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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성폭력 사건’ 상고심 주심에 권순일 대법관

    ‘안희정 성폭력 사건’ 상고심 주심에 권순일 대법관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상고심 재판을 권순일 대법관이 맡는다. 대법원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상고심 사건을 대법원 1부에 배당하고 주심으로 권 대법관을 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권 대법관은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한 판결로 유명하다. 권 대법관은 지난해 4월 학생을 성희롱한 사유로 해임된 대학교수의 해임을 취소하라는 2심 판결에 대해 성인지 감수성을 결여한 판단이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당시 권 대법관은 성별 권력 관계에서 비롯된 성범죄의 특수성, 즉 피해자의 불리한 처지와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우려해 피해사실 진술을 꺼리는 점이나 가해자 및 남성 중심의, 그리고 피해자를 의심하는 사회문화 안에서 피해사실을 알리는 진술은 그 의도를 쉽게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취지였다. 앞서 안 전 지사의 항소심을 맡았던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도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한 안 전 지사 변호인단의 주장을 배척해 성인지 감수성을 반영한 판결을 했다. 2심 재판부는 선고공판 때 “당시 (안 전 지사의) 지위에 비춰 피해자가 7개월이 지나서야 폭로하게 된 사정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면서 “피해 사실을 곧바로 폭로하지 않고 그대로 수행하기로 한 이상, 그런 행동이 피해자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1심에서부터 안 전 지사 변호인단은 ‘피해자가 피해를 당한 이후 도저히 피해자라고는 볼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면서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권 대법관이 제시한 ‘남성 중심의 사회문화에서 피해자의 피해사실 진술은 그 의도를 의심받을 수 있다’는 기준에 입각했을 때 안 전 지사 변호인단의 주장은 2심에서와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 29일부터 지난해 2월 25일까지 정무비서를 지낸 피해자 김지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은 “안 전 지사가 위력을 행사해 김씨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되고 안 전 지사의 사회적 지위나 권세 자체가 비서 신분인 김씨에겐 충분한 ‘무형적 위력’이었다”면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여기는 중국] 26년 전 납치된 아들, 그동안 ‘가짜 아들’ 키운 친모

    [여기는 중국] 26년 전 납치된 아들, 그동안 ‘가짜 아들’ 키운 친모

    보모에게 납치됐다 26년 만에 친모를 만났지만, 친모에게는 이미 ‘나’라는 아들이 있었다. 막장드라마에나 있을 법한 사연을 몸소 겪고 있는 뤼진신(刘金心, 28)씨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연은 지난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충칭에 사는 주(朱)씨는 건강한 아들을 순산했다. 집안의 첫 독자로 집안 어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직업 군인 남편과 간호사로 일하는 주씨는 아이를 더 잘 보살피기 위해 보모를 고용했다. 직업소개소에서 신분증을 받고 고용한 보모가 바로 허샤오핑이다. 하지만 보모 허씨는 입주 7일 만에 아이를 데리고 사라졌다. 주씨 부부는 백방으로 아들을 찾아다녔고, 신분증에 나온 허씨의 고향인 산동지역까지 가봤지만 허사였다. 신분증이 타인의 가짜 신분증이었던 것. 3년 뒤인 1995년, 주씨는 둘째 아들을 낳았지만, 첫째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은 여전했다. 그러던 중 허난 지역에서 실종된 아들과 닮은 아이를 찾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하지만 주씨가 만난 아이는 첫째 아들과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주변 친척들은 “무척 닮았다”고 했지만, 주씨는 어딘가 석연치 않게 여겨졌다. 결국 친자 확인 검사를 하기로 했다. 열흘이면 결과가 나온다고 했지만, 관련 법원에서는 문제가 발생해 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면서 또다시 열흘이 지난 뒤에야 결과를 통보했다. 결과는 ‘주씨의 친자가 확실하다’는 것이었다. 주씨는 “이제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면서 아이를 데려왔다. 그동안 못 해준 것들을 보상하기라도 하듯 정성을 다해 아이를 키웠다. 덕분에 두 아들은 모두 건강히 자라 대학을 졸업했다. 반면 주씨의 진짜 친아들인 뤼(刘)씨는 수백리 떨어진 쓰촨성 난총(南充)의 농촌에서 보모 허씨를 친모로 알고 자랐다. 허씨는 외지로 일을 나가 집을 비웠고, 뤼씨는 이곳 저곳에 맡겨졌다. 허씨의 남편은 도박꾼으로 술만 마시면 폭력을 썼다. 어릴 적 그는 ‘아빠’의 발소리만 들려도 온몸이 얼어붙었다. 한번도 가정의 따스함을 느끼지 못한 채 공포 속에 표류하는 삶이었다. 15살 때 중학교를 중퇴하고 사회에 나와 온갖 굳은 일을 해야 했다. 한편 20대에 겪은 실연의 아픔은 그의 삶에 전기를 마련했다. 슬픔에 빠진 그는 술에 빠져 살았고, 이때부터 환청, 환각에 시달렸다. 결국 그를 더는 곁에 두기 힘들다고 여긴 보모 허씨는 그제서야 뤼씨를 친모에게 보내기로 결심했다. 결국 26년 만에 만난 주씨와 뤼씨. 긴 세월을 훌쩍 뛰어 넘은 만남이지만 둘은 한눈에 서로를 알아봤다. 닮은 생김새와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금세 친근감을 느꼈다. 다 큰 성인이지만 뤼씨는 주씨의 손을 잡고 거리를 누볐다. 태어나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모성애’를 26년 만에 처음 맛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걸림돌이 놓여있다. 친아들로 여기고 키운 아들은 누구일까? 한 번도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친아들이 26년 만에 가족들과 융합할 수 있을까? 친모가 아닌 납치범인 허씨를 뤼씨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주씨는 “하늘이 내 운명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씨에 대한 뤼씨의 심경은 훨씬 복잡하다. 허씨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었지만 “그래도 나를 키워준 사람이니 미워하고 싶지 않다”면서 “증오 속에 사는 것은 결국 나를 더 힘들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뤼씨는 친모의 곁을 떠나 다시 쓰촨으로 돌아갔고, 허씨는 유아 납치죄로 수감 중이다. 또한 당시 친자 확인에 오류가 있었던 허난 고급 인민법원은 “다른 아이를 키운 것도 어쨌든 자녀 양육”이라면서 5만 위안(844만원)을 배상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뤼씨는 “사과와 성의가 없는 법원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문무일 “김학의 사건, 빈틈없이 결정할 것”…정치권서 상설특검 검토

    문무일 “김학의 사건, 빈틈없이 결정할 것”…정치권서 상설특검 검토

    공정성·독립성 보장 만전···일각선 ‘검찰에 수사 못 맡겨’ 지적도‘별장 성폭력·성접대’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과 관련해 금명간 세번째 재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수사 착수 시기와 방식을 두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6일 오전 출근하면서 수사 방안을 묻는 기자들에게 “자료를 받아보고 빈틈없이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의혹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의혹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성실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 등을 감안해 수사 방안을 금명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8일 김 전 차관 사건과 클럽 ‘버닝썬’ 경찰 유착 의혹, 이른바 ‘장자연 사건’을 놓고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공소시효가 지난 의혹에 대해서도 규명할 것을 지시했다. 전날 검찰과거사위원회도 신속한 수사를 권고한 상태다.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수사당국이 규명해야 할 사안으로 ▲별장 성접대와 관련된 특수강간 ▲건설업자 윤중천에게서 받았다는 향응과 뇌물 수수 ▲당시 경찰 등에 수사라인에 외압을 행사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동영상 등 상당수 물적 증거가 사라진 이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힌 ‘김학의 내사 없다’며 경찰의 청와대에 엉터리 보고로 압축된다. 여기에다 ▲기업인·고위 공무원·정치인·대학교수·군장성에 전현직 군장성 등 의혹이 불거진 이들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공정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고강도 수사가 불가피한 이유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 공정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특별수사팀이나 특임검사 구성이 거론된다. 특별수사팀은 검사장급 간부를 팀장으로 해 전국 각급 검찰청에서 수사인력을 차출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수사지휘나 보고 체계 등을 다양하게 구상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정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사독립’이 법규화된 특임검사를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검찰총장이 임명하는 특임검사는 최종 수사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게 돼 있어 수사독립을 보장하는 최적의 방안으로 꼽힌다. 2010년 ‘그랜저 검사’ 사건과 2016년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뇌물 의혹’ 사건 등에서 특임검사가 임명됐다. 하지만 특임검사 제도 자체가 검사의 비위와 관련된 수사를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도입됐기 때문에 현직 검사가 아닌 김 전 차관 사건에는 적용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사건을 일선 검찰청에 배당한 뒤 다시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 전 차관에 대한 검찰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함께 수사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에 수사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애초 경찰이 특수강간 혐의 등으로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사안이기 때문에 경찰단계에서 원점부터 재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김학의 사건을 다시 맡으면 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셀프 수사’이기에 특검이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검·경의 총체적인 부실수사가 문제가 된 사안이어서 어떤 수사결과가 나와도 수사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밖에 없어 차라리 처음부터 특검에 수사를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정치권으로부터 나온다. 2014년 국회를 통과한 상설특검(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제도는 법무부 장관 요구만으로 작동할 수 있다. 다만 특검 구성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변수가 있다. 세번째 수사에서도 실패해서는 안되기에 입법화된 상설특검을 쓸 차례가 된 것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윤리 의식 팽개친 교수들의 가벼운 입

