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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옛 동독 따라잡기

    “옛 동독식으로 스포츠 강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 통일 이후 올림픽 무대에서 쇠락한 독일이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꿈꾸고 있다. 한때 세계 스포츠 무대를 주름잡았던 옛 동독처럼 엘리트 체육학교를 집중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동안 독일은 약물 복용, 혹독한 훈련으로 악명높았던 동독식 훈련법을 기피해 왔다. 하지만 통일 이후 올림픽 메달 수가 급감하자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과거 국가주의식 엘리트 체육학교 복원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독일 정부가 체육학교 체육관, 수영장 등의 시설 정비에 올해에만 2억달러 가까이 투입했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로 통일되기 전까지 동·서독은 세계 스포츠계를 주름잡았다.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동독은 금·은·동 합쳐 102개의 메달로 종합 2위에 올랐다. 서독도 메달 수 40개로 5위에 랭크됐다. 동독은 1980년 미국, 서독이 보이콧한 모스크바 올림픽에선 126개의 메달을 따기도 했다. 그러나 통일과 동시에 독일은 올림픽에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82개(3위)를 기점으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56개(5위),2004년 아테네 49개(6위)로 점점 뒤처졌다. 위기감을 느낀 독일 스포츠계는 ‘결단’에 나섰다.2003년 독일 올림픽스포츠연맹은 옛 동독식 모델을 따라 국가차원에서 스포츠 유망주를 집중육성하기로 했다. 일본,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 지원을 하는 것도 자극제가 됐다. 총 39개의 엘리트 체육학교를 지정해 집중 지원에 들어갔고 올해 1억 9650만달러가 투입됐다.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규모다. 독일 올림픽스포츠연맹 관계자 마이클 시르프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2004년 때와 같은 6위를 사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정신분열병

    [한국인의 질병] 정신분열병

    “정신분열병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하면 충분히 정상인처럼 생활할 수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홍경수(45) 교수는 ‘정신분열병’(schizoprenia)이 ‘치료할 수 있는 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분열된(schizo) 마음(prenia)’이란 라틴어에서 유래한 정신분열병은 병명이 풍기는 것만큼이나 환자가 다양하다. 그러나 환자와 의료진, 가족이 합심하면 환자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증상이 극적으로 조절되기도 한다. 정신과학계는 우리 국민의 1% 정도가 정신분열병을 앓는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 국민을 5000만명이라고 보면 환자가 50만명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주변에는 사회적인 편견을 두려워해 정신분열병 발병 사실을 숨기는 환자가 더 많다.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이 대표적 원인 정신분열병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학계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등의 균형이 깨질 때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노리쇠뭉치속의 공이가 뇌관을 때리듯이 정신분열병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한다. 정신분열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환청’과 ‘망상’이다.“증상이 심해지면 환청이 계속 들리기도 합니다. 환청은 자신의 관심사와 개인적인 일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환자를 크게 위축시킵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견디기가 쉽지 않아요.” 환청, 망상과 동반되는 증상은 논리적인 오류다. 주변에 돌아가는 일에 대해 정신분열병 환자는 종종 논리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 모든 일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고 대화를 할 때 동문서답을 내놓기도 한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피해망상을 많이 호소한다. 무언가 물어봐도 대답을 잘 하지 못하고 횡성수설하기도 한다. 청소년은 성적이 떨어지고 점점 친구 만나기를 꺼려한다. 예전과 달리 옷차림, 몸매에 신경쓰지 않거나 몸에 이상이 생겼다고 주장하는 환자도 있다. 또 심령술, 종교, 철학에 빠지거나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기도 한다. 일할 의욕이 줄어들고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환자도 많다. 이런 증상은 대인관계를 악화시켜 집에 틀어박혀 지내게 하는 악순환을 부른다.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최근 개발된 2세대 항정신병약은 부작용이 작아 꾸준히 복용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된다. 약을 계속 복용하지 않으면 1년 안에 약 70%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약을 먹어도 재발 위험이 있다. 이런 환자는 전체 환자의 30% 수준에 그친다. ●치료약 좋아져 진학등 정상생활 적잖아 1980년대만 해도 정신분열병 환자가 치료에 성공해 대학에 입학하면 뉴스거리가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신분열병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뒤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최근에 개발된 약들은 높은 치료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약을 먹으면 정신이 몽롱해진다고 믿는 환자가 많다. 또 중독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약을 먹지 않으면 오히려 정신기능이 더욱 저하돼 영원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약을 멋대로 끊었다가 발작에 가까운 이상증세를 나타내는 환자도 많다. 약물 치료를 받은 뒤에도 병원을 꾸준히 다녀야 한다.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사회심리학적인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회사나 학교 등 공동체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지 모의실험을 하기도 한다.“전체 환자의 30%는 병을 치료한다고 해도 언제 재발할지 모르기 때문에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항정신병약은 항고혈압약과 같아요. 평생 먹는다고 생각하고 꾸준하게 치료받으면 의사가 자연스럽게 복용량을 줄여줄 것입니다.” ●환자에 스트레스 안주는 가족 배려 중요 스트레스도 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가족들은 환자의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이 좋다. 가족들은 환자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회적인 편견도 없애야 한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다. 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킬 위험은 거의 없다. 정신분열병을 ‘귀신들린 병’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많다. 마음이 약한 사람만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은 모두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편견일 뿐이다. “최근 정신과학계도 정신분열병에 대한 병명 개정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얼마나 사회적인 편견이 심했으면 이름을 바꾸겠습니까. 생명보험사들도 정신분열병 환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많죠. 그들도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日 4년제 사립대 47.1% ‘정원 미달’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4년제 사립대 565개교 가운데 47.1%인 266개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역대 최고치다.입학정원의 절반에 못 미친 대학도 5.1%인 29개교에 달했다. 저출산에 따른 학생 부족이 주된 원인이다. 물론 고교 졸업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려는 열의도 낮다. 지난해 대학 진학률은 51.2%였다. 일본 사립학교 진흥·공제사업단은 31일 올해 전체 사립대 가운데 47.1%가 정원 미달로 경영 압박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정원 미달률은 지난해보다 7.4%포인트나 증가했다. 사업단 측은 “올해 대학 진학연령인 18세 인구는 124만명으로 지난해보다 6만명이 감소했다.”면서 “지방이나 소규모 대학들은 앞으로 교원의 인건비 삭감 등 경영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특히 작은 대학과 큰 대학, 지방과 대도시 등 규모나 지역에 따른 양극화도 뚜렷하다. 도쿄 등 대도시의 유명 대학에 집중 지원한 반면 지방 대학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hkpark@seoul.co.kr
  • “日의 고립기피증 역이용해야”

