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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 없는 애벌레, ‘이것’으로 소리 듣는다 [핵잼 사이언스]

    귀 없는 애벌레, ‘이것’으로 소리 듣는다 [핵잼 사이언스]

    인간은 뛰어난 감각 기관을 지닌 동물이다. 후각은 개보다 떨어지고 시각은 독수리만큼 좋지 않을지 모르지만, 사실 모든 형태의 정보를 수집해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에서 인간을 따라올 동물은 별로 없다. 예를 들어 인간은 정교한 청각을 이용해 수많은 단어를 인지하고 정보를 처리한 후 다시 자신의 의견을 언어라는 복잡한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한 뇌와 잘 발달된 귀가 없는 동물에서도 소리를 듣는 능력은 생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지어 귀가 없는 동물도 천적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해 생존을 도모한다. 13일 학계에 따르면 미국 빙햄턴대의 캐롤 마일스 연구팀은 귀가 없지만 천적인 말벌의 날개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박각시나방’ 애벌레의 청각을 연구했다. 인간의 귀는 외이, 중이, 내이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외부의 소리를 효과적으로 모은 후 진동을 크게 중폭하고 파장을 인식해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복잡한 기관이다. 하지만 작은 애벌레 입장에서 이런 고도로 발달된 귀를 지닐 수도 없고 설령 있다고 해도 여기서 들어올 정보를 처리할 큰 뇌도 없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애벌레들은 소리에 반응할 수 있다. 바로 잎이나 줄기를 타고 들어오는 진동을 다리와 몸통으로 느끼는 방식이다. 그런데 마일스 교수는 박각시나방 애벌레들이 생각보다 뛰어난 청각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애벌레들은 마일스 교수가 단순히 ‘부’(boo) 소리만 들어도 깜짝 놀라 자리에서 튀어 올랐다. 연구팀은 애벌레가 귀가 없어도 특정 소리를 잘 듣는 비결에 대해 두 가지 가설을 세웠다. 첫 번째는 애벌레가 단순히 잎과 줄기에 전해지는 진동을 몸통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몸에 난 미세한 털(감각모)의 진동을 감지한다는 것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실험실인 빙햄턴 대학의 무반사실(anechoic chamber)을 이용해 정밀한 소리 실험을 진행했다. 이 방에서는 소리와 진동을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애벌레가 어떤 자극에 반응하는지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150Hz(저주파)와 2000Hz(고주파)의 소리를 재생하고, 애벌레가 표면 진동과 공기 중 소리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비교했다. 그 결과 애벌레는 발로 느끼는 표면 진동보다 공기 중 소리에 10~100배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두 번째 가설을 확실히 검증하기 위해 애벌레의 복부와 가슴 부위에 있는 미세한 털을 제거했다. 그 결과 애벌레의 소리 감지 능력이 크게 떨어졌는데, 이는 소리를 감지하는 데 이 미세한 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확실한 증거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애벌레는 진화 과정에서 포식자인 말벌의 날갯짓 소리(약 100~200Hz)를 감지할 수 있도록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털을 이용해 공기 중 진동을 감지하는 수준으로는 사람처럼 언어를 이해하거나 음악을 감상할 순 없다. 하지만 천적의 접근을 1초라도 빨리 인지하고 나뭇잎에서 뛰어내리면 생존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순 있다. 우리 눈에는 하찮게 보일 수 있는 작은 애벌레와 그 애벌레에 난 털이지만, 사실 이런 단순한 방식으로도 소리를 듣고 환경에 맞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언어 능력만큼이나 놀라운 생물의 적응력이 아닐 수 없다.
  • “AI 탓 새 불평등 생겨… 일터 차별 없게 최선”

    “AI 탓 새 불평등 생겨… 일터 차별 없게 최선”

    이창곤 신임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이사장이 12일 공식 취임했다. 이 신임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AI 기술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불평등과 노동권 사각지대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우분투 정신이 절실하다”며 “재단이 차별 없는 일터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과 학계를 넘나들며 불평등과 노동, 복지국가 관련 의제를 꾸준히 공론화해왔다. 한겨레신문사에서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과 논설위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중앙대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영국 복지사상과 역사’, ‘기후위기와 녹색복지’, ‘복지정치’ 등을 강의하고 있다.저서로는 ‘복지가 왜 권리일까’, ‘복지의 문법’ 등이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이 신임 이사장은 2019년 재단 창립 당시부터 이사로 참여했다. 기후위기 등 복합위기 시대에 필요한 ‘녹색복지국가’ 비전과 노동의 역할에 정통한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우분투재단은 사무금융 노사가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목표로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해 설립한 공익법인이다.
  • 여성 연구자 비율 ‘OECD 최하위’ 한국… 남성 중심 연구실 문화가 발목 잡았다

    물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30대 박모씨는 여성으로서 학업을 이어갈지 진지한 고민에 빠졌다. 업계 종사자나 대학 교수들이 초청되는 세미나에 참석하면 연사 대부분이 남성이어서다. 박씨는 “한번은 박사급 강사 16명이 왔는데 여성은 1명뿐이었다”며 “공부를 더 한다고 과연 내 자리가 있을지 암담했다”고 전했다. 11일 한국여성과학기술인단체총연합회(여성과총)가 ‘세계여성과학인의 날’을 맞아 발표한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 연구인력 비율은 전체의 2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6.3%)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30개국 중 최하위(29위) 수준으로, 한국보다 여성 비율이 낮은 국가는 일본뿐이었다. 여성과총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서 학부, 석사, 박사로 이어지는 학업 ‘파이프라인’에서 여성 연구인력의 누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여성 연구인력 비율은 2019년 21.0%에서 2023년 23.7%로 2.7%포인트 증가했지만, 이 속도라면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하는 데 22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독 한국 과학계에 여성 인력이 적은 이유로는 연구실의 남성 중심 문화가 지목된다. 과거보다 여성 비율이 높아졌다고 해도 남성이 다수인 연구실에선 여성 연구자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엄미정 여성과총 정책위원장은 “일부 이공계 연구실에서는 성 관련 문제를 의식해 여성 연구자를 기피하는 성차별 현상도 나타난다”며 “여성과 업무를 볼 때 문을 열어두거나 표현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 식의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특수성도 있다. 이 분야는 특히 지식 주기가 짧아 휴직 기간이 길어지면 최신 연구 동향을 따라가기 어려운데, 석·박사과정을 마치는 시기와 결혼 및 출산 적령기가 겹치면서 여성 이탈 현상이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여성과총은 여성 과학기술인의 이탈률을 줄이기 위해 ▲박사과정·초기 경력 단계에서의 휴식기 지원 및 복귀 프로그램 ▲여성 연구개발(R&D) 참여 확대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과 성평등 교육 강화 등을 촉구했다.
  • 알로사우루스는 이걸 먹고 살았다? 쥐라기 먹이 사슬의 핵심은 이것

