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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재판 지연’ 막으려 같은 로펌 출신 재판부 구성… 공정성 시비는 우려

    [단독] ‘재판 지연’ 막으려 같은 로펌 출신 재판부 구성… 공정성 시비는 우려

    경력 법조인을 채용하는 ‘법조일원화’ 시행 이후 판사와 변호사가 같은 로펌 출신이라는 이유로 재판 기피 신청을 하는 사례 등이 늘어나자 일부 법원들이 아예 같은 로펌 출신 판사들끼리 재판부를 구성하는 식의 대응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예컨대 ‘김앤장’ 출신 판사는 김앤장 출신끼리, ‘태평양’ 출신은 태평양 출신 판사끼리 재판부를 구성하는 식이다. 판사의 출신 로펌을 둘러싼 불공정 시비를 사전에 차단해 재판 지연을 해소하려는 차원이다. 불공정 시비 사전 차단?같은 로펌 출신 배석판사로 배치 이론상 기피 신청 절반 감소 기대 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동부지법 등 일부 법원이 같은 로펌 출신 판사들을 하나의 합의 재판부에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의부는 통상 재판장을 맡는 부장판사 1명과 배석판사 2명으로 구성되는데, 배석판사 2명을 같은 로펌 출신으로 구성한 것이다. A 로펌 출신 판사들만 배치된 재판부는 A 로펌과 B 로펌 출신 판사 2명으로 구성된 재판부와 비교해 이론적으로 기피 신청이 절반 감소할 수 있다. 본인뿐만 아니라 친족 중 로펌 변호사가 있는 판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초에 판사들로부터 사무분담(재판부 구성) 희망원을 받을 때 친족 중 변호사가 있다면 소속 로펌을 제출하도록 했다. 이후 친족과 같은 로펌 출신 판사들과 함께 있는 재판부에 배치해 ‘특정 로펌 출신·관련 재판부’를 구성한 경우도 있다.법원의 이런 움직임은 2013년 법조일원화 도입 이후 로펌 출신 판사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법조일원화는 올해까지는 법조경력 5년 이상, 2028년까지는 법조경력 7년 이상 경력자 중 판사를 임용하는 제도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5년 이상 법조 경력자가 신임 법관으로 임명되면서 로펌 출신 판사들이 늘어났다. 특히 10대 로펌 변호사 출신 신임 법관 비율은 2019년 23.8%에서 2021년 34%로 급증했고, 2022~2023년 31%를 기록하고 있다. 재판부에 로펌 출신, 특히 10대 로펌 출신 판사들이 배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와 같은 출신일 확률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에서는 판사가 로펌 등에서 퇴직한 지 2년이 지나지 않았을 경우 형사재판에서 해당 로펌 사건을 스스로 맡지 않거나 기피 대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더해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도 기피 신청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어, 로펌에 퇴직한 지 2년이 지난 판사 등을 상대로도 로펌 출신 등을 이유로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 측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유족 측은 2021년 판사가 일본기업을 대리하는 변호인 소속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며 기피 신청을 낸 바 있다. ‘기피 신청’ 악용 사례는판사와 같은 출신 변호사 선임자신 유리한 재판부 변경 유도 이런 기피 신청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판을 지연시키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재판부로 변경하려는 목적으로 일부러 기존 재판부 판사의 출신 로펌이랑 같은 변호인을 선임하는 일명 ‘재판부 쇼핑’을 하는 경우다. 2018년 형사사건의 제척·기피·회피 건수는 지방법원 기준 204건이었는데 2022년 282건으로 약 38.2% 증가한 것도 이런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에서도 판사들의 친족이 소속된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부 변경을 꾀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성태 숭실대 국제법무학과 교수는 “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하던 기존 법관 선발 과정보다 경력 법관 제도는 상대적으로 많은 기피 사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성범죄 등 특정 범죄를 다루는 재판부도 같은 로펌 출신 판사들만 배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 등 특정 범죄를 다루는 합의 재판부는 법원에 몇 개 없는 상황이다. 이런 재판부에 여러 로펌 출신 판사들을 섞어 놓으면 기피 신청 때문에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는 탓이다. 일부 판사들은 부작용 걱정오히려 공정성 논란 증폭 가능성‘재판부 쇼핑 수요 더 자극’ 지적도 다만 ‘특정 로펌 출신 재판부’가 오히려 재판의 공정성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특정 대형 로펌 출신으로 구성된 재판부가 있다는 게 알려지면 취지와 달리 ‘재판부 쇼핑’ 수요를 더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판사는 “재판부를 배정할 때 재판의 공정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자칫 출신 로펌 기준을 최우선으로 뒀다가는 다른 중요한 기준들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 자영업도 고령화 심각… ‘환갑’ 지난 사장님, 23년 만에 2배 폭증

    자영업도 고령화 심각… ‘환갑’ 지난 사장님, 23년 만에 2배 폭증

    우리나라 자영업을 이끄는 중심 세대가 20여년 만에 40대에서 60대로 바뀌었다. 자영업자 3명 중 1명이 환갑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실버 자영업자’가 대세가 된 것이다. 남성 자영업자가 여성 자영업자보다 더 많이 버는 성별 소득 불평등 현상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영업자와 소득 불평등’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0대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36.4%로 전 세대 가운데 가장 컸다. 이어 50대 27.3%, 40대 20.5%, 30대 12.4%, 20대 이하 3.4% 순이었다. 23년 전인 2000년에는 40대 자영업자의 비중이 31.5%로 가장 컸고 30대 25.5%, 50대 19.2%, 60대 이상 17.6%, 20대 이하 6.2%의 분포를 보였다. 60대 이상 자영업자 비중이 23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50대까지 더하면 중장년 자영업자 비중은 63.7%에 달했다. 노동연구원은 자영업자의 세대교체 원인을 ‘고령화’로 짚었다. 안군원 부연구위원은 “생산가능인구와 경제활동인구 모두에서 50대 이상의 증가가 눈에 띄는데, 이는 인구 고령화를 반영한다”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고 이런 변화가 50~60대 자영업자의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세 번째이며 그리스와 튀르키예 다음으로 높았다. 보고서는 “중고령자들이 퇴직 후 가교 일자리로서 자영업을 택하며 불안정 고용 상태에 있다가 퇴출당한 뒤에도 자영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자영업자 비중이 세계적으로 높은 이유는 비정규직이 많은 데다 정규직도 갑질 등으로 임금노동 시장에서의 수용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면서 “기존 자영업자의 고령화와 임금근로자가 은퇴 시기에 자영업으로 떠밀리는 현상이 혼재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별에 따른 소득 불평등도 포착됐다. 2022년 남성 자영업자의 월평균 소득은 386만원, 여성은 249만 9000원이었다. 2013년에 비해 2022년 임금근로자의 성별에 따른 소득 격차는 41.1%에서 35.1%로 6.0% 포인트 감소한 반면 자영업자는 38.9%에서 35.3%로 3.6% 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안 부연구위원은 “경제적 필요로 자영업을 선택하는 고령층을 위해 안정적인 고용 기회 창출과 노후 보장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성별에 따른 구조적인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단독] ‘판사-변호사, 출신 로펌 같다’ 재판부 기피신청 늘자… 법원, ‘끼리끼리’ 재판부 구성

