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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캠퍼스의 눈/ 학벌은 한국의 카스트제도

    수능점수 따라 한 줄로 늘어서게 만드는 현재와 같은 대학서열 구조에서 대학간 학점교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왜냐하면 ‘학벌'이라는 것 때문에 수험생이 겪는 고통은 실로 엄청나고전사회가 감당하는 손실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수험생은 ‘명문대=성공'이라는 공식을 풀어내기 위해 공부를 한다. 그러나 이것은 학벌사회로 들어가는 준비운동에 불과하다.영어와 수학 점수를 신화화한 이 학벌주의는 사회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지원서를 써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그 다음이최종학력과 출신대학이다. 토익·토플 점수도,형식적인 자격증 만능주의도 문제지만 이를 일거에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학벌이다.게다가 명문대 선배가 자기후배 끌어당기기 작전까지 벌이는 요즘이다.학벌에 의한 임금차별,승진차별은 물론 결혼에 이르기까지 학벌은 언제고 쫓아온다. 학벌로만 모든 것을 판단하는 사회는 개성과 능력 모두를 무시한다. 우리는 언제까지 한국판 카스트제도의 노예로만 살아갈 것인가?대형학원도,교육관료도,소위 일류대학 관리들도 도무지 한국교육·한국사회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같다. 요즘 우리사회는 하버드대 졸업장을 버린 빌 게이츠 등 사회적 통념에 얽매이지 않고 제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지만 실제로는 뒤만 돌아서면 1∼2점으로 서열매기기에 앞장선다. 대학생마저 이러한 경쟁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 학벌을 통해 신분상승을 꾀하는 모습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수희 이대학보사
  • 대학 졸업 어려워진다

    앞으로 일정 수준에 미달하면 대학을 졸업시키지 않는 각종 ‘인증제’가 도입될 전망이다.산업계와 학계도 대학 졸업생의 학업성과를검증하는 제도를 만들 방침이다. 교육부는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관계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4차 인적자원개발회의를 열고 이같은 ‘중장기과제’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성균관대가 실시하고 있는 ‘삼품제(三品制)’,이화여대의 ‘이화인증제’와 같이 토익이나 토플,컴퓨터 등에서 일정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대학생의 졸업을 제도적으로 어렵게 만들어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기로 했다.이를 위해 산업계와 학계도 공동으로대학 졸업생의 학업성과를 인증하는 제도를 도입,학벌보다 능력위주의 인재육성을 권장할 계획이다. 기업에 취업할 때도 임금·근로조건뿐만 아니라 능력개발과 재교육등의 학습계약도 체결토록 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대학교육의 전문성을 위해 각종 국가고시제도를 대학의 교육과정과연계시키는 방안도 추진된다.예컨대 구상 중인 법학전문대학원 등을통해 대학원 과정 이수자에게 사법고시에서 일정 혜택을 부여한다는것이다. 남북관계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북한의 교육·인적자원 실태 및문제점 파악,여성채용목표제 실시,직장인들의 교육열을 높이기 위한유·무급 학습유가제 시행 등의 방안도 논의됐다. 관계부처는 이날 인적자원개발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연말까지‘국가인적자원개발촉진 특별법’을 마련,내년 초까지 제정·시행하기로 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김완기 광주시 행정부시장 34년만에 1급 관리관직에

    “학벌 중심,고시 중심의 관료사회에 변화의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공무원의 최하위직인 9급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김완기(金完基) 광주시 행정부시장(56)이 최고 직급인 관리관으로 승진해 화제가 되고있다. 김 부시장은 18일자로 이사관(2급)에서 관리관(1급)으로 승진,직업공무원으로서는 최고의 직위에 올랐다. 66년 당시 5급을(현재의 9급) 공채로 공직에 발을 내디딘 후 34년만이다. 광주고 졸업이 최종학력인 그는 타고난 성실성과 깔끔한 일처리로능력을 인정받아 승진을 거듭했다. 89년 구례군수를 시작으로 나주군수,내무부 기획예산담당관과 행정과장,지방행정연수원 기획부장,광주시·전남도 기획관리실장 등 요직을두루 엮임했다. 뛰어난 기획력과 추진력,원만한 대인관계 등으로 공직사회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지난해 8월 광주시 행정부시장으로부임한 이후 상무소각장,도심철도 이설 등 굵직한 현안을 성공적으로추진하기도 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 [대한광장] 언론 지배구조의 개혁

    재벌의 대명사와도 같았던 현대 정주영씨 일족이 경영에서 손을 떼고 물러난다고 한다.정씨와 그 아들이 슬며시 경영일선에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가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여 기업지배 구조가 개선되는 신호탄이기를 기대한다. 종업원을 머슴 부리듯 하고,몇 퍼센트도 안되는 지분으로 황제처럼 군림한것이 재벌이었다.부실한 경영은 일반적이었고,은행돈도 마구 갖다 써 경제위기를 자초한 장본인도 재벌이었다.그뿐인가.재벌들은 막대한 부패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하고 언론사업체에는 광고비 명목으로 매년 수 천억원의 자금을공급하였다.그러니 경제,정치,언론이 성할 리가 없다.이런 체제의 한가운데는 족벌체제가 있었다.정주영씨는 이를 혁파하는 선언을 하고 물러났다. 정주영씨의 퇴진과 함께 눈총받는 또 하나의 족벌 체제가 있다.언론족벌이그것이다.언론족벌이란 사주가 신문사나 방송사를 대대손손 세습하여 소유하고,경영과 편집의 전권을 장악해 여론을 지배하는 후진적인 언론지배구조를말한다.그동안 재벌,군벌,학벌에 대한 비판은상당히 나왔다.그래서 군벌이나 재벌의 힘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으며,학벌도 능력 위주로 바뀌고 있음은우리가 느끼는 바이다.그러나 언론재벌은 요지부동이다.일제시대를 거쳐,미군정,박정희∼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김영삼∼김대중으로 이어지는 민간정권에까지 왔건만 언론재벌의 끈질긴 생명력,이를 어찌해야 하는가. 언론재벌의 공통점은 소유독점과 경영의 밀폐성이다.사주는 이를 매개로 편집과 보도 논조에 대해서도 완전한 통제력을 행사하였다.한국일보의 장씨 가계가 98.8%,조선일보의 방씨 일가는 86.6%,동아일보의 김씨 가계는 66%,중앙일보는 지분의 대부분이 보광그룹의 홍씨에게 있으며,삼성그룹과 질긴 연을끊지 못하고 있다.국민일보 지분은 조씨 일가가 100% 소유한다.SBS와 지역민방도 대기업의 사유물처럼 운영된다. 언론재벌은 준재벌급 기업이다. 1999년 10개 중앙지는 총 1조 7,131억원을벌었다.조선일보가 3,912억원,중앙일보가 3,344억원,동아일보가 3,105억원을벌어 대기업 부럽지 않은 실적을 냈다. 그래서 3개 신문사업체는 전국지시장의 60.4%를 차지한다.여기에 2,314억의 수입을 낸 한국일보까지 포함하면시장점유율은 73.9%로 올라간다. 언론재벌은 신문,잡지,출판,인터넷사업 외에도 호텔,여행사,출판사,골프장,인쇄소 등에 문어발 식으로 투자하였고,정보통신주를 비롯한 각종 주식지분도 상당하다.이뿐인가.전국에 걸쳐 4대 신문재벌이 갖고 있는 부동산도 엄청날 것이라고 추산된다.그러나 이것만 갖고는 부족했는지 대통령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밀어넣으려 했다.이들에게 언론의 자유는 돈버는 자유에불과하며,편집도 사주의 권리이다.편집의 독립이니 자율성이니 하는 말은 잠꼬대 같은 소리이다.그러니 언론재벌에게 민주적인 여론 형성의 기능을 기대하는 것은 안될 말이다.그래서 재벌이 한국사회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보다언론재벌이 허위,왜곡정보를 전파함으로써 끼치는 사회적 손실이 더 크다고말하면 과장일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긋지긋한 언론재벌 체제에서 벗어날수 있을까. 그것은 첫째,소유의 분산이다.사주 일족에 독점된 주식을 공개하여 소유의 다원화를이루는 것이다.둘째,소유와 경영의 분리이다.주식소유자가 신문사 이사회를 통해서만이 신문사 경영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들의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셋째,편집의 독립성을 법제화하여 주주가 편집과정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정간법 3조만이라도 개정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정간법 제3조는 현재와 같은 왜곡되고 파행적인 언론지배의 원천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개혁을 못해 왜곡되고 편향된 정보가 판치는 사회에서 미래는 없다.이것을 바로잡으려는 국민의 결심이 요구되는 순간이다.지금은 국민이 힘을 모아 언론지배 구조를 바꾸는 역사적 작업에 나서야 할 때이다. 金 承 洙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
  • [이상일 칼럼] 빗나가는 과외대책

