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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과학] 금을 끌어당겨 자기 몸에 두르는 곰팡이 존재 첫 확인

    [와우! 과학] 금을 끌어당겨 자기 몸에 두르는 곰팡이 존재 첫 확인

    주변 흙에서 금을 끌어당겨 자기 몸에 두르는 진균(곰팡이)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ABC 뉴스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연구진이 서호주 퍼스에서 남쪽으로 약 100㎞ 거리에 있는 보딩턴 광산 인근 지역에서 채취한 특정 진균이 자기 몸에 금을 부착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호주연방과학원(CSIRO)과 서호주대 등 연구진은 보딩턴에서 채집한 토양 표본을 실험실로 가져왔으며, 거기서 다른 균들과 분리해 순수 배양한 ‘푸사리움 옥시스포름’(Fusarium oxysporum)이라는 학명의 이 진균 균주를 자세히 관찰했다. 참고로 이 진균은 전 세계에서 흔히 발견되며 바나나 등의 작물을 공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결과, 금으로 자기 몸을 덮은 진균이 그렇지 못한 진균보다 더 크게 자라고 더 빨리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진균이 금을 자기 몸에 부착해서 얻는 생물학적인 혜택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이번 연구를 주도한 CSIRO의 지구미생물학자 칭 보후 박사는 “균류는 알루미늄과 철 망간 그리고 칼슘 등 금속을 산화·환원시킬 뿐만 아니라 나뭇잎과 나무껍질 등 유기물질을 분해하거나 재활용하는 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금은 화학적으로 비활성이므로 이런 상호 작용은 매우 이례적이면서도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보고 나서야 믿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또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이 진균이 금을 분해할 수 있는 초산화물(슈퍼옥시드)로 불리는 화학물질을 생성하는 것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용해된 금을 다시 나노 입자의 형태로 고체화하는 다른 화학물질도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금은 이 진균이 어떤 형태의 탄소를 분해할 때 돕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연구진은 이 진균이 왜 금과 상호 작용하는지부터 이 균을 지표 삼아 더 많은 금이 묻혀 있는 광산을 찾을 수 있는지 분석하고 모형화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최신호(23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암컷이 수컷을 포식?…동족 삼켰다 토해내는 6m 비단뱀

    암컷이 수컷을 포식?…동족 삼켰다 토해내는 6m 비단뱀

    몸길이가 6m 정도로 추정되는 거대한 비단뱀 한 마리가 자신보다 좀 더 작은 뱀을 통째로 집어삼켰다가 토해내는 기이한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 호주판에 따르면, 이런 순간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州) 윈덤 인근 패리 라군스 자연보호구역 안에 있는 한 리조트 밖에서 촬영됐다. ‘패리 크리크 팜 투어리스트 리조트 앤드 카라반 파크’라는 이름의 이 리조트 소유주인 어맨다 존게티크는 “20일 오후 리조트 안에서 올리브 비단뱀 한 마리를 포획했다”면서 “리조트에서 약 6㎞ 떨어진 한 물웅덩이 근처에 이 뱀을 풀어놓자 이런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올리브 비단뱀(학명 Liasis olivaceus)은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뱀으로 다 자라면 몸길이가 4m를 넘으며 이번처럼 6m에 달하는 개체를 봤다는 목격담도 있다. 이에 대해 리조트 측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이처럼 커다란 뱀이 리조트 안에서 발견되면 방문객들의 안전은 물론 리조트 안에서 기르는 닭 등 가축이 잡아먹히지 않도록 그 즉시 포획해 외부로 데려가 풀어준다고 설명한다. 이날 리조트 주인과 한 직원은 평소처럼 외부 침입자인 뱀을 포획한 뒤 차에 싣고 물웅덩이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 뱀이 자루 안에서 몸부림을 치다가 밖으로 조금 빠져나왔을 때 입에서 뱀의 꼬리가 조금 빠져나왔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본 두 사람은 문제의 뱀이 삼킨 ‘점심’(먹이)을 검은채찍뱀으로 생각했다. 뱀은 자신이 위험에 처하면 삼켰던 먹이를 다시 토해내고 달아나는 습성이 있다고 알려졌기에 이들은 차량 속도를 높이며 서둘렀다. 하지만 이들이 해당 뱀을 땅바닥에 풀어놨을 때 뱀은 결국 삼켰던 뱀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혹시 모를 다른 포식자가 공격할 수 있기에 이 뱀의 곁을 지켰다. 그런데 이 뱀이 삼켰던 먹잇감은 같은 종이었던 것이다.더 놀라운 점은 완전히 삼켜졌던 비단뱀은 밖으로 나오자 다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시간이 좀 더 흐르자 그야말로 완전히 되살아났다. 당시 이런 순간은 리조트 주인이 고스란히 촬영해 SNS에 공유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리조트에 남았던 또다른 직원 앨리스 스킬튼은 “사장이 직접 뱀을 풀어주러 갔었다. 그들은 먹잇감이 됐던 뱀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고 뒤로 물러났다고 했다”면서 “이번에 포획한 뱀은 지난 몇 달 동안 우리 리조트 안에서 붙잡힌 세 번째 비단뱀”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커다란 뱀을 보고 싶어 하지 않으므로 우리는 이런 뱀을 발견하면 외부 장소로 옮겨 풀어준다”면서 “가끔 암컷 비단뱀이 무슨 문제가 생기면 자신과 교미한 수컷을 포식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패리 크리크 팜 투어리스트 리조트 앤드 카라반 파크/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가야불교, 삼국유사 오역에 승자 중심의 역사로 외면당해… 고대문화 북방전래설 극복할 수 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가야불교, 삼국유사 오역에 승자 중심의 역사로 외면당해… 고대문화 북방전래설 극복할 수 있죠”

