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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동포·내국인, 재외한국학교 국고지원 갈등

    해외동포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식 교과 과정을 가르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설치된 재외 한국국제학교들이 해마다 큰폭으로 등록금을 올려 동포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한국학교 교육비 지원 정책은 지난 대선에서 재외국민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를 만큼 재외동포들의 숙원사업이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학비를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발도 거세다. 25일 15개국에 위치한 30개교의 재외한국학교에 따르면 상당수 한국학교들이 2013학년도 새학기부터 입학금과 등록금을 큰 폭으로 올린다. 재학생 940명 규모의 중국 톈진한국국제학교는 등록금 인상률을 15%로 정하고 내년부터 고교 과정 1년에 2만 9900 RMB(인민폐·한화 약 515만원), 중학생 2만 4200 RMB(한화 약 417만원)를 받기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인건비와 물가상승 등 이유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올리더라도 중국 내 다른 한국학교 수업료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 이상민(52·가명)씨는 “오르는 등록금을 보면 중국에 있는 국민은 국민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한국에서는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 많은 혜택이 있는데 동포들만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밖에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금강학교는 중학생 연간 수업료 21만 8400엔(한화 약 278만원)에 입학금과 특별활동비, 학교유지 관리비 명목으로 17만 7400엔(한화 약 226만원)을 추가로 내도록 했고, 필리핀 한국국제학교는 고교 기준 입학금 600달러에 수업료 9만 4000 PHP(한화 약 245만원)로 책정했다. 이처럼 대학 등록금에 맞먹는 비싼 수업료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재외국민들을 위해 정부는 지원예산을 차츰 늘려가는 추세다. 교과부는 재외동포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기 위해 재외동포교육 지원 예산을 올해 540억에서 내년 621억으로 늘려 한국학교 운영비 국고 부담 비중을 평균 30%에서 4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재외 한국학교에 국고보조금을 늘리는 것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대학생 최형원(24)씨는 “재외국민은 대학갈 때쯤 한국으로 와서 영어 실력 하나로 대학에 쉽게 가는 등 이미 혜택을 많이 보고 있다.”면서 지원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자영업자 정모(58)씨도 “국내에 세금도 내지 않는 해외 거주자들에게 국고로 교육비를 주는 것은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면서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 특집] ‘포니정재단’ 과거 치유 장학사업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 특집] ‘포니정재단’ 과거 치유 장학사업

    현대산업개발은 베트남에서 장학사업을 진행하며 과거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양국 간 우호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베트남 장학사업 중심에는 포니정재단이 있다. 포니정재단은 현대자동차 설립자이자 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자동차인 ‘포니’ 개발을 주도한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인재 중시 철학을 이어받아 국내외 장학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위해 만들어졌다. 포니정재단은 학교 측의 추천을 받아 2007년부터 매년 국제적 감각과 성적, 가정 형편 등을 고려해 포니정 베트남 장학생을 선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포니정재단이 지원한 베트남 대학생은 320명에 이른다. 포니정재단은 지난달 베트남 호찌민 국립대학과 하노이 국립대학 등에 재학 중인 대학생 60명을 포니정 장학생으로 선정해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호찌민시와 하노이시에서 각각 열린 전달식에 포니정재단 김진현 이사장을 비롯해 선정된 대학생과 학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 이사장은 장학증서 전달식에서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과 베트남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 개척 의지는 도전을 멈추지 않고 혁신을 일구어낸 정세영 전 명예회장의 신념과 맞닿아 있다.”면서 “장학생들이 세계 속의 인재로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포니정재단이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포니정재단은 올해부터 국내 대학원에 장학생으로 입학하는 포니정 베트남 장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1명을 선정해 2년간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초청 장학제도를 시행하는 등 장학사업의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길섶에서] 군고구마/최광숙 논설위원

    정부 고위직을 지낸 한 인사는 사석에서 늘 고교 시절 서울로 유학와 학비에 보태기 위해 추운 겨울 군밤을 팔았던 추억담을 들려준다. 어르신들의 고학시절 군밤이나 군고구마 장사를 했다는 얘기는 흔히 듣는 터. 그런데 지금 세상은 참 많이도 변했다. 몇 년 전부터 군고구마를 파는 이들 중에는 용돈을 벌기 위해 거리로 나온 것이 아니라 학교 폭력의 주범인 ‘일진회’나 조폭들의 앵벌이로 군고구마 장사를 하는 청소년들이 없지 않다고 한다. 고생하는 어린 학생들이 안쓰러워 마음으로 군고구마를 사주던 따스한 시절. 그 풋풋한 정(情)을 지금도 온전히 느낄 수 있을까. 올해는 고구마값이 많이 올라 군고구마 장수를 찾는 일 자체가 어려워졌다니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란…. 사람의 입맛이란 변하지 않는 법. 주위에 먹을 것이 널렸지만 겨울철 별미 군고구마의 유혹만큼은 뿌리치기 어렵다. 겉은 까맣게 탔어도 안은 노오란, 문문한 그 속살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직화냄비에다 고구마를 한번 구워 먹어야겠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등록금 2배’ 사립대, 도서관은 동네문고