    복잡한 문제를 적당히 넘어가는 방법은 먼저 “구조적인 결함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하면 된다.일본경제평론가 가네모리 구보는 “‘구조’란 말을쓰면 뭔가 그럴듯하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무능을 위장하는 수단도있다.미국 저널리스트 로렌스 피터는 ‘지엽적인 문제를 이슈화한다.위원회를 소집하고 오래 검토한다’고 비법(?)을 전했다.그는 교사로 일하던 첫해에 목격한 학교의 실망스런 경험을 토로했다.“예컨대 교육감은 서류 제출시점에만 관심을 가졌다.‘트레드웰’이라는 교장은 학교 안 보행규칙의 엄격준수 등 사소한 문제에 집착했다” 망국병이라는 과외의 해결 방향이 위에서 든 예대로 거창한 명분이나 지엽적인 문제로 기울어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학급당 인원 축소’와 ‘학벌사회의 시정’ 등 원론에서 맴도는데다 ‘고액 과외처벌과 자금출처 조사’ 등 피상적인 해결책도 적지 않은 탓이다.사실 학급인원이 꾸준히 줄었는데도 과외는 여전하며 사회의 학벌 중시 풍토가 사라지기는요원해 보인다.중학교와 고등학교시험을 없애고 학교평준화를 시도했지만 과외는 성행했다.따라서 진단이 틀렸거나 교육행정가가 모르는 다른 요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겁줘서 과외를 못하게 한다는 시도도 미덥지 않다. 공식적으로 금지된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성행한 과외의 내성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무엇보다 대책은 과외의 공급측면보다 그 수요의 제거와 완화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외국은 과외가 적다.왜 그런가.첫째 외국의 학교공부는 한국보다 아주 쉽다.과외를 구태여 할 이유가 없다.둘째 지진아 프로그램이 학교에있다. 영국 런던의 한 초등학교는 영어지진아인 한국 꼬마들을 위해 자원봉사하는 할머니 보조교사를 붙여 주 3일간 영어를 집중(무료로)지도했다.물론영국 교육도 문제는 있다. 영국 초등학교 보조교사를 하는 50대 중반의 아니타는 “공립학교에는 규율이 약하다. 선생들이 걸핏하면 대드는 부모들 때문에 애들을 내버려둔다.그래서 부자들은 자녀를 규율이 엄격한 사립학교에 보낸다”고 말했다. 사실 과외 수요를 부추긴 주요인은 무엇보다 학교에서 배우는 현행 교과 내용이 과거보다 크게 어려워진 데 있다.현행 초등학생 고학년 이상의 수학만해도 고학력 부모가 쩔쩔맬 정도이다.근착 미국 경제잡지 포천은 한국의 초등학교 수학수준이 세계 정상급이라고 극찬했지만 결코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어렵게 가르치니 과외를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한국기업의 외국주재원들도 외국보다 어려운 국내 교과목 수준 때문에 외국에서 비싼 과외를 시킨다. 대학입학시험의 내신제 반영도 과외수요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영국의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등 일류대에 진학하려면 중학교에서 선택과목 3개,고등학교에서 대학 전공 예정과목 2개 등 5과목만 잘하면 된다.우리나라에서 서울대에 들어가려면 전 과목을 잘해야 한다.입시과목의 대폭 축소 없이는 과외완화도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학교환경은 어려운 과목을 제대로 가르치기 어렵다.우수아와 지진아가 섞인 혼합교실의 평균수준 수업은 불만을 키운다.▲교사의 의욕상실(낮은보수와 과중한 잡무), 학생들의 기강해이에다 ▲일부 교사의 나태가 겹쳐 교실이 붕괴됐다는 지적은 오래됐다. 학교와 교사의 수수방관은 경쟁 원리의 도입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능력을무시한 무차별 평등에 집착하지 말고 사립학교 육성과 시험입학을 장려할 만하다.서울강남 부자동네의 학교가 명문교가 되는 것처럼 빈부격차가 그대로학교격차로 이어지는 사태가 나라 장래에 더 문제일 것이다. 또 동네에서 2∼3개 초·중학교와 여러명의 교사 중 한명을 선택하도록 허용해 무능한 학교와 교사가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외국 제도를 도입할 만하다.교과내용의 하향조정,교실 기강복원,경쟁원리의 도입은 과외수요 축소에큰 도움이 될 것이다.그리고 이런 방안들에 필요한 예산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이상일
  • [사설] 과외대책보다 중요한 것

    교육부가 3일 ‘과외교습대책위원회’ 첫 회의에서 과열과외 예방 및 공교육 내실화 방안을 내놓았다.헌법재판소가 과외금지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고삐 풀린 과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터라 이 대책은 주목을 끈다.그러나 비틀린 오늘의 우리 교육현실을 바로 잡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교육부의 대책은 과외 허용 이후의 부작용 해소에 중점이 놓여진 듯하다.저소득층과 농어촌 학생 48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연간 15만원씩 지원해 영어회화·컴퓨터 등 특기 적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원강사의 학원 밖 고액과외를 금지하며 학부모가 이웃 자녀를 무료로 가르치는 ‘품앗이 과외’와 대학생의 ‘봉사활동 과외’를 권장하고 교육부 홈페이지에 ‘고액과외신고란’을 마련한다는 것 등이 그렇다.이같은 대책이 계층간 위화감을 줄이고 고액과외를 방지하는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먼 미봉책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방안은 헌법재판소의 과외위헌 결정 당시 우리가 지적했듯이 공교육 강화와 입시위주 교육의 개선에서 출발해야 한다.물론 교육부는이번 대책에서 교원보수 인상 등 교원우대책 추진,중학교 의무교육의 전국확대 등 공교육 내실화 방안을 내놓았으나 교육재정 확보 대책이 뒷받침되지않은데다 사안의 시급성을 외면한 장기대책이다.중병에 걸린 환자의 증상에따른 대증요법으로서의 과외대책도 필요하나 더욱 중요한 것은 공교육의 정상화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그런 점에서 전국교직원노조가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직속의 ‘공교육 정상화 특별위원회’구성과 공교육 구조 개혁 예산 30조원 확보,기업체의인력채용 구조 개선 및 학벌위주 사회풍토 개선,교육부 개편 및 교육행정구조 개혁 등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10대 핵심과제’를 제시한 것은 경청할 만하다.사실 과외문제는 이제 단순히 고액과외의 문제만 아니라 우리 교육의 구조적 문제로 교육부 차원에서 해결 가능한 일도 아니다.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회와 정부가 함께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액수의 교육재정 투자가 어렵다면 현실적인 대안의 하나로 자립형 사립학교를 당장 대도시에 허용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고교 평준화 시책의 근본틀을 전면적으로 바꿀 수는 없다 하더라도 공·사립 학교를 구분해 발전시켜 정부의 제한된 자원을 공립학교에 집중투자할 필요가 있다.조기유학이나 과외 수요를 차단하고 저소득층에게도 질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은 거기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 脫과외 길은 없나/ 전문가 좌담

