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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평생교육에 관심을

    흔히 평생교육이라 하면 학교교육을 제외한 모든 교육을말한다.그러나 법률적 용어로 쓰일 때는 평생교육법 외의딴 법령으로 규정된 교육은 포함되지 않는다.직업훈련과실직자 재취업훈련이 그것이다.그러므로 이를 다 아우르려면 성인 재교육이란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최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에 따르면한국은 성인의 재교육률에서 최하위 수준이다.35세 이상의 교육기관 등록률이 한국은 2.87%로서 25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와 함께 가장 낮다.다른 회원국들이 20%대와 10%대에 있는 것과 큰 차이가 난다. 우리 교육열이 높다는 것은 학교교육에 한할 뿐이고 그마저 대학 입학을 위한 것이 전부인 셈이다.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사회가 지식 기반사회로 이행돼 감에 따라 평생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더구나 산업 분야의 구조조정이 빈번한 이 시대에는 재취업훈련이 매우 긴요하다.국민들이 지식과 정보의 빠른 변화에 적응해야 국가 경쟁력도 확보될 수 있다. 과거에 비하면 성인 재교육 기회가 두드러지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140여개의 대학(교)에 사회교육원,평생교육원,정보과학교육원 등의 교육기관이 있다.또 80여개 대학이사이버대학이라는 원격대학을 개설하거나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그밖에 언론사나 시민단체에서 개설한 강좌들도 있다.민간 직업훈련 또는 실직자 재취업훈련을위탁받은 사설 교육기관도 많이 있다. 그러나 성인 재교육 후진국에서 벗어나려면 정부가 이 부문에 더 한층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가령 평생교육법에 규정된 교육 기회의 균등을 위해서도 사이버대학의 비싼 학비에 대한 불만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또 모든 직장의 장이 소속 직원에게 학습 휴가를 주고 학습비를 지급하게 돼 있는 법적 규정도 지켜져야만 한다.또 학교를 나온 뒤에는 아예 배움과 담을 쌓는 국민들의 마음가짐도 변해야 할 때다.
  • 서울대·도쿄대 총장 졸업식사 요지

    서울대 이기준(李基俊)총장과 도쿄(東京)대 하스미시게히코(蓮實重彦·65)총장의 도쿄대 졸업식사 내용중 역사 왜곡관련 부분만 간추린다. ■이기준 서울대총장. 여러분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의 대학총장이 이자리에 섰다는 것은 양국의 대학 사상 초유의 일이며,동아시아 근현대사를 돌이켜볼 때 그 상징적 의미가 크리라고생각합니다. 지성인에게 요구되는 가장 긴요한 덕목중 하나가 편견없는 열린 세계관을 갖는 것입니다.우수한 두뇌집단일수록자아 중심적 경향이 강해 타인이나 타문화를 향해 열린 가치관을 갖는 데 소홀하기 쉬운 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결함으로부터 도쿄대나 서울대가 다 함께 자유롭다 할수 없을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편견에 의한 판단과 신념이 몰고 온 불행한 역사적 오점들을 짚어내기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타인과 주변국가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결여된 행동이 그 이웃에게 얼마나 위해(危害)할 수 있는가는 한·일 근현대사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불행했던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본인은 편견없는 상호이해와 배려를 통한 상생(相生) 즉 협력과 공존의 덕목을 다른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습니다. 역사적 경험은 그것이 교훈화될 때 비로소 미래적 가치를지니는 것입니다. 역사는 잊혀질 수는 있어도 지워질 수는없는 것입니다. 양국간의 불행했던 시대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토대로 한 극복의지가 있을 때에만 신뢰성 있는 참된이해가 이뤄질 것으로 믿습니다. 정리 안동환기자 sunstory@. ■하스미 도쿄대총장. 1936년 태생의 일본인인 저에게 오늘 졸업식은 그저 기쁨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우리에게는 한국인들의 자유와 인권을 36년에 걸쳐 유린한 과거가 있습니다.그것은 저의 조부와 증조부 세대의 생각없는 행동에 의한 것입니다. 역사적인 기억을 잃는 것은 그것에 대한 무지와 마찬가지로 자기자신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이며 그것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가를 역사는 직시하고 있습니다.역사란 그렇게가혹하기 때문에 풍요로운 미래를 약속하는 것입니다. 반성만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또한 역사를 무시하는것입니다.그런 생각이 일깨워 준 책임감을 일본인인 저는조금도 비굴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도 긴장하고 있습니다.저 역시 여러분들과 함께 올해 이 대학을떠나는 몸입니다.총장의 역할을 4년간 맡아온 제가 우연을필연으로 전환해 역사를 만날 수 있을지 납득하지 않은 채졸업생 여러분은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양심의 가책 때문일까요.저는 이 긴장감에서 해방된 후에도 그 기억을 계속 반추하겠습니다. 지난 97년 제26대 도쿄대 총장으로 취임한 하스미 총장은불문학을 전공한 문학비평가이자 영화전문가로 일본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꼽히고 있다.98년 도쿄대 졸업식에서는도쿄대 출신 관료와 기업인들의 도덕적 타락을 질타,일본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정리 안동환기자
  • 敎總회장 선거 이군현·윤정일교수 각축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직무대행 李殷雄)는 14일 김학준(金學俊·현 동아일보 사장) 전 회장의 잔여임기를 채우기 위한 제30대 교총회장 후보로 이군현(李君賢·49)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윤정일(尹正一·58) 서울대 교수 등 2명을 확정했다. 이·윤 두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회장 후보 등록을 마쳤다.투표는 4월 11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며 개표는 5월 2일이다. 이 교수는 소개문을 통해 “붕괴된 교실,추락한 교권을 바로 잡기위해 일선 교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회장이 돼야 한다”면서 ▲교원정년 환원 ▲우수 교원확보법 제정 ▲교원 자녀 대학 학비 보조 ▲실업고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내세웠다.이 교수는 중앙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현재과학영재교육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윤 교수는 “활기찬 교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 정부·국회 활동을 강력하게 펼치겠다”면서 ▲교원정년 환원 ▲교육청문회 개최 ▲교장중임제한 폐지 ▲교육재정 GNP 6% 확보 등을 공약으로 밝혔다. 윤 교수는 청주사범과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학교바로세우기 실천연대 위원장 등의 직을 갖고 있다. 박홍기기자
  • [편집위원 칼럼] 예능전공 학생 부모는 괴롭다

