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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재부 “‘유튜브 폭로’ 신재민 전 사무관 고발취소 검토”

    기재부 “‘유튜브 폭로’ 신재민 전 사무관 고발취소 검토”

    지난 연말 정부의 KT&G 사장 인사개입과 청와대 적자국채 발행 강요 의혹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로부터 ‘직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 당한 신재민(33·행시 57회) 전 기재부 사무관에 대해 정부가 고발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김동연 전 부총리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고발취소 여부에 따라 기재부도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취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 전 사무관 고발취소 가능성을 묻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의 질문에 “한국당이 김동연 전 부총리를 고발한 상황인데 (이를 취소하면 신 전 사무관 고발취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신 전 사무관 사건에 국민이 분노했다. 메시지를 공격하지 못하면 메신저를 공격하라고, 신 전 사무관을 돈밖에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여당 의원이 일제히 공격했다”면서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나니 병원 입원을 이유로 세상과 격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 의원은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을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는데 취하 안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해당 병원에서 신 전 사무관의 신상 때문에 안전성 측면에서 격리 조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한 뒤 “신 전 사무관이 후배 공무원이라 (고발) 취소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김 전 부총리를 고발해 병합 심리 중이라서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나 의원에게 “한국당은 김동연 전 부총리에 대한 고발을 취하할 의사가 있느냐”고 질의했다가 기재위원들의 지적을 받았다. 나 의원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 취하와 김 전 부총리 고발은 별개의 일”이라면서 “국가부채 조작 의혹에 대해 검찰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것인데 우리가 왜 취하를 하느냐”고 잘라 말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듣기 거북한 소리를 한다고 해서 공세적으로 국회의원에게 질의가 아닌 질책을 하는 홍 부총리의 태도는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엄용수 의원은 “취하할 만한 것이면 홍 부총리가 생각해서 취하하는 거지 한국당이 취하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식이라니 이 정부가 그것밖에 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홍 부총리는 이런 지적에 “적절치 못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조건부로 (취하를 검토)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런 상황도 있어 판단하는 데 같이 검토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신 전 사무관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이 사무관이 뭘 아느냐고 했는데 김 전 부총리도, 홍 부총리도 사무관이었다”며 “대통령과 전·현 부총리가 나서서 사무관 하나를 매도하는 것을 보고 이 사람들이 제정신인가, ‘사람이 먼저다’라는 이 정권의 철학, 웃기지 말라는 생각이 든다”고 질타했다.신 전 사무관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KT&G 사장 인사에 개입하고 청와대가 기재부에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유튜브를 통해 폭로하고 정부의 해명에 반박 기자회견까지 열었으나 기재부의 고발 조치 등 심리적 압박이 가중되면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2017년 11월 15일 예정됐던 1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 상환(바이백) 계획을 하루 전날 취소했다. 신 전 사무관에 따르면 취소 당일 기재부 재정관리관이 적자국채 발행 가능 최대 규모를 8조 7000억원이 아닌 4조원으로 보고했다가 김 전 부총리에게 질책을 당했다. 그는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부총리는 2017년 기준 GDP 대비 채무 비율을 낮추면 안 된다고 했다”면서 “(채무비율) 39.4%라는 숫자를 주며 적어도 그 위까지는 올라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국채 발행 액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권이 교체된 2017년에 GDP 대비 채무 비율이 줄면 향후 정권 내내 부담이 가서 국채 발행을 줄일 수 없다는 뜻이었다는 게 신 전 사무관의 설명이다. 이에 기재부는 기자회견을 한 당일인 지난 1월 2일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과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자유한국당도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내용을 바탕으로 김동연 전 부총리와 차영환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현실화되는 10조 규모 추경… 국가부채 증가 가속화 우려

    현실화되는 10조 규모 추경… 국가부채 증가 가속화 우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빠르게 증가하는 ‘나랏빚’에 대한 우려도 키우고 있다. 고령화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대규모 추경은 곧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 상반기 추경을 목표로 세부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관련 추경 편성 검토를 지시했을 때만 해도 1조~2조원 규모의 ‘미니 추경’이 예상됐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국내총생산(GDP)의 0.5%에 해당하는 9조원대 추경을 권고하면서 판이 커졌다. 여권에서는 추경 규모를 10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10조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지난해 25조원의 세금이 더 걷혔지만 지방자치단체 등에 배분한 뒤 남은 세계잉여금은 2000억원에 불과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전반적인 세수 상황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다”면서 “세부적으로 따져 봐야 하겠지만 추경을 위해선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경을 위해 빚을 내면 가뜩이나 빠른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2010년 392조 2000억원이었던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700조 5000억원로 GDP 대비 38.6%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국가부채는 지난해보다 40조원 가까이 늘며 740조 8000억원(GDP 대비 39.4%)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기재부가 2018~2022년 목표치로 정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인 40% 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한국재정학회장인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되면 경제활동인구는 줄고, 노인인구 증가로 복지비 지출은 커지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급등하게 된다”면서 “실제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경우에도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두 배 이상 뛰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돈을 쓰는 데는 적극적이지만,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에는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실제 이달 혁신금융의 일환으로 정부가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기로 하면서 올해 세수가 1조 4000억원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또 미세먼지 관련 추경을 편성하면서 정작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경유세 인상에는 눈을 감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걷는 돈은 줄이고, 쓰는 건 늘리면 결국 국가 재정에 부담”이라면서 “재정 운영이 국민들의 상황을 살펴 가며 해야겠지만, 너무 인기에 따라 흔들려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윤아 “연예계 활동, 가장 의지되는 사람은..”

    윤아 “연예계 활동, 가장 의지되는 사람은..”

    ‘미우새’ 윤아가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에서는 소녀시대 윤아가 스페셜 MC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종국은 하하와의 동업과 관련해 절친한 변호사 형에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 모습을 본 MC 신동엽은 윤아에게 “연예계 생활하며 의지할 만한 선배가 있냐”고 물었다. 이에 윤아는 “아무래도 회사 사람들인 것 같다”며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식구들을 언급했다. 윤아는 “연습생 때부터 같이 연습 기간을 보내고, 데뷔하고 나서도 같이 방송 활동을 하니까 더 잘 챙겨준다.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보아언니 다 잘 챙겨준다”고 말했다. 그 중 슈퍼주니어 김희철이 의지가 되는 선배냐고 묻자 윤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윤아는 이어 “멤버들이 많다 보니까 동료 또래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귀어야지 그런 생각도 많이 안들었던 것 같다. 멤버들에게 가장 많이 의지했다. 같은 걸 느끼고 같은 걸 하니까. 밖에 나가도 진짜 우리 멤버 밖에 없는 것 같다는 말을 종종 한다”며 멤버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사진=SBS ‘미우새’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비행 청소년’ 편견 싫어요… 다른 꿈 가진 10대 입니다

