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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부처가 인구정책 합심해야… 기획 제목 ‘인구가 모든 것’에 동감” [인구, 대한민국의 미래다!]

    “범부처가 인구정책 합심해야… 기획 제목 ‘인구가 모든 것’에 동감” [인구, 대한민국의 미래다!]

    “동감한다. 서울신문 기획기사 제목인 ‘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맞는 것 같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 저출산고령사회 서울신문 인구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의 총평이다. 인구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한다는 취지의 언급이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축사에서 “인구위기 대응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말했다.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은 “은사이신 조순 전 부총리가 ‘아기가 우는 소리가 많이 들리고 글 읽는 소리가 많이 퍼져야 한다’고 했는데 의미심장한 말씀이었다”고 회상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현재 인구 위기 상황에 대해 “옛말에 내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와 내 자식 목구멍에 밥 넘어가는 소리가 좋았다는 임태주 시인의 시구가 있다. 과거에는 자녀가 기쁨이었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부담으로 인식한다”고 우려했다. 이날 각 정부 부처 고위 관계자들도 포럼에 참석해 각 부처의 정책을 소개하며 인구 위기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다짐했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산업화 추진 과정에서 농촌 인구가 많이 줄어 문제가 됐다”면서 “이제는 인구가 국가의 문제가 됐다”고 진단했다. 최훈 행정안전부 지방자치균형발전실장은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은 국가적 과제”라고 동감을 표한 뒤 “행안부는 지난해부터 매년 1조원 규모의 지방소멸기금을 만들어서 전폭 지원 중”이라고 소개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인구 감소 영향은 보건복지부에서 시작해 교육부, 국방부를 거쳐 산업부로 오는데, 산업부가 한 30년을 책임져야 한다”며 인구 문제가 전 부처가 합심해 해결해야 할 범부처 문제임을 강조했다.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은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이 주거 문제”라면서 “청년세대의 내집 마련을 위해 이번 정부에서 ‘뉴홈’이라는 공공분양 주택공급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지방중소기업에서 일할 청년이 없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면서 “다음 세대가 희망을 얘기하지 않는 한 인구감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주범 교육부 차관보는 “인구 문제와 관련해서 교육부에서 노력할 부분이 많다”면서 “자녀를 키우고 교육시키는 데 부담이 안 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포럼은 각 정부 부처를 비롯해 현대자동차·포스코 등 재계, 전국 각지 지방자치단체, 학계, 학생 등 250여명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 출협 “오정희 작가 서울도서전 홍보대사 위촉에 문체부 개입 없어”

    출협 “오정희 작가 서울도서전 홍보대사 위촉에 문체부 개입 없어”

    박근혜정부 당시 문학계 ‘블랙리스트’ 실행에 앞장선 혐의를 받는 오정희 작가를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로 선정해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한 가운데, 행사를 주최한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개입은 없었다”고 14일 밝혔다. 출협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홍보대사는 서울국제도서전 운영팀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선정한다. 출협 집행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선정 과정에서도 도서전 운영팀이 작가들을 포함한 의견수렴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오정희 작가의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의 선정 과정에 문체부는 전혀 관여한 바 없다” 밝히고 “오 작가의 선정 과정, 선정 자체에 문제가 있더라도 그것은 출협이 책임지고 성찰하고 사과하고 개선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출협은 올해 도서전 홍보대사로 오 작가를 비롯해 김인숙, 편혜영, 김애란, 최은영, 천선란 작가를 홍보대사로 선정해 발표했다. 문화연대, 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블랙리스트이후, 한국작가회의 등 여러 단체가 이에 반발해 개막식 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반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오 작가는 박근혜 정부 시절 자행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실행자”이며 “이러한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문체부와 출협이 대한민국 문학과 도서 출판을 대표하는 국제행사의 홍보대사로 선택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정희 사태’에 대한 다양한 문제 제기와 사회적 토론이 진행되기를 참여 작가와 출판사 그리고 관객들에게 요청한다”고 했다. 문체부와 출협에는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출협 관계자는 “홍보대사 선정을 주도한 팀이 이후 문제가 될 줄 몰랐던 거 같다. 선정 뒤에 1차로 보도자료를 냈을 때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관련 활동 자제 등을 논의했다”면서 “홍보물도 인쇄가 이미 됐던 터라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후속 대응도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보대사 선정에 문체부가 개입한다는 의혹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이날 개막식에 참석하면서 문제가 더 불거졌다. 한국작가회의를 비롯한 문화예술 단체인 ‘긴급항의예술행동’이 오 작가 홍보대사 위촉에 반발하며 단상에 진입하려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경호원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 정명근 화성시장, 초대 화성시연구원장에 박철수 전 수원대 총장 임명

    정명근 화성시장, 초대 화성시연구원장에 박철수 전 수원대 총장 임명

    정명근 화성시장이 다음 달 개원 예정인 화성시연구원 초대 원장으로 박철수 전 수원대 총장을 임명했다. 14일 화성시에 따르면 박철수 초대 원장은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CWRU 지역경제연구원 연구위원과 수원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수원과학대 7대 총장과 수원대 11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과 경기도 지역경제발전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국가 정보화 추진 자문위원과 경기도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민선 8기 화성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쳐 국내외 경제계, 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경험과 풍부한 국제 감각을 보유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정명근 시장은 임명장을 수여하며 “균형발전 특례시 준비와 화성시의 청사진을 그려나갈 화성시연구원 개원을 앞두고 있다”며 “민선 8기 1주년을 맞아 ‘균형·혁신·기회’를 중심 가치로 하는 화성의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이 시점에 연구원에 거는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철수 원장은 “화성시는 지방자치경쟁력 6년 연속 1위의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도시로 우리나라의 시대적 흐름을 선도하는 메가트렌드 중심도시”라면서 “화성시의 비전과 정체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연구를 통해 화성시만의 차별화된 미래 정책을 개발하고 나아가 경기도 및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하는 성공적인 연구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성시연구원은 시정발전에 관한 중장기계획 수립과 시 주요 정책에 대한 조사․연구, 도농문제 해결 및 지역균형발전 관련 연구와 지역사회 및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교류․협력, 지역사회 초기 공론장 역할을 하는 포럼 운영 및 대외협력 교류 등을 수행하게 된다.
  • 최초의 인류 루시, 인간처럼 똑바로 서서 걸었다 [핵잼 사이언스]

    최초의 인류 루시, 인간처럼 똑바로 서서 걸었다 [핵잼 사이언스]

    지난 1974년 에티오피아 강가에서 특별한 원인(猿人) 화석이 발견돼 고고학계에 큰 파장을 던졌다. 바로 최초의 인류이자 여성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별명은 루시(Lucy)다. 지금으로부터 약 318만년 전 살았던 루시는 유인원 같은 얼굴에 키는 약 1m, 몸무게는 13~42kg에 불과할 만큼 매우 작다. 루시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으로 꼽히는 것은 직립보행 때문이다.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루시가 현생 인류처럼 똑바로 서서 걸을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를 영국 왕립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인 왕립학회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 14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루시가 속한 멸종된 종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침팬지처럼 웅크리고 뒤뚱뒤뚱 걷는 것이 아닌 인간처럼 똑바로 걸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간은 다리를 완전히 곧게 펴서 안정된 자세를 취할 수 있지만 침팬지는 똑바로 서 있을 때 다리를 곧게 펴지 못하기 때문에 주로 네발로 걷는다.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온전한 상태로 발굴된 루시 화석 스캔을 바탕으로 새로운 3D 근육 모델링을 적용, 루시의 다리에 있는 36개의 근육을 재현해 냈다. 그 결과 루시가 현대인과 유사한 방식으로 무릎 관절을 곧게 펴고 엉덩이를 뻗는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이는 똑바로 서서 걸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결론내렸다.또한 연구팀은 다리에 있는 지방과 근육의 비율을 분석해 루시의 다리가 인간보다 훨씬 더 근육질이고 보노보 침팬지와 비슷하다고 봤다. 특히 연구팀은 인간의 허벅지는 약 50%가 근육이지만 루시는 74%에 달하며,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 중 일부는 오늘날 인간보다 2배나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애슐리 와이즈먼 연구원은 "루시의 무릎 신전근(직립할 때 무릎을 곧게 펴고 유지하는 근육)이 인간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면서 "특히 루시의 무릎은 근육량과 결합해 인간보다 더 넓은 범위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어 초원과 울창한 숲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서식지에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곧 루시가 울퉁불퉁한 땅 위를 직립으로 걸을 수 있음은 물론 나무에도 오를 수 있는 신체능력을 갖췄다는 것. 특히 와이즈먼 연구원은 "루시는 오늘날 어떤 살아있는 종에서도 볼 수 없는 방식으로 걷고 움직였을 것"이라면서 "직립보행은 인간을 만드는 결정적인 능력으로 이것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더 로드’ 원작자 코맥 매카시, 아들에게 서명본 250부 남긴 뜻 [메멘토 모리]