    ‘법맥’ 화두 삼은 도명 스님이 말하는 ‘가야 불교’“불교가 가야시대인 서기 48년에 처음 들어왔다는 증거는 차고 넘칩니다. 일연(1206~1289) 스님이 쓴 삼국유사(국보 306호)에 기록으로 남아 있고, 파사석탑(婆娑石塔)이라는 증거물이 있으며 김해 일대를 비롯한 남해안의 지명과 사찰에는 가야불교를 방증할 설화와 민담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일부 사찰에는 그 흔적들이 오늘날까지 면면히 전해옵니다. 물론 설화를 역사로 둔갑시킨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이들도 불교의 남방 전래설, 즉 가야불교를 부정하는 학자들 역시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교 차원을 넘어 우리의 역사와 문화의 지평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재조명이 절실합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국사 일부를 다시 써야 한다. 한국에서 불교를 가장 먼저 수용한 나라는 고구려로, 중국으로부터 들어왔으며, 소수림왕 2년인 372년이라 게 학계 정설이다. 백제는 이보다 12년 뒤인 침류왕 원년(384년), 신라는 눌지왕 41년(457년)에 전래됐다는 것도 삼국유사 기록을 근거로 삼는다. 그러나 이보다 300여년 앞선 48년 가야에 불교가 전파됐다는 것도 삼국유사에 나오지만 외면받고 있다. 500여년간 존속했던 가야의 존재가 최근 재조명되는 가운데 가야불교는 더더욱 숨겨진 ‘다빈치 코드’로 다가온다.韓불교 고구려, 372년 첫 전래 ···학계 정설가야시대인 48년, 허황후와 함께 불교 전래기존보다 324년 빨라… 삼국유사 기록 근거 가야 불교라는 화두와 씨름하는 가야불교연구소 소장 도명 스님(여여정사 주지)은 “가야불교의 전래시기나 고구려, 백제, 신라의 불교 전래 시기는 모두 같은 책인 삼국유사에 나옵니다. 그런데 학계는 고구려 등 다른 나라 기록은 인정하면서 유독 가야의 불교 수용 기록은 받아들이지 않는 모순을 보입니다”고 일갈했다. 방황 생활을 오래 했던 그는 1998년 정여 큰스님을 은사로 범어사에 출가했다. 지난 7일 경남 김해에 있는 도심 속 포교원인 여여정사로 찾아가 가야불교에 대해 들었다. 그는 “대륙의 중국 선종에서 이어져 온 한국 조계종의 법맥은 법맥의 문제이고, 해양의 불교 전래는 역사의 시각에서 봐야 한다”며 한국 불교계 역시 불교 역사 연구차원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처님 오신날을 앞둔 절집은 분주했다. 삼국유사(三國遺事)제3권 제4 탑상(塔像)금관성 파사석탑(金官城婆娑石塔) 금관(김해)에 있는 호계사의 파사석탑은 옛날 이 고을이 금관국으로 있을 때, 세조 수로왕의 왕비 허황후 이름 황옥이 동한 건무 24년 갑신에 서역의 아유타국에서 싣고 온 것이다(金官虎溪寺婆娑石塔者 昔此邑爲金官國時 世祖首露王之妃 許皇后名黃玉 以東漢建武二十四年甲申 自西域阿踰陁 國所載來)중략탑은 4면으로 모가 나고 5층인데, 그 조각이 매우 기이하다. 둘에는 약간 붉은 반점 무늬를 띠고 있고, 그 질은 매우 연하여 이 땅에서 나는 것이 아니다(塔方四面五層 其彫鏤甚奇 石微赤斑色 其質良脆 非此方類也)하략 - 가야불교, 배척하는 이들 역시 삼국유사를 인용하지 않나. “이는 잘못된 해석 탓입니다. ‘그때는 해동에 절을 세우고, 불법을 받드는 일이 아직 없었다. 상교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 사람들이 믿어 복종하지 않았고, 그래서 가락국본기(일연 스님이 인용한 원전, 현재는 전하지 않는다)에 절을 세웠다는 기록이 없다. 제8대 절지왕 2년 임진년(서기 452년)에 이르러 그곳에 절을 세웠다.(然于時海東 未有創寺 奉法之事 蓋像敎未至 而土人不信伏 故本記無創寺之文 逮第八代? 知王二年壬辰 置寺於其地)’ 입니다. 그런데 불교와 불교 역사에 깊은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삼국유사를 번역하면서 상교(像敎)를 뭉퉁그려 불교로 오역한 것입니다. 여기서 상교는 상법시대의 불교(부처님 열반 후 1000~2000년)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가람을 짓는 등 외형 불교인 상법시대가 오지 않은 무불상 시대를 의미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사찰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그 이전 최치원이 쓴 봉암사 지증화상적조탑비(국보 315호)에는 ‘비바사(毘婆沙·초기 불교라는 의미)가 먼저 오고 마하연(摩訶衍·대승불교라는 뜻)이 뒤에 들어왔다’는 기록에서도 확인됩니다.” “가야불교 인정 못받은 것은 삼국유사 오역 탓삼국유사 ‘像敎’ 상법시대 의미… 불교는 오역상법시대, 불상·가람 조성 안해… 흔적 남지 않아상법시대 초기 불교, 대승불교보다 먼저 들어와신라말 최치원 ‘지증화상적조탑비’서 기록 남겨”- 가야시대 불상, 왜 남아있지 않나. “가야시대의 불상이 현재 전해지는 것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고구려·백제·신라에 불교가 전래된 초기의 유물은 문헌에서만 전해질뿐 뚜렷하게 남아 있는 것은 없습니다. 특히 가야시대에 들어온 불교는 인도와 스리랑카 등에서 소승불교와 대승불교가 혼재하던 시기여서 어떤 성향의 불교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가야에 불교를 전해준 아요디아 왕국이 ‘무불상 시대’ 즉 불상도, 사찰도 조성하지 않은 시대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당시는 부처님의 말씀을 외며, 탑과 부처님 발자국(불족)을 남기던 시대였습니다. 우리나라에 불상이 전해진 것은 훨씬 뒤의 일입니다. 가야불교는 금관가야 초창기 왕과 귀족들에겐 전래됐지만 일반 백성이 수용하는 데는 신라에서 보듯 토착신앙과의 갈등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 것으로 보입니다. 가야불교가 공인된 것은 왕후사 창건인 452년으로 볼 수 있습니다.” - 파사석탑, 정말 물 건너온 것 맞나. “가야불교를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좌입니다. 일연 스님이 쓴 삼국유사에 기록이 있습니다. 당시 스님은 파사석탑에 대해 ‘4각형의 5층 석탑이며, 붉은색을 미세하게 띠었다.’고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마 직접 보신듯합니다. 석탑의 재질이 이 땅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고 일연 스님이 서술하였습니다. 이에 김해시 차원에서 지질학자 박맹언 부경대 교수에 의뢰해 2017년 분석한 결과 재질 학명이 ‘탄산염 각력암’이라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는 없는 돌이고, 강원도 정선, 양양, 영월에서 나지만 이 파사석탑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파사석탑의 돌은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다고 합니다.” “파사석탑, 인도 전래 가야불교의 강력한 증좌일연 스님 직접 본듯 구체 묘사… 현재와 달라석탑 재질 분석 결과 한국서 생산되는 돌 아냐”- 현재의 파사석탑, 일연 스님의 묘사와 너무 다르다. “일연 스님은 5층이고, 4면으로 모가 났다고 했는데 현재는 둥글넓적한 돌 몇 개를 쌓은 것처럼 보이지요. 그것이 이 탑의 재질이 물러 세월에 의해 많이 마모됐을 겁니다. 이 탑의 다른 이름이 바닷바람을 제압했다는 진풍탑(鎭風塔)입니다. 이런 연유로 과거 뱃사람들이 바다에 나가기 전에 이 돌을 가져가면 풍랑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돌을 조금씩 떼어갔다고 전합니다. 파사석탑의 가치를 더 일찍 알아보고 보존했더라면 원래 형태를 알아보지 못할 만큼 훼손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현재 6층으로 보이지만 제일 위의 돌은 탑두였을 겁니다. 제일 아래층에 있는 가장 큰 돌을 보면 돌을 파서 조각한 흔적들이 역력하게 보입니다.” - 파사석탑이 현재 허황옥 무덤 옆에 있다. “파사석탑은 조선시대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나옵니다. 단지 삼국유사와 같은 호계사가 아니라 호계변(邊) 즉 호계라는 계천의 가에 있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1873년 절이 폐사되자 김해부사 정현석이 허황후릉 근처로 옮겼다고 합니다. 현대에 들어 이를 영구보존하기 위해 1993년 5월 현재의 자리에 옮기고 비각을 세웠습니다. 이를 보면 호계사에 있던 파사석탑이 허황후릉까지 이전한 과정은 잘 전해지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허황옥에 대해 ‘허왕후’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입니다. 왕조시대에 살았던 일연 스님은 분명히 ‘허황후’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연구가 더 필요한 대목입니다.” “일명 진풍탑…선원들 고기잡이갈 때 탑 떼어가석탑 원형 훼손 가속화 … 조각 흔적도 역력해석탑, 배 균형잡기?… 해체해보니 사리공도 발견사리는 사라져… 누구 사리함일지 관심도 증폭”- 파사석탑의 용도는. “허황옥 일행이 바다를 건너올 때 배의 균형을 잡기 위한 벨로스터가 아니냐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단지 배의 균형만을 잡기 위해서라면 탑을 실을 것이 아니라 모래나 다른 물건으로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파사석탑이 같이 온 것은 이유는 종교를 전파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파사석탑을 해체한 결과 그 가운데 사리함을 보관하는 사리공이 발견되었습니다. 이게 누구의 사리를 담고 있었을까요? 안타깝게도 지금 사리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또 탑신을 고정하기 위한 지지대를 받친 구멍도 발견됐습니다.” “가야불교 사라진 이유?… 패자의 역사는 말살패전국 역사 조작못해… 사실만 남았을 것 추정” - 그런데 왜 가야불교, 역사에서 사라졌나. “500년간 존속한 가야가 재조명되는 것도 최근의 일입니다. 하물며 멸망한 나라의 종교와 문화는 꼭꼭 파묻히는 법이지요. 정복자 입장에서는 부흥운동, 즉 반란이라도 일어날까 싶어서 철저히 말살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문헌적으로 보면 일연 스님은 가야역사를 가락국기를 모본으로 인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삼국유사가 기록되기 이전에 이미 가야불교가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승자의 역사 기록은 조작이나 과장이 가능할 수 있지만 약자, 패전국의 역사는 조작될 수 없잖아요. 정확한 사실만 남아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몇 줄 안 되는 가야의 기록이 더욱 중요하고 정확하다고 확신합니다. 이런 면에서 김부식(1075~1151)이 삼국사기(국보 322-1호)에서 가야사를 배제한 것은 아쉽습니다.”- 허황후의 오빠 장유 화상은 삼국유사에 안 나온다. “장유 화상(長遊和尙)이 허황후의 오빠이며, 허황옥과 같이 아유타국에서 건너왔다는 이야기는 장유 화상의 부도탑에 나옵니다. 현존하는 이 부도탑은 고려말 또는 조선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전문가들이 추정합니다. 후대에 이 사리탑을 다시 만들 때,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으니 넣어 쓴 것이지, 없다면 망한 왕조에 몸담은 해외 출신 승려 이야기를 지어 넣었겠습니까. 그리고 남해안에는 장유 화상과 관련된 연기(緣起) 사찰이 많습니다. 수로왕의 일곱 왕자와 장유 화상이 성불했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지리산 반야봉 칠불사 등이 대표적이죠.” - 연기 사찰의 특징은. “연기사찰들은 대체로 서쪽으로 바라봅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인도를 향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가족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밀양시 삼랑진에 있는 부은사, 김해 무척산에 있는 모은암, 김해 봉하산에 있는 자암처럼 가족중심적입니다. 또 여기 김해에서부터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 이르기까지 연기 사찰이 이어집니다. 이는 당시 장유 화상 일행이 지나가면서 묵었거나 수행한 곳이 나중에 사찰로 조성됐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지금 이런 절에 가보면 당시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2000여년 동안 전란 등으로 소실되어 다시 짓고, 불교의 시대흐름에 의해 전파된 원형의 불교와 인도문화가 많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그래도 일부 사찰에서는 요니와 링가로 가야불교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습니다.” “인도 전래설 뒷받침 연기 사찰… 인도쪽 바라봐부은사, 모은암, 자암처럼 가족 중심적인도 특징일부 사찰 남근석·여근석인 요니·링가 흔적도 전해허황옥 초야 치른 흥국사 미륵전에 거대 남근석도”- 사찰에 어떻게 요니와 링가, 그것은 음양이 아닌가. “김해 지역의 오래된 사찰인 장유사, 부은사, 모은암, 해은사 등에서는 요니와 링가의 흔적이 발견됩니다. 경내에 맷돌 모양의 석물이 그것이지요. 힌두교 남신인 시바 신과 그의 아내이자 여신 삭티의 상징인 요니와 링가는 어찌 보면 남근석과 여근석과 같은 음양의 조화를 의미합니다. 사찰에서의 요니와 링가는 불교에 영향을 준 힌두교의 요소여서 사실 초기 불교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바는 나중에 불교에 수용되어 대자재천(大自在天)으로도 등장합니다. 실제로 허황옥이 초야를 치러 부부의 연을 맺은 장소에 세워진 흥국사(과거 이름은 명월사) 미륵전에는 거대한 남근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흥국사는 수로왕이 창건했다고 전합니다만…. 밀양 부은사에 있는 요니는 파사석탑과 같은 재질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아직 분석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 요니는 자녀를 원하는 이들의 손때가 묻어 반질반질합니다.”- 아유타국이 정말 인도를 가리킬까. “허황옥은 자신을 아유타국 공주라고 했는데, 범어 Ayodhya의 음역으로 봅니다. 아요디야는 인도 여러 지역에 나오는 이름이지만, 쿠샨 왕조가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은 인도 중부로 추정됩니다. 수로왕릉의 무덤인 납릉 정문에는 두 마리의 물고기가 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신어 문양이 나옵니다. 탑 위로는 코끼리의 코 부분이 보이는데, 탑이나 코끼리 코를 후대에서 약간 잘못 그린 것으로 보입니다. 물고기는 아요디아 지방에선 신앙의 상징이라 합니다. 수로왕릉의 숭선전비(崇善殿碑) 윗부분인 비두에 조각된 태양 문양은 수로왕릉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아유타국의 불교문화와 흡사한 것으로, 태양 왕조와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물론 신어가 있는 납릉정문이나 태양 문양의 비석은 고대의 것이 아닌 조선시대에 새로 만든 것입니다만 훼손되고 마모된 문양들을 새로운 묘비를 조성하면서 되살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엄격한 유교가 지배하던 시절, 없는 것을 만들어 넣은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문양을 다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공주는 불법을 전파하러 온 것이 아닐지 몰라도, 문화의 전파자로서는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가야불교의 의미?… 남·북방 문화 융복합 과정 재조명가야 500년 존속 … 서로 인정하는 화쟁사상 곱씹어야”- 가야불교가 현대에 주는 의미는. “가야불교는 한국에 불교 전래를 300년가량 앞당긴다는 의미, 한반도 최초라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특히 우리 문화가 오로지 북방에서 중국에서 전래했다는 사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일연 스님도 안 써도 그만이었을 허황후 이야기를 남긴 것은 문화적 중화사상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인의 유전자를 분석해보면 북방계 뿐아니라 남방계도 많이 섞여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좀 더 해양문화를 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가 있고, 이들 문화는 융복합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합니다. 가야가 500년 이상 존속했던 것도 서로를 인정하고, 어려울 때 서로 돕는 화쟁(和諍)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겁니다. 다문화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도 한 번쯤 곱씹어 봤으면 합니다.” 글·사진 김해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근대화로 소외됐던 한국여성, 그 궤적 속 한줄기 빛

