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정책 일원화] 부처기능 통합조정
문화관광부와 청소년보호위원회로 이원화된 정부의 청소년 정책기능이 통합조정될 예정이다.
행정자치부는 19일 “지난해 인천 호프집 사건에다 최근 미성년자 고용 윤락업소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을 계기로 각 부처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 청소년 업무를 종합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17개 관련 부처들을대상으로 정책의 통합조정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각 부처가 낸 의견을 토대로 오는 3월말까지 종합조정안을 확정하고 정부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면 조직개편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와관련,청소년의 90% 이상이 학생인 만큼 통합조정은 교육부에서 해야한다는 등 각 부처별로 자기 부처가 주관부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 중인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행자부는 각 부처별 청소년 소관업무는 그대로 둔다 하더라도 청소년 정책은 통합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청소년 정책은 문화관광부와 국무총리실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로 이원화되어 있다.문화부는 청소년 육성정책을,청소년 보호위원회는 청소년보호정책을 관장한다.
이밖에 법무부,교육부,노동부 등 15개 부처에서 업무소관별로 청소년 업무를 분산수행하고 있다.예를 들면 외교통상부는 청소년 국제교류,노동부는 청소년 직업훈련,행자부는 청소년 수련시설 관리업무 등을 맡고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청소년 업무의 통합조정 필요성과 관련,“지난해 인천호프집 사건에서 드러나듯 각 부처가 서로 발뺌하는 식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느냐”면서 “외국은 청소년 육성정책과 보호정책기능을 같은 기관에서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행자부가 검토 중인 종합 조정방안은 ▲장관이 부총리로 격상되는 교육부로 육성 및 보호정책을 통합하는 방안 ▲문화관광부에 청소년보호위의 기능을추가하는 방안 ▲보호위원회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 등 3가지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청소년 정책의 종합조정과 별도로 각 지역단위에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청소년유해업소 단속 및 고발을 하는 등 청소년 보호를 위한 시민사회의 활동이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국회에서도 지난 98년부터 청소년위원회 위상제고와 정책기구 일원화를정부측에 권고한 바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청소년보호 특별대책 추진 어떻게 정부는 지난해 12월 초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교육부,행정자치부,문화관광부,청소년보호위원회,대검찰청 등 관계부처 차관이 참석한 합동회의를 갖고 각기관별로 청소년보호 특별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19일 현재 이 특별대책은 대부분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우선,특별대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위해 중앙부처 및 시·도별로 추진전담반을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구성하도록 했으나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제대로 되지않고 있다.
지자체와 긴밀한 협조관계가 필요한 행자부의 경우,본부에 아직 추진전담반이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각 부처별 특별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하게 될 청소년보호위원회 산하 중앙점검단의 상설화 문제도 불투명하다.
보호위원회측은 현재 파견직원 3명으로 구성된 이 조직을 15명으로 늘려 이달말까지 상설화한다는 입장이다.그러나 행자부는 장관교체로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법령 제·개정 등 제도개선 사항이 부처간 이견으로 언제추진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콜라텍 제도화문제다.청소년보호위원회는 건전한 놀이공간 확보차원에서 콜라텍 합법화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대목은 문화관광부와 보건복지부가 서로 맡지 않으려고 안간힘이다.문화부는 체육시설의 설치이용 등에 관한 법상 무도장은 20세 이상을 이용대상으로 하고 있어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콜라텍을 이 법에 포함시킬 수없다는 입장이다.복지부의 경우,식품위생법상 조리시설이 수반돼야 하나 콜라텍에는 조리시설이 없어 식품위생법으로 관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와관련,“경찰에서 콜라텍에서 술이나 담배를 판매할 경우,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에다 단속근거를 마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밝힌다.
노래방 주류판매·접대부 고용,비디오등급위반 등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위반시,형사처벌 규정신설도 논란이다.
문화부는 이에대해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이나 청소년보호법으로도 형사처벌할 근거가 있는 만큼 음·비법에 형사처벌 규정을 따로 둘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현재 대부분의 위반 업자들은 행정처분만 받고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18세 미만으로 되어있는 영화진흥법,공연법 등의 청소년보호 연령을 19세미만으로 통일하는 문제도 청소년보호위원회와 문화부가 이견이다.
