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학교 비정규직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국방부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가자지구 휴전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도쿄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부동산중개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89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숨져…하루 15~16시간에 월급 100만원↓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숨져…하루 15~16시간에 월급 100만원↓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숨져…하루 15~16시간에 월급 100만원↓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매일 밤샘근무” 학교 경비원 끝내 숨져…어떤 상황?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매일 밤샘근무” 학교 경비원 끝내 숨져…어떤 상황?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매일 밤샘근무” 학교 경비원 끝내 숨져…어떤 상황?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와대 5자 회동] 朴 “노동개혁은 가정경제 회복 출발점” 文 “정부 추진 5대 입법 대타협에 위반”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가 22일 청와대에서 주고받은 대화를 여·야·청 3자의 브리핑을 토대로 현안별로 정리한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박 대통령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려는 노력이 정치적 문제로 변질돼 안타깝다. 현재 교과서는 우리 현대사를 태어나서는 안 될 정부, 못난 역사로 가르치는데 이렇게 패배주의를 가르쳐서야 되겠느냐. 이것을 바로잡자는 순수한 뜻이다. (현행 교과서의) 근대사, 현대사 분야는 특정의 이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집필진이 구성돼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민족문제연구소 등 특정 인맥으로 구성돼 있다. 6·25전쟁에 관해서 남과 북 공동의 책임이라고 저술한 내용을 봤다. 우리 역사를 스스로 비하하는, 자신감을 잃게 만드는 역사 서술,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인하고 책을 읽어 보면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부끄럽게 여기게끔, 우리 역사가 부끄러운 역사인 것으로 기술돼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국정화를 통해 친일, 독재를 미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민생,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 달라. 지난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현행 교과서가 좌편향됐다고 하면서 사례를 들었는데 잘못된 사례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 아직 집필진 구성이 안 됐는데 왜 그런 발언을 하느냐. 참고 있는데 그만하라. 교사용 지도서에 아주 문제가 많다. 왜 우리 아이들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배워야 하나.” ●노동 개혁 박 대통령 “노동 개혁은 우리 아들딸들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부모님에게 안정된 정년을 보장해 주기 위한 것으로 가정 경제를 회복시키고 국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17년 만에 이뤄진 노사정 대타협인 만큼 노동 개혁 5개 법안을 조속한 시일 내 통과시켜 달라.” 문 대표 “새누리당이 발의한 노동 개혁 5개 법안 중 노사정 대타협을 위반한 게 2개다. 파견법과 비정규직 관련법 등도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실업급여가 없는 내용이 들어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5대 입법은 오히려 노사정 대타협에 위반된다.” ●경제활성화법, 예산안 등 민생 박 대통령 “국회에 3년째 계류돼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에 대해 지난 9월 원내대표들이 신속한 처리를 합의한 만큼 여야 지도부의 결단으로 이번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한다. 한·중, 한·뉴질랜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을 하루빨리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한다. 한·중 FTA의 경우 발효가 늦어지면 하루 약 40억원의 기대 수출액이 사라지는 만큼 늦어도 11월 중순까지는 비준 동의 절차를 완료해 연내 발효돼야 한다. 내년도 예산안이 작년처럼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 내 처리되기 바란다. 국회가 법정시한을 준수하는 전통을 만들어 달라.” 문 대표 “ 지난해 부동산 3법을 합의처리할 때 공공임대를 1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를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서 전·월세 안정화로 바꿔야 서민들의 주거난을 해결할 수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서 보건·의료 부분을 제외하기로 지난 3월 3자 회동 때 이미 얘기했다. 학교 앞 정화 구역에 호텔을 짓는 것에 반대한다.” 박 대통령 “국회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이야말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핵심적인 법안이다. 3년여 동안 계속 이 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국회에 간곡히 호소했지만 아직도 성과가 없어 무척 답답한 상황이다.” 김 대표 “관광진흥법의 경우 유커가 몰려오는데 호텔이 없어 멀리 가서 자고 오는데 넘쳐나는 관광객 수용할 것을 왜 안해 주나. 지금 서울 시내 지도를 보면 빨간 부분이 초·중·고교 200m 주변이다. 남은 부분이 얼마 없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다.” ●방미 성과·남북 관계 박 대통령 “방미 성과로는 (동맹의) 외연을 확대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밝은 미래가 있다.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전 이산가족 명단 교환은 물론,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해야 하며 인도적 차원에서의 남북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문 대표 “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의미가 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간 대화를 박 대통령이 제안하고 추진해 줬으면 좋겠다. (한·미 공동성명에서) 6자 회담의 구체적 방안이 없는 것이 아쉽다.” ●황 총리의 ‘일본 자위대 입국 허용’ 발언 논란 문 대표 “일본 자위대의 입국을 허용할 수 있다는 황교안 총리의 말은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다.” 박 대통령 “미·일 협정도 있지만 한·미 간에도 협정이 있다. 결국은 한국의 동의가 없으면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고 그 결정은 대통령인 제가 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현장 블로그] 국감서 난타당한 서울대 비정규직 차별

    “여름 복날에 총장이 특식으로 돌린 수박도 정규직 수에 맞췄다면서요. 비정규직은 구경도 못 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까지 해야 하나요.”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 가을로 접어든 지가 한참인데 난데없이 ‘복날 수박’ 얘기가 나왔습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서울대 비정규직 차별 실태를 언급하며 성낙인 서울대 총장에게 쏟아 낸 발언 중 하나였습니다. 무기계약직 전환율이 21.3%로 국립대 31곳 중 28위에 머무를 만큼 비정규직의 처우가 열악한 서울대입니다. 결국 많은 국립대 총장이 모인 국감장에서 ‘콕’ 집어 지적을 받았습니다. 문제의 ‘수박’ 얘기는 명절 상여금에 대한 질의를 하던 중에 등장했습니다. 서울대에서는 ‘복날 수박’처럼 명절 상여금도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따라 엇갈립니다. 정 의원은 “비정규직 근로자 명절 상여금 수령 현황을 조사한 결과 770명 중 한 푼도 받지 못한 사람이 572명이나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서울대에서 비정규직은 어린이집도 이용을 못 하고, 은행 대출금리도 더 높게 적용된다”며 학교 측의 차별 대우를 비판했습니다. 이날 국감에는 서울대에서 처음으로 비정규직 차별 시정을 정부에 요구해 ‘일부 차별 인정’을 받아 냈던 미술관 계약직 비서 박수정(26·여)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박씨가 서울대 미술관에서 근무한 지 딱 24개월, 만 2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법대로 따지면 이날 박씨는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자가 돼 주변의 축하를 받아야 했겠지만 지난달 해고 통보를 받은 그는 비감한 심정으로 국감장에 나왔습니다. 박씨는 “계속 업무를 하고 싶었지만 차별 시정 신청으로 인해 학교에 피해를 끼쳤다고 생각했는지 (학교 측이) 계약 만료 통보를 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의원들의 질의에 성 총장은 “교육의 장(場)인 대학에서 모범을 보였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을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이른 시일 내 문제 해결에 관한 기본 틀을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의 이런 입장은 총장이 국회의원 앞에 나선 연후에야 비로소 처음 나온 것입니다. 그동안은 “어쩔 수 없다”는 해당 부서장의 대답만 고장 난 녹음기처럼 반복돼 왔습니다. 성 총장은 서울대의 최고 수장으로서 행한 발언의 무게감을 깊이 새겨야 합니다. 부디 내년 국감에서는 그가 학내 비정규직 문제로 의원들의 질책을 받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지식인 1000명 “정기국회내 노동개혁 입법을”

    지식인 1000명 “정기국회내 노동개혁 입법을”

