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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여성 대통령 탄생이 가장 큰 정치쇄신”

    朴 “여성 대통령 탄생이 가장 큰 정치쇄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론’을 부각시키며 여성 표심을 겨냥한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근엄한 정치인’이란 기존 이미지의 굴레에서 벗어나, 부드러움을 무기로 한 여성 리더로서의 장점을 내세워 정책쇄신뿐 아니라 이미지 변신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는 28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여성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이자 정치쇄신”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축사에서 “글로벌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부드러움과 강력한 리더십, 그리고 부패와 권력 다툼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국민만 생각하고 국민과 동행할 수 있는 여성 대통령 시대로 정치 패러다임을 바꾸자.”면서 “영국의 대처,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여성 지도자의 섬세하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당선되면 여성을 정부 요직에 중용하겠다.”며 보육정책 등 여성정책을 국가 정책의 핵심으로 두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당의 위기를 두 번이나 극복한 자신의 정치 역정을 상기시키며 “지금이야말로 어머니 같은 희생과 강한 여성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도 했다. 앞서 박 후보는 전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성혁명시대 선포식’에서도 “여성 대통령이야말로 가장 큰 정치쇄신”이라고 언급했다. 역대 남성 대통령이 권력 다툼이나 부패 사건에 휘말려 국민이 바라는 희망을 이루지 못했지만 여성 대통령이라면 교육·보육·학교폭력·전세난·청년실업 등을 보듬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2회 위드베이비 유모차 걷기대회에서 보육정책을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후보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여성’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여성 후보’란 화두는 지지층 확장에 한계가 있고 특히 새누리당 표밭인 영남권에서 보수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당에서 기피해 왔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은 문재인·안철수 후보와 대비할 때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박 후보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중앙선대위 인사들이 최근 부쩍 ‘여성 대통령론’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전략에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각종 간담회에서 ‘박 후보의 별명은 그레이스 박’이라는 등 여성적 측면을 부각시키면서 박 후보의 보육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강남 코엑스의 영화관에서 팝콘 판매 아르바이트 체험을 하는 등 20·30세대 표심잡기에도 힘을 쏟았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안테나] “지시 따랐을 뿐인데…” 억울한 학교장들

    [안테나] “지시 따랐을 뿐인데…” 억울한 학교장들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폭력 가해 사실 학생부 기재를 거부한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해당 학교 교장들을 고발하고 징계하기로 결정하자 일선 학교에서는 “교과부에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는 교육감 지시에 따랐을 뿐인데 억울하다.”고 하소연. 학교폭력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아 징계를 받게 된 도내 12개 학교장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당혹스럽고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 도내 교육계는 김 교육감이 끝까지 고발·징계 대상인 교장과 교육청 간부들을 보호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과 교육감이 반대하면 교과부는 교원들을 절대 징계할 수 없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엇갈린 반응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 대구 자살여고생 “괴롭힘 당했다” 유서

    지난 11일 투신 자살한 대구 K고교 1학년 이모(16)양이 “학교폭력을 당했다.”며 가해 학생 처벌을 요구하는 유서를 남겨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당초 이양은 성적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뒤늦게 경찰이 공개한 유서에서 학교 폭력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12일 공개된 유서는 A4용지 한장으로 자신을 괴롭힌 친구 1명의 실명과 함께 피해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유서에 따르면 이양은 성적이 떨어져 괴로웠지만 비교적 잘 버텨왔다. 그러나 같은 반 친구 A양 때문에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됐다. A양은 이양에게 심적으로 너무 큰 고통과 모욕감, 수치심을 주었다. 몇 개월 전부터 A양은 눈만 마주치면 정색을 하고 노려봤다. 뭘 잘못한 게 있냐고 물었으나 없다고 하면서 행동으로 계속 무시했다. 최근에는 A양이 다른 친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이양을 비난했다. 이양은 심한 수치심을 느꼈지만 참았고 A양과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A양은 이양을 계속 무시하고 정색하는 표정으로 노려봤다. 이양은 꼭 A양을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게 부탁했다. 그래서 A양이 자신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게 만들어 달라는 말로 유서를 마쳤다. 이 유서는 이양이 쓴 3통의 유서중 하나로 나머지 2통은 부모와 동생에게 남긴 것이다. 경찰은 유서에 등장하는 A양을 소환 조사를 할 방침이다. 이 학교 중간고사가 이번 주에 끝남에 따라 다음 주중 소환키로 했다. 또 이양의 같은 반 친구들도 불러 유서에 적힌 상황에 대해 확인할 계획이다. 이양의 아버지는 “신체적인 폭행만이 폭력이 아니다. 언어폭력도 그 이상이다. 경찰에서 철저히 조사해 폭력이 밝혀지면 법에따라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은 11일 오전 4시40분쯤 대구 동구 방촌동 모아파트 7층 자신의 방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특별한 기회’ 3차 경찰공무원 공채…1037명 선발 사전 분석

