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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족클럽’ 그들만의 리그

    ‘귀족클럽’ 그들만의 리그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서나 보던 파티 문화가 우리 사회에서도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 비슷한 학벌, 비슷한 취미, 비슷한 경제력을 가진 이들이 끼리끼리 뭉치려는 ‘사회적 구분짓기’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티 전성시대’를 보는 전문가들은 “작은 공동체가 활성화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자칫 다른 공동체를 배척하는 문화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서류전형·인터뷰 5단계 거쳐 회원 가입 가장 각광을 받는 것은 고급 사교파티 모임이다. 고급 사교파티에 끼려면 직업, 연봉 등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노블레스 클럽 언로이’라는 모임에 들어가려면 연봉 7000만원 이상의 수입, 서울의 상위권 대학, 의대·약대 출신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정식 회원이 되려면 인터뷰 등 5단계 절차에 모두 합격해야 한다. ‘클럽 프렌즈’의 경우도 비슷하다. 회원이 되려면 수입, 출신학교 등을 바탕으로 서류전형을 거친 뒤 인터뷰를 통과해야 한다. 회원 가입비는 23만원이고 연회비는 50만원을 넘는다. 클럽 프렌즈 관계자는 26일 “선별된 회원 500여명이 정기적으로 특급호텔에서 파티를 연다.”고 설명했다. 정규 회원인 심모(26·여)씨는 “파티 때마다 격식에 맞는 드레스를 구입하느라 부담이 되긴 하지만 수준이 맞고 사회적 지위를 갖춘 사람들이 참가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와인, 골프 등 테마 취미별 파티도 유행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와인 파티’는 회원이 2만 2684명이다. 이 중 391명이 매월 모여 와인을 마신다. 지금까지 130회 이상 파티가 열렸다. 고급 사교파티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은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1만∼5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홍대 주변 클럽에서 정기적인 파티를 연다. 특히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한다. 다음 카페 ‘N·P 클럽’의 경우 가입 회원수만 7만 7736명이며, 파티 활동 회원수는 1356명이다. 싸이월드 ‘파티모임클럽’의 회원인 대학생 조윤진(22)씨는 “파티에 참가하지 못하면 소외감을 느낄 정도로 대학가에 파티 문화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특급호텔서 와인 파티… 위화감 조장 파티 용품 판매량도 늘고 있다.GS이숍의 경우 드레스와 장신구 등 파티용품 카테고리의 매출이 2005년부터 연간 10∼20%씩 증가했다. 옥션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 파티용품 판매가 20%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모두가 즐기고 누려야 할 모임 문화마저 재산이나 신분 등을 기준으로 구분되는 것은 우리사회에서 새로운 ‘신분문화’가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는 문화가 가진 대중적인 성격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면접 때 말보단 목소리·행동에 주의”

    “면접 때 말보단 목소리·행동에 주의”

    20일 서울 청계천변의 노동부 서울지방노동청에서 잡 페어(Job Fair)가 열렸다. 매달 셋째주 토요일 열리는 구인구직 행사지만 취업시즌을 맞아 이날은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200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몰렸다. 현대건설은 경력직을 포함한 신입사원 100여명을 현장에서 직접 뽑았다. 한달 전 같은 행사에서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410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치렀다. 잡 카페 열린마당에서는 LG전자 인사담당자의 채용제도 설명회가 열려 인기를 모았다. 인사 담당자는 “단순히 기업홍보 차원의 취업설명회가 아니라 우수 인재를 직접 찾는 마음으로 취업준비생들에게 꼭 필요한 알짜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상훈 SERI(삼성경제연구소) 파사모 대표는 ‘프레젠테이션 면접 스킬’이란 주제의 특강에서 “복장과 용모는 튀지 않게, 말보다는 목소리와 태도에 더 관심을 두라.”고 강조했다. 공병호 경영연구소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의 마음가짐과 자기경영 비법 등을 소개했다. 대구에서 올라온 취업준비생 김모(34)씨는 “노동부와 기업이 함께 하는 취업행사라 믿음이 갔고 취업준비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연일 현대건설 인사담당 상무는 “다양한 경험자들이 대거 지원해 만족스럽다.”면서 “장소제공과 비용·시간절약, 추천채용 등으로 인한 채용비리 등이 근원적으로 차단되는 2차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 삼성은 4000여명을 선발할 예정이고 LG 2400여명, 현대·기아자동차 2500여명 등 주요 그룹들이 예년에 비해 신입사원을 10∼20% 정도 더 뽑을 계획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전반적인 취업 상황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고용정보원 이시균 박사는 “취업 준비생은 60만여명을 훌쩍 넘어선 데다 최근 불거진 전세계적인 금융불안과 경기둔화 등으로 중소기업들의 채용규모는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실버들을 위한 구인구직코너도 마련돼 인기를 끌었다. 한국예술, 사단법인 이에이피협회 등 25개사가 참여했으며, 직업을 구하려는 노인 500여명이 구인구직 코너에서 참여 회사의 인사담당자들과 개별 면담을 가졌다. 서울지방노동청에서는 전문 상담원 30여명을 배치했다. 김이화(58·여)씨는 “일할 수 있는 힘과 시간이 충분하다.”면서 “일할 수 있는 기회만 준다면 문제 없이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의성 서울노동청장은 “취업관련 행사도 일상화·축제화되면서 나이와 학벌, 계층과 상관없이 시민 누구나 즐기면서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인생을 설계하는 서비스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여성 & 남성] 난 이렇게 차였다… 이별의 사연들

    [여성 & 남성] 난 이렇게 차였다… 이별의 사연들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이자 ‘이별의 계절’인 가을이 왔다. 지난날 차근차근 사랑의 농사를 지어왔던 연인들이 청첩장을 보내는 반면 뜨거운 여름을 오해와 갈등으로 보냈던 연인들은 화려한 싱글을 선언하고 있다. 사랑이 달콤하고 아름다운 만큼 이별은 쓰디쓰고 때로 추한 기억으로 남는다.‘쿨하게 보내야지.’라고 다짐해 보지만 신발끈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온갖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또는 그녀를 잡아보려고 애쓴다. 하지만 일단 헤어지기로 마음먹은 상대를 붙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떠올리기 싫지만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문득 생각나는 이별의 순간. 이 가을을 외롭게 보낼 수 없다고 절규하는 청춘남녀의 숨겨놓은 이별이야기를 들어보자. ●홈피서 양다리 걸친 남친에 항의하다 “굿바이” 직장인 김모(25·여)씨는 지난해 3년 동안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남자친구는 당시 대학병원 레지던트 1년차였다. 이들은 친구가 주선한 소개팅으로 만나 첫눈에 반했고 사랑을 불태웠다. 더구나 그의 외모, 직업, 학벌 등 어느 것도 부족함이 없어 김씨는 항상 긴장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남자친구에게 걸려오는 전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씨는 잘못 찾아 들어간 남자친구와 동명이인의 홈페이지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메인화면에 남자친구와 다른 여자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프로필로 올라가 있는 게 아닌가. 사진 아래에 있는 글이 더 가관이었다.‘우리 0월00일에 결혼해요.’ 그동안 김씨의 남자친구는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미니홈피도 두 개를 운영하고 있었다.‘두 집 살림’을 차린 셈이다. 김씨는 참담한 심정이었지만 그간의 일을 듣기 위해 그에게 전화했다.“다 알았구나. 그럼 우리 이만 끝내자.”라는 짧은 대답에 김씨는 이별의 아픔보다 인간에 대한 실망을 느꼈다.“사실 그럴 땐 뻔한 변명이라도 듣고 싶은 게 사람마음인데 너무하더군요.” 직장인 정모(32·여)씨는 회사 3년 후배와 연애하다 비참하게 차였다. 대학 선·후배이기도 했던 두 사람은, 정씨가 이제 막 입사한 남자친구의 일을 가르쳐 주다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둘의 관계는 연인관계라기보다 엄마와 막내아들의 관계 같았다.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친구는 친구들과 만나서 술 마시는데 월급의 대부분을 썼다. 적금을 두 개나 부으면서 알뜰한 생활을 하는 정씨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남자친구를 극진히 보살폈다. 정씨는 밥도 사주고, 옷도 선물하고, 휴대전화 요금까지 대납했다. 그러나 어린 남자친구는 정씨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할 만큼 성숙한 인격을 갖추지 못했다. 남자친구는 이듬해 신입사원이 들어오자 여자후배와 가까워졌고 둘은 연인사이가 됐다.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정씨는 동료에게 그런 사실을 전해 듣고 이별을 결심했다. 정씨가 이것저것 따져 물으려 하자 남자친구는 “왜 선배는 제 여자친구도 아니면서 이래라저래라 간섭이죠?앞으로 제 사생활에 관심갖지 않았으면 좋겠네요.”라고 잘라 말했다.“그동안 그애가 나를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노처녀가 수작 부린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비참합니다.” ●병원비라며 돈 빌려간 그녀 감감 무소식 초등학생들에게 전통예절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최모(23)씨는 같은 일을 하는, 슬픈 눈망울을 지닌 한살 적은 여인을 알게 됐다. 둘은 매일 함께 퇴근하며 가깝게 지냈다. 최씨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에 호감을 갖게 됐고, 연인사이로 발전했다. 하지만 연인으로 4개월을 지낸 뒤 그녀는 갑자기 연락을 끊고 만나주지 않았다. 답답해 미칠 것 같았던 최씨는 우여곡절 끝에 그녀를 찾아 자신을 멀리한 이유를 들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많이 아프고, 서울의 큰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이 조금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그녀의 말에 최씨는 200만원을 빌려줬다. 하지만 그 돈을 건넨 게 그녀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마치 영화 ‘돈을 갖고 튀어라.’처럼 그녀는 홀연히 사라졌다. 하지만 최씨는 여전히 그녀에게 말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이것이 진정한 사랑일까요. 아니면 제가 바보일까요.” 직장인 양모(27·여)씨는 대학 새내기 시절 짝사랑의 열병을 앓았다. 연정의 대상은 한 학년 선배였다. 남몰래 선배를 좋아했던 양씨는 학기 초 술자리에서 선배의 옆에 앉게 됐다. 선배의 친절하고 부드러운 말투에 마음이 허물어져가던 양씨는 결국 마음을 고백했다. 당시 양씨는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애타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선배 역시 여자 친구가 있었지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선배는 다음날까지 서로의 이성친구를 정리하고 공식적으로 사귀자는 뜻을 밝혔다. 다음날 양씨는 약속대로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노라고. 서운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진정으로 좋아하는 남자와 사귈 수 있다는 행복감이 더 컸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직후 양씨는 선배에게 “저 남자친구와 깨끗이 끝냈어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선배는 “어?무슨 소리야. 그걸 왜 나한테 말해?”라고 답했다. 당황한 그가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하자 선배는 “얘는 참, 술 마시고 한 말을 다 믿으면 어떡해. 난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와 결혼할 예정이야.”이미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한 양씨는 말 그대로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됐다.“서투른 제가 잘못이죠. 이전 남자친구에게 울고불고 매달렸지만 소용없더군요.” 직장인 김모(27)씨도 배신에 웃고 울었던 추억이 있다. 대학 새내기 시절 동기를 좋아했던 김씨. 그녀가 5년간 교제해온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집요하게 매달린 김씨는 그녀의 마음을 자신에게 돌리는 데 성공했다. 당시 그녀와 교제하던 남자친구는 군복무 중이었다. 그 후로 2년간 달콤한 연애를 한 뒤 김씨는 군대에 가게 됐다. 하지만 입대한 지 6개월이 되지 않아 그녀로부터 이별통보를 받았다. 새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이유였다.“제가 던졌던 부메랑에 제가 맞은 거죠. 이별로 상처받았을 그녀의 전 남자친구 심정이 이해가 되더군요. 그 이후로는 짝이 있는 여자에겐 접근하지 않습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고 미국인 C(31)씨는 2004년 2월 미국의 대학에서 한국인 유학생 이모(22·여)씨를 만났다.C씨는 아담한 체형에 쌍꺼풀 없는 눈, 검은 생머리, 재치있는 말솜씨를 가진 이씨의 매력에 푹 빠졌다.C씨는 이씨와 ‘언어교환’을 하면서 그녀와 한국에 대해 배웠고, 그녀에 대한 감정이 점점 깊어졌다. 유학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간 이씨와 헤어지기 싫었던 C씨는 과감히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는 한국의 모 대학 어학당에 등록했고,2005년 1월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문제는 그녀의 마음이었다. 미국을 떠날 때만 해도 눈물을 글썽이며 진한 애정을 드러내던 그녀는 한국에 돌아가자 연락이 점점 뜸해지더니 두달 만에 연락이 끊어졌다. 한국으로 오기 직전 유학시절 그녀의 친구에게 평소 그녀가 C씨의 뚱뚱한 체격을 못마땅해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 하지만 오기가 발동한 C씨는 한국에 왔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20㎏ 가까이 감량했다. 여전히 한국에 머물고 있는 C씨는 멋진 한국 여성과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이모(29)씨는 손바닥 만한 플라타너스 잎이 날리던 교정에서 여자친구가 쌀쌀맞게 자신을 외면한 일을 잊지 못한다. 대학생이던 이씨는 여러 차례의 신입생 환영회를 거치면서 유독 자신에게 많은 관심을 보인 한 여자동기가 부담스러웠다. 평소 이성에게 별 관심이 없었던 이씨였지만 집이 같은 방향인 그녀와 늦은 밤 자주 택시를 타고 귀가했고, 둘 사이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5월 학교 응원제에 함께 가서 사귀기 시작한 두 사람은 이후 2년 동안 붙어 다녔다. 2001년 그녀가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기 전까지 둘의 관계는 문제가 없어보였다. 미국에 간 그녀는 얼마간 이메일과 국제전화로 끊임없이 연락해 왔다. 심지어 그녀는 ‘오빠 없는 인생은 의미가 없다.’는 말까지 해 이씨가 당장이라도 미국에 가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까지 하게 했다. 하지만 이씨는 3개월이 지난 뒤 그녀의 전화와 이메일이 줄어드는 것을 알아챘다. 급기야 6개월이 지나자 그녀는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 이듬해 귀국한 그녀는 학교에서 이씨를 보자마자 “이제 그만 헤어지자.”고 말했다. 비록 연락이 끊어졌지만 ‘다른 사정이 있으려니.’하며 기다려왔던 이씨의 뺨 위로 노란 은행잎들이 떨어졌다. 직장인 이모(30)씨는 연일 계속된 팀 프로젝트로 2개월 동안 오후 11시 전에 퇴근한 적이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여자친구의 불만은 날로 커져갔다.3주 전 여자친구의 생일에도 이씨는 회사에서 야근을 해야만 했다. 마음 같아선 만나서 축하해주고 싶지만 팀장과 부장도 집에 못가고 일에 매달린 상황이라 일찍 퇴근할 수 없었다. 결국 부산이 고향인 여자친구는 생일을 혼자 보내야만 했다. 참고 참았던 여자친구의 분노가 결국 터지고 말았다. 여자친구가 자신에게 너무 소홀하다며 이별을 통보한 것. 이씨는 억울했다.“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일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한 것인데 그걸 이해 못하는 여자친구가 밉더군요. 제가 달랬어야 하는데 화가 나서 헤어지자는 말에 덜컥 동의하고 말았죠. 많이 후회합니다. 미안하기도 하고요.” 황비웅 김정은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여성 & 남성] 내 남편·내 아내 결혼후 이렇게 달라졌다

