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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인가 마켓인가, 지금까지 이런 컬래버는 없었다

    게임인가 마켓인가, 지금까지 이런 컬래버는 없었다

    홍대 골목길 복고 매장에 9일간만 운영 방문객, 메신저·게임하듯 제품에 친근감 비티·신디 등 귀엽게 변신한 게임 캐릭터 편의점·영화관·키즈카페 등 다양한 제휴 키덜트 문화 타고 年20조 시장 경쟁 가세“저 소주잔 살까.” “그걸 어디에 써. 마시지도 못하는데….” “ㅋㅋㅋ 그래도 예쁘잖아.” “예쁘긴 이 인형이 예쁘지~.” 14일 점심시간을 조금 지난 시간 분홍색으로 벽을 칠한 좁은 가게에 들른 학생들이 상품을 둘러보며 대화를 이어갔다. 옛날 동네 점방처럼 카운터가 있는 한쪽 벽면을 뺀 3개의 벽면을 빙 두른 좌판과 선반에 가방에 매다는 인형, 텀블러, 노트와 펜 같은 학용품, 스티커 등이 빼곡하게 채워진 가게는 ‘스푼즈마켓’이란 간판을 달고 있었다. 스푼즈(Spoonz)는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의(엔씨) 캐릭터 브랜드로 각종 제품을 선보이는 ‘스푼즈마켓’은 지난 9일 개점해 17일까지만 운영되는 팝업숍이다.가게도, 제품도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이었지만 기자가 머문 20여분 동안 스푼즈마을 찾은 5~6개 일행은 마치 메신저나 게임에 접속한 것처럼 움직였다. 그저 지나가다 들른 이들도 있지만, 홍대 대로변도 아닌 골목에 위치한 이곳을 찾은 이들 대부분은 9일 동안의 짧은 운영기간에 맞춰 주로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제품을 실제로 만져보고 사겠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일단 가게에 들어선 뒤엔 목적의식은 옅어졌다. 원래 사려던 게 아닌 다른 제품을 기웃거리고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그러다 제품을 사거나 구경만 하고는 빠져나갔다. 할 말이 있어서 메신저 대화창을 열었다 신변잡기식 이야기를 끄적이다 특별한 결론도 없이 대화창을 닫는 것처럼 말이다. ‘큰 목적 없는 즐거운’ 팝업 스토어를 통해 스푼즈를 선보이고 있지만, 엔씨는 철저한 기획을 거쳐 스푼즈를 출시했다. 엔씨 내 UX디자인실이 엔씨의 히트 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의 괴물·괴수·요정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어 비티, 신디, 디아볼, 핑, 슬라임 등 5개 캐릭터를 만들었다. 다소 험악하고 괴기스러운 면모를 지닌 게임 속 원작 캐릭터가 쉽게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귀엽고 무해(無害)한 이미지의 캐릭터다.일단 귀엽게 변모한 캐릭터는 제휴(컬래버레이션)할 곳이 많다. 탄생한 지 1년도 안 된 스푼즈 캐릭터 역시 다른 사업과 다양한 분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만든 ‘스푼즈 크림모찌’는 지난해 5월 이 편의점 디저트 카테고리에서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같은 해 6월엔 롯데시네마 모바일 앱에 스푼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올라올라 스푼즈’가 출시됐다. 스푼즈 캐릭터 ‘신디’를 좌우 버튼으로 조작해 창문 틀을 밟고 롯데시네마 영화관 건물을 타고 올라가며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엔씨는 나아가 스푼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2048 스위츠 스타’를 지난해 8월 독일 쾰른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 ‘2018 게임스컴’에 선보였다.스푼즈의 오프라인 진출은 지난해 겨울부터 활발해지고 있다. 엔씨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 7층에 미니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엔씨는 또 지난달 메가박스와 손잡고 디지털을 접목한 놀이 공간인 ‘타이니 키즈카페’를 열었다. 경쟁사인 넥슨에 비해 엔씨는 게임 외 사업 분야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아 왔다. 그래서 게임 출시보다 캐릭터 사업을 먼저 키운 형태로 진행되는 스푼즈는 엔씨의 이례적인 외도로 읽힌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메신저 캐릭터인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의 성공이 자극제가 됐다. 메신저 라인 스티커에서 출발한 라인프렌즈는 2015년 1월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뒤 서울·뉴욕·상하이·베이징·홍콩·도쿄 등 전 세계 11개국에 132개 매장을 둘 정도로 성장했다. 브라운, 초코, 코니, 샐리 캐릭터가 주축이고 방탄소년단과 함께 개발한 BT21 등으로 라인업을 학대하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IX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도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 2개 매장을 열었을 때 개장 첫날 2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한 달 동안 두 개 매장에 35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의 성공으로 K캐릭터 산업이 주목받았는데,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은 2011년 7조 2000억원이던 캐릭터 산업 매출 규모가 2015년 20조 800억원으로 증가했다고 집계한 바 있다.캐릭터 산업이 사회 변화, 이에 따른 게임산업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콘진의 위탁을 받은 세종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8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1인 가구 확산과 노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키덜트 콘텐츠 대상과 정서적인 애정 관계를 형성해 삶의 만족을 추구하려는 ‘키덜트 문화’를 형성하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이 보고서는 “국내 캐릭터의 독자적 성장은 어려운 환경”이라면서 “국내 키덜트 캐릭터 성공 사례는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로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업체 엔씨의 시도가 키덜트 캐릭터의 또 다른 성공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미국의 엽기 아동학대 적발…개집에 남매 키워

    미국의 엽기 아동학대 적발…개집에 남매 키워

    미국에서 엽기적인 아동학대 현장이 발견됐다. 다섯 살, 네 살 된 남매는 집 안에 있는 우리 형태의 개집 속에 갇힌 채 발견됐고, 더 어린 1~3살 형제는 온갖 오물을 뒤집어쓴 상태로 구조됐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미 텍사스주 와이즈 카운티 경찰이 최근 부부싸움 신고를 받고 포트워스 북쪽의 한 주택에 출동해 우연히 아동학대 현장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경찰관들은 남편이 아내를 구타하던 현장에서 충격적인 자녀들의 상태를 발견했다. 한 경관은 “집 안에 아이 넷이 있었는데 5세 남아와 4세 여아는 침실에 있는 개집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세 유아와 1세 영아는 갇혀있진 않았지만 얼굴이 오물로 얼룩졌고 한 눈에 봐도 영양실조 상태였다”라고 덧붙였다. 집안에는 충분한 음식이 있었지만, 아이들의 손이 닿지 못하도록 잠금장치가 채워져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집 안은 각종 오물이 넘쳐나 아이들이 장기간 비위생적 환경에 노출됐음을 보여줬다. 경찰은 24세 동갑내기 부부 앤하드루 파빌라와 페이지 하킹스를 아동학대 등 4가지 혐의로 입건했다. 현장을 수습한 경관은 현지 폭스4방송에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 아이들은 극도로 굶주린 상태였고 갈증을 호소했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포트워스의 쿡 아동 메디컬센터로 후송돼 건강검진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월 미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쇠사슬 13남매’ 사건을 연상하게 한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쇠사슬 13남매 사건은 지난해 1월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근교 한 주택에서 만 2세부터 29세까지인 13명의 남매가 쇠사슬에 묶인 채 영양실조 상태로 발견된 사건이다. 이들의 부모인 데이비드·루이즈 터핀 부부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도 않고 극도로 잔혹하고 엽기적인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돼 구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폐허가 된 공원서 20년된 백상아리 사체 발견 ‘섬뜩’