    국내 사립대학교 도서관의 책 보유량이 국공립대학의 6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립대의 한 해 등록금은 국공립대보다 1.8배가량 높았다. 2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12년 국공립대 도서관의 평균 서적 보유 수는 94만 2009권, 사립대는 56만 5384권이다. 2012년 대학별 도서관 예산 결산액은 국공립대의 경우 평균 19억 5336만 6642원, 사립대는 평균 10억 2434만 7844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2012년 기준 전국 4년제 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국공립대 410만원, 사립대 730만원으로 추정된다. 사립대 학생들은 국공립대 학생들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싼 학비를 내고도 빈약한 학업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국공립대는 국가에서 대학 예산을 짤 때 특정 금액을 도서 구입비로 따로 책정해 도서관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 수준의 요건을 확보하는 반면, 사립대의 경우 규정하는 법안이 없어 비교적 자유롭게 예산을 짜다 보니 도서관 투자를 기피한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도 속출한다. 숙명여대 국문학과 08학번인 A씨는 최근 학교 도서관 측에 김승일 시집 ‘에듀케이션’(문학과 지성사, 8000원), 이승희 시집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문학동네, 8000원), 신동욱 시집인 ‘웃고 춤추고 여름하라’(문학동네, 8000원) 등 3권의 시집에 대한 자료구매 신청을 했다. 하지만 며칠 뒤 학교 측에선 자료구매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알려 왔다. 취소 사유는 황당하게도 ‘시집’이기 때문이었다. 숙명여대 도서관 자료선정 규정 제2조 8항에는 ‘국내 시집은 저명한 시인이나 출판사의 것이 아니면 가급적 선정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A학생은 “동네 문고도 아니고 버젓이 국어국문학과가 건재하고, 현대시론, 현대시강독 등을 개설하는 대학교의 도서관에서 왜 시집 구매를 거부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학내 게시판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숙대 장서개발팀 측은 “현재 해당 도서관 규정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며, 조만간 회의를 개최해 이를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17대 정권교체로 업무 광범위… 16대 인수위원 70%가 학계인사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정권 교체로 인해 인수 업무가 매우 광범위했다. 구성원은 정치인과 자문교수단이 비교적 고르게 선정됐다. 인수위원장은 이경숙 교수(임명 직전 신분)가 맡았다. 부위원장에는 김형오 의원이 임명됐다. 분과로는 기획조정, 정무, 외교통일안보, 법무행정, 경제1·2, 사회문화여성,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등으로 구성됐다. 태스크포스(TF)팀으로 한반도대운하TF, 과학비즈니스벨트TF, 새만금TF, 투자유치TF, 기후변화·에너지대책TF, 정부혁신·규제개혁TF 등이 꾸려졌다. 기타 지원인력 등을 포함해 총 183명이 움직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16대 인수위는 분과는 17대와 같았고 대규모 TF팀이 따로 없는 등 조직은 비교적 단순했으나 몸집은 더 컸다. 모두 246명이 인수위에서 활동했다. 위원장은 임채정 의원이, 부위원장은 김진표 국무조정실장이 맡았다. 17대 인수위가 정계, 학계, 관료를 골고루 배치했다면, 16대는 위원의 약 70%가 학계 교수로만 꾸려진 점이 특징이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朴 -文 인천·강원 개발 청사진 ‘대동소이’

    朴 -文 인천·강원 개발 청사진 ‘대동소이’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각 지역 표심을 잡으려는 대선 후보들의 지역개발공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모두 지역의 균형발전과 숙원사업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하우스 푸어 정책 등 거시적인 부동산 정책 이외에 후보자들의 지역 개발 공약들을 살펴봤다. 수도권 일대는 경기도와 인천지역에 공약이 집중됐다. 박 후보는 “경기도를 통일전진, 산업미래 기지로 만들겠다.”고 경기도 선대위 출범식에서 밝혔다. 인천은 아시안게임 국비지원에 대해서 두 후보의 견해가 비슷하다. 박 후보는 아시안게임법 개정을 통한 자금지원과 경인고속도로 무료화, 지하화 사업을 약속했다. 문 후보도 아시안게임사업에 대해 주경기장 총사업비의 30%인 1470억원을 중앙정부에서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사업 엇비슷 광주 등 호남권의 공약도 다양하다. 박 후보는 광주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와 친환경 자동차 클러스터 육성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광역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밸트 추진이 주 공약내용이다. ●대전은 ‘국제과학밸트’ 추진 충청북도에 대한 개발 공약으로 박 후보는 오송을 중심으로 한 통합교통 체계 구축과 청주~청원 통합시 지원, 충북 도시가스 보급 확대 방안을 내세웠다. 문 후보는 충주 기업도시 조기 활성화, 충북 경제자유구역 임기 내 지정 추진을 약속했다. 산업경제도시인 울산광역시 발전 공약으로 박 후보는 전 세계적인 동북아 오일허브 산업 육성과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 친환경 복지도시 건설 등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울산혁신도시를 제대로 발전시켜 부·울·경 광역경제권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홀대받던 강원 발전공약 ‘봇물’ 강원권 공약은 발전에서 소외됐던 지역인 만큼 일단 수가 많다. 박 후보는 강원 발전 공약으로 동해안경제자유구역 지정, 동서고속철도, 원주~강릉복선전철 등 교통망 확충을 내놨다. 문 후보는 강원도를 남북 협력성장 특별지역으로 지정하고, 알펜시아 정상화를 내세웠다. 두 후보 모두 지역규제 철폐와 자족기능을 담당할 산업클러스터 조성, 교통망 확충 등이 지역공약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역개발공약들의 정책적 구체성이 떨어지고, 상세한 재원마련방안에 대한 언급이 미진하다.”고 평가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미혼자도 총급여 5000만원 이하면 월세 소득공제

