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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대한민국 술박사 1호 정헌배 중앙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대한민국 술박사 1호 정헌배 중앙대 교수

    폴 발레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그대가 생각한 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대는 곧 그대가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얼핏 들어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 아닐까 싶다. 생각을 프랑스 ‘코냑’으로 옮겨본다. 프랑스의 코냐크 지방의 주민은 불과 1만 9000여 명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작은 읍 규모이다. 그런데 여기에 코냑 회사가 3000여 개가 있고 세계 200여개국에 수출한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잘사는 고장으로 소문나 있다. 그럴 것이, 국제공항이 있고 매년 영화제도 열릴 만큼 문화적으로도 풍요롭다. 왜? 단지 ‘코냑’이라는 술이 세계인들의 가슴에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술꾼이든 아니든 코냐크 지방은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코냐크 지방의 사람들은 ‘코냑’을 안 마신다. 대신 주변 지역에서 생산하는 값이 싼 포도주를 마신다. ‘코냑’이 세계적인 명품주가 됐기 때문이다. 좀 더 외국인들에게 많이 마시도록 하는 수출전략과 배려의 차원이기도 하다. 코냐크 지방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 대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코냑을 몇 년, 몇십 년씩 오랜 세월 숙성시켜 세계인들에게 그 ‘가치’를 선물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코냑이나, 스카치 위스키, 포도주처럼 오랜 세월 숙성된 ‘빈티지’를 가진 우리의 전통술이 있을까. 결론은 ‘없다’라는 게 대체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없다’를 ‘있다’로 바꾸는 사람이 있다. 국내 유일이자 대한민국 술박사 1호로 알려진 정헌배(57) 중앙대 교수가 그 일에 매진하고 있다. 때마침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대한민국 우리술 대축제’를 맞아 정 교수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이 축제에서 자문역할을 하며 우리술을 세계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가을비가 쏟아지는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안성에 있는 ‘정헌배 전통주 연구소’에서 정 교수를 만났다. 연구소 안에는 누룩이 익어 술이 발효되는 냄새로 가득했다. ●“名酒는 그 나라의 사회·문화적 자부심” “여기는 술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술을 만들어내는 방앗간입니다. 술을 숙성시키는 것을 연구하고 분석해내는 곳이지요. 술을 좋아하고 또 특정한 날을 기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만큼의 빈티지가 있는 스토리와 가치를 만들어내는 곳이지요. 술은 살아 숨 쉬는 옹기나 오크(참나무)통 속에서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며 맛과 색상, 향기와 성분 등도 변합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숙성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알코올을 ‘천사의 몫’이라고 찬양을 합니다. 까닭에 숙성은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의 술도 이제는 ‘빈티지’로 가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술 가운데 예를 들어 막걸리는 대개 10여 일 안팎의 숙성과정을 거쳐 시중에 나오지만 코냑이나 위스키는 17년, 21년, 30년 그리고 심지어는 100년 등 오랫동안의 숙성을 거치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그만큼 ‘명품주’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고 정 교수는 설명한다. “술은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저장성도 뛰어나 금방 팔리지 않아도 큰 걱정이 없다.”라면서 “농산물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지역특성을 반영하기에도 좋은 제품이다.”라고 강조한다. 특히 고부가가치의 상품성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확실히 검증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젠 우리의 전통술도 숙성연한을 길게 해 세계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명품주로 만들어야 할 때가 됐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그런 명품주 생산과 함께 아름다운 음주문화를 갖자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명주(名酒)라는 것은 전통적 가치를 대물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대표적인 명주를 갖고 있고 후손들에게 물려줍니다. 프랑스의 코냑이 좋은 예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내로라할 만한 주종이 없어요. 이제는 우리도 100년 묵은 술과 아름다운 술 문화를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는 이런 생각에 4년 전부터 우리의 전통 특산물인 인삼과 안성 지방의 쌀을 원료로 술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소문을 듣고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를 들어 부부가 결혼식 30주년을 4~5년 앞두고 미리 주문하는 술, 자식이 부모 회갑 기념식 때 선물로 준비하는 술, 결혼 후 첫 자식을 낳은 부부가 나중에 자녀의 결혼식 때 줄 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에 맞춰 ‘노사모’에서 주문한 술, 대학입학을 기념하기 위한 술 등 제각기 사연이 많다. 얼마 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60주년 때 사용하고자 위스키 60병을 미리 만들어놓는 일도 이와 같은 것이다. 주문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인삼주 술도가에서 직접 술을 담그는 행사를 하는 때도 있다. 담근 술은 지하 숙성고에서 최소 3년 이상 숙성과정을 거쳐야 찾아갈 수 있다. 요즘 들어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외국 관광객들도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담근 ‘빈티지 인삼주’(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는 인삼주는 소주에다 인삼을 담는 것이지만 이곳 인삼주는 인삼을 쪄서 홍삼화한 다음 누룩과 함께 위스키나 코냑처럼 오랜 시간 숙성시킨다.) 술독은 모두 2000여 통. 지하숙성고에 내려가 봤더니 이 술독들은 대금과 가야금 등 우리의 전통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숙성되고 있었다. 술독마다 각 사연을 담은 내용과 술 주인의 이름이 붙어 있었다. 방송인 주병진씨 등 알 만한 인사들의 이름도 꽤 많이 눈에 띄었다. 대학교수인 그가 어떻게 이 일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어릴 적 그의 꿈은 음악가가 되는 것이었다. 대구 경상중학교와 고교 시절만 해도 트럼펫을 불며 그 꿈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집안 형편상 음악가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영남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에서는 장차 멋진 군인의 길을 걷고자 학군단(ROTC)에서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한 달만에 시력미달로 중도에 하차했고 바로 민방위에 편입됐다. 이 무렵 그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장학금을 받게 됐다. 국가의 고마움을 느끼게 된 그는 수출 보국에 도움되는 일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던 중 술 전문가가 되기로 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것이 수출이며 농산물 가공품은 시간이 갈수록 좋아진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때 명주는 그 나라의 사회, 문화적 자부심이며 술은 전통적 가치와 사랑의 대물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술문화는 국적과 민족성이 뚜렷해 나라마다 특색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대학 3,4학년 때 프랑스어 공부를 했으며 졸업 후 1년 동안 직장 다니며 유학자금을 마련한 뒤 ‘생각했던 대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남부 프랑스 몽펠리에 있는 폴 발레리 대학에서 6개월간 프랑스어 공부를 할 때 폴 발레리의 명언을 접하면서 감동을 받았다. 이후 파리 9대학 박사과정(술 마케팅)에 들어갔다. 그는 이때 ‘프랑스 포도주 시장 제도 및 유통연구서’ ‘맥주의 중장기 소비예측’ 등 발효주 중심의 연구에서 세계적인 소비량을 자랑하는 럼, 보드카, 위스키, 코냑 등 증류 숙성주 연구로 점차 확대시켜나갔다. 아울러 프랑스는 물론 유럽 전 지역을 다니면서 논문 자료를 수집했다. 결국 ‘세계 주류시장의 국제 마케팅 전략과 전망’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조상이 빚은 名酒는 후손들과 뜨겁게 이어주죠” “프랑스에 있을 때였습니다. 하루는 알고 지내던 친구가 저를 집으로 초대하더군요. 식사를 마치더니 친구가 ‘파라다이스에 갈래?’라고 제의하더군요. 처음에는 무슨 룸살롱 같은 술집인가 했어요. 그런데 지하의 술 저장고에 데려갔습니다. 술통이 많이 있더군요. 친구는 한 통을 가리키면서 ‘우리 아버지가 내가 태어난 것을 기념해서 담그신거야.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어 마시라고 하셨지’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며 술을 한 모금 마셨더니 그 친구의 조상과 잠시 연결되는 느낌이 오더라구요.” 정 교수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우리가 제사를 지낼 때 음복하는 이유도 조상과 만나는 일이며 특히 조상이 빚은 명주는 후손들과 또 한 번 뜨겁게 연결되는 일이 아니냐.”고 말한다. 그의 꿈은 ‘우리 술의 세계화’이며 ‘아름다운 음주문화를 우리 후손에게 물려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인삼주 숙성 등과 관련해 특허 4개를 갖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또 대학에서 아름다운 음주문화와 술은 인류가 아닌 동물이 먼저 마셨다, 소주는 아랍의 향수 제조법에서 유래했다는 등의 술과 관련된 오해와 진실 등도 강의한다. 또 ‘술나라 헌법’과 ‘술나라의 십불출(十不出)’ 등의 흥미로운 내용도 가끔 설파한다. 술 안 마시고 안주만 먹는 사람, 남의 술로 제 생색을 내는 사람, 술잔 잡고 잔소리하는 사람, 술 먹다가 딴 곳에 가는 사람, 술 먹고 따를 줄 모르는 사람, 남의 술만 먹고 제 술을 안 내는 사람, 술자리에서 축사를 오래한 사람 등이 십불출에 포함된다며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정헌배 교수는… 1955년 구미에서 태어났다. 경상중과 경북사대부고를 나온 뒤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술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1979년 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폴 발레리 대학에서 어학공부를 마치고 파리9대학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1984년 이 대학에서 ‘술 마케팅’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3월부터 현재까지 중앙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재무부 세제발전심의위원, 농림부 전통주심사위원 등을 거쳐 공정거래위원회, 규제개혁위원회, 청소년보호위원 자문교수로 활약하면서 우리나라 주류산업 정책변화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왔다. 이를 통해 새롭고 다양한 술이 제조, 판매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많은 역할을 해왔다. 청소년 대학생의 음주문화 개선을 위해 중앙대에 교양과목으로 ‘명주와 주도’라는 과목을 개설해 직접 강의하면서 음주문화시민연대를 운영하기도 했다. 우리술 세계화를 위해 2003년 ‘정헌배 인삼주가’를 설립,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아울러 경기도 안성에 ‘세계명주마을’을 포함한 우리 술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류제조 특허4개와 옹기독 실용신안 등 다수의 지적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술나라 이야기’(2011) 등이 있다.
  • 빗나간 진급 욕심… 현역소령, 軍기밀 훔쳐 파기