    근대화로 소외됐던 한국여성, 그 궤적 속 한줄기 빛

    예술감독·전시 작가 4인방 모두 여성 동아시아史에 비판적 젠더의식 투영런던 프리즈 아트 매거진은 “자아와 사회에 대해 서양의 근대성이 제안한 것과 다른 이해를 제시하기 위한 의식과 제스처의 역사가 발굴된다”고 적었다. 세계적인 비주얼 아트 거장 조안 조나스는 “어메이징”을 외쳤다.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개막을 이틀 앞두고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에서 막을 올린 한국관 전시에 대한 평이다. ‘미술 올림픽’ 베니스비엔날레는 총감독이 직접 큐레이팅하는 국제전(본 전시)과 각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국가관 전시로 나뉜다. 올해는 총 90개 국가관이 구성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를 맡은 한국관은 예술감독과 작가 세 사람이 모두 여성(김현진 예술감독, 남화연·정은영·제인 진 카이젠 작가)이라는 특징을 띤다. 이들은 서양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동아시아, 한국의 근대화 과정과 그중에서도 더욱 소외됐던 여성이라는 존재에 천착해 비디오 설치 미술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한국관의 제목은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영국 헤이워드갤러리 관장인 랠프 루고프가 총감독을 맡은 비엔날레의 전체 주제인 ‘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를’과 묘하게 상응하는 모양새다. 한국관은 역사 서술의 규범은 누가 정의해 왔으며, 그 역사의 일부가 되지 못한 이들은 누구인지,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에 비판적 젠더 의식이 개입될 때 우리는 무엇을 새롭게 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정은영 작가는 몇 안 되는 생존 여성국극 남역배우 이등우와 그 계보를 잇는 다음 세대 퍼포머들의 퀴어공연의 미학을 보여 주는 다채널 비디오 설치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을 내놓았다. 클럽에서나 들을 법한 리듬에 세 개의 면을 통해 현란하게 진행되는 영상은 눈이 어지러울 정도다. 이미 배제돼 사람들이 본 적 없는 역사에 대해 시각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작가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의미를 찾기보다 영상 속 배우의 몸짓과 혼연일체가 돼 함께 몸을 흔드는 것이 정 작가의 작품을 즐기는 지름길이다. 정 작가는 “남성성을 상징하는 박정희 정권 당시 여성성에 기인한다는 이유로 탄압받았던 여성국극을 통해 문화적 배제도 정치적 상황과 함께 간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닦아도 닦아도 멈추지 않는, 주름진 할머니의 얼굴이 인상적인 제인 진 카이젠의 ‘이별의 공동체’는 제주 바리설화를 근대화 속 여성 디아스포라의 원형으로 해석했다. 영상 속 할머니는 제주 4·3사건의 생존자이자 현역 무당이다. 이 여성이 벌이는 제례 의식과 북 리듬이 화면 전반에 흐르고 이어 한국 내 북한 여성, 카자흐스탄 이주여성, 자이니치 등 다양한 경계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바리’를 단순한 효녀가 아닌 성과 지역, 삶과 죽음의 경계인으로 보고 근현대의 전쟁과 국가주의 속 공동체를 다시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남화연 작가는 식민, 냉전 속 국가주의와 갈등하고 탈주하는 근대 여성 예술가 최승희의 춤과 삶의 궤적을 사유하는 ‘반도의 무희’, ‘이태리의 정원’을 선보였다. 한·중·일 그리고 분단 이후의 북한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무용가 최승희를 지금 여기의 여성 예술가 남화연이 다시 만난 결과다. 동서양 무용의 가교가 되고자 했던 최승희의 몸짓이 영어 자막과 한국어·중국어·일본어 음성으로 함께 설명된다. 전시관 뒤에 자리한 이태리의 정원은 한·중·일에 뿌리를 둔 식물, 혹은 학명이 동양에서 기원한 식물들 8종을 심었다. 30분마다 한 번씩 최승희가 부른 노래 ‘이태리의 정원’이 흘러나온다. 이태리의 정원에서 만나는 이태리의 정원이다. 한편 비엔날레 기간 베니스에서는 한국관 외에도 한국 미술을 다각도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강서경·이불·아니카 이 등의 작가들은 총 79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본 전시에 초대됐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베니스 시립 포르투니미술관에서 윤형근 순회전을, 한국관 근처에서 한국 현대미술 팝업전 ‘기울어진 풍경들-우리는 무엇을 보는가’를 연다. 팔라초 카보토에서는 국내 실험미술의 최전선이라고 불리는 원로 미술가 이강소 개인전이 열린다. 글 사진 베니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여기는 남미] 아르헨은 ‘고래천국’...백사장에 앉아 초대형 고래 구경