    지난달 27일 헌법재판소의 과외금지 위헌결정에 따라 지금까지 음성적으로이뤄지던 과외가 합법화됐다.이에 따라 사교육이 한결 기승을 부릴 것으로예상된다.반면 사교육에 밀려 휘청거렸던 공교육은 더욱 위기에 몰리게 됐다. 대한매일은 지난달 29일부터 ‘탈과외 길은 없나’라는 제목으로 상·중·하로 나눠 과외의 실태 및 대책 등을 심층보도했다.시리즈를 마치며 교육계·학부모·사설입시기관 관계자 등과 함께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진단했다.좌담은 2일 오전 10시 대한매일신보사 7층 회의실에서 교육부 김조녕(金朝寧) 학교정책실장,중동고 정창현(鄭昌鉉) 교장,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박홍나미(朴洪那美) 사무국장,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이사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박홍 국장=헌재의 과외금지 위헌 결정은 한마디로 유감이다.학부모들은 교육마저 부(富)가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상대적인 박탈감이라는상처를 입게 됐다. 또다시 ‘과외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떠안게 될지도 모르겠다.부가 교육을지배하게 되면 교육은10∼20년 후퇴하게 된다. 공교육 부실화문제가 거론된 것이 언제인데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교육예산을 국민총생산(GNP)의 6% 수준으로 늘리는 것 이상의 혁명적인 조치가없으면 과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공교육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아이들을모두 학원으로 빼앗겼다. ◆김실장=헌재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교육부에서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공교육의 내실화에 정책의초점을 맞추고 있다.학부모가 학교를 믿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현재 공교육은 사회 제반여건이 향상되면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화장실에 가기를 두려워할 정도로 열악한 수준이다. 공교육에 대한 투자는 당장 결과물 도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게 사실이다.학급당 학생수도 고교 55명,중·초등학교 45명,초등학교 45명이나 된다.제대로 교육이 될 수 없다.이번 기회에 공교육의내실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교육예산을 요구할 방침이다. ◆김이사=90학년도 대학 입학정원이 20만명이었으나 2000학년도에는 33만명에 이를 정도로 대학 문호는 크게 넓혀졌지만 과외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있다.이는 학부모들의 ‘일류대병’ 때문이다. 과외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해 지나치게 기대하는 탓에 비롯됐다.초등학교 때는 좋은 중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중학교 때는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좋은 고교에 진학하기 위해 과외를 한다.궁극적으로는 일류대 진학이 목표다. 특히 내신성적으로 고교에 진학하는 중학생의 경우,이수 단위별 비중이 모두 같아 내신성적을 높이려면 어쩔 수 없이 전과목 과외를 받아야 하는 측면도 있다. 과외를 없애려면 한번뿐인 수능 기회를 미국처럼 7∼8회로 늘리고 절대평가로 바꿔야 한다.수능점수는 대학별 입학 최저요건으로만 활용해야 한다. ◆정교장=헌재 결정의 문제점은 현장에서 가장 생생하게 느껴진다.중산층 이하 모든 국민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허탈감을 주었다. 현장 선생님들이 동요하는 것도 사실이다.결국 이번 결정의 후유증은 힘없는 학생과 학부모,교사에게 집중될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3가지를 제안하고자한다. 먼저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제도부터 고쳐야 한다.예를 들면 우리 학교 도서관은 무료인데다 시설도 좋고 교사가 무보수로 감독한다.하지만 교육청에서는 오후 9시까지만 열고 문을 닫으라고 한다.교사가 지도하고 희망학생만 하겠다는데도 ‘보충수업 금지’라는 논리로 막는다. 둘째,고교 평준화제도도 바뀌어야 한다.공립학교는 평준화하되 사립·자립형 학교는 실력과 능력,특기·적성별로 뽑도록 해야 한다.실업고는 인문계평준화의 희생물이다.능력을 평준화하지 말고 교육기회를 평준화해야 한다. 셋째,대학입시는 대학에 맡겨야 한다.대학이 어떻게 학생을 뽑든 교육부는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교육부의 간섭이 결국 나약한 대학으로 만들었다. 사교육을 없애기 위한 단기적인 조치로 보충수업을 부할시키는 것도 방법이다.싼값으로 학생들을 학교에 잡아둘 수 있게 해야 한다. 과외 금지가 위헌이라면 모의고사를 못보게 하는 것과 보충수업 금지 등도모두 헌법소원 감이다. ◆김실장=정교장의 건의를 적극 검토하겠다.필요없는 과목을 배우게 하고학업 집중도를 떨어지게 한다는 이유 때문에 보충수업을 금지했는데 그 취지에 어긋난다면 다시 검토하겠다. 수능 기회를 늘리고 대학에 자율을 부여하는 것,평가기관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연구해 보겠다. 고액과외 대책마련은 솔직히 말해서 어려운 점이 많다.기준을 만들더라도그 틈을 비집고 과외가 성행할 것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책임이 따른다는 인식 아래 고액 과외자는 음성탈루자로간주해 세금으로 추징하겠다.특히 자기 제자를 볼모로 하는 과외는 발견 즉시 엄단하고 명단을 공개하겠다. 반면 창의적이고 탐구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사 처우를 개선하고 수업 시간수를 줄이는 한편,교사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교직발전종합발전안을 마련하겠다.교사 잡무도 줄이겠다.교사가 안심하고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하겠다. ◆박홍 국장=교사 평가제도가 있어야 한다.학생과 학부모들이 왜 학원을 찾느냐 하면 학교는 재미없고 지루하기 때문이다.교사들이 노력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교과 과목도 개선될 여지가 많다. 초등학교부터 철학과목을 채택해 주체성있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 ◆김이사=학부모 의식도 ‘오로지 내자식’에서 바뀌어야 한다.21세기는 더불어 사는 시대다. 학력인플레 현상 때문에 실업고 출신은 거의 대접을 받지 못한다.학벌이 아닌 개인능력이 우선시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 ◆김실장=고액 과외를 단속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기까지 각 시·도교육청에 고액과외 단속센터를 설치하고 국세청과 함께 특별기동반을 가동하겠다. ◆김이사=과외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류대병’에 있다.전국적으로 192개 대학이 있지만 교육정책은 10여개 대학 위주로 움직인다.이를 개혁해야 과외를 없앨 수 있다.또 단일 교과서 체제가 과외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학원 등에서 독서나 글짓기 과외를 받을 필요도 있다. ◆박홍 국장=공교육을 살리려면 국·공립 학교를 지원해야 한다.학부모가 학교를 믿을 수 있게 해야 한다.학원들은 나름대로의 틀 안에서 자율적으로 경쟁하게 해야 한다.과외를 없애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김실장=단기적인 과외처방을 들라면 공교육도 사교육과 건전한 경쟁의식을 가져야 한다.그렇게 하자면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교사도 철저하게 평가받아야 하고 보상도 받아야 한다.우수교사는 대우하되 무능교사는 도태시켜야 한다. ◆정교장=교육부의 정책담당자들이 너무 자주 바뀐다.일관성있는 정책을 추진하려면 일선학교 근무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실무국장의 연계고리를 확고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실장=2004년까지 1,190개의 학교가 신설된다.그때가 되면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는 35명,고교는 40명선으로 줄어든다. 문제는 예산이다.11조원이 필요하다.해마다 2조3000억∼2조5,000억원 정도가 투입돼야 한다.교사 증원도 불가피하다.2만4,000명을 늘려야 한다.재원도 3조원이나 든다. 교육부는 올해 시작된 제7차 교육과정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 1∼2학년이 새 교육과정에 들어갔다.고교 1년생에게 적용되는 2002년에는 학습내용이 3분의 1로 줄어든다.지나치게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생들이 자신들의 삶과 연관지어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고교 2∼3학년생들은 선택중심의 교육이 이뤄질 것이다.기초과학을 하고 싶으면 관련과목을 선택해서 배우면 된다.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은 2002학년도 대입에서도 반영된다.학생의 소질·적성·특기를 고려한 대학의 입학전형이 시행되는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기초학력 점검수준으로 비중이 떨어지고 학생들에게는영역별로 기회가 주어진다.수능 9등급화와 특기·적성·면접 등의 다단계 전형도 이에 따른 것이다. ◆박홍 국장=공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공립 학교에 대한 집중투자가 필요하다.사립학교는 자립형으로 나가야 한다. 사립학교에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한편,학부모들로부터 등록금을 많이받아 운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우수한 사립학교와 부실한 사립학교는 학부모의 선택에 의해 도태되거나 발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리 박홍기 조현석기자 hkpark@
  • 脫과외 길은 없나/ (下) 私교육비 해소 대책

