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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태열 “외교·국익 관련해선 입법·사법·행정부 한 목소리 내야”

    조태열 “외교·국익 관련해선 입법·사법·행정부 한 목소리 내야”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외교 및 대외적 국익과 관련된 사안에서는 입법·사법·행정부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사건처럼 정부와 법원의 입장이 다를 경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법부가 외교적 이해관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요구자료 답변서를 통해 ‘강제동원 재판처럼 피해자들이 승소할 경우 한일관계 재경색이 발생하고 정부의 외교적 기조와 사법부가 다른 판단으로 기관 간 갈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 외교부가 외교적 경로를 통한 조정, 화해, 원고들의 소 취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보는지’ 묻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조 후보자는 강제징용 사건을 두고 “최종 확정된 대법원의 판결은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양국 최고 법원의 판결 충돌로 인한 외교적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이 이처럼 어려워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그러면서 “원고 분들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하실 경우 조속히 판결금을 수령하실 수 있도록,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해법을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제3자 변제’ 해법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조 후보자는 ‘제3자 해법’에 대해 “1965년 청구권 협정과 그 이후 우리 정부의 해석, 그리고 2018년 대법원 판결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도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일본 기업을 상대로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민간 기여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대신 지급하도록 하는 제3자 변제 해법을 제시했다. 2018년 판결에서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 15명 가운데 11명이 이 방식으로 배상금을 수령했고, 지난해 12월 말 대법원에서 같은 취지의 승소 판결이 더 나왔다. 조 후보자는 정부의 해법 발표 후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가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는 “우리 국민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나 일본도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또 일부 원고들이 대법원 최종 판결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데 대해 “피해자의 아픔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과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피해자 및 유가족 분들의 권리를 실현하고 원활한 피해 복구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과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가운데 강제징용 소송 관련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선 아직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조 후보자도 이 사건과 관련해 2018년 8월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검찰 공소장에는 박근혜 정부 당시 외교부 2차관이던 조 후보자가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과 2015년 6월, 2015년 8~9월, 2016년 9월 세 차례 만나 강제징용 재상고심에 대한 외교부 입장을 의견서로 제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한일관계 등을 고려한 외교부 의견서를 근거로 재상고심 사건을 일반 소부에서 전원합의체로 넘겨 재판 절차를 늦추려 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2016년 11월 대법원에 해당 사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는 26일, 임 전 차장은 다음달 5일 각각 1심 선고가 이뤄진다. 조 후보자는 관련 의혹들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대부분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언급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재상고심 사건에 외교부 의견을 반영하도록 참고인 의견 제출제도를 도입한 것이 재판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는 박 의원 질의에 “정부 정책 또는 공익과 관련된 사항에 관해 정부가 법원에 의견서나 자료를 제출하는 제도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 자체로 문제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당시 외교부에서 제출했던 문서는 일반원칙으로서의 조약 해석에 관한 국제법 원칙 및 적용 관행, 관련 국제 관행, 문제 해결에 대한 국내 언론과 학계의 제안 등을 객관적으로 기술한 것으로 일방적 주장을 옹호하는 내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 [단독] “알고리즘 좇는 ‘선택의 외주화’… AI에게 삶 뺏기는 꼴” [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단독] “알고리즘 좇는 ‘선택의 외주화’… AI에게 삶 뺏기는 꼴” [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순간의 선택들이 모여 날 만들어편리함만 추구하는 AI 알고리즘우리의 삶을 만족시킬 수 없어 ‘10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한국 인문학계를 대표하는 학자 김기현(65)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시대 인간다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10년 전의 모습과 다른 모습이라면 왜 그런 것인가. 김 교수는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순간순간의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면서 “그러나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선택을 내가 아닌 AI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가 ‘인간다움’이란 저서에서 ‘공감·이성·자유’를 강조한 것도 현대사회가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를 직시하자는 취지에서다. 김 교수는 우선 ‘선택의 외주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올라온 콘텐츠가 워낙 방대해 AI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편리함만을 추구한다면 나의 선택은 점점 외주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라고 반문한 그는 “과도한 편의주의로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만족시킬 수 없다”며 현실 인식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인간다움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인 공감이 관계의 비대면화로 위협받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디스토피아’(암울한 미래상)를 얘기하려는 건 아니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AI 시대 빛과 그림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담론을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김 교수가 주목한 건 관계적인 측면에서의 인간다움이다. 그는 “상대방의 즐거움과 고통에 공감하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인간다울 수 있다”며 “인간의 행복 자체에 공존과 상호 존중 가치가 녹아들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건 인간밖에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의 지능이 탁월하더라도 슬픔, 외로움, 절망감, 향수와 같은 의식을 가질 수는 없다”면서 “감정·의식이 없는 존재를 과도하게 발전시키지 않고 인간의 도구로 잘 활용하는 공동체 규범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순간 순간 선택이 모여 나를 만든다…‘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

