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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대중음악 빛낼 신인 싱어송라이터 찾는다

    한국 대중음악 빛낼 신인 싱어송라이터 찾는다

    만 17세 이상 학력 무관 참가 가능 본선 12개팀 총상금 2000여만원30회를 맞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한국 대중음악을 빛낼 신인 싱어송라이터를 찾는다. ‘제30회 CJ와 함께하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는 만 17세 이상 싱어송라이터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예선 접수는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유재하 동문회와 CJ문화재단에 따르면 싱어송라이터로서 음악에 대한 열망만 있다면 학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학(원) 재학 조건을 폐지했다. 홈레코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 활성화 등으로 음악 창작에 대한 문턱이 낮아진 사회 변화를 고려해 지난해부터는 참가 연령대를 만 18세 이상에서 만 17세 이상으로 낮췄다. 그 결과 지난해엔 고등학생 2명이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참가를 희망하는 개인 또는 팀은 자작곡 음원과 직접 연주한 실연 영상 링크를 지원서와 함께 CJ문화재단 홈페이지에 제출하면 된다. 서류 심사와 실연 심사 등을 거쳐 모두 10팀의 결선 진출자가 가려진다. 오는 11월 9일 본선 무대가 열린다. 대상 300만원, 금상 250만원 등 12팀에 모두 2000여만원이 수여된다. 30기 유재하 동문 기념앨범 제작·발매와 기념공연 기회도 주어진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그동안 수많은 음악인을 배출했다. 1회 수상자 조규찬을 비롯해 유희열, 이한철, 루시드폴, 김연우, 스윗소로우 등이 대표적인 뮤지션이다. 방시혁도 1994년 이 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1987년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천재 뮤지션 유재하의 음악성을 기리고 젊은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기 위해 유재하장학회 주도로 1989년 처음 열렸다. 2005년에는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대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CJ문화재단이 2014년부터 대회 후원을 시작했고 지난해부터는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초창기의 고속버스

    [그때의 사회면] 초창기의 고속버스

    고속버스가 운행된 지도 벌써 50년이 됐다. 서울~부산 간 고속버스가 처음 운행된 날은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바로 다음날인 1970년 7월 8일이었다. 서울에서 출발한 ‘그레이하운드’ 고속버스에는 승객 38명이 탔는데 운전사가 두 명이었다. 승객 전원은 추풍령 위령탑 앞에서 건설공사 중에 희생된 근로자들에게 묵념을 올렸다(경향신문 1970년 7월 8일자). ‘땅 위의 스튜어디스’로 불렸던 고속버스 안내양은 고졸 이상, 키 160㎝ 이상의 학력을 요구받았고, 수십대1의 경쟁을 거쳐 선발됐다. 시험에 붙으면 손님을 상냥하게 응대하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 월급 3만원으로 당시로는 고임금을 받던 안내양은 선망의 직업에 속했다. 안내양은 나들목을 지날 때마다 마이크를 잡고 안내를 해 줬는데 도리어 성가시다고 생각한 승객들도 있었다. “멀미약을 달라”, “물을 달라”는 등의 주문에 안내양은 결코 편안한 직업이 아니었다. 안내양은 1980년대 후반부터 점차 없어졌다. 처음엔 휴게소가 부족해 운행 도중에 소변을 보게 해 달라는 승객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고속도로에 버스를 세우면 주변의 논두렁이 야외 변소로 변했다. 여성 승객들은 몸을 숨길 곳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어떤 버스는 뒤쪽에 좌변기를 갖추고 있었는데, 승객이 신발을 신고 변기 위에 올라앉아 용변을 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경향신문 1970년 6월 20일자). 고속버스는 처음에 그레이하운드와 같은 중고 버스를 수입해 운행했는데 하루 운행하던 200여대 중 10여대가 고장으로 멈춰 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고속도로 상에서 고장 난 고속버스를 흔히 볼 수 있었다. 운전 미숙으로 운행 보름 만에 추풍령에서 고속버스가 낭떠러지로 굴러 25명이 사망한 큰 사고가 났다. 논을 가로질러 고속도로가 건설되다 보니 농기구를 든 농부들이 고속도로를 횡단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실제로 고속도로를 건너는 사람 때문에 고속버스가 전복돼 승객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자전거를 갓길로 타고 다니는 사람도 자주 목격됐다. 버스 선반에 올려 둔 카메라나 현금을 도난당하는 사건도 심심찮게 있었다(경향신문 1970년 9월 16일자). 종합터미널이 없어 버스 회사마다 각자 터미널을 갖고 있었다. 그레이하운드는 서울 동자동에, 한일·한남·천일은 을지로6가에, 유신은 옛 스카라극장 옆에 있었다. 서울 반포에 고속버스종합터미널이 완공된 것은 1977년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승객이 강북에 살던 때라 터미널에서 내려 강북으로 이동하는 데 불편이 컸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청년들이 중소기업 꺼리는 이유는

    다른 조건들이 같더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6.8%까지 차이가 발생하고 정규직 비중과 노조가입 유무, 근속연수 등에도 차이가 있어 청년들이 중소기업 입사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의 청년 실업대책과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한국노동패널조사(2009~2017년)’를 활용해 작성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기업규모간 임금격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개인 특성과 직종, 산업 등 다른 조건이 같더라도 기업규모에 따라 2.5~6.8%의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종사자수 1~29인 기업을 기준으로 할 때 30~99인 기업은 임금이 2.5% 높았고, 100~299인 4.6%, 300~999인 5.2%, 1000인 이상인 기업에서는 6.8%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정규직의 임금은 비정규직보다 9.8% 높았는데 대기업일수록 정규직 비중이 높았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기업규모가 클수록 고학력자 비중, 노조가입자 비중, 정규직 비중, 근속연수 등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었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 비중의 경우 1~29인 기업이 22.8%인 반면 1000인 이상 기업은 48.8% 수준으로 2배 이상 높았다. 노조가입자 비중은 1~29인 기업의 경우 0.9% 수준으로 거의 무노조였지만 1000인 이상 기업은 32.2% 수준이었다. 또한 1~29인 기업의 정규직 비중은 47.9%인데 반해 1000인 이상 기업의 정규직 비중은 81.5%에 달했다. 근속연수도 1~29인 기업의 경우 평균 5년이었지만, 1000인 이상 대기업은 평균 10년으로 2배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실업 대책의 보완과 함께 중소기업 정책지원 효과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년실업이 높아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대·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와 복지인 만큼 중소기업에 대한 실효성 있는 복지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015년 2월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인 25.2%를 기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국회 예정처 산업고용분석과 권일 경제분석관은 “기업규모에 따른 임금격차는 근로자가구의 소득불균형과 청년 취업자들의 중소기업 입사를 꺼리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 시행중인 중소기업 종사자에 대한 여러 복지정책의 효과를 점검·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숭실사이버대, 2019학년도 2학기 신·편입생 모집

    숭실사이버대, 2019학년도 2학기 신·편입생 모집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숭실사이버대학교(총장 정무성)가 오늘 6월 1일부터 2019학년도 2학기 신·편입생 모집을 시작한다. 이번 2019년도 2학기 신·편입생 모집은 ▲국제학부(한국어교육학과, 실용외국어학과) ▲인문예술학부(방송문예창작학과, 뷰티미용예술학과, 연예예술경영학과, 시각디자인학과) ▲상담학부(상담심리학과, 아동학과, 청소년코칭상담학과, 평생교육상담학과) ▲복지학부(사회복지학과, 노인복지학과, 기독교상담복지학과, 스포츠복지학과) ▲글로벌비즈니스학부(법ㆍ행정학과, 부동산학과, 경영학과, 세무회계학과) ▲전기제어 및 ICT공학부(ICT공학과, 전기공학과) ▲도시인프라공학부(소방방재학과, 산업안전공학과, 건설시스템공학과)등 총 7개 학부, 23개 학과서 선발할 예정이다. 지원 자격은 고등학교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 혹은 이와 동등한 학력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온라인상에서 작성하는 학업계획서와 적성검사평가를 통한 선발을 실시해 내신이나 수능 성적은 무관하다. 더불어 전문대 졸업 또는 4년제 대학에 재학하거나 졸업한 자, 학점은행제를 통해 편입 학점을 충족시킨 경우 2, 3학년으로도 편입이 가능하다. 숭실사이버대학교는 오프라인 대학에 비해 1/4 수준의 등록금으로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으며, 이와함께 다양한 장학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졸업시 오프라인 대학과 동일한 4년제 정규 학사학위를 수여하며 졸업 후에도 평생 무료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무료 청강 서비스 혜택을 제공한다. 이은실 숭실사이버대학교 입학학생처장은 “합격자 및 재학생에게 다양한 장학금 혜택을 비롯한 국가장학금의 이중혜택을 지원하여 재정적 부담 없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숭실사이버대 2019학년도 2학기 정시모집 지원서 작성은 입학지원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PC와 모바일로 가능하다. 입학 및 지원 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문의사항은 숭실사이버대학교 입학지원센터 홈페이지나 입학상담 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유명 상담사,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였습니다”

    [단독]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유명 상담사,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였습니다”

