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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극초음속 무기 개발 경쟁에 뛰어든 미중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극초음속 무기 개발 경쟁에 뛰어든 미중

    미국과 중국이 현재의 미사일방어(MD)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MD체계를 무력화하는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는 주한 미군기지뿐 아니라 주일 미군기지에 최대 위협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17’을 실전 배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DF-17은 핵탄두형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해 비행 중 궤도를 자유자재로 수정할 수 있는 만큼 상대 방공망을 쉽게 뚫을 수 있다고 SCMP가 전했다. 지난해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 때 선보인 DF-17은 음속의 10배로 날아가 표적을 파괴한다. 사정거리는 1800~2500km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DF-17을 두고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방어하기 어렵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러시아 역시 지난해 12월 극초음속 비행체 ‘아반가르드’를 실전 배치했다. 아반가르드의 최고 속도는 마하 20, 사거리는 6000km 이상이다. 음속은 소리의 속도를 말한다. ‘마하1’(시속 1224㎞)을 기본 단위로 한다. 극초음속은 대기권 내에서 소리의 5배, 마하5(시속 6120㎞) 이상을 뜻한다. 마하5의 극초음속 비행기를 타면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 뉴욕까지 1만 1000km 떨어진 거리를 2시간 안에 날아갈 수 있다. 일반 여객기와 비교해 8배나 빠른 속도다. 미군의 대표적인 크루즈(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는 마하1 이하인 만큼 요격이 가능하다. 마하20의 속도를 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비행 궤적을 예측할 수 있는 까닭에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극초음속 무기는 발사된 뒤 고도와 방향을 불규칙적으로 바꾸는 데다 초스피드로 날아가기 때문에 요격이 불가능해 차세대 무기로 불린다. 현재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는 극초음속 비행체와 활공체 두 종류로 구분된다. 극초음속 비행체는 크루즈미사일과 비슷한 형태로 공중 발사 후 일정 고도에 올라간 다음, 자체 추진체의 도움으로 극초음속으로 목표 지점까지 날아가 파괴한다. 고체연료나 스크램제트 엔진을 이용한다. 스크램제트 엔진은 공기를 초음속으로 빨아들여 압축해 고출력을 내는 최첨단 제품이다. 마하7∼8로 각각 평가되는 사드체계와 SM-3 지대공 미사일보다 최대 3배 이상 빨라 요격이 불가능하다. 극초음속 활공체는 탄도미사일에 실려 일정 고도까지 올라간 다음 자체의 양력(揚力)으로 활공 비행하면서 빠른 속도로 목표물에 낙하하는 무동력 비행체다. 즉 대기권 부근까지 올려진 탄도미사일의 탄두가 활공 비행을 하다가 목표물 상공에서 고속 낙하하는 방식이다. 발사 후 도중에 분리된 뒤 극도로 낮은 고도로 날아가면서 목표물을 타격해 레이더의 포착과 요격이 불가능하다. 레이더로 탐지가 어려울뿐 아니라 설사 탐지해도 너무 빠르기 때문에 요격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다. 특히 극초음속 무기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하면 30기 이상의 극초음속 무기가 서로 표적 정보를 공유하면서 임무를 분담해 타격할 수도 있다. 일단 개발만 하면 생산 단가가 탄도미사일보다 상대적으로 싼 덕분에 앞으로 10년 뒤엔 전쟁은 극초음속 무기를 가진 나라의 일방적 게임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무기가 군비 경쟁의 판도까진 못 바꾸더라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국방부 군사기술 자문관을 지낸 마가렛 코살 미국 조지아공대 샘넌 국제대학원 교수는 “핵무기를 대체할 가장 효과적인 전략무기가 될 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극초음속 기술이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못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수준은 러시아와 선두를 다툴 정도다. 2017년 12월 극초음속 활공체를 두 번이나 발사해 성공했다. 이 활공체는 탄도미사일 DF-17에 장착해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돼 비행하다 DF-17과 분리된 뒤, 1400㎞를 활강하면서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지역 목표물을 몇 미터 오차로 맞혔다. 당시 이 극초음속 활공체의 고도는 불과 60㎞였다. 중국은 앞으로 극초음속 활공체를 차세대 ICBM인 DF-41에도 장착할 전망이다. DF-41은 길이 16.5m, 직경 2.8m이며 고체연료를 사용해 총중량이 60여t에 이른다. 사정거리가 1만 2000㎞가 넘는 이 미사일은 미국 워싱턴 등 지구상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공격 목표 오차 범위가 100m에 불과한 데다가 최대 10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미 전역이 중국 극초음속 활공체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2018년 8월엔 마하6의 씽쿵(星空)-2 극초음속 활공체의 시험에도 성공했다. 중국 극초음속 무기의 개발 주역인 중국항천과공(航空科工)그룹(CASIC)은 마하10의 속도로 중국 본토에서 미국 괌 기지를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로 불리는 중거리미사일(IRBM) ‘DF-26’을 개발했다. 가장 먼저 1990년대부터 개발을 시작한 미국은 중국 극초음속 무기의 실전 배치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로 전략에 따른 영향력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극초음속 무기를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하는 초미의 과제로 떠올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중단했던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자극받아 방산업체인 보잉과 록히드마틴을 중심으로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이 극초음속 무기로 무장하면 괌 부근의 잠수함이나 전략폭격기로 중국의 주요 표적을 15분 이내에 타격할 수 있다. 미국은 2018년 1월 트럼프판 ‘스타워즈’로 불리는 새로운 미사일 방어전략을 발표했다. ‘미사일방어 검토보고서’(MDR)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전략은 적의 미사일을 신속하게 탐지하고 요격 능력을 극대화하고자 우주 공간에 센서층과 요격무기를 설치해 MD체계를 증강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무인항공기(UAV)에 레이저를 장착해 추진단계에 적 미사일을 파괴하는 기술개발 방안, 사드나 SM-3 블록 2A 요격미사일을 장착한 미 해군의 이지스함 재배치 방안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에서 “크루즈미사일과 극초음속 비행체를 포함한 어떤 미사일 공격도 방어하기 위해 우리의 태세를 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육군은 이를 위해 태평양전구에 배치된 자체 화력을 증강하기 위해 지상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비로 2020년에 10억 달러(약 1조 1650억원) 이상을 책정했다. 신형 전략 장사정포를 극초음속 탄두용으로 개조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전력이 오는 2023년 실전 배치될 전망이다. 미 공군은 지난해 B-52H 전략폭격기에 극초음속 비행체인 공중발사 신속대응무기(AGM-183A)를 장착해 시험에 성공했다. SCMP는 오바마 전 행정부 때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중단했던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재개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자체 무기개발 발표는 없었다고 전했다. 미 공군은 극초음속 재래식 타격무기(HCSW)를 2022년 배치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2018년 4월 9억 2800만 달러에 계약해 본격 개발하고 있다. 미 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발 중인 스크램 제트엔진을 활용한 극초음속 비행체는 마하13까지 속도를 내도록 할 방침이다. 미국이 4개월 만에 두 건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사업을 발주한 것은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올인하는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극초음속 무기에 26억 달러를 미 의회에 요구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몸으로 익히는 공부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몸으로 익히는 공부

    지방대 사범대학에 재직하면서 많은 학생들을 만났다. 한 남학생에 대한 각별한 기억이 있다. 역사교육과라서 봄·가을엔 답사여행을 떠난다. 어느 해 봄이었다. 답사 2일째였을 것이다. 오전에 전세버스로 목적지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운전기사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버스가 달리고 있는데 한 학생이 전날 마신 술로 탈이 났나 보다. 오른쪽 맨 앞자리가 비어 있었는데 그 자리에 앉더니 그만 바닥에 토하고 말았다. 비닐봉투를 얻으려고 앞으로 나오다가 그만 참지 못하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내 자리 건너편에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운전기사가 낯을 찌푸렸다. 이 일을 어찌 하나 하고 난감하게 바라보고 있던 순간, 뒤편에서 학과 학생회 총무를 맡은 복학생 한 명이 검은 비닐봉투를 들고 다가온다. 그러더니 말없이 소매를 걷어붙이고는 맨손으로 토사물을 싹싹 훑어 깨끗하게 치우는 게 아닌가.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다. 청소 중이나 청소 후나 말 한마디 없었다. 내가 이 일을 했노라고 생색을 내는 법도 없었다. 당연히 할 일을 했다는 투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면서 내심 감탄했다. 나 자신 깨우치는 바가 많았다. 지방대란 이유만으로 폄하하는 세태에서 이런 학생이 있다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나는 어려서 어머니가 부엌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던 세대에 속한다. 사내가 부엌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통용되던 시절이다. 지금 와서 보면 한심한 관행이지만 그때는 그랬다. 설거지 습관이 몸에 붙질 않았으니 나이 들어 후천적으로 익히는 게 쉽지는 않았다. 이건 머리가 아니라 전적으로 몸으로 익히는 공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답사에서 그 일을 겪으면서 결정적으로 내 습관을 돌아보게 됐다. 그 후 개숫물에 손 담그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학생에게서 한 수 배운 것이다. 어려운 시험을 치르고 고위직에 오른 우리의 엘리트 관료, 법조인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 자랐을까. 책으로만 세상을 배운 수재들이라면,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외계인들이라면 곤란할 것 같다. 삶의 현장에서 고단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아픔을 온몸으로 공감할 줄 아는 지도자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흰뺨검둥오리 한 쌍이 차가운 얼음물에 온몸을 던져 먹이를 찾고 있다. 양말도 신지 않은 빨간 발이 얼마나 시릴까.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 라건아 이어 박지수까지 악플에 병드는 스포츠계