    알로사우루스는 이걸 먹고 살았다? 쥐라기 먹이 사슬의 핵심은 이것

    공룡 시대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장면 중 하나가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가 초식공룡을 공격하는 장면이다. 트라케라톱스 같이 큰 뿔로 무장한 초식공룡의 경우 순순히 잡아 먹히진 않기 때문에 목숨을 결투가 벌어지곤 한다. 물론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트리케라톱스는 같은 시기 살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장면이긴 하지만, 이 둘은 백악기 가장 마지막 시기에 잠시 살았던 공룡이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 중생대 먹이 사슬의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쥐라기와 백악기 모두 사실 신생대만큼 긴 시기였기 때문에 이 시기 먹이 사슬 역시 매우 다양하게 변했다. 11일 학계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카시우스 모리슨 박사 연구팀은 쥐라기 후기인 1억 5600만 년에서 1억 4700만 년 사이 지층을 보존한 미국의 모리슨 지층(Morrison formation)에서 당시 먹이 사슬의 구조를 조사했다. 연구팀이 확인한 사실은 당시 먹이 사슬에서 거대한 네발 초식공룡인 용각류의 새끼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용각류 새끼는 숫자가 많을 뿐 아니라 크기가 다양해 육식공룡의 중요한 먹이가 됐다. 몸길이 30m에 달하는 디플로도쿠스나 브라키오사우루스 같은 대형 초식공룡도 알은 30㎝를 넘기기 힘들다. 알이 너무 커지면 깨지기 쉽고 지나치게 두꺼우면 산소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각류 새끼는 작을 수밖에 없고 이런 크기 차이 때문에 어른들과 같이 생활하기는 불가능하다. 먹이도 완전히 다르고 밟힐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숲에서 육식공룡의 눈을 피해 숨어 지내는 수밖에 없는데, 덕분에 알로사우루스 같은 쥐라기 후기 육식 공룡의 중요한 먹이가 된 것으로 보인다. 새끼 때 쉽게 잡아 먹히기 때문에 어미 초식공룡은 많은 알을 낳아 이를 상쇄하려 했을 것이고 덕분에 풍부한 먹이가 공급될 수 있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모리슨 지층 가운데 미국 콜로라도 드라이메사(Dry Mesa) 채석장에서 발견된 약 1만년간의 화석 기록에서 적어도 6종의 용각류 화석과 육식공룡 화석을 분석했다. 동물 크기와 치아 마모 패턴, 특정 동위원소 농도(식이 흔적), 위장 내용물 분석(마지막 식사 확인)을 통해 생태계를 모델링 해 모든 공룡·동물·식물 간의 잠재적 먹이 관계를 시각화하고 정량화 한 결과 먹이 사슬의 중심에 용각류 새끼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시기가 육식공룡에게는 백악기 후기보다 더 살기 좋은 시기였다. 당시 대형 수각류 육식공룡들은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아도 사냥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시로 무장한 스테고사우루스에 공격받은 알로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이 경우에도 용각류 새끼를 잡아먹으면서 충분히 회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백악기 후기 티라노사우루스는 알로사우루스와 달리 거대 용각류 초식공룡이 없는 환경에서 살았다. 연구팀은 손쉬운 먹이인 새끼 용각류 공룡은 없는 대신 종종 트리케라톱스 같은 위험한 사냥감을 잡아야 했기 때문에 티라노사우루스의 몸집이 엄청나게 커지고 두개골과 치악력도 커진 것으로 해석했다. 사실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다리가 퇴화한 이유 중 하나로 “머리가 너무 커지고 무거워져서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팔이 작아졌다”는 설이 유력한데, 먹잇감이 강력해질수록 포식자는 더 강력한 ‘한 방(치악력)’이 필요했고, 그 대가로 팔을 포기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강의 폭군으로 묘사되지만, 사실 티라노사우루스의 삶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외의 연구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알로사우루스는 이걸 먹고 살았다? 쥐라기 먹이 사슬의 핵심은 이것 [다이노+]

    알로사우루스는 이걸 먹고 살았다? 쥐라기 먹이 사슬의 핵심은 이것 [다이노+]

    공룡 시대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장면 중 하나가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가 초식공룡을 공격하는 장면이다. 트라케라톱스 같이 큰 뿔로 무장한 초식공룡의 경우 순순히 잡아 먹히진 않기 때문에 목숨을 결투가 벌어지곤 한다. 물론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트리케라톱스는 같은 시기 살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장면이긴 하지만, 이 둘은 백악기 가장 마지막 시기에 잠시 살았던 공룡이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 중생대 먹이 사슬의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쥐라기와 백악기 모두 사실 신생대만큼 긴 시기였기 때문에 이 시기 먹이 사슬 역시 매우 다양하게 변했다. 11일 학계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카시우스 모리슨 박사 연구팀은 쥐라기 후기인 1억 5600만 년에서 1억 4700만 년 사이 지층을 보존한 미국의 모리슨 지층(Morrison formation)에서 당시 먹이 사슬의 구조를 조사했다. 연구팀이 확인한 사실은 당시 먹이 사슬에서 거대한 네발 초식공룡인 용각류의 새끼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용각류 새끼는 숫자가 많을 뿐 아니라 크기가 다양해 육식공룡의 중요한 먹이가 됐다. 몸길이 30m에 달하는 디플로도쿠스나 브라키오사우루스 같은 대형 초식공룡도 알은 30㎝를 넘기기 힘들다. 알이 너무 커지면 깨지기 쉽고 지나치게 두꺼우면 산소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각류 새끼는 작을 수밖에 없고 이런 크기 차이 때문에 어른들과 같이 생활하기는 불가능하다. 먹이도 완전히 다르고 밟힐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숲에서 육식공룡의 눈을 피해 숨어 지내는 수밖에 없는데, 덕분에 알로사우루스 같은 쥐라기 후기 육식 공룡의 중요한 먹이가 된 것으로 보인다. 새끼 때 쉽게 잡아 먹히기 때문에 어미 초식공룡은 많은 알을 낳아 이를 상쇄하려 했을 것이고 덕분에 풍부한 먹이가 공급될 수 있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모리슨 지층 가운데 미국 콜로라도 드라이메사(Dry Mesa) 채석장에서 발견된 약 1만년간의 화석 기록에서 적어도 6종의 용각류 화석과 육식공룡 화석을 분석했다. 동물 크기와 치아 마모 패턴, 특정 동위원소 농도(식이 흔적), 위장 내용물 분석(마지막 식사 확인)을 통해 생태계를 모델링 해 모든 공룡·동물·식물 간의 잠재적 먹이 관계를 시각화하고 정량화 한 결과 먹이 사슬의 중심에 용각류 새끼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시기가 육식공룡에게는 백악기 후기보다 더 살기 좋은 시기였다. 당시 대형 수각류 육식공룡들은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아도 사냥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시로 무장한 스테고사우루스에 공격받은 알로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이 경우에도 용각류 새끼를 잡아먹으면서 충분히 회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백악기 후기 티라노사우루스는 알로사우루스와 달리 거대 용각류 초식공룡이 없는 환경에서 살았다. 연구팀은 손쉬운 먹이인 새끼 용각류 공룡은 없는 대신 종종 트리케라톱스 같은 위험한 사냥감을 잡아야 했기 때문에 티라노사우루스의 몸집이 엄청나게 커지고 두개골과 치악력도 커진 것으로 해석했다. 사실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다리가 퇴화한 이유 중 하나로 “머리가 너무 커지고 무거워져서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팔이 작아졌다”는 설이 유력한데, 먹잇감이 강력해질수록 포식자는 더 강력한 ‘한 방(치악력)’이 필요했고, 그 대가로 팔을 포기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강의 폭군으로 묘사되지만, 사실 티라노사우루스의 삶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외의 연구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일부러 청소년 중독시켜” 메타·인스타 CEO 美법정 선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가 청소년을 중독시켰다며 플랫폼 기업의 책임 여부를 따지는 재판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청소년들이 SNS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이들 기업이 의도를 갖고 플랫폼을 설계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1심 주 법원은 이날 케일리 GM으로 신원이 확인된 20세 여성이 메타와 유튜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첫 심리를 진행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케일리가 10년 넘게 SNS에 중독됐고 이로 인해 불안과 우울증, 신체장애 등을 겪었다”며 “(이들 기업이) 아이들의 뇌에 중독성을 심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메타와 유튜브 등의 내부 이메일과 연구자료 등을 제시하며 청소년이 중독성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SNS에 담배 산업이나 슬롯머신 등의 심리적 기법을 차용해 청소년을 가두는 설계를 했다는 논리도 펼쳤다. 반면 메타 측 변호인은 SNS 중독에 대한 과학계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일부는 SNS 중독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케일리가 겪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는 어린 시절 대인관계 갈등 등 여러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판 결과는 미국에서 SNS 중독을 호소하며 제기된 수천 건의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받는다. ABC방송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가 18일,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가 11일 각각 법정에 출석해 증언한다고 전했다. 스냅챗 운영사 스냅과 틱톡도 함께 피소됐으나 케일리 측과 비공개 합의하면서 재판을 피하게 됐다. 뉴멕시코주에서도 메타가 플랫폼에서 아동과 청소년을 성적 착취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며 기소된 사건에 대해 모두진술을 듣는 절차가 시작됐다.
  • “AI 혁신 속도 못 따라가는 이들 위해 뭘 할지 고민할 때” [월요인터뷰]

