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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사교육 “승리조 가자” 유치원부터 경쟁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사교육 “승리조 가자” 유치원부터 경쟁

    일본의 사교육 열풍이 뜨겁다.자녀수가 적어지는 이른바 소자화(少子化) 현상이 일반화되면서 자녀교육에 ‘총력투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특히 사회 전반에 ‘승리조’ ‘패배조’로 가르는 ‘2대8의 편가르기’가 심화되면서 ‘부익부 빈익빈’식인 교육혜택의 양분화도 위험수위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자기 처지를 불만 없이 수긍하는 일본의 전통 때문에 아직 집단적인 반발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나,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이 장기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교육총력투자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무리해서라도 자녀교육에 투자,좋은 직장이나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란 해석이다. 일부 명문 사립대학은 유치원에서부터 부속 초·중·고교가 있어 한번 들어가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대학에 특별 전형되는 특혜가 주어져 경쟁이 치열하다.비용은 공립에 다닐 때보다 2∼3배 많이 든다. ●“승리조에 반드시 끼어라” 자녀가 유명 사립중·고교에 다니고 있을 경우 직장의 해외 근무명령도 포기할 정도다.귀국해 다시 해당 학교로 복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일본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자녀를 계속 사립학교에서 교육받게 하고,계열 대학까지 보내기 위해 해외발령도 기피하는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승리조에 끼기 위한 경쟁은 유치원 때부터 시작된다.올초 명문 사립대학 부속 유치원에 입학하기 위해 일부 학부모들이 수백만엔의 기부금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며 문제가 됐다.초등(소)학교는 사립의 비율이 0.8%여서 큰 이슈는 되지 않고 있다. ●12세 어린이의 입시 강박감 중학교 입시경쟁은 뜨겁다.전체 중학교의 6.3%인 사립중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과외교육 열기가 뜨겁다.초등 6년인 12세부터 승리조 끼기 경쟁이 시작돼 ‘12세의 충격’이란 말도 생겼다. 최근 한 조사에서 도쿄도 내에서 사립학교에 가기를 바라는 초등학교 5,6년생(12세) 중 70% 이상이 여름방학 때 과외학원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고교도 사립 비율이 24.2%로 비교적 적다.중학생들 사이에서도 1학년 때부터 사립고교나 명문 도립고에 가기 위한 ‘과외열풍’이 뜨겁다.도쿄 도심의 한 공립중학교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이 수학과 영어 등 과외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비용도 한 과목당 3개월에 7만엔 정도로 만만치 않다.사립 중·고교에서도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과외교육은 예외가 아니다. ●주쿠(塾),기숙학교 우후죽순 일본의 과외학원이 우후죽순격이다.명문 대학생 가정교사에서부터 기업형 1대1 학원까지 다양하다.종합반 과외학원비는 월 6만∼7만엔 수준이다.명문대생의 과외비는 시간당 2000∼3000엔.기숙사가 달린,과외수요까지 해결하는 고교의 교육비는 연간 200만∼300만엔이다. 아들을 사립고,명문 사립대를 졸업시킨 고마요지는 “공립학교는 수준차가 있고,그에 따라서 이지메 문제도 있고 해서 약간 무리를 해서 사립학교에 보냈다.”며 “놀랄지도 모르지만 학비가 고교 1년에 300만엔까지 들었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부작용도 속출,미래가 더 걱정 자녀 과외교육을 위해 시간제 등 맞벌이를 하는 부부가 증가하고 있다.결혼 뒤에도 양가 부모들로부터 지원도 받는다.연간 1000만엔 이상까지 드는 의과대를 보내거나,600만엔 안팎이 드는 미국 등 해외 유명 사립대학에 유학시키기 위해서다. 일본 월급쟁이들의 연평균 소득은 400만엔대로 혼자 벌어 사립교육을 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그래서 30∼40대의 직장인 중에서도 올해 설치된 법과대학원에 다시 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한다. 초등생들도 고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수험 전쟁을 치르느라 수면부족과 피로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지난 여름 나가사키현 초등 6학년 여학생의 동급생 살해사건도 가해 여학생의 학교 성적에 대한 고민이 원인 가운데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뒤 나가사키현 청소년대책긴급회의가 현내 도·시부의 초등학생 5,6학년과 중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3.2%가 공부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초등학교부터 공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있는 상태다. 우치다(50·여)는 “어른들이 승리조,패배조로 가르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일 것”이라면서 “행복은 각자의 분수에 맞는 역할을 찾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본다.”며 과잉 교육경쟁을 걱정했다. ●명문대 입학,출세의 보증수표인가 출세의 지름길로 인식되는 사법시험 합격자의 명문대 집중현상은 심하다.2003년도 시험에서 도쿄대 201명,와세다대 174명,게이오대 123명,교토대 116명,주오대 104명 등이었다.전년에도 추세는 비슷했다. 국가공무원 채용 1종시험도 도쿄대 488명,교토대 200명,와세다대 118명,게이오대 82명,도후쿠대 75명 등이었다.또 명문대학은 일류기업 취업률도 높아 명문대 추구 현상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교육 총력투자가 성공을 보장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사회구조가 다양해졌고,세계적인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 ‘명문대 출신=출세보장’이란 등식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다. taein@seoul.co.kr
  • [에듀 in]명문 실업계 부상 ‘신진과기고’

    [에듀 in]명문 실업계 부상 ‘신진과기고’