    라건아 이어 박지수까지 악플에 병드는 스포츠계

    “싸가지가 없네·표정이 왜 저래” 악플 朴 “운동 포기하고 싶을 만큼 우울증” 악의적 글 많아… 구단서 심리 상담 “성희롱 주장 리그 차원서 대응해야”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로 평가받는 박지수(22·KB)가 일부 팬의 인신공격성 비난 댓글로 고통받고 있다는 심경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적으로 밝혔다. 최근 남자 프로농구의 귀화 선수 라건아(KCC)와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KGC)이 일부 한국인으로부터 인종차별 메시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데 이어 스포츠 선수들의 공개적인 심경 토로가 잇따르고 있는 셈이다.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살아야 하는 프로 선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로, 그만큼 선수들에 대한 일부 팬의 인신공격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두 시즌을 뛰었고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센터를 맡고 있는 박지수는 지난 20일 부산 BNK와 경기를 치른 뒤 소셜미디어에 “조금 억울해도 항의 안 하려고 노력 중인데 ‘표정이 왜 저러냐’거나 ‘무슨 일 있냐’, ‘싸가지가 없다’ 등 매번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 귀에 안 들어올 것 같으셨냐”고 썼다.이어 “어릴 때부터 표정 얘기를 많이 들어서 반성하고 고치려고 노력 중”이라며 “몸싸움이 이렇게 심한 리그에서 어떻게 웃으면서 뛸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전쟁에서 웃으면서 총 쏘는 사람이 있느냐. 매번 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 왔고 시즌 초엔 우울증 초기까지도 갔었다”며 “정말 너무 힘들다.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진짜 그만하고 싶다. 농구가 좋아서 하는 것이고 제 직업에 대해 자부심이 있는데 이제 그 이유마저 잃어버리고 포기하고 싶을 것 같다”고도 했다. BNK와의 경기 뒤 인터뷰에서도 박지수는 “계속 표정 관리를 하려고 했다. 이기든 지든 끝까지 해야 할 것을 해야 하지 않나. 내가 좀더 노련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자신의 표정에 대한 일부 팬의 비난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소속팀 관계자는 21일 “선수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받는 개인 메시지에 악의적인 글도 많아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있다”며 “구단 차원에서 심리 상담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덜어 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자농구 관계자는 “남자농구에서 인종차별이 문제가 됐다면 여자농구에서는 외모를 비하하는 등 성희롱성 메시지가 큰 문제”라며 “리그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수의 용감한 심경 토로에 대다수 농구 팬은 응원을 보냈다. 한 네티즌은 “박지수 선수, 응원하는 팬이 더 많으니 힘내세요”라고 전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박지수 인스타그램 캡처
  • 트럼프 “종말론 예지자” 툰베리 “숲이 불타는데 나무 심자고?”

    트럼프 “종말론 예지자” 툰베리 “숲이 불타는데 나무 심자고?”

    둘이 충돌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의 스키 리조트 다보스에서 막을 올린 제50회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포럼) 연차 총회 기조연설에 몇 시간 차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방청석 뒤편에서 툰베리가 귀기울여 듣고 있는 가운데 기조연설을 통해 툰베리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기후변화를 경고하는 이들을 “종말론 예지자”라고 폄하하며 이들의 “묵시록 같은 예측”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비관이 아니라 낙관의 시대이며 이런 경고를 늘어놓는 이들은 늘 같은 것을 요구하는데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지배하고 변질시키며 통제할 수 있는 절대권력을 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바보같은 점성술자들의 후예”라고 깎아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삼림 재건과 관리에 노력을 계속 기울이겠다며 이번 총회에서 발족된 ‘나무 1조 그루 심기 이니셔티브’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후 변화에 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툰베리는 곧바로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분명히 하자. 우리에겐 ‘저탄소 경제’는 필요없다. 우리에겐 ‘배출 경감’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배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조 연설에서는 “당신은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매시간 불길에 연료를 대고 있다”면서 “일년 전 다보스에 와서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난 여러분이 겁에 질리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한 뒤 시간이 흘렀는데도 나아진 게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나무 심기 프로젝트에 대해선 “아마존 삼림은 베여 넘어지고 있는데 아프리카에 나무를 더 심으라고 누군가에 돈을 지불함으로써 당신의 배출량을 벌충하라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툰베리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당신의 정당에 대해선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좌파, 우파, 중도 모두 실패했다. 어떤 정치 이념과 경제 구조도 기후와 환경적 비상 사태를 저지하고 응집력 있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50회 다보스포럼 연차 총회는 24일까지 이어진다. 주제는 ‘화합·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이해관계자들’이다. 회의에는 각국 정상들과 기업인들 약 3000명이 참석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박지원 “검찰 하극상… 秋 법무, 인사조치로 다스려야”

    박지원 “검찰 하극상… 秋 법무, 인사조치로 다스려야”

    “안철수 총선불출마는 황교안·유승민에 ‘희생하라’ 메시지”“이민국가 미국의 주한 대사에 일본계 비하 태도 부적절”민주당의 판사 인재영입… “文 후반기 사법개혁 매진할 듯”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 기소 여부를 두고 검찰 간부들 간 벌어진 설화를 “기자들도 있는 빈소에서 직속 상사를 망신시킨 하극상”이라고 규정하며 “법무는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도 인사조치를 해야 한다”고 20일 주장했다. 검찰 직원 상가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의 양석조 선임연구관이 직속 상관인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게 “조국이 왜 무혐의냐”고 공개 항의했다는 전날 SBS 보도와 관련된 견해다. 박 의원은 전날 귀국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의 총선불출마 선언에 대해선 “이 선언은 보수대통합을 부르짖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검찰 간부들 간 설화에 대해 박 의원은 “특정 사건 기소 여부를 두고 검찰 내에서 신랄한 토론이 이뤄지는 것은 검찰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지만, 상가에서 공개적으로 ‘당신이 검사냐’는 식으로 공개 망신을 시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탄식했다. 이어 “이러니 심 검사장을 두고 ‘반부패부장’인지 ‘친부패부장’인지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양 선임연구관을) 인사조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임박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대해 “인사권은 장관에게 있고, 검찰총장은 의견제시 권한이 있다”면서 “결국 추 장관 뜻대로 과감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전날 안 전 의원 귀국에 대해 박 의원은 “보수대통합이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이 총선불출마 카드를 꺼내며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게 ‘희생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 의원은 또 안 전 의원이 ‘실용’ 노선을 택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안 전 의원이 자신이 창당했던 바른미래당을 정치적 교두보로 삼을 여지가 여전히 있다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안 전 의원이 재산이 많지만, 돈을 잘 안쓴다”며 바른미래당에 있는 정당보조금 등의 재원이 안 전 의원 정치적 재개에 활용될 가능성을 점쳤다. 청와대의 대북 개별관광 추진에 제동을 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향한 여권의 날 선 반응에 박 의원은 ‘외교적 대응’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이민국가인 미국의 대사를 일본계라고 비하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판사 출신 인재영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데 대해 “여당의 인재영입 면면을 보면 집권 전반기 정치개혁, 검찰개혁을 제도화 한 문재인 대통령이 사법부 개혁에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의원은 이어 “다만,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스토리에 비중을 두고 인재를 영입 중인데 스토리가 좋은 사람이 정치를 잘 할 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여운을 남겼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아하! 우주] 굿바이! 스피처 우주망원경…16년 간 우주의 미지를 밝히다