    폐허가 된 공원서 20년된 백상아리 사체 발견 ‘섬뜩’

    호주의 한 불법 건축물에서 썩지 않은 거대 백상아리 사체가 발견됐다. 1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무허가 야생동물공원에 무단으로 침입한 유튜버들이 악취가 진동하는 탱크 속에서 상어의 사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해당 공원은 야생동물 불법 포획 및 학대, 운영 미허가 등의 문제로 지난 2012년 폐쇄됐다. 그러나 당시 백상아리의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폐허가 된 공원은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장난삼아 공원에 침입한 유튜버들은 생각지도 못한 백상아리 사체를 마주하고는 기겁하고 말았다.이들이 공유한 영상에서는 탁한 물로 가득찬 탱크 속에 둥둥 떠있는 백상아리의 사체를 볼 수 있다. 데일리메일은 사체를 보존하는데 쓰이는 화학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탱크를 채우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거대 백상아리의 사체가 썩지 않고 몇 년 간 모습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이 상어는 1998년 호주 남부의 참치 그물에서 이미 죽은 채로 발견됐다. 소문이 퍼지자 멜버른의 사진작가 돔 크랩스키도 지난 1월 버려진 공원을 찾았다. 그 역시 백상아리의 사체가 떠 있는 탱크를 발견했으나 그곳을 먼저 찾은 다른 이들에 의해 탱크가 파손되면서 포름알데히드가 증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튜브 탓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았고, 폐허가 된 공원은 얼마 안 가 그 흔적조차 찾아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백상아리 사체의 발견에 사람들은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입을 모았고, 해당 영상은 1000만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바티칸 가톨릭 사제 80%가 동성애자” 주장담은 책 출간

    “바티칸 가톨릭 사제 80%가 동성애자” 주장담은 책 출간

    바티칸의 가톨릭 사제 80%가 동성애자라는 주장을 담은 한 언론인의 책이 출간을 앞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언론인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프레데릭 마르텔은 ‘바티칸의 벽장 속에서’라는 책을 통해 평소 동성애를 강하게 비판해온 가톨릭교회 내 고위 사제들의 상당수가 동성애자라고 주장했다. 마르텔은 4년에 걸쳐 이 책을 집필했으며, 570쪽에 달하는 분량의 저서를 통해 바티칸 심장에서의 부패와 위선을 파헤쳤다고 설명했다. 마르텔에 따르면 그는 추기경 41명과 주교 및 몬시뇨르(가톨릭 고위 성직자) 52명, 스위스 경비병 11명, 일반 사제 및 신도 200여 명 등 총 1500명을 인터뷰했다. 이들 중 일부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비밀스러운 동성애 관계를 이어가는 반면, 일부는 타인의 시선을 크게 인식하지 않는 동성애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마르텔은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에서 한 인터뷰에서 “동성애 문제가 매우 심각하며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는 유행이 된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성직 생활에서 그런 애정을 위한 자리는 없다. 교회는 그런 경향의 사람들에게 사역이나 봉헌된 삶에 진입하지 않도록 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동성애 성향의 사제들은) 이중생활을 하느니 사제의 삶을 떠나는 것이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황의 강경한 의지와 발언에도 불구, 바티칸에서는 고위 성직자들의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커밍아웃으로 교황과 가톨릭계를 곤혹스럽게 했다. 한편 이 책은 영국 출판사 블룸스버리에 의해 오는 20일 약 20개국에서 발간될 예정이다. 발간일인 20일은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도로 전 세계 주교들이 참석하는 성학대 관련 회의가 열리는 날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천안에서 애완견 11 마리 떼죽음 경찰수사 나서

    강릉 애완견 투척사건이 공분을 자아내는 가운데 충남 천안의 한 원룸에서 애완견 11 마리가 떼죽음 당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천안서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낮 12시 40분쯤 서북구 성정동 한 원룸에서 애완견인 11 마리의 ‘말티즈’ 사체가 발견됐다. 살아 있던 암컷 1마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랜 굶주림으로 장기 손상이 심해 회복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33㎡ 크기의 원룸에는 2~4년생 말티즈 수컷 6마리와 암컷 6마리가 있고 한 마리만 겨우 살아 있었다. 학대 당한 흔적은 없었다. 이 개들은 원룸 관리자가 장기간 월세를 체납한 세입자를 찾아갔다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뢰해 정밀 검사한 결과 장기간의 굶주림으로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떼죽음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세입자가 제때 월세를 내지 못해 방 안에서 키우던 개를 그대로 두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세입자의 행방을 쫒고 있다. 경찰은 세입자를 붙잡아 유기 사실이 드러나면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지구상 최초 다세포동물, 21억 년 전 가봉서 출현

    [핵잼 사이언스] 지구상 최초 다세포동물, 21억 년 전 가봉서 출현

    지구상에 최초로 등장한 다세포동물은 약 21억 년 전 아프리카 가봉에서 출현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푸아티에대와 영국 카디프대 등 국제 연구팀이 가봉에 있는 고원생대 프란세빌리안층 흑색셰일에서 다세포동물로 추정되는 유기체 화석을 발견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11일자)에 발표했다. 약 21억 년 전 형성된 프란세빌리안층은 당시 얕은 바다였기에 이른바 프란세빌리안 내해로도 불린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 지층에 남겨진 생물들의 움직임을 추적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비파괴 X선 촬영기술을 이용한 상세한 3D 분석기법으로 화석 속 유기체들이 대부분 시간을 산소가 과하게 녹은 해수(과산화수소)에서 보냈을 가능성이 있으며 생존을 위해 이런 환경에 살았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었다. 얇은 암석층에 보존된 이런 화석 속에 남겨진 유기체 흔적은 지름이 수 ㎜ 정도로 일정한 ‘관’(튜브) 형태를 띤다.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어니스트 치 프루 박사(카디프대 지구해양과학대학원 소속)는 “화석에 숨겨진 유기체들은 해저-해수 경계면에 사는 박테리아들이 생산한 영양분과 산소를 찾아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지구상 생물의 역사는 물론 언제 어떻게 생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는지에 관한 여러 매력적인 질문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연구에 주저자로 참여한 압데라작 엘알바니 교수(푸아티에대 소속)는 다양한 퇴적층 사이에 카펫을 형성하듯 화석화된 미생물들 옆에서 다세포동물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한 엘알바니 교수는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다세포동물들이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에 의해 생산된 영양분과 이산소(O2)를 찾아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들은 영양분이 부족해지면 함께 모여 더 유리한 환경을 찾아 움직이는 일종의 슬러그 모습으로 군체 아메바와 비슷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천안 원룸서 반려견 11마리 사체 발견…경찰 수사