    ‘Face toward the world’ 서울 은평구 응암동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이사장 김용식)에 들어서자 ‘눈을 크게 뜨고 세계를 직시하라.’라는 영문이 첫 눈에 들어온다.1970년 신진자동차공업주식회사가 우리나라 자동차 기술자를 양성하기 위해 세운 신진공업고는 올해 신진과기고로 교명을 바꾸고 실업계 고교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자동차과·컴퓨터응용기계과·건설정보과·전자기계과·인터넷과 등 5개 학과에서 세계인과 경쟁할 기술자 양성을 목표로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는 신진의 교육 현장을 찾았다. 지난달 22일 푸른 잔디구장이 시원하게 보이는 신진과기고 운동장에서 미래의 공학도를 꿈꾸는 건설정보과 이여주(17·2학년)양이 측량수업에 나섰다.이양은 15분 안에 학교 곳곳에 세워둔 말뚝 13개의 높이를 측정하는 과제를 가뿐히 마무리한다.이양은 “전공 공부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실습 중심의 수업이 유익한 것 같다.”며 활짝 웃는다. 인터넷반 정만기(18·3학년)군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마야’로 비행기를 만들어본다.비행기의 모형을 열심히 다듬어 보지만 마음에 드는 모형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았다.정군은 “취업을 하든 진학을 하든 전공을 살려 영화 또는 영상물 제작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하대 생명과학공학부 수시 1학기에 합격한 기계과 김지만(18·3학년)군은 요즘 영어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대학에 진학해 전공을 깊이 있게 공부한 뒤에는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는 CEO가 되는 것이 꿈이기 때문이다. 자동차과 한용운(16·1학년)군은 “고교 진학을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신진을 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무엇보다 외국인 선생님과 함께 매일 영어를 공부하면서 영어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고교 입학 후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기술자 양성 교육의 메카’ 신진과기고가 올해부터 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기술자 양성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변화를 꿈꾸고 있다.실업계고 진학 기피 현상에도 불구하고 신진과기고는 매해 신입생 원서 접수 하루 만에 모집 정원을 채울 정도로 실업계 고교의 명문임을 자부해왔다. 신진과기고가 세계 무대에 당당히 설 수 있는 신진인 양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영어교육과 IT(정보통신)분야의 특성화다.890여명의 신진 재학생들은 날마다 영어회화 수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3년 전부터 미국·캐나다·영국의 원어민 교사 3명을 채용해 살아있는 영어교육이 가능하도록 했다.매일 아침 원어민 교사들은 1∼3학년 3개 반의 교실 수업을 진행한다.이 중 한반의 수업을 학교 TV로 생중계해 전교생이 함께 영어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지난해부터는 학교 내 모든 장소의 명칭도 영어로 바꾸었다.매점은 Student cafeteria,체력단련실은 Health training room, 도서관은 Library, 펌프·드럼 등 전자오락기를 설치한 놀이공간은 Techno activities room으로 명명해 학생들이 영어를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과 황정현(16·1학년)군은 “처음 외국인을 봤을 때는 말 한마디 건네기가 무서웠는데 지금은 영어를 잘 못해도 친근하게 먼저 다가설 수 있다.”고 말했다. IT분야의 특성화를 지향하는 신진은 지난 2001년 처음으로 인터넷과 한반을 개설해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운영체제 등을 실습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다.또 동아리 인터넷 방송반을 운영해 학교내 인터넷과 학생들이 수업의 연장선에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이들은 학교 행사를 직접 촬영하고 컴퓨터로 편집까지 소화해내며 이 콘텐츠를 학교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공개한다. 신진이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생들이 신진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다.중학교 내신 성적 65∼80%대의 학생들이 신진과기고에 입학하고 있다.이들의 다수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일찌감치 취업의 길을 택했거나 열등생 또는 문제아로 취급받았던 경험이 있다.정광삼 교장은 이들에게 해마다 5월 스승의 날에 전교생 은사 찾아뵙기 행사를 실시해 그 소감을 적어내도록 한다.정 교장은 “학생들이 공부도 못했고 말썽만 부렸던 자신을 과연 선생님이 기억해줄까라는 걱정으로 은사를 찾아가지만 의젓하게 자란 모습에 기뻐하는 선생님을 보고는 자신감을 얻고 돌아온다.”고 말했다. 신진에서 다부지게 3년을 보낸 학생들의 진로도 역시 밝다.취업율은 해마다 100%를 기록한다.자동차과를 졸업하면 2급 정비사 자격증을 취득해 졸업과 동시에 카센터를 차릴 수 있다.BMW,벤츠,폴크스바겐 등 외국계 기업에 높은 연봉을 받고 취업이 되기도 한다.컴퓨터응용기계과 졸업생은 중공업,제철,자동차,항공 등 기계관련 업체에 주로 취업하며 건설정보과와 전자기계과 학생들은 건설관련 기술직,주택공사 등에 일자리를 얻는다.인터넷과의 경우는 웹 디자인,소프트웨어 산업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 진학률도 상당하다.8월 24일 현재수시 1학기 합격자만 17명이다.4년제·2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2004년 2월 졸업생의 49%가 대학에 갔다.이 중 12명은 한양대,중앙대,숙명여대,인하대 등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정광삼 교장은 “중학교 시절에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하고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은 당연하지만 성적이 하위권에 있던 학생들이 신진학교에서 공부하고 이 사회 곳곳에서 자리잡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면서 “실업계고의 특성화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신진’ 통해본 현대사 2題 ‘신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동차’와 ‘탁구’다. 신진과기고는 신진자동차주식회사가 자동차 기술 인력을 키워내기 위해 1970년에 세운 학교다.현 GM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신진자동차는 65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새나라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완성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새나라자동차는 62년 연간 6000대의 자동차 생산 능력을 지닌 부평 공장을 만들어 근대적 자동차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된다.일본 닛산 자동차의 61년식 블루버드 부품을 조립해 출시한 ‘새나라’자동차는 그때까지 인기를 독차지 했던 우리나라 ‘시발’자동차의 몰락을 가져왔다. 당시 서울시내 택시 2700여대 중 1050대가 새나라 택시였을 정도로 새나라자동차가 국내 자동차공업 발전에 끼친 영향은 컸다.그러나 63년 민주공화당 ‘4대 의혹사건’에 휘말리면서 회사 사정이 악화,결국 신진자동차에 인수됐다. 신진은 탁구와도 인연이 깊다.신진학원 이사장이었던 신진자동차 김창원 사장이 69∼74년 5년간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았었기 때문이다. 71년 건립된 건평 504평 규모의 현대적 시설을 갖춘 신진학원 체육관은 당시 탁구 국가대표팀의 연습장소로 사용됐다.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우리나라 구기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를 제패한 대표팀도 신진 체육관에서 연습했다.당시 신진공고 탁구부 10여명은 이에리사 선수를 비롯한 여자 대표선수들의 연습 파트너라는 중책을 맡아 맹훈련을 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신진’ 출신 사람들 신진에서 고교 3년을 보낸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34년 동안 신진이 배출한 졸업생은 2만1000여명으로 이들은 사회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의회에서 모범적인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윤학권(45·도봉구)의원은 신진 6회 졸업생이다.그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선정한 2003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최우수의원,시민일보가 제정한 시민의정대상을 수상하는 등 시민 단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75년 기계과에 입학했다.당시 신진자동차,한국중공업 등 20여 기업체에서 졸업생을 모셔간다는 명성을 듣고 신진을 택했다. 기술교육의 최고를 자랑하는 신진학원에서 그는 자부심을 갖고 학교 생활을 했으며 졸업 후에는 국민대 기계설비학과에 입학했다.대학을 마친 뒤 개인 사업을 하다가 2002년 6월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현재는 서울의 교통·환경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와 함께 30년을 살아온 김병규(49) 쌍용자동차 정비 담당 이사도 신진 졸업생이다.어려서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71년 자동차학과에 입학했고 졸업 후에는 GM코리아에 입사했다.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자동차 설계 기술이 없던 시절에 김 이사가 담당했던 업무는 외국 자동차 도면을 그대로 모사하는 것이었다. 그는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욕심에 79년에는 홍익대 기계과에 진학했다.86년에는 쌍용자동차 정비 교육 담당 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신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탁구.2004년 아테네 장애인 올릭픽 탁구 감독을 맡았던 이일규(48)교사도 이 학교 졸업생이다.이 교사는 현재 모교 체육 교사로 재직 중이며 12년째 장애인 올림픽 탁구 감독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72년 탁구 특기자로 운수관리과에 입학했다.이 교사는 73년 사라예보에서 우리나라 구기사상 첫 세계 제패를 이룬 이에리사 선수와 함께 신진학교 체육관에서 연습 파트너로 뛰기도 했다.75년 명지대 체육교육과에 진학,81년에는 모교 체육교사로 돌아왔다. 이번 장애인 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단이 딴 총 11개 금메달 중 탁구에서만 금메달 5개를 거둬들이는 성과를 올렸다.88년 서울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이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탁구 대표팀 현정화 코치의 남편 김석만씨도 이 학교 출신.이일규 교사의 제자이기도 한 김석만씨는 현 코치의 연습 파트너로 함께 운동하다 현 코치와 정이 들어 후에 결혼하게 됐다.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김완 선수도 이 학교 출신이다. 신진의 첫 여성 졸업생 이경희(20)씨는 현재 숙명여대 정보과학부 1학년이다.신진에서 여학생을 처음 선발한 2001년 인터넷과에 입학했다. 3년 동안 컴퓨터 기본 운영체제와 플래시,포토숍,자바 등 기초적인 컴퓨터 응용 프로그램을 익히면서 진학반에서 영어·수학 공부를 함께 했다.재학시절 줄곧 전교 1∼2등을 다투었고 2004년 숙대 실업계 특별전형에 응시,당당히 합격했다.졸업 후에는 전공을 살려 해외에 취업하는 것이 이씨의 희망이다. 이외에도 조병덕 ㈜현대 모비스 이사(73년 졸업),김동진 ㈜한진건설 상무이사(74년 졸업),윤영순 청도한의원장(74년 졸업),홍백파 한국계량계측협회 이사장(75년 졸업),전절환 서울정보기능대 교수(80년 졸업) 등이 이 학교 졸업생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영화 ‘피아니스트’ 보면 옐리네크 작품세계 보인다