    [아하! 우주] 굿바이! 스피처 우주망원경…16년 간 우주의 미지를 밝히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오는 30일 최종 관측을 마치고 자외선으로 미지의 우주를 스캔한 16년의 장대한 미션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적외선 우주망원경 스피처는 원래 2년 반 동안 작동하도록 설계되었으나, 계획된 임무를 완수한 뒤에도 지금까지 11년 넘게 관측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구를 뒤따라가듯 태양 궤도를 도는 스피처가 지구에서 점점 더 멀어지면서 통제가 어려워져 탐사 임무가 비정상적으로 종료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오는 30일 가동 스위치를 영구적으로 끔으로써 영면에 들게 된다. 스피처는 현재 지구-달 거리의 600배에 달하는 약 2억 5400만㎞ 거리에 있다.우주망원경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주창한 미국 천체물리학자 라이먼 스피처(1914~1997)의 이름을 딴 이 망원경은 이런 역경에도 지난 16년간 혁혁한 성과를 냈다. 스피처는 허블 우주 망원경과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어 NASA의 4대 관측소 중 하나로 2003년 8월에 발사되었다. NASA는 오는 22일 오후 1시(미국동부시간)에 스피처의 위대한 업적을 축하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시청자들은 스페이스닷컴(Space.com)이나 NASA의 유튜브 페이지를 통해 직접 이벤트를 볼 수 있다. 스피처는 적외선으로 관측을 수행하는 망원경으로, 기기가 극저온을 유지해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극저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액체 헬륨을 이용해 기기를 냉각한다. 적외선 관측의 기능은 가시광선을 사용하는 망원경과는 달리 산란이 적은 적외선으로 우주 먼지를 뚫고 대상을 관측할 수 있다.따라서 스피처 망원경을 통해 과학자들은 별과 행성의 형성이 진행되고 있는 우주의 먼지가 많은 지역을 연구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별이 죽어가는 과정과 거대한 블랙홀이 어떻게 다른 천체들을 먹어치우는지 대한 통찰을 제공했다. 16년 미션에서 스피처는 우주 곳곳에 숨어 있는 천체들의 장막을 거둬 토성 주변에서 새로운 고리를 발견했으며, 가장 멀리 있는 은하 중 하나를 찾아냈다. 지난 2017년에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트라피스트(TRAPPIST)-1’이 7개의 행성을 가진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NASA가 2021년에 발사할 예정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은 스피처와 같은 파장의 빛을 관측하게 된다. 망원경 거울이 스피처의 7.5배에 달해 고해상도로 더 멀리 있는 천체를 관측할 수 있게 됨으로써 스피처가 놓쳤던 부분에 대한 후속 관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단비에 기뻐하는 호주 캥거루들 사진, 알고보니 ‘싸우는 중’

    단비에 기뻐하는 호주 캥거루들 사진, 알고보니 ‘싸우는 중’

    캥거루 두 마리가 비를 맞으며 기뻐하는 듯한 모습을 담은 화제의 사진 한 장이 인터넷상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19일 데일리메일 호주판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캥거루 두 마리가 비가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제자리에서 뛰어오르는 모습을 담은 화제의 사진 한 장은 호주에서 산불이 진정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쓰였다. 많은 네티즌은 사진 속 두 캥거루가 최근 호주에서 가뭄과 산불로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그동안 절실했던 단비가 내려 기뻐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14일 해당 사진을 실제로 촬영한 현지 사진작가 찰스 데이비스(33)가 자신의 상징적인 흑백 사진은 6년 전인 2014년 뉴사우스웨일스의 코지우스코 국립공원 인근 지히에서 캥거루 두 마리가 비를 맞으며 서로 싸우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고 밝히며 논란이 불거졌다. 같은 주 스노이 산맥 인근 쿠마에 있는 한 농장에서 살고 있는 이 작가는 당시 두 캥거루가 빗속에서 싸우는 모습을 3시간 동안 지켜보던 끝에 이 놀라운 장면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그는 이 사진으로 그해 말 호주 지리학회로부터 흑백사진 부문에서 상 하나를 받았다. 작가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였던 12월 25일쯤부터 SNS상에서 자신의 사진이 다시 등장해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새해 첫날부터 전국적으로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확산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자신의 지적재산이 온라인상에서 거짓말을 퍼뜨리는 데 쓰이는 모습을 보는 것이 지겨워져 이 문제를 페이스북에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게시글에서 “여전히 집 주변 모든 것이 불타고 있는데 이 사진을 게시해야 한다는 점은 날 정말 짜증나게 한다. 이 사진은 지난 2주간 SNS에 거짓말을 하는 데 쓰였다”면서 “사람들은 ‘누군가가 호주에서 산불을 끄는 비를 캥거루들이 축하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우선, 난 이 사진을 2014년에 찍었다. 이들 캥거루는 이미 산불을 피하지 못했을 수도 있어 확실히 어떤 것도 축하하지 않는다”면서 “난 직접 모든 비가 내렸고 모든 것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당신이 이런 헛소리와 함께 이 사진을 올리는 사람을 본다면 사실을 바로 잡아 달라”고 덧붙였다. 데이비스는 데일리메일 호주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진을 누군가가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지만, 이를 이용해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는 더 화가 난다. 내가 사는 지역에 불이 났었고 사람들은 내 사진을 올리며 산불이 더는 일어나지 않아 호주인들은 축하하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그 사람은 너무 게을러서 누가 사진을 찍었는지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게시물에서 주장한대로 사진 속 캥거루들은 싸우고 있고 축하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은 축하하지 않으며 동물들은 축하하지 않는다. 그들은 먹고 자고 싸운다”면서 “그들은 싸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 사진을 잘못된 정보로 공유하는 대다수 사람들은 산불 피해 규모를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이거나 호주 도심지역의 거주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미국인 남성이 내게 이 사진에 관한 게시글을 내려달라고 부탁했으나 이 글은 나중에 삭제됐다”면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므로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찰스 데이비스/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런닝맨’ 전소민♥양세찬, 제2의 월요커플? “심장 따를 것”

    ‘런닝맨’ 전소민♥양세찬, 제2의 월요커플? “심장 따를 것”

    ‘런닝맨’ 양세찬과 전소민이 제2의 ‘월요커플’ 탄생을 예고했다. 19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는 파트너 결정전에서 파트너가 되는 양세찬과 전소민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하하는 양세찬의 말을 전하며 “이제는 전소민에게 내 심장이 시키는 대로 할 거라고 하더라”고 폭로했다. 이어 파트너 결정전이 시작되고, 양세찬은 “윙크가 예쁜 분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양세찬 앞으로 나온 전소민은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했고, 양세찬은 ‘잇몸 만개’ 웃음을 보였다. 그는 “심장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며 전소민을 선택해 핑크빛 기류를 형성했다. 앞서 지난 12일 방송에서도 전소민은 고릴라 탈을 쓴 양세찬에게 포옹을 하며 “귀여워”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뽀뽀까지 해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다. 또 이날 최종 이름표 뜯기 게임에서도 양세찬과 전소민의 이상 기류가 포착됐다. 이날 양세찬이 말하는 도중 전소민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그를 찍기 시작했고, 유재석과 멤버들은 “카메라가 이렇게 많은데 왜 개인 휴대전화로 찍냐”, “나중에 세찬이 보고싶을 때 보려는 것 아니냐”, “개인소장을 하네”라며 몰아갔다. 제작진은 ‘방송으로 사심 채우네’라는 자막을 띄워 웃음을 더했다. 이에 ‘런닝맨’ 애청자들은 송지효-개리 이후 제2의 ‘월요 커플’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영자 궁중요리’ 김지영 셰프 소개한 타락죽 무엇?

    ‘이영자 궁중요리’ 김지영 셰프 소개한 타락죽 무엇?

