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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경 축하해” 사춘기 파티

    “초경 축하해” 사춘기 파티

    공포감 등 부정적 인식 없애줘… “딸들 축하하며 아들도 성교육” 서울 동작구에 사는 주부 김모(39)씨는 지난달 6학년이 된 딸의 초경(初經) 파티를 열어 주었다. 김씨는 케이크에 촛불을 켰고, 김씨의 남편은 딸에게 장미꽃을 건넸다. 친척들도 축하한다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셋이서 외식도 했다. 김씨는 “다섯 자매의 막내로 자랐는데, 어렸을 때 성교육을 전혀 받지 못해 초경이 그저 부끄럽고 창피했다”며 “하지만 딸에게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서서히 몸의 변화에 대해 알려줬고, 성교육 차원에서 파티를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딸 아이가 처음에는 놀라더니 여러 사람에게 축하를 받고는 ‘어른이 됐다’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여성’이 된 걸 부끄러워하는 건 오래전 성에 대해 무지했을 때의 얘기. 변화한 인식을 반영하듯 이른바 ‘초경 파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생일 때처럼 케이크를 먹고 외식을 하거나 여성위생용품을 선물로 주는 부모들이 많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해 주는 집도 있다. 주부 이모(44·경기 남양주시)씨는 17일 “삼 남매를 키우는데 두 딸 모두 초경 파티를 열어줬다”며 “막내아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시킬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딸 키우는 엄마들은 크든 작든 축하 파티를 열어준다”며 “속옷과 생리대를 선물하고 꼭 안아줬다”고 말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평균 초경 연령은 11.7세였다. 1970년대 평균 14.4세에 비해 3년 가까이 당겨졌다. 박노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외국에서는 초경 파티가 이미 일반화돼 있다”며 “10대 소녀들이 초경을 공포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성인이 되는 의식임을 잘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청소년 성교육과 여성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 20일을 ‘초경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는 성교육 대상을 남학생까지 확대하기 위해 ‘초경 파티’를 ‘사춘기 파티’로 바꾸어 1년에 3번씩 연다. 2차 성징과 사춘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는 게 목표다. 박현이 부장은 “파티를 즐기고 생각을 나누면서 학생들 대부분이 2차 성징을 부끄러운 대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며 “파티라는 형식을 빌리지만 중요한 것은 2차 성징을 겪기 전부터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씨줄날줄] 로봇 저널리즘/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로봇 저널리즘/박홍환 논설위원

    인공지능(AI) 알파고와 현존 최고수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은 알파고의 4승1패 완승으로 끝났다. 전 세계는 숨죽이며 세기의 대국을 지켜봤고, 그 결과에 경악했다. 그 어떤 슈퍼컴퓨터라고 해도 반상(盤上)에서만큼은 결코 인간을 능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던 오만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스스로 학습해 인류를 뛰어넘는 인공지능이라니. SF영화나 공상과학소설에나 등장했던 인공지능의 가공할 능력을 현실에서 똑똑히 목도한 인류는 한편으로는 경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해하면서 인공지능이 보편화될 미래의 세계를 상상하고 있다. 이러다가 영화 매트릭스처럼 인류가 만든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에 인류가 지배당하는 것은 아닌지 막연한 공포감에 전율하기도 한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앞으로 5년간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의해 전 세계에서 약 500만개의 일자리가 소멸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이미 증권시장이나 텔레마케팅 등의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즉 소프트웨어 로봇이 급속히 사람을 대체하고 있다. 언론계도 예외는 아니다. 스스로 자료를 수집해 분석하고, 가치 판단을 내린 뒤 완벽한 기사를 쏟아 내는 로봇기자의 등장으로 ‘로봇 저널리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미국의 ‘퀘이크봇’은 지질조사국의 데이터를 수집하다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치가 감지되면 기사를 만들어 LA타임스에 제공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한 언론사가 올 초부터 뉴스로봇이 작성한 프로야구 경기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인간보다 광범위하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데다 정확하고 빠르기까지 하다니 데스크도 믿음직스러울 것 같긴 하다. 신문사 편집국이나 방송사 보도국의 풍경은 30여년 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만큼이나 변했다. 일선 기자는 1줄에 13칸짜리 원고지와 씨름했고, 유선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려 댔다. 북새통 속에서 날마다 전쟁을 치르듯 뉴스를 만들어 냈다. 함께 울고 웃으며 취재원과 소통했다. 기사 속에는 그런 감정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휴먼 저널리즘’이라고 할 만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로봇이 작성한 기사와 사람이 쓴 기사를 동시에 보여 줬더니 성인의 절반 정도만 구별해 냈다고 한다. 로봇기자의 기사 작성 완성도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알파고에서 알 수 있듯 데이터가 누적되고, 학습량 또한 상상 초월이니 로봇기자들은 더욱더 수준 높은 기사들을 쏟아 낼 것이다. 기자를 폄하하는 용어 가운데 ‘받아쓰기 기자’가 있다. 의문을 갖고 덤비기보다는 불러 주는 대로 받아 적는 기자를 말한다. 나팔수나 매한가지다. 진실은 왜곡될 수 있다. 이젠 ‘받아쓰기 로봇기자’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감정 없는 ‘로봇 저널리즘’, 그 무한한 가능성 못지않게 선결해야 할 과제도 많아 보인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 코카콜라 체육대상 최우수선수 영예

    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 코카콜라 체육대상 최우수선수 영예

    체육인들의 땀과 눈물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시간이었다. 올해로 21주년을 맞은 ‘제21회 코카-콜라 체육대상’이 16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올해의 최우수선수상은 아시아 최초 봅슬레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원윤종·서영우가 수상했다. 2010년 팀을 결성한 두 선수는 열악한 훈련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기량 성장에 힘써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8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와 함께 우수지도자상은 올해 초 암으로 세상을 떠난 맬컴 로이드(영국) 전 봅슬레이 코치에게 돌아갔다. 로이드 감독을 대신해 단상에 오른 원윤종과 서영우는 로이드 코치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훔쳤다. 원윤종은 “로이드 코치가 타개 전 ‘내가 가르쳐 준 것을 잘 기억하고 평창동계올림픽 메달을 향해 나아가라’는 문구를 적은 메달을 만들어 줬다”며 2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다짐했다. 이 밖에도 이대훈(태권도)과 최미선(양궁)이 우수선수상을, 배드민턴 남자복식(이용대·유연성)이 우수단체상을, 윤성빈(스켈레톤)과 유영(피겨스케이팅)이 신인상을 받는 등 총 8개 부문에서 상금과 상패가 수여됐다. 또한, 이날 행사장에는 체육인들의 수상을 축하하고자 대세 신예 걸그룹 트와이스(TWICE)가 참석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리우 올림픽과 평창 올림픽에서의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코카-콜라 체육대상은 한국 코카-콜라가 상대적으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아마추어 스포츠분야에서 역량 있는 선수를 발굴하고자 제정한 상으로, 모든 아마추어 스포츠 종목을 대상으로 선수의 훈련 과정, 성적, 주위 평가 등을 고려해 월간 MVP를 선정 수상한다. 또한, 매해 전 종목을 망라해 가장 뛰어난 업적을 보인 선수들을 선정해 연간 시상식을 개최한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트와이스 ‘OOH-AHH하게’로 짜릿한 축하 무대☞ 끼도 ‘연아급’…유영, 김연아 뛰어넘을까 (영상)
  • [자치단체장 25시] 이건식 전북 김제시장