    ‘특별한 기회’ 3차 경찰공무원 공채…1037명 선발 사전 분석

    지난 8일 마감한 원서 모집에서 2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3차 경찰공무원(순경) 채용은 최근 거의 없었던 특별한 기회다. 지난 5~6년간 경찰공무원 채용은 1년에 두 차례가 전부였다. 올해 초 경찰청이 채용시험 일정을 발표할 때도 3차는 예정에 없었지만, 강력범죄가 빈발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채용인원도 일반공채 남성 622명, 여성 155명, 전·의경 140명, 경찰행정 120명으로 모두 1037명에 이르러 1, 2차 채용인원을 뛰어넘는 대규모다. 경찰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평균 78.6대1 정도인데, 8월 25일 필기시험이 치러진 2차 채용에서는 1차 선발인원보다 모집 규모가 줄어 8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는 20일 예정인 3차 모집 필기시험의 난이도는 평이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문각 남부경찰학원의 공병인 강사는 10일 경찰학개론 과목에 대해 “올해 1, 2차 채용에서 경찰학개론은 전체 20문제 가운데 법조문이 7~8문제, 판례가 1~2문제, 내용이론이 10문제 정도로 출제됐다.”며 “3차 시험에 대비해서 법조문과 기출문제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 2차 시험에서 판례는 승진 및 경찰간부시험에서 이미 출제되었던 신뢰보호의 원칙 등이 다시 나왔고, 법조문은 개정법률 및 행정규칙 등이 출제되었다. 내용이론은 기존에 출제된 것을 변형하여 단답형이 아닌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주로 나왔다. 문제의 난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박스 문제가 많아 시간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체감 난도는 높았을 수 있다. 형법 과목에 대해 함승한 강사는 “1, 2차 시험에서 형법은 판례 위주로 나왔고, 3차 역시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요이론과 미수, 예비음모와 같은 주요 도표는 반드시 익혀야 할 내용이다. 또 새로운 교재를 보기보다는 1, 2차 채용 시험에서 본 교재를 다시 한번 꼼꼼히 보는 것이 고득점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2차 채용 시험에서는 형법 판례 문제가 지엽적이고, 쉽게 보기 어려운 것이 나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형사소송법 과목에 대해 이승준 강사는 “매년 마지막 시험의 난이도는 무난하게 출제되는 편”이라며 올해를 비롯한 최근 몇 년간의 경찰승진 기출문제와 함께 지난 3년간 최신 판례를 정리하라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판례가 그대로 문제로 출제되는 일도 있으므로 최신 판례까지 꼼꼼하게 정리하고 문제풀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응용력을 키워야 한다. 경찰행정법 과목은 1차 경찰행정 특채에서 중요법령 및 판례가 출제됐고, 특히 최신 판례가 많이 나왔다. 수사 과목에 대해 안태영 강사는 “수사총론에서 13~15문제, 각론에서 5~7문제가 출제된다.”며 “개정된 법령·규칙에 유의하고, 최근 사고가 빈발하는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사 과목에 대해 오태진 강사는 “1, 2차 시험과 마찬가지로 3차 채용 시험도 난이도는 평이하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차 시험에서는 18문제가 눈에 익은 기출문제였다. 변별력을 위해 생소한 개념을 묻는 문제도 있었으나 당락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맞는 것은 몇 개인가?’와 같이 정확한 지식을 알아야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는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했다. 영어 과목은 1차 시험은 평이했으나 2차 시험에서는 단문형식 및 어휘 규정이 많이 출제됐다. 3차에 대비해서는 기본적인 문법과 기출 어휘를 반복학습하고, 1차 시험에서 출제됐던 중단문의 독해 기출문제를 풀이하는 것이 효율적인 전략이다. 필기시험을 끝낸 순경 2차 채용은 오는 22~26일 면접시험을 시행할 예정이다. 최종합격자는 필기 50%, 체력 25%, 면접 20%, 가산점 5%를 합산하여 결정된다. 순경 면접은 1차 단체면접과 2차 개별면접으로 나뉜다. 지방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개인별로 약 15~30분 진행된다. 단체면접에서 그동안 나온 질문을 종합해 보면 ‘상사의 부당한 명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시민의 불법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도 피의자가 도망가는데 피해자가 피를 흘리고 있을 때 대처방법은?’ 등이 있다. 개별면접에서는 지원 동기, 지원하고 싶은 부서, 전공, 군대 등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이 많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조직의 리더나 장이 되어본 경험, 봉사활동 경험, 상사와의 의견충돌, 자기희생 경험 등을 물어 공직적합성과 인성을 검증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1037명 3차 경찰공무원 합격비법 알고 보니…

