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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71일 중 598일 ‘광화문 알박기’… 집회 자유인가 광장 독점인가

    771일 중 598일 ‘광화문 알박기’… 집회 자유인가 광장 독점인가

    전광훈 목사 관련 단체들 집회 접수광화문역 인근 4곳 ‘32% 선점’ 효과차로 막혀 버스 우회… 시민들 불편경찰 2~3개 대대 투입 행정력 부담전문가 “공공 공간 자제·관리 필요” 주말마다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를 점거해 온 참가자 1만명 규모의 사랑제일교회 차도 집회가 3개월 만에 재개됐다. 교회 측은 지난 1월 80대 참가자의 사망 이후 경찰의 인도 및 옥내 집회 권고로 한동안 물러났지만, 지난 5일 행정소송 승소를 계기로 다시 차도로 내려온 것이다. 6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은 앞서 사랑제일교회 측이 낸 지난 5일 차도 집회에 대해 금지통고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교회 측이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승소했다.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보수단체 집회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각각 자유통일당과 사랑제일교회 이름으로 열린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서울경찰청 집회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청이 관리하는 광화문역 인근 4곳(동화면세점 앞·교보빌딩 앞·광화문역·대한문)에 접수된 집회(5234건) 중 3분의1가량(1666건)이 전 목사 관련 집회로 파악됐다. 특히 사랑제일교회가 일요일 광화문 연합 예배를 본격화한 2024년 3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신고한 집회는 771일 가운데 598일로, 나흘에 세 번꼴로 사실상 ‘알박기’ 신고를 해 온 것으로 집계됐다. 차도 집회가 열리는 날이면 시민 불편은 불가피하다. 지난 5일 집회 당시 동화면세점 앞 2개 차로는 오전 6시부터 약 6시간 30분 동안 통제됐다. 이 시간 동안 광화문 정류장을 지나는 13개 버스 노선이 무정차 통과하거나 우회 운행했다. 경찰 행정력 부담도 상당하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안전관리와 교통 통제를 위해 매주 기동대 2~3개 대대가 고정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일요일 집회뿐 아니라 토요일 집회에 대해서도 차도 사용을 제한하고 인도 위에서 진행할 것을 권고하는 행정지도 공문을 교회 측에 발송했다. 경찰은 장기적·지속적 집회로 인한 시민 불편이 누적되는 만큼 관련 법리를 엄격히 적용해 대응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마라톤 대회 등 다른 행사에는 도로를 허용하면서 집회만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향후 집회 방식에 대해선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장기간 지속되는 ‘알박기 집회’의 경우 표현의 자유가 보장하는 영역을 넘어선 만큼 일정한 제어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원과 도로 같은 도시계획시설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모두가 이용하는 강한 공공성을 가진 공간”이라며 “의견 표출로 본래 기능이 훼손된다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병학 충남교육감 예비후보 “천안 미래과학 영재고 설립”

    이병학 충남교육감 예비후보 “천안 미래과학 영재고 설립”

    이병학 충남교육감 예비후보는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핵심 공약으로 ‘천안 미래과학 영재고 설립’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충남은 대한민국 핵심 산업 기반을 갖춘 지역이지만, 최상위 인재를 키우는 영재고 하나 없는 구조적 한계로 우수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충남교육은 그동안 인재를 키울 기회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영재고 하나 없는 현실은 교육 전략 부재의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영재고를 단순한 특목고 신설이 아닌, 충남 교육 전반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확산형 교육 혁신 플랫폼’으로 설계하겠다는 계획이다. 실행 전략은 △반도체·AI·바이오 등 첨단 산업 연계 특화 교육과정 도입 △KAIST 등 대학과 국가 연구기관 연계 공동 연구 프로그램 구축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중심 교육 체계 운영 △교사 연구·연수 허브 기능 강화 △일반고와의 공동 수업·온라인 강의·방학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이 후보는 “영재고는 특정 학생만을 위한 학교가 아닌, 교육 혁신을 선도하고 그 성과를 전체 학교로 확산시키는 교육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며 “영재고에서 개발된 교육 콘텐츠와 교수법을 일반고와 공유해 충남 전체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촉법소년 논란 속 전문가들 제언…“연령 하향보다 안전망 복구 먼저”

    촉법소년 논란 속 전문가들 제언…“연령 하향보다 안전망 복구 먼저”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촉법소년’의 연령을 현행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문제가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6일 열린 긴급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단순한 연령 인하가 소년 범죄에 대한 실효적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국내 통계상 촉법소년 범죄가 흉포화됐다는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 해외에서는 이미 형사책임연령을 낮췄다가 오히려 재범이 늘어 되돌린 사례도 존재한다. 처벌을 강화하기에 앞서 가정·학교·지역사회의 안전망을 두텁게 쌓고 청소년 선도에 실질적인 인력과 예산을 투자하는 것이 먼저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문이다. 인권시민단체 인권연대는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촉법소년 연령 인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인권연대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동 주최로 열린 이 자리에는 법학·교육학·범죄학 전문가와 현장 경찰관, 기자 등이 패널로 참여해 다양한 시각을 나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인사말에서 “촉법소년 연령 인하 문제는 대중의 뜨거운 관심과는 별개로 꼭 필요한 정책도 아니고, 소년 범죄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도 아니다”라면서도 “그동안 우리 사회가 소년 범죄를 진지하게 들여다볼 기회가 부족했던 만큼 이번 토론회가 인권 친화적이면서 동시에 실효적인 방안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축사에 나선 김 의원도 같은 맥락에서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촉법소년 문제는 어느 한 방향의 해법으로 결론 내리기 어려운 복합적 과제”라고 규정하면서 “비행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닌 가정·교육·사회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얽힌 결과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찬반의 단순한 구도를 넘어 예방과 회복, 재사회화를 아우르는 종합적 접근이 논의 테이블에 함께 올라야 하며, 궁극적으로 사회 안전을 위한 공론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는 뜻도 밝혔다. “촉법소년 연령 낮춘 덴마크…‘재범 증가’ 부작용 겪어”박선영 한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강력처벌이 소년 범죄를 억제하고 재범을 방지한다는 주장이 ‘증거’에 기반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결정적인 반증으로 덴마크 사례를 들었다. 덴마크는 2010년 형사책임연령을 기존 15세에서 14세로 낮췄지만, 오히려 13~15세 비행이 모두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특히 비행 전력이 있는 14세 재범이 두드러지게 증가하자 결국 2012년 연령을 다시 15세로 되돌렸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 실시된 복수의 실험 연구에서도 강력처벌의 효과가 미약하거나 오히려 재범을 부추기는 역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뇌는 25세까지 계속 발달하기 때문에 청소년은 충동을 제어하는 능력이 성인보다 현저히 낮다는 뇌과학 연구 결과들도 함께 제시됐다.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은 뇌 발달이 32세까지 이어진다는 연구 겨로가를 내놓기도 했다. 원혜욱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정확한 통계 없이 촉법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흉포화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촉법소년의 소년부 송치 건수는 2016년 6551건에서 2025년 2만 1095건으로 늘었지만, 범죄 유형을 뜯어보면 전체의 절반이 절도이고 살인·강도·강간·방화 등 4대 강력범죄는 3.9% 수준에 그쳤다. 원 교수는 소년부의 ‘심리불개시’ 비율이 2014년 16.4%에서 2024년 28.4%로 높아진 점도 주목했다. 법원이 처분이 필요 없다고 판단하는 사건의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촉법소년 사건 상당수가 형사처벌 없이 보호처분만으로도 충분히 다룰 수 있는 수준임을 방증한다. “현실 개선 방안 찾아야…처벌이 아니라 투자가 답”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김희진 변호사 역시 촉법소년을 포함한 소년범죄가 흉포화되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촉법소년 송치 건수 증가를 범죄 자체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했다. 경찰 신고 방식에 사회 전체가 더 익숙해지면서 나타난 사법화 현상, 가정 해체와 사회안전망 약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실증적 근거도 충분하지 않은 연령 하향 논쟁을 계속하기보다, 지금 당장 현행 소년 정책의 현실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대중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국가와 사회가 그동안 방치해온 문제에서 비롯된 분노와 두려움을 손쉽게 잠재우는 데 그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정에서 돌봄이 끊긴 아이들을 지역사회가 놓치지 않도록 돌봄 체계를 정비하고, 소년원이 이름뿐인 교육 기관이 아닌 실질적인 교육 기관으로 제 기능을 하도록 바로 세우는 것이 연령 인하보다 훨씬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윤 대전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촉법소년 나이 기준을 낮춰서 아이들을 ‘범죄소년’으로 분류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그 아이들이 받는 처벌은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실무적인 회의론을 던졌다. 촉법소년 나이 기준을 낮춰서 13세를 ‘범죄소년’으로 분류하더라도 중대한 사건이 아닌 이상 보호처분을 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하고 있던 여러 청소년 선도를 위한 프로그램과 정책을 모두 다시 철저히 검토해 효과성이 없는 것은 폐기하고, 좋은 프로그램은 발굴해 장기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까워하면 그 대가는 결국 사회 전체가 감당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 “학원비 月400만원”…서울대 치대생이 밝힌 대치동 가격

