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주의 극복 정부 종합대책 주요내용] 국가고시 인구비례로 지방출신 선발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병폐 가운데 하나인 학벌의 폐해를 고치기 위해 정부가 본격적인 대책 추진에 나섰다.노무현 정부는 출범초부터 학벌을 5대 차별의 하나로 꼽았다.이에 따라 지난해 6월 범정부적으로 ‘학벌주의 극복 기획단’을 발족해 놓은 상태다.기획단은 연구에 나선 지 10개월 만에 ‘학벌주의 극복 종합대책안’을 마련,오는 17일 인적자원개발회의를 통해 확정한다.주요 내용을 미리 알아본다.
‘학벌주의 극복 추진기획단’의 의뢰를 받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마련한 ‘종합대책안’은 기업·정부·공공기관·대학 등에서 학벌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담고 있다.의식 개혁에서부터 지역인재 채용할당제·국가표준능력체제 등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직능원의 대책안에 대해 부처별로 현실성 및 실효성을 따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체
기업체의 채용 과정에서 학벌의 파워를 감소시키기 위해 기업체가 원하는 직무능력을 표준화시킨다.예컨대 영국·미국·호주 등이 시행하는 ‘국가 표준직무능력 체제(National Skill Standard)’와 내용이 같다.
국가 표준직무능력 체제의 시행 절차는 5단계로 이뤄진다.사회적으로 대표성있는 협의체를 업종별로 구성→산업·기술·취업 등 노동시장의 구조 분석을 통해 직무에 대한 사회적 수요 파악→직종별·직업군별로 직무 요소 추출→정부 ‘국가표준직무기준’ 공포→교육훈련기관의 교육과정,자격제도의 검정기준,사내훈련 교육과정 등에 반영토록 정책적으로 지도한다는 것이다.교육부가 추진중인 ‘한국표준직무능력’(KSS)도 마찬가지다.다만 표준직무능력 기준은 3∼5년마다 주기적으로 개정토록 한다.
기업이 신규 채용때 단순 필기 시험이 아닌 직무 적성이나 역량진단 실행,국가 자격증 및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의 인정 범위 확대,현장 직무수행능력 검증 실행,인턴십 운영 등 다양한 평가 방식을 활용토록 이끈다.
●공공기관
정부기관은 물론 투자·출연기관에서 능력·성과주의적 인사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한다.현재 국무총리실에서 운영하는 부처 평가에서 부처별 인사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평가하는 ‘기관인사운영평가제’를 도입한다. 특히 국가고시 등 주요 자격·채용시험에서 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라 지방대 출신자로 선발하는 ‘지역인재 채용장려제’를 실시한다.강제 할당이 아니라 인턴제를 활용,능력이 검증되는 경우에만 채용한다.민간 기업체 역시 지역인재를 채용할 때 정부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교육
넓게는 평생직업교육 기회의 확대에서부터,좁게는 대입제도의 개선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대학의 경우,현행 학문중심대학 체제를 연구중심대학,교육중심대학,예·체능중심대학,직업·실무교육중심대학으로 구분한다.분야별 및 지역별로 특성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대학 입시에서는 내신 성적의 반영 비율을 높이는 데다 전형때 ‘지역균형선발제’를 적극 도입토록 권장한다.수능시험은 연 2회 이상 시행하는 자격시험으로 바꾸는 것도 바람직하다. 진로지도 교육도 강화한다.진로지도를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또 노동부의 지역고용안정센터와 지역 교육청간에 연계,초·중·고교생의 진로체험 학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직업교육제도를 발전시켜 자신의 학업능력과 적성에 따라 학생들이 실업고와 전문대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한다.전문대 및 대학에는 ‘성인학습 과정’을 설치,단순히 학력을 취득하는 것이 아닌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직업능력을 익힐 수 있도록 한다.
●의식 개혁
학교 교육에서 학벌주의 극복을 위한 의식 개혁 교육을 실시한다.또 학부모의 학벌을 포함한 연고주의에 대한 가치관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사회교육기관 등에서 쓴다.
또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언론사에 개인의 학력에 대한 소개를 자제하도록 요청한다.
정부는 대학 수험생들이 대학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입학에 관한 내용과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대학에 정보 제공 체제를 구축하도록 유도한다.
박홍기기자 h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