    1037명 3차 경찰공무원 합격비법 알고 보니…

    지난 8일 마감한 원서 모집에서 2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3차 경찰공무원(순경) 채용은 최근 거의 없었던 특별한 기회다. 지난 5~6년간 경찰공무원 채용은 1년에 두 차례가 전부였다. 올해 초 경찰청이 채용시험 일정을 발표할 때도 3차는 예정에 없었지만, 강력범죄가 빈발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채용인원도 일반공채 남성 622명, 여성 155명, 전·의경 140명, 경찰행정 120명으로 모두 1037명에 이르러 1, 2차 채용인원을 뛰어넘는 대규모다. 경찰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평균 78.6대1 정도인데, 8월 25일 필기시험이 치러진 2차 채용에서는 1차 선발인원보다 모집 규모가 줄어 8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는 20일 예정인 3차 모집 필기시험의 난이도는 평이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문각 남부경찰학원의 공병인 강사는 10일 경찰학개론 과목에 대해 “올해 1, 2차 채용에서 경찰학개론은 전체 20문제 가운데 법조문이 7~8문제, 판례가 1~2문제, 내용이론이 10문제 정도로 출제됐다.”며 “3차 시험에 대비해서 법조문과 기출문제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 2차 시험에서 판례는 승진 및 경찰간부시험에서 이미 출제되었던 신뢰보호의 원칙 등이 다시 나왔고, 법조문은 개정법률 및 행정규칙 등이 출제되었다. 내용이론은 기존에 출제된 것을 변형하여 단답형이 아닌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주로 나왔다. 문제의 난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박스 문제가 많아 시간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체감 난도는 높았을 수 있다. 형법 과목에 대해 함승한 강사는 “1, 2차 시험에서 형법은 판례 위주로 나왔고, 3차 역시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요이론과 미수, 예비음모와 같은 주요 도표는 반드시 익혀야 할 내용이다. 또 새로운 교재를 보기보다는 1, 2차 채용 시험에서 본 교재를 다시 한번 꼼꼼히 보는 것이 고득점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2차 채용 시험에서는 형법 판례 문제가 지엽적이고, 쉽게 보기 어려운 것이 나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형사소송법 과목에 대해 이승준 강사는 “매년 마지막 시험의 난이도는 무난하게 출제되는 편”이라며 올해를 비롯한 최근 몇 년간의 경찰승진 기출문제와 함께 지난 3년간 최신 판례를 정리하라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판례가 그대로 문제로 출제되는 일도 있으므로 최신 판례까지 꼼꼼하게 정리하고 문제풀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응용력을 키워야 한다. 경찰행정법 과목은 1차 경찰행정 특채에서 중요법령 및 판례가 출제됐고, 특히 최신 판례가 많이 나왔다. 수사 과목에 대해 안태영 강사는 “수사총론에서 13~15문제, 각론에서 5~7문제가 출제된다.”며 “개정된 법령·규칙에 유의하고, 최근 사고가 빈발하는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사 과목에 대해 오태진 강사는 “1, 2차 시험과 마찬가지로 3차 채용 시험도 난이도는 평이하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차 시험에서는 18문제가 눈에 익은 기출문제였다. 변별력을 위해 생소한 개념을 묻는 문제도 있었으나 당락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맞는 것은 몇 개인가?’와 같이 정확한 지식을 알아야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는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했다. 영어 과목은 1차 시험은 평이했으나 2차 시험에서는 단문형식 및 어휘 규정이 많이 출제됐다. 3차에 대비해서는 기본적인 문법과 기출 어휘를 반복학습하고, 1차 시험에서 출제됐던 중단문의 독해 기출문제를 풀이하는 것이 효율적인 전략이다. 필기시험을 끝낸 순경 2차 채용은 오는 22~26일 면접시험을 시행할 예정이다. 최종합격자는 필기 50%, 체력 25%, 면접 20%, 가산점 5%를 합산하여 결정된다. 순경 면접은 1차 단체면접과 2차 개별면접으로 나뉜다. 지방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개인별로 약 15~30분 진행된다. 단체면접에서 그동안 나온 질문을 종합해 보면 ‘상사의 부당한 명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시민의 불법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도 피의자가 도망가는데 피해자가 피를 흘리고 있을 때 대처방법은?’ 등이 있다. 개별면접에서는 지원 동기, 지원하고 싶은 부서, 전공, 군대 등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이 많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조직의 리더나 장이 되어본 경험, 봉사활동 경험, 상사와의 의견충돌, 자기희생 경험 등을 물어 공직적합성과 인성을 검증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정권 말 또 증원요구 ‘구태’

    정권 말 또 증원요구 ‘구태’

    정권 임기 말을 맞으면서 관가에는 증원 요청 관행이 또 도졌다. 조직의 효율화보다는 조직 확대라는 부처 이기주의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실 대처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성폭행 사건 발생과 관련해 경찰과 보호관찰 인력은 늘어났다. ●실제 증원은 5% 내외 될듯 10일 행정안전부와 민주통합당 박남춘 의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17일 현재 각 부처가 증원을 요청한 인원은 3만 2082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원 요구는 행안부의 조직심사와 기획재정부의 예산협의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정부는 3445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증원 요구는 해마다 커졌다. 각 부처의 증원 요구 규모는 2009년 7159명에서 2010년 2만 796명, 2011년 2만 6671명으로 해마다 늘었다. 증원을 가장 많이 요구한 부처는 지방교육청 및 각급 공립학교와 경찰, 법무부·검찰, 국세청 등이었다. 국세청은 징세법무국장과 조사1국장의 직급을 4급에서 고위공무원단으로 조정하는 반면 기능 10급 인력은 15명 감축하는 등 1316명의 증원을 요청했다. 검찰은 6개 지방검찰청 지청에도 사무국과 사건과를 신설하는 등 1064명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학교폭력과 성폭력 범죄 등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이 일어나며 담당 인력이 부족하다는 요구가 컸다. 검찰과 경찰은 ‘주의집중사건’에 편승해 실제 민원을 이뤘다. 경찰 인력은 1300여명 보강되고, 보호관찰 인력도 360여명 증원됐다. 학교폭력 전문상담교사 등도 200명 늘어났다. 일부에서는 각 부처가 새 정부 임기 초에 조직을 개편하고, 공무원을 감축하는 전례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등이 공무원 증원을 약속하고 있어 부처의 증원 요구 목소리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국민의 정부 임기 마지막해인 2002년에는 1만 4000명이, 참여정부 임기 말인 2007년에는 1만 5000여명이 증원됐다. ●행안부 “조직 효율화가 우선” 하지만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국정 기조상 과거 정부와 같은 대규모 증원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행안부의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소요 정원과 수시 정원을 합하면 실제 증원 요구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났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무엇보다 증원을 요구하기에 앞서 각 부처가 조직을 효율화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성범죄자 집 주변선 경고음·귀갓길 위치 전송… 진화하는 내비게이션

