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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20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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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일 발효 학교폭력 예방법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의 대응이 선도 위주에서 징계 위주로 바뀐다.특히 과거 유기·무기정학제 보다 더 무거운 ‘출석정지제’도 도입된다.폭력을 일삼은 학생들을 교육 차원에서 마냥 감싸안기에는 역부족인 학교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실제 가해 학생은 ‘떳떳’한 반면 피해 학생은 주눅이 들어야 했다.가해 학생이 학교에 있을 때 피해 학생은 병원에 있는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도 허다했다.하지만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이 제정됨에 따라 가해학생들의 징계와 함께 피해학생들의 보호가 한층 강화된다.학교폭력법에 따른 징계 절차 및 법의 미비점 등을 짚어본다. 학교폭력 예방법 시행령이 22일 차관회의를 거쳐 다음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시행령은 법의 규정에 따라 30일부터 발효된다.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 사이에 일어나는 폭행·협박·따돌림·공갈·상해·감금·약취 및 유인·추행·재물손괴·모욕·강요·명예훼손을 비롯,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가하거나,가하도록 한 행위를 일컫는다.학교폭력 예방법은 이같은 행위만을 다룬다.따라서 일반적인 비행 및 범죄는 초·중등학교법 시행령에 따라 징계 처리된다. ●징계 절차 이원화 학교폭력 예방법의 시행으로 폭력 학생의 징계는 이원화된다.현재 초·중등학교법에서는 학교폭력 학생에 폭력 수위에 따라 학교내 봉사→사회 봉사→특별교육이수→퇴학 등 4단계로 처리한다.퇴학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이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가장 엄한 처벌이 특별교육이수이다. 초·중등학교법은 또 학생을 징계할 때는 학교장 및 교감·부장교사 등 교원으로 구성된 ‘선도위원회’에서 처벌 수위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위원들이 교원인 탓에 실질적인 처벌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많았다.선도위원회의는 분쟁조정이 없거나 학교폭력 발생 시점이 오래 경과했을 때 학교장이 권한으로 소집할 수 있다. 반면 학교폭력 예방법은 처벌 수위를 9단계로 세분하고 있다.가장 낮은 처벌인 서면사과에서부터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 및 협박금지→학급교체→전학→학교에서의 봉사→사회봉사→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출석정지→퇴학까지 다양하고 강력하다.퇴학 처분은 의무교육과정이 아닌 고교에서만 가능하다. 징계 결정은 학교장 및 학부모·경찰관·지역인사·청소년문제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치위원회에서 맡는다.교원들로만 짜여진 선도위원회보다 징계 결정에 따른 부담이 적은 편이다.자치위원회의 소집은 분쟁조정신청이 들어오거나 학교장 직권으로 할 수 있다.또 자치위원회위원 3분의1 이상이 요구할 수도 있다.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해서는 ▲심리상담 및 조언 ▲일시 보호 ▲치료를 위한 요양 ▲학급교체 ▲전학권고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물론 피해학생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또 피해학생이 치료를 받는 동안의 결석은 출석으로 인정한다. ●정학보다 강력한 출석정지 출석정지는 지난 1997년 선도위주의 학생생활지도가 시행되면서 없어진 유기·무기정학에 비해 더 강력한 처벌이다.정학은 학교에 나오면서 징계를 받은 반면 출석정지는 말 그대로 학교에 오지 못하게 하는 제도이다.의무교육과정에서도 가능한 징계이다.출석정지 처분의 기간·횟수·절차 등은 자치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출석정지는 처벌 기간에 따라 가해 학생의 수업일수에 영향을 준다.처벌 기간만큼 결석이 되기 때문이다.결국 법정 수업일수의 3분의1 이상 빠지면 자동 유급되는 규정에 걸리게 된다.극단적으로 출석정지와 유급이 한묶음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일부 조항은 개정 불가피 학교폭력 예방법은 의원입법으로 지난해 12월말에 서둘러 제정된 탓에 일부 조항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우선 자치위원회는 같은 학교안에서 벌어진 학생끼리의 폭력만 취급한다.다른 학교의 학생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에는 해당 학교장이나 일선 교육청을 아예 배제한 채 피해·가해 학생을 감독하는 시·도 교육감이 직접 분쟁을 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일선 학교 문제를 교육감에게까지 가져간다는 자체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게 교육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또 법에 규정된 학교폭력 책임교사에 대한 책임수당 지급 부분도 학교장의 권한 밖이다.공무원의 수당 지급은 중앙인사위원회의 업무인 탓이다.나아가 수당을 전제로 한 책임교사를 둠에 따라 나머지 다른 교사들은 학교폭력에 무관심해지고 학교폭력 자체를 책임교사에게 떠맡기는 현상이 나올 수도 있다. 특히 교원이 학교폭력을 알게 되면 반드시 학교장에게 보고토록 한 규정은 문제로 지적된다. 교원이 자율적으로 학교폭력을 다룰 수도 있는데 의무적으로 보고를 하다보면 학교폭력의 모든 책임은 학교장이 져야 하는 상황이 일어난다.아예 교사들이 학교폭력을 못본 체할 수도 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학생사랑 40년 구로고 정규원 교장

    학생사랑 40년 구로고 정규원 교장

    ‘환갑이 넘어도 학생들과 축구하는 교장’,‘학원폭력을 근절시킨 선생님’,‘배고픈 아이들의 아버지’.서울 구로5동 구로고등학교 학생들이 ‘구로동 터줏대감’ 정규원(61) 교장을 부르는 말이다.그는 지난달 30일 점심시간 3명의 학생이 교장실로 달려와 ‘골키퍼를 해달라.’고 조르자 “골 들어가면 또 나 때문에 졌다고 타박하려는구나.”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학생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가 2002년 구로고 교장으로 부임해서 먼저 한 일은 학원폭력 근절이었다.그 해 9월 구로경찰서와 구로고가 연계해 경·학협의회가 발족됐다. ●지난해 학교 폭력·범죄율 제로 학생들에게 폭력의 심각성을 교육하고 ‘폭력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게했다.그 결과 지난해 구로고는 학교폭력·범죄율 제로를 기록,교육청 장학평가위원회 인성교육관련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정 교장은 결식아동들과 함께 점심 먹는 일도 5년째 해오고 있다.2000년 4월 당시 구로5동 영림중 교장 재직시절,아침밥도 못 먹고 등교해 방황하던 여학생을 보고 시작한 일이다. 그는 매주 토요일 학교 근처 식당으로 40명의 결식학생들을 불러 함께 점심을 먹었다.동생을 데리고 나와도,다른 학교 학생이 와도 마다하지 않았다.지금은 8명이 매주 정 교장과 점심을 함께하고 있다. ●결식아동들과 점심먹기 5년째 정 교장은 “무일푼의 제천 촌놈에게 40년간의 교직생활은 꿈같은 행복”이라고 말한다.청주교대 1회 졸업생인 그는 1964년 3월 구로남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았다.서울에 연고가 없어 교원연수기간 10일 동안 회현동 ‘은혜의 집’에서 거지들에게 DDT 뿌려주는 일을 하며 밥을 얻어먹기도 했다. ●서울신문과의 인연은 운명적 그는 서울신문과의 운명적인 인연도 기억한다.중3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까스로 충북제천고를 졸업한 뒤 영월 탄광촌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중 잔칫집에서 보내온 시루떡 한 접시에 정 교장의 인생이 바뀌었다.그는 떡을 덮은 신문지를 떼어내다가 ‘사범학교가 폐지되고 2년제 교육대학이 생긴다.’는 당시 서울신문 기사를 보았다. 그는 미련없이 제천으로 내려와 주변의 만류도 뿌리치고 교육대학에 원서를 냈다.60년 겨울 청주교대에 당당히 합격했지만 대학 다닐 일이 막막했다.첫 학기 등록금은 지인에게 빚을 졌지만 후에는 청주교대부속초등생 과외를 하면서 등록금을 마련했다. ●정년 1년… 학생들 눈에 밟혀 정 교장에게 첫 발령지인 구로는 남달랐다.당시 구로동에는 청계천 복개공사로 터전을 잃은 난민들이 천막촌을 이루어 살았고 정 교장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67명 학생들은 모두 그들의 아들·딸이었다.그는 방과 후 아이들을 학교로 불러 같이 공놀이도 하고 숙제도 해주었다. 도림천에서 미꾸라지와 방게를 잡는 현장학습도 거르지 않았다.정 교장은 71년 중등교사임용시험에 합격,미아리 숭덕중에서 근무하다 76년 다시 구로3동 영서중학교로 돌아왔다.89년부터 시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했지만 구로를 잊을 수 없어 99년 다시 영림중 교장으로 복귀,2002년부터 구로고에 재직 중이다. 세월은 덧없이 흘러 구로에는 공단이 들어섰고 지하철 2호선이 생겼으며 ‘도림천 방게’는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되었지만 정 교장의 구로 사랑은 한결같다.“내가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하늘이 날 구로로 보냈다고 믿습니다.앞으로도 무엇이든 지역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하고 싶습니다.” 정년을 1년 남긴 그는 “학생들이 눈에 밟혀 어떻게 교단을 떠날지 걱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학생사랑 40년 구로고 정규원 교장