    순간 순간 선택이 모여 나를 만든다…‘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

    ‘10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한국 인문학계를 대표하는 학자 김기현(65)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시대 인간다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질문을 던졌다. 10년 전의 모습과 다른 모습이라면 왜 그런 것인가. 김 교수는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순간 순간의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면서 “그러나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선택을 내가 아닌 AI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가 ‘인간다움’이란 저서에서 ‘공감·이성·자유’를 강조한 것도 현대 사회가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를 직시하자는 취지에서다. 김 교수는 우선 ‘선택의 외주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올라온 콘텐츠가 워낙 방대해 AI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편리함만을 추구한다면 나의 선택은 점점 외주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라고 반문한 그는 “과도한 편의주의로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만족시킬 수 없다”며 현실 인식이 중요하다고 했다.김 교수는 인간다움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인 공감이 위협받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학습을 통해 공감 능력이 발전하는데, 관계의 비대면화로 공감이 도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서 ‘디스토피아’(암울한 미래상)를 얘기하려는 건 아니라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AI 시대 빛과 그림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담론을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김 교수가 주목한 건 관계적인 측면에서의 인간다움이다. 그는 “상대방의 즐거움과 고통에 공감하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인간다울 수 있다”며 “인간의 행복 자체에 공존과 상호 존중 가치가 녹아들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건 인간밖에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가 베토벤의 음악,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흉내낸다고 해서 베토벤, 고흐와 같은 존재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AI의 지능이 탁월하더라도 슬픔, 외로움, 절망감, 향수와 같은 의식을 가질 수는 없다”고 짚었다. 이어 “로봇과 인간의 ‘공존의 윤리’도 과장된 얘기”라면서 “AI는 도구이자 수단이지 인격체가 아니다. 감정·의식이 없는 존재를 과도하게 발전시키지 않고 인간의 도구로 잘 활용하는 공동체 규범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왜 이 시점에 인간다움일까. “인간다움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이 시대가 아니더라도 항상 우리 인간들이 문제 삼은 주제다. 이 시대에 더 중요해진 것은 AI 발전과 떼놓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과거의 산업이나 기술의 발전은 인간들의 주변 환경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AI 기술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환경을 변화시켜서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공통적인 측면이 있다. 차이가 있다면 AI 기술은 단지 환경을 바꾸는 것 뿐 아니라 인간의 내부로 들어온다는 점이다. 인간의 판단 내지는 결정, 전통적으로 인간의 마음 속에서 이뤄진 것도 AI가 들어와서 작업하기 시작했다. AI 기술이 광범위하게 인간의 자세에 영향을 준다.” -인간다움을 정의한다면. “사실 인간다움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어떤 각도에서 인간다움을 보느냐에 따라 생각들이 다양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술가라면 초월적인 미적인 관점에서 얘기할 거고, 교육자는 교육 관점에서 얘기할거다. 제가 주목한 건 관계적인 측면에서 인간다움이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존재라는 점이다. -인간다움이 위협받고 있나. “인간은 나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짐승과는 다른 존재다. 인간은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로 다른 사람도 나처럼 꿈을 꾸고 실현해 나간다는 걸 서로 인정해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다움이 도전받고 있다면 인간다운 관계라는 게 뭔가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정의돼야 한다. 그래야 인간다움이 어떤 위협을 받고 있는가에 대한 진단도 할 수 있다.” -인간다운 관계가 뭔지 설명해달라. “인간다움을 이루고 있는 건 공감, 이성, 자유다. 우선 공감 능력이 없는 존재는 사이코패스다. 인간다움이 없으면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그 다음 필요한 게 이성이다. 공감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한테는 잘 작동하지만 먼 사람한테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이성이 그걸 보완해준다. 이성은 내 행동이나 판단이 어떤 보편적인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나와 먼 사람도 하나의 인격체이고 동등하게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마음이 강압이나 세뇌로 주어진다면 그것도 인간답지 않다. 자발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관계여야 한다.” -공감, 이성, 자유는 인간만의 특징인가. “공감은 인간만의 것은 아니다. 영장류에서도 나타난다. 동물도 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 해결 지능을 넘어 일반적인 원리를 성찰하고 찾아내는 건 인간이 가진 능력이다. 인간 외 다른 종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은 무엇인지를 알려면 자아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AI 기술 발전이 인간다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들의 인간다움을 AI도 가질 수 있을까. 가능하지 않을 거다. 인간이 마음 속의 느낌을 갖는 건 의식과 관련이 있다. 죽음을 생각하면서 절망을 느끼고 가까운 사람이 죽었을 때 슬픔을 느끼는 게 인간이다. AI 로봇은 문제를 해결하는 탁월한 지능으로 인간을 초월하더라도 인간이 느끼는 슬픔, 외로움, 절망감, 향수 등 의식 관련 부분은 AI가 가질 수 없다. 공감과 정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유대감을 느끼고 하고 외로운 존재가 아닌 함께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생기게 한다.” -AI 로봇은 공감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인가. “로봇은 그런 걸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로봇과 인간의 공존의 윤리를 얘기하는데 이것도 과장된 얘기다.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탁월한 기계이지만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존재와 공존을 얘기하는 게 말이 안 된다. AI는 도구이자 수단이지 인격체가 아니다. 감정, 의식이 없는 존재를 과도하게 발전시키지 않고 인간의 도구로 잘 활용하는 공동체 규범이 필요하다.” -지능 측면에서는 인간보다 앞서는 게 맞나. “이성이라는 건 폭이 크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내놓는 것은 AI가 인간보다 훨씬 탁월하다. 그러나 문제를 던지는 건 AI가 인간을 따라올 수 없다. 과연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내는 AI가 나오겠나. 예를 들어 AI에게 베토벤의 음악을 알려주면 그 틀을 유지하면서 흉내를 잘 하겠지만 AI로부터 또 한 명의 베토벤이 나올 수 있을까.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도 절망, 외로움이 작품에 표현됐기 때문에 사람들한테 감동을 주는 것이고 고흐라는 미술 세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AI가 이런 걸 탐지해서 새로운 걸 만들 수 있을까. 가능하지 않다.”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의 범위가 좁혀지고 있다. “10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내 선택들이 모여서 나를 만든다. 그러나 점차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선택을 내가 하는 게 아니라 AI에 의존한다. ‘선택의 외주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는 콘텐츠가 방대해 이 많은 걸 검색해서 선택할 수 없다. 내 성향을 판단해주는 외부의 AI 시스템에 도움을 받는 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편리함만을 추구하다보면 나의 선택은 외주화된다. 이전의 나를 만든 것은 나의 선택이었지만 지금 나를 만든 건 알고리즘 선택이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인가, 알고리즘의 것인가.” -AI 시대 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공감도 관계가 비대면화되면서 위협받고 있다. 한 시대 속에서 공감도 학습이 필요하다.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양식은 달리 나타난다.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람 마음을 읽어내는 학습을 하면서 공감 능력도 발전하는 건데 비대면 관계에서는 학습 능력이 줄고 공감도 약화된다. 그렇다고 해서 디스토피아(암울한 미래상) 미래를 얘기하려는 건 아니다. AI 시대 빛과 그림자가 있을텐데, 이대로 가도 좋은 건지 우리 사회가 담론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기계와 함께 해도 행복을 느낄까.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 대화를 하고 위로를 하는 로봇이 있다면 도구로서 정서적 위안을 주는 거니 그건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로봇 속에서는 외로움을 100% 해결할 수 없다. 로봇은 공감하는 척 할 뿐이다. 사람과의 스킨십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가치를 추구하고 서로 인정하고 교류해야 한다. 이게 인간다움이다. 인간다움은 행복해지기 위한 관문이다. 희생을 해야만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인간의 행복 자체에 공존, 상호 존중과 관련된 가치가 이미 녹아들어 있다. 그게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 -기계가 다 알아서 해준다면 인간은 과연 뭘까.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자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인간이란 존재는 관계 속의 존재이다. 인간이 관계 때문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은 딜레마다. 양날의 검이다. 그렇다고 관계로부터 고립된 선택을 한다면 이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인간에 등을 돌리고 AI 시대로 가는 건 똑똑한 선택이 아니다. 관계의 어려움도 관계로 풀어야 한다.” -우리는 뭘 놓치고 있으며 뭘 놓쳐선 안 되나. “진짜 디스토피아적인 얘기를 해보자. 사람의 콘트롤을 벗어난 로봇이 등장하거나 인간이 로봇처럼 공감도, 자발성도 잃고 알고리즘으로 움직인다면 이건 재앙이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도 사람들이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한다면 해결할 능력이 있다. 인간은 그만큼 똑똑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인고의 과정을 거친 인간다움이란 자산을 인식하고 현대 사회가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는가를 이해하는 게 문제 해결의 90%다.” -우리는 제대로 인식하고 있나. “아직까지 그렇지 않다. 과도한 편의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삶의 지표를 얘기할 때 감각적인 얘기가 많다. 이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가. 다른 요소도 함께 있는데 한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어 걱정이 된다. 인간은 그걸로 만족되지 않는다. 우리는 충분히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다.”
  • 여순사건 희생자·유족 신고 종료 ‘7379건’ 접수···중앙위 심사 6% 그쳐

    여순사건 희생자·유족 신고 종료 ‘7379건’ 접수···중앙위 심사 6% 그쳐

    2여년간 실시됐던 여순 10·19사건 희생자·유족 신고가 지난달 종료했지만 전체 36%인 7379건 접수에 그쳤다. 2일 여순10·19범국민연대에 따르면 여순 사건으로 교도소 수감 중 6·25 전쟁으로 곧바로 총살당하거나 보도연맹 등에 학살된 희생자는 2만여명에 이른다.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여순사건 발생 73년 만에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지난 2021년 1월 21일부터 신고 접수가 시작됐다. 하지만 사건 당시 목격자들과 유족들이 대부분 사망하고, 유족들이 고령이어서 접수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수차례 대안을 세우라고 요구했던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수시 2023건, 순천시 1500건, 구례군 818건, 광양시 755건 등이 접수됐다. 지난해 3월 여순사건특별법 시행령 개정으로 당초 1년이었던 피해 접수기간이 지난달 31일까지 한차례 연장됐지만 심사에 한계를 드러내 유족들의 불만도 거세다. 희생자 신고·접수 7349건중 2126건인 29%만 사실조사를 거쳐 실무위원회 심의를 완료했다. 이중 최종적으로 중앙위원회 심의가 결정된 사건은 겨우 6%인 434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1692건은 여전히 심의가 진행 중이다. 중앙위원회는 실무위원회 요청 이후 90일 이내 희생자 및 유족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조사인력이 전남도 실무위는 68명인 반면 중앙위는 3명 밖에 되지 않아 신속한 조사·심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2022년 10월 6일 조사 개시된 여순사건 진상규명은 오는 10월 5일이면 기한도 완료된다. 이와관련 여순사건지원단 관계자는 “유족들도 계속 요구하고 있어 중앙위원회에 시행령을 개정해 피해신고 기한과 조사 기간을 한차례 더 연기해달라고 두차례 건의했지만 아직 답변이 없다”며 “올해 예산도 행정안전부에서 통과된 43억원이 기재부에서 21억만 반영되면서 전남지역 조사 인력 2~3명 증원에 그쳐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최경필 여순10·19범국민연대 사무처장은 “아직도 신고를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고, 지리산 자락 희생지역인 경남 하동군 등에서는 접수가 잘되지 않은 상황이다”며 “제주 4·3의 희생자가 3만명이었지만 1만 4000여건이 접수된 것처럼 여순사건도 최소한 9000건은 접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순사건 시발점이었던 제주 4·3의 경우 피해 접수 기간이 7차례 연장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에 “극우·보수 성향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물들로 재구성하라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전남 동부권 유족회와 시민사회단체 등 62개 단체들로 구성된 ‘여순사건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대책 범도민연대’ 회원 50여명은 지난달 28일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순 10·19사건의 본질을 규명할 학계와 전문가 단원이 한 명도 없다”며 “역사를 왜곡해온 사람들을 배제하고 공정한 인사들로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김영록 전남지사의 각성도 촉구하고 있다. 범도민연대는 “그동안 여순사건을 전남 동부지역의 문제로만 인식하고 유족회와 간담회 한번 안할 정도로 유족의 아픔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며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대한 도민의 열망을 무시하고 책임을 방임한다면 그 책임을 물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도지사 퇴진운동도 펼칠 것이다”고 주장했다.
  • [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정치의 사법화’가 촉발한 ‘사법의 정치화’… 법원 신뢰 추락 우려/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정치커뮤니케이션)