    성범죄자 집 주변선 경고음·귀갓길 위치 전송… 진화하는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이 지름길을 찾아줘 자동차 운전을 도와주는 지도나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는다. 내비게이션 기술이 스마트폰과 결합, 일상생활 속으로 쏙 들어왔다. 10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2 디지털국토엑스포’에서는 날로 진화하는 내비게이션과 3차원 국토정보 영상 장비가 전시된다. 눈에 띄는 내비게이션은 범죄 예방용 애플리케이션. ‘늑대다’는 사용자가 성범죄자 거주지, 바바리맨 출몰지역, 범죄발생지역, 학교폭력 위험지역 등에 반경 50m 이내로 접근하면 경보 신호를 보내주는 내비게이션이다. 예를 들어 경기 수원시 권선구 ○○○동 537 근처에 가면 경고음과 함께 화면에 ‘성범죄 지수 58%’라는 경고 문구가 나오도록 만들어졌다. 2000년 이후 발생한 전국 성범죄자 거주 지역과 요일, 날씨 등 분석 정보를 사용자가 이동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알려줘 범죄를 예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늦은 귀가 때 택시번호를 입력하면 지정된 지인에게 위치 정보를 발송해 주는 ‘택시탓숑’, 늦은 귀갓길에 자신의 위치를 보호자에게 주기적으로 전송하는 ‘안심귀가 트레킹 서비스’, 위험을 느끼면 이어폰 버튼을 눌러 구조를 요청하는 ‘호신용 이어폰’, 낯선 외부인 방문 때 어른 남성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남성음성 지원 서비스’ 앱도 있다. 생활 속 불편사항(쓰레기 방치, 불법 주·정차 등)을 사진 또는 동영상으로 찍어 신고할 수 있는 민원접수 앱인 ‘생활불편 스마트신고’ 서비스도 있다.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산속 등에서도 지도에서 현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산넘어 산’ 등 내비게이션이 전시된다. 노약자 등이 복잡한 골목길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보행자 내비게이션’도 등장했다. 기상정보와 내비게이션을 결합, 차원 높은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웨비게이션’도 있다. 침수 및 산사태 등 위험 지역 정보를 제공, 해당 구간을 돌아갈 수 있는 경로를 안내해 준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신고·증언 앙심 ‘보복범죄’ 급증

    신고·증언 앙심 ‘보복범죄’ 급증

    40대 중국교포 이모씨는 지난해 9월부터 강모씨와 동거를 했다. 올 4월 돈 문제 등으로 강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그는 사흘간 강씨를 감금하고 성폭행했다. 이씨는 강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혀 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해 풀려났고 석방된 지 20일 만에 강씨를 살해했다. 범행을 신고하거나 법정에서 불리한 증언을 한 사람들에게 범죄자들이 해코지를 하는 보복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이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현(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전국에서 142건의 보복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17.8건꼴로 지난해(10.2건)에 비해 75%가 늘었다. 연도별 보복범죄는 2009년 139건(11.6건), 2010년 124건(10.3건), 2011년 122건 등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올 들어 크게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연초부터 학교폭력과 음주폭력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경찰 단속이 강화됐다.”면서 “그러다 보니 신고자·증인 등에 대한 가해자들의 보복범죄도 덩달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명의 보복범죄 피살자가 나왔다. 지난 8월 강원 강릉에서 박모(55)씨가 사소한 차량 접촉사고로 빚어진 폭력사건 조사과정에서 피해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그를 찾아가 살해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보복범죄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가정폭력 및 성범죄 등에 대한 형량이 낮고 집행유예 선고 기준이 크게 낮아진 점을 꼽을 수 있다.”면서 “검찰이나 법원이 사건 내용을 자세히 살펴 재범 가능성이 큰 사람에 대해서는 영장기각이나 집행유예를 가급적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반성보다는 피해자 및 신고자에 대해 증오심을 품는 사람들이 늘면서 보복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보복범죄도 재범의 일종인 만큼 정부 및 수사기관이 범죄자들에 대한 관찰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정수장학회 이사장 불러라” “안된다”… 교과위 파행