    “AI 혁신 속도 못 따라가는 이들 위해 뭘 할지 고민할 때” [월요인터뷰]

    30년 AI 발전의 산증인LLM 딥러닝 이후 진화 매우 빨라시험 부정행위? 과제를 바꾸면 돼AI 거품론도 크게 걱정할 것 아냐실패 경험은 새로운 도전의 밑천피지컬AI 대응 어떻게로봇 도입 혜택, 노동자 함께 누려야기존 역할 달라져도 새 일자리 생겨AI 핵심은 이미 오픈소스로 알려져꾸준히 투자하면 한국도 3강 가능인간을 뛰어넘는 ‘디지털 뇌’가 물리적인 ‘몸’과 결합한 피지컬 인공지능(AI)이 2026년 벽두 인류의 화두로 떠올랐다. 성큼 다가온 피지컬 AI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한다.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걱정을 넘어, 인간 통제를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란 막연한 불안까지 느낀다. 동시에 인간의 생물학·물리적 한계를 피지컬 AI의 ‘강력한 몸’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공존한다. 30년 가까이 AI 학계와 산업·교육계에 독보적 영향력을 미친 피터 노빅(70) 구글 연구총괄(Director of Research) 겸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원(HAI) 펠로를 지난달 27일 화상으로 만났다. 노빅 총괄은 “(AI와 인간이 공존할 미래를)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변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은 우려된다”면서 “그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피지컬 AI 도입에 따른 혜택을 경영자, 주주 외에 노동자도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AI 교육 바이블로 불리는 ‘인공지능 : 현대적 접근방식’(1995)을 집필했는데. “(공동 저자인) 스튜어트 러셀(UC버클리 교수)과 적절한 때 만났다. 프로그래머가 직접 규칙과 지식을 일일이 입력하던 방식에서 머신러닝으로 이동이 일어날 때였다. 2022년 전후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딥러닝이 AI 발전을 가속했다. 1995년 목격한 변화의 싹이 매우 빠르게 진화하는 상황이다.” -교육자이기도 해서 더 궁금하다. 최근 한국 대학에선 AI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논란인데. “AI로 학생 개개인에게 세심한 개별 지도를 할 수 있게 됐다. 교사가 30명을 동시에 가르쳐야 하던 교실에선 어려웠다. 물론 학생이 부정행위를 하는 것은 아닌지, AI가 과제를 대신하고 학생은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닌지 우려도 있다. 결국 학생이 더 깊게 사고하도록 과제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 AI가 단순 작업을 대신하는 만큼, 학생은 보다 수준 높은 과제에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평가 일부를 대면으로 해야 한다. 과제를 받은 뒤, 교사가 마주 앉아 작업 과정과 내용을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식이다. AI의 도움을 받았다면 제대로 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빅테크의 과도한 투자와 수익성 부진 우려에 따른 AI 거품론이 끊이지 않는다. “AI가 혁신 기술로 떠오르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투자 열기가 주식시장에 번졌다. 과잉 투자도 생기고, 성공하는 기업도, 실패하는 기업도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에는 주식시장을 넘어 삶 전반이 타격을 입었다. 이번에도 일부 벤처캐피털은 기대만큼 이익을 거두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거다. 일부는 실패하더라도 소중한 경험을 얻은 이들은 다른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 거다.” -지난달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아틀라스’로 피지컬 AI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이후 현대차 노동조합은 로봇의 공장 투입에 반대하고 나섰다. “자동차 산업은 이미 상당한 자동화가 이뤄졌다. 노동자가 모든 용접을 하거나, 자동차를 도장(塗裝)하는 시대는 끝났다. 노조가 로봇 도입으로 인한 이익을 공정하게 배분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다. 로봇이 생산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여 이익을 가져다준다면 경영진과 주주, 기업뿐 아니라 노동자도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신기술 성과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어디까지 나아갈까. “아직 확실히 알 수는 없다. 과거 새로운 기술은 기존 일자리를 대체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새로운 수요와 일자리가 생길 거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기회가 있다. 우려되는 건 변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다. 농업 자동화는 여러 세대에 걸쳐 이뤄졌기에 적응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훈련받았거나 하고 싶던 일이 사라지고, 다른 길을 시도하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도 분명히 생길 거다.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책임 있는 AI(Responsible AI)’ 담론을 주도하는 HAI에 몸담고 있다. AI가 공정하고 포용적이며 인류에게 유익하게 작동하게 하려면. “다양한 장치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소비자는 제품을 고를 때 기업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그 가치가 자신과 맞는지를 판단한다. 규제도 중요한 축이다. 정부가 무엇을 허용하고 허용하지 않을 지를 정한다. 주요 기업들은 자율 규제인 ‘AI 프레임워크’를 이미 마련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선 흔치 않지만 전문 직능단체를 통한 관리도 고려할 수 있다. 예컨대 제3자 인증제도가 정부보다 빠를 수도 있다. (노빅 총괄은 미국 최초의 안전규격 인증 회사인 UL의 AI 안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100여년 전 전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 미국인들에겐 놀라움과 두려움이 공존했지만, UL이 전선이나 전구 등을 검사하고 안전하다는 인증을 부여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도 신뢰하게 됐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AI 생성물 표시를 의무화한 ‘AI 기본법’을 시행했다. “(어느 정도 규제가 적정한지) 아직 확실치 않다. 가짜 뉴스나 조작된 사진은 전에도 있었지만, 영상 제작까지 쉬워지면서 규모가 커졌다. 워터마크는 가능한 대응 수단이지만, 궁극적으론 출처에 더 의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한쪽은 악의를 갖고 가짜를 만들어내는데, 선의를 지닌 다른 한쪽이 끊임없이 판별해야 하는 싸움은 바람직하지 않다. 웹사이트나 언론사 등이 ‘영상 출처가 어디고, 진짜라는 데 명예를 걸겠다’고 제시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 -미국과 중국은 AI 분야의 확고한 양강이다. 한국이 틈을 비집고 ‘AI 3대 강국’에 진입할 수 있을까. “미국은 AI 분야의 선두다. 중국도 빠르게 따라잡았다. AI는 ‘패스트 팔로워’가 나타날 수 있는 분야라는 얘기다. 수십년간 전문성을 쌓아야 겨우 첫발을 뗄 수 있는 분야도 있지만, AI는 아니다. 핵심 기법은 오픈소스로 널리 알려졌기에 AI를 이해한 전문가와 연산 능력이나 데이터에 대한 투자, 꾸준한 노력이 갖춰지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도 충분히 올라설 수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시가 주관한 ‘AI 서울 2026’ 포럼에서 ‘파운데이션 모델이 어떻게 피지컬 AI의 두뇌가 되는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서울시는 피지컬 AI 선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양재 AI 클러스터’와 ‘수서 로봇 클러스터’를 키우기로 했다. 실리콘밸리처럼 성장할 수 있을까. “지난해가 LLM의 해였다면 올해는 피지컬 AI의 해다. 코로나19 때 로봇을 연구하는 학생들이 각자의 집이 아닌 연구실에 모인 게 오늘의 피지컬 AI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엔지니어, 법률가, 투자자 등 다양한 전문가가 기꺼이 모험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모인 곳이다. 전문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이 성공을 위해 중요하다.” ■피터 노빅 연구총괄은 1956년 미국에서 태어나 브라운대에서 응용수학을 공부하고, UC버클리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교수와 함께 쓴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방식’(1995)을 통해 AI 교육의 표준을 정립했다. 이 책은 전 세계 135개국, 1500개 대학에서 교재로 채택됐다. 2011년 세바스티안 스런과 함께 한 온라인 AI 강의는 16만명 이상이 수강해 온라인 대중교육(MOOC) 열풍의 기폭제가 됐다. 그는 이론에만 매몰되지 않았다. 1998년 미항공우주국(NASA)의 에임스 연구센터 계산과학 분과장을 맡아 우주탐사 로봇 및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기반을 닦았다. 이후 구글에서 20년 넘게 연구총괄을 맡아 구글이 검색엔진을 넘어 최고의 AI 기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이끌었다. ‘AI의 미래는 기술이 아닌 인간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만들어진 스탠퍼드대 HAI의 펠로를 겸하며 AI 기술의 혁신이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지 않을 방법을 찾고 있다.
  • 상의 ‘부유층 탈출’ 엉터리 보고서… 국세청 “실제 이주 139명뿐”