    [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정치의 사법화’가 촉발한 ‘사법의 정치화’… 법원 신뢰 추락 우려/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정치커뮤니케이션)

    한국 정치의 굵직한 흐름이 사법부 결정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민주화 이후 전직 대통령들 대다수가 사법적 문제로 감옥에 가거나 탄핵됐다. 한국 정치에서는 정치와 사법의 경계가 무너진 지 오래다. 이에 따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코드’가 맞는 후보를 대법관으로 임명하는 일이 일상화돼 버렸다. 미국에서도 종신제인 연방대법관 가운데 공석이 생기면 정부 이념 및 정책 지향성과 일치하는 후보를 임명하는 것이 상식이다. 미국은 대법원이 우리나라 헌법재판소 역할까지 담당하다 보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차이는 극심한 ‘정치의 사법화’로 인한 ‘사법의 정치화’에 있다. 사실 우리 체제에서는 낙태나 소수자 우대 정책 등 정책적 함의를 가진 판결을 통한 사회 변화에 대법원보다 헌법재판소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편 우리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대법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미국보다 훨씬 많다.우선 어느 정부든 지난 정권 인사에 대한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을 경우 무리하게 수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정치적 타격이 커진다. 가령 문재인 정부 시절 박근혜 정부 관련 인사들의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면 정권의 정당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재 진행 중인 다수의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민주당에 치명타,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정권에 큰 타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재판 결과도 각종 선거에서 여야의 유불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현역 의원들의 경우 당선이 취소되거나 의원직 박탈 등 의석 축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정치적 함의가 크다. 마찬가지로 공무원들도 사법적 불이익에 대한 우려를 가질 수 있어 충성도 제고를 위해 대법관 코드 인사가 중요할 수 있다. ●대법 전원합의체 판결 325건 분석 이 글에서는 이용훈, 양승태, 김명수 전 대법원장 재임 시기인 2006년 3월~2023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325건을 계량적으로 분석해 대법관별 판결 성향을 추정했다. 분석에 포함된 대법원장 및 대법관은 총 50명이다. 이를 위해 ‘잠재변수 모형’이라는 통계 모형을 적용했다. 이 모형에서는 판결에 대한 주관적 판단 없이 계속해서 동일한 판결을 내리는 대법관들을 군집화해 유사한 점수가 부여되도록 한다.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이 관여할 여지 없이 대법관별로 상대적인 판결 성향을 추정할 수 있어 미국에서는 학계와 언론에서 널리 활용되는 방식이다. 분석값은 대법관 50명의 평균값인 0을 기준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진보 성향, 높을수록 보수 성향을 의미하도록 방향성을 지정했다. 우선 분석에 포함된 50명 대법관 중 속칭 ‘독수리 5형제’(김영란(-1.585), 전수안(-1.360), 박시환(-1.193))에 속한 3명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오경미(-1.438), 이흥구(-1.082) 대법관이 가장 진보적인 성향의 대법관으로 분류됐다. 가장 보수적인 대법관은 안대희(1.6 48), 김황식(1.359), 오석준(1.003), 민일영(0.803), 신영철(0.729) 대법관 등이었다. 이 중 안대희, 김황식 대법관은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독수리 5형제 등 역대급 강성 진보 대법관들을 다수 임명한 것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를 의식한 임명이 아니었나 추론해 볼 수 있다. 판결 참여 빈도가 아직 많지 않아 정확한 추정은 어려우나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오석준 대법관이 전체에서 세 번째로 보수적인 대법관이었던 점도 주목할 만하다.●‘중도’ 지향 대법관 임명 가능성 희박 임명권자별로 나눠 분석해 보면 진보 정부 중 문재인(-0.358)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이 가장 진보적이었으며 이어 노무현(-0.117), 김대중(0.032) 대통령 순이었다. 반면 박근혜(0.099), 이명박(0.171)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판결을 내리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결과는 대법관 판결 경향이 임명권자에 따라 상당히 달라진다는 것을 계량적으로 보여 준다. 문제는 정치 양극화의 극단화에 따른 정치의 사법화가 극심해짐에 따라 사법의 정치화 또한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언젠가부터는 대통령 자신뿐 아니라 친인척, 측근, 참모, 여야 의원들까지 모두 사법적 결정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는 일이 늘어 최근 들어 정치의 사법화 범위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렇다 보니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은 잠재적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치와 행정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충성’을 담보하는 대법관을 임명할 동기도 함께 늘어난다. 후보의 중립성이나 전문성보다는 이념적 선명성이 중요한 척도가 되는 듯하다. 잠재적 대법관 후보들 입장에서는 특정 진영에 줄을 서 선명성 경쟁을 벌일 동기가 커진다. 자신이 줄 선 진영의 정부가 들어왔을 때 운이 맞으면 대법관에 임명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는 것이다. 반면 이런 환경에서는 중도를 지향하는 법관이 대법관이 될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진다.●정권 바뀌자 돌아선 ‘변신 로봇형’도 실제로 대법관 성향을 시계열적으로 분석해 보면 최근 몇 년간 대법관들 간의 판결 경향 간극은 과거보다 커져 양극화가 심화됐다. 가령 그해에 가장 진보적인 대법관과 보수적인 대법관 간 경향성 차이를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 초기였던 2018년에는 0.490 정도였던 것이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803과 2.916으로 크게 늘어난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 정부에서 임명했던 대법관들조차 보수적인 판결을 내릴 수 없다가 현 정부 들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대법관들과 현 보수 대법관들 모두 자신들이 속한 진영에 극도로 충실한 판결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더 많은 대법관들이 예전보다 더 진영에 충실한 판결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지어 정권이 바뀐 뒤 정권 코드에 맞는 방향으로 돌아서는 ‘변신 로봇형’ 대법관도 꽤 있었다. 한 예로 ‘50억 클럽’ 의혹의 중심인물로 이재명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 선거에서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논란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놓고 재판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권순일 대법관은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과 2015년에는 0.76, 0.52로 상당히 보수적인 판결 점수를 보였던 권 대법관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2018년부터는 0.37(2018년), -0.84(2019년), -1.04(2020년)로 완벽하게 ‘진보’ 대법관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연방대법관의 종신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임기제인 우리 대법원 특성상 정권이 바뀌면서 단기간 내에 유사한 사안에 대한 판결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장기간에 걸친 사회 분위기 변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사법의 정치화에 따른 것이다. 최근 ‘문재인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의 1심 재판부는 2020년 1월 기소된 지 무려 3년 10개월 만에 송철호·황운하·백원우씨 등 핵심 피고인의 선거 개입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아 “재판 지연의 결정판”이란 평가를 받았다. 사법의 정치화가 사법부에 대한 신뢰 추락을 가져올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각종 설문조사에서 모든 사회 기관을 통틀어 가장 낮은 사회적 신뢰를 받는 것이 국회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많이 보도된 바 있다. 대법원이나 대법관들이 국회나 국회의원들과 동급의 평가를 받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결론 내린다면 너무 나가는 걸까.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정치커뮤니케이션)
  • AI 개념 처음 만든 ‘천재’… “기계보다 사람이 우위다”

    AI 개념 처음 만든 ‘천재’… “기계보다 사람이 우위다”

