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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부모카드로 게임아이템 구매…구글도 50% 책임”

    어린이가 부모의 신용카드로 포털사이트에서 게임아이템을 마구 구매했다면 부모와 포털사이트 모두에게 절반씩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포털사이트에도 책임을 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비슷한 소송이잇따를 전망이다. 수원지법 민사3부(양경승 부장판사)는 A 씨가 구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구글은 A 씨에게 90만 9000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5년 10살이던 아들에게 한 모바일 게임의 아이템을 사줬다. 당시 A 씨의 아들은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구글이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인 ‘모바일 인앱(In-app)’에 접속해 A 씨의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게임아이템을 구매했다. 이 결제 시스템은 처음 상품을 구매할 때 입력된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해 이후 상품 구매 시에는 신용카드 정보를 따로 입력할 필요 없이 구글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도록 설계돼 A 씨의 아들은 이후 25차례에 걸쳐 181만여원 어치의 게임아이템을 A 씨 몰래 구매했다. A 씨는 신용카드대금 청구서를 받아본 뒤 이러한 사실을 알고선 구글에 결제된 금액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이 사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가 무단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고 특히 계정 이용자와 신용카드 명의인이 서로 다르고 계정 이용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신용카드 정보를 새로 입력하도록 하는 방법 등으로 무단사용되지 않도록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는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로 미성년자인 원고의 아들이 원고의 신용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하도록 했고 이러한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신용카드 소유자인 A 씨에게도 자녀가 자신의 허락 없이 신용카드를 이용해 게임아이템을 구매하지 않도록 지도, 교육할 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고 보고 구글의 과실을 50%로 제한, A 씨 아들이 게임아이템 구매에 쓴 돈의 절반만 구글이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A 씨의 소송대리인인 이상화 변호사는 “구글은 A 씨의 환불 요청을 거부했다가 소송이 제기돼서야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환불을 약속했다”며 “이는 보통 이러한 사건의 피해액이 소액이어서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기 어렵다는 사정을 악용한 것으로 A 씨는 구글에도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받고자 환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황금연휴’ 중국, 관광지 입장료 인하정책에 꼼수만발

    [특파원 생생리포트] ‘황금연휴’ 중국, 관광지 입장료 인하정책에 꼼수만발

    중국은 오는 1~7일 장장 7일간의 국경절 연휴에 돌입한다.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연휴 전 주말에 이틀간 대체근무를 실시해 7일간의 장기 연휴를 보장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관광지의 높은 입장료에 대한 기사를 실어 많은 중국인의 공감을 얻었다. 중국의 관광지 입장료는 물가에 비해서 비싸기로 유명한데 베이징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자금성을 보려면 60위안(약 9840원)을 내야 한다. 이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취임 이후 150위안에 이르던 입장료를 낮춘 것이다.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더욱 주목받는 백두산의 입장료는 210위안(약 3만 4000원)에 이른다. 자금성이나 백두산과 같이 인파가 몰리는 관광명소는 입장권 현장 판매가 중단돼 인터넷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관광지 입장료를 인하하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지방 관광명소의 입장료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314곳의 관광지에서 입장료를 인하했거나 인하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30곳은 아예 면제했다. 29곳은 30% 이상 입장료를 인하했지만 겨우 3위안(약 500원) 정도 찔끔 인하해 눈총을 받는 곳도 있다. 발개위의 통계에 따르면 입장료를 인하한 314곳의 관광지 가운데 121곳은 5A 등급의 관광지며 155곳은 4A 등급이다. 특히 장쑤성 쑤저우의 시웬사(四園寺)는 입장료를 25위안에서 80%나 떨어진 5위안으로 인하했다. 신장 위구르족 자치구는 소수민족 마을인 바이하바의 입장료를 295위안에서 195위안으로 낮췄다. 쑤저우의 목춘원(沐春園)은 55위안이던 입장료를 아예 없애버렸다. 하지만 4A급 관광지인 후베이성의 샹양구롱은 98위안의 입장료를 겨우 95위안으로 내렸다. 베이징의 4A급 관광지인 홍뤄사와 칭룽샤도 지난 8월부터 입장료를 70위안에서 54위안으로 23% 인하했다. 그런데 신화통신은 홍뤄사와 칭룽샤가 결코 입장료 70위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미 수년간 입장료는 54위안이었던 것이다. 원래 입장료를 70위안으로 올리려 했으나 국가 정책 때문에 그럴 수 없자 54위안에서 가격을 바꾸지 않았을 뿐이다. 한 베이징 시민은 “입장료가 내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말에 가려 했으나 가격이 바뀌지 않은 것을 알게 됐다”고 분노했다. 장쑤성 우시의 5A급 관광지 원두저(鼋頭著)공원은 9월부터 입장료를 105위안에서 90위안으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05위안 입장료에 포함됐던 보트 승선권을 인하된 입장권에서는 제외해 추가 요금을 받는 꼼수를 부렸다. 원두저공원 측은 보트를 타지 않는 관광객을 위해 훨씬 다양한 선택 기회를 제공할 뿐이라고 항변했다. 발개위는 입장료를 낮추면서 교통비를 올리는 기만을 부리지 말고 관광객들의 실질적인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연합대학의 양옌펑 주임은 “입장료를 내리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운영상 어려움이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입장료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관광지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당신도 ‘놈놈놈’ 비하하는 ‘다문화맹’은 아닙니까