    상의 ‘부유층 탈출’ 엉터리 보고서… 국세청 “실제 이주 139명뿐”

    통계 원문 ‘상속세 언급’ 전혀 없어검증 없이 가져와서 마음대로 분석구윤철 “신뢰도 매우 의심스러워”김정관 “가짜뉴스 즉각 감사·문책” ‘상속세 부담으로 해외로 탈출하는 한국의 고액자산가가 급증했다’는 내용의 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가 ‘가짜뉴스’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유출 원인으로 지목된 ‘상속세’와 관련한 언급이 대한상의가 인용한 통계 원문에는 아예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의가 근거 없는 통계를 가져와 원인까지 마음대로 분석한 것이다. 대한상의는 지난 3일 헨리앤드파트너스의 통계를 인용해 “한국의 고액 자산가 순유출이 세계 4위이며 그 원인이 과도한 상속세 때문”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자료의 부실함이 지적되자 “방법론적 검증이 필요하니 인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며 배포 당일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한 언론사 칼럼을 공유하며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의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인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겠다.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즉각 “책임 있는 기관인 만큼 면밀히 데이터를 챙겼어야 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대한상의에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는 사과문을 내고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상의가 인용한 헨리앤드파트너스 보고서 원문에는 한국 자산가 유출의 주요 원인으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경제적 불안정성’이 명시됐을 뿐 상속세를 언급한 대목은 없었다. 대한상의가 평소 국내 상속세제에 대한 기업의 불만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통계 분석까지 조작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헨리앤드파트너스는 영국의 투자·이민 컨설팅 업체로, 정부의 공식 데이터 대신 소셜미디어 ‘링크드인’ 프로필의 위치 변화나 개인 제트기 이용 빈도 등을 추적해 자산가 이동을 추정하는 비공식 민간 기관이다. 이들의 통계 산출 방식은 학계에서 ‘수동적 조정에 의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제 부처·과세 당국 수장은 8일 대한상의를 향해 십자포화를 날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가짜 뉴스다. 추계 자료는 신뢰도가 매우 의심스러운 통계”라고 지적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페이스북에서 “검증 없는 정보가 악의적으로 확산된 데 대해 유감을 넘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산업부는 해당 보도자료의 작성 및 배포 경위, 사실관계 전반에 대해 즉각 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해외 이주자 중 10억원 이상 보유자는 연평균 139명 수준이고, 1인당 보유 재산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97억원, 54억 6000만원, 46억 5000만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고 밝히며 ‘팩트체커’를 자처하고 나섰다.
  •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인기 만화 시리즈인 네모바지 스폰지밥에서 불가사리인 뚱이는 착하지만, 다소 엉뚱하고 바보 같은 캐릭터로 등장해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극 중에서는 뇌가 작거나 혹은 없는 듯한 행동을 보여주면서도 종종 우리에게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명대사를 남기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불가사리를 연구하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이곤 한다. 분명 뇌가 없어 지능이 낮은 정도가 아니라 없어야 정상인데, 사실 불가사리들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주변 환경에 적절히 반응하고 먹이를 사냥한다. 예를 들어 불가사리는 관족이라는 작은 튜브처럼 생긴 기관을 이용해 이동하는데, 수백개의 관족이 수압에 의해 차례로 움직이면서도 절대 서로 엉키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오작동 하는 일 없이 모든 관족이 마치 누군가 조종하는 것처럼 정확히 움직인다. 불가사리에는 몸을 조절하는 뇌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8일 학계에 따르면 벨기에 몽스 대학의 아만딘 데리두와 동료들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불가사리 보통 불가사리 (Asterias rubens)의 관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작은 관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푸리에 변환 적외선 (FTIR) 이미징이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굴절률이 높은 유리가 불가사리의 발과 접촉할 때 빛을 발하는 원리를 이용해 각 관족이 표면에 닿아 있는 시간과 특정 시점에 접촉하고 있는 관족의 개수를 측정할 수 있다. 연구 결과 불가사리의 관족은 부착-흡착-분리의 세 단계에 따라 움직이는데, 중앙의 통제 없이 각 관족이 물리적 자극에 의해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부드러운 움직임의 비결이었다. 쉽게 설명하면 파도타기 응원처럼 각 관객이 자발적으로 리듬을 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옆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다음 차례에 내가 일어나는 것처럼 관족도 연쇄적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의문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불가사리는 평지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바위 벽면을 타고 이동하거나 심지어 뒤집힌 상태에서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어떻게 흡착력을 조절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불가사리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작은 배낭을 부착하여 무게를 늘리는 실험과 (사진) 거꾸로 기어다닐 때 접착력 변화를 측정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각 관족은 증가된 하중을 감지하고 흡착 시간을 스스로 늘렸다. 인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근육과 관절을 정교하게 움직이기 위해 복잡한 신경계와 뇌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불가사리는 유지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손상되면 복구하기 힘든 뇌 대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관족 시스템이라는 놀라운 대안을 개발했다. 덕분에 불가사리는 어느 부분이 잘려도 죽지 않고 쉽게 재생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불가사리는 우리에게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정답이 꼭 하나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우리에게 종종 깨달음을 주는 바보 캐릭터 뚱이와 묘하게 닮은 경우가 아닐 수 없다.
  •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인기 만화 시리즈인 네모바지 스폰지밥에서 불가사리인 뚱이는 착하지만, 다소 엉뚱하고 바보 같은 캐릭터로 등장해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극 중에서는 뇌가 작거나 혹은 없는 듯한 행동을 보여주면서도 종종 우리에게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명대사를 남기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불가사리를 연구하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이곤 한다. 분명 뇌가 없어 지능이 낮은 정도가 아니라 없어야 정상인데, 사실 불가사리들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주변 환경에 적절히 반응하고 먹이를 사냥한다. 예를 들어 불가사리는 관족이라는 작은 튜브처럼 생긴 기관을 이용해 이동하는데, 수백개의 관족이 수압에 의해 차례로 움직이면서도 절대 서로 엉키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오작동 하는 일 없이 모든 관족이 마치 누군가 조종하는 것처럼 정확히 움직인다. 불가사리에는 몸을 조절하는 뇌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8일 학계에 따르면 벨기에 몽스 대학의 아만딘 데리두와 동료들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불가사리 보통 불가사리 (Asterias rubens)의 관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작은 관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푸리에 변환 적외선 (FTIR) 이미징이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굴절률이 높은 유리가 불가사리의 발과 접촉할 때 빛을 발하는 원리를 이용해 각 관족이 표면에 닿아 있는 시간과 특정 시점에 접촉하고 있는 관족의 개수를 측정할 수 있다. 연구 결과 불가사리의 관족은 부착-흡착-분리의 세 단계에 따라 움직이는데, 중앙의 통제 없이 각 관족이 물리적 자극에 의해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부드러운 움직임의 비결이었다. 쉽게 설명하면 파도타기 응원처럼 각 관객이 자발적으로 리듬을 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옆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다음 차례에 내가 일어나는 것처럼 관족도 연쇄적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의문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불가사리는 평지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바위 벽면을 타고 이동하거나 심지어 뒤집힌 상태에서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어떻게 흡착력을 조절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불가사리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작은 배낭을 부착하여 무게를 늘리는 실험과 (사진) 거꾸로 기어다닐 때 접착력 변화를 측정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각 관족은 증가된 하중을 감지하고 흡착 시간을 스스로 늘렸다. 인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근육과 관절을 정교하게 움직이기 위해 복잡한 신경계와 뇌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불가사리는 유지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손상되면 복구하기 힘든 뇌 대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관족 시스템이라는 놀라운 대안을 개발했다. 덕분에 불가사리는 어느 부분이 잘려도 죽지 않고 쉽게 재생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불가사리는 우리에게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정답이 꼭 하나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우리에게 종종 깨달음을 주는 바보 캐릭터 뚱이와 묘하게 닮은 경우가 아닐 수 없다.
  • 1400년 만에 울려 퍼진 청아한 백제인 피리 소리