    [단독] ‘판사-변호사, 출신 로펌 같다’ 재판부 기피신청 늘자… 법원, ‘끼리끼리’ 재판부 구성

    ‘김앤장 출신은 김앤장끼리’서울중앙지법·서울동부지법 등 일부서 시행법조일원화 이후 재판부-변호사 로펌 겹칠 확률 높아진 결과‘재판부 쇼핑’에 악용 가능성·공정성 우려도 경력 법조인을 채용하는 ‘법조일원화’ 시행 이후 판사와 변호사가 같은 로펌 출신이라는 이유로 재판 기피 신청을 하는 사례 등이 늘어나자 일부 법원들이 아예 같은 로펌 출신 판사들끼리 재판부를 구성하는 식의 대응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예컨데 ‘김앤장’ 출신 판사는 김앤장 출신끼리, ‘태평양’ 출신은 태평양 출신 판사끼리 재판부를 구성하는 식이다. 판사의 출신 성분을 둘러싼 불공정 시비를 사전에 차단에 재판 지연을 해소하려는 차원이다. 9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동부지법 등 일부 법원이 같은 로펌 출신 판사들을 하나의 합의 재판부에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의부는 통상 재판장을 맡는 부장판사 1명과 배석판사 2명으로 구성되는데, 배석판사 2명을 같은 로펌 출신으로 구성한 것이다. A 로펌 출신 판사들만 배치된 재판부는 A 로펌과 B 로펌 출신 판사 2명으로 구성된 재판부와 비교해 기피 신청이 이론적으로 절반 감소할 수 있다. 본인 뿐만 아니라 친족 중 로펌 변호사가 있는 판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초에 판사들로부터 사무분담(재판부 구성) 희망원을 제출받을 때 친족 중 변호사가 있다면 소속 로펌을 제출하도록 했다. 이후 친족과 같은 로펌 출신 판사들과 함께 있는 재판부에 배치해 ‘특정 로펌 출신·관련 재판부’를 구성한 경우도 있다. 법원의 이런 움직임은 2013년 법조일원화 도입 이후 로펌 출신 판사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법조일원화는 올해까지는 법조경력 5년 이상, 2028년까지는 법조경력 7년 이상 경력자 중 판사를 임용하는 제도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5년 이상 법조 경력자가 신임 법관으로 임명되면서 로펌 출신 판사들이 늘어났다. 특히 10대 로펌 변호사 출신 신임 법관 비율은 2019년 23.8%에서 2021년 34%로 급증했고, 2022~2023년 31%를 기록하고 있다. 재판부에 로펌 출신, 특히 10대 로펌 출신 판사들이 배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와 같은 출신일 확률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에서는 판사가 로펌 등에서 퇴직한 지 2년이 지나지 않았을 경우 형사재판에서 해당 로펌 사건을 스스로 맡지 않거나 기피 대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더해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도 기피 신청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어, 로펌에 퇴직한 지 2년이 지난 판사 등을 상대로도 로펌 출신 등을 이유로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 측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유족 측은 2021년 판사가 일본기업을 대리하는 변호인 소속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며 기피 신청을 낸 바 있다. 이런 기피 신청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판을 지연시키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재판부로 변경하려는 목적으로 일부러 기존 재판부 판사의 출신 로펌이랑 같은 변호인을 선임하는 일명 ‘재판부 쇼핑’을 하는 경우다. 2018년 형사사건의 제척·기피·회피 건수는 지방법원 기준 204건이었는데 2022년 282건으로 약 38.2% 증가한 것도 이런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에서 양측은 판사들의 친족이 소속된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판부 변경을 꾀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성태 숭실대 국제법무학과 교수는 “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하던 기존 법관 선발 과정보다 경력 법관 제도는 상대적으로 많은 기피 사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성범죄 등 특정 범죄를 다루는 재판부도 같은 로펌 출신 판사들만 배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 등 특정 범죄를 다루는 합의 재판부는 법원에 몇개 없는 상황이다. 이런 재판부에 여러 로펌 출신 판사들을 섞어 놓으면 기피 신청 때문에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는 탓이다. 다만 ‘특정 로펌 출신 재판부’가 오히려 재판의 공정성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특정 대형 로펌 출신으로 구성된 재판부가 있다는 게 알려지면 취지와 달리 ‘재판부 쇼핑’ 수요를 더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판사는 “재판부를 배정할 때 재판의 공정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자칫 출신 로펌 기준을 최우선으로 뒀다가는 다른 중요한 기준들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 푸틴 두 딸 공개석상 나섰다…‘후계작업 수순’ 관측도