    ‘환갑이 넘어도 학생들과 축구하는 교장’,‘학원폭력을 근절시킨 선생님’,‘배고픈 아이들의 아버지’.서울 구로5동 구로고등학교 학생들이 ‘구로동 터줏대감’ 정규원(61) 교장을 부르는 말이다.그는 지난달 30일 점심시간 3명의 학생이 교장실로 달려와 ‘골키퍼를 해달라.’고 조르자 “골 들어가면 또 나 때문에 졌다고 타박하려는구나.”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학생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가 2002년 구로고 교장으로 부임해서 먼저 한 일은 학원폭력 근절이었다.그 해 9월 구로경찰서와 구로고가 연계해 경·학협의회가 발족됐다. ●지난해 학교 폭력·범죄율 제로 학생들에게 폭력의 심각성을 교육하고 ‘폭력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게했다.그 결과 지난해 구로고는 학교폭력·범죄율 제로를 기록,교육청 장학평가위원회 인성교육관련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정 교장은 결식아동들과 함께 점심 먹는 일도 5년째 해오고 있다.2000년 4월 당시 구로5동 영림중 교장 재직시절,아침밥도 못 먹고 등교해 방황하던 여학생을 보고 시작한 일이다. 그는 매주 토요일 학교 근처 식당으로 40명의 결식학생들을 불러 함께 점심을 먹었다.동생을 데리고 나와도,다른 학교 학생이 와도 마다하지 않았다.지금은 8명이 매주 정 교장과 점심을 함께하고 있다. ●결식아동들과 점심먹기 5년째 정 교장은 “무일푼의 제천 촌놈에게 40년간의 교직생활은 꿈같은 행복”이라고 말한다.청주교대 1회 졸업생인 그는 1964년 3월 구로남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았다.서울에 연고가 없어 교원연수기간 10일 동안 회현동 ‘은혜의 집’에서 거지들에게 DDT 뿌려주는 일을 하며 밥을 얻어먹기도 했다. ●서울신문과의 인연은 운명적 그는 서울신문과의 운명적인 인연도 기억한다.중3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까스로 충북제천고를 졸업한 뒤 영월 탄광촌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중 잔칫집에서 보내온 시루떡 한 접시에 정 교장의 인생이 바뀌었다.그는 떡을 덮은 신문지를 떼어내다가 ‘사범학교가 폐지되고 2년제 교육대학이 생긴다.’는 당시 서울신문 기사를 보았다. 그는 미련없이 제천으로 내려와 주변의 만류도 뿌리치고 교육대학에 원서를 냈다.60년 겨울 청주교대에 당당히 합격했지만 대학 다닐 일이 막막했다.첫 학기 등록금은 지인에게 빚을 졌지만 후에는 청주교대부속초등생 과외를 하면서 등록금을 마련했다. ●정년 1년… 학생들 눈에 밟혀 정 교장에게 첫 발령지인 구로는 남달랐다.당시 구로동에는 청계천 복개공사로 터전을 잃은 난민들이 천막촌을 이루어 살았고 정 교장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67명 학생들은 모두 그들의 아들·딸이었다.그는 방과 후 아이들을 학교로 불러 같이 공놀이도 하고 숙제도 해주었다. 도림천에서 미꾸라지와 방게를 잡는 현장학습도 거르지 않았다.정 교장은 71년 중등교사임용시험에 합격,미아리 숭덕중에서 근무하다 76년 다시 구로3동 영서중학교로 돌아왔다.89년부터 시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했지만 구로를 잊을 수 없어 99년 다시 영림중 교장으로 복귀,2002년부터 구로고에 재직 중이다. 세월은 덧없이 흘러 구로에는 공단이 들어섰고 지하철 2호선이 생겼으며 ‘도림천 방게’는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되었지만 정 교장의 구로 사랑은 한결같다.“내가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하늘이 날 구로로 보냈다고 믿습니다.앞으로도 무엇이든 지역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하고 싶습니다.” 정년을 1년 남긴 그는 “학생들이 눈에 밟혀 어떻게 교단을 떠날지 걱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창립 50주년 맞는 자유총연맹 권정달 총재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유와 민주,인권과 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국자유총연맹은 오는 16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전국적으로 50만명의 회원이 속한 사회단체로는 흔치 않은 ‘생일’이다.이 연맹의 권정달(68) 총재는 지난 3월 대의원 선거인단을 통해 재선출돼 사실상 ‘제2의 연맹’을 이끌어가고 있다. 권 총재는 “(연맹을)보수이념을 추구하는 운동단체로 보는 시각은 이제는 과거의 한낱 편견일 뿐”이라면서 “사회발전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국민적 사회단체로 이미 탈바꿈했다.”고 강조했다.‘열린 마음 열린 사회’‘사랑의 연결고리 잇기’ 등 각종 캠페인을 통해 봉사활동 단체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특히 16일 전국 규모의 ‘어머니 포순이 봉사단’ 발대식을 갖고 △등하교길 학생보호 △청소년 탈선 예방 및 선도 △학교폭력예방 △우범지역 방범순찰 등의 활동을 맡게 된다. 뿐만 아니다.지난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 국제 NGO로 정식 가입한 것도 달라진 것 중 하나다.기아와 빈곤,질병에 허덕이는 나라를 찾아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북한의 용천역 폭발사고 때에는 4000여만원을 모금해 지원했다. 그는 연맹의 정체성에 대해 “개혁적 보수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북한정권과 주민은 분리해 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극좌와 극우를 반대하고,지킬 가치 있는 보수를 지키고 또 발전적 진보를 아우르는 국민통합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선출직으로 뽑힌 것에 대해 책임이 무겁지 않으냐고 하자 그는 “참으로 할 일이 많다.”고 했다.우선 조직 구성원을 지금의 50만명에서 100만명까지 올려놓겠다고 다짐했다.조직 또한 더욱 젊게 할 것이라고 했다.수익사업에도 아이디어를 창출해 재정자립도를 안정화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라고 말했다. “탈북자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이들을 적극 수용해 통일에 대비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단체가 될 것입니다.남북 교사모임,탈북자 예술단 지원 등도 이같은 취지에서 시작하고 있지요.” 김문기자 km@seoul.co.kr˝
  • 중3때 세계 배낭여행 학력낙오 없었다