    영화 ‘피아니스트’ 보면 옐리네크 작품세계 보인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57)의 작품세계가 궁금할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옐리네크 대표작 ‘피아노치는 여자’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의 대표작 ‘피아노 치는 여자’(1983년)를 원작으로 한 영화 감상하기.지난 2002년 국내 개봉된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가 비디오로 나와 있다.2001년 칸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와 남녀주연상을 휩쓴 영화는 대단히 도발적이다.명망 있는 음악학교의 독신 피아노 여교수(이자벨 위페르)와 젊은 제자(브누아 마지멜)와의 사랑을 그린 심리드라마. 그러나 단순한 멜로물과는 거리가 멀다.결벽증에 가깝게 남성을 기피하던 여교수는 제자의 구애에 성적 일탈을 일삼는다.변태 성행위를 강요하거나 자신의 성기를 훼손해 오르가슴을 느끼는 등 여주인공의 강렬한 마조히즘적 욕망은 보기에 따라선 불편하다 못해 불쾌할 정도.영화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는 실패했다. 비슷한 시기에 국내 개봉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동명작품 ‘피아니스트’와 헷갈리기 쉽다.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는 2차 세계대전에서 극적으로 살아 남은 유대계 피아니스트의 실화를 그린 휴먼드라마다. 옐리네크는 노벨문학상 수상후보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인물.그 때문에 서점에서 당장 그의 새 작품들을 만나기는 어려울 듯하다.현재 국내에 선보인 옐리네크의 저술은 단 2편뿐이다.‘피아노 치는 여자’(이병애 옮김)가 1997년 문학동네에서 출간됐고,희곡 ‘노라가 남편을 떠난 후 일어난 일 또는 사회의 지주(支柱)’가 지난해 성균관대출판부에서 펴낸 ‘독일현대희곡선’(강창구 옮김)에 실린 정도다. ●‘연인들’ ‘욕망’등 내년 출간 예정 옐리네크 작품의 국내 출판 우선권을 가진 문학동네는 새 작품의 출판계약을 독일 로볼트출판사측과 급히 교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문학동네 조연주 팀장은 “난해하고 파격적인 작가의 성향으로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작품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면서 “‘연인들’(1975년) ‘욕망’(1990년) ‘열정’(2000년) 등 대표작을 내년 초쯤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폴리시 메이커] 이원희 복지부 인구·가정정책과장

    [폴리시 메이커] 이원희 복지부 인구·가정정책과장

    “아기 키우는 일이 ‘애국’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난 적도 없습니다.” 보건복지부 이원희(48) 인구·가정정책과장은 출산기피 풍조를 타개해야 할 실무책임을 맡고 있다.저출산 문제는 이미 국가 성장잠재력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기는 49만 3500명으로,해마다 출생아 수가 줄고 있다. “지난 1996년 신인구정책을 발표했지만,인구의 자질 등 질적 향상에 주안점을 뒀지,출산장려책으로까지는 진입을 못했습니다.이후 곧바로 외환위기가 터져 저출산 현상이 지속됐는데도,이게 경제난으로 인한 단기적인 현상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학자들 사이에서조차 논란이 컸습니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인 합계출산율이 1999년 1.42명에서 2000년 밀레니엄 베이비 붐에 힘입어 1.47명으로 소폭 반등한 것도 이런 논쟁을 부추겼다.결국 이런 소모전 속에서 저출산대책을 마련하는 게 늦었고,정부는 지난해 초에야 뒤늦게 출산억제에서 출산장려 쪽으로 정책방향을 180도 틀었다.임신·출산·양육을 할 때 개인이 자기 주머니에서 지출하는 돈을 최대한 줄여주자는 게 대책의 골자다. “설문조사를 해보니 이상적인 자녀수는 2명이 넘는 것으로 나옵니다.하지만 실제로는 1.19명(지난해)에 불과합니다.결국 아이를 원하기는 하지만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많이 낳지를 못하는 셈이지요.” 그래서 올해 안에 산전 기형아검사 때 보험을 적용해주고,내년부터는 자연분만시 본인부담금을 없애는 등의 실질적이고 다양한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과거에 출산억제를 할 때 지원대책이 49가지나 됐다고 합니다.주민세 감면은 물론,주거지원 등도 포함됐죠.지금 정부가 출산안정(장려) 쪽으로 정책방향을 바꾼 만큼 적어도 그 때보다 2∼3배 많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아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장은 끝으로 “젊은 여성 후배들이 내가 20년전에 했던 것과 똑같은 양육문제로 요즘도 고민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비록 각종 인구통계치가 여전히 어둡지만,우리 국민의 역동성과 정부의 정책이 시너지효과를 내면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82년 특채로 공직에 입문했다.복지부내 간호사 출신 공무원 중 맏언니격이다.서울대 간호학과와 보건대학원,한양대 간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한림대 의대 교수인 남편과 대학교 4학년인 아들,고등학교 2학년인 딸을 두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정부 규제완화는 말뿐” “재계 시대변화 알아야”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정무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재계의 입장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약속까지 받았지만 결국 묵살당했습니다.허탈감을 느꼈을 뿐 아니라 앞으로 무슨 대화를 할 수 있을 지 회의감마저 들었습니다.”(전경련) “전경련도 체질 변화에 나서야 합니다.또 재계는 시민단체와 노조 등의 이해집단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 개발과 노력이 더욱 필요합니다.저희가 좌파일 것이라는 선입관을 버려 주십시오.진보와 보수가 있을지 언정 모두 시장주의자입니다.”(의정연구센터)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친노(親盧) 성향의 ‘386 의원’들의 모임인 ‘의정연구센터’ 소속 국회의원들이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15일 전경련에 따르면 양측은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그동안의 오해와 불신에서 비롯된 인식의 차이를 줄여,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합시다.”고 밝혔지만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서로의 불만 사항을 토해냈다. 전경련은 기업인들이 투자를 기피하는 것은 여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환경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전경련측은 “정부가 말로는 규제를 완화했다고 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점들은 많지 않다.”면서 “특히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이 변질된 것을 보면 기업도시도 어떻게 될 지 우려된다.””고 밝혔다.또 “기업의 투자 계획은 가장 비밀스러운 부문인데 이를 공개 석상에서 밝히라고 하면 누가 하겠느냐.”고 주장했다. 분양가 원가공개와 CEO(최고경영자)의 급여 공개,오너 및 친척 지분 공개,사립학교 이사회 회의록 공개 등 시장경제에 역행하는 정책도 질타했다. 반면 의원들은 “재계도 관련 부처에서 기업 규제를 푸는 것에 대해 왜 주저하는 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대가 많이 변화됐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노사정 대타협이 이룰 수 있도록 재계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모임에는 전경련측에서 강 회장을 비롯 현명관 부회장,이규황 전무,김석중 상무,김영대 대성그룹 회장,이재경 두산전략기획본부 사장이,의정연구센터에서는 이광재 의원과 이화영 의원,서갑원 의원 등 모두 11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문소영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대학 구조 대수술] 中高만도 못한 대학 質 높이기