    오늘날 인공지능(AI) 탄생의 지적 기원은 ‘사이버네틱스’(인공 두뇌학)다. 이 개념을 처음 세상에 내놓은 창시자는 20세기 최고 천재 수학자로 불렸던 노버트 위너(1894~1964). 사이버네틱스는 인간과 같은 생명체와 기계 간 통신 및 제어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위너는 기계도 ‘피드백(되먹임) 메커니즘’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이버네틱스는 AI부터 자동화, 제어공학, 생체공학 등 응용 학문뿐 아니라 경제학, 사회학, 철학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사이버네틱스는 위너를 주축으로 존 폰 노이만, 워런 매컬러 등 세기의 천재들이 모인 1946년 3월 뉴욕의 ‘메이시 회의’에서 탄생했다. 여기서 파생한 접두어 ‘사이버’는 사이버스페이스, 사이보그 등 수많은 기술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 책은 막강한 호기심과 좌충우돌 행보로 덜커덩거렸던 위너의 일대기를 세밀하게 그려 낸다. 18세에 하버드대 사상 최연소 박사 학위를 받은 위너는 1932년 37세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수학과 정교수가 됐다. 그는 1960년대 초반 손바닥만 한 크기의 유무선 장치가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연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위너는 동시대의 천재 폰 노이만과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폰 노이만은 사이버네틱스 연구를 통해 초기 컴퓨터 모델을 고안했지만 그의 열성적인 목적은 핵무기의 개발이었다. 반면 위너는 핵무기에 공포를 느꼈고 사이버네틱스가 가져올 기술 발전의 위험을 경고하면서 인류의 삶을 개선하는 데 활용되길 원했다. 위너는 1964년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최고 영예인 미국과학훈장을 받았지만 냉전의 칼바람 속에 연방수사국(FBI)의 감시 표적이 됐다. 미 정부의 무기 개발과 신기술 독점 행위를 공개 비판했기 때문이다. 두 저자는 사람을 기계보다 우위에 두며 세상을 변화시킨 과학기술 혁명을 이끈 위너에게 반항적인 영혼을 가진 과학계의 ‘다크히어로’라고 헌사를 보낸다.
  • “문학은 사랑, 비평은 중독… 우리는 진창에서 별을 보죠”[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문학은 사랑, 비평은 중독… 우리는 진창에서 별을 보죠”[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소설과 시를 읽는다는 게 잘 맞는 사람과 푹 빠져서 하는 사랑이라면, 비평은 지긋지긋하게 날 괴롭히지만 그래도 짜릿한 쾌락을 주는 중독적인 사랑이죠.” ‘문학동네’ 겨울호에 실린 ‘비평과 사랑’이라는 글을 읽고 문학평론가 인아영(33)에게 다소 짓궂은 질문을 던지고 싶어졌다. 시·소설 읽기와 비평 쓰기 중 무엇을 더 사랑하느냐고. 잠시 웃음 짓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둘 다 사랑하죠. 조금 다른 방식으로요.” 신문과 문예지를 넘나들며 활약 중인 인아영은 요즘 문단에서 주목하는 신예 평론가다. 한국 사회의 권력관계를 헤집는 냉철한 지성과 함께 문학과 약자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돋보이는 글을 쓴다. 28일 서울 합정동 카페꼼마에서 만난 인아영은 “자신의 문제의식과 욕망이 무언지 알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있는 글은 좋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사랑하면 각(角)이 생긴다.” 그의 글 ‘비평과 사랑’은 이렇게 시작한다. 여기서 그는 비평이 ‘편집증적 읽기’와 ‘회복적 읽기’ 사이에 있는 그 무언가일 가능성을 탐구한다. 비평은 그동안 욕 아니면 칭찬 둘 중 하나였는데, 이제 ‘중간 지대’를 향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인아영은 “텍스트에 충분히 푹 빠져서 고양되고, 나의 체험까지 뒤섞였을 때 비로소 (텍스트와) 거리가 생긴다”라고 했다. 학부에서 인류학·미학을 공부한 뒤 국문학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그는 “인간 전반에서 예술, 그리고 문학으로 관심사를 점점 좁히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문학평론가 중에는 소설가나 시인을 함께 꿈꾸는 이들도 있지만, 인아영은 처음부터 비평이라는 행위에 관심을 뒀다. “글을 쓰는 매순간 고통을 느낍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건지. 그러나 마감하고 나면 또 다음에 쓸 글을 생각하며 설레요. 좋은 소설과 시를 보면 흥분되고…. 아마 중독이 된 거겠죠. 종종 하는 게임에서 좀비나 몬스터를 죽일 때보다 비평을 쓸 때 도파민이 더 크게 분비되는 것 같아요.” 본인이 젊은 평론가임에도 ‘세대론’에는 특별한 관심이 없다고 했다. 한국 사회가 2030을 이른바 ‘MZ세대’로 이름 짓고 바라보는 것처럼 문학계에도 세대를 구분해서 바라보는 관성이 있는데, 이것이 자칫 ‘구획’과 ‘명명’이 필요한 윗세대의 시각을 비판 없이 답습하는 것은 아닐지 검열하고 반성하는 차원이다. 최근 출간된 인아영의 평론집에 붙은 ‘진창과 별’이라는 제목은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에 나오는 한 대사를 인용한 것이다. “우리는 모두 진창에 있어요. 하지만 그중 누군가는 별을 보고 있죠.” 하지만 인아영은 진창과 별이 오히려 한없이 가깝다고 했다. 이 세계가 진창인 것은 알겠으나, 도대체 별은 어디 있다는 말인가. “별은 아름다운 대상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걸 추구하는 마음에 더 가깝습니다. 문학은 나를 형성한 조건과 행위의 관계를 사유하게 합니다. 나를 진창에 뒹굴도록 만든 현실이 있다고 했을 때 문학이 있다고 해서 여기서 바로 벗어날 순 없어요. 하지만 주어진 조건을 알아야 그다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할 수 있잖아요. 더러운 현실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은 그래서 분리될 수 없는 것입니다.” ●문학평론가 인아영은 1990년생으로 서울대에서 인류학·미학을 전공하고 국문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8년부터 비평 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이다.
  • ‘편파 인사’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재구성 촉구 확산

    ‘편파 인사’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재구성 촉구 확산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에 “극우·보수 성향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물들로 재구성하라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전남도청 앞. ‘여순사건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대책 범도민연대’ 회원 50여명은 “여순 10·19사건의 본질을 규명할 학계와 전문가 단원이 한 명도 없다”며 “진상조사보고서기획단의 편파적인 인사 선정은 결국 정부가 우리를 또다시 빨갱이로 몰려고 하는 행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수, 순천, 광양, 고흥, 구례, 보성 등 전남 동부권 유족회와 시민사회단체 등 62개 단체들은 이날 공동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시절 유족들을 만나 국가 공권력으로 희생된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약속한 바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챙겨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교체할 수 있도록 지시해 달라”고 호소했다.‘기획단 재구성 촉구 범도민연대’는 김영록 전남지사의 각성도 촉구했다. 이들은 “김 지사는 여순사건위원회 중앙위원이자 실무위원장으로 지역 목소리와 요구를 제대로 전달하고 관철해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하지만 특별법 시행 초기부터 요구했던 기획단 구성에 대한 지역의 여론을 전달한 적이 있느냐”고 항의했다. 범도민연대는 “그동안 여순사건을 전남 동부지역의 문제로만 인식하고 유족회와 간담회 한번 안할 정도로 유족의 아픔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며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대한 도민의 열망을 무시하고 책임을 방임한다면 그 책임을 물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도지사 퇴진운동도 펼칠 것이다”고 강조했다. 유족대표들은 도지사에게 항의서한도 직접 전달했다. 여순항쟁유족총연합 등 범도민연대는 “총 단원 15명중 당연직 5명과 유족대표 1명을 제외한 위촉직 9명 대부분이 뉴라이트 활동을 했거나, 국민 비하 막말도 서슴지 않던 논란의 인물들이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뉴라이트 한국현대사학회 발기인,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철거를 주도했던 인물,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했던 사람, 제주 4·3 사건을 부정한 극우인사 등이 포함됐다”며 “편향된 이념으로 역사를 왜곡해온 사람들을 배제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들로 교체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동용 의원 등 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발을 시작으로 순천·여수·광양지역 시민사회단체, 정의당 전남도당, 광양시의회 등 전남 곳곳에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들로 새로 교체하라”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 [사설] 과학 인재 시급한데 미적분Ⅱ 대학 가서 배우라니

    [사설] 과학 인재 시급한데 미적분Ⅱ 대학 가서 배우라니

    교육부가 현 중2 학생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와 수학, 탐구 영역 선택과목을 폐지하는 내용의 대입 개편안을 어제 발표했다. 지금까지와 달리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일괄적으로 치러야 하고, 수학은 상위권 이공계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치렀던 ‘미적분Ⅱ’와 ‘기하’를 뺀 현 문과 수준의 수학 시험만 보게 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공정한 수능과 학생의 학습 부담을 고려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앞서 교육부는 대입 개편 시안을 발표하면서 미적분Ⅱ와 기하를 심화수학으로 추가하는 안을 국가교육위에 검토 요청했었다. 교육위는 학생들의 학습 및 사교육 부담을 우려해 두 분야를 추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첨단 과학기술을 배울 이공계 희망 학생들에게 문과 수준의 수학 실력만 요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미적분Ⅱ엔 수열의 극한과 미분법·적분법이, 기하에는 이차곡선과 평면벡터, 공간도형 등이 나온다. 수능에 포함된 미적분은 사실상 개념 이해 수준에 불과하다. 학계는 “미적분을 모르면 인공지능의 기본 원리도 가르치기 어렵다”, “기하를 모르면 대학 1학년 때부터 듣는 기초 물리·화학 과목도 수강할 수 없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미적분Ⅱ와 기하가 심화수학이라기보다는 이공계 지원 학생들에겐 필수과목이라는 것이다. 교과 항목이 빡빡한 대학 이공계에서 이들 과목을 처음부터 가르쳐야 하는 소모적 요소도 크다. 입시 부담에 대해서도 학원가에선 “변별력 유지를 위해 시험을 어렵게 출제해야 해 미적분Ⅱ와 기하를 빼도 줄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2월 확정되는 최종안에 이런 우려를 해소할 보완책이 반드시 포함되길 바란다.
  • 세계서 빛난 K문학·미술… 자기계발서 열풍