    ‘더 로드’ 원작자 코맥 매카시, 아들에게 서명본 250부 남긴 뜻 [메멘토 모리]

    13일(현지시간)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미국 작가 코맥 매카시는 가장 유명한 작품 ‘더 로드’를 250부만 자신의 서명을 남겨 아들에게 전했다. 언젠가 팔면 돈을 만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내용은 지구가 종말한 이후 세상을 아버지와 아들이 여행하는 내용이었다. 작가는 생전에 아들 존 프란시스 매카시와의 관계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썼다고 밝혔다. 존 프란시스는 세 번째 아내 제니퍼 윙클리와 사이에서 1999년 태어났다. 2009년 비고 모르텐센과 코디 스밋맥피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고인은 할리우드의 사랑을 받았는데도 자신의 작품을 프로모션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다. 인터뷰는 물론 자신의 인생사에 대해 털어놓는 일도 극히 드물었다. 2009년 월스트리트 저널(WSJ) 인터뷰를 통해 아들 존이 갖도록 서명한 ‘더 로드’를 건넸음을 털어놓았다. “그 책의 서명본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아들 존의 것이다. 열여덟 살이 됐을 때 팔든지, (그것들을 팔아) 라스베이거스로 가든지 상관 없다.” 얼마나 많은 서명본이 있느냐고 묻자 매카시는 “250부. 이따금 서적 중개상들이 내게 편지를 보내와 ‘그 책의 서명본을 갖고 있다’고 알려오면 ‘아니, 난 그런 적 없는데’라고 답장하곤 한다”고 털어놓았다. 희귀 서적 중개상 아베북스에는 매카시 소설 서명본은 최고 4만 달러에 팔리고 있다. 60대 중반에 얻은 소중한 늦둥이 아들에게 귀한 재산을 물려준 셈이다.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는 매카시가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자택에서 이날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저명한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그를 필립 로스,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와 함께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4대 작가로 꼽은 바 있다. 그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나 윌리엄 포크너 등 미국의 위대한 작가들과 어깨를 겨루는 작가로 얘기됐으며,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국경 삼부작’으로 불리는 장편소설 ‘모두 다 예쁜 말들’, ‘국경을 넘어’, ‘평원의 도시들’도 그의 대표작이다. 1933년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태어난 그는 변호사인 아버지 밑에서 부유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시사 주간 타임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일찍부터 존경할 만한 시민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느꼈다”며 “학교에 발을 들여놓은 날부터 학교가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테네시대학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전공하다 1953년 공군에 입대해 4년간 복무한 뒤 돌아와 처음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대학교를 그만두고 시카고로 이주해 자동차 부품 창고에서 일하면서 첫 소설을 썼다. 첫 소설 ‘과수원 지기’가 랜덤하우스에서 출판되기는 했지만, 그는 1970년대까지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가난하게 살며 소설을 썼다. 1981년에는 ‘천재들의 상’으로 불리는 맥아던 재단의 펠로십에 선정됐고, 그 뒤 멕시코 국경 부근인 텍사스주 엘파소에서 지내며 ‘핏빛 자오선’을 썼다. 미국-멕시코 전쟁이 끝난 뒤 잔혹한 살육이 벌어졌던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매카시표 ‘웨스턴 묵시록’의 시원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그만의 어둡고 묵시록적인 세계관은 그 뒤 작품들에서도 이어진다. 국경지대를 배경으로 카우보이 소년들의 잔혹한 모험과 씁쓸한 성장 이야기를 그린 ‘국경 삼부작’은 서부 장르 소설을 본격 순수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찬사와 함께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특히 국경 삼부작의 첫 작품인 ‘모두 다 예쁜 말들’이 1992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미국 문학계의 주류로 진입했다. ‘더 로드’는 2006년 퓰리처상을 받았고,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추천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2008년에는 에단과 조엘 코언 형제가 연출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원작자인 그의 명성이 세계적으로 높아졌다. 그는 세 차례 결혼했고 매번 이혼했다. 유족으로는 첫 부인 리 홀맨과의 사이에서 1962년 태어난 컬렌 매카시와 존 프란시스 두 아들과 두 딸, 그리고 두 손주가 있다.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美소설가 코맥 매카시 별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美소설가 코맥 매카시 별세

    ‘국경삼부작’ 유명세, ‘더 로드’로 퓰리처상 부와 명예를 얻은 뒤에도 운둔 생활로 유명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코맥 매카시가 1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89세.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는 매카시가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그의 아들 존 매카시을 인용해 전했다. 매카시는 필립 로스,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와 함께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로 꼽힌 거장으로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였다. 그는 종말 이후 세상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더 로드’로 2006년에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의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에단·조엘 코언 형제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져 2008년에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또 국경지대를 배경으로 카우보이 소년들의 잔혹한 모험과 씁쓸한 성장 이야기를 그린 ‘국경 삼부작’은 그의 이름을 알린 계기였다. 국경 삼부작 중 첫 작품인 ‘모두 다 예쁜 말들’은 1992년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매카시는 1933년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태생으로 테네시대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전공하다 1953년부터 공군으로 4년간 복무했다. 이후 대학을 중퇴하고 시카고의 자동차 부품 창고에서 일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30대 후반까지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가난했지만 특유의 어둡고 묵시록적인 세계관이 주목받았고, 국경 삼부작으로 주류 문학계에 들어섰다. 그는 부와 명성을 얻은 뒤에도 은둔생활을 지속했고,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렸다. 그는 평생 모든 소설을 타자기로 썼다고 NBC방송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세 차례 결혼했고, 유족으로 두 아들과 2명의 손자가 있다.
  • 챗GPT에 기밀 유출 차단… 국정원표 가이드라인 나온다