    푸틴 두 딸 공개석상 나섰다…‘후계작업 수순’ 관측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이 공개석상에 여간해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간의 잠행 기조를 깨고 포럼 연사로 전면 등장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마리아 보론초바(39)와 카테리나 티호노바(37)는 지난 5~8일 열린 상트페테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잇따라 연사로 나섰다. 작은딸인 티호노바는 지난 6일 군산복합체의 기술 주권 보장과 관련해 영상 강연을 했다.그는 러시아 국가지력발달재단(NIDF)의 총책임자로 포럼 연설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러시아군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FP에 따르면 티호노바는 영상 강연에서 “국가의 주권은 최근 몇 년 새 중요한 논제 중 하나이며 러시아 안보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또 기술 주권 증진을 위해 국방 부문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큰딸인 보론초바는 소아 내분비학 전문가로 러시아 과학진흥협회를 대표해 지난 7일 생명공학 혁신 등에 대해 연설했다고 외신은 전했다.두 딸은 푸틴 대통령과 전부인 류드밀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승무원 출신 류드밀라와 1983년 결혼했다가 지난 2013년 이혼했다. 푸틴 대통령은 딸들이 과학과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손자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이름을 확인해 준 적은 없다. 연사로 나선 두 사람에 대해서도 친딸이라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다만 미국 재무부는 2022년 제재 당시 두 사람을 푸틴 대통령의 딸로 간주했다. 외신은 두 사람이 최근 몇 년간 포럼이나 업계 행사 등을 통해 점점 더 공개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독립 매체 노바야 가제타 유럽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과거 SPIEF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작은딸 티호노바만 연설한 이력이 있고, 두 딸 모두 연사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22년 4월부터 미국과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상태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재산 중 일부가 가족들의 이름으로 숨겨져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월 옥중에서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반부패재단은 지난 1월 큰딸 보론초바가 2019~2022년 의료회사 직원으로 재직하며 1000만 달러(약 140억원) 이상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보론초바는 네덜란드 사업가와 결혼해 네덜란드에서 330만 달러(약 46억원) 상당의 호화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티호노바는 러시아 재벌인 키릴 샤말로프와 결혼해 프랑스 비아리츠에 방 8개짜리 빌라를 수백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호노바 부부는 이후 이혼했다. 티호노바는 한때 곡예 로큰롤 댄서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푸틴 대통령은 딸들을 비롯해 가족 사항에 대해 가급적 비공개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가족 문제가 반대편에 의해 악용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과거 딸들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고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혼외 자녀가 더 있다는 소문에 대해선 크렘린궁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지난 5일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SPIEF가 크렘린궁 고위 관리들의 2세를 위한 ‘쇼케이스’가 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크렘링궁 출신 정치분석가 예브게니 민첸코는 러시아 권력 구조를 다룬 보고서에서 “대표적인 정치 엘리트의 왕자들이 부상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마리아 스네고바야 선임연구원은 “후계자에 대한 점진적인 권력 이양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엘리트층을 새로 유입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시도”라고 진단했다.
  • 승계 작업?…‘푸틴 대통령의 두 딸’ 러 경제포럼 깜짝 등장한 이유

    승계 작업?…‘푸틴 대통령의 두 딸’ 러 경제포럼 깜짝 등장한 이유

    최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 외신은 푸틴 대통령의 두 딸이 SPIEF에 연사로 나서는 등 중앙 무대에 섰다고 보도했다. 서구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두 딸은 장녀인 마리아 보론초바(39)와 둘째 딸 카테리나 티코노바(37)다. 이들은 지난 지난 5일부터 열린 ‘러시아판 다보스’인 SPIEF에 참석해 연설을 하는등 행사에 중심에 섰다. 이 때문에 서구언론에서는 두 딸들의 공식 무대 등장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마치 2세를 위한 ‘쇼케이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지금까지 이 두 사람이 자신의 친딸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는 없다.먼저 푸틴 대통령의 장녀인 보론초바는 이번 행사에서 생명공학 관련 패널로 참석해 연설했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생물학과 모스크바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한 내분비계 전문가다. 반면 과거 댄서 출신인 티코노바는 한 재단의 기술 담당 임원으로 활동하며 이번 행사에 러시아 방위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패널로 참석했다. 이같은 두 딸의 국제 무대 등장에 일각에서는 71세인 푸틴 대통령의 권력 승계 작업과 관련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에 크렘린 유력 인사들의 자녀들도 참석한 것을 근거로 이를 엘리트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대시키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벤 노블 러시아 정치학과 교수는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는 승계 계획이 아니라 정권의 성격에 관한 것으로, 승계는 독재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 비즈니스 엘리트의 고위 구성원에게도 해당된다”면서 “이 모든 것이 독재자의 운명과 결부되기 때문에 사후에도 이 시스템이 지속되도록 투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사각지대 해소가 공공돌봄”…서울시 공공돌봄위 첫 회의

    “사각지대 해소가 공공돌봄”…서울시 공공돌봄위 첫 회의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해산 이후 공공돌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가 보건복지부, 학계, 현장 전문가와 함께 ‘공공돌봄강화위원회’를 열었다.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오후 시청 본관 간담회장에서 1차 공공돌봄강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시의 공공돌봄 정책이 더 공고하게 실현될 수 있도록 가감 없이 정책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사원 폐지에 대해선 “서사원은 공공이 책임지는 사회서비스 창출을 위해 2019년 전국 최초로 설립한 출연기관이지만 본연의 목적과는 달리 공공돌봄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사실 이 자리가 만들어진 데 대해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공돌봄이 단순히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돌봄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며 “수익성이 낮거나 중증도가 심하다는 이유로 민간에서 제대로 된 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진정한 공공돌봄”이라고 강조했다. 돌봄위는 공공돌봄을 담당하던 서울시 산하 서사원의 해산에 따라 출범됐다. 위원장에는 정부의 의료·요양·돌봄 정책기획단 공동 단장과 한국사회복지학회장 등을 맡고 있는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위촉됐다. 7월 중순까지 매주 회의를 열고 장기 요양 서비스, 장애인 활동 지원, 정신 건강, 민간 부분 육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는 8월에는 공공돌봄을 강화하면서도 민간 부문도 육성하고 종사자 근로조건은 개선하는 서울시 공공돌봄 강화계획을 발표한다.
  • ‘전설의 검’이 농장 땅 속에…1000년 된 희귀 ‘바이킹 검’ 발견