    대학교수와 전직 관료 등 지식인 1000여명이 노동 개혁 촉구 성명에 동참하며 노동 개혁을 추진하는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성명서에는 임금피크제 활성화, 성과급 중심 임금체계 확립, 노동시장 유연화 등의 주장이 담겼다. 이들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노동 개혁 촉구 1000인 지식인 선언’을 발표하고 “정부와 국회는 9·13 노사정 합의정신을 존중하되 구체성 없는 합의 내용에 집착하지 말고 이번 정기국회 내에 입법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재완(성균관대 교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노사정이 어렵게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뤄냈지만 이것은 ‘필요조건’에 불과하고 ‘충분조건’은 아니다”며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지식인들이 나서게 됐다”고 성명 취지를 밝혔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경제 현실을 보면 지난 70년간의 ‘기적의 경제성장’이 끝나는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낸 뒤 “우리는 내부에서 개혁을 못하면 외부에서 강요한 개혁을 해야 했던 뼈저린 역사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정부와 국회가 노사정 합의 거부에 타협하지 말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마칠 것을 주장했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고 파견·기간제 규제를 완화하며 단계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할 것 등을 요구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강자인 노조가 ‘약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청년들은 (실업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있다”며 “유럽의 복지모델만 배울 게 아니라 노동 개혁 모델도 배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국회를 찾아 원유철·이종걸 여야 원내대표를 잇따라 면담하고 지식인 1010명이 서명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고려대 노동대학원 “제1회 KU 노사정포럼” 개최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원장 조대엽)은 한국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전망하는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고자 오는 10월2일 오후 7시 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제1회 KU 노사정포럼”을 개최한다. 고려대 노동대학원이 개원 후 21년간 노동문제에 관한 교육과 연구의 중심이자 한국 노사정 뿌리로 축적한 자원과 역량을 공유하고자 마련했다. KU 노사정 포럼은 고려대 노동대학원이 배출한 2500명의 교우들이 회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포럼은 노동계를 비롯해 정관계, 재계, 언론계, 학술, 예술, 종교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엄선된 인사들을 초청해 함께 토론할 예정이다. 제1회를 맞아 초청된 인사도 눈여겨 볼만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선도하며 우리 사회에 노동의 상식을 회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노동이 행복한 삶의 특별시, 서울’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포럼을 기획하고 주최한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KU노사정 포럼의 목적은 노동분야와 비노동분야의 소통, 공공의 쟁점에 관한 공론의 주도, 우리사회의 새로운 비전의 탐색 등이다. KU 노사정 포럼은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50년과 고려대 노동대학원 20년의 누적된 역량으로 회원들이 시대와 마주하며 세상의 걱정을 앞당겨 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겉도는 해외 석학 초빙 (하)해법과 대안] “언어·문화 장벽 없애는 등 정착 환경 조성해야 연구에 매진”

    [겉도는 해외 석학 초빙 (하)해법과 대안] “언어·문화 장벽 없애는 등 정착 환경 조성해야 연구에 매진”

    “이렇게 도와주지 않을 것 같으면 나를 왜 초빙했는지 모르겠다.”(국립대 한 외국인 교수) “선후배 학맥 관계가 엄격한 수직적 위계의 교수 사회에 외국인이 들어가기는 어렵다.”(건국대 중국인 교수) “외국인 교수의 자격 심사를 강화하고 한국어를 못하면 초빙하지 말아야 한다.”(이덕환 서강대 교수)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해외의 저명한 학자들을 경쟁적으로 국내에 초빙하고 있지만 해외 교수들의 ‘탈(脫)한국 현상’도 만만치 않다. 2013년 이후 초빙된 외국인 교수 중 한국에 왔다가 중도에 되돌아간 교수가 170여명에 이른다. 국내 적응과 안착을 위한 제도적 시스템이 허술한 게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내국인 교수와 외국인 교수 등 대학과 연구기관 구성원들이 말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이들은 해외 인력의 한국 사회 연착륙을 돕는 것, 한국의 대학 및 연구 문화를 국제화하는 것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외국인 교수 스스로 계속 머물고 싶은 나라로 인식해야 더욱 책임 의식을 갖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고 해외 석학을 우리 대학의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급한 것으로는 외국인 교수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이 꼽힌다.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언어 장벽이 큰 어려움으로 지적되는 만큼 한국어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려대 등 몇몇 대학은 교내 맞춤형 한국어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외국인 교원이 너무 많고 학내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무리가 없다”(서울시내 한 사립대학 관계자)며 관련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대학 및 연구 문화의 국제화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를테면 교수 회의나 공문 등에서 영어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3년 전 국내 사립대 미대로 온 프랑스 출신 교수는 “처음 왔을 때 학교 건물 위치도 잘 몰랐을 뿐 아니라 학사 규정 등도 알지 못해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차윤경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학교 공문 같은 경우는 영어 번역본이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학교 편람이나 다른 자료들도 영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양대에서는 교수 연수 때 동시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다른 학교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시행되면 외국인 교수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와 한국 사회로의 정착을 돕는 오리엔테이션 개최나 ‘생활 밀착형’ 매뉴얼 제공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학교나 일상생활에 대한 안내가 없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아파서 끙끙대면서도 언어 문제로 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한 외국인 교수로부터 ‘(학교는) 이렇게 안 도와줄 거면 날 왜 불렀느냐’는 항변을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일본 도쿄대만 해도 외국인 교수들에게 생활 전반에 대한 안내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하는데, 한국 대학들도 그런 걸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외국인 전임교원이 가장 많은 4년제 대학인 한국외대의 경우 같은 학과에 먼저 온 외국인 교수에게 멘토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외국인 코디네이터’ 제도를 시행 중이다. 실제 외국인 교수들은 학맥·인맥으로 얽힌 한국 교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소외된 경우가 많다. 학내 분위기부터 낯선 나라에 온 이들에게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베스트 티처상만 3번을 수상한 중국 출신의 쑨양훙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는 “외국인인 데다가 여자 교수여서 많은 배려를 받았지만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수직적인 교수 사회에 외국인이 편입하기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시내 한 사립대학의 독일인 교수도 “처음 학교에 왔을 때 말을 걸어 주는 교수도 거의 없었을뿐더러 ‘외국에서 온 교수는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접근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외국인 교수들과 교류하는 장(場)을 자주 만드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학문적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방기혁 광주교대 교수는 “외국인 교수가 갖고 있는 전문성을 국내 교수들, 연구진과 교류할 수 있도록 대학이 컬로퀴엄이나 라운드테이블을 마련해 지식을 나누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사 행정에 적극 참여시키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2013년 스위스 출신 베른하르트 에거 서울대 공대 교수가 서울대 최초의 보직교수를 맡고 한국외대 등에서 외국인 학과장이 탄생하기도 했으나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외국인 교수는 교수 회의에 참여할 생각조차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이 비정년 트랙이나 초빙교수인 현실도 바꿔야 한다. 좋은 인력을 초빙하기에 앞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우수 인력을 초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순광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년 트랙이나 초빙인 외국인 교수는 사실상 완전한 비정규직으로 재임용 심사에서 계약 해지를 해 버리면 그만”이라며 “외국인 전임교원 자리를 많이 만들어 인력의 질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교수 채용 때 자격 심사를 좀 더 까다롭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한국어와 우리 대학 시스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교수를 선별해 뽑아야 한다”며 “독일은 연구자로만 가도 정부 차원에서 돈을 지원해 독일어 교육을 시키고 독일어를 못하는 교수는 아예 뽑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사설] 청년펀드, 온국민이 관심갖고 참여해야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목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된 ‘청년희망펀드’에 대한 관심이 벌써 뜨겁다. 지난 21일부터 정부가 5개 시중 은행을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펀드 모금을 시작하면서 공직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은행을 통해 기부를 받아 공익신탁 형태의 ‘청년희망펀드’(가칭)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의 큰 얼개를 만들어 놓았다.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익성을 살리면서 공정·투명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공익신탁 형태로 운용하겠다고 한다. 기부자들에게 일반 펀드처럼 수익이 배분되진 않지만 기부자는 기부 금액의 15%, 3000만원 초과분에 대해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청년펀드는 청년구직자와 불완전취업 청년(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1년 이상 취업), 학교 졸업 뒤 1년 이상 취업을 하고 있지 못한 청년들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이미 KEB하나은행을 통해 일시금 2000만원과 매월 월급의 20%인 340만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하면서 1호 가입자가 됐다. 뒤이어 황교안 국무총리도 일시금 1000만원과 월급의 10%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등 금융계 인사도 동참했다. 이어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 종교인과 박세리 선수 및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등 체육인들도 가입 의사를 밝히면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청년펀드에는 외환위기 이후 17년 만의 노사정 대타협의 불씨를 살려 청년 고용절벽 해소와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청년 고용 문제가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과 기업 등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는 점도 일깨워 준다. 청년펀드가 성공하려면 먼저 사회지도층이 앞장서야 한다. 지도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일반 국민들의 참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회복에도 도움을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관제펀드’니 또 하나의 ‘준조세’니 하는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는 자발적인 참여라는 원칙을 지키면 문제가 안 된다. 외환위기 때의 금 모으기 운동은 국민 스스로 벌인 자발적 운동이어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박 대통령이 설립을 지시한 지 이제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 청년펀드는 과제가 많다. 모금한 돈을 어디에, 어떻게, 얼마를 쓰겠다는 구체적 계획은 물론 모금 목표액과 기간, 신탁운영 기간 등 기본적인 사항부터 정해야 한다. 청년실업 해소라는 취지에 걸맞은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운용계획도 필수적이다. 비슷한 캠페인이 겪은 시행착오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소상공인과 빈곤층의 자활을 목표로 출범한 미소금융의 잘한 점, 못한 점을 참고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시적인 캠페인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청년실업은 한두 해 안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온 국민의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이 청년펀드가 성공할 절대적인 조건이다.
  • “N포세대에게 희망을 기부하세요”