    윤리 의식 팽개친 교수들의 가벼운 입

    대학교수들이 수업 중 피해자가 명확한 사건을 농담 소재로 삼거나 망언에 가까운 발언을 해 공분을 사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은 북한 소행”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학생들이 반발했고, 여성 대상 몰카 범죄를 웃음거리로 치부한 교수도 있었다. ‘교수’라는 직의 무게를 스스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연세대 교육대학원의 A 교수는 전공수업에서 “5·18은 북한 소행”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 발언을 문제 삼는 글이 2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퍼지자 해당 교수는 학교 측을 통해 “정치적 의도는 없었으며, 여러 의견을 모두 들어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 사과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또 최근 불거진 성범죄 등을 두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교수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근 서강대 교정에는 “법학전문대학원의 B 교수가 강의 도중 연예인 정준영(30) 등의 불법 촬영 영상을 언급하며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또 한국외대 한 교수가 “정준영 등 공인이 일하는 게 힘들면 그런 게 분출구가 될 수도 있다”고 얘기한 사실도 알려졌다. 일부 교수들이 문제의 발언을 내뱉은 건 윤리 의식 부재 탓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적 성취와 윤리 의식은 비례하지 않는데도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것 같다”면서 “현재도 교직원은 대학 내에서 연 1회 성희롱·성폭력 관련 ‘폭력 예방교육’을 받게 돼 있지만, 초·중등 교사들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강의실에서부터 권력의 위계를 깨뜨리고 부적절한 발언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태경 전국대학원생노조 수석부지부장은 “일부 교수와 학생 사이에 인식 차이가 큰 상황에서 위계를 넘어서는 대면 토론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학생들도 인터넷 폭로를 넘어 강의실에서 적극적으로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비행 청소년’ 편견 싫어요… 다른 꿈 가진 10대 입니다

    ‘비행 청소년’ 편견 싫어요… 다른 꿈 가진 10대 입니다

    “가장 좋은 발성은 내 목소리를 그대로 내는 것입니다. 콧구멍을 열고 호흡으로 허밍을 해봐요.”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 강의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청소년들의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박민호(18)씨도 그중 하나였다. 그나마 붙임성이 좋은 민호씨가 선생님과 농담을 주고받고 처음 수업에 들어온 수강생에게 스스럼 없이 말을 걸어 2시간 동안의 보컬트레이닝 수업이 한껏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은 서울교육청이 운영하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기관이다. 독서토론, 목공, 드론 등 취미와 교양 수업에서부터 진로 상담, 검정고시 준비, 학업 복귀 컨설팅까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해준다. 민호씨는 이날 오전 10시 친구랑을 찾아 보컬트레이닝 수업을 받았다. 오후엔 청소년수련관 프로그램의 하나인 미술 관람을 하고, 오후 5시쯤 친구랑으로 돌아와 검정고시 공부를 했다.민호씨가 학교를 떠난 건 고등학교 1학년 생활을 갓 시작할 때였다. 초등학교 때 자신을 따돌렸던 아이들이 중학교에도 그대로 진학하면서 중학교 생활도 상처로 가득했다.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는 고등학교를 찾아 마음을 다잡으려 했지만 이번에는 한 번 손을 놓은 공부를 다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도망치듯 학교를 그만둔 터라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해야 할 것’에 대한 판단만큼은 또렷했다. 당장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 적금을 부었다. 학교를 그만두는 순간 용돈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울감에서 벗어나고자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았다가 친구랑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또래 친구들이 여기 있다고 하더라고요. 친구를 사귀는 법을 배우고 싶어 제 발로 찾아왔어요,” 학교를 그만두던 해가 끝나갈 무렵 친구랑의 문을 두드린 민호씨는 그때부터 “오늘만 참으면 되겠지”라며 버텨냈다. 사회성을 기르는 법,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법, 살아남는 법 등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학교 밖에서 배웠다. “학교를 그만뒀다는 이유로 어른들은 저희를 마음대로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는 다들 잘 살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하죠.” 민호씨는 “우리 아들은 잘 할 거야”라며 믿어주시는 어머니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제가 여기(친구랑) 다니는 애들 중에 제일 바빠요. 하하.” 그도 그럴 것이 민호씨는 1주일 내내 스케줄이 가득 차 있다. 인근 지역의 청소년 지원기관들을 오가며 보컬 수업과 K팝댄스 수업 등에 참여한다. 입시 공부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다. 월요일과 금요일은 대학생 멘토의 도움을 받아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주말에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아침 저녁으로 틈을 내 운동도 한다.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고 보니 드디어 ‘하고 싶은 것’도 찾을 수 있었다. 학교를 다녔으면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을 민호씨는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학점은행제를 통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온 자신의 경험을 발판 삼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제 경험은 30, 40대 어른들도 못 겪어본 것일 수 있어요.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제 경험을 알려드리고 싶어요,”매년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은 5만명 안팎이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1%에 가깝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비행 청소년’ 혹은 ‘학교폭력 가해자’로만 바라보는 사회 편견이 여전하지만, 청소년들이 학교를 박차고 나오기까지 어른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할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6~8월 학교 밖 청소년 32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8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를 그만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학교 다니는 게 의미 없어서(39.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공부하기 싫어서(23.8%)’,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3.4%)’, ‘학교 분위기가 나와 맞지 않아서’(19.3%), ‘심리·정신적 문제’(17.8%) 등이 뒤를 이었다. 각종 지원기관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지도하는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이들의 ‘자기 주도성’을 높이 평가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이야기다.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는 학교 밖 청소년 90여명이 서울시의 ‘학교 밖 청소년 맞춤형 인턴십’ 면접을 위해 모여들었다. 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주관으로 2001년 시작된 사업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민간 업체에서 월 35시간 인턴십을 하면 서울시가 3개월간 월 30만원씩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매년 20~30명 수준으로 지원을 하다 지난해 100명, 올해 300명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참여한 청소년들은 대부분 목표가 명확했다. 김현수(17·가명)씨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인턴십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 사업에 참여했다는 나호연(17·가명)씨는 “바리스타에 관심이 있어 지난해에는 커피전문점에서 인턴십에 참여했지만 제 적성과 맞지 않는 것 같아 올해는 목공 분야에 지원해 보려 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날 면접관으로 참여한 환경에너지 교육업체인 ‘마을기술센터 핸즈’의 정해원 대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올해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삐딱한 시선에 날개를 펼쳐보기도 전에 상처부터 받곤 한다. ‘2018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학교를 그만둔 후 겪는 어려움으로 ‘선입견·편견·무시(39.6%)’를 1순위로 꼽았다. 또 절반 이상(51.9%)이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었으며 세 명 중 한 명(32.8%)은 부당한 일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인턴십 면접에 참여한 정현주(19·가명)씨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하면 우선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제약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면서 “나이와 학생이 아니라는 신분을 밝히는 순간 채용을 꺼리고, 일부 사업장은 이를 악용해 최저임금만도 못한 급여를 제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포청소년문화의집에서 학교 밖 청소년 상담 등을 맡고 있는 남현철 담당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아르바이트로 채용하는 데 필요한 부모 동의서 등 서류를 비치한 사업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구두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터에서 겨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친구랑의 문을 두드린 민호씨, 인턴십에 참여해 일을 배우려는 이들처럼 각종 지원기관과 제도 안에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일부일 뿐이다. 교육당국은 공공 테두리 밖을 겉돌며 방황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얼마나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비록 스스로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 해도 교육과 진로 설계 등 청소년 시기에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들이 교육당국과 지방자치단체와의 끈을 놓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이달부터 지급하는 교육수당도 이 같은 방안의 일환이다. 친구랑에 등록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월 20만원의 교육수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인데, 발표 당시 교육청이 ‘탈학교’를 부추긴다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학교폭력 가해자나 부모가 고소득자인 청소년에게도 수당을 지급하는 게 형평성에 맞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청소년들로부터 수당 사용 계획을 제출받고 어떻게 사용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유해업소에서 쓸 수 없는 ‘클린카드’ 등에 충전해 교육비나 문화체험비, 교통비 등에 쓸 수 있도록 했다. 수당 사업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두려운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지원기관을 찾아오게 하는 연결고리가 된다는 게 서울교육청의 판단이다. 실제로 수당 사업이 알려진 뒤 친구랑에 등록하는 청소년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신성희 친구랑 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 중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집에서 은둔하던 청소년들이 한 달 20만원으로 학원비라도 보탤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추스르고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의 ‘꿈드림센터’와 각 지자체의 각종 사업,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직업교육기관 등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자원들은 많지만 유기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빈틈이 생겨난다는 지적도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자신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서울시의 학교 밖 청소년 인턴십 사업의 경우 지원금(월 35시간, 30만원)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이마저도 정보를 몰라서 지원자가 적었다고 청소년들은 입을 모았다. 정현주씨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이 사업을 알면 지원자가 더 많이 몰렸을 것”이라면서 “생각보다 경쟁자가 적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청소년이 학교를 벗어나는 순간 학교의 관리에서 벗어나고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기관들도 제각각 운영되면서 이들을 충분히 돌보지 못한다”면서 “상담시설, 직업교육기관, 보호시설 등 활용 가능한 자원을 촘촘한 그물망으로 엮어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① ②
  • [단독]“김학의 성접대 피해 여성, 윤중천의 꼭두각시였다”