    챗GPT에 기밀 유출 차단… 국정원표 가이드라인 나온다

    국가정보원이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안 문제를 예방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이달 중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 9일 챗GPT 보안 관련 분야 산학연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국가 사이버안보 민관협의체 회의를 열었다고 이날 밝혔다. 국가 사이버안보 민관협의체 소속 전문가와 각 부처 보안 담당자 60여명이 참여한 이번 회의에서 국정원 관계자는 “국가기관에서 AI 기술을 사용할 때 민간 기술 등을 활용해 정부 차원의 AI 모델을 행정업무망 내부에 자체 구축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며 정부 기관들이 AI 시스템을 구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제시했다. 이어 국정원 관계자는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과 기관별 애로사항을 반영해 이달 안으로 전체 국가 공공기관과 지자체에 보안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했다. 권태경 한국정보보호학회 AI보안연구회 부위원장은 “기술의 발전만큼 중요한 것이 보안제도 마련”이라며 “보안정책의 기틀 위에서 AI 기술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챗GPT를 활용해 신년사를 작성한 경험을 알리는 등 정부는 행정 분야에 챗GPT를 활용하는 방안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정원은 지난 4월부터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학계 전문가와 합동으로 정부 기관이 챗GPT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면서 행정업무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왔다. 일각에선 챗GPT가 행정 업무에 활용될 경우 업무상 비밀이나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가짜뉴스·비윤리적 자료가 생성되는 등 기술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정원은 가이드라인에 ▲생성형 AI 기술 개요와 보안위협 ▲안전한 AI 기술 사용방안 ▲기관 정보화사업 보안 대책 등을 담을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연합 역시 최근 정부 차원에서 챗GPT 사용 시 부작용 방지를 위한 AI행동강령 제작에 착수한 바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정보보호 명목으로 챗GPT 접속을 차단했다가 운영사의 보안 조치 시행을 확인한 뒤 접속을 재개했다. 또 국내외 민간 기업들도 사내 보안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다. 국정원 관계자는 “앞으로 지속 등장하는 IT 신기술에 대한 보안대책을 적시에 마련해 각급 기관의 안전한 정보통신기술 활용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 챗GPT에 기밀 유출 차단...국정원표 가이드라인 나온다

    챗GPT에 기밀 유출 차단...국정원표 가이드라인 나온다

    국가정보원이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안 문제를 예방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이달 중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 9일 챗GPT 보안 관련 분야 산학연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국가 사이버안보 민관협의체 회의를 열었다고 이날 밝혔다. 국가 사이버안보 민관협의체 소속 전문가와 각 부처 보안 담당자 60여명이 참여한 이번 회의에서 국정원 관계자는 “국가기관에서 AI 기술을 사용할 때 민간 기술 등을 활용해 정부 차원의 AI 모델을 행정업무망 내부에 자체 구축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며 정부 기관들이 AI 시스템을 구축할 때 고려해야할 사항을 제시했다.이어 국정원 관계자는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과 기관별 애로사항을 반영해 이달 안으로 전체 국가 공공기관과 지자체에 보안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했다. 권태경 한국정보보호학회 AI보안연구회 부위원장은 “기술의 발전만큼 중요한 것이 보안제도 마련”이라며 “보안정책의 기틀 위에서 AI 기술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챗GPT를 활용해 신년사를 작성한 경험을 알리는 등 정부는 행정분야에 챗GPT를 활용하는 방안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정원은 지난 4월부터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학계 전문가와 합동으로 정부 기관이 챗GPT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면서 행정업무를 효율화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왔다. 일각에선 챗GPT가 행정 업무에 활용될 경우 업무상 비밀이나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가짜뉴스·비윤리적 자료가 생성되는 등 기술이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가 제기된다. 국정원은 가이드라인에 ▲생성형 AI 기술 개요와 보안위협 ▲안전한 AI 기술 사용방안 ▲기관 정보화사업 보안 대책 등을 담을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연합 역시 최근 정부 차원에서 챗GPT 사용시 부작용 방지를 위한 AI행동강령 제작에 착수한 바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정보보호 명목으로 챗GPT 접속을 차단했다가 운영사의 보안 조치 시행을 확인한 뒤 접속을 재개했다. 또 국내외 민간 기업들도 사내 보안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다. 국정원 관계자는 “앞으로 지속 등장하는 IT 신기술에 대한 보안대책을 적시에 마련해 각급기관의 안전한 정보통신기술 활용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 박성중,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에 김영란법 적용 법안 발의

    박성중,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에 김영란법 적용 법안 발의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를 포함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 의원은 지난 7일 제평위 위원장과 임시위원장, 위원 및 직원 등을 포함하는 ‘청탁금지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개정안의 취지에 대해 “뉴스 제휴 언론사를 선정하고 퇴출하는 심사를 하는 제평위도 언론사 등으로부터 청탁이나 금품 수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제평위도 현행법 적용 대상에 포함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제평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제평위라는 사기업 내의 기구를 법적 기구화할지 아니면 먼저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킬지 논쟁이 많았다”라면서도 “제평위 일부 직원들의 일탈이 있었다는 점과 제평위의 사회적 영향력이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며 강해졌기 때문에 김영란법 대상에 적용을 시키자는 취지로 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제평위는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국내 온라인 뉴스 생태계의 발전을 목적으로 출범한 독립적인 민간기구로, 언론 유관단체와 학계 및 전문가 단체 등에서 추천한 30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출범 7년 만인 지난달 23일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제평위가 해산을 하더라도 역할을 대체할 부서나 위원회가 생길 것으로, 해당 단체에 대해서도 김영란법 적용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수학 천재에서 ‘유나바머’로 전락한 카진스키 감옥에서 [메멘토 모리]

    수학 천재에서 ‘유나바머’로 전락한 카진스키 감옥에서 [메멘토 모리]

    수학 천재였다가 기술 문명에 반기를 들고 폭탄테러범 ‘유나바머’가 된 테드 카진스키(81)가 수감 중에 사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카진스키가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연방교도소 의료센터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카잔스키는 이날 오전 자신의 감방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여러 곳의 교도소를 전전했던 그는 즉각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그곳에서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카진스키는 1978년부터 1995년까지 미국의 대학과 항공사 등에 소포로 사제폭탄을 보내 3명을 숨지게 하고, 23명을 다치게 만든 테러범이다. 유나바머(Unabomber)란 별명도 대학을 뜻하는 영어단어의 앞 글자 ‘Un’과 항공사를 뜻하는 영어단어의 앞 글자 ‘a’, 폭탄을 만드는 사람이란 뜻의 ‘Bomber’를 섞어 FBI가 붙여준 별명이었다. 수학과 교수였던 그가 대학과 기업에 폭탄을 보낸 것은 기술문명과 산업사회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그는 검거 전인 1995년 5월 NYT와 워싱턴 포스트(WP) 등 여러 언론사에 게재하지 않으면 폭탄 테러를 하겠다고 위협해 실은 선언문 ‘산업사회와 미래’를 통해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인류의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혁명을 통해 산업사회를 전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52쪽 분량의 이 선언문은 17년간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던 카진스키의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의 동생이 가족들과 연락을 끊은 형의 문체와 선언문의 문체가 비슷해 보인다고 FBI에 제보했고, FBI는 1996년 몬태나주(州) 강가에서 사냥과 채집 등으로 자급자족 생활을 하던 그를 검거했다. 1942년 시카고에서 폴란드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때 IQ 167을 기록했고, 열여섯 살에 하버드대 수학과에 입학한 수학 천재였다. 카진스키는 스물네 살이던 1967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사상 최연소 수학 교수가 되는 등 학계에서 인정받았지만, 2년 후 사표를 냈다. 그 뒤 그는 몬태나주에서 자신이 만든 오두막에서 문명사회와 단절된 채 생활했다. 세로 3m, 가로 4m 밖에 안 되는 그의 오두막에서는 언론 기고문들과 암호화된 일기, 폭발물과 두 개의 완성된 폭탄이 발견됐다. 난방도 배관도 전기도 없었다. 그의 선언문은 상당히 정치적 색채가 강했는데 그를 자신을 따르는 혁명조직과 같은 것을 결성하려고 하지 않았다. 전깃불 대신 직접 만든 양초로 밤을 밝혔고, 직접 사냥한 토끼 고기와 자신이 키운 감자 등으로 영양을 보충했다. 이 과정에 그는 자신이 거주하는 몬태나주 산림지역의 생태계 파괴와 개발에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폭발물 제조법을 독학으로 익혀 소포로 보내는 테러를 시작했다. 폭탄에 지문 등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FBI는 17년간 그를 검거하지 못했다.재판 과정에 그는 정신분열증을 주장해 유리한 판결을 받으려는 변호인의 전략을 거부했다. 그는 나중에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느니 차라리 자결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털어놓았다. 법원은 유죄를 인정한 카진스키에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의 기고문에서 자신은 “인류의 좋은 면(그것이 무엇이든)을 위해 위선적으로 행동하려 하지 않았고 대신 복수의 욕망으로만” 테러를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한때 천재로 불렸던 그가 테러 행위에 나선 것은 사실 조금 어이없는 일에서 비롯됐다. 동생과 함께 가족사업을 벌였다가 쫓겨나게 됐는데 두 번째 데이트 만에 차인 여자 동료 직원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에 가까운 행동을 한 것이 들통나서였다. 첫 공격 목표는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 대학이었다. 1978년 5월 25일과 이듬해 5월 9일 두 차례 폭탄이 폭발하는 바람에 두 명이 다쳤다. 1979년 11월 아메리칸 항공에 폭탄을 싣게 했는데 일정 고도에 오르면 터지게 돼 있었다. 12명이 연기를 마셔 고생했다. 그 뒤로도 13차례 더 공격을 가했는데 컴퓨터 렌털업체 대표인 휴 스크러튼과 광고회사 임원 토마스 모서, 합판산업 로비스트 길버트 머리 등 세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재판 도중 모서의 부인은 남편이 크리스마스 트리에 선물을 걸기로 한 날 세상을 등졌다며 “남편은 아주 나직하게 신음하고 있었다. 오른손 손가락이 덜렁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의 왼손을 꼭 쥐고 도우러 오고 있다고,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고인은 1999년 시사주간 타임 인터뷰를 통해 “환상이라든가 오락가락하는 일 때문에 고통받거나 하지 않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멀쩡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새 대법관에 권영준 교수·서경환 판사 임명 제청