    자녀교육을 위해 해외이민을 떠난다는 얘기가 좀체 수그러들지를 않는다. 새학기를 맞은 중·고생 학부모,특히 자녀가 미술·음악 등예능분야에 뜻을 둔 학부모들은 얼굴에 주름살을 펴지 못한다.가위 살인적인 예능입시경쟁,과도한 사교육비 부담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에 짓눌리기 때문이다.우리나라 예능교육은비뚤어진 교육 시스템의 축소판인 셈이다. 많은 예능관련 학부모들은 이번 이민·유학박람회에서 새삼 확인된 ‘교육 엑소더스’에 “오죽하면 떠날까”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집 딸애는 이번에 예술중학 3학년에 진급했다. 미술을전공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은 일반학교와 매한가지고,학과 수업후에는 4∼5시간 미술실기 지도를 받는다. 방과후에는 학교에서 곧장 영어·수학·과학을 가르치는 학원으로 간다.그리고는 대충 밖에서 저녁을 때우고 사설 화실로 달려가서 또다시 그림을 그린다.밤 11시쯤 집에 돌아와서는 간식을 먹고 숙제한다.토·일요일에도 “보충수업이다,화실로 가야 한다”며 바삐 움직인다. 이게 이른바 미술전공중·고생들의 하루 일과다. 1주일이멀다하고 학교에서,화실에서 ‘실기평가시험’을 치른다.즐거운 마음으로 예술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목표는 오직 상급학교 진학,대학입시에 맞춰진다. 딸애가 학교→학원→화실로 쳇바퀴를 도는 사이에 교육비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한달에 150만원정도 투자하고있다.지난 2년간 온갖 무리를 해가며 용케도 버텨냈다.일반학교로 전학하라는 권유에 딸애의 답변이 이채롭다.“아빠는그래도 나은 편이에요. 제가 음악을 전공했더라면 미술보다3배정도는 비용이 더 들어갈 거에요.” 같은 교회에 다녔던 친지 한분은 우리보다 훨씬 딱한 처지다.바이올린을 공부하는 외동딸이 올해 가까스로 예술고교에합격했지만 앞으로 들어갈 사교육비 부담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건축설계사인 남편의 수입은 불황 탓으로 요즘 말이 아니다. 예중 3학년까지 마치는 데 비싼 악기값은 접어두더라도 교육비만도 1억원정도 들었단다.현악기를 전공하는 예고생의경우 수업료와 과외비·레슨비를 합쳐 한달에 대충 200만∼300만원가량 들지만 이건 공식적인 비용일 뿐이다.중간고사나기말고사를 앞두고는 한달에 과외비만 400만원정도 든다. 큰선생님(정교수)에게 가서 한번 레슨을 받는데 10만∼12만원,또 집으로 오는 작은선생님(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에게는 5만∼6만원을 주어야한다.실기시험이 임박해서는 피아노 반주자에게도 기십만원씩 내야한다. 최근 사교육비 실상 토론회에 나온 한 학부모는 “큰애가 3수(修)끝에 S대 작곡과에 입학했는데 고1때부터 5년간 들어간 과외비가 50평짜리 아파트(3억원상당)한채 값은 될 것”이라고 증언했다. “빨리 망하려면 국회의원에 출마하고,천천히 망하고 싶으면 자녀에게 예능교육을 시켜봐라.”미술·음악을 전공하는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실감하는 말이다.많은 예능관련 학부모들은 학비가 저렴한 국립 국악중·고교와 비슷한형태의 국립 예술중·고교의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모은다.학습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드는 예술교육을 개인의 열정과 경제력에만 의존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국가차원의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윤청석 위원 bombi4@
  • 조기유학 성공하려면

    교육인적자원부는 최근 이상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조기 유학붐과 관련,올바른 정보 전달과 건전한 유학 풍토 조성을 위해 ‘조기 유학 가이드’ 책자를 5일 펴냈다.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유학 가기 전 반드시 고려할 사항=‘뚜렷한 목표 의식’과 ‘높은 성취 동기’는 성공적인 유학의 필수조건이다.반면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입시 도피,부모의 과욕,영어 강박감 등은 금물이다.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에 유학하는 경우현지 부적응,탈선 등으로 인생을 그르칠 수 있는 만큼 자녀의 연령 및 정신적 성숙도를 고려해 유학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 최소한의 어학 실력,학교 성적,독해력 등 학업 능력을 검토해 수준에 맞는 학교를 선택한다.어학시험,안내서 요청 등유학에 관한 정보 수집에 최소한 1년은 걸리므로 충분한 준비기간을 확보한다.유학생활은 돈이 너무 많아도,너무 부족해도 문제가 되므로 학비 조달 능력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사설 유학원 이용시 유의할 점=유학생 파견 실적과 알선학교 등을 살펴본다.유학할 국가의 교육제도와 외국인 입학요건 등에 대해 얼마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지,출발 전오리엔테이션을 하는지 여부도 체크한다. 유학의 좋은 점은 물론 곤란한 점,고생스러운 점 등을 알려줌으로써 현실적인 선택을 권유하는지,유학원의 책임범위와사고 발생시 책임 소재,문제 해결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등을 미리 고려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다시 부는 이민바람/ (상)30-40代 전문직 ‘脫한국’ 줄잇는다