    [단독]“김학의 성접대 피해 여성, 윤중천의 꼭두각시였다”

    “탈출 시도하자, 성관계 장면 찍어 인터넷에 공개 협박… 김학의는 변호인 회유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특수강간 혐의 등으로 고소한 피해 여성 이모씨는 윤씨의 꼭두각시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성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폭행과 협박이 일상화된 공간에서 이씨는 윤씨에게서 탈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강제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현대판 성노예’와 같은 처지였던 이씨의 충격적인 진술에도 검찰은 “진술을 믿지 못하겠다”며 이씨의 호소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4년 이씨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원로 정치인’ 박찬종(80) 변호사는 24일 서울신문에 “이씨가 당시 강원도 원주 별장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해도 저항할 수 없었던 것은 윤씨에게서 공간적으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윤씨의 노예나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의 이런 주장에 대해 2013년 피해자 이씨를 수차례 조사한 경찰도 공감했다. 이 경찰관은 “이씨가 윤씨의 꼭두각시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았다”면서 “상습강요 혐의를 적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와 담당 경찰관은 검찰이 이씨에게 ‘왜 원주 별장에서 탈출하지 않았느냐’, ‘왜 그때 고소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친 것은 이씨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윤씨가 권총으로 협박하는 등 이씨가 갇혀 있던 곳은 폭력성과 강제성 그 자체였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김지은씨가 성폭행을 당한 뒤에도 안 전 지사가 담배를 사오라고 하면 안 사올 수 없었던 것처럼 이씨도 윤씨의 요구를 뿌리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피해 여성들은 경찰 조사에서 윤씨가 성관계를 강요하는 등 상상도 못할 행위를 한 뒤 여성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 6~7월쯤 모델 활동을 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윤씨를 알게 된 이씨도 같은 수법에 걸려든 것으로 보인다. 경찰 대질 신문 과정에서도 피해 여성들은 윤씨 근처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등 극도의 두려움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윤씨의 폭행, 협박에 대해서는 피해 여성들의 진술만 있었기 때문에 윤씨의 범죄 사실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씨가 윤씨로부터 벗어나려고 한 것은 1년 7개월가량 지난 2008년 초쯤이다. 김 전 차관이 이씨와 성관계하는 모습이 이씨의 의사에 반해 촬영된 직후로 알려진다. 하지만 윤씨는 이씨를 순순히 놓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가 이씨의 나체 사진을 이씨 가족에게 보내는가 하면,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협박도 했다고 한다. 2013년 ‘김학의 동영상’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수사가 시작됐지만, 이씨는 한동안 변호인 조력을 받지 못했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 이후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정도로 힘들어하자 이씨의 부친이 평소 알고 지내던 박 변호사 측근에게 부탁해 박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박 변호사가 등장하자 김 전 차관 측이 지인을 통해 박 변호사를 회유한 정황도 포착됐다. 당시 박 변호사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정기 출연하고 있었는데, 다른 출연자인 대학교수가 박 변호사에게 김 전 차관과 관련해 “각별히 부탁드린다”며 “앞으로 잘 봐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그 자리에서 대학교수에게 “나한테 그런 노력을 하지 말고 이씨 앞에 가서 ‘무릎을 꿇으라’고 (김 전 차관에게) 전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김 전 차관이 떳떳했다면 교수를 통해 ‘절대 그런 일은 없었다’고 했을 텐데 그런 취지는 아니었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는 “2013년에는 이씨의 피해 사실에 상습 강요와 불법 촬영 혐의만 적용됐지만, 이씨가 윤씨에게 저항할 수 없다는 것을 김 전 차관이 인지한 상태에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특수강간(공소시효 15년) 혐의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너도 죽일 놈의 사랑 중이냐? 같이 사랑학개론 수강하자”

    “너도 죽일 놈의 사랑 중이냐? 같이 사랑학개론 수강하자”