    [여기는 남미] 아르헨은 ‘고래천국’...백사장에 앉아 초대형 고래 구경

    고래 에코투어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에 벌써부터 고래들이 몰려들고 있다. 아르헨티나 남부 추붓주의 푸에르토 마드린에서 고래들이 목격되기 시작했다고 현지 일간 클라린 등이 최근 보도했다. 푸에르토 마드린의 고래 에코투어는 매년 6~12월이 성수기다. 관광시즌을 기준으로 본다면 1개월 이상 빠르게 고래들이 몰리기 시작한 셈이다. 푸에르토 마드린의 고래보호연구소(ICB)는 최근 드론으로 촬영한 일련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남방참고래(학명 Eubalaena australis)가 유유히 물장난을 치고 있다. 남방참고래는 지구상에 생존하는 포유류 중 가장 덩치가 큰 동물 중 하나로 꼽힌다. 수컷의 경우 길이는 보통 15m, 무게는 50톤에 이른다. 푸에르토 마드린은 남미에서 고래들이 번식을 찾는 대표적인 곳이다. 매년 1000마리 이상의 남방참고래들이 푸에르토 마드린에 몰린다. 워낙 고래 붐비다 보니 굳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고래 구경이 가능하다. 현지 언론은 "푸에르토 마드린에서 약 15km 떨어진 바닷가 엘도라도 백사장에서도 고래들을 구경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서 "그야말로 고래들의 천국이 눈앞에 펼쳐진다"고 보도했다.이렇게 고래들이 몰리는 건 아르헨티나가 발데스 반도 일대를 고래보호구역으로 지정, 적극적인 보호정책을 펴고 있는 덕분이다. 푸에르토 마드린에서 약 77km 떨어진 발데스 반도는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해양동물 서식지다. 고래, 바다사자, 바다코끼리 등이 평화롭게 떼지어 서식한다. 유네스코는 1999년 발데스 반도를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발데스 반도를 세계에서 고래를 가장 잘 구경할 수 있는 10대 명소 중 한 곳으로 소개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는 에코투어가 고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에코투어를 제공하는 선박의 선장, 에코투어 가이드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실무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고래 에코투어 매뉴얼'을 만들어 엄격히 이행토록 하고 있다. 고래보호연구소는 "에코투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주의(경계)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그래야 사람과 동물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는 친환경 투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고래보호연구소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여기는 남미] ‘독화살개구리’ 거액 몸값에 수난시대...필름 통에 밀수

    [여기는 남미] ‘독화살개구리’ 거액 몸값에 수난시대...필름 통에 밀수

    남미에 서식하는 독화살개구리를 유럽으로 몰래 반출하려던 남자가 검거됐다. 압수된 독화살개구리의 '몸값'은 90만 달러(약 10억2000만원)에 육박한다. 사건은 최근 보고타의 엘도라도 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콜롬비아 세관은 카메라필름 통에 넣은 독화살개구리 424마리를 수화물에 넣어 출국하려던 남자를 체포했다. 세관 관계자는 "카메라필름 통에 넣으면 엑스레이 검사를 무사히 통과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필름 통에 많게는 2~3마리씩 독화살개구리가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환경경찰에 따르면 남자가 해외로 반출하려던 독화살개구리는 콜롬비아 초코주 밀림에 서식하는 종으로 학명은 '오파가 리마니'(Oophaga lehmanni)이다. 남자는 브라질을 경유해 유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었다. 최종 목적지는 독일이었다. 그는 "독일 국적의 남자가 수고비를 주고 개구리 운반을 부탁했다"며 "항공티켓을 사준 것도 바로 그 남자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독화살개구리를 몰래 유럽에 공급하는 유럽인의 사주를 받은 운반책이었던 것 같다"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이번 사건이 6개월 내 두 번째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콜롬비아 세관은 독화살개구리 216마리를 숨겨 공항을 빠져나가던 남자를 붙잡았다. 당시에도 독화살개구리들은 카메라필름 통에 담겨 있었다. 남자가 반출하려 한 개구리는 암시장에서 최소한 4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수량이었다. 세관 관계자는 "덩치가 작고, 상대적으로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어 독화살개구리를 해외로 반출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독화살개구리는 독개구리라고도 불린다. 남미의 인디언들이 개구리로부터 빼낸 독을 화살촉에 발라 전쟁이나 동물을 사냥하는 데 사용하면서 독화살개구리라고 불리게 됐다. 사진=콜롬비아 세관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와우! 과학] ‘온난화 주범’ 메탄 먹는 세균 분리법 찾았다

    [와우! 과학] ‘온난화 주범’ 메탄 먹는 세균 분리법 찾았다

    세균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메탄가스를 줄이는 열쇠가 될지도 모르겠다. 유럽 연구진이 메탄가스를 산소로 바꾸는 능력을 지닌 세균들 가운데 세계에서 흔히 발견되는 한 종을 처음으로 분리·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4월8일자)에 발표했다. ‘메틸로캅사 고르고나’(Methylocapsa Gorgona)라는 학명을 지닌 이 세균은 메탄산화세균(메탄산화균)의 일종으로, 메탄가스 농도가 매우 낮은 곳에서도 살 수 있다. 토양 속에는 메탄산화세균이 다수 존재하며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기 전 줄여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과학자들은 믿는다. 하지만 메탄산화세균이 생존을 위해 필요로 하는 메탄가스의 양은 매우 적으므로, 점차 늘어나는 메탄가스를 줄이는 데는 별 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그런데 이제 연구진은 메탄산화세균을 유전적으로 수정할 수 있으면 이들이 지금보다 많은 양의 메탄가스를 산소로 바꿔 지구온난화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메탄산화세균은 우리 인간의 활동으로 쉽게 사멸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는 논밭갈이와 같은 농업 관습을 비롯해 토양을 파괴하는 다른 농업 기술이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제 연구진은 인간의 이런 활동과 세균의 메탄 산화 능력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필 계획이다. 기후과학의 발전에 따라 대기 중 메탄가스를 포획해 제어하는 기술의 필요성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메탄가스를 연료로 쓰고 가축들이 배출하는 메탄가스의 양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온난화의 가속으로 영구동토층 깊은 곳에 매장돼 있는 방대한 메탄가스층이 대기 중으로 방출될 우려마저 나오고 있어 하루 빨리 메탄가스를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길 바랄 뿐이다. 사진=PNA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온난화 주범 해결사?…‘메탄 먹는 세균’ 분리법 찾았다