    당신도 ‘놈놈놈’ 비하하는 ‘다문화맹’은 아닙니까

    차별의 언어/장한업 지음/아날로그/240쪽/1만 4000원 #1.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백인과 흑인이 각각 길을 잃는다. 갈 길을 알려 달라는 부탁을 받은 한국인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다. 백인에게는 친절하게 응답하거나 손수 길을 인도하지만 흑인에게는 데면데면 응수하거나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2. 어릴 적부터 발레를 익힌 베트남 여학생이 한국 대학교에 유학을 온다. 그는 몸이 굳는 걸 막기 위해 틈틈이 발레 강습소를 찾아 몸을 풀면서 한국인 강사에게 지도를 부탁한다. 강사가 신기한 듯 쳐다보며 이렇게 말한다. “베트남에서도 발레를 가르치나요?”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피부색에 따라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불평한다. 백인에게는 비굴할 만큼 친절하지만 황인이나 흑인에게는 냉담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 베트남 유학생의 발레는 어떤가. 따져보면 19세기 중반부터 약 100년간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베트남에는 한국보다 훨씬 앞서 발레가 유입됐다. 그런데 ‘베트남 사람들도 발레를 배우냐’는 질문을 받는 베트남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한국인들은 ‘다문화 사회’를 애써 강조하지만 현실의 태도는 영 딴판이다.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더불어 살자는 공동체 의식보다는 나와 남을 가르는 차별의 몸짓이며 말이 앞선다. 다문화사회에 천착해 온 장한업 이화여대 교수는 한국의 뿌리 깊은 단일민족주의와 집단주의를 ‘차별의 언어’를 통해 꼬집는다. 그 차별과 비하의 언어는 중국인과 일본인, 서양인을 낮춰 부르는 ‘떼놈’, ‘왜놈’, ‘양놈’의 이른바 ‘놈놈놈’ 이론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떼놈은 ‘때가 많아서’, ‘떼를 잘 써서’쯤의 중국인에 대한 속칭이다. 하지만 그 어원인 ‘되놈’의 ‘되’는 북쪽을 가리키는 고유 한국어다. ‘왜놈’도 왜소한 일본인쯤으로 알고 입에 올리지만 본래 ‘왜놈’의 ‘왜’는 난장이 왜(矮)가 아닌 왜나라 왜(倭)다. 다문화 사회 한국에서 만연한 ‘놈놈놈’류의 편견과 비하를 저자는 ‘다문화맹’이라고 부른다. 그 ‘다문화맹’의 흔적은 이탈리아 스파게티와 베트남 쌀국수에서 쉽게 찾아진다. 베트남 쌀국수라 한다면 스파게티도 이탈리아의 밀국수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 땅에 그토록 많은 차별의 언어가 횡행하는 이유는 뭘까. 그 원인은 역시 단일민족주의처럼 민족과 자기를 우선시하는 중심주의와 집단주의다. 실제로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와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넘쳐난다. 외국에서는 내 남편, 내 아들이라 부르지만 한국인들은 늘상 우리 남편, 우리 아들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우리’의 어원은 울타리다. 울타리는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보호막이 되지만 그 밖의 사람에게는 차단막이 될 수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인 박노자는 한국인의 우리주의와 집단주의를 이렇게 꼬집은 적이 있다. “한국인은 ‘우리 것’은 본래 좋고 우월한 것이며 우리 속에 사는 ‘나’는 별로 잘난 게 없어도 우리에 속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상당히 잘난 것처럼 여긴다.”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사고하고 존재하는 만큼 언어를 잘못 쓰면 잘못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일갈이다. “20세기 말부터 이민자가 대거 들어오면서 다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저자는 이렇게 당부하고 있다. “인식을 전환하는 첫걸음은 자신과 자기 문화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성찰입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코세페 전야제’ 엑소 수호 “컴백 준비 중…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코세페 전야제’ 엑소 수호 “컴백 준비 중…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그룹 엑소가 컴백을 준비 중이라고 알렸다. 엑소는 27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2018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 기념 전야제 행사 ‘쇼퍼스 펀 나이트’(SHOPPER’S FUN NIGHT)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엑소의 리더 수호는 공연 중간 팬들과의 인사에서 “저희 엑소가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계속 늦춰지고 있다만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계속 준비하고 있는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컴백하면 여러 가지로 저희 엑소가 다같이 할 수 있는 것도 계획 중”이라며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우리 ‘엑소엘’(엑소 팬덤명)과 엑소가 함께 불태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회를 맡은 MC딩동이 “이번 코세페 축제 기간 동안 사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묻자 수호는 “제가 원하는 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며 “엑소엘의 사랑”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엑소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개최를 축하하는 이날 무대에서 ‘전야’, ‘코코밥’, ‘유니버스’, ‘파워’ 등 히트곡들을 열창했다. 이날 행사에는 엑소 외에도 레드벨벳, NCT 127, 려욱, 루나 등이 출연해 열띤 공연을 선보였다. ‘2018 코리아세일페스타’는 국내외 소비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쇼핑관광축제로 오는 28일부터 10일간 열린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수민 아나운서, 동기 뒷담화 폭로 “꼭 그래야 했나”

    김수민 아나운서, 동기 뒷담화 폭로 “꼭 그래야 했나”

    SBS 최연소 아나운서로 발탁돼 화제를 모은 김수민(22)아나운서가 동기의 뒷담화 내용을 SNS를 통해 폭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수민 아나운서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앞뒤 다른 사람들’이라는 글과 함께 학교 동기로 보이는 지인과의 대화 내용을 캡처해 올렸다. 사진 속 김수민 아나운서의 동기는 “SBS 공채 합격했다며? 하고 싶어 하는 일 잘 돼 좋다”고 축하했다. 이에 김수민은 “고맙다”고 했다. 동기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김수민 아나운서에게 “학교는 쉬는 거냐”고 물었고 김수민은 “그래야 할 것 같다. 시선도 부담되고”라고 답했다. 이어 ‘같은 사람이 올린 것’이라고 쓴 사진에서 동기는 자신의 개인 계정에 “벌써 연예인이라도 된 줄 아는 건지. 진짜 연예인이 지나다녀도 살기 바빠 별 신경 안 쓰는 게 우리 학교 사람들인데, 사람 참 안 변한다 싶더라”면서 “여태 주변 사람들한테 크고 작게 밉보인 전적이 많으신데 사회 나가서도 똑같은 짓이나 안하고 다녔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본 김수민은 “이런 거 올릴 거였으면 축하는 하지 말았어야지. 알아서 지워줬음 좋겠다”고 말했고 동기는 “적어도 네가 하고 싶어하던 일 이뤘으니 축하하는 마음은 진심이다. 글은 어차피 비밀 계정이고 내 계정이니 알아서 할게. 잘 지내라”라고 답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김수민 아나운서의 황당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공인으로서 개인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베와 만찬 트럼프… 한 손엔 생일 케이크, 한 손엔 통상 청구서

    아베와 만찬 트럼프… 한 손엔 생일 케이크, 한 손엔 통상 청구서

    만찬 직전 트위터엔 대일 통상 압박 글 日, 소고기 내주고 車관세 사수 나설 듯‘한 손으로는 미국산 스테이크를 대접하고, 또 다른 손으로는 트위터에 일본의 통상 개방을 압박하는 글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만찬에서 직접 케이크를 선물하며 생일 축가를 불렀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6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2시간 30분 동안 만찬을 하면서 지난 21일이었던 아베 총리의 64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만찬에는 통역만 대동한 채 두 정상만 참석했다. 메인 메뉴는 미국산 스테이크였고, 코스 요리가 끝난 뒤 큰 케이크가 등장해 트럼프 대통령이 통역자들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친분을 한껏 과시했지만 이날 만찬 직전 트위터에는 일본에 대해 통상을 압박하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을 돕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며 상호 호혜적 관계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싶다는 뜻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백악관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할 때 ‘2차대전 당시 진주만 공습을 잊지 않는다’는 직설적 표현으로 통상 불만을 제기했고, 지난 7일에는 “일본은 보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딜(협상)을 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면서 대일 무역 보복 실행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일 무역 불균형 문제는 27일 뉴욕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제외하는 조건으로 소고기 등 미국산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 이튿날에도 뉴욕 맨해튼의 유명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미국산 ‘숙성육 스테이크’를 먹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아베 총리를 직함 없이 이름인 ‘신조’로 부르며 친분을 과시했고, 지난해 양국 정상회담 때도 아베 총리의 생일을 축하했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판다 ‘신싱’…36번째 생일 맞아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판다 ‘신싱’…36번째 생일 맞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판다의 36번째 생일 축하 파티가 열렸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중국 중경시 충칭동물원의 판다 ‘신싱’(Xin Xing)에 대해 보도했다. 판다 ‘신싱’은 세계에서 현존하는 자이언트 판다로는 최고령으로 올해로 36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는 인간 나이로는 약 108세에 해당되는 나이다. ‘신싱’은 1982년 야생에서 새끼로 발견돼 지금까지 충칭동물원 보호 아래 무려 114마리의 자손들을 낳은 모든 판다의 할머니 격이다. 지난 16일 충칭동물원 측은 ‘신싱’의 36살을 축하하기 위해 대나무와 과일로 만든 케이크를 그녀에게 선사했다. ‘신싱’보다 오래 산 판다는 지금까지 단 3마리. 지난 1999년 7월 후베이성 동물원의 수컷 판다 두두(Du Du)가 37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지난 2016년 10월 홍콩 오션파크의 암컷 판다 지아 지아(Jia Jia)는 38살 나이로, 2017년 9월 푸젠성 푸저우 판다 월드의 암컷 판다 ‘바시’(Basi)는 37살로 숨졌다. 충칭동원물 측은 “‘신싱’은 지난 1982년 여름 쓰촨성 바오싱 지역에서 연구원들에 야생 새끼로 발견됐었고 그 이후로부터 충칭동물원에서 살고 있다”며 “그녀가 낳은 새끼는 지금까지 114마리이며 새끼 중 일부는 판다 외교의 일환으로 전 세계 20개국에 보내졌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원 관계자는 “‘신싱’의 정확한 생일을 알지 못해 매년 7월과 9월에 그녀의 생일 파티를 열고 있으며 ‘신싱’은 현재 매우 잘 먹고 건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야생에서의 판다 수명은 평균 약 20년이며 대체로 동물원의 판다들이 야생의 판다들보다 오래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chongqing zoo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고루한 유엔에 신바람 불어넣은 ‘방탄소년단’