    새 대법관에 권영준 교수·서경환 판사 임명 제청

    김명수 대법원장은 9일 신임 대법관으로 권영준 (53·사법연수원 25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서경환(57·21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 7월 퇴임하는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의 후임이다. 대법원은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덕목은 물론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식견과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을 갖췄고 해박한 법률 지식과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에 대해서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법학자로 학문적 성과가 탁월하고 후학을 열정적으로 양성하면서 법률가로서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점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서 부장판사는 재판 실무와 사법행정에 두루 능통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춘 사법행정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에 노력한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두 사람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여성 대법관은 민유숙·노정희·오경미 대법관만 남아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다. 김재형 전 대법관 퇴임 이후 비어있던 교수 출신 대법관 자리는 권 교수가 잇게 된다. 권 교수는 대건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35회 사법시험에서 수석 합격했다. 1999년 서울지법 판사로 법관에 임용된 뒤 2006년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양창수·김재형 전 대법관과 윤진수 서울대 교수의 뒤를 이어 국내 민사법학계의 대표적인 권위자로도 인정받는다. 30여권의 단행본과 80여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해 ‘민법학의 기본원리’ 등이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고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론, 법리, 실무’ 논문은 한국법학원 법학 논문상을 받았다. 또 지적재산권법 분야를 전공해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개인정보보호법, 국제거래법에도 해박하다고 평가받는다. 서 부장판사는 건국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 1995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임용됐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회생법원장 등을 거쳤다. 파산·회생 등 도산법 분야에 정통하고 사법행정에도 밝다. 2015년 광주고법에서 세월호 사건 2심 재판을 맡아 이준석 선장에게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판결로 유명하다. 당시 양형 사유를 설명하며 울먹여 ‘세월호 판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2012년 서울서부지법 형사 12부 재판장 시절에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을 법정구속했다. 당시 서 부장판사는 “경영 공백이나 경제발전 기여 공로 등은 집행유예를 위한 참작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실형 이유를 밝혔다. 김 대법원장의 임명제청을 받은 윤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열어 후보자들의 적격성을 심사하고 임명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그 중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임명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통령이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한다. 이 절차는 통상 1개월가량 소요되지만 여야 의견이 갈려 국회 본회의 상정이 늦춰지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 작년 11월 임명된 오석준 대법관은 김 대법원장의 제청 이후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119일이 걸렸다.
  • 순천여성단체협의회,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여성포럼’ 개최

    순천여성단체협의회,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여성포럼’ 개최

    순천시여성단체협의회가 순천시의 미래도시 이정표를 세우기 위한 방안으로 시민공동체로서 여성의 역할 찾기를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8일 오후 2시 순천만정원박람회장 습지센터 2층 컨퍼런스홀에는 순천시와 시의회, 학계, 일류순천시민운동본부, 순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여성·청년·사회복지단체 회원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는 생태·정원의 도시 일류순천에 삽니다’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남해안 벨트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과 일류시민운동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주제발제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혜선 순천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생태·정원의 도시, 일류순천으로 도약을 위한 과제와 여성의 역할’, 김보금 생태교통 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진정한 생태·정원의 도시를 위해 요구되는 정책과 실천 방안’에 대한 주제발제를 했다. 장윤호 시민활동가의 ‘생태·정원의 도시는 시민들의 삶의 질과 비례하는 정책 실현 필요’, 김미경 여성활동가의 ‘일류순천, 품격있는 시민은 구호가 아닌 주체적 실천 운동 필요’라는 지정토론에 이어 ‘시민이 행복한 순천, 살기 좋은 지속가능한 순천을 위한 시민들의 바람’이라는 주제로 참석자들의 종합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시민들은 “모처럼 순천 시민으로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됐다”‘며 “이런 공론화 장이 자주 열려 순천시와 시의회, 시민들 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책들이 모아진다면 시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참여 열기가 높아질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포럼을 주최한 김윤아 순천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일류순천을 위한 여성계의 역할을 자각하고, 시민으로서 순천시의 미래 설계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시민의 삶의 질이 비례하는 관계성을 이해해 시민공동체가 함께 가는 순천시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여성들이 가진 따뜻하고 섬세한 역할로 미래 도시 순천시를 만들어 가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일류순천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여성들이 시민으로서 자부심과 열망이 대단한 것 같다”며 “품격 있는 시민들이 일류순천을 만들어가는 힘이 된다는 점을 느끼고, 여성계가 앞장서면 좋겠다”고 말했다. 순천시여성단체협의회는 여성단체 간의 유기적인 협조로 여성지위 향상을 높이고, 건전가정 육성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1975년 7월 창립해 48년째를 맞았다. 회원은 6300여명이다. 양성평등의 세상, 순천시민공동체를 위한 여성의 역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올해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에 발맞춰 생태·정원의 도시 일류순천으로 도약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 국가배상받으면 군인 유족은 보상 못 받는 국가배상법…‘위헌론’ 속 이번에는 바뀔까[법안 톺아보기]

    국가배상받으면 군인 유족은 보상 못 받는 국가배상법…‘위헌론’ 속 이번에는 바뀔까[법안 톺아보기]