    권철현 주일대사는 21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파문과 관련,“일본은 고립을 싫어하고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욕망을 원천적으로 갖고 있다.”면서 “고립을 싫어하는 것을 우리가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대사는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현안 보고를 통해 이같이 말한 뒤 “그런 차원에서 6자회담, 한·중·일 회담, 일본 총리 방한 문제 등을 연계하겠다고 말해 왔고, 일본도 굉장히 당혹해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권 대사는 “이런 사태가 오지 않게 하기 위해 정말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은 다했다.”며 “나이 아흔의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부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분을 만났고, 상당히 기대를 걸 내용도 있었지만, 마지막에 이런 형태로 끝나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일본이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할 가능성에 대해 “일본은 고교 해설서를 금년 9월에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는데 강행을 할지는 모르겠다.”면서 “추정컨대 고교 교과서도 별반 차이가 없이 가지 않겠느냐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일대사로서 지나치게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본 유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해온 내용들을 일본이 잘 알고 있고, 정치인 대사로서 저 정도 발언을 할 수 있다고 일본이 생각하는 선이 있다.”면서 “굉장히 자제된 발언을 해왔다.”고 해명했다. 권 대사는 귀임 시기와 관련,“저를 포함해 4명의 대사가 일시 귀국했다가 돌아갔는데 지금까지는 9일이 가장 길었다.”면서 “저는 그보다 더 오래 있어도 좋지만, 정부의 방침이나 명령을 받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다문화가족법 9월 시행

    우리 사회가 다인종·다문화사회로 급진전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문화사회의 구성원인 다문화가정을 우리 사회에 통합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법적·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이들을 지원하고 적응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들이 결혼이민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외국인 근로자, 외국적 동포, 새터민 등 외국 이주자를 위한 대책은 미흡하다.●결혼 중개업 신고제 전환 사기피해 예방 정부는 9월22일부터 결혼이민자 등을 보호, 지원하기 위한 ‘다문화가족 지원법’을 시행한다. 이 법이 시행되면 결혼이민자 등은 교육은 물론 출산 때 도우미 도움, 건강 검진을 지원받게 된다.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상담소와 보호시설도 확대된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국제 사기결혼 피해 근절을 위해 자유업이던 결혼 중개업을 신고제로 바꾸는 내용의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에 들어갔다.또 지난 5월에는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이 발효돼 정부, 지자체가 국내 외국인의 처우에 관한 정책을 수립·시행토록 했다. 문화 다양성 존중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 제정과 다문화진흥기구 설립도 추진된다. 보건복지가족부의 다문화가족과 이금순 사무관은 “재한 외국인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은 어느 정도 마련됐다.”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이들의 경제적 자립능력 향상 등을 위한 취업 교육에 함께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지자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마련 지자체의 지원책도 다양하다. 경북도는 지난해 5월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경상북도 거주 외국인 지원 조례’를 제정,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또 같은 해 5월에도 전국 처음으로 도내 결혼이민자 가족(당시 3469가구)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 정책 기초자료를 확보했다.도는 이를 토대로 저소득층 결혼이민자 2750여명을 대상으로 사고시 최고 1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상해보험에 가입해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이들의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영어 원어민 강사 및 한글 교사로 양성해 활용하고 ‘중소기업 인턴 사원제’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있다. 다문화연구학교 20곳도 운영하고 있다. 조자근 경북도 가족복지총괄담당은 “도의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이 지난해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과 여성가족부의 우수 정책사례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전국 최우수 정부 포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부산은행과 공동으로 ‘결혼 이민자 가족 고국방문 행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경남도는 결혼 이민자 여성 및 지역 여성단체 회원 각 2000명간 1대1 ‘친정 어머니 맺어주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충남도는 결혼 이민자 가정의 영유아 자녀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이민자센터 인력·예산 턱없이 부족 외국 이주자를 위한 새로운 정책 수립과 운영 중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우선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가족부 등에 분산된 외국 이민자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전담기구 설치가 시급하다.또 전국 80곳에 운영 중인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도 운영의 내실화를 기해야 한다. 한 결혼이민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정부가 이민자 지원센터에 방대한 업무를 맡긴 반면 인력 및 예산지원은 ‘쥐꼬리식’”이라면서 “이 때문에 지원센터의 상당수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자체들도 외국 이민자 정책 추진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상당수 지자체가 열악한 재정 등을 이유로 중앙정부 정책에만 의존할 뿐 자체 사업 추진에는 인색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외국 이민자 정책의 성공 여부는 중앙정부와 지방 지자체장의 의지와 실천 정도에 달렸다.”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간첩 사건이 갈라놓은’ 위도 40년만에 화해의 손 맞잡다

    ‘간첩 사건이 갈라놓은’ 위도 40년만에 화해의 손 맞잡다

    간첩단 사건에 휘말려 철천지 원수로 갈라섰던 섬 주민들이 40년 만에 마음의 문을 열고 화해한다. 전북 부안군 위도면 주민들은 10일 위도중·고등학교 체육관에서 ‘납북 귀환어부 간첩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화해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에서 태영호 간첩단 사건이 고문과 가혹행위에 의해 조작된 인권유린 사건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당시 납북돼 곤혹을 치렀던 선주 강대광(67)씨 등 8명 가운데 생존해 있는 4명과 간첩단사건 증인 50명 중 생존자 30여명은 이날 서로 한자리에서 만나 ‘화해의 손’을 잡을 예정이다. 간첩단 조작 사건은 40년 전인 1968년 7월3일 발생한 태영호 납북 사건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경기 옹진군 연평도 근해에서 병어잡이를 하던 태영호 선주 강씨 등 8명은 북한 경비정에 강제 납북됐다가 4개월 만에 풀려났다. 그러나 선원들은 군사분계선을 월선하고 북한을 찬양·고무했다는 이유로 반공법과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1971년 3월부터 1975년 4월 사이에 징역 1∼1년6개월, 집행유예 2∼3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수괴로 몰린 강씨는 옥중에서 10년을 보냈다. 강씨 어머니는 옥중에 있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다 실명이 돼 숨졌다. 그러나 이들은 수사 과정에서의 고문과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허위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을 주민 50여명도 줄줄이 끌려가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이들이 북한을 찬양·고무한 사실이 있다고 허위로 진술했다. 이 때문에 납북 선원들과 마을 주민들 사이에 필설로 다하지 못할 응어리가 맺혔다. 납북 어부들은 마을 주민들의 기피와 승선 거부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평생을 고통속에 살아왔다. 주민들도 이들 때문에 억울하게 고문을 당했다며 등을 돌리고 지냈다. 이 사건은 40여년이 지나서야 누명을 벗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는 수사과정에서 불법감금 및 가혹행위, 증거제출 의무 위반, 증거재판주의 위반 등에 대해 사과하고 화해를 이루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했다. 시 이 사건을 수사했던 부안경찰서 정보과 형사들도 지난달 25일 전주지법 정읍지원에서 열린 재심공판에서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위에서 지시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수사했으나 이 자리에 서보니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법원도 9일 강씨 등이 청구한 재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할 예정이다. 부안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건국 60주년] 북한을 바라보는 눈