    천안 원룸서 반려견 11마리 사체 발견…경찰 수사

    충남 천안의 한 원룸에서 반려견 11마리의 사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현재 이 원룸 세입자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12일 천안서북경찰서와 천안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낮 12시 40분쯤 천안 서북구의 한 원룸에서 말티즈 11마리 사체가 발견됐다. 원룸 관리자가 장기간 월세를 미납한 세입자를 찾아갔다가 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말티즈 11마리는 죽은 채로 방 안 곳곳에 퍼져 있었고, 1마리는 살아 있는 채로 발견돼 즉시 동물병원으로 옮겨졌다. 생존한 개는 현재 저혈당과 빈혈 증세를 보이고 있고, 간 기능도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개 사체에서 눈에 띄는 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뢰해 정밀 검사한 결과, 사체로 발견된 반려견들이 감염성 질병 때문이 아니라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세입자가 월세를 제때 못내 방 안에서 키우던 개를 그대로 두고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입자 소재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론] 케어 사태 이후 생각해야 할 것들/하재영 작가

    [시론] 케어 사태 이후 생각해야 할 것들/하재영 작가

    동물보호단체 ‘케어’가 4년 동안 230여 마리의 개를 안락사시켜 온 사실이 알려지며 큰 논란이 일었다. 케어 사건은 구조지상주의의 위험성, 동물보호단체가 담보해야 할 윤리, 번식견·유기견·식용견의 악순환 속에 놓인 한국 개산업의 총체적 문제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사건과 관련한 여러 사안 중 보호소와 안락사에 관한 문제를 살펴보려 한다. 먼저 일러 두고 싶은 것은 보호소의 종류다. 유기 동물을 보호하는 시설을 흔히 ‘보호소’라 칭하지만, 지자체가 운영하는 보호소(이하 ‘공설보호소’)와, 케어와 같은 민간이 운영하는 보호소(이하 ‘사설보호소’)는 전혀 다른 곳이다. 또한 공설보호소는 지자체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직영보호소’와 개인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위탁을 주는 ‘위탁보호소’로 나뉜다. 이와 관련해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공설보호소의 일상화한 안락사 문제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은 사설보호소의 안락사는 허용하지 않지만, 공설보호소의 안락사는 허용한다. 공고 기간이 끝나면 어리든 건강하든 죽인다. 공설보호소가 유기동물을 안락사시키는 이유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동물들을 감당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원래 의미대로라면 안락사는 동물의 이익을 고려한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그러나 보호 중인 동물에 대해 충분한 홍보도 하지 못하고, 수용 능력의 한계를 보완할 시스템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금의 안락사는 수많은 공설보호소의 일상화된 죽음을 부를 뿐이다. 둘째, 일부 공설보호소의 ‘안락사 아닌 안락사’ 문제다. 동물보호법 제22조는 안락사를 시행할 때 ‘인도적인 방법으로 처리’할 것을 규정하고, 관련 시행규칙에서는 마취제 사용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설 위탁보호소’의 경우 이 같은 지침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자체의 직영보호소와 달리 위탁보호소에서는 법률보다 소장 개인의 판단이 우선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위탁보호소는 마취제 비용을 아끼기 위해 마취 없이 독극물을 단독으로 주사해 동물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며 죽게 만든다. 서류에는 안락사로 처리한 유기견을 식용 개 농장으로 팔아넘기는 일, 약품값과 사료값을 아끼려고 굶겨 죽이는 일 등 위탁보호소에서 발각된 비인도적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위탁보호소를 직영보호소로 전환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사설보호소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다. 사설보호소는 케어와 같은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개인이 운영한다. 사설보호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동물 보호에 뜻을 둔 이들이다. 투잡, 스리잡을 뛰어 마련한 사비로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개들을 마지막까지 보살피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동시에 사설보호소는 법의 사각지대나 마찬가지다. 전국에 몇 개의 사설보호소가 있는지, 개체수는 몇 마리인지 정부는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사설보호소는 ‘애니멀 호더’(자신의 능력을 벗어날 만큼 동물을 많이 길러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 경향을 보이며 열악한 환경에 수백, 수천 마리의 동물을 방치한다. 보호소라는 간판 아래 또 다른 학대의 장이 존재하는 셈이다. 사설보호소의 현황을 파악하고 지침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가 이 같은 상황에 마주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해결하지 않으면 보호소의 동물복지 문제도, 일부 동물단체의 일탈 행위도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버려진 개들의 삶과 죽음을 다룬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이라는 책을 쓰기 위해 내가 번식장, 보호소, 식용 개농장 등을 취재하며 느낀 가장 시급하고도 절박한 문제는 이 모든 상황의 시작점인 ‘동물생산업’, 그리고 종착점인 ‘개식육업’이다.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을 쏟아내는 동물생산업은 우리가 한 해 10만 마리의 유기견을 마주하게 된 근원이다. 번식장의 폐견이든, 외곽 지역의 방치견이든, 아무도 찾지 않는 유기견이든 한국 사회에서 쓸모없어진 개들은 언제든 식용으로 전환된다. 이 악순환을 끝내려면 반려동물 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과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또한 동물보호단체들이 구조 이후의 보호, 치료, 입양의 전 과정을 안정적으로 감당하고, 투명한 경영으로 시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공론의 장도 활발해져야 할 것이다.
  • 기초보장 소외 93만명… “부양의무제 없애 빈곤 사각 해소해야”

    기초보장 소외 93만명… “부양의무제 없애 빈곤 사각 해소해야”

    비수급 빈곤가구 중위소득 월 50만원대 기초수급 가구 평균의 95만원보다 낮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年 10조원 필요 “부양부담에 빈곤 대물림… 사회비용 커” 대안으로 급여별 순차적 기준 폐지 거론이모(82)씨는 아들과 며느리로부터 학대를 받고 낡은 시골집에 버려졌다. 재산을 모두 물려줘 남은 것은 보일러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시골집 하나다. 부엌에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장기요양보호사가 식사를 챙겨주지 않으면 끼니를 거르기 일쑤다. 이씨의 수입은 기초연금 25만원이 전부다. 기본적인 생계조차 이어가기 어려운 형편인데도 이씨는 아들 내외 때문에 소위 ‘부양의무자’(1촌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기준에 걸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에 처지를 호소하면 지방생활보장위원회 심사를 통해 수급자로 선정될 수도 있지만, 이씨는 “아들 내외가 처벌받을까 걱정돼 학대당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씨처럼 기초생활보장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은 2015년 기준 93만여명이다. 대다수가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지만 대상을 부양의무자 가구에 노인이나 중증장애인이 있는 빈곤층으로 제한했다. 가령 이씨처럼 비장애 중장년층 자녀에게 학대받아 버려지거나 아예 연락이 끊긴 이들은 깐깐한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려 빈곤 사각지대에 방치될 수밖에 없다.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폐지된 것은 기초수급 4개 급여(주거·교육·의료·생계) 가운데 주거·교육 급여뿐이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11일 “가장 핵심적인 것이 소득 보장인데, 주거급여로 임대료만 보충해줘선 부족하다”며 “임기 내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는데도 정부 출범 2년이 다 돼가도록 실질적 폐지안을 내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7년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를 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의 총소득은 월평균 95만원이나 기준중위소득 30~40% 이하 비수급 빈곤가구의 총소득은 월평균 50만~60만원이다. 수급가구보다 더 빈곤한 삶을 사는 셈이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를 분리하는 게 맞다고 보지만 재원 문제와 사회정서 때문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재정 부담이다. 2016년 국회예산정책처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면 2018~2022년 연평균 10조 1502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재정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부양 부담이 빈곤의 대물림으로 이어진다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보건사회연구원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따른 정책과제 연구’에서 “막 독립한 청년이 부양 부담까지 진다면 본인의 미래 설계가 불가능할 것이고, 중장년층은 노부모 부양으로 본인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해 동반 빈곤화의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급여별 순차적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거론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생계급여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그다음 의료급여를 손보는 것이다. 부양의무자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소득인정액이 일정액 이하면 일단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지원하고, 사후에 이를 부양의무자로부터 징수하는 ‘선(先) 지원 후(後) 부양비 징수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징수하는 데 행정비용이 과다하게 들어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영상]환불 요구하며 아기 몰티즈 내동댕이친 여성