    “N포세대에게 희망을 기부하세요”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한 ‘청년희망펀드’가 21일 개시됐다. 펀드 기부를 받는 은행은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전 지점 5100여곳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날 정오부터 모금을 개시했고, 다른 4개 은행은 22일 영업시간부터 접수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뒤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계기로 자신이 제안한 청년희망펀드의 공익신탁 가입신청서에 1호로 서명했다. 박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지원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고 심각한 청년 일자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서둘러 기부를 한다”며 공직사회와 일반 국민의 자발적 참여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청년희망펀드 기부를 원하는 사람은 은행 창구에서 공익신탁 가입 신청서를 작성한 뒤 현장에서 기부를 하거나 정기 출연을 약속하면 된다. 인터넷뱅킹 기부도 은행에 따라 22~30일부터 가능하다. 기부자는 기부액의 15%, 3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기부금은 펀드를 운용하는 청년희망재단(가칭)의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에 사용된다. 재단은 민간 중심으로 운영된다. 공익 목적의 순수한 기부여서 원금과 운용 수익을 돌려받지 못한다. 펀드의 지원 대상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구직자나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1년 이상 취업하고 있는 청년, 학교 졸업 이후 1년 이상 취업하지 못한 청년 등이다. 정부는 목표 금액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청년 고용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펀드 모금을 계속할 방침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입학사정관 정규직 3%… 지원금 어쨌나