    “학원비 月400만원”…서울대 치대생이 밝힌 대치동 가격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초·중·고를 거쳐 서울대 치의학과에 진학한 학생이 자신의 사교육 경험과 비용을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샤’에 공개된 영상에서 A씨는 대치동 학생들의 학원 중심 생활을 설명하며, 특히 고등학교 3학년 시기에는 사교육비 부담이 많이 늘어난다고 전했다. 그는 “대치동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학원 일정이 촘촘하다”며 “고등학교 3학년엔 학원비로 약 400만원에서 500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사교육은 어린 시절부터 일상처럼 이어졌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기에는 국어·영어·수학·과학 학원을 주 4일 정도 다녔고, 남는 시간에는 수영이나 농구, 복싱 등 예체능 수업을 병행하는 식으로 하루 일정을 채웠다. 그는 “주 4일 정도 국어, 영어, 수학 및 과학(물리, 화학) 학원에 다녔고, 학원 사이사이 시간에 수영, 농구, 복싱 등 예체능 수업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시간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일정은 더욱 빡빡해졌다.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학교가 끝난 후 밤 10시까지 학원 수업을 듣고, 이후 다음날 오전 4시까지 독서실에서 개인 공부를 한 뒤 오전 7시에 기상했다”며 “수면 부족 상태도 겪었다”고 했다.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생활 방식도 시험 시간에 맞춰 조정됐다. 그는 고3 시기를 떠올리며 “밤 11시 30분에 취침, 오전 5시 30분 기상 루틴을 유지하고, 총 학원 이용 시간은 주당 약 40시간 정도”라고 했다. 특히 사교육 방식 역시 단순히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목적에 따라 나눠 운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전까지 고교 과정의 국·영·수 문법과 개념을 어느 정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수학의 경우 ‘심화 문제 풀이’ 혹은 ‘중상위권 다지기’ 등 강사별 주제에 맞춰 여러 개의 강의를 동시에 수강하기도 했는데, 고3 때는 과목별로 한두 개씩 총 9개의 학원을 병행하기도 했다”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주요 과목과 제2외국어까지 포함해 학원을 병행했으며, 독서실 이용료와 교재비, 온라인 강의 비용을 합치면 월 400만원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수능을 앞둔 이른바 ‘마지막 기간’에는 강의 수와 교재비가 늘어나면서 비용이 더 증가했다고 전했다.
  • [인터뷰] “악마같은 촉법소년? 진짜 문제는 ‘그 부모’”

    [인터뷰] “악마같은 촉법소년? 진짜 문제는 ‘그 부모’”

    “촉법소년 문제를 논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한다. 왜 이 아이들은 방황하기 시작했는가. 왜 아무도 이 아이들을 붙잡지 못했는가. 그 답은 언제나 같다. 부모의 보호력 부재다.” 최근 촉법소년 범죄의 흉포화와 증가세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는 ‘아이들을 더 엄하게 처벌하라’고 소리 높이지만, 청소년 범죄 전문가인 박선영(사진)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진단은 다르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겁하게 아이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 전에 그 아이를 붙잡아줄 ‘부모의 보호력’이 살아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 강력범죄, 그 이면엔 ‘무너진 가정’이 있다”박 교수는 우리가 흔히 언론에서 접하는 이른바 ‘악마 같은 아이들’, 즉 강력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은 전체 소년범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법원에 송치된 촉법소년(10~13세)의 전체 범죄 건수 2만 1095건 중 살인·강도·강간추행·방화 등 4대 강력범죄는 3.9%로 2016년의 6.5%에서 더 감소했다. 촉법소년이 가장 많이 저지른 범죄는 절도(47.9%)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이들이 주로 훔치는 물건은 옷, 화장품, 돈 등이며, 유흥과 쾌락을 위하거나 가출 후 생존을 위해 재산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실제로 법원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은 전체의 47%에 불과했다. 나머지 과반, 즉 1만 명 이상은 아무런 처분이나 재판도 받지 않았는데, 이는 그만큼 사건 자체가 경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아이들이 범죄의 늪에 빠지는 결정적 계기는 무엇일까. “30~40년에 걸친 영미권의 종단 연구 결과를 보면 답은 명확하다. 범죄자가 되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부모의 훈육, 관리감독 그리고 가족의 응집력이다. 부모가 방임하거나 폭력적일 때, 혹은 가정이 해체됐을 때 아이들은 비행의 길로 들어선다.” 박 교수가 참여해 분석한 2025년 소년원 전수조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소년원 아이들 중 친부모와 함께 거주한 비율은 41.9%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52.8%는 부모와 관련한 부정적 경험을 안고 있었으며 부모로부터 신체적 폭력을 당한 비율도 23.4%에 달했다. 가정이 안전망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지대’가 된 셈이다. 사춘기라는 ‘바이러스’, 면역력은 ‘부모와의 유대감’박 교수는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이자 범죄학자인 모핏의 연구를 인용하며 ‘사춘기’를 일종의 바이러스에 비유했다. “누구나 사춘기에는 흔들린다. 하지만 부모와 유대감이 강하고 가정이 안정된 아이들은 잠시 엇나갔다가도 제자리로 돌아온다. 반면 부모와의 유대감이 없고 학대받은 아이들은 사춘기의 일탈이 평생의 범죄 생활로 고착된다. 특히 발달 단계에서 술, 담배, 폭력적인 게임에 노출되면 뇌의 전두엽 형성에 문제가 생겨 회복 탄력성을 잃게 된다.” 박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소년원에 있는 청소년 중 62%에게 가출 경험이 있었다. 가출 이유로는 ‘부모님이 나를 이해하지 못해서(18.1%)’, ‘부모님의 학대(5.6%)’ 등이 주를 이뤘다. 가정이라는 1차 안전망이 제 기능을 잃자, 아이들은 숙박업소(32.3%), 보호자 없는 친구·선배 집(31%), 찜질방(15.2%) 등을 전전하며 범죄의 유혹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부모 역할을 외면하는 무책임한 부모,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부모,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부모가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모 곁을 떠나 국가의 보호 아래 자라는 ‘가정 외 보호 아동·청소년’은 2023년 기준 2만명을 넘는다. 매년 2000명의 아동이 새롭게 보호 조치를 받고 있는데, 그 사유 1위는 아동학대로 인한 분리 조치이며 이어 부모의 사망, 미혼부모, 부모 이혼 순이었다. 박 교수는 “부모에게 학대받고 버림받는 것이 과연 아이들의 잘못인가. 아이들은 태어날 때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부모· 학교·지역사회는 뒷짐…“아이만 탓해선 안돼”1차 보호망인 가정이 무너졌다면 2차 보호망인 학교라도 제 기능을 해야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위기 상황에 처한 아이들은 ‘학교에 가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러 학교를 관할하는 순회 상담사나 학교에 1명 배치된 상담사, 10개 학교를 관리하는 스쿨폴리스는 문제가 발생한 아이들 문제 처리에 바빠서 위기 징후를 나타내는 아이들에게는 신경을 써줄 여력이 없다. 학교는 공부 못하고 사고 치는 애들이 안 나오길 바라는 분위기라고 한다.” 박 교수는 프랑스의 사례를 들어 대안 학교의 활성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학업 중단 위기에 놓인 아이들이 학교 울타리 안에서 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비행 청소년, 특히 촉법소년 문제를 논하기 전에 과연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붙잡아줄 ‘사회적 보호망’, 즉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되돌아볼 때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퇴폐와 향락이라는 유해 요인이 아이들을 강력하게 끌어당기고 있다. 이 유혹과 싸울 수 있는 대항마가 바로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다. 부모가 아이들을 때리거나 방임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저 손쉽게 아이들만 악마라고 비난하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 비겁하며 사회적 폭력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 GIST ‘피움’, 지역 인재 키우는 선순환…“멘티가 멘토로 돌아왔다”