    15살 소년의 세계 배낭여행 한 해는 값졌다.지금 고등학교 3학년 이홍일군은 어엿한 열 아홉 청년으로 성장해 있었다. 과외와 학원의 짐을 벗어던지고 세계 43개국 200여개 도시를 다녔던 홍일군의 ‘배낭여행 그뒤’이다. 그는 대한민국 ‘입시 1번지’,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살며 경기고 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다.배낭여행 1년간 단 1분도 교과서라곤 들여다보지 않던 그는 지금 입시를 앞두고 영어·수학 과외와 국어 학원을 다니고 있다.그나,부모라고 해서 어쩔 수 없었을까. ●과외·학원에 쫓기긴 마찬가지 여행길에 올랐던 중3 2학기때 반에서 2등정도 하던 홍일군은 돌아와서 성적이 10등 밖으로 떨어졌다.그러나 인도의 빈민을 목격한 충격에 현지에서 자원봉사도 마다않은 홍일군이 없는자,약한자에게 ‘뜨거운 가슴’을 갖게 된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득이다.해발 4000m의 페루 안데스 산맥을 걸어서 넘으면서 ‘튼튼한 다리’도 선사받았다.딱 1년뒤 홍일군은 교과서조차 낯설었다.친구들은 고교에 진학했지만 혼자 후배들과 중3생활을 해야 하는 것도 걱정이었다.그렇지만 이내 극복했다.낯선 여행지를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자신감과 친화력을 몸에 익힌 자신을 발견했다.공부하라면 공부하고,학원가라면 가는 생활에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보람을 일구게 됐다.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이 아닌,세계에서 보고 부딪힌 생생한 체험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학생회장 활동·교사 상대 강의도 작년 5월 홍일군은 학생회장에 도전했다.‘학교폭력 추방’과 ‘체육대회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어 당당히 당선됐다. 점심시간마다 급식 도우미로도 봉사한다.얼마 전에는 교육방송(EBS)이 주최한 교사상대의 학생강의 강사로 나서 찬사를 받기도 했다. 홍일군의 아버지는 2000년 7월 서울시 시정개혁단장직 시절 휴직원을 내고 온 가족과 함께 세계일주를 떠나 화제를 뿌렸던 이성(李星·48·서울 구로구 부구청장)씨다.당시 학업을 중단하고 여행을 떠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은 부모가 아닌 홍일군이었다.홍일군 역시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밤에는 과외로 내몰린 ‘대치동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다.아버지가 “1년 동안 공부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시간이 널 인생의 낙오자로 만들 만큼 큰 시간이 아니다.”고 설득했고 홍일군은 받아들였다. “아무리 학원다니고 과외한다고 해서성적이 오른다고 보지 않는다.”는 홍일군은 올 여름방학부터 혼자 공부할 계획을 세웠다. 홍일군은 학교 수업이 경쟁력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학교강의 수준과 성적 관리체계가 학원보다 떨어지다 보니 학생들이 학원에 의지하게 된다.”면서 “재학생들은 재수를 선택하고,재수생들도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다시 학원을 찾는 악순환은 공교육의 질에 원인이 있다.”고 어른스러운 진단을 내린다. ●서울학생상 ‘진취적 기상’ 부문 수상 홍일군은 “다른 친구들에게 공부도 중요하겠지만 견문과 체험을 넓히는 자기계발에도 힘쓰면 좋겠다.”면서 “대학입시에만 얽매어 있는 현실이 획일적으로 사고를 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인다. 탄자니아의 마사이족 부락,예루살렘,아르헨티나 남단의 극지방 빙하까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어떤 돌발상황이 생겨도 해결해야 하는 배낭여행중 위기대처능력도 익혔다는 홍일군은 21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주는 제6회 서울학생상 ‘진취적 기상’부문을 수상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씨앗학교 17명의 어버이날 맞이

    “엄마 사랑해요.”,“예원아,엄마는 네가 너무 자랑스럽단다.” 6일 오후 1시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중·고교과정의 도시형 대안학교인 은평 씨앗학교의 교실에서는 구수한 음식 냄새가 풍겨나왔다.어버이날을 맞아 학생들이 손수 만든 요리와 편지,카네이션을 부모님께 건네는 특별한 행사가 열린 것이다. 학교폭력과 왕따,부적응 등 제각각 아픔을 가슴에 묻고 정규학교를 떠나 씨앗학교에 둥지를 튼 17명의 학생들은 앞치마를 두른 채 초대에 응해준 부모들 앞에서 요리도구를 분주히 움직였다.‘세계음식문화’ 수업시간에 배운 ‘유부초밥’과 일본 요리 ‘오코노미야키’를 만들던 학생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맺혔다.노란 색지에 직접 꾸민 편지지마다 서툰 하트 모양이 그려졌고,카네이션이 완성되자 ‘그들만의 작은 만찬’이 시작됐다. 지난해 9월부터 씨앗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강예원(17)양의 어머니 이현숙(48)씨는 “따돌림으로 고통받던 아이가 밝아진 모습을 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면서 “상처를 안고 있는 친구들과 서로 아끼고 사랑을 나누는 아이의 모습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말했다.중학교에 입학한 지 이틀만에 학교를 자퇴한 이재희(14)군의 어머니 정영미(40)씨도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이 부모님 앞으로 쓴 편지가 낭독되자 분위기는 숙연해졌다.임파선 종양으로 고교를 자퇴한 김서희(18)양은 “저를 간호하느라 힘들었던 엄마,앞으로 용돈도 아껴쓰고 공부도 열심히 해 기쁘게 해드릴게요.”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2년6개월만에 어머니를 상봉한 중국동포인 오용남(17)군의 편지에는 그리움이 진하게 묻어 나왔다.오군은 “엄마랑 같이 있어 행복해요.이제는 더 이상 엄마랑 헤어지는 일 없었으면 좋겠어요.엄마 품에서 공부도 열심히 할게요.”라고 적었다.오군은 몸이 불편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어머니에게 “단 한가지 바람은 엄마가 건강한 것뿐”이라며 울먹였다. 서재희기자 s123@˝
  • ‘학교폭력 실태’ 세미나

    정해창(丁海昌·전 법무부장관) 한국범죄방지재단 이사장은 30일 오후 5시30분 서울 양재동 스포타임 그랜드볼룸에서 ‘학교폭력의 실태와 문제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 [사설] 정학·퇴학제 부활에 보내는 우려

    학교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 학생에게 출석정지,고등학생의 경우 최고 퇴학처분까지 내릴 수 있도록 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시행령이 입법 예고되었다.초·중·고교생 26%가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로 학교폭력은 심각하다.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놓고 불안해 하는 상황에서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별도의 법령이 마련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법령이 이름과는 달리 ‘예방’보다는 ‘처벌’에 주력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다.예방 차원의 내용으로는 각 학교가 매년 두 차례 이상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한 정도가 있으나 이는 요식적인 행위에 그칠 수밖에 없는 일이다.학교 폭력 사실이나 음모를 안 교사는 반드시 학교장에게 보고토록 의무화한 것도 교사의 선도 여지를 없앤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반면 출석정지와 퇴학 처분 허용은 1997년 학생 생활지도원칙을 징계에서 선도로 바꾸면서 폐지했던 것을 원상회복시킨 것으로 일종의 후퇴라 할 수 있다. 시행령안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처벌 수위를 결정하도록 하는 등 객관화 장치를 추가하기는 했다.그러나 문제학생을 격리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대책이 될 수 없다.굳이 격리를 한다면 교육 원칙에 입각한 대안프로그램 등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또한 폭력 예방은 어렸을 때부터의 교육이 중요하다.초등학교에 폭력 피해가 가장 많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이 기회에 폭력 예방교육은 정식 교과과정을 통해 상시로 이뤄지도록 법령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다.˝
  • ‘학교폭력’ 8월부터 출석정지