    세계서 빛난 K문학·미술… 자기계발서 열풍

    한강 ‘메디치상’… 詩도 美서 인기출판 ‘세이노의…’ 압도적인 1위자승 ‘입적’… 천주교 ‘청년대회’ 유치美구겐하임 전시 등 미술게 약진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쾌거 2023년은 K콘텐츠의 근간인 한국문학과 한국미술의 세계적 영향력을 확인한 해였다. 그런가 하면 ‘각자도생’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자기계발서 열풍이 이어졌고, 종교계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올해 한국문학은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에서 여러 번 호명되며 가치와 위상을 입증했다. 소설가 한강은 제주4·3 사건의 비극을 다룬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주요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받았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영국 부커상을 받은 뒤 영어 외 국가에서도 문학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한국 작품이 메디치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보라의 공상과학(SF)·호러 소설집 ‘저주토끼’와 천명관의 ‘고래’도 각각 전미도서상과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소설 외 장르에서도 활약이 돋보였다.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 환상통’ 영문판은 뉴욕타임스(NYT)가 뽑은 올해 최고의 시집 5권에 포함됐고, 백희나의 그림책 ‘알사탕’은 이탈리아 대표 아동문학상인 ‘프레미오 안데르센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문학뿐만이 아니다. 미국 주요 미술관에서 대규모 한국미술품 전시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등 ‘K미술’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는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시가,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는 올해 한국실 개관 2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계보’가 현지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필라델피아미술관에서는 ‘1989년 이후 한국 미술’ 전시가, 샌디에이고미술관에서는 한국미술을 주제로 한 첫 기획전 ‘생의 찬미’가 진행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외관에 설치할 조각 작품을 한국 작가 가운데 처음으로 이불 작가에게 맡겼다. 국내 출판단체와 작가, 출판사들은 지난달 중동 최대 도서 행사인 ‘샤르자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해 한국 책을 중동 지역에 선보였다. 그에 앞서 지난 6월에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지난해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36개국 530개사가 참여해 ‘K출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서 벗어나 세계 각국이 경제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국내에서는 산업계 전반의 업황이 나빴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계 부담도 커졌다. 자기계발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다. 상반기까지 국내 대표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는 맨주먹에서 1000억원 자산가가 된 저자가 세이노라는 필명으로 낸 ‘세이노의 가르침’이 베스트셀러 1위를 굳건히 지켰다. 그 밖에도 ‘김미경의 마흔 수업’, ‘역행자’, ‘원씽’ 등이 강세를 보였다. 8월에는 2027년 천주교 세계 청년대회 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되는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13년 만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하고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서울 등 국내 여러 도시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파행을 겪던 대규모 종교 행사들도 성사됐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부활절인 4월 9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2023 부활절 퍼레이드’를 개최했는데,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부활절 퍼레이드를 한 것은 국내 개신교 140년 역사에서 처음이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열리지 못했던 불교 연등 행렬 역시 이전의 규모를 회복했다.문화재 분야에서는 민간과 정부, 학계의 10여년간 노력에 힘입어 9월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결실을 봤다. 가야고분군은 2021년 ‘한국의 갯벌’에 이은 16번째 세계유산이 됐다. 이에 더해 지난달 한국은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선출되며 일본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견제하고 우리 입장을 피력할 기회를 갖게 됐다. 4월 국가유산기본법이 통과되며 문화재 명칭과 분류 체계가 60년 만에 ‘국가 유산’이라는 새 틀로 바뀌었다. 이에 문화재청은 내년 5월 국가유산청으로 새롭게 출범한다.마냥 빛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곳이 종교계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이 11월 29일 경기 안성 칠장사 요사채에서 분신(焚身) 입적해 충격을 안겼다. 두 차례나 총무원장을 지내며 ‘조계종 실세’로 불렸던 자승 스님의 갑작스러운 분신은 불교계 안팎에 큰 파란을 일으켰다. 국내 미술품 구매 시장도 얼어붙으며 침체했다. 백상경제연구원 산하 미술정책연구소의 ‘2023년 미술경매시장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양대 경매사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메이저 경매 낙찰 총액은 972억원으로 지난해(1713억원)보다 43% 줄었다. 10월에는 단색화를 세계에 알린 박서보 화백이 92세로 별세하며 미술계가 애도에 잠겼다.
  • 올 최대 성공작은 ‘비만치료제’… 내년 7000만명 살릴 ‘전투 모기’ 온다

    올 최대 성공작은 ‘비만치료제’… 내년 7000만명 살릴 ‘전투 모기’ 온다

    2023GLP-1, 식욕 억제 효과에 주목해양의 탄소 흡수력 감소 발견슈퍼컴 없이 1분 만에 날씨 예측‘초당 100경번 연산’ 컴퓨터 등장2024GPT-5·알파폴드 등 AI 가속美 아르테미스 2호 발사 예정감염병 차단할 모기 생산 시작암흑물질·중성자 질량도 관심 2023년 계묘년도 불과 나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세밑이 되면 가는 해를 아쉬워하고 오는 해에 대해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 그래서 매년 연말이 되면 한 해 동안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던 사건·사고를 정리해 올해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내년을 대비하는 일을 한다. 과학계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의 크고 작은 분쟁과 우울한 뉴스로 가득한 2023년이었지만 과학자들은 놀라운 연구성과를 내고 인류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과학 저널 ‘사이언스’는 ‘2023년 올해의 중요 연구성과’ 10선을, ‘네이처’는 ‘2024년 주목해야 할 연구’ 9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중요 연구 발표 순서가 순위를 매기는 것은 절대 아니며 과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연구를 되새기고 대중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아무래도 첫머리에 올라오는 것들에 주목하기 마련이다. 사이언스가 꼽은 올해 중요 연구성과 중 가장 첫 번째로 꼽힌 것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열풍이다. GLP-1 작용제는 원래 당뇨치료제로 쓰였지만 약물 복용 환자들에게서 위장 운동 저하, 식욕 억제 등 현상이 발견되면서 비만치료제로 승인됐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며 약물중독,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치료에 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올해 가장 주목받았다. 또 해수면의 탄소가 심해로 이동하는 ‘생물학적 탄소 펌프’에 문제가 생겼다는 연구 결과도 올해 주목받았다. 생물학적 탄소 펌프가 제대로 작동해야 대기 중 탄소를 포획해 심해로 가두게 되는데, 온난화로 표층수가 따뜻해지면서 탄소 흡수능력이 떨어지고 그에 따라 기상이변을 비롯한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는 원인이 된다. 2016년 ‘알파고’로 전 세계에 AI 혁명을 가져온 구글 딥마인드가 날씨 예측 인공지능 ‘그래프캐스트’(GraphCast)를 개발한 것도 주목받았다. 그래프캐스트는 슈퍼컴퓨터 없이 인공지능으로 1분 만에 날씨 예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상예보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 천연 수소 공급원 발견, 뉴멕시코 호수에서 2만년 전 인간 발자국 발견, 거대 블랙홀 병합 중력파 관측,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신진 연구자 처우 개선, 말라리아 백신 개발, 초당 100경번 연산이 가능한 엑사스케일 컴퓨터 시대 도래가 올해 주목할 연구로 꼽혔다. 그런가 하면 네이처는 ‘인공지능 연구의 질주’를 내년에 가장 주목해야 할 연구로 가장 앞에 내세웠다. 올해 전 세계를 휩쓸었던 챗GPT는 내년에 한층 진보된 GPT-5로 선보일 예정이다. 텍스트, 컴퓨터 코드,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여러 유형을 처리할 수 있는 또 다른 생성형 AI인 구글의 ‘제미니’도 관심을 끈다. 이와 함께 단백질 3D 구조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구글 딥마인드의 AI ‘알파폴드’의 새 버전도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다. 알파폴드의 발전은 신약 개발이나 새로운 물질 발견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고위급 자문기구는 내년 중순에 대형 언어모델과 AI에 대한 국제 규제 지침이 될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또 ‘모기 잡는 모기’ 개발도 내년에 주목되는 연구다. 비영리단체 ‘세계모기프로그램’(WMP)은 내년에 브라질에서 질병과 싸우는 모기, 일명 ‘전투 모기’를 생산한다. 병원균을 전파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세균에 감염된 전투 모기들은 모기로 전파되는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말라리아 같은 감염병으로부터 최대 7000만명을 보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WMP 측은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50억 마리의 전투 모기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에 대항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 임상 시험, 내년 11월 미국항공우주국의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 발사 예정,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암흑물질 탐지 실험 결과 발표, 중성자 질량 측정 결과 발표, 인간의 의식 연구 결과, 엑사스케일의 초고속 컴퓨터 개발 가속화 등도 2024년에 주목해야 할 연구로 꼽혔다.
  • 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 ‘청신호’…관련법 법제사위 통과