    [여성 & 남성] 내 남편·내 아내 결혼후 이렇게 달라졌다

    연애할 때는 누구나 영화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꾼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는 아내, 먼저 일어나 토스트를 굽는 자상한 남편은 영화속 주인공들의 모습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본격적인 결혼생활이 시작되면 이런 환상은 여지없이 깨진다. 도대체 내가 사랑하고 아끼던 상대는 어디로 간 것일까. 결혼 전 유머가 넘쳐 흘렀던 남편은 점점 무뚝뚝해지고, 단정한 치마만 입었던 아내는 체육복에 슬리퍼를 끌고 문밖을 나선다. 결혼 후 새롭게 드러난 배우자들의 어처구니없는 버릇과 태도 때문에 고민하는 신혼부부들의 좌충우돌 결혼이야기를 들어봤다. ●결혼 전에는 몰랐던 무서운 술버릇 결혼 전 애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술을 마셔도 정신력으로 버텨냈던 시절은 결혼 후 다시 오지 않는다. 대학시절 5년 연애 끝에 2006년 결혼한 김모(29)씨는 최근 아내의 특이한 술버릇을 알게 됐다. 아내가 회사 회식이나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술을 한 잔 하고 들어오면 라면을 끓여먹는 것이다. 그것도 라면을 끓이면서 계란을 넣는 게 아니라 라면을 다 끓이고 나서 날계란을 풀어 넣는다. 처음에는 속이 좋지 않아 그러려니 했던 김씨는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아내는 계란을 넣지 않고는 라면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 계란이 없는 날에는 200m 떨어진 편의점까지 가서 사와야 했다.“귀찮다.”며 ‘농성’이라도 할라치면 아내는 “계란없는 라면은 먹을 수 없다.”며 김씨에게 라면을 억지로 떠넘겼다.“결혼 전 기독교 집안이라면서 술은 입에도 대지 않던 여자가 어떻게 이럴 수 있죠?새벽에 인사불성으로 들어와 얌전히 자는 것도 아니고 라면을 끓여대고,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워서 계란을 사오라고 하다니요.” 올봄 노총각 딱지를 뗀 직장인 김모(36)씨는 9살 어린 27살의 여성과 결혼했다. 주위의 질투는 대단했다. 하지만 김씨는 남모르는 고민에 빠져 있다. 결혼 전에는 귀엽고 발랄했던 그녀가 ‘철없는 부인’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연애 시절 아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밤 11시 전에 집에 가야 하는 조신한 아가씨였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니 일주일에 두세번은 술을 먹고 자정이 넘어서 들어온다. 게다가 술값을 본인이 계산해야 직성이 풀리는 ‘무서운 주사’까지 있었다. 김씨는 “한달이면 술값만 50만원은 족히 나간다.”면서 “도둑장가를 들었으니 해장국을 끓여 달라고 당당하게 주문까지 한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머니 생신 때 소주 몇잔만 드시는 부모님에게 와인을 억지로 권하고는 “맛있는 술을 안 드신다.”며 아내 혼자 다 마신 것. 아버지는 “요즘은 여자도 술을 잘 마셔야 한다.”며 애써 웃어 넘겼지만 철없는 부인은 “맞아요. 한 병 더 딸까요?”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집들이에는 대학 남자동창들을 초대해 실컷 술먹고 즐기고는 “야∼치우지 마. 우리 남편이 상치우는 거 전문이야.”라고 말해 부부싸움을 벌였다. 결혼 5년차 최모(33·여)씨는 남편의 불결함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별거를 고려 중이다. 연애시절 데이트를 할 때면 상큼하고 향긋한 냄새가 풍겨왔던 그 사람은 결혼 후 어디론가 사라졌다. 술을 마시고 들어와 양말도 벗지 않고 쓰러지는 것은 예사롭지도 않다. 연애할 때는 먹지도 않던 마늘과 삼겹살을 잔뜩 먹고 들어와 키스 공세를 펼 때는 당장이라도 가정법원에 뛰어가고 싶어진다. 아침에 일어나 ‘속 쓰리다.’며 콩나물국을 끓여 달라는 모습은 얄미움을 넘어 혐오스럽다. 잠자리를 함께 할 때도 마찬가지다. 얼큰하게 취해 집에 오면 샤워는커녕 양치질도 하지 않고 덤벼든다. 처음에는 한두번이겠거니 생각했지만 빈도가 점점 높아졌다. 최씨는 요즘 남편의 눈빛이 조금이라도 야릇해지면 방문을 걸어 잠근다.“세상살이가 힘들다는 건 알지만, 연애 시절 어두운 뒷골목에서 입맞춤이라도 하려면 구강청정제를 꺼내들곤 했던, 그런 남편의 세심한 배려는 어디 갔는지 모르겠어요.” ●무참히 깨져 버린 멋진 왕자님, 예쁜 공주님 환상 영화 속 주인공과 결혼한 것 같은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한다. 결혼 3년차에 접어든 윤모(33)씨는 왠지 아내에게 사기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윤씨는 사내연애로 아내를 만났다. 결혼 전 청순가련형의 외모에 다소곳한 성격으로 사내에서 인기가 많았던 그녀. 청순가련형 배우 우희진이 이상형이었고, 드라마 속 우희진과 같은 아내와의 결혼생활을 꿈꿔 왔던 윤씨는 신혼 초 아내의 ‘깨는’ 행동에 미칠 것만 같았다. 남편이 옆에 있든 상관없이 방귀를 뀌거나 트림을 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화장실에 앉아 문을 열어 놓고 TV를 보는가 하면 윤씨도 처음 듣는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얼마나 배신감이 큰지 몰라요. 결혼 전엔 그렇게 다소곳하고 예쁘더니 결혼 후 완전 소탈해졌죠. 가끔은 처녀 시절의 아내가 그립기도 합니다.” 결혼 6개월차인 천모(30)씨는 선을 본 지 3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주위에서는 “잘 모르는 여성과 너무 일찍 결혼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결혼 전에는 아내가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며 숟가락을 놓곤 해서 천씨가 ‘잔반처리’를 도맡았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음식을 남기기는커녕 도리어 천씨의 음식을 뺏어 먹기까지 하는게 아닌가. 게다가 결혼 전에는 명품 한 두개씩은 몸에 걸치기를 좋아하던 그녀가 결혼 후 갑자기 ‘짠순이’가 됐다. 결혼 1년차인 정모(29·여)씨는 남편이 자신보다 피부가 더 좋아 항상 신기하게 생각했다. 연애할 때 정씨는 “자기 피부 너무 좋다∼. 나랑 바꾸자.”라며 은근히 애교도 부렸다. 정씨가 “자기 피부관리숍에 다니는거 아냐?비결이 뭐야?”라고 물을 때마다 남편은 “따로 관리하는 거 없어.”라고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그런데 결혼 이후 그 비밀이 벗겨졌다. 남편의 좋은 피부는 바로 시어머니의 정성 때문이었다. 시어머니가 어렸을 때부터 아들에게 영양크림을 발라 주는 등 꾸준히 피부관리를 해줬던 것. 어느날 시어머니는 정씨에게 “아들 피부가 안 좋아진 것 같다.”며 얼굴에 팩을 발라줄 것을 명령했다.“요즘 시어머니 등쌀에 못 이겨 남편 피부관리까지 해주고 있는데,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아요. 내가 이런 일까지 해야 되는 건지. 남편 피부에 대한 환상이 완전히 깨졌죠.” ●연애시절과 180도 다른 모습에 우울증까지 연애시절의 배려심은 온데간데 없는 배우자의 모습에 실망하는 경우도 많다. 주부 윤모(28)씨는 재정적으로 대범했던 남편이 결혼 1년 만에 ‘짠돌이’로 변해 고통을 받고 있다. 남편은 100만원 상당의 목걸이를 사주면서 청혼했다. 밥을 먹을 때도 윤씨를 위해 좋은 레스토랑만 찾아 다녔다. 하지만 결혼 후 외식은커녕 오히려 살림을 헤프게 한다고 지적하기 일쑤다. 냉장고를 열어 보고 씀씀이를 지적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 있기라도 하면 온갖 잔소리를 해댄다. 생활비도 남편에게 타서 쓴다. 윤씨가 “사람이 변했다.”고 항의하면 “이처럼 아껴서 네 선물도 사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지난 4월 생일에는 선물도 받지 못했다. 서운했던 윤씨는 “생일인데 예전에 자주 갔던 레스토랑에서 외식이라도 하자.”고 전화했지만 남편은 “너무 비싸니 삼겹살이나 구워 먹으러 가자.”고 했다. 시무룩해져 삼겹살을 먹지 않는 윤씨에게 남편은 “어차피 같은 고기인데 대충 먹어라.”고 말했다.“일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아내가 가고 싶은 음식점에 갈 수 없는 건가요. 가격도 비싸지 않은데. 하긴 시어머니 말씀이 어릴 때부터 돌멩이도 안 버린 사람이래요.” 2005년초 대학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난 직장인 이모(32·여)씨는 3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남편의 진면목(?)을 본 이후로는 탄식과 후회의 나날만 거듭되기 때문이다. 처음 남편의 이미지는 좋은 학벌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다닌다는 것 외에는 별 볼일 없었다. 외모도 추남급에 속했고, 언변도 좋지 않았다. 반면 이씨는 늘씬한 몸매에 우아한 기품까지 갖춰 어딜 가도 인기가 높았다. 그날 만남이 끝이라 생각하고 귀가했다. 그런데 이튿날부터 그 남자가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회사로 꽃 배달을 해오고, 건강식도 챙겨 보냈다. 퇴근 무렵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기다렸다. 어머니는 “사람은 외모가 전부가 아니다.”며 진지하게 만나볼 것을 권했다. 그렇게 연애는 시작됐고, 그의 애정 공세에 점차 마음의 문이 열려 이듬해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 이후 그가 달라졌다. 연일 야근이라며 귀가가 늦었다.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더 많았다. 연애시절 자신에게 쏟았던 관심과 노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우울한 나날이 이어질 뿐이었다.“신혼이라는 게 없었어요. 홀로 텅 빈 집을 지키면서 결혼한 걸 정말 많이 후회했어요. 주위 시선이 아니라면 진작에 갈라섰을 거예요.” 2002년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난 직장인 박모(34)씨는 결혼 후 180도 달라진 아내의 모습이 끔찍하다. 처음에는 6살 연하여서 무엇을 하든 귀엽기만 했다. 나이에 비해 이해심과 포용력도 깊었다. 박씨의 부모에게도 잘했다. 매년 생신 때면 선물도 보내고, 보약 같은 건강식품도 꼬박꼬박 챙겼다. 애교도 많아 함께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렇듯 깜찍하던 그녀가 결혼 후 돌변했다. 연애시절 꾹꾹 눌러뒀던 성격들이 하나둘 드러났다. 툭하면 신경질을 부리고, 언성을 높였다. 박씨가 술자리에서 밤 10시를 넘기면 주위에 누가 있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난리를 쳤다.“술 먹지 마라. 다른 여자 만나지 마라. 혼자선 그 어떤 결정도 내리지 마라.” 등 온통 “∼하지 마라.” 투성이였다.“퇴근 후 집에 들어가는 게 죽기보다 싫습니다. 요즘은 모든 여자를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버릇까지 생겼어요.” 김정은 장형우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성공적인 국제중학교를 위한 제언/ 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과 교수