    사교육을 줄일 수 있는 최우선 과제는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이다.공교육의 경쟁력 제고는 곧 사교육의 감소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현행 입시제도를 개선하고,학력중심의 사회풍토를 바꾸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제안한다.또 교육재정 확충을통해 공교육의 질적인 향상,교사 보수의 현실화,교사의 전문성 강화도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한다.연세대 교육학과 김인회(金仁會)교수는 “수능시험 등획일화된 입시가 과외의 주범”이라며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 방법을 개발,획일적인 과외가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교육학과 윤정일(尹正一)교수도 “학생들의 수업 충실도에 대한 고교의 평가 자료를 토대로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상향식 입시제도’로 입시제도를 바꿔야 한다”면서 수능시험을 ‘고교 졸업 자격시험’으로 전환할것을 제안했다.서울대 송성주(宋成柱)입학관리과장은 “수행평가와 내신성적 비중을 높이고 학교장 추천제 등 다양한 전형 방법을 도입하면 굳이 돈을내고 과외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박용부(朴容富)입학팀장도 “대학에서 내신과 추천 입학을 강화해학교 수업에 충실하고 재능있는 학생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원단체와 일선 교사,학부모들은 교육재정 확충을 통한 우수교사 확보와교육시설 확충,교원 봉급인상 등 공교육의 질적인 향상에 힘을 써야 한다고한 목소리를 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경희(李京喜)대변인은 “학생들이 학원에서 배울 수있는 것까지 학교가 서비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교사대 학생수의 비율을 줄이고 봉급을 인상하는 등 교사 사기 진작책을 마련,우수 교사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흥순(曺興純)대변인은 “GNP 6%를 교육재정으로 확보해 과밀학급 해소와 노후화된 교육시설 교체,우수 교원 확보 등을 우선 실천해야 한다”면서 “각 시·도 구청과 교육청 등이 함께 나서 학교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사교육의 대체세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고 민흥기(閔興基) 교장은 “학력과 학연이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누구나 학벌에 집착할 수 밖에 없다”면서 “연줄이 아닌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박인옥(朴仁玉)사무총장도 “대학 졸업장이 아닌 능력이 중시되는 사회를 만들어야공교육이 살아나고 과외가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조현석 장택동 이창
  • 脫과외 길은 없나/(상)대입제도 개선 신중히

    대학입시제도의 잦은 변경은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한다.학벌과 학연을 중시하는 우리 실정에서는 더욱 그렇다.대입제도는 해방 이후 무려 13차례나 바뀌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입시제도가 바뀌면 새 입시제도에 보다 빨리 적응하기위해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과외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정부와 대학이 지금까지 ‘성적순 줄세우기’나 과중한 사교육비의 병폐를 줄이기 위해 고심을 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학생의 특기와 적성을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계속 개선해왔다.무시험 전형,등급제 도입 등으로요약되는 2002학년도 새 대입안도 이같은 고심의 결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대입제도 역시 학부모나 학생들의 신뢰를 회복시키지는 못했다.오히려 과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교육부가 최근 사교육비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2002년 대학입시 개선안에대해 설문조사한 결과,학부모의 38.4%,교사의 38.8%가 과외를 부추길 것이라고 응답했다.학부모의 40%,교사의 46.2%는 과외를 줄이는 데 별다른 기여를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2와 중3 자녀를 둔 주부 송상례(宋上禮·47)씨는 “입시제도가 바뀌는 자체가 학부모에게는 과외를 시키라는 소리로 들린다”면서 “경시대회 입상만으로 입학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경시대회 과외마저 생겨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입제도는 해방 이후부터 지난 98년에 발표된 2002학년도 대입시안에 이르기까지 대학별 단독시험(45∼61년)→입학자격 국가고시제(62∼63년)→대학별단독시험(64∼68년)→ 예비고사와 대학별 본고사(69∼80년)→학력고사,선시험·후지원제(81∼87년)→선지원·후시험제(88∼93년)→수능시험제(94년∼2001년)→수능시험,무시험전형제(2002년∼) 등의 순으로 바뀌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바른 입시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시대상황에 따라 너무 자주 바뀐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교육부장관의 잦은 교체도 입시제도가 수시로 바뀌는데 한몫했다는 지적이있다.장관의 ‘한건용’으로 입시제도가 희생됐다는 것이다. 서울 K대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입시제도는 도마에 오르곤 했다”면서 “광범위한 논의과정과 충분한 예고기간이 선행돼야만 입시제도 변경에따른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현청(李鉉淸)사무총장은 “앞으로 내신 반영비율을높이고 학교활동과 연계된 특별활동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홍기 장택동기자 hkpark@. *족집게과외는 초조함 노린 사기. ‘족집게 과외’를 받으면 돈을 투자한 만큼 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족집게 과외를 통한 성적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게입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유명학원 강사들조차 “족집게 과외는 수능시험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부유층 학부모들로부터 고액 과외비를 뜯어내기위한 수법”이라면서 “족집게라고 접근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사기꾼’일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한다. 지난 98년 9월 큰 파문을 일으켰던 서울 강남의 고액과외 사건에서 주범격인 김영은 한신학원장에게 한달에 2,000만원을 내고 족집게 과외를 받았던 S대 총장의딸과 저명 작가의 손녀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다.4,200만원을 주고 과외를 받았던 백화점 사장의 아들도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 입시학원 강사 K씨는 “족집게 과외의 효험이 너무 과장됐다”면서 “수능시험은 창의성과 사고력,이해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통합교과형으로 출제되는데 수능을 1∼2개월 앞두고 암기식,주입식 과외를 받은들 효과가 있을리 없다”고 잘라 말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시사적인 문제가 많이 출제돼 예상문제를 맞히기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논술과외도 마찬가지다.문제를 사전에 빼내지 않는 한 몇달만에 논리정연한 글쓰기를 익힐 수 없다는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기권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

    ‘유권자의 권리를 포기하지 말자’ 4·13총선의 날이 밝았다.새 천년 첫 투표다.우리의 21세기 미래가 이날의선택에 달렸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유권자는 우리의 고질병인 지역감정을 극복하고 부패·무능 정치인을 퇴출시켜 선거혁명을 이룩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 등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선거혁명과 정치개혁을 이루려는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그 열기가 투표로 이어져야 한다.‘찍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참정권을 포기해서는안된다.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할 수도 있다.특히 젊은층의 유권자들이적극 나서야 한다. 이번 투표에 참여할 평범한 시민 5명은 “20·30대 젊은층이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해 ‘저질 정치인’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유권자혁명을 이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려대 영문학과 3학년 신경미(申景經·22·여)씨는 “처음 투표권을 갖게돼 기쁘다”면서 “과거 선배들이 힘겹게 싸워 이룬 민주주의를 후배들이 지키지 못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중한 권리를 왜 포기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신씨는 “시민단체가 공개한 낙선 대상자에 대한 정보가 큰 도움이 됐으며겸손하고 묵묵히 나라를 위해 일할 사람을 뽑겠다”고 밝혔다. 한빛은행 서울 가톨릭회관지점 신창수(申昌秀·31)계장은 선거운동이 종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지역감정 조장행위는 누그러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선거공약이 피부에 와닿지 않아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하고“학벌이나 출신지역보다 사람 됨됨이를 보고 판단해야 하며,널리 알려진 인물보다 참신한 일꾼을 뽑겠다”고 말했다.설사 선택한 후보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던진 귀중한 한 표는 정치개혁에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덧붙였다. 서울 용산 성화전자 임관기(林寬基·4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씨는 15대총선때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것을 아쉽게 여긴다.그래서 이번에는 꼭 투표장에 가겠다고 오래 전부터 다짐해 왔다. 그는 “병역비리나 탈세,전과 등 흠이 있는 후보들은 일찌감치 당선될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젊은이들이 투표에 참가하지도 않고 정치를 탓하는것은 무책임하고 비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영등포구청 6급 공무원 박영진(朴寧鎭·50)씨는 “지난 6∼8일 실시된부재자투표에서 7명의 후보자 가운데 깨끗하고 개혁적이며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진짜 공복(公僕)’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주부 김정이(金貞伊·40·서울 송파구 방이동)씨는 “아침식사를 하자마자아이들과 함께 투표장에 갈 생각”이라면서 “소중한 한 표가 정치·경제안정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남편의 의견과 상관없이 사생활이 깨끗하고 서민의 고통을 헤아릴 줄 아는 후보를 뽑겠다”면서 “주부가 나서서 가족들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설득해야 하며 투표를 한뒤 가족끼리 놀러가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천 박록삼 이랑기자 patrick@
  • [김삼웅칼럼] 총선 ‘잡초후보’ 가려내기