    현역 소령이 진급 심사에서 경쟁자를 떨어뜨리려고 군사기밀자료 등을 훔쳤다가 군 수사기관에 발각돼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23일 “해군본부에 근무하던 김모(40) 소령이 지난 4월 학군 동기생 소령 2명의 군사기밀 자료와 군용 휴대용 저장메모리(USB)를 훔쳐 파기한 혐의로 8월에 구속됐다.”면서 “진급 심사 과정에서 동기생들이 기밀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점을 뒤집어 씌우려 한 혐의”라고 밝혔다. 기무사령부와 해군 검찰의 조사에 따르면 당시 중령 진급 심사를 앞둔 김 소령은 동기생인 A 소령의 사무실 창문을 통해 몰래 들어간 뒤 A 소령이 관리하던 사물함 속의 군사기밀 자료 1건을 절취했다. 그는 이 자료를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세절기에 넣어 파기했다. 김 소령은 이어 다른 동기생 B 소령의 사무실에 들어가 책상에 있던 비밀작업용 USB를 훔쳐 바다에 던져버렸다. 군부대에서는 비밀취급 인가 승인이 난 USB만 사용해야 한다. USB를 분실한 B 소령은 조사에서 해당 USB에는 기밀자료가 저장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소령은 지난 8월 구속된 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보험설계사 4명중 1명 5060

    보험설계사 4명중 1명 5060

    #사례 1 전직 베테랑 경찰 수사관인 한상철(86)씨는 1985년 LIG손해보험(옛 LG화재)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59세였다. 오랜 수사 경험을 살려 보험 사기도 적발해냈다. 30대 공장 근로자가 사고로 아킬레스건이 끊어졌다며 2억 5000만원을 타가기 직전 부상이 그리 깊지 않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도 그였다. 덕분에 보험금은 2300만원으로 조정됐다. 이후 매출실적 1% 상당의 우수사원에게 지급되는 상을 15회나 받았다. 지금도 그는 호남보상센터 종신형 고문으로 재직하며 교통사고 현장에 나가 사고 관련 상담을 직접 한다. 연봉만 3억원이 훌쩍 넘는다. 그는 “고객과의 약속에 늦을까봐 지금도 아예 운전대를 잡지 않고 대중교통만 이용한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사례 2 삼성화재 우리비전지점 조창연(60) 팀장은 46세의 나이에 보험설계사 일에 뛰어들었다. 전자회사 영업직원으로 잔뼈가 굵었던 그는 퇴직 후 제2의 직업으로 보험영업을 시작했다. 정년이 따로 없는 데다 학군사관후보생(ROTC) 등 기존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자본이 따로 필요하지 않고 일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어 늦은 나이에 설계사 업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보험설계사들이 고령화되고 있다. 5060(50~60대) 설계사 비중이 6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평균 연령도 같은 기간 2.4세나 높아졌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가 설계사 연령대와 평균 나이를 2년 주기 회계연도(3월 말)로 조사한 결과 50~60대 설계사 비율은 2006년 14%, 2008년 17%, 2010년 20%, 2012년 2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40대 비율은 2006년 35%에서 2012년 26%로 감소했다. 평균 연령은 2006년 41.8세, 2008년 42.5세, 2010년 42.9세, 2012년 44.2세로 올라갔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다양한 인맥을 경쟁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50대 이상의 퇴직자와 자녀 학원비 등 부수입을 필요로 하는 주부들의 유입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3사관학교 여생도 입교 막을 명분 약하다

    육군3사관학교의 여생도 입교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3사관학교는 2010년부터 여생도의 입교를 건의했지만, 정작 국방부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2020년까지 여군 장교 비율을 7%로 늘리는 것이 목표인데, 작년부터 학군단(ROTC) 여성후보생을 매년 250명씩 선발하면서 2015년에 목표를 조기 달성하게 됐다.”고 불가 이유를 설명한다. 또 성범죄 발생 우려와 출산 휴가 및 육아 휴직으로 인한 인력 수급 차질 등도 국방부가 3사관학교 여생도 불가 방침을 고수하는 이유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남성만의 영역은 대부분 사라졌다. 군도 마찬가지다. 육·해·공군사관학교와 학사장교, ROTC, 간호사관학교 모두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생도를 뽑고 있다. 2003년 공사, 2004년 해사에 이어 올해는 육사에서도 여성 수석졸업자가 배출되기도 했다. 여성도 얼마든지 장교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그런 만큼 유독 3사관학교만 여생도의 입교를 막는 것은 남녀평등이나 여성의 직업 선택 차원을 떠나서도 온당한 처사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방부는 3사관학교에도 여생도의 입교를 허용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옳다. 물론, 국방부의 입장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3사관학교 출신 장교는 대부분 전투 중대장으로 보임되는데, 우리 육군의 현실을 감안할 때 여군 장교가 야전에 배치돼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전투 중대장으로 복무 중인 여군 장교는 10여명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대의 전쟁은 기술전으로 진화하고 있고, 군의 임무도 평화 유지나 재난상황에서의 구조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국방부는 3사관학교의 문을 여성에게도 열어주되, 여성 장교 인력을 좀 더 탄력성 있게 운용하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커버스토리] ‘뭘 좀 아는 놈’ 한국의 X세대, 인종·성·나이의 벽 허물다