    광복 직후 찬탁·반탁 논쟁으로 촉발된 좌우 대립은 한국전쟁을 유발했다. 남과 북은 서로에 대한 분노와 불신을 키워왔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민주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통일교육은 북한을 ‘적’이 아닌 ‘동무’로 보는 이른바 ‘어깨동무세대’를 낳았다. 전쟁 직후 남한사람들은 북한과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와 적개심을 동시에 가지게 됐고, 이승만 정부는 폐허가 된 국가를 재건하는 데 이를 활용했다. 각급 학교에선 6월만 되면 반공웅변대회가 열렸고, 누구보다 우렁차게 공산당의 잔인함을 호소하면 상을 받을 수 있었다. 가정으로 발송되는 성적표에 반공의식을 평가한 학교도 있었다. 평화통일을 주장했던 진보당 대표 조봉암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4·19혁명을 거치면서 피어오르기 시작한 평화통일론은 5·16군사쿠데타를 거치면서 싹이 잘리고 만다.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과 1·21무장공비 침투사건 등으로 복잡한 국내외 정세 속에 정부는 북한의 노농적위대에 대응해 향토예비군을 창설했다. 병역법 개정을 통해 병역기피자를 본격적으로 색출하기 시작했고, 주민등록법을 개정해 모든 국민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했다. 이듬해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교련이 들어갔다. 이 시기 매년 6월 열리는 반공사생대회에서 인민군의 머리에 뿔을 그리지 않은 어린이들은 ‘아차’하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전 사회적 동원과 반공 시스템이 정교해지던 1972년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이 평양을 다녀오고 7·4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면서 사회 전반에는 당장 평화적 통일이 이루어지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유신체제로 돌입하면서 이런 기대는 무너졌다.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북한을 재조명하는 노력이 시작된다. 나아가 1989년에는 문익환 목사에 이어 임수경씨의 방북으로 정부의 공안정국 조성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남북의 거리는 가깝게 줄어든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해 ‘민족·민주·인간화교육’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통일교육을 시작했다.2000년 6·15 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10·4 2차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사회의 ‘레드 콤플렉스’를 무너뜨렸고 본격적인 민간교류와 함께 더 이상 북한을 ‘적’이 아닌 원래부터 ‘동반자’로 생각하는 세대가 탄생했다. 남과 북의 정상이 껴안는 것부터 보기 시작했던 어깨동무세대들은 6월 사생대회에서 증오와 광기가 가득한 적대적인 풍경이 아닌 남과 북이 손잡고 들판을 노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장형우 김정은기자 zangzak@seoul.co.kr
  • 담임 맡으면 근무경력 가산점

    일선 학교에서 학급 담임을 기피하는 현상에 대한 자구책으로 서울시교육청이 담임 교사에게 근무경력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10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1학기부터 중·고등학교 담임을 맡는 교사에게 근무경력 가산점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교육공무원 평정 가산점 기준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담임을 맡는 교사는 한달에 0.005점씩 최고 1.00점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일선 교사는 교감 승진시 근무 연수, 근무 평정, 연구 실적과 함께 가산점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때문에 담임 교사를 맡아 가산점을 부여받으면 승진에 유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승진 경쟁이 치열해 가산점에서 0.01점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1.00점의 가산점은 매우 큰 것”이라면서 “이번 개정안을 통해 담임 기피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교사들이 담임을 꺼리는 것은 각급 학교에서 학생지도, 성적관리 등 업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지원자가 없어 교장과 교감이 일선 교사들에게 요청하거나 임명 형식으로 선정하는 경우가 많아 새학기가 되면 항상 홍역을 치러왔다. 그나마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은 졸업생을 배출한다는 자부심 때문에 지원자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1∼2학년은 지원자가 부족한 실정이다. 담임 수당이 적은 것도 담임을 꺼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현재 중·고등학교 담임 수당은 월 15만원 수준이지만, 과중한 업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수년간 액수가 동결돼 담임 수당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는 중·고등학교만 포함돼 있어 일선 초등학교의 6학년 담임교사 기피 현상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경기도 모든 학교에 CCTV

    경기도교육청은 23일 각종 범죄 및 사고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2012년까지 지역의 모든 초·중·고교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말까지 300개 초등학교에 CCTV를 설치하기로 하고 추경예산안에 사업비 10억 500여만원을 편성했다. 이르면 2010년말까지 1089개인 모든 초등학교에 CCTV를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중·고교의 경우 전체 836개교 가운데 2005년 178개교, 지난해 50개교, 올해 100개교 등 328개교에 이미 CCTV가 설치돼 39.2%의 설치율을 보이고 있다. 도교육청은 중·고교의 CCTV 설치율을 2010년말까지 80%,2012년까지 10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CCTV는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모두 학교 건물 외부에 설치하고 CCTV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지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인권침해 논란으로 많은 학교들이 CCTV 설치를 기피했으나 최근들어 설치를 희망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관련 예산을 최대한 확보, 조기에 모든 학교에 CCTV가 설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으뜸교사에 학생들 왜 감동하나

    으뜸교사에 학생들 왜 감동하나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15일)이 찾아왔다. 해마다 존폐여부가 논란이 되고는 있지만, 교육현장의 꿈과 희망을 실현시키는 역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선생님들의 몫이다.15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되는 EBS 스승의 날 특집 프로그램 ‘사랑해요, 선생님’에서는 올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으뜸교사 수상자들의 감동사례를 다큐 드라마 형식으로 꾸민다.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김승만(43) 선생님은 이공계를 기피하는 세태를 누구보다 심각하게 고민하는 과학교사다. 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기 위한 ‘만들면서 배우는 과학교실’, 영어로 진행하는 영재들과의 맞춤과학 수업은 과학교육에 대한 그의 남다른 열정이 일궈낸 결과다. 또 미국 버지니아 주정부 영재학교, 싱가포르 국립영재학교 등과 함께 협력지도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물리 전공인 그는 학생들의 이공계 분야 진로지도를 잘하기 위해 35세에 카이스트 석사과정에까지 입학했다. 당시 옛 제자와 나란히 입학해 화제를 모았던 그는 무급휴직을 감행하면서도 기어이 학위를 따냈다. 인천 인일여고 김양희(46) 선생님은 20년간 국내 독서논술 교육현장을 이끌어온 ‘독서교육의 달인’이다. 실업계 고교에서는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 풍토가 상식처럼 여겨지던 1990년대 초. 그는 도서관을 꾸미고 모든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책을 읽게 하는 독서교육에 소매를 걷어붙였다.2003년 인일여고에 부임한 뒤엔 학급마다 독서부장을 뽑아 한 달에 한번씩 독후감 발표, 토론, 논술쓰기 등을 하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그해 인일여고가 인천지역 여고 가운데 최상위권 대학에 최다 합격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서울대 사범대 부설 여자중학교 김영선(42) 선생님은 ‘선생님들의 과외선생님’으로 통한다. 서울시교육청의 초중고 수업지원단으로 동료교사들에게 수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수업 컨설팅’을 맡는다.18년차 국어교사인 그는 놀이방식을 도입한 ‘골든벨 방식 수업’, 단편소설 속 주인공들의 감정곡선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감정곡선 수업’, 연극이나 노래 등으로 토론경쟁을 벌이게 하는 ‘토론 수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사해 학생들을 사로잡았다. 사교육 시장의 난립 속에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사명을 다하는 이들을 통해 우리 공교육의 희망을 찾아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中 장 바이러스 베이징으로 확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전역에서 확산중인 장바이러스가 베이징에도 상륙, 올림픽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경보(新京報),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 등은 6일 수족구병을 일으킬 수 있는 치명적 장바이러스인 ‘엔테로바이러스(EV 71)’에 감염된 환자 수가 베이징에서 1482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병은 날씨가 더워지는 6∼7월에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베이징시 보건 당국은 환자가 발생한 학교와 유치원은 휴교할 것을 권유했다. 장바이러스가 지속되면 어린이를 동반한 관광객들이 방문을 기피할 것으로 예상돼, 중국 당국은 “‘안전올림픽´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 위생부의 집계에 따르면 엔테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린이 환자는 26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1만 2000명으로 늘어나는 등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상하이데일리는 어린이 환자가 남서부 충칭(重慶)에서도 5일 42명의 환자가 새로 보고됐으며 이 병이 처음 발생한 안후이(安徽)성에서는 5840명의 환자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22명이 숨졌다. 안후이성 당국은 이 바이러스로 인한 수족구병을 수막염으로 오진하거나 면역 글로블린을 주사하는 등 잘못된 처방을 한 의사 5명을 징계했으며 발병 사실을 제때 공개하지 않은 5명의 관리에 대해서는 자기비판서를 작성하게 했다. 최초 발발지역인 안후이성 푸양(阜陽)시에서는 3일 하루에만 398명의 새로운 환자가 보고됐다. jj@seoul.co.kr
  •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3)고졸 이문기씨의 加 유명 건설사 취업기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3)고졸 이문기씨의 加 유명 건설사 취업기

