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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무재직 안하면 연수기간 임금 반환/근로계약 무효”

    ◎대법 원심확정/연수근로자 전직막기 관행에 쐐기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형선 대법관)는 12일 이재석씨(서울 강동구 명일동)가 통신개발연구원을 상대로 낸 퇴직금 반환소송 상고심에서 『연수를 마친 뒤 의무 재직기간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수 기간동안에 지급한 임금을 반환토록한 근로계약은 무효』라며 『원고는 학비 등 실제 교육에 지출된 경비만 회사에 돌려주라』며 원고 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는 연수 기간의 2∼3배를 의무 재직기간으로 정해 놓은 국내 기업들의 근로약정이 사실상 효력이 없다고 판결한 것으로 연수 근로자의 전직을 막기 위한 관행에 쐐기를 박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 호은 김규식 장군의 딸(송화강 5천리:12)

    ◎박해·모진 가난속 넝마주이로 생 마감/독립운동하던 부친 자객들에 피살/5남매중 홀로 남아 남편도 잃고 “박복한 삶”/“독립운동가 자손” 한때 아들도 억울한 옥살이/어려운 살림에 상지시에서 “가장 유명한 거지”로 한국독립운동사에서 김규식이라는 두 독립운동가를 만날 수 있다.우사 김규식(1881∼1950년)과 호은 김규식(1882∼1931년)이 그들이다.두 분은 모두 동만주와 북만주,연해주 일대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인물임에 틀림없다.그러나 우사 김규식은 광복이후 남한에서 건국 기초작업에 참여하는 바람에 널리 알려졌지만 호은 김규식을 아는 이들은 흔치 않다.말하자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독립운동가인 것이다. 호은 김규식은 오늘의 중국 동북지방인 만주에서는 김규식 장군으로 더 유명했다.1910년 경술국치때 만주로 망명한 그는 흑룡강성 주하현 하동에서 최후를 마쳤다.흑룡강성 연수에서 학교를 꾸리고 독립운동에 투신할 인재를 양성하던 중에 교사를 초빙하러 하동에 왔다가 죽음을 맞았다.이붕해라는 사람 집에서 죽음을 당했는데 그 집자리는 지금 온데간데 없고 논으로 변했다.논 한가운데에 콘크리트 전주가 말없이 서있다. 그를 죽인 사람들은 한족총연합회 경비대원 유희춘 등 5명의 흉한들이었다고 한다.그들은 장군의 시신을 마을앞으로 흘러가는 마의하에 던졌다.그는 슬하에 5남매를 두었으나 광복을 전후한 시기에 아들 넷은 모두 죽었다.세째 현이(1912∼1931년)는 아버지 원수를 갚겠다고 집을 나갔다가 주하현 석두자하에서 피살되었다.맏아들 현욱(1901∼1931년)은 밖에 놀러나간 아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나갔다가 총에 맞아 숨을 거두었다.둘째인 현성(1904∼1946년)과 넷째인 현윤(1919∼1945년)은 병사했다. 그렇게 아들 넷은 세상을 떴다.장군의 혈육이라고는 딸 하나가 달랑 남게되었다.지난 3월 흑룡강성 상지시에서 80살 노령으로 모진 삶을 마감한 김현태 할머니다.그 할머니를 만난 일이 있다.독립운동가 오수암 의사의 딸 오금손 여사와 연변사회과학연구원 강용권 선생(서울신문 12월5일자 11면)과 동행한 자리에서 만났다.일행은 목단강시에서 기차를 타고상지시로 갔다.상지시 민족사무위원회 책임동지의 안내로 할머니가 사는 집을 찾았다. ○마을앞 하천에 시신버려져 상지시 시교에 있는 집은 낮은 벽돌집들이 촘촘히 들어앉은 줄집이었다.집은 아주 비좁았다.한족식 가옥구조라서 봉당이 크고 온돌이 작은데다 부엌까지 따로 있기 때문에 집은 한마디로 북통만했다.살림이라고는 낡은 식탁과 궤짝 몇개가 있을 뿐 흔한 흑백TV 수상기 하나가 안보였다.김현태 할머니는 손님이 온다는 전갈을 받고 아들 김무위(63)의 부축으로 간신히 서서 우리를 기다렸다.허리가 잔뜩 굽어서 지팡이를 놓으면 금새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그래도 총기가 좋아서 지나간 일들을 또렷이 기억해냈다.한국에서 찾아온 손님 오금손 여사의 아버지 오수암 의사의 마지막을 기억하고 있는 판이니 자신의 아버지 김규식 장군의 죽음을 어찌 잊겠는가.이제 눈물도 메말랐을 법한데 연신 눈물을 흘렸다.눈물을 훔치는 손이 삭정이처럼 앙상했다.한참만에 눈물을 거둔 할머니는 옛날을 이야기했다. ○낡은 식탁·궤짝살림 전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받고 둘째 오빠와 같이 하동으로 갔디요.마의하 물에서 며칠을 지냈으니 시체가 말이 아닙데다.집을 나가실때 입은 옷을 보고 아버지라고 생각했습네다.얼굴은 못 알아보게 부어있습데다.명주수건으로 얼굴을 싸고 새옷을 갈아 입힌 뒤 입관을 했디요.그리고서리 마의하 버들방천에서 화장하고 유골은 물에 뿌렸수다.묘소도 없디요』 김현태할머니는 광복 이듬해 남편 김순철과 사별했다.지난 1974년에 작고한 어머니(주명수)와 아들(김무위)을 데리고 어렵게 살았다.한국 같으면 독립운동가 자손이면 대접을 받았겠지만 중국은 사정이 달라 오히려 박해를 받았다.아들 김무위는 한때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나와 이혼녀와 늦장가를 들었다.그리고 쌍둥이 손자를 보았다.그러나 며느리는 쌍둥이를 낳아주고 집을 나가버렸다. 일가는 거지나 다름이 없었다.상지시에서 김규식 장군의 딸로 소문난 연유도 알고보면 가장 유명한 거지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모자는 아침 일찍부터 넝마를 주웠다.장군의 외손자인 김무위는 끼니를 지어 먼저 모친을 대접하고 그 다음 한창 먹성좋은 쌍둥이를 먹이고 나면 자기 배를 채울 것은 늘 없게 마련이었다.한번은 배가 하도 아파서 병원엘 갔더니 창자가 붙어서 그렇다는 진단을 받은 일도 있다. 오금손 여사는 김현태 할머니를 만나고 나서 일가족을 식당으로 불렀다.식당에서 한상을 차려내왔지만 그들 일가족은 음식을 축내지 못했다.난생 처음 대한 기름진 요리가 비위를 거슬렸던 것이다.오여사는 다음날 중국돈 500원과 옷 한벌씩을 건네주고 작별했다.그런데 이듬해 오여사는 김현태 할머니가 보낸 편지를 받았다.생전에 한번 더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받자마자 오여사는 부랴부랴 중국을 찾았다.자식도 없이 연금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처지로 버거운 것이었지만 다시 할머니를 만났다.현금도 얼마 내놓고 밀가루와 쌀을 듬뿍 사놓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독립운동 연락책으로 활동 오금손 여사는 김현태 할머니 생애에서 처음으로 생활의 깊은 구석까지를 보살펴준 사람이었다.두 여인의 아버지들이 일찍 이청천장군 휘하의 투사로 한 배를 탔던 동지들이라 할수 있다.특히 김현태 할머니는 어린 시절 오여사의 오수암 의사에게 무기보관장소를 연락해주는 등 실제 독립운동을 도왔다.그래서 두 독립운동가의 딸들은 남다른 애정을 느꼈을 것이다.이러한 사실이 강용권 선생의 글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자 손자 쌍둥이가 다니던 학교에서도 아이들의 학비를 감면해주었다. 강용권 선생도 현금 200원과 한국에서 출판한 「만주 항일유적 답사기」를 할머니 아들 김무위에게 보내주었다.그로부터 석달이 지나서 이런 답장이 왔다. 「선생님이 보내신 돈과 책을 잘 받았습니다.아깝고 쓰라린 것은 선생님의 서신을 받기 3일전 불쌍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입니다.사흘만 더 사셨어도 선생님의 저서를 보시고 기뻐하셨을 텐데….선생님,돌아가신 어머니의 명복을 비는 의미에서 틈 나시면 소식주시기 바랍니다.그렇게 해주신다면 더 이상 고마운 일이 없겠습니다」 그 김무위의 편지가 오던날 독일국적의 한국인 안풍길씨(65)가 연길 강용권 선생 사무실에 들렀다.그는 독일에 간 한국인 광부 출신이었는데 역시 독일에서 간호원으로 일했던 함청자여사와 동행했다.부부는 편지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그들 부부는 중국돈 1천원을 내놓고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독립운동 유가족들이 사회 무관심속에 사는 것은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지금은 좋아졌다고 하나 더 관심을 가져야지요.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여긴 독립유공자들의 후손이 근근덕식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방법이 있으면 도와줘야 합니다』
  • 미 공립학교,유학생에 학비 부과