    30∼40대 중산층을 중심으로 이민열풍이 불고 있다.엄청난사교육비와 고용불안에 정치적 불신까지 겹치면서 ‘한국은희망을 상실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지난해 해외이주자는 모두 1만5,307명으로 전년보다 20.9% 증가했다.한국에 불어닥친 이민 열풍의 실태와 이를 노린 각종 사기,성공적인이민의 조건 등에 대해 3회에 걸쳐 점검한다. “20년간 몸담아온 의사직을 버리려니 아쉽기는 하지만 이땅에는 더이상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수원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한모씨(48)는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이민·이주 박람회’장을 찾았다. 캐나다 이민을 계획하고 있는 한씨는 “의약분업 파업 등으로 환자가 크게 줄어든 데다 직업에 회의마저 느끼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엄청난 사교육비를 쏟아붓고도 자식들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교육제도가 이 땅에서 버틸 수 없도록만들었다”고 말했다. A그룹 과장인 이모씨(37)는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애의 사교육비가 한해에 무려 600만∼700만원쯤 든다”면서 “과중한사교육비와 무한 경쟁만 강요하는 현실에서 아이 기르기가 너무 힘들 것 같아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과 4일 이틀동안 열린 박람회장은 ‘한국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크게 붐볐다.참가업체가 40여개에 불과한 소규모박람회였으나 이틀동안 1만2,000여명이나 몰렸다.바로 옆에서 열린 제12회 해외 유학박람회에도 입시지옥을 탈출해 해외로 나가려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3만5,000여명이 몰렸다. 박람회 참가업체 직원들은 밀려드는 고객과 상담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각국의 이주 설명회가 열리는 세미나장은 복도까지 인파로 가득 메워졌다. 최근 불어닥친 이민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대부분 무표정한 얼굴의 30∼40대였다. 이민 대열에는 대기업 간부,교사,은행원,의사,엔지니어 등전문직 종사자들도 적지않게 눈에 띄었다. 중3년생 아들과 중1년생 딸을 둔 강남 P초등학교 교사 최모씨(44·여)는 “지난해 아들을 캐나다로 유학 보냈는데 한해학비 1,000만원, 생활비 1,000만원 등 모두 2,000만원이 들었다”면서 “이민을 가면학비부담이 없어지는 데다 딸 아이의 교육까지 감안하면 경제적으로도 훨씬 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 B사 부장인 김모씨(42)는 “명예퇴직이란 이름으로직장에서 쫓겨난 뒤 방황하고 있는 과거 동료들을 보면서 불안한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면서 “아이들의 대학 학비나제대로 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이땅을 빨리 떠나고 싶다”고 털어놨다. 두달 후 호주로 이민을 떠난다는 김모씨(37·S은행 대리)는“직장도 불안한 데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갈 아들의교육문제를 생각하니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떠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캐나다이주컨설팅사 장경호(張景鎬·41)대표는 “이민 상담자의 70∼80%가 자녀 교육문제 때문에 떠나려 한다”면서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과 사교육비 부담이 이민을 부추기는셈”이라고 지적했다. 조현석 박록삼기자 hyun68@
  • 납북아들 둔 김삼례할머니 상봉 이어 편지교환 행운

    “이제 아들하고 편지까지 교환할 수 있다니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지난해 12월 남북 이산가족 2차상봉에서 87년 납북된 아들강희근씨(49)를 만나고 돌아온 김삼례(金三禮·76·경기도강화군 교동면 난정리) 할머니는 편지교환 대상자로 또다시선정되자 엄청난 행운을 잡은 듯 기뻐했다. 김 할머니는 “살아서는 못볼 것으로 여겨졌던 아들을 보고온 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다”면서 “모진 목숨을이어온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아들이 납북된 뒤 며느리마저 집을 나가자 품팔이 등 갖은 고생을 하며 손자인 현문군(16·교동종합고 1년) 남매를 키워왔다.70세를 훨씬 넘긴 지금도 비가 오면 물이 새는 단칸방 집에 살면서 논밭 일을 해 손자의 학비를 대고 있다. 3살때 아버지가 고깃배를 타고 백령도 근해에서 조업하다납북된 이후 13년간 절절한 그리움을 간직해온 현문군은 “아버지,어머니가 모두 모여 사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문군은 지난해 6월 열린 남북적십자회담때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아버지를 만나게 해달라는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됐었다. 김 할머니는 손자의 손을 잡으며 “이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어 고아 아닌 고아로 살아야 하는지…”라며 말을 잇지못했다. 강화 김학준기자 kimhj@
  • 사내대학 국내 첫 개교

    국내 최초의 사내 대학이 문을 연다. 삼성전자는 3일 삼성반도체공과대학교(SSIT) 1기생 60명의입학식을 갖는다.지난해 사내 정규대학 1호로 교육인적자원부의 승인을 받은 이 대학은 입사 1년6개월이 넘은 고졸 사원을 대상으로 반도체 부문을 집중 강의하게 된다.졸업하면일반 4년제 대학과 똑같이 학위를 인정받는다. 성균관대와 공동으로 경기도 기흥단지안에서 운영되며 학비는 전액 무료.총장은 이윤우(李潤雨) 반도체 총괄사장이 맡는다. 학교측은 우선 디지털공학과와 디스플레이공학과로 구성된학사과정을 열고,앞으로 디지털시스템 메모리디자인 프로세스개발 AMLCD 소프트웨어 등 5개 전공으로 구성된 석·박사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학교수와 현장 전문가들이 함께 강의를 진행해 체계적인 이론과 살아있는 현장실습이 동시에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봄나들이 가볼만한 곳들