    ‘전설의 검’이 농장 땅 속에…1000년 된 희귀 ‘바이킹 검’ 발견

    고대 바이킹인들이 사용한 전설적인 검이 100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노르웨이 남서부 로갈랜드 지역의 한 농부가 약 1000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한 바이킹 검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농장을 개간하던 중 세상을 모습을 드러낸 이 검은 칼날의 절반 정도가 사라진 상태로 길이는 약 37㎝다. 그러나 점토로 촘촘하게 덮여있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도 녹슬지 않아 보관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검을 발견한 농장주 오이빈드 트베이타네 로브라는 “수년 동안 방치한 농장 땅의 풀을 뽑는 과정에서 금속성 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면서 “처음에는 오래된 쇳조각이라 생각해 버리려고 했으나 무엇인가 심상치 않음을 느껴 법에 따라 지역 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이후 조사에 나선 현지 전문가들은 이 검이 바이킹 시대(AD 793~1066)의 철검 임을 확인했다. 특히 엑스레이를 통해 검을 스캔한 결과 십자형 패턴이 있는 문구의 윤곽이 드러났으며 칼날에 글자의 흔적도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전문가들은 이 검을 이른바 ‘바이킹 소드’ 중에서도 가장 가치가 높은 ‘울프베르트’(Ulfberht)로 분석했다.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대학 고고학과 지그문트 올 교수는 “검은 바이킹 시대 신분의 상징이었고 검을 찬다는 것은 특권을 의미한다”면서 “이 검은 바이킹 시대나 중세 초기의 울프베르트 검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한편 지금의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출신인 바이킹은 9~11세기 유럽의 광범위한 지역을 습격해 악명을 떨쳤으며 유럽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반적으로 바이킹하면 해적질하는 야만인으로 인식되지만 사실 이들이 사용하던 검인 바이킹 소드는 현대의 전문가들도 놀랄 정도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중 울프베르트는 현대의 고탄소강에 필적할 만큼 탄소 함유량과 철의 순도가 높아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당시 기술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여전히 의문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 ‘부친상’ 오은영 “父 직접 병간호…오밤중에 기저귀 갈아드려”

    ‘부친상’ 오은영 “父 직접 병간호…오밤중에 기저귀 갈아드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세상을 떠난 부친을 언급했다. 7일 오후 8시 10분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 -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죽을 고비를 넘긴 예비 초1 아들, 이상 행동이 시작됐어요’라는 사연이 그려졌다. 이날 오 박사는 “이건 개인적인 얘기이긴 하다. 엄마에게 도움이 되라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겠다”며 “저희 아버지가 아프시다. 연세가 워낙 많으시니까 노환으로 인해서 굉장히 위중한 상태다. 입원하셔서 중환자실로 옮기셨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가족이 시간표를 짜서 (아버지를) 직접 병간호했다. 제가 아침, 저녁으로 새벽에도 가고, 오밤중에도 가서 기저귀를 갈아드렸다. 그게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하나도 안 힘들었다. 가족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해당 방송분이 방영되기 전날인 6일 오 박사는 부친상을 당했다.
  • 기본 소득이 GDP 올리고 환경도 살린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기본 소득이 GDP 올리고 환경도 살린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기본 소득에 대한 논의가 커지고 있다.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만큼이나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런데 모든 인류에게 기본 소득을 보장한다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고 환경 파괴도 막을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해양·수산 연구소, 공공정책·국제학부, 응용과학부,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대 농업경제·지역발전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해양문제 연구센터, 미네소타대 생태·진화·행동학과, 응용경제학과, 호주 제임스쿡대, 세계자연기금(WWF), 스웨덴 스톡홀름대, 왕립 과학아카데미 생태경제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전 세계 인구 전체에 정기적으로 일정 현금을 지급하면 세계 GDP를 130%까지 늘릴 수 있으며, 탄소 배출자에게 배출세를 부과하면 환경 파괴를 줄이는 동시에 기본 소득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 과학 및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지속가능성’(Cell Reports Sustainability) 6월 8일 자에 실렸다. 기본소득은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기본적 삶을 보장하기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연구팀은 기본소득의 미칠 경제적 효과와 함께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77억 명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데 41조 달러, 저개발국 빈곤선 이하에 사는 990만 명에게만 지급하는 데 442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전 세계 인구 전체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전 세계 GDP가 현재 GDP의 130%에 해당하는 163조 달러 증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본소득을 시행하는 데 1달러를 지출할 때마다 7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팀은 기본소득 재원 마련 방안도 조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2조 3000억 달러를 획득할 수 있으며, 이는 저개발국 빈곤선 이하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기본 소득을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이다. 플라스틱 오염세, 석유, 가스, 농업 및 어업 보조금을 기본소득 프로그램 재원으로 전환한다면 환경 파괴는 줄이고 빈곤을 완화할 수 있다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람들에게만 추가로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기본소득을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 마을 몇 곳을 골라 실험한 결과, 기본소득을 받은 마을이 그렇지 않은 마을보다 삼림 벌채 비율이 현저하게 낮게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라시드 수마일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교수(해양수산 경제학)는 “이번 연구는 기본소득과 환경보호를 결합할 수 있다면 일거양득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수마일라 교수는 “기본 소득은 팬데믹이나 자연재해 같은 위기가 닥쳤을 때 지역 사회가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전 예방적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본 소득이 있었으면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큰 혼란이 없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뉴턴 만유인력 법칙으로 ‘이것’까지 설명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뉴턴 만유인력 법칙으로 ‘이것’까지 설명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면서 착안했다는 만유인력 법칙, 중력원리는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설명한다. 만유인력 법칙은 천체의 움직임과 로켓, 위성 등 우주기술 개발에 많이 활용된다. 그런데, 새의 날갯짓과 물고기의 지느러미 움직임까지도 만유인력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로스킬데대학 과학·환경학과 연구팀은 새와 곤충, 박쥐, 고래, 물고기의 날개와 지느러미 움직임을 뉴턴 중력 방정식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6월 6일 자에 실렸다. 비행이나 수영 능력은 다양한 동물 집단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다. 특히 비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물학자들은 동물이 날개를 펄럭이는 주파수가 날개의 자연 공명 주파수에 의해 결정된다고 봤다. 그러나, 날갯짓에 대한 보편적 수학적 설명을 찾지 못했다. 연구팀은 차원 분석을 사용해 날아다니는 새, 곤충, 박쥐의 날갯짓 주파수와 펭귄, 고래를 포함해 수영하는 동물의 지느러미 움직임을 설명하는 방정식을 찾았다. 그 결과, 날거나 잠수하는 동물은 날개나 지느러미를 날개 면적의 제곱근으로 나눈 값에 비례하는 빈도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벌, 나방, 잠자리, 딱정벌레, 모기, 박쥐, 벌새 등 몸집이 작은 동물부터 백조를 비롯해 몸집이 큰 조류에 대한 날개 움직임에 대한 공개 데이터와 비교해 방정식의 정확도를 확인했다. 또 펭귄, 혹등고래, 북방긴수염고래 등 여러 종의 해양 동물 지느러미 스트로크 빈도에 대한 기존 데이터와 방정식의 정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체질량, 날개 면적, 날갯짓 횟수 사이 관계는 동물의 몸 크기, 날개 모양, 진화의 역사에 차이가 있음에도 거의 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한 가장 큰 비행 익룡인 케찰코아틀루스 노스트로피도 0.7㎐ 주파수로 10m 날개를 펄럭였던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티나 헤크셔 로스킬데대 교수(수리물리학)는 “이번 연구는 만유인력 법칙이 날개 및 지느러미 움직임과 심장 박동이 1만 배 이상 차이 나는 대왕고래부터 모기까지 414종 동물들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수학적 설명”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비행 로봇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한국 과학사학계의 거목 송상용 교수 타계