    미혼자도 총급여 5000만원 이하면 월세 소득공제

    미혼이어도 총급여액이 연간 5000만원 이하이면 월세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국외 유학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자녀의 해외교육비도 소득공제된다. 국세청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올해 근로소득 연말정산 안내자료를 발표했다. 내년 1월 15일부터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www.yesone.go.kr)를 통해 보험료 등의 소득공제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동안 월세 소득공제는 총급여 3000만원 이하로 배우자 또는 부양가족이 있는 근로자만 가능했다. 올해부터 ‘총급여액 5000만원 이하’로 대상이 확대되고, 단독 가구주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사는 집이 국민주택 규모(85㎡) 이하로 주민등록등본상 주소와 임대차계약서의 주소가 같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달 말까지 전입신고를 마치면 된다. 공제범위는 낸 월세의 40%로 주택마련저축공제 등을 합해 300만원까지다. ●오피스텔·고시원 제외… 반발일 듯 주택 형태도 아파트, 단독주택, 다세대, 다가구 등 주택법상의 주택만 해당된다. 오피스텔이나 고시원은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아 공제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반쪽짜리 제도’라는 원성도 적지 않다. 그동안 ‘기러기 아빠’는 해외에서 1년 이상 자녀와 동거해야 하는 등 일정 요건을 갖춰야만 교육비 공제가 가능했다. 올해부터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에 한해 이 요건이 폐지돼 해외에서 학교를 다니는 고등학생은 300만원, 대학생은 9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중·고생 1인당 50만원까지 교복 구입비를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으로 결제할 경우 교육비 공제도 받을 수 있다. 학원 수강료는 취학 전 아동의 경우만 공제가 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공제를 신청해야 한다. ●고교 - 대학생 유학비도 소득공제 청약저축이나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소득공제 산정방식은 월 납입액 10만원에서 연 납입액 120만원으로 바뀌었다. 120만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면 남은 기간에 더 불입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상환기간이 15년 이상이면서 빌린 돈의 70% 이상을 고정금리로 이자를 내거나 비거치식 분할상환을 하면 연 1500만원까지 주택자금 공제가 된다. 그렇지 않은 대출은 500만원까지만 공제된다. 혜택 차이가 큰 만큼 상환방식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총 급여액의 25%를 넘는다면 이제부터는 체크카드나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것도 소득공제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체크카드나 전통시장 사용금액은 신용카드(20%)와 달리 30%까지 소득공제가 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인재가 미래다, 군위의 교육복지 실험

    전국 초미니 자치단체인 경북 군위군이 200억원에 육박하는 자치단체 최대 규모의 교육기금을 조성하는 등 일류 교육복지를 실현해 나가 다른 자치단체와 학부모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2010년 7월 장욱 군수 취임 이후 두각을 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군위군은 11일 지역 우수인재 육성 및 열악한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교육발전기금 196억원(군 출연금 106억원, 성금 66억원, 기타 24억원)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1999년 ㈔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위원장 장욱 군수) 설립을 통해서다. 이 같은 규모의 교육(장학)기금은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최상위권으로 알려졌다. 도내 시·군의 경우 경산시 106억원, 영천시 103억원, 안동시 82억원, 의성군 68억원 등이다. 특히 군 전체 성금의 64%인 42억원이라는 거액이 장 군수 취임 이후 불과 2년여 만에 모아졌다고 군은 설명했다. 이는 열악한 교육여건 개선을 통해 인구 및 자금의 역외 유출 등을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장 군수의 각오와 열의에 주민과 출향인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결과로 풀이된다. 군은 내년 1분기 중 교육기금 2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70년대 초반 7만명을 웃돌던 군위 인구는 자녀 교육 등을 위해 인근 대도시 및 중소도시로 계속 빠져나가 현재 2만 4000여명, 재정자립도 10%에 불과하다. 군은 2000년부터 매년 교육기금 1억~7억원씩, 지금까지 총 88억여원(서울학사 구입비 35억원 포함)을 지역 각급 학교 및 성적 우수 학생 등에게 지원했다. 군은 또 내년 3월부터 지역 성적 우수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공립학원인 ‘인재양성원’ 운영에 들어간다. 학부모들의 교육비 경감과 지역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군은 최근 군비 8억 3000만원을 들여 군위읍 동서1길 옛 농업기술센터(2층)를 리모델링, 강의실 7개와 교무실, 시청각실 등을 갖췄다. 이 양성원은 내년 1월 중 군위지역 중2∼고3 학생 중 120명(중2~고1년생 각 20명, 고2~3년생 각 30명)을 시험 선발한 뒤 방과후 학습 지원 형태로 평일 4시간, 주말 보강수업 등을 실시한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군은 양성원 운영을 위해 매년 교육기금 10억원씩을 투입할 예정이다. 군위지역에는 중·고교 9곳이 있지만 변변한 학원 하나 없는 실정이다. 군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2007년까지 수십년째 계속 감소하던 고교 학생수가 2008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496명으로 5년 만에 131명이 증가했다. 우수 대학 진학 성과도 내고 있다. 2004년 서울대 진학생을 처음 배출한 데 이어 매년 서울대 등 서울지역 명문대학에 다수의 학생을 진학시키고 있다. 장 군수는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비 걱정 없이 오로지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더욱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중단 없는 지원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미주통신] 유대교 지도자 미성년 59차례 성학대 파문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유명한 유대교 지도자가 12세 소녀를 종교 상담을 핑계로 무려 59차례나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 최고 법원은 10일(현지시각) 미성년자를 성적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유대교 하시드의 종교 지도자 네체야 웨버만(54)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1차 판결했다. 웨버만은 2007년 지역 유대교가 당시 12살이던 피해 소녀를 신앙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종교 상담을 맡겼으나, 오히려 자신의 사무실 등에서 59차례에 걸쳐 오랄 섹스를 강요하고 포르노 행위를 강요하는 등 성폭행을 일삼아 왔다고 법원은 밝혔다. 현재 18살이 된 피해 소녀는 법정에서 “3년 넘게 치욕적인 행위를 강요받았으며 죽고 싶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1차 판결과 함께 즉각 구속된 웨버만은 이러한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현재 물적 증거를 확보하고 있지 못한 검사 측은 웨버만이 기부금으로 이 소녀의 학비를 내고 속옷을 구입해 주는 등 정황 증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번 미성년자의 성폭행 혐의가 확정될 경우 웨버만은 최대 징역 25년형에 처해질 것으로 보여 향후 재판 결과에 지역 사회 주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2013 대입 정시 가이드]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립 한국방송통신대는 내년 1월 10일까지 2013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모집 인원은 인문·사회·자연·교육과학대학의 22개 학과(전공)에서 신입생 2, 3학년과 편입생 등 모두 16만여명이다. 별도의 시험은 없으며 신입생의 경우 고등학교 성적, 편입생의 경우 출신대학 성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편입학만이 가능한 간호학과와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몇몇 학과를 제외하고는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다. 4년제 정규 국립대학으로, 졸업 후에는 국내외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고, 현역 입영 대상자는 24세까지 병역 연기도 가능하다. 재학생 80%가 직장인으로, 체계적이고 다양한 학업지원을 받으면서 자기계발을 꾀할 수 있다. 한 학기 등록금은 40만원 내외로 일반 대학의 10분의1, 사이버대학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성적우수 장학금 외 교육보호대상자, 기초생활수급권자, 장애학생 등 소외 계층을 위한 다양한 학비 감면 제도도 운영 중이다. 강의는 PC, 스마트폰 등을 통한 원격 강의와 면대면 출석 수업을 병행한다.
  • [민심현장을 가다] (3) 충청