    온난화 주범 해결사?…‘메탄 먹는 세균’ 분리법 찾았다

    세균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메탄가스를 줄이는 열쇠가 될지도 모르겠다. 유럽 연구진이 메탄가스를 산소로 바꾸는 능력을 지닌 세균들 가운데 세계에서 흔히 발견되는 한 종을 처음으로 분리·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4월8일자)에 발표했다. ‘메틸로캅사 고르고나’(Methylocapsa Gorgona)라는 학명을 지닌 이 세균은 메탄산화세균(메탄산화균)의 일종으로, 메탄가스 농도가 매우 낮은 곳에서도 살 수 있다. 토양 속에는 메탄산화세균이 다수 존재하며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기 전 줄여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과학자들은 믿는다. 하지만 메탄산화세균이 생존을 위해 필요로 하는 메탄가스의 양은 매우 적으므로, 점차 늘어나는 메탄가스를 줄이는 데는 별 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그런데 이제 연구진은 메탄산화세균을 유전적으로 수정할 수 있으면 이들이 지금보다 많은 양의 메탄가스를 산소로 바꿔 지구온난화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메탄산화세균은 우리 인간의 활동으로 쉽게 사멸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는 논밭갈이와 같은 농업 관습을 비롯해 토양을 파괴하는 다른 농업 기술이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제 연구진은 인간의 이런 활동과 세균의 메탄 산화 능력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필 계획이다. 기후과학의 발전에 따라 대기 중 메탄가스를 포획해 제어하는 기술의 필요성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메탄가스를 연료로 쓰고 가축들이 배출하는 메탄가스의 양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온난화의 가속으로 영구동토층 깊은 곳에 매장돼 있는 방대한 메탄가스층이 대기 중으로 방출될 우려마저 나오고 있어 하루 빨리 메탄가스를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길 바랄 뿐이다. 사진=PNA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日 학원 강사가 20년간 추적한 진해 벚꽃 탄생의 재구성

    日 학원 강사가 20년간 추적한 진해 벚꽃 탄생의 재구성

    진해의 벚꽃 한일역사여행/다케쿠니 도모야스 지음/이애옥 옮김/논형/312쪽/1만 8000원바야흐로 벚꽃의 계절이다. ‘벚꽃’ 하면 자연스레 진해 군항제를 떠올릴 법하다. 도심 곳곳은 벚꽃으로 가득하고, 아치를 그린 벚꽃 터널을 지나는 이들의 웃음도 벚꽃만큼이나 화사하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벚꽃은 무려 36만그루에 이른다. 군항제에 맞춰 진해를 방문하는 이는 300만명이 넘는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이 많은 벚꽃, 도대체 누가 언제부터 심은 것일까. ●진해 군항제 방문한 日 학원 강사의 집요한 추적 일본의 한 대입학원 강사인 다케쿠니 도모야스는 1992년 진해를 방문했다. 그는 당시 한국의 군항제 안내 소책자에서 ‘벚나무 유래’를 읽었다. 일제가 한국을 침략해 군항을 건설하고, 도시 미화를 위해 벚나무를 심었다. 해방 직후 벚꽃이 일본의 국화라고 생각한 시민이 이를 일제 잔재로 여겨 많이 베어냈다. 1976년 4월 진해를 세계 제일의 벚꽃 도시로 육성하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 이후 민·관·군이 일체가 돼 벚나무 심기 운동을 전개해 지금에 이르렀다는 내용이다.그러나 이 설명은 사실일까. 당일치기 여행에서 생긴 궁금증은 그를 7년간의 치열한 연구로 이끈다. 그는 그동안 연구를 묶은 책을 일본에서 낸다. 신간 ‘진해의 벚꽃’은 20년 만에 나온 한국어판이다. 저자는 진해 역사를 연구하고자 한국 책을 구해 읽고, 한국 향토연구가의 안내를 받아 곳곳을 다닌다. 일본교과서인 ‘상설일본사’에서 1510년 일어난 ‘삼포왜란’을 찾고, 일본의 침략 현장이 남긴 진해구 성내동 웅천현성을 찾아본다. 이어 1592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침략과 이순신의 전투까지 흔적을 쫓아간다. ●日 ‘해군의 휘장’ 상징으로 심은 벚꽃 진해는 러일전쟁 때 다시 주목 받는다. 러시아 남하를 우려한 일본이 1904년 2월 진해만을 점령하고 기지를 건설하기 시작한다. ‘진해’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도 이즈음이라는 사실도 찾아낸다. 조선시대에는 ‘웅천현’이었지만 1912년 조선총독부 행정 개편에 따라 ‘마산부 진해면’이라는 이름을 갖는다. 일본은 요코스카, 구레와 같은 군항 형태로 진해의 도시화를 추진한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 1911년 자료에서 일본이 ‘해군의 휘장’을 상징하고자 진해에 벚꽃을 심었다는 사실도 발견한다. 벚꽃이 왜 일본을 상징하게 됐는지도 함께 밝힌다. 세계 2차대전 말기 일본이 자살특공대 ‘가미카제’를 미화하고자 ‘꽃처럼 아름다운 죽음’이라는 이미지를 붙이면서다. 이런 이유로 해방 이후 진해의 벚꽃은 거의 다 잘렸지만, 1960년대 당시 진해시가 ‘우리나라 자생종인 제주산 왕벚나무를 다시 한 번 심어 진해를 벚꽃의 명소로 만들자’는 계획을 발표하며 다시 진해에 벚꽃이 심어진다. 저자는 편개수 씨를 비롯한 재일동포들이 1966년 11월 1만그루를 보내는 등 모두 5만 9300그루의 묘목이 심어진 사실을 발견한다. 1976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진행됐다는 내용에 관한 반박이다. ●“제주산 왕벚나무, 제주 자생 아냐” 주장 진해를 가득 채운 ‘제주산 왕벚나무’에 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일본 학명으로 ‘소메이요시노’로 불리는 이 나무 원산지가 제주라는 주장을 한 이는 일본 식물학자인 고이즈미 겐이치다. 한국 임업연구원이 당시 이 내용을 단지 일본 학자가 주장한다고 비판 없이 받아들이면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통용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열매를 잘 맺지 않는 품종인 점, 그리고 일본 ‘에도히간’과 ‘오시마자쿠라’의 교배종에 가깝다는 주장이 있다. 한국에서도 이후 추가 연구해 제주 토종이 아닌 ‘야마자쿠라’와 ‘미야마자쿠라’의 교배종임을 거의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진해 군항제의 벚꽃에 관한 진실은 이렇게 모두 뒤틀린다. 저자는 당일치기 여행에서 호기심을 해결하려 직접 발로 뛰고, 사람들을 만나고, 상당한 자료를 찾아 우리도 잘 몰랐던 사실을 추론해낸다. 예컨대 과거 진해 중심부인 중원로터리에는 둘레가 9m에 이르는 거대한 팽나무가 있었다. 주민들은 이 나무를 수호신처럼 여겼다. 저자는 1911년 일본 임시건축부가 남긴 문서를 토대로 “임시건축부가 팽나무를 ‘정신적인 중심´(토포스·그리스어로 ‘장소’라는 뜻)으로 파악한 것 같다. 도시 건설은 조선 토지 고유의 토포스를 계승하고 일본적인 이름을 붙여가며 군항도시 진해를 만들었다”고 도시계획을 설명한다. 저자의 이런 역사 연구는 가히 놀라울 지경이다. 20년 전 이처럼 철저한 고증으로 진해의 역사를 재구성했지만, 20년 후의 우리는 별반 진척이 없는 듯해 아쉬울 따름이다. 그가 20년 전에 찾은 내용을 우리는 과연 반박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등골이 오싹해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안녕? 자연] 머리에 공기방울 쓴채 최대 16분 잠수…신비한 도마뱀 발견

    [안녕? 자연] 머리에 공기방울 쓴채 최대 16분 잠수…신비한 도마뱀 발견

    머리에 ‘잠수 헬멧’처럼 공기방울을 쓴 채 숨 쉬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도마뱀을 미국의 연구자들이 발견해냈다. 영국 과학전문매체 ‘피조그(phys.org)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뉴욕주립대 빙엄턴캠퍼스의 린지 스위어크 박사가 이런 능력을 지닌 신비한 도마뱀을 영상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 놀라운 능력을 보유한 도마뱀은 중앙아메리카에서도 주로 코스타리카에 서식하는 워터아놀도마뱀(학명 Anolis aquaticus)으로, 몸길이는 약 5~7㎝밖에 안 되는 소형종이다.스위어크 박사가 포착한 영상에서 이 도마뱀은 물속에서 자기 머리 부분에 공기방울을 붙인 채 숨을 쉬는 데 숨을 쉴 때마다 공기방울이 커졌다가 줄어들지만 터지지 않는다. 스위어크 박사에 따르면, 이들 도마뱀은 물에 들어간 뒤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으며 가만히 앉아서 이런 방법으로 숨을 쉬는데 심지어 어떤 개체는 최대 16분 동안 잠수했다. 이에 대해 스위어크 박사는 “이는 아마 천적을 피하기 위해 터득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면서도 “이들이 정확히 어떤 원리로 물속에서 이런 방법으로 숨을 쉬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양서·파충류학회(SSAR·Society for the Study of Amphibians and Reptiles) 전문지 ‘헤르페톨로지컬 리뷰’(Herpetological Review)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린지 스위어크 박사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호주 해안가서 죽은 ‘개복치’ 발견…사인은 플라스틱 쓰레기?