    김지영 셰프가 소개한 궁중요리 ‘타락죽’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전참시)에는 송성호 매니저의 진급을 축하하기 위해 식사 자리를 마련한 이영자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송실장은 “그 식당은 특별한 날에만 가신다. 제가 실장으로 진급해서 특별히 소속사 사장님과 함께 마련해주신 자리다”라고 밝혔다. 이영자는 해당 식당에 대해 “1년에 4번 가면 성공한 식당이다. 계절마다 제철 음식이 나오는데 여기 김지영 셰프님이 ‘대장금’ 때 이영애 씨의 손 대역을 하신 분이다. 궁중 요리로 해외까지 나가셨던 분이다”라고 소개해 기대를 모았다. 이날 이영자는 김지영 셰프에게 “제일 비싼 요리로 달라”고 주문했다. 잠시 뒤 타락죽, 너비아니, 통오겹살 연잎찜 등의 요리가 차례로 식탁에 올라왔다. ‘조선시대 왕의 보양식’ 타락죽은 우유에 멥쌀을 넣어 만든 죽으로 “죽 중의 왕”이라 불린다. 김지영 셰프는 “입동부터 겨울 끝나는 입춘 전까지 내의원의 처방을 받아 올리는 보양식”이라고 설명했다. 간은 송화염과 꿀로 한다. 타락죽을 맛본 이영자와 소속사 사장님은 “진짜 담백하고 맛있다. 꿀을 넣으니까 더 은은하다”, “이걸 왕이 먹었다는 거 아니냐”며 만족스러워했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영자는 “자존감이 높아지는 느낌이다. 내가 나를 귀하게 대접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해 눈길을 모았다. 한편 김지영 셰프는 지난해 11월 이영자가 진행하는 KBS2 ‘편스토랑’에도 출연한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저위력 핵탄두 탑재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트라이던트 II’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저위력 핵탄두 탑재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트라이던트 II’

    SLBM(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을 뜻한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인도, 북한 6개국이 개발해 운용 중이다. 이 가운데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전략원잠에서 사용되는 트라이던트 II(Trident II)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최근 저위력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월 13일(현지시각) 전미과학자연맹이 발행한 'United States nuclear forces,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인 2019년부터 트라이던트 II에 50발의 W76-2 저위력 핵탄두를 탑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저위력 핵탄두는 약 20킬로톤(kt)에 상당하는 폭발력을 가진 핵무기를 기준으로 그보다 위력이 낮은 핵무기를 말한다. 참고로 1킬로톤은 TNT 폭약 1000t의 위력에 해당한다. 트라이던트 II는 현재 240발이 미 해군에 배치되어 있다. 최대 12,000km를 비행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 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즉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대등한 사거리를 갖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핵무기로 손꼽히는 트라이던트 II는 그동안 W76-1과 W88 핵탄두를 탑재했다.이들 핵탄두들은 90 및 475㏏의 위력을 자랑한다. 반면 W76-2 저위력 핵탄두는 5~7㏏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라이던트 II에 탑재되는 핵탄두는 기본적으로 열핵폭탄 즉 수소폭탄으로 알려져 있다. 수소폭탄은 원자폭탄과 달리 핵융합을 이용한 핵폭탄이다. W76-2 저위력 핵탄두는 위력을 약화하기 위해, 기존 탄두와 달리 위력을 증대시키는 핵융합 물질을 제거하고 대신 동일한 부피와 중량의 대체물질을 채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W76-2 저위력 핵탄두는 Mk4A 재돌입체에 내장된다. Mk4A 재돌입체의 원형 공산 오차는 90m 이하로 알려져 있으며 슈퍼신관을 사용해 ‘핵 벙커버스터’로 사용이 가능하다. 전미과학자연맹의 보고서에 따르면 트라이던트 II에는 1~2발의 W76-2 저위력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이 트라이던트 II에 저위력 핵탄두를 탑재한 배경에는, 러시아 및 중국의 전술핵무기 즉 비전략핵무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저강도 핵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탈냉전 이후 미국은 전투기에서 투하하는 B61 계열 전술핵무기만 운용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다양한 전술핵무기 투발 수단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확대 개량해 나가고 있다. 중국은 비록 미국보다 핵무기 보유량은 적지만 각종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으며 그 수를 늘리고 있다. 또한 북한은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한 상황이다. 저위력 핵탄두는 러시아와 중국 같은 나라에 사용했을 경우 전면적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북한은 아직 제한된 핵무기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좀 다르다. 이 때문에 혹시 있을지 모를 북한의 핵도발을 응징하려 할 때, 정밀타격으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저위력 핵탄두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판깨스트]‘양육비 나몰라라’ 부모에 경고한 법원 “생존권 위협”

    [판깨스트]‘양육비 나몰라라’ 부모에 경고한 법원 “생존권 위협”

    검찰 ‘벌금형’ 약식기소에법원, 국민참여재판 진행배드파더스 활동가 ‘무죄’비방 표현 안돼..기준 제시“아이는 매일 매일 자랍니다. 맞벌이도 힘들다고 하는데 홀로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는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지난 15일 수원지방법원에서 12시간 넘게 진행된 재판 끝에 ‘무죄’ 선고가 난 사건이 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이 재판은 14일 오전 9시 30분부터 배심원 선정 작업에 들어간 뒤 변론, 평의를 거쳐 이튿날인 15일 자정이 넘어서야 선고가 이뤄졌습니다. 증인들의 증언이 이어질 때마다 법정은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한 증인은 피고인을 향해 “제가 그 자리(피고인석)에 앉아야 하는데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증언이 배심원단을 움직인 것일까요. 배심원단은 양육비를 주지 않은 부모의 신상을 공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드파더스’ 활동가 구본창씨에게 전원 무죄라고 써냈습니다. 배드파더스는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사진과 이름 등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양육비를 받아낼 수 없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신상 공개는 꽤 효과가 있었습니다. 2018년 7월 신상 공개를 시작한 뒤로 재판 직전까지 113명의 부모로부터 양육비를 받아냈습니다. ●검찰 “침해 정도 크다” vs 변호인 “입법 부작위 해당”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자로 이름과 얼굴이 공개된 5명이 배드파더스 운영진과 제보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대리인 역할을 맡은 구씨를 고소한 것입니다. 구씨를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검찰은 재판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성범죄자도 예외적으로 공개합니다. 그런데 배드파더스는 (신상이 공개된) 피해자들에게 확인 절차를 거치거나 이의제기 절차가 없습니다. 인터넷에 개인 연락처까지 공개하는 것은 침해 정도가 상당하고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검찰은 구씨를 기소하면서 시민들 의견을 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시민위원회가 구속력이 있지는 않지만 9명의 위원 중 7명이 기소 의견을 냈습니다. 시민을 통해서 이 사건 공소가 이뤄졌습니다.” 당초 검찰은 구씨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이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하면서 이 사건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양육비 미지급 문제의 실타래가 풀릴 수도 있지만 영영 꼬일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씨 등 피고인을 대리한 배드파더스 공동 변호인단도 사활을 걸었습니다. 10명이 넘는 변호인이 재판에 총출동했습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양소영(법무법인 숭인) 변호사가 최후변론에 앞서 지난해 1월 선고된 대법원 판례를 꺼내들었습니다. 월 소득이 줄었기 때문에 양육비를 감액해 달라는 사건에서 1, 2심은 사실상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는데 대법원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례입니다. 당시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종전 양육비 부담이 부당한지 여부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양육비의 감액은 일반적으로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양육비 감액 심판을 심리할 때는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양 변호사가 이 판례를 언급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대법원이 양육비 사안을 금전적 문제가 아닌 ‘자녀의 ‘복지’, ‘아동의 생존권’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양 변호사는 여세를 몰아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학대’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를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신상 공개를 허용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달리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법령은 없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양 변호사는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입법 부작위’에 해당한다”며 오히려 이 사건을 계기로 법령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무죄’ 판결 이후 5건 해결...2700만원 입금한 부모도 14일 오후 9시 27분쯤 변론이 종결됐습니다. 검찰과 변호인 의견과 증인들의 증언을 청취한 배심원단은 이때부터 2시간 20분가량 평의를 진행했습니다. 만장일치로 구씨에 대한 무죄 평결을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한 고심이 있었나 봅니다. 재판이 다시 시작되면서 배심원단이 법정으로 입장하는데 지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15일 오전 0시 23분, 재판부가 선고를 시작했습니다. “판결을 선고할 때 피고인들은 잠시 일어서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법정에는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1심 결과는 ‘무죄’.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창열)는 구씨의 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대가를 받지 않았고, 양육비 미지급자들을 비하, 모욕하거나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표현을 ‘전혀’ 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육비 문제가 법률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양육비 채무의 불이행은 결국 자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단순한 금전 채무의 불이행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공개 목적이 비방이 아닌 ‘공공의 이익’에 있기 때문에 무죄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재판부는 양육비 미지급자를 향해서도 “이혼 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따끔하게 지적했습니다. 재판부가 무죄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에 양육비를 주지 않던 아빠, 엄마들이 바빠졌습니다. 배드파더스에도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합니다. 배드파더스 홈페이지에는 ‘양육비 미지급 해결 건수’가 나옵니다. 재판 직전까지 113건이었는데 18일 오전 118건으로 늘었습니다. 무죄 선고 이후 3일 만에 5건이 해결된 것입니다. 2700만원을 받아낸 부모도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양육비를 못 받았던 아빠, 엄마들도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명예훼손 때문에 망설였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합법적으로 신상을 공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무죄 끌어낸 변호인단의 반격...“아동학대 고소” 하지만 재판부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에 대한 신상 공개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한 것은 아닙니다. 구씨와 함께 기소된 전모씨는 배드파더스를 통해 이혼한 배우자 신상을 공개한 것은 무죄를 받았지만, 전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행위에 대해서는 유죄(벌금 50만원)가 인정됐습니다. 배심원단도 만장일치로 유죄라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전씨가 SNS에 피해자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취지의 표현을 다수 사용했다”면서 “마치 재미있는 구경거리인양 글을 게시한 것이 일반 다수인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 무죄 판결로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20대 국회에는 양육비 채무자의 운전면허를 취소·정지하거나 출국 금지, 형사 처벌하는 법안들이 다수 발의됐지만 정쟁 속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습니다. 법령이 정비되지 않으면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아빠’, ‘나쁜 엄마’들은 계속 나올 것입니다. 구씨는 재판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배드파더스 운영으로 저와 사이트 운영자들 고통이 큽니다. 법안이 통과되고 양육비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체계가 되면 당연히 문을 닫을 겁니다.” 배드파더스가 문을 닫는 날이 올까요. 국회에만 맡기기에는 우려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배드파더스 공동 변호인단은 아동학대 혐의로 양육비 미지급자들을 형사 고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양 변호사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것”이라면서 “그동안 양육비 미지급을 아동학대로 처벌한 전례가 없지만 무죄 판결이 나온 이상 이제 기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靑 ‘조국 인권위 공문’ 공개했지만…‘13일’ 여전히 논란