    [자치단체장 25시] 이건식 전북 김제시장

    이건식(72) 전북 김제시장은 ‘의지의 한국인’으로 통한다. 육사(24기) 출신인 그는 14대 총선부터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으나 4차례나 낙선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김제시장 선거로 방향을 틀어 민선 4기부터 6기까지 3선에 성공했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제1야당의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연속 3회 당선됐다. 주민들의 절대 지지가 확인된 것이다. ‘전국 최초 무소속 3선 단체장’ 기록을 수립했다. 그는 30년간 지역을 구석구석 누비며 축적한 노하우로 ‘김제 발전 프로젝트’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더 큰 김제, 더 행복한 김제 건설’을 이끄는 이 시장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어둠이 막 걷힌 오전 7시 원협 경매장에 이 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경매장에 들어서자 꽃샘추위로 움츠러들었던 주민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 시장은 직접 기른 농산물을 출하하려고 나온 농민들과 오랜 벗처럼 인사를 나누었다. 웃는 얼굴로 악수를 하고 어깨를 다독이며 격려하기도 했다. 안부를 묻고 딸기와 곶감을 직접 구입하며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새벽 시장에 나온 농민과 상인들에게 즉흥 연설로 김제시의 미래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앞으로 3~4년만 참으면 새만금이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그러면 김제시가 도약할 수 있고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조금만 참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인근 해장국집으로 자리를 옮겨 원협 관계자, 농민 대표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농민들이 “소규모 농가들을 위해 로컬푸드 매장을 시내에 건립해 줄 것”을 건의하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오전 8시 집무실로 돌아온 이 시장은 조간신문을 헤드라인 중심으로 읽기 시작했다. 지역에 도움이 될 만한 기사를 분야별로 스크랩하고 타 지자체의 우수 사례도 꼼꼼히 챙기는 습관은 오래됐다. 8시 40분에는 간부들이 일일상황을 보고했다. 지난밤 관내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와 주요 일정을 간단히 보고받는 자리지만 이 시장은 끊임없이 메모하고 대처 방안을 물었다. 오후 9시에는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했다. 본청 과장급 이상 간부와 읍·면·동장까지 참석해 시정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다. 이 시장은 업무보고를 받은 뒤 현안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정확하고 분명한 어조로 지시했다. 부드러우면서도 조직을 장악하고 통솔하는 능력은 오랜 군생활에서 몸에 밴 것이다. 특히 그는 지시 사항 추진상황을 반드시 점검하고 인사에 반영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엄청난 중압감을 느낀다. 강한성 새만금해양정책과장에게는 “새만금 2호 방조제 관할권의 실효적 확보를 위해 지적등록, 환경관리, 연안관리 계획 등 행정절차 이행을 서둘러 진행하라”고 말했다. 김병철 농촌지원과장에게도 “올 8월에 준공되는 전국 유일의 민간육종연구단지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종자산업 특구 지정, 종자기업의 차질 없는 입주를 추진해 종자산업 클러스터를 가속화시킬 것”을 주문했다. 임성근 건설과장에게는 “설치된 지 31년이 된 김제육교는 안전도가 E등급으로 붕괴 위험이 크다”며 “정부 부처에 재가설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줄 것을 강력히 건의하라”고 목소리를 살짝 높였다. 확대간부회의를 마치자마자 이 시장은 김제농민회 주관으로 ‘풍년기원 영농발대식’이 열리는 실내체육관으로 향했다. 농업에 유달리 관심이 높은 이 시장은 “글로벌 시대에 FTA 체결이 불가피한 국가정책이지만 우리가 모두 지혜와 능력을 모아 이를 극복하자”며 농민들을 격려하고 호소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을 주도해 농지이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연간 1억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농가 1800여명을 양성하는 등 농촌 활력 증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녹색혁명은 겨울에도 보리와 밀을 재배해 사철 농지를 푸르게 가꾸는 사업이고 백색혁명은 비닐하우스 특작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런 시책으로 김제 청보리 한우, 우리 밀, 광활 봄감자 등이 전국적인 명품으로 등극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점심 시간에도 이 시장은 김제중 11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시민들의 조언과 우려 사항을 경청하고 기록하는 등 현장행정을 겸한 시민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오후 1시 다시 집무실로 돌아온 그는 결재를 시작했다. 이 시장은 작은 사업도 그 효과에 대해 꼼꼼히 따져 물었다. 예산이 투입되면 ‘확대 재생산’이 돼야지 ‘비용’으로 허비되면 혈세만 낭비하게 된다며 관련 부서는 이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라”며 현장행정을 강력히 주문했다. 김제에서는 “이건식이 가면 동네 개도 짖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시장이 수시로 구석구석을 방문해 직원들이 허투루 보고할 수 없다. 이 시장은 급한 결재를 마치자마자 오후 2시 용지면 GS칼텍스 저유소에서 개최되는 ‘2016 민·관·군·경 대테러 종합훈련’에 참석했다. 최전방에서 초임 장교 시절을 보낸 그는 “전쟁을 경험한 세대의 눈으로 볼 때 최근 남북 관계가 휴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예측 불가능한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대비해 후방도 테러 대응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4시 시청 상황실로 돌아온 이 시장은 새만금지역 김제 관문인 ‘구 심포항 주변 개발사업 용역 착수 보고회’에 참석했다. 이 시장은 세부 과업내용과 추진 일정 등을 청취하고 “중국 관광객 수용이 시급한 만큼 관련 사업을 최대한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오후 5시에야 집무실에 앉은 그는 숨 고를 사이도 없이 결재서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결재는 서류나 보고서만 보고 사인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추경예산안 검토는 궁금한 사항을 직원들에게 보충 설명을 듣거나 질문을 던지는 등 소통을 중시했다. 오후 6시가 넘어 해가 서산에 걸렸지만, 이 시장의 일정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아침 일찍부터 이어진 강행군에도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시청 공무원 가운데 술로 이길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강인한 체력을 자랑한다. 공무원들의 퇴근 시간 이후에 찾아온 민원인의 사정을 끝까지 경청하고서 사회단체 간담회에 참석하려고 시청사를 떠나는 이 시장의 뒷모습에서 지성감민(至誠感民) 행정을 볼 수 있었다. 김제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데드풀’과 만난 美대통령의 딸들…성숙해진 말리아·샤사

    ‘데드풀’과 만난 美대통령의 딸들…성숙해진 말리아·샤사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두 딸 말리아(18)와 사샤(15)가 전에 없던 성숙한 모습으로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는 스타 라이언 레이놀즈와 만났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최근 미국에서 높은 흥행성적을 거둔 히어로 영화 ‘데드풀’의 주인공이다. 그는 캐나다 출신 배우로, 아내와 함께 이번 만찬에 초대받았다. 말리아와 사샤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부부의 미국 방문을 축하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두 사람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에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사샤가 라이언 레이놀즈와 웃음 띤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언니인 말리아는 그런 동생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역시 웃음을 보내고 있다. 두 자매의 밝은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되자 해외 네티즌 및 현지 언론은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차세대 패션 아이콘으로 꼽히는 말리아의 드레스에도 관심이 쏠렸다. 말리아가 입은 드레스는 디자이너 나임 칸(Naeem Khan)이 제작한 것으로, 가격은 1만7990달러, 한화로 약 214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계 미국인 디자이너 나임 칸의 드레스는 한류스타 송혜교와 모델 장윤주 등이 공식석상에서 착용하며 한국에서도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밀리아의 엄마이자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 역시 2009년 인도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나임 칸의 드레스를 입어 ‘패션 외교’를 선보였었다. 이번 만찬에는 평소 그녀가 매우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제이슨 우의 드레스를 입었다. 제이슨 우는 대만에서 태어나고 캐나다에서 자란 디자이너로, 이번에도 역시 캐나다 국빈을 고려한 센스를 자랑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오바마의 두 딸에게 “적어도 내 기억 속 이 아이들은 이런 행사에 참석할 만큼 성장하지 않은 아이들”이라면서 “(말리아와 사샤는) 잊지 못할 어린 시절을 가졌다. 이런 경험이 남은 인생에 굉장한 힘과 지혜를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국빈 만찬에는 라이언 레이놀즈를 비롯해 캐나다에서 태어난 영화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와 한국계 캐나다 배우 샌드라 오 등 평소 트뤼도 총리의 ‘마니아’로 알려진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두바이, 익스트림스포츠의 성지(聖地) 만든다

    두바이, 익스트림스포츠의 성지(聖地) 만든다

    "쓰리, 투, 원, 번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긴다면 두바이행 항공권을 예매해 둬야 할지도 모르겠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325m의 베이스 점프 타워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세워진다는 소식이다. 세계초고층도시건축협회는 건축회사 '10디자인'이 제안한 이 타워는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의 베이스 캠프가 될 것이라고 최근 건축잡지 알첼로 매거진에 밝혔다. 완공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타워가 지어지면 걸프협력국가(GCC) 중 최초의 베이스점프 타워가 된다. 베이스(BASE)는 Building (빌딩), Antenna (안테나), Span (교량이나 구조물), Earth (절벽같은 자연 지형)의 첫 글자의 합성어다. 베이스 점프는 익스트림 아웃도어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종목으로 평가된다. 건물 외관은 벌집모양인 육각형으로 돼 있으며 타워의 아래와 위가 나팔모양으로 퍼져나가는 모양으로 구조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건축협회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산 등반을 컨셉트로 한 이 타워의 저층은 어린이 암벽등반, 하이다이빙, 자유낙하 시설을 갖춘다. 중간층은 140m 높이에서 세미 외부 등반과 하강을 경험할 수 있다. 고층에는 빙벽등반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다. 또 타워의 세 지점에 와이어를 달고 자유낙하하는 번지점프와 맨몸으로 떨어진 후 낙하산을 펼치는 베이스 점프 플랫폼을 마련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번지점프 빌딩은 233m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마카오타워다.사진=10Design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국내여행 | 남쪽바다가 건네는 말②통영이 진하다