    “항상 자신의 일에 관심을 갖고 준비한다면 해외취업의 기회는 반드시 잡을 수 있습니다.” 캐나다의 건설기술자로 취업에 성공한 이문기(38·대구 광역시 달성군)씨는 건설현장에서 힘든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일을 좋아했다.10년간 자신이 맡았던 업무들을 꼼꼼히 적어 놓은 작업 일지를 보관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런 철저한 습관이 그를 해외 굴지의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건설현장에서 10년 넘게 일했지만 경력증명서 한 장 뗄 수가 없었다.”면서 “해위취업을 마음에 두면서부터 필요한 서류나 증명서 등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19세 때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건설현장에 뛰어들었다. 건설현장의 거푸집을 만드는 형틀 목수다. 독학으로 공부를 하면서 검정고시로 고교과정을 마쳤고 영어학원을 통해 생활영어도 익혔다. 목수로서의 관록도 쌓이면서 전문가로 대접받았다. 그러나 건설현장의 경험 많은 전문가라는 점을 누구에게 증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이름 있는 회사의 정식 직원이 아닌 이른바 일용직근로자(노가다)로 잔뼈가 굵었기 때문이다.1997년 IMF사태 이후 외국으로 취업이민가겠다는 결심을 한 뒤부터 작업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이씨가 해외취업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일용직 근로자가 근로자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국가·사회가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에게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는 3D 기피업종이라며 동남아의 값싼 인력을 불러 대체하고 있지만, 처우개선만 되면 국내 인력도 일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씨는 “이런 부당한 대접을 벗어나 기술자로서 인정받고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외국회사를 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해외 취업을 생각하면서 영어회화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찾아 캐나다 건설근로자로 취업에 성공한 것도 바로 이런 철저한 준비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지원센터 양희경 차장은 “이씨처럼 철저한 준비로 외국회사와 직접 알선이 이뤄지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취업한 회사는 캐나다에서 도급순위 2위, 역사 100년이 넘는다. 시간당 30캐나다달러(약 3만원)의 고임금으로 2년간 고용계약을 맺었다. 연장근무와 함께 영주권까지 가능한 조건이다. 그는 인터뷰를 한 다음날인 지난 4일 임신 중인 부인과 함께 캐나다로 출국했다.“캐나다 생활에 잘 적응하고 그곳의 목수 라이선스를 취득해 인정받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경찰 지구대는 초동수사 ‘블랙홀’

    흉기를 든 용의자 이씨와 초등학교 3학년 강모(10)양. 무차별로 폭행하고 억지로 끌고가려는 모습. 지난 26일 고양시 대화동 S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찍힌 장면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초등생 납치미수사건이지만 출동한 일산서 대화지구대 경찰 2명은 ‘취객이 어린이를 때린 단순폭행 사건’으로 보고했다. 강력팀이 맡아야 할 사건은 폭력팀에 배정됐고, 수사는 4일 뒤에야 시작됐다. 꼭 한 달 전인 2월26일. 서울 창전동 K아파트에 마포서 서강지구대 경찰 2명이 김연숙(45·여)씨 등 네 모녀가 8일째 모습을 감춘 현장을 찾았다. 유리와 전등갓이 깨져 있고 핏자국도 있었지만 이들은 “어디갔지, 여행갔나.”라며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수사는 6일 뒤 시작됐다. 이번에도 역시 총체적 부실 수사의 발단은 ‘경찰의 촉수(觸手)’인 지구대에서 시작됐다. 모든 112 범죄신고는 전국 각지의 지구대로 퍼진다. 국민은 지구대를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수사기관’으로 인식하지만, 정작 경찰관들은 지구대를 한 동안 쉬었다가는 곳으로 여길 뿐이다. 현행 지구대 체제는 파출소 3∼5곳에 분산돼 있는 경찰력을 지구대로 집중시켜 날로 횡포화·광역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2003년 10월 출범했다. 하지만 경찰 지구대와 수사팀은 따로 놀았다.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은 “국민은 수사 형사나 지구대 직원이나 똑같은 경찰로 보는데 지구대와 경찰서는 유기적이지 못해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2005년 수사 형사는 수사 부서에서만 일하게 하는 동시에 그에 걸맞은 수당과 승진을 보장하는 수사경과제를 도입했다. 기피 부서로 전락한 수사부서를 ‘경찰의 꽃’으로 다시 일으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수사 일선에서 멀어진 경찰들만 지구대로 가게 되는 부작용이 나왔다. 강력 범죄 실적 평가에서도 지구대 경찰은 빠졌다. 일선서의 한 강력팀 형사는 “초동수사에서 성과를 내도 지구대원에게 돌아가는 게 없으니 대충 사실관계만 파악해 경찰서 형사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기 일쑤다. 지구대는 편하게 쉬다 오는 곳이라는 인식만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발생 사건을 두려워하는 관행과 상관에 대한 보고를 부담스러워하는 안이한 태도도 문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최근 법무부장관이 ‘범죄 검거율이 떨어져 치안이 문제’라고 발언했는데, 실적·통계 위주로 치안을 평가하는 정부의 인식이 일선 경찰에게 범죄 발생 자체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지구대 경찰이 출동·구호·보고·감식 등 현장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도록 수뇌부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이창무 교수는 “경찰 수뇌부는 조직 추스르기는 뒷전이고 ‘체포전담반’을 운영하는 등 정치권에 잘 보이기 위한 집회 대책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여성&남성] ‘유리천장’ 좌절 그리고 희망