    고루한 유엔에 신바람 불어넣은 ‘방탄소년단’

    “자랑스럽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제73차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니세프의 새로운 청소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파트너십 출범 행사에서 발언자로 초청받은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BTS가 지난 5월과 9월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기록한 것을 축하하고, 이들이 음악을 통해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대변함으로써 힘이 되고 있다고 격려한 것이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는 10~24세 청소년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유엔의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이다. 안토니오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2030년까지 모든 청소년들이 교육 시설 또는 고용 상태에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천명했다. 덴마크, 케냐, 파나마, 온두라스, 기니 등 세계 각국의 국가원수 및 정부수반 다수와 스리랑카와 니제르의 영부인 등이 참석했다. 앞서 미국 CBS는 BTS가 유엔총회 무대에 서는 배경과 관련, “유엔에는 젊음이 필요하고, 케이팝 보이밴드는 글로벌 15∼25세 집단을 지배한다”고 전했다. CBS는 “BTS가 고루한(staid) 유엔에 신바람(buzz)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사에서 이들이 젊은 세대의 아이콘으로서 유엔에 참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BTS는 ‘유니세프 글로벌 서포터스’라는 새 타이틀과 함께 낸 성명에서 “우리는 젊은이들이 서로 보여주는 상호 지원이 사랑을 보여주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과 2차정상회담 곧 열릴 것”

    트럼프 “김정은과 2차정상회담 곧 열릴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곧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보다 진전되고, 적극적인 비핵화 ‘용의’를 드러내면서 북·미 대화의 모멘텀이 마련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 기자들에게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좋아지고 있고 많은 것이 준비돼 있다”며 “곧(quite soon) 2차 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김정은(위원장)은 아름다운 편지를 써서 두 번째 회담을 요구했다”며 “우리는 만날 것(we will be doing that)”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6·12 싱가포르 회담에 이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리면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그것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해,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포함한 북·미 고위급 회담을 거쳐 2차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까운 미래에, 매우 잘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며 “북한에 대한 엄청난 진전”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며 비하하던 지난해와 지금의 북·미 관계는 크게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것(작년)은 다른 세상이고, 위험한 시간이었다”며 “지금은 1년이 지났고 훨씬 다른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당시 수행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안도현 시인이 서울신문에 당시 감동을 담은 기행문을 보내오셨습니다. 안 시인이 보고 느꼈던, 그리고 언론 매체에선 볼 수 없었던 정상회담 이면의 이야기들을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듯 생생한 북한의 풍경들을 함께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자의 서해 직항로의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보였다. 이른 새벽 해 뜨기 전에 잠을 자지 못하고 나선 길이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 순안비행장이라 불리던 평양국제비행장 청사는 현대식 건물로 면모를 완전히 바꿨고, 의장대와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의 함성이 귓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차범근도, 유홍준도…벅찬 감동에 “왜 이렇게 눈물이” 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 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천천히 움직였고 우리는 시민들의 진심 어린 표정 하나하나를 가까이에서 읽을 수 있었다. 버스 바깥도 버스 안도 만남의 감격의 출렁거렸다. 선두에서 남북 정상은 정상끼리, 행렬 뒤쪽에서 같은 동포인 우리는 우리끼리 만나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 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썬팅 처리된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볼 날이 없었다. 누군가가 눈물 타령한다고, 감상적이라고 또 이죽거린다고 해도 평양에서는 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식수행원들의 숙소는 백화원초대소, 특별수행원들의 숙소는 고려호텔이었다. 오랜만에 들어선 고려호텔은 별다른 장식 없이 조용히 낡아가고 있었다. 1인 1실로 배정된 방에는 사과, 배, 귤, 바나나로 구성된 과일 한 접시와 과자, 사탕, 껌이 담긴 접시 하나가 ‘당신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팻말과 함께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내게 재떨이는 또 반가운 선물이었고. 호텔 창밖으로 평양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올라 평양 시내 상공을 뒤덮고 있었다. 호텔에서 가까운 평양역 구내로 화물차와 전철이 쉼 없이 오가는 게 보였다.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호텔 2층 뷔페식당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는데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봤다. 북쪽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룩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으면서 나는 1930년대 후반 시인 백석을 떠올렸다. ●김정숙 여사 ‘영부인 외교’ 동행한 리설주 여사 ‘깍듯한 환대’ 인상적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와 같은 문화예술계 인사,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등 체육계 인사,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14호차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쪽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정장 차림에다 하이힐을 신고 부동자세에 가까운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이기 전에 젊은 부부가 웃어른을 모시는 우리의 전통 예절을 잊지 않으려는 자세가 분명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이어서 김원균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했다. 김원균은 북한의 국가와 ‘김일성장군의 노래’ 등을 작곡한 사람으로 북한 정권 초기 앞장서서 음악으로 ‘혁명과업’을 수행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재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 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되었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 ‘그대 없이는 못 살아’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주었다. 남쪽의 대중가요를 선곡한 것도 모두 남쪽 손님들에게 예를 갖추기 위한 거라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그렇지만 나는 귀에 익숙한 노래를 들으면서도 왠지 불편했다. 낯간지러운 가사와 트로트풍의 가요를 내가 모두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외국에 나가 북한 식당을 들렀을 때 점점 남쪽 사람들의 입맛대로 음식들이 변화하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불편함과 유사한 것이다. ●‘홀로아리랑’에 눈물…“어떤 난관도 아리랑 고개 넘듯 헤쳐 가야” 환영공연에 등장한 인민배우들의 한복 디자인도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원래의 것을 놓치고 남쪽을 흉내 내는 일로 남쪽을 배려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될 모든 남북 관계에서 북한은 원래의 북한을 유지해야만 화해와 협력도 대등한 관계 속에서 진전될 것이 아닌가.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되었다. 가사 뒷부분은 이렇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타고 간다/ 가다가 홀로섬에 닻을 내리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해보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1980년대 후반에 남쪽에서 만들어진 이 노래가 2018년 평양에서 울려 퍼진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걸어가기도 하였다.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은 동지와 부인 리설주 녀사께서 주최하는 연회”가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 것으로 나는 평양 방문을 한 것에 대해 우쭐거려 보려고 한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 이에 화답하듯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내 옆자리에 앉은 당중앙위 조용원 부부장은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금지의 언어가 아니라 소통의 언어로 말하고자 하였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은 찡그린 얼굴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한 한 사람은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평양에서 가장 현대화한 지역은 미래과학거리 구역이었다. 여기에는 전에 없던 현대식 고층빌딩과 아파트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곳에는 과학자, 연구자, 교육자들이 주로 거주한다고 했다. 이 거리의 가로수들은 대부분 메타세쿼이아였다. 북에서는 이걸 수삼나무라고 부른다. 이밖에 평양의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나무들은 살구나무와 버드나무가 있다. 봄이 되어도 평양 거리에 벚나무들이 벚꽃을 휘날리는 일은 없다.9월 19일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이번 평양 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기록될 공동선언은 남쪽에 생중계 되었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웅장한 집단체조…남북 정상을 향한 15만 환호는 ‘지축 진동’ 평양 방문은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고,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모두 300g이었다. 평양교원대학은 우리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합친 교육기관이다. “어린이들에게 한 컵의 물을 주기 위해 한 동이의 물을 들이키는 심정으로 가르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평양 방문 때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집에 그 판화를 가져와 펼쳐 놓고 다시 보아도 내 선택이 현명했던 건 분명하다.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 보는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지축을 울린다는 그 상투적인 표현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수사일 것이다.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주었다. 다들 하나같이 말했다. “남쪽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는 공연이지. 아이들을 저렇게 동원해서 연습 시키면 가만히 있을 엄마가 한 사람도 없을 걸.” 씁쓸했지만 그게 또 우리의 현실이었다. 1970년대 중반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중학생이었던 나도 마스게임에 참여해본 적이 있다. 어린 우리는 뙤약볕 속에서 살을 태워가며 연습을 해야 했다. 개인은 없고 집단만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북쪽 안내원이 말했다. “여기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엄마는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한답니다.”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저녁 9시경이었다. 20일 새벽 4시에 출발한다는 갑작스런 통보가 전해졌다. 평양 방문 내내 우리는 그 다음 일정을 알지 못해 궁금해 하였다. 일정이 정해진다고 해도 남과 북의 안내원 말이 다를 때가 있었다.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면서 실무적으로 삐걱거리는 일도 있었던 것 같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특별수행원들은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백두산은 밤에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다는 말도 들렸다. 어쨌든 젊은 가수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9월 20일 새벽 1시까지 큰 짐들을 호텔 로비에 내려놓으라는 전갈이 왔다.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되었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서 빈 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남북을 위한 백두산의 환대, 이젠 평양도 백두산도 멀지 않더라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의 공기였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나는 마음껏 맑고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만약에 할 수만 있다면 삼지연의 공기를 팔아 돈을 벌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지연비행장과 그 주변은 말끔하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새로운 터미널이 신축되었고, 활주로는 깨끗하였다. 백두산으로 가는 포장도로도 손색이 없었다. 이깔나무(냑엽송), 가문비나무, 자작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길을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말했다. “남쪽에서 오신 나이 드신 손님들을 위해 속도를 80㎞ 이하로 줄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백두산과 천지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로 우리를 환대해 주었다. 1920년대에 육당 최남선이 쓴 ‘백두산근참기’를 나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꽃은 졌지만 잎은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는 일이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봉투에 넣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즐거움이었다. 백두산과 천지 주변을 마음껏 걸으며 둘러보고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 잎사귀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는 것, 그것으로 나의 ‘백두산근참기’는 완결편을 갖게 되었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 백종원♥소유진, 딸 생일파티에 행복한 미소 ‘훈훈한 가족’