    [민심현장을 가다] (3) 충청

    충청 지역의 표심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충청은 2002년 16대 대선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노무현 후보에게,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 유치를 약속한 이명박 후보에게 높은 지지를 보내는 등 ‘실리주의’ 투표 성향을 보여 왔다. 지난 4·11 총선 때 평균 정당 득표율은 새누리당 35.61%, 민주통합당 34.70%, 선진통일당 16.55%로 나타났다. ●충북지역 “결정 못했다” 많아 최근에는 이 지역의 ‘맹주’였던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하면서 팽팽했던 힘의 균형이 새누리당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밑바닥 민심은 세부 지역별로 천차만별이어서 표심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충남 공주에 사는 회사원 김금옥(47)씨는 2일 “여성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을 했으면 한다. 이미지도 편안하고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논산의 김연옥(62)씨도 “내 주위 사람 대부분이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선 두 사람 모두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고 관심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젊은 층에선 문 후보 지지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박 후보는 과거 행적 때문에 지지하기 꺼려진다.”(이상대·36·공주), “반값 등록금만 봐도 문 후보의 공약이 낫다.”(방진호·24·공주), “문 후보는 보통 사람의 고충을 잘 알 것 같다.”(이진우·45·당진)는 의견이 많았다. 세종시에서는 정부청사가 들어선 한솔동 주변과 기타 지역의 지지 성향이 확연히 차이 났다. 조치원읍에서 식당을 하는 홍종필(70)씨는 박 후보에 대해 “당을 이끄는 능력이 남자보다 낫다.”며 “대통령이 돼 정치를 해도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김상희(47)씨는 “그래도 여당이 되는 게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반면 한솔동에 거주하는 정재욱(40)씨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이 지역 국회의원이니 문 후보와 서로 도우면 세종시에 대해서도 건설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임정민(40)씨도 “박 후보가 세종시를 위해 한 것은 원안을 지켰다는 것 하나이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여야 모두 ‘플러스 알파’(+α) 공약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세종시 출범 이후 뚜렷한 변화가 없다 보니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는 부동층도 상당수 있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지훈(39)씨는 “문 후보 쪽으로 마음이 가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면 새누리당을 찍어야 한다는 고객도 많아 잘 모르겠다.”고 했다. 대전에선 문 후보의 상승세가 조금씩 감지됐다. 이곳에서 만난 10명의 유권자 가운데 6명이 문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회사원 이태형(39)씨는 “문 후보는 깨끗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박 후보는 정치인보다는 대통령 부인 스타일”이라며 “특히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도 나중에야 입장을 피력한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유경상(54)씨는 “박 후보는 무슨 일이 생기면 가만히 있다가 여론 추이를 봐서 대응한다.”며 “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충북 지역 유권자들은 표심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회사원인 이윤희(42·청주), 박백신(23·청주)씨 등은 “(후보 단일화) TV토론을 보고 문 후보를 지지하게 됐다. 그래도 문 후보가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할 것 같다.”고 했지만 박 후보를 지지한 60대 이상 고령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표심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安 사퇴 뒤 그 사람이 그 사람” 충청 지역에서 만난 유권자 중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7명 가운데 4명도 “이제 그 사람이 그 사람 같다.”고 했다. 대전의 강세용(35)씨는 “박 후보는 재벌 개혁에 관심이 없는 것 같고 문 후보는 참여정부의 그림자가 너무 강하다.”고 지적했다. 충북 청주 지역의 노조활동가인 구철회(32)씨는 “문 후보는 새 시대를 여는 첫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정책적으로 와 닿지 않고 박 후보는 공약이 그동안 새누리당이 해 온 정책 방향과 많이 달라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충청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선택 2012 D-19] 朴·文 지역개발 ‘말의 성찬’

    [선택 2012 D-19] 朴·文 지역개발 ‘말의 성찬’

    18대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가열되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지역개발 공약과 관련해 화려한 ‘말의 성찬’을 쏟아내고 있다. 재원 확보 방안은 제대로 제시하지 않으면서 선심성 개발사업에 ‘립서비스’를 아끼지 않는 대선판의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선거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내놓은 ‘동남권 신공항’ 등 대형 지역개발 공약과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쏟아낼 지역개발 공약까지 계산하면 나라 재정이 거덜나거나 공약 자체가 ‘공수표’에 그칠 가능성이 커보인다. 박 후보는 지난 사흘간 대전과 충남, 전북, 인천 등 모두 30여곳을 찾아 개발사업을 발표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지난 27일 대전에서 “선(先) 국고 지원을 해서라도 과학비즈니스벨트 부지 매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 하나에만 연간 50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충남 보령과 전북 익산에서는 “동서 5축 고속도로 건설과 국가 식품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28일에는 충남 홍성과 태안, 수원 등을 돌며 각각 내포신도시 지원과 해양환경 복원, 명품 관광도시 육성 등을 약속했다. 29일에는 인천을 찾아 ‘인천아시안게임 예산 지원’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문 후보는 27일부터 사흘간 부산과 창원, 대전, 세종, 진주, 김해 등 22곳을 찾아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7일 부산에서는 “인천공항과 맞먹는 허브 공항으로 클 수 있는 위상을 가진 동남권 신공항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고, 같은 날 창원에선 경남을 첨단산업과 융복합산업의 신산업 수도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28일 충남 아산에선 “천안, 아산, 당진 산업벨트를 국제적인 첨단 산업벨트로 발전시키겠다.”고 했고, 세종시에선 “제2의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분원, 프레스센터를 세종시에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에선 과학벨트 부지 매입비의 전액 정부 지원을 공약했다. 이에 대해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대선을 앞두고 발표되는 지역개발 공약은 진정성이 떨어지고 재원 규모를 생각하면 ‘무상 복지’ 이상의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시선집중] (8) 중랑구 ‘문병권표’ 교육정책