    ◎“초·중·고 재학기간 1년 제한” 개정이민법 발효/유학비자로 입학 어려워져… 어길땐 입국 거부 【로스앤젤레스 연합】 한국 등지에서 미국의 초·중·고교로 「유학」온 조기유학생들이 앞으로는 공립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다. 유학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유학생들의 공립학교 재학기간을 1년으로 제한한 개정이민법의 「편법유학생 금지」 조항이 이달 1일부터 발효됨에 따라 한인 유학생들이 많이 다니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내 로스앤젤레스(LA) 통합교육구와 오렌지카운티의 풀러튼,어바인 통합교육구는 법 시행을 위한 행정절차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외국 유학생들은 비자만 유효하면 제한없이 무료로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었으나 최근 제정된 개정이민법은 ▲외국 유학생들은 1년 이상 공립학교에 다닐 수 없고 ▲1년 후에는 사립학교로 전학하거나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며 ▲공립학교에 다니는 1년간도 교육구가 정하는 사립학교에 준하는 학비를 지불하도록 하고있다. 조기유학생들은 이같은 규정을 어기고 사립학교에 입학한지 1년 이내에 공립학교로 전학했다가 적발되면 5년간 미국 입국이 거부된다.
  • 「서울시민상」수상 화제의 2인

    서울시는 29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펴온 시민 100명을 선정,「자상스러운 시민상」을 주었다.이 가운데 코미디탤런트인 전정희씨(34·여·강서구 화곡동 993)와 문복남씨(57·여·강북구 번1동 412)의 이웃사랑을 소개한다. ◎코미디탤런트 전정희씨/고아 보살피기 10여년째/강서구 노인잔치에도 단골손님으로 참가 코미디탤런트인 전정희씨는 『부모가 없어도 어린이가 곧게 자라도록 더욱 관심을 쏟을 생각』이라며 연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전씨는 1년에 3∼4번씩 강서구의 지온보육원과 교남 소망의 집을 찾아 부모가 없는 어린이를 10여년째 보살피고 있다.지난 6일에도 지육보육원에 겨울난방을 설치해주었다. 93년에는 중국 연변방송국의 어린이프로그램인 「꽃봉우리」에 출연,조선족 교포 어린이를 즐겁게 해주었다. 전씨가 고아원 등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 86년.우연히 문산쪽으로 가다 문득 고아원을 방문하고 싶어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인근 슈퍼에서 10만원어치 라면·과자 등을 사들고 찾아갔을 때 어린이의 환한 웃음은 정말 천진난만했어요』 전씨는 『새싹들이 부모가 없어 사회에서 따돌림받고 비뚤어진 생각을 갖는 것은 우리 사회에도 좋은 일이 아니다』며 『이들에게 작은 정성도 큰 힘이 되므로 모두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서구의 노인잔치에도 단골손님으로 참가하고 있다.이 때문인지 무의탁노인에게는 「천사」로 통한다. ◎미용실 운영 문복남씨/소외노인들 30년간 돌봐/장학회 설립… 가난한 중학생에 학비 보조 『가난한 노인을 보면 그대로 지나칠 수 없어 조금 도왔을 뿐인데 과분한 상을 타게 됐습니다』 문복남씨는 치매노인·정신질환자·결핵환자·중풍환자·무의탁노인·장애인 등 사회에서 소외받는 노인을 위해 30여년동안 정성껏 돌봤다. 문씨가 그동안 보살핀 노인만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특정인을 찾아다닌 것은 아니고,그냥 거리를 지나가다 혹은 이웃으로부터 소문을 듣고 찾아가 보살폈다. 조그마한 미용실에서 얻는 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떼내 적금을 부어 노인을 돌보고 있다. 최근에는 남편이름과 자신의 세례명을 합친 「형호·안나장학회」를 만들어 가난한 중학생에게 학비를 보태주고 있다. 장애인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장애인을 줄곧 돌보고 있으며,직접 결혼까지 시킨 장애인이 10쌍이나 된다.어려운 살림이라 더러는 성당이나 집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치르기도 했다. 문씨는 『남을 돕는 일은 조용히 하는 게 좋다』며 『앞으로도 능력이 닿는 한 이웃과 따스한 정을 함께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 귀순자 4명 연대 특례입학

    ◎여만철씨 장남·이원도·최명남씨 등 확정/밀입북 기도 김형덕씨 몰수금반환 혜택도 지난 94년9월 귀순했다가 중국 화물선을 타고 몰래 출국하려다 적발돼 구속됐던 김형덕씨(22)가 29일 연세대 상경계열에 특례입학이 확정됐다. 94년5월 부인과 세자녀 등 일가족과 함께 귀순한 여만철씨(50)의 맏아들 여금용씨(20)도 연세대 기계전자 공학부에 특례입학생으로 선발됐다. 특히 김씨는 이날 상오 서울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국가보안법 위반)을 선고받았다.김씨는 그러나 재판부가 자신의 경제사정 등을 감안,1심의 1만4천700달러(1천1백여만원) 몰수결정을 취소하자 『북한같았으면 총살감인데…』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지난 2월 미화 1만4천700달러를 갖고 중국 화물선을 몰래 타려다 붙잡혔다.『북한에 남은 가족을 데려오겠다』는 것이 밀항기도이유였다. 『통일이 되면 경제적으로 낙후된 북한을 돕기 위해 상경계열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17평짜리 임대아파트에사는 김씨는 화물차 운전으로 버는 월 50만원으로 생활한다.연세대는 학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주기로 했다.지난달부터 강남의 한 교회에서 매달 5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한편 김씨와 함께 특례입학하는 여금용씨의 누이 금주양(21)은 지난해 중앙대 유아교육학과 입학했다. 귀순자인 이원도씨와 최명남씨(28)도 연세대 건축학과와 체육학과의 특례입학생으로 각각 선발됐다.
  • 「우수 검사」 상금 5백만원/숨진 수사관 유족에 쾌척(조약돌)