    [여성&남성] ‘유리천장’ 좌절 그리고 희망

    ‘유리천장’은 본래 여성들의 머리 위에 있는 ‘보이지 않는 승진 장벽’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남성이 소수인 직업이 등장하면서 유리천장의 존재를 실감하는 남성들도 늘고 있다. 여성들에게 유리천장은 남성이었다. 반면 남성들에게 유리천장은 여성이기도 하다.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이성의 정보 유통 방식과 동성끼리 뭉치는 문화는 서로에게 유리천장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유리천장을 깨뜨리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머리 위 열린 세상을 꿈꾸는 남성과 여성의 ‘좌절과 희망의 이중주’를 들어봤다. ●승진 힘들고 사내정보에서도 소외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신모(28)씨는 대학시절부터 학과 내 몇 안 되는 남성으로 주목받았다. 뛰어난 성적으로 대학 병원에 취직하게 된 신씨는 생각보다 남성 간호사가 많다는 사실에 안도의 안숨을 쉬었다. 하지만 소수인 남성 간호사는 여성에 비해 승진도 힘들고 사내정보 공유에도 너무 취약했다. 신씨는 몇 달 전 군기를 잡겠다는 사소한 이유로 신규 여간호사를 괴롭히는 여성 선배에게 그러지 말아달라고 정중하게 사정을 했다. 하지만 여성 선배들 모두로부터 ‘싸가지(?) 없는 남자 후배´로 낙인 찍혔다. 그는 내심 수간호사가 정당하게 상황을 판단해 주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신씨는 수간호사로부터 지적받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주변의 여성 동료들도 신씨가 새내기 간호사를 좋아해 감싸고 돈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소문들을 내기 시작했다. 신씨는 “남성들은 보통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면서 승진, 회사 분위기 등의 정보를 주고 받는데 여성들은 어떤 방식인지 모르겠다.”면서 “해명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알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후 그는 일명 ‘왕따´ 대열에 들어섰고, 여성 선배들은 그에게 이유 없는 짜증을 내곤 했다. 그는 대화로 풀어보려고 했지만 아무도 그에게 여성들만의 ‘대화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또한 남성간호사가 수간호사를 꿈꾸는 것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승진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거니와 기본적으로 환자들에게 신뢰를 받아야 하는데 환자들에게는 실력과 상관없이 남성간호사가 기피 대상이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남성이라고 끼워주지 않으니 인사고과가 잘 나올 리 없고, 환자들도 피하니 승진은 먼나라 이야기예요. 친구들을 만나면 승진 전략이라면서 술자리 에피소드나 로비 사례 등을 얘기하는데 낄 얘기도 없고 관심도 안 가요.” 향수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윤모(30)씨는 최근 심각하게 부서이동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 있는 부서에서는 승진이 거의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성을 위한 향수 회사여서 여성을 더 선호하기도 하지만, 여성의 마음을 읽고 그에 맞는 향기를 찾는 일이 남성에게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 조향(향수 제조)을 배운 것은 4년전. 당시만 해도 남성 조향사에 대한 전망은 좋았다. 하지만 회사에 취직해 보니 사정은 달랐다. 여성 팀장은 윤씨 앞에서는 좀더 노력해야겠다면서 격려해 주었지만, 사석에서는 남성에게는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하곤 했다. “부서 전체가 회식을 할 때면 핵심적인 대화가 빠진 기분입니다.2차도 따라가는데 내가 있어서인지 떠도는 소문조차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려 합니다.” 부서에서 겉돌던 윤씨는 자연스럽게 마케팅부서 남성직원들과 친해졌다. 윤씨는 “마케팅은 그래도 남성들하고 잘맞더라고요. 여성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불분명한 감성으로 향기를 찾는 것보다 명확한 매출신장 방법을 찾는 것이니까요.” ●남자만의 성공모델도 전무 “그래도 희망은 있다” 그런가 하면 영어교재를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이모(31)씨는 남성들은 성공모델이 없어 승진이 어렵다고 전했다. 이씨는 “부서원 15명 중에 남성은 3명뿐입니다. 역대 팀장은 모두 여성이었는데 이유는 남성들이 회사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부서에서 유능하다고 평가받던 이씨의 남성 선배는 2년전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유는 ‘몇 시간씩 한자리에 앉아서 책 교정을 보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씨는 영어문제를 만들고 편집하고 교정을 보는 과정이 상당히 정적이어서 남성들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회사를 그만두는 남성 선배들 때문에 능력있는 후배들의 승진이 힘들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저 같은 경우는 내가 낸 영어문제로 한 권의 책이 나오는 것을 보면 희열을 느낍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언제 나갈지 모르는 놈으로 취급해 답답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주류가 될 수 없는 유리천장 밑에 있는 기분이에요.” 여성 속옷회사에 근무하는 오모(30)씨는 여성에 관한 일이라고 남성이 출세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란제리 회사라고 하면 여성이 대다수라고 생각하는 편견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낡은 사고입니다. 우리 회사는 중소기업이기는 하지만 남성들이 대부분이에요. 디자인실을 제외하고 상관도 대부분 남성입니다.” 여성의 마음을 읽고 기획을 하는 것 역시 남성들의 몫이다. 상품을 만드는 것도 여성디자이너와 남성개발팀이 협력한다. 제작 역시 남성이 한다. 오씨는 남성이 강세를 보이는 비결에 대해 “선배들이 여성을 위한 속옷이 아닌 기능성 속옷에 중점을 두고 회사를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디자인팀보다 남성들이 중심인 기능성 소재 개발 연구팀이 힘을 얻게 됐다. 오씨는 “남성에게 불리한 직업도 여성에게 불리한 직업도 없다고 생각한다. 유리천장이라는 말은 안 보이는 벽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면 결국 깨진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웃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굵직한 프로젝트는 남자 직원에게만 박모(28·여)씨가 다니는 건설회사는 야근도 많고 업무 강도도 높다. 남성이 대부분이다. 여자라서 체력이 달린다는 말을 듣기 싫었던 그는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는 번번이 남자 동기나 남자 후배에게 넘어갔다. 남자 팀장은 박씨의 불평에 “다음에는 꼭 참여할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는 대답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매번 물(?)을 먹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 선배가 안쓰럽다는 듯이 “새 부장은 굵직한 프로젝트는 추진력과 체력이 있는 남자에게 맡긴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명문대 출신인 새 부장은 대학 후배를 끌어주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새 부장 밑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성도 아니고 명문대 출신도 아닌 쓸모없는(?) 부원이 돼 버렸다. “프로젝트를 못 맡으니 인사고과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고, 남자 후배에게 추월당하는 수모만 당했죠. 공부를 더 할까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했는데, 그런다고 여자가 남자 되는 것도 아니고, 비명문대가 명문대 되는 것도 아니니까 답답하죠, 뭐.” 이후 박씨는 핸드백에 늘 사직서를 넣고 다닌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김모(26·여)씨는 다른 직원보다 빨리 승진하기 위해 해외 법인 주재원을 꿈꾸었다. 대학시절 어학연수도 남들보다 오래 다녀온 터라 현지 적응에도 자신 있었다. 해외에서는 한국과 다르게 여성의 능력을 인정해 주는 문화가 있어 실력만 펼치면 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김씨는 입사 1년 만에 여성 해외주재원은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생산 공정을 점검하기 위해 태국으로 출장 간 김씨는 ‘여자라서 치안에 너무 신경이 쓰인다.´는 현지 법인의 불평을 들어야 했다. 그가 바깥에 나갈 때면 현지 법인에서는 전용 기사를 붙여 주었다. 대부분 치안이 불안한 지역에 현지 공장이 위치해 있어 여자 혼자 공장에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사가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상관없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본부장은 들은 체도 않고 “다음에는 남자를 보내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출장을 다녀온 뒤 해외주재원 선발 과정에서 여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사내 문화를 이해하게 됐다. 그는 “전에는 이런 사내 문화가 단순한 편견인 줄 알고 바꿀 수 있다고 믿었는데 요즘에는 어쩔 수 없는 ‘유리천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능력도 아닌 치안 문제 같은 이유로 해외주재원 선발에 여성이 불리하다는 현실이 너무 화나요. 하지만 그 현실을 나도 모르게 인정하게 된다는 것이 더 슬프죠.” ●“남성이 하면 로비, 여성이 하면 이상한 행태” 경기도 한 중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모(31·여)씨는 학교에 여성 간부가 없다는 점이 늘 불만이다. 여성 교사의 비율은 남성에 비해 훨씬 높지만 주요 직책은 대개 남성의 몫이다. 여성 교사가 80%를 차지하지만 모든 부서의 장은 남성이 맡고 있고, 그 아래 차장 자리가 여성의 몫이다.1, 2학년은 교사 10명 가운데 남성은 고작 2명씩이다.3학년도 남성은 3명뿐이다. 박씨는 남성 교사들이 서로 끌어주면서 여성에게 주무부서 자리를 내어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감이 되려면 현재 교감에게 점수를 잘 받아야 하고 교장이 되려면 교장에게 점수를 잘 받아야 하는 인사구조 때문에 여성 교장은 나오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교직에 여풍(女風)이 분다.´고 언론에서 보도하지만 단지 하부구조에만 여성이 많을 뿐이라고도 지적했다. 또 남성 교사들에게 익숙한 ‘승진 로비´도 여성이 하면 이상한 소문만 돈다고 말했다. “남성이 하면 로비고, 여성이 하면 이상한 행태인가요?정말 어이가 없어요.” 직장생활 3년차인 최모(29·여)씨는 직장 여성이 임신하면 능력 없는 직원으로 낙인 찍히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내 여성 간부가 없기 때문이다. 최씨의 별명은 ‘슈퍼우먼´, ‘술상무´, ‘억척 어멈´ 등이다. 그만큼 열심히 일했고, 중요한 프로젝트는 그의 차지였다. 업무와 관련한 자격증도 5개나 취득했고, 특진 대상 1순위로 평가받았다.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유리천장´은 실력없는 여성이 만들어낸 용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의사인 남편과 결혼한 뒤 상황은 달라졌다. 일은 예전과 같았지만 동료나 상관은 일이 아닌 ‘의사 사모님´으로 그를 평가했다. 회사에는 그가 언제 관둘지 모른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그리고 임신을 하자 이제는 최씨를 배려한다는 핑계로 남자 후배에게 중요한 프로젝트를 넘기기 시작했다. 상관은 오래 쉬어야 하니 후배 가르치는 일에 열중해 달라는 주문까지 했다. 그리고 지난달 특진 대상을 올리라는 회사의 지시에 상관은 인사고과점수가 평균 이하인 남자 동기를 대상자로 올렸다. 게다가 ‘승진 로비´까지 도맡아서 해주고 있었다. “회사에는 이왕이면 여성보다는 남성을 밀어주는 게 상책이란 소문까지 있어요. 한명이라도 여성 간부가 있다면 우리도 희망을 가질 텐데…. 그래도 제가 이 악물고 버텨서 첫번째 여성 간부가 될 겁니다. 그리고 여성 후배들도 ‘유리천장´을 부수도록 도와줘야죠.”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용어클릭] ●유리천장(Glass Ceiling)은 미국의 경제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1970년에 만들어낸 신조어로 본래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회사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미국 정부는 1991년 유리천장 위원회(Glass Ceiling Commission)를 구성해 여성이나 흑인 또는 소수민족 등이 승진에서 차별 대우 받는 일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성들이 소수인 직업이 생기면서 남성 직장인들의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의미하기도 한다.
  • [李정부 첫내각 발표] 5000명서 장관 15명 골랐다