    [시선집중] (8) 중랑구 ‘문병권표’ 교육정책

    ‘교육 발전 없이는 지역 발전도 없다’는 문병권 중랑구청장의 소신은 ‘꿈을 키우는 역동의 교육도시-중랑’이라는 슬로건에 고스란히 담겼다. 3연임 규정에 묶여 다음 기초지방자치단제장 선거엔 나서지 못하지만 그는 29일 “남은 2년 임기에도 줄곧 견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발표된 ‘서울시 자치구 주민 교육환경만족도’ 조사에서 중랑구는 2005년 25위에서 2011년 9위로 16계단이나 솟구쳤다. 문 구청장이 교육에 얼마나 힘쓰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문 구청장은 “최근엔 집안 경제 격차가 교육 격차로 대물림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경향을 띤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으로 기존 장학사업을 두고도 ‘중랑장학기금 111기부운동’에 눈을 돌리게 됐다. 무엇보다 정성을 쏟는 부분이다. ‘1가정 1년에 1만원씩’ 거들자는 뜻이다. 지난 9월 첫발을 떼 3개월도 되지 않아 4억 7000만원을 모았다. 문 구청장은 “17만 4470여 가구 가운데 30%만 참여해도 5억원이라는 큰 정성이 모인다.”면서 “길게는 교육 문제 탓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지 않는 중랑구를 만드는 데 큰 몫을 해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을 비롯해 청·장년층에서 노년층까지 각계각층의 개인과 단체, 업체, 업소 등 1만 1000여명이 동참했다. 구는 2020년까지 100억원 모금을 목표로 삼았다. 민선 3기 취임 초기인 2003년 2억원이던 교육경비 지원도 해마다 거의 2배씩 늘려 10년 사이 392억원을 쏟아넣었다. 2010년 면목고 기숙사 건립에 40억원을 보태 서울 시내 첫 기숙형 자율형공립고로 우뚝 서도록 도왔다. 특히 성적 상위 2% 이내인 중학생이 지역에 있는 고교로 진학하면 매년 180만원씩 학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명문대 진학 고교생에게도 1인당 200만원을 지급한다. 성적우수자, 저소득층 자녀, 특기생 등 다양한 형태의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물론이다. 2008년엔 ‘교육경비보조에 관한 조례’ 중 보조금 지원 비율을 세수 총액의 5%에서 8%로 높였다. 덕분에 전체예산 대비 교육투자 비율이 4.55%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강남구(6.17%)와 성남시(4.67%)에 이어 세 번째로 발표되기도 했다. 방과후 학력증진 특별반도 자랑거리로 빼놓을 수 없다. 우수 중학생의 유출을 방지하고 고교 학력 신장과 함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지난해 묵1동 태릉고와 망우1동 송곡여고, 망우3동 혜원여고를 거점 학교로 지정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최고 수준의 외부 강사와 우수 교사를 초청해 사교육비 부담을 덜고 있다. 올해 4억 8000만원을 지원해 고교 성적 상위 5% 이내 학생을 대상으로 8개교 총 649명 규모로 편성했다. 성적 향상도에 비춰 첫 대상인 고교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내년 초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낼 전망이다. 상봉동 신현고 양재현(18)군의 경우 교육과학기술부 주관 이공계 장학생 전국 100명에 뽑혀 4년 전액 국비 지원을 보장받은 데다 서울대, 일본 공대 7개교 중 선택해 입학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교과부 1+3 국제전형 폐쇄명령… “국내학위 부여 안돼 위법행위”