    GIST ‘피움’, 지역 인재 키우는 선순환…“멘티가 멘토로 돌아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재학생 중심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청소년 과학 교육 확대에 나섰다. 고교 시절 멘티였던 학생이 대학 진학 후 멘토로 참여하는 사례까지 나오며, 지역 인재 양성의 선순환 구조가 가시화되고 있다. GIST는 지난 3일 교내 오룡관에서 재학생 사회공헌단 ‘피움(PIUM)’ 제6기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6일 밝혔다. 발대식에는 선발된 재학생 39명과 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해 활동 방향을 공유하고 결의를 다졌다. ‘피움’은 재학생이 멘토로 참여해 프로그램 기획부터 실행, 평가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주니어 과학 멘토링(온라인 수업), 찾아가는 과학캠프(읍·면 학교 방문), GIST 과학캠프, 과학톡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청소년의 진로 탐색과 교육 기회 확대를 지원한다. 교육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병행해 교육 격차 해소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번 6기에서는 ‘멘티에서 멘토로’ 이어지는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2026학년도 신입생 강승모 학생은 고교 시절 피움 멘티로 참여해 진로 방향을 구체화한 뒤 GIST에 진학했고, 올해는 멘토로 활동한다. 강 학생은 “멘토와의 만남이 학업 목표를 세우는 계기가 됐다”며 “그 경험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올해 ‘주니어 과학 멘토링’에는 300명 넘는 지원자가 몰렸으며, 이 가운데 190명이 선발됐다. 전체 멘토 39명 중 17명은 지난해에 이어 참여한 ‘경력 멘토’로, 일부 학생은 5년 연속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용화 GIST 대외부총장은 “피움은 단순 봉사를 넘어 지역 인재 성장과 사회 환류를 이끄는 프로그램”이라며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피움 6기 단원들은 오는 12월까지 약 9개월간 과학 멘토링과 캠프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2021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재학생 약 230명과 중·고등학생 약 770명이 멘토와 멘티로 참여했다.
  • [단독] ‘자녀 범죄’에 獨·佛·美는 ‘부모’ 징역형…한국만 솜방망이

    [단독] ‘자녀 범죄’에 獨·佛·美는 ‘부모’ 징역형…한국만 솜방망이

    소년 범죄가 흉포해지며 ‘촉법소년’ 처벌 강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자녀를 범죄의 길로 내몬 부모에 대한 제재는 한국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턱없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프랑스 등 대륙법계 국가들은 부모의 양육 방임을 독립된 형사 범죄로 규정해 최대 징역형까지 규정하고,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미법계 국가들도 민·형사상 제재를 통해 부모의 감독 의무를 강제한다. 반면 한국은 부모를 형사 처벌할 근거 자체가 없으며 부모가 법원의 특별교육 이수 명령을 어겨도 ‘솜방망이’ 수준의 가벼운 과태료 제재에 그치는 실정이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보다 부모의 법적 책임을 실질화하는 법령 정비가 소년 범죄 예방의 근본 해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박선영(사진) 한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주요국 소년범죄 부모 책임 법제 비교’ 연구에 따르면, 국내 현행법상 자녀의 범죄를 이유로 부모를 형사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소년법 제32조의2 제3항은 소년부 판사가 심리 결과와 가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보호자에게 소년원·소년분류심사원·보호관찰소 등에서 실시하는 특별교육 이수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명령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은 부모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 그쳐 실질적인 제재 수단으로서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교수는 “부모가 교육 이수를 거부하거나 자녀 감독을 소홀히 해도 이를 강제할 법적 수단이 없다 보니, 가정의 보호 기능을 회복시킨다는 근본적인 재범 방지 대책이 현장에서 힘을 잃고 있다”며 “선진국들은 부모의 양육 방임 자체를 독립된 범죄로 보고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독일·프랑스, 부모 방임은 ‘범죄’…징역형 선고박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법체계의 뿌리인 대륙법계 국가들은 부모가 양육·감독이라는 법적 의무를 저버려 자녀를 범죄로 내몬 경우 그 방임 행위 자체를 범죄로 보고 엄격히 처벌한다. 독일이 대표적이다. 형법 제171조에 따라 보호·교육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해 16세 미만 자녀가 범죄에 빠져들 위험을 초래한 부모에게는 최대 징역 3년 또는 벌금형이 부과된다. 또한 민법 제832조는 미성년 자녀가 타인에게 입힌 피해에 대해 부모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아동청소년 복지법(SGB VIII)은 자녀가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부모의 자녀 통제력 상실을 근거로 양육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는 형법 제227-17조에 따라 부모가 정당한 사유 없이 법적 의무를 외면해 미성년 자녀의 건강·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도덕성 및 교육 환경을 해친 경우 징역 2년과 벌금 3만 유로(약 5200만원)를 부과한다. 그로 인해 자녀가 실제로 중범죄나 다수의 범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형량이 징역 3년, 벌금 4만 5000유로(약 7800만원)로 가중된다. 프랑스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부모에게 단순한 신체적 보호를 넘어 자녀의 ‘도덕성’과 ‘교육’에 대한 의무까지 부여하고 이를 위반했을 때 형법에 직접 징역형을 명시해 강력한 강제력을 갖추도록 했기 때문이다. 부모의 방임 자체를 중대한 형사 범죄로 규정한 것이다. 미국, 자녀 ‘합리적 감독·보호’ 의무화…구금 가능판례 중심의 영미법계 국가들도 자녀 범죄에 대해 부모에게 실효성 있는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음식, 주거, 재정 지원, 양육 등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킬 법적 의무를 부모에게 지우고, 자녀의 비행에 대해서도 부모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다. 미국 50개 주 모두 부모의 민사 책임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자녀가 고의로 타인의 재산에 피해를 입혔다면 부모가 금전적 배상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자녀의 행위에 대해 부모에게 형사 책임까지 묻는다. 캘리포니아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캘리포니아주 형법 제272조는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부모가 해당 자녀에 대하여 합리적인 주의와 감독과, 보호, 통제를 행사할 법적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미성년 자녀가 살인·폭력·강간 등 중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물론, 무단결석·가출 등 비행 청소년이 되거나 그러한 위험에 처할 것이 명백한데도 부모가 이를 방치하면 그 자체로 경범죄에 해당한다. 유죄 판결 시 2500달러(약 38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구금에 처해지며, 두 가지를 동시에 부과받을 수도 있다. 영국은 1998년 범죄 및 무질서법에 따라 10세 미만 촉법소년의 부모에게 ‘아동안전 명령’을 내려 감독을 강화했다. 자녀가 처벌을 받으면 법원은 부모에게 최대 12개월간 교육 이수를 의무화하는 ‘양육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한다. 아시아권 입법 확산…중국, 거부 시 직장 통보까지중국도 2021년 ‘가족교육진흥법’을 제정해 부모의 양육 책임을 법제화했다. 미성년 자녀가 범죄를 저지를 경우 경찰, 검찰, 법원은 부모에게 강제적 양육 교육인 ‘가족 교육 지도명령’을 내릴 수 있다. 만약 부모가 이를 거부하면 5일 이하의 행정 구금이나 1000위안(약 22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해당 사실을 부모의 직장에 통보하기까지 한다. 물론 자녀의 범죄로 부모를 제재하는 것이 개인의 자유 침해나 연좌제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반면 이는 자녀의 죄를 부모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 본인의 법적 감독 의무 태만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부모의 양육 책임을 강화하는 입법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는 추세다. 과거 자녀 양육은 부모의 신성불가침한 사적 영역으로 간주됐지만 소년 비행이 사회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이제는 형사적 제재가 강화되는 추세다. 박 교수는 “독일, 프랑스, 미국, 영국,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제재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된 명제를 확립하고 있다”며 “양육은 사회적 책임이 따르는 법적 의무이며 그 실패에 대한 책임 또한 부모가 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미봉책으로는 소년 비행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며 “부모가 양육 의무를 저버렸을 때 실질적인 법적 책임을 묻는 ‘부모 책임법’ 도입 등 관련 법령 정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 학교 밖 수업도 학점 인정 ‘경기공유학교’, 대학까지 이어진다