    ○…서울지검 특수1부 김광준 검사는 우수공직자로 선정돼 받은 상금 5백만원을,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다 뺑소니 교통사고로 숨진 문두일 수사관(38)의 유족에게 기탁키로 해 화제. 지난 9월 수원대 고운문화재단으로부터 상금을 받은 김검사는 문수사관의 네살배기 막내아들이 대학을 마칠 때까지 학비일체를 지급하는 교육보험 증서를 만들어 26일 가족들에게 건네줄 예정. 김검사는 『조문을 갔다가 재산이라고는 12평짜리 임대주택 밖에 없는 등 생계가 막막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
  • 「장애인들의 아내」 위로잔치/230쌍 초청「장한 아내상」등 수여

    한국지체장애인협회(회장 장기철)는 중증장애인을 남편으로 둔 부인들의 헌신적인 삶을 위로하기 위해 18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초청행사를 가졌다.〈사진〉 전국 230개 시·군·구에서 선발된 모범 중증장애인 부부 230쌍은 대정부 건의문을 통해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교통환경 조성 ▲공공시설 매점 및 자판기운영권 배정 ▲영구임대주택 입주자격요건완화 및 주택자금융자 확대 ▲의료비 및 자녀학비지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김의심씨(58·경남 진주시)가 「장한 아내상」 수상자로 선정돼 대회장 표창과 상금 3백만원 및 부상을 받는 등 모두 17명이 표창을 받았으며 참가자 전원이 반지와 5만원 상당의 농수산물 교환권,전동스쿠터 등을 받았다. 가수 조영남씨의 축가로 시작된 이날 기념식에는 손학규 보건복지부장관,조일호 농림부차관,대회장인 백남치 신한국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장애인 부부들은 19일 상오9시 청와대를 방문한다.
  • 포르노그라피의 발명/린 헌트(화제의 책)

    ◎16∼19C 외설성·근대성의 상관관계 포르노그라피가 지니는 여러 층위의 의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 논문집.1500∼1800년 사이의 서유럽을 배경으로 외설성과 서구 근대성의 상관관계를 밝힌다.16,17세기의 포르노그라피는 대체로 기질상 자유사상을 지닌 도시귀족이었던 남성 엘리트 독자들을 위해 쓰여졌다.또 18세기에는 포르노그라피의 주제가 인민주의적 담론에까지 침투함으로써 독자층이 확대됐다.그러나 프랑스 혁명은 유럽 전역에 포르노그라피 단속의 기운을 불어넣었다.그후 비판성 짙은 정치적 포르노그라피는 위축됐으며,성적 도발에 치중하는 것으로 포르노그라피의 성격이 변모됐다. 이 책에서는 또 문학비평과 프로이트 심리학에서 도출한 개념들을 이용해 포르노그라피의 언어가 지니는 외설성의 문제를 고찰한다.「포르노그라피의 정치학」 「포르노그라피의 물질주의적 세계」 「자유사상의 창녀:마르고에서 쥘리에트까지 프랑스 포르노그라피속의 매춘」 등 10편의 논문이 실렸다.책세상 조한욱 옮김 2만원.
  • 영미문학비평 「한국식」 재조명/연대 이상섭 교수 「영미비평사」

    ◎16C∼현재 대표적 논저 해부… 30년 연구 집대성/당대 비평가·문인들의 육성 되살리는데 초점 영문학자 이상섭 교수(59·연세대)가 30여년에 걸친 영미문학비평사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영미비평사」(민음사)를 펴냈다.「르네상스와 신고전주의 비평」「낭만주의에서 심미주의까지」「뉴 크리티시즘:복합성의 시학」 등 모두 3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무엇보다 「한국식」 영미문학 비평사를 목표로 하고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세인츠베리·애킨스·웰렉·윔서트·브룩스 등 서구의 비평사 권위자들이 옛 문인들의 글의 흔적을 없애버리고 자신들의 관점에 따라 자신들의 말로 비평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는 반면 이교수는 당대 비평가나 문인의 생생한 「육성」을 되살려 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비평은 특정 개인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기 보다는 동시대 사람들끼리 벌이는 토론』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때문에 이 책에서는 뛰어난 소수 비평가의 역사적 의의나 사상을 요약하는 대신 시의 효용과 보편적 본성,창작기술 등 주요 토픽을 중심으로 당시의 「토론」에 기여한 모든 문학가들을 논의대상으로 삼는다. 첫째권 「르네상스와…」는 2부로 나눠 1부「르네상스 비평」에서는 영국의 문학비평사가 시작되는 1530년대부터 르네상스 전성기(1550∼1600년)를 거쳐 비평적 토론이 비교적 저조했던 르네상스 후기(1600∼1650년)의 비평을 다루며,2부「신고전주의 비평」에서는 프랑스 신고전주의비평의 도입기(1650∼1700년)부터 영국적 발전기(1700∼1750년)를 거쳐 1750년 이후 신고전주의가 변모·와해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핀다.이같은 서술방식은 『대략 50년을 주기로 영문학 토론의 주역과 내용이 바뀌었다』는 이교수 특유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둘째권 「낭만주의에서…」는 크게 낭만주의 비평,빅토리아시대 비평,심미주의 비평 등 3부문으로 이뤄졌다.영국 낭만주의는 19세기초 블레이크·워즈워드·콜리지·셸리 등 진보적인 시인들이 합리주의 전통에 맞서 일으킨 문학사조.중엽에는 칼라일·러스킨·밀·아놀드 등 사회사상가들이 공리주의에 대항하는 정신으로 다분히 보수적인 문학관을 내세웠다.하지만 문학의 도덕적 가치를 강조했다는 점에서는 이 두 세대가 일치한다.또 세기말에 이르러서는 포우·페이터·스윈번·와일드 등 문인들이 등장,문학과 도덕의 완전분리를 주장하는 심미주의가 모습을 드러낸다.이 책은 낭만주의에서부터 빅토리아 시대(1837∼1901년) 전성기를 지나 그 시대의 마지막 중요 사조인 심미주의에 이르기까지의 영미비평사를 후대 유명학자의 비평사적 해설에 기대지 않고 당대 비평문헌을 직접 인용해 정리하고 있어 의미를 더한다. 마지막권 「뉴 크리티시즘…」은 1930∼1950년대 미국에서 성행한,작품자체의 객관적 분석에 무게를 둔 문학비평방법인 뉴 크리티시즘에 대한 해설서다.엘리엇·리처즈 등 선구자에서부터 랜섬,테이트·워렌·브룩스·윈섬 등 현대 미국의 대표적인 뉴 크리틱에 이르는 비평가들의 논저를 면밀히 검토한다.특히 뉴 크리티시즘이 중시하는 패러독스나 아이러니를 비롯,뜻겹침(Ambiguity)·의도론 및 영향론의 오류문제 등을 쟁점별로 상세히 다뤄 뉴 크리티시즘에 관한 구체적인 윤곽을잡을 수 있게 한다. 이 교수는 『비평문장의 아름다움과 즐거움,힘과 지혜를 되도록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비평사 기술방법』이라고 결론짓는다.이런 맥락에서 그는 『처녀는 잃은 사랑을 노래할 수 있으나 수전노는 잃은 돈을 노래할 수 없다』라는 러스킨의 말을 비평사에서 금과옥조로 여길만한 훌륭한 문장으로 꼽는다.
  • 임기우씨 평론집 「그늘에 대하여」