    국내여행 | 남쪽바다가 건네는 말②통영이 진하다

    통영은 진하다. 색이 진하고, 향이 진하고, 맛이 진하다.역사가 그러하고, 문화가 그러하고, 사람이 그러하다.좁은 골목에도 음악가와 화가의 삶이 얽혀 있고, 낡은 가옥에도 소설가와 시인의 인생이 묻어 있다. 얽히고 묻은 것들은 하나같이 묵직하다. 참 농밀하기도 하다. 그래서 통영의 여운은 오래도록 맴돈다.강구안. 멀리 동피랑과 나폴리 모텔이 보인다세병관의 서쪽 망루인 서포루동피랑의 상징인 벽화세병관 마루에 앉아 회상하다 통영 앞에는 어김없이 비경, 예향, 미항이라는 수식어가 달라붙는다. 수식어 대신 ‘동양의 나폴리’만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통영이 나폴리가 되기 이전에 통영은 이순신의 고장이다. 임진왜란 이후 왜군에 치가 떨린 조정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의 5개 수영을 아우르는 삼도수군통제영을 마련한다. 뼈아픈 치욕은 무너진 궁궐의 재건보다 먼저 삼도수군통제영을 설치하도록 했다.1604년에 설치된 삼도수군통제영은 300여 년간 경상, 전라, 충청의 삼도 수군을 지휘하던 본영이었다. 초대 통제사는 임진왜란 당시 초대 통제사인 이순신. 그의 한산도 진영이 최초의 통제영이었다. 이후 6대 통제사가 지금의 통영으로 통제영을 옮겼다.삼도수군통제영을 거닐어 본다. 차곡차곡 쌓인 시간이 발끝에서 단단하게 전해진다. 400년 넘게 닳은 돌층계 위로 겨울비가 흩날린다. 층계 끝의 문에는 지과문止戈問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그칠 지止, 창 과戈, 즉 창을 거둔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칠 ‘지’자를 창 ‘과’자 밑으로 가져와 두 글자를 합치면 싸울 무武 가 된다. 이것은 평상시에는 창을 거두지만, 유사시에는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겠다는 무장의 기상이다.무장의 다짐은 지과문을 지나 세병관에도 고스란하다. 세병관이라는 이름은 두보의 시구 ‘만하세병挽河洗兵’에서 가져왔다. ‘하늘의 은하수로 피 묻은 병기를 씻는다挽河洗兵挽河洗兵挽河洗兵挽河洗兵挽河洗兵.’ 즉, 전쟁이 그치고 평화를 갈망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씻을 세洗의 삼수변을 제거하면 먼저 선先이 된다. 평상시에는 세병이나, 유사시에는 선병. 평화를 바라는 마음 중에도 전투를 유념한다. 세병관의 현판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단다. 목이 아프도록 현판을 올려다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세병과 선병 모두 결국은 백성과 조국을 지극히 아끼는 마음인 것을.삼도수군통제영과 어우러진 통영 시내의 모습이 통영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 주는 듯하다 국보 305호 세병관은 정면 9칸, 측켠 5칸의 단층 팔작지붕으로 된 목조건물이다. 이는 우리나라 단일 면적의 목조건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이다. 세병관은 삼도수군통제영의 의전과 연회를 행했던 객사건물이었으나 일제시대에는 기둥 사이에 벽을 세우고 초등학교로 사용됐다. 긴 세월 동안 몇 차례의 보수는 있었을지언정 삼도수군통제영의 다른 건물들이 소실될 때에도 세병관은 당당하게 세월을 견뎌냈다.세병관의 마루로 올라선다. 동쪽 망루인 동포루와 서쪽 망루인 서포루, 북쪽 망루인 북포루가 좌청룡과 우백호, 북현무로서 세병관을 감싼다. 정면으로는 멀리 미륵산 자락이 너울대고, 세병관 뒤로는 여황산이다. 마루가 맑고 서늘하다. 세병관 마루에서 바라보는 통영시내는 겨울비로 흠뻑 젖었다. 삼도수군통제영의 기와 너머로 통영의 땅과 바다가 들어온다.통영이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을 숱하게 잉태한 이유를 파헤치다 보니 삼도수군통제영이라는 답이 나온다. 무슨 말인고 하니, 삼도수군통제영으로부터 파생된 것들로 인해 통영의 문화가 풍부해졌기 때문이란 말이다. 통제영의 12공방은 임진왜란 당시 군수품을 자체 조달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조선시대 한양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통영 12공방 장인의 수가 가장 많아서 1895년 폐영 당시 250명에 달했다고 한다.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생산품 역시 최상품이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통영소반 위에 안주를 차리는 것으로 부를 과시했다고 한다. 통영에서는 버선 한 켤레, 빗 하나, 갓 끈 하나조차 허술하지 않으니 그 안목들이 오죽했을까.한편, 통제영 300년이라 함은, 통제사가 300년 동안 부임했다는 이야기다. 통제사는 조선시대 정2품의 벼슬이었다. 정2품의 양반이 통제사로 부임하면 통영으로 홀로 오는 것이 아니라 식솔들과 노비들을 모두 끌고 온다. 일년 반마다 새롭게 부임하는 통제사는 한양의 최신식 유행을 퍼트렸고, 이는 통영의 복색을 세련되게 만들었다.뿐만 아니라, 세병관에서 의전과 연회 때마다 연주되는 예악을 들음으로써 통영의 음악도 풍부해졌다. 예악은 궁궐이 있는 한양이 아니고서는 듣기 힘든 고급 음악이었다. ‘전라도 가서는 소리하지 말고, 경상도 가서는 춤추지 말라’고 했다. ‘통영 가서는 춤도 소리도 하지 말라’가 되겠다. 충청, 경상, 전라 수군이 모여 저마다 춤 한 사위, 노래 한 가락 읊조리는 곳이 삼도수군통제영이었기 때문이다. 춤과 소리를 잘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들은 오랜 시간을 들여 축적되고 융합되었고, 순간마다 땅은 비옥해졌다. 이후 이 땅은 윤이상, 박경리, 유치환, 김춘수, 전혁림 등과 같은 근사한 꽃들을 피워냈다.서호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강구안 골목의 대표적인 조형물 ‘이중섭 물고기’강구안 골목의 오래된 가게 사이로 세련된 감각의 가게들이 함께 공존한다히히히 강구안, 정겨운 서호시장‘어, 나폴리 모텔이다.’ 통영의 강구안 해안가를 거닐다 중얼거렸다. 나폴리 모텔은 2009년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에서 남여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는 장소다. <하하하>는 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은 영화로, 영화의 배경인 통영의 매력이 가득 담긴 영화다. 강구안에서 나폴리 모텔을 보니 ‘하하하’가 아니라 ‘히히히’ 하는 웃음이 새어 나온다.이제 강구안은 늘상 웃음소리로 소란하다. 물론 영화 때문은 아니다. 오래된 강구안 골목에 사람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 강구안은 바다가 육지로 들어온 항구를 일컫는다. 통영에서는 중앙동, 항남동 등의 일부 해안을 옛날부터 강구안이라고 불렀다.통영의 명동으로 불릴 정도로 번화했던 강구안이 통영여객선터미널의 이전으로 쇠락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은 골목재생사업을 시작했다. 덕분에 지금 강구안 골목에는 통영에서 가장 오래된 여관, 70년간 이어 온 돼지국밥집, 55년 동안 풀무소리 끊긴 적 없는 대장간, 30년 넘은 목욕탕들이 여전히 소곤댄다. 그 사이로 게스트하우스와 작은 카페들도 함께 살 비비며 공존한다. 골목 어딘가에는 화가 이중섭과 유치환 시인이 술잔을 기울이던 곳이 있을 것이다. 지금 강구안은 새벽 1시에 후루룩 먹는 우짜우동과 짜장을 섞은 요리 맛처럼 달큰하고 뜨뜻하다, 히히히.서호시장은 통영항 여객선터미널 건너편에 위치한다. 예전 서호만 터를 매립해 만든 새 땅에 자리한 시장이라 새터시장으로도 불린다. 이른 아침부터 서호시장은 활기가 넘친다. 굴이 좋은 계절이라 그런지 통통하고 뽀얀 굴이 곳곳에서 보인다. 볼락과 학꽁치가 지천이다. 시장 한 켠 방앗간에서는 아침부터 고소한 기름 짜는 냄새가 번지고, 과일이며 나물이며 바구니마다 수북하다. 부지런한 상인들은 새벽부터 좌판을 벌였을 것이다. 알뜰한 사람들은 조금 더 싱싱하고 조금 더 저렴한 물건을 찾아 시장 골목 여기저기를 누빈다. 새벽 조업을 마친 어부들은 뜨끈한 해장국으로 거친 속을 푼다.서호시장에는 시래기를 뭉근하게 끓인 시락국, 국물이 시원하고 맑은 물메기탕, 해장에 최고라는 졸복국 등 다양한 해장국 가게가 많다. 시장의 활기가 궁금하다면 아침에 갈 것. 오후가 되면 비교적 한산해진다.▶travel info 욕지도·통영FERRY욕지도 여행의 출발은 통영이다. 통영의 통영여객선터미널과 삼덕여객선터미널에서 여객선과 카페리가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할 경우, 1시간 30분, 삼덕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할 경우 45분이다. 삼덕여객선터미널의 경우 통영 시내에서 차로 15분 거리 떨어져 있으므로 교통편에 따라서 터미널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통영→연화도→욕지도 하루 5회 왕복운항 여객운임 편도 9,700원, 승용차 차량운임 편도 1만5,000~2만6,000원 삼덕→욕지도 하루 8회 왕복운항 여객운임 편도 7,600원, 승용차 차량운임 편도 1만8,000~2만4,000원FESTIVAL 욕지섬문화축제 욕지섬문화축제는 욕지도의 대표적인 축제다. 1992년부터 10월 중순경에 개최되는 이 축제는 120여 년 전 처음으로 사람들이 욕지도에 살기 시작한 것을 기념하는 축제다. 욕지도 특산물인 고구마와 고등어를 주제로 한 ‘GO(구마)GO(등어)페스티벌’과, 과거 어민들의 어선인 전마선을 체험할 수 있는 ‘전마선노젓기대회’와 같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STAY욕지도 옵타티오펜션 전 객실이 바다 전망이다. 일반형 객실 외에도 가족단위 여행객이 머물면 좋을 복층형 객실이 마련되어 있다. 복층형 객실의 2층 천장의 창을 통해 욕지도의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www.optatio.co.krrestaurant욕지도 늘푸른횟집 욕지도의 싱싱한 고등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고등어회를 주문하면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 친절히 설명해 준다. 고등어회뿐만 아니라 욕지도 고등어로 만든 고등어조림도 일품이다. 칼칼한 양념이 밥도둑이 따로 없다. 055 642 6777통영 통굴가 제철 굴을 코스로 즐길 수 있다. 가격에 따라 코스에 나오는 메뉴가 조금씩 다르다. 통통하고 맛이 진한 굴을 다양한 요리로 즐겨 보자. 055 645 2088통영 분소식당 겨울이면 제철 물메기탕이, 봄이면 도다리쑥국을 맛볼 수 있다. 시원한 국물과 씹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보드라운 물메기살을 호로록 맛보다 보면 어느새 속이 뻥 뚫린다. 졸복으로 만든 졸복해장국도 인기. 055 644 0495MUSEUM박경리 기념관 한국 현대문학의 거장. 박경리 선생은 통영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기념관 내부에는 선생의 친필 원고를 비롯하여 유품, 사진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기념관 뒤쪽으로는 선생의 묘소가 자리한다.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 09:00~18:00,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다음날 휴관 무료 055 650 2541~3 pkn.tongyeong.go.kr윤이상 기념공원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을 기리기 위한 공원. 전시실과 카페 및 기념품숍, 각종 공연과 세미나와 같은 실내행사를 위한 메모리홀, 야외행사장인 경사광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실에는 윤이상의 생애와 함께 생전 사용하던 악기 및 친필 악보를 비롯하여 생전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경상남도 통영시 중앙로 27 도천테마공원 09:00~ 18:00 1월1일, 설날 및 추석연휴, 매주 목요일, 공휴일 다음날 휴관 무료(단, 공연 및 세미나는 별도) 055 644 1210 www.isangyunmemorial.com통영옻칠미술관 옻칠과 회화를 접목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정제하고 안료를 배합하여 옻칠을 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각도에 따라 다르게 빛나는 광채가 신비롭다.경상남도 통영시 용남면 용남해안로 36 10:00~18:00,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설날, 추석 휴관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055 649 5257 www.otchil.org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윤정 취재협조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www.hanbada.or.kr,통영시 www.tongyeong.go.kr
  • 폭력 물든 트럼프 유세장… 경선 ‘빨간불’