    ‘비행 청소년’ 편견 싫어요… 다른 꿈 가진 10대 입니다

    “가장 좋은 발성은 내 목소리를 그대로 내는 것입니다. 콧구멍을 열고 호흡으로 허밍을 해봐요.”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 강의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청소년들의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박민호(18)씨도 그중 하나였다. 그나마 붙임성이 좋은 민호씨가 선생님과 농담을 주고받고 처음 수업에 들어온 수강생에게 스스럼 없이 말을 걸어 2시간 동안의 보컬트레이닝 수업이 한껏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은 서울교육청이 운영하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기관이다. 독서토론, 목공, 드론 등 취미와 교양 수업에서부터 진로 상담, 검정고시 준비, 학업 복귀 컨설팅까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해준다. 민호씨는 이날 오전 10시 친구랑을 찾아 보컬트레이닝 수업을 받았다. 오후엔 청소년수련관 프로그램의 하나인 미술 관람을 하고, 오후 5시쯤 친구랑으로 돌아와 검정고시 공부를 했다.민호씨가 학교를 떠난 건 고등학교 1학년 생활을 갓 시작할 때였다. 초등학교 때 자신을 따돌렸던 아이들이 중학교에도 그대로 진학하면서 중학교 생활도 상처로 가득했다.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는 고등학교를 찾아 마음을 다잡으려 했지만 이번에는 한 번 손을 놓은 공부를 다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도망치듯 학교를 그만둔 터라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해야 할 것’에 대한 판단만큼은 또렷했다. 당장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 적금을 부었다. 학교를 그만두는 순간 용돈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울감에서 벗어나고자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았다가 친구랑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또래 친구들이 여기 있다고 하더라고요. 친구를 사귀는 법을 배우고 싶어 제 발로 찾아왔어요,” 학교를 그만두던 해가 끝나갈 무렵 친구랑의 문을 두드린 민호씨는 그때부터 “오늘만 참으면 되겠지”라며 버텨냈다. 사회성을 기르는 법,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법, 살아남는 법 등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학교 밖에서 배웠다. “학교를 그만뒀다는 이유로 어른들은 저희를 마음대로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는 다들 잘 살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하죠.” 민호씨는 “우리 아들은 잘 할 거야”라며 믿어주시는 어머니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제가 여기(친구랑) 다니는 애들 중에 제일 바빠요. 하하.” 그도 그럴 것이 민호씨는 1주일 내내 스케줄이 가득 차 있다. 인근 지역의 청소년 지원기관들을 오가며 보컬 수업과 K팝댄스 수업 등에 참여한다. 입시 공부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다. 월요일과 금요일은 대학생 멘토의 도움을 받아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주말에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아침 저녁으로 틈을 내 운동도 한다.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고 보니 드디어 ‘하고 싶은 것’도 찾을 수 있었다. 학교를 다녔으면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을 민호씨는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학점은행제를 통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온 자신의 경험을 발판 삼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제 경험은 30, 40대 어른들도 못 겪어본 것일 수 있어요.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제 경험을 알려드리고 싶어요,”매년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은 5만명 안팎이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1%에 가깝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비행 청소년’ 혹은 ‘학교폭력 가해자’로만 바라보는 사회 편견이 여전하지만, 청소년들이 학교를 박차고 나오기까지 어른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할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6~8월 학교 밖 청소년 32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8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를 그만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학교 다니는 게 의미 없어서(39.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공부하기 싫어서(23.8%)’,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3.4%)’, ‘학교 분위기가 나와 맞지 않아서’(19.3%), ‘심리·정신적 문제’(17.8%) 등이 뒤를 이었다. 각종 지원기관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지도하는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이들의 ‘자기 주도성’을 높이 평가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이야기다.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는 학교 밖 청소년 90여명이 서울시의 ‘학교 밖 청소년 맞춤형 인턴십’ 면접을 위해 모여들었다. 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주관으로 2001년 시작된 사업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민간 업체에서 월 35시간 인턴십을 하면 서울시가 3개월간 월 30만원씩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매년 20~30명 수준으로 지원을 하다 지난해 100명, 올해 300명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참여한 청소년들은 대부분 목표가 명확했다. 김현수(17·가명)씨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인턴십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 사업에 참여했다는 나호연(17·가명)씨는 “바리스타에 관심이 있어 지난해에는 커피전문점에서 인턴십에 참여했지만 제 적성과 맞지 않는 것 같아 올해는 목공 분야에 지원해 보려 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날 면접관으로 참여한 환경에너지 교육업체인 ‘마을기술센터 핸즈’의 정해원 대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올해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삐딱한 시선에 날개를 펼쳐보기도 전에 상처부터 받곤 한다. ‘2018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학교를 그만둔 후 겪는 어려움으로 ‘선입견·편견·무시(39.6%)’를 1순위로 꼽았다. 또 절반 이상(51.9%)이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었으며 세 명 중 한 명(32.8%)은 부당한 일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인턴십 면접에 참여한 정현주(19·가명)씨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하면 우선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제약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면서 “나이와 학생이 아니라는 신분을 밝히는 순간 채용을 꺼리고, 일부 사업장은 이를 악용해 최저임금만도 못한 급여를 제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포청소년문화의집에서 학교 밖 청소년 상담 등을 맡고 있는 남현철 담당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아르바이트로 채용하는 데 필요한 부모 동의서 등 서류를 비치한 사업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구두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터에서 겨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친구랑의 문을 두드린 민호씨, 인턴십에 참여해 일을 배우려는 이들처럼 각종 지원기관과 제도 안에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일부일 뿐이다. 교육당국은 공공 테두리 밖을 겉돌며 방황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얼마나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비록 스스로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 해도 교육과 진로 설계 등 청소년 시기에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들이 교육당국과 지방자치단체와의 끈을 놓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이달부터 지급하는 교육수당도 이 같은 방안의 일환이다. 친구랑에 등록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월 20만원의 교육수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인데, 발표 당시 교육청이 ‘탈학교’를 부추긴다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학교폭력 가해자나 부모가 고소득자인 청소년에게도 수당을 지급하는 게 형평성에 맞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청소년들로부터 수당 사용 계획을 제출받고 어떻게 사용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유해업소에서 쓸 수 없는 ‘클린카드’ 등에 충전해 교육비나 문화체험비, 교통비 등에 쓸 수 있도록 했다. 수당 사업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두려운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지원기관을 찾아오게 하는 연결고리가 된다는 게 서울교육청의 판단이다. 실제로 수당 사업이 알려진 뒤 친구랑에 등록하는 청소년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신성희 친구랑 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 중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집에서 은둔하던 청소년들이 한 달 20만원으로 학원비라도 보탤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추스르고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의 ‘꿈드림센터’와 각 지자체의 각종 사업,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직업교육기관 등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자원들은 많지만 유기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빈틈이 생겨난다는 지적도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자신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서울시의 학교 밖 청소년 인턴십 사업의 경우 지원금(월 35시간, 30만원)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이마저도 정보를 몰라서 지원자가 적었다고 청소년들은 입을 모았다. 정현주씨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이 사업을 알면 지원자가 더 많이 몰렸을 것”이라면서 “생각보다 경쟁자가 적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청소년이 학교를 벗어나는 순간 학교의 관리에서 벗어나고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기관들도 제각각 운영되면서 이들을 충분히 돌보지 못한다”면서 “상담시설, 직업교육기관, 보호시설 등 활용 가능한 자원을 촘촘한 그물망으로 엮어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① ②
  • “예의 지켜라” 당당한 가해 교수…지금 멈추면 서울대 안 바뀐다