    [대학 구조 대수술] 中高만도 못한 대학 質 높이기

    ‘대학이 살려면 정원을 줄이든지 교수를 늘려 교육의 질을 높여라.’ 교육인적자원부가 내민 ‘8·31 대학 구조개혁 방안’의 핵심이다.정원을 채우지 못하면서도 입학정원을 줄이지 않는 것은 물론 교수 충원을 기피하며 정부에 손만 내미는 대학을 ‘대수술’하겠다는 강력한 최후통첩이다. 교육계는 대학 구조조정이 ‘2008학년도 대입전형 개선안’ 및 ‘사립학교법 개정 계획과 맞물리는 교육개혁방안으로 이른바 ‘안병영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본다. ●대학 경쟁력 확보 대수술 이번 ‘8·31 조치’는 대학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으로 귀결되는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더 이상 대학의 위기를 방치할 수 없다는 뜻이 배경으로 작용했다.안병영 부총리 등 교육부 수뇌부는 그동안 공·사석에서 ‘대학의 교육환경이 중·고교보다도 떨어진다.’는 우려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표명했다.‘백화점식 종합대학’을 지향하면서 외형만 키우는 성장주의가 연구와 학문,인재양성에 필요한 경쟁력을 오히려 까먹고 있다는 것이다. 1970년 140여개에 불과했던 국내 대학은 2004년 400여개로 급팽창했지만 수준은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교수 1인당 학생수는 국립대가 33명,사립대가 42명으로 중학교 19명,고교 15명보다도 열악하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9명의 두배에 이른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04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60개국 가운데 15위.그러나 대학 교육의 경제사회 요구 부합도는 59위로 꼴찌나 마찬가지다.전경련 조사에서도 신입사원이 대학에서 습득한 지식과 기술은 기업에서 필요한 수준의 26%에 불과했다.따라서 재교육하는 데 평균 2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가계 소득의 15∼20%가 사교육비에 지출되는 등 막대한 기회비용이 교육에 투자되고도 국가경쟁력조차 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 핵심은 ‘시장 원리’ 교육부는 직접 구조조정의 칼을 휘두르기보다는 퇴출 경로를 법제화하고 재정지원을 중단하는 등의 압박으로 대학의 자율적인 구조개혁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마찬가지로 전임 교원 확보율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이에 미치지 못하면 정원을 감축한다. 무엇보다 교육부는 ‘대학 정보공시제’를 특효약으로 본다.각 학과·대학별 교수 1인당 학생수,졸업생 취업률,차입금 의존율 등 주요 정보가 공개되면 ‘시장 원리’에 따라 한계 대학은 인수·합병이나 퇴출의 길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번 조치의 결과 교육부는 2010년에 수도권 7∼8개 대학과 지방 7∼8개 대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한다.과학논문인용색인(SCI) 기준 세계 100위권 대학도 서울대 하나뿐이었으나 5개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립대의 기여입학제 요구 등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버티면 산다.’는 인식도 팽배해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시각도 있다.구조조정에 따른 학생,교수,동문,지역사회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성공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김영란씨 대법관 제청…‘禁女의 벽’ 헐었다

    여성에게 굳게 닫혀 있던 대법원의 빗장이 마침내 열렸다.사법사상 최초로 여성 판사가 대법관 후보에 제청된 것이다.국회 절차를 통과하면 문학소녀이던 그는 47세의 나이에 ‘왕법관’의 자리에 오른다. 최종영 대법원장은 다음달 17일 퇴임하는 조무제 대법관 후임으로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고 대법원이 23일 밝혔다.노 대통령이 최 대법원장의 임명제청을 수용하면 김 부장판사는 국회의 인사청문회와 표결을 거쳐 정식으로 대법관에 임명된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입을 뗀 김 부장은 “젊은 사람과 여성들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파격적인 인사인 만큼 소수자 보호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 부장의 다짐처럼 법조계는 앞으로 여성과 소수자를 보호하는 판례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 부장의 이런 성향은 자신의 하급심 판결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그는 지난해 5월 대인기피증과 같은 성격적 요인으로 집단 따돌림을 당한 피해 학생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려 이른바 ‘왕따’ 사건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김 부장은 이 판결을 가장 기억에 남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학교는 어느 조직보다 약자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절실한 곳이라는 것이 판결의 취지다. 2002년에는 김승교 변호사 등 이른바 ‘민족민주혁명당’ 사건 구속자 4명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접견교통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국가는 원고들에게 각각 300만∼500만원씩 배상하라.”면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정당한 이유없이 변호인의 접견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진일보한 판결이었다. 수원지방법원에 재직하던 1999년에는 호우 피해를 본 주민 28명이 시흥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인정,주민들이 법적 배상을 받도록 길을 열어주었다.대표적인 3건의 판결이 모두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판결이다. 김 부장의 남편은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강지원(54) 변호사다.강 변호사는 아내의 대법관 제청 소식이 전해지자 “일단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직을 사퇴하고 공익적 사건에 전념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집에서 강 변호사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선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대신 청소년 ‘왕따’ 현상 등 어려운 법률 현안에 대해선 토론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81년 강 변호사가 서울지검에 있을 때 김 판사가 옆방의 검사시보(검사수습)로 오게 되면서부터다.강 변호사의 적극적인 ‘구애작전’으로 1년 만인 82년 3월 결혼에 이르렀다. 김 부장이나 강 변호사가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면 두 자녀의 성장사는 다소 의외다.규격화한 학교가 싫다는 큰딸(21)은 전남에 있는 대안학교를 나와 미국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작은딸(17)도 강 변호사가 고문으로 있는 경기도 성남의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다. 김 부장이 대법관 후보로 제청되면서 경기여고 63회 3인방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강금실 법무부장관과 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김 부장과 경기여고 동기동창이다.공교롭게도 3인방은 입법,사법,행정의 자리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사법시험 합격은 김 부장이 가장 빨랐다. ●프로필 ▲부산 ▲경기여고·서울법대 ▲서울민사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 비상임위원 ▲서울 종로구 선관위원장 ▲대전고법 부장판사 강충식 김명국기자 chungsik@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출소 13일후 첫 범행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출소 13일후 첫 범행

    18일 오전 시체 암매장 현장에 이어 오후 2시40분쯤 2분 남짓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에 모습을 드러낸 연쇄살인범 유영철(34)은 “범행을 다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고개만 끄덕이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보도대로입니다.보도방 아가씨들이 몸을 함부로 굴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부유층은 각성했으면 합니다.”고 딱 한 마디만 입을 열었다. ●“부유층 반성하고 보도방아가씨 조심해라” 조사를 지켜보거나 현장검증에 동행한 수사관들은 유영철에 대해 “이해가 안갈 정도로 침착하며 눈빛이 섬뜩할 정도”,“잡혀와서도 ‘나 사형당하면 어떡하냐.’고 했다.”고 귀띔했다. 전과 14범의 유영철은 “교도소에서 신창원과 함께 있었다.달리기를 하든,팔씨름을 하든 신창원을 모두 이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경찰은 “유영철이 2000년 10월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던 중 태도가 좋지 않아 청송보호소에서 훈련을 받은 적이 있는데 신창원과 3∼4개월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로 교류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고 구체적 진술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신창원과 3~4개월 함께 수감생활 유영철의 가족은 망연자실,말을 잇지 못했다.어머니와 함께 서울 마포구에 살고 있는 여동생은 17일 경찰에서 오빠를 만나고 나온 뒤 “아무 것도 말하고 싶지 않다.”며 말문을 굳게 닫았다. 서울에서 노동일을 하는 부모 사이에 3남1녀 중 3남으로 태어난 유영철은 1992년 안마사였던 황모(33)씨와 결혼,아들을 낳았다.하지만 남편이 교도소에 드나드는 것을 참지 못한 황씨의 요구로 2002년 이혼하고 양육권도 넘겨줬다.유영철은 경찰에서 “당시 나는 교도소에 들어가 있어 제대로 된 대응도 못하고 전과자라는 이유로 이혼당했다.”고 분노했다. 경찰은 유영철이 가족 병력인 간질을 앓으면서 항상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렸다고 밝혔다.막일을 하던 아버지는 20년 전 유영철이 중학교 1학년 때 정신분열성 간질 질환으로 숨졌으며,작은형도 10년 전 같은 병으로 사망했다.유영철은 “나도 언젠가 저렇게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웠다.”면서 “기왕 죽을 거 혼자 죽기 싫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9월 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한 뒤 심한 대인기피 현상을 보여 허공을 쳐다보는 등의 증세를 보이다 출소 13일만에 첫 범행을 저질렀다.93∼95년에는 간질 증세로 국립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다. ●워드 2급… 경찰신분증 직접 위조 유영철은 높은 지능을 가진 덕에 수감생활 중 워드프로세서 2급 자격증을 딴뒤 포토샵 6.0을 능숙하게 활용할 정도로 웹디자인 분야에서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갖췄다.웬만한 홈페이지는 본인이 만들고 사진을 연출,편집할 수 있는 정도라고 경찰은 밝혔다.실제 경찰 신분증도 위조해 경찰관 사칭에 사용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국적법 연구’ 낸 석동현 검사