    백성들이 고생에 지쳐 있나니 바라건대 조금이라도 쉬게 하시라 나라 안의 백성을 사랑하여 백성들의 근심 씻어 주며 거짓말로 속이는 사람 용서치 말고 못된 무리를 삼가 물리치며 약탈하고 포악스런 짓하는 사람 막아 그대 아직 젊은 몸일지라도 정도를 그르치지 말아줬으면. ‘시경(詩經)’ 대아(大雅)편의 글이다. 지금 백성들은 지쳐있다. 가깝게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겪느라 지치고 멀리는 분단과 독재시대를 견디느라 크게 지쳤다. 지치고 고달픈 백성들을 위로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정치이거늘 서로헐뜯고 쪼개고 속이니 국민은 어디서 위로받고 희망을 찾을 것인가. 오래전아리스토파네스의 “오늘날 정치를 하는 것은 이미 학식이 있는 사람이나 성품이 바른 사람은 아니다. 불학무식(不學無識)한 깡패들에게나 알맞는 직업이 정치다”란 직설이 지금 우리 총선후보들과는 무관한 것일까. 국민은 새천년을 맞아 정치가 바뀌고 달라져야 한다고 바라는데 달라지고바뀌는 모습이기는 커녕 더욱 악화되고 저질화되는 것만 같다. 스티븐슨의 “대개 정치는 준비가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유일한 직업일 것이다.”란 지적대로 아무런 준비도, 소양도,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더욱이 정치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추악한 위인들까지 나서서 총선을 혼탁시키고 국민을 피곤케 만든다. 현대판 불학무식꾼들 판쳐 병을 고치는 의사나 송사를 다루는 법관은 엄격한 시험으로 자격증을 부여받는다. 자동차운전에도 일정한 시험을 치른다. 그런데 국가운명을 맡게 되는 국회의원은 아무런 준비도 자격도 제한없이 당선하면 그만이고 비례대표로 지명 받으면 금배지를 달게 된다. 국민의 투표절차가 있지 않느냐는 항변이 따르겠지만 지역구도와 인구편중이 확연하여 ‘지역정당’의 지역 공천자는 대부분 당선되는 것이 현실이니이를 두고 어찌 ‘국민의 심판’이라 할수 있겠는가. 사정이 이러다보니 그야말로 ‘불학무식’한 자들까지 정치판으로 몰려든다. 아리스토파네스 시절의 불학무식과는 달리 요즘은 학벌좋고 돈많은, 그러나 병역기피하거나 탈세와 범법을 일삼는 ‘유학무식(有學無識)’한 자들이판을 친다. 요즘신문제목을 훑어보자. ‘후보 23% 병역미필자’‘후보 952명 중 177명, 3년간 재산·소득세 한푼도 안내’‘후보아들 24.6%병역면제’‘후보 직계비속 32%병역미필자’‘변호사출신 73% 소득과세 표준이하’‘100억재산가세금한푼 안내’‘후보재산 많을수록 아들 병역면제 많아’‘3父子·두아들면제많아’‘국회의원 20여명 3년간 500만원 이하’‘의원세금 소득같은 직장인의 20%불과’‘군대안간 富子-父子많다’…. 이것이 선량이 되겠다고 입후보한 ‘불학무식’한 정치꾼들의 단면이다. 한마디로 자신은 물론 아들, 직계비속까지 군대를 기피한자들, 부자이면서세금 안낸 자들, 불법 범법을 능사로 하는 전과자들이 후보로 나선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짓이다. 또한 비례대표로 선정된 후보 중에는 직능, 전문성과는 상관없이 거액헌납이나 오너 낙점에 따라 당선권에 들어 투표날만 기다리는 ‘공천=당선’의 ‘생산라인’도 문제다. 이들이 누구를 위하고 누구에게 충성을 바치겠는가. 정상배들 국회입성 막아야 서양 정언에 “정치인은 양의 털을 깎고 정상배는 양의 껍질을 벗긴다”는말이 있고 “한가지 거짓말은 거짓말이고 두가지 거짓말도 거짓말이나 세가지 거짓말은 정치인이다”는 유태인 속언이 전한다. 양의 털을 깎겠다면서껍질을 벗기는 정상배들,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려는 정치꾼들이 16대 국회에는 입성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회남자(淮南子)에 ‘치국약누전(治國若田)’이라 하여 “나라를 다스리는방법은 농부가 김을 매는 것과 같이 곡식을 괴롭히는 잡초를 제거하는 데 있다”고 했다. 국민을 괴롭히고 지치게 만드는 ‘잡초 정치인’들을 뽑아내야 한다. “나라망한 데는 필부의 책임도 따른다” (國亡匹夫有責)고 했다. 결국 책임은 국민에게 돌아온다. 고질병인 지연 학연 혈연을 뛰어넘어 열린 마음으로 상대적으로 좋은 정책을 가진 정당,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이것은 순전히 국민의 의무이고 애국심이다. 주필 kimsu@
  • [대한포럼] 재벌 세습 막아야

    현대그룹 오너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은 이 땅의 샐러리맨들에게 적어도 두가지 정도의 감회를 주었을 것이다.범부(凡夫)와 별로 다를 바 없는 재벌 오너들의 한심한 수준을 새삼 깨닫는 동시에 샐러리맨으로서의 비애감도 절감했을 것이다. 샐러리맨들이 이사에 올라도 ‘별’을 달았다고 기뻐하는 마당에 회장과 사장 자리는 뭇 샐러리맨에게 얼마나 높아보이는가.그런 오너 2세들이 부친인창업주로부터 서로 그룹 회장으로 ‘낙점받았다’고 주장하며 권력다툼을 벌인 모습은 세계적인 대기업을 움직이는 경영자들의 수준도 별게 아닐지 모른다는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 국내 굴지 대기업의 샐러리맨 출신 대기업 회장들의 인생이 오너들의 말 몇마디에 순식간에 바뀐 상황은 일반 샐러리맨의 좌절을 촉발시킬 만했다. 작년말 박세용(60) 현대그룹 구조조정위원장은 갑자기 현대자동차회장으로발령나더니 4일 만에 다시 인천제철회장으로 갔다.이익치(56) 현대증권회장은 고려산업개발회장으로 발령났다가 오너들간의 다툼이 정리된 후 10여일만에 다시 복귀했다.그외에도 적지 않은 최고경영자들이 이리 저리 이동하고형제 오너들의 대리전을 치렀다. 걸레(?)처럼 끌려다닌 이 최고경영자들의 학벌,경력과 연령은 이번에 권력다툼을 벌인 정몽구(62)전회장과 정몽헌(52)회장 형제보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그런데도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부의 프리미엄 덕분에 오너들은 자기들보다 크게 손색이 없는 전문경영자들에게 상처를 주고 기업을 흔들었다. 현대뿐 아니라 다른 국내 대기업과 언론사들의 세습경영은 사실 한국 기업의 지배적인 패턴으로 자리잡고 있다.그런 가운데 삼성의 창업주 3세가 불과 16억원의 증여세를 물고 삼성그룹을 실질적으로 인수한 것 등 부(富)의 변칙 증여와 상속 과정이 시비거리로 등장했다. 대기업들이 거의 예외없이 자식들에게 막대한 주식과 부를 물려주는 우리의 풍토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2,3세의 실수로 기업경영이 위험에 놓일 가능성 때문에 특히 심각하다.앞으로 대를 이어가면서 수백개 가문이 대기업을장악하고 크게 특출하지 않은 재벌 후세들의 손에 나라 경제가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더욱이 갓난 아기때부터 주식을 증여받아 거액 자산가로 성장한 이들이,일해서 생계를 이어가는 일반 국민과 빚을 불평등감과 위화감은 간과할 수 없다. 인류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지적대로 한국 대기업의 세습경영은 무엇보다 가족 외의 외부인을 신뢰하지 못하는 풍토에서 비롯된다.또 기업을 사유물로 취급하는 창업주들의 의식 때문에 수십년간 일해도 ‘월급쟁이 사장’은 오너와의 놓여진 선을 넘을 수 없다.그렇다고 의식개선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정부는 ‘신판 귀족계급’과 부의 세습을 막기 위해 대폭적인 세제개편안을 마련,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웬만하면 상속과 증여로 걸 수 있도록 법도 고쳤고 조세행정도 강화하고 있다.그래도 여전히 ‘변칙 행위는 뛰고 법은 기어가는’ 형국이다. 삼성의 예처럼 대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최소한의 상속·증여세로 법망의 허점을 비집고 거액의 부를 자식에게 넘길 여지는 남아 있다.상속·증여세율이 상향조정됐지만 여전히 수십억원까지 공제혜택을 받는 데다 상장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으면 과세할 길도 막막하다. 세법 전문가들은 일본처럼 거액 재산가가 사망하면 상가에 국세청 재산조사반을 투입할 정도로 세무행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국내 법관들은 ‘법의 문안’ 해석에 치중한 보수적인 판결 때문에 변칙 상속과 증여를 부추겼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부당한 부의 세습을 막을 범 국민 차원의운동과 대책을 세우면 어떨까 싶다. 李商一 논설위원 bruce@
  • [사설] 지방대 살리려면