    한국 과학사학계의 거목 송상용 교수 타계

    1970년대부터 과학사를 강의하면서 한국 과학사의 한 획을 그은 ‘한국 과학사학계의 거목’ 송상용 전 한림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타계했다. 유족은 송 전 교수가 지난 6일 오후 1시 5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86세. 1937년 9월 서울생인 고인은 1955년 서울대 화학과에 입학한 뒤 과학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화학과 졸업 후 철학과에 학사 편입해 1962년 철학사 학위를 받았다. 철학과 학부생 시절인 1960년 서울대 의사학교실을 중심으로 한국과학사학회가 창립되자 창립회원으로 참여했고 1964년 미국과학사학회에 가입했다. 1965년부터 한국외국어대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한편, 서울대 철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1967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67~1969년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과학사를 공부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 전쟁 반전운동과 함께 반과학 운동이 거셌던 시절로 고인인 과학주의적 인식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게 됐다. 1970년 귀국한 고인은 서울대를 비롯해 여러 대학에서 과학사, 자연과학개론, 과학영어, 문화사를 강의했다. 1977년 성균관대 교수로 임명됐지만 1980년 정치교수라는 이유로 해직됐다. 1984년 한림대 사학과 교수로 복귀하면서 교무처장, 도서관장, 인문대학장을 지냈다. 고인의 활동 덕분에 1984년 서울대 대학원에는 과학학과의 전신인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이 개설됐다.1973년부터는 전파과학사에서 발행한 ‘현대과학신서’ 시리즈 발간에 참여했고, 1980년 고인이 내놓은 ‘과학사 중심 교양과학’은 국내 거의 유일한 과학사 책으로 인기를 끌었다. 1970~1982년 한국과학사학회 간사를 도맡아 금속활자, 첨성대, 아인슈타인 탄생 100주년, 산소 발견 200주년, 양자역학 50주년 등을 주제로 토론회와 발표회를 개최하고 과학사를 대중에 알렸다. 또 1979년에 창간된 ‘한국과학사학회지’ 초대 편집인을 맡아서 1990년까지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비날론 박사’ 리승기(1905∼1996)의 생애와 업적을 한국에 소개하고 남북한 과학교류를 강조하기도 했다. 고인은 한국과학사학회 회장, 철학연구회 회장, 한국과학철학회 회장을 맡으며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이끌었으며, 1998년 한국생명윤리학회를 만드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1992년에는 사재 1500만원을 내놓고 ‘한국과학사학회논문상’을 만들었고, 1977년 한국과학저술인협회를 창립해 초대 간사장과 회장을 지내는 등 한국 과학학 분야에서는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역사 그 자체’였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7호실, 발인 9일. (02)2258-5963
  • 강원도 정책실장에 김용균 대변인…내달 임명

    강원도 정책실장에 김용균 대변인…내달 임명

    강원도가 다음 달 조직 개편을 통해 신설하는 정책실장에 김용균 대변인이 발탁됐다. 정책실장은 민선 8기 후반기 주요 현안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실·국간 업무를 분담·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정부, 국회 등을 상대로 한 대외 협력 업무도 아우른다.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길 김 대변인은 김진태 지사가 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었고, 지사 당선 후에는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강원도 준비위원회’에서 비서실 상근보좌역을 맡는 등 오랜 기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입법, 행정기관을 두루 거쳐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기획력과 현안의 맥을 정확히 짚어 내는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춘천 출신으로 춘천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제20대 대통령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연구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 “술 마시지도 않는데” 알코올 중독 ‘경악’…술냄새 진동하던 이유

    “술 마시지도 않는데” 알코올 중독 ‘경악’…술냄새 진동하던 이유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데도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인 50세 캐나다 여성이 알고 보니 ‘자동양조 증후군’(Auto-brewery syndrome)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토론토대 라헬 제우드 박사팀은 4일 캐나다 의학협회 저널(CMAJ)을 통해 술을 마시지 않는데 알코올 중독 증세로 2년간 7번이나 응급실을 찾은 50세 여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여성은 과거 명절 때 와인을 한 잔 정도 마신 적은 있었지만, 근래에는 종교적 신념으로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다. 여성은 출근 또는 식사 준비 중 갑자기 잠드는 등 지속적인 무기력증과 졸음으로 1~2주간 휴가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식욕도 없어 음식을 거의 입에 대지 못했는데, 이런 증상은 1~2개월마다 재발했다. 여성이 응급실을 찾았을 때는 말이 어눌하고 알코올 냄새가 나는 등 혈중 에탄올 농도가 높아지는 증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여성이 7번째 응급실을 찾았을 때 응급의학과, 소화기내과, 감염내과, 정신과 의료진의 진단을 통해 자동양조 증후군 진단을 내렸다. 자동양조 증후군은 탄수화물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 알코올로 발효되는 희소 질환이다. 1948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장이 파열된 소년의 장 내용물에서 알코올 냄새가 났다는 보고를 통해 처음 알려졌으나, 병의 실체와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1952년 일본에서 처음 진단됐고, 미국에서는 1980년대에 첫 사례가 확인됐다.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사례로 드물게 발견되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보고된 사례는 100건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양조 증후군의 원인은 장내 미생물 군집에서 알코올 발효를 일으키는 미생물이 과도하게 증식하는 것이다. 맥주 발효에 쓰이는 출아형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 칸디다균(C.albicans, C.tropicalis, C.glabrata), 폐렴막대균(Klebsiella pneumonia) 등이 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의 원인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고 표준 진단법도 없다. 치료법은 항진균제 처방과 저탄수화물 식단 등으로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이 여성에게 장내 미생물 보충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고, 장내 미생물의 이상 증식을 줄이기 위해 항생제 사용을 제한하며 경과를 관찰 중이다. 여성은 6개월 동안 증상이 없었고 포도당 경구 섭취 후 30분~48시간 사이에 실시되는 검사에서도 에탄올이 검출되지 않았다. 현재 탄수화물 섭취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제우드 박사는 “자동양조 증후군은 환자와 그 가족에게 상당한 사회적, 법적, 의학적 문제들을 초래한다”며 “이 환자의 사례는 이 증후군에 대한 인식이 임상 진단과 관리에 매우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하굣길 버스서 신속 CPR… 어르신 살린 대학생들