    “예의 지켜라” 당당한 가해 교수…지금 멈추면 서울대 안 바뀐다

    가해자 작년에 고작 정직 3개월 권고 다른 교수 “언론 대응·대자보 자제하라” 주변선 “반바지 입고 다닌 탓” 2차 가해 김씨 “용기낸 신고… 학과 망친 사람 돼” 27일 징계위서 진술… 형사고소 의사도“용기를 내서 신고했지만, 저만 학과를 망친 나쁜 사람이 됐습니다.” 서울대 서어서문학과의 성추행 및 갑질 피해 당사자인 김실비아(29)씨는 “징계위원회에서도 달라지는 게 없다면 비슷한 일이 일어나도 학생들은 학교에 신고할 수 없게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지난 21일과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심경을 밝혀 왔다. 김씨는 오는 27일 2차 징계위에서의 진술을 앞둔 상태다. 김씨는 해외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와 학회에 참여했을 당시 A교수가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지난해 7월 교내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언론 제보 및 경찰 고소도 생각했지만, 학교 내부 시스템을 믿어 보자는 생각이었다. 사건을 청취한 인권센터는 지난해 12월 말 A교수에 대한 정직 3개월을 징계위에 권고했다. 김씨는 “제가 주장한 내용(성추행, 갑질, 사생활침해 등)의 대부분이 40쪽짜리 인권센터 결정문에서 인정됐다”면서 “정직 3개월이라는 솜방망이 권고가 나올 것을 알았다면 신고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신고 이후 2차 가해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누가 제보하고 진술했는지가 사람들의 관심거리였다. 신고자가 김씨인 것이 드러나자 “별거 아닌 일로 회식에 불만이 많아서 신고한 거다”라는 말이,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자 “원래 반바지를 입고 다녀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실비아는 파면을 원하지 않는데, 교수 자리를 노리는 강사가 꾸민 짓이다”라는 소문도 돌았다. 김씨는 한 교수로부터 “언론과 대자보 대응을 자제하고, A교수도 고소를 취하하는 식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해보자”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앞서 A교수는 인권센터에 제출된 증거가 자신의 이메일에서 무단으로 가져간 것이라며 강사 1명과 조교 2명을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결국 김씨는 올해 2월 교내에 붙인 실명 대자보에서 “2015년 볼리비아 프로젝트 당시 장거리 버스에서 자고 있을 때 뒷좌석에서 A교수가 머리카락에 손을 넣어 만지고, 2017년 스페인 학회 때는 매일 밤 술을 먹게 하고, 허벅지 안쪽에 있는 화상 흉터를 보고 싶다며 스커트를 올리고 다리를 만졌다”고 폭로했다. A교수는 인권센터에서 “장시간 이동으로 힘들 것 같아 피로를 풀라는 의미에서 지압을 해준 것”이라며 “(실비아가) 치마를 올려서 보여 주었고, 꼬고 있던 다리를 풀어서 붕대가 감겨 있는 게 보였으며, (실비아가) 다 나았다고 말하길래 엉겁결에 붕대를 손가락으로 눌러 보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머리를 기분 나쁘게 만지는 것은 지압이 아니다”라며 “스페인학회에서도 A교수가 5번도 넘게 흉터를 보여 달라고 했지만 계속 거절했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스페인학회 사건 이후 A교수와의 모든 연락을 끊었다. 김씨는 미국으로 유학을 갔지만 A교수로부터 “스페인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투고하자”는 이메일을 계속 받아야 했다. 한국에 들어오면 어김없이 문자와 전화가 왔다고 한다. 김씨는 A교수를 피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그간 있었던 일을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김씨는 “징계가 정직 3개월에 그치면 서울대는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 다른 피해자들도 나중에 용기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 고소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또 멈추면 서울대 안 바뀐다” 2차 가해 넘어…다시 미투

    “또 멈추면 서울대 안 바뀐다” 2차 가해 넘어…다시 미투

    교수 성추행·갑질 폭로한 김실비아씨“용기낸 신고…학과 망친 사람 돼”가해자 작년에 고작 정직 3개월 징계 권고27일 서울대 2차 징계위서 진술 앞둬“저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의 서울대의 의미와 힘을 믿고 있고, 그래서 A교수님의 만행을 인권센터에 신고하고자 합니다. 저의 표현은 부족하지만 제가 그동안 받은 삶의 침해와 고통, 분노는 제 안에 생생하게 끓고 있습니다. 저처럼 용기를 낼 수 없는 학생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부디 인권센터에서는 정의로운 서울대를 일으켜 세워 주십시오. 서울대의 상징인 ‘진리는 나의 빛’이라는 문구가 부끄럽지 않게 해 주시고, 서울대가 인권을 존중하고 정의로운 학교라고 미국 대학생들에게도,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자랑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서울대 서어서문학과의 성추행 및 갑질피해 당사자인 김실비아(29)씨는 2018년 7월 인권센터에 제출한 신고서에 이렇게 적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이달 21일과 24일 김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갖고 “용기를 내서 신고했지만 저만 우리 과를 망친 사람이 됐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징계위원회에서도 달라지는 게 없다면 학생들은 이런 일이 일어나도 학교에 신고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오는 27일 2차 징계위원회에서의 진술을 앞둔 상태다. 김씨는 지난해 7월 교내 인권센터에 서울대 서문과 A교수를 신고했다. 언론제보 및 경찰고소도 생각했지만, 서울대를 믿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인권센터는 지난해 12월 말 A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을 권고했다. 김씨는 “저는 정말 학교 시스템을 믿고 신고한 거지, 이렇게 솜방망이 징계가 나올 것이라고 봤다면 신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제가 주장한 내용(성추행, 갑질, 사생활침해 등)의 대부분이 40쪽짜리 인권센터 결정문에서 인정됐다”면서 “그런데도 정직 3개월이라는 사실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차 가해로 불면증에 심리상담까지 김씨는 피해 사실을 인권센터에 접수한 이후 2차 가해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처음에는 누가 제보하고 진술했는지가 사람들의 관심거리였다. 신고자가 김씨인 사실이 드러나자 “별거 아닌 걸로 회식에 불만이 많아서 신고한 거다”라는 말이,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자 “원래 반바지를 입고 다녀서 그렇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실비아는 파면을 원하지 않는데, 교수 자리를 노리는 강사가 꾸민 짓이다”라는 소문도 돌았다. 이런 소문을 전해 들은 김씨는 불면증에 시달리다 미국 학교의 심리상담까지 받게 됐다. 김씨는 한 교수로부터 “언론과 대자보 대응을 자제하고, A교수도 고소를 취하하는 식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논의를 해보자”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앞서 A교수는 인권센터에 제출된 증거가 자신의 이메일에서 무단으로 가져간 것이라며 강사 1명과 조교 2명을 관악경찰서에 고소한 바 있다. 김씨는 “일이 커지면서 다른 교수들에게도 피해가 갈까 봐 전화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화 자체도 부적절하지만, 저는 피고소인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2015년 볼리비아 성희롱, 2017년 스페인 학회 성추행 사건 결국 김씨는 올해 2월 교내에 붙인 실명 대자보에서 “2015년 볼리비아 프로젝트 당시 장거리 버스에서 자고 있을 때 뒷좌석에서 A교수가 머리카락에 손을 넣어 만지고, 2017년 스페인 학회 때는 매일 밤 술을 먹게 하고, 허벅지 안쪽에 있는 화상 흉터를 보고 싶다며 스커트를 올리고 다리를 만졌다”고 폭로했다. A교수는 인권센터에서 “장시간 이동으로 힘들 것 같아 피로를 풀라는 의미에서 지압을 해준 것”이라며 “(실비아가) 치마를 올려서 보여주었고, 꼬고 있던 다리를 풀어서 붕대가 감겨 있는 게 보였으며, (실비아가) 다 나았다고 말하길래 엉겁결에 붕대를 손가락으로 눌러보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머리를 기분 나쁘게 만지는 것은 지압이 아니다”며 “스페인학회에서도 A교수가 5번도 넘게 흉터를 보여달라고 했지만 계속 거절했다”고 반박했다.김씨는 스페인학회 사건 이후 A교수와의 모든 연락을 끊었다. 김씨는 미국으로 유학을 갔지만 A교수로부터 “스페인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투고하자”는 이메일을 계속 받아야 했다. 한국에 들어오면 어김없이 문자와 전화가 왔다고 한다. 심지어는 김씨가 유학 중인 대학의 이메일 주소까지 알아내 메일을 보냈다. 김씨는 A교수를 피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그간 있었던 일을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서울대 징계위원회 마지막 기회 놓쳐선 안돼” 서울대 징계위원회는 지난해 갑질 및 성희롱 의혹을 받았던 서울대 사회학과 H 교수에게 정직 3개월 결정을 내렸다. 당시에도 서울대 인권센터에서는 H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을 권고했다. 김씨는 “이번에 또 정직 3개월로 넘어가면 서울대는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대는 징계위원회라는 마지막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 다른 피해자분들도 나중에 용기를 낼 수 있다”며 “오세정 총장님께서 (연구윤리와 성관련 문제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말씀을 지키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A교수에 대한 형사고소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꽝꽝 언 얼음 호수 위에서 축제, 몽골 홉스골에도 봄이 오나 봄