    교육부의 ‘지방대학 육성대책 기본계획’에 우리는 큰 기대를 건다.1일 발표된 이 계획은 국가 인적자원의 지역간 균형개발을 위한 새로운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빠르면 내년부터 지방대 출신을 지방공무원으로 특채하고 지방대 졸업자를 많이 채용하거나 지방대에 발전기금을 낸 기업체에는 세금 감면 혜택을 주며 지방대간의 2학년 편입학을 허용한다는 것이다.또 출신 지역 대학에 입학하는 지방학생들에게는 등록금 감면,장학금 지급,학자금 융자,해외연수 등에서 우선 혜택을 줄 방침이라 한다. 이 계획이 효과적으로 시행된다면 학생이탈,취업난,재정난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지방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사실 우리 지방대는 지금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우수학생들이 지방대를 외면하는데다 절대 지원학생도 부족해대학 입학정원보다 고교 졸업생이 적어지는 오는 2003년 이후에는 많은 지방대들이 줄줄이 문을 닫게 될 전망이다.지방대 졸업 후 취업률도 낮아 대기업의 지방대 출신 취업률은 10∼20% 수준에 불과하다. 지역경제는 물론 지방문화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방대의 몰락은 곧지방의 몰락을 의미한다.따라서 교육부의 지방대 육성대책이 이제야 발표된것은 때늦은 감도 없지 않다.물론 지금까지 지방대 육성정책이 없었던 것은아니지만 그동안은 수도권 인구 집중 방지 차원의 소극적인 정책이었다.지원방안도 개별적인 지원에 그쳐 비효율적이었는데 이번 대책은 충분하진 않지만 종합적인 청사진을 제시해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교육부 차원의 어떤 장밋빛 청사진도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학벌의식을 타파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둘 수 없다.그러므로 골격만 제시한 이 기본계획이 구체화될 때는 범정부 차원의 정책으로 기업과 사회의식까지 바꿀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테면 지방대 지원 지역기업에 대한 특별지원이 지방세 감면 정도에 그쳐서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없으므로 보다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지방대 졸업생의 취업확대 대책도 기왕의 권장정책 이상의 획기적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대기업이 내규를 통해 지방대 출신의 입사를 사실상 제한하고 있는 것을 시정하도록 하고 지방대 출신 임용 쿼터제의 시행도 생각해볼 만하다. 경쟁력이 없는 지방대학은 도태될 수밖에 없겠지만 시장경제 논리의 획일적적용은 지양하면서 지역특성에 따른 지방대 특성화 등을 통해 합리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지방대 육성책이 신지역주의를불러오거나 수도권 대학 졸업생에 대한 역차별 논란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겠지만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지방대 육성책은적극 시행해야 한다.
  • 金대통령 서울대 졸업식 치사 요지

    서울대는 우리 민족지성의 전당이자 국가교육의 중심으로 자리잡았고 우리사회를 이끌어온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 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서울대는 이 나라 민주화운동의 자랑스러운 선구자가 되어 왔습니다.4·19 민주혁명을 주도했고 70∼80년대의 군사독재하에서 수 없는 희생을 바치면서 싸우고 또 싸워 마침내 1987년에 민주화를 다시 쟁취해 냈습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서울대인들이 각자 맡은 바 영역에서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해 공헌했던 점도 높게 평가해야 마땅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산업화 시대의 20세기를 뒤로 하고 지식정보화 시대인 21세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과 정보가 경제의 필수요소입니다.세계는 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적 대변혁을 직시하고 적절히 대응해야 합니다. 첫째,여러분은 무엇보다도 도전정신을 가진 창조적 지식인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이제 학벌이나 학력에 안주해서는 성공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여러분은 오늘 서울대 교문을 나서면서 서울대출신임을 잊을 각오를 해야합니다. 급변하는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오늘의 새로운 지식이 내일에는 낡은 지식이 될 것입니다.끊임없이 자기를 개발하고 새로운 발상과 창의로 무장하는 평생학습의 선도자가 되어 지식기반사회의 창조적 역군이 되기를 바랍니다. 둘째,여러분이 경쟁하고 협력해야 할 상대는 같은 한국인만이 아니라 선진국의 젊은이들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이 세계의일류가 될 때 한국은 세계의 일류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인격의 소유자가 되어 달라는것입니다.인생의 성공이란 무엇이겠습니까.바르게 사는 가운데 내 양심이 떳떳하고 가족과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사는 것입니다.인생은 무엇이 되느냐가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성공은 반드시 바르게 사는 삶의 기초 위에 성공해야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바르게 사는 것과 현실적 성공을 양자택일해야 할 때는 주저없이 바르게 사는 길을 택해야 합니다.
  • [외언내언] 社內대학

    미국의 세계적인 반도체 칩 생산업체 인텔의 상무급 이상 임원은 사내대학의 교수로 활동한다.직원들이 공부하면서 자신들의 ‘꿈’인 임원의 행동을배우도록 독려하는 목적도 있다. 독일 벤츠사는 2년 전 미국 크라이슬러와의 합병을 앞두고 사내대학을 설립했다.회사 통합에 따른 기업문화 충격을 줄이고 간부들이 세계경영전략에 적응토록 하기 위한 포석이다. 기업들이 사내대학을 운영하는 것은 이런 목적 외에도 기술인력 양성과 직원들의 재충전,훈련 등을 염두에 둔다. 이익을 따지는 데 칼같은 기업들이 얼핏 ‘낭비’처럼 보이는 사원교육에열을 올리는 이유는 분명하다.한국 모토롤라 사원교육기관의 한 관계자 말대로 “직원 교육에 드는 비용보다 교육을 게을리 해 회사가 입을지 모르는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90년대 중반부터 사내대학을 잇따라 만들었다.사내대학의목적은 국내외 기업 모두 비슷하지만 국내 사내대학은 고급인력의 자체 양성에 보다 중점을 두는 점이 다르다.외국기업들이 경영자 후보나 고급 샐러리맨을 수천개의 경영대학원이나 다른 기업에서 데려다 쓰는 것과 대조적이다. 고급 인력의 외부충원이 쉽지 않은 경직된 국내 노동시장 미비점을 보완해주는 것이 우리 대기업의 사내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국내 사내대학에 이제 학위까지 주어질 모양이다.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은 최근 재벌 산하 민간 경제연구소장들과 만나 사내대학도 학위를 줄 수 있도록 허용할 뜻을 밝혔다.이를 위해 일반대학에 적용되는 까다로운 시설기준을 사내대학에는 낮춰줄 계획이다.종업원들은 ‘연수’로 만족하지 않고 ‘학위‘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종업원들이 공부에 취미를 더붙이도록 학위가 미끼(?)로 동원됐다고나 할까.정부의 평생교육 장려 정책에다 벤처 인재의 이탈에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의 교육 강화 의지와 사원들의공부 의욕 등의 삼박자가 맞으면 사내대학이 훨씬 활성화될 것이다. 대기업들은 환란 직후 경비절감을 위해 우선적으로 교육 프로그램부터 줄이고 대량 감원했다.이제 기업들이 회사돈 들여 적극 공부시키려는 것은 격세지감이 들면서도 반길 일이다.다만 학위 수여는 어쩐지 방향을 잘못 잡은 것같다. 외국대학 연수보다 외국기업에 가서 벤치마킹하는 것이 더 유익했다는조사결과도 있는 만큼 강의실 공부보다 현장 실무 등이 더 필요한 것 아닐까. 또 디지털 시대 구인난 속에 ‘학력불문’ 능력우대’나 ‘학벌파괴’ 라는말까지 나오는 터에 어쩐지 ‘학위중시’는 거꾸로 가는 흐름 같아 보인다. 이상일 논설위원
  • “진짜 비서들에 찍힐까 두려워…”