    [영상]환불 요구하며 아기 몰티즈 내동댕이친 여성

    강원 강릉의 한 애견분양 가게에서 3개월된 몰티즈를 분양받은 지 6시간만에 환불을 요구하며 화를 내다 강아지를 잔인하게 내던진 여성 영상이 인터넷에 빠르게 확산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아기 강아지는 이튿날 결국 숨졌다. 강릉 A애견샵의 주인 오모씨의 아들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가게 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9일 오후 5시쯤 여성 B씨가 몰티즈를 분양받고 6시간 만에 가게를 찾아와 환불을 요구했다고 오씨는 주장했다. 환불 사유는 강아지가 변을 먹는다는 것이었다. 오씨가 “강아지가 환경이 바뀌면 일시적으로 변을 먹을 수 있다. 아직 몇 시간 되지 않았으니 며칠 더 지켜보자”고 설명했더니 B씨는 캐리어에서 강아지를 꺼내 오씨를 향해 던졌다는 게 애견샵 측 주장이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여성은 주인과 대화 끝에 흥분을 참지 못하며 강아지를 마치 인형처럼 힘껏 던진다. 오씨의 가슴에 부딪힌 뒤 바닥에 떨어진 몰티즈는 이튿날 새벽 2시 30분쯤 결국 죽었다. 오씨는 “가방에서 강아지를 꺼낼 때 ‘설마 던질까’ 했는데 갑자기 던지니까 너무 어이가 없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받질 못했다”며 “저녁에 밥을 먹인 뒤 10시 이후에 토하기 시작하더니 새벽 2시 30분쯤 죽었다”고 말했다. 오씨에 따르면 이 여성은 “얘(몰티즈)가 변을 먹는 걸 보면 다른 강아지도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며 전화로 환불을 요구했다. 이에 오씨는 계약서상 장염, 홍역, 선천성 질환 등이 있을 시 보증기간 10일 안에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게 돼 있고, 식분증은 계약서에 포함돼있지는 않으나 환경이 바뀐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대처를 하자고 답했다. 하지만 전화가 끝난 뒤 여성이 곧장 가게로 찾아왔고,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이미 해당 가게에서 몰티즈 2마리를 분양받았고, 다른 애견분양 가게에서도 웰시코기와 포메라니안을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뒤 오씨가 “동물 학대·명예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문자를 보냈고, 여성은 “강아지를 당신이 직접 죽여놓고, 왜 저에게 책임을 묻습니까? 저도 걸 수 있는 건 다 걸 겁니다”라고 답하는 등 감정적인 메시지가 오갔다. 누리꾼들은 “너무 가슴 아파서 영상을 두 번은 못 보겠다”, “아기가 얼마나 아팠을까”, “엄연한 동물 학대다” 등 반응을 보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잠 방해한다” 4살 아이 때려 뇌사 빠뜨린 여중생 구속

    “잠 방해한다” 4살 아이 때려 뇌사 빠뜨린 여중생 구속

    교회에서 함께 잠을 자던 4살 여자아이를 심하게 폭행해 뇌사 상태에 빠뜨린 여중생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중상해 혐의로 중학생 A(16)양을 긴급체포해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A양은 8일 오전 5시 30분쯤 인천시 부평구의 한 교회 내 유아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B(4)양을 폭행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당일 오전 11시쯤 다른 교인의 신고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머리 등을 다쳐 뇌사 상태다. A양은 잠을 자던 중 B양이 몸부림을 치거나 뒤척여 잠을 방해하자 화가 나 그를 일으켜 세운 뒤 벽에 수 차례 밀치는 등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아이가 의식이 없다’는 119 신고가 접수돼 현장에 갔더니 누워 있는 상태였다”면서 “아이의 뺨과 턱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고, 이마와 머리는 부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소방당국으로부터 범죄 의심 통보를 받고 해당 교회로 출동해 A양을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윤한 인천지법 당직 판사는 전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소년이지만 구속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며 A양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올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A양은 사건 발생 당일 평소 다니던 이 교회에서 우연히 B양 남매와 함께 잠을 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교회 유아방에는 B양의 9살 오빠도 함께 잠을 자고 있었고, B양의 어머니는 새벽기도를 하러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경찰은 A양을 상대로 사건 당시 추가 범행이 있었는지 정확한 경위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학대죄는 피의자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일 때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인 A양은 형법상 중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결혼·혈육만 법적 보호자로 인정해 줄 건가요?

    전통적 가족 형태를 벗어난 가족에 대한 법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성 부부 등 실질적 보호자 역할을 하는 관계가 법적 가족으로는 인정되지 않아 각종 사회 시스템에서 소외되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질적 보호자를 가족으로 인정해줬으면” 법적 보호자 기준의 재정립 필요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건 수술 동의 등 의료 행위에 권리행사가 필요한 때다. 경동맥 협착증을 앓는 20대 초반 A씨는 대학병원에서 큰 수술을 앞두게 됐지만 가족으로부터 수술동의서를 받지 못했다. A씨의 법적 보호자인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대화가 단절됐고,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A씨를 학대했다. 그는 다른 친척들에게 부탁해 겨우 수술 동의서를 받을 수 있었다. A씨는 이런 사연을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리며 “실질적으로 도움 줄 사람을 보호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생활동반자 법을 추진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행 의료법상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수술 등을 할 때 의사는 환자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때 법정대리인은 법률상 부부, 부모, 자녀, 친지 등으로 한정된다. 현행법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형태의 부부는 세금 혜택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건강보험은 각자 가입해야 하고, 연말정산에서 배우자 소득공제도 받지 못한다. ●프랑스 팍스 제도·미국 지역 파트너십 도입 해외에서는 실제 동거인을 법적 가족으로 인정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은 2001년부터 ‘생활동반자법’을 통해 동거인에게 배우자에 준하는 권리와 책임을 부여한다. 생활동반자는 보호자 권리뿐 아니라 부양 의무, 채무 연대책임까지 모두 진다. 2017년부터는 동성혼이 합법화되면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면 동성 부부도 아이를 입양할 수 있게 했다. 프랑스는 1999년 시민연대계약(PACS·팍스) 제도를 도입했다. 팍스를 맺으면 법적 가족과 유사한 권리와 의무를 보장해 준다. 프랑스 경제통계 조사기관(INSEE)에 따르면 2017년 19만 3950쌍이 이 제도를 통해 연대계약을 맺었고, 이는 2011년부터 매년 증가세다. 미국은 1989년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주마다 ‘지역 파트너십’을 도입했다. 동거인에게도 고용보험과 의료보험을 확대하고, 재산 분할권을 인정하는 내용이다. ●‘생활동반자관계 법률’ 발의했지만 통과 못해 국내에서도 이런 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2014년 19대 국회에서는 진선미 당시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이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지만, 국회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특정인 1명과 동거하며 부양하고 협조하는 관계를 맺고 있는 성인을 생활동반자로 규정하고, 배우자에 준하는 대우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다양한 가족 구성을 위한 동반자등록법 제정’을 공약하기도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일본, 유엔에서 ‘아동학대 후진국’ 지적 망신…또 10세 여아 사망