    가해자가 취약한 위치에 있는 피해자를 일부러 찾아 호감을 얻은 다음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성폭력을 은폐할 목적으로 다양한 통제술을 사용하는 것을 ‘그루밍 성폭력’이라고 한다. 가해자의 그루밍은 자존감이 낮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된 피해자를 골라 신뢰를 쌓은 다음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관계를 점차 성적으로 만드는 단계를 거친다. 그루밍 상태에 빠진 피해자는 가해자의 성적 가해 행동을 자칫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다 보니 가해자의 성폭력이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으로 피해의 본질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A씨가 B씨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A씨는 2000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해 줄곧 가정주부로 지냈다. 그러다 2010년 남편과 사별했다. 가장이 된 A씨는 미성년 자녀 2명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심리상담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2급 자격을 취득하려면 1급 자격을 가진 상담사가 운영하는 기관에서 6개월간 수련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2013년 2월 한 심리상담센터의 실습 수련 과정에 등록했다. 센터 운영자 B씨는 수련감독자로서 A씨의 교육을 맡았다. B씨는 A씨에게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상담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 A씨는 짧게는 1시간, 길게는 3시간씩 일주일에 6회 정도 B씨로부터 상담을 받았다. 또 ‘전문 상담사가 되려면 박사학위가 있어야 한다’는 B씨의 말에 A씨는 2014년 3월부터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지도교수는 B씨였다. 이렇게 B씨는 A씨와 수련감독자와 수련생 관계뿐만 아니라 상담자와 내담자, 지도교수와 제자라는 다중 관계를 형성했다. ‘상담자는 객관성과 전문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중 관계는 피해야 한다’는 상담학회 윤리강령을 B씨는 위반했다. ●“믿고 따랐던 사람한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B씨는 상담 때 “아빠, 엄마가 너를 걱정하진 않는다”, “왜 엄마(A씨)가 애들과 항상 같이 있어야 하지?”라며서 A씨에게 가족(친정, 자녀)과 주변 사람들을 멀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여자가 성적 균형이 안 맞는다”는 성적인 말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도 몇 차례 있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2014년 12월 30일 B씨는 A씨에게 상담학회 간사 일을 맡길 건데 할 일을 알려주겠다며 A씨를 불러 무인텔로 데려갔다. 그런데 B씨가 갑자기 A씨에게 달려들었다. A씨는 정신적 혼란을 겪었다. A씨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 상담을 받으면서 힘들었던 모든 얘기와 가족도 모르는 사건들까지 다 말했다. 제 진로를 책임져 줄 사람이라고 믿고 따랐는데, 제 몸을 탐냈단 사실에 너무나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상담자이자 지도교수인 B씨와 성관계를 갖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거부했지만, 이후에도 논문·상담 지도 등을 이유로 자신을 무인텔로 불러내 관계를 가졌다고 했다. ‘상담자는 내담자와 성적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상담학회 윤리강령이다.최초 강간 피해를 입고도 A씨가 B씨를 따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A씨는 “뭐든 다해서 빨리 학위를 따면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B씨는 꾸준히 ‘너는 나와의 성관계로 잘 사는 것’이라고 했고, 그 말을 잠시 믿었다”며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자책했다. 학습된 무기력. 피해자가 ‘어떤 노력으로도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지고 현실에 안주하는 상태를 말한다. B씨는 이에 대해 “A씨와 내연 관계를 유지한 채 성관계를 한 사실은 있지만 A씨 의사에 반해 강제로 간음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무인텔을 갈 때 A씨가 자신의 차를 운전해서 이동했고, 금전도 대부분 A씨가 지불하는 등 일체의 성폭력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B씨가 각종 모임에서 내게 ‘사회화 과정을 배우라’라면서 식비, 커피 값, 담뱃값 등을 내라고 했고, A씨가 운전을 시키는 일도 많았다”면서 “당시 제가 할 수 있었던 방어는 그저 A씨가 지시한 일을 알아서 빨리 해버리고 집으로 오는 것뿐이었다”고 대응했다. ●“무고죄 무서운 거 알아요?” 의심 받는 피해자 A씨는 B씨를 바로 고소할 수 없었다. B씨는 지도교수였고, 대통령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 장관 표창 등 다수의 포상 경력이 있는 상담학계 유명 인사였다. A씨는 또 피해 사실이 노출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러던 중 A씨는 B씨 아내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B씨 아내는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A씨에게 혼인 관계 파탄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했다. A씨는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성폭력 피해사실을 털어놨고, 2016년 11월 B씨를 강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피감독자간음)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박사학위도 포기했다. 조사 과정은 험난했다. A씨는 수사관으로부터 ‘무고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느냐’, ‘성폭력 피해자로서의 특징이 잘 안 보인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팀장은 “수사과정에서 무고와 관련한 객관적인 물증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성폭력 피해 자체가 허위 신고일 수 있다는 의심은 성폭력에 대한 통념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 즉시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했는지, 거부 의사는 분명하고 정확했는지, 피해 이후 가해자와 주고받은 문자나 연락은 없었는지,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는지,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심리적·정신적 고통이 있는지 등 수없이 많은 이유들이 ‘진짜’ 피해자를 가리는 데 주요한 기준이 된다.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너 같은 피해자는 본 적이 없다’면서 ‘가짜’ 피해자로 둔갑되고 한순간에 무고 피의자로 전환된다”는 게 최 팀장의 말이다. 실형을 살 수도 있다는 말에 위축된 A씨는 고소를 취하했다. 2017년 5월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B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A씨는 B씨로부터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했다. 검찰은 ‘A씨와 내연 관계로 지내면서 서로 합의해서 성관계를 했다’는 B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며 2017년 11월 A씨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다움’은 무엇인가 지난해 12월 법원은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초 강간 피해 발생일에 대한 A씨의 진술이 달라진 점과 A씨가 B씨와 내연 관계를 암시하는 문자를 주고받은 점 등을 종합해 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고소장에 강간 피해 날짜를 2014년 12월 22일로 진술했다가, 12월 30일로 변경한 점을 문제 삼았다. “남편 기일(22일)에 강간을 당했다면 이는 매우 특별한 사건으로서 잊기 어려운 일이므로 날짜를 착각했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이 큰 피해를 당했더라도 날짜를 선명하게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김희겸 천안여성의전화 사무국장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바로 신고하지 못하는 동안 성폭행 기억을 억누르거나 잊으려는 무의식적 작용들이 일어난다”면서 “성폭력 피해를 당하면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자기 부정 때문에 피해 날짜를 특정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 판단은 사건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기억하는지에 주목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판부는 또 A씨가 B씨에게 애칭을 사용하고 그를 칭송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점을 근거로 두 사람이 내연 관계였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B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A씨의 주장은 배척했다. 재판부는 ‘그루밍 성폭력’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루밍 성폭력은 주로 아동, 청소년 또는 성적 주체성이 미숙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A씨는 성인이고 고학력 여성이기 때문에 그루밍 수법에 의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성인은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논리 역시 편협한 관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수진 변호사는 “그루밍 성폭력 피해 판단은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어떤 관계였고, 어떤 환경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를 만났고, 피해 발생 당시 피해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상담자의 성폭력 2016년 2월 서울 강남의 한 정신분석 클리닉 대표가 내담자들에게 상담실 밖에서 만날 것을 제안해 내담자들을 성폭행하고 그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6월에는 이미 4년 전 강간미수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전직 목사가 서울의 한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며 내담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근에는 한 유명 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상담하는 환자를 그루밍 수법으로 성폭행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직업상의 차이만 있을 뿐 세 사건 모두 상담자로서의 지위와 내담자의 심리적 취약성이 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성폭력 사건이 적지 않게 불거지지만 유무죄를 가리는 것은 쉽지 않다. 보통 심리적 의존 상태를 이용해, 폭행 또는 협박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이런 위험성을 인식하고 상담자가 내담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을 내담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성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임주환 변호사는 “심리상담 과정에서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강한 의존관계를 감안해야 한다. 특히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 상담 과정 속 위력의 존재 등을 적극적으로 인정해 성폭력 피해자 양산을 막아야 한다”면서 “심리적 의존관계에 놓인 사람을 간음·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는 법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상담자와 내담자, 교수와 제자…싸움은 계속된다 A씨는 1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A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동신의 최경혜 변호사는 “이 사건은 B씨가 A씨의 진정한 의사에 반해 A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사건”이라면서 “미성년자나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 고학력자이고 성인이라도 상담자에게 심리적으로 종속되어 그루밍이 충분히 될 수 있음을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B씨가 교수로 재직하던 대학은 2017년 5월 B씨를 해임했다. 이 학교는 B씨가 “지도교수로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박사과정 지도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것은 교원의 품위를 손상하고 상담심리학자가 지켜야 할 윤리를 정면 위반했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다. 상담학회도 올해 1월 B씨에게 상담심리전문가 자격 박탈 및 영구제명 징계를 내렸다. B씨는 학교의 해임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심사위)에 심사를 청구했다. 소청심사위는 B씨의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징계 양정이 과하다면서 해임 취소 판단을 내렸다. 학교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B씨가 대학교수로서의 지위를 이용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소청심사위의 결정이 맞다고 봤다. 반면 2심은 “B씨가 교수로서의 기본적인 본분과 윤리규정을 망각하고 그 지위를 이용해 품위유지 의무 위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학교의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B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SR 인턴 선발에 AI 면접 첫 도입, 63명 선발

    수서발 고속철도 운영사인 SR이 신입직(인턴사원) 63명을 선발한다. 선발된 이들은 3개월의 인턴십 과정을 거쳐 최종 47명을 신입직원으로 채용하게 된다. 채용분야는 사무·객실장·역무 53명, 차량관리 3명, 체험형 청년인턴 7명이다. SR은 청년 일자리 만들기 정책이 일환으로 지역인재·국가유공자·고교 졸업자 등 다양한 채용방법을 도입했다. 채용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사진·학력·가족관계·출신지 등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사항을 폐지했고 직무관련 자격·교육·경험 등 직무 필수요소 중심만 평가한다. 특히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면접 도입해 지원자들의 호감도, 매력도, 감정전달 능력, 의사표현 능력을 분석해 평가에 반영한다. 원서 접수기간은 31일부터 6월 9일까지며 채용 직종·직무, 전형 방법과 채용일정, 채용 후 처우 등은 SR 홈페이지(www.srail.co.kr)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쟤도 수포자였는데… ‘알지오매스’로 좌표·함수까지 다 이해했대