    바비인형같은 외모를 가진 탤런트 김민.그녀가 KBS-2TV ‘여비서’(일요일,오후8시50분)에 출연하면서 걱정이 하나 생겼다. 그녀가 맡은 역은 회사에 다니는 유일한 이유가 좋은 남자 만나 멋지게 결혼하는 것인 민지희.똑똑하고 좋은 학벌에 집안도 좋지만 일에 대한 욕심이 없다. 첫회(13일)에서는 맛있는 커피 한잔을 찾아 이방저방 헤매고 다른 사람의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새에 온갖 참견을 했다.2회(20일)에서는 사내 최고 패션리더로 소매 없는 원피스,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시스루 패션을 연출하는 등파격이 아찔할 정도.회사 선배인 오유경(심혜진)에게 ‘내 방식대로 하겠다’며 맞서다 머리부터 커피를 뒤집어 썼지만 이에 개의치 않는다. 김민은 “비서들이 많이 본다던데 아마 그분들한테 제가 제일 찍힐 거 같아요”라며 한숨을 내쉰다.그나마 맡은 역이 자기 할 말 다하면서도 맡겨진 일은 야무지게 해낸다는 것이 위안이다.“비서는 노력한만큼 자기 직업을 멋있게 만들 수 있는 자리예요.출연을 제의받았을 때 영화 ‘워킹걸’에서 비서를 연기한 멜라니 그리피스가 떠올랐어요.외국에서는 회사 안에서 그 힘이절대적인 비서들이 많아요”이런 생각에는 그녀의 미국생활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그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민을 가 지난 96년 돌아왔다.그 뒤 케이블 TV에서 영어로 더빙된 국내 드라마를 소개하는 영어 교육프로 진행을 맡는 등 유창한 영어 실력이 많은 도움이 됐다. 반면 동전의 양면처럼 우리말을 못해 대사 소화가 힘들었다.지금도 대사연습을 위해 책이나 신문을 소리내어 읽고 국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영어를 거의 안 써 이젠 영어도 국어도 완벽하게 못하는 반벙어리 신세”라며농담을 건넨다. ‘여비서’가 멜로물이 아니라 전문 직업인들의 삶을 그린다는 점이 가장 맘에 들었다고.그동안 어긋난 사랑의 주인공으로 계속 출연,주위에서 놀림을받아왔다.97년 영화 ‘정사’에서는 언니(이미숙)에게 약혼자(이정재)를 빼앗겼고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구멍’에서는 40대 유부남(안성기)을 사랑하는 의사로 나온다.지난해 KBS-2TV ‘초대’에서는 친구에게 애인을 빼앗기는 자유분방한 미혼여성으로 나왔다.정상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역을 해보는 게 소원이란다. 전경하기자 lark3@
  • [인터뷰] SBS ‘불꽃’ 주연 차인표

    “MBC 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를 할 때와 느낌이 비슷해요.작가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지만 맡은 역에 대한 상상이 어렵다는 점이 똑같아요.‘이 정도 하겠지’라고 생각하면 허를 찔리는 듯 대본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한발짝,두발짝 앞서 나가요.대본이 기다려지죠”지난 2일부터 시작한 SBS 미니시리즈 ‘불꽃’에 출연하는 탤런트 차인표.자신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재벌 2세역에 또 한번 도전한다. 그러나 MBC 미니시리즈 ‘사랑을 그대 품안에’ ‘별은 내 가슴에’서의 재벌 2세와는 완연히 다르다고 한다.전에는 돈,출신배경,학벌 등으로 모든 것에 승부를 걸었지만 이번에는 실력 하나만으로 승부를 거는 자신만만한 인물이다.“참 맘에 들어요.자기 할 말 다하고,하고 싶은 데로 다 하려고 하니왕이 따로 없지요”그가 맡은 역은 드라마 작가 지현(이영애)에게 자신의 사랑을 강요하는 종혁.자신을 취재온 지현에게 애정공세를 퍼부어 결혼을 앞둔 상태다.지현이 태국관광 중 만난 강욱(이경영)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방송국 미니시리즈까지맡게 되자 그녀를 위해 결혼을 연기하는,섬세한 남자다.반면 차갑고 엄격한면도 많아 상반된 두 성격을 소화해내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종혁이라는 인물이 상반된 두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을 며칠 전에야 알았어요.아버지 역을 맡은 박근형 선생님이 가르쳐줬죠.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어요”이번 출연진 대부분은 김수현 작품에 한두번은 출연했다.이영애는 97년 SBS일일극 ‘사랑하니까’,이경영은 지난해 SBS 창사특집극 ‘아들아 너는 아느냐’에서 작가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차인표만 첫 출연인 셈.그래서인지매주 한번씩 열리는 대본연습에서 작가로부터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인물이차인표다. “김수현 선생님 드라마를 연기 공부할려고 꼬박꼬박 봐왔어요.밀도가 높아보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어요.독한 술 같았어요”촬영이 시작되고 가장 힘든 것이 대사.토씨 하나하나 독특한 의미를 달고 있어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방송가에서는 그가 속사포 같다는 김수현의 대사를 잘 소화해낼 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이번 드라마는 그의 연기경력에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전에는 드라마를 시작하면 시청률이나 시청자 반응이 어떨지 고민이 됐어요.지금은 그런 생각은 전혀 없고 과연이번 역을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만 들어요” 잠재된 그의 또다른 연기력이 기대된다. 전경하기자
  • 영화배우 김여진 KBS2 주간단막극‘비서’출연

    영화 ‘박하사탕’에서 바람난 가정주부를 연기,호평을 받았던 김여진이 TV연속극에 첫 출연한다.다음달 13일부터 방송되는 KBS 2TV 주간단막극 ‘비서’(저녁8시50분)에서 그녀는 지금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과는 달리 완벽한 전문직 여성에 현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감사실의 여비서를 연기한다. “요즘 불면증에 시달려요.전에 TV단막극을 두번 해본 적이 있는데 영화와달리 호흡이 짧고 배역에 푹 빠져 있지 않으면 연기가 무척 힘들었거든요.이번 작품은 매주 방송하는 거라 부담이 더 커요” 그녀가 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비서’ 출연을 결정한 것은 연출자 황인뢰PD 이름 석자때문이다.황PD는 그녀가 중학교 때부터 유일하게 이름을 외우는드라마 연출자.‘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고개숙인 남자’ ‘연애의 기초’ 등 황PD 작품은 하나도 빠지지 않고 봤고 연기를 시작하면서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다. 지난 95년 그녀의 연극배우 입문도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다.이대 독문과 출신인 그녀는 전공을 여성학으로 바꾸고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던 중 ‘여자는…’의 단원모집 포스터를 보고 원서를 냈다.여성관련 연극을 하면 여성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지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연극이 시작됐을 때 그녀의 역할은 무대감독 보조.그러나 여주인공 한명이 방송국 공채 탤런트로 뽑히면서 빈자리가 생겼다.얼떨결에 오디션에 응한 그녀가 뽑혔고 연습 3주만에 무대에 섰다. 그녀가 주간극 ‘비서’에서 맡은 여비서 이지재는 극중 주인공 오유경(심혜진)과 대립되는 인물.이지적이고 세련된 외모에 좋은 학벌,철저한 일처리 등을 뽐낸다.반면 인간미라고는 전혀 없고 사생활이 베일에 쌓여 있다. “기존 드라마처럼 상대방을 괴롭히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하는 역이 아니예요.상대방과 가치관이나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 필연적으로 대립관계가 되는 거죠.얄밉긴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을 그려낼 겁니다”김여진씨는 아직은 스타덤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길거리에서 사람들은 그녀를 보고는 ‘아!’하면서 반색을 하고 다가온다.그러나 막상 말을 걸라치면 ‘누구였더라?’며 머리를 긁적이고 사라져간다고.그녀는 그 이유를 “제가 평범하게 생긴 편이잖아요”라고 설명한다. 전경하기자 lark3@
  • [데스크시각] 김우중회장의 歸去來辭