    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 ‘청신호’…관련법 법제사위 통과

    충남도와 천안시가 역점으로 추진하는 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에 청신호가 켜졌다. 도와 시에 따르면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적 근거인 ‘보건의료기술 진흥법 일부개정안’이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이 28일 예정된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치의학계의 숙원이자, 민선8기 충남도와 대통령 공약인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 사업은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은 △보건복지부 산하 특수법인으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치의학 분야 기술 연구개발 촉진 및 기술 표준화 △치의학 분야 우수 연구인력 양성 △치의학 분야 특화 연구개발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도와 시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치의학연구원은 윤 대통령 지역 공약이자 민선 8기 김 지사의 공약에 따라 천안·아산 연구개발(R&D)집적지구 내 설립을 추진 중이다. 치의학연구원의 천안 설립은 윤석열 정부 충남 지역정책 15대 정책과제에 포함돼 있다. 앞서 도와 시는 지난 2022년 4월 대통령 충남지역 공약 반영에 이어 그해 11월 단국대·오스템임플란트(주)·충남치과의사회와 공동유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태흠 지사는 지난해 7월과 지난 2월 윤 대통령에게 국립치의학연구원은 대통령 지역공약인 만큼, 전국 공모 방식은 안 된다며 천안 설립을 건의했다. 도와 시는 대통령 지역공약 조속 이행을 위해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 타당성 용역을 마치고, 천안아산 KTX 역세권 내에 설립 용지 5162㎡를 매입한 상태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개정안 법사위 통과를 환영한다. 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은 대통령 공약으로 전국 공모가 아닌 지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지사는 “앞으로 본회의 통과와 천안 설립을 위해 지역 정치권 등과 총력 대응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고광민 서울시의원, ‘남산 혼잡통행료 정책 방향 결정 위한 공청회’ 토론자로 나서

    고광민 서울시의원, ‘남산 혼잡통행료 정책 방향 결정 위한 공청회’ 토론자로 나서

    서울시의회 고광민 의원(국민의힘·서초구3)은 지난 20일 서울시청 후생동 강당에서 개최된 ‘남산 혼잡통행료 추진방안 논의를 위한 시민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서울시 차원에서 조속히 폐지라는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개최된 ‘남산 혼잡통행료 추진방안 논의를 위한 시민공청회’에는 고 의원을 비롯해 서울시 관계자, 학계 전문가, 중구·용산구 등 남산터널 인근 거주 주민들이 참석했다. 그동안 고 의원은 서울 도심의 교통 혼잡도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1996년에 도입되어 27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남산 1·3호 터널의 혼잡통행료 징수 제도는 교통량 감소 효과 미흡 문제, 다른 혼잡구간 및 지역 대비 징수 형평성 문제, 도심 내부로 진입하는 차량뿐만 아니라 나가는 차량도 혼잡통행료를 징수하는 이중과세 문제, 에너지 절약, 탄소중립 문제에 대한 시대적 흐름의 역행 등을 이유로 폐지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이에 서울시는 고 의원의 지적을 수용해 남산터널 혼잡통행료가 도심에 진입하는 차량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시적 통행료 면제 정책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이뤄진 면제실험 결과 통행량은 강남 방향만 면제 시 5.2%, 양방향 면제 시 12.9%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공청회에서 서울시는 남산터널 일대는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혼잡통행료 징수를 아예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내년 1월 중으로 도심방향으로 진입하는 차량에만 혼잡통행료 징수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더해 중장기적인 제도 개선 검토 사항으로 ▲한양도성 내 녹색교통지역 지점 확대 운영(2개 → 45개) ▲요금 단계적 인상 검토 등을 제안하는 등 사실상 현행 혼잡통행료 징수 제도를 존속함과 동시에 그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공청회에 토론자로 나선 고 의원은 “현행 남산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당한 근거 없이 27년간 양방향 징수를 지속해왔다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서울 도심으로 들어오는 차량뿐만 아니라 나가는 차량에도 통행료를 부과해야 할 이유와 근거가 불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통상 일반 시민들이 놀이공원 혹은 관광지를 가더라도 처음 입장할 때는 입장료를 내지만, 나갈 때도 입장료를 내는 경우는 없다. 이는 명백한 이중과세”라고 꼬집었다. 이어 “앞선 발표에서 서울시는 런던, 싱가포르 등 혼잡통행료 제도를 운용 중인 해외 도시들의 사례를 들면서 혼잡통행료 징수를 정당화했으나, 전 세계적으로 보면 혼잡통행료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 않은 나라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특정 나라들의 사례만으로 혼잡통행료 징수의 명분을 찾는 것은 무리”라며 “현재 혼잡통행료 제도를 운용 중인 해외 도시들도 서울시처럼 도심을 진입하는 어느 한 구간만을 특정해 혼잡통행료를 걷고 있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3년 현시점에서 한양도성, 즉 4대문 안에서만 교통혼잡을 관리해야 할 이유와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2023년 현재 중구 지역만을 도심으로 간주해 이 지역을 오가는 차량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전근대적 발상이며 왕조 시대의 유물에 가깝다. 서울 4대문 안 도심기능은 이미 강남, 서초, 송파, 영등포 등의 지역들로 분산된 지 오래”라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시는 지난 3월~5월간 남산 1·3호 터널의 혼잡통행료 2000원 징수를 일시 중단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도심 통행량 측면에서 통행료 징수 효과가 확인됐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이러한 데이터를 통행료 징수 유지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유료도로를 무료도로로 전환할 경우 일시적으로 통행량이 증가하는 현상은 굳이 실험해보지 않아도 누구나 당연히 예측할 수 있는 결과”라고 언급한 후 “이처럼 상식적인 결과를 이유로 유료도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면 앞으로도 특정 도로가 한번 유료도로로 정해지면 무료도로로 다시 전환할 가능성은 아예 없어지는 셈이 된다”라고 비판했다. 덧붙여 고 의원은 “서울시는 혼잡통행료 징수를 통해 매년 약 15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이중 70억원가량은 서울시설공단의 운영비로 사용되는 상황이며, 나머지 예산의 경우 교통사업특별회계 재원으로 편입되고 있어 실제로 해당 예산이 교통 혼잡 및 환경보호 목적에 사용되고 있는지 불분명한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고 의원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도로는 공공재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무료로 운영해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라며 “지난해 광화문 광장이 공사를 마치고 다시 시민의 곁으로 돌아온 것처럼 남산1·3터널도 27년간의 방황을 끊고 이제는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때가 됐다.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폐지에 대한 서울시의 좀 더 긍정적인 판단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하면서 토론을 마쳤다.
  • [열린세상] 한국과 인도, 전략 지도에 서로를 표시할 때다/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한국과 인도, 전략 지도에 서로를 표시할 때다/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올해는 한·인도 수교 50주년이었다. 50주년을 기념하는 가시적이고 유의미한 행사를 기대했지만 특별히 기억나는 이벤트가 없다. 우리 언론에 드러난 인도 관련 보도도 미미한 빈도였다. 저조한 상호 관심의 결과라고밖에 할 수 없다. 다행히 윤석열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요 7개국(G7)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두 차례 양자회담을 통해 여러 합의 사항을 도출했다. 합의 사항 이행이 신속히 이뤄져야 두 정상의 만남과 리더십이 평가받을 수 있다. 대통령의 신년사에 인도뿐 아니라 주요국과의 합의 사항 이행 의지가 피력되길 바란다. 남아시아 지역 패권국으로 인식해 온 인도는 높아진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대한 열망이 있다. 올해 14억명이 넘는 세계 최대 인구국이 됐다. 여러 나라가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핵심국인 인도와 전략적 양자·다자 협력을 추진하려 한다. 아프리카 55개국 모임인 아프리카연합을 G20 회원으로 가입시키면서 글로벌 사우스의 대변자로도 위상을 공고히 했다. 세계 5위 인도 경제는 2030년 일본, 독일을 제치고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6.3%로 예상되는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2028년까지 6.3%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주요 경제국 중 최고의 성장률이다. 다만 과거 한국, 중국과 같은 고속 성장을 달성하려면 최소 연 8% 이상의 성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도는 인도 제조(Make in India), 생산연계인센티브(PLI) 등을 통해 투자 유치와 제조업 강화에 사활을 건다. 인도가 우리와 전기전자, 자동차, 배터리, 항공우주, 방위산업 등 제조업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다. 우리의 11위 교역국인 인도에 대한 투자는 전체 해외 직접투자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22년 대인도 투자는 역대 최대치인 2018년 대비 65%인 3억 7000만 달러에 그쳤다.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해 지난 9월 뉴델리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인도 산업협력위원회와 민간 경제단체 협력 네트워크를 신속히 출범시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조세, 무역장벽 등 여러 실용적 논의 추진이 시급하다. 상대국 대중의 관심은 상호협력에 크게 도움이 된다. 인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과 소비가 늘고 있다. 그러나 문화 수요에 대한 서비스 제공은 비대칭적 상황이다. 주인도 델리 한국문화원만으로는 한류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고조된 관심에 상응하는 서비스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 첸나이, 뭄바이 등 우리 기업 진출이 활발한 지역과 대도시에 한국문화원 추가 설치는 필수다. 한·인도 학계 및 연구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도 재정비와 확대가 절실하다. 경제·산업·기술과 외교·안보 분야에 관한 학술 지원 및 연구 협력 확대가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역내 주요 외교 및 경제 이슈에 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할 한·인 그리고 한·인·미 연구 네트워크 설립이 중요하다. 인도에는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민간 연구기관이 존재한다. 인도도 이를 바란다. 아울러 국내 인도 연구자에 관한 인식과 관심, 처우를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소수의 연구자가 고군분투하는 국내 인도 연구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들의 연구가 한층 심화되도록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씨만 뿌려서는 싹을 맺을 수 없다. 물을 줘야 한다. 인도는 우리를 포함한 다양한 국가와의 향후 전략적 관계 수준을 가늠하는 판단의 시기에 있다. 이 시기는 길지 않을 것이다. 이런 판단의 시간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인도에 관한 정확한 정보와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과 이해 확대가 우선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글로벌 전략 지도에 인도의 위치를 신속히 결정해야 한·인도 협력 수준과 우선순위 분야가 명확해질 것이다.
  • ‘서울의 봄’ 단체관람에 고발당한 학교장…조희연 “새로운 교권침해”