    중·고교생의 학교 폭력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과거 유기·무기정학과 같은 징계인 ‘출석정지제’가 도입,오는 2학기부터 본격 시행된다.유기·무기정학은 지난 97년 1월 학생생활지도를 징계 위주에서 선도 쪽으로 전환하면서 폐지됐다.또 학교 폭력 현장을 보거나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학교 등 관계기관에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마련,입법예고한 뒤 7월 말까지 확정해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시행령에 따르면 학교별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구성,피해학생을 보호하는 한편 가해학생을 처벌할 방침이다. ‘자치위’는 가해학생에게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및 접촉·협박 금지 ▲학급교체 ▲전학 ▲교내 봉사 ▲사회봉사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퇴학 처분 등의 조치를 결정,학교측에 요구할 수 있다.퇴학 조치는 의무교육을 받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빼고 고교생에게만 적용된다.하지만 출석정지는 의무교육 과정에서도 가능하다.출석정지 처분의 기간·횟수·절차 등도 자치위의 자율에 맡길 방침이다. 교육부측은 “징계에 해당하는 출석정지 등은 자치위에서 결정,학교의 학생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식의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피해학생에 대해서도 자치위가 심리상담 및 조언,일시 보호,치료를 위한 요양,학급교체,전학권고 등을 할 수 있다.다만 보호자 동의를 얻어야 한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전문적인 학교 안전제도 절실/신의진 연세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학교폭력 동영상 문제로 자살하신 교장선생님의 경우 아직 학교내 학생보호를 위한 제도가 체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의 책임으로만 몰아간 우리의 모순된 태도에 그 책임이 있다. 학교폭력이 사회문제가 된 지는 벌써 꽤 많은 세월이 흘렀다.하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 없이 당하는 학생들만 피해를 보다가 최근 또다시 수면에 떠올랐다.집단따돌림을 당하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나돌고 그 장면의 진위여부가 논란이 되다가 급기야 해당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자살하는 비극이 일어났다.도무지 학교내 집단 따돌림과 폭력 문제를 언제까지 이대로 둘 것인지 학부모와 학생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학교 폭력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학교의 역할 중 공부를 가르치는 것 이외의 부분에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과거 학교의 역할은 주로 학습 관련 업무일 것이나 사회가 복잡 다양해진 현시점에서는 더욱 다양한 역할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더욱이 각종 사회적 폭력의 증가,가정해체의 증가,이에 필요한 사회복지의 부족 등 사회적 문제로 인해 아이들 사이에서도 폭력성과 공격성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따라서 과거에 비해 학급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가 이미 정신적 건강함을 잃어버린 상태임을 부인할 수 없다.이런 상황에서 학교에서는 자제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지도하고 다스리기에는 한계 상황이다. 약 7∼8년 전 필자는 서울 일부지역에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학교정신보건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학생들의 정신적 문제를 조사한 적이 있다.그 당시에도 벌써 8∼10% 정도의 학생들이 정신적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왔고 이들로 인해 교사들이 몹시 힘겨워하는 것을 알았다.예를 들어,수업시간에 계속 친구들을 방해하여 수업분위기를 흐리는 학생을 아무리 달래고 야단쳐도 소용이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다.담임교사가 부모에게 이야기를 해도 별로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1년간 그 학급의 학생들은 그 친구로 인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이러한 사례가 이제는 학교폭력이라는 문제로 불거져 나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제는 학교의 역할을 학업 이외의 학생보호나 복지의 차원으로 넓히는 작업을 좀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이번 학교폭력 동영상 문제로 자살하신 교장선생님의 경우 아직 학교내 학생보호를 위한 제도가 체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의 책임으로만 몰아간 우리의 모순된 태도에 그 책임이 있다.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전문가로서 훈련을 받은 교사들이 이미 정신적인 불건강함을 가진 학생들을 다스리고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까지 도와주기에는 전문성이 부족하다. 교육당국에서는 학교마다 상담교사제도를 강화하는 등 기존 학교체제의 큰 변화 없이 학교폭력 문제를 다루려는 쪽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하지만 이제는 정신건강 전문가와 경찰의 도움 없이 학교폭력을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선진국에서는 학생들 사이에 폭력사건이 발생하면 즉각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모두에 대한 전문적 평가가 시행되고 부모,교장,담임교사가 모인 자리에서 의논하고 합의가 잘되지 않으면 경찰조사와 법적인 절차가 바로 시작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어린 아이들끼리 서로 싸우다 정이 들고 더 친한 친구가 된다는 통념이 강하게 남아 있다.초등학교 때부터 철저히 남의 몸에 손을 대거나 친구를 놀리는 행위를 범죄에 준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철저히 단속하는 다른 나라들의 제도가 야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각종 폭력이 위험수위에 오른 사회가 되어버린 현 시점에서 어떤 경우라도 다른 학생의 몸에 손을 대거나 놀리는 행위는 학교에서 용납되지 않는다는 교육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그리고 이를 어겼을 때 한두번의 경고를 주고 대충 넘어가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은 제대로 평가해 그 부모들에게 알리고 다시는 폭력을 하지 않게 조처를 취해야 한다. 이런 안전제도가 학교 내에 만들어지지 않으면 더 많은 폭력이 학교에서 넘쳐날 것이다.하루빨리 전문적인 학교 안전제도가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신의진 연세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 “왕따 근절” 시민단체 나섰다

    “더이상 ‘왕따’(집단 따돌림)를 방치할 수는 없다.” 최근 교장의 죽음까지 몰고온 ‘왕따 동영상’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왕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섰다.특히 일부 시민단체들은 새학기를 앞두고 ‘왕따탈출 10계명’을 제시하거나 일선 학교에 왕따방지 자율모임 구성 등을 요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단체는 ‘학교폭력대책 국민협의회’(국민협의회).청소년폭력예방재단과 대한어머니회 등 8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 단체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이고 실천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영희 국민협의회 상임대표는 “왕따 동영상 파문은 정부의 단발적인 왕따 대책이 낳은 결과”라고 비난하면서 “학교폭력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실효성있고 지속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이에 따라 국민협의회는 정부측에 학교폭력예방 및 대처 프로그램개발,전문가 양성대책 및 교사의 효과적인 대처능력 훈련과 지원 등을 요청했다. 또 학교측에는 학교 폭력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역사회단체,전문가,학부모 등에게 적극적으로 지원을 요청하고 폭력예방 및 사후처리에 헌신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국민협의회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 시행에 대비한 전문가 워크숍과 실무자교육,학술 세미나 등을 준비중이다. 가정문화 개선을 위한 시민단체인 ‘하이패밀리’는 왕따 피해 학생과 가정을 위한 ‘왕따 탈출 10계명’을 제시하는 등 새학기 시작과 함께 왕따 퇴출에 나서기로 했다. 이 단체는 ‘왕따는 초기에 잡아라’ ‘진정한 친구를 만들어라’ ‘다양한 그룹 활동에 참여하라’는 등의 왕따 10계명을 발표했다. 송길원 하이패밀리 대표는 “무엇보다 왕따를 당한 피해자가 ‘영따’(영원한 따돌림)를 당하지 않으려면 당시 상황만 모면할 것이 아니라 초기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비리 정치인 등에게 때수건을 보내는 등 이색 시위를 벌여온 시민단체 ‘활빈단’은 왕따 문제를 학생 스스로 해결하는 방안으로 전국 일선 학교에 ‘교내 소년소녀 활빈단’ 구성을 제안했다. 이 단체는 학생 스스로 돕는 청소년 왕따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운영 모임인 소년소녀 활빈단을 전국 초·중·고교에 구성할 수 있도록 관할 교육청에 제안해 구체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홍정식 활빈단 단장은 “왕따 문제는 외부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학생 스스로가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면서 “각급 학교에 자율적인 해결 조직을 만들어 나가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 [독자의 소리] 학교폭력 모두 관심갖고 대처를

    학교폭력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최근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소식은 매우 걱정되는 일이다.특히 중·고교 안팎에서 남녀 학생을 가리지 않고 조직폭력배를 흉내낸 ‘조폭문화 신드롬’이 급속히 확산된다니 그저 아연할 뿐이다.폭력과 집단따돌림에 시달리는 초등학생 자녀를 보호하고자 등·하굣길에 사설 경호원을 붙여 신변보호에 나섰다는 보도를 지난해 본 적이 있다.우리 교육현장이 이처럼 폭력과 왕따 따위로 황폐화한 것이다.물론 정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교육개혁의 의미가 없다.”면서 대책을 마련하긴 했지만 오늘날까지 학교폭력과 왕따에 관한 한 교육현장에서 달라진 모습을 찾기는 힘들다.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은 우리사회 전체의 책임이다.일차적으로는 가정과 학교측이 더욱 적극적으로 성의있게 이 문제에 대처한다면 상황은 훨씬 나아질 것이다.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학교폭력에 학교·학부모·사회 모두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우리가 종종 접해온 안타까운 폭력의 불상사를 최대한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손명국(전북 김제시 금산면)˝
  • 추억속으로-이소룡의 부활