    ◎문학작품속의 「그늘」과 「주름」은 삶의 고통을 생명력으로 바꿀 힘/미당의 시는 불교정신과 거리 먼 「무갈등」/“거친육성이지만 박력 갖춘 비평세계”평 평론가 임우기씨가 「그늘」과 「주름」이라는 중심개념을 도입,지난 몇년간 꾸준히 써온 문학평론들을 단행본으로 묶어낸다.강출판사가 11월초 발간을 계획하고 있는 「그늘에 대하여」가 그것. 한데 묶인 7편은 지난 93년부터 문학지 등의 지면에 발표된 것으로 몇몇 글들은 상당한 화제와 논란을 불러왔다.「그늘」이라는 비평잣대를 내놓는데서 그치지 않고 4·19이후 우리 문단이 서구이론에 기댄 자유주의적 이성중심주의 세력에 의해 지배돼왔다는 점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95년 발표된 「예술에 있어서 그늘」이라는 글에 따르면 「그늘」이란 세속의 신산고초를 통과한 끝에 다다른 「가슴속의 한,무의식의 바닥을 어른거리는 상처」같은 것으로 문학작품에서 삶의 고통을 생명력으로 변형시키는 동력이다.이같은 그늘의 틈마다 「심리적 상처가 덧난 섬세한 자리」인 「주름」이 생겨 주름의변화가 무쌍할수록 그늘이 무성해진다는 것. 한의 정서를 독일 심리학자 융의 무의식 개념과 결합한듯한 「그늘」을 주창한 이 글은 한국현대문단에 큰 영향을 끼쳐온 문학과지성사의 문학관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이에 앞서 나온 「〈매개〉의 문법에서 〈교감〉의 문법으로」(93년) 역시 4·19세대 세계관을 대표하는 작가 김승옥의 소설문체비판을 통해 로고스 중심주의 문학의 해체를 시도한 글. 또 「미당시에 대하여」(94년)는 미당시에 대한 긍정적 재평가에 진보진영조차 가세하던 차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는 점때문에 눈길을 끌었다.임씨는 미당의 시가 윤회,삼세인연 등 불교의 영향을 드러낸다지만 속세 중생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진정한 불교정신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그늘이 드리워지지 않은 무갈등성의 세계라고 맹공했다. 이밖에 작가 박완서·오정희·이문구씨,시인 김지하·기형도·박용래·백무산씨 등의 작품세계도 임씨는 자신의 「그늘론」을 잣대로 분석해 보여주고 있다. 임씨가 한결같은 입장으로 최근 수년동안 써내려온 평론들을 모은 「그늘에…」는 거친 육성이지만 박력을 갖춘 비평세계를 보여준다.평론을 삶과 밀착된 자리에 놓으려는 임씨의 시도는 문학비평이 이론의 정교한 그물에 갇히는 것을 경계하는 신선한 해독제로도 읽힌다.하지만 비평의 방법들은 무수한 실제문학작품 분석을 통과하며 다듬어져야 설득력이 검증된다는 점에서 임씨의 평론작업이 보다 활기를 띠어야 한다는 것이 문단의 바람이다.〈손정숙 기자〉
  • “공무원자녀 대학생에 장학금 지급”/인천시의회 조례 무효

    ◎대법/“변칙적 수당”… 관계법령 위반 대법원 특별3부(주심 신성택 대법관)는 28일 내무부장관이 인천시의회를 상대로 낸 조례 무효확인소송에서 『공무원 자녀중 대학생 등에게 장학금을 주도록 한 인천시의회의 조례는 변칙적인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관계법령을 위반한 것』이라며 무효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역주민이 부담하는 지방세 등으로 조성된 지방자치단체의 수입에서 소속공무원의 대학생과 전문대생,대학원생 자녀에 한해 학비를 지원하는 것은 특정공무원에게 특혜를 베푸는 것일뿐 아니라 대학생 자녀를 두지 않은 공무원과의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인천시의회가 지난 5월 「시공무원 자녀 장학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킨뒤 인천시의 재의요구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17일자로 같은 내용의 조례안을 재의결하자 대법원에 소송을 냈었다.
  • 40대 학자금­30대 내집마련 “허리휘청”

    ◎“월급은 적잖은데” 얼마 벌어서 어떻게 쓰길래…/월급 353만원 K차장 자녀 둘 교육비 105만원 실수입의 34% 차지/맞벌이 L대리 부부 1년 4,200만원 벌어 주택구입비로 1천만원 우리나라의 임금상승률은 경쟁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럼에도 봉급생활자들은 조들린다고 말한다. 월급쟁이의 봉급과 지출명세를 보면서 우리의 현실을 짚어보자. 40대는 자녀들의 과외비를 포함한 학자금으로,30대는 주택마련 부담이 많다.서울 강남같은 곳에서 떵떵거리면서 돈을 물쓰듯 하는 별천지의 특수계층이 아닌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보통」가정의 모습을 보자. S은행의 K차장(44).지난 78년 대학졸업과 함께 입사한 뒤 이듬해 결혼했다.그는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과 중학교 1학년인 아들이 있다.월급여는 2백만원이다.연 600%의 보너스와 여름철 및 겨울철 체력단련비 등을 합한 보너스는 연간 1천8백40만원.월급과 보너스를 합한 연봉은 4천2백40만원이다.월 3백53만원꼴이지만 세금과 의료보험료 등을 빼고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월 3백5만원. 맏아들의 영어와 수학 과외비용으로 각각 월 30만원과 2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둘째의 영어와 수학 과외비용은 각각 20만원과 15만원이다.두 아들의 과외비용만 매월 85만원.월평균 실수령액의 28%가 과외비로 사라진다.이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과외비외에 학비로 나가는게 월 20만원이다.순수한 교육비로만 1백5만원이 나간다. K차장 실수령액의 34%다. K차장은 올초 모 건설회사의 주식을 처분한 5백만원을 생활비에 보충하고 있지만 그래도 자녀들의 과외비를 위해 그렇게 무리하지는 않는편이다. 그에겐 내년이 걱정이다.고3이 되면 한 과목당 50만원씩하는 과외를 남들이 하기 때문에 하지 않을 수도 없는 탓이다.『고3이 되면 은행에서 대출받아 과외비로 쓰는 사람들이 주위에서 적지 않다.이제는 내가 할 차례가 된 것 같다.내년에는 1천만원을 대출받아 과외비를 충당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K차장의 말이다. 그는 서울 당산동서 33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평수를 늘리는 것은 포기했다.자녀들의 과외비 부담으로 적자가 나지 않으면 다행인 형편인탓이다.자녀들의 과외비를 위해 대출받고 정성스레 붓던 적금을 해약하는게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이고 모습이다. K자동차의 L대리(35).지난 88년에 입사해 92년 11월 결혼했다.부인 K씨(29)도 직장에 나가는 맞벌이부부.만 2살된 딸 하나가 있다.그는 성남의 25평짜리 주공아파트에서 전세보증금 5천만원에 살고있다. L대리의 월급여는 1백35만원이다.800%의 보너스와 성과급,특근수당 등을 합한 연봉은 2천8백만원이다.부인 월급은 95만원이다.연간 800%의 보너스와 체력단련비 식대 등까지 합한 연수입은 1천9백50만원.부부의 연수입은 4천7백50만원.월평균 3백97만원꼴이다.소득세와 의료보험료 등을 뺀 실제 수입은 3백50만원. 다행히 맞벌이라 금전적인 면에서 혼자 버는쪽보다는 훨씬 여유가 있는 편이다.한해의 실수입 약 1천만원은 주택마련으로 들어가는 등 자금용도 0순위는 주택구입.지난해 분양금 6천4백만원인 일산의 25평짜리 근로자아파트에 당첨돼 현재 계약금 1천2백만원과 중도금을 6백40만원씩 세번 냈다.그동안 저축했던 돈과 은행에서 1천만원을 빌려 보충했다.은행대출금 이자는 월 13만5천원. 1년에 세번 내는 중도금이 다소 벅차지만 올해까지는 그동안의 저축금을 털고 올해의 수입을 합하면 충당할 수 있다.하지만 내년의 마지막 중도금과 잔금 2천만원은 은행에서 빌려서 해결할 계획이다.이렇게 되면 은행에서 3천만원을 빌리는 셈이나 현재 살고 있는 전세보증금이 5천만원이므로 그래도 2천만원은 남는다. L씨부부가 서울 잠실에서 살다가 애를 낳으면서 성남으로 간 것도 빨리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알뜰 작전의 하나.처가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있어 장모님에게 딸을 맡기고 맞벌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장모님에게는 월 40만원씩을 용돈겸 자녀 양육비로 드리고 있다. 양쪽집에서 밑반찬을 가져와 주식비는 별로 들지 않는다.아기 옷도 주로 주위에서 얻기 때문에 아직 양육비로 들어가는 돈은 많지 않다.우유값이나 기저귀값 등으로 월 20만원 정도 들어가는 상태다.L씨부부는 아이가 크면 유치원비다 과외비다 해서 들어가는 돈이 많아 목돈을 모을수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2∼3년간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곽태헌 기자〉
  • 한·독 컨소시엄,대규모 이란투자/DPA 통신