    ‘서울의 봄’ 단체관람에 고발당한 학교장…조희연 “새로운 교권침해”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했다는 이유로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 교장이 고발당하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교권침해의 한 유형으로 보고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태를 교사의 교권에 대한 침해의 한 유형이라고 새롭게 판단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교권 침해는 일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등 공격적 행위를 통해서 교육활동 일반이 위협받는 것을 의미했지만, 이번 사태에서 나타난 것처럼 교사의 교육과정에 대한 과도한 개입과 공격적 행위까지 교권 침해 유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권은 교원이 교육 전문가로서 존중받고, 전문성에 기초해 교육과정을 구성할 권리를 포함한다”며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의 봄’ 단체 관람이 교원이 자율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교권의 범주 안에 든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발생한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첫 영화다. 1979년 12월 12일 오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9시간 동안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 세력과 수도경비사경관 이태신 사이에 벌어진 일련의 일들을 담았다. 신군부 세력의 반란 모의와 육군참모총장 납치, 대통령 재가 시도, 병력 이동과 대치, 정권 탈취 등이 긴박하게 그려져 스릴러 영화 이상으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실존 인물과 이들에 얽힌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픽션을 가미해 극적인 재미를 살렸다. 개봉 33일째인 지난 24일 총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역대 개봉작 전체에서 31번째, 한국영화 가운데는 22번째로 천만 영화의 영예를 얻게 됐다.조 교육감은 영화의 배경이 된 12·12 군사 반란에 대해 “사법적 판단이 이뤄진 사건이며, 보수와 진보 혹은 여당과 야당의 갈등 소재 역시 아니다”라면서 “12·12 군사 반란 및 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성격에 대한 정치·사회적 합의가 있으며, 이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이미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주제마저 교육과정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는 명백한 교권침해로 판단돼야 한다”며 “사법부와 학계, 그리고 정치권에서 오래 전에 확립된 역사적 사건조차 학교에서 다루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공교육의 책임 회피”라고 했다. 아울러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은 이번에 고발된 학교 관계자들에게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할 방침”이라며 “이번 사건 및 이와 유사한 교권 침해 사건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자유대한호국단이라는 보수단체는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한 용산구 소재 학교 교장을 ‘직권남용죄’로, 관련 성명을 발표한 실천교육교사모임 간부를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16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성명을 통해 보수단체들의 시위를 비난하며 “극우적 역사 인식을 관철하기 위한 방식으로, 교사의 교육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현 사태에 대하여 매우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 ‘이달의 독립운동가’ 이승만…‘尹 정부, 과오 무시 업적만 강조’ 논란도

    ‘이달의 독립운동가’ 이승만…‘尹 정부, 과오 무시 업적만 강조’ 논란도

    국가보훈부가 2024년 1월의 독립운동가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선정했다. 보훈부는 25일 ‘세계 속 독립운동’을 주제로 선정한 2024년 1~1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총 38명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1월의 독립운동가’로 이 전 대통령이 선정됐다. 보훈부는 “이승만은 1919년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통령을 역임했고 주미외교위원부 위원장으로서 한인 자유대회 개최와 한미협회 설립 등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 전 대통령을 ‘국가 영웅’으로 기리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1절 기념식 배경으로 안중근·김구·안창호·유관순·윤봉길 등 독립운동가 11명의 얼굴이 현수막에 담기자 여권에서 “이 전 대통령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민식 당시 보훈처장(현 보훈부 장관)은 “3·1절 행사는 행정안전부 소관이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빠진 건 솔직히 아쉽다”며 “훈격으로 보나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초대 대통령을 역임한 위상으로 보나 이 대통령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 하와이·미국을 기반으로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학계 내 이견이 없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 “이승만 대통령이 독재를 했다는 것은 또 다른 역사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독립운동과 민주주의 퇴행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과 과가 뚜렷한 인물을 두고 현 정부가 그의 업적만 띄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대한민국 1~3대 대통령으로 집권한 그는 사사오입 개헌과 3·15 부정선거를 했고 4·19 혁명으로 하야한 오점이 있다. 윤석열 정부가 그를 ‘건국 대통령’으로 추앙하면서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상하이임시정부가 수립된)1919년이 아닌 (미군정 하에서 남한 단독정부가 세워진) 1948년으로 못 박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1919년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주도한 임시정부 활동의 의미가 축소되는 동시에 일제강점기 친일파들의 행각도 희석된다. 쉽게 말해서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이나 친일파의 반민족 행위 모두 1948년 대한민국 건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못했다. 그러니 이들을 지나치게 추앙하거나 증오할 필요가 없다’는 속내다. 전형적인 뉴라이트의 논리다. 박 장관은 반 년간 수행한 장관직을 오는 26일부로 내려놓고 제22대 총선을 준비한다. 일각에서는 박 장관이 이 전 대통령을 띄우고자 임기 중 ‘마지막 지시’를 내린 것 아니냐고 추측한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지난 20일 이임 인사차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소관 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이지, 장관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위원의) 대부분은 교수님들이고 광복회도 참여한다”고 말했다.
  • “조선인 40여명 살해”…간토대지진 학살 기록 日공문서 찾았다