    백종원♥소유진, 딸 생일파티에 행복한 미소 ‘훈훈한 가족’

    배우 소유진이 남편 백종원과 아이들과의 행복한 일상을 공개했다. 21일 소유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서현이 세 번째 생일날♡”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백종원, 소유진, 아들 용희, 딸 서현이 케이크를 두고 둘러 앉은 모습이 담겼다. 딸 서현의 생일을 축하하는 이들이 모습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아이들을 귀여워하는 백종원과 소유진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소유진은 지난 2013년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결혼해 슬하에 세 아이를 두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픈 우리 역사, 추석에도 함께해요” 한혜진·유재석 응원 쌓인 ‘기억할게 우토로’

    “아픈 우리 역사, 추석에도 함께해요” 한혜진·유재석 응원 쌓인 ‘기억할게 우토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에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가 살고 있는 일본 ‘우토로 마을’에 평화기념관을 건립하기 위한 캠페인에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이 캠페인에 유명인들이 가세해 화제를 모으며 기부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에 따르면 21일 기준 ‘기억할게 우토로’ 캠페인으로 모인 기부금이 약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토로에 평화기념관을 세우려는 이 캠페인은 지난 7월 30일부터 시작해 12월 31일까지 진행된다. 한국 국민이 힘을 합쳐 일본에 있는 조선인 마을을 지킨 역사를 기억하고, 일본인에 아픈 일제 시대 역사를 알리고자 기획됐다.최근 유명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모델 한혜진씨는 지난 20일부터 캠페인을 홍보하는 ‘시민 캠페이너’로 활동한다. 한씨는 “우토로 마을에서 살았던 사람들, 일어난 일들에 대해 많은 분이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평화기념관을 건립해 기억이 역사가 되는 일을 돕고 싶다”고 동참 이유를 밝혔다. 방송인 하하씨와 배우 김혜수씨, 방송인 김미화씨 등도 시민 캠페이너로 참여하고 있다.크리에이터 디바제시카는 지난달 10일 카카오티비 생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우토로의 역사를 알리는 특별 방송을 진행했다. 특히 우토로 마을에 남은 유일한 1세대 생존자인 강경남 할머니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디바제시카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420만원을 기부했고, 디바제시카가 사비를 보태 모두 1000만원을 재단에 전달했다. 유명 한국사 강사 최태성씨도 지난달 진행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우토로 이야기’ 특강을 재능기부했다. 또 본인 저서 인세 수익 1000만원을 이번 캠페인에 기부했다. 방송인 유재석씨도 지난 7월 이 캠페인에 동참해 5000만원을 기부했다.‘우토로 마을’은 일제강점기 일본 교토 군 비행장 건설에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이 살던 마을로 징용된 노동자들은 종전 이후 이곳에 그대로 방치됐다. 반세기 넘게 마을을 일구고 살았던 주민들은 일본 도시개발의 일환으로 이 마을이 재개발 대상이 되자 강제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2005년 이 소식이 한국 사회에 알려지며 모금 운동이 생겨났다. 2010년 한·일 시민단체와 한국 정부가 우토로 마을의 3분의1을 사들였고, 교토 우지시가 시영주택을 지어 지난 2월 39세대가 입주했으며 두번째 아파트도 2~3년 안에 완공될 예정이다. 아름다운 재단 관계자는 “기념관 건립에는 20억원이 필요하지만, 시민 모금액으로는 3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면서 “캠페인이 많이 알려져 앞으로 기업과 기관에서도 동참해 모든 금액이 채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정가은 교통사고 현장 사진 공개 “아침부터 사고쳤다”