    경영일선에서 퇴진한 김우중(金宇中) 대우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작별인사 내용을 읽어보니 착잡한 심정에 잠긴다.맨손으로 거대 그룹 대우를 일으켜 우리나라 5대 재벌로까지 키웠으나 허망하게 바벨탑을 쌓고 만 그의 심경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제는 뜬구름이 된 제 여생동안 그 모든 것을 면류관(冕旒冠) 삼아 온몸으로 아프게 느끼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그동안 전하지 못한 많은 사연들을 그대로 가슴 속에 묻어둔 채 그 안타까운 심정만 대우가족에 대한 영원한 빚으로 남겨놓겠습니다”. 옛 중국 진(晉)나라 때 관직을 버리고 귀향할 때 애달픈 마음을 귀거래사(歸去來辭)로 표현했던 도연명(陶淵明)의 심사도 김회장의 그것과 비슷했으리라.다른 게 있다면 도연명이 전원생활을 사모,자발적으로 관직생활을 등지고 낙향한 반면 김회장은 사실상 ‘떼밀려서’ 사퇴서를 내고 한달 이상 유럽등지를 떠돌고 있다는 점이다.그리고 귀국하면 있을 지도 모르는 사법처리를 서글픈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얼마 전 식사자리에서 만난 한 경제부처 차관은 이런저런 세상사를 얘기하다가 한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들려줬다.옛날 유럽군대에서 병력과 인재를 활용하는 네가지 방법을 제시한 장군이 있었다는 것이다.이 용병술(用兵術)의골자는 이렇다.“첫째,머리 좋고 부지런한 사람은 참모로 써라.둘째,머리 좋고 게으른 사람은 야전사령관에 임명하라.셋째,머리 나쁘고 게으른 사람은일선 보병으로 보내라.넷째,머리 나쁘고 부지런한 사람은 보는 그대로 죽여라”. 여러가지 해석이 많겠지만 넷째 경우를 보면 이 용병술이 다소 조크성이라는 느낌이 든다.‘보는 그대로 죽이라’는 의미가 머리가 나쁜데 부지런해서 오판을 하면 쿠데타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주석(註釋)을 단 까닭이다.다만분명한 것은 어느 국가나 조직이건 지도자나 최고경영자가 인재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메시지인 것 같다. 김회장의 대우판 ‘귀거래사’를 읽으면서 그가 과연 대우를 키우고 일으키면서,또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떤 용인술(用人術)을 썼을까 하는 상념에 잠긴다.김회장은 머리도 좋고 워크홀릭(일 중독자)으로 불릴 정도로 부지런한 인물이다.주위에도 특정학교 출신들을 중심으로,학벌좋고 부지런한 사람들이많았다. 그렇다면 대우 몰락의 배경에는 혹시라도 똑똑하고 머리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사령부(CP·그룹본부)에서만 조직이 기능하고 작동했을 뿐,일선을 지킬 야전군사령관이나 장군을 모실 우직한 병사들은 적었던 것은 아닐까. 또 김회장을 주군(主君)처럼 받들고 생명을 바치거나,위기를 당해서도 꼿꼿하게 직언(直言)한 사람들이 대우에 별로 없었던 것은 아닐까. 현대나 삼성 등 다른 그룹들에 비해 대우에는 회장실을 중심으로 지나치게특정 엘리트군이 포진,위기 때 오너를 사수하는 ‘붉은 혈기’ 대신 ‘창백한 지성’만이 눈에 띄었다는 반성이 나오는 것을 보면 김회장의 잘못된 용인술이 오늘날 대우사태를 초래한 원인 가운데 하나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늦가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다.길거리의 낙엽을 밟으면서 왠지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마침 최근 단행된 청와대비서실 인사를 놓고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하면 자기 몸을 던져 끝까지 방어할 사람들을 임명하기 마련”이라는 언론해설들이 자주 나온다.주군과 운명을 같이할 정도의정신력과 의리,사명감은 정치판뿐만 아니라 극심한 구조조정을 겪고있는 재계에도 지금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鄭鍾錫 경제과학팀장 elton@
  • [대한광장] 정계개편과 신진세력의 역할

    50년만의 여야 수평적 정권교체로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정상적 궤도 진입2년째를 맞아 정계개편이 현실적 이슈로 되고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정당정치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그러나 이러한 요구를 넘어,이번 정계개편은 새 천년대를 앞에 두고 새 시대에 걸맞은 정당의 틀을 제대로 만들어 밀레니엄정치를 시작하자는 정치계의 의도로 보고 싶다.이런 점에서 정계개편을 위한 각 정당의 움직임은 새 천년을 준비하는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전략과 연관된다. 여기서 각 정당의 최대 관심은 ‘+α(알파)’에 모아지고 있다.이번 정계개편에도 그 얼굴이 그 얼굴로 흘러간 노랫가락만 다시 나온다면 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의 냉소주의,불신,무관심을 더욱 키울 뿐만 아니라,16대 총선의 고지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회의는 ‘개혁정당’ ‘전국정당’을 지향하면서 ‘+α’의 기준을 국민회의의 틀을 넘는 개혁성,전문성,참신성에 두고,자민련은 신보수주의를 지향하면서 보수세력에 초점을 맞추고,한나라당은 신진 엘리트그룹에 눈독을들이고 있다.이런 점에서 과거의 정계개편과 차이가 난다.이제는 과거 정치지도자들이 정계개편에서 보여준 것처럼 야합차원의 무규범적 세몰이 형식의 정계개편을 바라는 국민은 거의 없다. 88년 13대 총선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한 민정당은 90년 1월 3당 합당으로지각을 흔드는 정계개편을 단행했으나,국민은 92년 14대 총선에서 민자당에149석만을 부여, 다시 과반수 확보에 실패하였다.국민의 심판은 준엄하였다. 그러므로 이번 정계개편에서 정치권은 전근대적인 무이념,무정책의 이합집산이 아니라 새 천년 한국 정치의 새벽을 열어나갈 새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따라서 밀레니엄정치의 조건이 ‘+α’에 모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오랫동안 우리 국민은,민주주의와 근대적인 정당정치가 뿌리를 내리고 상식과 원칙이 정치사회를 지배하는 정상적인 법치국가의 실현이라는 소박한 소망을품어왔고,그 소망의 결정(結晶)은 50년만의 정권교체를 가져왔다. 그러나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은 IMF 복병을 만나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되었다.계층간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졌고,서민의 아픔은 구조조정에서 밀려났다.국민의 정부가 1년 반동안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IMF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실은,경제회복이 사회발전으로 연계되지 못해,국민회의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라고 할수 있는 중산층과 서민층의 이탈과 경제개혁에 발을 맞추지 못한 정치개혁의 부진이었다. 이에 국민의 정부는 국가 위기관리과정에서 얻은 국정에 대한 자신감과 성과를 바탕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생산적 복지’라는 또 하나의 국정철학의 축을 설정,중산층과 서민층에 중심을 둔 국가비전을 세우고 고비용,저효율의 정치를 개혁해 중산층과 서민이 잘 사는 나라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국회에서 힘이 뒷받침돼야 하는데,그 전제는 16대 총선에서의 승리다.그러므로 16대 총선 승리의 조건은 국민이 바라는 밀레니엄 정치를 위한 ‘+α’의 정계개편이다.이런 여당의 정계개편 움직임은 야당의 정계개편을 불가피하게 만들어,모든 정당이 정당의위상과국민적 신뢰 확보의 조건으로 신진 정치세력 영입경쟁을 강요받고 있다. 국민은 새로운 정치를 바라고 있다.지난 세기의 파당 정치를 지양하고,이념과 정책 중심의 합리적,대안적 정당정치 구축을 바라고 있다.새롭게 짜이는정치계에 신진 정치세력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새 천년 한국 건설을 주도해주길 바라는 것이다.그러므로 각 정당은 새 천년 국가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정치지망생은 이념과 정책에 그들의 정열을 바칠 수 있는 정당을 선택하여야 한다. 한편 기성정치인들은 ‘+α’의 영입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 20세기 분열,갈등,대립의 정치를 마감하고 새역사를 주도할 기반을 신진 정치세력에게 만들어주는 역사적 작업을 정계개편에서 시작해야 한다.한국의 새천년 정치사회는 각 정당의 ‘+α’영입에 달려있다.그러므로 ‘+α’는 20세기 한국사회의 지역,성,학벌,계층의 균열로부터 자유로워야 되고,21세기 지식기반 한국 건설을 주도하는 역군으로 국민통합,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과제수행의자각에서 출발해 21세기 정치를 이끄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인식 가치를 선도하는 정치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내년 총선과 새 천년 한국의 열린 정치는‘+α’의 영입 세력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백동남 동국대 사회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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