    ‘사랑에 실패했나요? 수업 들을 시간입니다.’ (Failing at love? Maybe It’s time for classes) 지난달 15일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 대학가의 연애와 데이트 강의를 다룬 기사의 제목이다. 기사는 한국 학생들이 중·고등학교 시절 책만 파며 주입식 학습을 하던 습관처럼 대학에서 연애도 ‘열공’(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면서 “사랑은 훈련과 연습의 분야지만 성적에 집착하는 한국 문화는 이를 교수, 성적, 대학 학점, 재수강 위험까지 포함한 학문으로 바꿔 놨다”고 썼다.외신의 눈에는 독특한 현상으로 비치지만 사랑, 연애, 데이트 관련 수업은 몇 년 전부터 대학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딱딱한 보고서 대신 ‘짝과 데이트하기’를 과제로 내주는 수업들이 입소문을 타고 “모태솔로를 벗어나고 싶으면 수강 신청 때 ‘광클’(미치도록 빠르게 클릭)하라”는 꿀팁도 퍼졌다. 학생들은 왜 연애를 공부로 배우려 할까. 수업을 듣고 나면 정말 없던 연애 기술이 생길까. 학생과 교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녀 상황극·데이트 해보기… 실전같은 수업 “남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대학에 왔을 땐 ‘여성’이라는 존재 자체가 너무 낯설었어요.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아예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교양 수업에서 남녀가 짝을 나눠 상황극을 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제 감정을 잘 표현하게 됐죠.” 강현욱(21)씨는 지난해 한국외국어대에서 ‘성, 사랑, 결혼’ 강의를 수강했다. 대학 입학 후 제일 먼저 들은 교양 수업이었다. 대학에 와서 이성 친구들을 만나 말조차 붙이기 힘들었던 그는 “연애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선배들의 말에 혹해 수강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70명 정원의 이 수업에서는 조별로 역할극을 했다. 술자리에 간 남자친구가 오랜 시간 연락되지 않아 여자친구가 섭섭해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어떻게 하면 둘의 관계를 슬기롭게 풀어 나갈지 고민하는 식이다. 구체적인 상황과 현실적인 고민이 수업 시간에 다뤄진다.세종대 ‘성과 문화’ 수업에서는 제비뽑기로 맺어진 짝꿍과 데이트하는 게 과제다. 학생들은 파트너와 5000원씩 갹출해 밥 먹고, 차 마시고, 영화를 본 뒤 감상문까지 써내야 한다. 학생들은 주어진 예산 한도 안에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차곡차곡 적립한 포인트로 영화 티켓을 예매하고, 헌혈을 해서 문화상품권을 얻기도 한다. 2011년부터 이 강의를 맡고 있는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겸임교수)은 과제의 목적에 대해 “삶에 대해 겁내지 말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요즘 학생들은 돈이 많아야만 연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1만원으로 빠듯하게 데이트를 하다 보면 연애에서 돈이 전부는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고 소개했다. 학생들이 이런 강의를 굳이 찾아 듣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과 사랑이 이들에게 가장 관심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배 소장은 “한국 10대들에게 성은 금기에 가깝고 수년간 모든 욕망을 억눌려 지낸다”며 “모든 자유를 누리게 되는 스무 살에는 정작 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때까지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들이 대학 입학 후 이성과의 만남을 시작하면 허둥댈 수밖에 없다. 당장 지식이 필요한데 이 욕구를 채워 줄 교양 수업이 구세주인 셈이다. 이런 학생들의 욕구는 강의실을 넘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등 온라인 상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실 공간에서는 차마 말하지 못한 고민도 온라인 익명 상담 때는 용기 있게 털어놓고 답을 구할 수 있다. 연애 상담을 해 주는 유튜브 채널은 20개가 넘는다. ‘헤어진 연인 빨리 잊는 법’, ‘연애가 두려울 때 극복법’, ‘상대방을 설레게 하는 스킬’부터 콘돔 사용법, 성관계 체위 등 수위 높은 콘텐츠들도 다뤄진다. 카카오톡 등 온라인 메신저를 통한 소통이 일반화되면서 채팅을 캡처해 보내면 내용을 해석해 주고 적절한 대화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개인 연애 상담도 해 주고, 연애 이론을 인터넷 강의처럼 만들어 올리기도 하는 유튜브 채널 ‘연애언어TV’ 운영자는 “상담자의 70% 정도는 20대인데 아무리 취업난이 있어도 연애 욕구나 고민은 늘 있는 것 같다”며 “소통 방법이나 인간 관계에 대한 이론을 알면 연애로 상처받을 확률, 실패할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의실 넘어 SNS 등 온라인 상담까지 학생들과 교수들은 연애 관련 수업이 “연애 고민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인간에 대해 배우는 수업”이라고 말한다. 한국외국어대 ‘성, 사랑, 결혼’ 강의를 들은 강씨는 “데이트하기 과제 대상이 부모님, 형제자매, 친구 등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커플 수업만은 아니었다”면서 “연애 기술을 배우기보다 부모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더 많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낯선 상대방과 교류하며 자연스럽게 생각의 차이를 배우기도 한다. 올해 경희대에서 ‘즐거운 연애, 행복한 결혼’ 강의를 듣고 있는 공경현(24)씨는 “수업 시간에 데이트 폭력 문제를 다뤘는데 저를 비롯한 남학생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문제를 여학생들은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면서 “근본적인 인식 차이가 있다는 걸 알고 상대를 좀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유진(20)씨도 “결혼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수업 시간에 비혼을 선택하거나 결혼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듣게 됐다”면서 “이런 입장이 잘못된 게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불법촬영 등 구체적 사회문제는 물론 젠더 이슈나 페미니즘 등을 함께 다루는 연애 수업도 많아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성에 관련된 수업은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나 심리적 차이를 많이 다뤘지만, 최근에는 여성주의적 관점이 포함되는 등 강의 내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성균관대의 ‘성과 사랑의 문화론’ 수업의 경우 성,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 등의 개념을 개괄한 뒤 위안부, 여성소설, 신자유쥬의 한국 문학과 페미니즘까지 영역을 넓혔다. 수업을 들었던 김모(23·여)씨는 “정규 수업을 통해 성이나 젠더에 대해 배우면 좀더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듣게 되는 것 같다”며 “단순히 생물학 또는 심리적 차이에서 벗어나 좀더 평등한 관계를 고민하고 일상 속 실천도 해 보려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부터 ‘즐거운 연애, 행복한 결혼’ 수업을 맡은 임국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강사는 관계를 평등하게 유지하기 위한 수업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임 강사는 “20대의 연애가 중요한 이유는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때문인데, 이는 개인 간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와 연결된다”며 “입력된 알고리즘처럼 ‘어떤 상황에선 뭐라고 대답하라’고 조언하는 게 아니라 평등하고 민주적인 소통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는지 가르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아름다운 세상’ 추자현, 가슴 후벼파는 티저 “어서 일어나 집에 가자”

    ‘아름다운 세상’ 추자현, 가슴 후벼파는 티저 “어서 일어나 집에 가자”

    ‘아름다운 세상’의 네 번째 티저 영상(https://tv.naver.com/v/5789089)이 공개됐다. “어서 일어나 집에 가자”는 엄마 추자현의 애끓는 마음이 가슴을 파고든다. 오는 4월 5일 첫 방송되는 JTBC 새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제작 MI, 엔케이물산)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생사의 벼랑 끝에 선 아들과 그 가족들이 아들의 이름으로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거짓과 은폐, 불신과 폭로,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이기적인 세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가며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찾고자 한다. 오늘(22일) 공개된 4차 티저에서 병실에 누워있는 아들 선호(남다름)에게 간절한 심정으로 손을 뻗는 인하(추자현). 그 손은 천사 같은 아기 선호가 태어났을 때,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행복과 기쁨에 벅차올랐던 순간으로 향하고, 선호가 첫걸음마를 시작할 때,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할 때, 그리고 중학교 교복을 처음 입었을 때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인하는 이렇게 선호가 겪어온 모든 첫 순간을 아름다운 마음으로 함께 했다. 하지만 이제 고작 열여섯밖에 되지 않은 아들이 생사의 벼랑 끝에 서있다. 인하는 선호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거라 믿으며, “우리 선호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어서 일어나야지. 힘내, 선호야. 엄마도 아빠도 수호도 우리 선호가 이겨낼 거라는 거 믿고 있어”라고 끊임없이 말을 건다. “어서 일어나서 집에 가자”라는 인하의 애타는 목소리는 사고 전 선호의 해사한 미소와 대조되며 더욱 가슴이 저린다. 대체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선호의 사고에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 이번 티저 영상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 인하의 절절한 모성애. 아들을 바라보는 눈빛과 표정, 목소리 등 인하의 심정을 온몸으로 표현해낸 추자현이 이미 인하 캐릭터에 깊이 빠져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들의 비극적인 사고로 순식간에 지옥에 빠진, 그러나 진실을 추적하는 것만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엄마로 돌아온 추자현의 연기가 기다려지는 대목이다. ‘아름다운 세상’은 ‘부활’, ‘마왕’, ‘상어’, ‘발효가족’, 그리고 ‘기억’을 통해 인간에 대한 성찰과 깊은 울림이 있는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콤비,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의 작품이다. ‘리갈하이’ 후속으로 오는 4월 5일 금요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사진=‘아름다운 세상’ 4차 티저 영상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야구, 축구 팀스포츠가 아동 우울증 줄인다

    [달콤한 사이언스] 야구, 축구 팀스포츠가 아동 우울증 줄인다

    “애들도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의외로 아동 우울증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많다. 아동 우울증은 어른들의 우울증과 달리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부모들도 쉽게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짜증이 늘고 평소 잘 하던 일도 어려워하거나 귀찮아하는 경우가 잦아지면 아동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야구나 축구, 농구처럼 또래들과 어울려 할 수 있는 운동을 한다면 아동 우울증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주리 워싱턴대 의대 심리·뇌과학과, 정신과학과, 방사선의학과,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UC샌디에고) 인지과학과, 인간발달센터, 버몬트대 정신과학과, 버몬트 아동청소년가족센터 공동연구팀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체육활동이 협동심과 사회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우울증을 예방하고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생물정신과학 : 인지신경과학과 뉴로이미지‘ 최신호에 실렸다. 성인들의 우울증은 기억과 스트레스에 반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부위인 해마가 수축되면서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우울증상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뇌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연구팀은 9~11세 남녀 어린이 4191명을 대상으로 뇌와 인지발달 검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스포츠를 비롯한 예체능 활동 참여와 우울증상에 관해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뇌 스캔을 통해 해마의 부피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음악, 미술 같은 예술 분야나 스포츠 분야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우울증상이 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자 아이들의 경우는 스포츠 분야, 특히 다른 또래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축구, 야구, 농구 같은 집단 체육활동이 우울증 감소에 도움이 됐으며 해마도 건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반면 여자아이들은 예체능 과외활동이 우울증 감소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집단 체육활동에 대해서는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디에나 바흐 워싱턴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음악이나 미술, 체육 같은 예체능 활동이 남녀 청소년 모두의 뇌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며 특히 스포츠 활동은 남학생들의 우울증과 폭력성 감소에 도움이 된다”라며 “특히 학교에서도 학습과 함께 예체능 활동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퍼나르기는 2차 가해… 자정 노력만큼 징역형 등 처벌 강화해야