    [법안 톺아보기]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본연의 임무는 입법 기능입니다. 국회에서 발의된 무수한 법률안은 실제 법과 정책으로 발현돼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사장되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법안 톺아보기]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들을 조명합니다.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군 처우 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법무부가 전사, 순직한 군경 유족의 위자료 청구권을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국가배상법은 전사자·순직 군경 본인과 유족의 국가배상청구가 일체 금지되는데, 유족이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달 24일 이같은 내용의 국가배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9일 “7월 4일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면 정부 입법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정부 입법으로 발의되면 국회 법사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여야 이견이 딱히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국가배상법 2조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등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나 과실로 손해배상의 책임을 발생하게 할 때는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다만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의 경우 전사·순직·공상을 입어도 유족이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을 받을 경우 민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제한을 뒀다. 군인이나 경찰에 대해 ‘이중배상금지’ 규칙이 만들어진건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등으로 전사·공상자의 국가배상소송이 급격히 늘어나자 정부가 개정에 나선 것이다. 당시 군사고로 인한 국가배상판정액은 육군의 경우 1962년 기준 154건, 1100만원이었으나 해마다 늘어나 개정 직전인 1966년의 경우 연말 기준 1400여건, 10억원 가량으로 폭증한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법조인들은 “민사소송권의 중대한 견제”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당시 법안은 국방부가 추진했다. 이후 위헌 소송에서 법원은 위헌을, 검찰은 합헌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섰다. 결국 국가배상법 개정안은 1971년 위헌 결정을 받았다. 헌법재판소가 만들어지기 전 위헌 여부를 판단했던 대법원은 1971년 6월 “군인이나 군속도 청구할 수 있다”며 “국가배상법 2조는 병역의무에 종사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한 것으로 위헌이다”고 판시했다. 육군에서 근무하던 박모 상병이 트럭 사고로 사망하자 유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결국 정부는 1972년 7차 유신 개헌으로 해당 조항을 헌법에 넣었다. 헌법 29조는 군인·공무원·경찰공무원 등이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한 손해에 대해서는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나 공공단체에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해당 조항은 학계에서 위헌론이 강하게 대두됐지만, 헌법재판소는 ‘헌법 조항은 심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8차례 각하 결정을 했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소원심판에 대해 법률임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위헌 심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법률”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달 24일 국가배상법 2조에 3항으로 ‘유족은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개정 필요성에 대해 “유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은 전사·순직군경의 권리와는 별개의 독립적인 것이므로 이를 봉쇄하는 것은 법적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보상금 산정에는 유족의 ‘정신적 위자료’를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별개로 위자료 청구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유족 고유의 청구권은 피해자 본인의 권리와는 별개의 독자적인 성질을 가진다고도 부연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서울고법 민사17부(부장 이창현)는 군복무 중 사지마비가 된 병사가 전역 이후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보상을 받았더라도 부모는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법무부는 시행 당시 법원에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국가와 동료 시민을 위해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존경과 보답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국가가 병역의무자를 대하는 태도, 애티튜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 국력이 커진 점과 다른 사회적 참사 희생에 대한 경제적 배상과 형평성을 감안할 때 이제는 개정할 필요성이 크고 그럴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 [사설] 日 오염수 ‘광우병 시즌2’ 재현에 사활 건 野

    [사설] 日 오염수 ‘광우병 시즌2’ 재현에 사활 건 野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공세를 나날이 높여 간다. 당의 사활을 건 듯하다. 서울을 시작으로 지난 주말 부산에서 이재명 대표 등이 참가한 장외집회를 연 민주당은 ‘원내 대책단’까지 꾸렸다. 민주당 최고위원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저지하려는 야당을 향해 괴담 선동으로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면 책임지라고 협박한다”고 정부·여당을 비난했다. 괴담을 생산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민주당이다. 그 괴담으로 근거도 없는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것도 민주당이다. 적반하장이 도를 지나쳤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처리수 검증의 신뢰성을 위해 실시한 게 시료를 한국, 미국, 스위스 등에 나눠 주고 분석을 해보란 일이었다. 결과가 5월 31일 발표됐다. 도쿄전력의 오염수 처리가 적절하며, 시료 분석에서 유의미한 핵종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보고서 요지다.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인데도 민주당은 모른 체한다. ‘후쿠시마 방류수 5개월 대한민국 영해 도달설’은 학계에선 비과학적 괴담으로 판정을 내렸다. 방류수가 영해에 오는 건 4~5년 걸리고, 그나마 희석돼 자연상태의 방사성물질밖에 남지 않는다. 그러니 어민들이 불안 심리를 조장한다며 이 연구자를 형사고소한 게 아니겠는가. 민주당에서 정부의 오염처리수 대응을 “종교의 영역”이라고 비난했다.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 몇 시간만 공부하면 원자력과 해류의 이치를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대표 등의 사법 리스크에 ‘오염수 방탄’을 입히고, 내년 총선까지 오염처리수 정국으로 끌고가려고 “방사능 테러”라는 종교적 주술을 쓰는 게 민주당이다. 이재명 대표는 어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관저에서 저녁 식사까지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식사 제안을 “밥·술은 친구들과 먹어라”라고 거절한 게 이 대표인데 싱 대사 요청을 친구처럼 받아들였다. 그런가 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어제 국회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일본 대사의 예방을 받았다. 지금이 외세의 격전장이 된 치욕의 구한말도 아니고, 관계국 외국 대사를 여야 대표가 한날에 만나는 모습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어제 여야는 원내협상을 통해 국회에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특위를 설치하고 청문회도 열기로 합의했다. 모든 문제제기와 검증은 이 국회 기구를 통해 이뤄지는 게 마땅한 일이다. 민주당은 거리를 뒤덮은 후쿠시마 괴담 현수막부터 철거하기 바란다.
  • 주사 한 대로 반려묘 중성화[과학계는 지금]

    주사 한 대로 반려묘 중성화[과학계는 지금]

    미국 신시내티 동물·식물원, 하버드대 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매사추세츠대 의대 공동연구팀이 1회 주사만으로 암컷 고양이의 배란을 영구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6월 7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항뮬러관호르몬(AMH) 수치를 어느 수준 이상으로 높이면 난포 성장을 억제해 배란과 임신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개발한 AMH 주사를 고양이 6마리에게 주입했다. 그 결과 AMH 주사를 맞은 암컷 고양이는 2년 동안 임신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관찰됐다. 전 세계 고양이는 약 6억 마리로 추정되고 있는데, 그중 길고양이가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개발로 길고양이의 무분별한 번식을 통제하기 위해 현재 사용되는 중성화 수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 왜곡논란 정면돌파

    전라도 (오)천년 역사를 집대성한 ‘전라도 천년사’의 왜곡 논란 종식을 위해 편찬위원회가 정면 돌파에 나섰다. 현저하게 상충하는 이견과 쟁점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동시에 공개 토론을 거쳐 역사서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7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전라도 천년사’는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개 광역단체(광주시·전남도·전북도)가 추진한 역사서 편찬 사업이다. 역사와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의 전문가 213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당초 천년의 역사가 오천년사로 확대되면서 5년여 만에 34권 1만 3559쪽에 달하는 책이 만들어졌다. 전라도 천년사가 ‘일제 식민사관’에 기초해 서술됐다는 주장이 논란의 쟁점이다. ‘일본서기’의 지명과 인명 인용이 문제가 됐다. 시민단체의 주장에 정치권까지 가세해 전남도의회는 전면 폐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전라도오천년사바로잡기 전라도민연대’는 “전라도 천년사가 ‘임나(任那)일본부’ 설의 근거로 쓰인 ‘일본서기’ 기술 내용을 차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원을 기문, 장수와 고령을 반파, 강진과 해남을 침미다례, 구례와 순천을 사타라는 임나 지명으로 기술해 전라도민을 일본인의 후손으로 만들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지난달 입장문을 발표하고, 반발이 심한 전남도의회를 찾아 유감을 표하며 난상토론도 벌였다. 전라도천년사위원회는 “구체적인 내용 확인도 없이 단지 ‘일본서기’에 기록된 지명이라는 것을 문제 삼아 전라도 천년사 전체를 ‘식민사학’ 역사서로 매도해 버렸다”고 반박했다. 한국학계가 일찍부터 ‘일본서기’ 자료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비판적으로 활용해 우리 역사를 복원하는 데 참고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편찬위에 따르면 일본에 천자문을 전한 왕인박사, 불교를 전해 준 노리사치계, 일본 세계유산 1호인 법륭사 금당에 벽화를 그린 고구려 승려 담징 등이 모두 ‘일본서기’에만 등장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일본서기’의 지명이나 인명 인용을 무조건 식민사학이라고 매도하면 대한민국 건국 이후 현재까지 간행된 모든 교과서와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도 식민사관의 역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법종(우석대 교수) 간사는 “임나 지명의 경우 ‘일본서기’(720년)가 나오기도 전인 서기 400년 광개토왕비문에 이미 기록돼 있고, 중국기록(660년)과 삼국사기에도 사용됐다”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가야고분군과 관련해서 학계와 남원시가 ‘기문 가야’ 표기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편찬위는 비난이 아닌 공개 사이트의 ‘의견서접수’를 통해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편찬위 관계자는 “천년사에 대한 맹목적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앞으로도 공개토론 기회를 만들어 천년사가 사실에 기반해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北 해커단 김수키, 전직 장차관 메일함 낚았다… ‘봉사기’ 등 북한식 표현 쓰며 수개월 정보 빼내