    하굣길 버스서 신속 CPR… 어르신 살린 대학생들

    심정지 노인 심폐소생 역할 분담모르는 사이지만 협력, 생명 구해 같은 학교에 다닐 뿐 셋은 서로를 몰랐다. 그리고 누구도 겪어 보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위급 상황에서 일사불란한 팀워크로 쓰러진 어르신을 살려 냈다. 주인공은 호남대 4학년 이명학(23·스포츠레저학과), 정주현(23·응급구조학과), 이준하(23·중국어학과)씨. 이들은 지난해 5월 16일 오후 버스를 타고 하굣길에 올랐다. 그런데 500번 버스가 송정지하차도를 지날 때쯤 뒷문 근처에 앉아 있던 조모(79)씨가 심정지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가장 먼저 명학씨가 뛰어가 할아버지의 몸을 바로 눕히고 호흡과 맥박을 확인했다. 119에 신고한 주현씨는 버스 기사에게 근처에 정차해 달라고 요청했다. 준하씨는 할아버지의 허리띠를 풀고, 팔다리를 주물렀다. 셋은 스피커폰 너머로 들려오는 119상황실 직원의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명학씨와 준하씨는 교대로 흉부 압박을 진행했고, 주현씨는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할아버지의 머리를 손으로 감싸 고정하는 등 차분하게 상황을 통제했다. 그러던 중 구급차가 도착해 할아버지는 병원에 이송됐고 곧 의식을 되찾았다. 명학씨는 “처음이라 불안했는데 전공자인 주현씨가 119상황실과 연결해 준 덕분에 과감하게 흉부 압박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현씨는 “대학에서도 CPR을 배웠지만 혼자였다면 힘들었을 것”이라며 “두 학우가 비 오듯 땀을 흘리면서도 끝까지 잘해 줬고, 버스의 다른 승객분들도 힘을 모아 줬다”고 했다. 준하씨는 “두려움이 없진 않았지만 머리보다는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상황이 끝나고 버스가 정상 운행하자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명학씨는 3개월 뒤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는 큰 슬픔을 겪었다. 이때 마침 할아버지께 ‘늘 사회의 등불이 돼 주실 것을 기도드린다’는 내용을 담은 감사 편지를 받고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고 한다. 한 생명을 살린 경험은 호남대 ‘의인 3인방’의 삶도 바꿨다. 셋은 소방청의 ‘하트세이버’ 상을 받았고, 지난달 7일 포스코청암재단의 ‘포스코히어로즈’에도 선정됐다. 그리고 상보다 더 큰 무언가를 얻었다.
  • 비틀거리는 인생 여정, 타자에게서 나를 만나다

    비틀거리는 인생 여정, 타자에게서 나를 만나다

    이별의 남다른 방식간극 확인은 연대의 계기죽음 넘어선 관계의 인력 어긋나거나 더듬거릴 수밖에 없는 타자와의 여정 속에서 나의 길을 찾고 있는 인물을 그린 세 편의 단편이 ‘소설 보다: 여름 2024’를 통해 찾아왔다. 2018년 시작된 문학과지성사의 ‘소설 보다’ 시리즈는 젊은 작가들의 소설과 선정위원이 진행한 작가 인터뷰를 수록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로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가장 빠르고 긴밀하게 만나 볼 수 있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선정 작품은 자동으로 문지문학상 후보가 되며 해당 단행본은 1년간만 판매된다.이번 시리즈에는 서울신문 2022년 신춘문예 출신인 함윤이(32) 작가의 ‘천사들(가제)’을 비롯해 서장원(34) 작가의 ‘리틀 프라이드’, 예소연(32) 작가의 ‘그 개와 혁명’ 총 3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렸다. 본지 당선작인 ‘되돌아오는 곰’과 2년 전 ‘소설 보다: 여름 2022’에 실렸던 ‘강가/Ganga’라는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존재들의 소통 가능성을 꾸준히 모색해 온 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죽음으로도 끊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의 인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 속 ‘나’는 소울메이트 같은 존재인 항아의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열차 안에서 꿈과 현실을 오가며 얕은 잠을 자고 있다. 꿈속에서 나와 항아는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들기 위한 오디션을 열고 있다. 배역은 10년 동안 사귄 남자와 여자, 그리고 그 둘의 관계가 끝나지 않도록 애쓰는 천사까지 모두 3명이다. 오디션을 보는 배우들은 모두 나와 항아와 인연이 닿았던 인물들이다. 나는 여러 번 꿈에서 깨면서도 처음 시작된 꿈을 계속 이어 가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결국 기차는 차가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목적지(장례식장)에 도착한다. 하지만 나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천사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존재라는 점에서 죽음이 결코 그들의 관계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함 작가는 함께 실린 인터뷰에서 “문득 과거를 돌이켜 봤을 때 아주 많은 순간 속에 천사들이 있었노라고 느낀다”며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당시엔 몰랐지만 그들을 알아 가고 가깝게 만들어 준 힘이 있던 것 같다. 그 힘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천사라고 이름 붙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서장원 작가는 ‘리틀 프라이드’에서 사회적 정체성과 인물 내면 사이에 생긴 균열을 포착한다. 트랜스젠더인 화자는 빈티지 패션 중고 마켓 회사에 입사해 업무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키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던 오스틴을 만나 가까워진다. 그에게 ‘미약한 동지 의식’을 느끼지만 여성 혐오적인 발언을 쏟아 내는 오스틴에게 간극을 느끼게 된다. 또 화자는 자신의 신체에 타인들이 쉽게 매혹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연인과도 헤어질 수밖에 없다. 서 작가는 “(관계 안에서) 간극을 극복하고 연대로 나아가기 위해선 그 틈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 그리고 어떤 형태의 틈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하면서 화자가 나의 세계를 열어 낼 것이라는 여지를 남겼다.예소연 작가는 ‘그 개와 혁명’에서 암 진단을 받은 후 죽어 가는 아버지 ‘태수씨’를 애도하는 남다른 방식을 이야기한다. 장례식장에 반려견 ‘유자’가 왔으면 좋겠다는 태수씨의 유지를 받들어 신나게 엉클어진 장례식장의 모습을 그려 낸다. 홍성희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사랑하는 가족과의, 혹은 자기 자신과의 이별을 대하는 마음을 차근차근 밖으로 꺼내고, 또 서로 주고받는 것을 보면서 두려움을 마주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 원어민과 함께 놀이로 배우는 영어… 참가자 97% “좋아요”