    [국감 하이라이트] “정수장학회 이사장 불러라” “안된다”… 교과위 파행

    역사 교과서 용어 변경을 둘러싼 ‘색깔논란’ 등으로 18대 국회 4년 내내 파행 운영되며 ‘불량 상임위’로 국민의 지탄을 받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파행 운영 기록을 5년으로 늘렸다. 정수장학회를 둘러싼 여야 간 정쟁으로 학교폭력·대학등록금·자율형사립고 등 주요 교육현안들은 철저히 외면됐다. 교과위는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교과부에서 열린 국감에서 정수장학회 문제를 둘러싼 증인 채택 논란으로 정회와 속개를 거듭했다.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개회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 등을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하기 위해 여야 간사가 여러 차례 협의했지만 새누리당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정략적 증인 신청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은 정수장학회가 얼마나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지적하고 이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서울시교육청을 문제 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수장학회 장학생은 ‘박정희 우상화 교육’ 모임인 청오회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입해야 한다.”면서 증인 채택이 대선정국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에서 받은 보상금 문제를 거론했고, 정진후 무소속 의원도 가세했다. 반면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대한민국에 많은 장학재단이 있는데 굳이 정수장학회 관계자만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라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군현 의원도 “정수장학회 문제는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다루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질의를 시작하지 않고 의사진행발언만 반복하자 신학용 교과위원장은 국감 시작 50분 만인 오전 10시 50분 정회를 선언했다. 오후에도 파행은 계속됐다. 오후 2시부터 재개됐지만 여야 의원들은 정수장학회 증인 채택 논쟁만 계속했다. 결국 신 위원장은 50분 만인 오후 2시 50분 다시 정회를 선언했다. 여야 의원들은 교과부장관실에서 번갈아 기자회견을 열고 국감 파행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렸다. 여당 간사인 김 의원은 “야당은 허위사실에 근거해 국감을 대선을 위한 정치공세의 장으로 변질시킨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회견을 연 야당 간사 유 의원도 “파행에 이른 것은 동료의원의 근거 있는 주장에 대해서 여당 의원들이 정치공세로 치부하고 사과 요구와 속기록 수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여당에 책임을 물었다. 교과위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정부가 역사교과서에 실린 ‘민주주의’를 ‘자유 민주주의’로 변경한 것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하면서 나흘 동안 파행을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박영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북한에 가서 의원하라.”고 발언하면서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국감 중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야동 청소년 혼내기보다 폐해 알려줘야”

    “야동 청소년 혼내기보다 폐해 알려줘야”

    청소년 성(性) 고민 상담사로 변신해 20년 가까이 활동 중인 60대 후반의 전직 약사가 있어 화제다. 서울 영등포구 ‘아하 서울시립 청소년 성 문화센터’에서 전문강사로 근무하고 있는 두정효(67)씨다. 두씨는 1990년대 초등학교에 들어간 두 자녀를 위해 청소년 상담공부를 시작했다. 자녀에게 좀더 진솔하게 다가가는 엄마가 돼 보겠다는 소박한 욕심이 인생을 바꿔 놓았다. 20년간 운영해 온 약국을 접고 1995년부터 전업 상담강사의 길로 뛰어들었다. 51세 때 성균관대 사회복지대학원에 들어가 석사학위를 받았다. “청소년 성범죄와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이슈로 떠오르면서 ‘우리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도통 알 수가 없다’는 어른들이 많지만 그럴수록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합니다.” 음란 동영상에 빠진 청소년들을 무작정 혼낼 것이 아니라 과거보다 그런 것들을 훨씬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환경을 이해하고 실제로 어떤 폐해가 있는지 자상하게 설명해 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두씨는 “때로는 상담에 지쳐 약국에서 돈이나 벌걸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방황하던 청소년들이 상담을 통해 거듭나는 사례를 보면서 힘을 얻는다.”고 했다. 두씨는 “올해까지만 상담활동을 하자고 마음먹은 것이 10년이 넘었다.”면서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서울시 고졸 500명 채용 프로그램 만들자”

    “서울시 고졸 500명 채용 프로그램 만들자”

    김명수 서울시의장이 4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고졸 500명 스카우트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이날 제241회 임시회 개회식에서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얼마든지 취업이 가능하다는 모범사례를 서울시가 앞장서 만들어야 한다.”며 “시와 의회가 손잡고 고졸 500명 스카우트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말했다. 시 투자·출연기관과 각종 지원기관에서 고졸 취업준비생을 1명 이상만 의무 고용해도 500명 채용이 가능하다는 게 김 의장의 설명이다. 김 의장은 또 이 자리에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서울 교육수장 공백이 현실화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김 의장은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등을 놓고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이 대립하며 학생·학부모가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며 “교육청 관계자들이 단결해 당초 계획한 정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 시장에 대한 쓴소리도 남겼다. 김 의장은 “박 시장의 시정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터넷 등 한정된 공간에서만 활성화되고 있다.”며 “자칫 서울 시정이 온라인 속에서만 운영된다는 오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꼬집었다. 이번 임시회는 오는 12일까지 진행되며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60여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용산, 학교폭력 연극으로 풀다

    용산구가 연극 공연을 학교폭력 해결책으로 내놨다. 수없이 실시한 강의나 상담 같은 기존 예방책과 달리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해 학교폭력 문제를 바로 보도록 하고 이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겠다는 생각이다. 구는 지난 21일부터 후암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지역 내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학교폭력 예방 연극 ‘솔·까’(솔직히 까놓고 말해서)를 공연하고 있다. 25일 보광초, 26일 삼광초를 거쳐 28일 오산중학교에서 마지막 공연을 펼친다. 교육연극 솔·까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녹색소비자연대 건강한 학교 만들기 운동본부와 극단 산수유가 힘을 합쳤다. 솔·까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는 폭력을 방관하는 친구들의 시선이며 이 역시 폭력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 대본을 작성한 극단 산수유의 이주영 작가는 “예술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심각한 현실을 표현하면서 교훈적 메시지를 제시해야 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우리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친구들을 이해하고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공연 관람은 학교별로 1개 학년 전체가 동시 관람하도록 했다. 동급생 모두가 같은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는 시민단체, 극단 등과 협의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을 준비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성장현 구청장은 “작은 출발이지만 이 사업을 통해 학교가 건강한 배움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일진회, 전국에 600개