    호주 해안가서 죽은 ‘개복치’ 발견…사인은 플라스틱 쓰레기?

    마치 머리만 헤엄치는 것 같은 특이한 외모를 가진 개복치가 사체로 해변에서 발견됐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에 위치한 바다와 연결된 머리 강어귀에서 죽은 개복치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두 명의 낚시꾼들에게 발견된 이 개복치는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외상은 없으며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발견자인 리네트 그젤라크는 "동료 낚시꾼과 함께 해변을 거닐다 거대한 물체가 해변에 쓸려와 있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처음에는 난파선에서 흘러온 나무인 줄 알았다"며 놀라워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체로 발견된 개복치는 길이 2.5m 정도로 동족들에 비해 작은 편이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박물관 어류 전문가인 랄프 포스터는 "개복치는 호주에서는 매우 보기 힘든 물고기"라면서 "개복치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은 보트와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들어 개복치가 흐느적거리는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착각해 먹고 죽는 것이 종종 목격된다. 또한 빠르게 움직이는 보트도 개복치를 위협하는 주요 사인 중 하나다.귀여운 외모로 인기가 높은 개복치는 복어목 개복치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온대 및 열대 해역 대양에 널리 분포하며 우리나라 전 해안에도 나타난다. 배지느러미가 없고 눈과 아가미가 작으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매우 크고 특이하게 생겼다. 입은 새의 부리 모양으로 매우 단단하다. 귀엽게 생겼지만 실제 몸길이가 약 4m, 평균 몸무게가 1톤에 이르기에 바다에서 실제로 마주치면 위압감이 든다. 또한 알을 가장 많이 낳는 어류이기도 한데 한 번에 3억 개가 넘는 알을 낳는다. 그러나 생존율은 매우 낮아 3억 개가 넘는 알들 중에 성체가 되는 개체는 1~2마리에 불과하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작은 물고기, 오징어, 갑각류, 해조류를 먹지만 특히 해파리가 주식으로 알려져 있다. 다 자란 개복치는 바다사자, 범고래, 상어 등을 제외하면 바다에서 천적이 거의 없다. 성격은 온순한 편이며, 잠수부에게 위협을 끼치지 않는다. 개복치의 학명은 ‘Mola mola'(몰라 몰라)인데 이는 라틴어로 ‘맷돌’을 의미한다. 개복치는 종종 맑은 날 수면에 누워 일광욕을 하는듯한 모습은 보이곤 하는데 이를 빗대어 영어로는 ‘Ocean Sunfish’라고 불린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사람보다 2배 이상 큰 ‘거대 나무늘보’ 화석 발견

    [핵잼 사이언스] 사람보다 2배 이상 큰 ‘거대 나무늘보’ 화석 발견

    사람의 키보다 2배 이상 큰 거대한 나무늘보의 이빨 등 화석이 발견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 일리노이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중남미 국가인 벨리즈의 싱크홀에서 발견된 거대 나무늘보(학명·Eremotherium laurillardi)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지금의 나무늘보는 덩치가 작고 게으르며 행동이 느린 것으로 유명하지만 1만 년 전 만 해도 달랐다. 오래 전에는 코끼리보다 덩치가 더 큰 거대한 나무늘보가 살았다는 것이 화석으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연구팀이 분석한 화석은 지난 2014년 마야 유적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했다.당시 연구팀은 일명 ‘세노테스’로 불리는 지하수와 연결된 광범위한 싱크홀을 탐사하던 도중 마야의 유물 대신 동물의 이빨, 팔 일부, 대퇴골 등 유골을 찾아냈다. 화석화된 이 유골의 주인이 바로 거대 나무늘보다. 분석결과 약 2만 7000년 전 살았던 이 나무늘보는 코 끝에서 꼬리 끝까지 6m, 우뚝 섰을 때 키는 4m, 몸무게도 약 6500㎏ 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약 10㎝길이의 이빨을 분석한 결과 주로 초목을 우적우적 씹어먹었을 것으로 보인다.논문의 선임저자인 진 라몬 박사는 "이 나무늘보가 죽었던 시기는 기온이 가장 낮게 내려간 ‘마지막 빙하 최대기’(Last Glacial Maximum)로 해수면도 매우 낮았다"면서 "당시 벨리즈는 건조하고 춥고 물이 적어 나무늘보가 살기에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무늘보를 비롯한 여러 동물에게 세노테스는 생명수와 다름없었다"면서 "아마도 물을 더 마시기 위해 세노테스에 다가가다 결국 빠져 죽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리사 루체노 박사는 "이번 발견은 오랜 시간 살아남은 나무늘보의 놀라운 적응력을 느끼게 해준다"면서 "건조한 계절에는 초목 등을 먹고 습한 계절에는 풀과 꽃 등을 먹으면서 여러 계절을 견뎌냈다"고 밝혔다.   한편 거대 나무늘보는 약 1만 4000~1만 년 전 멸종 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영국 본머스대학교 진화 및 지리과학 교수인 매튜 버넷 연구팀은 고대 인류가 창을 던져 거대 나무늘보를 사냥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고대 인류의 이러한 사냥 습관이 결국 대형 나무늘보의 멸종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수컷없이 임신하고 알 낳는 큰가시고기 발견

    [와우! 과학] 수컷없이 임신하고 알 낳는 큰가시고기 발견

    대부분의 어류와 양서류, 수생무척추동물은 암컷의 체외에서 수정이 이뤄지지만, 이러한 체외수정의 과정 없이 알을 낳은 물고기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큰가시고기(학명 Gasterosteus aculeatus)는 일반 물고기와 마찬가지로 암컷이 산란하고 이후 수컷이 정액을 뿌려 알이 부화할 때까지 돌본다. 하지만 영국 잉글랜드 중부 노팅엄대학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체외수정이나 수컷과의 교류 없이 체내에서 ‘완벽한 알’을 키워낸 암컷 큰가시고기 ‘메리’를 발견했다. 메리는 수정 과정에서 수컷과 접촉한 적이 없으며, 연구진은 메리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임신 기간이 끝날 무렵 안락사를 시킨 뒤 곧바로 제왕절개수술을 시도했다. 그 결과 메리의 뱃속에서 발견된 알 중 총 56개가 부화에 성공했으며, 이 알들은 모두 실험실 내에서 성체로 성장했다.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중 20마리가 연구진의 관찰 대상이 되고 있다. 메리에게서 태어난 알들은 보통 알들처럼 매우 건강한 상태였다. 비록 메리는 희귀한 연구사례를 남기고 안락사됐지만, 일반적으로 암컷 큰가시고기는 알을 낳은 즉시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암컷 큰가시고기가 수컷과의 체외수정 과정 없이 부화할 수 있는 알을 낳은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다. 다만 이번 사례는 당시 태어난 새끼가 건강을 유지하며 현재까지 살아있다는 점에서 연구가치가 높다. 노팅엄대학의 앤드류 맥콜 교수는 “비록 어류에게서 보기 드문 매우 희귀한 현상을 우연히 발견하게 됐지만, 이 사례는 우리가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 전반에서 일어나는 매우 중요한 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많은 동물들이 알을 낳으며, 매우 일부의 포유류 또는 어류만이 뱃속에 알을 간직한 채 성체의 새끼를 낳는다. 다만 이런 현상은 매우 보기가 드문데, 이 작은 큰가시고기는 혼자서 이러한 현상들을 보여준 것이라 매우 놀랍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메리가 체외수정 없이 부화가 가능한 알을 낳을 수 있었던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으나, 아마도 암컷과 수컷의 성기를 모두 가진 자웅동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연구진은 처음 메리를 발견해 실험실로 데려왔던 장소를 찾아가 다른 어류 종을 채취하고, 같은 현상을 보이는 어류가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지난 20일 네이처가 발행하는 온라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괴물 상어’ 메갈로돈 멸종에 백상아리가 영향 미쳤다