    원어민과 함께 놀이로 배우는 영어… 참가자 97% “좋아요”

    4~7세 아동·초등 저학년 무료 교육사교육비 부담 줄여 재참여 희망도 부산시가 영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글로벌 허브 도시 위상에 걸맞은 소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어린이 복합 문화공간 ‘들락날락’에서 시범운영한 원어민 영어 교육 프로그램 ‘영어랑 놀자’를 확대한다. 시는 지난 4월부터 영어랑 놀자를 들락날락 33곳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오는 12월까지 16주 단위 교육과정을 2기수로 나눠 운영할 예정이다. 영어랑 놀자는 한국에서 영어 교육 경력이 3년 이상인 원어민 강사가 들락날락에서 진행하는 무료 프로그램이다. 아동들이 스토리텔링, 만들기 놀이 등을 통해 공부가 아닌 놀이로서 영어를 접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서울 송파구 등 기초자치단체가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은 있지만, 광역자치단체가 지역 전체에서 공공 영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부산시가 처음이다. 지난해 시범운영 때는 들락날락 11곳에서 3~5세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영어랑 놀자를 운영했으며 총 3975명이 참여했다. 시범운영 만족도 조사에서 참가자 96.8%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98.6%가 재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참가 대상을 4~7세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확대했다. 다음달부터는 평일 오전 중 4세 이상 유치원, 어린이집 원아를 대상으로 하는 단체수업도 진행한다. 부산교육대 영어교육학과 교수와 협업해 프로그램의 질을 높였으며 모든 들락날락에서 동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안도 제작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무료로 원어민 강사와 영어 놀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범운영 때 참가 아동의 출석률이 100%에 가까웠고, 거주지에서 멀더라도 모집이 마감되지 않은 들락날락으로 원정을 가는 경우도 있었다”며 “지역 아동들이 평등하게 고품질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책꽂이]

    [책꽂이]

    아마존 디스토피아(알렉 맥길리스 지음, 김승진 옮김, 사월의책)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해 거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한 아마존은 어지간한 국가 경제 규모에 버금갈 정도의 매출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면에는 무너진 지역경제, 일자리를 잃고 물류배송으로 근근이 사는 노동자 그리고 가업을 포기한 중소기업, 번영하는 기업 도시와 쇠락하는 지방 도시의 모습이 숨어 있다. 미국의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하고, 지역 격차를 벌리고, 정치와 민주주의마저 타락시키는 아마존의 그림자를 르포로 생생하게 보여 준다. 520쪽. 2만 7000원.AGI 시대와 인간의 미래(맹성현 지음, 헤이북스) 지난달 공개된 GPT-4o가 세상을 또 놀라게 했다. 기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에 비해 더 빨라지고 더 영리해졌다.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된 GPT-4o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사건이기도 하다. 저자는 인류의 사고와 경험을 수집해 학습하는 AI가 인간의 사유와 인지 활동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빨라지는 AI 기술로 우리 삶은 어떻게 달라지고 일자리 생태계는 어떻게 바뀔지,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지 짚어 본다. 400쪽. 2만 4800원.딸에게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야니스 바루파키스 지음, 정재윤 옮김, 롤러코스터) 그리스 재무장관을 역임하고 자신을 ‘괴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라고 부르는 게임이론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가 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시장의 탄생부터 금융, 부채, 국가, 불황, 생태위기, 화폐 등 다양한 주제를 ‘불평등’이라는 키워드로 살펴본다. 벼랑 끝인 줄 모르고 폭주하는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의 불편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하면서 그 속도와 방향을 통제할 수 있는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248쪽. 1만 6800원.신카이 마코토를 말하다(후지타 나오야 지음, 선정우 옮김, 요다) 지난해 3월 국내 개봉해 557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전작 ‘너의 이름은’을 비롯해 그가 내놓는 작품마다 극찬이 쏟아진다. 저자는 ‘별의 목소리’부터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신카이의 그간 작품들을 3개 기간으로 나눠 소개하는 한편 여기에 담긴 사상과 의미를 탐구했다. 특히 신카이가 문학과 고전 애니메이션을 배우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 부분에 주목했다. 272쪽. 1만 8000원.
  • 기회 혹은 악몽, 두 얼굴의 ‘경제위기’

    기회 혹은 악몽, 두 얼굴의 ‘경제위기’

    19세기부터 200년간 경제 분석대기근·초인플레·팬데믹 등 연구세계 뒤흔든 ‘7번의 전환점’ 지적긍정적 위기와 부정적 위기 설명어려울 때마다 뛰어난 학자 등장자본주의 폐해 극복 여부도 주목 세계 3대 SF 작가로 꼽히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대작 ‘파운데이션’에는 해리 셀던이라는 은하계 최고의 심리역사학자가 등장한다. 심리역사학은 기체 분자의 무작위 운동을 분석하는 통계역학을 인간 집단에 적용해 미래를 예측하는 가상의 학문이다. 기체 분자 개개의 움직임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기체 전체의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인류도 개개의 행동이 아닌 거대한 역사의 흐름은 예상 가능하다는 것이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대 교수는 어린 시절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읽고 심리역사학과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한 경제학을 공부하려고 일찌감치 마음먹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경제학은 인간의 경제활동을 바탕으로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연구해 그 원리를 밝혀내고 미래를 예측하며 해법을 찾는 학문이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경제학자들의 전망이 맞아떨어진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실제로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2년에 전 세계적으로 금융 대붕괴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인플레이션, 이자율 상승, 일자리 감소가 있었지만 오히려 여러 국가에서 경제는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예측 성공 사례보다 실패한 것을 찾기가 훨씬 쉬울 것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과거 역사와 현재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분석해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 것은 경제학자의 숙명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과거 경제 역사를 살펴보면 미래 경제의 향방을 전망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된다고 강조한다. 많은 경제사 책이 화폐경제가 등장한 근대 혹은 18세기 산업혁명기부터 시작해 장황하게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저자인 해롤드 제임스 미 프린스턴대 역사학과 교수는 유럽경제사의 세계적 석학답게 19세기 초중반부터 현재까지 200년 동안 발생한 위기의 경제사만 콕 집어냈다. 200년 동안 세계경제를 송두리째 뒤흔든 7번의 전환점을 지적하며 세계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좋은 위기’였는지, 전 세계를 대공황에 빠뜨린 ‘나쁜 위기’였는지를 설명한다.저자가 말한 전환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을 만한 1840년대 대기근, 1870년대 투기 열풍, 1920년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초인플레이션, 1930년대 시작된 대공황, 1970년대 인플레이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재미있는 점은 경제위기의 순간마다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같은 뛰어난 경제학자가 등장해 해법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내놓은 해법과 이론은 지금까지도 많은 나라의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년 넘게 인류 번영을 가져다준 자본주의의 폐해가 점점 심화하고 있는 요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경제학자가 등장할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침체한 분위기 속에서 케인스는 “상황은 나아지기 전에 악화한다. 거기에 기회가 있고, 희미한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 것은 아픈 과거라 해서 기억 저편에 묻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세히 곱씹을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책을 덮고 나면 고물가에 시달리며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최악이라는 요즘 한국 경제 상황을 반전시킬 해법은 있는 것인지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난 뒤 현재는 ‘위기 속 기회’를 포착한 순간으로 기록될지, 그저 최악의 위기로만 기록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 장관 ‘청문 정국’ 벼르는 野… 의원 차출 부담에 고심하는 與