    쟤도 수포자였는데… ‘알지오매스’로 좌표·함수까지 다 이해했대

    “방정식을 이용해 귀여운 캐릭터들을 그렸어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 뽀로로와 도라에몽, 케로로 중사가 등장했다. 경희여자고등학교 수학 동아리 ‘매스아이’ 학생들이 x축과 y축이 새겨진 모눈종이 위에 직접 그려 낸 캐릭터들로, 실제 종이 위에 펜으로 그린 게 아니라 수학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해 컴퓨터로 구현한 것들이다. 도라에몽의 세로로 길쭉한 눈과 눈동자는 타원의 방정식을 SW에 입력해 그리고, 둥근 얼굴과 배는 원의 방정식, 쭉 뻗은 수염 여섯 개는 직선의 방정식을 입력해 표현하는 식이다. 뽀로로가 쓰고 있는 조종사 헬멧의 굴곡진 단면은 포물선 세 개를 연결해 그렸고, 이차함수 그래프를 세밀하게 다듬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을 만들어 냈다.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수학 SW ‘알지오매스’(Algeomath)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알지오매스 토크콘서트’에서 경희여고 수학 동아리 학생들이 공개한 캐릭터 그리기는 SW를 활용한 수학 수업이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자와 컴퍼스로 도형을 그리거나 함수 그래프를 외우던 지루한 수학 수업이 변화하고 있다. 모눈종이부터 선분 긋기와 원 그리기 같은 도구는 물론 함수 식을 입력하면 그래프로 구현하는 기능까지 탑재된 SW ‘알지오매스’가 도입되면서다. 알지오매스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개발한 도형 학습용 SW로, 2017년 개발에 돌입해 지난해 11월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다. 대수(代數·algebra)와 기하(幾何·geometry), 수학(mathematics)의 합성어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알지오매스는 학생들이 도형과 대수, 기하 등을 모니터 화면에 펼쳐진 모눈종이 위에서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홈페이지(www.algeomath.kr)에 접속하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알지오매스는 학생들이 손쉽게 도형을 그리고 함수 그래프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삼각형의 세 꼭짓점을 잇는 외접원을 작도할 경우 기존의 수학 수업에서는 자와 각도기로 삼각형의 두 변의 수직이등분선을 찾아 긋고 두 선의 교점을 축으로 해 컴퍼스로 원을 그리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알지오매스에서는 수직이등분선 긋기와 원 그리기 도구를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자와 컴퍼스를 이용한 작도는 중간에 틀릴 경우 도형을 지워야 하지만, 알지오매스를 이용하면 클릭 몇 번으로 이전 단계로 돌아갈 수 있다. 함수 그래프를 그릴 때도 식을 입력하면 그래프가 저절로 나타난다. 식에 일일이 숫자를 대입해 좌표를 찍거나 그래프를 외울 필요가 없다. 이처럼 클릭 몇 번으로 그려 내는 도형과 그래프는 학생들에게 보다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알지오매스 개발 과정에 참여한 정중기 대구고등학교 교사는 “방정식만 보면 그 모양이 쉽게 상상되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알지오매스에 입력하면 모양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종이 위에 고정돼 있던 도형과 그래프는 화면 위에서 자유자재로 변신한다. 학생들은 ‘살아있는’ 도형과 그래프를 이리저리 만져 보며 탐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y=a(x-b)²+c의 그래프를 그린 뒤 a의 값 범위를 설정하면 곡선의 폭이 넓어지거나 좁아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원의 방정식을 입력해 그려진 원을 마우스로 드래그해 옮기면 방정식도 따라 변화하는데, 원의 중심이 바뀌어도 반지름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 수 있다. SW 교육에서 최근 강조되고 있는 코딩 학습도 가능하다. 수와 식을 입력해 화면 속에서 블록을 쌓는 ‘블록 코딩’ 기능이 있어 학생들은 수학을 활용해 자신만의 공간을 구현할 수 있다. 최인용 한성과학고등학교 교사는 “중학교에서 알지오매스를 활용한 블록코딩 수학을 하면서 ‘수포자’라 불리던 학생들이 좌표와 함수, 변수 등 몰랐던 개념들을 알게 됐다”면서 “수학과 코딩의 융합이 학생들의 동기를 유발하고 학습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알지오매스를 활용해 교과서를 뛰어넘은 실생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한성과학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블록코딩 기능을 이용해 같은 반 학생 21명의 자리를 배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시력이 나쁜 학생 두 명을 교실 앞자리에 배치하고 나머지 학생들을 임의로 자리에 배치하는 프로그램이다. 알지오매스 화면 왼편의 입력 창에 코딩 명령을 입력하고 재생 버튼을 누르면 화면 오른쪽 창에 그려진 교실 책상 위에 학생 19명의 이름이 임의로 배치되며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알려 준다. 교육 당국이 알지오매스를 활용한 ‘재미있는 수학’에 공을 들이는 이면에는 수학 교육이 처한 위기 상황이 놓여 있다. 중·고등학생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지난해 10년 만에 10%대를 넘어섰다. ‘수포자’가 늘어남과 동시에 이공계 기피 현상도 고개를 들고 있다. 대학미래연구소가 전국 고교 3학년 학생들의 계열 선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남학생(-1.2%)과 여학생(-1.4%) 모두 지난해에 비해 이과를 선택하는 비율이 낮아졌다. 이과가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수학과 과학의 학습 부담 탓에 이과 선택을 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성진 창의재단 이사장은 “여전히 문제풀이식 수학 교육이 학생들을 옭아매고 있어 수학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면서 “SW를 활용해 수학의 개념에 깊이를 더하고 원리를 깨우치는 교육을 학교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지오매스는 초·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에 포함돼 학교 현장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6월 초·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에 기반한 SW의 개발이 완료됐으며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단원을 마칠 때마다 알지오매스를 활용해 과제를 수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알지오매스의 ‘모둠’ 기능을 이용해 교사와 학생들이 학습 커뮤니티를 만들고 자료를 공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수학 교사들의 연구 모임에서도 알지오매스를 수업에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창의재단은 내년 2월까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기반한 SW도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알지오매스의 궁극적인 방향은 ‘융합 플랫폼’이다. 수학과 과학, SW를 결합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알지오매스의 블록코딩 기능으로 드론을 날리는 모습이 시연됐다. 블록코딩으로 삼각형을 그리는 명령을 실행한 뒤 드론이 결과물을 출력하게 한 것으로, 알지오매스 화면에 삼각형이 그려지자 드론도 삼각형 모양으로 비행했다. 이현숙 창의재단 과학수학교육개발실장은 “드론과 로봇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지오매스 보급을 위해서는 SW 활용을 낮설어하는 교사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게 과제다. 정 교사는 “주변의 교사들은 알지오매스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데다 SW 같은 공학도구를 수업에 활용한다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낀다”면서 “교사들이 수월하게 SW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연수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지오매스 개발이 한시적(3년)인 예산인 특별교부금에 기반하고 있는 탓에 본예산을 편성해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4월 기존 과학교육진흥법을 개정한 ‘과학·수학·정보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서 학교에서의 SW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교육부는 이 법을 실행할 구체적인 계획을 연말에 발표하며 알지오매스 보급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 안 이사장은 “향후 ‘알지오 바이오(bio)’ ‘알지오 피직스(physics)’ 등 과학 교육으로까지 알지오매스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른살 전교조 혁신, ‘20대 외면·교권 붕괴·편견’ 넘기에 달렸다

    교권 회복하되 학생 학습권 보호 우선을 ‘탈경쟁=학력 저하’ 편견 깰 교육연대 필요 “교원 노조 합법화로 한국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것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가장 큰 성과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 전교조라 하면 쉽게 다가가기 어렵게 여기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자 한계죠.”(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사무총장) 28일 결성 30주년을 맞는 전교조는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내려진 법외노조 통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정부 투쟁 강화에 나섰지만 내부적으로는 줄어드는 조합원수와 20대 젊은 교사들의 외면에 직면해 있다. 한때 전교조에 몸담았거나 전교조와 뜻을 함께하는 단체들은 전교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지금이 전교조가 혁신에 나서야 하는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사무총장은 “전교조는 1989년 결성 이후 정권의 갖은 탄압에 굴하지 않고 10년간 투쟁을 통해 교원 노조의 합법화를 이뤘다”면서 “이후 조직이 커졌지만 전국 단일노조 형태의 구조로 인해 보다 대중적인 노조로 확대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교사노조연맹은 전교조의 중앙집권적 시스템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2017년 12월 설립한 지방분권 형태의 노조다. 김 사무총장은 “교사노조연맹 조합원 90%는 20~30대 젊은 교사들”이라면서 “전교조가 최초 설립 이념처럼 우리 교육의 혁신을 이루려면 왜 젊은 교사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교조가 20대 교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했다. 그는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조합원들과의 직접 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젊은 교사들에게 매력적인 가입 동기를 제공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면서 “젊은 교사들에게 일상에서 노조가 필요한 이유와 전교조가 바꿔 온 교육 성과들을 알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승의날’ 폐지론까지 나올 정도로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는 것도 전교조의 과제다. 전교조는 본부와 지부에 ‘교권 상담 센터’를 세우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전교조가 학생 인권 신장의 주춧돌을 놓았던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명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 “교권 붕괴의 원인을 학생과 학부모로 돌려선 안 된다. 학생의 학습권 보호는 언제나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탈(脫)경쟁’을 추구하는 혁신교육의 노력이 기초학력 저하와 같은 우려와 편견에 가로막히는 현실도 극복해야 한다. 전교조는 30주년을 맞아 ‘숨·쉼·삶’이라는 의제를 제시했다. 학생들이 건강하게 숨쉬고 경쟁에서 벗어나 쉼을 누릴 수 있는, 삶을 위한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교육 혁신이 낭만적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 교육단체 간 연대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혁신교육에 대해 부여되는 잘못된 프레임을 극복하고 혁신교육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데에 교원단체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의 일관성 있는 체제와 학생의 성장을 사회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평가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청년들은 ‘군필’ 만화에 분노할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청년들은 ‘군필’ 만화에 분노할까

    ‘군필 vs 미필’ 만화, 거센 비난 여론군필 우월성 강조…“현실과 괴리” 비판상해보험 가입 등 실질적 예우방안 필요지난 20일 ‘성년의 날’, 군 입대를 앞둔 청년과 예비역들이 크게 분노한 일이 있었습니다.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군필vs미필’이라는 만화를 선보였는데요. 여론의 뭇매를 받고 모든 내용이 삭제됐습니다. 만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군에 입대한 ‘군필’과 입대하지 않은 ‘미필’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여자친구에게 누가 더 큰 매력을 보여주는지 대결을 합니다. 국방부가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보여주마’라며 준비한 것이니, 군필이 압도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만화로 미필뿐만 아니라 현직 군인, 예비역들조차 분노했습니다. 분노는 황당한 대사에서 비롯됐습니다.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장미를 사려던 미필은 ‘장미 가격이 장난 아니네. 이번 달에 피시방을 너무 갔나봐.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 먹었나’라고 걱정합니다. 반면 군필은 ‘병장 월급이 오른 덕에 PX(군 매점)에서 맛있는 것 사 먹어도 차곡차곡 모을 수 있다고. 장미 꽃다발쯤이야’라고 여유있는 표정을 짓습니다. 심지어 ‘향수도 골라볼까? 딱히 돈 쓸데도 없고’라며 웃습니다. ●병장 월급 40만원 불과한데…예비역들 “모욕감” 현재 병장 월급은 40만원 5700원입니다. 군에 입대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법니다. 병사로 전역한 대다수 예비역들은 병역을 ‘의무’로 볼 뿐 ‘돈벌이’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수비누, 치약 등의 일용품 구입비용까지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꺼내야 하는 병사들이 향수, 꽃다발을 살 여유가 있을까요. 청년들의 입장과 괴리가 커도 한참 큽니다.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 일부는 이 대사를 보고 ‘모욕감’까지 느꼈다고 합니다.바퀴벌레가 등장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미필은 ‘자기야 나도 바퀴벌레는 좀 그래’라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지만, 군필은 ‘박력’이라는 단어와 함께 ‘꺼져버려! 감히 우리 자기를 괴롭혀?’라고 용감하게 나섭니다. 바퀴벌레는 군복무와 무관하게 누구나 잡을 수 있는 해충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오히려 신성한 군 복무를 희화화하거나 비하하는 것으로 여겨질 정도입니다. 정부와 정치권, 군이 청년들의 호응을 얻으려면 이런 ‘말잔치’넘어 실질적으로 군 복무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마침 이달 14일 박효선(군사학과 교수) 청주대 평생교육원장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국방개혁 2.0과 병무개선: 군 복무에 대한 합리적 보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놔 살펴봤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대군인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취업기관이 제대군인의 호봉이나 임금을 정할 때 군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실제 민간기업에서 이런 인사지침을 둔 곳은 지난해 기준으로 40%에 불과합니다. 군 복무 예우 측면에서 정부와 국회는 2016년 국가기관, 공기업 만이라도 의무복무 병사의 호봉이나 임금을 결정할 때 군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현재도 아무런 진척이 없습니다. ●해외국가, 소득세 감면·상해보험 가입 등 지원 그럼 다른 징병제 국가의 정책을 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은 고졸 이하 학력의 신병이 입대할 때 고등학교 수준의 학력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장교는 복무기간 동안 희망자에 한해 고등교육 기관에서 공부할 수 있는 혜택을 줍니다. ‘탈피오트’로 불리는 엘리트 육성 프로그램은 매년 50명을 선발해 히브리대에서 3년간 위탁교육을 하고 수료하면 정보기관인 모사드, 군정보국 등에 배속시킵니다. 이곳에서 6년간 신무기 개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또 유대인 귀화자가 군에 입대해 의무복무한 뒤 제대해 대학생이 되면 소득세 감면을 해주고 사회봉사 130시간을 조건으로 480만원 수준의 장학금도 줍니다. 제대 후 취업이 되지 않으면 최대 12개월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도 있습니다. 6개월간 취업이 유지되면 장려금이 연간 320만원 나옵니다. 터키는 의무복무 대상자가 군 입대로 기존 직장에서 퇴직하면 노동법을 통해 해당 직장에서 퇴직금을 지급하게 합니다. 제대 후 기존 직장에 재취업할 의사가 있으면 우선적으로 채용해야 하고, 채용하지 못 할 사유가 있으면 3개월분 급여를 줍니다. 싱가포르는 군 복무 중엔 단체생명보험 가입 혜택이 있습니다. 징병으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으면 국가에서 ‘가족 생계지원비’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군 복무기간 중 3개월간 해외 체류가 가능하고, 안경 구입비와 온라인 강좌 수강비를 지원합니다. 박 원장은 이런 외국의 지원제도를 바탕으로 “매년 25만명씩 배출되는 의무복무 제대군인 전체에 대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부사관 4400명을 포함해 6만 3000여명의 고졸 이하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박 원장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의무복무 병사의 상해보험 지원, 제대 전 1~2주의 사회 적응교육, 군복무 중 학점 인정제도 확대, 제대지원금 제공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현재 의무복무 기간 중 6개월만 국민연금 납입 기간으로 인정하는 ‘군복무 크레딧’을 전체 복무기간으로 확대하는 방안, 제대 후 군 복무 기간 만큼의 소득세 감면도 논의해야 한다고 봤습니다.이 가운데 세금 감면은 다소 과격한 방안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미 9년 전인 2010년 고려대 연구팀이 여성가족부 의뢰로 마련한 ‘군복무 이행에 대한 합리적 보상제도 연구’에서도 제안된 제도입니다. 군복무 크레딧 확대 방안도 정부가 지난해 말 ‘국민연금 개혁안’ 논의 과정에 마련해 추진 의지를 보였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지자체가 직접 나선 사례도…병사에 단체보험 혜택 정부와 정치권에서 의무복무 병사 지원 논의가 진척되지 않자 답답한 나머지 직접 지방자치단체가 나선 사례도 있습니다. 경기도는 지난해 말 의무복무 병사가 단체보험(경기청년 상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조례를 마련했습니다. 이 제도에 따르면 도내에 주민등록을 둔 현역병, 상근예비역, 의무경찰, 의무소방원 등은 상해·질병 사망 5000만원, 상해·질병 후유장애 5000만원, 뇌출혈·급성심근경색 300만원, 골절·화상 30만원 등의 보험혜택을 받습니다. 이것은 군에서 지급하는 치료비, 개인 보험료와는 별도로 운용하는 제도여서 청년들의 호응이 높습니다. 서울시의회도 지난달 같은 내용의 조례안을 마련해 제도 도입을 예고했습니다. ‘다시는 청년들의 노고를 희화화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성난 청년들의 마음을 달래려면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해야 합니다.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제도 설계에 더 힘을 쏟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씨줄날줄] 학자금 대출 탕감/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학자금 대출 탕감/박록삼 논설위원