    ■ 빵빵한 뒷모습 내가 누구게? 그가 부활하고 있다. “이소룡이 언제 잊혀진 적이 있었더냐?”고 반문할 맹렬팬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분명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다.그 조짐을 대중문화의 중심코드로 싹틔운 주역은 스크린이다.국내는 물론이고 상업영화의 종주국인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뒤늦게 그의 오라(aura)에 눈돌리기 시작했다. #스크린에서 꽃핀 ‘이소룡 팬터지’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는 ‘이소룡 팬터지’에 기름을 부었다.영화는 지난달 16일 개봉해 2일 현재 전국관객 262만명을 확보했다.1978년을 시대배경으로 잡은 영화에서 주인공 권상우는 ‘이소룡 키드’.첫사랑의 아픔과 학교폭력에 대한 울분을 쌍절곤으로 달래는 억압된 캐릭터다.감독은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존경)로 만든 영화”라고 공공연히 밝혔다.그에 앞서 30주기를 맞은 지난해 12월 국내 개봉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은 ‘이소룡 바람’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33세로 요절한 동양의 액션달인이 할리우드에서까지 시대적 문화욕구로 해석되고 있음을 웅변했다.팔등신의 우마 서먼이 맨주먹의 쿵후액션을 신랄하게(?) 구사해 스크린을 달궜다. #곳곳에서 “아뵤∼” 스크린을 통해 되살아난 이소룡은 지금 곳곳에서 “아뵤∼”하고 괴조음(怪鳥音)을 쏟아내고 있다.인터넷 다음카페에만도 관련 사이트가 줄잡아 200여개는 된다.‘이소룡은 무슨 이씨인가’류의 우스갯소리에서부터 ‘이소룡식 트레이닝법’‘쌍절곤 정신 배우기’‘이소룡의 희귀사진방’ 등 관심분야도 나날이 다양해진다.절권도를 어디에 가면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한 문답도 부쩍 많아졌다. 방송이나 관련 업계에서도 이런 분위기에 발빠르게 반응한다.지난달 30일 케이블·위성 다큐전문 Q채널에서는 이소룡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 ‘불멸의 신화 이소룡’을 내보냈다.스펙트럼DVD는 조만간 대표작들을 묶은 세트 ‘브루스 리 컬렉션’을 출시할 예정이다.‘당산대형’(唐山大兄) ‘정무문’(精武門) ‘맹룡과강’(猛龍過江) ‘사망유희’(死亡遊戱) 등 4편이다. #왜 이소룡인가? 이소룡의 급부상에는 어떤 문화적 배경이 깔려 있을까.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아무리 억압적인 과거일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노스탤지어의 대상이 되게 마련”이라면서 “이소룡이 활동한 70년대에 한국은 암울한 유신말기였던 만큼 그는 억압에 맞서는 저항적 메시지로 더없이 적합한 인물”이라고 풀이했다. 그런 배경에다 최근 한국영화 소재의 복고주의와 결탁해 붐을 일으켰다.이소룡이 ‘475세대’에겐 아련한 향수로,10∼20대에겐 저항의 상징이 된 것이다.그러나 할리우드 쪽의 관심은 색깔이 약간 다르다.미국의 ‘복고’는 대중적인 소재를 끊임없이 반복해 우려먹는 리메이크 바람과 맞닿아 있을 뿐이라는 시각들이 많다. #동양액션에 홀려버린 할리우드 할리우드의 요즘 관심은 이소룡이라는 액션 아이콘에 국한된 게 아니다.갱스터 무비의 속도감에 쿵후,사무라이 액션을 두루 가미한 ‘퓨전’스타일의 화면 자체에 벽안의 관객들은 꼼짝없이 경도된 분위기다.전국관객 40만명을 확보한 국내와는 달리 ‘킬 빌’은 미국에서만 지금까지 7000만달러 가까이 벌어들였다.스타감독 에드워드 즈위크가 연출해 세계적 흥행작으로 띄워올린 ‘라스트 사무라이’도 그 흐름을 입증한 사례. 이래저래 ‘이소룡 바람’은 한동안 풍속을 유지할 것 같다.한국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킬 빌’ 2편이 올봄에 국내 개봉된다.5월에는 우리 영화도 가세한다. 황수정기자 sjh@ ■ 책! 책! 책!도 아뵤~ 출판가에서 이소룡을 다룬 책은 많은 양은 아니지만 꾸준히 팔려왔다. 현재 나와 있는 이소룡 책은 크게 이소룡이 창안한 전설적 무예 ‘절권도’를 다룬 무술 서적과 전기 등 두 종류다.이 가운데 지난해 11월 이룸출판사에서 펴낸 청소년 평전 ‘드래곤의 전설 이소룡’은 최근 판매량이 늘고 있다.30,40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추천할 만한 동서양의 인물을 타깃으로 한 이 시리즈를 기획한 최낙영 주간은 “동서양의 인물 가운데 청소년에게 거울이 될 만한 인물을 골라 그들의 눈높이에서 조명한다는 의도였는데 영화의 영향 때문인지 다른 인물에 견줘서 이소룡 책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만든 유하 감독의 산문집 ‘이소룡 세대에게 바친다’(문학동네 펴냄)도 개봉 이후 서점가에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갈무리 출판사는 ‘성인 이소룡’을 펴낼 계획이다.저자인 웹진 ‘부커스’의 서평기자 이성문씨는 “이소룡의 전기를 훑어보면 그가 단순히 무술인이 아니라 깊은 사상·철학을 갖췄음을 알 수 있다.”며 “그의 삶을 통해 ‘자유와 해방’이라는 핵심 정신을 담을 계획”이라고 말한다.이어 “경제난 때문에 사회시스템에 종속되는 경향이 더해가는 현실에서 몸과 정신의 자유와 해방을 추구한 이소룡이라는 코드는 과거형이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에게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주말매거진We/남성팬도 열광하는 ´몸짱´

    ‘말죽거리 몸짱’ 개봉 열흘만에 전국관객 200만명을 넘기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제작 싸이더스)가 꽃미남 권상우에게 새로 붙여준 별명이다. 1970년대 말이 배경인 영화에서 주인공 권상우의 역할은 첫사랑에게 속시원히 사랑고백 한마디 못한 채 끙끙 속앓이만 하는 소심한 고교 2년생.쌍절곤을 떡주무르듯 요리하는 것으로 짝사랑과 학교폭력의 울분을 삭이는 ‘이소룡 키드’다. ‘말죽거리…’ 흥행의 핵심 키워드는 뭐니뭐니 해도 권상우의 다부진 ‘몸’이다.바늘 하나 안 들어갈 탄탄한 복근에 ‘왕(王)’자를 잡은 뒤 집요하게 뭔가를 욕망하는 표정으로 쌍절곤을 휘두르는 권상우.이제 그는 그 자체로 ‘몸짱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대중문화 코드가 문화지층의 상위로 꾸준히 잠식해 들어가는 시대.문화가 상품을 선도하는 시대도 이미 갔다.배우는,제아무리 무뚝뚝한 대중도 꼬드길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순식간에 대중을 한덩어리로 부풀릴 수 있는 효모같은 상품. 꽃미남이었다가 이제 몸짱으로 새롭게 여론을달구고 있는 권상우는 이제 어떻게 해석돼야 하는 걸까.대중문화의 중추신경이 돼버린 스크린을 통해 근육의 미덕(?)을 마구 발산하는 권상우 덕분에 이른바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 트렌드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예견들이 터져나온다. 최근 인터넷 인기검색어로 떠오른 ‘메트로섹슈얼’의 의미부터 짚고 넘어간다.‘스스로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댄디(dandy)한 나르시시스트’(인터넷 영어사전 www.wordspy.com) 분위기와 외모에서 남성적인 느낌과 여성적인 취향을 동시에 발산하는 이미지.권상우가 작정하고 ‘말죽거리…’에서 웃통을 벗어던지기 전부터 약삭빠른 광고주들이 시중광고에서 열심히 우려먹은 컨셉트이기도 하다. ‘살인미소’의 꽃미남 김재원과 축구스타 안정환이 함께 찍은 광고를 떠올려 보자.곱상한 얼굴의 미소에서 카메라가 가슴팍으로 초점을 옮기면,말 그대로 장난(?)이 아닌 가슴근육이 화면을 채우는 그 화장품 CF.비,데이빗 베컴 등으로 대변되는 양성적 이미지가 광고의 핵심컨셉트로 각광받는현실이다. 다시,권상우로 돌아온다.그는 쌍절곤·덩크슛·이단옆차기 등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그 흔한 와이어나 대역을 쓰지 않은 건 그의 고집이자 자신감이었다.“고교시절부터 복근에 ‘왕’자를 새길 수 있었다.”는 권상우는 “고향 대전에서 농구깨나 한다는 또래애들치고 날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는 농담도 곧잘 한다.그래도 이번 영화를 위해 몸만들기에 들인 공은 컸다.4개월여동안 신재명 무술감독의 체육관에 날마다 출근해 3∼4시간씩 맹훈련을 했다.그렇게 고생한 보람을 톡톡히 챙기는 중이다.그가 쌍절곤을 연습하는 체육관 장면에선 박수와 함께 “상우,파이팅!”이란 외침까지 터지고 있다. ‘말죽거리…’에서 그가 누리는 인기를 두고 “최근 조성된 문화경향의 덕을 톡톡히 챙긴 결과가 아니냐?”고 심드렁하게 대꾸하는 축도 없진 않다.‘터프함’ 일변도의 마초 이미지를 벗어던진 꽃미남들에 대해 그동안 기성세대의 선호는 반반씩 엇갈려온 게 사실이다.그러나 이번에 촉발된 ‘권상우 효과’는 당분간 심상찮은 파괴력을보일 거라는 대목에서는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영화의 마케팅을 맡은 손복희씨는 “30∼40대가 아주 빠르게 (극장으로)움직이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메트로섹슈얼 경향을 썩 내켜하지 않던 기성세대를 권상우가 포섭해내고 있다는 얘기다.영화 홈페이지만 둘러봐도 그 징후는 드러난다.신세대들이 “몸짱,몸짱”을 연발하는 한편으로 “앞으로 권상우만 보면 이소룡이 생각날 것 같다.”는 이소룡 세대의 차분한 헌사도 많다.인터넷 카페에는 그의 ‘남팬’(남성팬)클럽까지 속속 뜨고 있는 판이다.미소년 같은 얼굴에 즐겁고,람보 같은 몸을 감상하면서 대중은 또 한번 즐겁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시선을 끌려는 소비자본주의의 퇴행적 산물”이라는 삐딱이들의 쓴소리가 그들 귀에 들릴 리 없다.혀가 좀 짧은들,발음이 좀 샌들 어떠랴.‘권·상·우’란 이름 석자가 즐거운 삶의 메타포가 돼버린 현실을. 황수정기자 sjh@
  • “폭력·왕따는 남의 학교 얘기”대안학교 ‘은평 씨앗’ 첫 졸업식