    [열린세상] 성공적인 국제중학교를 위한 제언/ 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과 교수

    서울시 교육감선거가 끝난 직후, 국제중학교 두 곳이 선정되어 내년도 신입생을 선발할 것이라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예상했듯이 전교조는 이를 1% 특권층을 위한 귀족학교로 규정하고 설립을 저지하는 운동에 들어갔고, 이와 동시에 학원들은 국제중을 겨냥한 각종 초등학교 입시 프로그램의 설명회를 시작했다. 내년 개교할 두 학교는 이름은 국제학교이되 외국인 입학전형은 없으며, 전형방식은 제법 구체적으로 공개하였으나 학교설립의 근간인 설립배경, 특성화된 교육목표는 아직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자신의 주요공약인 국제중학교에 대하여 공정택 교육감의 밝히는 설립취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조기유학이나 타 지역(경기·부산) 국제중으로 빠져나가는 인재를 막고, 둘째, 이미 설립된 국제고와 연계시켜나가며, 마지막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국제사회의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이들 중 교육목표에 부합할 만한 것은 세 번째밖에 없으므로, 국제중은 이른바 글로벌 리더가 될 재목을 조기에 발굴하여 그 길을 열어주는 것을 특성화 교육 목표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인재를 잘 키워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사실 반대할 일은 아니다. 평준화 교육의 맹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학부모의 37%, 교사의 65%가 국제중 설립에 찬성했다고 한다. 이 결과가 신뢰할 만하다면 사회적 동의와 요구도 확보한 셈이다. 따라서 사교육 가열, 중학교 입시화, 학벌 서열화, 빈부 양극화 등 예상되는 부작용은 일단 접어두고, 기왕 설립하기로 한 국제중학교의 본질적 교육목표와 역할에 대하여 정책입안자와 학교운영자에게 진심어린 당부 한 가지만 하고자 한다. 한마디로, 국제사회에 진정으로 적합한 지도자를 양성해 달라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주기를 바라는 몇 가지 사항을 함께 제안한다. 첫째, 학원교육을 멀리해 온 학생을 우선 선발하라. 국제사회에는 유치원부터 학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초등학교부터 토플시험 준비를 하느라 온 시간을 보낸 지도자는 별로 없으리라 본다. 관심사를 주도적으로 탐구할 줄 아는 독립적인 학습능력을 지닌 학생을 가려내는 일에 고심하기 바란다. 둘째, 국제교육은 곧 영어교육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라. 외국어중학교 혹은 영어중학교가 아니므로, 국제중 특성화는 곧 영어몰입교육이라는 등식을 세우지 말기를 바란다. 국제중 교육과정에 더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은 교양교육, 인성교육, 리더십교육, 세계어로서의 영어교육 등이다. 셋째는 다양한 학생과 교사 구성원을 선발하라. 사람들은 대개 엘리트코스만 줄달음질한 지도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다양한 계층, 개성 있는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고, 서로를 통하여 나와 다른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가 포용해야 할 다문화 사회에 대한 경험도 반드시 필요하다. 넷째로 일류대학, 미국 사립고, 특목고 진학 등에 관심을 집중하여서는 안 된다. 이러한 유혹들은 취지에 맞지 않는 학생 선발의 원인이 되고, 국제리더 양성기관으로서의 교육과정을 망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저해하고, 획일적 경쟁의식을 부추기게 된다. 만일 새롭게 설립되는 서울시의 국제중학교가 이러한 투철한 교육철학과 의지를 보여준다면 국제중을 통한 특성화 교육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싶다. 하지만 만약 지금까지의 외국어고등학교 사례에서 보듯 국제중 역시 부유한 가정에서 온 학원 의존형 청소년 일색의 학교로 또다시 전락한다면, 비판과 저지의 운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과 교수
  • 이진욱 “또 ‘엄친아’ 역할 맡았어요”

    이진욱 “또 ‘엄친아’ 역할 맡았어요”

    연기자 이진욱은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줄임말로 완벽한 사람을 지칭)역할을 많이 맡은 배우 중 한 명이다. 전작에서 ‘대통령의 아들’ 역할을 맡더니 최신작 ‘유리의 성’에서는 대기업의 실질적인 후계자 역할로 성격, 외모, 학벌은 물론 열정까지 갖춘 준성 역할을 맡았다. 이진욱은 28일 오후 2시 서울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SBS 주말드라마 ‘유리의 성’ ’(극본 최현경ㆍ연출 조남국)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평소 완벽남 연기를 많이 했는데 너무 힘들다.”고 연기에 대한 고충을 털어 놓았다. 최근 지상파 방송 3사를 넘나들며 주목 받는 남자 연기자로 손꼽히는 이진욱은 “8개의 작품을 해 왔다.”며 “이제는 시청자들이 식상해 하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은메달리스트 이경원 선수가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 이경원 선수는 이진욱의 팬을 자청하며 제작발표회장을 찾아 올림픽 기념주화를 이진욱에서 선물하며 깜짝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이진욱은 “평소 운동하시는 분들의 고충을 알고 있고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며 “제가 그렇게 인기 없는데 방송에서 제 팬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이경원 선수의 방문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진욱, 윤소이, 김승수가 주연을 맡은 ‘유리의 성’은 방송국 신입 아나운서 정민주(윤소희 분)가 대기업 총수의 아들 김준성(이진욱 분)과 결혼을 했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다음달 6일 오후 8시 50분 첫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일반인과 달리 낮은 심박수와 산소 운반능력을 가능하게 하는 ‘스포츠 심장’이란 무엇인지 마라톤 선수와 일반인의 비교 실험을 통해 그 비밀을 알아본다.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의 근육 사용 모습을 분석하고 그를 지도하고 있는 노민상 감독을 통해 그의 신체 비밀을 밝힌다.●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10시10분) 검사, 변호사, 판사는 각각 어떤 일을 할까.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은 어떻게 다를까. 피고와 피고인은 어떻게 구분할까. 우리가 모르고 저지르는 죄목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문턱 높은 법원, 드라마에서만 본 재판. 서울남부지방법원의 재판과정을 통해 재판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영숙이 떠난 후 충복의 상심은 점점 깊어지고 기력마저 떨어져 가족들은 걱정이고, 한자의 빈자리에 일석도 맥이 빠져 있다. 은아는 진규에게 지나쳤다며 사과를 하지만 진규가 이혼과 사과는 별개라고 하자 은아는 이혼서류를 찢어버린다. 한편, 소라는 엄마에게서 전화가 없자 영수에게 화풀이를 한다.●TV속의 TV(MBC 오전 11시) 일요일 아침 우리 사회 노인들의 삶과 문화를 전달하고 있는 프로그램 ‘늘 푸른 인생’.‘뽀빠이가 간다’,‘찾아라, 시니어 스타’,‘내가 좋아하는 우리 소리’ 등 다양한 코너로 구성돼 있는 노년층 프로그램을 집중 분석해본다. 또 ‘TV 시간여행’에서는 정겨운 옛 시골 장터를 찾아가본다.●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50분) 대한민국 국민 애창곡 ‘남행열차’의 주인공 가수 김수희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보금자리를 최초로 공개한다. 오랫동안 살던 낡은 집을 그만의 감각으로 새롭게 꾸몄다. 집안 인테리어와 그가 즐겨마시는 건강음료, 다양한 차를 소개한다. 딸과 함께하는 요리시간도 공개한다.●내사랑 아프리카(EBS 오후 5시) 듀 플레시의 60세 생일을 맞아 레오파드 덴의 가족들은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준다. 플레시는 도시의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협심증’이란 진단을 받는다. 스스로가 늙고 병들었다고 생각하는 플레시는 만사에 의욕을 잃고 일을 그만두려 한다. 그리고 도시에 나가 아들과 함께 지내려고 생각을 한다.●미래포럼 2050(EBS 오후 10시30분) 20대 때의 학벌이 평생의 운명을 좌우하는 우리 사회. 평생학습을 하게 된다면 졸업장의 영향이 줄어들게 될까. 한 국가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지표역할을 하는 평생교육은 무엇이며, 현재 우리나라 실정은 어떠한지에 대해 알아본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전문가들과 함께 살펴본다.●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발. 관리가 제대로 안 될 경우 인체의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줄 만큼 발은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잘못된 걸음걸이나 체중증가, 여성들이 즐겨 신는 하이힐과 통굽 등은 발의 통증을 유발시킨다. 발 건강의 중요성과 올바른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20 & 30] 난, 이럴때 직장을 옮기고 싶다