    입학사정관 정규직 3%… 지원금 어쨌나

    대학 입시 ‘학생부 종합전형’(옛 입학사정관제)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국고 지원을 받은 대학들이 전형 운영에 필수적인 입학사정관의 정규직 채용을 외면하고 있다. 입학사정관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해 지난해 국고 지원을 받았던 64개교 중 10개 대학은 1명이 100명 이상을 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지난 14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연속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지원 사업에 선정된 48개 대학의 입학사정관 3151명 중 정규직은 91명(2.9%)에 불과했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학생이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을 바탕으로 서류 평가와 면접을 거쳐 선발하는데, 학생 개인에 대한 평가는 입학사정관이 담당한다. 교육부는 이 전형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2007년부터 시행했던 ‘입학사정관 역량 강화 지원 사업’을 2014년부터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지원 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계속하고 있다. 교육부가 사업에 선정된 대학에 지원한 예산은 2013년 395억원, 지난해 610억원, 올해 510억원이다. 지원금은 대입 전형 개발·연구, 입학 담당자 연수, 고교·대학 연계 활동 등에 사용할 수 있지만 가장 비중이 큰 부분은 입학사정관 인건비다. 대학들은 국고 지원금 중 최대 60%까지 인건비로 지출할 수 있다. 그럼에도 3년 연속 정부 지원을 받은 48개 대학의 올해 입학사정관 정규직 비율은 2.9%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계약직이었다. 일정 기간만 사정업무를 보는 위촉사정관이 79.2%(2495명), 무기계약 8.0%(252명), 비정규직 6.2%(195명), 교수전임사정관 2.5%(79명) 순이다. 실제로 서울대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20억원, 25억원의 국고 지원을 받았지만 정규직 입학사정관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최근 3년 동안 15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교육부가 헛돈을 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입학사정관의 수도 부족해 사정업무를 제대로 보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올해 탈락한 성균관대는 1인당 평균 심사 인원이 318명이나 됐다. 중앙대와 경인교대는 200명을 넘겼고 경희대, 한양대, 서울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도 1명이 심사해야 하는 지원자가 평균 100명 이상이었다. 정 의원은 “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예산 지원에만 그칠 게 아니라 사정관 채용 확대와 고용 안정을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보통 해당 대학 교수로 구성되는 위촉사정관과 무기계약직은 대부분 고용이 보장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지원 사업 선정 평가에서 입학사정관의 신분 및 고용 안정 비율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1인당 심사 인원이 많아도 사정 기간이 최소 2개월 이상이기 때문에 신입생 선발이 허술하게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외도남녀’를 그린다면 어떤 모습일까. 외형상으로는 보면 일상에서 흔히 만날 법한 평범한 중년 남녀일 뿐이다. 서울신문과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 사회 대표 불륜남녀의 모습을 재구성했다. 내 이름은 김바람. 1966년생 말띠로 올해 50살(그래픽 ① 문항 참조)이 됐다. 명함에는 ‘XX 건설 부장’이라는 직함②이 새겨져 있다. 누구나 다 알 만한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다. 한 달 급여가 1000만원③쯤 된다. 덕분에 홑벌이지만 고등학교 1년인 큰딸, 중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 초등학교 6학년인 막내아들④을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서울 강남에 34평(112.4㎡) 아파트 한 채도 있다. 행복의 충분조건을 갖춘 가정 같지만 내겐 말 못할 비밀이 있다. 3년 전 나는 지방의 소도시⑤ 지사로 발령받아 홀로 내려왔다. 물론 가족과 함께 오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생활도, 교육 환경도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곳으로 가족 모두 내려오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처음에는 금요일 밤 상경해 가족과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늦게 내려오는 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2주에 한 번꼴로 상경한다. 교통비도 부담됐지만, 무엇보다 힘에 부쳤다. 평일 밤 사택에 혼자 있노라면 외로움에 사무쳤다. 생활비와 아이들 학원비 조로 한 달 급여의 약 90%를 부친다. 빠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돈만 버는 기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내와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다⑥. 그러다 2013년 여름 이 도시의 한 성인 나이트클럽⑦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웨이터의 손에 이끌려 내 옆에 앉은 그녀는 수수했지만 아름다웠다. 술에 취해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 가족들과 떨어져 느끼는 외로움 등을 털어놨다. 그녀는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 듯했다. 그날 이후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몇 차례 식사를 한 뒤 우리는 두 달 만에 ‘금지된 연애’를 시작했다. 남편 아닌 남자와 연애를 시작한 것은 2년 전이었다. 세상이 ‘간통’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인연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내 이름은 44살(①)인 주부 나불륜이다. 전업주부로 생활하다 더 늦기 전에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의류 판매사원(②)으로 일한 지도 5년째다. 쾌활한 성격에 덕에 매장에선 나를 찾는 단골손님이 적지않다. 비정규직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긴 하지만 연봉도 2400만원(③) 정도는 된다. 덕분에 내 아이 2명(④)의 교육비는 내가 책임진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절친에게도 비밀인 이야기지만 남편과는 별거(⑤)중이다. 아이들 양육비와 생활비는 남편이 다달이 붙여준다. 연예할 때 만해도 남편이 그렇게 가부장적인 사람인지는 몰랐다. 시댁과의 갈등이 있을 때마다 남편은 철저히 자기 집만 생각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재결합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지만 만나면 싸우는 일(⑥)도 이젠 지쳤다. 김바람씨를 만난 것은 42번째 생일날이었다. 매장 주인 언니가 “특별한 날인데 스트레스나 풀자”며 시내 외곽 한 나이트클럽(⑦)으로 데려갔다. 그런 곳에서 인연을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큰 기대감 없이 없이 건넨 전화번호로 그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어진 몇 차례의 식사. 그는 남편과는 달리 다정다감했다. 무엇보다 내 말에 귀 기울여줬다. 그는 15년 넘게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만 살아온 내게 ‘여자’라는 정체성을 다시 찾게 했다. 늦바람에 많은 돈을 들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서로 상황을 알기에 더치페이가 이뤄진다. 우리 둘의 총 연애 비용은 60만원 정도(⑧·⑧)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날 때 드는 식사비와 모텔비가 대부분이고, 생일이나 기념일 때 선물비용이 드는 것 외에 목돈이 들 일은 없다. 서로 꺼내 놓지는 않지만 비슷한 고민도 있다.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다. 아직 서로 배우자는 외도를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⑨·⑨) 혹시 관계가 알려지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것 같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외도남녀’를 그린다면 어떤 모습일까. 외형상으로는 보면 일상에서 흔히 만날 법한 평범한 중년 남녀일 뿐이다. 서울신문과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 사회 대표 불륜남녀의 모습을 재구성했다. 내 이름은 김바람. 1966년생 말띠로 올해 50살(그래픽 ① 문항 참조)이 됐다. 명함에는 ‘XX 건설 부장’이라는 직함②이 새겨져 있다. 누구나 다 알 만한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다. 한 달 급여가 1000만원③쯤 된다. 덕분에 홑벌이지만 고등학교 1년인 큰딸, 중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 초등학교 6학년인 막내아들④을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서울 강남에 34평(112.4㎡) 아파트 한 채도 있다. 행복의 충분조건을 갖춘 가정 같지만 내겐 말 못할 비밀이 있다. 3년 전 나는 지방의 소도시⑤ 지사로 발령받아 홀로 내려왔다. 물론 가족과 함께 오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생활도, 교육 환경도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곳으로 가족 모두 내려오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처음에는 금요일 밤 상경해 가족과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늦게 내려오는 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2주에 한 번꼴로 상경한다. 교통비도 부담됐지만, 무엇보다 힘에 부쳤다. 평일 밤 사택에 혼자 있노라면 외로움에 사무쳤다. 생활비와 아이들 학원비 조로 한 달 급여의 약 90%를 부친다. 빠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돈만 버는 기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내와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다⑥. 그러다 2013년 여름 이 도시의 한 성인 나이트클럽⑦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웨이터의 손에 이끌려 내 옆에 앉은 그녀는 수수했지만 아름다웠다. 술에 취해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 가족들과 떨어져 느끼는 외로움 등을 털어놨다. 그녀는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 듯했다. 그날 이후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몇 차례 식사를 한 뒤 우리는 두 달 만에 ‘금지된 연애’를 시작했다. 남편 아닌 남자와 연애를 시작한 것은 2년 전이었다. 세상이 ‘간통’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인연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내 이름은 44살(①)인 주부 나불륜이다. 전업주부로 생활하다 더 늦기 전에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의류 판매사원(②)으로 일한 지도 5년째다. 쾌활한 성격에 덕에 매장에선 나를 찾는 단골손님이 적지 않다. 비정규직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긴 하지만 연봉도 2400만원(③) 정도는 된다. 덕분에 내 아이 2명(④)의 교육비는 내가 책임진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절친에게도 비밀인 이야기지만 남편과는 별거(⑤)중이다. 아이들 양육비와 생활비는 남편이 다달이 붙여준다. 연애할 때 만 해도 남편이 그렇게 가부장적인 사람인지는 몰랐다. 시댁과의 갈등이 있을 때마다 남편은 철저히 자기 집만 생각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재결합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지만 만나면 싸우는 일(⑥)도 이젠 지쳤다. 김바람씨를 만난 것은 42번째 생일날이었다. 매장 주인 언니가 “특별한 날인데 스트레스나 풀자”며 시내 외곽 한 나이트클럽(⑦)으로 데려갔다. 그런 곳에서 인연을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큰 기대감 없이 건넨 전화번호로 그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어진 몇 차례의 식사. 그는 남편과는 달리 다정다감했다. 무엇보다 내 말에 귀 기울여줬다. 그는 15년 넘게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만 살아온 내게 ‘여자’라는 정체성을 다시 찾게 했다. 늦바람에 많은 돈을 들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서로 상황을 알기에 더치페이가 이뤄진다. 우리 둘의 총연애비용은 60만원 정도(⑧·⑧)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날 때 드는 식사비와 모텔비가 대부분이고, 생일이나 기념일 때 선물비용이 드는 것 외에 목돈이 들 일은 없다. 서로 꺼내 놓지는 않지만 비슷한 고민도 있다.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다. 아직 서로 배우자는 외도를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⑨·⑨) 혹시 관계가 알려지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것 같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이화여대 2014년후기 전체수석졸업 “공부의신” 양영아씨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이화여대 2014년후기 전체수석졸업 “공부의신” 양영아씨