    ◎6억달러… 대이란 제재법이후 최대 【베를린 연합】 한국과 독일기업이 참여하는 한 컨소시엄이 미국의 대이란·리비아 제재법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의 대이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독일의 DPA통신이 9일 보도했다. DPA통신은 이 컨소시엄이 이란 서부 케르만샤에 건설되는 6억달러 규모의 유화단지 건설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에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과 독일의 어느 기업이 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계약은 지난 8월 미국의 소위 「다마토 법」이 반포된 이후 체결되는 이란과 외국기업간의 최대 규모 사업인데 이 법은 외국기업들이 이란내 석유·천연가스 사업에 연간 4천만달러 이상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이란의 일간 헴샤리지는 「케르만샤 석유기구」 사데크 마수미 라리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이 컨소시엄이 이란에 기계류와 기술적 노하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 유화단지는 하루 1천t의 암모니아 고무와 1천5백t의 화학비료를 생산하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 현대정신분석 비평/박찬부 지음(화제의 책)

    ◎독서통해 드러나는 무의식 탐구 문학과 정신분석학의 관계를 프로이트에서 라캉으로 이어지는 정통 정신분석 이론체계에 입각해 고찰한 책.지은이는 인간의 무의식과 그것의 언어적·이미지적 표상을 중심주제로 삼아 정신분석비평의 주요쟁점을 폭넓게 살핀다. 무의식의 문제를 다루는 정신분석비평의 방식에는 두갈래의 흐름이 있다.하나는 작가의 무의식을 밝혀 텍스트를 해명하려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독자에 의한 텍스트의 의미창조를 강조하는 것이다.그러나 이 책은 이 두 입장을 모두 거절한다.대신 독서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텍스트의 무의식을 탐구하는,이른바 형식주의적 정신분석비평 모델을 제시한다.이 책은 또 고전주의에서 포스트모더니즘까지,심리적 리얼리즘에서 자기반영적 리얼리즘까지 정신분석 문학비평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논제들을 다룬다.이를 통해 지은이는 문학이 정신분석학속에 있고 정신분석학이 문학속에 있는,두 학문이 서로 겹치고 맞물리는 상호포함관계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민음사 1만3천원.
  • 도서출판 열린책들 「프로이트전집」 내

    ◎‘작가’로서의 프로이트는 누군가/죽음에 대한 충동·여성동성애·문학비평/“그는 딱딱·고집” 편견과 오해 바로잡아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가 「정신분석」이란 용어를 처음 쓴 것은 1896년.그로부터 꼭 100년이 흐른 지금,그가 창안한 정신분석학은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적 사건이자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현대 지성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하지만 프로이트의 이론은 인간의 심리를 연구대상으로 하고있는 만큼 접근하기 어렵고,여러 형태로 왜곡되기 쉬운 속성을 지닌다.때문에 프로이트는 『에로스의 해방을 주장한 학자』라든가 『이성에 대한 급진적인 비판에만 몰두한 반이성주의자이자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신적 대부』라는 식으로 종종 각색되기도 한다. 최근 「새로운 정신분석강의」「늑대인간」「창조적인 작가와 몽상」 등 1차분 3권이 나온 「프로이트전집」(도서출판 열린책들)은 프로이트에 대한 이같은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아 줄 의미있는 기획이다.특히 이 책들은 딱딱하고 고집스런 관념론자로서의프로이트가 아니라 문학적 역량을 지닌 작가로서의 프로이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목된다. 1932년에 나온 「새로운 정신분석강의」(임홍빈·홍혜경 옮김)는 프로이트의 후기사상을 집약한 강의록.프로이트는 이 책에서 특히 인격성의 구조나 불안,죽음에 관한 충동 등의 문제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소개하는데 힘을 쏟는다.프로이트의 사상은 그의 저서 「쾌락의 원칙을 넘어서」(1920)를 기점으로 전기와 후기로 구분된다.인간의 마음을 의식과 무의식의 두 개념으로 설명하려 했던 것이 전기의 입장이라면 후기사상은 자아와 초자아,그리고 발생학적으로 가장 오래된 이드(Id)의 삼각관계속에서 인간정신을 파악하려 했던 점이 두드러진다.또 후기에 들어서는 초기의 일원적인 에로스 충동론에서 벗어나 죽음에 대한 충동을 「반복강박」과 관련지어 해석한다.『억압이 불안을 낳는다』는 주장을 거둬들이고 『불안이 억압을 낳는다』는 새로운 명제로 나아간 것도 그의 후기사상의 한 특징.이 책에는 「꿈이론의 수정」「꿈과 심령학」「심리적 인격의 해부」「불안과 본능적 삶」등 7편의 글이 실렸다. 「늑대인간」(김명희 옮김)은 프로이트가 정신분석 방법을 통해 치료한 환자들의 증상을 예로 들어 여자 동성애,강박증,유아기 노이로제,편집증 등에 관한 자신의 이론을 밝힌 책.여기서 「늑대인간」이란 유아기 노이로제에 걸린 늑대 공포증 환자를 일컫는 별명이다.여성의 병에 대해서는 히스테리 문제에만 관심을 쏟던 프로이트가 양성간의 해부학적 차이에 따른 문제나 여성 동성애에 관심을 보인 것은 드문 일.프로이트는 이 책에서 여성동성애가 되는 심리를 『누군가를 위해 세상의 모든 이성을 양보하고 돌아서 버리는 것』으로 설명한다. 「창조적인 작가와 몽상」(정장진 옮김)은 문학가로서 프로이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일종의 문학비평서로 「세 상자의 모티프」 「두려운 낯설음」 「빌헬름 옌젠의 『그라디바』에 나타난 망상과 꿈」 등 9편의 논문이 실려있다.「세 상자…」에서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구혼자들이 세 개의 작은 상자를 앞에 놓고 선택을 하는 장면,「리어왕」에서 세 딸 가운데 선택되었어야할 마지막 딸의 문제,그림형제의 동화 「여섯 마리의 백조」나 「열두 형제」에 막내딸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죽음의 사신 등에 대해 정신분석학적인 해석을 시도한다.또 「두려운 낯설음」은 문학작품속에 드러난 이상하고 두려운 감정들을 미학적으로 탐구한 논문으로,「빌헬름…」은 프로이트가 처음으로 문학작품을 분석한 글로 관심을 끈다.「프로이트전집」은 내년 3월까지 4차례에 걸쳐 모두 20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김종면 기자〉
  • 노벨 문학상 비슬라바 심보르스카