    꽃샘추위 사이사이 마치 시샘하듯 눈발이 날리기도 하지만천하장사 항우라도 다가오는 봄을 어쩌진 못한다. ‘봄은 봄이로되 봄이 아닌’ 이때 문학과 드라마,영화에등장했던 명소들은 어떨까.한국관광공사가 이런 명소로 소개한 8곳 가운데 한 곳을 골라 봄나들이를 나서는 것도 괜찮을듯 싶다. ◆제주 우도 가장 먼저 봄이 찾아든다는 제주도,그중에서도본섬보다 더 빨리 봄이 깃드는 맏형격의 섬.이정재와 전지현의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을 담았던 영화 ‘시월애’의 촬영장소로 유명하다.널따란 풀밭과 하얀 해변 풍광 속에 누구나영화 주인공을 꿈꿀 수 있는 공간이다.파란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산호 모래해변,음악회를 열 정도로 넓은 콧구멍굴,성산봉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 우도봉 등 명소가 많다.우도 면사무소 (064)783-0004◆당진 필경사 민족의 계몽자 심훈 선생이 직접 설계하고 지은 옛 가옥으로 상록수를 집필한 장소로도 유명하다.송악면부곡리 상록학원 앞 얕은 야산에 자리하고 있다.서해대교 개통으로 훨씬 가까워졌다.당진군청 문화공보실 (041)350-3221 ◆군산 월명공원 ‘탁류’로 유명한 채만식 선생의 문학비가있는 곳으로 호남의 관문인 군산시의 모습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공원 아래 월명동,영화동 일대에서는 일제시대 흔적을 엿볼 수 있다.군산항 횟집촌과 가깝고 벚꽃잔치로도 이름높다..군산시청 문화관광과 (063)450-4554◆보성 태백산맥 탐방 벌교읍내와 존제산 일대에는 조정래의대하소설 ‘태백산맥’ 무대가 흩어져 있다.다른 소설 무대와 달리 소설에서 표현된 곳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벌교역에서 출발,매일장터를 거쳐 소설 속에 등장했던 남원장,정도가네,금융조합,횡계다리,김범우의 집,소화다리,서민호 야학당,현부자네 옛집과 벌교 철교 등을 차례로 구경하며 민족의 아픔을 곱씹어본다.보성군청 문화관광과 (061)852-2181 ◆속초 아바이마을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실향민들이 모여사는 마을이다.최근 화진포 갈대밭,도예작업실 핸드메이드 등과 함께 새로운 관광지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갯배’라고 불리는 철선을 타고 마을로 들어가는 색다른경험을 할 수있다.속초시청 관광홍보계 (033)633-3171 ◆제천 태조왕건 촬영지 산중호수 충주호의 아름다운 풍광을배경으로 드라마 초반에 자주 등장했던 벽란도 포구 세트가있다.근처의 청풍문화재단지와 충주호 유람선 등을 함께 돌아보면 서정적인 풍광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제천시청 문화관광과 (043)640-6282 ◆안동민속촌과 안동호 안동댐 수몰지역의 문화재와 가옥을모아놓은 안동민속촌 입구에는 이 지역 출신의 저항시인 이육사 시비가 세워져 있다.여기에도 주로 해상전투신을 촬영한 ‘태조 왕건’ 촬영세트가 있다.임하댐도 놓쳐서는 안될코스.안동시청 문화관광과 (054)851-6114◆마산 산호공원 마산의 상징이랄 수 있는 무학산과 마산만장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용마산 중턱에 자리잡은 산호공원은시(詩)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이은상의 ‘가고파’, 이원수의 ‘고향의 봄’,이일래의 동요 ‘산토끼’ 등 마산이 낳은문인들 작품을 이곳 풍광과 함께 감상하는 맛도 별나다. 마산시청 문화공보실 (051)240-2114임병선기자 bsnim@
  • [굄돌] 이민 구상

    나라를 떠나는 사람들이 여전히 줄을 잇는 것같다.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은 더 많아 보인다.뉴질랜드로,호주로,캐나다로….각종 이민설명회장이 제법 벅적거리는 모양이다. 왜 떠나고자 할까.거의 완벽한 수준에 가깝다는 교육·의료 등 사회복지제도,쾌적한 자연환경,넉넉한 여가생활 등 삶의 질과 관련된 매력에 이끌리는 것이 아닐까.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삶의 구체적인 내용들과 대비해 보면,그런 점들은 퍽 매혹적인 것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부실’‘사고’‘부도’‘퇴출’‘구조조정’‘입시지옥’따위의 부정적인 단어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친숙한가.정치의 약속은 어긋나기십상이고,소모적인 싸움과 경쟁으로 삶을 소진하는 사례들역시 비일비재하다.계량적인 성과와 무제한의 경쟁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일터에서 인간의 존재 의미는 점점 무색해진다. 일제강점기나 해방후의 이민은 주로 ‘먹고살기’위한 생존의 전략이 우선이었다.그런데 1990년대 이후의 신종 이민은일차원적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하는 삶의 질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어떻게 살 것인가,혹은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인가의 문제는 사실 그리간단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이 정도는 말할 수 있겠다.즉 자기 삶이 자랑스럽고 자기 삶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때,일단 그것을 괜찮은 삶이라고 말해도 좋겠다는 얘기다.반대로 자기 삶이 버겁거나 여유 없고 나아가 수치스럽거나 희망이 거세된 상태라고 느낄 때,사람들은 새로운 삶의 질서를 찾아 나서게 마련이다. 신종 이민을 떠나는 이들은 대부분 후자의 심리적증후군에시달리다 못해 새로운 국제적인 선택을 결행한 사람들일 것으로 보인다.그렇다고 해서 떠나지 않고 여기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전자의 심리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닐 터이다.바로 그것이 문제다.만약 많은 사람들이 잠재적인 이민 구상자들이라면,그 사회는 매우 신중한 건강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지금이 그런 때가 아닐까.건강치 못한 병후와 그 원인을 진단하고 발견하여 근원적인 치유책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봉인된 희망을 되살리고 지금,여기에서의 삶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대전환의 계기를 장만해야 하지 않을까.생각해볼 일이다. 우찬제 문학비평가 서강대 교수
  • 소설가·시인 “이것이 인생”