    일본, 유엔에서 ‘아동학대 후진국’ 지적 망신…또 10세 여아 사망

    부모의 학대와 폭력에 따른 어린이 사망사건이 일본에서 잇따르는 가운데 유엔이 직접 일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1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지난 7일 어린이 학대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강력한 대책 수립을 권고했다. 이는 지난달 이뤄진 일본 내 아동학대 실태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유엔 아동권리위는 “아동 학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아동이 피해 사실을 쉽게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일본에 권고했다. 이어 “학교나 가정에서 아동 체벌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에 체벌이 일정수준 허용되고 있는 일본의 현실을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지바현 노다시의 한 초등학교 4학년 여자 어린이가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린 끝에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어린이 학대 관련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노다시 사건의 경우 피해 어린이가 아버지의 학대 사실을 학교에 충분히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과 분노를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해 7월 도쿄 메구로구에서 5세 여아가 부모의 가혹행위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일본 정부는 ‘학대가 의심될 경우 48시간 이내 현장조사 실시’ 등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는 좀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상담소에 신고된 아동(18세 미만) 학대 의심 사례는 전년보다 22.4% 늘어난 8만 104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리적 학대’가 5만 7326명으로 70%가량을 차지했다. ‘신체적 학대’ 1만 4821명, ‘양육 태만’ 7699명이었고 258명은 성적(性的) 학대를 당한 경우였다. 정부 당국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는 가운데 유엔까지 나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일본 정부는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는 학대 가능성에 노출돼 있는 모든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1개월 이내에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학대가 의심될 경우 부모의 동의 없이 자녀를 일시적으로 보호하는 권한도 아동상담소에 부여하기로 했다. 아동상담소 전체에 변호사, 의사 등을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애니멀 픽!] 폭행하는 범인 끝까지 물고 안 놓은 경찰견 사연

    [애니멀 픽!] 폭행하는 범인 끝까지 물고 안 놓은 경찰견 사연

    현상수배범을 잡은 경찰견이 목숨을 위협받는 공격과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를 놓지 않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영국 맨체스터이브닝뉴스 등 현지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경찰국(별칭 스코틀랜드야드) 소속 독일 셰퍼드 품종의 알파(Alfa)는 이날 이른 새벽, 런던 남동부의 한 도심에서 수배범과 맞닥뜨렸다. 알파와 런던 경찰들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36세 수배범이 가짜 번호판을 달고 도심을 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곧바로 이를 쫓기 시작했다. 경찰과 경찰견이 뒤따라오는 것을 확인한 수배범은 속도를 올려 도주를 시작했지만, 이내 막다른 길목에 갇히고 말았다. 경찰견 알파는 그 자리에서 도주하려는 수배범에게 달려들어 그를 꽉 물었고, 수배범은 자신을 물고 늘어지는 알파를 떼어내고 다시 차량에 타기 위해 차 문을 세게 닫아가며 알파에게 충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알파는 수차례 차량 문에 머리를 부딪혔지만 끝까지 수배범을 놓지 않았고, 그 덕분에 수배범은 현장에서 검거됐다. 런던경찰국은 곧바로 알파를 수의사에게 데려가 진료를 받게 했으며,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붙잡힌 수배범은 무면허 운전과 차량 절도뿐만 아니라 동물, 정확히는 경찰견을 학대한 죄까지 더해져 죗값을 치를 예정이다. 런던경찰국 고위관계자인 엠마 리차드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경찰뿐만 아니라 경찰의 동반자이자 친구인 경찰견이 대중과 경찰, 더 나아가 경찰견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모하고 폭력적인 범인을 붙잡았다”면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공을 세운 경찰관 및 경찰견 알파가 부상에서 무사히 회복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례가 영국 의회에서 경찰견과 경찰마(馬)를 범인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안을 새롭게 제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기는 일본] 친아빠 학대로 10세 소녀 사망…동영상까지 촬영

    [여기는 일본] 친아빠 학대로 10세 소녀 사망…동영상까지 촬영

    일본의 10세 소녀가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다 사망한 것도 모자라, 부모가 학대 당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확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사회가 분노로 들끓고 있다. 일본 아사이신문,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바현 노다시에 사는 쿠리하라 미아(10)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소녀가 학대를 받다 숨진 것으로 보고 다음 날인 25일 아버지 유이치로(41)를 체포했다. 이후 어머니(31) 역시 같은 혐의로 지난 4일 체포했다. 사망한 소녀를 부검한 결과, 위에는 음식이 거의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으며, 폐에는 물이 고여 있었다. 목에는 졸림을 당한 흔적도 있었으며, 경찰은 이를 토대로 사망한 소녀가 평상시 충분한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했으며, 타인에 의해 억지로 코와 입에 물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조사하던 중 용의자로 검거된 소녀의 아버지 휴대전화에서 소녀가 사망하기 전에 찍힌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의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이 영상이 아버지가 딸을 학대하는 모습을 어머니가 촬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어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에게 폭행당하는 것이 두려워 딸의 학대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더불어 경찰은 평상시에 아버지가 딸의 가정교육을 명목으로 상습 폭행해 왔으며, 아버지가 딸이 숨지기 직전 찬물로 샤워를 시켰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다. 일본 사회를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사망한 소녀가 자신이 받던 학대 사실을 털어놓고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렇다 할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숨진 소녀는 1년 여 전인 2017년 11월, 당시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버지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다. 한밤중에 깨워 일으켜 세운 뒤 발로 차거나 손으로 때린다”며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적어냈다. 하지만 당시 노다시 교육부는 설문조사 결과지를 보여달라고 몰아세우는 아버지의 요구를 이기지 못하고 이를 넘겼고, 이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숨진 소녀는 더 이상 자신의 피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CNN은 “학대를 일삼은 아버지와 이를 방관하거나 가담한 어머니 사이에는 숨진 여아 외에도 1세 딸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들이 변호사를 선임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전역의 범죄율은 낮아지는 추세지만 오히려 어린이 관련 학대 사건 등은 2017년에 비해 지난해에 22.4% 증가했다”면서 “이는 데이터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 증가치”라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동자 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동자 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