    꽝꽝 언 얼음 호수 위에서 축제, 몽골 홉스골에도 봄이 오나 봄

    한겨울에는 섭씨 영하 40도까지 떨어져 꽝꽝 얼어붙은 몽골 홉스골 호수다. 전통 의상을 한껏 차려 입은 다섯 쌍의 부부가 걸어온다. 러시아와의 국경 근처에 있는 몽골 최대의 담수호다. 수면의 면적이 2620㎢에 이르고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244m나 된다. 일년의 절반은 얼음으로 뒤덮이지만 ‘영원히 푸른 하늘‘ 몽골의 ’푸른 진주’로 불린다. 수정처럼 맑은 물빛 때문이다. 몇m 두께로 얼음이 얼어 차량들이 지나가도 버틸 수 있다. 늘 얼어붙은 것처럼 보이지만 햇살이 비치면 녹았다가 해가 진 뒤 다시 얼어붙어 그물망처럼 보이기도 한다. 몽골의 크기는 서유럽만 하지만 인구는 130분의 1 밖에 안돼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낮다. 300만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 울란바토르를 벗어나면 몇 세기 전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지난 몇십 년 동안 구리와 석탄 등 값어치 나가는 광물 채취 덕에 경제 지형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농업과 목축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매년 3월 몽골인들은 이곳에서 홉스골 얼음 축제를 즐긴다. 겨울을 잘 견뎌내고 봄이 다가옴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홉스골까지 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도로는 포장되지 않은 구간이 상당하고 움푹 패인 곳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다. 또 변변한 안내판이 없어 헤매야 할 때도 적지 않다.하지만 짜이(차), 생선 튀김, 쿠슈르라고 불리는 고기빵 등을 챙기고 사람들은 얼음 위에서 일년 중 가장 힘든 시기가 끝나감을 즐긴다. 최근에는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어 일박이일 일정으로 축제를 체험하는 투어 상품이 나왔다. 첫날에는 말이 끄는 썰매를 타고 얼음 호수를 돌아다니고 전통 씨름과 활쏘기 등을 한다. 둘쨋날에는 말 수레 레이스를 관전하고 얼음 조각 전시 등을 둘러본다. 출신 지역이나 부족, 종교 집단에 따라 곳곳에 세워진 게르 안에서 자신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자연에 대한 깊은 존중을 드러내며 축하한다. 밤에는 샤먼이 사람들을 모닥불 축제로 이끈다. 그 전에는 말린 치즈 과자인 아룰과 튀긴 도넛인 부르트소그를 산더미처럼 상차려 놓고 먹으며 짜이와 아이락이라고 하는 우유를 돌아가며 홀짝인다. 바깥 기온은 엄청 내려가지만 게르 안의 공기는 다사롭기만 하다고 영국 BBC 트래블의 율리아 데니스육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모든 사진은 데니스육이 직접 촬영한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천인공노 만행” 여당, ‘노무현 비하 사진’ 교학사에 강력 대응

    “천인공노 만행” 여당, ‘노무현 비하 사진’ 교학사에 강력 대응

    교학사 “단순실수, 교과서 전량 수거폐기 하겠다” 공식 사과노무현재단 “사과받을 상황 아니다”…여당 “교학사 문 닫아야”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을 노비로 합성한 사진을 교과서에 실어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가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여당과 노무현재단은 “천인공노할 만행”이라며 법적 조치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노무현재단은 22일 교학사가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참고서에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사진을 실은 것과 관련해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을 게재한 교학사 교과서 사태는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교학사 측은 작업자가 구글에서 이미지를 단순 검색해 넣으면서 실수했다고 밝혔지만 뻔뻔하고 궁색한 변명”이라며 “실제 검색하면 ‘노무현 노비’라고 검색해야만 해당 사진이 뜬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학사는 참고서에 극우 성향 커뮤니티사이트인 ‘일간베스트’ 등에서 유통되던 노 전 대통령 합성 사진을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드라마 ‘추노’)이라는 설명과 함께 실어 논란을 빚었다. 이 대변인은 “더욱이 엄격한 작성 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출판사에서 일어난 일로,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관계 당국이 나서야 한다.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 제3사무부총장은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교학사는 대표도 그렇고 이전에도 ‘친일 국정교과서’ 추진에 앞장섰다. 문을 닫아야 한다”며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무현재단은 교학사 측의 사과를 거부하고,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조치를 포함한 대응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오늘 오전 교학사에서 사과하겠다며 찾아왔지만 지금은 사과를 받을 상황이 아니다”라며 “다방면으로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노무현재단은 민주당 소속 국회 교육위원들과 긴밀히 협력해 함께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교학사는 이날 오전 공식으로 사과하고 해당 수험서를 전량 수거해 폐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교학사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운 공식 사과문에서 “편집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며 “그러나 이를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가족분과 노무현 재단에는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포토] ‘트위터 생일 축하’ 잭 도시

    [포토] ‘트위터 생일 축하’ 잭 도시

    잭 도시 트위터 공동 창업자이자 CEO(왼쪽)가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트위터 프레스 이벤트에서 신창섭 트위터코리아 대표(오른쪽) 등과 함께 트위터 탄생 13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조작 사진’ 논란 교학사…국정교과서 사태 단초된 ‘우편향 교과서’ 만들기도

    ‘조작 사진’ 논란 교학사…국정교과서 사태 단초된 ‘우편향 교과서’ 만들기도

    2013년 뉴라이트 학자 참여한 역사 교과서 펴내박근혜 정부, “교과서 바로잡아야 한다”며 국정화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합성 사진으로 또 ‘구설수’교학사가 만든 한국사 관련 공무원 수험서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려고 만든 합성 사진이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 이 출판사의 과거 이력에도 관심을 쏠린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교과서 논란’의 뿌리가 됐던 ‘우편향 교과서’를 만든 곳이다. 교학사는 1951년 창립했다. 표준전과, 표준수련장 등 표준 시리즈로 알려졌고, 중·고교 교과서도 만들어왔다. 이 출판사가 언론과 대중의 대대적 관심을 받은 건 2013년 일이다. 뉴라이트 등 보수학자들이 이 출판사에서 역사 교과서를 썼는데 학계와 정치권에서 “우편향 교과서”라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 교과서는 8월 교육당국의 검정 심사를 통과해 논란을 키웠다. 박근혜 정부는 우편향 교과서 논쟁을 겪은 뒤 국정교과서 발행하려는 계획을 구체화한다. 지난해 교육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가 밝힌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10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교과서를 바로잡으려면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나서야 박근혜 정권 5년 내에 좌파를 척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시나리오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2013년 10월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이학재 의원은 “국가적 통일성을 위해 역사 교과서는 국정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고, 염동열 의원은 “(역사 교과서를 위한) 중립적 검정위원회를 만들거나 국정교과서로 가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같은해 7월 박 전 대통령은 언론사 논설·해설위원들을 만나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자라면 혼이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교학사가 지난해 8월 출판한 책 ‘한국사 능력검정 고급 1·2급’ 내용 중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드라마 ‘추노’)이라는 설명과 함께 게재된 그림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채 삽입돼 논란이 됐다. 해당 사진은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을 캡처해 얼굴에 노비 낙인이 찍히고 있는 배우 얼굴을 노 전 대통령으로 합성한 것으로 보인다. 교학사는 이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교학사 관계자는 “직원이 내용에 적합한 사진을 찾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수를 하지 못해 이뤄진 실수”라면서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가족분과 노무현재단에는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책은 전량 회수해 폐기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직원에 대한 문책 여부 등은 사태 수습 이후 내부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교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출판됐으며 3000부가량 인쇄됐다. 정확한 판매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내년부터 건강보험 연체이자율 최대 9%→5% 인하