    문인들의 산문집은 결코 되다만 글 모음집이 아니다. 소설가 윤정모의 ‘우리는 특급열차를 타러 간다’(눈과마음)는 심상치 않는 자전에세이다.숨기고 싶은 이제까지의 삶을 고백하고 있다.‘고삐’등에서 여성·분단·농촌·노동문제를 다룬 운동가 성향의 소설가로서 상당한 이름을 얻은여성작가는 재혼한 어머니가 남자와 동거하는 환경의 성장기,대학 진학후 학비를 벌기 위해 한 술집 여급 일,그리고 잘못된 결혼 등을 차례로 털어놓는다. 여러살 연하의 남편과 결혼한 뒤 당해야 한 남편의 외도와폭력,딸을 낳았다는 것을 용인하지 못하는 시집으로부터의수모 등 소설 아닌 실제의 과거사는 충격적이다.딸을 결혼시키기 전까지는 가정을 깨지 않겠다고 결심한 작가는 20여년의 결혼생활을 접고 이혼한 뒤 이 책을 냈다. 시인 박남준의 산문집 ‘나비가 날아간 자리’(광개토)는 9년전에 나온 산문집을 바탕으로 새 글을 얹은 책이지만 속기없는 시인의 향기가 새롭다.저자는 전북 모악산 기슭 농가에서 혼자 ‘슬프도록 정갈하게’사는 시인으로 시 독자 뿐아니라 방송매체를 통해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졌다.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남준이를 한번씩 만나고 와야 영혼의 때가 씻겨 나간다”고 고백한 바 있으며 화가인 김병종 서울대교수는 시인의 산문을 “조미료 안 넣는 산나물 무침 같은 맛”이라고 말한다. 김재영기자
  • ‘도서·벽지’ 해제지역 근무 교사 혜택 유지

    교육인적자원부는 16일 정부의 도서·벽지 재조정에 따라해제 지역의 교원 및 학생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밝혔다. 우선 해제된 도서·벽지에서 근무하는 교원들에게는 도서·벽지 승진 가산점 0.017∼0.042점을 없애는 대신 농어촌 지역의 승진 가산점 0.015점을 주도록 했다.월 2만∼5만원씩주던 도서·벽지 수당은 법적 근거가 없어 지급되지 않는다. 또 의무교육인 초등·중학생을 제외한 유치원과 고교생의수업료와 입학금은 해제 전의 수준을 유지토록 했다.인문계고교의 등록금은 연간 10만원,실업계 고교는 5만원 정도이다.급식비도 기존대로 연간 9만원 정도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저소득층 학비 지원때 해제 지역에 사는 저소득층 학생을 우선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정부의 도서·벽지 등 특수 지역 재조정에 따라 전국의 도서 학교 484개교와 벽지의 1,339개교 가운데 각각 6개교와 233개교가 해제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제 지역에 대한 교사들의 지원이 급격히 준 데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혜택도 끊겨 민원이 잇따랐다”면서 “가능한 법적 테두리 안에서 기존의 혜택을 유지토록 시·도 교육청에 시달했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아르바이트생 절반 “부당대우”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서울시내 중고생의 절반 정도가 폭행을 당했거나 임금을 떼이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며,이들중 90%는 스스로 일을 그만두거나 참고 일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 산하 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거주 중고생 1,537명을 대상으로 조사,15일 발표한 내용이다. 조사결과 전체학생의 42.8%가 아르바이트 경험을 갖고 있었으며 남학생(50.3%)이 여학생(32.9%)보다,그리고 실업고생(69.1%)이 인문고생(40.1%)보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많았다. 아르바이트 동기는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서(48.8%)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사회생활이나 일의 경험(15.7%),교제비 마련(14.6%),여행 및 여가비용 마련(11.2%),생활비나 학비 마련(4%) 등의 순이었다. 아르바이트 직종은 전단지나 스티커 부착(48.7%)이 가장 많았고 음식·신문·서류 배달(14.7%),음식점·커피숍 등에서의 서빙,상점 카운터(8.1%) 등의 순이었다. 부당대우와 관련해서는 ‘별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50.4%),‘임금을 받지 못했거나 약속보다 적게 받았다’(31.6%),‘작업환경이 위험했거나 폭력·폭언을 당했다’(18%)고 답했다.또 이들은 부당대우에 ‘스스로 일을 중단했다’(42.6%),참고 일했다(34.1%),고발하고 싶었으나 방법을 몰라 못했다’(9.1%) 등 대부분 소극적으로 대처했으며,상사나 주인에게항의한 경우는 9.1%에 불과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굄돌] 자극적 대조