    1794억원. 지난해 말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에 나온 ‘취업 후 학자금 의무 상환 대상’ 금액이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 졸업생들이 사회로 나와 취업하자마자 갚기 시작해야 할 빚의 전체 규모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한국장학재단,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이 빌려준 학자금 대출 잔액은 15조원이라는 통계도 있다. 지난해 대학생 1명의 평균 대출금은 843만원, 졸업생만 따지면 한 사람당 평균 대출 규모가 1500만원이다. 취업도 전에 ‘빚쟁이 신세’다. 대출받고 아르바이트 해가면서 어렵사리 공부하고 졸업한 청년들을 기다리는 것은 살인적 취업난이다. 온갖 스펙 동원해 힘겹게 취업했더니 첫달 월급에서부터 밀린 빚을 갚아 나가야 한다. 월급으로 빚잔치를 하고 나면 작은 전셋집 마련도 어려우니 결혼을 선뜻 결심하기도 어렵다. 설령 결혼하더라도 출산 결심에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미래를 위한 투자는 언감생심이며 낮은 신용등급은 괴롭디괴로운 덤이다. 등록금 대출→취업난→취업 뒤 빚 상환→결혼난→저출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무한루프’다. 그런데 비록 미국의 이야기지만 눈이 번쩍 뜨이는 뉴스가 최근 들렸다. 지난 19일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 최고 부자로 꼽히는 로버트 프레드릭 스미스(56)가 조지아주 애틀랜타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식 축사에서 졸업생 400여명의 모든 학자금 대출(약 4000만 달러·478억원)을 대신 갚아 주겠다고 약속했다. 졸업식장은 뒤집어졌다. 스미스는 “우리 사회와 마을이 함께 키운 여러분이 자신의 재능을 환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서 “여러분의 버스에 연료를 조금 넣어 주는 대신 여러분 또한 선행을 계속 이어 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모어하우스 칼리지는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졸업한, 흑인들이 많이 다니는 대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44억 달러(약 5조 2000억원) 자산가인 스미스는 이 대학이 아닌 코넬대학을 나왔다. 노블레스오블리주의 실천이다. 이 미담 기사에 달린 댓글은 부러움 일색이었다. 하지만 마냥 부러워만 할 일은 아니다. 미국의 학자금 대출 잔액 규모는 1조 5000억 달러(약 1793조원)다. 졸업생 1인당 1억~2억원 빚은 기본이다. 대학이 신분 상승은커녕 평생 빚에 허덕이게 하는 ‘2등 시민’만 양산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학자금 대출 ‘깜짝 탕감’ 소식이 부럽긴 하다. 그래도 독지가 몇 명의 선의로 고등교육 시스템이 지탱되는 세상이라면 이는 모래성과 마찬가지다.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우리도 마찬가지다. 학력 차별, 학벌 중심 사회를 바꾸지 않으면 악순환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youngtan@seoul.co.kr
  • 기후변화·빈곤층 없는 세상, ‘나눔발전소’가 선도한다