    靑 ‘조국 인권위 공문’ 공개했지만…‘13일’ 여전히 논란

    “13일 ‘영구 폐기해달라’ 공문 보냈다” 해명강정수 센터장은 13일 “조사 착수 가능” 발표‘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권침해 조사 촉구’ 국민청원 관련 공문을 국가인권위원회에 발송했다가 다시 폐기를 요청하는 과정에 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가 17일 인권위에 보낸 공문 원본을 공개했다. 논란이 계속 확산할 경우 ‘청와대가 조 전 장관을 옹호하기 위해 독립기구인 인권위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청와대는 해당 청원이 답변요건인 동참 인원 20만명을 채우자 지난 7일 인권위에 ‘이 청원에 답변해줄 수 있느냐’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인권위는 ‘인권위는 독립기구여서 이와 같은 답변이 어렵다’는 뜻과 함께 ‘청원 내용을 이첩하면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답을 했고 그와 관련한 절차도 청와대에 설명했다. 이를 들은 청와대 실무자는 청원 내용을 이첩하는 데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관련한 공문(이첩공문)을 작성해 청와대 내부 업무 시스템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에는 이 문건을 실수로 인권위에 보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이첩공문이 잘못 발송된 만큼 그날 인권위와 통화해 이를 철회하자는 뜻을 전했고 인권위 측도 이에 동의했다고 한다. 이후 인권위는 청와대에 ‘절차를 확실히 하자’고 했고, 이에 청와대는 지난 13일 ‘이첩공문 폐기요청’ 공문을 인권위에 다시 보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청와대가 조 전 장관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침해에 대해 인권위에 조사를 요청하려다 논란이 될 것 같으니 취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해당 과정을 투명하게 알리기 위해 청와대가 발송한 공문을 읽어드리겠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내용을 보면 청와대가 7일 보낸 첫 공문에는 ‘국민청원이 답변요건인 20만명 동의를 돌파함에 따라 인권위의 협조를 요청한다. 답변 마감시한은 13일이며 답변방식은 기관장의 일괄 설명·서면답변·기관 자체 답변 등이 있다’고 돼 있다. 이날 한 언론에서는 ‘청와대가 직접 인권위원장에게 답변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이처럼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에 인권위에서는 ‘익명 제출된 진정 사건은 각하하도록 규정돼 있다. 진정인 연락처를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이후 9일에는 ‘본 청원을 이첩합니다’라는 내용의 이첩공문이 실수로 발송됐고, 13일에는 이를 영구폐기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다시 보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아닌 다른 사안, 인권위가 아닌 다른 기관에 협조요청을 할 때도 답변 방식을 세 가지로 제시하느냐’라는 질문이 나오자 “보통 유선으로 상의하는 것으로 안다. 전례에 관해서는 확인 후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으로도 논란은 완전히 가시질 않고 있다. 청와대는 13일 인권위에 자료 폐기를 요구하며 상황을 수습하려고 했다고 밝혔지만, 당일 강정수 대통령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전혀 결이 다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강 센터장은 이날 영상을 통해 “청원과 동참하신 국민들의 청원 내용을 담아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국가인권위원에 공문을 송부했다”며 “인권위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접수된 위 청원 내용이 인권 침해에 관한 사안으로 판단되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인종차별 심각하다”는 라건아 호소, 인권의식 고취하고 차별금지법 제정해야

    프로농구 전주 KCC 소속인 귀화선수 라건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일부 팬의 인종차별적 표현은 “이게 과연 2020년 우리 국민들의 인권 감수성 수준인가” 하는 자괴감을 들게 할 정도다. 한 네티즌은 라건아를 “검둥이”라 부르며 그의 어머니까지 욕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예 “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반감을 감추지 않았다. 라건아가 누구인가. 8년전 KBL에 데뷔한 그는 외국선수 MVP를 세 번이나 차지할 정도로 특출한 실력을 인정받았고, 2018년에는 체육 분야 우수 인재 특별귀화 형식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미국 이름 대신 한국 이름을 쓰는 그는 “우리 가족 터전은 한국”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정도로 완전히 한국에 동화됐다. 이런 그에게 인종차별적 인신공격이 난무했고, 참다못한 그가 결국 이 같은 실태를 폭로하며 “제발 그만하라”고 호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라건아의 호소 하루만에 안양 KGC 소속 외국인선수 브랜든 브라운도 비슷한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등 귀화선수와 외국인선수에 대한 국내 팬들의 인종차별 행태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브라운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이 보낸 악성메시지를 공개했는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영어 욕설과 흑인을 비하하는 호칭을 섞어 “한국에서 꺼지라”거나 “교통사고로 죽어라”라는 비난과 저주를 퍼붓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프로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종목마다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선수들이 잇따라 영입됐고, 아예 한국으로 귀화하는 외국인 선수들도 많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태극마크를 단 귀화선수가 전체 국가대표 145명의 10%가 넘는 15명이나 됐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유럽 등에서 인종차별적 인신공격을 받는 사례가 이따금 전해지는 것만큼이나 국내에서도 특히 흑인 선수들의 피부색을 폄하하는 표현이 일부 경기장에서 나오곤 했다. 대부분 일회성 해프닝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결국 이번에 사달이 난 셈이다. 현재 종목마다 협회와 연맹 차원에서 인종차별 언행 등에 대한 제재 규정이 있지만, 이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 프로농구에서는 흑인 비하 발언을 한 구단주에 대해 아예 영구제명을 했는가 하면 유럽 축구계에서는 인종차별 물의를 일으킨 팬들의 경기장 출입을 평생 막고, 구단에게도 관리책임을 묻는다. 국내도 유럽이나 미국 체육계처럼 더 엄격한 인종차별 철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번번히 입법이 좌절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서두르고, 사회 구성원들의 인권의식 고취를 위한 범국가적 캠페인도 진행할 필요가 있다.
  • 펠로시 ‘32개의 펜’ 외에 美의회 탄핵 절차에 낯선 장면 셋