    ◎“인간 진실의 조각 섬세하게 풍자”/공산체제에서도 정신적 독립·영혼 중시/「베토벤과 모차르트를 결합한 시인」 평가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 시인 비슬라바 심보르스카(73)는 「풍자적이고도 섬세한 언어로 인간의 작은 진실들이 역사적,생물학적 문맥속에 살아나는 시」라는 작품세계 평과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스웨덴 아카데미는 그녀를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결합한 듯한 시인」이라고 극찬했다.그녀는 「쿼바디스」의 셍키에비치(1905),「농민」의 레이몬트(1924),「한낮의 밝음」의 밀로즈(1980)에 이어 폴란드인으로는 네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여성으로는 아홉번째 수상이다. 스웨덴 아카데미는 그녀의 작품세계를 잘 나타내는 시(시)로 1980년작 「유일한 것(nothing twice)」을 인용했다.『웃음과 키스로,우리는 별들 아래 합일을 찾는다.우리가 두 줄기의 물방울처럼 다를 지라도(우리는 일치한다)』라는 내용. 28년 폴란드 중서부 지방 태생인 그녀는 46년 「나는 언어를 찾는다」로 데뷔한뒤 50년대 초반 처녀 시집 「그래서우리는 산다」(52년)를,2년뒤 두번째 시집을 잇달아 펴내면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옹호하는 시들을 썼다.하지만 공산주의 검열이 무력화된 57년이후 존재와 인간내면의 문제에 시선을 돌려 본격적으로 시세계를 꽃피우기 시작한다. 그의 문학세계는 실존적 문제를 정교하면서도 섬세한 언어에 담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서정시인이지만 단순한 미학주의에 빠지지 않고 윤리적·도덕적 문제를 줄곧 파헤쳐왔다.인류,사랑,죽음 등 인생의 중요한 문제를 다루면서도 언어의 결을 최대로 살리기 때문에 까다롭지만 유럽 10여개국에 번역본이 나와있을 만큼 중요한 작가로 대접받고 있다.정신적 독립과 영혼의 문제에 천착하는 그녀의 시는 지식인층에서 새시대의 징표로 받아들여지면서 폴란드 전후세대를 사로잡았다. 그녀는 최근작인 93년의 「끝과 시작」까지 50여년의 시작생활동안 10여권의 시집을 펴냈다.또한 수많은 비평서,프랑스시 번역본 들을 내면서 평론가 겸 학자로도 활약해왔다.53∼81년에는 문학잡지 「지시에 리테라키에」의 논설위원으로도 일했으며 조용한 생활을 즐기는 수줍은 성격으로 알려져있다.폴란드 감독 키에슬로프스키의 삼색연작 영화의 하나인 「레드」는 그녀의 시 「첫눈에 느낀 사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 현재 폴란드 크라쿠프 시에 살고있는 심보르스카는 남부의 휴양지 자코파네에서 수상소식을 듣고 폴란드 전국라디오방송 제트(ZET)를 통해 『상을 기대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믿기 어렵다.매우 행복하고 놀랍다.이제 얼마 살 것 같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외대 폴란드어과 정병권 교수는 『심보르스카는 인류 보편의 문제를 섬세한 언어로 그려왔으면서 특히 스토아 철학의 영향을 받은 실존적 시세계가 특징』이라고 말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역대 최고인 1백12만달러가 수여된다. □심보르스카 연보 ▲폴란드 시인,번역가,문학비평가 ▲23년 7월2일 포즈난 근처 프로웬트­브닌에서 태어남 ▲크라크푸에 있는 야골레니언대학 졸업 ▲45년 문단 데뷔 ▲52∼83년 폴란드 작가협회 회원 ▲53∼81년 문학주간지 「지시에 리테라키에」 논설위원 ▲91년 괴테상 수여 ▲대표시집으로 「자신에게 하는 질문」,「모래알 전경」,「다리위의 사람」,「소리,느낌,생각:70편의 시」,「끝과 시작」 등이 있음. ◎내가 본 심보르스카/외대 폴란드어과 코바리크 교수/폴란드 현대작가중 첫손 꼽히는 문인/10여개국서 번역돼… 교과서에도 수록 폴란드 크라크푸 야골레니언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94년부터 한국외국어대 폴란드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야드비가 코바리크씨(Jadwiga Kowalik·여·56)는 『심보르스카의 노벨상 수상은 셍키에비치 밀로즈 레이몬트 이후 문단에서 노벨상을 기대하고 있던 폴란드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줬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교수로 있던 야골레니언 대학의 국제 현대문학 심포지엄과 크라크푸시에서 매주 수요일 열리는 문학가 모임에서 그녀를 만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소식을 들은 직후 폴란드의 집으로 전화를 해봤지만 통화에 실패,대신 문학하는 친구들과 기쁨을 나눴다는 그는 심보르스카가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변치않는 아름다운 외모와 친절한 마음씨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인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심보르스카가 폴란드 현대작가 가운데 첫손 꼽히는 작가로 유럽에서만 독일을 비롯,20개 나라에서 그녀의 시집이 번역됐고 폴란드 고교 교과서에 많은 시가 수록돼 있어 그녀는 남녀노소 구분없이 폭넓게 사랑받는 시인이라고 말했다. 또 심보르스카는 70년대 초 남편과 사별한뒤 크라크푸에서 혼자 살고 있으며 자녀는 없다고 했다.
  • 고속도·지하철건설 2조원 투입/새해 예산안­어디에 얼마나 쓰이나