    “이중국적에 관한 관대한 입장은 이미 국제사회의 주류가 됐습니다.우리도 이제 이중국적 허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까지 법무부 법무과장으로 국적 업무를 담당했던 석동현(사시25회) 서울고검 검사가 이중국적 허용을 골자로 하는 논문을 엮어 책으로 펴냈다.석 검사는 14일 발간한 논문집 ‘국적법 연구(도서출판 동강)’에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이나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외국인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고 하나의 국적만을 택하도록 하고 있는 현행 국적법의 불합리성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석 검사는 “현 국적법으로는 많은 재외국민들이 거주국의 국적 또는 시민권을 취득할 경우,한국 국적을 상실케 된다.”면서 “한국 국적 포기를 원치 않아 거주국에서 막대한 세금을 내고도 투표권 및 피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외국인으로서의 불이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9·11사태 이후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시민권과 한국 국적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살고 있는 한국계 외국인도 관청이나 기업,학교 등에 취직하려면 해당기관에서 한국 국적자일 것을 요구해 외국 국적을 포기하기 전에는 취업이 불가능하거나 까다로워 우수 인력을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중국적을 악용한 병역기피 등 부작용에 대해서는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한 병역의 의무가 있고,병역기피를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더 큰 도덕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어서 우려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발간 취지에 대해 “국적 업무를 하는 동안 국적의 개념이나 기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생긴 오해와 편견이 적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분단 현실의 ‘이방인’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어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을것”

    ‘낮은 소리’는 사회의 그늘진 곳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다수의 큰 목소리에 가려 외면받고 있는 소외층의 목소리를 드러내 보이려는 것입니다.방치할 경우 사회의 대형 갈등요인으로 번질 수 있는 사안을 미리 공론화함으로써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것입니다.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제보를 기다립니다.서울신문 편집국 사회교육부(02)2000-9173,www.seoul.co.kr 또는 www.kdaily.com으로 연락 주십시오. 종교적 신앙이나 정치적 신념에 따라 징집을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분단 현실이 낳은 한국사회의 또다른 ‘이방인’들이다. 매년 600여명의 젊은이들이 이런 신념에 따라 징집을 거부,평생을 ‘병역기피자’라는 멍에를 쓰고 살아가고 있다.병역을 대신해 젊은 시절을 감옥에서 보내고 있는 셈이다.최근들어 이들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에 이어 국회의 ‘대체복무제 입법 추진’ 등 사회의 시각이 급속도로 바뀌고는 있다.그러나 최근 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항소심을 헌법재판소 위헌심판제청 사건 결정 이후로 무기한 연기하는 등 이들의 고통은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매년 600여명 군 대신 감옥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매년 600여명씩 생겨나고 있다.지금까지 1만명 정도가 형사처벌을 받았다.8일 현재 470여명이 전국 교도소에 복역중이며,300여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대부분이 종교적 교리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지만 최근들어 정치적인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도 늘어나고 있다.정치적·사상적 이유로 입대를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지난 2001년 불교신자인 오태양(30)씨를 필두로 김도형(25),유호근(29),나동혁(29·서울대 재학)씨 등 14명에 이른다. 스승의 날이자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 인 지난달 15일에는 경북 문경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최진(27)씨가 “사회에 뿌리내린 폭력을 없애겠다.”며 병역을 거부했다.최씨의 병역거부는 공무원으로서 최초의 사례를 기록하게 됐다. 입영 후 집총을 거부할 경우 군형법상 항명죄에 해당돼 법정최고형인 징역 3년형을 받지만 입영 자체를 거부하면 민간 법원에서 보통 1년6월∼2년형을 선고받는다.최근에는 아예 입영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평생을 ‘병역기피자’라는 멍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본인뿐만 아니라 병역 거부자를 둔 가족들의 걱정과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오씨와 유씨 등은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됐지만 현재 재판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로 현재 ‘전쟁없는 세상’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열릴 예정이던 3차 공판이 연기된 오씨는 “그동안 주변의 오해와 편견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면서 “자신의 양심적 결정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은 무조건적으로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군사훈련이나 총을 들지 않는 대신 다른 형태의 ‘대체복무’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병역 거부자들은 경축일 등 정기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가석방의 혜택에서 배제돼 왔으며,매년 몇차례씩 취해졌던 사면·복권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또 출소후 전과로 인해 공무원 임용 자격이 없으며,민간 기업 취업시에도 신원 조회에서 탈락하는 등의 사회적 차별을 겪고 있다. ‘전쟁없는 세상’에서 활동하는 예비 병역거부자인 이용석(25·중앙대 졸업)씨는 “처음에는 병역거부에 대한 주변의 만류가 많았지만 지금은 이해를 해주는 사람이 더 많다.”면서 “힘들고 어려운 결정을 한 만큼 대체복무제의 도입을 통해 병역거부자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을 없애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대체 복무제가 유일한 해결책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문제는 대체복무제 외에 별다른 해결책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현재로서는 헌법재판소 판결과 국회의 입법에 해결책을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3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는 지난 2002년 2월 출범,국회 입법을 겨냥한 대체복무제도 법안 마련과 입영을 앞둔 청년들에 대한 상담,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도를 알려 나가는 작업,국제연대를 통한 여론화 작업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달 25일 이재승 국민대 교수와 이석태 변호사,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등 각계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대체복무 입법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서명운동과 홍보 캠페인에 돌입했다.이 단체가 제안한 ‘대체복무법안’에 따르면 병역거부자는 대체복무위원회의 판정절차에 따라 양심의 진정성이 인정되면 대체복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연대회의 정용욱 상임활동가는 “대체복무제도만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감옥살이라는 고통속에서 구해낼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대체복무제도가 우리의 안보현실을 무시한 터무니없는 외래풍조로 간주하는 시각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로플린 효과와 이공계의 경쟁력/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OECD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1년도 인구 10만 명당 이공계 대학 졸업생이 380명으로 가장 많다.이는 미국과 독일의 6배,일본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또한 박사학위자의 경우는 인구 10만 명당 3.7명인 영국 다음으로 높은 3.5명이나 된다.요즈음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이공계 위기의 실체를 짐작할 수 있다.단순한 통계지표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공계 기피로 인한 공급부족의 문제는 아닌 게 분명하다.그러면 이공계 위기의 실상은 무엇인가.적어도 지금까지의 논의를 보면 많은 전문가들이 이공계 인력의 질,즉 이공계 교육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창의성 교육의 취약과 이공계 교육의 낙후는 그나마 이공계로 진학한 학생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다.우리가 혁신주도형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과학기술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지금의 이공대학교육시스템에서는 우수인력을 양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KAIST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로플린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했다.이공계 위기가 이슈화되고 있는 시점에 이공교육의 발전을 위한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개방과 글로벌화라는 화두에서 가장 먼 것처럼 느껴졌던 상아탑의 생태계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인력의 이동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아직 우리 기업,학교,정부에서는 낯이 설다.특히 최고 경영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사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외국인재를 등용한 일이 많았다.고려 때 광종이 중국의 쌍기라는 학자를 등용하여 개혁정책을 수행한 일은 대표적인 사례이다.또한 국내의 많은 학교들이 외국인에 의해 설립되었고,지금도 훌륭한 사학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어떤 대학은 외국재단이 설립하여 선진교육기법을 적용하여 단기간에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으로 성장까지 하였다.최근 몇몇 대학에서도 외국인을 학장이나 교수로 채용하고 있으며,기업과 연구소에서도 외국인의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이제 경쟁의 무대가 세계라는 것을 우리 대학이 실감하고 있다. 따라서 로플린의 KAIST 총장 기용이 특별난 것이 아닐 수 있지만,이공교육 발전에 우리가 거는 기대는 크다.KAIST는 그동안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나 각종 특혜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고,국내 연구대학을 선도해 왔었다.KAIST 마피아라고 할 정도로 국내 이공대학에서 KAIST출신의 뿌리가 깊다.그러나 아직도 세계적인 대학과 비교하면 KAIST는 그만 그만한 대학의 하나일 뿐이다.정부라는 온실에서의 탈피와 세계적인 이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KAIST가 새로운 발전 모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나왔다.로플린의 총장 기용은 KAIST뿐만 아니라 우리 이공교육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국가나 기업과 마찬가지로 대학도 훌륭한 총장의 리더십이 성공의 열쇠가 되기 때문에 로플린의 효과가 기대되는 것이다.비록 로플린이 관리자로서의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하더라도,그는 내국인보다 선진 교육시스템을 도입하여 국내대학의 변화를 일으키는데 유리할 수 있다. 성공적인 로플린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우선 대학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나 규제가 최소화되어야 한다.선진대학의 운영기법을 도입하여 적용할 수 있을 만큼의 대학운영의 자율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둘째로 우리 기업의 대학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사실 MIT,칼텍,스탠퍼드 등 세계적인 미국대학의 설립기반이 기업가의 기부금이었고,대학 연구비에서 기업가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자체 연구비의 비중이 가장 크다.셋째로 대학 내부의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연구대학은 기업이 본받을 만큼 혁신적이어야 하고,기업에 못지않은 경영전략과 위기관리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대학행정과 교육프로그램의 개혁이 로플린을 위한 것이 아니라 KAIST의 발전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로플린의 개혁프로그램에 KAIST 교직원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있어야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성공시대] 황학동 중고 TV가게