    내년부터 건강보험료를 연체하면 추가로 물어야 했던 이자 부담이 낮아진다. 건강보험공단은 21일 건강보험료 연체 이자가 형편이 어려워 보험료조차 내지 못하는 서민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에 따라 연체이자율 상한선을 최대 9%에서 5%로 내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이런 내용의 일명 ‘생계형 건강보험료 연체이자 감면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현재 건강보험료를 연체하면 최초 납부기한 경과일로부터 30일 동안은 매일 0.1%의 연체금이 붙고 30일 이후에는 매일 0.03%의 연체금이 붙어 최대 9%까지 연체 이자가 가산된다. 건강보험 연체이자율은 30일 기준 월 금리로 환산하면 3%다. 전기료(월 1.5%)와 이동통신사(월 2%)의 연체이자율보다 높고 법정 최고금리인 연 24%를 월 금리로 계산한 2%보다도 높다. 월 금리만 놓고 따지면 연체이자가 대부업체보다 높은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미 수년 전부터 4대 보험의 연체이자율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건보공단은 이런 연체료 가산방식을 바꿔 납부기한이 지난 뒤 첫 달에는 2%를 물리고 이후 매월 0.5%씩 가산해서 최대 5%만 부과하는 쪽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또 건보료뿐 아니라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다른 사회보험 연체이자율도 같은 수준으로 낮추도록 입법 작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2017년 건보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생계형 체납자 관련 통계’를 보면 건강보험료(지역가입자 기준)를 6개월 이상 체납한 210만 가구 중 69.2%인 145만 가구가 월보험료 5만원 이하의 ‘생계형 체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이 2012~2016년 가입자로부터 걷은 연체 이자는 모두 6763억원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흑형·외노자… 친근함·재미로 둔갑한 인종차별

    흑형·외노자… 친근함·재미로 둔갑한 인종차별

    ‘파퀴벌레’(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를 바퀴벌레에 빗대 비하하는 말), ‘흑형’(흑인 형), ‘외노자’(외국인 노동자를 줄인 말). 국내 체류 외국인들을 지칭할 때 무심코 내뱉는 표현들이다. 일부 표현은 ‘친근하고 재미있다’거나 ‘단순히 줄임말’이라는 명분으로 온라인 등에서 흔히 활용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두 인종차별적 표현들”이라고 지적한다. 인종차별은 사소한 표현부터 시작되지만 심화되면 물리적 충돌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이상 한국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21일 유엔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한국사회 내 체류 외국인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을 철폐하고 혐오를 극복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수는 지난해 기준 237만여명인데 10년째 증가하고 있다. 출신국, 피부색 등이 다른 외국인 이웃이 늘어나면서 인종차별이나 혐오 행태도 증가하고 있다고 인권위는 분석했다. 특히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일상적 차별이 많다. 예컨대 ‘흑형’, ‘외노자’ 등의 표현은 인종차별적 언어에 가깝다. 박경태 성공회대 교수(사회학)는 “단순 줄임말이라고 해도 활용될 때 맥락상 대상을 희화화 또는 비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면 차별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거주 중국 동포들도 ‘짱깨’ 등 노골적 혐오 표현에 시달린다.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장은 “한국에 정착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려고 열심히 사는 동포도 많은데 일부의 일탈적인 범죄 행위들이 부각돼 혐오나 차별 표현이 더 만연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봄 예멘인 500여명의 제주도 입도 사건 이후 외국인을 겨냥한 차별과 편견이 더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공동대표는 “난민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오면서 세력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예멘인들 때문에 범죄가 늘어난다’는 등 근거가 부족한 소문이 퍼지면서 편견과 공포가 공고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심코 쓰는 인종차별적 언어가 자칫 물리적 충돌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경고한다. 이정복 대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혐오 표현의 다음 단계는 구체적 폭력”이라며 “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 표현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우리 곁에 사는 이주민이 최근 급증했기에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박경태 교수는 “(혐오차별적 표현들은) 이주민 때문에 한국인이 피해를 본다는 의식이 밑바탕이 된 것”이라면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 등 구조적 차별을 해소하지 않고 인종차별을 없애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작게는 외국인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시작해 차별금지법과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왜 이러나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盧비하 사진’

    왜 이러나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盧비하 사진’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만든 한국사 관련 공무원 수험서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합성된 사진이 실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출판사 측은 단순한 직원 실수라며 책을 전량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책이 출간돼 판매된 지 6개월이 넘도록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교학사 등에 따르면 이 회사가 출판한 ‘한국사 능력검정 고급 1·2급’ 의 책 내용 중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드라마 ‘추노’)라는 설명과 함께 게재된 그림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돼 삽입됐다. 해당 사진은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을 캡처해 얼굴에 노비 낙인이 찍히고 있는 배우의 얼굴을 노 전 대통령으로 합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교학사는 이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교학사 관계자는 “직원이 내용에 적합한 사진을 찾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수를 하지 못해 이뤄진 실수”라면서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가족분과 노무현재단에는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책은 전량 회수해 폐기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직원에 대한 문책 여부 등은 사태 수습 이후 내부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교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출판됐으며 3000부가량 인쇄됐다. 정확한 판매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를 중심으로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해 비하하는 사진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지난해 한 국립대 강의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수업에 사용돼 논란이 됐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왜 이러나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盧비하 사진’

    왜 이러나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盧비하 사진’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만든 한국사 관련 공무원 수험서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합성된 사진이 실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출판사 측은 단순한 직원 실수라며 책을 전량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책이 출간돼 판매된 지 6개월이 넘도록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교학사 등에 따르면 이 회사가 출판한 ‘한국사 능력검정 고급 1·2급’ 의 책 내용 중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드라마 ‘추노’)라는 설명과 함께 게재된 그림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돼 삽입됐다. 해당 사진은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을 캡처해 얼굴에 노비 낙인이 찍히고 있는 배우의 얼굴을 노 전 대통령으로 합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교학사는 이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교학사 관계자는 “직원이 내용에 적합한 사진을 찾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수를 하지 못해 이뤄진 실수”라면서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가족분과 노무현재단에는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책은 전량 회수해 폐기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직원에 대한 문책 여부 등은 사태 수습 이후 내부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교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출판됐으며 3000부가량 인쇄됐다. 정확한 판매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를 중심으로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해 비하하는 사진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지난해 한 국립대 강의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수업에 사용돼 논란이 됐다. 당시 사용된 사진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하는 방송 뉴스 화면에 ‘사망’을 수학 기호인 사인으로 합성했다. 또 다른 국립대에서도 고래 회충을 설명하는 과정에 사용된 자료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써 논란이 돼 수업을 진행한 강사가 사과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나도 육아휴직 쓰고, 칼퇴하고 싶은데…아빠들의 고민