    ◎중기·맑은물사업 1조원씩 투자/생보자 자녀 고교까지 학비 지원/3백억 들여 모든 교원에 컴퓨터 새해 예산안은 안정기조의 유지와 경쟁력강화에 역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내년도 나라살림살이를 부문별로 알아본다. ▷사회간접자본 확충◁ 10조1천3백79억원을 배정,항만과 철도등에 우선적으로 투자한다.5개 신항만을 1천6백49억원을 들여 착공한다.6천34억원을 반영,인천국제공항에 3천6백46억원을 투입한다.경부고속철도 천안∼대전 시험선 구간 건설공사를 위해 5천6백96억원을 투입한다.경인선 복복선화에 5백89억원,분당선 복선화에 2백억원을 투입하는 등 모두 2천39억원을 배정했다.대도시 지하철 건설에 8천57억원,고속도로 건설에 1조2천4백5억원을 각각 배정하고 군산∼무안 등 5개 구간 신설공사등 모두 4백97.4㎞ 구간을 착공한다. 국도는 4백54㎞를 확장하기 위해 2조6천1백19억원을 투자하고 아산·군장·포항 등 산업단지 연결국도 17개구간에 3천억원을 배정했다. ▷교육개혁◁ 총 18조6천3백27억원이 배정됐다.초·중등교는 15조2천5백61억원으로 올해보다 17.4% 증액하고 교육환경 개선에 7천억원이 투입된다.대학에 1조2천4백87억원을 할당하고 공고·전문대 등에 대한 지원도 3천1백76억원을 계상했다.3백3억원을 들여 모든 교원에게 컴퓨터를 보급하고 1만6천3백37명에 대한 영어연수도 실시한다. ▷농어촌 구조개선◁ 총 6천7백79억원을 지원한다.농업용수개발에 1조8백85억원,영농·영어·축산경영자금으로 4조4천2백억원을 각각 지원한다.쌀은 4∼5월중 수매약정을 하고 수매액의 30∼50%(6천억∼1조원)를 선도금으로 지급하는 약정수매 및 선도금 제도를 도입하고 직불제를 실시,㏊당 2백58만원씩 모두 3백10억원을 지원한다. ▷사회복지◁ 거택보호자는 가구당 월 1만원의 생활용품비를 신설해 1인당 월 지원액을 10만9천원으로,생활보호자 자녀의 학비지원은 중학교·실업고·인문고 학생 모두로 확대한다.의료보험 및 의료보호의 급여일수를 2백70일로 연장한다. ▷중소기업◁ 경쟁력 구조조정사업에 1조1천6백86억원,재래시장 재개발 등 영세상인 지원에 1천13억원을 투입한다.수출보험기금에 대한 출연을 1천8백억원으로 확대한다. ▷환경◁ 2조1천1백15억원을 투입해 맑은물 공급에 1조6천4백69억을 지원한다.4대강 수질개선을 위해 지방양여금 재원을 6천8백67억원으로 확대하고 쓰레기소각장과 매립장 건립은 30% 보조사업으로 일원화해 9백18억원을 지원한다. ▷재난예방 및 국민생활안전◁ 재해대책비를 2천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확대하고 공공시설물의 안전관리에 2조2천2백80억원을 투자한다.식품·의약품·농축수산물의 검사·검역에 5백53억원,범죄 대응능력 향상부문에 2천5백42억원을 각각 지원한다. ▷문화예술 및 체육진흥◁ 지방문화 활성화를 위해 1백20억원을 들여 지방문예회관 12개를 건립한다.99강원동계아시안게임 시설건설에 1백53억원,2002 부산아시안게임 관련시설 건설에 7백40억원,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조직위원회 운영경비에 30억원을 각각 배정. ▷방위비◁ 12%를 증액한 14조2천7백5억원을 책정했다.방위력개선사업비 비율을 올해의 46.8%에서 47.1%로 높이고 하사관수당을 월 10만∼15만원에서 15만∼20만원으로 인상.▷기타◁ 에너지·자원분야에 1조8천8백29억원,과학·기술진흥 및 정보화분야에 3조2천2백1억원,정보화 촉진에 6천7백75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 ‘독서 길라잡이’ 문학개론서 3권/문예출판사·민음사·문지서 출간

    ◎문학이란 무엇인가­시·소설 등 삶의 언어를 이용한 예술/문학주제학이란 무엇인가­국내 처음 소개되는 문학주제학 이론/문예사조의 새로운 이해­우리시각으로 분석한 문예사조 흐름 한편의 시나 소설을 읽기 위해 문학이론이나 비평에 대한 지식까지 굳이 갖춰야 할까.일부 평론가들은 문학비평 혹은 이론은 문학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뿐이라고 주장한다.문학작품에 대한 자발적이고 순수한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그러나 인간과 관련된 모든 일이 그러하듯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을 때도 가치판단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작품에 대해 보이는 아주 단순한 반응조차도 사실은 이미 어떤 이론적 입장을 전제로 하기 일쑤다.문학작품을 읽는 일이 이렇듯 묵시적 비평행위에 참여하는 것이라면 구체적인 작품읽기에 앞서 문학에 대한 이론적 소양을 갖출 필요성은 한층 높아진다.최근 출간된 「문학이란 무엇인가」(김욱동 지음,문예출판사),「문학주제학이란 무엇인가」(이재선 엮음,민음사),「문예사조의 새로운 이해」(오생근 등 엮음,문화과지성사)는 일반독자들이 좀더 밝은 눈으로 문학작품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학개론서로 관심을 끈다. 「문학이란…」은 문학의 개념과 본질을 알기 쉽게 설명한 문학입문서.문학의 정의와 역할,시·소설·희곡·문학비평·문학사조의 개념 등 7개 주제를 실제비평 보다는 문학원론이나 이론에 비중을 둬 다뤘다.『문학은 삶과 밀접한 언어를 최대한 이용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하는 지은이는 우선 문학이 추구하는 예술적 진리와 허구적 세계를 창조해내는 작가의 상상력에 주목한다.그 상상력은 연금술과도 같아서 쇳덩이를 황금으로 변하게 하며,문학을 아름다운 거짓말로까지 만드는 「문학행위의 생명」이라는 것.이 책은 또 문학이 갖는 기능을 공리성과 실용성,심미성과 쾌락성의 관점에서 살피는 한편 산문과 운문의 차이,시와 일상언어의 차이,비유와 상징의 차이,소설의 구성요소 등을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김승옥의 「서울,1964년 겨울」,안수길의 「북간도」 등 실제작품을 예로 들어 설명해 문학의 기초개념에 어렵잖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문학주제학…」은 주제와 모티프,상징연구 등에 기초한 문학이론인 문학주제학을 국내 처음으로 소개한 책.문학주제학은 그동안 문학을 문학 외적인 것에 기대어 평가하는 반영론이나 문학의 내적 구조를 분석하는 형태주의 비평의 위세에 밀려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그러나 최근들어 형태주의 비평이 문학을 인간의 실제적 삶의 공간에서 유리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문학 내적인 연관에 소홀했던 반영론의 한계가 지적되면서 문학주제학의 방법론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이 책은 레이몽 트루송,엘리자베스 프렌첼,프랑수아 조스트,테오도르 지올코우스키 등 문학주제학 분야의 대가 14명의 이론을 소개하며,문학주제학적 방법에 입각한 구체적인 작품분석을 시도한다.부록으로 「주제 모티프 사전」과 주제학 관련 주요이론,국내 연구서지 등이 실려있어 문학주제학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문예사조…」는 서구 문예사조를 주체적으로 성찰한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 눈길을 끈다.우리 문학사에서 서구문예사조의 이해는 곧 서양 근대문학의 이해와 같은 것으로 간주돼왔다.때문에 서양문학을 그 역사적 토양의 뿌리로부터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거꾸로 문예사조라는 개념을 통해 포획하려는 잘못을 저질러왔다.그동안 되풀이 되어온 우리나라에서의 문예사조의 혼란은 근본적으로 우리가 갖고있는 이같은 자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이 책은 바로 이런 측면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서구 문예사조와 우리의 문예사조를 나란히 겹쳐서 보려 한다.서구의 문예사조에 일방적으로 해바라기하며 끌려갔던 그동안의 「문학적 컴플렉스」에서 벗어나 우리의 균형된 시각에서 문예사조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자는 의도에서다.
  • 물의 도시 길림(송화강 5천리:5)