    [와우! 과학] ‘괴물 상어’ 메갈로돈 멸종에 백상아리가 영향 미쳤다

    바다의 포식자로 불리는 메갈로돈의 멸종시기가 기존 예측보다 100만 년 더 앞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라이브사이언스 등 과학전문매체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기존 학계는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의 흔적으로 미뤄 봤을 때, ‘괴물 상어’로 불리는 메갈로돈(Otodus megalodon)이 약 260만 년 전 플리오세 말기에 갑자기 자취를 감춘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의 찰스턴칼리지 척추동물 고생물학자인 로버트 보에세네커 교수 연구진은 메갈로돈의 멸종 시기는 기존 예상보다 약 100만 년 더 앞선 시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이 캘리포니아와 멕시코 등지에서 발견된 메갈로돈의 화석을 분석한 결과, 멸종시기를 결정하는데 이용되는 연대측정방법이 매우 복잡하고, 이것의 결과는 주변 암석의 성질에 의해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이유 탓에 메갈로돈의 멸종 시기는 기존의 약 260만 년 전에서 약 100만 년 더 앞선 360만 년 전이라고 볼 수 있으며, 연구진은 이 거대한 괴물 상어를 사라지게 한 원인 중 하나가 이보다 더 작지만 사냥에 요령이 있는 바다생물 즉 백상아리(White sharks, 학명 Carcharodon carcharias)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백상아리는 악상어과의 바닷물고기로. 백상아리속 가운데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종이다. 몸길이는 6.5m내외지만 화석종 가운데는 12m이상 되는 것도 발견된다. 상어 가운데서도 뱀상어와 함께 가장 난폭한 종으로 분류된다. 백상아리가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600만 년 전이며, 지구 전역으로 서식지를 확대한 것은 400만 년 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는 메갈로돈이 지구상에서 갑작스럽게 사라진 시기와 불과 40만 년 차이밖에 나지 않으며, 연구진은 두 종(種)이 공존한 40만 년 이라는 시간이 백상아리가 지구 전역에 서식지를 확장하는 동시에 메갈로돈의 멸종에 관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백상아리가 메갈로돈 멸종의 정확한 원인이라고 지목할 수는 없으며, 메갈로돈이 당시 갑자기 바다에서 사라진 것이 해양생물의 대량 멸종과 같은 '대격변'의 결과라기보다는 메갈로돈을 포함한 많은 종이 멸종되고 동시에 백상아리와 같은 새로운 종이 나타나는 특정한 시기적 환경과 연관이 더 깊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 논문은 생물학과 의학 분야 오픈 액세스 저널인 ‘피어(Peer) J’ 최신호인 12일자에 실렸다. 피어 J는 생명환경과학 저널(The Journal of Life and Environmental Sciences)로도 불린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깃털까지 생생…5200만년 전 참새 조상 화석 발견

    [와우! 과학] 깃털까지 생생…5200만년 전 참새 조상 화석 발견

    현존하는 참새와 까마귀 등 참새목의 조상뻘이 되는 희귀한 새 화석이 발견됐다. 최근 시카고 자연사박물관 등 미국과 독일 공동연구팀은 역대 가장 오래된 것 중의 하나인 참새목 화석 2점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미국과 독일에서 각각 발견된 이 화석들은 모두 참새목으로 수천만 년 전인 에오세(Eocene)시대의 것이지만 놀랍게도 전체적인 골격은 물론 깃털까지 그대로 붙어있다. 특히 미국 와이오밍 주 포실 호수에서 발굴된 새 화석(학명·Eofringillirostrum boudreauxi)은 더욱 놀라움을 준다. 이 화석은 5200만 년 전 것으로 마치 죽었을 당시 탁본을 떠놓은듯 보존상태가 너무나 양호하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랜스 그란데 박사는 "새 화석에서 보존되기 힘든 깃털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면서 "오늘날 참새목은 모든 새 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지만 당시에도 매우 드물었다"고 설명했다. 이 화석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바로 크고 단단해보이는 부리다. 지구상에 처음 등장한 새들이 주로 벌레나 물고기 등을 먹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새의 경우 부리를 통해 씨를 먹은 초창기 새로 볼 수 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다니엘 케세프 박사는 "이 부리는 작고 단단한 씨를 먹는데 적합하다"면서 "초기 참새목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잘 알지못했는데 이번 화석이 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암컷 대신 수컷이 알 품어…호주 희귀 어류 ‘해룡’ 포착

    암컷 대신 수컷이 알 품어…호주 희귀 어류 ‘해룡’ 포착

    호주 일부 바다에서만 사는 한 신비한 어류가 카메라에 포착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州) 남부 포트필립만 연안 바닷속에서 한 스쿠버다이버가 알을 품은 수컷 해룡 한 마리를 영상에 담는 데 성공했다.영상 속 해룡은 지느러미가 해초 모양인 위디해룡(학명 phyllopteryx taeniolatus)으로, 나뭇잎 모양인 리피해룡(학명 Phycodurus eques)과 함께 호주 남부와 서부 연안의 온대해역에서만 서식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돼 있다. 다 자란 성체는 노란색과 보라색 무늬의 불그스름한 색을 띠며 몸길이는 45㎝ 정도 되며, 가늘고 긴 형태가 용을 닮아 해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개체 수가 워낙 적어 한 마리당 약 1000만 원에 거래될 정도로 보기 드문 생물이다.따라서 해룡은 전문가들도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종으로 알려졌다. 이들 생물은 해조류가 많고 수심이 50m 이상인 곳에서 생활하며, 작은 갑각류나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는다.특히 해룡은 해마와 같이 실고깃과(Syngnathidae)에 속해 암컷이 아닌 수컷이 알을 품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컷 해룡은 꼬리에 100여 개의 알을 붙이고 있다가 7주 정도 뒤에 몸을 흔들어 알을 떨어뜨린다. 그러면 물속을 떠다니던 알에서 새끼가 부화한다. 갓 태어난 새끼는 성체 해룡과 모습이 같고 크기만 2㎝ 정도로 작다.영상을 촬영한 수중영상 제작자 재러드 보드(37)는 “해룡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라면서 “뒤쫓고 있던 수컷이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알을 품은 수컷의 모습은 연중 특정 시기에만 볼 수 있는 게 흔하지 않은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재러드 보드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2만 6500년 전부터 생존해 온 신종 동물 발견

    [와우! 과학] 2만 6500년 전부터 생존해 온 신종 동물 발견

    2만 6500년 전부터 지구상에 생존해 온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절지동물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페인 알칼라대학의 곤충학자인 알베르토 샌드라 및 동굴탐험가 크레그 와그넬 등 일행은 캐나다 밴쿠버섬의 한 석회동굴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었던 신종 절지동물을 확인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학명이 ‘Haplocampa wagnelli’로 명명된 이 절지동물은 마지막 최대 빙하기(Last Glacial Maximum) 시기부터 지구상의 동굴 등지에서 서식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 최대 빙하기는 대체로 약 2만 7000~2만 1000년 전으로, 당시 기간동안 해수면은 현재 대비 평균 약 130m 낮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절지동물은 마지막 최대 빙하기 동안 동굴 안에서 생존했고, 퇴빙기가 되자 멀리 아시아 지역까지 흩어져 종(種)을 유지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비교적 밝은 빛깔을 띠는 길쭉한 몸이 특징인데, 일반적으로 동굴 생활에 적응된 다른 절지동물과 달리, 이 절지동물은 오로지 작고 긴 다리와 더듬이, 두툼한 몸통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신체적 특징을 미뤄 봤을 때, 이번에 신종 절지동물이 동굴이나 지하뿐만 아니라 토양 위에서도 서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종 절지동물이 한국과 일본, 시베리아 등지에서 발견된 또 다른 절지동물과 친척뻘일 것으로 추정했다. 즉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먼저 서식하다가 캐나다 인근까지 서식지를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자세한 연구결과는 불가리아 학술전문 출판사인 펜소프트가 발행하는 ‘지하생물학 저널’(Subterranean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산소 거의 없는 ‘죽음의 바다’에 적응한 어류 발견