    기후변화·빈곤층 없는 세상, ‘나눔발전소’가 선도한다

    “아무리 비영리 조직이라 하더라도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그 부담은 스스로 안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많은 수의 비영리 조직들이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선한 동기만으로도 존재의 당위성을 부여받을 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비영리조직들이 대부분의 운영 자금을 기부금이나 세금 등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도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의도한바 성과를 달성해 내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는 것이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의 주장이다. 한국에서는 (사)에너지나눔과평화 김태호 대표가 기부금에 의존하지 않는 비영리 조직을 탄생시킨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빈곤층의 희망메신저’로서 20년 동안 환경운동을, 그 중 13년을 공익재생에너지 ‘나눔발전소’를 설립 운영하여 2018년 기준 30억원을 에너지빈곤층에게 기부하였다. 이는 중견기업도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금융비용을 제외한 순익의 50%는 에너지 빈곤층에, 50%는 발전소에 재투자를 실천하며 사익보다 공익 우선의 비영리단체로서의 사명을 오롯이 실천하고 있다. “10년 후 반드시 100억원의 이익을 내서 어려운 이웃 100만명을 살리고 싶다”는 그의 결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우리 민간과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도 영리와 비영리 영역을 넘나들며 공익을 실천하는 모범적 경영사례에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안정성과 전문성의 무기를 장착한 ‘나눔발전소’의 공익사업 성과에 시대를 앞서가는 김태호 대표에게서 시대정신과 애민사상을 엿 볼 수 있다. 편집자 주→환경, 재생에너지, 빈곤층 지원 등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에 대해 부탁드립니다. -사회 첫걸음, IMF가 대한민국을 뒤덮던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당시 가치있는 진로! 뭐 이런 고민을 했다면 배부른 소리였지요. 지금은 자원순환사회연대를 이끌고 있는 김미화 이사장이 제 둘째 누나인데요, 누님의 영향으로 20년 전, 유엔환경계획(UNEP)에 입사하게 되어 환경문제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현재의 저를 외길로 살아가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미래를 리드할 이슈들을 분석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거론된 것들이 지구온난화와 재생에너지입니다. 지구온난화로부터 닥쳐올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무엇으로 해소할 수 있는가? 태양과 바람으로 충분히 사용할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가? 하늘 높이 솟아 있는 거대한 자본의 전력 장치산업에서 작은 태양전지로 필요한 전력을 감당할 수 있는 민주적인 에너지 전환의 시대가 올 것인가? 이러한 시대 화두를 성찰하고 성찰하여, 마침내 저는 ‘태양과 바람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것이 시대의 진리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에너지기본조례제정운동’을 통해 ‘에너지기본법’ 제정을 주도적으로 하셨는데요. -2000년 6월, 전국의 260개 시민단체가 모여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최초로 선언을 하고 당시 설립한 단체가 에너지시민연대입니다. 다가올 거대한 에너지전환의 시대를 시민과 함께 열수 있다는 믿음이 확고했습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국민인식이 낮은 상황이었고 관련 법률도 미비하였습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관련한 조례를 서울특별시에 제안하여 2002년 대한민국 최초로 에너지기본조례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에너지기본조례제정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났고 현재는 모든 지자체가 이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조례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에너지기본법’이 필요하였고, 저는 이 법률안의 작성을 주도하여 2005년 최종 제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에너지와 관련한 개별법들이 통일된 철학 없이 혼재되어 있었으나 기본법 제정을 계기로 지향이 분명한 에너지법의 골간이 세워진 것입니다. 에너지기본법은 환경문제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에너지빈곤가구를 법률로 정의하였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에너지빈곤가구란 가구소득의 10% 이상을 에너지비용, 즉 광열비로 지출하는 가구를 의미합니다. 에너지가 의식주만큼이나 중요한 필요재이기에 이를 국가책임의 문제로 끌어올린 최초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에너지재단은 이 법률 제정의 결과로 만들어진 국가기관입니다. 지금도 에너지빈곤가구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지요. ‘에너지절약백만가구운동’, ‘에너지의 날’도 이 때 제정되어 시민들이 함께 동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에너지나눔과평화는 ‘에너지기본법’ 제정 당시에 설립된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우리 단체는 이러한 운동의 과정 중에 나온 결실 중 하나입니다. 기후변화나 빈곤문제를 시민, 시민단체 스스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주체가 되고, 청정전력을 생산하는 행위도 하며, 재무적 재화를 스스로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주권자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2006년에 200여명이 발기하여 (사)에너지나눔과평화를 출범하고 햇빛과 바람으로 세상을 구할 방주 역할을 자임하며 그 첫 항해를 시작하였습니다. 영리활동을 하는 비영리, 공익을 위한 비영리의 영리 그 첫 실험이 시작된 것이지요.→그럼, 대표님께서는 지구온난화와 빈곤문제를 해결하고자 단체를 설립하셨네요. -맞습니다. 사단법인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지구온난화와 빈곤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대안적 환경경제단체입니다. 기존에 전례가 없는 전인미답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이면서 경제단체인 것이지요. 우리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1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를 설치, 운영하여 원자력발전소 1기를 대체하고, 이를 통해 1000만톤의 온실가스를 저감하여, 1000만명의 빈곤가구를 재무적으로 정상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건립하는 발전소는 전력판매를 통해 당기순익의 50%는 에너지빈곤층 지원, 나머지 50%는 동일 목적의 나눔발전소에 재투자합니다. →이러한 사업배당이 가능한 단체의 구조가 궁금합니다. -우리는 비영리 (사)에너지나눔과평화와 영리의 (주)나눔발전소, (주)불가리아나눔발전소 등 5개 법인으로 구성되며, 모든 영리법인의 주식은 비영리가 전량 보유합니다. 그리고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 내에 총 21개 태양광발전소가 상황에 맞게 분리, 배치되어 있으며, 모든 의사결정은 비영리의 이사회에서 의결합니다. 개인 지분이 없으니 개인배당도 없으며 비영리법인에 배당된 당기순이익은 전액 공익사업으로 사용합니다. →단체의 구체적인 사업내용과 활동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에너지나눔과평화의 사업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저, 태양광발전소인 ‘나눔발전소’를 직접 운영하여 온실가스를 줄이고 전세계 빈곤층을 지원하는 기금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지원프로그램 또한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고효율 가전제품으로 디자인하여 지원사업에서도 에너지전환을 적용합니다. 셋째는, 타NGO와 기관의 재생가능에너지 확산운동을 지원하며, 해외지원의 거점구조를 지속적으로 개발합니다. 지난 13년간 우리단체의 활동 성과로는 환경분야에서 2018년까지 총 21기 7000㎾의 태양광 나눔발전소를 설치하여, 매년 1000만◇(키로와트시)의 청정전력을 생산하여 매년 2500가구에 전력을 상시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간 2000톤의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있습니다. 둘째, 나눔발전소 전력판매 수익으로 2018년말까지 국내에서 총 4424 빈곤가구와 아동청소년 1120명, 16개 시설을 지원한 바 있으며, 2013년부터 시작한 해외지원사업의 경우, 베트남과 몽골의 전기 미공급 8개 학교, 1개 병원에 풍력태양광병합발전시설을 지원하여 전기 없는 상황에 있었던 약 6만명의 해외 어린이들이 형광등과 선풍기, 컴퓨터의 수혜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몽골의 아스랄트 병원을 지원했을 당시, “캄캄한 수술실을 벗어나 아기가 태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하는 간호사의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 2018년 기준, 우리단체의 국내외 에너지빈곤층 지원사업의 누적 총액은 30억원 수준인데 향후 10년 내에 100억원 목표 달성을 확신합니다. →지난 2016년 11월 ‘그린애플어워즈(The Green Apple Awards)’을 국내 비영리단체로는 처음으로 수상하셨는데요. -환경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The Green Organisation´에서 주관하는 상으로 유럽연합, 영국왕립예술협회, 영국환경청이 공식 인정하는 유럽 최고의 친 환경상으로 1994년부터 매년 전 세계 500개 이상의 기관이 참가해 경쟁을 통해 선정합니다. 시민, 지자체, 기관 등 다양한 사회 주체와 함께 공익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햇빛전력을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저감에 기여한 것과 전력판매를 통한 순익의 100%를 다양한 에너지복지사업과 아동청소년 교육복지사업 등 국내외 빈곤층 지원사업을 통해 에너지를 소득에 관계없는 보편적 권리로 보장될 수 있도록 기여했고, 재생에너지를 지속적으로 확대시킨 것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아 큰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희망메신저 역할을 하시는 대표님의 경영철학이 궁금합니다. -비영리의 영리활동은 투명성과 공정성에 철저하게 실천하여야 합니다. 영리사업만을 하는 기업보다 더 투명하여야 하며, 인허가, 부지확보, 입찰과정에서도 공정한 시장의 룰을 지켜야 합니다. 둘째, 영리사업의 지분은 단 1%라도 개인배당은 안되고 이익 전액을 공익에 사용하는 공익성입니다. 셋째, 비영리의 투자는 안정적이어야 후속 투자를 견인할 수 있는 레버지리 효과로 확장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최고의 기술과 투자전문성을 가져야 하기에,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태양광산업계가 어려운데, 그 원인과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태양광이 어려운 이유를 먼저, 모듈 등 주요 자재의 국산화 비율이 상당히 저조하다는데 있습니다. 즉 가격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정부의 연도별 보급비율이 낮고, 잦은 정책 변경으로 인한 투자 불확실성이 둘째 이유이고, 마지막으로 주민수용성입니다. 국산자재의 사용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용자의 국산제품 인지력 강화가 중요합니다. 시민단체도 이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협력한다면 국산제품의 시장점유율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정부는 현행 RPS(Renewables Portfolio Standard, 발전의무할당제) 제도 추진시 투자자의 투자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안정적 시그널을 제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2012년 폐기한 FIT(Feed-In Tariff·발전차액지원제도)의 재도입을 통해 시장에 안정성을 주고 투자심리를 확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보완제도의 도입이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임야의 임시사용허가 문제, 태양광발전의 경사도 규제, 1메가와트 이상 발전소의 의무고용 등 규제도 완화할 것을 정부는 적극 고려해 봐야 합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견해는. -한 번의 사고로 국가의 백년대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원전 설비가 국가의 주요 에너지원이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사고는 언제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원전의 경우 한 번의 사고가 국가 전체의 장기간 침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원전사고는 태양광 사고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러시아의 체르노빌과 일본의 후쿠시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원전은 지금 포기해도 60년 이상을 가동하여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든,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타당하고 그래서 계속 추진하여야 합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김태호 (사)에너지나눔과평화 대표 1968년 경상북도 영덕군 출생 학력사항 2018. 2 (서울)동국대학교 대학원 식품산업관리학과 졸업(경제학 박사) 1997. 2 (서울)동국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졸업 1995. 2 (서울)동국대학교 철학과 졸업 1987. 2 (포항)대동고등학교 졸업 경력사항 현 (사)에너지나눔과평화 대표, (주)나눔발전소 대표이사, (사)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겸 운영위원장 2000~2005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 1997~2000 유엔환경계획 한국위원회 근무 2004~2007 대통령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PCSD’ 전문위원 2007~2008 대통령직속, ‘국가에너지위원회’ 전문위원 2017~현재 산업자원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2015~2018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위원회’ 실행위원 2019~현재 ‘서울시 에너지정책위원회’ 위원 2009~현재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대표위원 2006~2009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위원 2003~2006 ‘서울시에너지위원회’ 위원 연구실적 2018 (논문) 소규모 태양광발전 가치평가를 통한 RPS 제도개선(동국대학교) 2012 (논문) 전과정평가를 통한 마늘의 탄소배출량 산정연구(한국유기농업학회지) 2012 (논문) 시설원예농가의 재생에너지 적용가능성 평가(한국유기농업학외지) 주요활동 공익형 태양광발전소(나눔발전소 운동) 설치 및 확산운동 주도 ‘북한재생에너지 지원’ 운동 주도 ‘제3세계 에너지빈곤 학교, 병원 지원운동’ 주도 ‘국내 에너지빈곤가구, 청소년, 학교 지원운동’ 주도 ‘에너지기본조례 제정운동’ 주도 ‘에너지기본법 제정운동’ 주도 ‘에너지의 날 제정’ 주도 ‘에너지절약백만가구운동’ 전국화 주도
  • “법고창신 정신으로 긍정·믿음의 리더 될 것”

    “법고창신 정신으로 긍정·믿음의 리더 될 것”