    ◎풍만댐에 뱃길 끊기고 거대한 호수가…/일제 11만명 동원 동북최대 발전소 건립/호반 35만㏊ 자연보호구역 “동·식물 낙원”/“흥학구국”의 본당 육문중에 김일성 황금조상 “눈살” 길림성 길림시는 물의 도시다.장장 5백95㎞를 달려온 송화강이 길림에 이르면 머뭇거렸다.그래서 넓어진 강폭은 도시의 그림자를 담아냈다.고구려의 북강중진이었던 길림을 아직도 강성이라 부르는 까닭도 여기 있다.봄날 강가의 버들이 피어 강심에 투영되면,백거이의 시 한구절이 떠오를듯 아름다운 강변도시였다. 그 길림시에 가면 송화강은 사람들을 늘 강가로 유인했다.그리고 강가 나루터에는 유람선이 나그네들을 기다렸다.유람선이 강 양안의 고층건물을 따돌리고 하류쪽으로 한 시간을 남짓 물살을 갈랐다.민가가 드문드문한 장둔을 지나 아집(아십)에 닿을 무렵 깎아지른 벼랑이 한쪽 시야를 가려버렸다.마애각(마애각)과 아집정이 올라 앉은 벼랑인데,정각안에는 「유청솔병도차」라는 글을 새긴 화강암비석이 서 있다. 이 비문에 나오는 유청은 명나라 연호로 영락15년(1420년)에 송화강의 수상교통을 열기위해 파견한 관리다.명나라 조정은 표기장군요동도사도지휘사 유청을 송화강유역 아집에 보냈는데,그의 임무는 배를 건조하는 일이었다.그는 이듬해부터 선덕7년(1432년)까지 세차례에 걸쳐 송화강유역에 머물면서 배를 만들었다.그 기록이 아집바위벼랑 위에 있는 비석인 것이다. 그로부터 길림은 동북지방의 중요 조선기지가 되었다.당시에 만든 배는 전함과 곡물을 실어나르는 운양선,병정을 싣는 객운선 따위였다.아집에서 송화강 하류를 따라 흑룡강 노아간도에 이르는 물길에는 수십척의 배가 떠서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덩치가 큰 배들은 송화강하류를 떠다녔고,그보다 작은 매생이나 나룻배는 상류로 거슬러 올라갔다.그런데 지금은 길림시 삼도나루터에서 24㎞를 올라가면 뱃길이 끊기고 말았다. 배가 상류를 더 거슬러 올가가지 못하는 까닭은 거대한 댐이 가로막았기 때문이다.그 댐은 50년대까지만 해도 동아시아에서 제일을 자랑했던 풍만수력발전소다.1936∼1942년10월까지 7년에 걸쳐 쌓은 이 댐은 길이 1천18m,높이 91m로 동북지방 주전력공급원이 되고 있다.일제가 11만명의 노동자를 동원했는데,사고로 죽은 사람만도 5천1백11명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공식발표한 통계이고,일제는 말을 안 듣거나 병든 노동자들을 산채로 수백명씩 불태워 죽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명관리 유청 수상교통 열어 일제는 비인도적 살생이 천인공로할 비인도적 처사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는지 1941년5월 풍만댐에 공인위령탑을 세웠다.일제가 패망한 뒤에는 중국기술자들이 댐을 관리하면서 기술인재들을 키워냈다.풍만에서 배출한 6백명의 기술자들은 중국 전역에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데 크게 공헌했다.오늘날 중국의 국무총리 이붕도 일찍 풍만수력발전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풍만수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 송화강상류의 지도가 바뀌었다.맑은 구슬이라 하여 동북의 명주로 불리는 송화호가 생겨난 것이다.길이 2백㎞,가장 넓은 구간의 폭은 10㎞,넓이 5백㎦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다.최대 저수량 1백8억㎥나 되는 송화호는 수심도 깊어 75m까지 내려가는 지점이 있다.그러니물 절반에 고기 절반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했다. 송화호 호반 35만4천98㏊는 자연보호구로 지정되었다.호수 양쪽의 산은 물론 송화강상류와 휘발하가 만나는 합수목까지가 자연보호구로 들어가 있다.보호구역 전체의 71%를 차지한 삼림지대는 희귀식물의 군락지이거니와 동물들이 낙원을 이루었다.식물은 99과 5백93종,동물은 1백여종으로 조사되었다.산삼과 같은 진귀한 약초가 자생하는가 하면,곰 사슴 사향노루가 서식하고 있다. 그 경치로 말하면 송화호반이야말로 산자수명하여 동북 제1의 절경을 자랑했다.그래서 자연보호구내 7백㎦라는 광활한 지역이 국가중점풍경구로 지정받았다.이 풍경구 안에는 송화호호텔을 비롯한 각종 위락시설이 들어서 전국 곳곳의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송화호 주변은 점차 공해로 찌들어가는 도시에 비해 아직은 쾌적하기 짝이 없는 선경인지도 모른다. 길림시에서 풍만까지는 뱃길로 24㎞다.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유람선은 숨이 차서 2시간40분이 걸렸다.그러나 물길을 따라 내려올 때는 순풍에 돛을 단 듯이 1시간만에삼도나루에 닿았다.길림시지구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왔다.전보청사며 천주교회당,은하빌딩 등 많은 고층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강바람에 후련해졌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다.그래도 우뚝한 북산이 보여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길림시 북산 기슭에는 중국 바깥에까지 널리 알려진 육문중학교가 있다.창문들이 열려 마치 해죽 웃는 것처럼 보이는 4층 교사건물이 시야로 들어왔다.이 학교는 1917년 천진 남개대학출신의 지식인들이 흥학구국을 위해 꾸린 명문 사립학교로 출범했다.제1대 교장 한내경은 가난한 학생들에게는 학비를 면제해주었다.더구나 항일구국에 뜻을 둔 조선의 열혈청년들을 받아들여 보호하고 키웠다. 육문중학교에는 기라성 같은 교사들이 초빙되었다.중국의 대문호 노신의 후배인 상월 선생이 그런 분이다.1902년 하남성 나산현 태생인 상월선생은 노신의 일기중에 이름이 29번이나 나올 정도다.당대의 중국 엘리트들이 중원을 벗어나 동북 변방까지 와서 교편을 잡은 것을 보면 육문중학교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호텔 등 위락시설 빼곡히 육문중학교에 들렀을 때 북한 김일성주석의 조상 두 구를 만났다.하나는 지금의 4층본관 뒤쪽 구관 단층건물 앞에 있고 또 하나는 구관 건물안에 있었다.그런데 구관 건물안에 있는 그의 청년시절 조상은 진짜 황금을 칠했다는 것이다.금빛의 화학적 도금이 아니고 순금을 녹여 황금물을 발랐다는 사실이 왠지 꺼림칙했다.그가 1927∼30년까지 이 학교에 적을 두었다는 연고로 조상을 세울 수는 있겠으나,화려한 치장은 육문중학 건학정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황금조상은 중국에 사는 조선족 이황이라는 사람이 돈을 대서 만들었다고 한다.그 높이는 몸체가 80㎝,좌대가 15㎝로 되어 있다.몸체 높이는 김주석의 나이 80살을,좌대 높이는 생일인(4월)15일을 뜻했다는 것이 학교측 안내자의 설명이다.다시 말하면 1992년 4월15일 그의 80돌 생일을 기념하여 만든 조상인 것이다.그러나 역사에서 불멸은 없다.그도 가버렸고,또 퇴색하고 있지 않은가….육문중학을 뒤로하고 나오면서 다시 바라본 송화강 물길은 여전히 유유했다.
  • 여천공단/「대기오염 특별대책지역」 지정/「온산」이어 2번째

    ◎배출기준 강화… 공장 신·증설 제한 전남 여천공단이 「대기보전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됐다.울산·온산공단에 이어 두번째다. 환경부는 17일 「여천공단 대기보전 특별대책지역 지정 및 특별종합대책」을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종합대책을 곧바로 시행키로 했다. 특별대책지역 지정에 따라 입주업체들은 「엄격배출허용기준」을 적용받게 되며 배출원의 신규 입주 및 설비의 신·증설이 제한된다. 화학비료 제조업체에서 나오는 암모니아는 현행 1백ppm에서 50ppm으로 강화된다.인산 제조업체의 염화수소는 2ppm에서 0.6㎛으로,석유정제업체의 황산화물도 5백ppm에서 3백ppm 등으로 배출허용기준이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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