    지난달 20일 밤 10시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인 우구이쥔(吳貴軍), 노동조직 전문가 장즈루(張治儒), 인권운동가 허위안청(何遠程), 노동자대표 쑹자후이(宋佳慧) 등 4명이 현지 공안(경찰) 당국에 체포됐다. 허난(河南)성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 젠후이(簡輝)도 이들과 함께 체포됐다. 이들은 선전시 바오안((寶安)구의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군중을 모아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노동운동가 린둥(林東)은 광시(廣西)장족자치구에서 검거됐다가 석방된 뒤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이번에 검거된 우구이쥔은 2013년 광둥성 선전(深圳)에서 일어난 노동자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 등으로 13개월 동안 구금됐다. 당시 검찰은 끝내 그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기소를 취하했다. 장즈루와 린둥은 노동운동 지원단체 춘펑(春風)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며 2014년 광둥성에서 발생한 노동자 파업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구금되기도 했다. 장즈루의 가족은 “공안에서 통보를 받은 이상 변호사를 선임해 그와의 면담을 추진할 것”이라며 “공안 측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그의 구금 기간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우려했다. 이번에 이들이 일제히 검거된 것은 지난해 중반 전국적인 크 반향을 일으켰던 선전시의 용접설비 제조업체 자스(佳士)과기공사(JASIC) 노조 사태에 관여해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라고 홍콩 명보(明報),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자스과기공사의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부터 노조 결성을 추진했으나 공안 당국의 탄압으로 수십 명이 체포됐다. 이 소식을 전해듣고 노동자와 학생 100명 이상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몰려들었다. 더군다나 베이징대 외국어학원 졸업생 웨신(嶽昕) 등을 비롯해 베이징대 의학부 졸업생 구자웨(顧佳悅), 중산(中山)대 석사 천멍위(沈夢雨), 난징(南京)농업대 졸업생 정융밍(鄭永明) 등의 학생 4명은 지난해 8월 당국에 끌려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들 4명의 학생들은 당국에 의해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는 동영상을 찍을 것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노동운동 탄압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이 급속한 둔화세를 타면서 노조결성을 비롯해 임금체불 등 근로조건 악화에서 비롯되는 노동관련 시위가 늘면서 이런 움직임이 노사갈등 차원을 넘어 시진핑(習近平)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정국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에서 공장 노동자를 비롯해 택시운전사, 건설 인부 등의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홍콩에서 중국 노동인권을 옹호하는 중국노동회보(CLB)는 지난해에 집계된 노동관련 분규 건수가 전년(1200여건)보다 500건 이상이 늘어난 1700여건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분쟁 상당수가 신고되지 않는 데다 중국 당국이 검열까지 강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러난 신고 건수는 빙산의 일각으로 추정된다고 CLB는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은 1978년 12월 덩샤오핑(鄧小平) 최고 지도자가 개혁·개방을 천명한 뒤 고도성장에 따른 경제 업적을 앞세워 일당독재의 정당성을 확보해 왔다. 2012년 말 권좌에 오른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경제의 토대를 굴뚝 산업에서 첨단기술 산업으로 탈바꿈하려고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연착륙 기대와 달리 현재 중국 경제는 소비자, 기업의 경제 심리가 급속히 악화하고 주택시장도 불안한 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장기화하는 등 각종 악재가 겹쳐 급격한 하향곡선을 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6%를 기록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유혈진압 이듬해인 1990년(3.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래 감소와 제조업 활동 둔화 등을 지적하며 실제 수치가 훨씬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시 주석은 전통적으로 총리가 관장해온 경제정책도 총괄하고 있는 만큼 경우에 따라선 책임론에 휩싸일 수도 있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는 결국 노동자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일터에 쏟아부은 ‘피땀’에 걸맞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시각이다. 선전에 있는 전자제품 공장에서 지난해에 시위에 참여한 임금체불 노동자 저우량(40)은 “회사에 건강을 바쳤는데 지금 나는 쌀 한 자루 살 돈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당황한 시진핑 지도부는 새해 들어 반부패 사정작업의 핵심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대해 시 주석에 대한 충성맹세를 하게 했고, 매일 수억 건이 업로드되는 인터넷·모바일 콘텐츠에 대한 사전 검열도 사실상 의무화했다. 중국 정부가 정치·사회적 불안 요인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체제 안정을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권력기관을 직접 동원하고 사이버 공간에 대해서까지 통제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지난달 22일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중앙당교 세미나에 참석해 지방정부 지도자들과 중앙정부 부장(장관) 인사들에게 ‘중대한 위험’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이 장기집권과 개혁·개방,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데 있어 장기적이고 복잡한 시련을 맞았고 외부환경도 험난하다”며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을 확실히 이룰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서 현재의 주요 위험을 해결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당교 세미나가 예정에 없이 급하게 잡힌 비상회의 성격이었음을 감안하면 경기 둔화가 중국 사회 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중국 지도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노동자 3억명 이상이 가입된 친기업 노조인 중화전국총공회(ACFTU)에 대한 공산당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에게 조언하거나 노조의 단체교섭을 도와주는 노동인권 단체들을 해체했다. 제프리 크로설 CLB 홍보이사는 “중국 지도부가 대규모 시위의 재발을 확실히 막는 데 훨씬 더 엄격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노동관련 시위 때문에 구속된 이들은 150여명에 이른다. 구속된 이들 중에는 교사를 비롯해 택시운전사, 건설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학생들이 포함돼 있다. NYT는 중국 지도부가 노동시위를 잠재적인 정치적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톈안먼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시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특히 젊은 공산주의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노동운동을 훨씬 더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활동가는 중국이 자본주의를 포용해 노동자들을 착취한다며 중국 공산주의 사상의 아버지인 마오쩌둥(毛澤東)이나 칼 마르크스의 이론을 거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계속 이런 상황에 내몰리면 시 주석의 국가 비전인 중국몽(中國夢)과 공산당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디애나 푸 국제정치학 교수는 “교사가 일하길 거부하고 트럭 운전사가 물품 운송을 중단하며 건설 노동자가 인프라 건설을 그만두면 꿈을 좇을 수 없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부패한 관리들이 경영자들과 결탁해 노동자들을 학대한다며 중국 남부 지역에서 독립노조의 조직을 시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바로 진압에 나섰고 관련자 50명 이상이 실종되거나 구속됐다. 푸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마르크시즘을 따르지 않는다고 외쳐대는 것은 중국 정부가 보기에는 자식이 친부모를 공개 비난하는 것과 같다”며 “이는 국가 주도 사회주의에 대한 명백한 반항이자 거부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용기 낸 미투에 사법이 답하다...폭로 11개월 만에 가해 교사 실형