    “둥근 씨앗,가는 씨앗,검은 씨앗,갈색 씨앗처럼 여러 꿈과 재능을 지닌 아이들이 저마다 아름다운 꽃과 열매로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7시쯤 서울 은평구 문화예술회관 1층 대회의실.얼핏보면 초라하다 할 수 있을 행사가 2시간여 열렸다.대안학교 ‘은평 씨앗학교’(02-384-3637·3518,www.upy21.org)가 첫 졸업식을 가진 것이다.이 곳은 서울시의 지원과 개인 후원등으로 1년 과정의 주간 학교로 운영되고 있다.상근교사 4명과 자원봉사교사 17명 등 교사 21명이 학생들에게 국어·영어 등 정식과목을 가르치고 있다.아직 교육부의 인가를 받지 못해 고교졸업 자격을 부여하지 못한다.그러나 이날 졸업생 7명의 얼굴은 더할 나위없이 환했다.졸업생 7명 가운데 2명은 이미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해 수능을 준비 중이고 5명은 검정고시를 치르려 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폭력과 왕따,부모의 이혼과 가정폭력,생활고 등 갖가지 이유로 정식학교를 떠나 이 곳으로 왔었다.1년 전만 해도 얼굴이 온통 딱딱하게 굳어 있었으나,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감돌게 됐다.선생님들의 정성으로 얼어붙었던 마음이 녹은 것이다. ●1년과정 주간으로 운영 이날 행사는 1부 학습발표회에 이어 2부 졸업식으로 치러졌다.졸업식은 30분 이상 걸렸다.선생님과 졸업생들은 서로 정성껏 쓴 졸업장과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정우,배우려는 의지로 빛나는 너의 눈동자가 아름다웠다.남을 이기기 보다 자신을 이기는 굳센 사람이 되길 바란다.’‘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들을 믿고 지켜봐주신 혜영 선생님.그래서 우리는 선생님을 엄마로 부르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정우,현아,정아,지혜,원진,슬기,성훈….아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는 선생님도,학생들도 어느덧 눈시울이 붉어졌다. 졸업생 정우(18)군은 8살 때 어머니가 가출했다.지난 98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아버지의 병간호와 집안일을 떠맡았다.졸지에 ‘소년가장’이 된 정우군은 중3 때 학교에서 집단폭행으로 뇌진탕을 일으켜 정신지체 3급 판정을 받았다.처음 씨앗학교에 왔을 때 피가 난무했던 정우군의 그림은 어느덧 나무와 활짝 웃는 사람들로 바뀌었다.반장인 지혜(21)양은 가정형편으로 고교를 중퇴하고 17살 때부터 일을 했다.유치원 교사가 꿈인 지혜는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연극배우가 되고 싶은 성훈(19)군은 스파르타식 기숙학교에서 보낸 지난 2년을 돌이키면 절로 소름이 끼친다.그곳에서 겪은 체벌은 끔찍했다.미용사가 꿈인 슬기(18)양은 재작년 1월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에게서 도망쳐 어머니와 함께 살며 이 학교에 다녔다. 사진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원진(18)양은 중학교 과정을 배웠다.중 2때 ‘왕따’로 몰린 나머지 학습장애 현상이 생겼다.원진이는 비로소 여기서 웃음을 되찾았다.한의사와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현아(20)·정아(19) 자매는 가난 때문에 고교를 자퇴했다.그러나 구김살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교사 최혜영(27·여)씨는 “현아와 정아는 지난해 검정고시에 합격해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정고시 합격… 수능준비하기도 졸업생 대표인 정아양은 “씨앗학교에서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가르침을 배웠다.”고 말했다.현진이는 “저처럼 왕따를 당하는 애들이많은데 왜 아이들이 따돌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되물었다.성훈이는 “어른들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신수정(32) 교장은 “사회에서 아픔을 겪은 아이들이 세상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로 성장해 기쁘다.”고 말했다.이날 졸업식은 선생님들과 학생의 합창으로 끝났다.‘남들이 우리를 앉은뱅이꽃이라 부른다 해도 우리가 평생 앉은뱅이꽃으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안도현 시인의 민들레처럼 중)’ 안동환기자 sunstory@
  • 폭력학생 출석정지제 논란/“감싸안고 선도를” “다수위해 징계를”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을 일정 기간 학교에서 격리하는 ‘출석정지제’의 시행과 관련,교육계가 한바탕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가해학생도 학생인 만큼 학교에서 감싸안아야 한다.”는 선도우선론에 맞서,“소수의 문제학생 때문에 다수의 학습권 등이 침해된다.”는 징계강화론이 대두되고 있다.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지난해 12월29일 국회를 통과,시행까지는 아직 몇개월이 남아 있지만 벌써부터 출석정지,신고 의무화 등 관련 조항의 현실성·실효성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특히 입법을 추진한 국회의원들이 교사나 시민단체 등 현장의 목소리를 소홀히 다뤘다는 비난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학교폭력 건수는 감소,폭력성은 심각해져 새 법은 ‘학교 안팎에서 학생 간의 폭행·협박·따돌림 등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정신 또는 재산의 피해’를 통틀어 학교 폭력이라고 정의했다. 학교폭력은 해마다 건수는 줄고 있지만 폭력의 정도는 심각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교육부의 지난해 국감자료에 따르면 학생폭력을 저지른 비행학생 수는 2000년 1만 1460명·2001년 1만 1221명·2002년 7262명 등으로 감소추세를 보인다. 2002년 통계를 학교 급별로 보면 중학생이 4187명,고교생이 3075명으로 중학생이 좀더 많다.학교폭력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증거이다.남녀 중학생별로는 남학생 1861명,여학생 2326명으로 여학생이 많다.또 고교생은 남학생이 2017명·여고생이 1058명이다.이에 따른 학교측의 징계는 퇴학 137명·특별교육 786명·사회봉사 1754명·학교봉사 4588명 등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폭력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2002년 4월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일어난 친구 살해사건에서 보듯 폭력성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해학생 수용 프로그램 마련 바람직 현행 법에 따르면 의무교육이 시행되는 초·중학생에 대해서는 퇴학처분을 내릴 수 없다.가장 큰 징계가 일정기간 특별교육 이수이다. 따라서 출석정지를 내릴 수 있게 되면 징계의 유형이 훨씬 다양화되고 강화되는 셈이다.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고교에서 퇴학처분이 가능토록 규정하면서도 퇴학처분 전에 일정기간 가정학습을 시킬 수 있는 권한을 학교장에게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출석정지 조치가 도입될 것이 확실되는 가운데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측은 “국회로부터 제정법안을 받는 대로 출석정지 등 구체적인 규정을 담은 시행령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출석정지의 대상이나 기간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 S고에서 학생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김모(29)교사는 “출석정지가 학교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사회봉사만으로도 학생들을 선도하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출석정지의 시행에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고교 2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 최모(44·서울 종로구)씨는 “폭력 가해학생은 버젓이 학교를 다니고 피해학생은 입원해 있거나 전학가는 현실은 부당하다.”면서 “학교가 가해학생도 포용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보다 강한 징계도 시급하다.”며 출석정지제에 찬성했다. 학교사랑실천연대 남승희 운영위원장은 “출석정지의 시행에 앞서 대상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안학교나 대안프로그램 등 사회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해학생의 징계 가운데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 및 협박의 금지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학교안에서 가해학생에게 ‘피해학생으로부터 ○○m 접근을 금지하라.’는 식으로 명령을 내릴 경우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어떻게 확인하겠느냐는 것이다. 또 피해학생들에 대한 ‘치료를 위한 요양’의 경우,예산 확보 뿐만 아니라 전문치료기관이 없는 상황에서 자칫 ‘치료 요양’이 피해 보상의 최소 조건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학교폭력 신고 의무화 실효성 논란 제정된 법에는 학교폭력의 신고 의무화 규정이 실려 있다.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 경우 학교 등 관계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또 누구라도 학교폭력의 예비·음모 등을 알게 된 자는 이를 학교 또는 자치위원회에 고발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특히 교원은 반드시 학교장에게 보고토록 했다.나아가 학교장이 선임한 학교폭력 책임교사에게는 ‘적정한 수당’을 지급토록 명시했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 사이에는 “국회의원들이 학교폭력에 대해 교육 차원이 아닌 법의 잣대로만 생각한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교사들의 책무를 형식적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얘기다.학생폭력의 예비·음모를 신고한다고 치더라도 나중에 어떻게 입증하느냐도 문제일 수밖에 없다. 충남 C고교의 학생부장인 김모(50)교사는 “문제 학생들을 가장 잘 알고 선도할 수 있는 교사는 담임”이라면서 “담임교사가 지도할 수 있는 부분까지 학교장에게 보고토록 의무화한 조치는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총 조흥순 교권정책본부장은 “학교폭력전담 ‘책임교사’를 따로 두려는 것은 이해되지만 수당 지급은 좀더 신중한 검토를 통해 모든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학생생활지도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쪽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美·獨등선 철저한 심사거쳐 엄격히 징계 미국·독일·호주·프랑스 등은 비행학생을 엄격하게 징계한다.물론 징계위원회의철저한 심사를 거치게 돼있다. 독일의 상당수 주는 구두 경고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상황에 따라 ▲특정 교과목에서 4주 동안 격리 ▲3∼6일 학교수업 금지 ▲다른 학교 전학 ▲퇴학 경고 및 퇴학 등의 조치를 내리도록 하고 있다.프랑스도 8일 이상의 유기정학이나 퇴학 등의 규정을 두고 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중·고등학교 정학 부활된다