    1400년 만에 울려 퍼진 청아한 백제인 피리 소리

    역사는 우연과 모순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우연을 통해 필연을 드러낸다. 1400년 전, 누군가 귀한 피리를 일부러 부러뜨린 뒤 왕성 화장실에 버렸다. 왜 그랬는지 알 수는 없지만 덕분에 우리는 백제인들이 불었던 진짜 피리 실물을 만나게 됐다. 5일 충남 부여군 규암면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에서 열린 관북리 유적 16차 조사 성과 공개회 현장. 외부의 공기가 차단된 질척하고 깊은 구덩이 속에 14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백제 횡적(橫笛·가로 피리)의 청아하면서도 아련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3차원 측량과 프린팅 기술을 통해 재현된 악기는 김윤희 종묘제례악 이수자의 숨결을 타고 되살아났다. 앞서 지난해 3월 관북리 유적 발굴단원들은 조당(왕과 신하들이 국정을 논의하고 조회와 의례를 행하던 공간)의 인근 직사각형 구덩이에서 뜻밖의 유물을 수습했다. 조심스럽게 흙과 유기물을 제거하자 둥근 형태의 구멍이 하나, 둘 드러났다. 문헌 기록으로만 전하던 백제 악기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기 22.4㎝의 횡적은 대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일부가 잘려 나간 채 납작하게 눌려 발견됐다. 입을 대고 부는 구멍을 포함해 네 개의 구멍이 일렬로 뚫렸다. 한쪽 끝이 막힌 구조로, 가로로 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크기와 형태로 볼 때 오늘날 소금과 유사하다. 악기의 탄소 연대를 측정한 결과, 추정 연대는 568 ~642년(신뢰 수준 95.45%)이었다. 심상육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횡적이 발견된 구덩이 내부의 유기물을 분석한 결과 편충, 회충 등 기생충 알이 함께 검출돼 조당에 옆에 있던 화장실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래 길이는 31~33㎝로 추정되며 부러진 끝 부분에는 인위적인 파손 흔적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목간 329점을 발굴한 것도 고대사학계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성과다. 국내 단일 유적에서 나온 목간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량으로 백제사 연구에 새로운 활력이 될 전망이다.
  • 호반그룹 ‘안전보건경영 위원단’ 출범

    호반그룹 ‘안전보건경영 위원단’ 출범

    호반그룹은 현장 중심의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본사에서 ‘안전보건경영 전문위원단 발대식’을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박철희 호반건설 총괄사장과 변부섭 호반건설 건설안전부문 대표, 김용일 호반산업 대표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한 전문위원단은 안전·법률·학계 등 각 분야의 외부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현장 안전관리 수준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제도와 운영 전반에 대해 자문한다. 전문위원단은 분기마다 정기회의를 열고 안전보건 주요 현안을 공유하며, 수시 자문을 통해 호반그룹 건설 계열의 안전보건 정책 및 제도 운용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안전보건 관리체계 및 관련 법·제도 검토, 사례 분석을 통한 운영 개선, 안전 문화 확산 및 안전 경영 전략 자문, 임직원 대상 안전 특강 및 전문 교육 지원 등도 맡게 된다.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은 현장의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해 AI 다국어 동시 번역 시스템, 건설장비 AI 근로자 인식 장치, 위험 대피 방송장치 등 다양한 인공지능(AI)·스마트 안전 기술을 도입했다. 첨단 기술 적용의 안정성을 키우는 동시에 현장 안전보건 점검, 관리감독자 정기 교육, 고위험 현장 집중관리 체계 등 안전관리 활동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안전관리 간담회’에서 안전관리 우수 사례로 선정됐고, 호반산업도 지난달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2025년 공공건설공사 안전관리 수준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매우 우수’를 받았다.
  • “변시 준비도 벅차”… AI 진격에도 제대로 된 커리큘럼 없는 로스쿨 [AI의 습격-법전 대신 알고리즘]

    “변시 준비도 벅차”… AI 진격에도 제대로 된 커리큘럼 없는 로스쿨 [AI의 습격-법전 대신 알고리즘]