    폭력 물든 트럼프 유세장… 경선 ‘빨간불’

    지지자·시위대 싸움에 경찰 출동…워싱턴·와이오밍 경선 3위 추락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뜻밖의 변수에 직면했다. 주말 시카고에 이어 오하이오와 미주리주의 유세장에서 잇따라 폭력 사태가 불거지면서 남은 경선의 분수령이 될 ‘미니 슈퍼화요일’(15일)이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CNBC 방송도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트럼프만 아니라면 어떤 후보든 지지할 태세”라며 “그의 당선은 곧 주식시장과 무역거래에 대재앙을 뜻한다”고 날을 세웠다. 유세장 폭력사태 직후 실시된 수도 워싱턴DC와 중서부 와이오밍주 경선에선 트럼프가 3위로 밀려났다. 마코 루비오(44·플로리다), 테드 크루즈(45·텍사스) 상원의원에게 1위 자리를 내주며 경선 개시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런 기류는 무슬림과 히스패닉 등 소수계층을 비하하고 반(反)이민 정서를 자극한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경선 중반에 이르러 폭발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11일 대규모 난투극이 일어나 유세가 취소된 시카고에 이어 12일에도 오하이오와 미주리주 등 방문하는 유세장마다 시위와 항의, 퇴장과 같은 소동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는 12일 오하이오주 데이튼 유세에서 연단에 난입한 정체불명의 남성 탓에 2분가량 연설을 중단하는 봉변을 당했다. 경호원들은 트럼프 바로 옆까지 다가온 남성을 가까스로 저지했다. 트럼프는 사건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 남성은 이슬람국가(IS)의 사주를 받은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아랍어 자막이 달린 이 남성의 반 트럼프 시위 동영상을 증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미 정보당국이 IS와의 관계를 일축했다고 NYT는 전했다. ‘소수민족을 차별하지 말라’는 뜻의 아랍어 자막이 달린 것도, 단지 트럼프를 조롱하기 위해서였다는 설명이다. 같은 날 오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유세에선 일부 시위자가 구호를 외치다가 퇴장당했다. 트럼프는 “(저들은) 버니 샌더스의 군중”이라며 당장 끌어낼 것을 지시했다. 이날 저녁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인종차별주의에 항의하는 군중의 시위로 연설이 20분 가까이 중단됐다. 유세장 밖에선 지지자와 시위대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은 두 차례 최루가스를 살포했다. 경쟁 후보들은 당장 트럼프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루비오 등 당내 경쟁자들은 “분열과 폭력을 조장해 온 트럼프야말로 이런 상황을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공격했다. 크루즈와 루비오는 아예 “트럼프가 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되어도 지지하지 않겠다”며 불복 선언을 했다. 민주당에선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 버니 샌더스(74·버몬트) 상원의원은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기다렸다는 듯이 포문을 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욕과 조롱, 사실 조작, 편가르기를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반면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가고 있다.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권리가 어디로 간 것이냐”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다. 향후 유세에선 뿌리 깊은 소수 인종들의 반감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 같은 분위기가 트럼프 진영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트럼프의 지지 열기가 냉각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선 백인 중산층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결집하는 반작용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대법 “수사기관에 개인정보 준 네이버, 배상 책임 없다”

    “무단 수집 수사기관 통제 포기” 사생활 침해 논란 목소리 커질 듯 인터넷 포털업체가 검·경 등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았을 때 영장 없이 회원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를 넘겨주더라도 회원에게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수사기관이 개인정보를 요청하면 포털업체가 쉽게 응해도 아무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0일 차모(36)씨가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개인정보 제공으로 인한 위자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포털업체의 심사 의무를 인정하면 국가의 책임을 사인(私人)에게 전가시키는 것과 다름없다”며 “심사 과정에서 혐의 사실 누설이나 별도의 사생활 침해 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현행법상 전기통신의 내용 등은 영장이 필요하지만 이용자의 인적사항은 수사기관의 서면 요청만으로도 제공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통신자료를 제공할 때 사업자가 자료 제공 여부를 심사할 의무가 있는지, 그리고 해당 이용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이 내놓은 첫 판단이다. 앞서 2심은 개인정보 제공 요청을 받은 네이버가 전기통신기본법에 규정된 통신비밀 보호기구를 통해 개인정보 제공 여부와 범위를 결정했어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네이버가 제공 여부를 심사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차씨는 2010년 3월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씨를 포옹하려다 거부당한 것처럼 보이는 ‘회피 연아’ 동영상을 네이버 카페에 올렸다. 유 전 장관은 동영상을 올린 사람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네이버에 통신자료 제공 요청서를 보내 차씨의 이름과 주민번호 등의 자료를 넘겨받았다. 이후 유 전 장관이 고소를 취하하면서 경찰 수사는 중단됐다. 차씨는 네이버를 상대로 “자료 제공 요청에 응할 의무가 없고 개인정보 보호 의무 약관을 어겼다”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네이버의 개인정보 보호 의무는 관계 법령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개인정보는 영장에 의해 제공되는 게 원칙”이라며 “개인정보를 급박하게 제공해야 할 특별한 사정은 없어 보이고 차씨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과 익명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2심 판결에 따라 포털업체들은 2012년부터 영장 없는 개인정보 제공을 중단했다. 네이버는 “(개인정보 제공 등) 구체 사항은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존 방침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무단 수집을 통제할 역할을 포기한 대법원 판결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에 국회를 통과한 테러방지법 9조 3항에 국가정보원이 개인정보 등을 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만큼 이번 판결로 포털이 국정원 요청에 무조건 개인정보를 줘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이동통신사로부터 받은 통신자료는 2012년 787만여건에서 2014년 1296만여건으로 급증한 상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새누리, 공천 계파갈등 폭발…김무성 지역구 공천 보류 ‘정면 대립’