    쉽지 않은 선택. 금년 초 웅진에너지는 향후 폐업이나 도산, 법정관리 등 IMF와 리먼 브라더스 외완 위기 당시 어려운 경제상황에 우리 국민에게 익숙한 단어를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었다. 그 최악의 순간에 ‘대표이사’라는 무거운 책무를 부정이 아닌 긍정으로, 또한 자신에게 찾아 온 새로운 도전의 기회라 판단하여 셀러리맨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웅진에너지의 신종진 대표를 만났다. “위기는 양날에 검입니다. 좌절로 받으면 사도(死刀). 죽음의 칼이요, 전화위복의 기회로 받으면 활도(活道). 사람을 살리는 칼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의 일성이다. 공학도 출신으로 시장과 회사를 비롯한 사회를 보는 능력과 기술적 전문성을 겸비한 양수겸장의 치밀한 지략가답게 위기상황을 긍정의 힘으로 되돌리고 직원과 고객에 대한 믿음으로 어려운 기업 상황을 돌파하고자 하는 부산 사나이 신 대표. 현재 태양광 산업계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시장의 조건과 객관적 상황에 수세적 입장이 아닌 “핵심 기술경쟁력의 보유와 원가절감의 방법을 통해 자강(自强)논리를 펼치겠다”는 그에게 웅진에너지의 희망 꽃은 피기 시작했다. “인내하라, 성공하리라”는 인생 좌우명과 “하늘이 복(福)이란 선물을 줄 때 시험과 고난을 포장지로 사용한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위기와 시련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다. 습관의 동물인 사람이 변하려면 절박한 상황에서의 간절함이나 ‘나는 이것 밖에 안되나’ 하는 분심(憤心)이나 합리적 의심을 통한 자각의 깨달음이 있을 때 변화하고 혁신한다. 기업도 지금까지의 타성을 극복하고 혁신하기 위해서는 시대 상황에서의 처지, 기업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존감, 기업과 시장분석을 통한 적확한 경영전략과 전술을 세워 전임직원이 일심단결 할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는 물론, 이를 돌파한 기업인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영의 진지를 구축하여 세계시장으로의 재웅비를 위한 날개짓을 시작한 신종진 대표를 시장과 관계자들이 관심있게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바로 웅진에너지를 살리는 것이 자신이 사는 길이고 직원과 고객이 사는 길이라는 공존공생의 철학을 실천하는 길을 걷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에서의 관심과 애정도 넘치고 응원도 많다”고 한다. 어려운 기업과 태양광 산업의 뉴리더로 자리매김하고 도약하고자 하는 신종진 대표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편집자 주→어려운 회사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지난 3월에 대표이사 취임하셨는데요. -먼저 이렇게 인터뷰 자리를 만들어 주신 서울신문사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현재 전세계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태양광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고 중국 기업들의 가격과 물량공세로 한국 기업들은 결코 방심할 수 없는 기업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저를 믿고 웅진에너지를 새로운 기업으로 전환하여 발전시켜 달라는 주주님들의 부름을 받고 3월에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웅진에너지가 현재 처한 상황은 무엇보다 절실한 기술력 향상과 코스트 절감 그리고 국내 유일한 잉곳, 웨이퍼 제조업체로서 독자생존이라는 큰 목표를 이루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저는 우리 직원들과 함께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자 합니다. →웅진에너지의 기업가치와 핵심역량은 무엇인가요. -웅진에너지는 2006년 선파워라는 회사와 합작으로 세워진 회사이며 그 시절만 하더라도 단결정 잉곳, 웨이퍼라는 제품은 상당한 고난이도 기술력을 요하는 제품이었고 그런 제품을 개발, 생산, 판매하기에는 매사에 연구와 실험이 반복되어야 재현성과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항상 학습하는 자세가 중요하였으며 지금도 끊임없는 실험과 학습이 중요한 가치로 존재하는 게 우리 회사입니다. 그러다 보니 폐기물 하나, 부산물 하나까지도 그 가치에 중요함을 근본에서 찾으려고 노력하였으며 이러한 기본에 충실한 웅진에너지, 현실을 바탕으로 학습하는 웅진에너지, 기술적으로 진화하는 웅진에너지가 핵심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잉곳, 웨이퍼에 대한 제품이 산업생태계에서 웅진에너지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태양광 산업 분야 중 잉곳, 웨이퍼는 다결정, 단결정으로 나누어지는데 저희는 단결정 잉곳, 웨이퍼를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결정이 다결정 대비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는 점과 효율이 다결정 대비 단결정이 높아서 향후 단결정 그 중에서도 N타입 단결정 웨이퍼로 급속히 변환될 것이라 예측되는바 저희는 단결정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금까지 시장은 다결정이 훨씬 점유율이 높은 상황이었으나 현재는 단결정이 시장 우위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연동해서 저희는 태초부터 N타입 단결정에 대한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잉곳의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생산 기술 레시피, 장비 및 부재료의 활용, 개발에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친환경 제품으로 프랑스로부터 탄소배출량이 적은 기업으로 인정받아 중국 경쟁사와 차별화된 독특한 사업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06년 웅진그룹과 미국 SunPower Corp.의 합작투자로 설립된 웅진에너지는 2010년 6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였습니다. 이후 잉곳의 매출주도로 성장을 하다 웨이퍼의 매출비율이 급격히 신장하게 된 배경과 현재의 기업 현황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 불황으로 잉곳 고객사들이 도산 하였으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경쟁사들이 급성장하면서 잉곳, 웨이퍼 분야의 완제품인 웨이퍼를 생산하여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사업형태로 전환하여야만 경쟁력 향상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한 전략은 2017년도 사업 결과로 검증되었으나 작년 6월 이후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중단에 따른 중국업체들의 경영 악화와 시장 축소, 제품 재고 처리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국내의 많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실제 다결정 업체들은 기업 정리수순을 밟았습니다. 저희 웅진에너지도 작년 영업실적이 어려웠고 현재의 경영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이해관계자분들과 함께 방법을 모색 중에 있습니다. 웨이퍼 시장은 앞으로 2~3년 안에 사업 재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은 그 재편된 산업구조 속에 살아남는 기업은 기술력과 연구개발 수준이 높은 회사만 생존할 것입니다. 많은 업체가 가격과 코스트를 중심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을 돌파하려 하지만 사업의 원천은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라 저는 판단하고 있으며 웅진에너지는 그런 부분에 경쟁력을 가질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고 가장 적합한 회사입니다. 이에 많은 분들이 좀 더 웅진에너지가 회생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다면 혼신의 힘을 다해 태양광 단결정 잉곳, 웨이퍼에 주력하는 회사로 지속가능하게 할 자신이 있습니다. →중국의 저가 제품, 세계적인 공급과잉, 국내 기업들의 치킨게임과 정부의 선제적 대응 부재가 지금의 국내 태양광 산업 전반의 어려움을 초래했다는 의견에 대해. -국내 태양광산업이 어려워진 주원인은 비용경쟁력에서 중국기업에 뒤처지기 때문입니다. 국내 전기세 요금체계를 보면 기본료 및 월사용 전기량에 단가가 반영된 금액인데 이 중 기본료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가동상황과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지불해야하는 체계입니다. 이런 부분은 전기를 많이 사용한다고 기본료가 높게 책정되는 것은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기업은 중국 정부의 세제, 금융 등 각종 지원과 우리나라의 30~40% 수준의 저렴한 전기료 혜택을 받고 있고 있으며 독일도 마찬가지로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세계적인 기업도 자국 내에서 전기료 특혜을 받고 있는 것에 주목하여야 합니다. 현재 잉곳 웨이퍼 원가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잉곳의 30%에 달하는 만큼, 전기료를 인하조정하거나 전력산업기반 기금의 일부를 재생에너지 제조기업에 특별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지난 4월 태양광산업협회에서 ´웅진에너지를 살려야 합니다´라는 호소문을 청와대에 제출했는데요. 이의 배경과 반응이 궁금합니다. -웅진에너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잉곳과 웨이퍼를 제조하는 업체입니다. 업계에서는 잉곳, 웨이퍼에서 유일한 기업인 웅진에너지마저 중국 저가 공세에 밀려 문 닫을 위기에 처하게 된 상황이라며 한국에서 밸류체인을 완성하기는 힘든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결국 셀, 모듈 제조사까지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초래되면 한국 시장은 중국 제조사에 의해 잠식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협회에서 직접 나서서 호소문을 발표한 것이며 이에 너무 고맙게 생각합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시고 특히, 태양광산업협회 이완근 회장님과 정우식 부회장님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이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반드시 웅진에너지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태양광산업 발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태양광산업의 불황이 오래 된 문제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 노력은 무엇인가요.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고효율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고효율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모든 기업들이 노력 하고 있습니다. 웅진에너지는 초 고효율 웨이퍼를 만들고 있습니다. 즉, 웨이퍼의 핵심 품질인 산소농도를 개선하여 셀 효율을 높이는데 기업의 역량을 모으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술개발 역량에 적극 투자하여 어려움을 극복할 계획입니다. →그리드 패리티를 중심으로 이후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법은. -그리드패리티로 태양광시장이 2차 성장기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세계 각국이 자국 태양광산업 보호를 위해 정책 경쟁 중입니다. 우리 정부도 에너지전환정책의 수혜가 중국기업이 아닌 한국에 돌아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높아지면 국내 태양광시장의 통제권이 중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우리 기업들은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에 당사도 탄소인증제에 부합하는 제품과 고효율 웨이퍼 등 친환경 고효율제품으로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로 경쟁력을 이어 갈 것입니다.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은 재생에너지 정책 부분에서 보급 확대 못지않게 산업육성에 좀 더 힘을 쏟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피력했다고 봅니다. 산업육성방안이 발표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정부에서 새만금 지역에 태양광 발전소사업을 계획하고 진행함에 있어서도 국산 제품으로 설치되고 발전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전세계에 ‘메이드 인 코리아 새만금태양광발전소’란 새로운 브랜드가 런칭에 성공하여 전세계 태양광 수출의 근거지가 되길 기대합니다. 우리 땅 새만금 지역에 친환경 사업인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이루려는데 중국산 제품으로 그 꿈을 이루는 것은 넌센스가 아닌가요. → 이후 웅진에너지의 진로에 대해 전망하신다면. -연 태양광 설치량은 10%~20% 씩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고효율 웨이퍼를 생산하는 웅진에너지는 사업을 지속할 것입니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더 좋은 회사로 재건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중국 경쟁사가 진입하기 어려운 고품질 시장, 친환경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 입니다. 이번 어려운 재무적 문제는 우리가 넘어야 하는 여러 파도 중에 또 다른 파도라고 생각합니다, 쉬지 않고 넘어야 할 것이고 또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어려움 앞에 무너지거나 피해 간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끝까지 방법을 모색해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결국 살아남는 자가 강한 사람이니까요.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신종진 웅진에너지 대표는 1965년 부산 출생 (만 54세) 학력 1989년 한양대학교(서울) 공업화학과 학사 1984년 혜광고등학교(부산) 졸업 1981년 덕원중학교(부산) 졸업 1978년 남성초등학교(부산) 졸업 경력 2019년 웅진에너지주식회사(현 대표이사) 2017년 웅진에너지주식회사(대전·구미 공장장) 2010년 ㈜ SKC 솔믹스 솔라생산실(이사) 2007년 SKM㈜ 문막공장 공장장 2005년 SKC 미디어㈜ 천안공장 공장장(이사) 1989년 ㈜ SKC 입사
  • 각종 잡무와 과로에 시달리는 대학원생은 극한 직업

    각종 잡무와 과로에 시달리는 대학원생은 극한 직업

    최근 대학 교수들이 대학원생들에게 연구가 아닌 각종 잡무를 맡기거나 심지어 본인 자녀들의 숙제를 시키거나 연구를 대신하도록 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식들이 자주 부각되고 있다.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해 대학원을 갔는데 교수나 선배 연구자들의 하인 취급을 받는다는 소식이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대학원생들의 스트레스는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벨기에에서는 박사과정 학생들은 다른 고학력 인구들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2배 이상 높고 3분의 1은 정신장애를 겪거나 위험도가 높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 미국 애리조나대학에서는 자체 조사를 한 결과 박사과정 학생들의 75% 이상이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보다 평균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최근호 사설을 통해 영국 고등교육기금위원회가 이번주 영국 브라이튼에서 대학원생의 정신건강과 복지에 관한 ‘제1회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국제회의는 대학원에 입학해 연구하고 있는 박사과정 학생과 포스트 닥터(박사후과정 연구원)들의 정신건강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공감대에서 열리게 됐다. 특히 미래 연구자들인 대학원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개별 대학 뿐만 아니라 과학계 전체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네이처는 지적했다. 개별 대학이나 일부 지역에서만 관련 데이터를 갖고 있어 대학원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공통된 해결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도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계획이다. 네이처는 “학계는 오랜 시간을 연구에 쏟아 붙는 것이 미덕이자 관행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네이처 측은 “박사과정생은 물론 박사학위를 받은 뒤 본격적인 연구자의 첫 발을 내딪는 포스트닥터 연구원을 위해 연구 뿐만 아니라 정신적 문제도 관심을 갖고 관리할 수 있도록 대학측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예비 과학자들에게 정신 건강관리는 미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트럼프 장인·장모도 새로운 이민제도에선 미국 못왔다”

    “트럼프 장인·장모도 새로운 이민제도에선 미국 못왔다”

    WP “능력 기반 새 이민정책에 대한 비판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고학력자와 기술자를 우대하는 ‘능력’ 기반의 새로운 이민정책을 발표했지만,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돼 입법화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특히 새로운 이민 정책으로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장인·장모가 미국 영주권을 획득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49)는 1996년 모델 활동을 위해 슬로베니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왔고 부모도 지난해 8월 미 시민권을 획득했다. 멜라니아의 부모가 언제 미국으로 건너왔는지는 불분명하지만 2007년 말 멜라니아의 아버지 빅토르 크나브스(75)가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등록된 기록이 있다. WP는 멜라니아의 부모가 고용주의 보증에 따라 미국에 넘어왔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 초청 중심이었던 기존 미 이민제도에 따라 영주권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멜라니아가 미국에서 활동하며 자리를 잡고 가족 초청 이민을 폭넓게 허용했던 기존 방식에 따라 부모를 미국에 불렀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제도 개혁에 따라 가족 이민 수는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앞으로 영주권 발급의 절반 이상이 능력을 기반으로 한 이민자들에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가족 이민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싶어한다고 WP는 전했다. 지금까지는 가족 관계를 기반으로 발급되는 영주권이 전체의 3분의 2였고 능력 기반의 영주권 발급은 12%에 불과했다고 WP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이민제도의 혜택을 누려왔으면서도 정치적 목적에서 이민제도 손질에 나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데이비드 레오폴드 전 미이민변호사협회 회장은 WP 인터뷰에서 “멜라니아는 기존 이민제도의 혜택을 봤고 트럼프 대통령의 장인·장모가 그 제도 덕분에 미국에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득을 보면서, 그리고 자신 소유 골프장의 미등록 근로자들에게서 이득을 취하면서도 이민자를 악마 취급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새 이민 정책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강경 이민정책을 주도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반대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 내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공화당 소속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도 이 계획을 ‘쿠슈너 법안’이라고 지칭하며 “이민의 또 다른 측면을 다루지 않고서는 이것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한국청년들, 실업에 힘들다고?… 아프리카 지원자 단 1명도 없어, 아프리카 미래 몰라 답답”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한국청년들, 실업에 힘들다고?… 아프리카 지원자 단 1명도 없어, 아프리카 미래 몰라 답답”