    나도 육아휴직 쓰고, 칼퇴하고 싶은데…아빠들의 고민

    육아는 여성의 몫이 되기 일쑤다. 아이가 생기면 보통 엄마가 휴직이나 퇴사를 한다. 여의치 않으면 할머니가 아이를 대신 돌본다. 아이돌보미도 대부분 여성이다. 출산과 육아는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라고 외치지만, 결혼하고 출산한 여성에게 엄마가 되기를 강요하고 남성에겐 아빠 역할을 배제하는 성별 분업 구조는 견고하다. 남성을 협조자에 머물게 하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다. 이런 환경 속에서 육아의 주체가 되는 남성들도 있다. 남녀가 같이 아이를 낳은 만큼 양육 책임은 두 사람에게 똑같이 있다고 말하는 아빠들과 배우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남편에게도 찾아온 우울증 결혼 4년차인 홍원표(47)씨는 두 아이의 아빠다. 지난해 8월부터 첫째 아이에 대한 육아휴직을 사용 중이다. 배우자인 백연주(36)씨는 4년 전 태어난 첫째 아이를 돌볼 때 육아휴직을 한 차례 썼다(한 자녀에 대해 부모가 각각 최대 1년까지 육아휴직 사용이 가능하다). 지금은 연주씨가 직장을 다니고, 원표씨가 첫째 아이의 어린이집 등·하원과 다음 달 돌을 앞둔 둘째 아이 양육을 책임지고 있다. 원표씨의 주양육자 역할은 처음이 아니다. 2015~2016년 연주씨의 육아휴직 기간에 원표씨는 일을 그만둔 적이 있다. 연주씨가 복직한 뒤로 원표씨는 첫째가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전까지 무직 상태로 7~8개월 동안 혼자 아이를 돌봤다. 아니나 다를까. 그에게도 우울증이 찾아왔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쉴 틈도 없이 빠듯하게 일하는 느낌? 집안일도 같이 해야 하니까요. 주말이라고 해서 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하루 종일 얘기할 상대가 아이밖에 없잖아요. 말도 잘 안 통하는데…. 이런 생활을 몇 달 동안 하니까 우울해지더라고요. 당연히 우울해지죠.” 하지만 원표씨는 그때도, 지금도 독박 육아는 아니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아내와 번갈아가면서 주양육자 역할을 수행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육아 시간에 차이는 있더라도 똑같이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남편이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당신이 지금은 주양육자가 아니어도 이를테면 밥솥에 밥이 있는지 없는지, 분유는 얼마나 남았는지, 일주일 동안 아이에게 어떤 이유식을 먹일지 신경써야 한다’고.” (연주씨) “이렇게 얘기하고 나서 입장이 뒤바뀌었을 때(아내가 주양육자였을 때) 한동안 아내가 역공했죠. ‘당신이 직장 다니느라 청소를 안 하고 빨래를 안 할 수도 있는데 아이가 다음 날 먹을 게 있는지 없는지 살펴야 한다’는 말이 그대로 되돌아왔죠. 하하.” (원표씨) 육아는 나홀로 아닌 팀플레이 올해로 3살 된 아이를 키우는 배재현(45)씨는 직장에서 ‘칼퇴’하고 집에 도착하면 아빠로 변신한다. 육아뿐만 아니라 설거지와 빨래 등 가사노동도 한다. 하지만 재현씨는 아내 김한샘(38)씨에게 “계속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임신·출산도 사실은 여성인 아내가 다 하는 거잖아요. 임신 중에 남편은 옆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요. 대신 육아는 저도 할 수 있잖아요. (출산 후) 100일까지 너무 힘들었어요. 아이가 2시간마다 울면서 잠을 깨니 매일 밤을 꼴딱 새고…. 진짜 멘붕이었어요. 그런데 그때 저는 출근도 했거든요. 근무시간만큼 육아와 가사일에서 빠져 있었으니까, 그게 계속 미안했죠. 아내 혼자 집에서 그 많은 일을 해야 했으니….” 한샘씨가 출산 후 3개월이 지나 3~4개월 동안 양육을 도맡았을 때도, 이후 1년 넘게 아이돌보미가 하루에 3~4시간 한샘씨의 양육을 도왔을 때도 재현씨는 변함없이 퇴근 후 귀가해서 집안일을 했다. 한샘씨는 “남편이 기본적으로 ‘같이 아이를 낳았으니까 돌봄도, 살림도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원에서 아이 씻기는 법, 기저귀 가는 법을 알려줘요. 그런 거 다 영상으로 찍어서 방법 익히고. 아내가 몸이 아프거나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길 수 있잖아요. 아내가 매일 집에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때 제가 아이 돌보는 방법을 모르면 큰일 나죠. (육아·가사일)은 정말 스트레스 많이 쌓이거든요. 그래도 제가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현씨) 결혼 6년차이자 올해로 5살 된 아이의 아빠인 박범섭(39)씨는 육아와 집안일은 ‘팀플레이’라고 말했다. “‘난 아이만 돌봐야지’, ‘난 살림만 해야지’ 이렇게 무 자르듯이 나눌 수가 없어요. 아이가 지금 엄마랑 놀고 싶다면, 제가 가서 ‘놀아줄게’라고 해봤자 소용없거든요. 그럴 땐 엄마가 가야죠. 그럼 그 사이에 제가 식사 준비, 빨래, 청소를 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요. 또 아이를 씻겨야 하는데 아내가 몸이 아프면 제가 하는 게 당연하고요. 아이 씻기는 걸 미룰 순 없잖아요.”평등육아를 가로막는 장벽들 지난해 공개된 보건복지부의 ‘2017 저출산·고령화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여성의 평일 하루 육아 시간은 평균 229분인 반면 맞벌이 남성은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46분). 휴일에도 맞벌이 여성의 평균 육아 참여 시간(298분)이 맞벌이 남성(146분)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다. ‘평등육아’라는 개념을 갖다 대기 민망한 통계치다. 여기서 ‘평등’은 두 사람이 일을 5대5로 나눠서 매일 이행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평등한 육아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는 출산을 함께 선택한 두 사람에게 달린 문제다. 서로가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주의를 기울이면서 맞춰 나가야 한다. 숙고하지 않고 단순히 가사와 육아의 일차 책임자는 여성이라는 전통적인 성 역할 규범에 기댄 분담은 평등한 육아라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협의 과정을 어렵게 하는 것이 노동시장의 성 불평등이다. 원표씨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가계 입장에서는 손해인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제가 직장에서 월 300만원을 벌고, 아내가 월 200만원을 벌어요. 만일 육아휴직 급여로 100만원 받는다고 해보죠. 가구소득면에서 보면 누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답이 나오죠.” 통계청이 여성가족부와 함께 작성한 ‘2018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여성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229만 8000원으로 남성 노동자 임금의 67.2%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남녀의 임금 차이는 육아휴직 급여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육아휴직을 신청한 노동자에게 휴직기간에 따라 급여를 차등 지급한다. 육아휴직 시작일부터 첫 3개월까지는 통상임금의 80%(상한액 월 150만원, 하한액 월 70만원)를, 4개월째부터 휴직 종료일까지는 통상임금의 50%(상한 월 120만원, 하한 월 70만원)를 준다. 급여의 25%는 복직 후 일시불 지급이다. 기본적으로 임금에 따라서 지급액이 달라지도록 제도가 설계돼 있다. 지난해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 비율은 전체 육아휴직자의 17.8% 수준에 그쳤다. 육아휴직을 대신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주당 15~30시간) 신청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남성 노동자의 지난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 비율 역시 전체의 14.4% 수준에 머물렀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액도 통상임금과 단축 전후의 노동시간에 따라 액수가 달라진다. 한샘씨는 “시간제 아이돌보미가 하루 3~4시간 집에 오면 한달에 50만~70만원 정도 지출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5년 발간한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월평균 양육비 지출액은 자녀가 1명인 경우 64만 8000원, 2명인 경우 128만 5000원, 3명인 경우 152만 9000원으로 조사됐다. 가계소득이 중요한 이유, 결국 양육에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이유 직장 출퇴근 시간과 아이의 어린이집(또는 유치원) 등·하원 시간이 겹쳐 힘들어하는 양육자들도 적지 않다. 범섭씨는 지난해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했다. 다행히 회사가 유연근무제를 적용해 ‘오전 9시 30분 출근, 오후 6시 30분 퇴근’이 가능했다. “대신 할당된 일의 양은 채워야 하죠. 일이 많은데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일단은 회사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일거리를 싸들고 집에 와서 밤 11시까지 아이랑 놀아주다가 아이가 자면 그때부터 야근을 시작하죠.” 고용노동부가 전국 5인 이상 사업체에서 일하는 30~44세 남녀 1000명(각각 500명)을 표본으로 분석한 ‘2017년 일·가정 양립 근로자 실태조사’를 보면 ‘유연근무제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74.6%였다. 특히 유연근무제가 필요한 이유 중 ‘돌보아야 할 자녀·가족이 있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비율(34.4%)을 차지했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90.1%가 유연근무제 사용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또 2016년 고용부의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유연근무제 도입률은 21.9%에 수준이다. 미국의 시차출퇴근(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하루 근무시간을 채우는 제도) 도입률은 81.0%, 유럽의 시차출퇴근 도입률은 66.0%이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장시간 노동 관행도 육아 분담을 가로막는다.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평균 202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 세 번째로 노동시간이 길다.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2000시간이 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멕시코, 그리스 뿐이다. 범섭씨는 이렇게 일하면 몸과 마음이 소진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일하는 아빠·엄마는 집에 돌아오면 에너지가 바닥나요. 에너지가 있어야 밥도 짓고, 반찬도 만들고, 식사도 하고, 아이랑 같이 놀아줄 수 있는데…. 정신없이 일만 하면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어렵고 옆을 돌아보기가 굉장히 힘들죠. ‘칼퇴’가 안 된다면 유연근무제라도 제대로 정착됐으면 좋겠어요.” 재현씨도 “아빠들로 하여금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가 영유아 양육자들이 탄력근무(유연근무)를 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출산은 선택, 육아는 함께] 기획① “출산을 강요하지 마세요.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② 나도 육아휴직 쓰고, 칼퇴하고 싶은데…아빠들의 고민③ “저출산이 ‘문제’라니···국가가 너무 염치 없지 않나요?”
  • 흑형·외노자...친근함·재미로 둔갑한 인종차별