    학교 밖 수업도 학점 인정 ‘경기공유학교’, 대학까지 이어진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이 학생 맞춤형 교육과 미래형 학습체제 실현을 위한 ‘2026년 경기공유학교 학점인정형’을 대학까지 확대 운영한다. ‘경기공유학교 학점인정형’은 학교 내 또는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으로 개설이 어려운 과목을 지역사회와 연계해 학생의 과목 선택권과 고교학점제 운영 확장을 지원하는 학교 밖 교육이다. 올해는 대학과 협력해 고교 심화 수준으로 개발된 대학 연계 이중학점 5개 과목을 신설해, 대학 진학 때 추가 학점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참여 대학과 기관은 한국외국어대, 서강대, 중앙대, 성균관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과천과학관 등 40여 개이며, 학생들은 전문적 교육 환경에서 수강 후 고교 졸업 필수 192학점 중 일부를 인정받게 된다. 주요 과목은 ▲항공기 일반 ▲반도체 제조 ▲인공지능 기반 생물정보학 기초와 활용 ▲바이오 의약품 제조 및 분석 ▲반려동물 관리 ▲양식 조리 등 총 68개 과목이다.
  • 공공기관 통폐합 메스 든 정부… ‘3대 과제’ 해결에 성패 갈린다 [이슈 인사이드]

    공공기관 통폐합 메스 든 정부… ‘3대 과제’ 해결에 성패 갈린다 [이슈 인사이드]

    ① 독점체제 회귀 저지5대 발전 공사, 경쟁체제 위해 분할LH ‘땅장사’ 사건 반면교사 삼아야② 구성원 ‘화학적 결합’인천공항공사 노조, 통합 저지 나서“지방공항 정책 실패 떠넘겨” 반발③ 지역 이해관계 조율해당 지역 일자리 감소·상권 위축본사 사라지면 지역 세수도 줄어④ 전문가들 “기능 재설계가 핵심”업무 경계 명확해야 통폐합 속도구조조정·개편 청사진부터 제시를정부가 공공기관 통폐합을 포함한 구조 개편에 착수하며 개혁 논의에 불이 붙었다. 공공기관 효율화를 강조해 온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개편의 성패는 과거 ‘독점 체제’로의 회귀를 막고, 구성원 간 화학적 결합과 지역 이해관계 조율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관가 설명을 종합하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공공기관 통폐합과 관련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각 부처에 전달했다. 부처별 검토와 협의를 거쳐 청와대에 초안을 보고할 예정이며 최종안은 대통령 주재 공공기관 기능재편 전략회의에서 발표된다. 먼저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대통령의 공약인 KTX와 SRT 통합이 대표적이다. 두 기관은 지난해 12월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발표하고 단계적 통합에 들어갔으며, 연말 통합철도공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레일 자회사 5곳에 대한 효율성 검토도 진행 중이다. 코레일유통, 코레일관광개발,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테크, 코레일로지스 등 자회사들이 역사 내 상업시설, 승무, 매표, 청소 업무를 나눠 맡으면서 운영 비효율이 크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을 통합하는 방안도 오르내린다. 공항 공사가 두 곳으로 나뉘어 항공 노선과 서비스 측면에서 비효율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수익성을 갖춘 인천공항공사를 중심으로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지방공항 활성화, 가덕도신공항 건설·운용까지 ‘공항 건설·운영’을 한 곳에서 전담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5대 발전 공기업도 통합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업무보고에서 “왜 이렇게 나눠났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장만 5명 생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국가데이터처 산하 한국통계정보원과 한국통계진흥원은 기능 연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통합을 논의 중이다. 정책금융 분야에서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간 업무 중복 문제가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 구조 개편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해 8월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는 “공공기관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통폐합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고, 올해 1월 국무회의에서는 산림청 산하 기관을 통합한 사례를 언급하며 속도전을 주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은 ‘존재 의의를 설명하지 못하는 공기업이 존재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폐합이 이뤄질 경우 효율성 저하, 방만 경영, 낙하산 인사 등 고질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간 기업의 통폐합·분사에 비해 공기업은 시장과 사회 변화에 더디게 대응한다는 문제가 늘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 통폐합은 언제나 필요한 상시 이슈”라고 말했다. 다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당장 5대 발전 공기업은 김대중 정부 시절 전기요금 인하와 효율성 강화를 목적으로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 물적 분할됐다. 원칙 없는 통합은 과거 독점 체제로의 회귀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통합해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공이 벌어들이는 이익으로 임대주택 등 주거복지에 따른 주공의 만성 적자를 보전하겠다는 구상 아래 두 기관이 통합됐지만, 택지 개발과 매각 수익으로 임대주택 적자를 보완하는 구조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 결과 내부 투기 문제 등 ‘땅장사’에 따른 부작용만 드러났다는 평가다. 구성원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지도 과제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통합 논의가 알려지자 인천공항공사와 3개 자회사 노조가 속한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공공연맹) 산하 ‘인천공항졸속통합저지 공동투쟁위원회’는 “통합은 결코 효율화가 아니다. 지방공항 정책 실패와 신공항 재정 부담을 인천공항에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책임 전가이며 그 피해를 결국 국민에게 전가하는 졸속 정책일 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역 경제 영향도 변수다. 공공기관 이전이나 통폐합은 해당 지역 일자리 감소와 상권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장 발전 공기업 본사가 위치한 지역에서는 본사가 사라지면 세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물리적 통합이 아닌 기능 재설계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업무 경계가 명확해야 기업 지원의 속도와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숫자 줄이기에 그칠 경우 실질적 성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사람을 구조조정하지 못하면 우리가 기대하는 공공기관 통폐합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게 된다”며 “구성원의 명예퇴직과 기관 통합에 따른 청사진을 국민에게 명확히 보여준 후 통폐합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동산 원유 포기 못 하는 세 가지 이유 있다