    새누리, 공천 계파갈등 폭발…김무성 지역구 공천 보류 ‘정면 대립’

    비박계 살생부 논란에 이어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까지 불거지며 새누리당이 공천을 앞두고 계파갈등이 폭발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특히 친박계와 비박계는 10일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의 경선 후보 압축 결과를 발표하는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비박계는 김 대표 지역구의 경선후보 압축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친박계는 김 대표가 관련된 ‘살생부 논란’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표를 보류했다. 결국 이날 김 대표 지역구에 대한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자 공관위에서 김 대표의 의견을 반영해 온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11일 발표를 목표로 했던 제3차 후보 압축 명단 의결을 거부하고 회의 막판에 퇴장했다. 이들은 또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관위 활동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고, 이한구 위원장의 ‘독선적 운영’을 문제삼으며 사퇴를 요구하겠다는 경고도 내놨다. 반면 친박계는 이들이 김 대표의 지침에 따라 공천 심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욕설 파문’을 두고도 계파 간 대립이 극대화되고 있다. 비박계는 윤 의원의 공천 배제와 정계 은퇴까지 요구하고 있지만, 친박계는 김 대표가 윤 의원의 사과를 수용하고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조속히 갈등을 봉합하하자며 진화를 시도했다.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전날 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른 시일 안에 본인의 거취 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윤 의원을 압박했다. 반면 최경환 의원은 경상북도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취재진에 “본인이 충분히 사과했으니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ECB 기준금리 첫 제로 선언 매달 800억 유로 채권 매입

    유럽중앙은행(ECB)이 10일(현지시간) 창설 이후 최초로 기준금리를 제로(0)로 결정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일제히 인하하고 양적완화를 확대하는 등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05% 포인트 인하해 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8년 창설된 이후 ECB가 기준금리를 제로로 낮춘 것은 처음이다. 또한 예금금리는 -0.3%에서 -0.4%로 인하하고, 한계대출금리는 0.3%에서 0.25%로 낮췄다. 이날 결정된 금리는 오는 16일부터 적용된다. ECB는 채권 매입 규모도 매달 600억 유로에서 800억 유로(약 105조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채권 매입 대상에는 기존의 국채, 커버드본드, 자산유동화증권(ABS), 유럽 기관채 외에도 비금융기관이 발행한 채권(회사채) 중 투자적격 채권도 포함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금금리를 밑도는 채권은 구입하지 못하는 규제 때문에 ECB가 매입 채권의 범위를 국채에서 회사채로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현재 독일 국채 등 유럽 국채 대부분은 이미 예금금리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CB는 또한 오는 6월 종료될 예정인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의 ‘속편’을 6월부터 새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TLTRO는 ECB가 2014년 9월 실시한 것으로 실물경제에 대출을 더 많이 해주는 은행에 낮은 금리로 최장 4년까지 돈을 빌려 주는 프로그램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추가 금리인하 및 양적완화 확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예금금리 0.1% 포인트 인하, 채권 매입 규모 100억 유로 확대를 전망했으나, 이날 발표된 ECB의 경기부양책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이날 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혼조세로 출발했으나 ECB의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확대 소식이 전해진 오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15분(유럽 중부시간) 현재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0.68% 오른 6188.00을 나타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2.23% 상승했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2.57%나 오른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11일 오전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어 ECB 회의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여학생이 수업 중 하품하냐” “똑똑할수록 남편감 못 찾아”

    “학생이 수업시간에 하품하다니, 무례하네. 그것도 여학생이….” “여자들은 똑똑해질수록 눈이 너무 높아져 배우자 풀(pool)이 좁아지잖아.” 고려대의 여성주의 교지 ‘석순’ 편집위원회가 이달 초 약 1주일간 인터넷으로 ‘강의실에서 흔히 듣는 여성 혐오적 말’을 제보받은 후 만든 대자보의 일부다. 대자보에는 여성이 외모에만 치중한다고 비하하는 발언, 여성은 외모가 예쁘고 다소곳해야 한다거나 여성은 남성과 달리 담배를 피우거나 욕설을 해서는 안 된다는 차별성 발언 등 18개가 실렸다. 한 교수는 여성 교수를 지칭하면서 “그 여자는 성격이 왜 그렇지? 남편 직업이 그 분야라 닮는 건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이 대학이 2007년부터 도입한 생리공결제를 언급하고서 “여학생들 유고 결석 있죠? 너무 자주 쓰시는 것 같은데, 악용하지 마세요. 딱 학기에 한 번만 허용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고려대 교원윤리규정은 교원이 성별 등을 이유로 다른 교원이나 학생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대자보를 기획한 이소민 편집위원은 8일 “기간이 짧았는데도 제보가 40여건이나 들어왔고 그 수준도 심각했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현장 행정] 넷째 낳은 직원에 출산 축하파티… 100만원 양육지원금도 ‘도봉 따봉’

    [현장 행정] 넷째 낳은 직원에 출산 축하파티… 100만원 양육지원금도 ‘도봉 따봉’

    첫째 출산 땐 유아용품 패키지, 둘째 30만원·셋째 50만원 지급장애인 가정 출산 비용도 지원 8일 도봉구청 10층은 알록달록 꽃 풍선이 달리고 기저귀 케이크가 놓인 베이비샤워 장소로 변신했다. 지난달 16일 넷째딸을 낳은 여성가족과 김종환 주무관을 위한 자리였다. 베이비샤워는 원래 임신 축하 파티인데, 한국식으로 출산 축하 파티로 바뀌었다. 이동진 구청장은 “도봉구청에서 넷째 아이가 태어난 것은 처음”이라며 “구청에 있는 직장 어린이집의 확장을 빨리 진행해야겠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 구청장은 김 주무관에게 직접 출산양육지원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도봉구는 2009년 조례를 제정해 출산양육지원금을 지급해 왔다. 당초 첫째 10만원, 둘째 20만원, 셋째 30만원, 넷째 100만원을 지원했다. 현재는 첫째는 제외하고 둘째 30만원, 셋째 50만원, 넷째부터는 100만원으로 조금 바뀌었다. 이 구청장은 “첫째는 결혼하면 당연히 낳으니까 첫째 지원금을 없애고 대신 둘째와 셋째 지원 금액을 올렸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구청장은 핀란드에서 임신하면 ‘머터니티 패키지’라는 유아에 필요한 용품을 제공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도봉구도 첫째를 낳았을 때 이런 현물 지원으로 출산을 축하하면 좋겠다고 담당 국장에게 조언했다. 핀란드 아기들의 침대는 대체적으로 같은 모양인데, 국가가 임신 5개월 이상의 임신부에게 나눠주는 머터니티 패키지다. 이 상자 안에는 현금 17만원 상당의 옷, 담요, 체온계, 기저귀 크림, 그림책, 딸랑이 등 갖가지 유아용품이 가득 담겨 있다. 이 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출산지원금을 비롯한 출산장려정책을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고민했다. 인구 약 35만여명의 도봉구에서는 매년 10여명의 넷째 아이가 태어난다. 구가 첫째 아이 출산지원금을 없애고 둘째와 셋째 지원금을 늘린 것은 둘째 이상 아이를 더욱 많이 낳으라는 신호였다. 그는 “국가 전체 복지 체계가 바뀌지 않는다면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출산장려책은 한계가 있다”며 “누리과정처럼 전 계층 무상보육이 아니라 맞춤형 보육지원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프랑스는 소득에 따라 보육료를 내지만 아이를 더 낳을수록 양육수당이 많아져 보육료 부담이 대폭 줄어든다. 이런 정책이 오히려 출산율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도봉구는 출산지원금뿐 아니라 장애인가정의 출산 비용을 지원하고, 임신 공무원을 위해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을 펴고 있다. 직장 어린이집을 확장하면 다자녀 직원의 자녀가 먼저 다닐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이날 이 구청장은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베이비샤워 파티를 계기로 다른 직원들도 용기를 내 하나둘씩 더 자녀를 갖길 바란다”며 즐거운 파티를 마무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세돌 9단, 알파고와 대국 마친 뒤 착잡한 표정으로 “하하…”