    용기 낸 미투에 사법이 답하다...폭로 11개월 만에 가해 교사 실형

    가해자, ‘피해 학생 편지’ 증거로 제출했지만 경찰, 강제추행 대신 아동복지법 학대로 송치 檢, 친밀한 관계도 학대로 처벌 가능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미투 사건에 연루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2심 선고가 있었던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506호 법정에서는 또 한 명의 미투 가해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가해자는 지난해 5월까지 서울의 한 여중에서 근무했던 교사. 그는 8년 전 제자에게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법정에 섰다.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최미복 판사는 아동복지법(아동에 대한 음행 강요·매개·성희롱 등)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가해자 A(40)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A씨는 2010~2011년 당시 방과 후 과정에서 만난 학생 이모양을 수차례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중학생 피해자를 상대로 자취방이나 모 아파트 근처에서 행한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사실관계가 대체로 인정된다”고 봤다.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함께 3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선고했다. 이에 피고 측은 지난 7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러자 검사도 이튿날인 8일 항소 이유서와 함께 항소장을 냈다. 현재 대학에 진학한 이양은 7년 동안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상처의 기억을 지난해 3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 등에서 용기를 얻게 된 이양이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SNS에 올린 뒤 가족들에게도 “중학교 시절 한 교사로부터 1년여간 성폭력을 당했다”고 알렸다. 주변 친구들, 선·후배들은 이양의 SNS 글을 퍼나르며 “제자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교사가 강단에 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외쳤다. 갑작스런 미투 사건에 휘말린 학교가 떠들석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서울교육청의 특별감사까지 받았다. 감사 결과에 따라 A씨는 지난해 5월 해임됐다. 경찰 조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4월 이양 측에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내사 단계에서 본격 수사로 전환됐지만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엇갈렸다. 경찰은 여러 차례 소환 조사를 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러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해자 측은 과거 이양으로부터 받은 손 편지 등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예기획사 대표의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에서 학생 측이 쓴 편지가 발단이 돼 유죄가 무죄로 뒤집어진 판례 등을 연구한 경찰은 고심 끝에 강제추행죄 대신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 아동복지법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박은정)는 지난해 6월 경찰의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적대적 관계라면 강제추행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건처럼 친밀한 관계였다 해도 반복적이고 직접적인 접촉이 있었다면 아동복지법상 학대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황성기의 시시콜콜]‘지식인 성명’ 일본에서 홀대받은 이유

    [황성기의 시시콜콜]‘지식인 성명’ 일본에서 홀대받은 이유

    지난 6일 일본 시민·지식인들이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촉구한 성명의 보도를 놓고 한·일 간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 언론에는 7일자에 이어 8일자에도 보도됐지만 일본 언론에는 아사히신문 단 1개 신문 만이 두 문장 짜리의 짧은 기사로 7일자에 처리했을 뿐 다른 전국지나 방송, 통신사는 아예 언급조차 없었다. 한국 언론들은 성명 내용을 6일 연합뉴스에 이어 7일자 조간에 일제히 보도했다. 심지어는 사설로까지 언급돼 `한일관계 악화 더 이상 방치 말라는 日 지식인들의 호소’(동아일보 7일자), ‘아베 내각에 식민지배 사죄 촉구한 일본 지식인들’(한겨레신문 8일자), ‘日 지식인들 식민지배 반성 성명, 아베 총리는 새겨듣기를’(한국일보 8일자) 등으로 성명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극심한 한·일 보도의 온도차 성명을 들여다 보자. ‘무라야마 담화, 간 총리담화에 바탕을 두고 식민지지배를 반성·사죄하는 것이야말로 일·한, 일·북 관계를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열쇠이다’라는 긴 제목에 말하고자 하는 바가 함축돼 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우쓰미 아이코 게이센여학원대 명예교수,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 등은 이날 도쿄 시내의 중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이종원 와세다대학 교수 등 총 226명이 발기인으로 혹은 서명을 통해 동참 의사를 표시했다. 성명은 “일본과 한국, 일본과 북한 사이에 남은 모든 문제를 무라야마 담화와 간 담화를 바탕 삼아 새로운 마음으로 성실히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대처해 나가야 한다”면서 “일·한 간의 이른바 ‘징용공’ 문제인 전시 노무 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의적인 對韓 보도 어려운 분위기 일본의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는 지식인 성명이 일본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것은 자명하지만 이렇게 일본 언론에서 무관심과 홀대를 받는 것은 드문 일이다. 지난해 10월까지 서울특파원을 지낸 도쿄신문 정치부의 우에노 미키히코 기자는 “한국 신문을 7일에 읽고 성명이 나온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지금 일본에 통계부정 논란, 아동학대 문제가 있어서 기자들이 관심을 안 가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우에노 기자는 “그러나 그런 이유보다는 일본 여론이 지식인들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일 여지가 없는 상태”라고 분석한다. 그는 “이 분들 주장을 역지사지 해보자. 한국 지식인들이 최악인 지금의 한·일관계 타개를 위해 ‘위안부 합의도 잘 지키고 강제 징용문제도 65년 청구권 협정에 따라 해결하자. 일본과 한 약속을 잘 지켜야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면 한국에서 수용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비교적 진보적인 도쿄신문 독자까지 레이더 사건에 대해 ‘한국은 말도 안되는 주장을 자꾸 하는 나라다. 어떻게 하라’라는 의견을 보내오고 있다. 한국, 특히 문재인 정권에 대해 호의적인 주장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예전보다 훨씬 없어졌다”고 말했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학 교수(한국정치)는 보다 신랄하다. 그는 “성명에 이름을 올린 학자, 언론인들은 항상 한·일관계에서 그런 운동을 하시는 분들인데다 새로운 내용도 없다”면서 “일본 사회 분위기가 새로운 것이 없는 이야기를 뉴스로 다룰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일본에서는 위안부, 징용피해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은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한국은 도대체 왜 이럴까. 이웃나라여서 이사갈 수도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나’ 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韓 ‘조속한 입장 발표’ 日 ‘냉정한 대처’ 주문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20년간 한국을 취재하고 있는 한 일본인 저널리스트는 “진보적 일본 매체조차 보도를 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일본 여론이 한국에 대한 불신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역으로 한국에서 비슷한 기자회견이 열렸다고 하면 결과가 어떨지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하고, 일본도 역정만 내지말고 냉정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10년 한·일 병합 100주년 때에도 양국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던 일본 지식인들의 ‘2019년 성명’을 둘러싼 한·일의 보도 격차는 갈수록 깊어지는 양국의 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다음은 성명 전문 일본과 한국은 이웃나라로, 협력하지 않으면 양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이러한 양국 사이에 1904년 이후 41년간 군사 점령, 1910년 이후 35년간 식민지 지배가 일본 제국에 의해 한반도에 가해졌다. 이것이 양국 역사의 암부(闇部)를 만들었다. 한국·조선인의 역사 기억에서 이것을 지울 수는 없으며, 일본인은 이것에 대해 인간적으로 대처하는 길에서 벗어날 수 없다. 조선 식민지지배는 1945년 8월 15일로 끝났지만 일본인은 국가, 국민으로서 한국 병합과 식민지 지배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다. 일본은 독립한 조선의 한 쪽 나라인 대한민국과 국교를 정상화하는 한일조약을 1965년 체결했다. 그러나 1910년의 병합조약이 처음부터 무효였다는 한국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합의에 의한 병합이었고 식민지 지배는 없었다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쌍방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되었다는 점을 확인한다’라고 명기된 청구권협정이 체결되었지만 근본적 인식의 분열은 극복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  이런 한·일조약에 근거하여 일본은 대한민국과의 국교를 유지하고 경제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다면적 협력을 발전시켜 왔다. 20여 년이 지난 1987년 한국에서는 군부 독재정권 시대에 종지부를 찍는 민주혁명이 일어났다. 그리고 나서야 1995년 자민당, 사회당, 신당 사키가케의 3당 연립내각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각의결정을 통해 패전 50년 총리담화를 발표하여 처음으로 식민지 지배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했다. 일본은 “아시아 제국(諸國) 사람들”에게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인해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 것이다. 이 반성과 사죄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의 한·일 파트너십 선언에서 “한국 사람들”을 향해 표명되었고, 2002년에는 김정일 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북·일 평양선언에서 “조선 사람들”을 향해 표명되었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이러한 반성과 사죄표명은 획기적이었다. 그러나 반성과 사죄 표명의 완성을 위해서는 병합 그 자체에 대한 역사 인식이 추가되어야 한다.  한국병합 100년을 맞은 2010년, 우리 일본의 지식인 500명은 한국의 지식인 500명과 함께 병합의 과정과 병합조약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우리들은 “한국병합은 대한제국의 황제로부터 민중에 이르기까지 격렬한 항의를 군대의 힘으로 짓누르고 실현시킨 문자 그대로 제국주의 행위이며, 불의부정(不義不正)한 행위였다”라고 지적한 다음 병합조약에 대해서는 “힘으로 민족의 의지를 짓밟은 병합의 역사적 진실”을 “평등한 양자의 자발적 합의로, 한국 황제가 일본에 국권 양여를 신청하여 일본 천황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한국병합에 동의했다는 신화”에 의해 덮어 숨기는 것이고, 조약의 전문(前文)도 본문도 거짓임을 명백히 밝혔다. “이리하여 한국병합에 이르는 과정이 불의부당한 것처럼 한국병합조약도 불의부당하다”, 이것이 우리들의 결론이었다.  이 성명은 2010년 5월 10일 발표된 이후 제2차 서명자가 추가되어 7월 28일에 다시 발표됐다. 그리고 이 성명에 답이라도 하듯 일본 정부와 간 나오토 총리는 8월 10일 각의결정을 통해 한국병합 100년 총리담화를 발표했다. 그 담화에는 다음과 같은 일본정부의 인식이 담겨 있는데 반성과 사죄가 재차 표명됐다.  “정확히 100년 전 8월, 한일병합조약이 체결되어 이후 36년에 걸친 식민지 지배가 시작되었습니다. 3·1 독립운동 등의 격렬한 저항에서도 나타났듯, 정치적·군사적 배경 하에 당시 한국인들은 그 뜻에 반하여 행해진 식민지 지배에 의해 나라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저는 역사에 대해 성실히 임하고자 합니다. 역사의 사실을 직시하는 용기와 이를 인정하는 겸허함을 갖고, 스스로의 과오를 되돌아보는 것에 솔직해지고자 합니다. 아픔을 준 쪽은 잊기 쉽고, 아픔을 받은 쪽은 쉽게 잊지 못하는 법입니다. 이러한 식민지 지배가 초래한 다대한 손해와 아픔에 대해, 재차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죄의 마음을 표명합니다”(간 나오토 총리 담화)  이것이 일본이 ‘한국병합’으로부터 100년, 식민지 지배 종식으로부터 55년이 지나서야 도달한 역사인식이다. 한국 국민의 비판에 스스로의 노력이 더해져 이루어진 반성과 사죄의 새로운 지평이다. 이 총리담화의 성과로 일본 통치 하에서 조선총독부가 빼앗아 일본의 황실 재산으로 삼은 ‘조선왕조의궤’가 담화가 발표된 그 해에 한국 정부로 반환되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일본과 대한민국, 일본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사이에 남은 모든 문제를 무라야마 담화와 간 담화를 바탕 삼아 새로운 마음으로 성실히 협의하여 해결해야 한다. 일본 정부와 국민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과거 25년간 여러 노력을 해 왔지만 이 문제는 현재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의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날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이른바 ‘징용공’ 문제, 전시 노무동원 피해자 문제가 큰 문제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일조약 당시의 협의와 2000년대 한국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있었지만 20만명 정도로 일컬어지는 전시 노무동원 피해자와 그 유족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다시금 한·일관계를 흔들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위안부 문제와 마찬가지로 한층 더 진지한 대처가 필요하다. 북한의 전시 노무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도 같은 대처를 고려해야 한다. 이 외에도 ‘한국인 BC급 전범’ 문제도 존재한다. 전범으로 사형판결을 받은 92세의 이학래 노인은 지금껏 일본 정부에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신속히 실현해야 한다. 일본 정부와 국민은 무라야마 담화, 간 담화를 바탕 삼아 남북한 정부와 국민들의 협력을 얻어 남아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올해는3·1 독립선언이 발표된 지 100년이 되는 기념비적 해이다. 일본에 병합되어 10년 간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조선 민족은 이날 일본인들에게 일본을 위해서라도 조선은 독립해야 한다고 설득하고자 했다. 이제 우리들은 조선 민족의 이 위대한 설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동양 평화를 위해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바탕으로 한·일, 북·일 간의 상호 이해, 상호 부조(扶助)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2019년 2월 6일
  • 아동 폭행 어학연수 인솔교사 법정구속