    앞으로 중·고교생의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해 유기·무기정학과 같은 내용의 ‘출석정지제’가 새로운 징계수단으로 도입된다. 유기·무기정학은 지난 97년 1월 학생생활지도를 징계 위주에서 선도 쪽으로 바꾸면서 폐지됐다.또 학교 폭력의 현장을 보거나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학교 등 관계기관에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관련기사 16면 교육인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원입법의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시행령을 검토 중이라고 7일 밝혔다.이에 따라 늦어도 올해 2학기부터는 새 징계제도가 시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 벌써부터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어,향후 시행령의 구체화 과정에서 격렬한 찬반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법안과 교육부의 검토내용에 따르면 학교폭력의 피해학생에 대해서는 학교별로 설치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학교장에게 심리상담 및 조언,일시 보호,치료를 위한 요양,학급 교체,전학 권고 등을 요청할 수 있다.다만 피해학생의 보호자 동의를 얻어야 한다. 박홍기기자 hkpark@
  • 10월 24일 사과하고 용서하고/ 화해의 날 ‘애플데이’ 첫돌

    ‘애플데이(Apple Day)를 아시나요?’ 화해와 사과의 날인 애플데이가 오는 24일로 첫 돌을 맞는다.지난해 10월 24일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상임대표 최영희) 주최로 시작한 애플데이는 가족이나 친구,선생님,직장 상사나 선후배 등 주변 사람들과 사소한 오해나 미움의 감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화해의 마음을 전하는 범국민 캠페인의 날이다. 올해에는 우리 사회의 ‘화해문화 의식조사’를 실시하고,전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올해 갈등이 가장 심해 화해가 필요한 5곳을 선정,발표할 계획이다.또 인터넷 홈페이지(www.appleday.net)를 통해 가족,친구,동료 등에게 보내는 온라인 화해 편지를 모아 온프라인으로 편지와 함께 사과 1개씩을 전해주는 이벤트도 펼칠 계획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범죄 피해자 권익보호 절실”/한국피해자학회 초대회장 민건식 변호사