    [20 & 30] 난, 이럴때 직장을 옮기고 싶다

    취업만 되면 행복한 세상이 열릴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들어간 직장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와 소모적인 감정싸움은 우리가 꿈꾸던 직장생활이 아니다. 지금보다 월 50만원만 더 받는다면 삶이 보다 윤택해질 것 같기도 하다. 하루하루 무미건조하게 생활하다 보면 불현듯 미래가 불안해진다. 이때 스며드는 생각이 바로 이직.2030 직장인들은 언제 이직의 충동을 느낄까? ●꿈을 빼앗는 회사, 옮기고 싶다. 3년차 중소기업 회사원 김모(32)씨는 요즘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자기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에 대기업을 마다하고 중소기업에 들어왔는데 상사가 석사과정을 밟으려는 김씨의 뜻을 꺾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기업 월급의 70% 수준을 받으면서도 우선 일부터 배우라는 상관의 지시에 묵묵히 공부할 때를 기다렸다. 하지만 취직한 지 만 2년이 돼 대학원에 진학하겠다고 하자 상사는 “우리회사 승진에는 학벌이 의미가 없으니 업무나 충실히 하라.”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이 취업 당시 뛰어난 인재였음을 상기시키려 했지만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 중에는 이미 석사를 마친 사람도 많았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공부하고 싶은 꿈을 버릴 수 없다. 더 작은 기업이라도 학업의 기회를 준다면 지금의 회사에 과감하게 사표를 던질 계획이다.“지금이야 대학원이 필요없다고 말하지만 앞으로는 석사 이상이 필수라고 봐요. 물론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욕심도 크지요. 사원의 자기계발에 인색한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장래성 있는 곳으로 가야죠.” 하모(32)씨는 최근 회사를 옮겼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다. 하씨는 2004년 대학을 졸업한 뒤 교육업종의 마케팅 부서에 취직했다.4년간 한 직종에서만 일했다. 업계동향이나 시장조사, 전략수립 등 교육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올 초부터 부쩍 정체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일취월장하는데, 자신만 과거에 묻혀 지낸다는 생각에 우울했다. 회사는 외국어학원이나 대학원 입학 등 자아 발전을 위한 교육 기회를 주지 않았다. 업무 전환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매일 같은 일과가 되풀이됐다. 하씨는 더 늦기 전에 의욕을 불사를 새로운 일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밑바닥에서부터 하나씩 배워가면서 성취감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었다. 하씨는 고심 끝에 지난 5월 IT 직종으로 진출했다.IT 분야에서 실력을 갖추면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다.“똑같은 시스템에서 똑같은 일만 되풀이하다 보니 생각 자체가 없어지더군요. 사람이 아니라 로봇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역동적인 업종에서 일하며 활력 넘치는 삶을 살고 싶어 이직했습니다.” ●더 좋은 조건에서 일하고 싶다. 자동차부품업체에 다니는 이모(33)씨는 입사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차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지금 회사는 공대를 졸업한 뒤 운좋게 곧바로 들어간 첫 직장이다. 이씨는 일도 적성에 맞고, 승진도 빨리 한 편이라 지금까지 다니고 있지만 직장을 옮기고 싶을 때도 많다. 얼마 전에는 바로 옆자리에 앉은 동료사원이 경쟁업체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옮겼다. 연봉도 훨씬 많았다. 이씨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낮은 연봉을 받는 게 가장 큰 불만이다. 얼마전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연봉 얘기가 나왔지만, 이씨는 불편했다.“옆자리의 동료가 회사 옮긴다며 악수를 청하는데, 솔직히 너무 부럽더라고요. 그것도 우리 회사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연봉 조건으로 간다니, 저도 그런 제의를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속으로 생각했죠.”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정모(28·여)씨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명문대 사범대를 졸업한 정씨는 다른 친구들이 돈 많이 버는 명강사가 되겠다며 학교 대신 입시학원으로 갈 때 그들을 비웃었다.‘선생님은 뭐니뭐니해도 학교에 있어야 빛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학교에 배치받아 부푼 꿈을 안고 첫 수업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랬다. ‘처음이니 그렇겠지.’라고 생각했다. 매일 졸고 있는 학생들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반응이 없었다.‘혹시 내가 잘못 가르쳐서 그런가.’라는 생각에 교수법도 바꿔봤다. 하지만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은 정씨가 꾸짖으려 하면 “그거 다 학원에서 배운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사실이었다. 또 수준높은 학생들에게 맞춰 수업을 하다 보면 수학을 못하는 학생들이 거부반응을 보였다. 지쳐버린 정씨는 요즘 학원가로 나가 한참 쑥쑥 크고 있는 친구들에게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고 있다. 대우도 파격적이다. 정씨는 “아직 공교육 현장에서 존경받는 스승이 되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긴 이르지만, 자괴감이 점점 커진다.”고 털어놨다. ●나를 괴롭히는 상사·동료들, 피하고 싶다. 전자업계에 근무하는 홍모(29·여)씨도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상사와 선배의 행태가 너무나 ‘꼴불견’이기 때문이다. 선배인 박모 대리는 ‘이간질의 화신’이다. 윗사람과 아랫사람 사이를 갈라놓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나쁘게 평가하도록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자신보다 학벌이나 능력이 좋은 후배에겐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상사는 그런 선배와 죽이 잘 맞는다. 선배가 상사의 비위를 맞추며 가려운 데를 잘 긁어주기 때문이다. 후배들이 보기에 선배의 능력은 형편없다. 그런데도 상사를 ‘구워삶는’ 재주 하나만으로 매년 업무평가에서 최상위 점수를 받는다. 그런 선배의 행동에 ‘놀아나는’ 상사의 인간성 또한 바닥 수준이다. 지시한 업무를 완수한 뒤 보고서를 제출하면 “그럼 그렇지, 네가 얼마나 하겠어. 대학에서 뭘 배웠니?”라는 등 모욕적인 언사로 부하직원을 짓밟는다. 자신은 주말과 휴일 내내 쉬면서 아랫사람들에겐 잡다한 일거리를 부과해 휴일도 보장해주지 않는다.“편애와 모욕도 정도가 있죠. 상사나 선배, 다들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인데 사람을 대하는 상식조차 없다는 게 실망입니다. 인간적인 사람들과 일하고 싶어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해요.” 공기업에 다니는 최모(28·여)씨는 이제 갓 2년차이지만 직장을 옮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게 한두번이 아니다. 사무실에서 앉아서 일할 때가 한 달 동안 손꼽을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다른 기관의 조사업무를 맡고 있다 보니 출장이 잦다. 최씨는 공기업에 들어가면 사무실에 앉아서 편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잦은 출장으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친구들과 자주 만나기 어려운 것도 불만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있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너무 힘들어요. 저보다 더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저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데…. 지금 직장과는 안 맞는 것 같아요.” 제약회사의 영업부서에서 6년째 일하고 있는 김모(35)씨는 요즘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다. 고객을 상대하는 부서에 있다 보니 일주일에 하루도 술을 거르는 날이 없다. 매일 접대 술자리에서 거래처의 비위를 맞추다 보니 1,2,3차까지 마시고도 ‘내가 이렇게 살아야 되나.’라는 자괴감에 집앞 포장마차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고 인사불성으로 집에 들어가기 일쑤다. 부인은 “그렇게 힘들면 직장을 옮기면 되지 않느냐.”고 위로하기도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어떻게 왔는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냐.’는 생각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3주 전 토요일. 평소와 마찬가지로 새벽 늦게 만취 상태로 귀가해 늦잠을 자고 있는데 이제 막 옹알거리기 시작한 아들이 김씨의 불룩한 배 위에서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아들의 맑은 눈을 본 김씨는 드디어 결심을 했다. 아들이 커 가는데 방황하는 모습만 보여줄 순 없다는 생각에 일단 휴가를 냈다.“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깊이 생각해 보니 당장은 힘들어도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일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찾고 있습니다. 물론 하던 일은 계속하고 있지만….” 회사원 최모(30·여)씨는 3개월 전 사내연애를 시작했다. 상대는 한 해 후배로, 준수한 외모에 포용력이 넓다. 하지만 같은 부서의 경쟁자로서, 그만큼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취미도 비슷해 잘 통하지만 회사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갑자기 경쟁자로 돌변한다. 그래서 최씨는 최근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애인은 “서로 도우며 잘 해낼 수 있다.”고 위로하지만 최씨는 나이도 있고 결혼하면 갈등이 오히려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내연애로 결혼해 부부가 같은 직장에 계속 다니는 한 선배는 “직장생활이나 결혼생활 모두 여자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남편이 더 잘 나가는 모습을 꾹꾹 참아야 하는데 능력이 있는 여성일수록 그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고 조언했다. “그와 경쟁을 피하기 위해 아예 다른 업종으로 옮기는 것도 고려하고 있어요. 같은 일을 하는 건 서로 도움도 되지만 반면에 같은 목표를 두고 누가 먼저 올라가느냐 하는 경쟁과정일 수도 있잖아요. 솔직히 지금 회사는 높은 자리에 남성만 올라가는데, 비슷한 학벌과 능력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저로서는 참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됩니다. 혹시 그 사람이 먼저 이직해주진 않을까요?” 황비웅 장형우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무지개 내각이라도 꾸려라/이병민 서울대 교수

    [열린세상] 무지개 내각이라도 꾸려라/이병민 서울대 교수

    2008년 5월과 6월. 서울 한복판 광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집회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집회 초기 좌파 배후세력의 준동이나 광우병 괴담에 빠진 어린 학생들의 ‘촛불놀이’라는 해석에서 축제 같은 시위, 웹 2.0 세대의 디지털 민주주의의 탄생, 의회 민주주의의 상실, 다중의 중우정치 등으로 촛불시위에 대한 해석이 진화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려는 정치권이나 언론의 움직임도 바쁘다. 하지만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해석되든 촛불집회 속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의 우려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실망과 우려가 고스란히 용해되어 있다. 국민들에 의해서 ‘명박산성’이라고 이름 붙여진 광화문 컨테이너 장벽은 정부와 국민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어느 날 아침 광화문 광장에 불뚝 솟아오른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의 조소섞인 웃음 이면에는 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막막함이 진하게 배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정부 일부 인사들의 속내와 언어에는 촛불시위에 대한 노여움이 묻어난다. 왜 우리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하는 투정도 엿보인다. 국민들을 계도하고 훈계하고 싶은 윗사람의 권위주의가 드러나기도 한다. 마지못해 떠밀려가는 사람들의 몸부림과 미적거림도 보인다. 물론 그 속에는 정치적으로 반전을 꾀하려는 꼼수도 보인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런 장벽을 광화문 대로변에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의 보수(保守)는 토론과 소통에 체질적으로 약한 것 같다. 이미 인수위시절 영어몰입교육 논란에서부터 이어진 일련의 대응을 보면, 국민과의 관계는 언제나 엇박자를 내었고 일방적이었으며 자기들만의 소통이었다.CEO나 기관장이 부하 직원들을 앞에 놓고 일장 훈시를 하듯 그런 소통을 기대한 모양이다. 그 기저에는 언제나 나는 잘 알고 내가 전문가라는 우월의식이 있었는지 모른다. 반대하는 사람은 같이할 수 없다는 이념의 이분법에 의한 편 가르기가 있었는지 모른다. 우리가 다수의 국민을 등에 업고 정권을 잡았는데 하는 오만과 자만심이 있었는지 모른다. 이제라도 늦지 않다.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위정자의 말 속에는 궁색한 논리를 정당화하려는 화려한 수사(修辭)가 아니라, 솔직함과 진정성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이나 ‘지위’ ‘권위’나 ‘권력’으로 국민을 누르기보다 다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논리와 진실로 접근해야 한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명박 정부는 국민과 소통할 수 없다. 왜 국민들이 이념보다 경제와 실용을 선택했는지 그 뜻을 읽어야 한다. 국민과 함께 땀 흘리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을 필요로 한다. 한쪽 이념에 편향적인 코드인사도 바라지 않는다.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외칠 때 그 국민은 그야말로 다양하며 어느 한 쪽 이념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노무현 정부 시절 코드인사로 수많은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던 사람들이 누구며, 이념의 잣대로 그들을 몰아세웠던 사람들이 누구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었다면 지난 과거의 모든 말과 행동들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국민은 이념과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기를 바란다. 이제 정부가 인적쇄신을 고민하는 모양이다. 첫 번째 출발점으로 새로이 구성될 내각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물로 구성되기를 바란다. 이념과 파벌을 넘어 진정한 실용 정신으로 국익을 위해 봉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진보와 중도 그리고 보수가 어우러진 무지개 내각을 구성하기 바란다. 그것이 21세기 새로운 형태의 촛불시위 속에 담겨져 있는 국민의 소박한 바람일 것이다. 이병민 서울대 교수
  • ‘新학벌 카르텔’

    “공부 열심히 해라. 서울대는 몰라도 ‘7개 대학’은 가야 할 것 아니냐.” 경기도 안산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양모(18)양이 최근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들은 말이다. 양양은 ‘7개 대학’이란 말이 곧잘 쓰이면서 이 대학들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이 많다고 전했다.“서울의 대표적인 명문 사립대 모임이잖아요. 저도 7개 대학 중 한 곳에 꼭 들어가고 싶어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이어 ‘7개 대학’이란 말이 수험생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7개 대학’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를 가리키는 용어다. 이 대학들이 지난 2005년 입학설명회를 공동 개최하면서 쓰이기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처음으로 공동 해외입학설명회도 열었다. ●2004년 교육부 감사 대비 위해 처음 뭉쳐 이 대학들의 ‘인연’은 2004년 일부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옛 교육부 감사에 대비하기 위한 모임에서 비롯됐다. 이후 7개 대학 입학처장들은 종종 입시에 관한 전반적인 사안을 함께 논의했다. 한 입학처장은 “모임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최근에는 입시설명회를 같이 다니면서 만날 기회가 많아 입시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대학들은 이들의 ‘구분짓기’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전국입학처장단협의회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서울 A대학의 입학처장은 “수험생들이 ‘7개 대학’이란 말을 들으면 이 대학들이 마치 2위부터 8위를 선점한 듯한 인상을 풍겨 다른 대학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에는 ‘7개 대학’이 입학처장단협의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국사 과목을 대입 필수과목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해 다른 대학들로부터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을 샀다. ●‘7개 대학’은 SKY에 이은 학벌 ‘네이밍’? 서울 B대학 입학처장은 “이 대학들이 공동으로 입시 설명회를 갖는 바람에 개별적인 입시 설명회를 개최하는 다른 대학들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홍보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다.”면서 “대학마다 특성화된 분야가 있는데 ‘7개 대학’으로 범주화하면 ‘특성화’보다 ‘서열화’가 부각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SKY’에 이어 ‘7개 대학’이란 네이밍(이름 붙이기)으로 학벌은 더욱 견고해 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천희완 참교육실장은 “‘SKY’로 대표되는 한국의 학벌구도가 ‘7개 대학’이라는 네이밍으로 인해 더 심화될 소지가 있다.”면서 “사회 전체로 볼 때 안타까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여성&남성] ‘드라마·영화 속 그들처럼’ …남녀들의 로망