    정가은 교통사고 현장 사진 공개 “아침부터 사고쳤다”

    방송인 정가은이 교통사고를 낸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21일 정가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후덜덜덜 아침부터..사고쳤네요.. 남은 2018년은 좋은일만있겠죠? ㅠ.ㅠ #웃으면복이와요 #소문만복래 #아하하하하”라는 글과 함께 사고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정가은의 차로 보이는 회색 차의 앞 범퍼가 찌그러진 모습이 담겼다. 정가은은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흰색 차량과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가은은 지난 1월 결혼 2년 만에 이혼 소식을 알린 바 있다. 현재 딸 소이를 키우는 정가은은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인생술집’ 비아이, 김지원 고백 “연애 안 해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인생술집’ 비아이, 김지원 고백 “연애 안 해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

    그룹 아이콘의 멤버 비아이가 배우 김지원을 향한 뜨거운 팬심을 고백했다. 20일 방송된 tvN ‘인생술집’에서는 ‘레게 강 같은 평화’라는 새 팀명과 함께 돌아온 하하와 스컬, 초통령으로 등극한 아이콘 비아이, 김진환, 구준회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비아이는 ‘연애 대작’ 코너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은 아무도 못 말린다”는 글을 적어 궁금증을 남겼다. 그는 “연애를 하지 않아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담도 받고 해 줬지만 사람들은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게 되는 거 같더라.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절 안 좋아하더라”라고 털어놨다. MC 김준현은 ”어떤 여배우에게 영감 받아 곡 10개를 썼다던데“라고 물었고 비아이는 ”김지원 씨. 드라마 ’쌈 마이웨이‘ 7화 마지막 장면이 너무 귀여웠다. 그걸 20번 돌려보면서 대사를 노래 제목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지원에겐 부담이 될까봐 걱정 됐는데 뮤즈로서 한 번쯤은 뵙는 게 목표다“고 바람을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인생술집’ 비아이 “‘사랑을 했다’ 저작권료, 외제차 두 대값 정도”

    ‘인생술집’ 비아이 “‘사랑을 했다’ 저작권료, 외제차 두 대값 정도”

    ‘인생술집’ 아이콘 비아이가 히트곡 ‘사랑을 했다’ 저작권료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인생술집’에서는 하하와 스컬, 아이콘 비아이, 김진환, 구준회가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MC들은 아이콘을 ‘유통령’으로 만들어 준 곡 ‘사랑을 했다’에 대해 언급했다. 신동엽은 “아이들이 따라하는 게 얼마나 기뻐할 일이냐면, 저 아이들은 크면서도 저 곡을 영원히 잊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김희철 또한 “국민송이 된 것”이라며 극찬했다. 이후 출연진들은 비아이에게 ‘사랑을 했다’ 저작권료에 대해 물었다. 비아이는 “외제차 두 대값 정도”라고 말했다. 이를 듣던 멤버 구준회는 “우리에게 한 얘기랑 다르다. 생각보다 별로 안 들어왔다고 했는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비아이는 곡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세 명이서 놀면서 작업을 하다 두 시간 만에 탄생했다. 순수한 마음으로 작업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사진=tvN ‘인생술집’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해투3’ 유재석 “둘째, 내 구강구조는 닮지 않았으면”

    ‘해투3’ 유재석 “둘째, 내 구강구조는 닮지 않았으면”

    유재석이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자신의 구강구조를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서는 임창정, 서유정, 박은혜, 우주소녀 보나, NCT 루카스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MC 전현무는 “세월이 정말 빠르다. 유재석 씨 둘째 소식을 들은 게 엊그제 같은데 다음달에 출산”이라고 말했다. 조세호는 유재석의 둘째 출산을 미리 축하하며 “우리 아이가 이것만큼은 날 닮았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유재석은 “아직 거기까진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안 닮았으면 하는 것들은 많이 생각난다. 구강 구조나 하관 같은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KBS2 ‘해피투게더3’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붓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려야죠…수묵담채화 기법 후세 남기고파”

    “붓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려야죠…수묵담채화 기법 후세 남기고파”