    흑형·외노자...친근함·재미로 둔갑한 인종차별

    오늘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날외국인 237만명 시대의 한국 사회단순 줄임말도 희화화 의도 땐 차별일상 속 차별·혐오 표현도 늘어나“사소한 표현이 물리적 충돌 부를 수도”‘파퀴벌레’(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를 바퀴벌레에 빗대 비하하는 말), ‘흑형’(흑인 형), ‘외노자’(외국인 노동자를 줄인 말). 국내 체류 외국인들을 지칭할 때 무심코 내뱉는 표현들이다. 일부 표현은 ‘친근하고 재미있다’거나 “단순히 줄임말”이라는 명분으로 온라인 등에서 흔히 활용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두 인종차별적 표현들”이라고 지적한다. 인종차별은 사소한 표현부터 시작되지만 심화되면 물리적 충돌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이상 한국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21일 유엔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한국사회 내 체류 외국인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을 철폐하고 혐오를 극복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수는 지난해 기준 237만여명인데 10년째 증가하고 있다. 출신국, 피부색 등이 다른 외국인 이웃이 늘어나면서 인종차별이나 혐오 행태도 증가하고 있다고 인권위는 분석했다. 특히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일상적 차별이 많다. 예컨대 ‘흑형’, ‘외노자’ 등의 표현은 인종차별적 언어에 가깝다. 박경태 성공회대 교수(사회학)는 “단순 줄임말이라고 해도 활용될 때 맥락상 대상을 희화화 또는 비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면 차별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거주 중국 동포들도 ‘짱깨’ 등 노골적 혐오 표현에 시달린다.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장은 “한국에 정착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려고 열심히 사는 동포도 많은데 일부의 일탈적인 범죄 행위들이 부각돼 혐오나 차별 표현이 더 만연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봄 예멘인 500여명의 제주도 입도 사건 이후 외국인을 겨냥한 차별과 편견이 더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공동대표는 “난민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오면서 세력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예멘인들 때문에 범죄가 늘어난다’는 등 근거가 부족한 소문이 퍼지면서 편견과 공포가 공고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심코 쓰는 인종차별적 언어가 자칫 물리적 충돌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경고한다. 이정복 대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혐오 표현의 다음 단계는 구체적 폭력”이라며 “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 표현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우리 곁에 사는 이주민이 최근 급증했기에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박경태 교수는 “(혐오차별적 표현들은) 이주민 때문에 한국인이 피해를 본다는 의식이 밑바탕이 된 것”이라면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 등 구조적 차별을 해소하지 않고 인종차별을 없애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작게는 외국인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시작해 차별금지법과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트럼프의 줄기찬 매케인 공격에 한 목소리로 감싸기 나선 미 의회

    트럼프의 줄기찬 매케인 공격에 한 목소리로 감싸기 나선 미 의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뇌암으로 투병하다 숨진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을 향한 비난을 멈출 줄 모르자, 여야를 막론한 미 정치권 인사들이 ‘매케인 감싸기’에 나섰다. 고인을 폄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로 미 의회 내 매케인 전 의원에 대한 추모 열기가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를 방문해 연설 도중 “나는 결코 매케인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매케인 전 의원 비난에 5분 이상을 할애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참전용사 출신으로 생전 상원 군사위원장을 지낸 매케인 전 의원을 향해 “매케인은 우리의 위대한 참전용사들을 위한 일을 완수하지 않았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그가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 폐지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을 거론하며 “공화당과 이 나라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전인 지난 17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같은 내용으로 매케인 의원을 공격했다. 지난해 9월 엄수된 고인의 장례식에는 매케인 의원의 백악관행을 좌절시킨 조지 W 부시·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고인의 부탁에 따라 조사를 낭독했지만 초대조차 받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 버지니아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쳤다. 고인이 된 ‘정적’을 놓지 못하고 틈만 나면 비난을 되풀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뒤끝 행태에 공화당 거물 밋 롬니 상원의원,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상원 사령탑인 척 슈머(뉴욕) 원내대표가 목소리를 냈다. 롬니 전 의원은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 출신으로 지난해 11·6지방선거에 당선돼 정계에 복귀했다. 그는 2008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매케인 전 의원과 겨뤘던 라이벌이기도 하다. 롬니 의원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 친구 존 매케인처럼 본보기가 되는 사람을 또다시 폄하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매케인 전 의원에게 따라다니는 긍정적인 수식어들을 사용했다. 매코널 원내대표 역시 “오늘, 그리고 날마다 나는 나의 좋은 친구 존 매케인을 그리워한다. 상원에서 보기 힘든 애국자이자 진짜 미국민의 영웅이었던 그와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건 축복이었다. 그에 대한 기억은 날마다 나에게 우리나라가 영웅들의 희생 덕분에 지탱된다는 걸 되새기게 한다”는 트윗을 올려 고인을 추모했다. 야당에서는 고인의 이름을 딴 의회 건물 이름을 짓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슈머 원내대표는 “(상원 의회 건물 중 하나인) 러셀 빌딩의 이름을 미국민의 영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이름을 따서 다시 명명하는 입법안을 곧 다시 발의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부터 백악관 선임고문 캘리앤 콘웨이의 남편 조지 콘웨이와 이어온 설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조지 콘웨이는 아내의 성공을 매우 시기하고 있으며, 그가 그토록 절실하게 원했던 자리를 (내가)그에게 주지 않은데 화가 나 있다. 나는 그를 잘 모르고 그저 한번 봤을 뿐”이라면서 패배자이자 최악의 남편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워싱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조지 콘웨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온갖 사안에 대해 거친 언사로 트윗을 날리자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모든 미국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건강을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미 정신과협회가 펴내는 장애 진단 편람에서 자기애성 인격장애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설명한 부분을 캡처해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콘웨이 선임고문은 지난 18일 기자들로부터 남편이 주말에 올린 트윗에 대해 논평해달라는 재촉을 받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건강에 대해 그가 밝힌 우려에 공감하지 않는다”면서 진땀을 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한남충은 과도한 표현, 정신적 고통 배상하라”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한남충은 과도한 표현, 정신적 고통 배상하라”