    [커버스토리] ‘뭘 좀 아는 놈’ 한국의 X세대, 인종·성·나이의 벽 허물다

    뮤직비디오 조회 수 2억건을 돌파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제는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인기 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강남스타일’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강타한 사회문화적인 배경은 무엇일까. ‘강남스타일’ 신드롬의 핵심에는 바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자신이 자리한다. 이 곡의 작사·작곡을 직접 한 싸이는 1977년생으로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인 1990년대에 사춘기를 보낸 대표적인 X세대다. 경제적인 풍요 속에 자라난 그들은 팝과 가요를 마음껏 듣고 나이트클럽에서 ‘마카레나’에 맞춰 몸을 흔드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는 세대다. 대학가에 개인주의가 유행하고 해외 문화에 익숙하며 공부를 잘하는 것만큼 잘 노는 것이 각광받던 때다. 강남을 중심으로 압구정 오렌지족처럼 세련되고 ‘잘 노는 오빠’들이 등장했다. 싸이는 이러한 문화적인 배경의 핵심에 있다. 강남 8학군에서 자란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1990년대 대중문화를 향유하면서 자랐고, 제대로 놀 줄 아는 ‘뭘 좀 아는 놈’(‘강남스타일’ 가사 중)이었다.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하며 외국어와 해외 팝에도 익숙했던 싸이는 미국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으로 X세대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강남스타일’의 말춤은 1990년대 국내에서 유행한 춤을 안무에 접목시킨 것이다. ●경제적 풍요·해외문화 익숙·당당한 X세대 하지만 싸이가 데뷔 때부터 국내 가요계에서 주류를 차지했던 것은 아니다. 펑키한 음악과 코믹한 댄스로 ‘엽기 가수’로 주목을 받은 그는 잘생긴 외모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무장한 기존의 남성 솔로 가수들의 통념을 깼다. 그의 음악은 물론 가수로서의 행보 자체가 가요계에서는 ‘B급 문화’(키치 문화)였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싸이는 부유한 강남 출신이지만 고급스러움보다는 코믹하고 우스꽝스러운 비주류의 키치 문화를 내세우면서도 저급하지 않은 아티스트로서의 경계를 영리하게 잘 타고 있다.”면서 “주류와 금기에 반기를 드는 B급 문화는 국가를 막론하고 경계심을 풀어주는 보편적인 정서이며 인종과 성별, 나이를 넘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끄는 문화 코드로 작용한 것 같다.”고 싸이 열풍을 풀이했다. 싸이의 잘난 척하지 않으면서 잘 노는 이미지가 국내외에서 각광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싸이는 데뷔곡 ‘새’와 ‘연예인’, ‘챔피온’ 등 대중적인 히트곡을 발표한 뒤에도 방송형이 아닌 콘서트 위주로 활동하는 공연형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역량을 발휘하며 자신의 음악적 개성과 창의성을 살린 ‘싸이표’ 음악을 계속 발표해 왔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아이돌 그룹들이 가요계는 물론 방송, 영화, 뮤지컬 등 대중문화계의 주류로 급부상했지만 싸이는 공연형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았다. 결국에는 그의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음악이 팝시장에서 빛을 본 셈이다. 마치 찍어낸 듯한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가수가 아닌 자생적 아티스트로서 그는 전략도 남달랐다. 그는 방송 의존도가 절대적인 아이돌이 런던올림픽을 피해 컴백을 미룬 지난 7월 중순, 6집 앨범을 발표하고 정면 승부수를 띄웠다. 마침 아이돌 가수의 홍수에 지친 가요계에 공백이 생겼고, 싸이는 이런 대중들의 음악적 갈증을 해소했다. 싸이는 K팝의 미국 진출에 있어서도 기존의 형식을 파괴했다. 그동안 국내 가요계의 가수, 제작자들은 한결같이 미국 진출을 숙원사업으로 꼽았고, 국내에서 성공한 수많은 가수들이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기존의 국내 아이돌 가수들은 현지 전문가와 손잡고 미국 팝 팬들의 입맛에 맞춘 음악과 춤, 의상 등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접근했다. 신인 가수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 등 현지의 미디어 출연과 콘서트의 게스트로 노출을 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들이 팝시장의 위에서부터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싸이는 유튜브를 통해 아래로부터 자생적으로 확산되는 형태로 미국 시장에 접근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미국에 신인 가수로 진출한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가수들은 팝스타들과 차별화에 실패해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오히려 싸이는 한국적인 색깔을 강조했고 한국어로 된 가사와 독창적인 춤 등에 글로벌한 감각을 보태 개성적인 콘텐츠로 성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수익 100억대… K팝시장 파급효과 1조원대 물론 그가 코믹한 콘셉트만으로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강남스타일’은 코믹 댄스뿐만 아니라 중독성 있는 팝적인 요소와 요즘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쉽고 대중성 있는 음악을 표방한다. 여기에 한국 문화를 잘 아는 유능한 프로모터가 싸이의 미국 진출에 날개를 달아 줬다. 본래 ‘강남스타일’의 판권만 구입하려고 했던 미국의 유명 프로모터 스쿠터 브라운은 한국의 장동건, 전지현 등을 할리우드에 진출시킨 이규창(미국명 큐 리)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는 싸이를 상당히 재미있는 가수라며 협업할 것을 권유했다. 이씨와 싸이 사이에는 가수 윤도현이 다리 역할을 했다. 한 아이돌 가수의 홍보 담당자는 “싸이의 미국 열풍은 저스틴 비버를 키워 낸 프로모터인 스쿠터 브라운의 방송 장악력과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기존의 기획사들도 미국의 거물급 방송 제작자들에게 공을 수년째 들였지만, 싸이는 단번에 해결한 셈”이라고 말했다. 포미닛, 비스트 등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홍승성 대표는 “‘강남스타일’ 열풍은 싸이의 독창적인 콘텐츠에도 있겠지만, 뉴미디어의 영향력과 높아진 K팝의 수준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10~20년 전부터 국내 음반 제작자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거둔 경험이 밑거름이 됐고 현지 관계자들과 교류하면서 쌓아 놓은 K팝의 영향력이 작용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의 몸값(1년 전속모델료)은 현재 4억~5억원선으로 앞으로 더 치솟을 전망이다. ‘강남스타일’로 싸이가 벌어들인 수익은 현재까지 1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보다 광고 단가가 큰 글로벌 광고와 음반사업까지 진행될 경우 싸이의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에 이어 아이튠스까지 석권하면서 싸이에게 돌아갈 수익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의 경우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의 조회수가 1000건이 되면 0.5달러를 받는 수준인데, YG는 이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싸이 개인이 아닌 ‘강남스타일’이 K팝 시장 전체에 끼칠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강남스타일’의 경제적 가치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몸값 뛴 세종시… 하반기 분양 성공신화 이을까

    몸값 뛴 세종시… 하반기 분양 성공신화 이을까

    세종시 아파트 청약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앙 행정기관들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심각한 주택난이 드러난 데다, 뛰어난 학군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췄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그동안 아파트를 공급할 때마다 분양 대박을 터뜨린 경험을 살려 올가을에 공급하는 아파트에서도 분양 성공신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양가는 3.3㎡당 780만~830만원 정도. 그동안 분양했던 아파트 분양가와 비교해 큰 변동이 없다. 세종시에서 단일 브랜드로는 최대 물량을 공급하는 중흥건설은 2곳에서 분양 중이다. ‘중흥S-클래스’는 교육시설이 몰려 있는 에듀타운(종촌동 L1블록)과 자연환경이 뛰어난 에코타운(아름동 L4블록)에 들어선다. 에듀타운은 84~108㎡ 559가구로 단지 주변에 초·중·고교가 붙어 있다. 분양가는 3.3㎡당 787만~828만원. 에코타운(아름동 L4블록)은 84~96㎡ 452가구. 분양가는 3.3㎡당 791만~832만원이다. ㈜한신공영은 지난 12월과 올 1월 두 차례 성공 분양한 데 이어 ‘세종 한신휴(休)플러스 엘리트파크’ 아파트 687가구를 다시 내놓았다. 전용면적 84㎡ 279가구, 99㎡ 408가구 등이다. 모든 가구를 4베이(방과 거실을 합쳐 4개 평면을 전면으로 배치하는 설계),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로 채광효과를 높였다. 99㎡ B형은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3면 개방형 구조로 설계했다. 단지 위에 국제고(2013년 3월)와 과학고(2014년)가 들어설 예정이다. 유승종합건설은 ‘유승 한내들’ 아파트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59㎡ 435가구, 84㎡ 228가구 등 총 663가구다. 모든 가구를 남향 배치, 전면이 트이도록 설계해 일조권과 채광이 뛰어나도록 했다. 하반기 가장 많은 물량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호반건설. 호반건설은 다음 달 고운동과 종촌동에서 각각 424가구와 557가구를 내놓는다. 이어 11월에도 고운동에서 690가구를 예정대로 분양한다. 이지건설은 11월 중 고운동과 도담동에서 각각 324가구, 158가구를 분양한다. ㈜한양은 고운동에서 한양수자인 아파트 463가구를 다음 달 공급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유신체제로 정경유착·재벌 탄생… 결국 외환위기 대재앙 불러”

    “유신체제로 정경유착·재벌 탄생… 결국 외환위기 대재앙 불러”

    5·16 군사쿠데타, 10월 유신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하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박 후보는 5·16 군사쿠데타와 10월 유신에 대해 ‘구국의 결단, 불가피한 역사적 선택’이라고 거듭 주장한다. 홍사덕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해 유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근대화의 토대를 완성했다는 경제적 성과를 놓고는 평가가 갈린다. 이런 가운데 진보 성향의 학자들이 유신체제가 정경유착은 물론 1997년 외환위기를 불렀다고 비판하면서 진보·보수 간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1972년 10월 17일 오후 7시 박정희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국회를 해산하고 모든 정치활동을 중지시켰으며, 일부 헌법의 효력을 중지한다는 제1항을 시작으로 모두 4개 항의 ‘특별선언’도 발표했다. ‘10월 유신’의 시작이었다. 올해는 10월 유신과 유신헌법 공포 40주년이 되는 해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한국역사연구회 등 진보 성향의 4개 역사 단체는 ‘역사가, 유신 시대를 평하다’를 주제로 오는 14~15일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연합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유신체제의 현재적 의미는 무엇인가.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학)는 ‘8·3 사채 동결 조치와 재벌의 탄생’을 설명하고 있다. 박 교수는 “유신체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면 성립과 유지가 어려웠다.”면서 박정희 정권과 기업의 유착 고리를 “1972년 긴급조치 14호로 발효된 8·3 사채 동결 조치와 500억원의 산업합리화 자금 방출”에서 찾았다. 이론상으로는 고리사채의 성행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막겠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은 대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특혜였다. 정부는 사채 동결 조치에 따른 자금난 해소로 2000억원의 특별 금융채권, 200억원의 긴급 금융, 500억원의 합리화 자금 등을 방출하면서 8%의 금리를 적용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19%, 사채금리가 36.5%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특혜였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런 특혜 금리로 기업은 연간 1500억원의 자금 지원 효과를 얻었다. 특히 이 특혜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전체 사채의 60%를 끌어다 쓰던 대기업과 공기업에 집중됐다. 1971년 대기업의 타자본 의존도는 79.5%로 중소기업의 67%보다 12.5% 포인트나 높았다. 위장 사채까지 활용한 부실 기업을 정리하지도 않고 정책자금을 마구 쏟아부었다. 정책자금이 방출되면서 조선, 석유화학, 방위산업, 철강, 석탄, 자동차 등 중화학 공업을 하는 공기업과 대기업만 100% 혜택을 보았다. 대마불사식의 기업지원 정책은 대기업의 서열을 바꾸었고, 재벌의 탄생을 이끌었으며, 결과적으로 1997년 외환위기라는 거대한 위기를 초래했다고 박 교수는 규정했다. 박 교수는 “8·3조치는 부실 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그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면서, 기업을 유신을 지탱했던 경제적 토대로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전남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박진우씨는 유신체제의 시작이 1971년 경기도 광주대단지 폭동부터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박정희가 1962년부터 시작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농촌은 빈곤에 빠지고 급격한 이농이 발생한다. 1960년대 초반 연 19만명에서 1960년대 후반 연 50만명으로 이농 인구가 급증한다. 도시 인구의 비중이 1960년대 29.9%에서 1970년 41.2%로 증가한다. 농촌을 떠난 농민들은 서울 청계천 주변 등 대도시의 대규모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게 된다. 정부는 위생 문제를 내세워 청계천 판자촌을 철거하면서 1969년부터 광주로 대규모 강제 이주를 실시했다. 열악한 생활환경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광주 이주민들이 폭발하는데, 이것이 바로 1971년 8월 10일에 발생한 광주대단지 폭동이다. 이는 시민 저항의 신호탄으로, 그해 8월 16일 서울대 교수의 대학자율화 운동과 8월 26일 인천 부평시장 노점상 500여명과 노점철거반의 투석전으로 이어졌다. 3일 전인 8월 23일에는 북파부대원들이 벌인 ‘실미도 사건’이 벌어졌다. 도시 문제가 전면에 드러나자 박정희 정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해 10월 15일 위수령을 발동하고, 12월 6일에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듬해 8·3 긴급경제조치 등이 10월 유신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1970년대 강남개발이야말로 2012년 ‘토건족’의 모태이자 ‘부동산 불패신화’의 근원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박정희 정권의 강남개발은 도시개발 그 자체가 아니라 경부고속도로의 도로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면서 “박정희 정권은 1970년 평당 5100원에 산 강남의 토지 약 18만평을 1년 뒤인 1971년 5월에 1만 6000원에 매각해 20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했다.”고 했다. 특히 잠실아파트 단지 등 대단지의 연안공유수면 매립 사업을 진행하면서 매립면허를 내주는 과정에서 정치자금을 거뒀다고도 주장했다. 4대문 안의 명문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이전해 ‘강남 8학군’이 탄생하게 됐다. 또한 박정희 정권은 강남 이주를 촉진하기 위해 강북지역 개발 억제책도 실시해 ‘강북=낙후지역’이라는 인식도 생겼다. 특히 잠실지구 개발과정에서는 구획정리를 하면서 개인의 소유권을 침해하기도 했다. 전 교수는 “강남개발 과정에서 불로소득을 차단·환수할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정권 담당자들이 정치자금 조달을 위해 직접 투기에 가담했다.”면서 “결국 한국이 땀흘리는 사람의 사회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를 통해 지대를 추구하는 ‘짜릿한’ 사회로 변질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박정희가 없었다면 오늘날 한국은 없었다.’는 식의 인식에 대해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겸 역사문제연구소장은 “왜곡된 주술에서 벗어나야 한국 경제의 좌표와 과제를 제대로 설정할 수 있다.”면서 “유신체제가 왜 붕괴했나 생각해 보자. 명확하다. 국민이 저항했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박정희의 업적이 친일행적, 유신독재, 인권탄압, 민주주의 억압 등의 실정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 아니라, 그런 수준에서의 경제성장이었다.”면서 “박정희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면 더 이상의 경제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이를 키워야 분배가 가능하다.’든지 ‘선 경제성장, 후 민주화’, ‘경제성장은 독재 덕분에 가능했다.’는 명제들은 모두 착시이거나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오히려 경제발전이 질적 변화를 보인 것은 민주화 운동이 확대된 1980년대 이후”라면서 “박정희 시기 무역적자가 233억 달러였던 반면 재임 기간이 4분의1 정도에 불과했던 김대중 시기에는 846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간암 어머니에게 간 절반 이식한 ‘효녀 女軍’