    “한국화, 특히 수묵화가 오랫동안 침체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수묵을 연구하는 화가들이 공부를 게을리해서 노력하지 않은 탓이 크다고 봅니다. 대학에서는 동양화나 한국화 전공 학과가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그래도 나는 우리 고유의 수묵담채화 전통과 기법을 후세에 남기고 싶습니다. 붓을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릴 겁니다.” 길이 57m의 초대작을 그렸다는 오산 홍성모(58) 화백의 화실을 지난 12일 찾았다. 흰머리를 길게 길러 뒤로 묶었고, 빨간색 셔츠와 검정 개량 한복 바지를 입고 나왔다. 악수하며 맞잡은 손에서 작은 굳은살들이 느껴졌다.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그의 화실로 들어서자 안쪽 벽에 걸린 가로 2.75m, 세로 1.7m 크기의 흑백 그림이 반겼다. 무슨 그림인지 묻자 “사자 바위”라고 짧게 답한다. 설명을 듣고 그림을 보니 동그란 눈과 오뚝한 콧날, 수북한 갈기가 엿보이는 게 앞을 내려보는 사자처럼 보였다. 홍 화백은 “적벽강 사자 바위는 채석강과 함께 부안의 명물”이라고 설명해 줬다. 그는 전북 부안 출신이다. 그가 작품 구상을 설명했다. “사자니깐 전반적으로 좀더 거칠게 사납게 표현하려고 합니다. (그림 오른쪽 상단을 가리키며) 빛을 이쪽으로 넣고···.” 이 그림은 부안군의회 포토존에 걸릴 예정이다. 화실의 다른 벽에는 용 비늘 같은 껍질의 소나무와 노란 개나리가 피어난 마을, 살구꽃이 흐드러진 동네 어귀의 그림들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길이 57.4m짜리 초대형 그림을 그렸다던데. -계화도에서 줄포만생태공원까지 변산반도 83㎞의 해안 사계절을 담았습니다. 한지에 그린 수묵화로, 길이가 57.4m, 높이가 1.2m입니다. 가로 2.05m짜리 작품 28개를 그려 이었지요. 시작한 지 20개월 만인 지난 6월에 완성했습니다. 그사이 쓰러져 병원에 두 번 실려 갔죠. 지난 7월 부안군에 이 그림 ‘해원부안사계전도’를 기증했습니다. 군청 민원실 1층과 2층 사이 난간 벽에 길게 걸려 있습니다.→이런 초대형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는. -2013년 여름에 위도로 하얀 상사화 스케치를 하러 갔었거든요. 돌아오는 길에 선상에서 변산반도를 바라봤는데 너무 아름다워 이곳을 연작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바다에서 육지 쪽인 채석강을 보면 그야말로 신이 혼자 즐기려고 만든 정원같이 빼어난 절경입니다. 말 그대로 ‘해원’(海苑·바다의 정원)이지요. 이를 그려 기증하겠다고 제안하니 부안군에서 흔쾌히 받아 주었습니다. →부안군이 많이 지원해 줬겠다. -부안군이 곰소항 쪽에 작업실을 마련해 줬습니다. 저는 월~목요일 서울에서 활동하다 금요일 부안에 내려가 일요일까지 작업했습니다. 주말마다 266㎞를 달려 내려갔지요. 해안을 스케치하러 낚싯배를 15번 빌려 타고 나갔지요. 낚싯배 한 번 빌리는 데 30만원, 그건 제 지갑에서 나갔습니다. 겨울엔 줄포만 쪽엔 수심이 얇아 배가 못 들어가니 조개 캐는 아주머니들 태우는 경운기와 트랙터를 얻어 타고 갔지요. 잠은 처음엔 여관방에서 자다가 비용 문제로 찜질방에서 자고···. →작업할 때 가장 큰 애로는. -먹는 것이었습니다. 작업에 열중하다 깜빡 저녁 시간을 놓쳐 밤 8~9시쯤 나가면 식당들이 문을 닫아 먹을 데가 없어요. 또 간장게장이니, 무슨 찌개를 한 그릇 먹으려 해도 1인분은 팔지 않고 2인분 이상만 팔더라고요. 그래서 2인분을 시켜 1인분만 먹고 1인분은 포장해 와서 다음날 먹기도 했습니다. 나중엔 서울에서 출발할 때 도시락을 두 끼 정도 싸 다니기도 했고···. 표구 값만 1000만원 넘게 들었는데, 모두 제 사비로 충당했습니다. →남다르게 깊은 고향 사랑 아닌가. -고교 졸업 후 가출하다시피 고향을 떠났습니다.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나 고향에 대한 추억은 아팠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고향이지요. 아름다운 풍광의 고향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은 고향에 대한 보은의 마음입니다. 나이가 더 들어 눈이 침침해지고 손이 떨려 작업이 힘들어지기 전에 그림을 남겨 두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게 사진 촬영을 위해 작품을 그리는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하자 직접 붓으로 그림을 그렸다. 붓질 한 번에 산이 솟고, 나무에서 잎이 돋고, 길이 만들어지고, 강이 흘렀다. 그는 작품을 할 때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한다. “스케치를 보고 바로 붓질을 하죠. 그러다가 잘못되면 작품을 고칠 수도 없으니 그대로 종이를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버린 화선지 값만 해도 강남 아파트를 사고도 남을 겁니다.” →심장병 어린이를 많이 도왔다던데. -제가 심장병으로 대학 4학년 때 수업 중에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그때 의사가 ‘수술해도 죽고, 안 해도 죽는다’고 했어요. 동료 학생들이 1000원씩 걷어 모금한 도움으로 심장병 수술을 했고, 그 덕분에 살아났습니다. 그 후 돈이 생기면 단 한 명에게 심장병 수술을 시켜 주자고 결심한 것이 심장병 환자를 돕는 계기가 됐습니다. 1985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까지 13년 동안 어린이 50명에게 심장병뿐만 아니라 언청이 등의 수술을 해 줬습니다. 환자가 있다는 소식만 들리면 바로 찾아 입원시켰습니다. →심장병 어린이를 돕자면 돈이 많이 들었을 텐데. -자랑 같지만 제가 졸업과 동시에 미술대전에서 특선으로 입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잘나갔죠. 병원비는 그때 작품을 그려 팔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그려서 팔고, 후원금 계좌도 만들고, 그렇게 해서 해마다 병원에 2500만원가량을 한꺼번에 냈습니다. 그런데 IMF가 터지니 그림이 팔리지 않았고, 후원금도 끊겼습니다. 병원에서는 외상 수술비 갚으라고 독촉도 오고···. 그때 병원 외상이 2억원 남짓 했습니다. 금모으기 운동할 때 와이프 몰래 결혼 반지, 아이들 돌 반지까지 모조리 팔아 병원비를 갚는 데 보탰습니다. 그래도 남은 빚은 병원에서 탕감해 줬습니다. 지금은 심장병 수술을 돕는 단체도 많고, 보험도 적용되고 해서 더는 안 합니다. →그림 실력을 타고났나 봐요. -요즘도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하루 최소 2시간씩은 붓을 잡습니다. 대학 다닐 때 서양화를 전공하다가 동양화로 바꿨습니다. 동양화 특히 한국화의 맛과 멋, 선의 묘미를 깨닫는 데 10년이 걸렸습니다. 요즘엔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오른쪽 팔이 아파 들지를 못합니다. 한참 풀어 줘야 움직일 수 있지요. 이것도, 직업병 아닌가요. 하하하. 그의 오른손을 다시 만져 봤다. 가운뎃손가락의 마지막 끝 부분이 한쪽으로 뭉턱 들어갔다. “오랜 시간 붓을 잡고 씨름한 훈장이지요.” 그리고 그 손가락 끝과 손톱은 다른 손가락과는 달리 먹물로 검게 변해 있었다. →강원도 그림을 많이 그렸던데. -IMF 이후 병원 빚을 겨우 갚고 나서, 또 건강이 악화되어 숨어 살려고 강원 영월에 들어갔습니다. 그전에 80년대부터 영월군 청령포를 처음 접했을 때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기암절벽의 산과 계곡이 전부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그런 풍경에 반해 영월의 폐교에 화실을 마련해 거기서 살았습니다. 할 일이 없으니 정말 그림을 많이 그렸지요. →다음 전시회는 언제 여나. -내년에 열한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림에 스토리텔링을 하는, 약간 색다른 전시를 할까 합니다. 그림의 배경이 되는 정자나 경치, 나무 등에 얽힌 역사와 야사 등도 함께 적어서 그림 아래에 붙여 전시할 계획입니다. 요새 시간이 날 때마다 부안에 내려가 이야기를 채록하고 있습니다. 한 100점 정도 전시할 생각인데, 지금 70점 정도 완성했습니다. 글 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홍성모는 누구 - 1961년 전북 부안 출생, 원광대 사범대 미술교육학과 졸업, 동국대 예술대학원 미술학과 졸업(석사), 개인전 10차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성균관대 겸임교수 역임, 동국대·원광대 강사 역임 ●작품의 대표적 소장처 - 한국은행 청주지점, 외교부, 국립현대미술관, 가천대 길병원, 싱가포르 대사관, 부안군청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붓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려야죠…수묵담채화 기법 후세 남기고파”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붓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려야죠…수묵담채화 기법 후세 남기고파”