    “황학동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어요.점원으로 일하다 내 점포를 열었다는 것을 작은 성공으로 치면 모를까.”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황학동 중고품시장에서 TV 등 가전제품을 파는 가게는 대략 200여군데.가게의 입지가 좋고 매장이 커서 이 일대에서 매상이 제일 높다는 중고 TV판매점 제일전자를 찾았다.26년째 중고 TV를 팔아온 사장 박희열(48)씨는 건물 2층 작업실에서 고장난 TV를 수리하고 판매는 직원 1명이 1층 매장에서 맡아 하고 있다. “청계천 복원과 경기침체의 여파로 매출이 예전의 40%선에 불과합니다.전에는 중고 TV를 월 400∼500대 정도 팔았지만 요새는 200여대에 그쳐요.” ●직접 폐수집상서 사들이고 고쳐 경력 20여년의 베테랑 TV수리공인 박씨가 하루 고치는 TV는 10개 안팎.일단 고장난 원인을 밝히는데 10∼20분 정도 걸리고 고장난 부분을 찾아 수리하는데 20∼30분이 걸린다.중고 TV는 가전 대리점의 교환 제품이나 폐텔레비전 수집상에서 구입한다.이렇게 모은 고장난 TV는 PC방이나 모니터에서 뜯어낸 중고 브라운관을 이용해서 살려낸다. 보통 TV 구입비로 3만원을 쓰고 부품 값 등 수리비로 3만원쯤 덧붙이며 대략 이문으로 3만원을 남긴다.월 30∼40대 팔리는 VTR까지 포함하면 박씨의 한달 수입은 임대료와 종업원의 월급을 빼고 500만∼600만원이다. 황학동 일대에서 중고 TV의 소비자 가격은 25∼29인치를 기준으로 9만원∼13만원선.물론 수십만원에 팔리는 고가 중고TV도 있다.제일전자의 고객 명단에는 일반 소비자들 뿐 아니라 지방 중고 가전 소매점도 있다.지금은 제법 큰 매장을 가지고 있는 박씨도 2번이나 실패한 이력이 있다. “경험이 부족한데다 상술을 잘 몰라 실패를 거듭 했습니다.이 가게는 20년 전인 지난 1984년 열었죠.다른 사람에 비하면 제법 일찍 내 가게를 연 셈인데 그 만큼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월수입 500만~600만원… 명절에만 쉬어 강원도 홍천 출신인 박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의 소규모 라디오 공장에 취업했다.공장 사장이 78년 황학동으로 진출하자 함께 따라 왔다.그는 성공의 노하우로 고객 만족 서비스를 우선으로 꼽았다.대부분 중고 가전제품은 고장난 부분만 수리해서 진열대에 올려 놓는다. “세월의 흔적인 먼지가 내부에는 많이 쌓이기 마련이죠.다른 가게는 간과하기 마련인데 저는 이것을 꼭 닦아내요.고객은 아무래도 속살까지 깨끗한 것을 원하잖아요.” 박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9시에서 시작해서 오후 8∼10시에 끝난다.일손이 모자라면 퇴근시간이 따로 없다. 게다가 이 일대 가게는 명절을 제외하고 주말에도 매장을 연다.TV가 평면·고화질 등으로 크게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수리하는 입장에서는 내부 사양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문제가 없다. “요즘에는 힘든 일을 기피하는 세태 탓에 사람 구하기도 힘들어요.하지만 청계천 복원공사가 마무리되면 황학동 중고품시장을 찾는 손님들도 차차 늘겠죠.”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쓸데없다” 국가기술자격 외면

    기술인력 양성을 목표로 지난 1977년 도입된 국가기술자격제도가 수험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이공계 기피현상과 더불어 기술자격의 제도적 허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6일 발표한 국가기술자격검정통계연보에 따르면,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자는 지난 1998년 이후 5년 연속 감소했다.1998년 286만여명에 달하던 응시자 수는 2003년 213만여명으로 25% 이상 뚝 떨어졌다. ●광업자원·건축 분야 응시자 격감 특히 기술사 시험의 출원율이 크게 낮아졌다.2000년도에 2만 882명이던 응시자는 계속 줄어 2003년에는 1만 5079명으로 28%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전체 응시자 감소율보다 더 높은 수치다. 기능사는 예외적으로 증가했다.2000년 4103명이었던 응시자 수는 2003년 6644명으로 62%나 급증했다.하지만 기능사의 경우 2003년 출원자는 106만 1248명으로 3년 전 136만 6535명과 비교해 22.4% 감소했다.산업기사 역시 14%,기사 2% 등 국가기술자격 응시자 수는 전체적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분야별로는 광업자원,전기,건축 종목의 인기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기술사 등급에서는 출원율이 건축 49.2%,전기 44.5%,광업자원 40.8% 각각 감소했다.기사 등급의 경우 광업자원 72.6%,건축 53.1%,금속 43.6%의 감소율을 보였다. ●“기술자격증 인센티브제 마련돼야” 이같이 국가기술자격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로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첫째로 꼽힌다.이공계를 지망하는 사람이 대폭 줄어 잠재적 수험자 수가 급감했다는 것이다. 공단 검정계획부 관계자는 “일례로 실업계 고등학교의 재학생 수가 크게 감소했다.10년 전만 해도 한 반에 40∼50명씩 되던 학생 수가 이제는 20∼30명으로 크게 줄었다.”면서 “실업계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요새는 대학도 이공계를 기피해 기술자격증은 더더욱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자격시험 전문가인 황종록 연구원은 “기술자격증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가 없는 것이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황 연구원은 “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일부에서 제공되던 추가 수당이 80년대 10만원 정도였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증을 딸 경우 수당은 물론 인사고과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또 기업들이 연구개발(R&D)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이공계를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국가기술자격제도가 산업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이미 사양화된 산업의 자격 종목을 폐지하지 않고 정보화 시대에 부합하는 자격을 발빠르게 신설하지 않는 등 현행 시험제도는 산업현장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다. 기술사 등급의 감소율이 특히 두드러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80년대 변호사,회계사 못지 않게 대접을 받았던 기술사 자격의 위상이 추락했기 때문이다.건축시공기술사 고영회(46)씨는 “의사,변호사 등의 자격과 달리 국가기술사만의 고유 영역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라며 “현재 기술사 자격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크게 상관없다.”고 허탈해했다. ●여성 진출은 상승세 그외 통계연보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은 여성 기술자의 증가다.국가기술자격시험 시행 초기인 1982년 전체 합격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10%에도 못 미쳤으나 20여년이 지난 2003년 여성 합격자는 전체의 40%에 달한다.여성의 진출이 활발한 종목은 사무자동화,컴퓨터그래픽스운용,시각디자인,제품디자인 등이다.2003년 사무자동화산업기사 자격증 취득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59%였다.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와 시각디자인산업기사는 여성 비율이 각각 62%,74%나 됐다.공단 검정계획부 관계자는 “최근 자격증 취득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성의 수는 큰 감소없이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KAIST 신임총장 로버트 러플린 이메일인터뷰