    TV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가슴이 아팠다면 좀 어리둥절할까.형편이 어렵고 사정이 딱한 사람들의 집을 산뜻하게 고쳐주는 코너였다.예전엔 잘 안되는 식당을 고쳐 신장개업을 하게 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있더니,이번에는 집을 고쳐주어 사랑스런 가정을 되찾아 준다는 아이디어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모양이다.이런저런 사정으로 사랑과 웃음을 잃고 신산하게 사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른바 ‘러브 하우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선 아름답게 보였을 것이다. 아울러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에의해 개조된 집의 모양새가 흥미로운 볼거리였을 터이다. 내가 보기에도 그랬다.확실히 개조된 집은 새로운,그리고 화려한 탄생의 의미를 알게 했다.새로운 둥지를 마련하게 된가족들은 한결같이 감탄했고 기뻐하는 모습이었다.그런 장면을 보면서 그들의 새 출발을 마음껏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도자연스럽게 생겼다. 그러다 문득 마뜩찮은 생각이 들었다.다름아닌 자극적 대조어법 때문이었다. 개조 전후의 집 모습을 묘사하는 말들은 그야말로 너무나도지나친 대조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방(집)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너저분하고 칙칙했던 공간이 화사한 봄햇살 가득한 사랑의 화원으로 바뀌었다’는 식의 대조법이었다.그거리는 마치 지옥과 천국의 거리만큼 아득해 보였다. 정리되지 않은 가재 도구들로 어수선한 개조 이전의 방과,새로운 모습으로 산뜻하게 단장한 개조 이후의 방 사이의 대조는 어쩌면 자연스런 것인지도 모른다.그리고 그것은 프로그램의 의도에 빗나간 것도 아니다.그러나 새로 탄생한 ‘러브하우스’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이전의 집과 살림살이들이 그토록 매도되어도 좋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비록객관적인 척도로 재기에 누추하고 궁색해 보이더라도,그 나름의 아름다움과 진실이 있지 않았을까.더구나 그 공간은 지금까지 거기 살았던 가족들의 삶의 숨결과 애환이 담긴 구체적 삶의 둥지가 아니었던가.그 공간을 아직 삶의 냄새를 피우지 않는 장식적 공간과 자극적으로 대조하여 격하하고 폄훼한다는 것은 좀 지나친 것은 아닐까. 한쪽을 추켜세우기위해 다른쪽을 심하게 깎아내리는 경우가흔하다. 전부(all)와 전무(nothing),O와 X 사이의 극단적 대조와 이분법이 여전하다.그런 분위기에서라면 삶은 종종 모독당하기 쉽다.질적인 측면에서 미세한 정도의 차이를 분별하여 어떤 경우라도 그만큼의 가치를 존중해줄 수 있는 분위기가 요청된다. ■우찬제 서강대 교수문학비평가
  • [희망 2001] 서울차병원 조주연박사

    “어려울 때 받았던 도움을 되돌려주는 건 당연한 일 아닙니까” 어린시절을 보육원에서 보낸 50대 의사가 후배 원생들을 위해 ‘생활관’을 마련해 줬다. 서울차병원 산부인과 과장인 조주연(趙周衍·53)박사.그는최근 1억5,000만원을 들여 어린 시절 기거했던 보육시설인전북 군산시 신흥동 ‘구세군 군산 후생학원’ 인근에 대지88평,건평 15평짜리 한옥 한채를 마련했다. ‘군산 우리집’으로 이름 지은 이 집은 만 18세를 넘어 불가피하게 보육시설에서 나와야만 하는 ‘성년 원생’들의 사회적응 공간으로 쓰인다.모든 건물운영비도 조 박사가 맡는다. 포천 중문의대 겸임교수로 재직중인 조 박사가 후생학원과인연을 맺은 것은 군산 모 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62년.홀어머니가 갑자기 숨진 뒤 동생과 함께 후생학원에서6년간 생활했다. 이후 신문 배달과 이발소 보조일 등 온갖 궂은 일을 하며학업에 정진한 끝에 야간 중학교와 검정고시를 거쳐 67년 학비 부담이 없는 육사에 합격했다.그러나 어려운 사람을 위해 인술을 펼치는 게 낫다는 생각에이듬해 다시 시험을 치러연세대 의대에 진학했다. 조 박사는 의사가 된 뒤에도 자신을 키워준 보육원을 잊을수 없었다.여건만 닿으면 보육원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하던중 지난 88년 당시로선 매우 귀한 ‘컴퓨터’ 1대를 보육원에 기증하며 은혜 갚기를 시작했다.이후 해마다 연말이면 반드시 보육원을 찾아 후배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99년엔 보육원 후원기금으로 200만원을 내놓았으며 지난해컴퓨터 6대를 추가로 기증했다.이어 ‘자립(自立)’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시설’을 떠나야 하는 후배들을 위해 ‘생활관’을 마련해 주기에 이르렀다. 후생학원 이수근(李壽根·47) 원장은 “과거를 잊지 않고은혜를 갚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후배원생들도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조 박사를 무척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군산 조승진기자 redtrain@
  • [굄돌] 이름