    지난달 말 2014학년도 대학교 후기졸업식이 잇따라 열렸다. 서울 신촌 이화여자대학교(총장 최경희)는 2014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을 갖고 학사 1027명, 석사 843명, 박사 112명 등 총 198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새 출발하는 졸업생들에게는 확실해 보이는 모든 것들에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변화를 맛보며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긍정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새로운 여정이기도하다.이번 학위수여식에서는, 베트남, 가나, 아프가니스탄, 중국, 미국 등 총 21명의 외국 국적 학생들도 학부 졸업장을 받았다. 학부 졸업생 중 최연소자는 만 21세이며, 최고령자는 만 44세다. 존체 졸업생 중 누계 평점 4.0 이상의 최우등 졸업자는 총 25명이며, 4.3 만점에 4.25를 받아 학부 전체 수석을 차지한 불어불문학전공 양영아씨가 대학 대표로서 학위기를 받았다. 이화여대 “공부의 신” 양영아씨를 만나 전체수석 비결과 학창시절 얘기를 들어봤다. → 이번에 수석 졸업을 했는데 소감 한마디 한다면. ― 대학 4년 동안 힘들기도 했지만 즐겁게 공부한 결과로 학부 전체 수석이라는 큰 선물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이화에서 공부하면서 인간과 삶에 대한 애정을 배울 수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저에게 굉장히 큰 선물인데 수석 졸업의 영예까지 얻게 돼 고맙다. → 수석으로 졸업할 정도로 성적이 좋은데, 공부비결이 있다면. ― 스스로 이런 말을 하기 좀 부끄럽지만 수업시간 만큼은 성실한 학생이 됐던 것이 공부 비결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4년 동안 결석과 지각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복습은 꼬박꼬박 하진 않더라도 예습만큼은 매 수업 전에 해갔다. 안 그러면 집중이 안되니까 수업시간에 졸게 되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예습을 하는 학생이 되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예습이라고 해서 거창한 게 아니고 다음 수업시간에 다룰 내용을 한번 쓱 훑는 정도였지만 수업을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됐다. 또 불문과 특성상 많은 작품과 작가들을 접하게 되는데 전 소설 속 인물들이나 작가들과 연애한다는 기분으로 공부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연인이 많아졌다. 공부할 때 이걸 헤쳐나가야 하는 과제로만 여기지 않고, 정말로 그들이 되어보고 교감하면서 공부하려고 했다. 이것도 저의 부끄러운 비밀이지만 그래서 그런지 공부할 때나 수업을 들을 때 혼자 감동받거나 정이 느껴져서 눈물 날뻔한 적도 몇 번 있었다. → 평소에 공부 외에 모든 일에도 열심인지. ― 대학 4년 동안 공부 외에 제 열정을 쏟아 부은 것은 동아리 활동이었다. 입학 때부터 졸업하기 직전까지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했다. 다섯 번의 연주회를 준비하는 동안 수석도 두 번 하고 마지막 연주회에서는 악장도 하게 됐다. 대학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번역 관련한 활동도 꽤 한 것 같다. 1학년 땐 과에서 주최하는 프랑스 원어 뮤지컬에서 노래 가사를 번역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고, 또 SBStv나 KBS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부당 해고에 관한 내용도 번역해 제가 번역한 자료가 방송에 쓰이기도 했다. 또 한국외대에서 모의 유엔 통역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 프랑스어 통역사로 활동했다. 대학 다니면서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자 하는 심정에 아나운서 아카데미도 다녀봤는데, 결국 진로가 그쪽이 되진 않았지만 뉴스 진행, MC, 라디오 DJ, 리포터도 해보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대화 채플에서 진행자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 대학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다면. ― 아무래도 대학 생활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던 오케스트라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 동아리에 들어왔을 때는 연주회 준비 특성상 엄격한 분위기에 동아리를 탈퇴하고 싶기도 했고, 뮤직캠프에 가서는 혼자 탈출하는 버스를 찾아보기까지 했는데, 결국엔 그 힘들었던 기억마저 미화돼 지금은 추억으로 남은 것 같다. 특히 마지막 연주회에서는 제가 악장으로, 아버지가 협연자로 나서 함께 무대에 서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프랑스에서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지냈던 생활도 꿈 같은 시간으로 남아 있다. 처음 프랑스 수업에 말 그대로 ‘내던져’졌을 땐 말을 따라가기도 힘들고 매주 과제물을 제출해야 하는 압박감 속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프랑스에서 불문학을 공부하는 건 마치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한국 학생들과 국문학 공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지금은 프랑스에서 공부했던 시간을 굉장한 행운으로 생각하고 있다. → 학창시절 가장 재미있었던 일과 가장 아쉬운 점은. ― 재미있었던 일은 처음 입학했을 때 불문 전공 수업에서 학교 근처의 안산이라는 곳으로 야외 수업을 나갔던 날이다. 봄이었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교실에 앉아 수업하는 대신 교수님과 학생들이 다같이 뒷산으로 소풍을 나갔는데 이런 게 대학 생활의 낭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에 한국 대학생으로서 클럽에도 못 가보고 소개팅 한 번도 못해본 게 너무 아쉽다. 하지만 대학은 졸업했지만 제 청춘은 아직도 많이 남았기에 아직 기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 졸업 후 진로와 향후 꿈은 무엇인지. ―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불어불문학과에 진학해 불문학 공부를 계속하게 됐다. 지난 9월1일에 개강했는데 벌써부터 읽을 게 산더미라 걱정이지만 좋아하던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돼 마음이 매우 설렌다. 아직 먼 이야기긴 하지만 석사 졸업 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지만 불문학과 음악학을 연계해 프랑스 작가들의 예술론을 연구하고 싶고,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프랑스의 풍부한 문화 예술 자료들을 번역해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싶다. 최종적인 꿈은 공부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 요즘 청년취업난이 이슈인데, 청년실업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나. ― 요즘 청년실업 문제가 아주 심각해서 많은 대학생들이 졸업을 계속해서 미루고 학생 신분으로 머물며 스펙을 쌓아가고 있다. 학생들은 취업 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스펙을 보이기 위해 대외활동이나 인턴 등 어떤 기회라도 잡으려고 열심인데, 이런 환경 속 학생들의 처지를 이용해서 기업이나 심지어 대사관 같은 정부 기관까지도 ‘서포터스’나 ‘무급 인턴’이라는 제도로 학생들의 노동력을 이용해먹는 듯하다. 급여를 주지 않아도 학생들이 많이 지원할 걸 아니까. 그런데 이렇게 노동에 대한 대가를 충분히 지불하지 않고, 값싸게 이용하려는 기업과 기관들은 반성하고 젊은 인력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할 듯하다. 인간의 노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결국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이고 그런 생각을 젊은 세대에까지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졸업 선배로서 학교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프랑스 속담 중에 ‘Vouloir, c’est pouvoir’라는 말이 있다. ‘원한다는 것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는 말인데, 이 말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곳이 이화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한다면 각자가 원하는 것을 얼마든지 이루고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화라고 생각한다. 또 채플시간에 교목님이 하신 말씀 중에 “우리 이화인들이 이화동산에서 사색력과 공감력을 기르게 하시고 성실함과 겸허함 속에 살아가게 하소서”라고 기도한 게 기억에 남는다. 학교의 정신인 진, 선, 미가 사색력과 공감력, 성실함과 겸허함 그리고 이화동산이라는 각 단어에 함축되어 있는 것 같다. 아름다운 이화동산에서 성실함과 겸허함이라는 선을 추구하며 사색력과 공감력 속에 진리를 좇으려는 노력을 한다면 보람차고 아름다운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 양영아씨 본인 소개를. ―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지만 고등학교는 서울로 진학했다. 어머니는 군산에서 마취통증의로 근무하시고, 아버지는 전북 군산대에서 관현악과 교수로 근무하기 때문에 저 혼자 서울로 올라와 생활했다. 프랑스어의 울림이 아름답다는 단순한 이유로 중학교 2학년 때 프랑스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다. 군산이 그다지 크지 않은 도시라 불어를 배우기가 힘든 환경이었는데, 제가 불어를 배우고 싶다고 말하자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준 부모님께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불어를 계속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군산에 있는 외고에는 당시 불어과가 없어서 서울로 진학해 대원외고 불어과에서 공부하게 됐다. 처음 불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 프랑스 시낭송대회를 준비하면서였는데, 그때 낭송할 시를 고르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프랑스 시들을 접해보고 느껴본 기회였다. 대상이라는 좋은 결과도 얻었지만, 제가 앞으로 계속 공부하게 될 불문학을 처음 접한 때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땐 제가 불문학을 계속하게 될 줄 전혀 몰랐지만) 지난 고등학교 땐 사실 방황을 많이 했는데, 졸업하기 전에 제가 존경하던 불어 선생님께서 대학에 가서 한번 열심히 해보라는 말씀이 가슴 깊이 와 닿아 대학입학 초부터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 같다. 3학년 1학기에는 파리3대학(소르본대학)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주로 문학 수업을 들었는데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국에서만 공부하다가 프랑스라는 낯선 곳에 내던져진 상황이었는데 처음엔 수업을 알아듣기도 벅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굉장히 도움이 된 것 같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현장 블로그] 일류 서울대 노동 인권은 삼류

    “계란으로 바위치기하면 다치는 건 본인이에요. 여기(서울대)는 안 다쳐요.”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2년째 기간제 직원으로 일해 온 정모(29·여)씨. 8월 말 계약 종료를 앞두고 무기계약직 전환만을 기다리고 있던 정씨는 지난 6월 느닷없는 이메일 한 통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유를 따져 묻자 학교 측 인사는 조금이라도 미안해하기는커녕 정씨를 ‘계란’에, 학교를 ‘바위’에 비유하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유급 휴가를 줄 테니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에도 불구하고 정씨가 계속 자리를 지키자 학교 측은 지난 7월 말 정씨 책상의 컴퓨터를 치워버렸습니다. 서울대 최초로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비정규직 차별 인정’을 받아 낸 서울대 미술관 기간제 비서 박수정(26·여)씨. 박씨는 정규직 직원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있었지만, 박봉에 시달린 것은 물론이고 복지 혜택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교내 인권센터를 방문했지만, 돌아온 것은 “왜 그런 데를 찾아갔느냐”는 비아냥이었습니다. 박씨와 정씨가 한결같이 하는 말은 “다른 데라면 혹시 몰라도 서울대가 정말 이럴 줄은 몰랐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 다 어렵게 구한 직장에, ‘서울대’라는 타이틀 하나로 주변의 부러움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출근했다고 합니다. ‘국내 최고 상아탑’이라는 수식어를 늘 달고 다니는 서울대가 비정규직의 노동인권에는 전혀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여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국립대 31곳 중 무기 계약직 전환율이 최하위 수준인 28위(21.3%)에 그치고 있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 줍니다. 서울대 비정규직들은 지난해 말 비정규직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총학생회와 함께하는 ‘서울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도 발족했습니다. 서로의 사정을 몰랐던 비정규직들이 모여 아픔을 나누고 공감하는 중입니다. 수많은 계란들이 모인 앞에서도 바위는 마냥 굳건하기만 할까요. 서울대 비정규직 ‘계란’들의 ‘바위’ 깨기는 이제 막 시작입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노동개혁이 실제로 청년고용·경제 효과 있는지 짚어야”