    퍼나르기는 2차 가해… 자정 노력만큼 징역형 등 처벌 강화해야

    2000년대 초 한 연예인의 동영상 사건이 뜨거웠습니다. 영상은 당시 메신저 MSN을 통해 빠르게 퍼졌습니다. “IT 강국 한국의 초고속통신망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 준 사례”라는 농담도 있었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봐야 한다”는 무책임한 태도도 드러났습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가수 정준영·승리 등이 연루된 ‘성관계 동영상 유포’ 사건을 보고 있자니 씁쓸함이 가시지 않습니다. 여전히 ‘몰카’는 기승이고, 확산 속도는 LTE급입니다. 그나마 공유·유포는 범죄라는 인식이나 ‘2차 피해를 막자’는 자정이 자리잡고 있다는 건 희망적이랄까요. 이번 ‘불온(不on)한 회의’에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서 이뤄지는 성범죄와 이를 근절하기 위한 방법을 논했습니다. 부장:‘난 소속된 SNS 단체 대화방, ‘단톡방’이 하나도 없다’ 이런 사람은 없겠지? 불편한 경험도 한 번쯤은 있을 듯한데. 진호:이번 정준영 사건이 불거지면서 제가 속한 대화방에서 ‘정준영 동영상’이라는 영상 파일이 올라왔어요. 교사인 친구는 말없이 대화방을 나갔고, 저 또한 눌러 보지 않고 나왔습니다. “이러지 말자”라고 얘기를 할까 아니면 그냥 나올까 고민하다가 후자를 선택한 거죠. ‘한마디 할걸’이라는 후회가 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단톡방에선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링크나 영상은 올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의를 줬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제 말 때문에 링크 보낸 사람이 무안하지 않게 화제 전환을 해서 그 방에선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죠. 세진:동창들 단톡방에서 작년 초쯤 성적 농담이나, 이른바 사전 유출된 ‘영화 속 엑기스 영상’이 이따금씩 올라왔어요. 그런 모습을 보는 게 견디기 힘들어서 그 방을 나왔습니다. 현용:서로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보통은 그런 일이 있어도 단톡방을 나가기 힘들죠. 유포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겁니다. 사건이 터지면 경찰 수사를 통해 명단이 나오는데 이건 누가 퍼트리는지 잘 모르겠어요. 영화에선 조직적으로 퍼트리는 곳이 있다고 묘사하지만 실제로는 개인이 퍼트리는 것도 많을 듯해요. 유민:성적 농담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국민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쓰는 요즘에는 단톡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와 공유가 가능하다 보니 디지털 성범죄가 더욱 심각해진 것 같아요. 친구나 동료 등 친분 위주의 단톡방에선 불법적인 것을 공유하면서 좋지 않은 쪽으로 결속을 다지기도 하고요. 진호:사실 단톡방 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인간관계 단절을 우려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더이상의 교류를 안 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유민:단톡방을 나가고 싶어도 그 방을 나갔을 때 공지 사항이나 약속 모임을 전달받지 못하거나 단톡방을 통해 유지되는 관계를 포기해야 해서 마지못해 그냥 머물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부장:이슈에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어느 정도의 성적 농담엔 동참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 않나. 세진:여성을 대상화하는 표현과 성적 농담, 평소에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대화에서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호:대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여성들을 성적으로 품평하고 하는 일들은 여성을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는 인식 자체로 문제인 것은 분명해요. 하지만 사적으로 나눈 대화가 공적으로 평가받는 게 온당한 일인가 하는 문제도 있을 것 같아요. 성적 농담의 수위란 게 허용 가능한 기준이 사람마다 다른데 신중하게 말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긴 하지만 개인 간 대화의 자유를 너무 위축시키는 건 아닐까요. 부장:사적인 대화라도 불법적인 요소가 있어서 누군가 그 대화를 신고했다면, 그순간 공적 영역에 들어가는 거지. 명백한 명예훼손과 모욕죄는 범죄이니. 현용:기자들 중에서도 일부가 수위가 높은 성희롱 발언을 해서 크게 논란이 됐었던 적이 있죠. 개인적으로는 크게 놀랐습니다. 몸매 품평은 물론이고 성희롱 수준의 대화였죠. 부장:이런 일은 메신저가 자리잡으면서 가끔씩 발생했는데, 그때마다 이걸 ‘정보’라고 인식하는 이들이 “기자는 이런 데서 뒤처지면 안 된다”면서 죄의식 없이 공유했지. 최근엔 이런 행동들을 자제하는 듯하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그런 구시대적 발상을 갖고 있더라고. 진호:증권가 정보지 등을 전달받았을 때 ‘내가 이 단톡방에서는 누구보다 정보력이 빠르다’는 승부욕 같은 것이 생겨서 그 내용을 전파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고민하기도 전에 일단 전달부터 하는 일도 있어 보입니다. 유민:문제가 됐던 대학생 단톡방을 보면 주변 친구들을 단순 외모 품평 수준이 아닌 성적 도구로 보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수준의 표현을 했더라고요. 그 행동이 어떻게 ‘농담’이 되는지 충격을 받았습니다. 승리도 성접대 알선이 의심되는 대화에 대해 ‘장난’이라고 했었죠. 일련의 단톡방 사건들에 대해 일부 ‘남자들이라면 하나쯤 저런 방이 있는데 재수가 없어 걸렸다’고 동정하는 시선이 있다는 것이 참 씁쓸했어요. 현용:‘누구나 하나쯤’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모든 남자가 그렇다고 일반화하는 것 아닌가요. 세진:성폭력 관련 기사가 보도될 때마다 ‘왜 모든 남자들을 범죄자로 만드냐’는 반론이 많죠. 하지만 잘못된 성 관념에 기초한 ‘남성다움’ 문화를 무너뜨리려면 남성들이 모두 해결에 나서야지 ‘나는 아니야’라고 선을 그어 봤자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진호:‘페미니즘’이라는 것은 성별(이분법적인 성별을 넘어서)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모든 이들을 동등하게 존중하자는 것이니까 여자든 남자든 타인을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는 것이 문제의 본질인 것 같습니다. 인간으로서 존중한다면 상대가 여자든 남자든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하는 발언들을 하지 않을 테니까요. 유민:카톡방에서의 문제를 ‘대화’로만 본다면 성 구분이 의미 없다는 데 동의해요. 불법 영상 촬영과 유출, 공유 문제에서 그 주체가 주로 남성이었다는 점까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이자 현실이니까요. 정준영의 경우 문제 영상에 본인이 등장하는 것을 개의치 않고 직접 찍고 공유까지 했는데 평소 성에 대한 인식이 비정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진:많은 남성들이 공유하고 있는 잘못된 성 인식이 문제인 거겠죠. ‘대부분의 남성이 불법 촬영을 하는 건 아니다. 난 억울하다’ 말해도 믿을 수 없는 게 지금 현실입니다. 그러면 ‘난 억울하다’고만 할 게 아니라 무고한 사람을 억울하게 만드는 ‘남성들의 문화’를 깨뜨려야 하죠. 진호:여자 화장실 몰카 사건 등 여성에 대한 불법 영상 사건에 대해서는 여성들이 주로 분노하는데, 이번 모텔 몰카 사건(모텔 30여곳에 몰카를 설치해 1600여명이 피해 본 사건)의 경우 남녀 모두 분노하는 반응이에요. 결국 남녀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방증이겠죠. 부장: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자’는 말과 함께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거론되는데. 세진:불법 촬영 문제를 포함한 성폭력 문제를 정말 일부의 ‘악질’들이 저지르는 ‘특이한 일’로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학교, 가정 등에서 문화적으로 학습하게 되는 성별 권력, 성차별적인 인식(여성을 성적 대상과 도구로만 보는)에서 비롯되는 문제라서요. 유민:강력한 제도가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법) 이후 실제로 접대나 청탁이 많이 줄어든 것처럼요. 현재는 불법 촬영물이 공유되는 상황을 목격했다면 해당 대화 내용을 캡처한 후 출력해서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을 방문하거나 ‘스마트 국민제보’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보해야 하는데요. 카카오톡 애플에 신고 버튼을 만들어 직관적인 제보를 돕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용:성범죄에 대해서는 자정 작용을 기대해선 안 될 것 같습니다. 성폭력에 대한 문제는 문화 개선이라는 접근으로는 아무런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합니다. 최소한 징역형 정도의 처벌은 필요하다고 봐요. 벌금형으론 국민들의 공분을 잠재우기 어렵다고 봅니다. 최근 들어 성희롱이나 영상 유포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공익광고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가 형량 강화와 더불어 처벌이 가능한 명백한 범죄라는 점을 계속 부각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정리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진학·입단 볼모 삼아 빙상 폭군으로 군림