    길이 57.4m 초대작 남긴 홍성모 화백이 말하는 수묵화“한국화 특히 수묵화가 오랫동안 침체해 있습니다. 그 이유를 따져보면 저를 비롯한 수묵을 연구하는 화가들이 공부를 게을리해서 노력하지 않은 탓이 크다고 봅니다. 그림에 발전이 없었던 것입니다. 대학에서는 동양화나 한국화 전공 학과가 없어지는 추세지요. 그래도 나는 우리 고유의 수묵담채화 전통을 후세에 남기고 싶어요. 붓을 들 수 있을 때까지 그릴 겁니다.” 길이 57m의 초대작을 그렸다는 소식에 동양화가 오산(悟山) 홍성모(58) 화백을 지난 12일 찾아갔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그의 화실이 찾아가는 길에서 그를 만났다. 화실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짐작한 듯 홍 화백이 마중 나온 것이다. 흰 머리를 길게 길러 뒤로 묵었고, 빨간색 셔츠와 검정 개량 한복 바지를 입고 나왔다. 길거리에서 악수를 했다. 그의 손바닥은 작은 굳은 살이 박혀 거칠거칠했다. 그를 따라 화실에 들어서자 안쪽 벽에 걸린 가로 2m75cm, 세로 170cm 크기의 흑백 그림이 반겼다. ‘무슨 그림이냐.’고 물어보자 그는 처음 만난 기자가 다소 서먹한지 “사자 바위”라고 짧게 답한다. 완성되지 않은 작품을 남에게 보이는 것이 다소 어색한 듯도 했다. 설명을 듣고 그림을 보니 동그란 눈과 오뚝한 콧날, 수북한 갈기··· 앞을 내려보는 사자처럼 보였다. 홍 화백은 “적벽강 사자 바위는 채석강과 함께 부안의 명물”이라고 설명해줬다. 그는 전북 부안 출신이다. 어색함이 다소 풀린 듯 작품 구상을 설명했다. “사자니깐 전반적으로 좀 더 거칠게 사납게 표현하려고 합니다. (그림 오른쪽 상단을 가르키며) 빛을 이쪽으로 넣고···.” 이렇게 큰 그림을 어디에 전시할 것이냐고 묻자 “부안군의회 포토존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화실의 다른 벽에는 용 비늘 같은 껍질의 소나무와 노란 개나리가 피어난 마을, 살구 꽃이 흐드러진 동네 어귀의 그림들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눈이 호사를 누렸다.- 길이 57.4m짜리 초대형 그림을 그렸다던데.☞ 변산반도의 4계절을 그렸습니다. 계화도에서 줄포만생태공원까지 83km의 해안 4계절을 20개월 만에 완성했지요. 지난 7월에 부안군에 이 그림 ‘해원부안사계전도’를 기증했습니다. 군청 민원실 1층과 2층 사이 난간 벽에 길게 전시돼 있습니다. 한지에 그린 수묵화로, 길이가 57.4m, 높이가 120cm입니다. 가로 2m5cm짜리 작품 28개를 그려 이었지요. 이 작품을 하다가 과로로 화실에서 쓰러져 병원에 두 번이나 실려갔습니다. - 이런 초대형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는.☞ 2013년 여름에 위도로 하얀 상사화 스케치를 하러 갔었거든요. 그때 돌아오면서 선상에서 본 변산반도가 너무 아름다워 이곳을 연작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바다에서 육지 쪽인 채석강을 바라보면 그야말로 신이 혼자 즐기려고 만든 정원같이 아름다운 절경입니다. 말 그대로 ‘해원(海苑·바다의 정원)’이랍니다. 이를 그려 기증하겠다고 제안하니 부안군에서 흔쾌히 받아주었습니다. - 부안군이 많이 지원해 줬겠다.☞ 부안군이 곰소항 쪽에 작업실을 마련해줬습니다. 저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금요일 부안에 내려가 일요일까지 작업했습니다. 주말마다 266km를 달려 내려갔지요. 해안을 스케치하러 낚싯배를 15번 빌려 타고 나갔지요. 낚싯배 한번 빌리는데 30만원, 제 지갑에서 나갔습니다. 겨울엔 줄포만 쪽엔 수심이 얇아 배가 못 들어가니 조개 캐는 아주머니들 태우는 경운기와 트랙터를 얻어 타고 갔지요. 개펄이어서 발이 빠지니 걸어다니진 못하거든요. 잠은 처음엔 여관방에서 자다가 비용 문제로 찜질방에서 자고···. - 해원부안사계도 작업할 때 가장 큰 애로는.☞ 먹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작업에 열중하다 깜빡 저녁 시간을 놓쳐 밤 8~9시쯤 나가면 식당들이 문을 닫아 먹을 데가 없어요. 또 간장게장이니, 무슨 찌개를 한 그릇 먹으려 해도 1인분은 팔지 않고 2인분 이상만 팔더라고요. 그래서 2인분을 시켜 1인분만 먹고 1인분은 포장해와서 다음날 먹기도 했습니다. 나중엔 서울에서 출발할 때 도시락을 두 끼 정도 싸다니기도 했고···. 표구 값만 1천만원 넘게 들었습니다. 모두 제 사비로 충당했습니다. - 정말 고향 사랑이 남다르게 깊다.☞= 고교 졸업 후 가출하다시피 고향을 떠났습니다.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나 고향에 대한 추억은 아팠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친척들밖에 없지만, 그래도 고향이지요. 그래서 아름다운 풍광의 고향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은 고향에 대한 보은의 마음입니다. 나이가 더 들어 눈이 침침해지고 손이 떨려 작업이 힘들어지기 전에 그림을 남겨두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산반도를 쳐다보고 화폭에 담으면서 고향에 대한 애착이 새록새록 깊어졌습니다. 그에게 사진 촬영을 위해 작품을 그리는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자 직접 붓으로 그림을 그렸다. 붓질 한 번에 산이 솟고, 나무에서 입이 돋고, 길이 만들어지고 강이 흘렀다. 그는 작품을 할 때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한다. “스케치를 보고 바로 붓질을 하죠. 그러다가 잘못되면 작품을 고칠 수도 없으니 그대로 종이를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버린 화선지 값이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사고도 남을 겁니다.” - 심장병 어린이를 많이 도왔던데, 계기는.☞ 제가 심장에 구멍이 생기는 질병으로 대학 4학년 때 수업 중에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그때 의사가 ‘수술해도 죽고, 안 해도 죽는다.’고 했어요. 동료 학생들이 1000원씩 걷어 모금한 도움으로 심장병 수술을 했고, 그 덕분에 살아났습니다. 그 후 돈이 생기면 단 한 명에게 심장병 수술을 시켜주자고 결심한 것이 심장병 환자를 돕는 계기가 됐습니다. 1985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까지 13년 동안 어린이 50명에게 심장병뿐만 아니라 언청이 등의 수술을 해 줬습니다. 환자가 있다는 소식만 들리면 바로 찾아 입원시켰습니다. 가천 길병원 이길녀 이사장님이 의료팀을 만들어주었지요. 참, 고마운 분입니다. - 심장병 어린이를 돕자면 돈이 많이 들었을 텐데.☞ 자랑 같지만 제가 졸업과 동시에 미술대전에서 특선으로 입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잘 나갔죠. 입원비는 그때 작품을 그려 팔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그려서 팔고, 후원금 계좌도 만들고, 그렇게 해서 해마다 병원에 2500만원가량을 한꺼번에 수술비로 냈습니다. 그런데 IMF가 터지니 그림이 팔리지 않았고, 후원금도 끊겼습니다. 병원에서는 외상 수술비 갚으로고 독촉도 오고···. 그때 병원 외상이 2억원 남짓 했습니다. 금모으기 운동할 때 와이프 몰래 결혼 반지, 아이들 돌 반지까지 모조리 팔아 병원비를 갚는데 보탰습니다. 그래도 남은 빚은 병원에서 탕감해 줬습니다. 이젠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기관도 많고, 의료보험도 되니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 젊은 시절 이름을 날렸군요.☞ 특선하고 나서 대학 졸업 직후 전북 익산에서 활동했는데 건달들 등쌀에 힘들었습니다. 건달들이 저를 납치해 여관방에 감금시켜두고 그림을 그리게 했거든요. 건달들은 제 그림을 강매해서 돈을 챙겼던 거죠. 그때 경찰서장이 건달들에게 저를 건들지 말라고 경고도 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던 1988년 서울로 도망쳐 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번은 검은 양복 차림의 20대의 깍두기가 제 화실로 찾아와 ‘오산 선생, 어디 있느냐’고 묻기에 ‘내가 오산인데···.’라고 했더니 ‘너 말고, 너희 선생 어딨느냐’고 하더라고요. 서울은 사람도 많고 작가도 많으니 제게 관심이 없어진 거죠. - 그림 실력을 타고났나 봐요.☞= 요즘도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하루 최소 2시간씩은 붓을 잡습니다. 대학 다닐 때 서양화를 전공하다가 동양화로 바꿨지요. 유화 페인트 냄새에 머리가 아파서 작업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1985년부터 수묵담채화로 전향했습니다. 동양화로 바꾼 지 5개월 만에 한국미술대전에 입선하고 그다음 해에 특선하니깐 신동났다고 했지요. 화선지를 끼고 스케치를 나갔지요. 하지만 동양화 특히 한국화 맛과 멋, 선의 묘미를 깨닫는 데는 10년이 걸렸습니다. 요즘엔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오른쪽 팔이 아파 들지를 못합니다. 한참 풀어줘야 움직일 수 있지요. 이것도, 직업병 아닌가요. 하하하. 그의 오른손을 다시 만져봤다. 가운뎃손가락의 마지막 끝 부분이 한쪽으로 뭉턱 들어갔다. “오랜 시간 붓을 잡고 씨름한 훈장이지요.” 그리고 그 손가락 끝과 손톱은 다른 손가락과는 달리 먹물로 검게 변해 있었다. - 강원도 그림을 많이 그렸다.☞= IMF 이후 병원 빚을 다 갚고 나서, 또 건강이 악화되어 숨어 살려고 강원도 영월에 들어갔습니다. 그 전에 80년대부터 영월군 청령포를 처음 접했을 때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기암절벽의 산과 계곡이 전부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그런 풍경에 반해 영월의 폐교에 화실을 마련해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영월에서 딱히 할 일이 없으니 정말 그림을 많이 그렸지요. 지금도 영월에 아는 사람이 고향 부안보다 더 많아요. - 전시회 계획은.☞ 내년에 열한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단순히 그림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에 스토리텔링을 하는, 약간 색다른 전시를 할까 합니다. 그림의 배경이 되는 정자나 경치, 나무 등에 얽힌 역사와 야사 등도 함께 적어서 그림 아래에 붙여 전시할 계획입니다. 요새 시간이 날 때마다 부안에 내려가 어른들한테 이야기를 채록하고 있습니다. 한 100점 정도 전시할 생각인데, 지금 70점 정도 완성했습니다. - 꿈이 무엇인가.☞ 부안의 절경을 그림으로 많이 남기는 것입니다. 건강하게 지내면서 좋은 작품을 많이 남기고, 그 작품들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일걸요. 또 와이프랑 전시회를 같이 여는 것입니다(그의 부인 강지우씨는 학교 과후배로, 수채화를 그린다). 그는 서울신문 기자인 점을 의식한 듯 “옛날에 서울신문 1층 갤러리에 자주 갔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개인전도 하고 단체전은 여러 번 했던 인연이 있다”며 “서울신문에 있던 미술관이 없어져 아쉽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홍성모는 누구 - 1961년 전북 부안 출생- 원광대 사범대 미술교육학과 졸업- 동국대 예술대학원 미술학과 졸업(석사)- 개인전 10차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성균관대 겸임교수 역임- 동국대·원광대 강가 역임 ●작품 대표적 소장처 - 한국은행 청주지점- 외교통상부- 국립현대미술관- 가천 길병원- 싱가포르 대사관- 부안군청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아는 와이프’ 지성이 진짜 사랑꾼인 이유...남다른 자녀 태명 공개