    펠로시 ‘32개의 펜’ 외에 美의회 탄핵 절차에 낯선 장면 셋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도하고 있는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넘기는 과정에 소추안 서명 때 자신이 돌려 썼던 32개의 검정색 펜을 동료의원들에 ‘기념품’으로 나눠줘 입길에 올랐다. 영국 BBC는 4개의 은빛 쟁반에 8자루씩 모두 32개의 펜이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될 만한 범죄와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놓고 역사적 논쟁이 진행되는 이 때 또 하나의 질문이 정계를 달구고 있다”고 촌평했다. 법안이나 행정명령 서명에 사용된 필기구들이 기념품으로 배포되는 것은 프랭클린 D 루즈벨트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워싱턴의 전통’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지난 2010년 건강 보험법을 서명하며 22개의 펜을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식 날 나눠줄 펜이 다 떨어졌다고 너스레를 떤 적이 있다. 전날에도 ‘펜 논쟁’이 벌어지기 몇 시간전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서명 때 사용한 펜을 배석자들에게 나눠줬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정책적 성과를 기리는 자리와 펠로시 의장 스스로 ‘즐거운 일이 아니다’라고 표현해온 탄핵의 중요 절차를 이행하는 자리는 엄연히 다르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트럼프 진영 인사들은 눈살을 찌푸렸고 나아가 분노를 품었다고 WP는 지적했다. 그동안 탄핵을 ‘정치적 승리’라기보다 엄숙한 헌법적 의무로 규정해온 펠로시 의장은 지난달 18일 탄핵소추안이 하원 본회의를 통과했을 때도 트럼프의 ‘정치생명’에 사망 선고를 내리려는 듯 ‘상복 차림’으로 “오늘은 슬픈 날”이라고 읊조리며 환호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자제하라고 명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펠로시 의장이 이런 공화당의 반발을 짐작 못했을 리가 없다. 한달 가까이 시간을 끌며 수싸움을 벌여 온 펠로시 의장이 상원에 이관하면서 공화당을 향해 보낸 ‘무언의 몸짓’이었다는 것이다.공화당의 신경을 제대로 건드렸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탄핵 심판이 개시된 이날 상원 본회의 발언을 통해 ‘펠로시의 기념 펜’이야말로 ‘편견의 증거물’이라고 공격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 및 트윗을 통해 “어제 펠로시 의장이 기념 펜들로 탄핵을 축하하는 장면은 하원의 당파적 과정이 마지막으로 ‘완벽한 장면’에 응축돼 있었다”며 “엄숙하거나 진지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골적으로 당파적이고 정치적인 퍼포먼스이자 의식이었다”고 비난했다. ‘펜 논쟁’의 여파로 탄핵 심판이 시작된 이날 상원의원들의 배심원 선서식에서는 아무도 기념 펜을 받지 못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지난 199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개시일에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배심원 서약에 사용한 펜을 ‘역사적 장면’으로 기리기 위한 기념품으로 전달받았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다만 BBC는 이들 펜에 새겨진 철자가 잘못돼 다시 제작해 나중에 나눠줬다고 전했다.BBC는 영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독자들이 의아하게 여겼을 미국 탄핵 절차의 몇 장면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첫째는 전날 서명을 마친 뒤 하원 서기가 저유명한 로텐다 홀을 지나 상원에 두 조항의 탄핵소추안을 전달하기 위해 하원 의장대와 이날 지명된 7명의 소추위원(모두 민주당)들과 함께 행진하는 의식이다. 이 전통은 1868년 앤드루 존슨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 때 처음 이뤄졌던 것으로 여겨진다. 널리 알려진 대로 존슨은 갑자기 탄핵 심판 전에 폐렴이 도져 숨졌다. 1998년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도 이어졌다. 그런데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16일에도 다시 한번 행진해야 했다. 매코넬 원내대표가 다시 한번 소추안을 공식적으로 시연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두 번째는 중세 영어 ‘ye’가 왜 미국 상원에서 사용되느냐다. 통상 이 단어는 상원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16일 상원의 탄핵심판 절차가 개시됨을 알리면서 “여러분 들으세요(Hear ye, hear ye, hear ye), 모든 사람은 고통스러움에 침묵을 명 받았습니다. 하원은 도널드 존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을 상원에 송부했습니다”라고 선언했다. 찰스 E 그래슬리 상원 의장은 “그 메시지를 받아들입니다”라고 답한다.이 모든 절차에 대한 규정은 1868년에 처음 만들어져 1986년에 마지막으로 손질됐다. 고풍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데 진지함과 엄숙함을 바탕에 깔고 있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고치지 않았다. 세 번째는 선서문에 서명하는 일이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이 탄핵심판위원장을 맡아 취임 선서를 하고 100명의 상원의원이 선서를 한 뒤 서명하고 이를 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한다. 번거롭게 왜 이렇게 하느냐면 여느 당파적이거나 입법 절차에 대한 표결과 달리 당파의 이해에 얽매이지 말고 정의롭게 판단하겠다는 다짐을 강제하는 의미를 갖는다. 상원은 그 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식 소환장을 발부했다. 그리고 21일 다시 소집해 본격적인 탄핵심판 절차에 들어간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훈련기 제작 20년 만에… 초음속 전투기 수출국으로 날다

    훈련기 제작 20년 만에… 초음속 전투기 수출국으로 날다

    첫 훈련기 ‘KT1’ 9년 만에 독자 개발 비행 중 좌석·캐노피 이탈 사고 극복 현재도 활용… 인니·터키·페루에 수출 2001년 마하 1.05 초음속기 T50 확보 무장 기능 높인 FA50 경공격기 제작 2013년 20억弗 이라크 수출 사상 최대전투기는 첨단기술의 집약체로, 개발 성과에 따라 국력이 좌우될 만큼 중요도가 높은 무기입니다. ‘항공 선진국’만이 전투기 개발에 나설 수 있고 험난한 체계 개발 과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은 소형 항공기 개발 기술만 겨우 갖췄을 뿐 전투기 개발 여건은 ‘불모지’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다 1998년 10월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힘을 합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라는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우리는 1991년 12월 ‘KT1’ 기본훈련기 시제기(1호기) 초도비행을 시작으로 도전의 역사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인 30년의 짧은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의 땀과 눈물을 버무려 항공 선진국 대열에 올랐습니다. 서울신문은 16일 그 도전의 역사를 되짚어 보려 합니다. ●이진호·염동선 소령이 1호 국산 군용기 조종 1991년 12월 12일 오전 10시. 국내 최초 독자 개발 훈련기인 KT1 1호기가 경남 사천 비행장에서 날아올랐습니다. 9년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자 기술진은 너나없이 감격해 눈물을 쏟았습니다. 당초 비행 경험이 많은 외국인 조종사를 탑승시키려 했지만, 개발자들은 “최초의 국산 군용기 첫 비행을 외국인에게 맡길 수 없다”며 강력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테스트 파일럿 교육을 받은 조종사 이진호·염동선 소령이 첫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은 비행기에 직접 ‘웅비’라는 별칭을 붙여 줬습니다.난관도 이어졌습니다. ‘웅비 명명식’을 사흘 앞둔 같은 해 11월 25일 1호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배면(뒤집기)비행을 시도하던 중 전방 좌석이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1000피트(305m) 상공에서 튀어 나가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대기하던 후방 좌석 조종사도 가까스로 탈출했는데, 원인은 영국 마틴 베이커사가 납품한 후방 좌석 불량으로 결론 났습니다. ●캐노피 날아갔어도 조종간 끝까지 지켜 1996년 10월에는 이륙한 지 불과 20분 만에 4호기 조종석 ‘캐노피’(유리 덮개)가 날아가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1호기와도 인연을 맺었던 베테랑 이진호 중령은 ‘4호기마저 잃을 순 없다’는 생각에 숨쉬기 어려울 정도인 초속 100m의 맞바람을 뚫고 비상착륙을 시도했습니다. 눈에 핏발이 서고 산소 부족으로 얼굴이 검게 변했지만, 어렵게 40~50도로 급강하하던 기수를 들어 올려 기체를 안정시킨 뒤 비상착륙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런 역경을 딛고 일어선 KT1은 현재 공군의 훈련기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2001년 인도네시아(20대), 2007년 터키(40대), 2012년 페루(20대) 등 해외 수출도 줄을 이었습니다. KT1 개발은 무장을 갖춘 ‘KA1’ 전술통제기 생산으로도 이어졌습니다. KAI는 2012년 KA1 10대를 페루에 수출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세네갈에 4대를 수출했습니다. ●KF16사업하며 대량생산·시험평가 기술 확보 우리 전투기 개발사업이 ‘조립’에서 발돋움했다는 사실, 이미 많은 분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바로 ‘한국형 전투기 생산사업’(KFP)으로, 미국 록히드마틴에서 개발한 ‘F16’을 국내에서 면허생산해 ‘KF16’으로 도입하는 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한국은 처음으로 항공기 대량생산과 체계적인 시험평가 기술을 갖추게 됩니다.●공장 견학 막아 귀동냥… 생산정보체계 구축 물론 기술력이 저절로 갖춰진 건 아닙니다. 당시 기술진은 ‘공장 견학’을 막을 정도로 방문을 극도로 꺼리던 록히드마틴 측을 어르고 달래고 귀동냥하며 어렵게 컴퓨터를 활용한 ‘생산정보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고난도 있었습니다. 1997년 8월과 9월 KF16 전투기가 잇따라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조종사들은 무사했지만, 원인 규명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정감사가 이틀이나 미뤄졌습니다. 결국 사고 원인은 해외 제작사가 만든 연료공급계통 부품 불량으로 밝혀졌고, 우리 기술진은 누명을 벗었습니다. KT1과 KA1은 터보프롭기였기 때문에 공군과 기술진은 ‘초음속 항공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이에 1995년부터 국방부 요청으로 개발을 진행해 2001년 10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시제기를 확보하게 됩니다. 2003년 2월 18일 사천기지를 이륙한 T50은 마하 1.05(초속 360m)로 초음속 비행에 성공, ‘세계 12번째 초음속기 개발국’이라는 타이틀을 따냈습니다. 초음속기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속도’ 때문만이 아닙니다. 초음속 비행을 하면 초속 50m의 태풍급 강풍보다 ‘45배’ 강한 힘이 작용합니다. 음속 장벽을 돌파할 때는 공기저항력에 의해 ‘충격파’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매끄러운 공기역학 구조를 갖추지 못하면 기체가 뒤틀리거나 조종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생깁니다.시험비행 조종사인 이충환·강철 소령은 “마하 1.0을 돌파하는 순간 흔들림 없는 비행 성능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고, 그제야 기술진은 환호성을 터뜨렸습니다.이후 1만 7700파운드의 강력한 추력과 최고 마하 1.5의 고속기동이 가능한 명품이 탄생했고, ‘동급 훈련기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게 됩니다. ‘T50B’ 공중곡예기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를 위해 특별 제작해 2010년 보급한 기종입니다. KAI는 2011년 T50 16대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했고 우리나라는 ‘세계 6번째 초음속기 수출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KAI는 T50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TA50’ 전술입문기를 개발해 본격적으로 전투기 개발 채비를 갖추게 됩니다. T50이나 TA50도 무장이 가능하지만 공군은 노후화된 ‘KF5’ 제공호를 대체할 만한 ‘경공격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FA50’입니다. 공대공·공대지 미사일과 합동정밀직격탄(JDAM), 다목적정밀유도확산탄(SFW) 등의 정밀유도무기 투하 능력을 갖췄고 최고속도는 마하 1.5입니다. 전투기용 레이더, 전술데이터링크를 갖췄고 야간 임무수행 능력도 있습니다.2013년 1호기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공군에 생산기들이 인도됐습니다. 2013년 이라크에 24대를 20억 달러(약 2조 3000억원)에 판매해 사상 최대 수출 실적도 올렸습니다. 우리는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에 나섰습니다. 최고속도 마하 1.81, 저피탐 능력,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갖춘 첨단 전투기 개발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겁니다. 30년의 투지를 담아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사회적 약자 향해 차별의 언어 반복하는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며 장애인 비하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어제 사과했다. 장애인단체 등은 이 대표의 저열한 인권 감수성에 유감을 표시했다. 이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은 당 공식 유튜브채널에 ‘영입인재 1호’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의 영입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나왔다. 이 대표는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갖고 나오니까 의지가 좀 약하다고 한다”며 “사고가 나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자기가 정상적으로 살던 것에 대한 꿈이 있어서 그분들이 더 의지가 강하단 얘기를 심리학자한테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제의 발언이 소셜미디어에서 급속도로 퍼져 논란이 커지자 별도 입장문을 내고 “많은 장애인분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부적절한 말이었다”고 사과했다. 민주당도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이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연말에도 산업재해로 인한 후천적 장애인의 급증 현상을 지적하던 중 “정치권에 와서 말하는 것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그런 정신장애인들이 많다”며 장애인을 비하하는 듯한 말실수를 저질렀다. 최근에는 자신의 딸을 인용하며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난이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아 그렇다는 식으로 말해 비난을 받았다. 경단녀 문제를 시스템으로 해결하려는 정부의 집권당 대표로서는 부적절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었다. 2018년 10월에는 한국 남성들이 베트남 여성을 선호한다는 말을 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인식과 성품의 민낯을 보여 줬다. ‘차별의 언어’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결코 실수로 치부해선 안 된다. 특히 이번 발언은 국민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누는 것도 모자라 장애인을 선천적 장애인과 후천적 장애인으로 갈라치는 것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어제 이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전략 등을 밝혔지만 그 전날 발언으로 묻혀버렸다. 그렇잖아도 이 대표의 허술한 언행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오럴 해저드’라는 비아냥까지 들리는 실정이다. 이 대표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 ‘기업 살리기’ 내세워 공산당 간부 파견… 中, 사기업까지 통제하나