    21일 교육부의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빙상계 적폐’로 꼽혀 온 전명규 한국체육대(한체대) 교수가 빙상계 성폭력과 폭력을 방관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교수는 자신의 제자들이 코치로 있었던 사설강습팀에 학교 소유인 빙상장을 무료로 독점 대관해 주는 등의 방법을 통해 자신의 권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 전 교수는 이 같은 권위를 바탕으로 취업 청탁이나 고가 금품 수수, 수당 부당 수령 등의 비위도 저질렀다. 폭행과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전 교수가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하며 사용한 주요 수단은 학생들이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진학과 입단 등 향후 거취 문제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 교수가 빙상계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피해자들의 거취 문제를 거론해 사실상 합의를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심석희 선수의 미투 이후 빙상계 비위의 중심인물로 자신이 지목되자 지난 1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과 폭행 사실을 몰랐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전 교수는 자신의 제자 코치와 학생이 ‘체력훈련지원’ 목적으로 기업체로부터 협찬을 받았던 400만원 이상의 고가 자전거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 2003년부터 2018년까지 15년간 부양가족을 허위로 작성해 1047만원의 가족수당도 받았다. 2013년 2월에는 대한항공 빙상감독으로 있던 자신의 제자에게 스튜어디스 지원자 응시정보를 보낸 뒤 “(취업이) 가능한지 알아봐 달라”는 취지로 전화해 사실상 취업 청탁도 했다. 한체대 빙상장은 전 교수의 사유재산처럼 사용됐다. 전 교수는 2015년 1월~2018년 4월까지 자신의 제자가 이끄는 쇼트트랙 사설강습팀에 빙상장 샤워실과 라커룸을 전용공간으로 무상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빙상장 샤워실이 코치실로 무단 변경됐고, 이 코치실에서 학생들에 대한 성폭행 및 폭행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교수는 빙상장을 내주는 과정에서 대관 허가와 사용료도 받지 않았다. 한체대 빙상장을 대관하기 위해서는 경쟁입찰을 거쳐야 한다. 전 교수는 2014년 8월~2017년 3월까지 스케이트 구두 24켤레를 정품으로 납품받았다며 해당 업체에 학교 돈 5100만원을 지급했지만 모두 가품이었다. 한체대 운영도 비위투성이였다. 2010∼2019년 체육학과 재학생 중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교직이수 예정자로 선발해 주면서 승인된 정원보다 240명을 초과한 1708명에게 교원자격증을 줬다. 최고경영자 과정에서는 282명에게 출결 확인도 하지 않고 수료증을 줬다. 교육부는 한체대에 전 교수 중징계를 포함해 교직원 35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빙상장 시설을 무단으로 사용하도록 용인한 전 교수와 부당한 방법으로 금품을 수수한 관련 교직원 9명에 대해서는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밖에 특정 교수가 입학을 조건으로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 등 감사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제보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한편 교육부는 연세대 수시모집에서 아이스하키 특기생 3명이 1단계 서류평가에서 기준에 없는 항목으로 점수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교직원 9명에 대한 경징계 및 경고를 학교에 요구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신병원 갈 정도로 압박” 전명규, 피해자 합의 종용

    “정신병원 갈 정도로 압박” 전명규, 피해자 합의 종용

    중징계 요구… “횡령·배임” 고발‘빙상계 대부’로 불리며 체육계 비리의 핵심인물로 꼽혀 온 전명규 한국체육대(한체대) 교수가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에게 폭행당한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 교수는 피해 학생은 물론 학생의 가족까지 만나 합의를 강요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에도 응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교육부는 21일 한체대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명규 등 한체대 교수들의 비리와 학사 관리 부실 등 총 82건의 비리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조 전 코치에게 폭행당한 피해자들에게서 합의를 받아내기 위해 조 전 코치의 지인에게 “피해 학생을 정신병원에 갈 정도로 압박하라”고 지시했다. 전 교수는 또 피해자의 동생도 쇼트트랙 선수인 점을 악용해 어머니에게 합의를 종용했다. 전 교수는 특히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가 터지고 교육부 감사가 진행되던 지난 1∼2월까지도 피해자들을 만나 압박했다. ‘졸업 후 실업팀 입단’ 등 진로·거취 문제가 주요 압박 수단이었다. 전 교수는 이 외에도 학교 시설인 한체대 빙상장과 수영장을 사용신청서만 받고 영리 목적의 사설 강습팀에 대관하는 등 규정을 어기고 사유재산처럼 사용했다. 교육부는 “전 교수의 비위가 중하다”며 한체대에 중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전 교수 등이 빙상장 사용료 등으로 부당하게 취득한 5억 2000만원은 회수했다. 한체대의 다른 종목 교수들의 비리도 대거 적발됐다. 체육학과 사이클부 A교수는 학부모 대표에게 120만원을 수수하고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 체육학과 볼링부 B교수는 국내외 대회 및 훈련 참가비 명목으로 학생들로부터 총 6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받아 이 중 1억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 생활무용학과 C교수는 배우자와 조카 2명을 사전신고도 받지 않고 실기특강 강사로 출강시키고 강사료 1800여만원을 지급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대검 진상조사단 ‘김학의 별장 성접대’ 윤중천 조사

    대검 진상조사단 ‘김학의 별장 성접대’ 윤중천 조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성접대를 한 인물로 논란이 됐던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21일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 출석했다. 조사단이 윤씨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 18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조사단의 활동 기한을 2개월 연장하면서 조사단은 이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특수강간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씨를 이날 불러 조사했다. 조사단은 윤씨를 상대로 김 전 차관과 함께 정·관계 고위급 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 등을 조사했다. 윤씨가 피해 여성들을 특정 장소에 감금한 채 성폭행했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이 사건은 김 전 차관이 윤씨가 소유한 강원 원주 별장 등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사건으로, 2013년 3월 공개된 동영상을 통해 세상에 알려져 논란이 됐다. 앞서 경찰은 김 전 차관에게 특수강간 혐의를, 윤씨에게는 특수강간 및 성폭력처벌법·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2013년 7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김 전 차관은 2006년 4~5월과 2008년 3~4월 각각 제주도와 윤씨의 별장에서 피해 여성 2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같은 해 11월 김 전 차관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반면 윤씨는 특수강간, 성폭력처벌법·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가 아닌 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같은 해 8월 구속기소됐다. 이후 2014년 7월 한 피해 여성이 자신이 동영상 속 여성이라며 김 전 차관 등을 고소했지만, 검찰은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또다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지난해 검찰 과거사위의 본조가 결정으로 조사단은 검찰의 이 사건 수사 당시 외압은 없었는지, 고의로 부실 수사를 한 정황은 없었는지 등 조사에 착수했다. 이른바 ‘윤중천 리스트’가 존재하고 명단에 등장하는 정부 고위공무원과 유력 정치인, 기업 대표, 유명 병원장, 대학교수 등이 향응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몰카’를 재미로 여기는 사회…여성들, “나 스스로 지킨다”

    ‘몰카’를 재미로 여기는 사회…여성들, “나 스스로 지킨다”

    몰카 탐지기 등 관련 제품 인기휴대폰 손전등 기능 활용도 가능“몰카=범죄라는 인식 분명히 해야”가수 정준영(30)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몰카 범죄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준영의 몰카 촬영에 대해 “재수 없게 걸린 것”이라고 표현하는 등 범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식도 여전하다. 일부 대학 교수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농담하거나 “일이 힘들면 그런 게 분출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잇단 실언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여성들은 몰카 탐지기를 대여하거나 유사 기능을 갖춘 어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는 등 스스로 보호 방안을 찾고 있다. 직장인 유모(27)씨는 “제대로 작동되는 것 같지는 않지만, 불안한 마음에 몰카 탐지 앱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불안을 겨냥한 업체들의 마케팅이나 정책은 넘쳐나지만 실제 여성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지지 않은 것 같다”도 말했다. 또다른 직장인 지모(29)씨는 “공중 화장실은 웬만하면 가지 않으려 한다”며 “몰카에 불안해하는 것보다 차라리 참았다가 집이나 사무실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을 이용하려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몰카를 피하기 위해 빨간색 셀로판지를 휴대전화 카메라에 덧대거나 휴대전화 손전등을 비춰 반사되는 몰카 렌즈를 찾는 방법이 공유되기도 한다. 경찰 관계자는 “1㎜ 크기의 몰카 렌즈라도 유리 성분이 있어 캄캄한 방 안에서 손전등을 비추면 빛이 반사된다”라며 “TV셋탑박스, 헤어 드라이어, 컴퓨터 등 틈새가 있는 가전제품 등을 위주로 살펴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탐지법으로 모든 카메라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보니 몰카 탐지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 케이스, 소형 몰카 탐지기 등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정준영 사건으로 불법 촬영이 재차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몰카 탐지기 대여 서비스를 확대했다. 또 몰카 탐지를 담당하는 보안관이 학교를 순찰하는 등 이전에 비해 보호 방안이 강화되는 추세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학생 박모(23)씨는 “비용을 들여가면서 몰카 탐지 기능이 있는 제품을 사야 하는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대표는 “불법 촬영물은 남성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 문화로 소비돼 왔다. 불법촬영 및 유포 뿐 아니라 피해자가 존재하는 영상물을 소지하는 자체만으로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단순한 처벌 강화 뿐 아니라 성범죄들을 범죄라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범죄를 묵인하거나 동조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예비교사가 “삼일한”…경인교대, 단톡방 성희롱 징계 검토