    北 해커단 김수키, 전직 장차관 메일함 낚았다… ‘봉사기’ 등 북한식 표현 쓰며 수개월 정보 빼내

    지난해 국내 외교·국방·안보 분야 전문가에게 유포된 악성 ‘피싱 메일’이 북한 해킹조직인 ‘김수키’의 소행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보낸 메일에 속아 피싱 사이트에 접속해 계정 정보를 빼앗긴 피해자는 전직 장차관급 3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이다. 해킹조직은 피해자 메일함을 2~4개월간 들여다보면서 첨부 문서와 주소록 같은 정보를 빼내 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4∼8월 외교·안보 전문가 150명에게 대량 유포된 악성 전자우편 발송 사건 수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경찰은 피싱 메일 5800여개 분석으로 공격 근원지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경유지 구축 방식을 확인한 뒤 김수키를 지목했다. ‘봉사기’(서버), ‘랠’(내일), ‘적중한 분’(적합한 분) 등 북한식 어휘나 문구를 사용한 점도 북한 해킹조직의 소행으로 판단한 근거다.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으로 명성을 얻은 김수키는 라자루스, 블루노로프, 안다리엘 등과 함께 북한 정찰총국 내 해킹조직 중 하나다. 우리 정부는 지난 2일 김수키를 독자 대북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들은 국내 36개, 해외 102개 등 모두 138개 서버를 해킹으로 장악한 뒤 IP 주소를 세탁해 피싱 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버를 장악한 이후 이들은 교수, 연구원, 기자 등을 사칭해 책자 발간이나 논문 관련 의견, 인터뷰 등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피해자들의 지인이나 안보 분야 오피니언 리더를 사칭하는 방법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답장을 보내면 본인 인증이 필요한 대용량 문서 파일을 첨부해 메일을 다시 발송했다. 피해자가 본인 인증을 위해 피싱 사이트에 접속하면 계정 정보가 이들에게 자동으로 넘어가는 방식이었다. 정보를 빼낸 뒤에도 이들은 ‘감사하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 의심을 차단했다. 경찰은 전직 장차관급 3명, 현직 공무원 1명, 학계와 전문가 4명, 기자 1명 등 모두 9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했다. 해킹조직은 메일 송수신 내역을 2∼4개월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첨부문서와 주소록 등 정보를 탈취했다. 다만 경찰은 “해킹조직이 빼내 간 정보 중에 기밀자료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국내외 서버에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지갑 주소 2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금전 탈취 시도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 가고 있다.
  • 3D현장, 외국인마저 사라졌다 [산업현장 발목잡는 비자제도①]

    3D현장, 외국인마저 사라졌다 [산업현장 발목잡는 비자제도①]

    수도권의 금형 제조업체 H사는 지난해 8월 고용허가제(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 3명을 새로 배정받았지만, 지금은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출근 다음날 2명이 허리를 다쳤다며 이직을 요구하더니 결국 열흘 만에 나오지 않았다. 얼마 뒤 다른 한 명도 아프다며 사업장 변경을 요구해 고용노동부 고용보험센터에 문의했더니 “그냥 보내주라”는 답변이 왔다. 요즘은 남은 인원이 매일 잔업을 하며 버티는 중이다.●깨져버린 첫 기업 근무 원칙 내국인이 기피하는 3D 및 뿌리산업에 외국인 노동자 도입이 늘면서 ‘이탈’ 문제 또한 심각해지고 있다. ‘코리안 드림’을 쫓아 일단 국내 업체에 배정받아 한국에 입국한 뒤 상대적으로 쉬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사업장 변경 요구를 거부하면 노동자들이 태업을 벌이다 보니 결국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토로가 나왔다. 반면 노동계와 학계에선 외국인 국가별로 인력풀을 선발한 뒤 국내 업체에 배정하는 E9 비자 체계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업장 배정 초기 자신과 맞지 않는 근무환경에서 벗어나려 한다고 평가한다. 원칙적으로 E9 비자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는 처음 배정된 기업에서 계속 근무해야 한다. 입사한 기업이 휴·폐업하거나 사용자의 폭언·임금체불과 같은 사유가 아니라면 기업을 옮길 때 사용자 동의를 얻어 근로계약을 최대 2회까지 해지할 수 있다. E9 비자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은 최장 4년 10개월간 체류할 수 있으며 이후 출국 뒤 다시 입국해 총 9년 8개월을 한국에서 일한다. ●합법적 이직 위한 태업 만연 이직을 어렵게 한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이탈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첫 사업장 배치 뒤 몇 달 만에 이직하는 사례가 늘었다. 통계청과 법무부의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보면 E9 비자로 입국해 첫 직장에서 1년 근무를 못 채우고 이직한 외국인 노동자 비중은 2017년 39.9%에서 42.3%로 늘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9~15일 외국인 노동자 고용경험이 있는 500개 중소기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58.2%가 ‘입국 후 6개월 이내 외국인 노동자로부터 근로계약 해지를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E9 비자로 입국하는 미숙련 노동자들은 해외 각국에서 선발된 뒤 국내 중소기업에 배정된다. 노동자들이 원하는 기업을 선택할 수 없는 체계여서 과거에는 배정된 사업장에서 폭언이나 폭력, 임금체불과 같은 부당행위를 당한 뒤에도 노동자가 사업장 변경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게 사회문제가 됐다.그러나 최근 양상이 달라졌다. 입국 전후 국가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한국 내 쉽고 편한 직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데다 고용당국과 경찰 신고 등을 동원해 기업 측이 계약해지 요구에 응할 수 있게 유도하는 방법도 공유된다. 한국에서 일한 지 7년째인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주말에 친구들과 통화하면서 각자의 근무환경과 월급 정보를 털어놓는다”면서 “국가별로 단톡방이 있어서 정보를 공유하고 주말에는 축구 모임과 같은 오프라인 행사에서 정보를 얻는다”고 전했다. 외국인 노동자 2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주물공장 대표 K씨는 “배치 석달 전후로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고, E9 비자 첫 발급기간인 4년 10개월을 다 채워 일한 근로자도 성실근로자로 남기보다 (좀더 편한) 다른 업종으로 취업을 하려는 경우가 많다”면서 “E9 비자로 재입국한 경우엔 한국 생활에 익숙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에서 이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법체류를 감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불법체류가 적발되더라도 출국 시 벌금을 내겠다는 마음으로 3D 업종을 기피한단 뜻이다. ‘불법체류’라는 위험을 짊어지지 않는 경우라면 태업, 꾀병 또는 사용자가 해고 등의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운 ‘10일 미만 연속 무단결근’ 등의 방식으로 일종의 시위가 벌어진다. 합법적 이직을 위한 추가 행동이다. 중기중앙회 설문조사에서도 기업이 사업장 변경을 거절했을 때 태업(33.3%), 꾀병(27.1%), 무단결근(25.0%) 순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부당대응이 발생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업장 변경 거절 의사를 수용해 계속 근무한 외국인 노동자 비율은 12.5%에 불과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이직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철강주조 업체 대표 L씨는 “이른바 3D 및 뿌리산업 업종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가장 큰 배경은 한국사람들을 고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태업에 징계로 대처하고 싶어도 이미 낮은 수준인 임금에서 ‘감봉’ 조치를 하기도, 사람이 없어서 외국인 노동자를 뽑은 마당에 ‘정직’ 조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이탈이 일단 일어나면 기업들은 복합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중기중앙회 조사에선 ▲대체인력 구인의 어려움 ▲제품 생산 차질 ▲외국인 노동자 도입 비용의 손실 ▲동료 외국인 노동자에게 부정적 영향 ▲이직 과정에서 분쟁 발생 시 행정절차로 인한 시간 손실 ▲신규인력에 대한 재교육 시간·비용 소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호소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2004년 시행된 고용허가제에 맞춰 설계된 비자제도를 최근의 현장 상황에 맞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칙 있는 법집행이라는 ‘법치’도, 외국인이 스스로에게 적합한 사업장을 선택할 ‘인권’도, 미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숙련 노동자로 키워 경쟁력을 확보하는 산업의 성장도 모두 담보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태희 대구한의대 특임교수는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요청이 타당한지 살펴볼 사회적인 시민기구를 구성하거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사업장 변경 이력을 공시하는 등 현장의 분쟁을 줄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단속 일변도 정책보다는 3D 일터에서 기술을 익히며 숙련 상태가 되는 노동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자는 제언도 두루 공감을 얻고 있다. 윤향희 충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국내체류 외국인 중 20대가 38만여명, 30대가 46만여명인데 0~9세 외국인가정 자녀는 6만 6000여명으로 나타난다”면서 “E9 외국인의 가족 동반 입국을 허용한다면 (이들이 일하는) 지역의 인구감소 해소에도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가족 체류’라는 인센티브 방법을 제시했다. 첫 직장 배정 직후에 비해 일단 일에 적응한 뒤 이직 의지가 줄어드는 경향을 반영한 ‘골든타임 관리’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정 기간 경과 후 사업장 변경 허용 등의 개선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업장 미변경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센티브 및 입국 초기 사업장에서 장기근속 시 보상 등 장기 근무를 유도할 수 있는 당근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 3D현장, 외국인마저 사라졌다[산업현장 발목잡는 비자제도①]