    이세돌 9단, 알파고와 대국 마친 뒤 착잡한 표정으로 “하하…”

    인간 최고의 바둑기사로 인공지능과 대국을 펼친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충격패를 당하고 난 뒤 “너무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세돌 9단은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알파고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1국을 마치고 40분 뒤쯤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했다. 착잡한 표정으로 브리핑을 하러 들어온 이세돌 9단은 “하하” 웃음을 보인 뒤 “진다고 생각 안 했는데 너무 놀랐다”고 털어놨다. 이세돌 9단은 “바둑 면에서 이야기하면,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한다”면서 “이렇게 바둑을 둘 줄 몰랐다”고 말했다. 앞서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데이비드 실버 개발자가 “이세돌 9단에게 존경을 표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이세돌 9단은 “저는 두 분께 깊은 존경심을 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엔 “日 정치인, 위안부 책임 폄하 중단해야”

    유엔 “日 정치인, 위안부 책임 폄하 중단해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일본 정치인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런 언행의 중단을 보장할 것을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철폐위는 지난달 실시한 일본 정부에 대한 심의 결과를 담은 성명에서 “일본 지도자와 공직자들의 위안부 관련 발언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다시 고통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철폐위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했다는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발표는 희생자 중심의 접근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철폐위는 일본 정부가 이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희생자와 생존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진실, 정의 그리고 희생자에 대한 배상을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철폐위는 일부 위안부 피해자는 그들이 겪은 심각한 인권 위반 행위에 대해 일본 정부로부터 명백하게 공식 책임을 인정받지 못한 채 숨졌고, 일본 정부는 교과서에서 위안부 문제를 삭제했다면서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 포함하고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을 많은 학생과 일반인이 알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치유를 위한 희생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이에 따른 공식적인 사과, 재활을 위한 서비스, 희생자의 만족 등을 포함한 완전하고 효과적인 배상과 보상을 제공하라고 촉구하면서 다음 심의 보고서에 희생자나 생존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어떤 조치들을 취했는지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아랍S다이어리] “여자도 사람인가?”

    [아랍S다이어리] “여자도 사람인가?”

    지난 주 사우디아라비아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한 마디. “여자도 사람인가(Are women human)?” 사우디에서 컨설팅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파하드 알-아흐마디는 이 같은 제목을 단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페이스북에 올려 홍보를 시도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물론 그가 예상한 반응은 아녔다. 그는 한 위성TV 프로그램에 나와 해명도 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코미디언 라와는 “당신이 저 질문을 여자에게 묻는다면, 그녀는 괴물로 변해 당신을 가르치려고 들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마음 속으로 저 질문을 자문한다면 당신 자신이 괴물”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TV 진행자 파드와 알-타야르는 “사람들을 자극함으로써 관심을 끌려는 의도였어도 저 문구를 쓴 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심리학자 모하메드 아젭은 “여자는 존경 받아야 하며 국가는 여자를 폄하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런 식의 타이틀은 남자와 여자 모두의 심기를 건드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프닝을 보고 누군가는 “사우디 여성은 ‘물건’ 취급 당한다더니…” 하며 혀를 찰지도 모르겠다. 여성의 인권을 논할 때면 항상 빠지지 않는 사우디 여성들. 이들은 정말 남자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비(非)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을까? 사우디 여성은 남성 보호자(마흐람) 없이는 외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활동 제약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쇼핑몰이나 마트에 가면 이는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칼럼니스트 사브리아 자우하르는 ‘사우디 여성에 대해 호도하는 보도’라는 자신의 글에서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녀의 가족은, 특히 남편은 굶주리게 될 것이다. 엄마가 시장에 가지 않고서는 가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지 않느냐”고 한탄했다. 저명한 여성 사회학자인 모나 살라후딘 알-무나젯은 ‘사우디 여성: 성공의 축전’이라는 신간을 발표하며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유학하거나 여행을 할 때 사우디 여성의 지위에 대해 세상이 큰 오해를 하고 있단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 여성은 사회의 절반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발전시킬 원동력이다. 사우디는 여성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여성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고 압둘라 국왕을 칭송했다. 압둘라 왕은 2013년 국왕자문기구(Shoura council)에 첫 여성 위원을 임명했으며, 여성과 남성이 같이 앉아 회의하는 것을 허용했다. 물론 당연하게 누려야 할 권리가 사우디 여성에겐 지당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지난해 12월에야 여성이 지방의원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됐고,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여성의원이 선출됐다. 정치까지 가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여성이 운전하는 것조차 자유롭지 않다. 지난 달 뮌헨 안보회의에서 외무부장관 아델 알-주베이르는 “여성의 운전은 종교적인 게 아니라 사회적 쟁점”이라며 사우디 여권신장에 대한 관심이 여성들의 운전 가능 여부에만 고정돼 있는 점을 다소 억울하게 여겼다. 그는 “1960년 여성을 위한 대학 교육이 전무했지만 오늘날 대학생의 55%가 여성”이라며 “여권신장 문제도 다른 나라에서도 그러하듯 점차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비교하며 “미국이 독립한 후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질 때까지 100년이 걸렸고 첫 여성 하원의장이 선출되기까지 또 100년이 더 걸렸다”며 “그러니 우리에게 200년을 달라는 말이 아니다. 조금 기다려달란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대학까지 마친 사우디 여성들은 차별 없이 사회에 수용되고 있을까. 일간지 알-리야드에 따르면 국내 소규모 사업자의 20%가 여성으로, 사회적 장벽 탓에 취직하지 못하고 있는 사우디 여성들은 창업을 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곳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장벽은 여성이 일을 하면 결혼을 할 수 있는 확률이 줄고, 이는 수치라고 생각하는 사우디인들의 사고방식이다. 또 여성이 사업을 잘 이끌 수 있다는 믿음도 적다. 어찌됐든 남자가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여성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대출해주는 기관이 부족해 대부분의 여성 사업가들은 남자 가족들의 후원을 받아 시작한다. 사우디가 얼마나 여성들을 남자에게 의존하며 살아가게 하는 환경인지 잘 말해주는 결혼제도가 있다. ‘미스야르(misyar) 결혼’이라는 합법적인 이 계약결혼은 ‘여행자의 결혼’으로도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결혼생활에서 부부가 져야 하는 의무나 권리를 일부 포기한 형태다. 살림을 합치지 않으며 남편이 원할 때만 집에 들어간다. 특히 과부나 이혼녀가 이런 ‘모욕적인’ 결혼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남자 보호자 없이 사우디에서 살아가기가 불리하기 때문이다.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사마르 알-모르겐은 “이 나라에서 여자가 남자 보호자 없이 살아가기는 불가능하다”며 “만약 법으로 여자가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면 여자들이 미스야르 결혼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자신들의 일을 스스로 처리할 것”이라는 의견을 한 매체에 내놓았다. 그는 “우리는 최후의 수단으로써 미스야르를 선택한 여성을 비난할 수 없다. 오히려 우리는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을 그런 추잡한 삶으로 몰아넣은 법과 제도를 비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여성을 위한 적합한 일자리 확보가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여성에게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하고 샤리아(이슬람법) 기준에 부합하는 사업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우디 여성이 머리 등 신체를 가리고 바깥을 출입하는 것은 사회적 압박이라기 보다는 신앙에 따른 것이라 치더라도 정치·경제 분야로 진출하는 여성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흐름이다. 이런 추세라면 요새 우리나라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모장적 발언’이 통하는 날이, 이곳 사우디에도 언젠가 오지 않을까 싶다. 글·사진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평창 미리 보기…스키점프 매력에 빠져 보세요”

    “평창 미리 보기…스키점프 매력에 빠져 보세요”