    [李정부 첫내각 발표] 5000명서 장관 15명 골랐다

    18일 새 정부의 조각 명단이 발표되기까지 무대 뒤에서는 이명박 당선인의 숱한 고심과 여러 변수에 따른 예측불허의 반전이 거듭됐다. 이 당선인은 정부 몸집을 줄이는 대신 효율과 실용으로 내실을 다지는 ‘강소(强小)형 내각´을 구상했다. 그리고 그 비전을 ‘경제´ ‘실용´‘한·미동맹 강화’‘대북 상호주의 적용´ 등의 색깔로 구체화하려 했다. 이런 기조는 결국 상당부분 관철됐으나, 지역·학교·여성 안배 여론과 도덕성 검증 과정에서 일부 수정을 겪어야 했다. ●어 전 총장, 재산 흠결로 낙마 내정이 기정사실화됐다가 막판에 뒤집힌 교육부장관의 사례는 이번 인선의 난이도를 짐작케 한다. 교육부장관 1순위로 꼽혀온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은 막판에 재산 형성과정에서의 흠결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낙마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어 전 총장은 참여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각료 후보로 거론됐지만 검증 과정에서 번번이 탈락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본지는 어 전 총장이 장관 내정자로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을 때 이미 낙마 가능성을 예고했었다(서울신문 2월15일자 보도). 결과적으로 ‘거북이 인사스타일’의 이 당선인이 조각을 마무리하기까지는 두 달 가량의 긴 ‘숙성기간’이 소요됐다. 정두언 의원과 유우익 서울대 교수, 박영준씨 등 이 당선인의 최측근들은 대선 이튿날인 지난해 12월20일부터 조각 작업에 돌입했고, 지난달 2일부터는 검증작업에 들어갔다. ●이 당선인이 직접 후보 면접 당초 인사 스크린 대상에 올랐던 인물은 무려 5000여명으로, 검증팀은 중앙인사위원회와 청와대 인사 데이터베이스를 일일이 훑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정밀검증을 위한 개인정보열람동의서 발부 대상에 오른 인사는 고작 90명 정도에 불과했을 정도로 인재를 구하는 작업은 지난했다. 인선팀은 이들을 상대로 본인은 물론 친인척의 부동산 투기 의혹, 병역기피 의혹 등까지 조사하며 철저한 검증을 벌였다. 정밀검증 실무팀에는 국세청과 경찰청, 금융감독원 직원들도 8∼10명이 파견돼 ‘잠복근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선팀은 서울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이나 롯데호텔 콘퍼런스 룸에서 철통보안 속에 비밀작업을 진행했다. 이 당선인도 수시로 인선팀 회의에 참석하는 한편 지난 13일까지 각료 후보들을 직접 만나 면접을 봤다. 면접에서는 국정철학 등과 관련, 1∼2시간의 심층토론이 이뤄졌다고 한다. ●‘고소영 논란’ 피하려 고심 이 당선인은 청와대 수석 인선에서 이른바 ‘고소영 논란(고려대·소망교회·영남 편중인사)’을 빚자 각료 인선에서는 이를 불식시키는 데 역점을 뒀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A부처 장관의 경우 애초 영남 출신 인사를 발탁하려 했다가 뒤늦게 충청 출신 인사로 교체하기도 했다. 검증과정에서도 반전이 일었다.B부처 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모 인사는 음주운전 경력이 문제가 됐고,C부처 장관 후보였던 모 인사는 재산 문제로 본인이 극구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의 백미는 산업자원부(새 정부의 지식경제부) 장관에 경제단체인 전경련 출신을 최초로 발탁한 것이다. 이 하나의 인사가 기업친화적인 이명박 내각의 색깔을 대변한다는 평가도 있다. ●환경부 장관은 처음부터 여성 물색 환경부 장관의 경우 애초부터 ‘여성 몫’으로 분류하고 적임자를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임장관 몫 국무위원은 당초 정무와 자원외교 담당 몫으로 신설됐으나 도중에 정무 및 대북업무 담당으로 성격이 조정된 뒤 결국 대북업무와 여성 몫으로 최종 낙점됐다. 여기엔 통합민주당과의 추후 협상에서 통일부와 여성가족부 부활을 대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대북업무를 맡게 될 국무위원에 6·15남북공동선언을 대남 공작문서에 비유할 정도로 보수색채가 강한 남주홍 경기대 교수를 통일부 장관 몫 국무위원에 내정한데 대해 일각에선 정부의 대북정책이 예상보다 강경 노선을 걷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광삼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핵심 과학자 포닥을 키워라] (중) 누가 그들을 외국으로 보냈을까?