    3D현장, 외국인마저 사라졌다[산업현장 발목잡는 비자제도①]

    수도권의 금형 제조업체 H사는 지난해 8월 고용허가제(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 3명을 새로 배정받았지만, 지금은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출근 다음날 2명이 허리를 다쳤다며 이직을 요구하더니 결국 열흘 만에 나오지 않았다. 얼마 뒤 다른 한 명도 아프다며 사업장 변경을 요구해 고용노동부 고용보험센터에 문의했더니 “그냥 보내주라”는 답변이 왔다. 요즘은 남은 인원이 매일 잔업을 하며 버티는 중이다.●깨져버린 첫 기업 근무 원칙 내국인이 기피하는 3D 및 뿌리산업에 외국인 노동자 도입이 늘면서 ‘이탈’ 문제 또한 심각해지고 있다. ‘코리안 드림’을 쫓아 일단 국내 업체에 배정받아 한국에 입국한 뒤 상대적으로 쉬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사업장 변경 요구를 거부하면 노동자들이 태업을 벌이다 보니 결국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토로가 나왔다. 반면 노동계와 학계에선 외국인 국가별로 인력풀을 선발한 뒤 국내 업체에 배정하는 E9 비자 체계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업장 배정 초기 자신과 맞지 않는 근무환경에서 벗어나려 한다고 평가한다. 원칙적으로 E9 비자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는 처음 배정된 기업에서 계속 근무해야 한다. 입사한 기업이 휴·폐업하거나 사용자의 폭언·임금체불과 같은 사유가 아니라면 기업을 옮길 때 사용자 동의를 얻어 근로계약을 최대 2회까지 해지할 수 있다. E9 비자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은 최장 4년 10개월간 체류할 수 있으며 이후 출국 뒤 다시 입국해 총 9년 8개월을 한국에서 일한다.●합법적 이직 위한 태업 만연 이직을 어렵게 한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이탈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첫 사업장 배치 뒤 몇 달 만에 이직하는 사례가 늘었다. 통계청과 법무부의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보면 E9 비자로 입국해 첫 직장에서 1년 근무를 못 채우고 이직한 외국인 노동자 비중은 2017년 39.9%에서 42.3%로 늘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9~15일 외국인 노동자 고용경험이 있는 500개 중소기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58.2%가 ‘입국 후 6개월 이내 외국인 노동자로부터 근로계약 해지를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E9 비자로 입국하는 미숙련 노동자들은 해외 각국에서 선발된 뒤 국내 중소기업에 배정된다. 노동자들이 원하는 기업을 선택할 수 없는 체계여서 과거에는 배정된 사업장에서 폭언이나 폭력, 임금체불과 같은 부당행위를 당한 뒤에도 노동자가 사업장 변경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게 사회문제가 됐다. 그러나 최근 양상이 달라졌다. 입국 전후 국가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한국 내 쉽고 편한 직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데다 고용당국과 경찰 신고 등을 동원해 기업 측이 계약해지 요구에 응할 수 있게 유도하는 방법도 공유된다. 한국에서 일한 지 7년째인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주말에 친구들과 통화하면서 각자의 근무환경과 월급 정보를 털어놓는다”면서 “국가별로 단톡방이 있어서 정보를 공유하고 주말에는 축구 모임과 같은 오프라인 행사에서 정보를 얻는다”고 전했다. 외국인 노동자 2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주물공장 대표 K씨는 “배치 석달 전후로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고, E9 비자 첫 발급기간인 4년 10개월을 다 채워 일한 근로자도 성실근로자로 남기보다 (좀더 편한) 다른 업종으로 취업을 하려는 경우가 많다”면서 “E9 비자로 재입국한 경우엔 한국 생활에 익숙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에서 이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법체류를 감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불법체류가 적발되더라도 출국 시 벌금을 내겠다는 마음으로 3D 업종을 기피한단 뜻이다. ‘불법체류’라는 위험을 짊어지지 않는 경우라면 태업, 꾀병 또는 사용자가 해고 등의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운 ‘10일 미만 연속 무단결근’ 등의 방식으로 일종의 시위가 벌어진다. 합법적 이직을 위한 추가 행동이다. 중기중앙회 설문조사에서도 기업이 사업장 변경을 거절했을 때 태업(33.3%), 꾀병(27.1%), 무단결근(25.0%) 순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부당대응이 발생했다는 결과가 나왔다.사업장 변경 거절 의사를 수용해 계속 근무한 외국인 노동자 비율은 12.5%에 불과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이직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철강주조 업체 대표 L씨는 “이른바 3D 및 뿌리산업 업종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가장 큰 배경은 한국사람들을 고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태업에 징계로 대처하고 싶어도 이미 낮은 수준인 임금에서 ‘감봉’ 조치를 하기도, 사람이 없어서 외국인 노동자를 뽑은 마당에 ‘정직’ 조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이탈이 일단 일어나면 기업들은 복합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중기중앙회 조사에선 ▲대체인력 구인의 어려움 ▲제품 생산 차질 ▲외국인 노동자 도입 비용의 손실 ▲동료 외국인 노동자에게 부정적 영향 ▲이직 과정에서 분쟁 발생 시 행정절차로 인한 시간 손실 ▲신규인력에 대한 재교육 시간·비용 소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호소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2004년 시행된 고용허가제에 맞춰 설계된 비자제도를 최근의 현장 상황에 맞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칙 있는 법집행이라는 ‘법치’도, 외국인이 스스로에게 적합한 사업장을 선택할 ‘인권’도, 미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숙련 노동자로 키워 경쟁력을 확보하는 산업의 성장도 모두 담보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태희 대구한의대 특임교수는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요청이 타당한지 살펴볼 사회적인 시민기구를 구성하거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사업장 변경 이력을 공시하는 등 현장의 분쟁을 줄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단속 일변도 정책보다는 3D 일터에서 기술을 익히며 숙련 상태가 되는 노동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자는 제언도 두루 공감을 얻고 있다. 윤향희 충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국내체류 외국인 중 20대가 38만여명, 30대가 46만여명인데 0~9세 외국인가정 자녀는 6만 6000여명으로 나타난다”면서 “E9 외국인의 가족 동반 입국을 허용한다면 (이들이 일하는) 지역의 인구감소 해소에도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가족 체류’라는 인센티브 방법을 제시했다. 첫 직장 배정 직후에 비해 일단 일에 적응한 뒤 이직 의지가 줄어드는 경향을 반영한 ‘골든타임 관리’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정 기간 경과 후 사업장 변경 허용 등의 개선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업장 미변경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센티브 및 입국 초기 사업장에서 장기근속 시 보상 등 장기 근무를 유도할 수 있는 당근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 일본서기 속 고대 한반도 논란 ‘전라도 천년사’로 재점화