    중·고교 폭력 서클인 이른바 ‘일진회’가 전국적으로 6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0개 중·고교 가운데 한 학교꼴로 폭력 서클이 있다는 의미여서 충격적이다. 일진회가 있는 학교와 지역별 맞춤형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청이 25일 국회 학교폭력대책특별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에게 제출한 ‘학교 일진 관리 현황’에 따르면 이른바 ‘일진회’로 불리는 학교 폭력 조직이 전국 5339개 중·고교 가운데 11.2%인 597개교에서 활동하고 있고, 일진 조직원은 632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별로는 중학교 폭력 서클이 382개(3928명), 고교 215개(2397명)였다. 치안 당국 차원에서 학교 일진 현황이 공개된 것은 처음으로, 경찰의 첩보 수집 및 탐문조사 결과다. 폭력 서클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로, 전체 707개 중·고교 가운데 83개교에 일진회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는 전남이 84개교, 경기가 78개교 등의 순이었다. 대부분 지역에서 고교보다 중학교에서 일진 조직이 더 많이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0만명당 일진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328명)으로 전체 28만 1869명 가운데 일진 학생수는 927명이었다. 이어 전남(212명), 강원(161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10만명당 일진 학생이 적은 지역은 경기(58명), 대전과 경남(각 61명) 등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은 “학교 폭력 현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들이 협력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학교 일진의 대물림과 성인 폭력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학폭 가해자 절반 1만 6303명 형사 입건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확대되고 경찰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면서 학교폭력 가해자로 적발되거나 자진신고한 학생 10명 중 5명은 형사입건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유기홍(민주통합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받은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 기간 운영현황’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 4월까지 신고 기간에 접수된 학교폭력 사건은 모두 1만 3820건이었으며 가해 학생 수는 3만 5342명이었다. 구속 147명, 불구속 입건 1만 6156명으로 접수된 전체 가해 학생 중 46.1%에 이르는 1만 6303명이 형사입건됐다. 사건이 법원 소년부로 송치된 학생은 2385명, 선도·훈방 조치된 학생은 1만 6654명이었다. 가해 학생이 자진신고한 경우는 5637건(40.8%)이었고 단속 또는 피해 신고로 접수된 사건은 8182건(59.2%)이었다. 연도별 가해 학생 수는 2009년 1만 1705명에서 2010년 1만 2004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8822명으로 줄었다. 올해는 4월까지 2811명이 적발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유 의원은 “자진신고하지 않은 가해 학생에게는 사소한 학교폭력 행위에도 무관용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면서 “학교폭력을 처벌만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방침은 교육의 목적과 어긋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충남 일진 ‘최다’…교과부 조사와 ‘괴리’

    경찰청이 파악한 학교폭력 서클이 600개가량 된다는 것은 폭력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학교 현장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것이다. 경찰이 처음 공개한 일진 현황에는 학교별로 일진 학생들이 들어 있어 향후 체계적으로 맞춤형 관리를 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또 수년에 걸쳐 자료를 업데이트하면 학교폭력의 재생산과 대물림, 성인 폭력 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더불어 학교폭력 실태 파악을 위해 교육 당국 등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도 필요하다. 특히 학교폭력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보다 정밀하고 체계적인 통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폭력 정책과 자료 관리에 대해 경찰과 교육 당국, 지역사회 간의 유기적인 협조가 강화돼야 한다는 의미다. 경찰의 이번 현황 조사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실태 조사와 다소 거리가 있다. 교과부의 지난 4월 1차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서 ‘우리 학교에 일진이 있다’고 대답한 비율이 높은 지역은 강원(28.8%)과 서울(26.9%), 대전(26.3%) 등의 순이었다. 경찰청이 파악한 일진 현황에 따르면 서울과 대전 지역은 학생 10만명당 일진 학생 수가 각각 67명과 61명으로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일선 학교들도 학교폭력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을 요구하고 있다. 충남이 학생 10만명당 일진 학생 수가 32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된 경찰청의 현황 조사에 대해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초 태안 등에서 학교폭력 서클에 속한 100여명 학생이 대대적으로 적발된 적이 있다. 이런 사건 때문에 충남 지역에 학교폭력 학생이 많은 것으로 집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태 조사에도 이미 지난 사건들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충남 지역의 한 경찰관도 “학교폭력 첩보 수집을 열심히 한 지역에서 건수가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학폭 안 적은 학교 학생에 자필확인서 받아라”

    교육과학기술부가 2013학년도 입시에서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고교의 수험생들에게 자필 확인서를 받으라고 각 대학에 요청했다. 확인서를 받지 않는 대학은 내년 재정지원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명령’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대학들은 모집요강에서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서류를 추가로 받는 것에 대해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학교폭력을 기재하지 않은 고교는 경기 8개교, 전북 12개교 등 전국 20개교다. 교과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20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전국 66개 대학의 입학처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올해 입시생 중 학교폭력 미기재 고교의 3학년 수험생을 상대로 별도의 확인서를 받으라고 요청했다. 교과부는 “학교폭력 관련 내용이 학생부에 기재되지 않는 것은 입학사정관 전형의 필수 서류가 누락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확인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 모집요강에 없어 논란 예고 대교협이 각 대학에 전달한 확인서 양식은 학교폭력 가해사실 여부와 사회봉사·전학 등 학교폭력으로 학생이 받은 가해조치를 학생이 직접 적고 서명하도록 돼 있다. 허위 내용을 적을 경우 합격취소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문도 표시돼 있다. ●“고등교육법에 어긋나” 의견도 하지만 일부 대학은 이런 조치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지역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교과부가 확인서를 받지 않는 대학은 내년 입학사정관 사업 지원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한 것은 강요와 협박”이라며 “각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일괄적으로 방침을 내려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성을 중시한다면서 특정 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로 각서 형태인 별도의 확인서까지 쓰게 하는 것은 비교육적인 처사라는 내부 의견이 만만찮다.”고 덧붙였다. 확인서가 고등교육법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각 대학이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수립, 사전에 공표한 뒤 예고없이 바꿀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당초 모집요강에 확인서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확인서를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확인서를 받지 않고 면접을 통해 확인하겠다는 대학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선 미기재 학교 출신 지원자 추이를 본 뒤 결정하겠다는 대학들도 상당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檢 “‘학교폭력 자살 여중생’ 담임, 직무유기 아니다” 무혐의