    간암 어머니에게 간 절반 이식한 ‘효녀 女軍’

    여대 학군단(ROTC)에서 복무 중인 장교가 간암 진단을 받은 홀어머니에게 자신의 간을 절반 넘게 이식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성신여대 학군단 훈육관인 오윤정(33) 대위는 지난 7월 20여년 동안 B형 간염으로 고생하던 어머니(56)가 간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종양 부위를 절제해야 했지만 병원 측은 암세포 때문에 절제가 어렵다며 간 이식 수술을 권고했다. 오 대위는 간 제공을 자청해 지난 3일 서울대병원에서 7시간에 걸쳐 자신의 간 65%를 어머니에게 떼어 주는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모녀는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오 대위는 2002년 아버지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언니와 남동생을 대신해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 왔다. 수술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에서는 “수술 뒤 군 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지만 오 대위는 “홀로 자식을 키우며 누구보다 고생이 많았던 어머니께 자식으로서 당연한 도리”라며 수술을 자원했다. 2004년 여군사관학교 49기로 입대한 오 대위는 초군반 과정을 전체 1등으로 마친 뒤 여군이 드문 보병 병과를 선택해 중대장으로 활약했다. 지난해부터 성신여대 학군단에서 사관 후보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오 대위의 수술 소식이 알려지자 학내에서도 지원이 잇따랐다. 오 대위에게 교육을 받은 성신여대 학군사관후보생 30명은 헌혈증 350장을 모아 오 대위에게 전달했고 성신여대 교직원들도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성신여대 학군단장인 구덕관 중령은 “오 대위는 사명감과 열정이 투철하고 근무 성과가 출중한 보기 드문 재원”이라고 평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세종시 ‘교육대란’ 현실로

    세종시 ‘교육대란’ 현실로

    세종시 주민은 아직 절반도 입주하지 않았는데, 지난 1일 문을 연 인근 학교는 벌써 정원을 거의 채우는 등 우려했던 ‘세종시발 교육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교육당국이 뒤늦게 학교 증설을 위한 도시계획변경을 요청하기로 했으나, 학생과 학부모는 당분간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세종시 첫마을 2단계 아파트 단지에 문을 연 한솔초등학교는 36학급 900명 정원에 이미 850여명이 전입했다. 한솔초로 전입하는 2단계 아파트 주민의 입주율은 현재 40% 정도여서, 중앙부처 공무원의 입주가 본격화되면 학교 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 학급당 인원은 정원 25명보다 2~3명을 더 받고 있다. 인근 1단계 아파트에 지난 3월 개교한 참샘초도 30학급 750명 정원에 650명이 전입했고, 곧 입주할 주민 수요를 감안하면 학생을 추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아파트 단지 주변에는 학교를 더 지을 수 있는 땅도 없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앞서 약속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의 교육환경 조성은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종배 세종시교육청 과장은 “전입생을 인근 학교에 임시 배치한 뒤 교실을 증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교육청이 마련한 임시 배치 학교는 금남초와 종촌중, 한솔고이다. 금남초는 3㎞ 정도 떨어져 통학버스를 이용해야 하고, 변두리 지역에 있다. 중·고교에 초등학생을 배치하는 것 역시 주민들의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국공립유치원 시설도 태부족이다. 교육청은 수요의 80%를 공립유치원으로 수용할 계획이지만, 이미 정원을 넘어섰다.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교육행정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학부모 이인숙씨는 “8월 초에 이사왔는데 단지 내 어린이집은 이미 정원이 차 어이가 없었다.”고 하소연을 했다. 세종시 유치원·초등학교 부족은 정부의 수요예측 잘못으로 보인다. 당초 예측한 첫마을 아파트 초등학생은 1200명이었으나 9일 현재 1600여명에 이른다. 정부가 ‘공무원 이전이 주춤하고 젊은층이 많이 이주하지 않을 것’으로 섣불리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마트 교육, 최고 학군 조성 등 홍보 효과와 일부 학생들의 위장전입도 교실난을 부추긴 것으로 추정된다. 첫마을 아파트에 들어서는 초등학교는 24학급 규모로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요조사에서 학생이 늘어나자 참샘초는 학교 안에 들어설 예정이던 보육시설을 일반 교실로 변경했다. 다만 세종시의 중·고교는 아직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관계자는 세종시와 행복도시건설청에 학교 증설을 위한 도시계획변경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Weekend inside] 2평 강남 고시원촌을 가다