    ‘중졸’ 학력 김채수가 말하는 ‘청년 해외진출’“한국 청년실업률이 10%가 넘는다고요? 그래서 힘들다고요? 작년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기간 우리 회사에서 일할 청년들을 모집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명도 오지 않았습니다. 일본·중국 유럽이나 미주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 근무하겠다는 청년들은 그 창구 앞에 길게 서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처우가 나쁜 것도 아닌데, 단지 아프리카에 있다는 이유로 청년들이 외면한 겁니다. 그래서 결국 한국 청년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했습니다. 청년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사람들, 입만 열만 아프리카가 ‘블루 오션’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진출은 꺼리고 있습니다.” “보츠와나 근무 한국 청년 지원자 단 1명도 없어아프리카 입으로만 ‘블루오션’…실제로 진출 꺼려美 유학하던 조카 데려와 일 가르쳐…기회 잡아라”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보츠와나에 전자정부 시스템과 사이버 침해 대응 시스템 등의 한국 기술을 전파하는 김채수(60) 가족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한국 청년의 해외진출에 묻자 이렇게 답했다. 보츠와나에서 한때 자동차 정비 공장을 운영하면서 부를 일군 그는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면서 ‘한류(韓流) 기술’를 보츠와나에 이식하고 있다. 보츠와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바로 위와 잠비아 바로 아래에 있는 남부 아프리카 내륙 국가이다. 그의 최종 학력은 고향인 전남 곡성에 있는 중학교 졸업이 전부다. 한국에서도 성공이 쉽지 않은 이런 학력의 그가 어떻게 이역만리 보츠와나에서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었는지 궁금해 지난해 가을 전화를 했더니 대뜸 보츠와나에 와서 취재해 가란다. 수소문 끝에 그가 보츠와나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몇 차례 통화 끝에 묵고 있는 호텔로 지난달 27일 아침 찾아갔다.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그는 일정에 쫓기듯 호텔을 체크아웃했다. - 요즘 청년들, 아프리카에 인턴으로 가던데. “네, 인턴으로 오는 대학생과 청년들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츠와나를 배우겠다거나 아프리카를 하나 더 알려고 온 것이 아니라 스펙용, 경력 쌓기여서 안타깝습니다. 이들이 오면서 어느 지역에 가서 우물을 파고, 어떤 곳에 가서 봉사하겠다는 프로그램을 다 짜서 옵니다. 그리고 저와 연락이 닿으면 저는 그 친구들에게 ‘너희는 왜 아프리카는 가난한 곳이고, 너희들이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생각을 바꿔라. 너희들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발견할 것이며, 아프리카에서 못사는 곳과 잘 사는 부분을 보고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프로그램을 다시 짜서 잘 사는 곳과 못 사는 곳, 일할 수 있는 곳 이런 데를 많이 보여 줍니다. 아프리카 인턴 경험을 가진 이들이 한국에 돌아가서 취직해도 아프리카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합니다. 이게 무슨 인턴입니까. 취업용 이력서 한 줄 더 넣으려고 오는 것 아닙니까.” “아프리카行 인턴 늘어…‘도와야 한다’ 인식 강해인턴 후 돌아가 취직해도 전혀 관계없는 일 종사”- 어떻게 머나먼 보츠와나에서 사업할 생각을 했나. “28살이던 1987년 2월 군을 제대한 직후 도로 건설현장의 차량 정비 기술자로 왔습니다. 돈을 모아 돌아갈까 생각으로 왔지만 집안에 불행한 일이 생겨 돈을 더 모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대로 눌러앉았습니다. 당시 젊은이들이 가난을 벗어나고자 중동으로, 유럽으로 많이 나갔거든요. 그후 1991년 수도 가보로네에서 정비공장 ‘킴스오토’를 차려 돈을 좀 벌었습니다. 사고 난 차량을 사서 수리하고서 다시 팔기도 했습니다. 지사 4개를 두는 등 한때 종업원을 200명이나 둘 정도로 컸지요. 지사당 월 매출이 1억원이 넘었거든요. 차량 부품은 한국에서 다 수입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4개 지사가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정비 기술은 없지만, 핏줄인 한국 사람에게 지사를 맡긴 게 화근이었던거죠. 배반감에 자살할까 할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지사 2개를 매각하고 레커차량 등을 팔아 빚을 청산했습니다. 나머지 2개 지사는 현지인 기술자에게 임대주고 있습니다.” - 지금 하는 일은. “차량 정비 관련 일은 현지인에게 다 임대해고 손을 뗐습니다. 대신에 컨설팅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보츠와나 정부가 관심을 둔 전자정부 사업, 사이버 침해를 막는 사이버 시큐리티, 디지털 포렌식, 방위산업품 수출 등에 대한 업무를 컨설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형 운전면허시험장을 보츠와나에 제가 이식했습니다. 그동안 보츠와나에서는 면허시험 접수를 하면 언제 필기시험을 보게 될지 기약이 없었습니다. 이론시험을 보고 실기, 주행시험까지 보통 1년 이상이 걸려요. 접수부터, 시험, 운전면허증 발급까지 한국 스타일로 바꿨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은 한번 도입되면 시스템을 바꾸기 전까지 몇십 년 계속됩니다. 그때마다 한국의 기술과 인력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기아자동차에서 생산하는 군용트럭도 수출하고 있습니다.” “요즘 컨설팅업무 종사…韓 전자정부·방산도 수출기간 긴 공공부문 업무…3년짜리 대사관 직원 한계신뢰 쌓기 자선 활동 다수…개안수술·스포츠 후원도자선 지역, 前대통령이 대추장인 곳…‘의형제’ 지내” - 이런 것은 한국 정부나 외교관이 할 일 아닌가. “이런 프로젝트를 하는 데는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립니다. 운전면허시험장의 경우 한국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면 다 웃습니다만, 보츠와나 정부에 프레젠테이션을 처음 한 게 2003년입니다. 그리고 수주받은 것이 2014년, 처음 완성된 게 2016년입니다. 처음 제가 가족인베스트먼트를 창업해 이 일에 뛰어드니, 현지 교포는 말한 것도 없고 외교관과 코트라 등 모두들 저보고 ‘미친놈, 무모한 일 한다’고 수군거렸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은 공공부문에 있는 자신들이 할 일이라며 ‘김 회장이 왜 하느냐’고 했습니다. 그러나 외교관이나 코트라 주재원들, 길어야 3~4년 있다가 가버립니다. 그것으로 끝입니다. 여기 보츠와나 공무원들도 바뀝니다. 기간이 길게 걸리는 프로젝트는 그래서 이식하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의 장관 바뀌고, 차관, 국장 바뀔 때마다 다시 처음부터 설명해줘야 합니다. 3년 있다가 가는 공무원들, 가능하겠습니까.”- 일종의 공공부문인데, 대사관 도움이 컸나. “(답변에 한참 뜸을 들이더니)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대사관 직원이나 제가 서로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을 겁니다. 코트라 김병삼 남아공겸 아프리카 본부장님이 계시는 동안 코트라 해외 자문관 제도를 도입해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서 보츠와나 전자정부와 방산 시장 진출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고맙죠.” - 방산품 수출도 한다고? 권력 실세들과 가깝나. “수년 전 장애 손녀와 같이 사는 한 노인 부부가 나무 아래 천막을 치고 사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 집을 지어줬습니다. 그리고 옷과 주방기구, 생활용품 모두를 제공했습니다. 이런 소식을 들은 당시 부통령이 저를 보고 ‘너는 몽아또(센트럴지역 사람이란 의미)’라며 너는 이제부터 ‘미스터 김’이라 하지 말고 ‘몽아또 코시 야미 이안 카마’라고 하라 했습니다. 그가 몽아또 지역의 대추장이었거든요. 그분이 나중에 2008년부터 10년간 제4대 대통령을 지냈습니다. 현지 언론에선 우리를 ‘의형제’로 보도했지요” - 이런 것만으론 신뢰가 구축되지 않을 텐데. “저의 수입 내역은 보츠와나 정부가 다 들여다보고 있을 겁니다. 세무·회계 조사를 받을 때마다 ‘나의 모든 재산은 보츠와나에 있다, 내가 보츠와나를 떠나더라도 내 재산은 그대로 보츠와나에 남아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한마디로 보츠와나에서 돈을 벌어 빼돌리지 않는다는 게 중요합니다. 작년 4월 보츠와나 방위군의 전투기가 훈련 도중 떨어져 조종사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때 650km 떨어진 그 조종사의 집을 찾아가 조문하고 민간피해를 줄이려 했던 조종사의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추락한 골프장에 추모비를 세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당시 장례위원장이었던 공군 사령관이 제게 거수경례를 했습니다. 또 한국전력이 전 세계 개도국 청소년 및 청년 1004명을 대상으로 2020년까지 개안수술 해주는 ‘천사 프로젝트’가 있잖아요. 여기 보츠와나에도 청소년 25명에게 시력을 회복시켜줬지요. 이제는 한전이 더 이상 개안수술을 지원하지 않습니다만 우리가 그 정신을 이어받아 매년 두차례에 현지 청소년 4명에게 개안수술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각종 자선행사에 기부할 뿐만 아니라 테니스 주니어 토너먼트대회를 주최하고, 유소년 축구 대표팀엔 스폰서도 했습니다. 물론 자체적으로 사회사업을 하기도 하지만, 한인회와 함께 하는 자선활동도 있습니다. 나중에 한국 기업 진출에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내전 겪지 않는 나라…내전국에 평화유지군 파견”투명성기구 부패지수 34위, 51위인 한국보다 깨끗아프리카의 ‘스위스’, 아프리카의 ‘심장’ 별칭도”- 방산품, 어떤 것들 수출하나. “말씀 드리기 곤란합니다. 아무튼 보츠와나에선 한국 방산품에 대해서 관심이 아주 높습니다. 한국 정부가 조금만 더 적극적이면 좋겠습니다.” - 방산품이 필요하다는 것은, 내전이 많나. “방산품은 내전에 사용되거나 다른 나라 침략을 위한 무기가 아닙니다. 보츠와나는 1966년 영국에서 독립한 비교적 신생 국가이지만 그동안 한 번도 내전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내전 국가에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들어가 질서를 확립하고 치안을 확보하는 역할을 합니다. 국경 근처에 군용 트럭이라도 배치돼 있으면 여기 사람들은 약탈을 막거나 치안 확보에 용이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방 기술과 역량을 선진화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보츠와나, 어떤 나라인가. “보츠와나는 아프리카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또 깨끗하다고 해서 ‘아프리카의 스위스’라고도 불리죠. 한국의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수준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만큼 역동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정치는 한국보다 한 수 위입니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 따르면 부패인식지수(CPI)가 세계 34위인 반면 한국은 51위입니다. 이런 것들이 보츠와나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연간 6000명가량 방문합니다. 보츠와나에 와 본 한국 사람은 드물어도, 아마 보지 않은 한국사람은 없을 겁니다. 부시맨이 산다는 칼라하리 사막, 동물의 왕국인 오카방고와 쵸베국립공원 등은 TV를 통해 끊임없이 방송되고 있습니다.” “헐벗고 굶주린 아프리카?…전부 아냐빈곤퇴치기구·TV가 합작한 고정관념”- 그래도, 아프리카 하면 가뭄과 질병이 연상되는데. “빈곤퇴치 기관들이 더 많은 돈을 끌어모으기 위해 병들고 헐벗고 굶주린 모습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여줍니다. TV가 가세하면서 이런 경향이 국민에게 하나의 인식으로 박힌 겁니다. 고정관념처럼 된 것이죠. 이런 모습의 아프리카인들이 물론 있지만 이게 아프리카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아프리카에는 54개 나라에 10억명 이상이 살고 있는데 모두가 이런 비참한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츠와나를 비롯해 몇몇 나라는 정치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나는 기자들에게 아프리카를 와보고, 보츠와나를 와서 현재와 미래를 취재해 보라고 합니다. 거대한 중국이 왜 아프리카 진출에 공을 들이겠습니까.” - 한국, 보츠와나에서 인기는.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보츠와나는 아프리카에서 한국과 제일 교류가 많은 나라여서 정부 관계자와 일반인도 한국에 관심이 많습니다. 오래전 한국 드라마 ‘올인’부터 시작해 꾸준히 BTV를 통해 방영된 것이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특히 ‘대장금’이 방송될 때 엄청나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작년에 보츠와나대에 세종학당이 생겼고, 한글을 배우려는 학생들로 꽉 찬다고 합니다. 지난번 3·1절 100주년 기념식 행사에도 보츠와나 학생들도 동참했습니다. 요즘엔 한국정부 장학금으로 한국으로 유학을 가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보츠와나 정부나 회사가 직원들을 한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사례가 많이 늘었습니다.” - 보츠와나 한인회 활동은. “교포들이 한 130명 정도 됩니다. 국토 면적은 프랑스 크기로 넓지만 인구와 산업이 적으니 한인 교포들도 적습니다. 주남아공 대사가 보츠와나 대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보츠와나에 영사관이라도 개설되면 멀리 남아공까지 가지 않고도 여러 가지 일을 편리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안되면 수도 가보로네에 명예영사라 개설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건물 앞에 태극기를 보츠와나 국기와 함께 당당하게 내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과거에 남아공 대사가 보츠와나에서 프로젝트 2~3개를 성사시키면 제게 명예영사를 시켜주겠다고 했는데, 프로젝트를 따고 나니 사람이 바뀌어 버리고…. 여기엔 왜 명예영사를 개설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명예영사라도 있으면 국격이 좀 더 올라가지 않을까하고 생각합니다.” “태극기 당당히 내걸 명예영사 개설 시급보츠와나에 세종학당 개설…韓드라마 인기”- 꿈이 뭐였나요. “원래 제 꿈은 50살에 사업에서 은퇴하고, 신학교에 들어가 목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훨씬 빨리 직업전선에 뛰어들었으니 그때 은퇴해도 다른 사람보다 더 일을 많이 한 것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그런데 기도를 하던 중에 한국에서 목사가 연간 3000명가량 배출된다고 들었습니다. 경쟁이 무척 치열한데, 제가 좋은 목사가 되면 한 사람이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니…. 그래서 계속 사업을 해서 돈을 벌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좋은 일에 쓰면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자선 기부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 보츠와나에 한국 청년들이 오지 않으려 해서 실망했겠다. “보츠와나는 한창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보다는 보츠와나처럼 성장하는 이런 나라에서 기회를 잡기 좋을 겁니다. 중졸에 자동차 운전면허증과 차량정비기사 자격증이 전부인 저의 이런 스펙과 학력으로 한국에서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겠습니까. 한국 청년들 대학에서 얼마나 수준 높은 교육을 잘 받습니까. 한국에선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나 청년 실업률이 10%가 넘는다고 하지만 저는 청년들에게 도전 정신이, 개척 정신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 학생들을 뽑는 대신에 미국에서 공부하던 조카들을 데려와 일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공부하고도 아프리카에 흔쾌히 왔습니다. 제 설득보다는 이들이 어떤 기회를 본 것이죠.”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대치동 초교 학부모들 “우리 학교는 혁신학교 안돼”…강남 혁신학교 지정 갈등