    장관 ‘청문 정국’ 벼르는 野… 의원 차출 부담에 고심하는 與

    野 “정실 인사 많아 철저 검증”尹 강행하면 불통 이미지 부각與, 현역 청문 통과 가능성 높아겸직 땐 상임위 출석 못해 부담“청문회, 대립만 키워 무용지물”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말 4·10 총선 후 미뤘던 개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야당이 ‘청문 정국’을 벼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임명 강행을 저지할 수는 없겠지만 불통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압박하는 동시에 최악의 경우 직전 21대 국회처럼 각료 탄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 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개각으로 소속 의원들이 발탁될 수 있어 고심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6일 “윤 대통령의 그간 인사는 인재의 적재적소 등용보다 정실 인사가 많았기 때문에 개별 상임위원회에서 도덕성 검증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도 “대통령에게 국정기조를 전환하라는 것이 총선 민의였는데 인적 구성만 바꾼다고 해결될지 의문”이라며 “인사청문회에서 총선 민의를 국정기조에 제대로 반영한 인사인지 검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윤 대통령이 그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박민 KBS 사장 등 24명의 임명을 강행한 만큼 민주당은 보다 거센 송곳 검증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21대 국회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국무총리(한덕수) 해임 건의안을 가결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 소추한 바 있다는 점에서 각료 탄핵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등이 교체되는 중폭 개각을 관측한다. 이에 민주당을 중심으로 범야권 7당이 공동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당에서는 인재 가뭄에다 의원 출신 장관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현역 의원 차출설이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상임위원회 소위나 전체회의에서 전투력을 높여야 하는데 의원이 장관을 겸직하면 사실상 출석을 못 하지 않나. 국회 본회의가 아닌 상임위는 거의 못 들어온다”며 “(22대 국회에서) 모든 상임위가 전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우려된다”고 말했다. 개각 때마다 야당의 반발과 대통령의 임명 강행, 야당의 탄핵 시도와 헌법재판소 심판 등 대립만 격화한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 무용론’도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구속력이 없고 제대로 된 기준도 없다 보니 비판하고 다투는 일이 반복된다”며 “청문 대상의 도덕성과 해당 직무와 관련한 전문성 등에 대해 구체적인 검증 사안을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전제로 대통령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꼭 필요한 인사라면 대통령부터 국회를 설득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어린이집 앞 트럭 쌩쌩 달려도 100명 미만이면 ‘NO 스쿨존’

    어린이집 앞 트럭 쌩쌩 달려도 100명 미만이면 ‘NO 스쿨존’

    지난 5일 서울의 한 어린이집 정문 앞 도로. 빠르게 내달리는 차가 인근 놀이터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선 아이들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쳤다. 인솔하던 교사가 아이들을 멈춰 세우지 않았다면 자칫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아이들은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지 않은 길을 어린이집 담벼락에 바짝 붙어 걸었는데 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속 30㎞가 훌쩍 넘는 속도로 달렸다. 어린이집 앞 도로임에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팻말이나 표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어린이집 원장 백모(52)씨는 “아이들이 어린이집 뒤에 있는 산책로로 이동하려면 이 길을 지날 수밖에 없다”며 “어린이집 규모가 작아 스쿨존 지정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간신히 횡단보도 설치를 이끌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도로 보수 작업으로 지워졌다”고 전했다.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내 어린이집 4330곳 가운데 인근 도로 등이 스쿨존으로 지정된 어린이집은 480곳으로 전체의 11.1%에 불과하다. 도로교통법상 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는 학생 수와 관계없이 스쿨존 지정 대상이지만 어린이집은 정원 100명 이상인 경우에만 해당돼서다. 이마저도 강행 규정은 아니기 때문에 100명 이상 어린이집 인근 도로라고 무조건 스쿨존으로 지정되진 않는다. 서울 내 어린이집 중 정원 20명 이하인 가정어린이집 1207곳을 제외한 나머지 3123곳에서도 스쿨존을 찾기 어려운 이유다.100명 미만 어린이집 주변도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지방자치단체와 관할 경찰서가 협의해 스쿨존으로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관심 밖인 경우가 대다수다. 보행 중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거나 다친 6세 미만 아동은 2021년 441명, 2022년 352명, 지난해에는 400명으로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로 출범한 22대 국회가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모든 어린이집에 스쿨존을 설치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스쿨존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보니 차들이 쌩쌩 내달리는데 사고가 날까 불안하다. 구청에선 원아가 적은 어린이집이라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고 토로했다. 김의수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원아 수를 기준으로 스쿨존 설치 대상을 구분하는 건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라며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스쿨존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의 공백이 메워질 때까지 지자체 차원에서 횡단보도나 신호등, 펜스 등 교통안전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어린이집 교사인 김모(40)씨는 “신호등이라도 설치해 달라고 구청에 건의했지만 어렵다고 하더라”며 “규모가 작다고 해서 아이들의 안전마저 뒷전인 게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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