    |워싱턴 박건형특파원|미국 워싱턴DC와 볼티모어, 메릴랜드 등 3개주를 묶은 권역은 생물학과 의학에 있어서는 ‘성지(聖地)’와 같은 동경의 대상이다. 이 세 지역에 걸쳐 전 세계 생물학과 제약을 주도하는 미 국립보건원(NIH)과 세계 최고의 의학대학 존스홉킨스대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박사후연구원(Post doctor·이하 포닥)으로 일하는 한국 박사는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늘었다.NIH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경상 박사는 “15년 전 처음 부임했을 때 한국 사람은 단 세 명뿐이었다.”면서 “요즘은 중국을 제외하면 외국인 중에서는 한국인이 가장 많고, 포닥 공고를 내면 한국인들이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정도”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물 해외유출로 이어져 해외 포닥은 이공계 두뇌의 해외 유출 주범이다. 가장 활발히 연구활동을 펼칠 시기에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이들이 낸 연구결과물은 해당 국가의 재산으로 귀속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해외 포닥은 당장에는 우리나라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국내 연구소나 대학 대신 외국 연구기관의 포닥을 택하는 것일까? NIH와 존스홉킨스대에 근무하는 한인 포닥들은 대부분 ‘생활 수준과 연구 환경을 비롯한 처우´,‘유명 저널에 논문 게재’라는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NIH에 근무하고 있는 김모(38) 박사는 “연봉이나 생활수준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좀더 유명한 저널에 우수한 논문을 싣는 것은 국내보다 미국의 유명 연구기관에 있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존스홉킨스대의 임모(34) 박사도 “우수한 논문을 한국에서 내는 것이 쉽다면 굳이 미국으로 나올 이유가 없었다.”고 거들었다. 이들이 ‘논문’을 최우선시하는 것은 앞날에 대한 ‘보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일하는 한인 포닥들의 첫 번째 목표는 국내 대학 교수로 금의환향하는 것이다. 두 번째가 미국내 정규직 연구원이 되는 일이고, 세 번째가 미국내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처’,‘사이언스’,‘셀’ 등 유명 저널에 포닥 과정에서 논문을 실으면 국내 유명 대학 교수자리는 거의 예약해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해외 포닥을 통한 논문 게재 후 교수 채용’이라는 선배들의 길을 답습하는 후배 박사들이 많아지면서 부작용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년 정도에 불과했던 해외 포닥 기간은 국내 대학의 교수 채용 공고가 줄어들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7년 이상으로 계속 길어지고 있다. 최근 NIH에 온 이모(33) 박사는 “막상 와서 보니 5년 이상 포닥을 하고 있는 선배들 중 상당수가 계속해야 할지, 다른 길을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면서 “그나마 해외 포닥 경험이 없으면 국내에서 교수가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외로 나오는 박사들이 줄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과학계 암흑기 위기 직면 국내 연구소에서 일하는 포닥들은 이공계 위기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일각에서는 ‘국내 출신 박사들이 국내에서도 우수한 논문을 내고 있다.’는 정부와 일부 학계 관계자들의 주장은 ‘착시효과’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생명공학연구원에서 일하는 김모(35) 박사는 “최근들어 급격히 늘어난 토종파들의 우수 논문은 90년대 초중반 ‘이공계 반짝열풍’으로 인해 유입된 우수 인재들에 힘입은 바 크다.”면서 “이들의 시대가 지나가고 이공계 기피 현상이 본격화된 후 입학한 학생들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면 한국 생명공학계에 암흑기가 닥칠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박사들이 논문을 내고 교수가 되기 위해 해외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서도 역설적으로 국내 대학과 연구소의 인적구성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해외 우수인력 유치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인력 유출이 가속화되자, 그 자리를 몽골과 동남아 등 과학 후진국 출신들이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유명 대학 생물학과 교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일하려고 한국을 찾는 외국 학생들의 의욕은 좋지만, 그들의 역량은 학교의 기대치에 턱없이 못미친다.”며 “실험을 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계속 떨어지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kitsch@seoul.co.kr
  • 日 606곳 학교급식에 ‘농약만두’ 충격

    |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일본의 중국산 ‘농약만두‘ 파문과 관련, 일본은 불안, 중국은 다급하다. 때문에 일·중 양국은 가능한 한 조기에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30일 ‘농약만두사건’이 처음 불거진 이래 4일 반품된 만두에서 또 살충제 성분의 메타미도포스가 검출됨에 따라 한층 더 술렁이고 있다. 더욱이 문제가 된 톈양식품의 만두 1만 8240봉지 가운데 대부분이 회수되지 않은 상태이다. 특히 일본은 전국 606곳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급식으로 톈양식품의 만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점검에 들어가는 한편 문제의 만두를 급식 메뉴에서 뺐다. 문부과학성측은 “학교에선 피해학생이 나오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안전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또 중국산 식품에 대한 기피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무라 마사히코 일본 외무상은 5일 ‘농약만두’에 대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원인은 중국에 있는 것 같다.”며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거론했다. 일본 경찰도 “봉투를 뜯지 않은 상태의 만두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 만큼 중국의 공장 안에서 살충제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관련, 수입 식품의 검역 강화를 비롯, 재중국 일본대사관에 ‘식품안전담당관’의 신설, 식품의 재료를 기재하도록 규정한 ‘식품표시법’의 제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측의 대응은 신속하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재연된 ‘식품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중국 측은 지난 3일 일본에 전문조사단을 파견, 공조 조사에 나섰다. 또 일본 조사단 4명의 입국을 이례적으로 빠른 시안에 허용,“가능한 한 협력할 방침”이라며 현지 공장 등에 대해 정밀 검사하도록 했다. 나아가 일본과의 합동 수사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중국은 1차 조사에서 밝혔듯 “톈양식품의 만두 제조·관리·유통 과정에 이상이 없다.”며 안전상의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또 농약 만두 파문에 대해 빠른 사후수습에 주력했을 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중국이 언론을 통해 일본측에 ‘조심스럽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국영 신화사는 5일 한 정부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을 중국쪽에 떠넘기려 했던 행동은 지혜롭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길지 않은 문장의 글은 “일본 언론들이 ‘독만두사건’ 보도를 통해 중국 식품을 진열대에서 내리도록 해 소비자들에 혼란을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hkpark@seoul.co.kr
  • 日 학교급식에 ‘농약만두’ 충격