    누구에게나,그 어느 것에나 이름이 있다.밤하늘의 작은 별들에도,야산에 널린 ‘이름 모를’ 들풀들에도 이름이 있다.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이름을 통해 제 존재를 증명한다.구체적인 이름으로 호명되기 전에는 제대로 존재 값을 알지 못한다.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그러니 사람과 사람,사람과 사물 사이의 관계 역시 서로 이름 부르기로부터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일찍이 김춘수 시인이 노래하지 않았던가.“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중략)//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이름이 곧 그 사람이다.이름이 그 존재를 만든다.이름을 지어 출생신고를 했을 때,비로소 그 존재는 사회적으로 인정된다.이름의 출생신고에서 시작해 사망신고로 끝나는 게 인생이다.그러니 우리네 삶을 곧 이름을 위한 삶이라고 해도 좋다.좋은 이름으로 불리고,썩 괜찮은 이름을 남기기 위한 노력이 삶의 진실과 통한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살아서 좋은 이름으로 불리기도 어렵거니와,죽어서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기는 더 어렵다. 작년 이맘 때 나는 좋은 이름으로 살고 아름다운 방식으로이름을 남긴 영혼을 만난 적이 있다.캐나다의 벤쿠버 여행중 어느 바닷가 공원 벤치에서였다.바다를 내려보다 문득 벤치의 등받이를 보니 동판에 새겨진 글귀가 있었다.아마도 그 지역의 관리였나 보다.이름과 생몰 연도가 적혀 있고,작은글씨로 그가 생전에 이 지역 사람들을 위해 했던 훌륭한 봉사의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었다.죽은 그의 이름을 기리는 일종의 송덕(頌德) 의자였던 것이다. 신선한 충격이었다.얼마나 진실하고 아름답고 또 선한가.멋진 방식의 이름 남기기였다.살아서 남을 위해 봉사하던 그의 이름은 죽어서,지친 다리를 편히 쉬게 하는 의자가 되었다. 가장 낮지만 가장 높게 이름을 칭송하고 나누는 방식이 아닌가.저간에 우리가 흔히 봐왔던 송덕비는 한결같이 높은 방식이었다.보는 이들로 하여금 높이 우러러보게 강요한 측면마저 없지 않았다.송덕비에 비해 송덕 의자는 차원 높은 이름남기기의 역설을보여준다. 그것은 죽어서 살고,낮춤으로써 높아지고,남을 위함으로써나를 위하는,삶의 근원적인 역설과도 통한다. 우찬제 서강대교수 문학비평가
  • 맡길데 없는 영재교육 대학부설센터 ‘믿을만’

    부모들은 자식이 또래보다 조금만 뛰어나다 싶으면 ‘혹시 영재가아닐까’하는 환상을 갖게 마련이다.내년에 영재과학고가 문을 여는등 정부가 영재교육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학부모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제대로 된 영재교육기관을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영재학원’의 간판을 내건 사설기관들은 많지만 안을 들여다보면진정한 영재교육과는 거리가 먼 보습학원 수준일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 현재 가장 믿을 만한 영재교육기관으로는 서울대 인천대 경북대 등전국 15개 대학에 설치돼 있는 과학영재교육센터를 꼽을 수 있다.한국과학재단이 영재 조기 발굴과 육성을 목표로 98년부터 지정·관리해오고 있는 기관으로 학비가 무료이다.매년 12월 초 모집 공고를 내고,1∼2월 중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10곳은 이미 원서 접수가 끝났고서울교대·청주교대·강원대·부산대·강릉대 등 5곳은 기회가 남아있어 문을 두드려 볼 만하다. ■얼마나 뽑나 교육센터별로 100∼180명 정도 선발한다.각 대학이 선발 과정상의 어려움 때문에 개별 접수를 받지않고,해당 시·도 각급학교별로 2∼6명씩 추천을 받는다.경쟁률은 대략 4∼5 대 1.올해 서울대는 180명 모집에 900명,인천대는 144명 모집에 488명이 지원했다.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별 접수를 하게 해달라는 문의가폭주하자 일부 교육센터에서는 내년부터 접수방식을 바꾸는 방안을고려 중이다. ■지원자격과 선발과정 학교장 추천을 받은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수학 과학 등 관련 과목의 우수한 성적,과학경시대회 등 입상 경력,담임교사 추천 등의 조건 가운데 하나를 갖추면 학교장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추천 학생들은 초등학교 과정과 중학교 과정별로 수학 과학 등 희망하는 분야를 나눠 필기와 면접시험을 본다.필기시험은 주관식으로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집중적으로 테스트한다. ■교육과정 3차에 걸친 선발과정을 통과한 학생은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1년간 해당 대학 교수로부터 수업을 받는다.초등학생은 수학·과학·정보(컴퓨터 관련)과정,중학생은 수학·물리학·화학 등 6개과정이 있다. 교육은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연간 100시간 내외에서 실시한다.전자메일을 이용한 원격교육도 가능하다.방학때는 아예 센터 내에서 합숙을 하기도 한다.매년 2월 수료생을 대상으로 한 선발시험에서 우수생으로 뽑히면 심화과정으로 여러 해에 걸쳐 교육을 더 받을 수 있다. ■그외 영재교육 프로그램 각 시·도교육청에서도 독자적으로 과학영재반을 운영한다.서울시교육청은 오는 3월초 서울시내 중학교 2년생92명을 선발해 서울과학고와 한성과학고 2곳에 수학영재반·과학영재반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순녀기자 coral@
  • [굄돌] 칭찬