    일부 대학이 편법적으로 운영해 온 외국대학 유학 프로그램 ‘1+3 국제전형’이 폐지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9일 “감사원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전면 수정을 요구해 검토한 결과 위법사항이 발견됐다.”면서 “해당 대학들에 교육과정 폐쇄 명령을 내리고, 내년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1+3 전형은 국내 대학들이 부설 평생교육원 등에서 1년을 다닌 뒤 협약을 맺고 있는 해외 대학에 입학할 자격을 부여하는 유학 프로그램이다. 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SAT)을 보지 않아도 되고 토플 등 영어 공인점수가 없어도 돼 연간 2000만원이 넘는 학비를 받고 있다. 교과부 측은 “국내 학위가 부여되지 않아 고등교육법상 교육과정 공동운영에 해당하지 않고 평생교육원 프로그램도 관련법 위반”이라면서 “외국 대학의 학생을 대신 모집하는 역할에 그쳐 외국교육기관특별법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기고] 국책사업, 원조의 성공모델로/김상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기고] 국책사업, 원조의 성공모델로/김상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국책사업을 공약하는 선거의 계절이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은 국민에게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만큼 이들의 유치를 둘러싼 갈등 요인도 크다. 선거를 앞두고 타당성과 합리성의 원칙 없이 표만을 의식한 선심성 공약이 가져온 결과이다. 대표적인 예가 동남권 신공항 및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건설이다. 동남권 신공항은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내건 공약으로 입지 선정이 다가오면서 경남 밀양을 지지하는 4개 도시와 부산 가덕도를 미는 부산시 간에 갈등이 첨예화됐다. 과학벨트도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의 충청권 표심을 염두에 둔 선심성 공약이었으나 효율성이 떨어지자 나온 ‘백지화 발언’으로 충청권의 반발과 각 지차체의 유치전으로 갈등이 증폭됐다. 이러한 국책사업들의 공통점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베푸는 ‘공짜선물’이라는 점으로, 지방정부의 중앙정부 종속구조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공짜선물인 원조사업을 잘 이용해 오늘날의 발전을 이룩한 대표적인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1960년대 말 미국 원조로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사례를 보자. 첫째, KIST는 미국의 기초과학연구원 설립 제안과 달리 우리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우리 기업과 직접 연계할 수 있는 응용과학연구원으로 설립했다. 둘째, 한국과 미국의 50대50 자금이 투입된 KIST는 우리 자금의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시설 건축에 제한했다. 미국 자금은 우리에게 없는 기술을 습득하는 데 사용했다. ‘물고기를 받는 대신 물고기 잡는 방법’을 배우는 데 활용한 것이다. 셋째, 철저하게 성과를 관리했다. 원조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받는 나라의 사정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점이다. KIST는 미국 본부 측의 승인절차로 사업이 지연되자 청와대가 직접 개입했다. 결국 미국 대외원조청장이 방한해 본부직원을 파견, 사업기간을 단축시켰다. 국제사회에서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받는 나라의 주인의식(ownership)과 성과관리를 강조하고 있는 이유를 우리 경험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는 민주주의 제도에서 국책사업 공약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첫째, 지자체가 지역의 실정에 타당한 사업을 마련한 경우에 한해 공약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원조기관들이 자국의 실정에 적합한 ‘빈곤감소전략보고서’를 작성한 국가에 대해서만 원조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 둘째, 국책사업은 철도·도로·항만 등 외부파급효과가 큰 사업으로 국고 지원이 불가피하나 외부효과만큼 지원하고 나머지는 자체 부담토록 해야 한다. 책임의식과 함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셋째, 국고 지원은 성과에 따라 차등화하고 철저한 성과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2011년 부산세계원조총회를 통해 국제사회는 원조모범국으로 우리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원조에 관한 논의가 실종된 상태다. 우리가 받은 원조의 성공모델을 지방자치제도의 발전을 위한 국책사업에 적용하는 것은 우리를 따라오려는 개발도상국에 또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 [선택 2012 D-20] 朴은 西, 文은 東

    [선택 2012 D-20] 朴은 西, 文은 東

    대선 후보들의 움직임은 곧 전략이다. 어디를 찾는지 보면 승부수를 엿볼 수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서부축,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경부축을 각각 ‘공략 1순위’로 삼았다. 우선 박 후보는 선거운동 개시일인 27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참배한 뒤 첫 유세지로 대전을 찾았다. 이어 28일까지 1박 2일 동안 세종시와 충남, 전북, 경기 남부 등 이른바 ‘서부 중도 벨트’에서 19차례 유세전을 펼쳤다.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PK)이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상황에서 다소 의외의 선택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선거 전략의 핵심이 상황에 따라 지지 후보를 갈아타는 ‘유동층’ 공략에 맞춰졌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서부 중도 벨트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동층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면서 “대선 승리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은 또 박 후보가 공을 들이는 세종시와 과학비즈니스벨트(대전·충청), 새만금(전북) 등 ‘약속 행보’와 관련성이 높다. 이 중 전북은 야권의 PK 지역 공략에 맞대응하기 위한 ‘역공 카드’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만큼 박 후보가 내세우는 정치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얘기다. 박 후보는 29일 인천을 방문한 뒤 30일부터 1박2일 동안 부산·경남을 찾을 예정이다. 야권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PK 수성’ 전략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선거 초반에는 격전지역과 열세지역 위주로 동선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경부축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27일 첫 거리 유세지로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를 선택하는 등 박 후보보다 한발 먼저 PK를 찾았다. 부산·경남(27일)과 충청(28일)에 이어 전남·경남(29일), 울산·대구·경북(30일)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텃밭 지역보다는 새누리당의 아성 지역을 공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안철수 무소속 전 후보의 사퇴로 인한 이탈표를 차단하는 데도 방점이 찍힌 행보로 보인다. 영남권은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가장 많은 야권 지지층이 부동층으로 돌아선 지역이라는 게 자체 분석이다.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의 PK 지지율은 안 전 후보 사퇴 전만 해도 40%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일부 여론 조사에서 30% 안팎으로 떨어진 상태다. 영남권에서는 단일화 효과가 미미하다는 의미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야권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며, 이것이 정권 교체의 첫걸음이란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남은 이미 안 전 후보 사퇴 이전부터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당분간 공략 순위에서 뒤로 미뤄둘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토의 동서를 오가는 동선을 이어가며 균형발전 전략을 상징적으로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선택 2012 D-20] 朴 “文이 집권하면 나라 두쪽” 文 “朴, 빵점정부 공동책임자”

    [선택 2012 D-20] 朴 “文이 집권하면 나라 두쪽” 文 “朴, 빵점정부 공동책임자”