    ‘기업 살리기’ 내세워 공산당 간부 파견… 中, 사기업까지 통제하나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민영기업을 장악하기 위해 두 팔을 걷었다. 당정이 민영기업에 공산당 조직 설치를 의무화한 데 이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독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조직을 설치하는 민영기업 수는 뒷걸음질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당중앙조직부 당내통계공보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당 조직이 설치된 민영기업은 158만 5000개사로 나타났다. 2017년 187만 7000개사(전체의 73.1%), 2016년 185만 5000개사(67.9%), 2015년 160만 2000개사(51.8%)로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반면 중국 당원 수는 2013년 이후 해마다 12만~156만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2018년 말 기준 9000만명을 가뿐히 돌파했다. ●대기업은 당서기로 정부 출신 인사 영입 중국 공산당은 2015년부터 기업 내 당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했다. 기업 내 당원 수 규모에 따라 당지부, 당총지부, 당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장(黨章·당헌법)은 ‘당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당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3명 이상 50명 이하의 당원이 모이면 당지부를 만들 수 있고, 50명 이상 100명 이하면 당총지부, 100명 이상이면 당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 기업에도 예외가 없다. 중국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기업 중 한 곳은 대만 폭스콘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폭스콘에 설립된 당지부는 1030개, 당총지부 229개, 사업장별로 16개의 당위원회가 운영 중이고 3만명의 당원이 적극 활동하고 있다. 폭스콘의 전체 직원은 66만 7600여명이다(포천 2019년 기준). 하지만 중국에 당 조직을 설치하는 민영기업들의 수가 감소하는 것은 사내에 당 조직이 설치되면 회사가 공산당의 통제권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해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당·국가 체제’의 나라, 즉 당이 국가의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 있다. 3권(입법·사법·행정)은 물론 언론까지 장악하고 있다. 공산당의 생각에 따라 국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구조다. 홍콩 반정부 시위 소식이 중국 본토에서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는 이유다. 당 조직은 기업 안으로 파고들어 회사가 당 노선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 조직과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권력 체계가 기업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모든 당 조직 활동이 기업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있는 듯 없는 듯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회사 내에 또 다른 명령 체계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업들에는 부담이다. 외형적으로는 자유로운 모습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당의 힘이 작용한다. 민영기업 대표는 당위원회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민영기업은 대부분 직원들 중에서 당원을 뽑아 당위원회를 이끌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민영 대기업들은 외부에서 영입한다. 이른바 ‘관시’(關係·인맥)를 통해 당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이끌어 갈 ‘로비스트’가 필요한 까닭이다. 중국 최대 포털업체 바이두(百度)는 2018년 말 회사 ‘당위원회 서기’(당서기)를 뽑겠다는 구인 공고를 냈다. ‘공산당원으로서 최소 2년 이상 정부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는 대졸 이상의 학력 소지자’를 자격 요건으로 내걸었다. 정부나 대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자는 우대한다는 부대 조건도 붙어 있다. 퇴직을 앞둔 유능한 공무원이 주요 영입 대상인 셈이다. 당서기는 회사 일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공산당의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연봉이 56만 위안(약 9400만원)에 이른다. 자동차 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도 당서기 공채 공고를 냈다. 연봉은 24만 위안. 역시 낮은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이후 중앙정부가 사상 통제의 고삐를 죄면서 지방정부는 당 간부를 민영기업에 내려보낼 계획이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 정부는 지난해 간부 100여명을 선발해 알리바바그룹, 와하하그룹 등 100대 중점 민영기업에 ‘정부 사무대표’ 자격으로 파견할 방침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과 대형 생수·음료 업체 와하하그룹의 본사는 항저우에 있다. 항저우시 정부는 정부 사무대표들이 기업의 각종 어려움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업무에 집중할 것이며 일체의 경영 간섭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들조차 부당한 경영 간섭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저장신문은 논평을 통해 “정부가 뻗친 손이 너무 길어질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며 “기업의 경영에 쉽게 간섭을 하고, 더군다나 기업인이 기업을 관리하는 것을 공산당이 대체하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민영기업의 당 조직 설치 실적은 지지부진하다. 이에 당정은 특히 당 조직 설치에 미온적인 외국인 투자 기업에 은근히 압력을 가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 주중 독일상의가 외국인 투자 기업을 압박해 당 조직을 만들어 경영에 간여한다면 독일 기업들이 집단으로 중국을 떠날 수 있다는 성명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는 성명을 통해 “독일 기업이 중국 공산당지부를 설립하고, 당지부가 경영에 개입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영기업과 불평등 논란에 관리·감독 강화 이에 시 주석이 몸소 나서 독려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중국판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상하이 루자쭈이(陸家嘴)에서 당 조직을 더욱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 당 기층 조직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당정도 이를 위해 민영기업에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당중앙위원회는 ‘민영기업 개혁 발전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그동안 국유기업의 텃밭이었던 인프라 시장 참여 기회를 확대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력·전신·철도·석유·천연가스 등 업종의 시장 경쟁 체제를 강화하고 민영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분야를 명확히 했다. 당은 이번 ‘의견’에서 사회주의 체제의 근간이 되는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이 공평한 시장 환경에서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쭝칭허우(宗慶後) 와하하그룹 회장은 “유리천장 문제를 해소하고 민영기업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정부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민영기업을 위해 세금 부담을 더 낮추고 금융 지원도 확대했다. 증치세(부가가치세) 세율 인하와 영세기업 세제 혜택 및 연구개발(R&D) 비용 공제 확대, 사회보험료 요율 인하 등이 시행된다.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민영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감세액은 9644억 위안인데, 전체 감세액의 64%에 이른다”며 “세금 부담을 더 낮추면 민영기업이 경영에 더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민영기업의 기업공개(IPO)와 대출 연장 심사 기준을 완화하고 대출 과정에서 민영기업이 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민영기업을 운영하는 자본가의 합법적인 재산을 보호하고, 지방정부가 민영기업과 체결한 각종 계약을 멋대로 파기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국진민퇴’(國進民退) 논란을 의식한 듯 사회주의 경제제도를 의심하거나 민영경제를 부정하는 잘못된 여론은 배격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국진민퇴는 국유기업들이 약진하고 민영기업들이 쇠퇴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중에 내다 푼 4조 위안 규모의 엄청난 돈이 민영기업보다 대부분 생산성이 낮은 국유기업에 쏠린 것을 두고 비판하는 시각이 담겨 있는 말이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라건아 호소 하루 만에 또 폭로… ‘인종차별 #미투’ 번지나