    예비교사가 “삼일한”…경인교대, 단톡방 성희롱 징계 검토

    경인교대는 21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성희롱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기로 했다. 같은날 경인교육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이 학교 체육교육과 15학번 남학생들이 단톡방에서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과 욕설을 했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익명의 제보자가 공개한 카톡 캡처에는 15학번으로 명시된 남학생이 ‘휴가 때마다 XX(여학생 이름)랑 성관계하면서 군대 한 번 더 vs 대학 내내 성관계 안 하기’라고 말하는 것이 담겼다. 다른 남학생은 특정 여학생을 지칭하며 심하게 욕설을 했고, 다른 학생들은 웃으며 방관했다. 다른 남학생이 여자친구와 싸웠다고 말하자 한국 여성은 3일에 한 번씩 때려야 말을 듣는다는 의미인 ‘삼일한’이라는 용어가 나오기도 했다. 제보자는 “증거가 이 정도뿐이라 안타깝지만 이에 더해 더 많은 성희롱이 오갔음을 확인했다. 직접 가담한 가해자뿐만 아니라 단톡방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졸업할 때까지 침묵으로 방관한 남학우들에게도 사과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이 되자 문제가 된 단톡방의 남학생들이란 ‘체육교육과 15학번 남학생 일동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들 남학생은 “여성은 단순한 성적인 존재가 아닌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이지만 저희는 그것을 망각했다. 이 부분은 명백한 잘못이며 성적 발언의 대상이 되었던 피해 학우에게 꼭 사과의 표현을 하겠다”고 말했다. 경인교대 측은 이날 오전 모든 학과에 ‘비슷한 성희롱을 경험했거나 목격한 사례를 제보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고 교내 성폭력 전수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 이번 단톡방 성희롱 가해에 가담한 학생들의 신상을 모두 확인해 학교 차원에서 징계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이달 중순 서울교대에서도 국어교육과 13~18학번 남학생이 가입된 축구 소모임에서 같은 과 여학생 사진과 개인정보가 담긴 책자를 만든 뒤 신입생과 졸업생이 만나는 대면식 때 이를 돌려보며 외모를 평가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시민들은 예비 교사이거나 이미 교사로 일하고 있을 이들이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이들이 일회성 사과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공교육 불신에 사교육비 급증… 대안학교가 ‘대안’ 될까

    공교육 불신에 사교육비 급증… 대안학교가 ‘대안’ 될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숙명여고 사태와 ‘스카이(SKY) 캐슬’ 열풍으로 이어지는 우리 사회의 공통점은 한 가지로 요약된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다. 교육부가 통계청과 함께 조사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들이 쓴 사교육비 총액은 19조 4852억원으로 전년 18조 6730억원보다 4.4% 늘었다. 학생 수가 전년 대비 2.5% 줄었음에도 사교육 씀씀이는 더 커졌다. 우리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보여 주는 단면이다.공교육 불신의 반대편에 사교육이 있다면 공교육과 사교육이 수용하지 못하는 지점에 대안교육이 위치한다. 제도권 밖에서 이뤄지는 교육이지만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공교육·사교육과 다르지 않다. 지난 2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비인가 대안학교 중 자격조건을 갖춘 학교를 ‘서울형 대안학교’로 지정해 공교육 수준에 준하는 학교운영비 70% 수준으로 지원을 확대(기존 40%)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공교육의 대안으로써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안학교란 교육당국에서 인정하는 국공립이나 사립 초·중·고교를 제외하고 민간에서 학생들을 받아 교육기관으로 운영하는 곳을 뜻한다. 학력을 인정받는 인가형과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미인가형으로 나뉜다. 1997년 경남 산청에 설립된 간디청소년학교(현 제천간디학교)를 시작으로 확산된 대안학교는 2017년 기준 289곳(교육부 조사)이 운영 중이다. 실제 운영 중인 곳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대안학교는 2018년 기준 전국 39개교(공립 11개교, 사립 28개교)다. 인가형 대안학교는 비인가형에 비해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제한된다. ●기숙사비 포함 학비, 일반고보다 비싸 대안학교는 교육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교육과정에서부터 학제까지 완전 자율로 운영된다. 국내 첫 대안학교인 제천간디학교는 중·고등 과정을 통합한 6년제로 운영된다. 경남 산청에서 현재 충북 제천으로 옮겨 왔다. 2018년 5월 기준 학년별로 15~23명씩 총 105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교사 수는 31명으로 교사 1인당 3.5명의 학생을 맡는다. 지난해부터 ‘4+2체제’로 바꾸고 1~4학년은 10명 안팎의 모둠반으로 운영되고 5~6학년은 학교 밖 교육도 병행하는 ‘넘나들기 학습’을 진행한다. 교육과정 역시 일반 중·고등학교와 완전히 다르다. 기숙생활을 하는 1~4학년이 함께 섞여 ‘비즈니스’(자립-적게 일하고 더 행복하기) 수업과 ‘인문’(심리학은 처음인데요) 수업 등을 듣는다. 기숙사비와 학비를 포함해 월 76만원과 입학금 500만원이 별도로 든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샨티학교는 여행대안학교를 표방한다. 교사와 함께 학생들이 함께 준비해 떠나는 총 50일 이상의 장기여행을 교육의 기회로 삼는다. 네팔의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이나 800㎞의 순례길을 걸어가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40여일간 카자흐스탄 한글학교 교육봉사 등이 그동안 다녀온 여행지다. 이 학교의 서수미 교사는 “길다고 하지만 50여일의 여행만으로 아이들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교사들과 함께 여행을 준비하고 타지에서 긴 시간을 함께 보내고 돌아온 아이들은 앞으로 성인이 된 뒤에 자신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다. 이는 일반 제도권 교육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대안학교지만 학부모 중 공립학교 교사들의 비율이 가장 높다“면서 ”단순히 제도권 교육의 대체제가 아니라 대입에 매몰된 우리 교육의 현실에 대한 좌절을 직접 경험하고 자녀들을 보낸 학부모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만큼 학비는 일반 고교보다 높은 편이다. 샨티학교는 입학금 500만원과 기숙사비를 포함해 월 90만원의 학비를 내야 한다. 대안교육을 선택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폭력이나 적응 부족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대안학교 등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 제도권 교육으로는 학부모와 학생이 원하는 성인으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2남 1녀를 둔 오세훈(59)씨의 경우는 후자다. 오씨는 세 자녀를 모두 대안학교에서 교육시켰다. 오씨는 “기존 공교육으로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제대로 발현시키기가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씨의 막내아들 율평(25)씨는 중학교를 대안학교에서 생활하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일반 고교를 졸업한 케이스다. 율평씨는 “대안학교를 거쳐 일반학교에 진학하면서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부분은 있었다”면서도 “내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온전히 공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는 점에서 대안학교 생활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영화와 미드(미국 드라마)에 빠져 영어를 독학했다는 율평씨는 최근 본 토익 시험에서 만점을 받기도 했다. 제도권 교육에 순응하지 않고도 제도권 시험에서 성과를 이뤄 낸 셈이다. 율평씨는 올해 서울예술대 극작과에 입학했다. 현재 아르바이트로 미국 넷플릭스에서 수입하는 한국 드라마의 번역이 잘됐는지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그는 “영화나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제도권 교육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대입에서도 대안학교들은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2017년에는 광주의 철학·인문학 대안학교인 지혜학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나와 화제가 됐다. ●“자기의 삶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성 길러” 대안교육을 경험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장점은 본인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주체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를 졸업한 유수정(23)씨는 국내 최초 세대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에서 졸업을 앞두고 청소년 노동자와 청소년 빈곤에 대해 직접 알아보기 위해 했던 청년유니온 산하의 청소년유니온 인터뷰를 계기로 청년유니온 조합에 가입했다는 유씨는 “향후 노동인권 교육 분야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일반 학교에 다녔다면 내 스스로 미래와 진로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지금껏 지내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국 56개 미인가 대안학교가 소속된 대안교육연대의 유은영 사무국장은 “일부에서는 대안학교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오는 곳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일부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대부분 대안학교는 교사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서울형 대안학교’ 외에도 정책적으로 대안학교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대안교육에 관한 법률‘이 계류 중이다. 미인가 대안학교를 기존 ‘인가’ 방식 외에 ‘등록’ 유형으로 법의 울타리 안에 넣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안가 대안학교는 현재 법적으로는 근거가 없는 상태다. 광주지검은 지난해 6월 ‘학교설립 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로 운영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초·중등교육법 67조를 근거로 광주 지혜학교의 교장을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천편일률적인 공교육 체계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육적 수요를 반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SNS에 부산 모 여고 교사 성폭력 제보 잇따라