    법조계 AI 활용이 일반화됐지만 법조인 양성기관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관련 커리큘럼마저 마련할 여유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법조계와 학계에 따르면 국내 로스쿨 중 가장 먼저 리걸테크 수업을 개설한 건 한양대다. 한양대 로스쿨은 지난 2023년 AI의 개념, 법적 쟁점 등 기본 이론을 가르치는 수업을 개설했다. 지난해엔 3학년 1학기의 ‘인공지능 법률 실무’ 수업에서 AI 관련 법적 문제를 가르쳤다. 올해부터는 변호사의 AI 실무 활용 방안을 가르칠 예정이다. 한양대는 ‘AI와 법 연구센터’ 센터장을 맡은 박혜진 교수의 주도로 AI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나 학생들의 수요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박 교수는 “학점 관리에 허덕이는 학생들이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법원, 검찰, 국회 등의 AI 전문가와 만나는 ‘런치 토크’ 행사를 기획했다”며 “30명 정도 모일 거라 예상했는데 80명이 넘어 예산이 부족할 정도로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 25개 로스쿨 중 서울대를 제외한 24개 학교가 리걸테크 업체인 엘박스와 협업해 AI 수업을 만들었지만, 1학년 필수과목인 ‘법률 정보 조사’에서 AI 서비스를 시연하는 일회성 특강을 여는 게 전부였다. 서울 소재 로스쿨 2학년생인 강모씨는 “입학하고 첫 학기를 마친 뒤 AI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된 수업이 없었다”며 “현장에서는 AI 없이 일을 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데 배운 것이 없어서 뒤처질 거라는 두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로스쿨들은 AI 수업을 확대하는건 무리라는 입장이다. 변호사시험 합격이 목표인 학생들에게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강의를 만들 수준의 전문성을 지닌 교수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법전원 협의회는 올해 안에 서면 작성 등 실습에 초점을 맞춘 AI 수업을 개발해 각 학교에 제공할 계획이다. 협의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홍대식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AI 역량을 갖춘 교수가 없는 학교는 변화에 대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협의회가 리컬테크 업체들과 공조해 강좌를 만들고 AI 경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영산강을 허리에 두른 채 ‘뿌리 깊은 고을’ 지켰다[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영산강을 허리에 두른 채 ‘뿌리 깊은 고을’ 지켰다[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나주는 고려와 조선 시대를 관통하며 줄곧 호남을 대표하는 도시의 하나였다. 나주는 내륙도시이면서 동시에 해양도시라는 독특한 성격을 가진 고을이기도 했다. 영산강이 나주를 풍요롭게 만든 것이다. 일찍이 마한이 영산강 유역 평야지대를 배경으로 발전했음을 보여 주는 반남고분군도 이 고장의 깊은 역사를 증명한다. 이제 ‘나주읍성 살아 있는 박물관 도시 만들기’로 그 진면목이 살아나고 있어 반갑다. 동점문, 영금문, 남고문, 북망문 등 나주성의 4대문이 모두 제모습을 찾았다. 자연스러운 질감을 연출하는 읍성의 석물들이 뿌리가 깊은 고을의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 준다. 나주는 홍어와 곰탕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나주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곰탕을 먹는 것이었다. 나주관아 객사인 금성관 주변엔 솜씨 좋은 곰탕집이 몰려 있다. 역사관광도시로 나주가 ‘버킷 리스트’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양과 지형 닮아 ‘소경’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나주는 그 지형이 한양과 닮아 예부터 소경(小京)이라 불렀다’고 했다. 영산강을 한강, 금성산을 북한산에 대입한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위성사진으로 실제 지형지물을 보여 주는 ‘구글 어스’를 열면 나주성은 절묘한 입지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산강이 북동쪽에서 흘러들어 읍성을 휘감으며 남서쪽으로 흘러나간다. 나주성의 진산인 해발 450m의 금성산과 그 줄기는 서쪽과 북쪽으로 읍성을 감싸고 있다. 나주성을 이 자리에 지은 것도 천혜의 방어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행정구역의 이름이자 지역의 정체성인 전라도(全羅道)라는 이름은 고려 현종 9년(1018)에 처음 생겼다. 모르는 사람이 없듯이 전라도는 전주(全州)와 나주(羅州)에서 한 글자씩 따온 땅이름이다. 그런데 통일신라 시대만 해도 이 지역에선 무주(武州), 곧 지금의 광주가 9주의 하나로 중시됐다. 나주가 대표성을 가진 고을로 발돋움한 이유가 궁금하다. 나주읍성의 동문인 동점문은 일제강점기 훼철됐다가 2006년 복원됐다. 문루에는 정도전의 ‘등나주동루유부로서’(登羅州東樓諭父老書)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나주 동루에 올라 지역 어르신들에게 드리는 글’쯤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정도전은 알려진 대로 조선의 개국 공신이지만 1362년(공민왕 11년) 문과에 급제하며 고려 조정에서 먼저 벼슬을 했다. 다음과 같이 시작하는 정도전의 글은 나주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도전의 언사(言事)가 재상에게 거슬러 회진현으로 추방되어 왔다. 나주의 속현인 회진현에 가려면 나주를 거쳐야 하는 만큼 동루에 오르게 됐다. 발걸음을 옮기며 사방을 살펴보니 산천이 아름답고 인물이 많은 고장으로 풍요로워 많은 백성이 모여 사는 남방 일대의 큰 항구다. 나주가 주(州)가 된 것은 국초(고려 초기)로 또 공로가 있는 고장이었다.’ 나주, 고려·조선시대 호남 대표 도시마한도 영산강 평야 자리 잡고 발전내륙과 해양도시 특성 동시에 지녀정도전 “산천 아름답고 인물이 많아”이 글에서도 ‘남방 일대의 큰 항구’라는 대목이 눈에 띈다. 나주는 1981년 영산강 하굿둑이 완공되며 바다로 나가는 길이 막혔다. 하지만 나주는 홍어거리가 있는 영산포의 존재에서 알 수 있듯이 전라도 남부의 대표적인 항구도시였다. 흑산도 홍어로 홍어거리가 생겼을 만큼 서남해안 수산물이 나주에 모였고 다시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수운이 퇴조하고 육운이 득세하면서 물류 수송로와 기지로 영산강과 나주는 힘을 잃었다. 영산강이라는 물길의 이름과 영산포라는 땅이름을 두고도 학계에서는 흑산도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고려사에는 ‘흑산도 사람이 뭍에 나와 남포 강변에 터를 잡으면서 영산현이라 불렀다. 1363년(공민왕 12년) 군으로 승격했다’는 대목이 보인다. 남포는 나주성이 멀지 않은 영산강 북안 포구를 가리킨다. ‘영산’이라는 명칭이 역사책에 처음 등장한 사례라고 한다. 영산강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흑산현이 아니라 영산현이라고 한 것도 과거 흑산도가 영산도라고 불렸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나주성, 동남쪽은 남산의 능선 활용서북쪽은 금성산이 둘러싸고 있어 동점문 등 4대 문 모두 제모습 찾아첨단 기술과 공존하는 역사 도시로●후삼국 쟁투 때 태조 왕건 손 들어줘 나주의 농업 생산력이 뛰어났던 것은 일찌감치 마한 세력이 자리잡았던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나주는 해양 교역과 어업의 핵심기지이기도 했으니 당연히 일대의 경제권을 장악했을 것이다. 나주는 고려왕조가 창업하는 과정에도 크게 힘을 보탰기에 지역 발전이 가속화됐다. 정도전은 앞의 글에서 ‘우리 고려 태조가 삼한을 아우를 때 모든 고을이 평정됐는데 오직 후백제만이 항복하지 않았다. 이때 나주 사람들은 역(逆)과 순(順)을 밝게 인식하고 솔선해 찾아와 귀부했다. 태조는 후백제를 취하는 데 나주 사람들의 힘이 컸으므로 친히 이 고을에 납시어 목(牧)으로 승격시키고 남쪽 여러 고을을 통솔하게 했다’고 적었다. 나주가 후삼국의 쟁투 과정에서 고려 태조 왕건의 손을 들어 준 전설이 담긴 유적이 완사천(浣紗泉)이다. 영산대교로 가는 나주시청 앞 길가에 자리잡고 있다. 왕건이 물긷는 여인에게 물 한 그릇을 청하자 버들잎을 띄워 주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왕건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니 곧 장화왕후 오씨다. 오씨가 낳은 아들이 고려의 제2대 왕 혜종이다. 왕건은 장화왕후를 위해 흥룡사를 지었는데 최근 절터가 확인됐다. 국립나주박물관에 있는 높이 3.3m의 당당한 나주 서성문 안 석등은 흥룡사에 세워졌던 것이라고 한다. ●나주목사 김계희, 대대적 확대·정비 나주성은 사실상의 평지성이다. 다만 동점문과 남고문 사이 동남쪽 일부는 해발 42m 남산의 능선을 활용해 성벽을 쌓았다. 읍성이 언제 처음 지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방어 목적을 가진 읍성의 필요성은 일찍부터 부각됐을 것이다. 나주성의 존재는 1237년(고종 24년) 고려사에 처음 등장한다. 열전에 ‘김경손이 1237년 전라도지휘사로 부임했는데 초적 이연년 형제가 주변 무뢰배를 모아 나주성을 포위했다’는 대목이다. 조선 시대가 되면 태종실록에 1404년(태종 4년) ‘나주와 보성에 성을 쌓았다’는 기사가 보인다. 1451년(문종 1년)에는 ‘나주목 읍성은 내부 민호가 많아 성터를 다시 7000척으로 고쳐 정했다’고 했다. 당시 읍성을 대대적으로 확대·정비한 사람이 나주목사 김계희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나주성 복원도 그가 완성한 둘레 3.7㎞ 읍성을 근거로 한다. 하지만 나주성이 제모습을 찾으려면 갈 길이 멀다. 관아 터는 아직 공터로 남아 있고 성벽도 대부분 복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관아 터는 연차적으로 복원하되 성벽은 상징성을 되찾는 수준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제강점기 훼철된 이후 성벽이 있던 자리엔 건물이 들어찼다. 주민의 생활권을 당장 갈라놓을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읍성에서 영산포에 가려면 영산대교를 건너야 한다. 40곳 남짓한 전문식당이 몰려 있는 홍어거리는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는 나주 명물이다. 5월이면 ‘영산포홍어축제’도 열린다. 홍어거리에 내걸린 ‘가슴 후비는 어울림의 한 판이자 입안에 꽉 찬, 이 야만적인 충만감. 머릿속에 일곱 무지개가 떠올랐다’는 작가 문순태의 ‘홍어 삼합’에 눈길이 간다. 나주성 복원을 비롯한 역사도시 만들기 사업은 흔히 나주혁신도시라 불리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빛가람’으로 옛 도심의 공동화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옛 도심은 역사문화, 혁신도시는 첨단기술로 역할을 분담하는 토대가 마련됐다. 개발 압력에 시달리는 다른 고도(古都)와 달리 역사도시로 가꿔가는 데 오히려 좋은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그럴수록 나주혁신도시가 ‘에너지산업 중심의 산학연 클러스터’라는 조성 목적에 걸맞게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마침 혁신도시의 한국에너지공과대(KENTECH)가 2026년 대입 정시에서 뜨거운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혁신도시의 성공은 나주 옛 도심을 수준 높은 문화도시로 가꿔 가는 경제적 기반도 제공할 것이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가장 춥고 건조한 1월… 평년보다 0.7도 낮은 영하 1.6도