    일본서기 속 고대 한반도 논란 ‘전라도 천년사’로 재점화

    전라도 (오)천년 역사를 집대성한 ‘전라도 천년사’의 왜곡 논란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갈등의 중심이었던 일본서기 속 고대 한반도의 일제 사관 문제가 전라도 천년사로 재점화될 분위기다. 편찬위원회는 왜곡 논란 종식을 위해 정면 돌파에 나서기로 했다. 현저하게 상충하는 이견과 쟁점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동시에 공개 토론을 진행하며 역사서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1만3559쪽’ 전라도 역사 서술한 천년사 전라도 천년사는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개 광역단체(광주시·전남도·전북도)가 추진한 역사서 편찬 사업이다. 역사와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의 전문가 213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당초 천년의 역사가 오천년사로 확대되면서 5년여 만에 34권 1만 3559쪽에 달하는 책이 만들어졌다. 방대한 역사가 기록된 만큼 역사적 표현과 해석을 놓고 의견도 다양하다. 특히 전라도 천년사가 ‘일제 식민사관’에 기초해 서술됐다는 주장이 논란의 쟁점이다. 일본서기의 지명과 인명 사용이 문제가 됐다. 시민단체의 주장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분위기는 더 격앙되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전면 폐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일제 식민사관 기초한 역사서 폐기해야” 전라도오천년사바로잡기 전라도민연대는 “일본이 고대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任那)일본부’설의 근거로 쓰인 ‘일본서기’ 기술 내용을 차용했다”고 주장한다. 남원을 기문, 장수와 고령을 반파로, 강진과 해남을 침미다례로, 구례와 순천을 사타라는 임나 지명을 기술해 전라도민을 일본의 후손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조옥현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은 “고대사 기술 과정에서 고조선의 건국 시기를 왜곡해 우리의 기초적 역사관을 통째로 왜곡하는 일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뿐만 아니라 일본 극우 사학자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백제 근초고왕이 야마토 왜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내용을 인용한다는 것은 이의신청을 떠나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편찬위 “일본서기만이 아닌 동아시아 사료 전체 시각”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반발이 심한 전남도의회를 찾아 난상토론도 벌였다. 편찬위는 “문제가 된 내용은 기존부터 사용됐지만 일부 단체에서 구체적인 내용 확인도 없이 단지 ‘일본서기’에 기록된 지명이라는 것을 문제 삼아 전라도 천년사 전체를 ‘식민사학’ 역사서로 매도해 버렸다”고 반박했다. 한국학계가 일찍부터 ‘일본서기’ 자료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비판적으로 신중하게 활용해 우리 역사를 복원하는 데 참고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편찬위에 따르면 일본에 천자문을 전한 왕인박사, 일본에 불교를 전해 준 노리사치계, 일본 세계유산 1호인 법륭사 금당에 벽화를 그린 고구려 승려 담징 등이 모두 ‘일본서기’에만 등장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일본서기의 지명이나 인명 사용만으로 무조건 ‘식민사학’이라면 대한민국 건국 이후 현재까지 간행된 모든 교과서와 대한민국의 대표 역사기관이 간행한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 신편한국사도 식민사관의 역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편찬위의 판단이다. 조법종(우석대 교수) 간사는 일본서기의 시각이 아닌 동아시아 사료 전체 시각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나 지명의 경우 일본서기(720년)가 나오기도 전인 서기 400년 광개토왕비문에 이미 기록돼 있고, 중국기록(660년)과 삼국사기에도 사용됐다”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가야고분군과 관련해서 학계와 남원시가 ‘기문 가야’ 표기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본서기 속 고대 한반도 일본서기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서 중 하나다. 그러나 8세기 초 야마토 정권이 당시의 황국사관을 소급해 태초부터 일본은 원래 통일돼 있었던 것처럼, 단일 계보의 천황이 통치해온 것처럼 조작됐다는 게 국내 학계의 분석이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에서도 폐기되고 그 존재가 부정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고대사 연구 과정에서 부족한 자료를 보충하고자 교차검증을 통해 일본서기 내용을 제한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서기는 황국사관으로 왜곡되고 변조됐지만, 그 기록 속에는 고대 한반도 역사를 연구하는 데 필요한 정보도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서기가 만들어질 당시 백제계 사서(백제기, 백제신찬, 백제본기 등)에서 백제사 관련 이야기들을 상당 부분 원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라도천년사 편찬위는 “백제가 침미다례를 정복한 이야기나 백제와 반파가 기문을 둘러싸고 쟁패를 벌였던 이야기 등의 백제계 원자료가 일본서기에서는 일본 천황이 백제에게 그 땅들을 마치 ‘하사’한 것처럼 조작 삽입한 것처럼 보려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면서 “그러나 연구자 그 누구도 일본 천황이 백제에게 ‘하사’했다는 일본서기의 조작된 문구를 인정하지는 않고, 다만 백제사나 가야사 복원을 위해서만 활용할 뿐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간 축적된 고고학 자료와의 교차 확인을 필수적으로 거친 전라도 천년사가 일본서기에 나오는 지명을 한반도에 비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일제 강점기의 임나일본부설을 신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편찬위의 항변이다. 공개 토론으로 정확한 역사 정립해야 편찬위 위원장들은 반발이 심한 전남지역을 직접 방문해선 난상토론도 벌였다. 위원들은 지난달 22일 전남도의회를 방문해선 전라도 천년사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의 일방적 주장만을 받아들여 발표한 의회 성명서에 유감을 표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지역 방송에서 시민단체 측과 공개 토론도 진행했다. 편찬위는 앞으로도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시 적극 해명한다는 방침이다. 조만간 전남도의회 연찬회에서 특강을 진행하고, 오는 12일에는 전남 시장군수협의회에 참석해 논란이 된 부분을 적극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비난이나 집단성명서 발표가 아닌 공개사이트의 ‘의견서접수’를 통해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편찬위 관계자는 “천년사에 대한 맹목적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언론에 제기되어 온 문제들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공개토론 기회를 만들어 천년사가 사실에 기반해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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