    중동산 원유 포기 못 하는 세 가지 이유 있다

    “우리는 석유가 풍부하다. 미국에서 사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공급난에 직면한 국가들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던진 메시지는 간결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한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은 10배 급증했다. 그런데도 한국이 원유의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이유는 산업 구조적 측면의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은 2015년 0.2%에서 지난해 17.0%로 확대됐다.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33.6%)에 이어 두 번째 원유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2015년 82.3%에서 2021년 59.8%까지 낮아졌지만, 2024년 71.5%, 지난해 69.1%로 여전히 7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원유 구매처를 다변화했는데도 중동 의존이 지속되는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국내 정유 설비가 중동산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항공유 등을 뽑아내는 데 최적화돼 있다는 점이다. 중동산은 황 함량이 높은 중질유, 미국산은 상대적으로 정제된 경질유에 해당한다. 고도화된 국내 설비로 경질유를 정제하면 항공유 생산량이 줄어드는 등 제품 수율 구조가 바뀌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물류비용도 변수다. 중동산은 수송에 20~23일이 걸리지만 미국산은 약 50일이 소요돼 운송 단가에서 불리하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로 수입처를 돌리면서 중동산 확보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 점도 ‘중동 밀착’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산업통상부는 원유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확보해 비상 상황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정부가 원유 수입처만 다변화하라고 할 게 아니라 정유사가 경질유 정제 플랜트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재정 보조 등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간 내 수입국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중동 국가와의 협력 강화에도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3일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주한 대사들과 만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요청했다. 이에 GCC 측은 “한국이 최우선 순위이고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 [마강래의 도시 톡] 늘어나는 폐교, 전문 관리조직이 필요하다

    [마강래의 도시 톡] 늘어나는 폐교, 전문 관리조직이 필요하다

    꾸준히 감소해 온 학령인구는 2070년 300만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2025년 기준 전국 누적 폐교는 4000곳 안팎이다. 이 가운데 약 2600곳은 매각됐고 나머지는 여전히 시도 교육청이 떠안고 있다. 통폐합과 폐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폐교 문제는 문을 닫는 학교 한 곳의 문제를 넘어선다. 학령인구 감소의 결과이면서 지역이 비어 가고 있다는 징후이기도 하다. 오래 비어 있는 학교는 지역의 골칫거리가 된다. 건물은 낡아 가고 관리비는 계속 나간다. 방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안전 문제도 커진다. 무단 점유와 불법 사용이 뒤따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폐교는 교육청이 관리하는 공유재산이다. 하지만 교육청은 교육 기관이지 재산 관리 전문기관은 아니다. 더구나 학교 재산 관리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등기와 소유권 변동, 권리관계 검토, 지적도면 판독은 물론 소송 대응까지 해야 한다. 공유재산법뿐만 아니라 국토계획법, 도시개발법, 건축법, 부동산등기법 등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단순 행정이 아니라 부동산, 법무, 회계, 공간계획이 얽힌 일이다. 그런데도 교육청에는 이를 전담할 체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 공유재산은 계속 늘어나는데 재산 관리 전담 인력은 교육청당 평균 2~4명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업무는 몇몇 담당자의 책임감에 기대어 굴러간다. 더 큰 문제는 그 책임감조차 조직의 자산으로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담당자는 자주 바뀌고, 새로 온 사람은 다시 처음부터 배운다. 전임자가 남긴 파일은 있어도 왜 그렇게 처리했는지, 어떤 판단 끝에 그런 결론에 이르렀는지까지는 알기 어렵다. 사람이 바뀔 때마다 조직은 비슷한 시행착오를 되풀이한다. 그사이 무단 점유, 경계 분쟁, 민원 대응, 재산 실태조사 업무는 쌓여 간다. 폐교를 필요한 사람에게 팔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입지와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폐교가 많고 규모도 커서 수요도 많지 않다. 법적 절차는 복잡하고, 주민 의견 수렴 과정에서는 갈등이 생기기 쉽다. 민간에 매각하려 하면 특혜 시비까지 따라붙는다. 결국 불필요한 재산이라는 걸 알면서도 선뜻 처분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민간보다 지자체 매각을 더 선호한다. 절차가 비교적 단순하고 공익 목적이라는 명분도 세우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근본적 해결은 아니다. 폐교 활용이 막히는 이유는 아이디어 부족이 아니라 이를 실행할 행정 역량과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 K-에듀파인이 도입됐지만, 폐교와 학교 시설 관리 업무는 아직도 엑셀에 따로 쌓아 두는 정보가 많다. 교육청마다 서식과 관리 방식이 제각각인 데다 오기와 누락까지 잦아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진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전문성을 개인의 헌신에만 맡겨 두지 않고 조직과 제도 안에 쌓는 일이다. 담당자가 어느 정도 자리를 지키며 전문성을 쌓을 수 있어야 하고, 매뉴얼도 형식적인 문서 한 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사례가 쌓이고 법령과 지침 변화가 곧바로 반영되는 체계가 필요하다. 그래야 업무가 사람을 따라 흔들리지 않고 새로 온 담당자도 처음부터 길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늘어나는 교육 공유재산 업무를 보면 조직 내 인사 운영만 바뀐다고 문제가 풀리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가칭 ‘교육재산운영관리원’ 같은 전담기구를 검토해 볼 만하다. 교육뿐만 아니라 부동산, 도시계획, 법률, 건축, 회계 전문가가 한곳에 모여 공유재산 문제를 전문조직이 풀자는 것이다. 교육청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이제는 제도적으로 나눠 맡을 때가 됐다. 돌아보면 지금까지는 전문성이 필요한 일을 비전문적 구조 안에 넣어둔 채 현장의 헌신으로 버텨 왔다. 그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다. 사람을 탓할 일이 아니다. 바꿔야 할 것은 구조다. 앞으로도 폐교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쏟아져 나올 것이다. 교육 공유재산 관리의 미래는 결국 사람이 자주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체계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신임 금융결제원장에 채병득

    신임 금융결제원장에 채병득

    금융결제원은 3일 사원총회를 열고 채병득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신임 원장으로 선임했다. 취임일은 6일이고 임기는 3년이다. 1967년생인 채 전 부총재보는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1985년 한은에 입행해 인사운영관, 금융통화위원회실장, 인사경영국장 등을 거쳤다. 이후 올해 1월까지 부총재보를 지냈다. 1993년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같은 대학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마쳤다.
  • “IMF 때도 문 안 닫아… 가장 힘든 순간, 금융이 힘이 돼야”[월요인터뷰]

    “IMF 때도 문 안 닫아… 가장 힘든 순간, 금융이 힘이 돼야”[월요인터뷰]