    대치동 초교 학부모들 “우리 학교는 혁신학교 안돼”…강남 혁신학교 지정 갈등

    대치동 대곡초 학부모들, 혁신학교 지정 반대 시위강남 지역 혁신학교 지정 두고 학교vs학부모 갈등 이어질 듯서울교육청이 이달 말 혁신학교 공개모집을 앞두고 각 학교에서 혁신학교 신청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강남 지역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혁신학교가 학생들의 학교 참여율을 높인다는 긍정적 평가와 학력을 떨어뜨린다는 부정적 평가가 여전히 엇갈리는 가운데 지정 확대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곡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전날 학교의 혁신학교 전환 계획에 반대하며 교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당초 학교는 이날 학부모 연수와 함께 혁신학교 공모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 시위로 무산됐다. 학부모들이 들고 나온 피켓에는 “학부모가 싫다는데 혁신학교 웬말이냐” “학부모 동의 없는 혁신학교 반대한다” 등이 적혀 있었다. 일부 학부모는 설명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시위로 무산돼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학교 신청은 학교 교사와 학부모,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심의에서 안건이 통과돼야 할 수 있다. 대곡초는 7일 교원 53명을 대상으로 한 찬반 투표에서 92.4%가 찬성해 안건 상정 요건(찬성 과반 이상)은 갖췄다. 그러나 학교운영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혁신학교를 신청할 수 없다. 혁신학교는 각 학교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더 부여해 주고 체험이나 토론 중심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다. 학교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해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입 준비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많아 고등학교로 갈 수록 혁신학교 기피 현상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학급·학생 수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4000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강남구에 혁신초등학교는 7곳이 있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혁신학교가 아직 없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빨리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고등학교에 비해 선호도가 높았다”면서 “그러나 초등학교 때 부터 입시에 관심이 높은 강남의 경우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저항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개교한 송파구 해누리초·중도 혁신학교로 지정될 예정이었지만 예비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지정 여부를 내년에 결정하기로 미뤘다. 서울교육청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각 학교로부터 혁신학교 지정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7월 중 혁신학교를 지정할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대치동 초교 학부모들 “우리 학교는 혁신학교 안돼”…강남 혁신학교 지정 갈등

    대치동 초교 학부모들 “우리 학교는 혁신학교 안돼”…강남 혁신학교 지정 갈등

    대치동 대곡초 학부모들, 혁신학교 지정 반대 시위강남 지역 혁신학교 지정 두고 학교vs학부모 갈등 이어질 듯 서울교육청이 이달 말 혁신학교 공개모집을 앞두고 각 학교에서 혁신학교 신청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강남 지역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혁신학교가 학생들의 학교 참여율을 높인다는 긍정적 평가와 학력을 떨어뜨린다는 부정적 평가가 여전히 엇갈리는 가운데 지정 확대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곡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전날 학교의 혁신학교 전환 계획에 반대하며 교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당초 학교는 이날 학부모 연수와 함께 혁신학교 공모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 시위로 무산됐다. 학부모들이 들고 나온 피켓에는 “학부모가 싫다는데 혁신학교 웬말이냐” “학부모 동의 없는 혁신학교 반대한다” 등이 적혀 있었다. 일부 학부모는 설명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시위로 무산돼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학교 신청은 학교 교사와 학부모,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심의에서 안건이 통과돼야 할 수 있다. 대곡초는 7일 교원 53명을 대상으로 한 찬반 투표에서 92.4%가 찬성해 안건 상정 요건(찬성 과반 이상)은 갖췄다. 그러나 학교운영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혁신학교를 신청할 수 없다. 혁신학교는 각 학교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더 부여해 주고 체험이나 토론 중심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다. 학교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해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입 준비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많아 고등학교로 갈 수록 혁신학교 기피 현상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학급·학생 수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4000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강남구에 혁신초등학교는 7곳이 있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혁신학교가 아직 없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빨리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고등학교에 비해 선호도가 높았다”면서 “그러나 초등학교 때 부터 입시에 관심이 높은 강남의 경우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저항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개교한 송파구 해누리초·중도 혁신학교로 지정될 예정이었지만 예비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지정 여부를 내년에 결정하기로 미뤘다. 서울교육청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각 학교로부터 혁신학교 지정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7월 중 혁신학교를 지정할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트럼프, ‘고학력’ 기준 삼은 이민정책 발표…벌써 “무리수” 우려

    트럼프, ‘고학력’ 기준 삼은 이민정책 발표…벌써 “무리수”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학력자 및 기술자에게 우선적으로 영주권을 주는 새 이민정책을 발표했다. 가족 재결합에 중점을 둔 종전 이민정책과 크게 달라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입법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려고 일종의 무리수를 던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고학력 근로자에게 혜택을 주는 능력 기반 이민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새 이민정책의 골자는 가족 초청을 우선시하는 현 제도에서 탈피해, 학력과 기술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대부분의 영주권이 낮은 임금을 받는 저숙련자들에게 주어지고 있다. 천재에 대한 차별이며 재능에 대한 차별”이라면서 “우리의 제안은 친(親)미국, 친이민, 친근로자적이고 아주 상식적인 것이다. 공정하고 현대적이며 합법적인 이민제도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2007~2016년 영주권 발급자 중 가족이민은 약 60%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정부는 앞으로 영주권 발급 건수를 유지하되, 가족이민을 축소할 방침이다. 대신 고숙련 근로자 중심인 취업이민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희망자의 나이와 영어 능력, 취업 제의 여부 등을 점수화하는 방식으로 학생과 전문가, 기술자에게 더 많은 영주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얻은 이민자가 가족 재결합을 위해 부모와 자녀, 형제 등 가족 구성원을 초청하는 가족이민이 ‘연쇄 이민’을 초래하며 미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일자리를 잠식할 뿐 아니라 국가안보를 저해한다고 주장해왔다.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의장은 “가족은 미국에 대한 기여가 없다는 말인가. 우리 역사에서 미국에 온 사람들 대부분은 공학 학위가 없는데 기여가 없다는 말인� 굡窄� 반발했다.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조차 “이민의 또 다른 측면을 다루지 않고서는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이민제도의 의회 통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의 목적은 세 제도를 시행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과 지지층을 결속시키려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민 반대하던 트럼프, 새 점수제로 궤도수정

    사위 쿠슈너가 주도… 의회 통과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족 기반 이민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높은 임금을 받는 고숙련 노동자에게 빗장을 활짝 여는 ‘능력 기반’ 이민 정책을 추진한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가족 연쇄이민과 원정출산을 막기 위해 미국에서 태어나면 자동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하는 ‘출생시민권’(속지주의)을 폐지하겠다고 했다가 위헌 논란으로 역풍을 맞은 지 반 년 만에 내놓는 정책이라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미 정부가 16일 발표할 이민 정책은 교육수준·나이·영어 구사능력·고연봉 일자리 등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겨 순위가 높은 이민자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메리트’(장점)에 기반한 이민 정책이다.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고 의사, 간호사, 엔지니어,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전문직군에 해당한다면 우선순위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이민정책 설계자로 알려진 스티븐 밀러 선임고문,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수십년간 가족을 기반으로 한 이민에 우선순위를 둬 왔다. 매해 취업허가증을 받은 이들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미국에 가족을 두고 있다. 그러나 새 계획은 합법 이민자를 매년 110만명 수준으로 유지하되 가족 기반 이민의 비중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신 그 빈자리를 배우자·자녀를 동반한 고숙련 노동자로 채우겠다는 방침이다. 이민자 가운데 고숙련자 비율이 높은 캐나다(63%) 호주(68%) 등의 이민정책을 모델로 한 것이다. WP는 트럼프 정부의 이 제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2020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 의도가 반영된 데다 반(反)트럼프 진영에선 가족 이민 축소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민자 권익 옹호단체인 전국이민포럼(NIF)의 알리 누라니 사무국장은 “이런 정책이 숙련된 기술자를 채용할 순 있지만 숙련된 농부는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엔 둘 다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만학도라 더 특별한 카네이션

    만학도라 더 특별한 카네이션

    스승의날인 15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한 만학도 할머니가 선생님에게 감사 카네이션을 달아 주고 있다. 이를 지켜보며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는 다른 할머니들의 모습이 정겹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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