    1988년 동계 올림픽 출전 실화 감독 “국가대표 참고… 수준 높아” 에저튼 “킹스맨만큼 사랑 부탁” “2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직접 가서 보면 스키점프가 얼마나 웅장하고 흥분되는 스포츠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시각적으로는 우리 영화가 더 멋지고 실감날 것 같네요. 하하하.”(휴 잭맨) “우리는 가장 높이, 가장 빨리, 가장 잘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럴 때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게 올림픽 정신이죠. 이기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독수리 에디’는 그 정신을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덱스터 플레처) 다음달 7일 개봉하는 ‘영국판 국가대표’인 영화 ‘독수리 에디’를 알리기 위해 호주 출신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덱스터 플레처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독수리 에디’는 결과보다 과정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영화다. 늦깎이에 무거운 몸무게, 저질 체력 등 장점보다 단점이 많았지만 불굴의 도전 정신과 타고난 배짱, 낙천적인 기질로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에서 영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키점프 종목에 출전했던 에디 에드워즈의 실화를 다뤘다. 대회 당시 붙여진 별명이 독수리(이글)였지만 훨훨 날지는 못했다. 천신만고 끝에 출전한 올림픽에서 꼴찌에 그쳤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많은 환호를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대회 폐막식에서 금메달리스트 대신 그의 이름이 언급되고 미국의 유명 토크쇼인 자니카슨쇼에 초대될 정도였다. 올림픽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다는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보여 줬기 때문이다. 휴 잭맨은 모두가 비웃고 말렸던 에디의 도전에 도움을 건넨 비운의 전직 스키점퍼 브론슨 피어리를 연기했다. 실제로는 에디에게 짧게 스쳤던 6~7명의 코치가 있었는데 이들을 하나로 응축한 캐릭터다. 휴 잭맨은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크림 출신의 명드러머 진저 베이커를 토대로 캐릭터가 창조됐다고 귀띔했다. 10년 전부터 서울시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등 대표적 지한파 해외 스타인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깨알 같은 지식을 자랑하기도 했다. 휴 잭맨은 에디가 꼴찌를 할 때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3관왕에 오른 핀란드의 전설적인 스키점퍼 마티 뉘케넨을 연기해 보고 싶다고 했다. “불과 21살에 모든 꿈을 이루고 대스타가 된 사람인데, 그의 나머지 30~40년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다뤄 보면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이 영화를 찍기 위해 같은 종목을 소재로 한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를 참고했다고 한다. 그는 “스키점프를 다룬 다른 영화를 찾아봤더니 ‘국가대표’가 유일했다”며 “무척 수준이 높고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는데 한국말을 잘 몰랐지만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주제를 서로 다른 문화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 나간다는 점에서 ‘독수리 에디’는 한국 영화 팬들에게 무척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이틀롤인 에디 역할을 맡은 태런 에저튼은 한국 도착이 늦어져 저녁 레드카펫 행사부터 한국 팬들과 함께했다. 그는 “스크린 데뷔작인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가 지난해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독수리 에디’의 주인공도 대단한 열정과 자신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많은 사랑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경기 남양주 수락산 흥국사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경기 남양주 수락산 흥국사

    조선은 성리학을 새로운 국가 이념으로 내세웠지만, 1000년에 이르는 불교국가의 전통이 하루아침에 흐지부지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왕실부터가 건국 초기부터 줄곧 불교에 호의적이었으니 숭유억불(崇儒抑佛)이 국시라지만 불교는 기회만 있으면 다시 고개를 들고 일어났다. 신권(臣權)이 왕권(王權)의 위세에 억울린 영·정조 시대가 그랬고, 세도정치로 국가의 기강이 무너져 내린 시대에는 더했다. 19세기에는 비빈(妃嬪)은 물론 상궁과 세도가의 부녀까지 시주에 나서면서 왕실의 원당(願堂)이 도성 주변에 집중적으로 세워진다. 원당은 세상을 떠난 이의 명복을 빌고 후손의 발복(發福)을 염원하는 사찰이다. 조선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에는 ‘낡은 사찰의 수리만 허용할 뿐 새 절의 건립을 금지한다’(凡寺社勿新創 唯重修古基者)고 했지만, 원당 사찰은 새로 지으면서 논밭을 내려받고 세금을 면제받는 특권까지 누릴 수 있었다. ●신라 원광법사 창건 기록… 선조때 원당으로 경기 남양주 수락산 자락의 흥국사(興國寺)는 대표적 원당의 하나다. ‘흥국사 사적(寺蹟)’에는 ‘신라 진평왕 21년(599) 원광 법사가 수락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적혀 있지만 뒷받침하는 유물이나 유적은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원당이 된 것은 선조 시절이다. 즉위 원년(1568) 아버지인 덕흥대원군을 기리고자 수락사에 원당을 짓고 흥덕사(興德寺)라 편액했다. 흥국사라는 이름을 다시 내린 것은 인조 4년(1626)이라고 한다. 흥국사를 흔히 ‘덕절’로 부르는 것도 이런 내력 때문이다. 실제 흥국사에서 볼 때 오른쪽 산자락에 덕흥대원군 묘소가 있다. 서울 상계동에서 별내신도시로 넘어가는 코스를 택한다면 왼쪽으로 덕흥대원군 묘소를 알리는 푯말이 먼저 나타난다. 200m쯤 산길을 올라가다 보면 풍수지리에 문외한이라도 명당 자리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곳에 무덤이 나타난다. 덕흥대원군은 중종의 일곱째 아들이다. 명종이 왕위를 이을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승하하자 덕흥대원군의 셋째 아들 하성군이 왕위를 물려받는데 곧 선조다. 선조는 아버지를 덕흥대원군으로 추존했는데, 왕이 아닌 왕의 아버지를 대원군이라고 부르는 전통의 시작이다. 덕흥대원군 무덤 아래 보이는 무덤은 그의 첫째 아들이자 선조의 맏형인 하원군의 것이다. 흥국사는 우수한 화승(畵僧)을 다수 배출한 사찰로 알려졌다. ‘덕절 중은 불을 때면서도 막대기로 시왕초(十王草)를 그린다’는 우스개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보물로 지정된 ‘소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16나한상 일괄’을 비롯해 중요한 문화재도 많다. 하지만 흥국사는 대방(大房)의 존재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부엌까지 갖춘 대방… 도성에서 반나절 거리 부엌을 포함한 다양한 공간을 가진 대방은 스님들이 생활하는 복합 공간을 뜻한다. 하지만 흥국사 대방은 왕실과 세도가 여인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기도할 수 있는 ‘원스톱’ 신앙 공간의 성격이 짙다. 흥국사가 19세기 들어 다시 왕실의 중요한 의례 공간으로 떠오른 것은 도성에서 반나절 거리에 길도 크게 험하지 않다는 지리적 이점이 한몫했을 것이다. 흥국사 대방은 만세루방이라고도 불린다. 대방 건축 이전에 다른 절처럼 큰법당 앞에 만세루라는 누각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만세루는 순조 18년(1818) 흥국사 대화재 당시 소실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대방은 대리청정을 하고 있던 효명세가의 명으로 1830년 세웠다. 덕흥대원군이 태어난 지 300주년이 되는 해다. 30칸의 대방은 고종 14년(1877) 다시 불탔고, 철종비인 철인왕후 김대비의 시주로 2년 뒤 37칸에 이르는 현재의 모습으로 중건됐다. 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드나드는 사람도 많아졌다는 뜻이다. 대방의 기둥에는 조선시대에는 궁궐이 아니면 쓸 수 없었던 다듬은 돌(熟石)이 대거 사용됐다. 대방 건축 자체를 궁궐 대목장이 지휘했을 것이다. 글 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전남 담양 향교리와 아트센터 대담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전남 담양 향교리와 아트센터 대담