    [여성&남성] ‘드라마·영화 속 그들처럼’ …남녀들의 로망

    누구나 가끔은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한다. 특히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영화·드라마 주인공의 극적인 삶은 너무도 매력적이다. 자신을 괴롭혀왔던 직장 상사에게 시원하게 복수하고 사표를 던지는 ‘싱글즈’의 동미(사진 오른쪽·엄정화)는 모든 커리어 우먼이 꿈꾸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또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을 이겨내고 진정한 자유를 찾는 ‘글레디에이터’의 막시무스(러셀 크로)는 이 시대 고개숙인 남자들의 우상이다. 이 시대 젊은 남녀가 닮고 싶은 드라마·영화 속 주인공들은 누구이며, 왜 그들에게 열광하는가. 남녀들의 로망을 따라가 보자. ●美드라마 ‘프렌즈´ 레이첼 스타일 굿~ 직장인 김모(25·여)씨는 미국드라마 프렌즈에 나오는 레이첼(제니퍼 애니스톤)을 볼 때마다 그녀의 패션스타일이 너무 부러워 참을 수 없다. 깔끔한 세미정장 스타일에 세련된 머리스타일을 볼 때마다 김씨는 레이첼의 스타일을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보았던 프렌즈 속 인물 중에 레이첼이 가장 사랑스러웠어요. 저도 그녀처럼 하면 아름다운 여자가 될 거라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그래서 김씨는 레이첼의 패션 스타일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공부했다. 레이첼만의 스타일인 ‘베이직하고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베이직한 스타일의 옷만 구입한다. 또 긴 생머리의 레이첼 헤어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그녀는 머리를 기르는 중이다. 회사원 이모(28·여)씨는 영화 ‘싸움’에 나온 배우 김태희를 보고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며 부러움에 치를 떨었다.‘싸움’은 ‘외모의 지존’으로 불리는 김태희가 ‘망가진’ 이미지를 내세워 흥행을 도모한 영화였다.“원래 배우는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죠. 예쁜 데다 연기력까지 갖춘다면 어떤 역할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씨는 영화를 보는 내내 스토리에 몰입할 수 없었다. 상대 배우인 설경구와의 자동차 추격전과 빗속 난투 등 곳곳에서 헝클어지고 처참한 모습을 보이는 데도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너무 완벽한 얼굴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하는구나라고 느끼는 순간 배우로서 김태희는 별로 맘에 안들게 됐지만, 부러움은 그대로 남았죠.” ●영화 ‘너는 내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며… 회사원 정모(31)씨는 최근 본 ‘어웨이 프롬 허(Away from her)’라는 캐나다 영화를 보고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랑’을 나눈 두 주인공을 부러워했다. 영화는 45년을 함께 산 부부에 대한 얘기였다.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부인이 정신이 뚜렷한 상태에서 스스로 치료시설에 들어가 살겠다고 하고, 남편은 안타깝지만 보내고 만다. 하지만 격리 한 달 뒤 부인은 남편의 존재를 잊고 시설에서 만난 새로운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남편은 전혀 부인을 원망하지 않는다. 또 시설에서 돌아가게 된 부인의 새 남편 집으로 찾아가 다시 시설로 들어가달라고 부탁한다는 얘기다. “그렇게 사랑을 받고, 한 사람을 그토록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사람, 평생 만나기 힘들지 않나요.” 회사원 유모(34)씨는 얼마 전 회사에 새로 들어온 여사원에게 관심이 생겼다. 간혹 그녀가 일하는 자리 근처를 지나면 얼굴을 마주치게 되는데, 그녀의 눈웃음은 정말 매력적이다. 유씨는 그녀와 눈인사를 할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었다.“그녀가 정말 나에게 관심이 있는 걸까, 아니면 의례적인 인사일까?” 유씨는 답답한 마음에 가슴만 졸이고 있다. 유씨는 ‘왓 위민 원트 (What women want)’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인 멜 깁슨이 여자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것이 정말 부러웠다. 무엇보다 그녀의 속마음을 알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노총각 김모(36·직장인)씨는 3년 전부터 영화나 드라마에서 순정을 바쳐 사랑의 결실을 맺는 남자 주인공들이 부럽다. 아직도 2005년 개봉돼 화제를 모았던 영화 ‘너는 내 운명’의 김석중(사진 왼쪽·황정민)을 종종 떠올리곤 한다. 서른여섯 살 노총각 석중이 운명의 여인 전은하(전도연)를 알게 된 뒤부터 시종일관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데 감동받았기 때문이다. 석중은 여자의 집안이나 재력은 물론 다방 종업원이라는 직업도 상관치 않았다. 심지어 은하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마저도 개의치 않았다. 오직 사랑 하나에 ‘올인’한다. 김씨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걸 알고 놀랐다.”면서 “석중은 세속에 찌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준 인물”이라고 말했다. “요즘 남녀는 소위 알아주는 학벌에 든든한 직업, 짱짱한 집안을 선호하죠. 저도 잠시 그랬어요. 하지만 영화 속 석중을 만난 뒤로는 오직 ‘사랑’ 하나에 모든 걸 헌신하는 순수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주인공처럼… 공기업에 다니는 홍모(27·여)씨는 직장 생활에 만족하지 못해 늘 일탈을 꿈꾼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공기업에 취직했지만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고 상사에게 시달리는 것도 이젠 신물이 날 지경이다. 홍씨는 기회만 되면 회사를 탈출하겠다는 생각뿐이지만 뾰족한 수가 생각나는 것도 아니다. 회사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다보니, 열정을 가지고 일하기 힘들고 업무성과도 좋을 리 없다. 하루하루가 무미건조한 홍씨는 요즘 ‘스포트라이트’라는 드라마에 빠져 있다. 기자 생활을 그려낸 드라마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바이스’ 김보경이 그렇게 멋있게 보일 수가 없다. 물론 이런 홍씨에게 기자 친구는 “드라마라서 그렇게 나오는 거지 실제 기자는 인간답지 못한 생활의 연속”이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홍씨에겐 그런 힘든 일상마저 선망의 대상이다. “드라마에서 바이스가 후배기자들한테 지시하는 모습을 보면 여자가 봐도 정말 멋있어요. 물론 기자생활이 힘들다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은 일이죠.” 방송기자가 희망인 대학생 윤모(22·여)씨는 요즘 ‘스포트라이트’의 서우진(손예진)을 볼 때마다 부러울 따름이다. 윤씨는 서우진의 모습이 몇 년 후 자신의 모습이길 고대한다. 윤씨는 서우진이 마이크를 들고 카메라 앞에서 리포팅을 하는 모습을 보면 한없이 부럽다는 생각만 든다. 오태석(지진희) 캡에게 엄청나게 ‘깨지는’ 서우진을 볼 때도 부럽다. 윤씨는 마구 혼나더라도 기자라는 이름만 갖게 되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드라마 속 서우진이 한없이 부러운 이유는 단 하나, 제가 꿈꾸는 방송기자가 그녀의 직업이니까요.”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속 그녀들은 나의 로망 의류업계에 종사하는 이모(29·여)씨의 선망의 대상은 최근 개봉한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속의 주인공들이다. 이씨는 칼럼니스트이자 뉴욕 스타일의 대명사인 ‘캐리’, 화끈하고 열정적인 ‘사만다’, 이지적이고 시원시원한 ‘미란다’, 사랑스럽고 우아한 ‘샬롯’ 등 4명의 여성들이 발산하는 매력에 푹 빠졌다. 특히 그들의 패션은 직업을 떠나 같은 여자로서도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옷, 구두, 가방에 각종 액세서리까지 명품으로 한껏 멋을 부리는 등 외모를 가꾸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그녀들의 삶이 보세점을 전전하며 가장 싼 가격의 물건을 구입하는 자신과 너무나 대비됐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기죽지 않는다. 이씨도 언젠가는 영화 속 그녀들처럼 멋진 삶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영화 속 그녀들처럼 사는 건 엄두를 못내요. 지금은 대리만족 수준이지만 저도 어엿한 커리어우먼인 만큼 실력을 쌓아간다면 머지않아 그녀들처럼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해요.” 회사원 임모(31·여)씨는 ‘금발이 너무해’라는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엘르 우즈’를 부러워한다. 그녀는 금발이고 예쁘지만 공부도 잘하고 능력도 출중한 인물로 그려진다. 임씨는 물론 팔방미인인 그녀가 부럽지만 실제로는 ‘금발은 멍청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회사에서는 얼굴이 반반(?)하면 ‘꽃’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임씨는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지만 상관과 손님 접대를 통해 일을 맡았다고 할까봐 욕심나는 일을 하기 위해 상관에게 어필하는 것도 그만두곤 하죠.”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좋아하는 네일아트와 공주풍의 긴머리도 포기하고 무채색 정장에 심플한 귀걸이 정도만 하고 다닌다. “우즈처럼 멋지게 꾸며도 최고의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요즘 대학에 가도 외모와 상관없이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아직도 구태의연한 사고를 갖고 있는 직원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답답해요.” 회사원 김모(33)씨는 평소 ‘포레스트 검프’를 가장 부러워한다. 직장과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기 때문이다. 김씨는 그럴 때면, 소장하고 있는 ‘포레스트 검프’를 다시 보곤 한다. 아무 것도 몰라도 달리면서 세상의 모든 근심을 던져버리는 검프를 보며 김씨는 위안을 받는다. 검프는 남들이 애걸복걸하는 출세조차 신경쓰지 않고 멋대로 살아간다. 검프는 대리진급을 앞두고 동료와 서로 경쟁을 벌이는 김씨에게 잠시나마 유쾌한 상상을 가능케 해준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채 사랑뿐만 아니라 삶의 목표를 이루는 검프가 너무나 부럽습니다. 사실 세상은 늘 동료를 험담하고, 상사에게 아부하고, 후배에게 잘난 척하는 자에게 성공을 부여하지 않나요?” 사건팀 zangzak@seoul.co.kr
  • [06일 TV 하이라이트]

    ●주말(N)(YTN 오전 10시35분) 주말나들이길에 영화 속 주인공이 돼보면 어떨까. 이번주엔 남양주 종합촬영소가 소개된다.‘공동경비구역 JSA’,‘왕의 남자’ 등 수많은 한국영화의 촬영 세트가 있고, 영화제작 과정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시네마 천국이다. 동호회 코너에서는 119 소방대 마술동호회의 특별한 활약상이 펼쳐진다.   ●시네마 천국(EBS 밤 12시10분) ‘라디오스타’,‘너는 내운명’,‘즐거운 인생’ 등 영상보다 음악으로 기억되는 영화들에서 보석 같은 배경음악을 책임진 영화 음악감독 방준석을 만나본다. 또 새 시리즈마다 화려한 스케일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화제작 ‘인디아나 존스’를 둘러싼 사소한 진실과 비밀도 엿본다.   ●달콤한 나의 도시(SBS 오후 9시55분) 재인은 은수와 유희에게 만나던 남자를 차버리고 20일 전에 만난 남자와 결혼한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옛 애인이 결혼했다는 소식에 우울한 은수는 말도 못하고 기만 막힌다. 업무관계 미팅을 갖던 은수는 우연히 연하의 태오를 만난다. 은수는 태오의 살인미소와 다소곳한 매너에 이끌려 마음을 연다.   ●코끼리(MBC 오후 7시45분) 우연히 한영의 핸드백을 들어주게 된 복수는 주변 사람들이 보내는 꼴불견이라는 시선에도 행복하기만 하다. 마치 한영의 남자친구가 된 것 같은 달콤함에 빠진 복수. 졸지에 복수는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한영의 자그마한 핸드백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한편 현지는 깨끗한 세영의 하복이 자꾸만 탐나는데…   ●이영돈PD의 소비자고발(KBS1 오후 10시) 모유의 다양한 이점이 과학적으로 입증돼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모유수유 권장 방안을 내놓고 있다. 덕분에 불과 1년 전만 해도 6곳에 불과하던 지하철역 모유수유실이 현재 50여 곳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모유수유실은 제대로 활용되고 있을까?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서울대 출신에다 IQ 180인 엘리트 남편 영재에게 전문대 나온 남수는 학벌 콤플렉스가 있다. 혹시라도 딸이 자기를 닮아 공부 못한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딸의 학급 등수가 조금만 떨어져도 쥐잡듯 닦달한다. 기죽는 딸이 안쓰러운 영재는 아내를 나무라 보지만 소용이 없다.
  • 1000억 재력가 데릴사위 찾았다