    “노동개혁이 실제로 청년고용·경제 효과 있는지 짚어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호 한국교통대 총장)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제76차 회의를 열어 ‘노동개혁’을 주제로 한 서울신문 보도 내용을 심층 진단했다. 정부의 노동개혁과 노사정위 논의 과정 등을 다룬 보도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앞으로 보도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정부가 하반기 최대 과제로 노동개혁을 선정하면서부터 많은 지면을 할애해 관련 내용을 다뤘다”며 “노동개혁에 대한 노동계와 경영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입장 등을 비교하는 분석 기사도 늘어났으면 한다”고 평가했다.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노사정위 핵심 쟁점을 다룬 기사와 재벌 개혁 관련 기사 등은 과감한 편집과 기획, 눈에 띄는 제목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박준하(전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은 “노동개혁을 둘러싼 노사정의 주장을 공평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의 인터뷰 등을 정부 주장과 함께 배치한 것은 균형적이라는 느낌”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은 “정부는 노동개혁이 곧 청년고용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로 노동개혁이 이러한 효과가 있는지를 다룬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전범수(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위원도 “노동개혁을 하면 일자리가 창출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이 밖에도 독일의 하르츠 개혁 등 외국사례에 대한 기사가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권성자(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위원은 “노동개혁에 대한 비중이 크다 보니 교육개혁 등 다른 개혁에 대해 다룬 기사는 드물었다”며 “앞으로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개혁 진행 상황이나 적절성 등을 다뤘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은 “독자 입장에서는 노동개혁을 어떻게 왜 해야 하는지를 궁금해한다”면서 “노동개혁에서는 국민의 이해와 협조가 중요하고 그런 점에서 언론의 도움이 결정적이다. 현실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청년 일자리 기사를 다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학교 주변 호텔 허용 ‘관광진흥법’] 김태년 새정치연 의원 “학생들 학습권 침해·통학로 안전 위협”

    [학교 주변 호텔 허용 ‘관광진흥법’] 김태년 새정치연 의원 “학생들 학습권 침해·통학로 안전 위협”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학교 주변에 호텔을 짓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에 대해 “경제활성화와 무관한 법”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의원은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이 통과돼 전국에 호텔이 완공되면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는 5000개 정도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80~90%는 주차관리원·방청소 직원 등 비정규직으로 채워진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외치는 ‘일자리 2만개 창출’은 호텔 건설에 투입될 인력을 포함한 부풀려진 숫자라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아이들의 교육권·학습권 침해 역시 법안 반대의 핵심적인 이유로 들었다. 그는 “정부가 학교 앞에 교육권, 학습권과 관계없이 호텔을 마구잡이로 짓겠다는 것인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수익을 만들기 위해 불법 대실을 할 수도 있고 통학로에 관광버스가 들락날락하며 아이들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유해성’ 차단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원스트라이크 아웃’(불법행위 적발 시 단 한 번에 등록 취소)제도에 대해서도 “실현 가능성 없는 그럴싸한 선언적 조치이자 ‘립서비스’”라고 평가절하했다. 전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항공의 ‘호텔을 제외한 복합문화센터’ 건립 계획 발표는 관광진흥법 통과를 위한 ‘명분 쌓기’로 규정했다. 김 의원은 “대한항공의 호텔 건립은 이미 정부가 일년 내내 반대를 해 왔던 사안”이라면서 “변한 상황이 없는데도 (정부가 갑작스레 발표를 한 것은) 법 통과를 위해 명분을 만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대안으로는 ‘관광 숙박 특구 조성’을 제안했다. 관광호텔을 학교 주변으로 분산하는 것보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상권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그는 “굳이 학교 주변에 호텔을 만들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옛 용산 터미널 옆 부지 등을 활용하면 보다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경제 재도약’ 대국민담화 전문

