실상 세계 주요 분쟁에 개입하고 있는 미국 정부라는 막강한 권력 앞에서는 꼬리를 내린다는 국제 사회의 비난과도 맥이 닿아 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자유경제원, ‘세로드립’ 우남찬가 작가 민·형사 고소 “5699만원 배상하라”

    자유경제원, ‘세로드립’ 우남찬가 작가 민·형사 고소 “5699만원 배상하라”

    ‘우남찬가’라는 제목으로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세로로 읽으면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되는 시를 출품한 작가가 주최 단체인 자유경제원으로부터 민·형사 고소를 당했다. ‘우남찬가’를 썼던 장모 씨는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근황을 전한다면서 자유경제원이 지난 3월 열린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입선한 자신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자유경제원은 장씨를 상대로 공모전을 여는 데 들어간 비용과 위자료 등의 명목으로 손해배상금 5699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자유경제원은 소장을 통해 “(우남찬가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공모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그런 내용의 시로 응모하는 행위는 명백히 시 공모전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시는 이 전 대통령을 ‘우리의 국부’, ‘민족의 지도자’, ‘독립열사’, ‘버려진 이 땅의 마지막 희망’ 등으로 칭송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각 행 첫 글자만 따서 세로로 읽으면 ‘한반도 분열, 친인인사고용 민족반역자, 한강다리 폭파, 국민버린 도망자, 망명정부건국, 보도연맹 학살’로 읽힌다. 이 시는 입선작 8편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가 SNS 등 온라인상에서 세로로 읽으면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된다는 점을 파악하자 자유경제원은 입상을 취소했다. 장씨는 이 같은 내용을 출품한 것에 대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양극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승만 선생의 명암을 한 작품에 오롯이 드러내는 다각적 구성을 통해 합당한 칭송과 건전한 비판을 동시에 담아낸 시를 응모함으로써 진보와 보수의 이념논쟁을 떠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소견이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심사위원들의 판단 미숙으로 발생한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공모전 측에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자유경제원 측으로부터 민·형사 고소를 당한 만큼 이 사안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변호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민변은 이 사건을 수임할지를 검토 중이다. 한편 자유경제원은 같은 공모전에 출품돼 최우수상을 받았지만 장씨 작품과 같은 이유로 수상이 취소된 영문 시 ‘To the Promised Land’의 저자 이모씨에 대해서도 민·형사 고소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와 ‘일본인’은 출입 금지…심화하는 中의 반일감정

    ‘개’와 ‘일본인’은 출입 금지…심화하는 中의 반일감정

    최근 베이징에 자리한 한 상점에서는 ‘개와 일본인 입장 사절(谢絶日本人入內)’라는 팻말을 내걸어 해당 상점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베이징 하이덴취(海淀區) 빠고우(巴沟) 인근에서 수 년 째 등산용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해오고 있는 해당 상점 관리인은 "이 일대에 유독 애견을 키우는 분들이 많이 거주한다. 상점에 들어올 때 강아지를 상점 밖에 묶어둔다면 들어올 수 있다"면서도 "일본인은 어떤 경우에도 상점에 입장할 수 없도록 이같은 푯말을 게재했다. 그들에게는 물건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 일대 상점 주인들의 일관된 생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일대에서는 해당 상점 이외에도 신발 소도매점, 소규모 숙박업체 등에서 '일본인 입장 금지'라는 푯말을 내걸고 운영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같은 중국에서의 반일 감정의 역사적 연원은 깊다. 지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의 대륙 침략과 중국인 학살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가 없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2013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국유화 절차 진행 등 현재 닥친 문제로 인해 한층 골이 깊어진 것이다. '일본인 출입금지' 팻말에서 보여지듯 중국의 반일 감정 수준은 비단 정치적 사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 속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더욱이 베이징은 중국에서도 유독 반일 감정이 깊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지난 2005년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반대하는 중국 네티즌 서명자들의 지역별 통계수치에서 베이징 거주자의 참여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반일 감정이 악화됨에 따라, 최근 베이징에 소재한 일본인 학교의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경제전문지 산징신원(产经新闻)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베이징 소재 일본인 초중등학생의 수가 3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7~2008년 집계 당시와 비교해 약 40% 이상 감소한 수치로, 지난 201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학생 수가 급감했으며, 2013년 600여명이었던 학생 수는 2014년 500여명, 2015년 398명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지난 1974년 베이징 차오양구(朝阳区)에 처음 설립된 일본인 학교는 1976년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았고 이후 일본 경제 성장이 가파르게 성장, 중국에서의 지속적인 확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반일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해마다 일본인 학생의 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실제로 2014년 이후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9월 3일 항일 승전일에는 베이징에 거주하는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산 자동차 소유자들이 자차를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활용해 출퇴근을 하거나, 자차를 이용해야 할 경우 차 전면에 '차주는 중국인입니다'라는 표시를 게재한 뒤 이동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목격된다. 일본산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시에 발생할 수 있을 만일의 폭력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다. 또 이에 앞서 지난 2012년 베이징에서는 일본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차주를 차 밖으로 끌어내 폭행하고 차량을 파괴하는 사건이 발생, 베이징시 소재 혼다 영업점에서는 차주들에게 운전 시 주의를 환기시키는 메일을 보내기도 한 바 있다. 글·사진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아픔의 땅 르완다에 생명을 살리는 드론이 날다(영상)

    아픔의 땅 르완다에 생명을 살리는 드론이 날다(영상)

    '천 개의 언덕을 가진 땅'이라고 불리는 르완다는 아프리카의 작은 내륙국가입니다. 부유하지는 않더라도 농사와 목축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사는 평화로운 국가로 기억되어야 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르완다는 영화 '호텔 르완다'에서처럼 내전과 인종 학살이라는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인구 1200만 정도 되는 국가에서 100만 명 이상이 희생된 지 이제 거의 한 세대가 지났고, 이제 르완다는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고 아픔의 땅을 더 살기 좋은 장소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르완다에는 여러 가지 사회 간접 자본과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도로 대부분이 비포장도로인 데다 지형 자체가 언덕이 많은 구릉지형이라서 응급 약품 및 혈액 수송이 매우 어렵습니다. 우기에는 이런 비포장도로들이 진흙탕이 됩니다. 의료에 투입할 수 있는 자본이 부족하고 병원마다 충분한 혈액과 약품을 비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인 집라인 (Zipline)이 드론을 이용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집라인은 올해 초 르완다 정부와 계약을 맺고 드론을 이용해서 신속하게 응급 혈액과 약품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집라인의 드론은 시속 100km 정도로 아주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앞서 말한 이유로 르완다에서는 차량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응급 혈액과 약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드론은 혈액과 약품을 싣고 비행하다 목표에 접근하면 선회비행을 하면서 고도를 낮춰 대략 12m 지름의 공간에 낙하산을 이용해서 정확하게 화물을 배송할 수 있습니다. 현재 목표는 르완다에 있는 20개 병원에 배송하는 것입니다. 물론 드론의 비행거리는 그다지 길지 않지만, 르완다 자체가 남한 면적의 1/4 수준의 작은 나라라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드론은 사실 생명을 살리는 도구보다는 전쟁무기로 사용된 역사가 깊습니다. 드론을 이용한 공습은 지금도 많은 논란의 대상입니다. 하지만, 사실 드론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드론을 사용하는 인간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선한 의도로 드론을 사용하면 드론을 통해 얼마든지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르완다뿐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서 생명을 살리는 드론이 날기를 기대합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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