    [와우! 과학] 산소 거의 없는 ‘죽음의 바다’에 적응한 어류 발견

    산소가 거의 없는 ‘죽음의 바다’(데드존)가 점차 늘면서 많은 해양생물이 그야말로 질식사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급증한 이 현상은 인간이 초래하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과 맞물려 이들 생물에게는 악몽과도 같다. 그런데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일부 해양생물은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소속 나탈리야 갈로 박사팀이 몬터레이만 해양연구소와 협력해 원격무인잠수정(ROV)으로 캘리포니아만에 있는 데드존을 8차례에 걸쳐 잠수 조사해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ROV가 데드존에 도달했을 때 센서에 감지된 수중 산소 농도는 일반적인 농도의 100분의 1 이하 수준이었다. 이는 다른 저산소 환경에 강한 물고기들이 견딜 수 있는 농도의 10~40% 수준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다.생물이 살 수 없다고 여겨진 극단적인 저산소 환경에서 발견된 물고기는 첨치과(학명 Cherublemma emmelas)와 두툽상엇과(학명 Cephalurus cephalus), 민태아과(학명 Nezumia liolepis) 그리고 부치과(학명 Dibranchus spinosus)에 속하는 어종이다. 단 민태아과와 부치과는 그 수가 적어 이들은 좀 더 산소가 많은 곳을 선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사실 연구진은 처음에 데이터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들 어류의 대사 수요를 고려하면 이런 극단적인 저산소 환경에서 살 수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듭된 조사에서 연구진은 이들 물고기가 이런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연구진은 이들 물고기가 어떻게 이런 극단적인 환경에서 사는 방법을 익혔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아직 가설이긴 하지만 이들 물고기의 아가미가 거대화함에 따라 수용할 수 있는 산소량이 늘어났거나 이들의 작고 부드러운 신체가 대사 요구를 낮게 억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진은 추측했다. 극한 환경에 서식하는 생물들에게는 그 능력에 따라 명칭이 붙는다. 예를 들어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생물은 호열성 생물, 고농도 염분을 견딜 수 있는 생물은 호염성 생물이라고 불린다. 이에 따라 이번에 확인된 물고기들에게도 새로운 명칭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연구진은 그 후보로 저산소를 선호한다는 뜻의 그리스어인 ‘ligooxyphile’을 제안한다. 이들 어류가 이런 놀라운 능력을 어떻게든 익혔다고 하더라도 다른 해양생물들 역시 생존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적응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생물이 죽어 나갈 것이다. 이런 점은 극한 환경에 잘 적응한다고 알려진 미생물들조차 마찬가지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또한 이번에 확인된 생물들마저 해양 환경이 계속해서 악화해가면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바닷물 온도가 지금보다 상승해 산소가 더욱 녹기 어려워지면 훨씬 더 가혹한 환경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생태학회(ESA)가 발행하는 학술지 생태학(ECOLOGY) 최근호(2018년 11월 27일자)에 실렸다. 사진=스크립스 해양연구소/몬터레이만 해양연구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흡혈박쥐에 차세대 혈압약의 비밀 숨어 있다

    [와우! 과학] 흡혈박쥐에 차세대 혈압약의 비밀 숨어 있다

    일반적으로 박쥐는 곤충 같은 작은 동물이나 과일을 먹는다. 하지만 흡혈박쥐 같은 독특한 예외도 존재한다. 포유류 가운데 보기 드물게 다른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방식으로 진화한 흡혈박쥐는 일반적으로 인간에게 환영받는 동물은 아니다. 다행히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가축의 피를 빨아먹을 뿐 아니라 질병을 옮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흡혈박쥐를 애타게 찾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박쥐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브라이언 프라이 (Bryan Fry)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멕시코 모렐로스주의 쿠에르나바카 (Cuernavaca) 인근에서 포획한 흡혈박쥐 (학명 Desmodus rotundus)의 침에서 유용한 물질을 발견했다. 흡혈박쥐는 피를 빨아먹는 과정에서 숙주가 눈치채지 못하게 통증을 없애는 물질부터 피가 굳는 것을 방지하는 항응고제, 혈관이 수축하는 것을 막는 혈관 확장제까지 다양한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중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되는 물질도 있을 수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물질은 칼시토닌 유전자 연관 펩타이드 (Calcitonin Gene Related Peptide (CGRP))로 주 역할은 작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 물질은 사람을 비롯한 포유동물에 흔하게 존재하지만, 흡혈박쥐의 vCGRP는 특별히 강한 효과를 지니고 있어 신약 후보로 가치가 높다. 연구팀은 vCGRP가 차세대 혈압약은 물론 장기 이식과 같은 특수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 이식 후 이어 붙인 혈관에 피가 가지 않으면 이식에 실패하게 되는데 이 물질이 혈관의 수축을 방지해 효과적으로 혈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는 저널 톡신 (Toxin)에 발표됐다. 하지만 연구팀은 뜻밖의 문제로 인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영향력이 커져 다시 방문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프라이 교수에 의하면 현지 치안은 매우 불안정해진 상황이며 퀸즐랜드 대학 연구팀을 돕던 현지인도 현재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에 필요한 박쥐를 가까운 시일 내로 포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신물질 발견도 중요하지만, 연구팀의 생명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현재 다른 안전한 연구 장소를 물색 중으로 조만간 다시 연구를 재개할 계획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와우! 과학] 뱀의 뱃속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뱀…처음보는 신종

    [와우! 과학] 뱀의 뱃속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뱀…처음보는 신종

    1976년, 멕시코 치아파스 주에서 잡힌 '중앙 아메리카 코랄 뱀'(Central American coral snake) 한 마리가 뱀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가장 미스터리한 표본을 던져줬다. 바로 그 위에서 나온 25cm 길이의 작은 뱀인데, 본래 중앙 아메리카 코랄 뱀이 다른 작은 뱀을 잘 사냥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위에서 나온 뱀이 전에 보고된 적이 없던 신종이라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었다. 미스터리 저녁 식사 뱀(mysterious dinner snake)이라는 뜻의 학명을 지닌 '세나스피스 아에니그마'(Cenaspis aenigma)는 이후 40년에 걸친 탐사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위장에서 나온 한 마리가 유일한 표본이다. 미국 텍사스 대학 과학자들은 멕시코 치아파스주와 그 주변의 뱀이 서식하는 지역을 수십 차례에 걸쳐 탐사했지만, 결국 이 뱀을 야생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포획하거나 관찰하는 데 실패했다. 그나마 많이 소화되지 않은 유일한 표본을 바탕으로 이 뱀의 형태와 종류는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나스피스는 굴에 숨어 사는 작은 뱀의 일종으로 작은 곤충과 무척추동물을 먹고 산다. 그리고 작고 약한 뱀으로 본래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생활 습성을 지녔다. 여기에 더해 멕시코 정글 오지에 숨어 있다는 점과 개체 수가 많지 않은 희귀종인 것이 다시 찾기 어려운 이유로 생각된다. 하지만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수십 차례 탐사에 나섰는데도 그 단서를 찾지 못했다는 점은 이미 멸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다른 야생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중남미의 정글 역시 인간의 남획과 개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멕시코 남부의 치아파스 고지대는 아직 손상되지 않은 자연 생태 지역으로 세나스피스는 물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여러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렇게 얼마 남지 않은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일이 중요하다. 사실 여기에는 단순히 도덕적인 의무 이상의 의미가 있다. 희귀한 동식물이 지닌 독특한 물질은 신약이나 신물질 개발 소재로 중요하다. 경제적 가치를 지닌 생물 자원의 보존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생태계 보호의 필요성은 더 커진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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