    박근혜 대통령 ‘경제 재도약’ 대국민담화 전문

     경제 재도약을 위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오늘, 우리 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하고, 재도약을 위한 정부의 국정운영방안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 계획과 추진은 국민 여러분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적극적인 동참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선 것도 국민여러분의 협조와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세계는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재편되면서 각국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3~4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국내적으로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예고되는 가운데, 방만한 공공부문과 경직된 노동시장, 비효율적인 교육시스템과 금융 보신주의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급속히 저하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엔진이 둔화되면서 저성장의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고, 경제의 고용창출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우리나라가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합니다.  이러한 인식 아래 그동안 정부는 G20 국가성장전략 중 1위로 평가받은 ?경제혁신 3개년계획?을 수립하였고, 공공·노동·교육·금융의 4대 구조개혁으로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러한 개혁을 완수하고 경제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주체들의 하나 된 노력이 절실합니다.    지금 우리가 가고자 하는 개혁의 길은 국민여러분에게 힘든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와 후손들을 위해서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 힘껏 지지해 주신다면, 역대 정부에서 해내지 못한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한 배를 타고 있는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으로 경제 재도약을 위해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노동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갈 것입니다.  노동개혁은 일자리입니다.  노동개혁 없이는 청년들의 절망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통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고령시대를 앞두고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미래에 큰 문제로 남게 될 것입니다.  지금 청년 실업률은 10%를 넘어섰으며, 미래가 불안한 우리 청년들이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기피하는 현상을 빗대서 소위 3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습니다.  내년부터 정년 연장이 시행되고, 향후 3~4년 동안 베이비부머 세대의 아들딸이 대거 대학을 졸업하게 되면 청년들의 고용절벽은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토대이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우리의 딸과 아들을 위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결단을 내릴 때가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성세대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해야 합니다.  내년부터 60세 정년제가 시행되면, 향후 5년 동안 기업들은 115조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인건비가 늘어나면 기업들이 청년채용을 늘리기가 어렵습니다.  정년 연장을 하되 임금은 조금씩 양보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서, 청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예전처럼 일단 좋은 일자리에 취업하면 일을 잘하든 못하든 고용이 보장되고, 근속년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시스템으로는 기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능력과 성과에 따라 채용과 임금이 결정되는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으로 바뀌어야 고용을 유지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임금체계가 바뀌고 노동 유연성이 개선되면, 기업들은 그만큼 정규직 채용에 앞장서 주셔서 고용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노와 사의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합니다.  청년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 고임금?정규직들이 조금씩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정부와 공공기관도 노동개혁과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데 솔선수범하겠습니다.  우선, 금년 중으로 전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겠습니다.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국민들의 추가 부담 없이 절감된 재원으로 앞으로 2년간 약 8천여 개의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공무원 임금체계도 능력과 성과에 따라 결정되도록 개편해가겠습니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이 교육을 통해 청년들의 직무능력을 끌어올려서 관련 중소기업에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하는?고용디딤돌 프로그램?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노동개혁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습니다.  2014년도 세계경제포럼(WEF)은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144개국 가운데 26위로 평가했지만,노동시장의 효율성은 86위, 노사간 협력은 132위로 사실상 낙제점을 주었습니다.  독일은 1990년대 높은 실업률과 낮은 경제성장, 높은 복지비용이라는 삼중고 때문에 유럽의 병자로 불렸지만,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유럽의 중심국가로 부활했습니다. 당시 독일 기업들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견디지 못하고 동유럽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려 했지만, 노사간 협력관계 구축과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등의 개혁을 이뤄내 국내투자와 국내고용을 늘리는데 성공하였고, 이제는 유럽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현재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사단체들이 노동시장 개혁을 놓고 여러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노사가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중단되어 있는 노사정 논의를 조속히 재개하고,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서 국민이 기대하는 대타협을 도출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정부도 근로자 여러분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더욱 튼튼히 하고, 비정규직 보호를 한층 강화해 나가면서 노사정 대타협을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입니다.  먼저, 실직한 근로자가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업급여를 현재 평균임금 50% 수준에서 60%로 올리고, 실업급여 지급기간도 현행(90~240일)보다 30일을 더 늘릴 것입니다.  이와 함께 실직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취업상담과 맞춤형 교육훈련, 재취업 알선까지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용복지 플러스센터를 대폭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 재도약을 위한 두 번째 과제는 공공부문 개혁입니다.  공공 부문은 우리 경제사회의 기본 인프라이자, 우리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방만한 경영과 낮은 생산성으로 비효율을 초래해 왔습니다.  공공개혁은 국가 시스템을 바로잡는 모든 개혁의 출발점이자 다른 부문의 변화를 선도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공공부문의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을 세우고, 이를 차질 없이 시행해 왔습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양보를 바탕으로 매일 80억 원씩 국민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하던 공무원연금을 개혁해서 향후 70년간 497조원의 국민세금을 절감하도록 하였습니다.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을 개선해서 작년에는 공공부문 전체 수지가 7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이러한 1단계 개혁성과를 토대로 앞으로는 공공기관의 중복?과잉 기능을 핵심 업무 중심으로 통폐합해서 국민에게 최상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봉사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한 정부예산 개혁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국가 보조금의 부처 간 유사?중복사업은 과감하게 통폐합하고, 부정수급 등의 재정누수를 제도적으로 차단해서 매년 1조원 이상의 국민의 혈세를 아끼도록 하겠습니다.  재정정보의 투명한 공개도 혈세 낭비를 막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정부는 국가재정 관련 각종 통계와 재정운용 실태를 국민들이 한눈에 살펴보고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최근에 ‘열린 재정’이라는 포털을 구축하였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 포털을 통해,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지켜보시면서 예산 낭비를 바로잡는 예산 지킴이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 번째 과제로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창의성을 갖춘 인재가 개인의 발전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을 보면, 초중고생들은 과도한 입시위주 교육에 시달리고 있고, 대학생들은 현장과 동떨어진 스펙 쌓기에 몰두하고 있으며, 학부모들은 과중한 교육비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교육 현실을 개혁하기 위해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의 사회구현’,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을 교육정책의 목표로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자유학기제, 공교육 정상화, 교육재정개혁, 일·학습병행제, 선취업 후진학, 사회수요맞춤형 인력양성 등 6개 개혁과제를 집중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는 자유학기제는 학교폭력이 줄어들고,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현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자유학기제를 전면 확대해서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살리는 창의적 인재로 키워가겠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학업부담이 가중되고 학교교육이 왜곡되지 않도록 초중고 시험에서 선행 출제를 하는 관행을 끊고, 수능 난이도를 안정화해서 공교육 정상화의 토대를 쌓겠습니다.  학벌이 아닌 능력을 우대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작년에 개발한 797개의 국가직무능력표준의 보급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선취업 후진학 제도를 더욱 발전시켜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을 하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학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학도 사회의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사회수요를 반영한 학과와 교육과정의 확산을 지원하면서, 구조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교육개혁의 성패는 정책이 구현되는 교육현장에 달려있습니다.  현장에서 개혁을 이끌어갈 각 급 학교, 교원, 학부모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네 번째 과제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경제의 혈맥 역할을 하는 금융시스템을 개혁하겠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진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슷한 80위권의 금융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세계경제포럼(WEF)의 평가는 우리 금융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 금융질서의 변화 흐름을 외면하며, 낡은 시스템과 관행에 안주해 온 탓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혁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핀테크 혁명이 세계금융질서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그 흐름을 놓치고 따라가지 못한다면, 우리 금융산업은 도태될 것이고, 청년들이 선망하는 금융 산업에서 더 이상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경제의 ‘혈맥’인 금융이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서 경제의 실핏줄까지 신선한 혈액을 공급하고 원기를 불어넣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담보나 보증과 같은 낡은 보신주의 관행과 현실에 안주한 금융회사의 영업 행태부터 바꿔나갈 것입니다.  금융개혁이 이루어지면 창업, 성장단계를 거쳐 상장에 이르는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자본의 공급과 회수가 선순환으로 이뤄지게 되고 이러한 자본시장 생태계는 벤처 창업기업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금융개혁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 인터넷 전문은행 같은 새로운 금융모델이 속도감 있게 도입되면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 창업의 기운이 우수한 일자리를 창출하므로서 우리는 핀테크 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4대 구조개혁을 기반으로 경제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중요합니다.  서비스산업 육성은 내수-수출 균형경제를 달성하는 핵심 과제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 생태계의 변화로 과거처럼 제조업이 대규모로 고용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미국, 일본, 영국 같은 선진국들은 지속적인 산업구조 전환을 통해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비중을 GDP대비 70~8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비스업 비중이 59%에 불과합니다.  우리도 서비스산업 투자와 생산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면, 2030년까지 성장률을 0.2~0.5%p 높이고 취업자를 최대 69만 명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때입니다.  의료, 관광, 콘텐츠, 금융, 교육 같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에 더욱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합니다. 문화?예술과 ICT 융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서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 분야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서비스 산업의 빅뱅을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3년 이상 국회에 묶여 있습니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국회에서 서비스기본법이 통과될 경우, 서비스 기업들은 투자규모를 34%이상 늘린다고 합니다.  국회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하루속히 통과시켜서 서비스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바랍니다.  또한, 수준 높은 의료, 관광, 콘텐츠, 금융, 교육 등의 서비스를 13억 중국을 비롯한 세계에 제공할 수 있도록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관련 법률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저는 절박한 심정으로 정부가 추진해갈 경제혁신 방안을 설명 드리고, 모든 경제주체들과 국민 여러분의 협력을 간곡하게 부탁드렸습니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은 특정 집단이나 계층, 세대를 위한 것이 아니며, 온 국민과 후손들의 미래가 달린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이제 이 개혁을 반드시 성공시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 나가는 길에 함께 나서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지금 세계 각국이 경제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우리도 4대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이루는 데에 경제도약의 해답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개인의 창의성과 능력을 바탕으로 한 창조경제는 전 세계가 공감하는 경제적 대안이자 희망입니다.  저는 창조경제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부흥을 일으켜서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탁월한 창조성에 기인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고유문자 한글 등 위대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고, 지금은 드라마, K-팝 등 한류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문화영역을 넓히고자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것은 문화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 때문입니다.  문화는 언어의 장벽, 관습의 장벽을 넘어서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더욱 열광하는 것입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오천년의 전통, 아름답고 독창적인 우리 문화를 통해서 세계 속에서 문화를 선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 내재된 창조적 기질과 역량을 재발견하고, 국민 개개인이 창의력을 발현 해 나갈 수 있도록 5천년 역사에서 축적된 창조적 유산을 결합시켜야 합니다.  정부는 우리의 역사와 전통, 지역문화에 기반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자생적인 창작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 진행 중인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을 완성해서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기획, 제작, 구현에 이르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며, 미래 신성장동력을 만들어 경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런 노력은 정부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입니다.  모든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고 혁신과 개혁의 동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국민여러분이 함께 손잡고 동참해 주실 때만이 나라와 가족과 개인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나라와 개인과 가족의 미래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 협력하며 힘찬 행진을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서로의 짐을 조금씩 나눠지고, 대화와 양보를 통한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서,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광복 자부심 갖는 임시공휴일 되어야