    ■“무책임한 변화땐 국민 혼란 文 집권땐 국제사회 고아될 것” 文 직접 지칭 비판 강도 높여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8일 이틀째 충남 지역에 머물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향한 공세를 이어 갔다. 특히 문 후보 역시 이날 충청에서 유세를 펼치는 것을 의식한 듯 비판의 강도를 더 높였다. 지금까지 문 후보를 “야당 후보”라고 지칭했지만 이날은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라며 정면으로 부딪쳤다. 전날 ‘준비된 미래’ 대(對) ‘실패한 과거’ 구도를 내놨던 박 후보는 이날은 ‘책임 있는 변화’ 대 ‘무책임한 변화’로 문 후보를 공격했다. 박 후보는 오후 태안읍에서 가진 유세에서 “선거 때마다 누구나 변화를 얘기하지만 무조건 바꾼다고 국민의 행복과 연결되지 않는다.”면서 “무책임한 변화는 오히려 국민을 더 혼란스럽고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쇄신도 이뤄지고 발전도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 시대의 첫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으로 변화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문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전날에 이어 “자신들의 코드에 맞게 나라를 뒤엎는 데만 온 힘을 쏟았다.”고 참여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국민이 준 기회를 다 놓쳐버리고 이제 와서 다시 정권을 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천안에서는 참여정부를 “역대 최악의 양극화 정권”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또다시 민생과 상관없는 이념에 빠져 나라를 두 쪽으로 만들고 갈등과 분열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에게) 나라의 운명을 맡기는 일, 도박이 되지 않겠느냐.”, “문 후보와 그 세력들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고아가 될 것”이라는 등 비판의 수위도 매우 높아졌다. 박 후보는 “저는 만사 제쳐 놓고 무엇보다 민생을 챙길 것이고 국민대통합으로 모두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하며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박 후보는 이날 충남 홍성, 예산, 서산, 태안, 당진, 아산, 천안 등 7곳에서 유세를 펼치고 “충청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리고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잡고 나라를 지켜 주었다.”면서 “실패한 과거 정권의 부활을 막아주시고 책임 있는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오후에는 경기 평택, 오산, 수원으로 이동해 지지를 호소했다. 29일에도 서울 서부권, 경기 김포, 인천 등에서 유세를 이어 가며 최대 부동층으로 꼽히는 수도권과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예산·태안·천안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朴의 새누리, 세종시법안 발목” ‘정권심판론’으로 친노프레임 극복 “과학벨트 예산 국고 지원” 약속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8일 ‘이명박 정부 빵점론’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으며 충청 민심에 호소했다. 새누리당의 ‘친노(친노무현) 프레임’ 대응 전략으로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박 후보에 대한 공격 포인트도 ‘유신 독재세력 잔재의 대표’에서 ‘MB정권 공동 책임자’로 바꿨다. 선거 구도가 자칫 ‘박정희 대(對) 노무현’ 구도에 갇힐 경우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무당파 층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한 까닭이다. 문 후보는 이날 대전역, 신탄진을 비롯해 세종·당진·아산·천안시를 돌며 ‘중원유세’를 펼쳤다. 대전역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문 후보는 박 후보가 자신을 “실패한 정권의 핵심 실세”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잘한 것 하나도 없는 빵점 정부”라고 전제한 뒤 “박 후보는 빵점 정부의 공동 책임자”라고 맞대응했다. 그는 “참여정부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 한계에 대해 저희도 성찰 많이 한다. 그러나 잘한 것도 많았다는 게 국민들의 평가다.”라면서 “참여정부 성적을 100점 만점에 짜게 줘서 70점 어떤가.”라고도 했다. 연설 서두에서 “참여정부가 못다 이룬 꿈을 마저 이루기 위해 제가 나왔다.”고 밝힌 문 후보는 안철수 지지층을 겨냥해 “안 전 후보가 흘렸던 눈물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미안한 심경부터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거듭 밝힌 뒤 “결승에 나갈 후보를 후보 간 협상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겠다.”고 역설했다. 결선투표제 공약을 이번 대선의 핵심 화두로 삼아 개헌 논의를 선점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 충청 지역민들의 숙원 사업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예산 전액을 국고로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세종시로 자리를 옮겨서도 문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한 비판 강도를 낮추지 않았다. 그는 “박 후보가 세종시는 본인의 신념이자 소신이라고 주장했는데, 새누리당은 얼마 전 국회 행안위에서 세종시 특별법 개정안을 무산시켰다.”면서 “박 후보는 겉과 속이 다른 후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종시 특별법을 원안대로 연내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면서 “세종시를 사실상의 행정수도로 발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당 쇄신 차원에서 지난 18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해찬 의원도 참석해 문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문 후보는 아산시 온양온천역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충남 논산 출신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중 있는 정치인으로 띄웠다. 그는 “안 지사가 차세대 국가 지도자로 전국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면서 “전국적 정치지도자로 커 갈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세종·아산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세종시 외국대학 설립 허용

    세종시에 외국 대학 설립이 가능해졌다. 국토해양부와 행복도시건설청은 25일 세종시에 외국 대학 설립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 통과로 그동안 경제자유구역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외국 교육기관 설립이 이제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 지역에서도 가능해졌다. 정부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서 불과 3㎞ 떨어진 행정중심복합도시에 국제 규모의 교육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앞으로 과학기술 인력 양성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복청은 지난 5월 독일 마틴루터대, 호주 울런공대, 일본 규슈공대 등과 세종시에 글로벌 융복합 컨소시엄 대학을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외국 대학 유치에 나섰지만 근거 법률이 없어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Weekend inside-금융소비자보호처 민원센터 가보니] 후순위채 피해·늑장 보험금·대출사기…줄잇는 서민의 ‘울분’