    금융은 숫자로 움직이지만, 개인의 삶을 숫자에 모두 담을 수는 없다. 신용등급과 담보, 각종 지표가 판단의 기준이 되면 개인의 삶은 뒤로 밀리기 쉽다. 경기가 꺾이면 이 간극은 더 커진다. 대출 문턱은 높아지고 기준은 더 까다로워지면서, 가게를 유지하려는 사람이나 월세를 버텨야 하는 사람, 다시 일어서려는 사람부터 줄에서 밀려난다. 어떤 조직은 달랐다. 사람을 보고 ‘금융(돈의 융통)’을 했다. 돈이 막힐수록 문을 닫지 않고 오히려 더 열었다. 그 선택은 단순한 대출을 넘어 “버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어졌다. 더 주목할 점은 그 결과다. 사람을 믿고 돈을 풀었는데도 조직은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성장했고, 건전성도 함께 지켰다. 일어나야 했던 사람의 절박함과, 그 가능성을 믿은 금융이 함께 만든 결과였다. 궁금해졌다. 사람을 중심에 둔 금융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리스크를 감수하는 선택을 반복하면서도 어떻게 흔들리지 않았을까. 서울 소월로 신협중앙회 사무소에서 5일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을 만나 그 ‘답’을 들었다. 전남 담양의 산골에서 자란 그는 어린 시절부터 형편이 어려울수록 삶의 기회가 얼마나 쉽게 좁아지는지를 몸으로 겪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며 야간대학을 다니던 시절, 학교와 직장에서 신협 사람들을 알게 됐다. 더 어려운 사람들의 삶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1993년 광주문화신협 설립에 ‘원년 멤버’로 참여했다. 그가 현장에서 세운 원칙은 단순하지만 분명했다. 금융은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금이 돌지 않는 위기일수록 금융은 더 열려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이 원칙은 말이 아니라 선택으로 이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는 “조합원이 신청한 대출은 한 건도 거절하지 말라”고 했다.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자금까지 막히는 순간 금융은 존재 이유를 잃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30여년이 흐른 지금, 그 결과는 분명하다. 광주문화신협은 33년간 단 한 번의 적자 없이 전국 3위 규모 조합으로 성장했다. 위기 때마다 현장에 자금을 풀며 버텨낸 그는 이제 총자산 160조 5000억원 규모의 신협 전체를 이끄는 중심에 서 있다. 숫자로 보이는 성과 뒤에는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신뢰가 쌓여 있었다. 다음은 고 회장과의 일문일답. 광주서 33년 무적자 신화돈줄 말라도 서민 대출 문은 열어야신뢰 바탕 160조 이끄는 수장으로-금융이란 무엇이라고 보나. “지역과 서민을 이해하고, 어려운 시기에 필요한 자금을 연결하는 것이 금융이다. 바로 신협이 해야 할 일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 나는 광주문화신협의 실무 책임자였다. 은행들이 건전성을 이유로 소액 대출까지 조이면서 지역 자영업자와 서민들은 사실상 갈 곳을 잃었다. 담보가 있어도, 보증을 세워도 자금이 막히는 일이 반복됐다. 금융은 경제 활동을 뒷받침하고 삶을 이어가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생계를 위한 1000만원, 2000만원 대출마저 막히는 것은 본질과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조합원이 신청한 대출은 어떤 경우에도 거절하지 말라고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그분들은 부동산을 사거나 투기하려고 돈을 빌리려는 게 아니었다.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가게를 지키고 다시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돈이었다. 그런 자금을 연결하는 것이 신협의 역할이라고 봤다. ‘광주문화신협은 돈을 빌려준다’는 입소문이 났다. 다른 금융기관에서 외면받던 자영업자들이 몰렸고, 꽃집과 떡집, 식당, 마트가 하나둘 살아났다. 당시 도움을 받았던 이들이 지금도 찾아와 고마움을 전한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며 식당을 운영하던 분이 있었다. 1000만원이 절실했지만 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부에서는 연체 우려도 있었지만 대출을 승인했다. 그의 절박함을 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가게 안에서 잠을 잘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결국 식당은 자리를 잡았고, 지금은 번호표를 뽑을 만큼 손님이 몰린다. 이 사장님은 이후 다른 금융기관의 제안이 와도 신협을 떠나지 않았다. 그것이 신뢰이고, 신협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본다.” 희망을 잇는 생산적 금융자영업이 돌아야 고용·소비도 돌아생계냐 투자냐, 사람 보는 눈도 중요-금융권에 ‘생산적 금융’이 화두다. “생산적 금융은 대기업 투자나 첨단산업 지원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니다. 미래에 희망이 있지만 자본이 부족해 출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핵심이다. 자영업자가 다시 일하고, 고용하고, 소비하고, 지역경제를 돌게 만드는 것도 생산적 금융이다. 신협은 규모에 맞는 방식으로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결국 ‘사람을 보는 눈’이다. 같은 5억원짜리 자산이라도 투기 목적과 생계 목적은 완전히 다르다. 단순한 재무 수치나 담보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가족의 생계가 달린 자영업이라면 생산적 요소가 결합된 것으로 봐야 한다. 생계를 기반으로 한 대출은 결국 떼먹지 않는다. 상환 의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자금이 생산적인지, 어떤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는 현장이 가장 잘 안다.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자금을 연결해 부가가치를 만들게 하는 것이 금융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이다.” 과제 1호는 건전성 회복작년 PF발 8%대 연체율 절반 낮춰부실 채권 정리 등 자산 관리 강화-신협 전체를 이끄는 중앙회장이 되셨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건전성 회복이다. 부동산 PF 부실 영향으로 자산 건전성 문제가 커졌다. 부실채권 관리 자회사 케이씨유NPL대부를 통해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입했다. 그 결과 연체율은 지난해 중반 8%대에서 최근 4.83%까지 낮아졌다. 목표는 3% 이하다. 추가 출자를 통해 부실채권 매입 여력을 확대했고, 별도 자산관리회사 설립도 추진 중이다.” 금융 넘어 생활돌봄 구상요양·치료·주거 결합 ‘복지타운’ 추진권역별 연대·투자해 지역 인프라로-꿈은 뭔가. “신협은 금융을 넘어 삶을 함께하는 조직으로 가야 한다. 핵심 과제가 권역별 복지타운이다. 전국 조합원 가운데 약 285만명, 40% 이상이 고령층이다. 이들이 신협과 함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요양, 치료, 주거 기능을 결합한 복합 시설을 권역별로 구축하는 방식이다. 고령층은 식사나 일상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복지시설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인프라다. -구체적인 구상은. “개별 조합이 아니라 연대가 핵심이다. 조합 간 협력과 공동 투자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 수도권·영남·호남·충청 등 4~5개 권역으로 나눠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에만 253개 조합이 있고, 영남 200여개, 호남과 충청도 각각 100개 이상이 있어 연대 구조만 갖추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우선 출자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부터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에 설명하고 제도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규제 개선 시급‘온뱅크’로 지역 특화 플랫폼 확장대출 한도·여신업 규제 해결 총력-인터넷은행을 포함해 디지털 전략은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지. “인터넷은행은 오해가 있다. 새로운 인터넷은행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운영중인 비대면 플랫폼 ‘온뱅크’를 고도화하겠다는 뜻이었다. 조합원 중심 서비스에서 벗어나 청년층과 비조합원, 소상공인까지 포괄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역 밀착 금융에 특화된 디지털 모델을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신협의 정체성은 어디까지나 지역 밀착형 금융에 있다. 대형 플랫폼 경쟁보다는 소상공인과 지방 중소기업, 서민층에 맞는 특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만드는 방향으로 접근하겠다.” -규제에 대한 입장은. “규제 필요성은 인정한다. 다만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예컨대 신협중앙회와 새마을금고중앙회의 동일인 대출 한도를 들 수 있다. 두 곳 모두 자기자본의 20%라는 기준은 같지만, 신협중앙회는 부동산·건설업 대출 한도 규제와 고액여신 한도 규제 등이 추가되면서 실제 대출 한도는 500억원 정도다. 반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조원 이상의 대출도 가능해 격차가 크다. 신협은 한쪽 다리를 묶은 채 뛰는 상황이다. 신협은 외부 법인에 출자할 법적 근거가 없어 신협사회공헌재단 등에도 출자할 수 없는 구조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역시 시장 점유율이 1% 수준에 불과함에도 은행과 동일하게 적용돼 자금 운용이 제약되는 상황이다. 규제 취지는 이해하지만 규모와 역할을 고려한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 ■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은 1959년생으로, 조선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광주문화신협 창립에 참여했다. 2016~2019년 광주문화신협 상임이사, 2020 ~2026년 이사장을 지냈다. 2026년 제34대 신협중앙회 회장에 취임했다.
  • [단독] 취업·집값보다 ‘연애·결혼’…청년 찐고민은 ‘인간관계’

    [단독] 취업·집값보다 ‘연애·결혼’…청년 찐고민은 ‘인간관계’