    부산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어 교육청이 전수조사에 나섰다. 경찰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19일 SNS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는 부산 S여고 교직원들의 성폭력 사례제보를 위한 공식계정이 생기며 피해 사례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에는 해당 여고 이름과 ‘미투’,‘미투 공론화’,‘교내성폭력 고발’ 등과 같은 문구에 해시태그(#)를 붙인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서도 S여고 재학생과 졸업생 피해 사례를 받는 방이 운영되고 있다. 한 트위터 제보 내용을 보면 “봉사활동 때 한 교사가 체육복보다 좀 짧은 반바지를 입은 학생을 보고 ‘그렇게 짧은 바지 입고 오면 할아버지들이 너를 반찬으로 오해해 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인스타그램 제보에는 한 교사가 특정 학생을 찍어 “키스 같은 거 해봤을 거 아니야”라며 묻거나 “남자친구랑 실수로 임신하게 되면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물어봤다는 내용 등이 있다. SNS 피해 글을 보면 가해 교사와 피해 학생 모두 다수이고,피해 시기도 매우 광범위하다. 부산시교육청은 18일 S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전담경찰관과 수사팀을 교육청 전수조사 때 참관하게 했다”면서 “교육청으로부터 수사의뢰가 들어오면 즉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술 취해 부산대 여자기숙사 무단침입한 20대 남성

    술 취해 부산대 여자기숙사 무단침입한 20대 남성

    20대 남성이 부산대 여학생들이 머무는 기숙사에 무단 침입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18일 부산대 총학생회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새벽 2시 38분쯤 부산대 대학원생 A(27)씨가 이 학교 여자기숙사인 자유관의 통제구역에 침입했다. 경찰은 부식차량 출입을 위해 열려있던 기숙사 외부 담장 문을 통해 음주 상태였던 A씨가 들어온 사실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자유관 건물 안으로까지 들어가지는 않았고 통제구역 침입 이후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아 신분 조사 후 귀가 조치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외부인 자유관 성폭행 시도 사건 이후 무단침입이 발생해 자유관 원생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서 “학교가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6일 새벽 20대 남성 대학생 B씨가 자유관에 침입해 복도에서 만난 여학생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붙잡힌 사건이 있었다. 부산대가 자유관에 최첨단 보안시설을 갖췄다고 밝힌 지 한 학기도 안 돼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었다. 외부인 성폭행 시도 사건 이후 경비인력을 확충한 부산대는 오는 5월 출입문이 빨리 닫혀 외부인이 쉽게 출입할 수 없는 ‘스피드게이트’ 설치하기로 하고, 생체 인식 시스템 도입 등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부산대에서는 2013년에도 20대 남성 대학생 C씨가 새벽에 여자기숙사에 침입해 잠자던 여학생을 때리고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한체대, 돌연 빙상장 대관 중단…빙상꿈나무들 “훈련장 잃었어요”

    [단독] 한체대, 돌연 빙상장 대관 중단…빙상꿈나무들 “훈련장 잃었어요”

    빙상장을 특정인에게 부정하게 대관한 것으로 드러난 한국체육대학교가 내달부터 빙상장의 대관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한체대 빙상장에서 훈련을 해온 학생 선수들은 “다른 빙상장으로 옮기기 힘들다”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빙상 적폐’를 해결하겠다면서 정작 빙상 꿈나무들에게 피해를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한체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내달부터 초·중·고 학생선수들과 지도자로 구성된 사설 강습단체에 해오던 빙상장 대관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한체대 빙상장에서 훈련해온 학생선수들과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한체대 실내빙상장 대관 정상화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들을 “한체대 실내빙상장에서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초·중·고 학생선수 300명과 학부모”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한체대가 내달부터 빙상장 대관을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을 학생선수들과 학부모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체대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의 조사 및 감사를 통해 빙상장을 특정인에게 부정하게 대관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체육학과 전 조교 A씨는 빙상장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전명규 한체대 교수(전 대한빙상연맹 부회장)의 수업시간에 자신이 개인 지도하는 고교생들을 데리고 빙상훈련을 했으며, 빙상장과 관련 없는 평생교육원 강사가 타인 명의로 대관하는가 하면 민간인 2명도 사문서를 위조해 빙상장을 대관하고 사설 강의를 했다. 교육부는 당시 빙상장 관리를 맡은 한체대 평생교육원 원장이었던 전 교수가 국립대인 한체대의 빙상장을 ‘사유화’한 것으로 보고 한체대에 전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또 올해 초 불거진 ‘빙상계 성폭력’과 빙상장 부정 대관 등을 묶어 지난 2월 종합감사를 실시했다. 한체대 관계자는 “지난해 불거진 (부정 대관) 문제를 해결하고 운영을 개선하고자 빙상장 대관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선수들과 학부모들은 “다른 빙상장을 찾기 힘들다”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들은 국민청원에서 “학생선수들은 매일 오전과 저녁, 2차례 하는 훈련과 학업을 병행하는 바쁜 생활 탓에 빙상장 인근으로 전학을 하거나 가족 모두가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제빙상연맹이 권고하는 부상방지 펜스가 갖춰진 곳은 국내에 강릉 아이스아레나와 한체대 빙상장 뿐”이라면서 “하루아침에 원거리의 다른 빙상장으로 이동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누구나 이용할 권리가 있는 국가 체육시설을 부실하게 관리해왔던 문제를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체대 관계자는 “학생선수들과 학부모들의 항의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조만간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아름다운 세상’ 추자현, 안방 복귀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강하다”

    ‘아름다운 세상’ 추자현, 안방 복귀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강하다”

    배우 추자현이 ‘아름다운 세상’으로 오랜만에 드라마로 컴백,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강하다는, 아름다운 진심이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오는 4월 5일 첫 방송 되는 JTBC 새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제작 MI, 엔케이물산)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생사의 벼랑 끝에 선 아들과 그 가족들이 아들의 이름으로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추자현은 아들 선호(남다름)의 사건 뒤에 감춰진 진실을 찾기 위해 온몸으로 투쟁하는 엄마 ‘강인하’를 연기한다. 이름 그대로, 그리고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그렇듯, 강인한 엄마다. “쉬지 않고 연기를 해왔지만, 한국 드라마로는 9년 만에 시청자들을 만난다. ‘나’라는 배우를 찾아준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감사한다”며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을 만난 소감을 전한 추자현. 오랜만에 돌아온 현장에서의 설렘도 잠시뿐, 수많은 고민과 책임감이 밀려왔다. “예전에 내가 했던 연기는 테크닉에 많이 의지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 대본을 받고 보니 100% 진심이 아니라면 인하의 감정이 전달되지 않겠더라. 그래서 첫 촬영 때 많이 떨었다”는 기억을 떠올린 것. 그때 “우리가 뒤에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박찬홍 감독의 독려가 큰 힘이 됐다. 그렇게 조금씩 엄마 인하가 돼간 추자현. 고등학교 물리 교사인 무진(박희순)과 결혼해 두 아이 선호와 수호(김환희)의 이름을 딴 ‘호호’ 베이커리를 운영하며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온 인하에 대해 “엄마의 유형은 상황과 배경에 따라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인하는 그냥 엄마, 보통 엄마”라고 표현했다. 자식이 있는 엄마라면 누구라도 스스로를 덧그릴 수 있는 캐릭터이기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눈물 한 방울을 흘려도, 내 가슴에 울림이 없으면 안 되겠더라. 그래서 감정이 100% 차오르지 않을 땐 스태프들에게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다”라는 추자현은 “어떤 부분은 서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슴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요즘 제목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고 있다. 처음엔 “너무 평범하지 않나”라는 느낌도 받았지만, “요즘 사람들이 ‘아름다운’이란 표현을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제목이 주는 역설이 더욱 와닿았다”고 했다. 그리고 “나 역시 얼마 전 엄마가 됐다. 그래서 내 아이가 컸을 때 세상이 아름다웠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다”며 “드라마의 모든 여정이 끝났을 때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제목이 시청자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남길 바란다”는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캐릭터를 향한 그녀의 깊은 공감과 남다른 애정이 담긴 ‘아름다운 세상’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아름다운 세상’은 ‘부활’, ‘마왕’, ‘상어’, ‘발효가족’, 그리고 ‘기억’을 통해 인간에 대한 성찰과 깊은 울림이 있는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콤비,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의 작품이다. ‘리갈하이’ 후속으로 오는 4월 5일 금요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사진제공 = MI, 엔케이물산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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