    #원고 vs 피고: 웹툰작가 강모(남)씨 vs 네티즌 이모(여)씨 한 포털사이트에서 ‘A’라는 필명으로 웹툰을 연재하던 강모씨는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마스크팩을 비롯한 여러 제품을 판매해 왔습니다. 대학원생이던 이모씨는 2015년 12월 한 인터넷 쇼핑몰 마스크팩 상품 문의 게시판에 “대표적인 여혐작가 ‘여자가 뚱뚱하면 맞아야 한다’는 A가 마스크팩에? 생각이 있어요, 없어요?”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여성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에는 “XX에 A씨 마스크팩 떴다. 출동해라”라는 글을 남겼죠. 제목에 “이거 안 가면 A 같은 한남충한테 공격당한다”는 표현을 쓴 것이 특히 문제가 됐습니다. 강씨는 이씨를 고소했고 이씨는 ‘한남충’ 표현 관련 모욕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2017년 7월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판매 상품 불매운동 이어져 재산 피해” 강씨는 “이씨가 적은 표현들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당했을 뿐 아니라 캐릭터 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결국 마스크팩 판매도 조기 중단돼 재산상 손실을 입었다”며 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냈습니다. 결론적으로 1·2심 법원은 강씨의 정신적 고통을 인정해 이씨가 강씨에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강씨는 재판에서 웹툰 등에서 ‘여자가 뚱뚱하면 맞아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했고, 이씨도 강씨가 이런 표현을 사용했다고 볼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2심인 서울서부지법 민사항소1부(부장 신종열)는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면서 “나아가 그 내용 자체도 원고를 비이성적인 성차별주의자로 낙인찍는 내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경멸·조롱 목적… 위자료 50만원 물어줘야” 이씨는 “‘한남충’은 인터넷상에서 한국 남성을 재미있게 부르는 신조어에 불과하다”면서 “원고는 유명 웹툰 작가로서 공인이고 여성을 비하하는 웹툰으로 논란이 돼 연계상품의 불매운동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글을 기재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원고의 국적이나 성별을 지칭한 용어나 메갈리아 회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사용한 풍자·해학적 표현이라기보다는 원고에 대한 반감 때문에 원고를 경멸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사회상규를 벗어난 과도한 표현”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만 법원은 “재산상 손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50만원을 산정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웹툰작가에 “한남충”이라며 불매운동 ‘유죄’…손해배상액은

    웹툰작가에 “한남충”이라며 불매운동 ‘유죄’…손해배상액은

    #원고 vs 피고: 웹툰작가 강모씨(남성) vs 네티즌 이모씨(여성) 한 포털사이트에서 ‘A’라는 필명으로 웹툰을 연재하던 강씨는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마스크팩을 비롯한 여러 캐릭터 상품을 판매해 왔습니다. 대학원생이던 이씨는 2015년 12월 한 인터넷 쇼핑몰 마스크팩 상품 문의 게시판에 “대표적인 여혐작가 ‘여자가 뚱뚱하면 맞아야 한다’는 A가 마스크팩에? 진짜…생각이 있어요, 없어요?”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여성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에 “XX에 A씨 마스크팩 떴다. 출동해라”라는 글을 남겼죠. 특히 제목에 쓴 “이거 안 가면 A같은 한남충한테 공격당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문제가 됐습니다. 강씨는 이씨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모욕 혐의로 고소했고 이씨는 ‘한남충’ 표현 관련 모욕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2017년 7월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강씨는 “이씨가 적은 표현들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당했을 뿐 아니라 캐릭터 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결국 마스크팩 판매도 조기 중단돼 재산상 손실도 입었다”며 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냈습니다. 결론적으로 1·2심 법원은 강씨의 정신적 고통을 인정해 이씨가 강씨에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강씨는 재판에서 웹툰 등에서 ‘여자가 뚱뚱하면 맞아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요. 2심인 지난해 서울서부지법 민사항소1부(부장 신종열)는 “피고가 원고가 웹툰 등에서 간접적이나마 그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 않은 이상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아가 그 내용 자체도 원고를 극단적이고 비이성적인 성차별주의자로 낙인찍는 내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씨는 “‘한남충’은 인터넷상에서 한국 남성을 재미있게 부르는 신조어에 불과하다”면서 “원고는 유명 웹툰 작가로서 공인이고 여성을 비하하는 웹툰으로 논란이 돼 연계상품의 불매운동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글을 기재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원고의 국적이나 성별을 지칭한 용어나 메갈리아 회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사용한 풍자·해학적 표현이라기 보다는 여성의 성형이나 외모를 소재로 웹툰을 그리는 원고에 대한 반감 때문에 원고를 경멸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사회상규를 벗어난 과도한 표현”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만 법원은 “재산상 손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50만원을 산정했습니다. “이씨의 불매운동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가 얼마나 되는지 원고가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재판부는 또 “원고가 손해배상금으로 500만원을 청구하면서도 그 중 얼마만큼이 정신적 손해로 인한 부분인지 특정하진 않았다”면서 “그러나 소송의 경과와 원고의 주장 등을 종합해 볼 때 원고가 정신적 손해배상금으로 적어도 50만원 이상은 구하고 있다고 보여 이 같이 인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판결은 지난해 11월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마이웨이’ 이용식 “과로로 실명까지..눈동자 돌아가지 않게 연습”

    ‘마이웨이’ 이용식 “과로로 실명까지..눈동자 돌아가지 않게 연습”

    ‘마이웨이’에 코미디언 이용식이 출연한다. 오늘(20일) 밤 10시 방송되는 ‘인생다큐-마이웨이’에서는 ‘영원한 뽀식이’ 코미디언 이용식이 자신의 삶에 대해 전한다. 1975년 MBC ‘제1기 코미디언 선발대회’로 데뷔한 이용식. 그는 MBC 간판 프로그램인 ‘뽀뽀뽀’를 19년간 진행하며 ‘뽀식이’란 애칭을 얻게 된다. 데뷔 이후 ‘웃으면 복이 와요’ ‘일요일 밤의 대행진’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등 꾸준히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80년대 대한민국 코미디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일흔을 앞둔 나이지만 여전히 현역 방송인으로 종횡무진 활약을 하고 있는 이용식. 그는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한쪽 눈이 실명 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용식은 “과로를 하며 혈압 관리를 못했다. ‘피곤해서 그렇구나. 쉬어야지’라고 생각만 하고 방치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며 “가족들이 걱정하는 게 싫어 숨기고 있었지만 나처럼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람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개하게 됐다”고 후일담을 전한다. 이어 그는 “시력을 잃은 후 눈동자가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도록 시선처리까지 부단히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용식이 대한민국 대표가수 남진의 공연장으로 향하는 모습도 공개된다. 이용식과 막역한 사이인 남진은 “‘둥지’란 곡이 발표되고 일 년 동안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당시 최고 전성기를 달리던 우리 용식 씨가 공연을 다니며 꼭 이 ‘둥지’를 불러줬다. 그 덕분에 입소문을 타며 대중에게 사랑 받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그가 남진을 스타로 만든 ‘일등 공신’임을 추억한다. 이용식은 지난 2009년, 본인을 주축으로 ‘대한민국 희극인의 날’을 제정했다는 사실을 밝힌다. 그는 “희극인 관계자 700명과 시민 만 5천여 명 정도가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대한민국 최초의 ‘제 1회 희극인의 날’ 제정을 축하하는 행사가 진행됐다”며 “단 1회로 끝나고 말았지만 언젠가 제 2회 희극인의 날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최고의 코미디언’이라는 찬사보다 ‘오랫동안 참 열심히 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코미디언 이용식의 인생 이야기는 오늘(20일) 밤 10시 TV CHOSUN ‘인생다큐-마이웨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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