    “마치 스톡홀름(노벨상위원회 소재)에서 전화를 받았던 때와 기분이 비슷했습니다.” 199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미 스탠퍼드대 로버트 러플린(54) 교수는 1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임 총장으로 선임된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그는 “KAIST는 몇가지 변화의 필요성을 빼고는 방대하고 잘 체계화된 교육기관”이라면서 “점진적 변화를 통해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KAIST는 유진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총장업무준비위원회를 구성,이번 주중 미국에 머물고 있는 러플린 신임 총장과 접촉할 예정이다.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과학기술계의 기대가 크다. -큰 기회를 줘 영광이다.거대한 조직의 수장으로 일해본 경험이 없어 우려는 되지만 기대에 어떻게 부응할지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KAIST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 -취임 후 먼저 KAIST 교수들과 만나 학교를 파악한 뒤 몇주 동안은 캠퍼스를 둘러보며 학생들의 학교생활이나 분위기를 알고 싶다.그리고 예산을 찬찬히 들여다 볼 생각이다. 총장에 지원한 동기는.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과학기술계의 고위 관료들로부터 적극적인 제안을 받았다. 이공계 기피 문제 등을 안고 있는 한국 과학교육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한국 학생들이 과학분야에 관심이 없는 것을 문제삼아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경쟁할수 있도록 하면 된다.돈이 있는 곳으로 학생들이 모여들 것이다. 한국에는 언제쯤 오게 되나. -한국의 과학기술부나 현재 몸담고 있는 대학과 협의 중이다.지금으로서는 모든 것이 확실히 결정되지 않았다.그렇지만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생각이다. 연합˝
  • LG화학·한양대 ‘이동화학교실’ 가동

    LG화학이 한양대와 공동으로 ‘이동화학교실’을 운영하는 등 꿈나무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LG화학은 27일 한양대에서 노기호 사장 및 한양대 김종량 총장,한양초등학교 학생 10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동화학교실’ 발대식을 가졌다. ‘이동화학교실’은 각종 실험장비와 최첨단 영상장치 등을 갖춘 대형 특수 차량을 이용,초등학교 학생들을 직접 방문해 과학교육 및 화학 쇼·화학실험 등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이동과학차량을 한양대에 기증,공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이동과학차량은 매주 1회 각 지역 초등학교,지방 오지,사회복지시설 등을 직접 방문해 생동감 있고 다양한 화학지식을 전달할 계획이다. 노 사장은 “화학산업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인식과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이 맞물려 화학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현재의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동화학교실이 화학을 비롯한 국내 과학기술 발전과 과학인재 양성을 위한 작은 밑거름이 되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대한재활의학회 명예회장 신정순 박사

    “성실,오직 그것 하나지.” 뜻밖의 대답이었다.‘한국재활의학의 대부’ 신정순(申廷淳·77) 박사,그에게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는 적어도 이런 답변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한평생을 바치면서 한국재활의학의 기초를 닦은 일,크고 작은 사회단체 회장·이사 등을 역임하며 봉사해온 일로 미뤄볼 때 ‘예상답안’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다. 재차 ‘되도록 업적이나 공헌 위주로 말해달라.’고 질문했다.한참을 망설여 나오는 답이라곤 똑같다.“글쎄,난 잘 모르겠는걸.내 인생에서 내가 가장 자랑스럽고 자신있는 것은 이것 하나야.내 좌우명,‘성실’이라는 두 글자를 어떠한 경우에도 배신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걸 빼면 내 인생에 어떤 자랑거리가 또 있을까?” 기자의 ‘우문’에 명료한 ‘현답’을 들은 기분이다.만점짜리 오답이랄까. ●“성실이라는 두 글자 평생 배신 안 해” 대한재활의학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신 박사는 1957년 세브란스 병원에서 정형외과 수련과정을 시작한 이래 40여년을 재활의학의 기초를 닦는 일에 바쳤다.세브란스 병원장 등을 지내며 의사 본연의 활동 외에도 대한재활의학회,한국장애인재활협회,한국재활재단,뇌성마비복지회 등 재활의학 관련 단체들의 창립과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다. 92년 연세대 재활의학과 교수를 정년퇴임한 후에도 한국뇌성마비복지회장,국제키비탄 한국본부 총재,한국재활재단 이사 등을 맡으며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그이지만 거듭 “날 너무 대단한 인물처럼 쓰지는 말라.”고 부탁해 온다.“소문이 안 나서 그렇지 나보다 더 훌륭하신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난 그저 스승님들이 가르쳐주신 ‘의료는 곧 봉사’라는 말씀을 조금이나마 실천해 보려고 했을 뿐이야.” 신 박사는 51년부터 6년간의 군의관 생활을 통해 재활의학에 한평생을 바칠 것을 결심했다.“전장에 나가 수족을 잃은 군인들,민간인들,식량부족으로 제대로 먹지 못해 소아마비에 걸린 장애아동들….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어.53년 당시 주한미1군단 등이 모금해서 세브란스 병원 구내에 만들어준 ‘절단자 재활시설’이 있었는데,거기 가 보면 말도 못해.” 신 박사는 스승의 권유로 67년 홍콩으로 건너가 홍콩대학 부속병원인 퀸메리 병원,아동병원,재활센터 등을 돌며 선진 재활의학을 배웠다.“당시 우리나라에는 말로도 알려지지 않았던 첨단기술과 장비들을 마음껏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지.그때 참 자극 많이 받았어.” 68년 귀국한 신 박사는 박재주(사회사업가) 선생 등과 함께 신체장애자협회(현 장애인재활협회)를 세운다.“그때 정부나 학계,사회단체 어디 할 것 없이 장애인들에게 정말 무심했어.그런 반성에서 만들었지.지금은 그래도 훨씬 좋아진 거야.” ●6·25 참상 겪고 재활의학계 투신 신 박사는 “장애는 개인의 불행이 아닌 사회 전체의 불행이다.”라는 스승 주정빈 박사의 말씀을 항상 가슴에 품고 산다.“장애인 재활 문제는 단순한 의학만의 문제가 아니야.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특수교육,이동할 수 있는 권리 확보,노동권 보장….제대로 하려면 결국 사회 전 분야가 연관되지.그게 또 여러 사회단체 활동을 한 이유이기도 하고….” 신 박사는 71년 12월에는 문병기,정인회,신필수 박사 등과 함께 재활의학회를 창립했고 72년 4월에는 제2대 특수교육학회장으로 선출된다.75년부터는 국제사회봉사단체 ‘키비탄클럽’에 참가(아시아담당 총이사)해 장애아동들을 돕는다.“사실 한 것도 없는데 소리만 괜히 요란하지.” 잠시 웃던 신 박사는 “역시 가장 큰 보람은 치료했던 장애아동들이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된 것을 보았을 때 느낀다.”고 회상했다. “기억에 남는 환자는 역시 김인호라는 친구지.7살 때 연세재활원에 입원했는데 뇌성마비가 심해 팔다리도 쓰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했어.그런데 이마와 혀로 교과서를 넘기면서 공부하고,입에 문 막대기로 전동타자기를 두드리며 필기하더니 고등학교 때부터 미국 유학 가서 성적우수 금메달도 여러번 탔지.나중에는 워싱턴 가톨릭대학교에서 우주물리학 박사 학위까지 땄어.91년인가 고맙다고 찾아왔는데 얼마나 기쁘던지….” ●“봉사는 복지사회의 소중한 자원” 그러던 신 박사는 “인호가 미국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휠체어 밀어주더라고 자랑할 때는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지금이야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우리나라가 그런 쪽에는 좀 열악했거든.관공서에도 경사로가 제대로 없는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누군가의 도움없이 ‘평범’하게 살기란 거의 불가능했지.” “인호가 미국에 안 갔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라며 한국의 상황을 떠올리며 씁쓸해하던 신 박사는 “봉사는 복지사회의 윤활유”라고 강조했다.“꼭 장애인에 대한 봉사만 국한시켜서 말하는 게 아냐.선량한 시민정신에 의한 봉사는 복지사회의 소중한 자원이지.우리나라에서 상당히 부족한 희귀자원처럼 보이기도 하고.” 내리사랑일까.신 박사는 젊은 의료계 후배들에게 따끔한 한마디 당부를 잊지 않았다.“요즘 많이 힘든 것도 알고,국민들에게 오해받으면 괴로운 것도 알지….그렇지만 우리들 탓은 없을까.요즘 젊은 친구들이 흉부외과 등 ‘힘드는 과’는 기피하고 이른바 ‘손쉬운 과’를 선호한다고 들었어.이건 의술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 다같이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봐.난 선생님들로부터 ‘의료는 봉사’라고 배웠어.그리고 적당주의를 싫어하는 성격 탓에 최선을 다해 봉사했지.그게 내 평생의 자랑거리야.개인적으로는 봉사정신 없으면 제대로 된 의사 아니라고 봐.내가 너무 구닥다리인가?(웃음)” ■그가 걸어온 길 ▲1927년 서울 출생 ▲51년 세브란스의과대학(연세대 의대) 졸업 ▲57년 육군 군의관 복무 후 예편 ▲63∼66년 삼육아동재활원 의료부장 ▲67∼68년 홍콩대 의대 연구생활 ▲72년∼현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 ▲72∼82년 한국특수교육학회장 ▲72∼92년 연세의료원 재활원장 ▲78년∼현재 서태평양 뇌성마비학회 이사 ▲80년∼현재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이사,한국뇌성마비복지회 이사,부회장 ▲82∼84년 대한재활의학회장 ▲87∼91년 세브란스병원장 ▲89∼91년 국제키비탄 한국본부 총재 ▲92년∼현재 한국재활재단 이사 ▲2001∼현재 한국뇌성마비복지회장 ▲2002∼현재 대한재활의학회 명예회장 글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
  • 자일리톨 씹으면 충치예방? 식생활 상식 제대로 알자