    [Weekend inside] 2평 강남 고시원촌을 가다

    대한민국의 부촌 1번지인 서울 강남에 고시원이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최근 4년간 강남·서초 지역에서만 62.2% 증가했다. 고시원 수가 393개인 강남구는 어느새 관악구(942개), 동작구(472개)와 함께 서울의 고시원 밀집촌 ‘빅 3’가 됐다. 유독 강남 지역의 고시원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신림동이나 노량진처럼 공무원 준비생이 대거 집결한 고시촌이 아닌데도 말이다. 어느 소설가는 “고시원은 ‘방’(房)이라기보다는 ‘관’(棺)과 같다.”고 했다. 그 관과 같은 곳에서 여의도 칼부림 사건의 범인 김모(30)씨는 “숫돌에 칼을 갈았다.”고 했다. 고시원은 절망만 가득 찬 곳일까. 그 많은 강남 고시원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의문을 풀기 위해 7일 대치동, 삼성동, 도곡동 일대 고시원 50여곳을 돌며 속살을 들여다봤다. 7일 오후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 명문대 합격을 약속하는 입시학원 간판들 사이로 ‘○○학사’라는 간판이 여럿 눈에 띈다. 고시원 주인 김모(43)씨는 “일종의 대입 수험생 전용 고시원”이라고 귀띔했다. 김씨는 “한두 해 전부터 우리 고시원의 학생 손님이 줄어 알아봤더니 주변 업체들이 간판을 모두 ‘학사’로 갈아 끼우고 있더라.”면서 “잠자리만 제공하는 일반 고시원과 달리 입주생들의 식사를 챙기고 외출까지 철저히 통제해 줘 학부모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측은 “별도의 업종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고시원으로 허가받고 학사라고 이름만 붙인 것”이라고 확인했다. 대치동 등 강남 고시원의 VIP 고객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생이다. 강남 지역 유명 학원의 ‘명강의’를 듣고자 부산, 광주, 대전 등 지방에서 온 재수생이 주 대상이다. 해외에서 귀국해 국내 대학 특례 입학을 노리는 고등학생이나 미국 수학능력시험(SAT)을 준비하는 청소년도 이곳의 고객이다. 화장실, 세면대 등을 갖춘 6.6~9.9㎡(2~3평) 남짓의 입시 학사 독방 가격은 매월 120만~150만원 수준. 연초부터 수능시험이 치러지는 11월까지 1년 남짓 머무르기 때문에 비용이 부담스러울 법하지만 인기 있는 곳은 순번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한 고시원 관계자는 “애들 공부시키는 데 지갑 열기 꺼리는 부모를 봤느냐.”고 반문했다. 대치동 대형 재수학원 인근의 A학사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학사에 머물렀던 학생 30여명 중 절반이 서울대에 갔다.”고 자랑했다. 학생들이다 보니 아침·저녁 식사를 챙겨주는 것은 기본이고 점심도 고시원에서 도시락을 직접 싸 사장이 학원으로 배달한다. 늦잠 자는 일이 없게 오전 6시면 입주 학생들을 깨워 주고 밤 11시에는 점호도 한다. 부모들의 요구가 있으면 기상과 취침 시간이 앞당겨지기도 하고 늦춰지기도 한다. A학사 관계자는 “고시원에 입주하면 매월 2차례만 외출, 외박이 가능한데 이조차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서 “스파르타식 생활 관리가 진학률을 높인 비법”이라고 으쓱해했다. 강남의 ‘학사’ 문화는 ‘주말 고시원족’ 등 신풍속도를 낳았다. 명문고 진학을 노리는 지방 특목고 학생들이 강남 입시학원의 주말반 수업을 들으러 금·토·일요일 고시원에 머물다 가는 일이 흔하다. 한 고시원 관계자는 “부모들이 아이를 서울의 모텔이나 찜질방에 혼자 재우는 것을 꺼린다.”면서 “이틀간 10만원을 받고 주말에만 방을 빌려 주고 있다.”고 말했다. 때론 고시원이 8학군 위장 전입을 위한 베이스캠프가 되기도 한다. 대치동의 한 고시원 관계자는 “강남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주소지를 이 지역 고시원으로 옮겨 놓고 싶다는 문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고시원에 실제 거주한다면 전통적 방식의 위장 전입은 아니지만 세대주가 부모가 아니기 때문에 불법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실제로 기자가 “아이 주소를 고시원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느냐.”고 문의하자 삼성역 인근의 한 학사 관계자는 “중학교 3학년생이 오면 거주 확인증을 끊어 준다. 주소를 옮기고 고등학교 배정을 받으면 된다.”고 안내했다. 강남 지역의 넥타이족들도 고시원의 단골손님이다. 원룸 등 다른 형태의 주택 임대가 워낙 비싼 데다 회사 일이 바빠 집에 갈 시간조차 없는 요즘 직장인들의 우울한 초상이기도 하다. 주로 삼성·선릉역 등 지하철역 인근의 35만~60만원대 중간 가격 고시원이 주요 거처인데 인천, 구리, 용인 등 서울 인근 지역에 집이 있는 직장인이 많이 머문다. 시설 좋은 고시원 방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삼성동 A고시원 관계자는 “삼성동 인근은 학생은 없고 전부 직장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45만원인 샤워실 딸린 방 20개는 모두 나가고 30만원짜리 독방밖에 없다. 오래 묵는 사람이 많아 언제 방이 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선릉역 인근의 한 정보통신업체에 다니는 직장인 남모(32)씨는 “야근이 잦고 집도 먼 편이어서 일주일에 3~4일은 고시원에서 잔다.”면서 “원룸과 달리 수백만원씩 하는 보증금도 없고 시설도 깨끗해 동료 중에도 고시원 생활을 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승진시험이 몰린 봄철에는 30~40대 직장인들이 대거 고시원을 찾아 문전성시를 이룬다. 민간 기업뿐 아니라 승진 경쟁이 불붙은 공기업, 공무원들도 퇴근 뒤 고시원을 찾아 밤을 잊은 채 매일 4~5시간씩 ‘열공’한다. 그런가 하면 강남 고시원은 도시 빈민의 ‘최후 거처’가 되기도 한다. 시설이 낡은 오래된 강남의 고시원은 집을 구할 돈이 없는 저소득 근로자의 몫이다. 대치동의 한 고시원의 주인 박모(63)씨는 “주변 가게에서 배달이나 식당 일을 하는 사람, 마트에서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하는 청년들, 인근의 영세 중소업체 근로자 등이 손님”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고가 주택으로 꼽히는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이 고시원은 월세로 30만원을 받는다. 인근에서 더 싼 곳을 찾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월세를 밀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박씨는 “100만~150만원을 벌어 20~30%를 내는 사람들인데 집값으로 내는 게 말처럼 쉽겠냐.”면서 “결국 밀린 월세 받기를 포기하고 그냥 나가라고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인근 B고시원도 입주생 26명 중 24명이 저소득 근로자다. 월세는 20만원대. 낡은 공동 샤워장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났다. 아침나절 용변을 보려면 줄을 길게 서야 한다. 이런 곳일수록 ‘장투’(장기 투숙)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도심 속 가난의 늪이 깊고 넓다. 박철수 반값고시원운동본부 대표는 “4~5년은 기본이고 15년 동안 고시원에서 생활한 사람도 봤다.”고 전했다. 저소득 계층에게 나날이 오르는 월세는 생존과 직결된다. 그래서 정부가 고시원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것조차 마뜩잖게 여긴다. 고시원에서 5년째 생활하고 있다는 임모(47·여)씨는 “고시원에서 대형 화재가 날 때마다 안전 기준이 세지는데 우리 같은 사람은 더 힘들어진다.”면서 “시설 고친답시고 그만큼 입주비를 올려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도시 빈민을 위해 지난 2월부터 ‘반값고시원정책’을 검토 중이다. 사회적 기업이 고시원을 운영하는 등의 형태로 월세 부담을 줄여 주자는 아이디어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획학)는 “강남에 기초생활수급자가 타 지역보다 많은 편인데다 지역 선호도가 높아 여러 군상이 모여드는 까닭에 다양한 수용 시설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고시원이 거주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정부가 현실에 맞는 주거와 소방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숙대 ROTC 세네~

    숙명여대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이 올 대학별 군사훈련에서 남자 학군단을 제치고 종합 1위에 올랐다. 6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숙대 ROTC 51기(4학년) 29명은 올 초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진행된 2주간의 동계훈련에서 전국 109개 학군단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후배들도 힘을 보탰다. 숙대 ROTC 52기(3학년)도 올해 처음 참가한 4주간의 하계 훈련(7월)에서 각개전투와 수류탄 등 5과목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내며 학군단 중 1위를 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종합 성적에서도 숙대 ROTC는 1위에 올랐다. 점수를 매긴 논산 육군훈련소 교관들도 여자 후보생들의 독한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 김나미 숙대 훈육관은 “수류탄 투척은 팔 힘이 달리는 여학생들에게 불리한 과목이지만 입학 후 예외 없이 훈련에 매달리게 한 결과 1등에 올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전세시장 여름 학군수요 ‘시들’

    올여름 전세시장에서 우수 학군에 대한 수요가 주춤했다. 27일 부동산114가 2009~2012년 서울의 7월 전셋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대표 학군지역의 시세가 올해 들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세가격은 6월에 비해 대치동 0.06%, 목동 0.11%, 중계동이 0.04%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의 평균 전셋값이 0.01% 상승한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학군지역 전세시장이 한산했다는 뜻이다. 예년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크다. 2010년 7월 전셋값 상승률은 대치동 0.06%, 목동 0.43%, 중계동이 0.06%로 서울 평균(0.04%)보다 높았다. 지난해 7월에도 대치동 2.3%, 목동 0.69%, 중계동이 1.13% 각각 올라 서울 평균(1.16%)과 비슷하거나 높게 나타났다. 이들 지역 전셋값이 약세를 보인 것은 가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혁신학교 등으로 좋은 학군이 분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경기 침체와 함께 대체 학군이 늘어나면서 대치동과 목동 등 특정 학군을 찾는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경향이 올가을 이사철에도 계속될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올여름 전세시장에서 학군 지역의 인기가 꺾인 반면 전셋값이 저렴한 외곽 지역은 수요자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실제 지난달 금천구와 구로구의 전세가격은 각각 0.17%, 0.11% 올라 서울 25개구 중 상승률 1, 2위를 기록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공직열전 2012] (30)국방부 (하)국·과장급 주요 간부