    |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일본의 중국산 ‘농약만두‘ 파문과 관련, 일본은 불안, 중국은 다급하다. 때문에 일·중 양국은 가능한 한 조기에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30일 ‘농약만두사건’이 처음 불거진 이래 4일 반품된 만두에서 또 살충제 성분의 메타미도포스가 검출됨에 따라 한층 더 술렁이고 있다. 더욱이 문제가 된 톈양식품의 만두 1만8240봉지 가운데 대부분이 회수되지 않은 상태이다. 특히 일본은 전국 606곳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급식으로 톈양식품의 만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점검에 들어가는 한편 문제의 만두를 급식 메뉴에서 뺐다. 문부과학성측은 “학교에선 피해학생이 나오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안전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또 중국산 식품에 대한 기피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무라 마사히코 일본 외무상은 5일 ‘농약만두’에 대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원인은 중국에 있는 것 같다.”며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거론했다. 일본 경찰도 “봉투를 뜯지 않은 상태의 만두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 만큼 중국의 공장 안에서 살충제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관련, 수입 식품의 검역 강화를 비롯, 재중국 일본대사관에 ‘식품안전담당관’의 신설, 식품의 재료를 기재하도록 규정한 ‘식품표시법’의 제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측의 대응은 신속하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재연된 ‘식품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중국 측은 지난 3일 일본에 전문조사단을 파견, 공조 조사에 나섰다. 또 일본 조사단 4명의 입국을 이례적으로 빠른 시일안에 허용,“가능한 한 협력할 방침”이라며 현지 공장 등을 정밀 검사하도록 했다. 나아가 일본과의 합동 수사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중국은 1차 조사에서 밝혔듯 “톈양식품의 만두 제조·관리·유통 과정에 이상이 없다.”며 안전상의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또 농약 만두 파문에 대해 빠른 사후수습에 주력했을 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중국이 언론을 통해 일본측에 ‘조심스럽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국영 신화사는 5일 한 정부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을 중국쪽에 떠넘기려했던 행동은 지혜롭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길지 않은 문장의 글은 “일본 언론들이 ‘독만두사건’ 보도를 통해 중국 식품을 진열대에서 내리도록 해 소비자들에 혼란을 유도했다.”고 덧붙였다.hkpark@seoul.co.kr
  • [과학정책이 미래를 만든다] (3) 내실없는 세계 7위-한국

    [과학정책이 미래를 만든다] (3) 내실없는 세계 7위-한국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인 한국은 과학기술 경쟁력면에서도 세계 정상에 근접해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지난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과학경쟁력은 7위, 기술경쟁력은 6위를 차지했다.IMD측은 과학기술부총리 체제를 갖추고 과학기술행정체계의 혁신을 이룬 점을 높이 평가하며 2006년에 비해 3계단을 상승시켰다. ●한국, 전세계 R&D 투자액 3% 차지 김상선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사무총장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연구개발(R&D)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으로, 이는 미국이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정부는 지난 몇 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의 두배 이상으로 R&D 예산을 증액시켰다. 참여정부 출범 당시 4조원가량에 머물렀던 국가 R&D 예산은 올해 10조 9000여억원으로 뛰었다. 또 중복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예산배분을 과학기술혁신본부로 일원화해 효율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정보통신부를 두고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정보기술(IT) 분야의 성과는 개발도상국의 귀감으로 꼽히며 산업성장의 원동력 역할을 해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통신과 가전 부문에서 이뤄낸 성과 중 상당수는 전자통신연구원이나 KAIST 등 출연기관들의 연구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제과학기술연구소 니컬러스 보노타스 소장은 “IT와 조선 등에서 한국이 단시일 내에 이룬 성과는 국가가 특정 분야를 집중 지원하는 것이 효용성면에서 얼마나 뛰어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근시안적 대응 땐 친디아 먹잇감 전문가들은 한국의 과학기술정책이 뛰어난 성과와 외형적인 예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후진국형 체제를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보노타스 소장은 “한국의 과학기술정책은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먹거리를 해결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10년 이후를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근시안적인 정책으로는 미국과 일본을 따라잡는 것은 고사하고, 이들 나라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및 인도의 중간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면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OECD가 진행하고 있는 한국 국가기술혁신체계(NIS) 진단 역시 이같은 보노타스 소장의 견해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23일 발표된 OECD의 중간보고서는 “한국의 NIS는 중소기업 활성화 저조,R&D 투자의 제조업 분야 편중, 서비스 부문 혁신 취약,R&D 분야에서 대학의 역할 제한, 수도권 집중 등 후진국형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해외 선진국의 사례를 꾸준히 분석하고 모방하면서 좀더 효과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기술했다. 특히 보고서는 “장기적인 먹거리와 전반적인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초연구분야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 증가가 응용기술의 연구개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면서 기업과 국민의 저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화에 대한 인식부족도 과학기술 향상의 걸림돌이다. 과총 김 총장은 “국제 R&D 활동을 정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해외 R&D 센터의 국내 유치를 위한 더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년, 50년 단위 계획 세워야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는 후진국형 과학정책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학교육과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비슷한 규모의 국가 중에서 대형 과학관이나 자연사박물관이 없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면서 “과학교육을 전면적으로 바꿔 과학을 단순한 산업과 성장을 위한 수단이 아닌 미래 투자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대표되는 한국 과학의 위기는 단시일 내에 풀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선진국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과학을 접하고, 생활 속에서 느끼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 과기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올해 완공되는 국립과천과학관 하나를 짓는 데도 수많은 반대가 있었다.”면서 “과학교육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담당해야 하는 영역인데도 정책 담당자들이 성과 우선주의에 젖은 나머지 이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계 관계자들은 정권교체나 대통령 임기교체시에도 변하지 않는 장기적인 ‘과학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혁신’이나 ‘과학기술중심사회’와 같은 거창한 슬로건보다는 단계별로 차근차근 밟아갈 수 있도록 구체화된 정책방향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은 10년에서 50년 이후를 염두에 두고 순차적으로 과학정책을 펼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학원은 표정관리

    “입시제도를 자꾸 바꾸면 우리야 좋지만….” 14일 만난 서울 강남 대치동의 유명 논술학원 원장 A씨. 그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 방안이 실현되면 학원을 찾는 학생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금도 학교에서는 논술 준비를 제대로 못해주는데, 대학자율로 맡기면 논술만해도 더 어려워질 테고…. 학원들이야 발빠르게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 목숨을 걸고 새로운 교재를 만들겠죠. 당연히 일선 학교는 그러지 못할 테니 결국 학생들은 지금보다 더 학원으로 몰릴 겁니다.” 그는 전국에 자율형 사립고(자율고) 100개를 만들겠다는 방침은 사교육비가 크게 늘어나는 등 적잖은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즘 강남 엄마들은 외고 아니면 민사고(민족사관고)밖에 생각을 안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자립형사립고(자사고)가 6개밖에 안 되기 때문에 애들 성적이 안 되면 알아서 미리 포기했지만, 이제 그런 비슷한 학교가 100개나 더 생기게 되면 너도 나도 들어가겠다고 욕심을 내겠죠. 수요(지원학생)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공급(사설학원)도 훨씬 늘어나지 않겠습니까?” A씨는 자율고가 늘어나면 일반고교 기피현상도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를 들어 현재 대치동 주변에 7∼9개교의 고등학교 중에 한 학교만 자율고로 지정된다면 그쪽으로만 학생들이 쏠릴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학교들은 순식간에 모두 ‘2류학교’로 전락하면서 파행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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