    몇 해 전에 ‘칭찬합시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적이 있다.우리 사회의 여러 곳에서 묵묵하게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그들이 얼마나 칭찬 받을 만한가를 보여준프로그램이었다.눈만 뜨면 온갖 부정적 사건들을 접하는 사람들에게,‘칭찬합시다’는 신선하고 흐뭇한 정감을 제공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는 결코 칭찬 받지 못할 어두운 소식들이 많다. 한 때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도(大盜)가 출옥 후 회개하여 선교활동을 하던 중 갑자기 소도(小盜)로 돌변했다느니,정치인들이 나랏돈을 어떻게 유용했다느니,또 누가 누구를 욕했으며 헐뜯고 싸웠다는따위의 소식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이다. 그렇다 보니 남을 의심하고,뜯어보는 버릇이 생기는 것도 차라리 자연스럽다.게다가 많은 사람들의 형편이 그리 좋아지지 않고 있기에 남을 칭찬할 여유가 적은 것도사실이다. 제 코가 석 자일 때,남을 배려하고 칭찬하기는 쉽지 않다.하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럴 수 있어야 인간의 존엄성을 입증할 수 있지 않을까.내가 어려울 때 남의 어려움도 함께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을때,더불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그럴 때 우리는 누구나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사람들로 칭찬 받을 수 있지 않을까.아름다운영혼들이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며 꾸미는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울 것이다.그러기 위해서 아름다운 영혼들은 우선 남에게 세심한 관심을기울일 필요가 있다.작고 구체적인 부분에서부터 남을 칭찬할 수 있는 예지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칭찬에 인색했을 뿐만 아니라,혹 칭찬하더라도 공소한 칭찬에 머물렀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그런 예지가 필요하다.가령 각급학교의 상장 문구들이 여전히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방정하므로’ 운운,일색이어서는 곤란하다.수상자조차 진짜 수상 이유를 모르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상장뿐만이 아니다.각종 추천서의 문구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거의 천편일률적인 추천서들을 보면서 추천 대상 인물의 진정한 특징을 헤아리기는 어렵다. 요컨대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다.구체적으로 칭찬하고 구체적으로 칭찬 받는 분위기 속에서라면, 우리는 좀더 진실하고 아름다운세상을 기획할 수 있을 터이다. ♧ 우찬제 서강대 교수 문학비평가
  • 사직후 금품 받아도 배임수재죄

    직무와 관련해 업체 관계자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사직한 뒤 금품을 받았어도 배임 수재죄가 적용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1부(주심 柳志潭 대법관)는 28일 다단계 유통업체인 A사로부터 소비자보호 운동을 그만두라는 청탁을 받고 사직한 후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 전 사무총장 유모씨(43·여)에 대한 상고심에서 “배임 수재죄가 인정된다”며 징역 1년 6월을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사직으로 인해 직무를 맡지 않은상태에서 금품을 받았다고 해도 사직하기 직전 부정한 청탁을 받은이상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재판부는 “A사의 청탁이 명시적으로 표현된 것은 아니지만 A사에 대한 소비자보호 운동을 그만두라는취지를 담고 있고,청탁 직후 유학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점에 비춰직무와 관련돼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중학 전면 의무교육 배경

    중학교 의무교육의 전면 확대로 모든 국민은 중학교까지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전면확대 의미 초등학교 의무교육 실시 이후 45년만에 중학교까지시행,교육사의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물론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규정된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이 한층 더 무거워졌다.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중 가장 낮았던 국민의무교육기간 6년을 9년으로끌어올려 ‘불명예’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OECD 국가들의 의무교육 연한은 독일 12년,영국 11년,미국 10년,프랑스 10년,일본 9년 등 9∼12년이 보통이다.북한은 오래 전부터 유치원에서 고등중학교 6년까지 11년간 의무교육을 시키고 있다. ■실시 경과 중학교 의무교육은 지난 85년 ‘중학교 의무교육 실시규정’이 제정된 이래 교육재정의 부족으로 지역을 제한해 실시해 왔다.85년에 도서·벽지지역을 대상으로 첫 시행,94년 읍·면지역까지확대했다. 시·도지역까지의 전면 실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추진됐지만 정책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전면실시 시기가 2002년,2003년,2004년으로 오락가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지난해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돈이 없어서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없게 하라’고 지시했을 때 중학교 의무교육이 다시등장했지만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학비를 보조하는 선에 그쳤다.지난해 5월 교육부의 공교육 내실화 방안에는 2004년부터 시·도지역까지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놓았을 뿐이다.그러나 이번에는 예정됐던 2004년 전면실시에서 무려 2년이나 앞당겨 초등 6년,중학교 3년 등 9년간의 의무교육이 뿌리내리는 발판을 마련했다. ■혜택과 문제점 중학교 의무교육 전면실시는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상당히 덜어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산술적으로 186만6,334명인중학생중 19.48%에 그쳤던 기존의 의무교육 수혜 학생이 나머지 모든학생으로 확대됐다. 국·공·사립 중학교에 진학시키는 학부모는 한해 등록금 50만원과 교과서 대금 2만원 등 모두 52만원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재정확보 문제와 함께 꼭 현시점에서 필요한 것이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교육정책에 있어 중학교 의무교육 전면실시보다 OECD국가의 수준에 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학교신설 및 증축,7차 교육과정에 따른 환경개선 등 현안 과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홍기기자 hkpark@. *중학교 의무교육에 대한 재원은 어떻게. 중학교 의무교육에 대한 재원마련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중학교 의무교육 첫해인 내년에는 2,540억원,2003년에는 5,080억원,2004년부터는 7,62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전체 교육예산을 조정해 의무교육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다른 분야에도 필요한 예산이 있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투자의 우선순위를 조절하면서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공무원 및 군인의 중학생 자녀에게 주는 학자금과 저소득층의중학생 자녀에게 주는 학자금이 각각 500억원이다.내년부터 중학생의무교육이 이뤄지면 이런 쪽에 대한 예산을 별도로 준비할 필요는없다. 또 지방에 대한 증액교부금과 보조금을 일부 삭감해 의무교육 재원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중학교 의무교육을 하면 결과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지방에 보내는 교부금을 다소삭감해도 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정으로도 부족한 부분은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쪽에 대한투자를 줄여 보충할 방침이다.올해 교육비 예산은 23조원이다.요즘교육비 예산이 해마다 평균 10%씩 늘어나므로 내년에만 교육비가 2조원 이상은 늘어나는 셈이라 큰 문제는 아닌 셈이다. 곽태헌기자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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