    20대 초반 군대 간 연인·기다림30대 인생 전환기서 삶의 고민수도권선 직장생활·거주지 문제비수도권선 가족·군대 주제 많아 청년들의 고민 상담 플랫폼 ‘온기우편함’에 접수된 약 1만 2000건의 편지를 분석한 결과, 청년 세대의 가장 큰 고민은 연애·결혼 등 인간관계에 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청년 정책이 집중해온 취업이나 주거 문제 못잖게 관계의 문제가 청년들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관계 33%로 가장 큰 비중 5일 재단법인 청년재단이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2018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전국 100여곳에 설치된 온기우편함에 들어온 편지 1만 1919건을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 청년들의 고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주제는 ‘연애·인간관계’(33.5%)로 나타났다. ‘대학생활·진로’(12.0%), ‘직장생활·이직’(11.7%)에 관한 고민이 그 뒤를 이었고, ‘위로와 응원’(7.7%), ‘삶의 방향과 공허함’(5.4%)도 자주 언급된 주제였다. 온기우편함은 익명으로 고민을 적어 보내면 이에 대한 답장을 손편지로 받을 수 있는 상담 플랫폼으로, 이용자 대부분이 20~30대(97.9%)로 파악됐다. 취업난과 집값 문제가 청년들의 최대 고민일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익명 편지에는 연애와 결혼 문제가 핵심 고민으로 자주 등장했다. 20대 초반에는 주로 ‘군대 간 연인, 기다림’을 주제로 한 고민이 많았고, 30대에 가까워질수록 결혼과 연애를 둘러싼 인생 전환기의 고민이 두드러졌다. 특히 30대에서는 ‘삶의 방향과 공허함’과 관련한 고민이 자주 나타났다. 연구팀은 “새로운 연령대에 진입한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큰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지역별 차이도 있었다. 서울에서는 다이어트·체중·폭식, 거주 지역, 직장생활·이직 관련 고민이 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직장과 거주지 문제가, 비수도권에서는 특정 직업군의 고민과 가족·군대 관련 주제가 두드러졌다. 제주에서는 ‘인생의 경로’와 관련한 고민이 많이 나타났는데, 섬 지역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연구팀은 분석했다. ●남성 ‘진로·직장’… 여성 ‘이별·가족’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대학생활·진로’, ‘직장생활·이직’, ‘시험·임용 준비’와 관련한 고민을 더 많이 털어놨다. 반면 여성은 ‘반려동물과 사랑·이별’, ‘가족 관계’, ‘외모 규범·정서적 관계’에 대한 고민 비중이 높았다. 성소수자 응답(33건)에서는 가족·종교 갈등, 커밍아웃의 어려움, 익명성에서 오는 해방감이 주로 언급됐다. 연구팀은 “청년들이 관계나 정서 차원의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음에도 기존 청년 정책은 주로 취업·주거·창업 등 경제 지표에 치우쳐 있었다”며 “정신건강과 관계 형성 등 정서 지원도 청년 정책에서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 [서울신문·삼성 공동 기획] 17년간 208만명 줄어든 청년층…수도권 쏠림 56%로 되레 커져

    [서울신문·삼성 공동 기획] 17년간 208만명 줄어든 청년층…수도권 쏠림 56%로 되레 커져

    저출생·고령화 속에서 청년 인구 감소의 심각성이 도드라지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현재까지 광역도 규모의 청년이 사라졌다. 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청년(만 19~34세·청년기본법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967만 3734명이었다. 행정안전부가 연령별 통계를 체계적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청년 인구는 1175만 8630명이었다. 17년 동안 208만 4896명(17.7%)이 줄어 청년 인구 1000만명 선이 붕괴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충남도 인구(213만 6753명)에 버금가는 규모다. 전체 인구 감소가 막 시작됐지만 청년 인구는 이보다 앞서 줄었고 감소 폭과 속도가 크고 빨라 그 비율 또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전국 주민등록 인구는 2019년 5184만 986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해서 줄었고 청년 인구는 2008년 이후 꾸준히 감소 중이다. 2008년 23.7%였던 청년 비율은 2019년 20.4%를 기록하며 11년 동안 3.3%포인트 감소했고, 지난해엔 18.9%로 최근 6년 사이 1.5%포인트 감소했다. 2008년에는 전남(19.4%)을 제외하면 모든 광역 시도의 청년 비율이 20%대였으나 지난해엔 서울(23.0%)과 대전(21.4%), 광주(20.0%)만 이를 유지했다. 감소 폭이 둔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황형 흑자’와 마찬가지다. 2008~2019년 전체 인구가 4.6%(230만 9494명) 느는 동안 청년 인구는 9.7%(115만 1731명) 줄었다. 2019~2025년 전체 인구는 1.4%(73만 2483명) 감소했고 청년 인구는 8.7%(93만 3165명) 떨어졌다. 인구 정점에 달하는 11년 동안 청년 인구는 연평균 약 10만 4702명, 이후에는 연평균 15만 5527명이 감소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일자리와 교육 여건 등이 좋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으로 쏠림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전체 청년의 51.6%(607만 7364명)였던 수도권 비중은 2019년 53.8%(571만 2449명), 2025년 56.1%(542만 9033명)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청년 1명이 짊어져야 하는 구조적 무게가 지방으로 누적되고 있는 셈이다.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 자문위원인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인구가 쏠린 지역은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떠나간 지역은 소멸 위기에 빠지는 등 양쪽 모두 부작용이 나타난다”며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실질적인 균형 발전 정책 실행과 함께 지역에 머무르는 청년들의 역량 강화, 생활 인구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 등을 통해 인구가 골고루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울신문·삼성 공동 기획] 지방 정주여건 하나 꼽으라면 ‘양질의 일자리’

    전국 청년 10명 중 4명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가장 개선돼야 할 정주 여건으로 ‘일자리’를 꼽았다. 5일 서울신문이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년 정책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42.7%가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서 딱 한 가지 조건이 개선된다면 가장 필요한 건 일자리라고 답했다. 문화 21.8%, 주거 15.3%, 교통 9.1% 등의 순이다. 현재 거주 지역에서 원하는 수준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54%(부족 35.7%·매우 부족 18.3%)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반면 충분하다(11.6%), 매우 많다(3.9%)는 소수에 불과했다. 문화 인프라 부족에 대한 갈증도 컸다. 지역을 떠나고 싶은 이유 3가지를 꼽아달라(중복응답)는 질문에는 432명이 응답했고, 이 중 문화·여가·소비 인프라 부족이 49.3%(213명),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45.8%(198명), 교육·자기 계발 기회 부족이 33.3%(144명)로 많이 꼽혔다. 지역을 떠나고 싶은 이유로 결혼·출산 환경 불안을 꼽은 응답자도 14.4%(62명)를 기록했다. 반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사회에 대한 소속감은 비교적 컸다. 거주 중인 지역에 살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42.1%가 고향이라고 답했고 응답자 중 61.6%가 ‘소속감이 높다 (35.8%)·매우 높다(25.8%)’고 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비수도권 청년 간 일자리를 바라보는 눈높이 차이도 확인됐다. ‘지방에 취업한다면 적정한 초봉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수도권 거주자 40.0%가 ‘연봉 3000만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3000만원을 하한으로 본 비수도권 거주자 비율은 50.1%로, 수도권보다 10.1%포인트 높았다. 반면 고연봉으로 갈수록 수도권 거주자의 응답률이 높았다. ‘4000만원 이상’ 응답률은 수도권 30.5%, 비수도권 29.3%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5000만원 이상’에서는 수도권 14.3%, 비수도권 10.4%로 간격이 벌어졌다. ‘6000만원 이상’은 수도권 13.8%, 비수도권 3.8%로 차이가 더 컸다. 비수도권 청년들이 지역에 취업했을 때 임금이 상대적으로 팍팍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에 맞춰 기대치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뼈아픈 부분은 ‘최저임금(2588만원)’을 감수하겠다는 응답자 비율이다. 수도권은 1.9%에 불과했지만 비수도권은 6.4%로, ‘6000만원 이상’의 응답률보다 높았다. 부족한 일자리 기회 속에서 ‘어떤 일이라도 시작하고 보자’는 지역 청년들의 절박함이 묻어나는 지표다. 이런 현상은 비수도권 청년들의 수도권 이주 결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5년 이내에 현 거주지를 떠나 수도권으로 이주할 의향이나 가능성’ 문항에 비수도권에 사는 19~24세는 무려 74.4%가 ‘크다’ 또는 ‘매우 크다’라고 답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기업 이전 시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을 70%선까지 끌어올리는 등의 파격적인 대책이 없다면 균형 발전은 구호에 그칠 것”이라며 “일자리가 풍부해지면 저절로 소비가 이뤄지게 되고 문화 인프라도 뒤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단독] 취업보다 ‘이 고민’…익명 편지 1만통서 드러난 청년들 본심