    1000억 재력가 데릴사위 찾았다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딸의 배우자를 공개 모집했던 1000억원대 재력가가 조건에 딱 맞는 데릴사위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결혼정보업체 ㈜좋은만남 선우에 따르면 1000억원대 재력가로 알려진 부동산 임대업자 A씨는 지난해 6월 ‘30대 후반인 딸의 배우자를 찾아 달라.’며 이 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사위 모집 공고를 냈다. A씨는 당시 공모를 하며 집안에 아들이 없는 만큼 장남보다는 아들 노릇을 할 수 있는 차남 혹은 막내를 선호하고, 유학을 다녀온 딸이 전문직에 종사하기 때문에 딸의 학벌과 직업에 준하는 사람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현대식 데릴사위’를 찾아 달라는 주문이었다. 의뢰를 받은 업체는 커플매니저 50여명을 동원해 반년이 넘게 조건에 맞는 남성을 물색하도록 했고 올해 2월 A씨 요구에 맞는 사위를 드디어 찾아 냈다. 차남인 이 남성은 40대 초반의 전문직 종사자로 A씨 딸과 4개월 교제 끝에 지난달 양가 상견례를 했으며 연내에 결혼식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 관계자는 “남성 쪽에서 적극적으로 교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 좋은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간 사내 커플매니저들에게 인센티브 조건을 달며 A씨 딸의 배우자를 찾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세계 게임산업 이끌 인재 육성”

    “세계 게임산업 이끌 인재 육성”

    “대형게임 개발은 고등학교 교육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이런 점에서 게임연구개발(R&D)센터는 고급 인재들이 세계적인 게임을 만드는 요람이 될 것입니다.” 국내 최초의 특성화 고등학교인 한국게임과학고 정광호(54) 교장은 29일 게임 인재육성 아케데미와 게임R&D센터 설립을 위해 서울신문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같이 말했다. 정 교장은 “1990년대 초부터 체계적인 게임학교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충남 금산의 중부대학 전자계산학과 교수 겸 학생처장으로 있던 시절이었다. 게임산업이 노동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수 년간의 준비 끝에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로 작정했다. 정 교장은 2001년 한국게임학회를 창립, 초대와 2대 회장을 맡았다. 당시 학회에서 활동한 사람들 중에는 정규교육은 못 받았지만 좋은 두뇌와 수준급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정 교장은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이런 인재들을 양성한다면 국부(國富) 창출에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장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교수직을 미련 없이 던졌다. 사재를 털어 2004년 전북 완주군에 한국게임과학고를 세웠다. 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지낸다. 오전 6시30분이면 어김없이 검도 수련을 해야 한다. 정규 수업을 마치고 오후 7시부터 9시 반까지 수준별로 게임 관련 수업을 듣는다. 게임프로그램을 전공하는 3학년 김의준군은 “남들이 대학 때 배우는 것을 미리 배우는 것”이라며 “좀 일찍 배웠다고 자만하지 않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배운 것을 갈고닦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군은 이미 모바일게임 3개와 온라인게임,PC게임 등 5개의 게임을 만든 실력자다. 게임 기획을 전공하는 3학년 이병만군은 “일본이나 미국의 게임들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 게임을 흉내내기에 바쁜 것 같다.”면서 “대학에 진학해 게임벤처를 만들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게임과학고는 올해 2회 졸업생 65명을 배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졸업생 가운데 7명이 미국의 디지텐공과대학에 입학했다. 디지텐공대는 일본 닌텐도사가 미국에 만든 게임전문대학이다. 정 교장은 요즘 게임아카데미와 게임R&D센터 설립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는 “실무형 교육을 통해 10∼20대의 게임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곳이 게임아카데미”라고 설명했다. 이미 동국대 게임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등 10여명의 교수도 섭외했다. 앞으로 5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디지텐대학과의 연계교육도 검토하고 있다. 게임R&D센터에서는 게임 엔진을 비롯한 각종 게임을 연구·개발한다. 정 교장은 “여기서는 학벌이 필요없다.”며 “반드시 세계적인 게임을 만들겠다는 ‘게임에 목숨을 건 사람’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고 다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여성&남성] 슈퍼맘·슈퍼파파의 스트레스

    [여성&남성] 슈퍼맘·슈퍼파파의 스트레스

    가사와 양육 그리고 회사일을 모두 훌륭하게 해낸다는 슈퍼맘은 그 반면에 모든 것을 해내야 하는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힘들 때도 많다. 최근에는 젊은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슈퍼파파도 급증하고 있다. 돈만 잘 벌어오는 아빠가 아닌, 육아와 가사까지 도맡아 하는 이들은 슈퍼맘 못지않은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슈퍼맘과 슈퍼파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가정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맞벌이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요즘, 슈퍼맘과 슈퍼파파들이 서로에게 외치는 호소를 들어보았다. 사건팀 kdlrudwn@seoul.co.kr ●女-돈은 같이 버는데 양육은 내 몫? 중학교 교사인 최모(31)씨는 두 돌된 아이를 키우는 슈퍼맘이다. 최씨의 남편도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이기 때문에 최씨는 육아문제를 분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육아분담의 원칙은 시간이 흐르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맡겼던 아이를 퇴근 무렵이면 데려와야 하는데 남편은 동호회 등의 저녁 약속을 이유로 늦는 일이 잦아졌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요즘에는 최씨가 아이를 찾아오는 게 당연해졌다. 학교 회식은 물론 동료들과의 저녁 약속조차 어려워졌다. 최씨의 불만 섞인 잔소리에 남편은 그래도 한 명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 하지 않겠냐면서 출세욕(?)을 보여 최씨의 화를 돋웠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남편이 얄밉더라고요. 같은 학벌에, 같은 직장에 처음에는 당연히 같이 아이를 책임지게 될 줄 알았는데, 결국 육아는 여자 몫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어학원 강사인 이모(28)씨는 육아휴직을 내지 못해 얼마전 아예 신혼집을 친정 근처로 옮겼다. 이제 백일이 갓 지난 아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신청하려 했지만, 학원에서는 그만두라고 눈치를 주었다. 맞벌이를 못하면 집을 장만할 수 없다는 생각에 어렵게 친정 근처행을 택했다. 친정 엄마가 아이를 돌보면서 이씨의 마음은 편해졌다. 하지만 남편이 오히려 얄미워졌다. 전에는 서로 힘들다면서 조금이라도 일찍 들어오는 성의는 있었는데 아예 장모를 믿고 양육을 나몰라라 하기 때문이다. 회사 핑계대고 일주일에 3∼4차례씩 술을 마시고 밤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이씨는 얄미운 남편에게 “우리 엄마 몸도 안 좋다. 누구는 부탁하고 싶어서 한 줄 아느냐.”고 짜증을 냈더니, 남편은 “내가 시켰냐.”고 모른 척했다. “조금만 틈이 있으면 가사와 양육은 자기책임이 아닌 척하는 남자들 너무 얄미워요. 돈도 같이 버는데 왜 자기 피곤한 생각만 하는 거죠.” ●가사·양육·시어머니의 아들타령 ‘삼중고´ 이제 7개월 된 딸을 둔 회사원 윤모(28)씨는 시어머니의 아들타령 때문에 일과 양육도 모자라 또 다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딸을 낳자 시어머니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서 둘째 이야기를 꺼내곤 하신다. 손녀는 바꾸어 달라고도 안 한다. 하루종일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진이 빠지게 아이를 돌보다가 전화를 받으면 화가 지나쳐 눈물이 난다. 남편은 새벽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근무를 해야 하고, 윤씨가 시간을 내 시어머니 이야기를 꺼낼라 치면 슬며시 자리를 피한다. 한번은 너무 서러워 딸을 안고 엉엉 울기도 했다. 남들은 아이를 낳으면 살이 찐다는데 윤씨는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살이 5㎏ 빠졌다. “매일 딸을 돌보는 일과, 남편 뒷바라지, 집안 일, 직장 일을 모두 소화하려다 보면 제 생활 속에 제 자신은 없을 정도예요.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애 낳은지 이제 7개월밖에 안된 저에게 아들타령을 하는 시어머니를 보면 정말 말도 하고 싶지 않아요.” 꿈꾸던 ‘슈퍼맘’의 날개가 어이없이 꺾여버린 사례도 있다. 전문직 황모(33)씨는 연애로 만난 남편과 결혼 직후인 2년 전 바로 아이를 가졌다. 직장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기가 버거울 것이란 생각도 있었지만, 꿋꿋하게 일도 하고 아이도 잘 키워내리라 다짐했다. 방긋 웃는 아이 얼굴을 보면 일도, 아이도 포기할 수 없다는 맘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선천적으로 병을 갖고 태어나 생후 몇 개월도 안돼 큰 수술을 2∼3차례 해야 한다는 병원 측의 말을 듣자 시부모와 남편은 애꿎은 황씨에게 화살을 돌렸다.“여자가 너무 책을 많이 보고 공부를 많이 해서 아이가 저렇게 태어났다.”는 것이었다. “부부가 함께 가진 아이인데 남편이 함께 맞벌이하는 저만 계속 탓하더군요. 더 이상 기댈 곳도 없고 너무나 절망스러워서 결국 이혼을 결심했죠.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아이가 완치될 때까지 한동안 직장도 쉬어야 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 우는 아이 달래느라 진땀 3살짜리 아들을 둔 교사 김모(29)씨는 아침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가까이 사시는 친정어머니가 손자를 돌보려고 아침마다 들러지만 아들은 엄마가 아침에 씻고 메이크업을 하려는 순간부터 울어대기 시작한다.3살짜리 어린 아들이지만 엄마가 출근준비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크업과 헤어드라이를 하는둥 마는둥 대충 끝내고 울어대는 아들을 달래며 정신없이 아침시간을 보낸다. 처음엔 달래보다가 협박(?)도 해보며 갖은 방법을 써봤지만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김씨를 붙잡는 아들을 볼 때마다 그녀는 속상하다. 가끔은 남편이 돈을 잘 벌어서 집에서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현모양처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침마다 울어대는 아들을 데리고 하루종일 씨름하시는 친정어머니께도 죄송할 따름이다. “다른 집 애들을 가르치는 게 직업인 저로선 제 아들 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우리 아들을 위해서 한 푼이라도 더 벌어놔야죠.” ●男-슈퍼파파 “슈퍼맘 못지않죠.”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모(32)씨는 부인과 가사와 양육을 나누어 하는 슈퍼파파다. 직장 3년만에 대리 승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일과 가정 둘 다 충실하다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김씨는 솔직히 육체적·정신적 만성피로에 시달린다고 호소한다. 그는 아침 6시 일어나 돌이 막 지난 아이와 놀아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7시 출근해서 저녁 10시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자신이 맡은 저녁 설거지를 하고 아이와 밤 12시까지 놀아준다. 주말에는 대청소를 한다. 평일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빨래와 음식은 부인이 맡고 자신은 설거지와 청소를 맡았다. 주말약속은 꿈도 못꾼다. 아직은 잘 버티고 있지만 김씨는 체력과 정신 모두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서로 상황에 따라 보충해주자고 시작했는데 가사의 영역을 정하지 않으면 안 되더군요. 둘 다 일은 힘들고 가사는 많고, 솔직히 남들은 주말동호회를 통해 상사와 친해지는데 전 늘 걱정됩니다.” 4살 아들과 2살 딸을 둔 허모(35)씨는 요즘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간호사인 아내가 지난 3월 다시 병원에 나가기 시작한 데다 애들을 봐주던 어머니도 힘들어서 그만 보겠다고 했다. 아내가 주간근무일 때는 낮에 애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저녁에 찾아오기만 하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아내가 야간근무일 땐 거의 죽음(?)이다. 퇴근하면서 애들을 어린이집에서 찾아오는 순간부터 둘째의 우유타기, 첫째 밥먹이기, 집안청소, 빨래 등 잠들기 전까지 쉼없이 움직여야 한다.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첫째는 잘 놀다 곤히 잠들지만 둘째는 자다가도 시시각각 잠이 깨 울기 일쑤다. 다른 아이들은 돌이 지나면 괜찮다고 하지만 허씨의 딸은 예외다. 하루는 자다 깬 둘째가 하도 울어서 어디가 아픈 줄 알고 병원을 한걸음에 내달았다. 그런데 병원에 도착하니 다시 둘째는 곤히 잠든 것. 결국 허씨는 한숨도 못 자고 출근했다.“일주일에 하루라도 제대로 잘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서글프지만 어쩔 수 없죠.” 대학 시간강사 조모(34)씨는 최근 아내와 심하게 다퉜다. 아내가 집안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다. 조씨는 박봉을 받으면서 대학교 세 곳에서 강의를 한다. 아내는 자그마한 편집디자인 회사의 대표여서 연일 야근이다. 조씨는 바쁜 아내를 대신해 집안 일을 도맡아 했다. 갓 돌을 지난 딸도 돌봤다. 딸아이는 낮 동안에는 조씨의 부모가 돌보고, 밤에는 조씨가 맡았다. 서울과 지방의 대학을 오가며 강의하랴 공부하랴 심신이 피곤했지만 아내에게 내색하지 않았다. 집 안팎에서 열심히 사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아내도 달라질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아내는 자신과 일만 알았다. 조씨는 지난달 초 아내에게 “회사일도 좋지만 집안일에도 관심을 좀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아내는 대뜸 “나도 여유롭게 살고 싶으니 돈 좀 많이 벌어와달라.”고 쏘아붙였다. 순간 조씨는 시간강사인 자신에 대해 자격지심을 느꼈다. “서글프지만 어쩔 수 없죠. 그 사람도 마음이 어디 편하겠어요. 자신의 위치에서 되는 대로 일과 가정 모두에 최선을 다해야죠.” 아직 돌이 되지 않은 아들을 둔 김모(30)씨는 출산휴가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아내를 못잡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아내는 철저한 양성평등주의자로 결혼할 때도 집안일을 50대50으로 철저히 구분해서 분담했다. 김씨는 집안에서 결혼 3년이 지났는데도 아이가 없냐며 닦달하기에 아내에게 사정사정해서 아이를 가졌다. 아내는 아이를 가질 경우 육아도 50대50으로 철저히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아이를 원하던 김씨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약속했다. 둘은 하루씩 돌아가며 애를 보고 있다. 하지만 회사 회식이 있는 날이면 아내는 하루를 봐주는 대신 이후 이틀의 부담을 덮어 씌운다. 그래서 회식이 자주 있는 분기말에는 일주일을 내리 아이를 보는 경우도 생긴다. 아들이 새벽에 울고불고 해도 아내는 자기가 담당하는 날이 아니면 꿈쩍않고 잠을 잔다. 김씨는 “그럴 때 아내가 정말 밉다.”면서 “당당한 모습이 좋아 쫓아다녔던 내가 바보였다.”고 말했다. ●“행복한 가정 위해 당연한 일” 반도체업계에 종사하는 박모(35)씨는 직장에서는 한 팀의 리더이고, 집에서는 엄마·아빠 역할을 모두 하고 있다.8년차 박씨는 기술개발팀의 팀장이다. 일의 성격상 야근이 잦아 보통 밤 9시를 전후해 퇴근하지만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아내는 더 늦는다. 회사에서 밤을 새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집안일과 육아는 항상 박씨 몫이다. 밤 10시면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빨래를 한다. 다음날 아침에 먹을 밥도 미리 해놓고, 다섯 살배기 아들의 잠자리도 챙겨준다. 아들은 낮 동안엔 인근에 사는 부모님에게 맡겼다가 퇴근길에 데려온다. 박씨는 집 안팎에서 여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내에게 불평 한 마디 하지 않는다. “저와 결혼해준 아내에게 늘 고마움을 느껴요. 일하랴, 살림하랴, 아이 돌보랴 몸이 힘들긴 해도 아내가 제 곁에서 힘이 돼주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 두 남자·두 여자의 사랑과 욕망