문화부는 이와관련,오는 4월 중순부터 성인영화 관람허용 연령인 18세에 해당되더라도 고교 재학생은 성인영화를 볼 수 없게 영진법이 개정,시행된다며 19세미만으로 법 개정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현갑기자 *인터넷음란물·단란주점…유해환경 청소년들 '포위'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은 청소년 유해환경은 갈수록 증가추세이나 정부의 단속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포르노 잡지와 비디오,인터넷 음란물을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데다 유흥음식점,단란주점,노래방,비디오감상실 등 각종 유해환경 업소도 급속도로확산되고 있다.특히 최근에는이들 업소들이 주택가나 학교부근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반면 청소년이 이용할만한 공공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유해업소 단속실적은 94년 업소별로 3.8차례에서 98년에는 1.3차례로 뚝 떨어졌다.현재 담당공무원 한 명이 관리해야 하는 유해업소는 평균 1,300여개.이러다보니 제대로 단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찰과 지방교육청 등 관계기관간의 협조도 미흡하다.
청소년 문제를 1차적으로 풀어야 할 학교교육도 한계에 달한 상태다.유해업소를 출입하는 학생들에 대한 교사들의 교외활동 지도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학교는 더 이상 답이 되지 못하고 있다.
98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집단 따돌림을 당한 중·고학생은 남학생은 28.
2%,여학생은 20.3%로 나타났다.학교폭력의 피해를 본 학생은 18만7,680명으로 집계됐다.
또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교 3학년생의 흡연율은 97년에 이미41.6%로 세계최고 수준이다.미국 28.2%,영국 20.5%,일본 26.2% 등을 훨씬 웃돌고 있다.
성인들이 향락문화에 탐닉하고 있는사이 우리의 청소년들도 유해환경의 거센 파도에 휩쓸려 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통해 청소년보호 특별대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박현갑기자 *”향락적 성인 놀이문화 풍토 바꿔야” “청소년을 제대로 키우고 보호하려면 건전한 놀이공간의 확대와 함께 성인들의 향략지향적인 놀이문화 풍토를 바꿔야 합니다” 강지원(姜智遠)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은 19일 “청소년 놀이문화는 성인문화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물리적 공간확충뿐만 아니라 성인들의 의식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부처합동의 청소년보호 특별대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민관합동 단속이 잘되고 있다.이달말까지 보호위원회에 중앙점검단을 상설화한다.점검단은 각 부처 및 지자체의 특별대책 시행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상황 점검도 할 것이다.다만 지자체와 일선 교육청간의 유기적 협조가 미흡하다는 생각이다.자치단체장이 청소년 보호업무에 대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청소년 업무를 담당할 일선공무원 한명이 1,300여개 유해업소를 담당한다.청소년 사업에 그만큼 역점을 두지않고 있다는 방증이다.지난해 11개 시·군을순회했다.부단체장이 책임지고 청소년 행정을 하는 곳도 있는 반면,어떤 곳은 과장이 관련업무를 전결처리하는 곳도 있었다.
●법령 정비작업은.
이에대한 우리 입장은 확고하다.노래방에서 청소년에게 주류나 담배를 판매할 경우,현재는 행정처벌만 있고 형사처벌은 없다.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에 형사처벌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단란주점은 여성접대부를 두면 형사처벌받는데 노래방은 받지않는다면 문제아닌가.
●청소년 정책기능은 어떤 방향으로 통합되어야 하나.
현재 행자부에서 이에대해 객관적 입장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청소년 육성 및 보호행정은 동전의 양면같은 성격이 있어 엄밀히 구분하기 어렵다.나쁜 환경을 억제하고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따로 전개돼서는 불합리하다고 본다.
박현갑기자 *청소년 관련 업무 외국에선 어떻게 대부분의 국가는 청소년 관련 업무를 소관부처별로 나눠 수행하고 있다.그러나 조직의 규모만 다를 뿐 청소년 육성정책과 보호정책기능을 같은 기관에서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합조정을 위해 부처규모의 전담조직을 둔 나라는 독일·프랑스 등이다.
독일은 연방 가정·노인·여성·청소년부를,프랑스는 청소년체육부를 각각두고 있다.실·국 정도의 조직을 둔 곳은 일본과 우리나라 정도다.
일본은 총무청 소속의 청소년대책본부를 두고 있다.청소년 정책에 대한 기본적이고 종합적인 시책의 수립·관계성청의 시책 및 사무의 종합조정,다른성청에 속하지 않는 청소년 시책의 기획·입안·시행 등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문화관광부 청소년국과 국무총리실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가있다. 미국은 전담조직없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청소년을 위한 백악관 회의’라는 협의체를 통해 연방정부 차원의 청소년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이 협의체는 각 부처의 청소년 정책을 총괄·조정·기획하는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한편 실질적인 유해매체물 심의규제기구는 우리나라처럼 별도로 설치·운영하고 있다.독일은 연방청소년 보호심사 위원회에서,프랑스는 법무부 소속의청소년용출판물 감독단속 위원회에서,일본은 지자체별로 청소년보호 심사위원회에서,미국은 민간기구인 건전간행물 윤리위원회와 만화심의위원회 등에서 규제하고 있다.
박현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