    정부가 올해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오는 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모양이다. 청와대는 어제 오늘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애드벌룬을 띄웠다. 광복 7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도 살리고 16일까지 주말을 낀 3일 연휴로 내수를 진작해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차원이라고 한다. 이런 명분대로라면 반기지 않을 국민이 별로 없을 것이다. 다만 대체 휴일제가 법제화되지 않은 마당에 근로자 간 휴일 격차가 생길 가능성이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취지 자체를 부인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싶다. 쉬는 날이 많아지는 걸 마다할 직장인이야 없겠지만, 이번만큼 딱 들어맞는 타이밍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게다. 마침 이번 광복절은 휴일인 토요일이다. 연대기적 의미가 큰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민적 사기를 고양할 다양한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라도 대체 공휴일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은 형편이었다. 더군다나 성장 둔화가 ‘뉴노멀’이 되다시피 할 정도로 국내외적으로 저성장의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메르스 사태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유커 등 해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는 바람에 우리 서민 경제는 치명타를 입었다. 광복절 3일 연휴가 내수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는 배경이다. 임시 공휴일 지정에는 시행령 개정 등 몇 가지 행정적 절차가 필요하지만 시행하는 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여야 모두 내수 진작 차원에서 찬성 입장이라 정치적 걸림돌도 없어 보인다.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과 2002년 한·일 월드컵 폐막을 기념하기 위해 일시 공휴일을 지정해 일선 학교와 관공서가 하루 문을 닫은 바 있다. 물론 임시 공휴일 지정을 장밋빛으로만 채색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차제에 법정 공휴일이 휴일과 겹칠 경우 대체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입법화하자는 주장도 제기한다. 그러나 이는 직종 간 또는 계층 간 위화감만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할 사안이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공휴일도 유급이어서 휴일 증가는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또한 영세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는 대체 휴일이 ‘그림의 떡’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번에 14일을 원포인트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더라도 대체 휴일 법제화 여부는 보다 심도 있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본다.
  • 서울대에 돌 던진 비정규직… “남은 차별도 인정받을 것”

    서울대에 돌 던진 비정규직… “남은 차별도 인정받을 것”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제가 받았던 여러 가지 차별 중에 일부만 인정을 받은 거여서 아직은 갈 길이 멀지요. 나머지 부분도 인정을 받기 위해 더 열심히 뛸 겁니다.” 그토록 기다렸던 결과가 나왔지만 그의 목소리는 사뭇 담담했다. 서울대에서 처음으로 정부에 비정규직 차별 시정을 요구해 ‘일부 차별 인정’을 받아낸 서울대 미술관 계약직 비서 박수정(25)씨. 지난 7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서울대는 명절휴가비, 정액급식비, 맞춤형 복지포인트 등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한 전문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박씨는 2013년 10월 서울대 미술관의 1년 계약직 비서로 채용됐다. 첫 직장이 서울대라니, 주위의 부러운 시선이 쏟아졌다. 그러나 뿌듯함도 잠시, 한 달이 되지 않아 그 자부심은 점점 사라져갔다. 통상적인 비서 업무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미술관 대관, 회계 업무 등 법인 직원들이 하던 일까지 던져진 것. 그런데도 받는 돈은 최저임금을 간신히 웃도는 월 120만원이었다. 박봉은 물론이고 법인 직원들이 받는 복리후생 혜택도 전혀 없었다. “점점 직장 이름 말하기가 싫어져서 누가 ‘무슨 일 하느냐’고 물으면 ‘그냥 사무직이요’라고 얼버무리게 됐어요.” 재계약 과정에서도 수당·상여금 요청을 번번이 거부당한 박씨는 결국 올 2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 신청을 냈다. ‘골리앗’을 상대로 한 ‘다윗’의 싸움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저는 검찰이나 경찰처럼 노동위가 다 조사를 해주는 줄 알았는데, 신청인이 모든 걸 증명해내야 한다는 거예요. 묵묵부답인 학교를 상대로 자료를 청구하고 받아내는 일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학교에서는 박씨를 요주의 인물로 지목해 법인 직원들과 나눠 하던 일에서 제외했다. 그러던 차에 지난 4월 차별시정 신청이 기각되고 말았다. 하지만, 박씨는 포기하지 않고 중노위에 재심을 청구했고 이번에 ‘일부 차별 인정’이란 성과를 얻어냈다. “사람들에게 ‘대학 비정규직이라는 게 원래 그런 자리’라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어요. 제 후임자가 와서 제가 겪었던 것과 똑같은 일을 겪을 거라 생각하니 속도 상하고….” 박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 내 다른 비정규직 직원들을 만나 볼 생각이다. “학교에 1000여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있지만 다들 서로의 사정을 모르고 살아요. 같이 만나서 속 시원히 얘기를 해보고 싶어요. 기본급 인상, 성과상여금·정근수당 지급 등 이번에 기각된 내용들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죠.” 골리앗에 가장 먼저 돌멩이를 던졌던 다윗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는듯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한국 대기업들, 스타벅스에게 배워라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한국 대기업들, 스타벅스에게 배워라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자선이 아니다. 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지난 13일 하워드 슐츠(62) 스타벅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018년까지 3년 동안 미국의 16개 대기업과 함께 청년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는 대형 일자리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의 한 대목이다. 전체 실업률보다 최고 3배 이상 높은 청년 실업률을 잡기 위해 직접 기업들이 나서야 하는 당위를 담고 있다. 슐츠 회장의 글은 우리나라 6월 청년(15~29세) 실업률이 10.2%로 IMF 위기 직후인 1999년 6월 11.3%를 찍은 뒤 16년 만에 가장 높은데도 정부는 더이상 내놓을 뾰족한 대책이 없고 기업들도 실적 악화 탓만 하며 고용 확대에 소극적인 가운데 전해져 그 울림의 정도가 남다르다. 슐츠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여러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CEO로 이름이 높다. 1996년 사재를 출연해 가족재단을 설립한 뒤 저소득층과 참전 군인,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일자리 창출 캠페인을 벌이고 인종차별금지운동을 해 왔다. 이번에 호텔체인 힐튼,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 타코벨, JP모건체이스 등 16개 대기업이 참여한 ‘청년 일자리 10만개 만들기 프로젝트’도 슐츠 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학교에 다니지 않거나 직업을 구하지 못해 ‘백수’로 지내고 있는 16~24세의 저소득층 청년 560만명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사회 경제적으로 소외된 아프리카계와 라틴계 등 소수 인종 젊은이들을 겨냥하고 있다. 3년간 10만명을 수습·인턴 직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뽑게 된다. 당장 다음달 13일 시카고에서 취업박람회를 열어 2000명에게 직능 훈련을 제공하고 200명을 현장에서 즉석 채용할 계획이다. 앞서 슐츠 회장은 지난 3월 가족재단을 통해 3000만 달러(약 344억원)를 청년 직능 훈련과 멘토링 프로그램에 투입해 3년간 청년 일자리 1만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업계로 확대한 결과물로, 직능 훈련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고용절벽에 부딪힌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 고용 창출이야말로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이자 역할이라는 슐츠 회장의 지적은 한국 대기업들이 꼭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 활동이 기업 가치를 따지는 주요 기준이 된 지 오래다. 한국도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들까지 몇 년 전부터 경쟁적으로 사회적 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아예 활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구색 갖추기용이라는 인상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 더욱이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이런저런 사정을 들어 난색을 표해 왔던 대기업들이 최근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강조하는 모습에는 왠지 입맛이 씁쓸하다. 립서비스에 그칠지 모른다는 생각부터 든다. 대기업들은 언제까지 우리 경제와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정부에 요구만 할 것인가. 지금이야말로 청년 실업이라는 우리 사회를 옥죄고 있는 문제 해결에 사회적 책임을 갖고 직접 나서야 한다. 슐츠 회장의 말처럼 정부와 정치인들이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더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 슐츠 회장이 회사 돈이 아닌 사재를 출연해 만든 가족재단의 재원을 내놓은 것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빌 게이츠를 비롯해 폴 앨런 등 창업주의 이름을 내건 공익재단들이 많다. 워런 버핏이나 애플 CEO 팀 쿡처럼 재단을 직접 세우기보다 자신의 철학이나 비전에 부합하는 기존 재단에 기부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들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도 재벌 오너의 이름을 단 재단을 비롯해 5000여개의 공익재단이 있다. 3년 전 서울신문에서 국내 공익재단을 기획 보도하면서 장학사업에 집중돼 있어 재단 설립자의 관심과 비전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창조적으로 지원하라고 주문했던 기억이 새롭다. 사회적 책임은 더이상 선택이 아니라 기업에 요구되는 ‘뉴노멀’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