    그림의 ‘ㄱ’ 자도 몰랐던 할머니들 3년 만에 아티스트 변신… 집 문간·담벼락에 그린 타일 그림들 마을에 활기 불어넣어 2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전남 담양 향교리. 대담미술관 한편에 있는 체험관이 술렁인다. 테이블 앞에 둘러앉은 7인의 할머니가 저마다 사진첩을 꺼내 보여주며 할 말이 많다. “나 시집와서 얼마 안 돼 미장원 가서 머리하고 찍은 거야, 옷 좋은 놈 입고.” “이건 우리 집 장독대네, 대문이고.” “우리 아저씨하고 경포대 가서 찍은 거. 해변에서 술도 한잔씩 하고. 주름살이 한나도 없네. 하하.” “19살 때여. 머리에 내가 직접 후까시 넣고 찍은 거여. 얼굴 좀 봐. 팽팽하제.” “앵두나무 아래서 우리 동갑들이랑 찍은 겨. 한 마을 동갑 세 명이서 뭘 하든 몰려다녔제.” 사회를 보는 대담미술관 정춘희 대표가 한 분 말씀 좀 들어 주자고 해도 소용없다. 사진첩을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얼굴은 이미 사오십년 전 ‘꽃순이’ 때로 돌아가 있다. 그래도 흘금흘금 서로의 사진을 바라보며 한마디씩 거든다. 한바탕 웃음꽃을 피운다. 오늘은 향교리 7인의 아티스트가 대담미술관에 모이는 날. 긴 겨울 잠시 움츠렸던 마음을 펴고 올해의 새로운 활동을 다짐해 본다. 대담미술관 정희남 관장이 마무리를 한다. “다음엔 타일 위에 오늘 사진으로 본 추억을 한번 그려 보도록 해요. 올해도 좋은 활동 부탁합니다.” 과거를 추억하며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좋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향교리는 죽녹원과 전남도립대가 위치해 있으며 남쪽으로 관방천이 흐르는 작은 마을이다. 죽녹원이 인기를 끌면서 공휴일에는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곳으로 꼽힌다. 대숲이 마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곳은 옛날부터 대나무 공예품과 참빗을 만들던 공예마을이었다. 지금도 참빗 장인, 죽공예가 등이 모여 사는 진정한 예술인 마을이다. 거기에 2010년 대담미술관이 마을 한편에 들어서며 또 다른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광주교대 교수인 정희남 관장이 생활 속의 미술, 소통하는 미술을 모티브로 미술관을 지으며 동네 주민들과 소통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 관장은 동네 어귀에 모여 시간을 보내던 마을 할머니들이 스스로 자기 얘기를 하게 하고, 붓을 쥐여 주며 화가가 되도록 했다. 그림의 ‘ㄱ’ 자도 모르던 할머니들은 이런저런 활동을 통해 3년여 만에 아티스트가 돼 마을을 꾸미고 전시회도 연다. 현재 7명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내가 그림이란 걸 그릴 줄 꿈이라도 꿨겠어?” 수줍은 고백에는 이제껏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만 하던 어머니들이 비로소 ‘나’를 찾았다는 자부심이 묻어 있다. “동네방네 미술관을 만들고 대담은 센터 역할만 하자는 것이 원래 취지였다”고 정 관장은 덧붙인다. 기성 작가들과 주민들이 참여해 대담 옆 골목 안쪽에 폐가를 개조해 사랑방과 전시실 역할을 하는 ‘예술가의 집’도 만들었다. 마을을 상징하는 대나무 공예와 참빗을 응용한 작품들, 그리고 향교리 할머니 아티스트들이 마을을 표현한 작품이 걸려 있다. 여름엔 작가 레지던시로도 활용된다. 정 관장은 “이제 시작이다. 담벼락까지 허물고 어우러지는 생활 속의 예술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교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할머니들이 자신의 집 문간과 담벼락에 그린 타일 그림들이다. 평생 남편 이름만 붙어 있던 문패 아래 꾹꾹 눌러쓴 자신의 이름과 그림이 들어 있는 타일 문패를 달았다. 타일에는 직접 그린 대나무 숲이 있고 자신의 얼굴이 담겨 있다. 색도 과감하고 표현도 거침없다. 하나하나 보고 있으면 이야기가 들려오는 듯하다. 타일이어서 보존 관리에 큰 힘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여러 명의 작가가 마을 입구 벽면의 타일 위에 그린 마을 지도와 진시영 작가의 조명 설치미술이 옥상에 올려진 마을회관도 돌아볼 만하다. 대담미술관은 주민들과의 소통 프로젝트 외에 지역 작가들을 소개하는 역할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서울에서도 하지 못하는 좋은 전시를 기획해 주목받기도 했다. 전국의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선정됐을 만큼 현대적인 건물과 옛 건물이 조화를 이룬다. 큰 창으로 큰 은행나무가 서 있는 미술관 마당이 한눈에 들어오는 뮤지엄 카페는 젊은이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공간이 됐다. 예술 스테이와 단체 교육, 체험 등을 위한 공간도 갖춘 전천후 문화 공간이다. 향교리의 영향 덕분일까. 죽녹원 안에도 이이남 아트센터가 문을 열어 한국화와 비디오아트를 접목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웃한 객사리에도 오래된 창고를 개조해 전시장과 카페를 만든 담빛예술창고가 최근 문을 열었다. 담양 전체가 예술 바람으로 술렁이고 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백양사 IC에서 15번 국도 이용. 광주송정역까지 KTX로 이동한 후 담양행 버스나 시티투어를 이용해 둘러보는 방법도 있다. 대담미술관 담양읍 언골길 5-4(향교리 352-1) 오전 9시~오후 6시 오픈. 카페는 오전 10시~오후 11시. 연중 무휴. →함께 가 볼 곳:대숲의 정취를 느끼려면 죽녹원을 빼놓을 수 없다. 메타세쿼이아길도 향교리에서 가깝다. 담양의 진짜 예술의 역사를 느끼려면 가사문학을 꽃피운 소쇄원, 식영정, 면앙정 등을 함께 돌아보자. 문인들이 모여 시와 예술을 논하던 담양은 그 자체가 예술 고장의 원조다. 창평의 슬로시티는 나지막한 돌담길이 예쁘고 저렴한 가격에 숙박이 가능한 곳이 많아 들러볼 만 하다. →맛집:담양 하면 떡갈비와 돼지갈비 등을 빼놓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담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통밥을 추천한다. 대나무 안에 밥을 짓고 각종 반찬이 한 상 차려진다. 떡갈비 등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한상근대통밥(382-1999)이 최초로 대통밥을 소개한 집으로 유명하다. 미술관 맞은편 관방천 넘어 국수거리는 가볍게 한 끼 해결하기에 좋다. 미술관 직원들이 추천하는 집은 미소댓잎국수(381-9789)다. 생면으로 만든 면발이 쫄깃하다.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돼지국밥과 육개장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돼지국밥과 육개장

    이젠 외국인들도 곰탕, 설렁탕, 삼계탕 등 우리 고유의 뜨끈한 탕반(장국밥) 문화에 매력을 느끼고 제법 즐긴다. 하지만 아직은 눈치를 보며 손사래를 치는 게 돼지국밥과 육개장이다. 돼지국밥의 약간 비릿한 냄새, 육개장의 얼얼한 매운맛이 낯설 것이다. 돼지국밥은 돼지 뼈와 머릿고기 등으로 곤 육수에 내장 등 잡육을 숭덩숭덩 썰어 넣고 끓이며 밥을 토렴해 먹는다. 토렴이란 밥을 담은 그릇에 국물을 부었다 빼는 것을 반복하면서 탱글한 밥알에 국물이 배도록 하는 조리법이다. 국밥에는 삶은 잡육을 삼베 보자기에 싸서 누른 뒤 가지런히 썬 제육편육을 넣기도 한다. 여기에 새우젓, 부추, 양파 등을 곁들인다. 본래 순대를 넣으면 순대국밥이라고도 하지만 순대는 만들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부산 등 경남 지역에선 머릿고기와 오소리감투라는 별칭을 지닌 위장, 허파, 염통, 간, 곱창 등을 넣는다. 이를 또는 내장국밥이라고도 한다. 육개장은 본래 개고기와 대파, 고춧가루 등으로 땀을 흠뻑 내면서 즐기던 보양식이었다. 개고기는 식용을 하는 데 호불호가 갈리니까 조선 후기 궁중 등에서 소고기의 양지머리로 대체됐다. 마늘, 숙주, 부추, 고사리 등 약성이 강한 채소에 고춧가루와 고추장, 고추기름을 넣고 팔팔 끓인다. 오래전부터 한반도 북부와 만주에서 주로 사육되던 돼지가 갑자기 남쪽인 부산에 나타나 돼지국밥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더 아래로 내려가 제주나 오키나와에 돼지가 등장했던 사연은 무엇일까. 우선 6·25전쟁 직후 부산엔 함경도에서 배를 타고 남하한 피란민이 많았다. 돼지국밥이나 순대는 그들의 고유 음식이다. 부산에 밀집된 미군 부대에서 돼지고기의 안심, 등심 등 질 좋은 살코기를 제외한 뼈나 잡육이 쏟아져 나왔고, 이를 실향민들이 고향의 맛으로 재현했다. 1960~70년대엔 경제 부흥기를 맞은 일본에서 돼지고기의 등심과 안심으로 만드는 돈가스가 유행한 덕분에 김해 등지에 수출용 축산단지가 조성되기도 했다. 제주 북부의 삼성혈에는 선사 시대에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라는 3명의 신이 땅에서 솟구쳐 탐라왕국을 건국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을나’는 고구려의 고위 직함이다. 고씨는 고구려 왕족이고, 양씨는 양만춘 장군처럼 중국 요동 지방의 군벌 세력이다. 또 부씨는 평양의 지방 토호 세력이다. 고구려 역사에서 서로 치열한 권력 다툼을 벌이던 3개 집안의 어떤 이와 그 식솔이 제주에 느닷없이 등장한 것은 본국의 변란을 피해 망명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발해만에서 배를 타고 남하하면 제주 북부에 닿는다. 이때 고향에서 즐기던 돼지고기가 함께 전해졌을 것이다. 오키나와의 돼지 불고기는 제주 등에 머물다가 추격을 피해 탈출한 몽골 저항군 삼별초의 후손들에 의해 개발됐을 가능성이 있다. 소고기는 남하한 돼지고기와 달리 벼농사가 발달한 아시아 남방에서 북상했다. 조선 시대에 한양에선 소고기를 먹었으나, 평양 등에선 돼지고기를 즐겼다. 일제강점기 때 경북·대구에는 소 사육장이 많았다. 골목의 허름한 가게에서 손마디가 굽은 주인 할머니가 말없이 국자로 퍼주는 돼지국밥이나 육개장이 언젠가는 그 시대 주인공들의 입맛에 맞게 바뀌겠지만, 음식 문명의 뿌리는 꼭 흔적을 남긴다.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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