    두 남자·두 여자의 사랑과 욕망

    SBS ‘일지매’와 MBC ‘스포트라이트’가 수목극 최강자를 놓고 팽팽한 열전을 벌이는 가운데 새 수목드라마 KBS 2TV ‘태양의 여자’(극본 김인영, 연출 배경수)가 28일 첫 방영된다. 제목만큼이나 뜨거운 기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인지, 이 드라마는 몇 가지 대목에서 기대를 불러모은다. 무엇보다 드라마는 배우 김지수(36)의 4년만의 안방극장 복귀작. 그가 맡은 극중 배역은 학벌, 집안, 미모, 재능 등 모든 것을 다 지닌 최고의 아나운서 신도영이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지수는 “실제 KBS 이승연 아나운서에게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하게 돼 걱정이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복 자매의 뒤바뀐 운명’이라는 극적인 소재도 드라마에 기대를 걸게 하는 요인. 아나운서 신도영과 백화점의 퍼스널 쇼퍼 윤사월(이하나 분)은 배다른 자매로 사각관계에 빠지는 등 우여곡절 많은 사연을 엮어간다. 지난해 마니아 드라마 ‘메리대구공방전’을 쓰기도 한 김인영 작가는 ‘메리’ 종영 뒤 “다음엔 극성이 강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적이 있다. 극중 M&A 전문가이자 자매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김준세 역의 한재석(35)은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갈 때의 행복과 그 길을 가지 못했을 때의 행복에 관한 드라마”라고 귀띔했다. 다른 ‘방송가 드라마’들과의 차별점에도 주목해볼 만하다.‘온에어’가 드라마 제작 뒷이야기를 바탕으로 남녀의 사랑을 그렸고,‘스포트라이트’가 방송사 기자들의 활약상을 리얼리티 넘치게 펼쳐나가고 있다면, 이 드라마는 사랑과 욕망, 복수와 용서라는 인간관계의 본질에 보다 충실하다. 김지수는 “아나운서 직종과 관련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것을 전문적으로 다루기보다 인간의 내면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출연배우들의 유별난 욕심이 드라마의 완성도까지 높여줄 수 있을까. 한재석은 “이 드라마를 시작하며 금연에 돌입했다.”며 각오가 대단하다. 이하나(26)는 극중 뮤직비디오 촬영 도중 손목 피부가 벗겨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촬영하느라 수술을 미뤘다. 특히 이하나는 ‘스포트라이트’의 손예진과 지난 2006년 ‘연애시대’에서 자매로 호흡을 맞췄던 사이. 그는 “손예진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 드라마가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Metro] 서울시 ‘진로개발 멘토링’ 강좌 개설

    서울시는 기업, 정부기관 등의 종사자들로부터 생생한 직업의 현장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진로개발 멘토링’ 강좌를 개설한다고 26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학벌 위주의 사회에서 중·고·대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확신 없이 무작정 대학에 진학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이 강좌는 미리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강좌는 다음달 28일부터 8월23일까지 여름방학을 이용해 3차에 걸쳐 진행된다. 참가 인원은 대학생 200명과 중·고생 각 50명 등 모두 300명이다.다음달 1일부터 20일까지 모집한다. 문의는 시 취업정보센터 홈페이지(job.seoul.go.kr)나 다산콜센터(국번 없이 120번)로 하면 된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막내리는 17대 국회] “그 법 처리됐다면 美쇠고기 파동 없었을 텐데…”

    [막내리는 17대 국회] “그 법 처리됐다면 美쇠고기 파동 없었을 텐데…”

    17대 국회가 오는 29일 막을 내린다. 법률안만 7488건이 제출돼 자동폐기된 법안 2326건을 포함,4335건(57.9%)의 법안이 처리된 가운데 22일 현재 계류법안은 3153건(42.1%)이다. 계류법안에는 특정 계층의 이익보호 등 타당성 부족 등으로 신중히 검토할 것들도 있지만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처리해야 할 법안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아쉬운 법안들을 정리한다. ■ 외교통상 분야 “통상절차법만 제정했어도 지금의 쇠고기 파동과 같은 사회적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가 국회에 계류 중인 통상절차법안이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인 것을 아쉬워하면서 한 지적이다. 이 법안은 권영길·이상경·송영길·정문헌 의원이 2006년과 2007년에 걸쳐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지난 20일에야 이 법안들을 통합한 위원회 대안을 마련했을 뿐 2년이 넘도록 사실상 법안처리를 방치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법안심사 소위에서 논의에 들어갔으나 이후 범여권의 거부로 제대로 논의할 수 없었던 것도 한 요인이다. 이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정부는 해마다 조약체결계획을 수립, 이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특히 통상조약인 경우, 반드시 이해관계자와 관계 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가져야 한다. 외교통상부장관은 협상의 주요 진행상황을 국회에 보고해야 하고 국회는 비준동의안을 심사·의결하기 위해 조약위원회를 둘 수 있다. 정부는 국가기밀이라는 이유로 조약에 관한 보고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법안은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통상절차법 제정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민주당에서도 당내 의견조율이 안돼 있기 때문이다. 송기호 변호사는 “통상절차법 제정은 통상절차에 대한 국민적 합의 과정이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정부가 제도적 기초도 없이 각 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려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혼란을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통상절차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쇠고기파동은 기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책임이지만 통상절차법안을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은 국회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정보통신 분야 - 개인정보법 없어서 옥션해킹 눈뜨고 당해 “이은영 의원의 개인정보보호법안이 통과됐다면 옥션 해킹사건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고 집단소송제 도입을 골자로 한 노회찬 의원의 법안도 통과됐다면 하나로텔레콤 소송에서 원고를 모으느라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옥션·하나로텔레콤 사건에 대해 집단분쟁조정과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정책위원은 22일 ‘국회의원들의 수많은 직무유기 중 하나’로 폐기 위기에 놓인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들었다. 이 법안은 2004년 11월 노회찬 의원을 필두로,2005년 7월 이은영 의원, 같은해 10월 이혜훈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이 밖에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박찬숙, 정청래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개정법률안 2건 ▲양승조·이근식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개정법률안 2건도 자동폐기 대상 법안들이다. 개인정보보호법안 처리가 17대 국회 내내 지연된 것은 정부부처·정당·업계간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이다. 발의에 참여한 노회찬 의원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각 부처가 개인정보 기구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 통합하겠다는 법안을 내놓자 부처 반발이 있었고, 업계 로비로 인한 각 당의 소극적 태도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표발의한 의원들은 모두 행정자치위원회 출신이 아니어서 주도권을 쥐고 진행할 사람이 없었다.”면서 “아무도 덤터기를 쓰고 싶어하지 않아 결국 4년간 계류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국회가 국민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연내입법을 목표로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개별법 차원으로 발의된 안과 각 계의 의견을 수렴해 통합적인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교육분야 - ‘사학법 투쟁’ 올인한 여야, 학벌 대물림 해소책 외면 “국회의원들이 사립학교법 개정 등 정치적 사안에 더 관심을 기울이면서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격차 해소 등과 관련된 법안 처리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김정명신 교육개혁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의 비판이다. 그는 22일 “18대 국회에서는 학벌 대물림 현상 등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대학 등록금 인상과 사교육비 문제로 고통받는 학부모들의 부담해소를 위해 모두 12건의 교육 법안들이 계류 중이다. 하지만 17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처분될 처지에 놓여 있다. 대학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등은 지난해 2월 등록금 인상 규제 등을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 등은 지난해 2월 저소득 가계 대학생 등의 학자금을 무상 지원하기 위한 국가장학기금 설치를 제안하는 ‘학술진흥 및 학자금대출 신용보증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모두 폐기된다. 통합민주당 정봉주 의원 등이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도 휴지조각이 될 지경이다. 이 법안은 학교 설립·경영자가 수업료와 납부금을 당해연도 직전 3개년 물가상승률 평균의 1.5배 이상 인상하고자 하는 경우, 사유서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교육비 절감과 관련해 통합민주당 이은영 의원 등은 지난해 12월 학원 수강료 초과징수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와 수강료 상한 규정 등을 골자로 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 했다. 미국산 쇠고기와 유전자변형농산물(GMO)수입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은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학교 급식에 공급되는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하도록 하고,GMO를 급식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대표 고언 “폐기법안 18대서 우선 처리해야”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대표는 “서민을 생각하는 국회가 되려면 정당의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시민사회와 적극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2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인 노 대표를 22일 만나 17대 국회에 대한 평가 등을 들었다. ▶17대 국회를 평가해 달라. -17대 국회는 입법·정책 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다만 마무리를 제대로 못했다. 용두사미가 돼 버렸다. 법안 발의만 신경쓰고 통과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무책임에 가까울 정도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다. 나도 큰 책임감을 느낀다. ▶원인이라면.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지와 의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시스템 문제다. 입법활동조차 의원 개개인의 역량에 의지할 뿐 정당에서 제대로 뒷받침못한다. 정당 차원의 정략적 목적 아래 발의된 법안 말고는 책임지는 곳이 없다. 개개인의 의지에 의지하다 보니 부실 법안도 많았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사회적 대화시스템 필요하지 않나. -그게 바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얻은 중요한 교훈이다. 민노당은 상대적으로 시민사회와 연대해 법안을 관철하려는 캠페인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부족했다. 의석수가 부족하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우격다짐이 아니라 사회적 공론화를 위한 합리적 논리와 명분을 개발해 사회적 힘을 모으고 민생법안 통과를 압박해야 한다. ▶18대 국회에 바란다면. -새 이슈를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전 국회에서 폐기된 민생법안들을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한다. 정부는 법안 통과를 위해 의원들보다 훨씬 더 집요하다. 의원발의 법안 일부는 법안으로서 품질이 낮은 경우도 있다. 국회가 반성해야 한다. 국회는 입법을 통해 정부를 견제하는 곳이지 정부활동을 위탁해서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非지역구 62명 발의법안 분석 - 비례대표 입법활동 ‘빛좋은 개살구’ 서울신문과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소장 이지문)가 17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62명(당선 56명+승계 6명)의 입법 활동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이 지역구 의원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고, 법안 발의 성적도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능대표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국회에 보내 각계각층을 위한 법을 만들고, 원내 정책활동을 활성화하자는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법안 가결률 8.7%… 지역구보다 낮아 지역구 의원들의 법안 가결률은(원안가결+수정가결) 12.87%인 데 반해 비례대표 의원들의 가결률은 8.73%에 불과했다. 지역구 의원 243명이 발의한 법안 4210건 가운데 원안가결된 법안은 138건, 수정가결된 법안은 404건이었다. 비례대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1512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원안가결은 34건, 수정가결은 98건이었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 가운데 새로운 법률을 만드는 ‘제정 법안’과 기존 법률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전부개정 법안’은 174건이었지만, 본회의에서 원안가결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수정가결된 법안도 8건에 불과했다. ●전문성 살리라는 취지 무색… 0건 22명 ‘제정 법안’의 경우 비례대표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4.91%)은 지역구 의원의 법안 가결률(15.89%)에 비해 훨씬 낮았다. 지역구 의원이 발의한 ‘제정법안’ 1321건 가운데 원안가결은 32건, 수정가결은 160건이었다. 반면 비례대표들이 발의한 제정법안 163건 중에는 원안가결 0건, 수정가결 8건이었다. 이 소장은 “비례대표가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이 낮은 것은 법안의 필요성 및 현실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비례대표 가운데 가장 많은 법안(143건)을 발의했고, 가결된 법안(14건)도 가장 많았다. 반면 4선인 김종인 통합민주당 의원은 4년 동안 ‘법안 발의’가 전혀 없었다. 또 김 의원을 포함한 22명의 ‘가결 법안’이 0건이었다. 비례대표 25명을 대상으로 직능 전문성을 대표한 법안 58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계류중이었다.5건 만이 수정가결됐고, 계류 39건, 대안폐기 14건이었다. 이 소장은 “직능단체의 장보다는 전문적·실질적 법안을 만들 수 있는 전문가를 공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男보다 활약 돋보인 女 비례대표의 여성할당제(50%)를 처음 시행한 17대 국회에서는 여성 비례대표의 활약이 남성보다 두드러졌다. 비례대표 여성의원(33명)은 남성의원(29명)에 비해 법안 발의수와 가결률에서 모두 앞섰다. 여성의원은 모두 955개의 법안을 발의해 이 가운데 95개가 통과됐다.9.94%의 가결률이다. 반면 남성의원이 발의한 557개 법안 중에는 37개만이 통과돼 가결률이 6.64%에 그쳤다. 의원 1인당 발의 건수는 여성의원이 28.9건이었고, 남성의원은 19.2건이었다. 가결 법안을 5건 이상 제안한 9명의 비례대표 의원 중에 남성은 한 명뿐이었다. 발의건수가 가장 많은 10명 가운데 6명이 여성이었고, 반면 발의 건수가 가장 적은 의원 10명 가운데 남성은 8명이나 됐다. 비례대표 여성의원들의 법안가결 현황을 살펴보면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143개의 법안을 발의,14개 법안을 가결시켜 성적이 가장 좋았다. 이계경 한나라당·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이 각 7건, 김영주 통합민주당·박찬숙 한나라당 의원 각 6건, 이경숙·장향숙·서혜석 통합민주당 의원이 각 5건을 가결시켰다. 이번 조사는 2004년 5월30일 17대 개원부터 2008년 5월9일까지 사퇴 및 승계를 포함한 비례대표 의원 62명이 ‘대표 발의’하거나 ‘1인 발의’한 법안을 국회 홈페이지 의안정보시스템에서 모두 찾아 분석한 것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표현 확장이 영어 말문트기 지름길”