    필리핀 어학연수 중인 아동들을 폭행·추행한 20대 인솔교사가 법정구속 됐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박정대)는 7일 연수 아동들을 학대하고 남아의 성기를 잡아 추행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기소된 전주 모 어학원 인솔교사 A(28)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2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해당 어학원에 대해선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1월 필리핀 어학연수에 인솔교사로 참가, 훈육을 이유로 아동 11명에게 상습적으로 욕하고 뺨을 때리는 등 정서적·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그는 연수생의 성기가 작다고 놀리면서 만진 혐의도 받았다. 해당 어학연수는 전북의 한 사단법인 주최로 2017년 1월 초부터 4주간 진행됐고 지역 초·중·고교생 28명이 참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 수시로 뺨을 때리는 등 폭행과 욕설을 일삼았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암세포가 커지고 전이되는 원인은 지방 때문

    암세포가 커지고 전이되는 원인은 지방 때문

    의과학 기술의 발달로 지금까지 불치의 병이라고만 알려져 왔던 ‘암’이 치료가능한 질병으로 바뀌고 있다. 그렇지만 암조직이 커지고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가 다른 조직으로 전이될 때 지방산을 연료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지금까지 암세포는 포도당을 연료로 사용한다고 알려진 것과는 다른 사실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연세대 의대, 미국 프린스턴대 공동연구팀은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할 때 지방산을 연료로 활용해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대사과정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8일자에 발표했다. 림프절은 사람의 전신에 분포해 있는 대표적인 면역기관이다. 그래서 암의 림프절 전이 정도는 환자의 생존율 예측과 치료방향 설정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지금까지는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되는 과정과 메커니즘이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았다. 더군다나 각종 면역세포가 집결해 있는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생존해 다른 조직으로 전이된다는 것은 암 연구에 있어서 대표적인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연구팀은 대표적인 피부암인 흑색종과 유방암을 유발시킨 생쥐를 이용하고 암세포 조직의 RNA분석을 실시한 결과 림프절에 도달한 암세포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포도당이 아닌 지방산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림프절에 도달해 자라나는 암세포에서 종양발생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YAP 전사인자가 활성화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YAP 전사인자가 암세포의 지방산 산화를 조절하는 인자라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실제로 암세포 내에서 YAP 전사인자의 발현과 지방산 대사를 억제하는 약물을 주입하자 림프절 전이가 억제되는 것을 발견했다. 암세포가 전이와 확장을 위한 연료를 잃었기 때문이다. 고규영(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 IBS 혈관연구단 단장은 “이번 연구는 암 세포가 다른 장기나 조직으로 전이되는 첫 번째 관문인 림프절에서 대사 변화와 환경 적응을 위한 연료로 지방산을 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며 “림프절 전이를 표적으로 하는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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