    라건아 호소 하루 만에 또 폭로… ‘인종차별 #미투’ 번지나

    국내서 네 시즌째 활약 중인 브라운 “흑인 비하 등 악성메시지에 시달려” ‘귀화’ 라건아 “가족 향한 공격 늘어 심적으로 힘들지만 한국 생활 만족” KBL “법적 대응 방안 우선 검토 중”귀화 프로농구 선수 라건아(31·KCC)가 소셜미디어에 일부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데 이어 KGC의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35·미국)도 비슷한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한국 팬의 인종차별 행위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어서 충격을 준다. 통상 한국인은 인종차별 피해자로 인식돼 왔으나 라건아와 브라운의 호소는 한국인도 가해자가 됐다는 얘기다. 브라운이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팬의 악성 메시지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영어 욕설과 함께 흑인을 비하하는 호칭을 섞어 ‘한국에서 꺼지라’고 하는 등 비난을 퍼붓는 내용이 담겼다. ‘교통사고로 죽어라’라는 저주도 있었다. 앞서 전날 라건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종차별적 표현과 욕설이 담긴 악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나는 한국인들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매일같이 받는다. 대부분은 그냥 차단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이런 문제들을 매일 헤쳐 나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라건아는 이날 경기 용인 KCC 체육관에서 훈련을 시작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예전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곤 했지만 최근 아내와 딸을 공격하는 내용까지 늘어났다”며 악성 메시지를 공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대응할 것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다”고 털어놨다. 다만 ‘귀화를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나와 가족 모두 한국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네 시즌째 뛰고 있는 브라운은 “휴대전화에서만 센 척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너는 계속 농구에 전념해야 한다. 한국 국가대표로 처음 뛰는 (외국인) 선수답게 열심히 노력해 네 딸과 다른 한국 어린이들의 존경을 받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며 라건아를 격려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5년 인종차별 발언 등을 품위 손상 행위에 포함시켜 이를 제재할 수 있도록 야구 규약을 개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종교적 차별 행위, 정치적 언동, 인종차별적 언동 등에 대한 징계 조항을 따로 마련해 운영하는 한편 차별 행위에 연관된 기업의 광고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찌감치 인종차별이 사회문제화된 서구 국가들이 인종차별에 강하게 대응하는 것처럼 우리도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L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연맹과 구단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우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를 입은 외국인 선수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클리닉을 운영하고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철 서강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피부색을 떠나 능력으로 인정받는 스포츠는 다름을 포용하는 데 있어 모범이 되는 분야이면서 한편으로는 혐오와 편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반면교사가 돼 우리 사회가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라건아 호소 하루 만에 또 폭로… ‘인종차별 #미투’ 번지나

    라건아 호소 하루 만에 또 폭로… ‘인종차별 #미투’ 번지나

     귀화 프로농구 선수 라건아(31·KCC)가 소셜미디어에 일부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데 이어 KGC의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35·미국)도 비슷한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한국 팬의 인종차별 행위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어서 충격을 준다. 통상 한국인은 인종차별 피해자로 인식돼 왔으나 라건아와 브라운의 호소는 한국인도 가해자가 됐다는 얘기다.  브라운이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팬의 악성 메시지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영어 욕설과 함께 흑인을 비하하는 호칭을 섞어 ‘한국에서 꺼지라’고 하는 등 비난을 퍼붓는 내용이 담겼다. ‘교통사고로 죽어라’라는 저주도 있었다.  앞서 전날 라건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종차별적 표현과 욕설이 담긴 악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나는 한국인들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매일같이 받는다. 대부분은 그냥 차단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이런 문제들을 매일 헤쳐 나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라건아는 이날 경기 용인 KCC 체육관에서 훈련을 시작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예전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곤 했지만 최근 아내와 딸을 공격하는 내용까지 늘어났다”며 악성 메시지를 공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대응할 것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다”고 털어놨다. 다만 ‘귀화를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나와 가족 모두 한국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네 시즌째 뛰고 있는 브라운은 “휴대전화에서만 센 척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너는 계속 농구에 전념해야 한다. 한국 국가대표로 처음 뛰는 (외국인) 선수답게 열심히 노력해 네 딸과 다른 한국 어린이들의 존경을 받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며 라건아를 격려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5년 인종차별 발언 등을 품위 손상 행위에 포함시켜 이를 제재할 수 있도록 야구 규약을 개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종교적 차별 행위, 정치적 언동, 인종차별적 언동 등에 대한 징계 조항을 따로 마련해 운영하는 한편 차별 행위에 연관된 기업의 광고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찌감치 인종차별이 사회문제화된 서구 국가들이 인종차별에 강하게 대응하는 것처럼 우리도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L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연맹과 구단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우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를 입은 외국인 선수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클리닉을 운영하고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철 서강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피부색을 떠나 능력으로 인정받는 스포츠는 다름을 포용하는 데 있어 모범이 되는 분야이면서 한편으로는 혐오와 편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반면교사가 돼 우리 사회가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욕설테러’에 애국심으로…라건아 “한국을 사랑한다”

    ‘욕설테러’에 애국심으로…라건아 “한국을 사랑한다”

    “아내와 딸을 공격하는 내용 있어”“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힘들다”2017년에도 “마약·총 없는 나라”인종 차별적인 메시지로 고통받은 프로농구 전주 KCC의 라건아(31)가 16일 ‘귀화를 후회하느냐’는 물음에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나와 가족 모두 한국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일부 악성 농구팬이 가족과 자신의 피부색을 비하하는 ‘욕설테러’를 했지만 그는 오히려 애국심을 드러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건아는 이날 인터뷰에서 “예전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곤 했지만 최근 아내와 딸을 공격하는 내용까지 늘어났다”고 개인적으로 받은 메시지를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법적으로 대응할 것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다”고 털어놨다. 라건아는 서울 삼성 소속으로 귀화 전이었던 2017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 5년 동안 한국에서만 뛰었다”며 “나와 가족 모두 이 나라를 사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특히 “(한국은 미국과 달리) 마약도 총도 없고 우리 가족 모두 안전하게 살 수 있어서 더 좋다”고 말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라건아는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종차별적 표현과 욕설이 담긴 악성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메시지에는 “KBL에서 뛰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너보다 잘하니 네 나라로 돌아가라”라는 말과 함께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인종차별적 표현 등이 들어있었다. 라건아는 심지어 “나는 한국인들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매일같이 받는다”고 토로했다. 라건아가 속한 전주 KCC는 이날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75-80으로 패했다. 라건아는 이날 29점, 12리바운드로 분전했다. 그러나 일부 농구팬들은 이 경기와 지난 10일 잠실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경기 패배 등을 이유로 들어 라건아에게 비난여론을 집중하고 있다.라건아는 전날에도 인스타그램에 “대부분은 그냥 차단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이런 문제들을 매일 헤쳐나가야 한다”고 울분을 토한 바 있다. 인종차별은 그에게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니다. 그는 2017년 인터뷰에서도 “택시를 2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아무도 태워주지 않았다. 내가 흑인이라서 승차 거부를 당했다고 SNS에 올렸다”며 인종차별 경험을 강하게 토로한 바 잇다. 라건아는 2012년 대학 졸업 뒤 곧바로 KBL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울산 현대모비스, 서울 삼성에서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하던 라건아는 2018년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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