    [공직열전 2012] (30)국방부 (하)국·과장급 주요 간부

    국방부의 국장 및 과장급 간부들은 ‘얼리버드’다. 평균 출근 시간이 7시 전후로 다른 행정기관보다 1시간여 빠르다. 외부 출신 국방부 인사들은 군 전담 부서답게 상하관계의 엄격한 규율과 더불어 이른 아침부터 업무에 전념하는 모습을 조직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는다. 특히 71명의 과장급 간부들은 군비통제, 예산, 군수, 남북관계 등 폭넓은 이슈에 정통하다고 자부한다. 특히 여성 과장도 지난 2005년 이래 8명에 달해 첫 여성 국장의 탄생도 기대해 봄직하다. 국제정책관은 국방정책실장을 보좌하는 대외 군사정책 분야 요직이다. 최홍기 국제정책관은 외교통상부 출신으로 군축 등 비확산 문제 전문가로 꼽힌다. 주한미군 방위비 부담문제 등 민감한 한·미 간의 군사 외교 이슈를 치밀하고 꼼꼼하게 처리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장병의 정신교육과 훈련계획을 총괄하는 정대현 국방교육정책관은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원리원칙주의자다. 기획재정부 출신인 안일환 계획예산관은 정통 경제관료답게 예산 분야의 빈틈없는 일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평소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는 것을 좋아한다. 정보통신학 박사인 유철희 정보화기획관은 예비역 육군 준장으로 각 군의 전장관리와 상호운용성 구축 등 군의 정보화 사업을 담당한다. 290만 예비군의 조직 편성과 물자 동원 운용계획을 책임지는 이범수(육군 소장) 동원기획관은 군 출신 국장급 중 드문 학군장교(ROTC) 출신이다. 술·담배·유흥과는 거리가 멀고 황소같이 우직한 성격이다. 이남우 보건복지관은 주무 국장 중 가장 젊다. 군인과 군무원의 보수 및 연금계획을 수립하고 군 의료 수급과 예비역에 대한 지원을 총괄한다. 행시출신 국방부 공무원 중 촉망받는 핵심 주자로 꼽힌다. 이상욱(육군 소장) 군수관리관은 군내 장비 탄약 보급과 군수품 관리, 대외군수협력의 책임자다. 업무 추진력과 부드러움을 갖춘 ‘덕장’으로 아랫사람에게 자질구레한 일을 시키지 않아 인기가 많다. 기술 관료 출신인 오기영 군사시설기획관은 주관이 뚜렷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경조(해군 소장) 국방운영개혁추진관은 2007년 해군본부 근무 시절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위한 청해부대 파견을 처음 건의한 ‘아이디어 맨’으로 꼽힌다.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장성들도 국방부의 소중한 자산으로 통한다. 신경철(육군 준장) 군구조개혁추진관은 유영조(육군 소장) 전력정책관과 함께 육군 장성의 주축인 육사 36기 동기다. 특히 신 준장은 국방개혁 분야에 있어 최고 전문가로 국방부 내에서 전역시키기 아까운 인물로 꼽한다. 정치학 박사인 이상철(육군 준장) 군비통제차장은 군에서 20년간 북한 문제를 다뤄온 남북관계의 산 증인으로 통한다. 소령 때부터 남북 군사회담에 참여하는 등 군에서 북한을 가장 잘 안다. 한미연합사에서 근무한 신경수(육군 준장) 국제정책차장은 소문난 미국통이다. 국제군비통제와 국군포로 문제의 실무자인 백경희 군비통제과장은 고교 졸업 이후 바로 국방부에 입성해 34년째 근무했다.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과장이 된 타고난 노력가형이다. 영국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문상균(육군 대령) 북한정책과장은 야전 때부터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부하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산촌농부 변신 이계진 前 아나운서

    [김문이 만난사람] 산촌농부 변신 이계진 前 아나운서

    ‘자 이제 돌아가자/고향산천이 황폐해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지금까지 정신을 육체의 노예로 삼아온 것을/어찌 슬퍼하고 서러워만 할 것인가.’ 도연명의 ‘귀거래사’에 나오는 첫 대목이다. 이뿐만 아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헤르만 헤세의 ‘전원생활 이야기’, 타샤 튜터의 ‘정원’ 등에도 ‘귀거래사’와 같은 ‘돌아감’의 행복을 진솔하게 다루고 있다. 천상병 시인도 ‘나 이제 돌아가리라~’로 ‘귀천’을 읊었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귀(歸) 철학’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터. ‘국영수’로 정신없이 치열하게 세상을 살다가 결국 ‘예체능’을 택하듯이 말이다. 이계진(66) 전 아나운서. 얼마 전 방송을 통해 1996년부터 산촌생활을 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물론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재선 국회의원과 강원도지사 출마 등 정치활동을 했지만 이때에도 개인생활의 주거는 산촌이었다. 따라서 산촌생활은 올해로 꼭 16년째인 셈이다. 최근에는 세속과의 인연을 아예 단절하고 시골 농부로 자연 속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다. 직접 밭을 갈고, 씨 뿌리고, 퇴비 주고, 땀 흘려 수확하는 행복에 푹 빠져 있는 것. 지난 13일 낮 경기도 한 산촌에 사는 이씨를 만났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자신의 집 주소가 알려지면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일부러 세상 시름 잊기 위해 조용한 곳을 찾아왔기 때문이란다. 이씨의 집에 도착하자 그는 “옥수수는 금방 찐 것이 맛있어요. 제가 직접 농사를 지은 것입니다.어서 드세요.”라고 활짝 웃으면서 권했다. 그러면서 방울 토마토를 꺼낸다.“이것도 직접 기른 것입니다. 제가 주스 만드는 솜씨를 보여드리지요.”라고 하면서 야외 살강 쪽으로 간다. 허름한 청바지 차림에 밀집모자를 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마당에는 365일 걸려 있다는 태극기가 눈에 들어왔고 바로 옆에 오래된 산벚나무가 있었다. 그 아래에서 옥수수와 토마토 주스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눴다. ●직접 기른 옥수수·방울토마토로 손님 맞아 “집 주변으로 쭈욱 밭이 연결돼 있습니다. 대부분 자갈밭인데 흙을 구해다가 50㎝정도 두께로 덮고 농사를 지었지요. 그러느라 처음에는 고생 좀 했습니다. 지금은 여러 농작물이 잘 자라 보람을 느끼고 있지요.” 그가 살고 있는 곳은 집과 마당, 밭을 포함 모두 5610㎡(1700평)이다. 그 넓은 밭을 어떻게 혼자 일구고 농사일을 할까. 궁금해하자 “경운기 등 필요한 농기계를 다 장만했지요. 또 ‘건농회’라고 있습니다. ‘건달 농민 모임’을 줄인 말입니다. 교장선생님, 무역회사 사장, 건축사 등 이른바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로 모임이 결성됐는데 그분들과 함께 농사를 짓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해준다. 거침없이 나오는 말이 프로 농군이다. “감자는 대개 장마가 지기 전인 하지 무렵에 캡니다. 고구마는 지금 막 크기 시작했는데 며칠 전 멧돼지들이 습격해 싹쓸이하고 가버렸습니다. 주로 밤에 공격을 하는데 진돗개 한 마리가 이들을 저지하지만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밤에 잠 들려고 하면 개 짖는 소리에 랜턴을 들고 진돗개를 응원하러 나가 보지만 멧돼지들이 워낙 동작이 빨라서 말입니다.” 이씨는 주변 농가들도 대부분 그런 피해를 입는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뱀이나 멧돼지 한 마리만 나타나도 큰 뉴스거리로 취급하지만 여기에서는 밤마다 나타나는데도 아무런 뉴스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며칠 전에는 집 앞마당에 독사, 능구렁이, 꽃뱀 세마리가 나타나 잡았단다. 환경운동 하는 사람들은 동물을 함부로 잡지 말라고 주장하지만 인간을 공격하는 동물들을 그냥 나둘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가 현재 재배하는 농작물들은 어떤 것일까. “많습니다. 고추, 가지, 토마토, 옥수수, 호박, 참외, 파, 오이, 상추, 쑥갓, 토란, 고구마, 그리고 올해 새로 심은 인디언 감자까지 포함해 20여가지는 되지요. 다 잘 자라지는 않습니다. 농약을 안 쓰니 전멸하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말없는 흙에서, 식물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는 농약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잠시 얘기한다. 프로 농부인 경우 최고 품질의 농작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하기 때문에 농약을 안 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과실인 경우 더욱 그러하다는 것. 다만 시장에 출하하기 7일전까지만 농약을 치면 광분해와 수분해를 거쳐 농약성분이 없어지는 것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제가 16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저농약 농법을 한 번 정도 해 봤지요. 완전 무농약은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옥수수, 고구마, 호박, 부추, 토란, 상추 등은 농약을 안 쳐도 잘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배추는 새끼 때 살짝 한 번 (농약을) 쳐 주면 되구요.” 그가 맨처음 산골에 왔을 때 주위에서는 왜 왔을까 많이 의아해했단다. 잘 나가는 아나운서가 땅을 사서 값이 오르면 팔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투기로 생각했다는 것. 그러나 지금은 정다운 마을 주민이 됐다. 농법을 가르쳐주는 청년도 있고 경조사때 초청하는 이웃들이 많아졌다. 산토끼 잡았으니 먹으러 오라는 연락이 오면 막걸리 몇병 사들고 가서 같이 웃고 즐긴다. 화제를 바꿨다. 그는 법정스님을 인생의 스승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어떤 까닭일까. “오래 전 집사람이 가족들과 함께 송광사 수련회를 간 적이 있었지요. 이때 처음 인연이 됐습니다. 이후 길상사 창건할 때에도 만났고 제가 여기 집을 지을 때도 오시기도 했습니다. 그때 저에게 농사를 지을 때 비닐을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흙에도 미생물이 있는데 비닐농법을 하면 죽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농사를 지을 때 비닐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뭐든지 적게 쓰고 덜 쓴다는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저는 법정스님의 유발상좌(삭발하지 않고 은사스님을 따르며 불법을 행하는 사람)이지요. 다비식때에도 그런 자격으로 참여했습니다.” 법정스님이 생전에 권한 소로의 ‘월든’이나 타샤의 ‘정원’도 유발상좌가 되면서 읽었고 산골행을 결심한 것도 이때였다고 술회했다. 법정스님한테 계를 받았고 법명은 향적(香積)이다. “원래 제 집사람이 건강이 안 좋았는데 여기 와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저는 농사일을 노동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운동으로 여기고 있지요. ‘이땅은 당신의 건강을 지켜주는 종합병원’이고 ‘당신의 두 팔과 다리는 명의’라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고 즐겁게 농사일을 합니다. 숲속의 삶은 곧 어지러운 세상의 삶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욕심이 없어지고 선한 생각이 저절로 생겨나지요.” 그의 앞마당에는 조그마한 개울이 있다. 봄이 되면 개구리며 도룡뇽 수천마리가 ‘봄의 왈츠’를 노래한다. 이씨는 행여나 도룡뇽 알이 잘못될까봐 개울 물길을 이리저리 살피며 자연스럽게 잘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그는 밭 가장자리에 해바라기를 많이 심었다. 왜 그랬을까. “해바라기의 진실을 혹시 아세요. 흔히 해바라기라고 하면 권력이나 또 어떤 곳의 눈치를 보는 아부의 상징이라고 하잖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해바라기는 자기가 태어난 곳만 항상 바라보는 우직함이 있지요. 동쪽을 바라보며 태어났으면 죽을 때까지 동쪽만 바라봅니다. 아부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요.” ●태어난 방향만 바라보는 우직한 해바라기 사랑 인터뷰가 거의 끝날 무렵 아랫마을에 도토리묵 음식을 잘하는 곳이 있는데 간단히 식사하자고 권했다. 그리하여 장소를 옮겼다. 안주와 시원한 막걸리가 나왔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면서 궁금했던 것 한 가지를 물었다. 그는 고려대 국문학과 재학 중 학군단(ROTC) 훈련과정을 모두 마치고 임관 직전 불가통보를 받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처음 밝히는 내용이라고 했다. “임관할 때에는 신체검사를 받습니다. 그런데 결핵환자이니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멀쩡한 폐가 왜 결핵이지 의아해 하면서 이젠 군대도 못 가겠구나 생각했지요. 대학 졸업후 국어교사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군 입대 통지서가 왔어요. 신체검사를 다시 했습니다. 그런데 결핵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등병으로 군에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 제대를 했습니다. 제대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일하던 어느 날 고려대 학군단장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한번 보자고 해서 만났더니 당시 학군단장이 대학 4학년 때 데모대열에 합류한 사실 때문에 일부러 결핵 판정을 내렸다고 하더군요. 참으로 어이없더군요. 어쨌거나 지금은 ROTC 8기 동기모임에도 나가고 병장 제대 모임에도 나갑니다(웃음).” 그와의 술잔이 길어졌다. 우주와 자연, 영화와 문학 등에 대해 질펀하게 대화를 나눴다. 헤어지면서 그는 “낭만인을 만나 오랜만에 대취했다.”며 먼 길 잘 살펴가라고 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계진 前 아나운서는 고교 국어교사 재직하다 입대→KBS 시작 30년간 방송진행→2004~2010년 재선의원 의정활동 1946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1965년 청소년 시절까지 고향에서 자랐다. 원주고를 나와 1970년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ROTC 훈련을 모두 마쳤으나 임관 직전 불가 통보를 받고 원주 대성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있던 중 일반 병으로 입대, 1974년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군복무 중 KBS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해 1992년까지 KBS에서 일했고 이후 SBS 아나운서로 2년동안 지내다가 프리랜서로 일했다. 30년동안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11시에 만납시다’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연예가 중계’ ‘한밤의 TV연예’ ‘체험 삶의 현장’ ‘TV내무반 신고합니다’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재선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했다. 저서로는 베스트셀러가 됐던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딸꾹!’ ‘이계진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솔베이지 노래’ 등이 있다. 2010년에는 ‘주말농부 이계진의 산촌일기’를 펴냈다.
  • 눈 좋지 않아도 공군 조종사 된다