    가장 춥고 건조한 1월… 평년보다 0.7도 낮은 영하 1.6도

    올해 1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낮게 나타나며 2018년 이후 가장 추운 1월로 기록됐다.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발 한파 영향 때문이다. 역대 가장 건조한 1월이었으며, 강수량은 하위 2위를 기록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1.6도로 평년(1991 ~2020년 평균) 기온인 영하 0.9도보다 0.7도 낮았다. 이는 영하 2.4도를 기록한 2018년 이후 8년만에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다. 기상 흐름을 보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연속 이어졌던 고온 현상이 멈추고, 1월 말 찾아온 한파가 이례적으로 10일 이상 장기간 지속됐다. 기온 변동 폭도 이례적으로 커 남부지역의 일 최고기온이 최댓값을 경신했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따뜻한 남서풍의 유입으로 남부지역은 15일 낮 최고기온이 영상 20도까지 오르며 4월 수준의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대구와 창원 등 10개 지역에선 1월 일 최고기온이 관측 이래 최댓값을 경신했다. 하지만 20일부터 북극의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급락해 변동 폭이 13.5도에 달했다. 기상청은 올해 1월 강추위의 원인이 ‘음의 북극진동’과 베링해 부근 ‘블로킹’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북극 찬 공기를 가두는 ‘북극 소용돌이’가 약해지면서 한반도에 찬 공기가 유입되기 쉬운 조건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동시에 베링해 부근에 발달한 ‘블로킹’에 막힌 찬 공기가 우리나라에 머무르며 한파가 지속됐다는 설명이다. 올해 1월은 관측 이래 가장 건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전국 상대습도는 53%로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확충한 197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전국 강수량도 4.3㎜로, 평년 26.2㎜의 20%에도 못 미치며 역대 하위 2위를 기록했다. 상층의 찬 기압골이 우리나라 북쪽으로 자주 발달하면서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강하게 불어 강수일수 역시 평년보다 2.8일 적은 3.7일을 기록했다. 대구·포항·울산·여수 등 영호남 지역 10개 지점에서는 한 달 내내 강수량이 기록되지 않았다. 한편, 경기 면적에 해당하는 1만㎢ 넓이의 남극 빙하 ‘스웨이츠’ 아래로 따뜻한 바닷물이 침투해 예상보다 빙하가 빠르게 녹는 현상이 실증적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한·영 국제 공동 연구팀이 스웨이츠 빙하 934m 아래 ‘지반선(빙하 아래쪽 바다와 만나는 경계선)’ 부근을 직접 관측한 결과 따뜻한 바닷물이 빙하를 녹인 뒤 서로 빠르게 섞이면서 온도와 염분이 수시로 바뀌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스웨이츠는 다른 빙하의 연쇄 붕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둠스데이(운명의 날) 빙하’로 불린다. 학계는 스웨이츠 빙하 붕괴로 해수면이 최대 3m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영화 속에 담긴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아서[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영화 속에 담긴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아서[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연초부터 미국에서 날아든 K컬처 관련 낭보에 많은 이들이 설레고 있다. 먼저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제가상과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뒤이어 ‘케데헌’이 아카데미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K콘텐츠의 저력을 재확인시켰다. ‘케데헌’은 알다시피 미국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한국계 미국인 매기 강 감독이 연출한 K컬처를 담아낸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팝과 한국의 전통문화 속 신비롭고 해학 넘치는 캐릭터를 잘 버무렸다. 비록 한국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한국계 감독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 공개 후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과 인기를 모았고, 극장에서 ‘싱얼롱 버전’의 상영도 이어지는 등 화제가 된 작품이다. 지난해 여름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강 감독을 유홍준 관장이 직접 안내했고 유 관장이 “백자 달항아리는 어질고 친숙한 맛이 있고, 불가사의한 아름다움을 지닌다”고 설명하자 강 감독은 “설명을 듣고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얘기하며 한국 전통 미술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케데헌’의 여파에 힘입은 듯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인 뮷즈(뮤지엄+굿즈)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또한 박물관에 관람객이 몰려들어 주말이면 주차장에 들어서려는 차들로 박물관 인근이 북새통을 이룬다. 겨울방학을 맞은 지금도 관람객들로 가득하다. 박물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크게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 650만명이 찾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873만명)과 바티칸 박물관(682만명)에 이어 세계 주요 박물관 가운데 관람객 순위 3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케데헌’을 바라보는 눈길도 다양한데 학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연말에 열린 한국미술사학교육학회에서는 ‘케데헌의 도상학’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케데헌’과 한국 전통미술·도상학을 연결해 ‘케데헌과 해태의 도상학’, ‘저승사자의 도상과 그 변천’, ‘케데헌과 경복궁’, ‘케데헌 포스터의 도상학적 접근’ 등 한국 전통의 이미지, 상징의 의미를 해석하고 토론했다. 리움미술관의 ‘까치호랑이 호작(虎鵲)’전도 마찬가지 의미에서 열리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영화 중에는 이런 작품이 없을까 생각해 보니 임권택 감독이 2002년 연출한 ‘취화선’이 떠오른다. 이 영화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단원 김홍도(1745~?), 혜원 신윤복(1758~?)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오원 장승업(1843~1897)의 일대기를 담았다. 거지소년에서 천재 화가로 거듭나는 장승업의 예술과 당시 사회상을 담아 임 감독은 제5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다. 영화에서는 화가이며 중앙대 교수를 역임한 김선두 작가가 장승업 역 최민식 배우의 손을 대신해 그림을 담아냈고 김근중, 이종목, 조순호 등 소장파 한국화 작가들이 영화 속 도화서 화원 화가로 분장해 스크린 속 화폭을 아름답고도 사실적으로 채워 줬다. 영화가 개봉된 이듬해인 2003년 봄 사간동의 한 미술관에서는 ‘취화선, 그림으로 만나다’라는 전시를 열어 작품에 등장했던 작품들을 관람객들이 직접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영화와 미술의 만남, 전통과 현대의 접속, 한국 전통문화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개봉 당시 프랑스문화원 주최로 열린 시사회에서 미학자이며 문화평론가인 서경대 이즈미 지하루 교수가 지적했듯이 장승업의 기준작을 비롯해 진작이 한 점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많이 아쉬웠다. 영화에 출연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지닌 소장파 작가들의 심혈을 기울인 모작들로 채워졌지만, 영화 속에 진작이 전혀 등장하지 않음은 후대에 이 작품을 통해 장승업을 평가함에 다소 부족함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리라. 이후 신윤복을 다룬 전윤수 감독의 영화 ‘미인도’(2008)나 조선 중종 때 기생 황진이의 삶을 다룬 장윤현 감독의 영화 ‘황진이’(2007)와 김철규 피디의 드라마 ‘황진이’(2006) 등 전통문화를 담은 사극 작품이 있었으나 여러 아쉬움을 남겼다. 전통문화를 재현하는 것은 막대한 예산뿐 아니라 치밀한 인문학적 해석이 전제돼야 한다는 화두를 다시금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주면 설 연휴가 시작된다. 추석과 함께 한국 영화산업에서 가장 큰 관객몰이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올해 설 영화 라인업에 반갑게도 한국 사극 영화가 있다.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임금(단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장항준 감독이 연출했다. 설을 맞아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고, 이 작품을 통해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 그것이 애절한 역사적 사실을 담아낸 작품임에도, 영화 속에 재현된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조금이나마 감동해 한 발짝 다가간다면 많은 영화인들이 무척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 고흥군·사천시 ‘우주항공복합도시 포럼’ 공동 개최

    고흥군·사천시 ‘우주항공복합도시 포럼’ 공동 개최

    고흥군이 사천시와 함께 3일 사천시청 대강당에서 ‘미지답 사천포럼(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을 공동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우주를 향한 골든타임, 복합도시 특별법으로 답하다’를 주제로 글로벌 우주산업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와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서천호 국회의원, 공영민 고흥군수, 박동식 사천시장, 관계 공무원,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 등이 참석해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포럼은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의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과 정책적 효과’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신상준 KAI 상무의 ‘산업 생태계와 K-우주항공의 미래’, 김종성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의 ‘사천과 고흥을 연결하는 우주항공 신산업벨트’를 주제로 한 특강이 이어졌다. 종합토론에서는 명노신 경상국립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상섭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본부장, 김태형 KAI 협력사협의회장, 최성임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김용규 순천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이들은 지역균형발전과 국가 전략산업 육성, 특별법 제정의 시급성을 중심으로 토론을 펼쳤다. 고흥군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고흥과 사천이 협력을 통해 국가 우주항공산업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공론화와 정책 공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우주산업 성장과 인구 유입,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해 인구 구조 개선과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고흥군은 차세대 발사체 발사를 위한 제2우주센터 유치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은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조기 조성, 민간 연소시험시설, 민간 전용 발사장 등 핵심 기반시설 확충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가산단 입주 예정 기업들의 기술개발과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 관악의 현장에서 정책으로… 유정희 의정 여정을 기록하다