    “조선인 40여명 살해”…간토대지진 학살 기록 日공문서 찾았다

    1923년 9월 1일 도쿄 등 일본 간토 지역에서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해 10만여명이 숨지고 200만여명이 집을 잃었다. 당시 일본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자 여기저기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등 유언비어가 퍼졌다. 이러한 헛소문으로 조선인 약 6000명과 중국인 약 800명이 자경단 등에 살해된 것으로 전해진다. 바로 간토대지진 학살이다. 일본 정부는 일부 학계와 시민사회로부터 ‘다수 조선인과 중국인이 학살된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지만 이를 외면해 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8월 ‘간토대지진으로 헛소문이 확산하고 많은 조선인이 군·경찰·자경단에 살해됐다고 전해지는 데 대한 정부 입장을 알려 달라’는 질문에 “정부 조사에 한정한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간토대지진 직후 일본인에 의해 자행된 조선인 학살 사실을 뒷받침하는 일본 공문서가 새로 확인됐다. 2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언론인 와타나베 노부유키씨는 방위성 방위연구소 사료실에서 간토대지진 직후 조선인 40여명이 살해됐다고 기록된 ‘간토지방 지진 관계 업무 상보’를 발견했다. 이 문서는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서부 지역에서 징병과 재향군인 관리를 담당한 육군 지방기관인 구마가야연대구사령부가 작성했으며, 1923년 12월 15일에 상부 기관인 육군성에 제출됐다. 기록에 따르면 조선인 학살은 간토대지진 사흘 뒤인 1923년 9월 4일 발생했다. 당시 경찰관들은 조선인 200여명을 사이타마현 우라와에서 후카야·혼조 경찰서 방면으로 이송했는데, 낮에 이동하지 못한 조선이 40여명이 ‘살기를 품은 군중에 의해 모조리 살해됐다’는 내용이 문서에 기록됐다. 문서는 이 사건을 ‘선인(鮮人·조선인을 비하해 칭한 말) 학살’, ‘불상사’, ‘불법행위’로 표현했다. 아울러 “조선인 습격은 없었다. 방화도 없었다. 독을 (우물에) 넣었다는 것도 듣지 않았다”고 기술해 당시 일본 사회에 떠돈 조선인 습격·방화 소문이 적어도 해당 지역에서는 사실이 아니었음을 명확히 했다. 사령부는 밤에 학살이 벌어졌다는 점에 주목해 ‘조선인 이송은 밤을 피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밤에 조선인을 이송하면 어두운 곳에서 사람이 살해되는 참상을 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 문서에서 재향군인회 구마가야지부장은 조선인 관련 헛소문에 빠진 사람들을 “사리를 모르는 몽매한 무리”라고 지적했다. 학살의 중심 세력으로 알려진 재향군인의 조선인 인식이 지역에 따라 달랐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와타나베씨는 ““조선인 학살이 일어난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집단적 정신 이상이나 권력 탄압 등 기존 견해로는 학살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시야를 넓게 잡고 학살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 파격 없이 전문가 대거 배치… 尹, 집권 3년차 ‘정책 내각’ 펼친다

    대통령실 “법무장관 검증 막바지”‘비검찰·고려대 출신’ 장영수 부상여성 비율 확대 속 이노공 거론도고용부·과기부 장관도 교체 가능성후임 안보실장엔 장호진 차관 유력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법무부 장관 등 후임을 지명하며 2기 내각 인선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총선용 교체’로 시작한 이번 개각은 집권 3년차를 앞두고 정책과 경제에 집중해 국정 운영을 펼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또 일부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파격보단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4일 법무부 장관 인선과 관련해 “검증이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결론이 난다면 발표를 오래 끌 이유는 없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기획재정부·국가보훈부·농림축산식품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 등 6개 부처 장관 인사를 단행하고 17일과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각각 추가로 지명하며 2기 내각 구성을 본격화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전격 수용하며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난 한동훈 전 장관의 후임에 대한 막바지 검증 작업을 진행 중으로, 연내에 인선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고용노동부 장관 교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후임 법무부 장관은 비검찰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나온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새롭게 검증 대상에 오르며 ‘검찰 일색’, ‘서울대 일색’이라는 비판을 의식해 검증 대상을 확대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존 후보군에는 길태기·박성재 전 고검장과 이노공 법무부 차관 등 검찰 출신이 거론돼 왔다. 일각에선 2기 내각에 여성 비율을 늘리겠다는 기조에 따라 이 차관의 승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번 2기 내각은 1기 때와 비교해 다양성을 보완하고 정책 역량에 초점을 둔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내각과 비교하면 장관 후보자에 여성 3명이 지명됐으며 정치인 출신이 대폭 줄었다. 공직과 학계, 전문가의 비중을 높인 배경에는 집권 3년차 국정과제 추진에 매진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인선이 지난해 4월 1기 개각에서 당시 49세였던 한 전 장관을 전격 발탁하는 등 파격적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안정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국가정보원장에,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방송통신위원장에 지명해 야권에선 “인재풀의 빈곤”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개각을 관통하는 키워드에 대해 “전반적으로 정책, 경제, 민생 쪽으로 비중을 둔 인사다. 특히 통상 전문가들이 외교부·산업부 장관 등으로 기용됐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안정적인 인사란 비판에 대해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후임 국가안보실장과 신설 과학기술수석 인사도 예정돼 있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용산 대통령실이 ‘3실장·6수석’으로 개편된다. 안보실장에는 장호진 외교부 차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형 제시카법·이민청… 미완성의 ‘한동훈표 법안’

    한국형 제시카법·이민청… 미완성의 ‘한동훈표 법안’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돼 법무부를 떠나면서 후임자로 학자와 검찰 출신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후임자가 재발 우려가 높은 성범죄자 주거지를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과 가석방 없는 종신형 등 미완에 그친 ‘한동훈표 법안’을 완성도 있게 추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4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장관의 뒤를 이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장영수(63)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길태기(65·사법연수원 15기)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박성재(60·17기) 법무법인 해송 대표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검사 출신 중용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감안해 학계 인사를 기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장 교수가 후임으로 급부상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길 변호사는 법무부 차관·대검찰청 차장검사·검찰총장 직무대행을 지냈고, 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장·서울고검장을 지낸 검찰 출신이다. 후임 장관은 검찰 인사 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동시에 한 전 장관이 추진해 온 주요 정책 과제를 이어받게 된다. 아직 국회에 법안이 제출되지 않았지만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자 이중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한국형 제시카법이 입법을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0월 법무부는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자 또는 3회 이상 성범죄를 저지른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에 대해 출소 이후 정부가 정한 공공시설에 거주토록 명령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 예고했다. 한 전 장관이 취임 첫날부터 검토를 지시했던 ‘출입국·이민관리청’(가칭) 신설도 주목받는다. 법무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교육부에 흩어진 출입국·이민정책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불법 체류자는 줄이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외국 인재·숙련 인력은 오래 거주토록 하겠다는 구상으로 만들어졌다. 이 역시 법안은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한 전 장관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 추진,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등 국민 관심도가 높은 정책을 추진해 왔다. 순직 군인·경찰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배상법 개정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취임 후 1년 7개월간 법무 정책을 거침없이 추진했던 한 전 장관이 떠나면서 ‘한동훈표 법안’이 표류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전 장관은 지난 21일 이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여당의 비대위원장이 되면 공공을 위해 사심 없이 추진했던 정책들을 더 잘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한국형 제시카법·이민청…미완성 ‘한동훈표 법안’ 어떻게 되나

    한국형 제시카법·이민청…미완성 ‘한동훈표 법안’ 어떻게 되나

    장영수·길태기·박성재 등 후임 거론‘실세 장관’ 이어 정책 추진할지 주목韓 “비대위원장 되면 정책 더 잘 추진”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로 떠나면서 후임자로 학자와 검찰 출신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후임자가 재발 우려가 높은 성범죄자 주거지를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과 가석방 없는 종신형 등 미완에 그친 ‘한동훈표 법안’을 완성도 있게 추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4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장관의 뒤를 이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길태기(사법연수원 15기)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박성재(17기) 법무법인 해송 대표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검사 출신 중용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감안해 학계 인사를 기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장 교수가 후임으로 급부상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길 변호사는 법무부 차관·대검찰청 차장검사·검찰총장 직무대행을 지냈고, 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장·서울고검장을 지낸 검찰 출신이다. 후임 장관은 검찰 인사 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동시에 한 전 장관이 추진해온 주요 정책 과제를 이어받게 된다. 아직 국회에 법안이 제출되지 않았지만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자 이중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한국형 제시카법이 입법을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0월 법무부는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자 또는 3회 이상 성범죄를 저지른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에 대해 출소 이후 정부가 정한 공공시설에 거주토록 명령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예고했다. 한 전 장관이 취임 첫날부터 검토를 지시했던 ‘출입국·이민관리청’(가칭) 신설도 주목받는다. 법무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교육부에 흩어진 출입국·이민정책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불법 체류자는 줄이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외국 인재·숙련 인력은 오래 거주토록 하겠다는 구상으로 만들어졌다. 이 역시 법안은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한 전 장관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 추진,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등 국민 관심도가 높은 정책을 추진해왔다. 순직 군인·경찰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배상법 개정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취임 후 1년 7개월간 법무 정책을 거침없이 추진했던 한 전 장관이 떠나면서 ‘한동훈표 법안’이 표류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전 장관은 지난 21일 이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여당의 비대위원장이 되면 공공을 위해 사심 없이 추진했던 정책들을 더 잘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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