    [Weekend inside-금융소비자보호처 민원센터 가보니] 후순위채 피해·늑장 보험금·대출사기…줄잇는 서민의 ‘울분’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금융소비자 보호기구’의 독립 여부다. 금융감독원 아래에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아예 별도의 전담 기구로 만들자는 주장과 지금 이대로가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 민원센터를 잇따라 찾았다.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감원 1층. 경기 분당에서 왔다는 60대 부부가 힘없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 부부는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2006년 D증권사를 통해 토마토1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을 샀는데 구제받을 길이 없어 막막하다고 했다. 파산으로 이미 저축은행의 인가가 취소돼 금감원의 조정도 받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답답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금소처를 찾았다는 부부는 “아이들 학비까지 아껴 1500여만원을 모았는데 모조리 날리게 생겼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딱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주부 A씨도 “증권사들이 후순위채를 팔 때, 기업이 파산하면 다른 채권자들의 빚을 모두 갚은 뒤에나 상환받을 수 있는 ‘위험한 상품’이라는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A씨는 “다른 채권에 비해 금리가 높다는 점만 강조했다.”면서 “정부가 허가를 내주고 세금까지 받는 저축은행이 망할 리 없다며 판매를 유도해놓고 이제 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으라고 하니 속이 터질 지경”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는 중에도 민원창구의 전화기는 쉼 없이 울려댔다. 경기도에 산다는 40대 남성 B씨는 시도 때도 없이 걸려 오는 모 캐피털사의 대출 권유 전화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B씨는 “금감원에 처음 민원을 내고 나서 얼마 안 돼 해당 캐피털사에서 모든 영업조직의 유선 전화를 없애기로 했다는 공문을 보내 왔길래 안심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또다시 ‘대출 스토킹’이 시작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회사 영업 직원이 전화번호만 바꿔 하루에도 수십통씩 ‘대출받으라’는 전화를 걸어 온다는 것이다. 공문은 꼼수에 불과했다며 B씨는 분통을 터트렸다. 보험사의 늑장 보험금 지급도 ‘단골 민원’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 10일 서울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한 C씨는 최근 범인을 직접 잡아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계속 미뤄 센터를 찾았다. 가해자는 처음엔 딱 잡아떼다가 블랙박스 영상을 들이대자 마지못해 사고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가해자의 보험사는 “C씨가 일부 파손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부인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미뤘다. D씨도 보험사가 3일 안에 상해보험금을 주기로 해 놓고 퇴원한 지금까지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온라인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이때 흥분한 남성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아들었다. 분을 삭이지 못하는 50대 남성 E씨의 사연은 이랬다. 2010년 2월 저축성 보험이라는 직원의 설명을 듣고 보험상품 2건에 가입해 꼬박꼬박 돈을 내 왔는데 최근에 알고 보니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종신보험이더라는 것이다. E씨는 “그래 놓고는 보험 가입 설계서조차 보내주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이런 식으로 고객을 속일 수가 있느냐.”며 가슴을 쳤다. 대출 사기 덫에 걸린 사회 초년생도 전화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취직한 지 얼마 안 돼 회사 인사부에서 “본인 확인과 월급통장 발급에 필요하다.”며 주민등록 등·초본, 신분증, 휴대전화, 신규 통장, 보안카드를 제출하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다가 수백만원의 대출금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하소연이었다. 사기당한 사실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도주한 뒤였다. 금감원의 ‘통장 대여자 처벌 강화’ 조치에 따라 이 남성은 향후 금융 거래에서 제약을 받는 것은 물론 자칫 형사 처벌까지 받게 될 수 있어 상담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센터를 나오는데 한쪽 구석에 60대 여성이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2년 전 저축은행 후순위채에 1억여원을 투자했다가 저축은행이 퇴출되는 바람에 아직도 돌려받지 못했다는 F씨였다. 길거리에 버려진 냉장고를 주워 쓰며 알뜰히 모은 돈을 조금 더 불려 보려다가 ‘노후’가 날아갔다며 울먹였다. 밤 11시, F씨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식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니 실명이나 사진이 나가면 안 된다는 읍소였다. 전화를 끊기 전 F씨가 말했다. “돈을 떼이고도 우리는 이렇게 죄인처럼 살아요.”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기업 뺨치는 美 영리대학의 명과 암

    기업 뺨치는 美 영리대학의 명과 암

    고등교육이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한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자본주의의 첨단 미국에는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대학이 있다. 규모가 큰 영리대학은 월가(街)에 상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우려도 터져 나온다. 매년 연방정부로부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기금을 지원받지만, 교육의 질이나 학생의 장래보다는 수익에만 몰두하기 때문. 미국 대학을 모델 삼아 생산성(?)이 떨어지는 학문 단위는 폐쇄 혹은 축소하고, 건물과 강의실은 기업가치를 홍보하는 전시장으로 탈바꿈하는 등 기업화를 추구하는 국내 대학과 이를 방조하는 교육당국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22일 밤 11시 15분에 방송되는 EBS의 ‘다큐10+: 대학주식회사-미국 영리대학의 빛과 그림자’에서는 기업 뺨치는 미국 영리대학의 실태와 문제점을 알아본다. 미국 영리대학의 아버지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출신의 인문학자 존 스펄링이다. 1976년 스펄링은 피닉스대학을 세우고 대학을 기업처럼 운영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2009년 연간 매출액은 40억 달러, 순수익은 5억 9800만 달러에 이른다. 그 자체로 하나의 기업인 셈. 물론, 상장도 돼 있다. 공식적으로 학사, 석·박사 등의 학위를 수여하기 때문에 학위가 필요한 많은 사람들이 등록한다. 학부생 약 42만명에 대학원생은 7만 8000명이 등록돼 있다. 학생 수로 볼 때 미국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대학으로 꼽힌다. 학기가 시작하는 때는 정해져 있지 않다. 강사는 단기계약으로만 채용한다. 다양한 교과과정을 제공하고, 새 강좌 개설이 쉽고, 온라인 강좌도 적극 활용한다. 간호나 정보통신(IT), 경영 등 기업들의 인력수요가 많은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한 덕에 빠르게 성장했다. 최소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추구하는 피닉스대학의 성공 이후 미국에는 많은 영리대학이 생겨났다. 현재 이런 종류의 대학만 200개가 넘고, 그 숫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문제점도 적지 않다. 영리대학의 학비는 평생교육기관인 지역사회대학보다 5~6배, 주립대보다는 2배 이상 비싸다. 수입의 20~30%는 마케팅 비용으로 쓴다. 입학이 결정되면 연방정부의 학자금 지원과 대출을 알선해 준다. 하지만 비싼 학비와 마구잡이식으로 학생을 유치한 탓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비율이 일반대학보다 훨씬 높다. 교육 내용이 광고보다 부실한 대학도 적지 않다. 오바마 1기 행정부는 미국의 대졸자 비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장담했지만, 지역사회대학과 주립대학이 막대한 고등교육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현실이라 영리대학에 대한 규제와 감독은 쉽지 않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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