    [단독] 취업보다 ‘이 고민’…익명 편지 1만통서 드러난 청년들 본심

    청년들의 고민 상담 플랫폼 ‘온기우편함’에 접수된 약 1만 2000건의 편지를 분석한 결과, 청년 세대의 가장 큰 고민은 연애·결혼 등 인간관계에 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청년 정책이 집중해온 취업이나 주거 문제 못잖게 관계의 문제가 청년들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일 재단법인 청년재단이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2018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전국 100여곳에 설치된 온기우편함에 들어온 편지 1만 1919건을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 청년들의 고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주제는 ‘연애·인간관계’(33.5%)로 나타났다. ‘대학생활·진로’(12.0%), ‘직장생활·이직’(11.7%)에 관한 고민이 그 뒤를 이었고, ‘위로와 응원’(7.7%), ‘삶의 방향과 공허함’(5.4%)도 자주 언급된 주제였다. 온기우편함은 익명으로 고민을 적어 보내면 이에 대한 답장을 손편지로 받을 수 있는 상담 플랫폼으로, 이용자 대부분이 20~30대(97.9%)로 파악됐다. 취업난과 집값 문제가 청년들의 최대 고민일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익명 편지에는 연애와 결혼 문제가 핵심 고민으로 자주 등장했다. 20대 초반에는 주로 ‘군대 간 연인, 기다림’을 주제로 한 고민이 많았고, 30대에 가까워질수록 결혼과 연애를 둘러싼 인생 전환기의 고민이 두드러졌다. 특히 30대에서는 ‘삶의 방향과 공허함’과 관련한 고민이 자주 나타났다. 연구팀은 “새로운 연령대에 진입한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큰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지역별 차이도 있었다. 서울에서는 다이어트·체중·폭식, 거주 지역, 직장생활·이직 관련 고민이 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직장과 거주지 문제가, 비수도권에서는 특정 직업군의 고민과 가족·군대 관련 주제가 두드러졌다. 제주에서는 ‘인생의 경로’와 관련한 고민이 많이 나타났는데, 섬 지역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연구팀은 분석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대학생활·진로’, ‘직장생활·이직’, ‘시험·임용 준비’와 관련한 고민을 더 많이 털어놨다. 반면 여성은 ‘반려동물과 사랑·이별’, ‘가족 관계’, ‘외모 규범·정서적 관계’에 대한 고민 비중이 높았다. 성소수자 응답(33건)에서는 가족·종교 갈등, 커밍아웃의 어려움, 익명성에서 오는 해방감이 주로 언급됐다. 연구팀은 “청년들이 관계나 정서 차원의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음에도 기존 청년 정책은 주로 취업·주거·창업 등 경제 지표에 치우쳐 있었다”며 “정신건강과 관계 형성 등 정서 지원도 청년 정책에서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 유류할증료 인상 전인데…서비스 물가 상승률 3분기 만에 최고

    유류할증료 인상 전인데…서비스 물가 상승률 3분기 만에 최고

    유류할증료 인상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지난 1분기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3분기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가 이어지면 항공료 등 서비스 물가가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가데이터처는 5일 올해 1분기 서비스 물가지수가 115.96(2020년=100)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올랐다고 밝혔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분기 2.4%에서 3분기 1.9%로 낮아졌다가 4분기 2.3%로 다시 올라섰고 올해 1분기엔 더 높아졌다. 외식 등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3.2%로 지난해 1분기(3.1%) 이래 5분기 연속 3%대를 기록했다. 공공서비스는 1분기 1.4%로 지난해 4분기(1.3%)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이 가운데 국제항공료 물가 상승률은 2.3%로 지난해 2·3분기(-0.7%)에서 4분기(2.8%) 상승세로 전환했다가 다시 소폭 낮아졌다. 월별로는 올해 1월 4.2%에서 2월 2.0%, 3월 0.8%로 상승률이 둔화했다. 4월부터 시작된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국제항공료 상승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데이터처의 설명이다. 4월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올해 2월 16일~3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은 총 33단계 중 18단계를 기록했다. 전달(6단계)보다 12단계가 올라, 현재의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폭 상승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 기준 단계가 오른 데 따라 이달 발권하는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를 최대 3배 이상 높여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최지욱 연구원은 지난 2일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노선에 따라 국내선 항공요금이 1~3%, 국제선 항공요금이 3~15% 인상될 것”이라며 “전체 소비자 물가에 0.03%포인트, 서비스 물가에 0.06%포인트가량 기여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중후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항공비뿐만 아니라 물류비 등 운송 비용이 연쇄적으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비용 상승은 숙박·외식 등 다른 서비스 가격에도 전가되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비스 물가는 한 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큰 항목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세를 억제해온 농산물 가격도 향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 1분기 농산물 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2.1%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2.7%) 이후 첫 하락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 파종 시기라 비닐과 비료가 많이 필요한데 수급 문제가 제기되면서 여름부터 농산물 가격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농업용 난방유도 상승세를 보여 농가의 경영비가 증가하면 시차를 두고 농산물 판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석유 가격이 오르면 운송비가 올라가면서 소매 상품도 타격을 받는다”며 “가격 상승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일부 품목의 품귀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양 교수는 “품목을 구할 수 없으면 해당 품목이 필요한 제품 생산이 멈추고 공장이 가동되지 않으니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매맞는 딸 곁 지키다…사위 가정폭력에 희생된 엄마

    매맞는 딸 곁 지키다…사위 가정폭력에 희생된 엄마

    대구 ‘여행용 가방 시신’ 사건의 피해 여성은 가정폭력을 일삼는 사위로부터 딸을 보호하기 위해 딸 부부와 함께 생활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조모(27)씨의 폭행으로 숨진 5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9월 조씨가 자신의 딸 최모(26)씨와 결혼한 직후부터 딸 부부와 함께 살았다. 경찰은 최씨가 가정폭력을 당하자 A씨가 딸을 보호하기 위해 같이 살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딸 부부가 올해 2월 경산에서 대구의 한 오피스텔로 이사한 뒤에도 같이 생활했는데 이때부터 조씨는 “이삿짐 정리를 빨리 안 한다”, “시끄럽게 한다” 등 갖은 이유를 들며 장모에게도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보다 못한 딸이 집을 떠날 것을 권유했으나 A씨는 듣지 않았다. A씨 모녀는 조씨의 폭행과 보복이 두려워 주변에 알릴 엄두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위의 폭행을 몰랐던 A씨의 남편 B씨는 딸 부부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A씨가 2주 가까이 연락하지 않아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제대로 된 병원 치료도 받지 못하던 A씨는 지난달 18일 새벽부터 1시간 넘게 이어진 사위의 폭행에 끝내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예비 부검 결과 갈비뼈와 골반 등의 부위에서 다발성 골절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범행 직후 장모의 시신을 세로 50여㎝·가로 40여㎝·두께 30㎝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억지로 넣었다. 이후 최씨와 함께 도보로 20분가량 떨어진 신천변으로 가 가방을 유기했다. 조씨는 최씨가 신고할 수 없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일상을 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한 조씨와 최씨를 이르면 8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패륜 범죄는 집안일이라 주변에서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지자체나 지역 사회 공동체가 촘촘한 안전망을 갖춰서 위험 가정을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울랄라” 이다도시 뜻밖의 놀라운 근황…전지현과 ‘이곳’서 포착

    “울랄라” 이다도시 뜻밖의 놀라운 근황…전지현과 ‘이곳’서 포착

    프랑스 출신 방송인 겸 교수 이다도시(한국명 도씨이다노엘다니엘)가 배우 전지현을 만난 사진을 공개했다. 이다도시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지현을 비롯해 K팝 그룹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각각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다도시는 3일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마크롱 대통령 국빈 오찬에 참석했다. 이날 오찬에는 전지현과 필릭스가 주한프랑스대사관이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 명예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다도시는 프랑스 출신 방송인으로 1993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으나 2010년 이혼했다. 한국에 거주 중인 프랑스인 연인과 2019년 여름 재혼한 그는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프랑스 언어문화학과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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