    ‘난 제대로 골라 먹고 있다?’ 매일 수많은 건강정보가 쏟아지고 있다.이를 접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반(半)전문가 수준으로 음식을 선택하고 있다.그저 맛으로만 먹을거리를 고르는 데서 벗어나 현명한 식생활을 원한다. 하지만 단편적인 정보와 경험에서 얻은 내용을 그대로 믿어버리는 경우도 많다.그래서 어떤 음식들은 맹목적으로 소비하고 또 다른 음식들은 배척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자일리톨.많은 사람들이 자일리톨 하면 충치 예방부터 떠올린다.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이는 맞지 않다.백대일 서울대학교 치의학과 예방치과학교실 교수는 “자일리톨이 설탕과는 달리 충치를 발생시키지 않을 뿐”이라며 “그 자체로 충치를 예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즉 자일리톨을 설탕 대신 사용했을 때 단맛은 내지만 충치가 생기지 않는 것이라는 얘기다. ●당뇨병에 쌀밥은 나쁘고 보리·현미밥은 좋다? 당뇨 증세가 있다는 진단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쌀밥 대신 보리밥이나 현미밥을 찾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당뇨병에 있어서 흰쌀밥이나 보리밥은 별 차이가 없다.당뇨 환자의 식이요법의 원칙 중 하나가 자기 몸에 맞는 칼로리만큼 제한하는 것.그런데 쌀밥과 보리밥은 칼로리면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박미선 서울대학병원 영양계장은 “보리밥이나 현미밥은 일반적으로 쌀밥보다 영양면에서 나을 뿐”이라며 “당뇨 환자에게는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면 쌀밥이든 보리밥이든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달걀 노른자는 콜레스테롤 덩어리? 삶은 달걀을 먹을 때 노른자 뺀 흰자만을 골라 먹는 사람들이 있다.그중 상당수가 콜레스테롤을 걱정하는 사람들이다.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달걀 노른자에는 콜린 성분이 풍부하다.콜린은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들러붙는 것을 막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레시틴의 주성분.다시 말해 달걀 노른자에는 콜레스테롤은 물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성분이 함께 들어있는 것이다. 또 단순히 콜레스테롤을 섭취한다고 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체내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는 지방산에 따라 그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달걀을 동물성이 아닌 식물성 기름으로 요리를 하면 체내에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결국 무조건 달걀 노른자를 기피하는 것은 올바른 식생활이 아니다. ●속 쓰릴 때는 우유가 최고? 속이 쓰릴 때마다 습관적으로 우유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이는 우유가 위벽을 보호한다는 상식과 우유를 마시고 속이 편해지는 것을 경험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실제로 약알칼리성인 우유가 위산을 희석 중화시키므로 전혀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다.하지만 문제는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우유의 단백질 성분은 다시 위산의 분비를 촉진시킨다.특히 밤에 속이 쓰려 우유를 마시는 것은 더욱 좋지 않다.밤 사이 위산이 분비돼 아침에 일어나 더 속이 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유 자체가 위에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속이 자주 쓰린 사람들이 임시방편적으로 우유로 속을 다스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김철환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습관적으로 속이 쓰린 사람이 우유나 제산제로 위를 달래는 것은 옳지 않다.”며 “2주 이상 속쓰림이 지속될 때에는 반드시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EBS 수능강의 교사들 제작 참여

    교육방송(EBS) 수능강의의 교재는 물론 강의내용에서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교재만 사보고,TV강의는 잘 보지 않는 현실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이다.또 오는 7월부터 수능강의 프로그램과 교재 제작에 현직교사들이 참여하는 데다 인기강좌는 학교현장에서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공개강의’방식도 도입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EBS 수능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이같은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수능강의와 수능시험의 연계와 관련,교재만 보고 강의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수능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교재만이 아닌 실제 강의내용도 수능시험에 반영하는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나아가 수능강의 수준을 한층 높이고 학생들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해 전국 시·도교육청으로부터 28명의 현장교사를 추천받아 프로그램 제작과 교재개발 과정에 참여시키기로 했다.언어·외국어·수리영역에 4명씩,사회탐구영역에 6명,과학탐구영역에 4명,직업탐구영역에 4명,제2외국어 영역에 2명의 교사가 EBS에 파견돼 교재나 프로그램 제작에 나선다.참여교사들에 대해서는 해외연수와 함께 인사에서 혜택을 줄 방침이다. 강사 1명이 50분간 스튜디오에서 강의하는 프로그램 진행 방식이 지루하고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아들여,인기강좌부터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하고 질문도 받는 ‘공개강의’로 바꾸기로 했다.강의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하는 ‘강사 및 강의평가제’도 도입한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사용하는 6500원 정도하는 중급과정의 교재 가격은 5∼10% 정도 내려 학생과 학부모의 교재구입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초·고급과정의 교재 값도 인하한다.인터넷 수능강의의 화질을 인기강좌부터 크게 개선키로 했다. 교육부 서범석 차관은 “EBS 수능강의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부각돼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다소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시행 한달 만에 정책 자체를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보완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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