    공군 조종사를 꿈꿨으나 시력이 좋지 않아 신체검사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빨간 마후라’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공군은 2013학년도 공군사관학교 지원자와 올 하반기 조종장학생, 학군·사관 후보생으로 지원하는 대학생 가운데 나안 0.5 이하의 저시력자도 시력교정수술(PRK)이 가능하면 조종자원으로 선발한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 공군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시력이 나안 0.5 이상, 교정 1.0 이상을 충족해야 했다. 변경된 기준에 따르면 신체검사에서 나안시력이 0.5 이하라도 교정시력이 1.0 이상이고 굴절·각막 지형도·시야 검사 등 정밀 검진을 통과해 PRK수술에 적합하다고 판정되면 조종자원으로 선발될 수 있다. PRK수술은 레이저를 이용해 각막 중심부를 절제하는 것으로 공중에서 강한 압력을 받아도 안정성이 높다. 단 각막 상피를 벗기는 라식이나 라섹 수술은 공중기동 시 위험하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고 이미 PRK수술을 받은 사람도 선발대상에서 제외된다. 공군 관계자는 “공군사관학교 입교 후에도 최소 1년간 지속적인 검사와 관찰을 통해 눈의 굴절률 변화를 파악해서 최종적으로 수술 여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미국 공군의 선례를 검토해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병마 이기고 性의 벽 넘어 이룬 군인의 꿈

    병마 이기고 性의 벽 넘어 이룬 군인의 꿈

    병마를 이기고, 성의 벽을 넘었다. 근육이 녹아내리는 병을 이겨내고 꿈을 좇던 한 여대생이 이번에는 전국 110개 대학 남녀 후보생 2400여명(여성 120여명)이 참가한 1차 종합평가에서 당당히 수석을 차지했다. 동국대 첫 여성학군단 후보생인 김세나(22)씨가 그 주인공이다. ●해사 재학중 근육병으로 중퇴 김씨는 지난달 25일부터 4주간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실시된 ‘2012 하계입영훈련’ 1차 종합평가에서 남녀 통틀어 1위에 올랐다. 남다른 아픔과 절망의 고통 속에서 얻어낸 결과여서 김세나씨에게 그 의미는 더 각별했다. 김씨는 “먼 길을 돌아 다시 찾은 군인의 길인 만큼 온 힘을 다해 훌륭한 군인이 되겠다.”며 “무엇보다 부하들과 나 자신에게 떳떳한 군인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중학생 때부터 여군을 꿈꿔온 평범한 소녀였다. 꿈을 이루려 노력한 덕분에 2009년에는 간절히 바라던 해군사관학교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쳤다. 기초훈련 과정에서 다리를 다쳤고, 병원에서 조사한 결과, 근육세포가 녹아내리는 ‘횡문근융해증’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은 것. 결국 김씨는 허탈감에 눈물을 흘리며 학교를 떠나야 했다. ●꾸준한 재활치료 끝 학군단 입단 긴 방황 끝에 김씨는 다시 꿈을 찾았다. 퇴원 후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2010년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했다. 김씨는 “부상 때문에 군인의 길을 포기해야 했지만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겠다는 생각에 경찰행정학과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때마침 숙명여대가 학군단을 창설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군인의 꿈을 지우지 못한 김씨는 때마침 동국대에서도 여성 학군 후보를 선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을 듣고 함성을 지를 만큼 좋았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나 자신에게 떳떳한 군인 되겠다” 김씨는 회복이 덜 된 몸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며 재활치료에 매달렸다. 공부를 하는 틈틈이 유도와 각종 운동으로 체력을 다졌다. 마침내 필기·체력시험과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지난 2월 여성학군단 동기 후보생 3명과 함께 동국대 학군단 52기로 입단했다. 김씨는 “지쳐 힘들 때도 있었지만 진짜 군인이 되어 간다는 생각으로 즐기면서 하려고 했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여군은 체력이 약하고 함께 일하기 불편하다는 인식을 불식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공직열전 2012] 국토해양부 (3)교통분야 국·과장