    “표현 확장이 영어 말문트기 지름길”

    “영어전공도 아니죠. 그렇다고 학벌이 좋은 것도 아니죠. 실력 말고 내세울 게 뭐 있나요?” ‘영어고수’로 알려진 박준상(28)씨. 그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솔직하다. 그와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은 순전히 독자의 e메일 제보 한통 때문이다.“(박씨한테)전화영어를 배웠는데, 발음만 듣고 감쪽같이 미국사람인 줄 착각했다.”는 내용이었다. 연락처를 알아내 신촌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전화영어를 8년째 가르치고 있다. 영어스터디 모임에서 강의도 한다. 방송작가로도 일한다. 팝송 관련 프로그램에 영어대본을 써주기도 한다. 박씨는 혼자만의 끈질긴 노력으로 지금의 영어실력을 키웠다.“고등학교 때는 교육방송(EBS)을 지겨워질 때까지 반복해서 들었어요. 덕분에 영어적인 표현·상황을 자연스럽게 익혔죠.” 대학 때는 영자지(숭실타임스) 기자였다. 경기도 평택 집에서는 일부러 미국인 목사가 있는 외국인교회에 다녔다. 영어설교를 계속 받아 적다 보니 영어 듣기와 쓰기 공부가 저절로 됐다. 내공이 쌓여 미국에는 한번도 안 가봤지만 나중에는 교회에서 한영 통역까지 맡았다. “원래 독일어를 전공했어요. 학교 때 공부를 안 해서 그런지 거의 못해요. 하지만 영어는 다르죠. 이태원 가서 외국인이라면 무작정 붙잡고 말을 붙일 정도로 무식하게 들이댔죠.”한 가지 일에 관심을 갖고 매달리면 끝장을 봐야 하는 성격을 드러낸다.25살 때 피아노를 처음 배워 지금은 모차르트를 칠 정도다. 그는 요즘엔 전화영어 말고도 오프라인에서 영어강의도 한다. 따로 학원을 차린 것은 아니다. 신촌의 한 스터디 카페에서 50여명의 영어동호회 회원을 그룹으로 나눠 가르친다. 직장인과 대학생이 절반씩이다. 수강생 중에는 할머니뻘 되는 주부도 있다. 가까운 분당에서부터 멀리는 대전, 대구에서 KTX를 타고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몰려든다. 최근 불고 있는 영어붐의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는 ‘표현의 확장’을 영어말하기의 비법으로 꼽는다. “말문이 안 트이는 것은 간단해요.‘input’이 없어서죠. 머릿속에 넣어놓은 게 없으니까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빼먹을 게 없는 거죠. 그래서 확장된 표현을 익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컨대 누구나 다 아는 ‘It’s my pleasure.’라는 표현만 달달 외워서 쓰면 안 됩니다. 가끔은 ‘Glad to be of your service.’라는 표현도 섞어서 써줘야죠.” 전 세계의 영어를 사용하는 친구들과 영어로 말할 기회를 많이 만들라고도 조언한다.“요즘엔 마음만 먹으면 유학을 가지 않고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온라인 영어동호회도 있고, 외국인과의 오프라인 모임도 많고, 채팅 사이트도 널려 있죠. 스카이프 같은 화상전화를 이용할 수도 있고…. 영어도 자꾸 써봐야 느는 건 당연하지 않나요?” TV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지금까지 AFKN에서 오프라 윈프리쇼를 수백편은 봤을 거예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못 알아듣죠. 그러다 어느 순간이 지나면 지금껏 공부했던 표현들이 거짓말처럼 한두 개씩 귀에 쏙쏙 들립니다. 마치 ‘매직 아이’에서 사물이 튀어나오듯이. 이런 게 점점 늘어나면서 어느 순간 결국 다 들리게 되는 거죠. 노력만 하면 누구나 이런 희열을 맛볼 수 있어요.” 그는 일부러 정규직에 취업하지 않았다. 영어강의로 웬만한 회사원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것도, 아침마다 출근해야 하는 직장을 굳이 택하지 않은 이유다. 통역대학원에 뜻을 잠깐 품었지만 통역사일이 적성에 맞지 않을 것 같아 뜻을 접었다. 그는 “올 하반기쯤에는 ‘영어 잘하는 법’에 관한 책을 펴낼 계획”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원래 꿈인 ‘자기개발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김영준의 논술·교육칼럼] ‘학벌’ 아닌 ‘학력사회’를 꿈꾸며

    사교육의 급속한 팽창과 공교육의 무기력화, 입시제도의 어지러운 변동과 대학교육의 몰락은 ‘하나의 원인’이 만들어내는 사태의 여러 측면일 뿐이다. 그 ‘하나의 원인’과 그것으로부터 파생되는 여러 문제들과의 관계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정책만 의미 없이 바꾸고 있다. 남은 것은 학생들의 고통과 학부모들의 희생이었다. 그 하나의 원인은 바로 학벌과 학력의 혼동이다. 사람은 그가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를 하는 정도에 따라 적절하게 보상받아 마땅하고, 그 기여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척도 중 하나가 학력이다. 이 ‘학력’은 얼마나 제대로 연마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학벌만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온몸으로 알 것이다. 대한민국에서의 학벌은 ‘신분’이다. 대학 입학 때부터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 ‘로또복권’이다. 부와 명예, 권력의 가능성을 한꺼번에 소유하게 된다. 그것을 정말 생생하게 느꼈기에, 그리고 지금도 느끼고 있기에 자식의 ‘교육’이 아니라 ‘학벌’에 모든 것을 희생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누구보다 학생들이 이러한 비밀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공부는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맹해 보인다고, 어려운 책을 읽어내고 깊이 있게 사유하는 능력은 점점 줄어든다고 걱정하시는 교수님들이 많다. 선진국 대학생들처럼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공부에 몰두하지 않아 국제적인 경쟁에서 뒤처질 거란 걱정도 많이 한다. 생각해보자. 학생들이 무엇 때문에 깊이 있는 사유를 필요로 하는 기초과학이나 인문학 같은 것을 공부하겠는가.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의 목표는 학력이 아니었다. 남은 것은 학벌을 현실로 바꿀 학점관리와 마무리 취업시험 준비뿐이다. 학생들을 비난하지 말자. 우리의 교육제도는 학생들에게 단 한 번도 배움의 즐거움, 학문의 진정한 목적을 가르친 적이 없다. 기성세대의 잘못이고 기성세대 또한 피해자다.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교육문제의 단 ‘하나의 원인’은 서열화되고 신분화된 학벌이다. 학벌이 힘을 쓰는 한, 공부의 목표가 그 학벌인 한, 그곳에는 공부가 없다. 어떻게 하면 대학을 학벌이 아니라 학력 중심으로 재편할 것인가에 온 지혜를 집중해야 한다. 원인도 모르고 내놓는 대책은 언제나 또 다른 고통 만을 불러온다. 경쟁력? 중요하다. 그러나 그 경쟁의 목표가 무엇인지 먼저 정리되어야 한다. 교육에서 ‘경쟁’의 목표는 학력, 깊이있는 깨달음이어야 한다. 자사고를 많이 만들어 초등학교 때부터 경쟁의 기회를 더 넓혀주겠다는, 공교육을 개혁한다고 학원과 학교를 경쟁시키겠다는 교육 정책 입안자들, 나는 이런 사람들이 무섭다. 참고로 대학 선발 전체 인원(37만명 정도) 대비 서울대 선발 인원은 0.8%,SKY(서울대·고대·연대)는 2.9%, 서강대와 성대까지 합치면 4.4%,‘저는 이 대학 나왔어요.’ 할 만한 이름을 가진 서울 안의 12개 대학을 다 합치면 9.2%다.‘학력’이 아니라 ‘학벌’이 교육의 목표가 될 때, 어떤 교육정책을 내놓아도 어차피 91%의 학생들은 이 경쟁에서 체계적이고 제도적으로, 쓰라린 낙오자가 된다.대치동 김영준 국어논술전문학원장·EBS 언어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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