    지난해 여중생이 학교폭력과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담임교사에게 검찰이 결국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서울남부지검은 21일 학생들 사이에 이뤄진 학교폭력에 담임교사가 적절히 대처하지 않아 피해 학생을 자살에 이르게 했다는 이유로 입건된 서울 양천구 목동 S중학교 교사 안모(45)씨에 대해 직무유기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S중학교 2학년이던 A양은 같은 반 학생 여러 명에게 폭행과 괴롭힘을 당하다 지난해 11월 자신의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했다. 사건 직후 경찰은 “딸이 반에서 괴롭힘을 당하니 조치를 취해 달라.”는 A양 부모의 요청에도 담임교사인 안씨가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그러나 검찰은 안 교사가 보고 의무를 위반했지만 형식적으로나마 가해 학생을 불러 훈계를 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한 이상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함께 심의한 검찰시민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시 교육청에 두 교사의 비위사실을 통보하고 징계절차를 밟도록 할 계획이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열린세상] 교육 가면을 쓴 교육문제 유령/박남기 광주교육대 총장

    [열린세상] 교육 가면을 쓴 교육문제 유령/박남기 광주교육대 총장

    널리 알려진 것처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세계인들은 한국교육의 성과를 무척 부러워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교육이 문제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에 따르면 한국교육은 문제투성이인데 교육성과는 그렇게 좋은 이유가 무엇이냐며, 혹시 교육비법을 국가기밀로 처리하여 다른 나라에는 알려주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을 건네는 외국학자도 종종 만난다. 우리 교육에 대해 외국인들은 높이 평가하는데 국민의 불만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문제 완화를 위해 우리 사회가 할 일과 교육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교육과 관련하여 자주 거론되는 커다란 문제 중에는 대학입시 경쟁과 그로 인한 공교육 파행, 높은 사교육비, 학교폭력, 청소년 자살과 자퇴생 증가 등이 있다. 국가가 나서서 이러한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시제도를 바꾸고 사교육 대책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노력에 비해 그 효과는 별로 크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의 목소리 또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렇게 노력해도 문제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처방이 아니라 진단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나는 일찍이 ‘교육전쟁론’에서 교육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입시 경쟁 현상은 사회의 경쟁적 환경이 바뀌거나 사회지위와 일자리 배분을 위한 더 타당한 제도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없앨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학 입시의 문제는 입시 문제가 아니라 입시라는 벽에 비친 경쟁사회의 그림자에 불과하므로, 입시제도 개혁을 통해 문제를 없애겠다고 하는 것은 벽에 비친 그림자를 지우겠다며 다양한 세제를 쓰는 것처럼 무의미하다라는 ‘그림자론’을 내놓았다. 문제는 갈수록 커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격차 그리고 나날이 줄어드는 좋은 일자리 수, 노후를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시스템 등 노동시장과 사회제도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이제는 서로 인정하자. 교육 가면을 쓰고 있는, 고질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할 힘이 없는 교육계에 계속 떠넘기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교육만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제는 교육 가면을 쓴 유령이 득실거리는 학교 상황 속에서도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미래 세대를 이끌고 있는 교육계의 노고는 인정해 주고 대신 교육계가 책임지고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요구하자. 그렇다면 교육계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교육계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안고 살아가는 불안과 고통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경감시키기 위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실천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입시 준비로 어쩔 수 없다는 핑계 대신 학생들의 노력이 훗날 삶에 도움이 되도록 교육 내용을 재구성하고, 대학이 이를 입시 전형 요소로 받아들이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을 재미 있게 배울 수 있고 젊음의 시간을 즐겁고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도록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학교 여건 및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과도한 경쟁이 가져올 부작용인 학생 동질화 문제를 극복해 다원화된 사회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교육체제에 대한 신뢰가 파괴되지 않도록 제반 분야에서 공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대한민국의 인재가 아니라 세계를 꿈꾸는 인재로 길러야 한다. 그리고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이기심 너머의 공감력을 끌어냄으로써 경쟁을 넘어선 공동체 의식을 갖춘 사회구성원이 되도록 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면 해낼 수 없는 교육의 핵심 역할이다. 국민 개개인의 욕구나 이기심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고 교육 자체를 비판하는 대신 교육계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하기를 기대한다. 교육계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한다며 재원과 에너지를 허비하는 대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의 책임을 사회가 교육계에 떠넘기고자 할 때에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럴 때 교육 가면을 쓴 유령이 교육계를 떠나 제자리로 돌아가 제대로 된 처방을 받게 될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교육문제 해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오류가 또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 학폭 ‘상담교사 1000명 증원’ 없던 일로