    관악의 현장에서 정책으로… 유정희 의정 여정을 기록하다

    서울의회 유정희 의원(관악구4,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오는 2월 7일 관악구청 대강당에서 저서 ‘관악대장일꾼 유정희’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방송인 김종하 씨가 사회를 맡아 진행하며, 전 국회의원이자 방송인 정한용씨와 함께 책의 내용과 의미를 돌아보는 대담이 이어질 예정이다. ‘관악대장일꾼 유정희’는 시민활동가로 관악에서 출발해 지역정치로 이어져 온 유 의원의 삶과 의정 철학을 담은 기록이다. 유 의원은 주민들의 생활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꾸준히 기록하고, 이를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하는 실천 중심의 의정활동을 이어온 지역 정치인이다. 유정희 의원은 도림천 복원, 관악산 일대 정비 등 관악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행정과 주민 사이의 간극을 조율하며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 왔다. 현장에서 제기된 요구를 제도와 예산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은 그의 의정활동을 관통하는 핵심 특징이다 이번 출판기념회에는 고민정, 권향엽, 박선원, 박주민, 서영교, 윤후덕, 이용선, 전현희, 정태호(가나다순) 등 다수의 국회의원이 추천사를 통해 책의 출간 의미를 함께했다. 또한 곽동준, 김기덕, 김정욱, 성규탁, 이범, 조흥식(가나다순) 등 학계와 정계 인사들도 추천사를 통해 유 의원의 문제의식과 실천을 평가했다. 책의 1부는 유 의원의 삶을 전반적으로 돌아보는 자서전 형식으로 구성됐다. 어머니와의 일화, 학생 시절의 경험에서 시작해 노동현장에서의 노동운동, 구치소와 대공분실에서 국가폭력을 마주했던 기억들이 담겨 있다. 이후 시민후보로 추대되어 관악구의원으로 당선된 과정과 도림천 살리기 활동, 제10대·제11대 서울시의원으로 활동하며 추진해 온 주요 의정 성과들이 차분하게 서술돼 있다. 책의 2부에서는 청년, 주거, 일자리, 교통, 안전, 돌봄, 환경 등 관악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주요 의제를 중심으로, 의정 활동 과정에서 축적된 문제 인식과 사례들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의원으로서 활동하며 마주한 현장의 고민과 논의를 하나의 기록으로 묶은 구성이다. 3부에는 유 의원의 의정일지가 수록됐다. 회의장과 현장, 주민 간담회와 예산 협의 과정에서의 고민과 판단이 기록돼 있으며, 지역정치가 어떤 과정을 통해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로 구성됐다. ‘관악대장일꾼 유정희’는 지역정치가 주민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작동해 왔는지를 기록한 책으로, 이번 출판기념회는 유 의원의 의정 여정을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행사는 누구나 참석 가능하며, 당일에는 저자 인사와 추천사 소개, 도서 소개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 “법조 AI 스터디할 사람?” 불안한 변호사들 80여명 줄 섰다 [AI의 습격-법전 대신 알고리즘]

    “법조 AI 스터디할 사람?” 불안한 변호사들 80여명 줄 섰다 [AI의 습격-법전 대신 알고리즘]

    시간 단위 계약 ‘긱 이코노미’ 기반제3의 법조인 넘쳐나는 시대 올 것 80명 이상의 청년 변호사가 2023년 AI 스터디그룹에 결집한 원동력은 위기감이었다. 법조계에 몰아칠 AI의 파도를 예견한 추다은(39·변시 8회) 변호사는 구명정을 기다리기보다 직접 쾌속선을 건조하며 동료들을 불러 모았다. 추 변호사는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저연차 변호사들은 AI에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며 “AI를 활용하는 변호사가 그렇지 않은 변호사를 밀어낼 것이라고 홍보했더니 동료 변호사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추 변호사는 2023년 로펌의 연봉 정보, 평가 등을 제공하는 변호사 커뮤니티 ‘김변호사’를 개설하고, 지난해 3월 ‘김변호사의 스마트한 AI 활용법’을 출간했다. 이달에는 같은 제목의 후속편을 내놨다. 1편은 청년, 2편은 개업 변호사용이다. 그는 ‘김변호사’에 대해 “변호사 전체를 아우르는 의미로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성(姓)을 붙였다”면서 “업무 외 활동으로 고용주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아 특이한 제 성을 감추려는 의도도 있었다(웃음)”고 털어놨다. 소형 로펌에 소속됐던 추 변호사는 ‘김변호사’ 회원이 5000명 수준까지 확장되면서 법률사무소를 차렸다. 생존을 위해 ‘AI를 배우자’고 나서는 변호사도 늘고 있다. ‘김변호사’ 회원 80여명은 추 변호사의 주도하에 4주 커리큘럼의 AI 스터디에 참여했다. 추 변호사는 “사내 변호사로 일할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서비스인 ‘코파일럿’을 보고 ‘이대로 있으면 끓는 물 속의 개구리 꼴이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책을 집필한 배경에 대해선 “학교 공부에 더해 시대 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 AI를 쫓을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추 변호사는 법률 시장에 AI가 일반화되면서 업무 효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변호사 개인이 모든 일을 처리하는 식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미 AI가 저연차 변호사 4~5명의 업무를 처리하는 수준이라 각 분야의 변호사들이 대형 로펌 밖으로 나오는 추세가 강화될 것”이라며 “관건은 마케팅인데, 그들의 전문성을 묶어 의뢰인과 연결하는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사·검사·변호사가 아닌 ‘제3의 법조인’이 넘쳐나는 시대도 예고됐다. 현재 학계나 대기업 법무팀에 국한돼 있으나 앞으론 그 형태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추 변호사의 전망이다. 그는 “변호사가 원격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프리랜서처럼 시간 단위로 계약하는 ‘긱 이코노미’가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경북 포항시, ‘그래핀’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 본격화…“기술 주권 확보”

    경북 포항시, ‘그래핀’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 본격화…“기술 주권 확보”

    경북 포항시가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의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 포항시는 최근 산업통상부 주관 국가첨단전략기술 신규 지정 수요조사에 그래핀 분야 기술개요서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수요조사는 시와 그래핀 생산 기업인 그래핀스퀘어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나노산업융합협회’ 명의로 신청됐다. 상용화를 앞둔 산업계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공식 건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산업부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기술의 혁신성과 난이도 ▲연관 산업 파급력 ▲공급망 안정성과 경제 안보 기여도 ▲국민경제 활성화 효과 등을 기준으로 국가첨단전략기술을 지정한다.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될 경우 투자 지원, 인력 양성, 기술 고도화, 규제 개선, 금융·세제 지원, 특화단지 지정 등 전방위적인 행정특례가 적용될 수 있다. 제출된 기술개요서에는 그래핀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국가 주력 첨단산업 전반에 가져올 파급효과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또한 대한민국 첨단산업 경쟁력과 기술주권을 뒷받침할 핵심 기술임을 강조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 ‘그래핀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그래핀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포항시의회와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포항시 그래핀산업육성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산·관·학·연 협력 거버넌스도 구축했다. 그래핀스퀘어는 세계 최초 CVD그래핀 필름 양산공장을 포항 블루밸리산단에 준공해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있다. 특히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멀티쿠커를 올해 상반기 정식 출시할 예정으로, 그래핀 기술이 적용된 최초의 가전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그래핀이 연구 성과를 넘어 실질적인 산업적 성과로 전환되는 결정적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포항이 선제적으로 조성한 양산 기반과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 등 글로벌 그래핀 산업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도록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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