    [공직열전 2012] 국토해양부 (3)교통분야 국·과장

    “사막에 던져 놓아도 살아남을 만큼 생존력이 강합니다.” 국토해양부 ‘교통인맥’의 선두 주자인 김한영(55·행정고시 30회) 교통정책실장은 옛 교통부 출신 인사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교통인맥은 1994년 건설부와의 통합 후 주요 자리에선 밀렸지만 강동석(74·3회)·정종환(64·10회) 전 장관을 배출하며 만만찮은 세를 과시해 왔다. 교통인맥에는 세 가지 흐름이 있다. 교통부 산하 철도청과 건설교통부 철도국을 거치며 ‘철도인맥’으로 성장하거나 교통부 산하 해운항만청에서 시작해 주로 항공·물류·육상교통 쪽에 뿌리를 내린 경우로 나뉜다. 여기에 광역자치단체, 전매청, 민간항공사 등 외부 조직에서 옮겨와 교통 전문가로 성장한 이들도 상당수다. 구본환(52·33회) 철도정책관과 이종국(55·일반직 공채) 철도안전기획단장 등이 대표적인 철도인맥이라면 윤학배(51·29회) 종합교통정책관과 문해남(52·31회) 항공안전정책관 등은 해운항만청 출신 교통인맥이라 할 수 있다. 이승호(54·29회) 도로정책관과 김수곤(52·27회) 인천지방항만청장은 각각 대구시, 전매청 출신의 교통전문가. 반면 박무익(47·34회) 원주지방국토청장처럼 교통부로 들어와 임기의 70% 이상을 건설 쪽에서 일한 사람도 있다. 일반직 공채나 외부 특채 출신 간부들이 다른 곳보다 많다는 특징도 지녔다. 이종국 단장, 구자명(56) 익산지방국토청장은 검정고시나 방송통신대를 거쳐 일반직 공채로 국장급 반열에 올랐고 손명선(53) 교통안전복지과장, 손종철(55) 간선도로과장, 전만경(52) 도로운영과장, 고용석(50) 철도운영과장 등 8명도 일반직 공채 출신이다. 여기에 이광희(51) 철도기술안전과장, 김상수(49) 항공관제과장 등 5명은 항공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해 뽑은 특채 출신이다. 강동석 여수엑스포 조직위원장은 2003년 건교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강동석 사단’을 몰고 왔다. 수도권신공항(인천공항) 건설을 이끌며 안팎으로 호흡을 맞춰 온 김세호(59·24회) 전 차관과 이재붕(56·27회) 건설교통기술평가원장, 이종국 단장 등을 중용하면서 나온 말이다. 서울대 학군단(ROTC) 교관 출신인 구본환 철도정책관은 별도 조직인 구조개혁팀장을 맡아 철도경쟁체제 도입의 기반을 닦았다. 경쟁체제 도입의 산파역인 고용석 철도운영과장도 구 정책관 밑에서 사무관으로 일했다. 항공인맥은 외부 전문가가 많고 대부분의 조직이 정부과천청사 밖 별관에 자리해 별도 조직처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박명식(55·33회) 항공정책관은 “항공인맥은 시스템과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고 기술직이 많다 보니 사람들이 순진하다.”고 평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군 장성의 성추행 사건 엄중하게 다스려라

    현역 육군 장성이 여군 부사관을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장성은 지난 4월 회식을 마친 뒤 2차로 간 노래방에서 여 부사관을 껴안고 입을 맞췄다고 한다. 지난 3월에는 육군 중장인 특전사령관이 여군 부사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보직해임되기도 했다. 두 사건은 군 내의 성 추행이 단발적인 것이 아니라 상당히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와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식 처벌이 군 내 성 범죄 사건을 불식시키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특히 장성들의 성 추행 사건이 잇따르는 것은 우리 군의 기강이 어느 정도 해이한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군에서 여군의 비율은 점차 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여군은 2600명으로 군 전체의 1.5%를 차지하며 2050년까지 5%로 늘린다는 것이 국방부의 방침이다. 또 지난 2010년 전투병과에서 첫 여성 장군이 탄생했고, 여성 학군사관후보생(ROTC)도 선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군 내 성 추행 사건을 근절하지 않으면 여군의 사기는 크게 저하될 것이고 역할은 제한될 것이다. 이번에 성 추행 사건을 당한 여 부사관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고소를 취하했다고 한다. 그러나 군 당국은 고소 취하와 관계없이 엄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그 결과 문제가 있었다고 확인되면 이 장성을 엄중하게 처벌해 일벌백계로 삼아야 한다. 또 군은 일선 부대의 여군들을 대상으로 성 군기 위반 사례가 있는가를 대대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우리 군의 구성은 최근들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여군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다문화가정의 자녀들도 군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군 내에서 더욱 다양한 사건이나 사고가 벌어질 개연성도 커졌다. 그걸 막으려면 문제가 커지기 전에 싹을 잘라야 한다.
  • ‘쉬운수능’ 都·農 격차↓… 학교별 최고 72점差

    ‘쉬운수능’ 都·農 격차↓… 학교별 최고 72점差

    올해 대학 신입생들이 치른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대도시와 읍면지역의 성적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쉬운 수능’ 정책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학교별로는 성적 격차가 여전해 언어영역의 경우 학교 간 표준점수 평균이 최고 72.6점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특목고 강세도 여전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11월 10일 시행한 2012학년도 수능 응시자 64만 8946명 중 일반계고 학생 44만 3308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지역별 성적 순위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대도시와 읍·면 지역의 격차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역별 표준점수 평균의 경우 대도시와 읍·면 지역의 차이가 언어 7.3점으로, 2010년의 8.8점, 지난해의 7.8점에 비해 점차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수리 나와 외국어도 4.2점에서 3.5점, 4.6점에서 4.5점으로 격차가 줄었다. 그러나 수리 가는 5.5점에서 5.8점으로 격차가 약간 벌어졌다. 시·도 간 비교에서는 모든 영역에서 표준점수 평균의 격차가 작아졌다. ●지역사회 지원·EBS 수강이 성적향상 요인 지역별로는 2011학년도에 이어 제주도가 전 영역에서 표준점수 평균이 가장 높았다. 1·2등급 우수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언어와 수리 나는 제주, 수리 가와 외국어는 서울이었다. 평가원 측은 “영역별 1% 만점자를 목표로 한 수능 출제경향에 학생들이 적응하면서 지역 간 편차를 가르는 사교육의 영향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표준점수 평균 시·군·구별 통계에서는 전남 장성군이 지난해에 이어 언어, 수리 가·나, 외국어 등 전 영역에서 전국 1위에 올랐다.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기숙형 자율고인 장성고가 지역 내 유일한 일반계고여서 지역 순위를 한껏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서울 강남·서초구, 부산 연제·해운대·남구, 대구 수성구, 광주 북구, 경기 과천·의왕시, 충남 공주시, 경남 거창군 등 서울 강남학군과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 전국단위 모집고교가 있는 지방도시 등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우수학생 기준인 1·2등급 비율 전국 30위권도 비슷했다. 언어와 외국어는 경기 가평, 수리 가는 강원 횡성, 수리 나는 전남 장성이 수위에 올랐다. 가평에는 청심국제고, 횡성에는 민족사관고가 있다. 특목고와 전국단위 모집 학교들의 강세는 학교별 격차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언어영역의 경우 표준점수 평균 최고 학교가 130.8점인 반면 최저학교는 58.1점에 불과해 72.7점이나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76.2점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두 배가 넘는 격차다. 다른 영역에서도 학교별 격차는 수리 가 64.3점, 수리 나 59.0점, 외국어 66.0점 등으로 컸다. 이처럼 지역·학교별 격차가 수능 성적을 통해 드러나면서 대입 전형에서 내신 비중을 높이고, 고교등급제를 금지한 현 교육정책을 두고 불공정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성별로는 언어·외국어 영역에서는 여고가, 수리 가에서는 남고가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았고, 수리 나는 별 차이가 없었다. 남녀공학은 전 영역에서 점수가 낮았다. 또 사립고는 국·공립고에 비해 언어 3.1점, 수리 가 2.9점, 수리 나 4.2점, 외국어 4.2점 높았고, 1·2등급 학생 비율도 앞섰다. ●사립고는 국·공립고 비해 최대 4점 높아 평가원은 올 수능성적 상위 30위에 포함된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성적 향상 요인으로 ‘교육정책 지원’과 ‘지역사회 지원’을 제시했다. 서울 서대문구는 구의 지원으로 학교별 연계프로그램을 운영해 성적 향상을 이뤘고, 충남 홍성군은 기숙형 고등학교와 교과교실제를 적극 운영했다. 전남 화순군과 경북 영양군의 경우 지역인재 육성자금을 지원받은 학교들의 성적 향상이 두드러졌다. 또 평가원이 EBS 수강시간과 수능 표준점수 평균의 상관관계를 비교한 결과 수강시간이 많은 학교일수록 전 영역의 표준점수 평균이 높았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단독주택 재건축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 분양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427-1번지 일대 단독주택을 재건축한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 미계약분에 한해 분양 중이다. 방배 2-6구역 단독주택을 재건축한 아파트로 지하3층, 지상 10~18층, 11개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총 744가구다. 전용면적 기준 59~216㎡로 구성돼 있다. 롯데건설은 “강남 학군과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인한 수혜도 받을 수 있다.”면서 “특히 방배동에서 3년 만에 이뤄지는 신규분양인데다 일반분양 물량 중 약 88%가 선호도 높은 중소형으로 구성돼 있어 희소가치가 높다.”고 소개했다. 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단지로 대중교통 이용이 편하며 동작대로, 서초대로, 남부순환로, 올림픽대로 등 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방배초, 이수중, 반포중, 서울고, 서문여고, 세화중고, 서초고 등 우수한 강남8학군의 교육환경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인근에는 서리풀근린공원, 새우촌공원 등 주변 공원시설과 녹지도 풍부하다. 분양 관계자는 “서초구는 정보사 이전 부지에 공원,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등을 유치해 복합 문화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협의 중인 데다 예술의 전당 주변을 문화예술 특구로 지정한다는 방침이어서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견본주택은 양재역과 서초 IC 사이의 외교안보연구원 건너편에 있으며 입주는 2013년 11월 예정. 계약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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