    “개인의지에 따라 범죄자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범죄피해자는 그렇지 않습니다.누구도 범죄피해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으니까요.” 피해자학계 대부 민건식(72)변호사는 범죄피해자 권익보호가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오늘 지하철을 탔다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만 남기고 생을 마감할 수도 있고,한밤중에 잠을 자다 느닷없이 강도를 당할 수도 있어요.매년 200만건의 범죄가 이 땅에서 발생합니다.우리 모두 한 순간에 범죄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죠.” 민 변호사가 피해자학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0년.일본 게이오 대학으로 유학,미야자와 코우이치 교수에게 피해자학을 배우면서 부터다.“범죄사건 뒤에는 고통받는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지요.가해자 처벌·교정 등에만 몰두했던 시절,저에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91년 9월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장으로 27년 5개월간의 검사생활을 마감한 민 변호사는 본격적으로 피해자학에 뛰어들었다.92년 4월 학계·법조계 인사 150여명과 함께 ‘한국피해자학회’를 창립한것이다.사재까지 털어 일본·독일 형법전문가를 초청,국제형사학 심포지엄를 열었고 정기간행물을 발간했다.지난 4월까지 11년간 회장직을 맡는 동안 학문은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현재 동국대 등 20여개 대학에서 경찰행정학과 필수과목으로 피해자학이 개설됐다. “학교폭력이 심해지면서 피해자학이 더욱 절실해졌습니다.청소년들은 1차 폭력보다 주위의 싸늘한 시선에 큰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아요.”원주 W중학교 2학년 이모양은 친구들의 따돌림에 고통스러워하다 엄마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상담하러 학교를 찾았지만,선생님은 가해학생들에게 간단한 훈계조치를 하는 선에서 문제를 덮으려 했다.가해학생들은 더욱 이양을 괴롭혔고,도움을 받지 못한 이양은 결국 자살을 선택했다.죄책감에 시달리던 엄마는 이곳저곳으로 이사하다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을 나눠 줄 곳이 없습니다.피의자·피고인 인권은 나날이 향상되는데 피해자 보호대책은 늘 제자리 걸음이지요.” 다행히 지난달 5일 국내 처음으로 경북 김천·구미지역에 ‘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설립됐다.법조·의료·학계인사 40여명이 모여 피해자종합지원센터를 건립한 것이다.피해자학회 일원인 조균석 대구지검 김천지청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센터는 범죄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심리치료·법률상담·경제적 지원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1차 범죄피해를 막을 수 없지만,그 후에 겪게 되는 정신적·경제적 후유증은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민간이 먼저 나섰으니 이제 국가가 시스템을 갖춰야 할 때지요.” 민 변호사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피해자변호인제도’를 꼽았다.국선변호인제도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피해자를 위해 국가가 변호인을 선임해주자는 것이다.“성범죄 피해자의 경우 경찰·검찰에 이어 재판과정에서도 증언을 합니다.하지만 누구의 조언도 받지 못한 채 모든 고통으로 홀로 감내하지요.피고인은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데,불공평하지 않나요?” 민 변호사는 형법 개정은 물론 검사들도 피해자 권리보호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검사는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얼마든지 피해자를 곤혹스럽게 할 수 있어요.가해자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만큼,피해자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피해자는 ‘증거’가 아니라 ‘고통받는 이웃’입니다.” 정은주기자 ejung@
  • 말 안듣는 아이 매 약인가 독인가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때때로 매를 든다.아이들을 학대하는 몹쓸 부모가 아니라도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폭력은 그리 멀지 않다. 그러나 부모들은 알고 있다.‘사랑의 매’라고 아무리 변명해도 사실은 순간적으로 감정이 끓어올랐을 뿐,아이의 버릇이나 미래를 생각한 ‘교육적 처신이 아니었음을.그리고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니다.”는 자책에 괴로움을 겪기도 한다. 아이에게 매를 들어야하나,말아야하나.이것은 부모들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다. ●잘못된 버릇 어떻게 해야 하나 독자 김영선(39·서울 양천구 목동)씨가 메일로 취재를 요청했다. “아이가 커가면서 가장 큰 고민은 잘못된 버릇을 어떻게 고쳐나가느냐는 문제입니다.처음에는 좋은 말로 시작하지만 때때로 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기도 합니다.오늘도 수학문제를 가르치다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말았습니다.제가 성격이 유난한 편도 아닌데 아이에게만은 이런 식의 ‘저급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속상합니다.‘사랑의 매’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솔직히 감정적으로 행동한 것이니까요.매를 들지않고 아이를 키울 수는 없을까요?그리고 남들도 저처럼 아이를 때리면서 키우는지 알고 싶습니다.” 독자 김씨의 고민은 ‘아이 키우기’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욱이 가정과 사회적인 분위기가 자유스러워지면서 “아이들의 버릇이 나빠졌다.”는 말에 대부분의 기성 세대는 공감한다.그러나 이전 세대와 달리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고 배운 부모들로서는 지난 세대의 엄격한 가정교육과 다른 새로운 자녀교육을 원한다.과도기적인 어려움은 가정교육에도 고스란히 투영돼 이 시대 부모들은 자녀교육에 이전 세대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10살난 두 아이의 어머니 성혜란(37·서울 동작구 사당동)씨는 매를 드는 이유를 “이대로 뒀다가는 아이들이 제대로 자라지 않을 것같다는 조바심 때문에 화를 내게되고,때리기도 하는 것같다.”고 ‘부모의 욕심’이라고 때리는 이유를 분석했다.“솔직히,아이들은 맞으면 당장 조용해지고,말도 잘 듣기 때문에 매를 든다.남편은 아이를 인격적으로 대접하라고 하지만,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면 그런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도리어 화가 난다.” 회사원 정석준(42·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씨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회초리를 걸어두고 키웠다.“실제로 아이를 때릴 기회는 많지 않았다.하지만 아이가 떼를 쓰거나,버릇없이 굴 때는 회초리는 상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고 믿는 부모님 아래서 자랐고,가끔 형제들이 싸우면 벌을 서기도 했다.매를 들지는 않더라도 부모가 통제할 방법을 모르면 문제가 커진다.”고 ‘가정교육 부재의 시대’를 염려하면서,그럴수록 ‘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매,필요악인가 대부분의 부모들은 ‘매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봐도 매를 맞고난 후,‘정신을 차려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잖았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난색을 표한다. 동덕여대 우남희교수는 “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자녀를 부모의 예속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또한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라고 생각해서 때려서라도 가르쳐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부모가 이성적인 준비 혹은 훈련이 되지않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버릇은 무서운 것이라 한다.‘사랑의 매’든 ‘교육적인 매’든 결국 매를 맞고,버릇을 가르쳤다면 다음 버릇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더 많이 때려야한다는 것이다.어린 아이에게 매는 단기적으로 ‘착한 아이’를 만들 수 있으나 그런 식의 통제만능 가정교육은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를 결국 어긋나게하는 단초가 된다.즉 부모들은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통제력의 부족’이라고 생각하면서 더욱 철저하게 통제하게 되고 친구에게 전화하는 것부터 공부하는 시간 체크까지 감시의 눈길을 번득이며 통제하게 마련이다.그러나 통제는 결국 부모가 바라는 바와는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지고,부모와 자녀간의 갈등만 커지게 된다. 때때로 아이들은 힘든 일과 매,두 개의 선택 중 “맞고 말지.”라는 식으로 부모가 기대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다.직장인 유현진(35·경기 성남시 분당구효자동)씨는 요즘 자녀교육에 자신감을 잃었다.초등학교 2학년 딸이 어렵더라도 혼자 일기를 써보라는 할머니의 충고에 “엄마는 잠깐 화내고 나면,금방 내 뜻대로 해준다.”며 “한 대 맞으면 된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직장일로 바빠 늘 시간이 없으니 아이가 스스로 해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걱정이 많지요.그래서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기보다는 ‘본론’위주로 이야기하게 되고,가끔 때리기도 했어요.물론 그렇게 심한 폭력은 아니었지만,야단을 치고 아이의 자존심을 짓밟았어요.후딱 제가 숙제를 해주는데 아이는 제 속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었다니…” 또한 아이는 너무 아프거나,무서우면 무엇을 잘못했는지 반성할 겨를도 없이 매를 맞아서 아프고,기분이 나쁘며 부모가 무섭다는 기억밖에 하지 않게 된다. 아이들에게 절대로 매를 들지않는다는 김성락(44·서울 강서구 가양동)씨.“실제로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타당한 이유없이 그냥 맞았던 기억,부모님이든 선생님에게서든 맞았던 기억은 섭섭함과 불쾌함,상처로 남아있어요.아직도 억울해요.” 그는 매의 ‘무용론’을 강조했다. ●폭력은 학습된다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아동학대라 불리는 극단적인 경우가 아닌 보통가정에서 가끔 일어나는 ‘매’도 폭력의 범주에 넣어야하고,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깊이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폭력이 폭력을 부른다는 ‘폭력의 순환(cycle of violence)’은 이미 증명된 명제임을 부모들이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우리는 “3살 전에 버릇을 들이지않으면 아이 키우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만연해있고,최근에는 조기교육까지 극성이라 서너살 때부터 강압적으로 양육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그러나 일찍 폭력에 노출된 아이는 자율성이 없어지고,자아상이 나빠져서 결국 자신감도 잃게된다는 것이다.부모가 자꾸 아이를 야단치면서 했던 말로 인해 아이들은 ‘나는 나쁜 애니까 어차피 좋아질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초등학교 4학년 양성호(가명)군은 우울증 때문에 정신과를 찾았다.착하던 아이가 갑자기 화가 나면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는가 하면 도벽까지 생겼기 때문이다.풍족한 가정환경이지만 성호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사내가 약하다.”며 아이를 때려서 키웠고 화가 나면 아이를 던지기까지 했다.심리검사에서 어떤 그림을 봐도 성호는 모든 사물을 무섭게 받아들였고,적개심에 가득차 있었다.성호의 어머니는 “사내아이가 약하다고 남편은 아이가 파랗게 질리도록 야단치고 때리기도 했다.얼마전 일기에 ‘언젠가는 아버지를 죽여버리겠다.’는 말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맞고 자란 아이는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위험이 크다고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말한다.가정에서의 매가 결국 사회적인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성훈(가명·13)군은 동생 성호(가명·12)군을 때려서 결국 크게 다치게 했다.문제는 가정폭력의 가해자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에 폭력에 노출됐던 아이는 폭력에 대한 도덕성을 갖지 못했고,또한 분노를 조절할 줄 모르는 아이로 자랐다.“얌전한 아이인데,왜 동생에게만은 그렇게 폭력적인지 모르겠다.”고 어머니는 말하지만 폭력의 순환고리는 이렇게 때로는 가해자로,때로는 피해자로 이중의 고통을 안겨줄 만큼 치명적인 것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형제가 싸우고,서로 폭력을 휘두른다면 그 문제는 형제가 아닌 부모와 자녀간의 문제에서 풀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부모들의 의식이 달라지지 않는 한 매 맞는 아이와 학교폭력,사회적인 폭력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전 세대들이 모두 폭력을 옹호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한학자 노재욱씨는 ‘이제는 아버지가 회초리를 맞을 때다’라는 자녀교육서에서 “예의범절이나 버릇을 가르치려고 아이에게 매를 때리는 것은 선현들의 가르침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선현들이 자녀를 때리라고 가르치지는 않았다.오히려 자녀는 부모를 보고 배우는만큼 부모의 행동가짐을 올바르게 할 것을 강조했다.자신들은 예의는 물론 질서와 도덕을 무시하면서 아이에게만 잔소리하고,매를 든다면 결코 진정한 예의를 가르칠수 없을 것”이라며 이 시대 부모들의 이중적인 가정교육을 우려했다. ●매는 절대로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들은 “매는 절대로 안된다.”고말하지는 않는다.‘때에 따라서’는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남희 교수는 “부모들이 이를 잘못 이해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아이의 성격에 따라서 결정하라.”고 말했다.논리적으로 따지고 드는 아이에게 매는 금물,반면 감정적이고 행동이 부잡스러운 아이들에게는 “신체적인 가해가 때로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진정 아이를 위한,감정적인 분노표출이 아닌 ‘교육적’인 매는 어떤 것일까. 우선 △부모가 화를 가라앉히고 난 뒤에도 때릴 이유가 분명히 있다면 그렇게 하라.△“다음에 또 이렇게 행동하면 3대 때린다.”는 식으로 미리 경고하고,똑같은 행동을 했을 때에는 벌할 수 있다.단 가급적 같은 장소에서 체벌을 하나 정해두고 벌한다면 계획성없이 손으로 때리는 그런 폭력의 문제점은 해결할 수 있다.△아이를 때리고 나서는 반드시 달래줘야 한다.또 아이에게 맞고나서의 느낌이나 생각을 묻고,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그래야 아이가 매에 대해 이해하고,상처로 남지않기 때문이다. 결국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대화하는 부모의 자세가 매보다는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허남주기자 h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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