    ‘아는 와이프’ 지성이 진짜 사랑꾼인 이유...남다른 자녀 태명 공개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가 종영을 앞둔 가운데, 배우 지성의 ‘진짜 와이프’ 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8일 지성(본명 곽태근)이 SBS 파워FM ‘박선영의 씨네타운’에 출연해 아내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DJ 박선영 아나운서는 지난달 전해진 지성-이보영 부부 둘째 임신 소식을 축하하며 태명을 물었다. 지성은 “둘째 태명은 ‘보아’”라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아내인 이보영 이름을 따 “‘보영이의 아기’라는 뜻에서 ‘보아’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앞서 지성은 지난 2015년 태어난 첫째 딸 태명 역시 아내 이름을 따서 지은 바 있다. 첫째 딸 태명은 ‘이보영’과 ‘베이비(Baby)’를 합친 ‘보배’다. 지성의 남다른 아내 사랑에 이를 들은 팬들은 “최고의 남편”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한편 지성은 배우 이보영과 7년 열애 끝에 지난 2013년 결혼했다. 지성이 출연하는 ‘아는 와이프’는 16회 여정을 끝으로 오늘(20일) 종영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폼페이오 “북미협상 곧바로 할 준비…오스트리아 빈서 회담”

    폼페이오 “북미협상 곧바로 할 준비…오스트리아 빈서 회담”

    미국이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축하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협상을 곧바로 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에게 평양에서의 성공적 회담 결과에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한다”면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 간 비핵화 협상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될 수 있는 한 빨리 시작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남북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및 ‘9월 평양 공동선언’ 발표 1시간 만인 이날 오전 0시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사찰(Nuclear inspections)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환영 트윗과 함께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 뒤 북미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재개를 공식화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 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김 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향한 조치 차원에서 이미 발표한 대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미국과 국제적 사찰단의 참관 속에서 영구히 폐기하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결정을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FFVD가 김 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이 같은 중요한 약속들에 기반해 미국은 북미 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오늘 아침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외무상을 다음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 나와 리 외무상 모두 이미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돼 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특히 “우리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북한의 대표자들에게 요청했다”면서 IAEA 본부가 위치한 상징성이 있는 빈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가동될 ‘빈 채널’과 관련해 “이는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까지 비핵화를 완성한다는 시간표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약속한 내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달초 방북한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비핵화’ 시간표를 언급했다고 특사단이 발표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단순히 협상이 재개되는 차원을 넘어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합의사항을 구체화함으로써 70년간의 북미간 적대 관계 청산을 종착지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프로세스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달 24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불투명한 논의 진전 전망 속에서 무산됐던 이후 부침을 겪어온 북미 간 대화가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방북과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언급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변화’, ‘평화체제 구축’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합의 사항인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 선언 재확인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북미 간 대화 국면 급전환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We will be)”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백악관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4차 친서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요청했고, 백악관은 이에 대해 조율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미간 2차 정상회담이 10월 개최 방안을 포함, 조기에 가시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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