    정부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전문 상담교사를 내년에 1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단 한 명도 증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 초 학교폭력 문제로 여론이 악화되자 급한 김에 전문 상담교사 확충안을 내놓았다가 이제 와서 슬그머니 백지화한 것이다. 전문 상담교사는 지역교육청과 학교 현장에서 학교폭력, 교우관계, 학업성적 등과 관련해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 주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교사들이다. 2005년 처음 제도가 도입됐다. 지난 17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각 시도 교육청에 내려보낸 2013학년도 전문 상담교사 가배정 인원은 총 1211명이다. 학교 배치 교원이 903명이고 지역교육청 배치 순회 교원이 308명이다. 현재 공립학교에 배치된 전문 상담교사 정원 1211명에서 한 명도 늘어나지 않은 것이다. 신규교사 선발 정원의 기준이 되는 가배정 인원이 동결되면서 내년까지 1000명을 증원하겠다던 교과부의 계획은 불과 반 년 만에 없던 일이 됐다. 교과부는 당초 ‘9월까지 500명의 상담교사를 증원해 모두 1383명을 배치한다.’고 했지만 신규 채용은 250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절반은 전직 교사들로 채워졌다. 또 선발된 전문 상담교사 가운데 500여명만 일선 학교에 배치됐고 나머지 인력은 각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위(Wee)센터에 소속돼 순회 상담을 하고 있다. 성나경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 대표는 “정부는 무슨 일이 터질 때만 전문 상담교사 임용을 늘리는 등 일관성 없는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전남의 한 지역에서는 교사 1명이 수백 개의 섬을 담당해 하루에 배를 네 번씩 갈아타고 학교를 돌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과부의 교사 증원 추진이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는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공무원 정원을 늘리는 데 반대하기 때문이다. 전문 상담교사 1000명 증원은 지난 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대책에 포함된 내용이었지만 행안부는 이후 최대 500명까지만 선발하도록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만 더 뽑을 수 없다.”면서 “상담 자격증을 가진 현직 교사를 전문 상담교사로 전환하는 등 교과부가 스스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2020년까지 정규직 전문 상담교사 4200여명을 배치한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공무원 정원을 늘리기 어렵다면 사립학교에서라도 상담교사를 많이 채용하도록 학교에 지원금을 주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 대표는 “사설 교육기관에서 상담 과정을 수료해 자격증을 취득한 상담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질 문제는 물론 학교를 전전하는 떠돌이 상담사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기고]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원예/최동로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장

    [기고]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원예/최동로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장

    사람의 병은 병원에서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이빨이 아프면 치과에 가고 배가 아프면 내과에 가서 진료받고 약을 먹으면 어느 정도 해결된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 따돌림 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각박한 경쟁에서 오는 병은 식물을 키우면서 정서를 순화시키는 것이 치료의 지름길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12.3%의 학생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 2009년도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 결과 서울 학생의 43.4%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한 비율도 20% 가까이 된다. 이와 같은 어린 학생들의 마음의 병은 해가 갈수록 더 높아질 것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건강하게 발달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자연과의 접촉이다. 여러 연구에서 우울증, 비만, 주의력결핍장애와 같은 질병들의 가장 좋은 치료제는 자연과의 접촉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자연에서의 경험은 그냥 멋진 활동이 아니라 어린이들의 정신 건강을 회색에서 초록색으로 바꾸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며 반드시 있어야 할 요소이다. 그러나 자연과의 접촉을 통한 마음의 순화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하고 공간이 제약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자연으로 나가서 접촉하는 것이 어려우면 자연을 우리의 가정, 학교, 이웃으로 가져와서 어린이들이 자연과 상호작용하도록 도울 수 있다. 원예는 교육적으로 많은 장점이 있다. 우선 원예는 쉽게 배울 수 있고, 재미있는 활동이며, 이론과 활동을 적절하게 접목하기 때문에 한번 배우면 평생을 곁에 두고 실습할 수 있다. 꽃의 향기를 맡고, 식물을 만지면서 느끼는 감각과 지각 능력이 높아진다. 식물을 기르면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게 되고 관찰력이 높아진다. 스위스 심리학자 피아제는 이러한 방법이 어린이들의 인지 발달에 가장 효율적인 학습형태라고 주장했다. 씨앗을 뿌리기 위해 흙을 섞고 물을 주는 일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씨앗이 싹이 트면 손뼉을 치며 기뻐하는 모습에서 자기도 모르게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갖는다. 식물이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되었을 때의 성취감은 노력의 결과에 대한 희망을 생각할 여유를 줄 것이다. 그래서 어린 학생들이 식물을 키우면서 느끼는 감정은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할 정도의 정서적 안정뿐만 아니라 집중력과 관찰력을 향상시키고 신체의 오감을 자극해 두뇌 발달에도 기여한다. 최근 농촌진흥청 시설원예시험장과 부산시교육청이 시작한 초등학생들을 위한 원예체험 프로그램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고사리손으로 흙을 만지며 화분을 만들고 채소와 꽃을 재배하는 온실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은 건전한 정서 함양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접촉을 통한 마음의 순화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왕따를 당하는 친구의 괴로움을 알면서 왕따를 시키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모두 학업 스트레스 등 마음의 병이 만들어 낸 배려 부족이라는 병이다. 마음의 병은 병원에서는 치료되지 않는다.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싹이 돋는 것을 보고 배우는 생명의 환희에 대한 놀라움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을 보며 감동하면서 배우는 풍부한 정서가 바로 마음의 병을 고치게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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